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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택일/노영현 한국물가정보 회장(굄돌)

    무슨 큰일을 치르거나 중요한 결정을 하고자 할 때 날짜를 고르는 일을 택일 또는 택길이라 하고 특히 결혼일 선택은 연길이라고 한다. 택일은 신랑·신부의 생기복덕을 기려서 살이 없는 날을 택하게 된다. 또 지방에 따라서는 신랑·신부의 부모가 혼인한 날,두집안에 불길한 일이 있었던 날,조상의 제삿날,농번기,삼복이 낀 달 또는 마지막 달 등을 피하여 고르기도 한다. 국가의 일꾼을 뽑는 선거의 택일에 있어서는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는데 우리나라는 그간 택일과정에서 여·야의 의견이 달라 신경전을 벌여왔다. 이제 자치단체장 선거를 목전에 두고 또 한차례 승강이가 재현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미국의 경우 아예 대통령선거와 중간선거의 투표일을 「11월의 첫째 월요일의 다음 화요일」로 못박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 이 날로 지정이 된것일까.1845년 미의회의 결정을 존 무어는 최근 그의 저서 「워싱턴을 말한다」에서,11월을 택한 까닭은 농한기라 투표율을 높일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라고 적고 있다. 일요일은 「교회에 가는 날」,월요일은 「한주를 시작하는 날」이라서 제외됐고 목요일은 「영국의 투표일」,금요일은 「주말을 앞둔 날」,토요일은 「쇼핑의 날」이라서 안되고….결국 남은 요일 중에서 화요일을 택하게 됐다. 투표일을 첫째 화요일로 하지 않고 「월요일의 다음 화요일」로 한 것은 11월1일은 10월의 결산으로 몹시 바쁘기 때문에 이날이 투표일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라고 하며,그래서 94년 미중간선거의 투표일은 11월8일이 된다. 이같은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택일에 있어 길흉화복에 바탕을 둔 주술적 의미가 강한 반면 서양에서는 실생활에 바탕을 둔 현실적 의미가 강함을 엿볼수 있다 하겠다. 어쨌든 택일은 불확실한 미래의 어느 한 시점을 대상으로 하고 있느니만치 신중해 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같다.
  • 관정98% 오염방지시설 안돼/체육진흥공단 수익사업 치중

    ◎다목적댐 수질 2등급 전락… 대책 뭔가 ▷문화체육공보위◁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대한 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국민체육진흥기금의 규모가 5천1백12억원에 이르는데도 공단측이 공익사업 보다 수익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질책. 민자당의 이환의의원은 『공단의 사업계획을 보면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단체인지 영리단체인지 혼돈될 정도』라면서 『문어발식 사업확장이 민간재벌과 다른게 무어냐』고 추궁. 조세형의원(민주)도 『공단이 매년 올리는 예탁이자수입 6백억원이 경륜사업에 1백98억원,유선방송에 1백32억원등 수익사업에 주로 지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공단이 사기업적 구조로 변질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의. 한편 최재욱·이환의·정주일(이상 민자),조세형·박계동의원(이상 민주)등은 96년부터 시행되는 경륜경기장으로 미사리나 의정부를 제치고 춘천이 선정된 경위에 대해 일제히 질의. 이에 대해 유도재공단이사장은 『춘천·의정부등 6개 자치단체가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출한 신청서를 학계·체육계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고 설명. ▷재무위◁ ○…재무위의 국정감사2반(반장 정필근)은 6일 광주에 내려가 광주지방국세청및 광주세관을 감사하며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호남의 경제활성화 방안과 국세행정의 안전성등을 추궁. 이날 감사에서는 정필근의원(민자)이 회의 모두에 이 지역의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특별세정 지원을 촉구한 것을 필두로 여야 가릴 것 없이 격려성 발언이 주종을 이뤄 눈길. 박정훈·장재식의원(이상 민주)은 『법인세 징수 규모에서 차지하는 광주국세청의 비중은 2.1%에 불과하다』고 지적,『중소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영세사업자가 많은 호남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해 세정당국으로서 갖고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방안은 무엇이냐』고 질의. 김덕용의원(민자)은 여수세무서 직원의 횡령사건을 예로 들어 『지방세 뿐만 아니라 국세에서도 세금부과 근거가 되는 관련서류를 폐기하는 근원적 비리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국세행정의 안전유무에 많은 관심을 표명. ▷건설위◁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가뭄에 대비한 용수공급대책과 수질오염문제및 맑은물공급대책을 집중 추궁. 제정구의원(민주)은 『전국 9개 다목적댐의 현재 평균 저수율은 41.5%로 평균 저수율이 66.6%에 이르렀던 예년에 비해 가뭄이 매우 극심한 상태』라고 지적. 하순봉의원(민자)은 『정부에서 맑은물공급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생활하수·축산폐수·가두리양식등에 의해 지난 91년 이후 다목적댐의 수질이 평균 2등급으로 떨어져 있다』면서 『수자원공사가 오염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중인 대책은 무엇인가』고 질의. 건설위 소속 여야위원들은 이어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는 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가 열리는 전북 무주로 통하는 도로망과 교통체증이 심한 충남도내 곳곳의 도로확장에 대한 국토관리청의 의견을 청취. ▷교육위교육위◁ ○…서울대병원에 대한 감사에서 구천서의원(민자)은 『우리나라 제일의 병원에 걸맞는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의료인의 대고객우월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 김원웅의원(민주)은 『서울대 소아병원에서만도 지난 1월부터 6월사이에 2백44건의 병원내 감염사고가 발생하는등 선진국의 두배에 가까운 6.3%의 병원감염률을 보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 현경자의원(신민)도 『입원환자의 감염률이 요도염 1.43%,폐렴 1.17%등에 이른다』면서 『병원에서 병을 옮아오는 현실을 개선하라』고 가세. ▷농림수산위◁ ○…6일 농어촌진흥공사에 대한 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가뭄 극복을 위해 시공한 지하수 관정이 지하수의 오염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인곤의원(민주)은 『지난 70년 이후 농진공이 개발한 1만3천5백56공의 관정 가운데 98%인 1만3천3백62공에 오염방지 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생활폐수가 유입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김영진의원(민주)은 『지난 여름의 가뭄기간에 정부가 시공한 9백35공의 관정 가운데 6백66공만이 성공했고 나머지는 채수량 미달로 폐공됐다』고 밝히고 『정확한 수맥조사를 거치지 않은 무리한 시공으로 40억원의 예산이 낭비됐다』고 주장. 이에 대해 조홍래사장은 『4백87공의 농업용수 개발계획 가운데 논농사를 위한 관정은 5공이 초과한 1백67공을 뚫었으나 나머지 밭농사를 위한 관정 3백25공은 농림수산부의 결재가 늦어 개발하지 못했다』고 답변.
  • 로마/광장과 분수들(아랍서 지중해까지:17)

