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역전쟁
    2026-02-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45
  • 마오쩌둥에 쫓겨난 하방 소년, ‘21세기 시황제’ 권력 움켜쥐다

    마오쩌둥에 쫓겨난 하방 소년, ‘21세기 시황제’ 권력 움켜쥐다

    공산혁명 ‘8대 원로’ 시중쉰의 셋째 아들마오 때 당에서 축출돼 7년간 토굴 생활덩샤오핑 때 부친 정계복귀로 인생역전 40년 만의 역사결의로 종신집권 본격화6중전회 공보서도 시주석에 3분의1 할애 철권통치에 망명신청 중국인 7배나 늘어美와 패권경쟁·대만 문제 등 과제도 산적지난 11일 중국 공산당이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를 마치고 ‘당의 100년 분투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 결의)를 채택했다. 중국 공산당은 창당 이래 단 세 차례 역사 결의를 발표했다. 마오쩌둥(1893~1976)이 1945년 6기 7중전회에서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당 창당 과정과 항일전쟁 관련)를, 덩샤오핑(1904~1997)이 1981년 11기 6중전회에서 ‘건국 이래 당의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문화대혁명 오류)를 선언했다. 전례에 비춰 볼 때 역사 결의가 새 지도자에게 특별한 권위를 부여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이번 결의로 힘을 얻어 내년 가을로 예정된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자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짓고 마오와 덩에 이어 세 번째로 장기 집권에 나서는 지도자가 된다. “중국의 새로운 100년을 열겠다”고 선언한 시진핑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봤다. ●반동분자로 몰렸던 과거, 과묵한 성격 만들어시 주석은 1953년 6월 베이핑(현 베이징)에서 중국 공산혁명 ‘8대 원로’인 시중쉰(1913~2002)의 아들로 태어났다. 진핑(近平)은 사기에 나오는 ‘평이근인’(平易近人·정치를 쉽게 해서 백성에게 친근함)에서 따왔다. 부친은 1928년 공산당에 입당해 전우인 류즈단(1903~1936)과 홍군(옛 인민해방군)을 이끌었다. 공훈을 인정받아 신중국이 세워진 뒤 국무원 부총리를 지냈다. 1936년 동료 공산당원 하오밍주와 결혼해 1남 2녀를 낳았지만 1943년 이혼했다. 이듬해 치신과 재혼해 2남 2녀를 뒀는데, 이 가운데 셋째가 시진핑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감당하기 힘든 질곡의 시기를 견뎌야 했다. 아홉 살이던 1962년 부친이 ‘류즈단 필화사건’으로 당에서 축출되면서부터다. 마오쩌둥 추종 세력이 류즈단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을 ‘반당(反黨) 문학’으로 규정해 출판을 도운 시 부총리를 숙청했다. 1966년 문화대혁명이 시작되자 상황이 더 나빠졌다. 한국전쟁 때 인민지원군 총사령관을 지낸 펑더화이(1898~1974)가 1959년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미국 추월을 목표로 한 농공업 개혁 정책)을 비판해 실각했는데, 홍위병들은 시중쉰이 그의 부하로 일한 전력을 들어 ‘반동분자’로 내몰았다. 시 주석의 이복누나 시허핑은 끊임없는 폭행과 모욕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과묵하기로 유명한 그의 성격이 이때 만들어졌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신중하지 못한 말 한마디가 언제고 자신의 운명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은 듯싶다. 급기야 부친은 1969년 산시성의 오지마을 량자허로 ‘하방’(下放)했고 열다섯 살이던 시 주석도 하방 소년이 됐다. 사실상의 유배였다. 시진핑은 당시 가족과 7년간 토굴 생활을 했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남들보다 한참 늦은 스물두 살에야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의 고난은 마오쩌둥이 세상을 떠난 뒤 끝이 났다. 차기 지도자인 덩샤오핑이 1978년 부친을 정계로 복귀시켜 당 요직을 맡기자 대학 졸업반이던 스물다섯 청년 시진핑도 뒤늦게 ‘태자당’(당·정·군 고위층 인사의 자녀)으로 인정받았다. 같은 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서장 비서로 공직에 발을 디딘 뒤 고속 승진을 시작했다. 특유의 인내와 끈기로 공산당 생존경쟁에서 승리한 시 주석은 19기 6중전회를 통해 마오·덩과 어깨를 나란히 할 ‘역사적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첫 역사 결의가 나온 1945년 이후 마오쩌둥은 21년을 더 집권했다. 덩샤오핑도 1981년 두 번째 결의 뒤 16년간 절대권력을 행사했다. 대만 단장대학 양안연구센터의 장우웨 주임은 “세 번째 결의를 이끌어 낸 지도자가 겨우 5년만 임기를 연장하고 물러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종신집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두려워하던 마오의 ‘우상화’ 따르는 시주석 그의 임기 연장 작업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다. 전임자인 후진타오는 2013년 시 주석이 차기 지도자로 선출되자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중앙군사위 주석 등 3권을 한꺼번에 이양해 ‘1인 지배’에 힘을 실었다. 공산당은 2017년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 사상’을 당 헌장에 삽입했는데, 지도자의 이름에 ‘사상’을 붙인 것은 마오쩌둥에 이어 두 번째다. 2018년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종신집권의 기틀을 만들었다. 지난해 열린 19기 5중전회도 새 공작 조례를 통해 그간 상무위원(7명)이 나눠 가졌던 중앙위원회 소집 권한을 국가주석 한 사람에게 몰아줬다. 일련의 과정은 덩샤오핑이 마오쩌둥식 독재를 차단하려고 내놓은 집단지도체제가 무너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를 반영하듯 6중전회 결과를 요약한 공보를 보면 전체 7500여자 분량 가운데 마오 집권기는 1000여자, 덩과 장쩌민·후진타오는 한데 묶여 1300여자 정도다. 반면 시 주석에 대해선 2100자 넘게 할애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마오와 덩,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삼분식 시대 구분’이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공식화됐다”며 “시 주석 입장에서 ‘중국의 새로운 100년은 나의 시대’라는 속내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마오 등 권력자에 대한 우상화가 가져올 폐단을 누누이 지적해 왔다. 유년기에 겪은 ‘시대의 아픔’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토록 마오를 두려워하던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마오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서구는 독재 비난… 자국선 ‘중화 행보’ 인기 시 주석의 미래가 그리 녹록해 보이진 않는다. 미국은 무역전쟁과 인도·태평양 전략,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오커스(미국·영국·호주) 등을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첫 화상 정상회담 이후에도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전쟁도 불사해야 하는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도 미국과 대만의 협공으로 흔들리고 있다. 시 주석에 대한 해외 평가도 비난 일색이다. ‘21세기에 부활한 시황제’, ‘사회주의 중국의 붉은 독재자’ 등 부정적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서구 세계가 만든 국제 질서에 도전하는 중국의 지도자가 감내해야 할 ‘통과의례’로 볼 수 있지만, ‘외세에 모욕받으면 반드시 받아치라’는 늑대외교가 자초한 측면도 크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기간 미국 등에 망명을 신청한 중국인은 모두 61만 3335명이다. 특히 지난해 신청자는 10만 7864명으로 2012년(1만 5362명)보다 7배 넘게 늘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 체제에서 갈수록 철권정치가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시 주석은 권위주의 통치 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게 중평이다. 국제사회의 시각과 달리 중국 내부에서 그의 행보는 일반 대중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에서 시 주석에 대한 지지율 조사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추산하자면 최소 70% 이상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부패 척결자’라는 이미지가 널리 각인됐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이유다. 관영매체에서 그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만 부각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 외교의 거두이자 중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주인공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저서 ‘중국 이야기’에서 세력 확장 싸움인 바둑을 설명한 뒤 “역사적으로 중국 정치인은 힘의 대결보다는 (바둑에서처럼) 섬세한 전략으로 수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방식을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한 번쯤 새겨 봐야 할 대목이다.
  • 시진핑 볼 때마다 ‘여우 선물’ 하나씩 내주는 美…7400억원 횡령범 강제송환