    ◎빼어난 조각 트레비분주 “압권”/저마다 소원빌며 샘에다 동전 던지는 모습은 진지하기만… 로마의 아침을 보려고 5시쯤에다 시간을 맞춘다. 바로크풍의 둔중한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에는 간밤의 불빛들이 아직 명멸하고 있어도 사방을 에워싸고 다가들던 그 거창한 명소나 유물들은 채 잠이 깨지 않았는지 희뿌연 모습들인 채 산책을 방해하는 것같지가 않다. 숙소근처를 두어블록 걷자 골목에서 새벽장이 서고 있다.인근 농장에서 직접 왔는지 캡을 쓰고 멜빵바지차림으로 웃고 있는 주인들 곁의 열어젖뜨려진 소형트럭과 좌판위에 늘어놓인 갖가지 야채와 이름모를 과일들이 싱싱하다.여기 오렌지는 쪼개면 핏빛으로 넘치는 즙과 함께 톡 쏘는 단맛이 유난스럽다.정말로 감동을 일으키는 것은 언제나 이런 사소하고 일상적인 현실의 풍경이어서 지리멸렬한 여독이 어느새 가시고 있다. ○하찮은 것도 소중히 이탈리아 사람들은 아무리 보잘 것 없고 하찮은 것이라도 그럴듯한 이름을 거기 붙이기를 좋아하고 또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재주가 있는 것같다.구멍가게나 문방구에서 파는 작은 기념품,펜대 하나의 모양새가 그렇고 별의별 이름을 다 붙여놓은 거리들이 그렇다.별 두개짜리 속소인 「셀렉트」호텔만 해도 우리식으로는 장급여관수준밖에는 안돼 보였으나 주위공간을 하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아 좁다는 불평을 할 수가 없다.정갈한 욕조,앙증맞은 비누곽,출입문과 바로 이어지는 통로를 간결한 탁자와 꽃들로 장식해 아늑한 공동정원으로 꾸며놓고 있다.거기 앉아 커피를 마시며 올려다보노라니 서울 필동의 어느 후진 곳을 연상시키는 그 뒤쪽의 낡은 건물이 오히려 고소를 자아낸다. 좁아터졌으나 역시 아늑하기 짝이 없는 지하식당에서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시내나 한바퀴 둘러보자고 나선 길에 운좋게도 산 피에트로광장에서 교황을 만난다.운좋게라고는 하지만 카톨릭신자가 아니므로 그저 먼빛으로 구경이나 한 셈이 되어버린 이 수요일 오전의 알현은 필자에게는 사실 뜻밖이었다. 바티칸시국은 64번 버스종점으로 테르미니역과는 반대편끝이다.산 피에트로사원은 카톨릭미술의 보고인 바티칸박물관,라파엘로관,기타 미술관들과 미켈란젤로의 저 유명한 「천지창조」가 천장화로 장식된 시스티나예배당으로 바로 이어진다.높이 25m가 넘는 장대한 오벨리스크와 분수와 1백40인의 성인상이 주위의 열주지붕위에 버티고 선 더 넓은 광장에는 세계 도처에서 모여든 듯한 수천명의 신자들이 웅성거리고,사원정면 계단 아래쪽에 차양을 치고 마련된 대좌 위의 요한 바오로2세는 시종 웃음을 띠고 있는 것 같았다.각 나라말로 한마디씩 은총을 내리는 모양으로 그때마다 해당되는 나라의 신자들이 환호하며 몸들을 일으켰다. 뭐라는지는 잘 들리지 않았으나 물론 우리말의 은총도 환호도 있었다.조말의 병인사옥이라든가 서강쪽의 절두산 같은 것이 제풀에 생각나 감개가 없을 수 없다. ○광장서 교황 만나 테베레강을 건너 베네치아광장으로 빠지는 길목에서 버스를 버리고 걷는다.로마는 웬만한 길들이 그대로 모두 쇼핑타운이 되어 있어 은근한 디자인과 태깔의 그런 길가 가게들 모습은 유별나다.무드를 연출하고 집중적인 포인트로 상품을 진열해놓는 품새부터가 그렇고,묘하게 접혀서 제자리에 걸려 있는 그저 그런 옷가지 하나가 무슨 첨단디자인의 최고제품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필자의 눈에까지 그 지경이라면 입성에다 목을 매다는 여성들의 눈에는 오죽하겠는가.사심없는 눈요기야말로 하나의 풍경의 중심에 도달하는 첩경이고 일종의 쾌락에 가까운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는데,그래서 그런지 가게로 들어간 일행 두사람이 좀처럼 나올 염을 않고 있다. 천사가 모는 사두마차의 지붕 좌우끝머리 조각과 중앙의 기마상이 인상적으로 금방 눈에 들어오는 에마누엘레2세기념관의 베네치아광장은 사통팔달로 연결되는 주위의 한다 하는 로마명소나 유명한 분수들의 그 중앙통쯤 되는 지점이 된다.트레비분수는 그 바로 다음인 콜로나광장에 있다.로마근교의 미남 홀아비 로사노 브리지가 관광온 미국처녀를 죽어라 쫓아다니는 얘기인 왕년의 영화 「애천」이 생각나서도 그렇지만,이 분수는 그 웅장한 규모로나,바로크양식의 걸출한 조각으로나,사철 거기 몰려 와글대는 사람들로나 역시 이곳 볼거리의한 압권이랄 수밖에 없다. 샘 주위는 그대로 온갖 피부색 인종들의 전시장을 방불케 하고,그런 격의없는 꿈의 무슨 도피처로도 보인다.사뭇 진지하게 소원을 빌면서 저마다 한번씩 샘에다 등뒤로 동전을 던져보고 있대서가 아니라 그 소박하고 치기어린 제스처가 또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빨리 통일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지고한 소망보다는 한푼이라도 돈을 더 벌게 해줍시사 하는 현실적인 소원이,그래서 여기서는 더 비현실적인 뉘앙스를 띠면서 제대로 먹혀들 것도 같다.권태와 욕구불만에 고주망태가 된 글래머 스타 애니타 에그버그가 심야에 이 분수에 뛰어들어 난동을 부리는 장면이 있는 예의 페데리코 펠리니의 「달콤한 생활」이 떠오른다. 기적이라고까지 불린 이탈리아의 눈부신 경제성장이 시작되던 60년대를 배경으로 소위 로마 상류층의 무위와 타락한 일상을 신랄하게 비꼬면서 고발하고 있는 이 필름은 스페인광장 저쪽의 베네토거리가 로케이션의 주무대였던 걸로 알고 있으나 트래비분수를 슬쩍 삽입한 예의 장면의 효과는일탈한 것이었다. 펠리니는 이 관광명소의 또다른 상징적 의미를 거기서 끌어내고 싶었을지 모른다.배는 불러도 삶의 공허를 어쩔 도리가 없어 카페에서 남녀가 말타기놀음까지 벌이는 유한계급의 그런 지리멸렬한 속성이나 같은 이유로 그들의 스캔들이나 고작 뒤쫓고 팔아먹으면서 파행을 자초하는 어떤 잡지사 기자의 행각이 이 작품에서는 스토리가 되고 있다. 펠리니도,「길」에서 젤소미나역을 절묘하게 해내던 그 부인 줄리에타 마시나도,단발머리로 이이스크림을 빨면서 계단을 깡충거리고 내려오던 왕녀 오드리 헵번도 얼마전에 모두 타계했다.윌리엄 와일러의 「로마의 휴일」로 더 유명해지고 지금도 여일하게 그대로인 그 스페인광장의 계단은 그래서 새삼 감회를 자아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낱 스크린속의 선남선녀들이 벌이던 그런 운명의 무상감 때문이 아니라 화면에서는 그렇게도 정답고 낯이 익던 공간이 실제로는 도무지 현실감으로 오지 않는 그 생뚱함 때문일 것이다. 이 스페인광장의 끝에서부터는 구치니,발렌티노니,페라가모니 하는 소위 유명상표의 가게들과 부티크타운의 콘도티거리가 바로 이어지지만 별볼일이 없는 것같아 그냥 지나친다.동행과도 헤어져 어디를 어떻게 해맸는지 알 수가 없다. ○요상한 청년들 배회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고대로마의 건축물인 만신전 「판테온」앞을 어설렁거리다 나보나광장으로 다시 빠져나와서야 맥이 쭉 빠졌다.뭘 보려고 헤맨다는 것이 사실은 한 뼘의 쉴 장소를 찾으려고 여태 긴장해온 것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마실 것을 갖다놓은 야외카페 탁자위로 겁도 없이 비둘기 서너마리가 날아 앉는다. 차가 들어올 수 없는 이 광장에는 「사대강」 「무어인」 「넵튠」의 이름이 붙은 유명한 세개의 분수가 있다.도리없이 또 필자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아니라,그런 축조물 주위에 앉거나 아무렇게 드러누워버린 요상한 차림의 젊은이들이다.로마건 어디에서건 가장 흔하게 보아오던 비슷비슷한 무리들인데,어디서 왔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 베낭족들도 있고 어설픈 인디언 목걸이니 열쇠고리니 하는 것을 팔면서 움직이는 젊은이들도 있다.60년대의 히피즘이 다시 도래하는 것이나 아닌가 하고 눈여겨봤으나 행색만 비슷할뿐 그것도 아닌 것같다.기타를 끼고 있는 녀석도,헝겊으로 이마를 묵은 녀석도,민대머리도 있다. 왜 이들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가고 새삼 생각한다.우선 그들은 이념적인 색채가 전혀 없어 보인다.항문이 찢어질 정도로 가난해는 보이지만 돈의 위력쯤 똥으로도 안 여기는 눈치들 같기도 하다.집도 절도 냉장고도 지니고 있지 않아 거칠어는 보여도 그만큼 어딘가가 탁 틔어 있다. 21세기는 아마 그들의 몫일 것이다.
  • 김자경 만세(외언내언)

    지난 5월 이화여대에서 열린 「이화 21세기 재도약선언 대축연」에서 사회자는 그를 「이팔청춘의 영원한 소녀」로 소개했다.이날 「자랑스러운 이화인」으로 소개된 여러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많은 박수갈채와 환호성을 받은 그는 올해 희수(77세)를 맞은 원로성악가 김자경씨. 빨간 구두와 무릎길이의 타이트 스커트 차림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이팔청춘」은 너무한것 같아 「방년 28세」로 고쳤다』며 소녀처럼 수줍게 미소짓던 그가 희수기념 독창회를 9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갖는다.다른 사람이라면 놀라운 일이겠지만 그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지난 75년부터 해마다 한국가곡 독창회를 가져와 올해로 18회째 한국가곡 독창회를 갖는 것이다. 『진짜 성악가라면 우리 노래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선친의 말씀을 뒤늦게나마 따르기 위해 91년엔 한양대 대학원 국악과에 입학했다.그동안 배운 민요들로 프로그램을 짠 졸업독창회도 올 겨울이나 내년 봄에 가질 계획. 『공부에는 나이가 없고 생을 마치는 그 순간까지 닦고 배우는 것이 인간의 본분』이라고 그는 말한다.지난 62년 사별한 남편 심형구화백과의 결혼50주년 기념독창회도 91년 가진 바 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카네기 홀에서 독창회(50년)를 가진 이 「영원한 소녀」에겐 「오뚝이」라는 별명이 또 있다.한국 최초의 오페라 「춘희」(48년)의 여주인공 비올레타로 화려하게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그가 한국의 첫 민간오페라단인 김자경오페라단을 창단(68년)하고 지금까지 40여편의 작품을 공연하면서 얻은 인고의 훈장인 것이다. 오페라 제작을 지휘하는 한편 『오페라가 무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직접 표를 팔러 다니기도 한 그는 살아있는 한국의 오페라사이자 오페라의 전도사인 셈.이화여대 음대에 38년동안 재직한 그의 제자사랑은 유별난데 이번에도 함께 출연할 제자들이 『얼마나 열심히 연습하는지…』자랑을 잊지 않는다.영원한 소녀 김자경 만세!
  • 우주의 신비/「성간물질」 성분 밝혀진다