    시진핑 볼 때마다 ‘여우 선물’ 하나씩 내주는 美…7400억원 횡령범 강제송환

    미국 정부가 미중 정상회담에 맞춰 중국인 범죄자를 또다시 강제송환했다. 1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2001년 벌어진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의 은행사기 사건 주범 쉬궈쥔을 14일 미국 정부로부터 인도받았다. 중국은행 전 광둥성 카이핑 지점장 출신인 쉬궈쥔은 역시 카이핑 지점장을 역임한 쉬차오판, 위전둥과 함께 1990년대 초부터 10년간 40억 위안(약 7400억 원) 규모의 돈을 해외로 빼돌렸다. 은행 본점의 자금관리 허점을 이용해 일부 기업과 유령기업에 대출해주는 형식으로 거액을 착복했다. 2001년 은행 전산망 구축 과정에서 횡령 사실이 드러나자, 당시 카이핑 지점장을 맡고 있던 쉬차오판, 위전둥 등 공범과 함께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후 미국과 캐나다, 홍콩 등을 전전하며 횡령 자금으로 주식 매매, 복권 구입, 도박을 일삼던 쉬궈쥔 일당은 인터폴 수배령으로 지난 2003년 미국에서 체포됐다.미 사법당국은 사기 및 돈세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위전둥과 쉬차오판, 쉬궈쥔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25년, 22년을 선고했다. 재판 직후 위전둥은 자진 귀국을 택했으나 쉬차오판과 쉬궈쥔은 미국에 잡혀 수감 생활을 했다.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의 ‘중국은행 카이핑점 사기 사건’은 시 주석이 2014년 부패 척결 의지를 드러내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중국 정부는 반부패 운동 일환으로 ‘여우사냥’ 특별작전을 추진, 이듬해 해외 도피 경제사범 100명을 공개수배하고 집중적인 검거작전을 전개했다.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미국과 캐나다 등에 협조도 구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미국은 시 주석 국빈 방문에 맞춰 중국인 범죄자를 잇달아 중국으로 강제송환했다. 여기에는 이번에 송환된 쉬궈쥔의 부인 쾅완팡도 포함됐다. 미 당국은 2015년 9월 시 주석의 첫 미국 국빈방문 일정 중간 쾅완팡을 강제송환했다. 쾅완팡은 오빠 쾅화바오, 쉬차오판의 부인 위잉이 등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돈세탁을 도운 혐의를 받았다.이후 미국은 시 주석을 볼 때마다 ‘여우 선물’을 하나씩 꺼내 들었다. 2018년 미 중간 무역전쟁이 격화됐을 당시에는 또 다른 카이핑점 사기 사건의 주범 쉬차오판을 중국으로 강제송환한 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쉬궈쥔 강제송환 역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이 내민 ‘선물’로 해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시각으로 15일(중국 시간 16일) 첫 화상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만 문제와 무역 분쟁 등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신냉전’으로 불릴 만큼 미중 전략경쟁이 첨예한 가운데, 미국의 이 같은 범죄인 인도가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무역전쟁·코로나·빅테크 규제·전력난… 올해 중국 ‘광군제’ 차분하게 치러진다

    무역전쟁·코로나·빅테크 규제·전력난… 올해 중국 ‘광군제’ 차분하게 치러진다

    알리바바, 행사 언론 노출 최대한 자제공정 시장경쟁 조성 메시지 전달 주력당국 자극 안 할 듯… 업계, 흥행 성공 낙관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매년 11월 넷째 금요일)를 넘어 세계 최대 쇼핑 축제로 자리잡은 중국 솽스이(11월 11일·광군제)가 열세 번째로 치러진다. 그간 솽스이 매출은 중국인의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어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전력난 등이 맞물린 탓에 차분한 분위기로 치러질 전망이다. 31일 중국 유통업계에 따르면 솽스이를 이끄는 알리바바는 올해 행사에서 언론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 알리바바는 11·11 쇼핑 축제일에 내외신 기자 수백명을 저장성 항저우 본사로 초청해 실시간 매출과 판매 동향, 자사의 기술력 등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11일 0시부터 밤 12시까지 24시간 동안 거래액 변화를 경마식으로 소개하는 ‘기록의 밤’을 통해 자국의 거대한 소비력을 전 세계에 선전했다. 그러나 알리바바는 올해 행사에 소수의 중국 기자만 불러 조용히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당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지난해 10월 창업자 마윈의 ‘설화’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이 인터넷 기업을 향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알리바바는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 사례’로 지목됐다. 예년처럼 수십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매출을 자랑하는 ‘숫자 쇼’를 벌일 상황이 아니다. 대신 중국 정부가 인터넷 플랫폼을 상대로 반독점 규제를 강화한 뒤 처음 열리는 쇼핑 축제임을 감안해 ‘공정한 시장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자 애쓰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광판 광고 등을 통해 중국 내 오지나 소수민족 자치구의 이름 없는 장인들이 만드는 제품들이 알리바바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중국은 석탄 공급 부족과 탄소중립 정책 등으로 생겨난 전력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주유소들이 경유를 제한 배급하고 있다. 경유가 화물용 트럭 연료로 쓰이는 만큼 운송대란도 점쳐진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올해 솽스이에 구매한 물품을 한 달 이상 기다릴 자신이 없으면 쇼핑을 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올해 솽스이도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낙관한다. 지난해부터 축제 기간을 2주 가까이 늘려 매출을 집계하는 영향이 크다. 알리바바는 올해 행사에 29만개 브랜드(업체)가 참가해 지난해(약 25만개)보다 15%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솽스이 기간 중 중국 전체 전자상거래 업체 거래액도 1조 위안(약 183조원)에 달해 지난해 8600억 위안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 [씨줄날줄] 글로벌 에너지 대란/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글로벌 에너지 대란/오일만 논설위원

    세계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요란하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력난 가중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도 심각하다. 또 각국의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자산 버블과 부채 급증, 이후의 경제적 부실 확대 가능성까지 겹쳤다. 최악의 경우 다양한 악재가 한꺼번에 달려드는 ‘퍼펙트 스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당장 발등의 불은 에너지 대란이다. 국제 유가가 폭등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형국이다. 최근 국제 유가는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 선을 돌파했다. 어디까지 고공행진을 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가 에너지 대란으로 몸살을 앓는 사이 ‘자원 부국’ 러시아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 전기요금 인상의 주범인 천연가스뿐 아니라 석유·석탄에 이르기까지 러시아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슈퍼갑’으로 떠올랐다. 실제 전력 수요 상당수를 가스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유럽 각국은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에서 공급받고 있다. 지구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러시아는 세계 가스 수출의 4분의1(25%)을 담당한다. 러시아의 ‘에너지 권력’은 천연가스에 그치지 않는다. 원유와 석탄 등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의 입김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전 세계에서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은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포함해 13.3%에 달한다. 원유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12.3%)보다도 많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산 석유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53%)을 차지한다. 국제시장에서 러시아가 ‘에너지 대형 마트’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러시아가 상승 곡선을 그리는 동안 중국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중국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확보를 위해 미국에 손을 내밀었다는 보도도 나온다. 중국의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 등 5개 회사가 미국 LNG 수출 회사와 연간 수백억 달러 규모의 협상을 벌이고 있다. 2019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이 미국산 LNG 수입을 전면 중단시켰다가 이번에 다시 거래를 요청한 것이다. 우리도 글로벌 에너지 대란에 따라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국내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3주 연속 상승세다. 국내외 증시는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까지 겹치면서 요동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상품들의 수출 가격을 올리면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견인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올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0.1% 포인트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다.
  • [서울광장] 시진핑의 중국 어디로 가는가/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시진핑의 중국 어디로 가는가/오일만 논설위원

    장기 집권의 시동을 건 시진핑 정권은 사면초가 상태다. 미중 패권전쟁 와중에 국제적 고립은 심화됐고, 내부적으로는 ‘헝다(恒大) 사태’가 상징하는 경제적 위기도 심상치 않다. 개혁개방 40여년 동안 뿌려진 빈부격차의 씨앗이 만개하면서 사회적 불안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올해로 창당 100주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은 위기를 자양분으로 살아남은 집단이다. 1921년 창당 이후 수차례나 당 소멸 직전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한 사례가 적지 않다. 장제스 총통이 이끈 국민당과의 기나긴 국공내전 기간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대장정, 목숨줄을 쥔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과 핵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중소분쟁 등을 겪었다. 그리고 현재 중국의 미래조차 가늠할 수 없는 최강 미국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사면초가에 몰린 시진핑 주석이 묘수로 던진 것이 바로 ‘다 같이 잘살자’는 의미의 공동부유론(共同富裕論)이다. 시 주석은 지난 8월 17일 공산당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공동부유는 사회주의의 본질적 요구이며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강력한 추진을 선언했다. 공동부유론이 국정 운영의 핵심 키워드가 되면서 중국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본격화된 민간기업 옥죄기를 시작으로 사회 전반의 변화가 몰려왔다. ‘부를 움켜쥔 기득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시 주석의 말 한마디로 중국 대기업들이 줄을 이어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알리바바는 2025년까지 1000억 위안(약 18조원)을 약속했고,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는 500억 위안(약 9조원)을 내놓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알리바바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 상장 전격 취소를 시작으로 반(反)독점, 반부정경쟁, 금융 안정, 개인정보 보호, 국가 안보 등 다양한 명분을 앞세워 빅테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시진핑의 공동부유론은 마오쩌둥의 ‘공부론’(共富論)과 비슷하지만 그 맥은 다르다. 마오쩌둥 집권기 극심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덩샤오핑이 꺼내든 카드는 ‘선부론’(先富論)이었다. ‘먼저 먹을 것을 쌓아 놓은 다음 그 파이를 나눠 먹겠다’는 논리였다. 흑묘백묘론을 앞세운 그는 개혁개방과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화두를 던지며 마오쩌둥의 평등론에 짓눌려 있던 중국 인민들의 사상을 해방시켰다. 선부론은 중국을 미국과 겨룰 수 있는 주요 2개국(G2)으로 키워 냈지만 그늘도 만만치 않았다. 세계 최악 수준인 빈부 격차, 사회적 불평등 국가로 변질된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40여년간 지속된 고도성장의 후유증은 컸다. 중국의 지니계수는 2000년 0.599에서 2020년 0.704로 확대됐다. 중국 가구당 총자산 분포를 보면 상위 10%의 평균 자산이 하위 20%의 36.5배다. 이런 배경에서 시 주석은 3연임 집권의 관문인 2022년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분배를 강조하는 공동부유를 정책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사교육 금지, 부자 증세, 연예인 탈세 단속 등 최근 민간 영역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고강도 규제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중국 제2의 부동산 그룹 헝다 위기를 보자. 헝다그룹 자체가 과도한 차입 경영과 문어발식 확장으로 부실을 자초한 측면이 크지만 공동부유론의 역풍도 컸다. 경제의 충격파를 줄이면서 헝다그룹 대부분을 국유기업으로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민영기업이 아무리 커져도 정치 권력을 넘어설 수 없다는 일종의 경고장이나 다름없다. 미중 무역전쟁 등 엄중한 상황을 명분으로 중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이다. “미국과의 싸움은 장기전이기 때문에 국유기업을 앞세워 ‘자립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 당국이 들고나온 ‘쌍순환 전략’은 내수와 수출을 모두 늘린다는 뜻이지만, 사실상 국제적 고립에 대비해 내수로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미가 크다. 이 역시 통제가 어려운 민간기업 대신 일사불란한 국유기업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의미다. 이른바 국진민퇴(國進民退·국유기업을 키우고 민간기업을 줄인다)다. 시진핑의 아킬레스건은 국유기업의 부실이다. 2019년 국유기업은 총 1조 5000억 위안(약 257조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이익률은 0.7%에 불과했다. 민간기업의 손을 묶은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기둥인 국유기업들의 잇따른 도산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중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공동부유론을 앞세워 대내외적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시진핑의 묘수’가 승부수가 될지 패착이 될지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 삼성 마지막 휴대폰 공장이 떠난 중국 도시 왜 활기찾았나