    ◎미워싱턴대 무어박사 연구 발표/왜은하 느린 회전속도 관측 성공/기존의 「차갑고 어두운 입자」 학설서 진일보 방대한 우주의 거의 모든 공간을 채우고 있는 물질(성간물질)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유력한 학설이 나왔다. 천문학자들은 그동안 우리가 대충 구성성분의 일부만을 알고 있는 어떤 물질이 우주의 빈 공간을 채우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있었으나 그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지금까지 이와관련,많은 연구가 이뤄져 「천체화학」이라는 학문까지 나오게 되었으나 아직까지는 「차갑고 어두운 물질」이라고만 불리는 미확인 물질로 만족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최근 미국 워싱턴대학 천문학과 밴 무어박사의 연구결과에 의해 이 가설이 도전받고 있다.그는 몇개의 「왜은하」(규모가 보통의 은하보다 현저히 작은 은하)를 관측해 이 은하들의 내부가 기존의 「차갑고 어두운 물질」로 채워졌다고 생각했을 때보다 훨씬 더 느린 속도로 회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그러나 문제는 그 물질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는 것. 무어박사는 이같은 사실을 세계 최고의 과학권위지 「네이처」 25일자에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결론이 나오게 된 배경으로 왜은하에 대한 몰이해를 들고 있다.지금까지 믿어오던 차갑고 어두운 물질이 특수한 상황에서 조금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차갑고 어두운 물질」이론이 현재까지는 불완전하지만 이번처럼 심각한 도전을 받았던 적은 거의 없었다. 별과 별사이의 성간물질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자료를 얻어낸 사람은 지난 19 04년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하르트만이었다.그는 오리온자리 델타별을 연구해 칼슘원소가 사이에 있다는 증거를 잡아냈다.그후 전파천문학의 발달로 성간물질의 많은 부분이 수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그후 물분자,암모니아 분자등이 추가 구성성분으로 드러났으며 현재는 이 모든 것외에 아직 알 수 없는 어떤 화학물질로 구성되어 있다고 추정해 그 물질을 「차갑고 어두운 물질」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도 천문학자들은 그렇게 복잡한 거대분자가 거의 진공에 가까운 우주에서 만들어졌는지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천문대기학과 최규홍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시대 이후로 우주를 이루는 물질(성간물질)은 에테르라는 가상의 물질이라고 생각되어왔으나 아인슈타인에 의해 부정되었다』며 『지금까지는 초신성폭발때 생긴 「차갑고 어두운 물질」이 성간물질의 단일 후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따라서 밴 무어박사의 연구결과가 정식으로 검증되면 흔히 말하는 「태초의 물질」을 찾아내 우주의 비밀을 밝혀낼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관광서 등 찾아 「바로달기」 역설 28년(태극기를 사랑합시다:3)

    ◎「국기박사」진무상씨의 집념/사재털어 경찰서에 게양대 설치/예식장 축의금 국기함으로 대신 처음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하는 일이 무어냐』는 질문을 받으면 대뜸 『태극기 사랑 운동』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주변에서는 그를 「국기 박사」라고 부른다. 진무상씨(56·자영업·서울 은평구 녹번동 162의14)는 결혼식장에 가서도 축의금 대신 태극기와 국기함을 들고가 예물로 내놓는 별난 사람이다. 그는 국기에 대해 끈질긴 애정을 갖고 평생동안 국기바로달기운동에 외로운 집념을 쏟아 부었다. 진씨는 현재 한국국기선양연구원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사무실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지금 살고 있는 집이 곧 사무실이고 직원도 없다. 그러나 국기바로달기운동에 관한 한 진씨는 다른 어느 단체 못지 않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우선 길을 가다가 태극기가 잘못 걸려 있는 것을 보면 만사 제쳐놓고 관계자를 찾아가 이를 지적해 주고 반드시 바로 잡는다. 지금까지 관공서·회사등 서울시내의 웬만한 건물치고 진씨의 지적을 받지 않은 곳이 드물다고 한다. 구로구의 K전철역이나 집근처에 있는 서부경찰서에는 사재를 털어 국기게양대를 직접 만들어 주기도 했다. 그가 태극기 바로달기에 집착하기 시작한 것은 66년 첫딸을 보고부터. 출생을 기념할 만한 일을 찾다가 국기사랑운동에 착안,문헌 등을 뒤져 가장 적합한 형태를 알아내 태극기 3개를 직접 만든 뒤 이 가운데 하나를 「국기제작의 모델로 삼아달라」며 청와대로 보냈고 그 국기가 비무장지대에 있는 대성동 마을에 보내지기도 했다. 또 같은해 4월 국기게양방법을 명시한 국무총리고시가 대통령고시로 바뀐 것이나,85년8월 국기게양대 설치방법을 규정한 건축법시행령이 공포된 것,그리고 87년1월 국기가 정부조달품목에 새로 지정된 것 등은 모두 진씨의 숨은 노력의 결실이라고 한다. 진씨의 국기에 대한 애정은 실로 눈물겨울 정도여서 서울시내 대형건물들의 국기게양대 위치와 게양대 파손여부 등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꿰뚫고 있을 정도이다. 광복절인 지난 15일에도 그는 카메라를 들고 서울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요건물의국기게양 실태를 36장짜리 필름 5통에 담았다. 그동안 이렇게 찍은 사진이 수천장이며 이를 토대로 지금까지 청와대·총무처·문교부 등 관계기관에 보낸 질의서 및 건의서와 그에 따른 회신서가 스크랩북 5권 분량이나 된다. 국기는 국가의 상징이고 구심체라는 단순한 논리가 그의 국기에 대한 철학이다. 따라서 그는 국기는 마음껏 휘날려야 하고 나무나 건물에 가리워도 안되며 비나 눈이 온다고 내려져셔도 안된다고 주장한다. 현행 국기게양법은 비나 눈이 오면 내렸다가 날이 개면 다시 올리도록 규정돼 있지만 한번 내려간 국기는 다시 올라가기 힘들다는 것이다.진씨는 국기게양 및 하강작업을 하는 건물 경비원 등 실무자 1천여명을 직접 만나 이같은 현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국기에 몰두하다 보니 가장으로서의 점수는 낙제점』이라며 개인적인 주변얘기에는 굳이 대답을 않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 긴단발/올 가을 거리 누빈다/웨이브 넣어 우아하게 고전미 살려

    ◎외국의 유명배우·모델들이 유행 선도/관리편해 직장여성들에 인기끌듯 올 가을 여성들의 치마 길이가 미니와 롱의 극단적인 스타일에서 무릎선 정도의 전형적인 스타일로 되돌아가는 추세속에서 여성들의 머리스타일도 단정하면서 우아한 고전적 긴단발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월간 패션지 「보그」최근호는 어깨 바로 위 정도까지 오는 단발머리에 가르마를 탄 실용적인 머리스타일이 올 가을 세계 패션가의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이에따라 한국 패션가에서도 유럽과 미국 일본의 패션이 거의 동시에 유행되는 추세로 미루어 국내여성들의 올 가을 머리유행 역시 긴 단발로 회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그지는 단발머리 유행의 근거로 미국 패션계의 선도주자 역할을 하고 있는 내로라 하는 모델들과 영화·TV 스타들의 머리 스타일에서 긴단발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메이슨,나오미 킴벨,메건 더글라스 등 슈퍼모델들과 조디 포스터,샤론 스톤,페트리샤 아케트,데미 무어,브리지트 폰다,맥 라이언등 일급 배우들이 바로 그들. 그러나 이들의 긴 단발은 예전처럼 끝이 안쪽으로 말려 올라가고 머리숱이 뻣뻣한듯한 고답적인 스타일과는 다르다.이들은 머리가 생동감이 있으면서 좀더 부드러운 느낌의 스타일로 어깨위에서 부드럽게 살랑거리도록 웨이브를 넣기도 하고 앞머리를 살짝 위로 올려 세우기도 해 보다 현대적으로 변형시키고 있다. 영화 「원초적 본능」에서 에로틱 배우로 일거에 유명세를 얻은 주연배우 샤론 스톤의 경우 전체적으로 곧은 단발로 특유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고 패트리샤 아케트는 빗어서 대충 넘기는 자연스러운 단발로 은발의 신선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멋을 부릴 수있는 긴단발은 올 가을 직장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 것으로 패션 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다. 이들 유명스타들의 머리를 손질해줌으로써 긴 단발을 유행시키는데 한몫 거든 미국의 헤어스타일리스트 가렌씨는 『아름답게 부풀릴 수도 있고 그대로 놔둬도 자연스러운 멋이 있는 긴 단발은 관리가 편해 직장여성들의 바쁜 아침시간을 절약할 수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 그라나다/알함브라 궁전(아랍서 지중해까지:11)

    ◎스페인 최후의 이슬람궁… 신비 가득/나자리왕조가 13∼14세기 건설… 빼어난 건축술­정교한 세공에 숨막혀 그라나다의 구시가 산타 안나 교회앞에는 세 갈래의 길이 있었다. 『알함브라?』 그러자 수염이 텁수룩한 신부님이 긴 소매 속에서 나온 창백한 손으로 언덕길을 가리켰다.세월과 사람들의 발걸음에 닦이어 빤질빤질 윤이 나는 언덕길에서 흘러내리는 빛의 물살이 다리를 휘청거리게 했다.어디서 어떻게 모습을 드러낼지 모르는 알함브라의 신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길 양쪽으로 늘어선 옛날 집들은 지난날의 비밀을 삼킨 채 그 작은 창문들을 조가비처럼 닫고 있었다.오!벽이 익혀온 시간의 열매들이여. 1층의 연쇄상점들 앞을 지나노라니 캐스터네츠소리가 따다따다 귀를 즐겁게 했고,어둠침침한 어느 상점 안에서는 집시풍의 옷을 입은 여인이 부채로 일으킨 바람을 깊숙이 팬 앞가슴 사이로 밀어넣고 있었다. 휘어진 언덕길 끝에 울창한 삼나무숲 사이로 뚫린 또다른 길이 포개질 듯 기다리고 있었다.서늘한 바람이 계곡속에 숨어 있는 여울물소리를 실어왔다.그 소리가 구르는 듯한 기타 선율로 바뀌면서 알함브라의 슬픈 역사에 젖어들게 했다. ○이사벨여왕에 패퇴 알함브라는 「붉다」는 뜻으로 그라나다 동쪽 언덕에 위치한 무어족의 귀족행정도시의 이름이었다고 한다.13세기에 나자리왕조의 시조인 알 아마르가 자신의 왕궁을 그곳에 지음으로써 그것이 찬란한 알함브라역사의 시초가 되었다.주건물의 대부분은 요세프1세(1353∼1391년)와 그의 아들 모하메드 5세시대에 지어졌고,부분장식들은 레콩키스타(7세기부터 이베리아반도에 유입해온 회교도들이 점거하고 있던 국토를 기독교도들이 되찾기 시작한 운동)의 폭풍에 휘말리면서도 계속되었다.미구에 떠나야 할 것을 예감했기에 왕들은 자신들의 자취로서 아름다움을 그 땅에 영원히 심으려 했다. 이사벨여왕과의 싸움에서 패한 최후의 왕 보아부달은 왕궁을 떠나 시에라네바다의 험준한 고갯길에서 궁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한편 이 왕궁을 접수한 기독교도들은 그곳을 예배당으로 활용하는 한편 이사벨여왕의 손자인 카를로스5세는 궁전안에 르네상스양식의 또다른 궁전을 건축했다.이를 두고 그라나다 출신의 명상시인 가르시아 로르카는 「알함브라궁전은 자신의 내부에 카를로스5세가 있음을 느끼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사가 가파라질수록 길은 삼나무숲 깊숙이 파고드는 듯 하더니 갑자기 하늘이 파랗게 열리는 곳에 붉은 성벽과 「심판의 문」이 우뚝 솟아 있었다.말발굽모양의 아치에는 코란 5계명을 나타내는 손가락이 조각되어 있었다. 알히베스광장에 쏟아져내리는 햇빛은 눈부시다 못해 얼어붙는 듯 소름이 끼쳤다.짙은 나무그림자에 돌바닥이 검게 패어 있었다.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제 몸보다 더 검은 그림자를 끌고 카를로스5세 궁전 담밑을 따라 모퉁이로 사라졌다. 성채·왕궁·정원·여름별장으로 분리해서 파는 입장권 4장을 샀다.그리고 먼저 궁전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첫관문인 메사르홀로 들어섰다.이곳은 기독교도들이 접수한 뒤 예배당으로 활용되면서 기독교식 건축물로 개조되어 본래의 모습이 많이 파괴되었으나 아랍식 문양이 정교하게 세공된 대들보만으로도 그 빼어난 솜씨에 도취되기에 충분했다. 왼쪽의 아치문을 지나 아리야네스(천인화)중정으로 들어갔다.장방형의 긴 못이 중앙에 있는 안달루시안 아랍식 안뜰.속세와 차단된 묵중하고도 투명한 정적이 감돈다.하늘·도금양나무·뜰을 둘러싼 건물의 아치문과 기둥들이 수조의 조용한 물속에 잠겨 행복하고도 덧없는 꿈에 취해 있다.빛과 그늘까지도 그 행복한 꿈에 녹아들어 있다.무엇이 이 꿈꾸는 물의 성채를 침범할 수 있을까.문은 모두 열려 있으나 들어갈 방법을 알지 못하는 세계. ○중앙엔 사자상 분수 왕의 접견실인 대사의 방과 코마레스탑에서 라이온궁전으로 발길을 옮기노라니 등뒤에서 어떤 문이 닫히는 느낌이었다.마치 누군가 되돌아갈 길을 막아버리는 것 같았다. 촛대처럼 가느다란 1백24개의 대리석 기둥들이 떠받치고 있는 장방형 회랑으로 들어섰다.햇빛이 눈을 시리게 하는 뜰의 중앙에 열두마리의 사자에게 둘러싸인 하얀 대리석 분수에서 물줄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이곳은 오직 왕 한사람만 드나들 수 있는 하렘이었다.건물 2층에는왕의 후궁들이 거처했다. 그 옛날 왕족인 아벤세라헤스가문의 한 남자가 하렘의 여자에게 접근한 것이 발각되어 목이 잘린 뒤 그 목이 방의 중앙 분수대 위에 놓여져 목에서 흘러내린 피가 사자의 분수대까지 흘러왔다고 한다. 회랑천장의 정치한 세공으로부터 간신히 눈길을 돌려 자매의 방에 들어섰을 때였다.숨이 턱 막히는 현란한 아름다움 속에 깊숙이 갇혀버리는 것 같았다.벽을 따라 천장까지 미끄러져 올라간 눈길 끝에는 신기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사실 난 이러한 아름다움과의 대면을 두려워해왔다.릴케의 「비가」 중에는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가까스로 견딜 수 있는 무서움의 시작에 불과하므로/우리가 아름다움을 그토록 찬미함은 파멸하리만큼 아름다움이 우리를 멸시하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파르탈정원을 뒤로 하고 처녀의 탑 앞에 이르른 나는 더이상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회랑에 놓여 있는 의자에 주저앉았다.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여기 이 자리에서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들으며 생을 마감해도 좋으련만…나에게 있어 알함브라와의 만남은 깊은 상처로 남겨졌다.호텔로 터덜터덜 돌아가 다시 너절한 일상과 마주할 일이 버겁기만 했다. 5월3일,지도조차도 던져버리고 혼자서 호텔을 나섰다.알함브라궁전의 코마레스탑에서 바라본 건너편 산기슭의 하얀 동네를 찾아갈 참이었다.그곳은 아랍인 거주지역으로서 길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어 이방인은 길을 잃기가 십상이라고 한다.일을 저질러보려는 내게 그 미로는 너무나 매혹적인 구실이었다. 택시는 나를 산 니콜라광장에 내려놓고 돌아갔다.조약돌이 다닥다닥 박혀 있는 뜰의 돌벤치에 앉아 관광기념품을 팔고 있는 집시아주머니가 캐스터네츠를 치며 다가왔다.그녀에게서 캐스터네츠 치는 법을 10분쯤 배우고 나서 하나를 샀다. 광장에서 건너다 보이는 알함브라궁전의 전경이 슬프도록 아름다웠다.시에라 네바다산의 눈 덮인 흰 능선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궁전을 감싸고 있었다.서양남자가 광장 한켠에서 이젤을 세워놓고 그 전경을 화폭에 담고 있었다.축대를 걸터듬고 앉아 알함브라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한시간 남짓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친듯이 미로 헤매 니콜라교회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간 곳에 카르멘이라는 정원을 가진 고급저택이 있었다.우체통구멍으로 들여다본 그 집의 파티오엔 핏빛처럼 붉은 칸나꽃이 가득했다. 벽과 벽 사이의 좁은 미로에서 아랍인의 혼이 스며나와 내 손을 잡아끄는 듯했다.이곳의 옛주민들은 레콩키스타로 그라나다가 기독교인들에게 함락되었을 때 최후까지 저항하여 흰 벽과 돌길이 붉은 피로 물들었다고 한다. 방향을 알 수 없을만큼 미로 깊숙이 들어온 듯했다.혼자뿐인 길 위에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려왔다.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다보았다.흑단처럼 검은 머리를 반듯하게 빗어넘기고 검은 진바지에 흰 티셔츠 차림의 여성이 저만큼서 걸어오고 있었다.무심히 바라본 그녀가 지난밤 넵튠이라는 극장식 타블라오에서 만난 플라멩코 무희라는 것을 알아본 순간,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여러 무희들 중에서 오직 그녀만이 나를 사로잡았다.그녀의 춤에서는 격정과 비애가 동시에 교차하고 있었다.폭발하듯 솟구치는가 하면 검으로 자르듯 끊어지며 다시 폭발하고… 어느 순간 나는 저 춤속에 빠져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그것이 그라나다에서 경험한 두번째 마음의 죽음이었다. 그녀가 내 앞에까지 걸어왔다. 『잠깐,당신은 무용수지요』 그녀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어저께 당신의 춤을 봤어요.나는 플라멩코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깊이 매혹됐어요.특히 당신의 춤에』 『고맙습니다』 그뿐 우리는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그녀를 붙잡는 대신 나는 다른 미로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얼마쯤 가노라니 마음이 미어지는 듯 아팠다.몸을 돌이켜 다시 그 장소로 달려가보았으나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사방으로 뚫려 있는 미로 가득히 닫혀 있는 문들뿐이었다.미친듯이 미로를 헤매었으나 나는 어느 문을 두드려야 할지 알 수 없었다.눈을 가린 채 손을 맡기고 어디론가 따라가던중 갑자기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왜 그랬을까.하지만 여행이 끝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그녀를 찾고 있다.그녀의 이름은 스텔라다.
  • 미,달러화 도안 바꾼다

    ◎1백불·50불·1불권 등 6종… 위조 방지위해/오늘 공식발표… 현재 통용 지폐는 함께사용 세계의 화폐인 미국 달러화의 모양이 크게 바뀐다. 미재무부는 첨단기술을 이용한 화폐위조로부터 달러화를 보호하기 위해 65년이래 최대의 달러화 도안변경 계획을 13일 밝힐 예정이다. 재무부대변인은 달러화 지폐의 새 도안에 관해 일체 함구한채 『달러화의 도안변경은 눈에 띄는 두드러진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재무부,재무부소속 비밀 감찰부,조판인쇄국 및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고위관리들은 13일 의회에서 달러화 도안을 변경,신권을 발행하기 위해 정부가 엄중한 감시하에 벌여온 노력에 관해 증언할 예정이다.이 증언은 1980년대초에 시작된 달러화 쇄신계획에 관해 처음으로 공개되는 보고가 되는 셈이다. 재무부는 그같은 도안변경 계획을 내년에 확정짓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도안이 바뀔 지폐는 현재 만들어져 통용되고 있는 1백달러권,50달러권,20달러권,10달러권,5달러권 및 1달러권 등 6개 종류다. 달러화의 의장변경으로 지폐의인물초상이 지금보다 커져 지폐의 한쪽 측면으로 옮겨지고 종전과 다른 색깔이나 종이 무늬가 사용될 것 같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고품질 색채 복사기,주사장치 및 컴퓨터를 사용한 인쇄기 등의 입수가 가능해짐에 따라 미국과 외국에서 달러화가 위조될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졌는데,재무부대변인은 『달러화의 의장쇄신이 어떤 특정위협에 대한 대응조치가 아니라 신속히 변하는 기술에서 오는 위협증대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현재 통용되고 있는 달러지폐들을 회수할 계획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같은 달러화의 의장쇄신 요구는 의회와 다른 곳에서 제기된 것으로 의회의원들과 기타 인사들은 해외에서 나돌고 있는 위폐가 테러행위를 위한 자금조달이나 또는 무기구입에 이용될수도 있다고 말한다. 위폐사범도 단속하는 재무부 특별감찰부의 특별수사관 게일 무어는 93년 한햇동안 미국과 해외에서 압수된 위폐가 1억4천6백50만달러라면서 전통적으로 모든 위폐의 85∼90%가 일반인의 수중에 넘어가기전에 특별감찰부에 압수당한다고 말했다.올해 3월말현재 전세계에서 유통되고 있는 달러화의 총액은 약 3천5백억달러.달러화 지폐의 외양은 1920년대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다.주된 의장이 1929년 표준화되어 일정한 인물초상과 비밀 섬유류가 포함되었고 지폐의 길이가 약1인치 이상 줄어들었다.
  • 「긴급입수 인류 최후의 황제 김일성」 여과없이 방송