    삼성 마지막 휴대폰 공장이 떠난 중국 도시 왜 활기찾았나

    한국의 삼성이 30년 가까이 휴대전화 공장을 운영했다가 2년전 떠난 중국의 도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6일 2019년 10월 삼성이 휴대전화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광둥성 후이저우시는 황폐화됐다고 전했다. 후이저우에는 삼성의 마지막 휴대전화 공장이 남아있었다. 삼성 공장 근처에 있던 상점부터 식당은 모두 문을 닫았고, 지역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다. 후이저우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리동은 10곳 가운데 8곳에서 공가가 발생했다면서, 삼성 공장 없이는 지역 경제가 살 수 없다는 사실에 한탄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제 식당이 문을 열게 된 것은 삼성 공장이 있던 3만 6000여평 땅에 TCL 공장이 들어섰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삼성의 푸른색 상징은 10m 길이의 붉은색 로고로 바뀌었고, 그 내용은 7월 5일부터 생산을 시작해 다양한 직종에서 채용을 한다는 것이다. 후이저우시를 찾은 한 여성은 건강하기만 하다면 당장 내일부터 공장에서 일할 수 있다면서, 이미 2000며명의 근로자가 근무 중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부, 요리사, 창고 관리사, 품질 관리사 등 여러 직종에서 사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삼성 공장의 폐쇄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발발하기 전에 이루어졌으며 당시에는 미국의 트럼프 전 행정부와 중국 간에 무역전쟁이 극심하던 때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규제를 통해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자 했다. 2년이 지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규제는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문서 속에서나 남게 됐고, 오히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중국의 생산력에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중국의 생산력은 지난달 애플의 아이폰을 생산하는 정저우의 폭스콘이 20만명의 근로자를 고용할 정도로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인도와 베트남에서 코로나 감염속도가 확산하면서 아이폰 생산에 지장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생산 기지 이전을 검토했던 국제 브랜드들이 이전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생산 기지를 옮긴 업체들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피해를 입은 반면, 중국에 남아있는 업체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 인도, 베트남에서 신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의 한 임원은 그동안 생산의 다변화를 꾀하고, 중국의 관세 문제나 인건비 상승 때문에 중국 내 공장을 이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년 간의 코로나 사태로 인건비 상승 외에 원자재 가격 및 물류 비용 상승과 같은 다양한 변수가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In&Out] 시진핑의 장기집권 꿈과 북한의 미래/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시진핑의 장기집권 꿈과 북한의 미래/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중국 공산당 총비서인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지 이제 거의 9년 됐다. 김정은과 1년 차이이다. 마오쩌둥 이후 중국에서 10년마다 최고지도층을 교체하는 게 관례로 정착됐지만, 시진핑은 이를 포함한 여러 관례를 ‘수정’하기로 했다. 시진핑은 최고 엘리트 계층까지 조사하는 반부패 사업에 착수했고, 중국의 개혁개방을 지도한 덩샤오핑 총비서가 주창했던 ‘때를 기다리는 외교정책 노선’인 도광양회도 철회해서 국익을 공격적으로 주장하는 전랑외교를 주문했다. 전랑외교 이전에 미중 관계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동안 무역전쟁으로 인해 악화됐고 코로나 발원지 논란 등 악재로 근본적 관계개선은 멀고도 멀다. 미중 관계의 악화를 전 세계가 우려하는 현실이다. 게다가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과 개발에서 큰 몫을 차지해 왔던 부동산이 과잉 부채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제 부동산 개발업자의 과잉 부채를 줄이라는 지시와 더불어 부동산 투기를 기반으로 한 경제성장을 없애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와 중국 고령화로 인해 장단기적으로 중국 부동산 수요가 떨어질 것인데 코로나 전에 북한 수출의 큰 축이던 대중국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랑외교 탓에 중국의 수출입 경로가 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중 관계 악화에 따른 중국·호주 관계 악화와 미중이 가시적 경쟁관계에 돌입하면서 북한 당국은 어부지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의 원자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깊어질지도 모른다. 앞으로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며, 미중 관계가 나빠질수록 제재의 집행 수준도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중국 경제가 부동산에 의존하는 정도는 총생산의 29%로 추정된다. 앞으로 부동산 의존도를 줄이면서 새로운 사업에 집중할 것이지만 지난 5년간 중국에서 제조업의 인건비가 30%나 올라갔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었지만 이제 저가치 가공과 많은 제조업을 다른 나라에 이전하고 있다. 저임금 국가인 북한에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사회적으로도 시진핑의 장기집권 실현은 북한에 기회와 위험이 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장기집권의 기반을 세우는 과정에서 공산당의 사회 장악 전략을 심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CCTV 얼굴인식 기술,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감시,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사회신용점수제(대대적 감시를 통해 사회ㆍ반사회 행동에 따른 상과 벌을 주는 제도) 등 여러 측면에서 공산당의 사회에 대한 장악력이 더 커졌다. 중국 당국이 최근 영리 목적의 과외와 주중 청소년 온라인 게임을 금지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사회 장악력이 강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기술 혁신’이 아니라 장기집권을 위한 혁신이 북한에 이식될 공산도 있다. 즉 북한은 이미 도청기술을 널리 활용하듯 휴대전화 인트라넷을 통한 감시, 널리 배포된 CCTV와 얼굴인식 기술을 통해 김정은의 장기집권을 더욱 공고화할 것이다. 북중 간에도 오해와 불신 요소가 많아 북한 당국은 중국 기술을 불신하겠지만, 비슷한 전략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기회만큼 위험도 작지 않다. 전랑외교를 추진하는 중국은 북한을 속국화하려는 꿈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보다는 북한 정계에 더 영향을 미쳐 북한의 외교 정책과 무기 개발 전략을 중국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북한은 중국의 공격적 외교, 경제 분야 정책 수정과 가치사슬 상승 정책, 그리고 사회 장악력 강화 등에서 위협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남북관계 개선, 특히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관심이 커질 수도 있다. 코로나가 풀리면 중국과의 협력 사업을 한 단계 더 심화할 가능성도 있지만, 중국에 과하게 의존하지 않으려고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 반도체·2차전지 겨냥한 美… “1단계 무역합의 준수” 中 압박

    반도체·2차전지 겨냥한 美… “1단계 무역합의 준수” 中 압박

    “비시장적 무역관행 심각한 우려” 지적“301조 중요”… ‘트럼프식 고율관세’ 유지SCMP “설리번·양제츠, 스위스서 회담”바이든·시진핑 대면 정상회담 가능성도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트럼프식 고율관세’를 유지하겠다는 기조 등 대중 통상전략의 골격을 공개했다. 중국에 1단계 무역합의 준수를 요청하고 비시장적 무역관행도 추가로 다루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이 새 무역정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미중 외교수장이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만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 봉합을 명분 삼아 대면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지난해 초 체결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의 준수를 중국과 논의하겠다”며 “1단계 합의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중국의 국가 중심적이고 비시장적인 무역관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미국은 중국 정부가 기업에 보조금을 주면서 반도체 및 2차전지 산업을 육성해 온 것을 비판해 왔다. 타이 대표가 이날 준수를 강조한 1단계 무역합의는 중국이 지난해와 올해 미국 제품과 서비스를 2017년 대비 2000억 달러(약 238조원) 추가 구매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실제 이행률은 60%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정한 무역 환경 마련을 위해 “동맹과 협력하겠다”며 동맹을 이용한 대중 압박 전략을 재차 밝혔다. 더 나아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용한 ‘무역법 301조’에 대해서도 “가능한 모든 수단이 내게 있다. 301조는 아주아주 중요한 수단”이라며 여지를 열어 뒀다. 이 외에도 지난해 말 시한이 만료된 ‘표적 관세 배제 절차’의 부활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외에 대안이 없는 경우 관세 적용을 예외로 해 주는 제도인데, 미국 산업계는 바이든 행정부에 이 제도의 부활을 요구해 왔다. 타이 대표는 중국과의 무역 긴장 심화가 미국의 목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해당 연설에 앞서 미 고위 당국자도 브리핑에서 1단계 합의 준수 압박을 위해 중국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를 배제하지 않겠지만 2단계 합의를 위한 협상을 추진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스위스에서 회담한다. 날짜는 6일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핵심 의제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가능성 타진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이번 회담은 타이 대표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 8개월여 만에 대중 무역정책을 발표한 직후 이뤄진다. 무역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두 지도자가 반드시 만나야 하는 만큼 미국의 이번 무역정책 발표는 양국 간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3000선 붕괴 ‘코스피 쇼크’

    3000선 붕괴 ‘코스피 쇼크’

    코스피가 동시다발적인 글로벌 악재로 2% 가까이 급락해 6개월 만에 3000선이 무너졌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01포인트(1.89%) 내린 2962.1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3월 24일 이후 단 한 번도 종가 기준으로 3000선을 내준 적이 없다. 전 거래일보다 21.01포인트(0.70%) 내린 2998.17로 출발한 코스피는 낙폭을 키워 장중 한때 2940.59까지 밀렸다. 3월 9일(2929.3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폭락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했다. 외국인은 6236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3553억원, 23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국제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공포, 미국의 부채 한도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중국·인도의 전력난에 따른 생산 차질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89.3원을 기록해 장중 연고점을 새로 썼다. 국고채 금리도 3년물과 10년물 모두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을 키웠던 악재들이 더욱 심화돼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또 홍콩 증시에선 전날 헝다그룹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미중 무역전쟁도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적으로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단기에 해소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사흘간 대만 ADIZ 휘저은 젠16… 미중, 화해는 없다