    ◎KBS에 시청자 항의 빗발/김의 생애·지도력 추앙·선전하는 내용/어처구니없는 실수… 공영방송 위상 실추/11일밤 김 시신·정일 참배 광경도 놓쳐 김일성사망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맞아 방송3사가 치열한 보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는 9일 하오 긴급편성해 방송한 김일성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강력한 항의로 갑작스럽게 방송을 중단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른데 이어 11일 밤에는 북한 평양방송이 공개한 김일성의 시신과 김정일의 첫 공식 참배광경을 놓쳐 시청자들의 비아냥을 사고 있다.관료주의적 사고와 매너리즘에 빠진 거대한 조직의 문제점이 표면화된 셈이다. KBS­1TV가 지난 9일 하오 6시부터 30여분간 방송한 문제의 프로그램은 「긴급입수 인류 최후의 황제 김일성」으로 마치 북한방송처럼 김일성의 생애와 지도력을 일방적으로 추앙,선전하는 내용.이 프로그램은 지난 88년 폴란드 국영영화사인 「폴텔」이 제작한 55분짜리 다큐멘터리로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군중대회 장면과 「위대한 김일성수령」 「친애하는김정일 동지」를 연발하는 유치원 어린이의 모습등이 포함됐고 「김일성이 위대한 수령이며 민족의 태양」이라고 극찬하는 북한 여자해설자의 생생한 목소리까지 들어있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동안 KBS에는 『이런 내용을 아무런 여과없이 방영할 수 있느냐』,『김일성이 무슨 영웅이라도 되느냐』,『김일성을 위대한 인물로 착각하게 만드는 저의가 무어냐』는등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 편성관계자는 『2년전 공개된 필름이어서 모니터를 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며 『김일성 사망에 맞춰 재방송하다보니 추모방송으로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발견돼 방송을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공영방송인 KBS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중요한 시기에 국가이익에 민감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상황판단이나 사전점검없이 무책임하게 내보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더욱이 김일성의 사망소식이 알려진 지 6시간이나 지났는데도 이런 방송을 내보낸것은 졸속 끼워넣기식의 편성이라고 밖에 볼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MBC는 11일 하오 11시40분 생방송 「오변호사 배변호사」 도중 주석궁의 유리관 속에 안치된 김일성의 시신과 김정일의 공식적인 참배 모습을 긴급 입수,처음 공개하는 순발력을 보였다. 이런 긴급 뉴스가 나갈때 한가롭게 「문화기행」을 내보내고 있던 KBS-1TV는 「뉴스 24시」에서도 이장면을 놓쳤다. MBC가 귀중한 화면을 단독 입수할 수 있었던 것은 비상근무 체제를 통해 제휴사인 미국의 CNN과 CBS,일본의 후지TV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모니터하고 있었기 때문.대외방송 전담 북한 평양방송이 11시5분쯤 일본의 TBS와 미국의 CBS에 화면을 보냈고 CBS와 제휴 관계에 있는 MBC는 동시에 이 화면을 받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게 된것.KBS는 새벽 1시가 넘어서야 NHK가 일본에서 수신한 화면을 릴레이식으로 받을 수 밖에 없었다.기술적인 문제는 제쳐 놓고라도 경쟁사의 방송도 제대로 모니터하지 못한 KBS의 안일하고 나태한 자세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 주윤발·브루스윌리스·케빈코스트너/세계적 배우들 TV출연 경쟁

    ◎색다른 볼거리제공·시청률 상승 기여/“개인 홍보 창구로 전락” 비난의 소리도 국내 텔레비전을 통해 세계적인 은막의 스타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최근들어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해외 연예인들의 방송출연은 그 얼굴이 그 얼굴인 국내 연예인들에 식상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공공재산인 방송전파를 외국 연예인들의 개인적인 홍보창구로 전락시킨다는 비난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달 21일 방송된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에서는 홍콩의 액션스타 주윤발이 모습을 나타냈고 29일엔 영화 「다이 하드」의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SBS 「스타와 이밤을」에 출연했다. 또 오는 5일엔 「JFK」 「늑대와 함께 춤을」 등으로 유명한 케빈 코스트너가 로스앤젤레스 현지 인터뷰형식으로 SBS「스타와 이밤을」에 출연한다. 영화 한편 찍는데 천문학적인 액수의 출연료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거는 이들이 거의 무료로,그것도 자진해서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하는 주 목적은 흥행을 계산한 홍보 때문. 이는 우리의 구매력이 그들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이라는 수식어만 붙으면 무분별하게 찾아오는 구매층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윤발은 새 영화 「화기소림」 홍보차 내한했고 브루스 윌리스의 경우는 올 가을 서울 논현동에 오픈 예정인 식당 「플래니트 할리우드」의 한국지점 기공식 홍보차 한국을 찾았다.「플래니트 할리우드」는 브루스 윌리스가 실베스터 스탤론,아놀드 슈왈츠네거와 합작투자한 다국적 체인망을 가진 식당이다.케빈 코스트너의 경우 미국서 개봉중인 영화 「파라누이」와 제작중인 「전쟁」의 장면이 TV 프로에 삽입되는 것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했다. 해외 인기스타들의 TV출연은 대부분 방송사에 그들이 제의를 해오는 식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 통례. 물론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것이 아니라 홍보를 맡은 대행사나 수입 영화사가 중간에서 국내 방송 중 인기가 있고 흥행에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되는 프로들을 골라 섭외를 해 주고 스케줄을 짜 준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돈으로 계산되는 이들이 자진해서 출연하겠다는데 방송사 측에서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 MBC 예능1팀 지석원부국장은 『공짜로 시청자들에게 「별미」를 제공하고 시청률도 높일 수 있어 출연섭외가 오면 흔쾌히 받아 들인다』면서 『다만 간접 PR가 되지 않도록 홍보적인 색채가 나는 대화나 장면은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9일 「일요일…」의 시청률은 평상시의 32%보다 높은 35%로 나타났다.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한 대가로 받은 것은 장죽과 갓,그리고 부인인 영화배우 데미 무어를 위한 한복 한벌이 고작이다. 그러나 아무리 직접적인 홍보는 아니었더라도 시청자들에게는 브루스 윌리스의 출연 자체가 관심거리인데다 방송 출연시 「플래니트 할리우드」 로고가 찍힌 모자까지 쓰고 나와 눈길을 끄는데는 일단 성공한 셈이다. YMCA 「좋은 방송을 위한 시청자모임」의 백윤경회장은 『홍보차 내한한 해외 유명 스타들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고 해서 경쟁적으로 출연시키는 것은 공공성을 생명으로하는 방송사가 취해선 안될 태도』라고 말했다.
  • 미에 여사장 격증(현장 세계경제)

    ◎“사업은 남성의 전유물 아니다” 여성 창업 활발/6백50만명 서비스·소매 등 중기경영/5백인이하 업체 30% 점유… 날로 확대/제조·건설업까지 진출… 성장속도 느려도 안정된 일자리 제공 미국에서는 요즘 사업체를 직접 만들어 경영하는 여성들이 급증하면서 중소기업체를 중심으로 업계 판도가 바뀌고 있다.전직 세일즈 우먼에서 기업체간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이들이 창업을 결심하게된 경위도 다양하다.가정생활만으로는 만족을 할 수가없어,자유롭고 활기찬 생활 스타일을 갖기 위해 뛰어든 경우,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분풀이로 시작한 경우,일 속에서 새로운 자기를 발견하고 싶어 시작한 경우 등등. 여성 사업가들이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나 특히 최근들어 중소사업분야에 뛰어드는 여성의 수가 급증,남성의 2배에 육박하고 있어 이 분야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는 현재 5백인이하 사업체 가운데 여성이 경영하는 사업체는 대략 6백50만개쯤 된다.이는 5백인이하 전체 사업체의 3분의1을 차지하는 것으로 이미 미노동자 10명중 1명이 여성경영의 사업체에 고용돼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보스턴 시몬스 칼리지의 린다 무어 교수는 『이전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고 더 풍부한 자질을 갖춘 여성들이 성장과 기회를 보장받기 위한 선택으로 사업에 뛰어들 생각을 하게 되면서 중소사업체를 지목한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들 여성사업가들이 벌이는 사업도 항공기 부속품에서 액자·제빵·공구제조업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물론 많은 여성사업가들이 창업비용이 적다는 이유로 서비스나 산매업 분야를 택하고 있다.그러나 대기업 고위관리직 경력을 가진 여성들이 늘어나는 만큼 재능과 경험의 폭이 넓은 이들이 직접 창업에 나서면서 이제까지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져왔던 제조업이나 건설업에까지 여성들의 손이 뻗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성사업가들이 남성보다 고용자의 직업훈련,팀워크,관료체계의 축소,품질등에 훨씬 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말한다.보스턴 대학의 캔디다 브러시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기업책임자의 위치에서 남성들이 경쟁적이고 공식적이며 체계적인 반면 여성들은 좀더 협력적이고 덜 딱딱하며 합의 지향적이다』고 밝히고 있다. 여성사업가인 골드만씨도 이에 대해 『여성들은 일생동안 다른 누군가를 양육하고 돌보도록 배워왔다.때문에 기업가로서 우리는 사원들에게 힘을 보태주는 자연스런 능력을 발휘할수 있다』며 브러시 교수의 견해에 동감한다. 전문가들은 또 여성들의 성공에 대해서도 남성들과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말한다.이들은 자신들의 궁극적인 성공이 고용자들의 발전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따라서 여성기업가들은 남성들보다 더 많은 돈을 고용자들의 훈련과 계발에 들이는 경향이 있다. 평균적으로 여성이 경영하는 기업체는 다른 전형적인 소규모 사업체보다 훨씬 더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한다.이는 역설적이게도 여성기업이 남성 기업체보다 성장속도가 느리다는 데서 설명된다.최근 조사는 여성경영 기업이 다른 기업체에 비해 성장속도는 반이지만 직업안정성은 2배나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이 조사에 따르면 여성경영 기업에 한정해서 볼때 92년의 경우 일자리가 줄어든 기업체는 전체의 15%인 반면 전체 기업체중 일자리가 줄어든 기업체는 23%에 이르렀다. 여성경영 기업이 늘고 이들의 영향력도 점차로 커가면서 이들이 남성 기업체들의 경계를 사게돼 기존의 정보망으로부터 배제되기도 한다.이때문에 여성들은 자신들만의 그룹을 만들어 경영 아이디어나 고객확보 방안등을 교환함으로써 정보 유통을 꾀하고 있다.이 결과 91년이후 전미여성사업가연합에 가입한 회원수가 38% 늘어나 4천7백명에 이르렀다. 여성 기업가들 앞에 가로놓인 장애물은 이뿐 아니다.사업자금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전통적인 신용대출을 받는 데 여성들은 큰 어려움을 겪는다.92년의 경우 여성기업가중 52%가 장기대출을 받지 못해 신용카드를 이용한 단기대출을 받았다.중소기업체 전체를 놓고 볼때 이 기간동안 신용카드를 이용해 단기대출을 받은 기업체는 18%뿐이었다. 이렇듯 아직도 여성이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매우 위험스러우며 남성들보다 몇배의 노력을 요한다.사업가라는 타이틀을 간직하기 위해 뛰어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는 뜻이다.하지만 자신의 경제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 갖고 있는 매력을 알아버린 이상,새사업에 뛰어드는 용기있는 여성들의 수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교육부 신임 대학정책실장 이태수씨(인터뷰)