    사흘간 대만 ADIZ 휘저은 젠16… 미중, 화해는 없다

    지난달 24일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2년 9개월 만에 캐나다 가택 연금에서 풀려나면서 미중 관계가 다소나마 회복되지 않겠냐는 기대가 나왔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화해’ 대신 ‘항전’을 택한 것 같다. 중국 군용기가 사흘간 100대 가까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양안(중국과 대만) 간 군사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중국이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미국이 추가적인 관세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4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군용기 16대가 대만 ADIZ에 들어갔다. 주력인 젠16 전투기 8대와 수호이30 전투기 4대, 쿵징500 조기경보기 2대 등이다. 앞서 중국은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1일)에 군용기 38대를 진입시켰고 다음날에도 39대를 보냈다. 자유시보는 “지난 1~3일에 총 93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에 침범했다”며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9월부터 중국군의 활동 동향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하기 시작한 뒤로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장옌팅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은 중앙통신에 “중국이 (전력난 때문에) 국경절 경축 행사를 포기하고 대만으로 초점을 옮기는 전략을 썼다”며 “중국 공산당은 극좌 애국주의자들의 요구 때문에 앞으로도 대만에 강경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의 수샤오황 연구원은 “군의 최신무기를 시험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3일 폐막한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서 젠16D 전투기가 처음 소개됐다. 조만간 대만 ADIZ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대만에 대한 압박과 강압을 중단하라”며 “미국은 대만에 대한 약속(체제 보장)을 이행할 것”이라고 거듭 천명했다.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공격하면 일본 등 동맹국과 손을 잡고 저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양국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던 멍완저우 문제가 해결돼 미중이 화해에 나서지 않겠냐는 세간의 전망이 무색해지고 있다. 두 나라 간 갈등을 증폭시킨 무역전쟁이 재발할 조짐도 엿보인다. CNBC방송은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4일(현지시간)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내용의 발표를 한다”고 타전했다. 1단계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타결됐다. 중국이 2021년 말까지 미국산 제품과 농산물 등 2000억 달러(약 237조원)어치를 추가로 수입하는 것이 골자다. 매체는 소식통의 전언을 인용해 “USTR이 중국에 대한 보복으로 추가 관세 조치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양국의 무역전쟁 경험을 볼 때 중국 역시 ‘할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버티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 불확실성이 한층 고조될 것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 ‘구국의 영웅’ 돼 돌아온 멍완저우… “중국 공산당, 대미 외교 승리”

    ‘구국의 영웅’ 돼 돌아온 멍완저우… “중국 공산당, 대미 외교 승리”

    전세기 귀국 후 외국 정상급 환대받아환영인파 운집 생중계·SNS 종일 화제지난 25일 밤 9시 50분. 중국 광둥성 선전의 바오안국제공항에 에어차이나 전세기가 도착했다. 활주로에 레드 카펫이 깔렸다. 비행기의 문이 열리자 붉은 드레스를 입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환호가 터져 나왔다. 시민들이 그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펼쳤다. 중국 주요 행사에서 개막곡으로 불리는 ‘가창조국’(조국을 노래하다)도 울려 퍼졌다. 해외 정상 방문에 준하는 국빈급 환대였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75) 회장이 첫 번째 부인 멍쥔과의 사이에서 얻은 딸이다. 2018년 12월 1일 홍콩에서 멕시코로 가려고 캐나다 밴쿠버국제공항에서 환승하다가 긴급 체포됐다. 미국의 제재 대상국인 이란에 통신장비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홍콩상하이은행(HSBC)을 의도적으로 속였다는 혐의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비밀 지시에 따라 이란에 장비를 제공했다고 의심했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을 90일간 휴전하기로 합의한 직후여서 파장이 더 컸다. 그는 미국 검찰에 기소돼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있다가 지난 24일 극적으로 풀려났다. 밴쿠버공항에서 붙잡힌 지 33개월 만이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멍 부회장은 공항 활주로에 설치된 마이크 앞에서 “평범한 중국 국민으로 3년간 이국 타향에 머물며 당과 조국, 인민의 관심과 보살핌을 느꼈다”며 “(나의) 신념에 색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중국홍(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 주석이 국민 한 사람의 안위에 관심을 보여 준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지난 3년을 돌아보며 ‘개인과 기업, 국가의 운명이 하나로 연결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멍 부회장의 입국 5∼6시간 전부터 공항 상황을 생중계했다. 환영 인파와 취재진이 운집해 멍 부회장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현장 분위기가 중국 전역에 소개됐다. ‘멍완저우’는 소셜 미디어의 검색어 목록에도 하루 종일 상위권을 지켰다. 그가 중국에서 이처럼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체포와 기소, 가택연금 등 일련의 사건이 미국의 ‘중국 때리기’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어서다. 멍 부회장이 조국을 배신하지 않고 길고 긴 연금 생활을 버틴 사실에 중국 언론들은 ‘애국 영웅’으로 치켜세우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멍완저우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무고한 중국인에 대한 정치적 박해 사건이자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을 탄압하려는 의도였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시나닷컴은 “중국 외교가 미국을 상대로 거둔 하나의 성과”라며 ‘중국 공산당의 승리’임을 강조했다.
  • 쿼드 회의 날에 풀려난 멍완저우… 中에 ‘채찍과 당근’ 함께 든 美

    쿼드 회의 날에 풀려난 멍완저우… 中에 ‘채찍과 당근’ 함께 든 美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중심으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동그랗게 모여 앉았다. 4개국이 구성한 중국 견제 안보협의체 ‘쿼드’의 첫 번째 대면 정상회담이었다. 올해 3월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한 지 6개월 만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강압에 흔들림 없이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칙에 기초한 질서 촉진에 전념한다.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의 안보와 평화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아무도 ‘중국’을 입에 올리지 않았지만 의도는 분명했다. 중국을 확실히 막아 내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을 돕고자 나머지 3개국 정상이 힘을 실어 주려는 것이다. 스가 총리는 “매년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구세계에서 대중 압박 기조가 ‘상수’로 자리잡았음을 잘 보여 준다.그런데 같은 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2년 9개월 만에 캐나다 가택 연금에서 풀려났다. 그의 체포는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에 기름을 부은 사건이었다. 그간 중국은 줄기차게 멍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 쿼드 첫 대면 정상회담과 멍 부회장 석방이 동시에 이뤄진 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이를 두고 ‘채찍과 당근을 함께 든’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전략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 대해 ‘조일 건 조이되 풀 건 풀어서’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경제·기술·안보 등에서는 거친 경쟁을 예고하면서도 기후변화·대북 문제·코로나19 대응 등에 대해서는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일종의 ‘화전양면’ 전술이다. 그간 멍완저우 체포를 두고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6월 출간한 저서 ‘그 일이 벌어진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멍 부회장을 미중 무역협상 카드로 쓰려고 했다고 폭로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의 마찰을 줄이고자 수면 밑 악재를 털어 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제 중국이 미국의 유화 제스처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심사다. 다음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중 관계에 멍 부회장 석방 조치가 하나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 미중 갈등 불렀던 화웨이 멍완저우 연금 풀려나 중국 선전으로