    ◎“대학교육의 질 향상에 주력”/국제화·세계화 걸맞게 체질개선 필요/김장관·이차관의 삼고초려 끝에 부임 교육부 장·차관으로부터 「삼고초려」의 간청을 받은 끝에 20일 이상 자리가 비어 있던 교육부대학정책실장으로 19일 부임한 이태수서울대철학과 교수(50)는 취임 일성으로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대학보다 명목상의 대학이 지나치게 많은 것 같다.나라 전체가 국제화·세계화를 향해 매진하는 이때에 대학이 과연 이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 많다』면서 대학사회의 질이 떨어짐을 통렬하게 꼬집었다. 또 세계 유수의 교육기관들이 국내 최고수준의 서울대마저 세계2백위 이하로 평가하고 있으나 자신은 「내용적으로는 1천위 밖」으로 평가하고 싶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이실장은 따라서 재임기간동안 대학교육의 질적향상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현행 대학입시제도의 개선책에 대해서는 『아직 업무파악이 안돼 무어라 얘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뒤 『다만 지난해 처음 실시된 대학 수학능력시험은 그 이전의 대입학력고사보다는 훨씬 나아진 수험제도』라고 평했다. 교육부의 핵심부서라 할 수 있는 대학 정책실 실장 자리는 그동안 교육계 주변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이실장의 취임 역시 화제의 대상. 지난해 3월이래 모영기·김상구실장을 거쳐 두달 가까운 공백끝에 7월초 이성호연세대교수가 맡았으나 12월말 김숙희장관 취임직후 「석연찮은」사유로 도중하차 하고 이제까지 자리가 비워져 있었다. 신임 이실장은 지난 연말 김장관으로 부터 취임 제의를 받았으나 세간의 눈길을 의식한듯 한사코 고사하다 이천수교육부차관이 서울대로 두번 찾아간 끝에 결국 취임을 수락했다. 『그동안 대학정책실장 자리를 놓고 풍문이 많았던 것을 알고 있다.그러나 기왕 왔으니까 지나간 일은 돌볼 겨를이 없다.열심히 일할 뿐이다』 불과 1년새에 4번째로 부임한 실장으로서 매우 조심스런 어투였다.
  • KBS 직장탁아소 개원/“남자직원들의 호응도 대단”

    ◎노사단체협상의 결실… 이용료 20만원/여직원 많은 사무·전문직장의 선례 기대 특수전문직 직장탁아소 개설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었던 한국방송공사(KBS)직장탁아소가 1∼4세 20명의 원아와 3명의 교사로 17일 개원했다.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 연수관 29평아파트를 개조해 만든 「KBS 어린이집 꿈나무방」 이 「꿈나무방」은 병원과 금융계등 여성직원이 많은 사무·전문직 직장탁아소의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아왔다.이같은 중요성을 인식해 주도적으로 탁아소 설립에 뛰어든 사람은 「자녀교육 365일」프로그램을 2년간 맡아오며 맞벌이부부의 육아고민을 현장에서 체험한 중견 아나운서 유애리씨(37·KBS노조 여성국장). 『남자직원들의 호응이 대단했습니다. 많은 젊은부부들이 육아가「엄마」의 몫이 아닌 부모공동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지요』 실제 원아중 6명이 남자직원의 자녀들이며 운영과정을 지켜본뒤 맡기겠다는 남자직원들도 상당수라 한다. 이번 일은 지난해 노사단체협상의 결실로 회사측이 공간 및 실내공사비,냉난방등 시설운영비를 지원하고 교재구입및 기본운영은 노조측에서 맡았다.유씨와 15명의 여직원들로 구성된「탁아방 설립추진위원회」가 의류 및 무공해 참기름 바자를 열어 일부비용을 조달하기도 했다.이용자들은 월20만원을 탁아비로낸다. 『「이런 시설이 진작에 있었더라면…」하는 중견남자직원들의 격려물품이 답지하고 회사도 많은 배려를 해줘 사내분위기 진작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같습니다』유씨의 설명이다. 전국의 직장탁아소는 20여개에불과, 대부분이 생산업체이고 초·중고여교사들을 위한 학교 보육시설이 10개 남짓 시범 운영될 뿐이다. 『탁아소가 직장생활하는 엄마들의 아이를 거둬주는 곳이란 인식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는 유씨는 탁아소가 공동생활을 통한 교육의 기초과정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래서「꿈나무방」에는 신길동 꿈나무어린이집의 원장으로 있던 사회교육가 최정희씨(47)와 정교사 2명이 준비부터 함께했다. 현재 일요일을 제외,상오9시부터 하오6시까지로 탁아시간을 정했지만 야근 특근등이 많은 근무여건을 감안,교사수를 늘려가며 탄력있게 운영할 방침이다.
  • 21세기를 여는 사람들/신재인(서울광장)

    1월의 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낮에는 비교적 포근하다가 어둠이 깔리고 나뭇가지가 조금 울더니 유리창부터 하얗게 입김이 서려있다.건물의 난방마저 퇴근시간 이후에는 끊어져서 갑자기 냉기가 뼈속에 들어오는 것같다.보던 책을 덮고 옷길을 올리고 시계를 쳐다보니 9시에 바늘이 접근하고 있다. 불현듯 멀리 떠나 있는 가족이 생각나고 주섬주섬 챙길 것을 주워 담아 문을 나선다. 갑자기 찬바람이 얼굴을 쓰다듬고 달아나고 열쇠를 꺼내들고 바쁜걸음으로 차를 찾아 걸어간다.그때 문득 2층 맨마지막 방의 창문이 아직도 환히 불이 켜져있는 것이 보인다.이제 얼마 남지않은 머리마저 백발로 변해버린 R박사의 연구실이다.어느 누구처럼 외국에 나가 번듯한 박사학위를 받아오지도 않았고 유명한 외국연구소에서 오랫동안 특별훈련도 받아오지 않은 그다.국내의 그저 떨어지지 않은 대학에서 공부해서 박사학위까지 받았고 그후 우리 연구소에 들어와서 누가 무어라하든 자기 책상만을 열심히 지키고 있다. 가끔 유행성 아침 뜀뛰기도 하고 1주일에 한번쯤은 먼거리를 뛰어갔다 오기도 하기 때문에 나이에 비해서 안색도 좋고 몸도 편안해 보인다.그가 하고 있는 일은 금속재료검사와 분석이다.상당히 큰 실험실을 옆에 가지고 있어서 근 20명되는 사람들이 같이 일하고 있다.그의 일은 매우 단순한 것이어서 남들처럼 연구실적을 앞세워 큰 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니다.그러나 그는 금속재료를 검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단순화하고 경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도록 해서 가끔 외국에서 우리 연구소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그의 설명을 듣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아무튼 그는 우리 연구소에서 제일 먼저 출근하고,제일 늦게 퇴근하는 고참 연구원들 중 한사람이다.그의 방 옆건물에도 몇개의 방에 불이 환히 켜져 있다.그중 한가운데 있는 방이 K연구원의 방이다.그는 첨단재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연구소에 들어온 사람이다.초전도체 개발도 그의 손에 달려있고 가볍고 그러나 튼튼한 금속물질이나 반대로 매우 무겁고 단단한 금속재료를 만들기 위해서 어느 때는 며칠이고 밤을 새워 일을 한다.그는 성격이 매우 적극적이고 사귐성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따른다.노래도 썩 잘 불러서 일을 하다 흥얼거리는 그의 가락은 보통은 넘는 수준이다.금속재료를 생산하는 산업체에서 그의 연구결과를 가져다가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는데 그러나 그의 손에 들어오는 연구보상비는 얼마되지 않은 푼돈이다.그래서 그의 겉모습도 별로 풍족스러워 보이지 않지만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 그는 또한 별로 개의치 않은 눈치이다.이 모두의 연구실에도 난방은 이미 끊겨 있을 것이어서 그들은 아마 이밤도 두툼한 옷을 껴입고 무슨 실험을 하든지 책을 보든지 논문을 쓰고 있을 것이다.그리고 이들의 정성어린 노력이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력강화에 크게 도움을 줄 것이다. 이태전에 귀국길에 사본 타임지의 별책부록에는 지금까지의 우리 문명발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들을 선정해서 발표했었는데 그중 대부분이 활자를 발명한 구텐베르크를 위시해서 미켈란젤로,갈릴레이,아인슈타인,프로이스,포드등 자연과학자,기술자들이었다.이와 반대로 작년말에 발간된 우리나라 유수의 월간 종합지들은 모두 그 별책부록에서 우리나라의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선정해서 세계적인 한국인 또는 신한국의 파워엘리트로 이름붙여 설명하고 있는데 불행하게도 자연과학자,기술자들의 이름은 정치가,사회개혁가,환경운동가,금융인,문화인들의 이름들에 파묻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신한국을 창조하고 세계화를 해야하는 그래서 막강한 국력을 가진 우리나라의 미래 21세기를 진실로 열고 있는 사람은 아무말도 없고,빛도 나지 않으며,큰돈을 벌지도 못하지만 오늘도 저녁늦게까지 자기의 연구실에서 긴밤을 지새는 바로 그들이라는 확신 때문에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쳐다보고 맑은 미소를 지어본다.
  • 백제왕족 수레 복원길 열린다