    미중 갈등 불렀던 화웨이 멍완저우 연금 풀려나 중국 선전으로

    “모든 구름에는 은빛 햇살이 숨겨져 있다. 내 삶은 온통 뒤집혔으며 내겐 파괴적인 시간이었다. 하지만 난 전 세계 사람들이 보내준 성원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49) 부회장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법원 앞에서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2018년 12월부터 미국 법무부와 마찰을 빚어와 다음달 가택 연금을 당했으니 무려 2년 9개월 만에 연금에서 풀려난 그는 캐나다 법원의 범죄인 인도 신청이 기각되고 난 뒤 곧바로 중국 선전으로 떠나는 에어 차이나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연금의 시간이 속절없이 길었던 것에 견주면 이날은 모든 일이 전광석화처럼 돌아갔다.  이날 오전 미국 법무부는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이 미국의 이란 제재 조치를 위반한 혐의와 관련해 일부 잘못을 인정하는 대가로 그에 대한 금융사기 사건을 무마하는 기소연기 합의(DPA)에 도달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합의에 따라 미국 법무부는 피고인이 특정한 합의 조건을 지키는 한 일정 기간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자제하고 멍 부회장이 합의 조건을 이행하면 그에 대한 사기 등 형사고발은 내년 12월 1일 기각할 것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지검은 이날 오후 멍 부회장 사건을 담당하는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기소연기 합의서를 제출했다. 합의에 따라 멍 부회장은 이날 원격 화상회의 방식으로 법정에 출석해 화웨이의 이란 사업에 관해 HSBC 은행에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멍 부회장이 유죄를 인정한 것까지는 아니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기소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은 “무죄”라고 항변했다.  멍 부회장은 지난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검찰은 다음달에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 미국의 이란 제재를 위반하려 한 혐의 등으로 멍 부회장을 기소하고 캐나다로부터 그의 범죄인 인도를 추진했다.  그러나 멍 부회장은 캐나다 법원에 범죄인 인도를 막아달라고 소송을 냈고, 이후 밴쿠버 자택에만 머무르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첨단기술 등을 둘러싼 무역전쟁을 벌이는 과정에 멍 부회장의 체포는 이후 다방면으로 확전된 미중 갈등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였다.  따라서 미국 법무부와 멍 부회장의 이번 합의는 악화일로로 치닫던 미중 갈등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내다봤다. 그 과정에 본의 아니게 개입한 캐나다도 홍역을 치렀다. 중국이 보복성 조치로 대북 사업가 등 캐나다인 2명을 체포한 것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수감됐던 캐나다인 2명이 석방돼 중국을 떠났으며, 다음날 오전 캐나다로 귀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트뤼도 총리의 정치적 입지도 상당히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법무부의 이번 조치는 멍 부회장에 대한 것이며, 화웨이 자체에 제기된 혐의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 바이든·시진핑 깜짝 통화에도… 美 “대만 대표처 명칭 검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개월 만에 ‘깜짝’ 전화 통화를 가져 ‘두 나라가 갈등을 완화하고 정상회담을 성사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이견은 좁히지 못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측은 이번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는 내용 자체를 밝히지 않아 중국과 온도 차를 드러냈다. 워싱턴에서 대만 대사관 격인 ‘타이베이 대표처’의 명칭을 ‘대만 대표처’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0일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 통화 직후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지지 정책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타전했다. 미국은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상하이 코뮈니케’에 서명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주둔 미군을 철수시켰다. 신화통신의 보도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여기는 미국의 전통적 외교 노선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그러나 백악관은 하나의 중국 관련 내용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대만 문제를 두고 넘지 말아야 할 ‘마지노선’이 어디까지인지 베이징과 이견이 있음을 보여 준다. 대만을 독립국가로 승인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지금처럼 중국이 연일 대만을 향해 무력시위에 나서는 상황을 방관만 하지도 않겠다는 속내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십년간 유지된 하나의 중국 원칙에서 탈피해 대만에 전투기와 전차,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공급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 지도부를 길들이는 ‘고삐’로 쓰려는 의도였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반중 여론이 극에 달하자 바이든 대통령도 전임자의 기조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팡중잉 중국해양대 교수는 SCMP에 “하나의 중국 지지 발언과 관계없이 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도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정부가 ‘타이베이 대표처’를 ‘대만 대표처’로 변경하고자 고민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국명이나, 국기 사용을 막고 있다. 대만 연합보는 “명칭 변경이 성사되면 1979년 단교 이후 가장 상징적인 양국 관계의 진전 사건이 될 것”이라며 “그만큼 미중 갈등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중미의 온두라스가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의 또 다른 무대가 됐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온두라스 야권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자유재건당(좌파) 대선 후보가 “11월 28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중국과 외교·교역 관계를 열겠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카스트로 후보는 2013년과 2017년 대선에서도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나서 2위를 차지했다. 15개국밖에 남지 않은 대만의 수교국 가운데 비교적 규모가 큰 온두라스가 중국으로 넘어가면 대만에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 미중 정상 7개월만에 ‘깜짝’ 통화…“양국 관계 올바른 궤도로”

    미중 정상 7개월만에 ‘깜짝’ 통화…“양국 관계 올바른 궤도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개월 만에 ‘깜짝’ 전화통화를 갖고 미중갈등 현안을 논의했다.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책임론, 대만·홍콩 문제 등으로 냉각기를 맞은 두 나라의 갈등을 완화하고 미중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미국의 이익이 집중되는 분야와 반대로 미국의 이익과 가치가 분산되는 분야를 두고 광범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두 가지 의제 집합에 대해 모두 공개적이고 솔직하게 관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 이번 논의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책임감있게 관리하려는 노력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도태평양 지역 등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며 “두 정상이 경쟁이 분쟁으로 바뀌지 않도록 양국의 책임감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도 10일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타전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 건설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길 원한다. 미중관계를 정상 궤도로 회복시키고 싶다”며 “기후변화 등 중요 문제에 있어 중국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더 많은 공동 인식을 달성하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미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올리는데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정상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화답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시 주석은 “산과 물이 겹겹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길이 없을 것 같았는데, 버드나무가 무성하고 꽃이 만발하니 또 하나의 마을이 있더라”(山重水复疑无路,柳暗花明又一村)는 중국 고대 시가를 인용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상치 않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말자는 뜻이다. 끝으로 그는 “서로 핵심 관심사를 존중하고 이견을 잘 관리하는 가운데 양국 관계부처가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방역, 경제 회복 등에 대한 조정과 협력을 추진하자”고 말했다.양국 정상의 전화는 올해 2월 11일 바이든이 미 대통령 취임 21일 만에 시 주석과 유선으로 대화를 나눈지 7개월 만이다. CBS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미중 갈등이 격해지면서 중국의 고위관리들이 미국의 당사자들과 대화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풀고자 통화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양국 간 소통이 차단된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갈등’에 빠져드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양국 간 연락망을 열어두자는 취지로 대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친분을 여러 차례 과시했다. 지난 2월 CBS 인터뷰에서 “부통령 시절에 통역만 두고 24시간동안 개인적 만남을 갖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은 다시 시 주석의 손아귀로 들어갈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역시 ‘반중’이 국시가 된 자국 여론을 의식해 대중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3월 미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양국의 첫 고위급 외교관 회담에서 양측은 서로를 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은 연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인 2027년까지 무력으로 대만을 합병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혼란에 빠진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두고도 미중은 협력을 위한 대화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당초 오는 10월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두 나라 지도자가 만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 주석이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화상 참석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와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두 번째 전화통화를 가진 것은 대면회담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고 보도했다. 미 조지타운 대학의 아시아 전문가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고문이었던 에반 메데이로스는 “1차 전화통화 이후 7개월이 지났다. 미중 모두에게 힘든 7개월이었다”며 “두 정상이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프간 탈레반 정권 출범 이후 미중이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이 생긴 만큼 미중이 제한적이나마 손을 잡을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정상이 두 번째 통화를 가지면서 조만간 직접 대면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FT는 전망했다.
  • “산업재산권 무임승차 엄단”… 특허청 ‘기술경찰’ 뜬다

    “산업재산권 무임승차 엄단”… 특허청 ‘기술경찰’ 뜬다

    “국가 주요 기술의 해외 유출과 침해 방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도록 기획수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정기현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장(기술경찰대장)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업재산권 무임승차 행위 엄단을 통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구축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특허청은 지난 27일 미중 무역전쟁 등 심화하는 국가 간 기술패권 경쟁에 맞춰 ‘짝퉁’ 단속 중심이던 산업재산조사과를 기술경찰과와 상표경찰과, 부정경쟁조사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특허와 영업비밀·디자인 등을 전담 수사하는 초대 기술경찰대장을 맡은 정 과장은 “수사와 조사를 분리해 각각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기술경찰은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위해 심사·심판 경험을 통해 기술 및 법률 전문성을 구비한 전문인력으로 구성됐다. 정 과장을 포함한 부서원 22명 중 4급 이상 6명, 5급 9명 등 15명이 심사·심판 경력자다. 현장에서 기술 침해 여부 및 의심 분야에 대한 ‘핀셋’ 점검을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허와 영업비밀에 대한 수사는 경찰(산업기술유출수사대)과 특허청 기술경찰이 담당한다. 특허 침해가 그동안 ‘친고죄’라 피해자 신고가 있어야 수사가 가능했지만 ‘반의사불벌죄’로 바뀌면서 수사기관의 역할이 확대됐다. 정 과장은 “이전에는 피해자가 침해 여부를 몰랐거나 피의자가 전국에 퍼져 있으면 신고조차 꺼렸는데 이제는 수사기관이 기술 침해에 대해 기획수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경찰과 달리 특허청 기술경찰은 전속 관할이 없어 전국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허청이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세분화해 확대 개편한 이유는 지식재산권 침해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위조상품 신고 건수는 1만 6935건으로 전년(6864건)보다 2.5배, 부정경쟁행위조사는 114건으로 2019년(66건)보다 1.7배 늘었다. 특허청은 2019년 3월 특사경 수사 범위를 특허·영업비밀·디자인까지 확대한 후 2년간 415건의 고소 건을 수사해 759명을 형사 입건했다. 지난해 특사경이 처리한 173건은 한 해 평균 처리되는 기술사건(996건)의 17.4%를 차지한다. 정 과장은 “기술경찰이 기술 유출 및 부당 사용을 방지하는 ‘지킴이’ 역할을 하겠다”며 “법원·검경과 협력을 강화해 지재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건강한 지식재산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현장 관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조국, 또 ‘죽창가’ 공유…“윤석열, 日정부와 유사한 역사의식 경악”

    조국, 또 ‘죽창가’ 공유…“윤석열, 日정부와 유사한 역사의식 경악”

    조국 “윤석열의 정치적 중립? 얼척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 대일외교 기조를 비판하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죽창가’를 다시 꺼내들며 받아쳤다. 조국 전 장관은 30일 페이스북에 동학농민혁명 및 항일 의병을 소재로 한 노래 ‘죽창가’ 링크를 공유하며 “윤석열씨의 역사의식 없는 대선 출마 선언을 접하고 다시 올린다”고 썼다. 윤석열 전 총장은 전날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한일 관계에 대해 “회복이 불가능해질 정도까지 망가졌다”, “이념편향적 죽창가를 부르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발언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거론한 ‘죽창가’는 조국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2019년 꺼내들었던 ‘반일’ 제스처다. 조국 전 장관은 당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죽창가를 페이스북에 소개하며 여론전을 펼친 바 있다. 조국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일본 정부와 유사한 역사의식에 경악한다”면서 “윤석열씨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귀하는 2012년 및 2018년 대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 판결에 동의하나”라고 물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낸 소송에 대해 대법원은 2012년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고, 이 판결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원고 승소로 확정됐다. 조국 전 장관은 이어 “귀하는 일본 정부가 일으킨 경제전쟁을 문재인 정부 또는 한국 대법원 탓이라고 생각하나. 귀하는 2년간의 무역전쟁 이후 한국이 이겼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으며 “이상은 ‘조국의 시간’에도 기술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그는 페이스북에 또 글을 올려 “정치인 윤석열은 새로운 모습이 아니다. ‘검찰총장’ 윤석열 속에 이미 있었던 모습”이라며 “총장 임기 동안 숨기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윤 총장의 정치적 중립? 얼척(어처구니의 방언) 없다”고 비난했다.
  • 3기 집권 노리는 習… 강한 권력 쥐고 미국에 더 ‘강한 외교’ 펼친다

    3기 집권 노리는 習… 강한 권력 쥐고 미국에 더 ‘강한 외교’ 펼친다

    “5~6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공무원들이 술자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웃거나 흉봐도 별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정도의 ‘말할 자유’는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닙니다. 정치 문제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다들 입을 닫아 버리죠. 시 주석에 대한 두려움이 그만큼 강하게 뿌리내렸다고 볼 수 있어요.” 베이징에서 만난 한 소식통은 현 중국 최고지도부의 통치를 이같이 설명했다. 1980년대 시작된 개혁개방의 여파로 조금씩 ‘열린 사회’로 향해 가던 중국이 공산당 100주년을 맞은 지금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는 우려다.2018년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10년) 규정을 없앤 시 주석이 내년 10월 열리는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기집권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만을 잠재우고자 의도적으로 권위주의를 강화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랑(늑대전사) 외교’를 중시하는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종신집권을 추구한다면 꼬일 대로 꼬인 미국과의 관계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된다.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3년 6월 미 캘리포니아 서니랜드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에게 “태평양은 미중이 나눠 쓰기에 충분히 넓다”며 중국의 부상이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신형대국관계’를 설파했다. 이제 중국도 세계 양대강국(G2)으로 성장했으니 두 나라가 서로의 ‘핵심이익’을 존중하며 ‘윈윈’ 관계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만남 뒤 넉 달이 지난 2013년 10월 중국 국방부는 중일 영토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등 동중국해 일대를 일방적으로 자국 방공식별구역(ADIZ)에 포함시켰다.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 제안의 속내가 ‘미국은 더이상 중국 영토 문제에 끼어들지 말라’는 것이었음을 깨달은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가속화해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현 미중 갈등은 시 주석의 패권 도전과 이에 대한 미 행정부의 억지 전략 사이에서 빚어진 필연적 충돌로 볼 수 있다.SCMP 베이징 특파원 출신인 윌리 람 홍콩중문대 중국연구센터 겸임교수는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고자) 국수주의 불꽃을 타오르게 해 너무 많은 적을 만들었다”며 “현재 중국은 러시아를 빼면 세계 무대에서 (의미 있는) 동맹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시 주석이 서구 세계와의 갈등을 서둘러 해소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국제사회의 시각과 달리 중국 내부에서 그의 행보가 큰 지지를 얻고 있어서다. 베이징의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중국에서 시 주석에 대한 지지율 조사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추산하자면 최소 60~70%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정부패 척결자’라는 이미지가 널리 각인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전쟁에서도 선전하고 있다는 이유다. 이를 반영하듯 시 주석은 다음달 1일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을 일주일 앞둔 지난 25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들과 마오쩌둥 고택을 둘러봤다고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자신의 이미지를 ‘국부’인 마오와 연결시켜 주석직 연임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다. 전형적인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그가 종신집권에 성공하면 4년마다 선거로 뽑히는 미국의 ‘임기제 지도자’들을 노련하게 상대해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고 자신의 통치도 정당화하려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의 연임 시도로) 아직까지 중국의 후계 구도가 확립되지 않아 공산당 지도체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수출·내수 동반 성장에… 위안화 초강세 처방 미루는 中