    ◎부여 궁남지서 발굴된 나무조각 용도 규명 계기/“직경 140∼150㎝ 수레바퀴 조각” 결론/전문가,“농사용보다 커 귀족의 용품”/인근 부소산성서 수레용 금동장식도 발굴… 가능성 높여 사비시대(AD538∼660년) 백제의 왕이 타던 수레의 바퀴인가,아니면 평범한 농사용 오차의 바퀴였을까.국립부여박물관이 지난해말 부여 궁남지에서 발굴한 수레바퀴의 용도에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수레바퀴는 지난해 12월29일 궁남지 발굴작업 당시에는 목선의 부재인지 바퀴조각인지가 채 규명이 되지않았다.함께 출토된 특이한 형태의 새(조)모양목기에 관심이 집중되어 가치가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최근 부여박물관의 실측 결과 이 나무조각은 직경 1m40㎝∼1m50㎝짜리 대형수레바퀴의 부재라는 결론을 얻었다.이는 삼국시대 유적가운데서 최초의 수레바퀴로 밝혀졌다. 한국 고대사회의 수레는 현재 두방향에서 찾아볼수 있다.첫번째는 4세기 중반의 안악3호분등 모두 10여개가 고구려 벽화고분에서 나온다.또 하나는 기원전 1∼2세기 위만조선시대의 마차.이것은 일본 와세다대학의 오카우치 마쓰다네교수가 위만조선시대의 차축이 발굴되자 이를 근거로 1979년에 당시의 마차를 추정해 복원한 그림이다. 고구려 벽화고분의 수레와 마쓰다네가 복원한 위만조선의 수레는 모두 두바퀴 짜리로 매우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다만 고구려 벽화에 나타난 수레는 모두 한마리의 소가 끄는 반면 위만조선의 수레는 두마리의 말이 끈다.또 햇빛가리개가 고구려 것은 넓은 채양을 단 반면 복원된 그림에서는 일산을 달고 있다는 점만이 다르다. 서울대고고학과 최몽용교수에 따르면 이같은 형태의 수레는 한대의 것이 한반도에 들어온뒤 위만조선과 낙랑을 거쳐 삼국시대까지 일반적인 왕족 또는 귀족들이 타는 수레의 모델이 되었다는 것이다.따라서 백제시대 당시에도 왕 또는 귀족이 타던 수레라면 이와 비슷한 모양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문제는 궁남지에서 출토된 바퀴가 높은 신분층이 타던 수레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다.이에대해 신광섭부여박물관장은 『농사용 수레는 수레바닥이 낮아야 짐을 싣고부리기에 편하기 때문에 바퀴의 높이 또한 1m20㎝ 안팎인 것이 보통』이라고 말한다.그러면서 『아직은 무어라 확언할수는 없지만 고구려벽화에 나오는 수레바퀴를 소의 크기와 비교하면 축척상 농사용보다 상당히 크다는 점에서 궁남지의 바퀴는 일단 높은 신분의 사람이 쓰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최근 부여문화재연구소가 부여 부소산성에서 발굴한 금동일산살대투겁(김동개궁모)의 한자 뜻은 수레에 달린 일산꽂이장식이라는 점에서 이 수레바퀴와 관련해 새롭게 주목되고 있다.이 일산꽂이장식은 특히 그 정교함과 화려함에서 적어도 왕족 이상 신분을 가진 사람의 용품으로 추정된다.또 궁남지는 백제의 왕궁터로 전해지는 옛부여박물관 자리에서 일직선상에 자리잡은 이궁의 정원이기도 하다. 이렇게 볼때 궁남지 수레바퀴의 발굴은 비록 4조각의 나무조각에 불과하지만 사비시대 백제왕족의 화려한 수레를 복원할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 공직자 골프 해금되나/오 공보 국무회의 발언계기로 관심

    ◎“공직사회에 활기주게 조건부 허용” 일부선 “새해2월쯤에 풀릴것” 기대 고위공직자들에게 새해 소망이 무어냐고 여론조사를 한다면 「골프해금」이 상위에 오를 것에 틀림없다. 공직자들의 골프금지는 새정부 윗물맑기운동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김영삼대통령은 새정부 출범직후 스스로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선언,공직자들도 이를 따라줄 것을 바랐다.공직자들이 골프를 치게 되면 일주일 내내 그 생각을 하느라고 업무를 등한히 할 것을 염려해서였다. 10개월남짓 지난 지금 공직자들은 조심스럽게나마 골프금지가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한 고위공직자는 『골프는 일종의 윤활유라고 할 수 있다.일에 지쳤을 때 지난주말 골프점수를 떠올리거나 다음주말 필드에 나갈 생각을 하면 업무의 효율이 오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고위공직자 사이의 분위기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표출됐다. 이회창내각 출범후 처음으로 열린 23일의 정례국무회의에서 오린환공보처장관은 공직사회를 활성화하기 위한 두가지 제안을 했다. 오장관은 『장관들이 업무를 파악하는 데 7∼8개월 걸리는데 이를 2개월정도로 줄여야 한다.그러려면 과천정부청사와 광화문청사를 오가는 시간도 아껴야 하며 두 지역간 셔틀헬기를 운영하는 게 바람직스럽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새내각이 너무 강성 이미지만 주어서는 공직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없다.일을 두배이상 하고 업자와 치지 않는다는 단서를 붙여 공직자들도 골프를 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최형우내무장관은 『셔틀헬기운영은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줄 우려가 있다』고 반대의사를 개진했다.골프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자 이총리가 『새 내각이 사정이미지로만 비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다만 개각후 첫 국무회의에서 골프치기를 결의하는 것은 모양에 문제가 있으니 좀더 검토해보자』고 말해 결론을 유보했다. 정재석경제부총리는 회의가 끝난 뒤 오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제안을 했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공보처의 한 관계자는 전한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의 취임 1주년인 새해 2월이 골프금지해제시기가 되리라고기대했다. 이처럼 내각에서 「골프해금」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으나 청와대는 아직도 싸늘하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골프를 치도록 허용하면 공직사정이 끝난 것처럼 인식하게 돼 문제가 있다』면서 『진정한 청정풍토가 조성되기 전에는 김대통령이 골프를 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빨간코트의 산타」/1931년에 탄생

    ◎설화속 요정서 변신… 코카콜라 광고에 첫 등장 빨간코트와 긴장화에 흰 수염,발그스레한 볼­성탄절 어린이들이 기다리는 산타클로스의 모습이다. 이같은 산타의 모습은 1931년 미국의 일러스트레이터 해돈 선드블롬이 코카콜라 광고를 위해 그린 그림에서 처음 탄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드블롬이 택한 산타모델은 루 프렌티스라는 정년퇴직한 세일즈맨으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고 인자한 이웃 할아버지의 전형이었다.이같은 그에게 선드블롬은 북실거리는 흰 턱수염과 쾌활한 미소,붉은 코트,붉은 장화를 신겨 오늘의 산타를 창조해 낸 것이다. 선드블롬은 35년간 산타를 그려오면서 기존의 요정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콜라를 마시기위해 느닷없이 냉장고 문을 열어젖히는 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묘사했다. 산타클로스 설화는 4세기 당시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때 선물을 나눠주곤 했던 소아시아 프란체스코회의 수사 니콜라스가 그 주인공. 이후 산타는 전설 또는 설화로 발전돼 산타의모습은 늙은 난쟁이,동굴에 사는 거인등으로 나라마다 달랐다. 또 이름도 피어 노엘,크리스 크링글,산 니콜라,파더 크리스마스등 갖가지였으며 선물도 12월6일부터 다음해 1월6일사이에 가져다 준다고 전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생각들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온 계기는 18 23년 12월클레멘트 무어의 「성 니콜라스의 방문」이라는 시가 소식지에 게재되면서 부터.이 시는 나중에 「크리스마스 전야」라는 제목으로 전세계에 알려졌으며 이 시에서 최초로 『통통하게 살이 찐 쾌활한 어른 요정』으로 비춰졌다. 시가 발표된지 1백년이 지나면서 산타가 시에서 그려진 모습과는 달리 다양하게 변화돼 오다 선드블롬이 그린 산타가 오늘날의 이미지로 굳어진것. 코카콜라사는 올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를 북극곰과 함께 TV광고에 처음으로 등장시킬 예정이다.
  • 성탄의 기쁨 온누리에…/TV크리스마스 특집프로 “풍성”