    수출·내수 동반 성장에… 위안화 초강세 처방 미루는 中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3년여 만에 달러화 대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0116위안 떨어진 6.3856위안으로 고시했다. 2018년 5월 말 이후 3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위안화 환율이 하락하면 가치는 그만큼 상승한다는 뜻이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4월 이후에만 2.7% 이상 올랐다. 7.13위안대 턱밑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위안화 가치는 10% 이상 급등했다. 위안화의 강세 현상은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 덕분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딛고 지난해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8% 이상의 고성장을 이룰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8.6%로 예측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8.1%로 예상했다. 달러화 약세 기조 속에 미중 간 금리차가 커지며 해외 자금이 중국에 밀려든다는 점도 위안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 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31일 89.8로 떨어지며 뚜렷한 달러 약세 기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상하이종합지수가 2%가량 오른 지난달 25일 홍콩과 중국 본토의 증시 교차거래 시스템을 통해 217억 위안(약 3조 8000억원)의 외부 자금이 유입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에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양날의 칼’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오름세 속에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수입 제품 가격을 떨어뜨리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반면 위안화 강세는 수출 가격이 비싸지는 탓에 국제경쟁력이 떨어져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된다. 위안화 강세를 노리고 유입되는 해외 자금이 버블을 부채질할 위험도 상존한다. 이런 만큼 중국 정부의 경제 및 통화 정책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켄 정 미즈호은행 아시아 외환담당 수석전략가는 “해외 자본 유입 급증은 자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인민은행의 레버리지(차입) 안정화 노력을 허사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늪에 빠진 모양새다.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 내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과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무역 감소 탓에 중국이 경제성장의 축을 수출에서 내수로 이동하는 ‘쌍순환’(雙循環) 전략을 채택하면서 구매력 향상을 위해 위안화 강세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뤼진중(呂進中) 인민은행 상하이총부 조사연구부 주임은 “중국이 시장 흐름에 맡겨 위안화 평가절상을 추가로 용인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특히 위안화 강세는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정치권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위안화 환율을 조작해 자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미국 기업에 피해를 줬다고 맹비난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걸핏하면 중국이 자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고 환율을 조작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고, 실제로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수출 역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증가하는 등 올 들어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쾌속 순항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중국 금융 당국은 위안화 강세를 비교적 담담한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달 31일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지준율) 인상(5%→7%) 카드를 통해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달러를 사들이고 위안화를 내다 파는 직접적인 시장 개입에 비해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 외화 지준율을 높이면 금융기관이 인민은행에 더 많은 액수의 외화를 예치금으로 맡겨야 하는 만큼 위안화 강세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 4월 말 기준 중국 금융기관에 예치된 외화예금 잔고는 1조 달러(약 1108조원)로 지준율이 2% 포인트 상승하면 200억 달러의 자금이 회수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 변동이 극심하다고 판단되면 즉각 시장 개입에 나선다. 2018년 11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내 경기둔화 우려 속에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자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대거 투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시 “인민은행이 지난 10월 외환시장에서 320억 달러 규모의 시장 개입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최근 2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의 시장 개입”이라고 전했다. 인민은행이 지난달 27일 류궈창(劉國强) 부행장 주재로 은행 등 30개 외환시장 참여 기관이 참여한 ‘전국자율규제업무회의’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참석자들은 “향후 환율에 영향을 끼치는 시장·정책 요인이 매우 많아 위안화 가치는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며 “누구도 정확히 환율의 향배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은 인위적 조절의 도구가 아니다”라며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을 지원할 수도, 평가절상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상쇄하는 것도 안 된다”고 원론을 밝혔다. 명목상 ‘자율규제’ 차원에서 열린 것이지만 실제로는 인민은행 주도로 열린 외환시장 관계 기관 대책 회의로 대책을 내기보다 지켜보자는 모습이다. 장위(張瑜) 화창(華創)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앙은행이 환율 관리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더 많은 거래가 시장에서 이뤄지게 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시장의 탄력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시장의 관성이 과도할 때만 적절한 유도 작용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하는 관제(官製)의 목소리가 나온다. 위안화 강세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시장 개입 등 직접 대응할 필요가 있느냐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을 대변하는 금융시보(金融時報)는 지난달 31일 1면에 ‘향후 위안화 약세를 초래할 수 있는 4대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논평을 싣고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내지만 반대 흐름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요인은 미국의 경제회복에 따른 통화긴축 가능성이다.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통화긴축 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자금이 대거 미국으로 돌아가고 위안화는 약세 압력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빠른 백신 보급 속 달러인덱스 상승 전망 ▲세계의 점진적 코로나19 극복에 따른 각국의 공급능력 회복 전망 ▲미국 자산 버블 붕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도 증가 가능성 등을 나머지 요인으로 꼽았다. 그렇다고 위안화 강세가 중국 수출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까닭에 무작정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이 ‘쌍순환 전략’을 채택하고 있지만 실제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이끈 것은 강한 수출이기 때문이다. 저우하오(周浩)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강세는 수출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이런 흐름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금융 당국은 미세 조정 등을 통해 위안화 가치의 급등을 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4위안 아래로 떨어졌을 때 국유은행이 달러화를 대거 사들이면서 위안화 강세 흐름을 조정하려고 했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트럼프 “전세계, 中에 10조달러 코로나 보상금 요구해야”

    트럼프 “전세계, 中에 10조달러 코로나 보상금 요구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최소 10조 달러(약 1경 1165조 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해 배상금을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C-SPAN방송 등 현지언론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州) 그린빌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중국 정부 실험실에서 기원했다는 점을 민주당과 전문가들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세계가 중국 공산당에 배상을 요구할 때가 됐다. 중국이 물어내야 한다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이 코로나19 피해보상금으로 최소 10조 달러를 내도록 모든 국가가 협력해야 한다”라면서 “현재까지 피해가 그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적은 액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가가 중국과 채무계약을 집단취소해 피해배상 선금으로 삼아야 한다고는 주장도 펼쳤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제품에 100% 관세를 매기는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때 광범위한 중국제품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일으켰다. 양국은 작년 1월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하며 휴전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미국은 연간 25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제품에 25% 관세를 계속 부과했고 중국도 ‘맞불관세’를 유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면서 “매우 소심하고 타락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