    ◎KBS/무의탁 노인돕기·성가합창제 등 준비/MBC/60·70년대 풍속도·만화영화·외화 방송/SBS/장애인 돕기 캠페인/EBS/캐럴송 잔치 방송사들의 성탄절 특집프로가 다채롭게 준비되고있다.이웃의 온정이 그리운 세밑,소외되고 외로운 이웃들을 찾는 기획 프로들과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외화와 만화영화등.특히 기획프로의 경우 KBS는 무의탁 노인을,MBC는 자원봉사자 발굴을,SBS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각기 「주종목」을 선택,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가장 다양하게 성탄절 특집을 마련한 곳은 KBS­TV.무의탁 노인돕기 교양특집에서부터 성가대합창제, 지난해 수준높은 외국의 유명 크리스마스기념 공연실황, 볼만한 새 외화등으로 구색을 맞췄다.KBS­1TV가 심혈을 기울인 성탄연속기획 「TV는 사랑을 싣고­무의탁 노인을 도웁시다」는 25일 하오 4시10분부터 3시간동안 1·2부로 나눠 방송, 주위에 눈길조차 돌릴 여유없이 살아가는 일반의 관심을 환기시킨다.사회적 무관심속에 방치돼 있는 무의탁 노인들을 후원해 온 개인과 단체등을 출연시켜 이들의 인정어린 훈훈한 사연을 들어보고 박홍 서강대총장,박주천의원등이 후원자 모집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전화로 후원자 접수도 할 예정이다.이밖에 영락교회·서울시민교회 합창단등 교회합창단의 성가로 구성된 「성가 대합창제」가 24일 하오 11시55분부터 90분동안 방송되고 지난해 열렸던 「드레스덴 관현악단의 사랑의 콘서트」(25일 상오 6시10분)와 「빈의 크리스마스」(24일 밤12시40분,K­2TV)공연실황이 방송된다. 외화와 한국영화,만화영화도 재탕을 피해 신선함을 준다.불후의 명화로 꼽히는 「벤허」가 23·24일 이틀에 걸쳐 KBS­1TV에서 방송돼 올드 팬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며 웃음탄 연속의 국내 개봉화제작 「나홀로 집에」(25일 하오 6시10분·K­1)와 찰스 브론슨주연의 「돌아온 산타」(25일 낮12시·K­2),「산타의 나들이」(25일 하오9시·〃)등이 준비돼 있다.한국영화는 선교영화「새벽을 깨우리로다」(25일 낮12시20분),「수녀 아가다」(26일 낮12시10분·이상 K­1),「서울 에비타」(24일 하오 10시40분),「천국의 계단」(25일 하오11시·이상 K­2)등 4편이,만화영화는 프랑스작 「척척박사 트리스탕」과 「꿈을 쫓는 아이들」등 2편이 24·25일 K­2TV를 통해 선보인다. MBC­TV에서도 외화와 교양프로를 마련했다. 국내 자원봉사자발굴을 처음 시도해 성공한 「아침만들기­작은봉사 나의 기쁨」이 미니시리즈 「파일럿」의 작가인 재일교포 이순자씨를 리포터로 기용,해외기획 일본편을 제작,24일과 31일 상오 8시에 내보낸다.또 22일에는 성탄절특집 「생방송 아침만들기­폐품으로 밝히는 크리스마스」를 마련,재활용품을 이용한 크리스마스장식및 60∼70년대 풍속도를 소개한다.특선영화와 만화 5편도 24일부터 26일까지 집중 방송한다.「체비 체이스의 크리스마스 대소동」(24일 하오11시),「산타옷을 입은 사나이」(25일 하오2시),「왕중 왕」(〃 하오9시50분),「베버리힐스의 아이들」(26일 하오 4시40분)과 만화영화 「가제트 형사의 크리스마스」(25일 하오 3시30분)를 내보낸다. 「장애인돕기」캠페인을 일년내내 벌여온 SBS­TV는 취지를 살려 24일 하오 11시25분부터 2시간동안 성탄특집쇼 「온누리에 사랑을」로부터 성탄절 특집방송을 시작한다. 성탄특집 마술「볼로냐 마술특집」이 25일 하오 2시25분,프랑스판 나홀로 집에인 「또마」가 24일 하오 9시50분,「데미무어의 난폭한 주말」이 25일 하오 10시50분에 각각 방송된다.한국영화 「열아홉 절망끝에 부르는 하나의 사랑노래」도 26일 방송된다. 교육방송도 성탄절 특집으로 캐롤송 모음잔치와 오페라를 준비했다.윤형주 김세환 최연제등 인기가수와 EBS청소년가요제 수상자들이 꾸미는 「성탄특집 화이트 크리스마스­캐롤송 모음잔치」가 24일 하오7시에 방송되며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 이발사」가 24·25일 1·2부로 선보인다.
  • “어둡던 시절 조국애에 감사”(김대통령 방미여로)

    ◎“아태시대 이끌 자랑스런 나라될것”/워싱턴교민 안전대책 미에 요청 약속/쌀쌀한 날씨에도 어김없이 새벽 조깅 3박4일간의 워싱턴 공식방문일정에 들어간 김영삼대통령은 22일(이하 현지시간)알링턴국립묘지의 무명용사탑에 헌화하고 폴리 미하원의장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했다.김대통령은 이어 아메리칸대학 명예국제정치학박사 학위수여식과 미민주당 국제문제연구소(NDI)의 「해리먼 민주주의상」 수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3박4일간의 시애틀 방문일정을 마치고 21일 하오 워싱턴근교의 앤드루스공군기지에 도착,현지 교민들을 위한 리셉션에 참석한 뒤 공식수행원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조깅◁ ○…김대통령은 22일 새벽 조지타운대학에서의 조깅으로 워싱턴 방문 이틀째 일정을 시작.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5시15분부터 숙소인 영빈관에서 5분거리에 있는 이 대학 미식축구장 4백m 트랙을 평소보다 빠른 시속 9㎞의 속도로 11바퀴를 뛰며 30여분간 조깅. 조깅에는 한승수주미대사와 주치의,수행원들이 함께했으며 대학측은 김대통령을 위해 야간조명시설을 가동시켜 밤색 타탄트랙을 밝혀주는 등 배려. ▷교민 리셉션◁ ○…김대통령이 워싱턴도착 직후 시내 워싱턴힐튼호텔에서 가진 교민리셉션은 이 지역 교민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40여분 진행. 김대통령과 손명순여사가 리셉션장에 입장하자 홀을 가득 메운 교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고 김대통령내외는 리셉션장을 한바퀴 돌며 교민들과 인사. 김대통령내외가 헤드테이블에 자리를 잡자 정세권한인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모국의 대통령이 여러차례 이곳 워싱턴을 방문했지만 교민 모두가 한마음이 돼 따뜻하게 대통령을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것은 김대통령이 오랜 질곡속에서 끝내 민주화를 이루고 문민정부를 세운 데 대한 우리 교민들의 자랑스러운 마음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 김대통령은 격려사에서 과거 야당지도자시절 교민사회로부터 받은 지원과 성원을 떠올린듯 『대통령이 돼 이 자리에 선 저는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감회를 느낀다』면서 『조국이 어둡고 캄캄하던 시절,여러분이 저와조국에 보내준 따뜻한 애정을 잊을 수 없다』고 감사를 표시. 김대통령은 이어 취임후 추진해온 개혁정책을 하나하나 설명해가며 『우리에게는 이제 자랑스러운 미래가 있을 뿐』이라고 역설했고 교민들은 큰 박수로 호응. 김대통령은 또 『이번 APEC지도자회의에서 한국은 APEC의 장래를 논의하는 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이제 여러분의 조국은 아시아·태평양시대를 이끌어가는 자랑스러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피력. 김대통령은 『최근 이곳 워싱턴지역에서 우리 동포들이 피해를 보는 강력사건이 여러차례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저는 여러분의 안전과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우리정부의 각별한 관심을 미국측에 전달하겠다』고 약속. 김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특유의 단문형식으로 25분여 계속됐는데 교민들은 중간중간 큰 박수로 호응하는등 리셉션장은 시종 열기에 찬 분위기. ▷워싱턴 도착◁ ○…시애틀을 떠난 김대통령은 21일 하오4시30분 앤드루스공군기지에 도착,바람이 차갑게 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환영나온 교민들과 미측인사들의 영접을 받은 뒤 숙소인 영빈관(블레어하우스)으로 출발. 특별기가 도착한 후 김대통령은 한승수주미대사와 로렌스 던햄 미의전장대리로부터 기상영접을 받고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트랩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2백여명의 교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 김대통령은 이어 윈스턴 로드 미국무부 동아태차관보,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그리고 정상회담 공식수행원으로 합류하게 될 이양호합참의장등과 악수를 나눈 뒤 교민들에게 다가가 반갑게 악수. 교민들은 「환영 김영삼대통령내외분 워싱턴방문」이라고 한글과 영문으로 쓴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수고하셨어요』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하며 환영.김대통령내외는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가볍게 포옹하기도. 김대통령내외가 교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는 동안 미경호당국은 대통령이 탑승할 차량의 한쪽문을 연 채 김대통령의 걸음걸이에 맞춰 따라붙는등 경호에 세심한 신경. 이날 공항도착행사는 김대통령이 교민 모두와 악수를 하느라 약간 길어진 20여분이소요. ○…이에 앞서 이날 상오9시 시애틀 시택국제공항에서 있은 환송식에는 이해순시애틀총영사등 우리측 인사와 놈 라이스 시애틀시장등 미측인사,교민 등 1백여명이 나와 김대통령내외를 환송. 교민들은 김대통령내외가 이총영사및 로리 워싱턴주지사의 영접을 받으며 환송식장에 들어서자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 김대통령과 손여사는 교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여러분 반갑습니다.또 만납시다』라고 작별인사. 김대통령은 로딩브리지앞에서 로리 주지사와 허바드 미국무부동아태부차관보의 작별인사를 받고 특별기에 탑승. 김대통령이 특별기에 탑승하는 동안 로딩브리지에는 시애틀 방문중 김대통령을 에스코트한 시애틀경찰 20여명이 일렬로 서 인사를 했으며 김대통령은 이들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 김대통령은 숙소인 셰라톤호텔을 떠나기 직전 이 호텔 주방장과 요리사·숙소담당종업원등 10여명을 불러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시. □특별취재반 ▲정치부=김영만차장·양승현기자 ▲국제부=임춘웅뉴욕특파원·이경형워싱턴특파원·홍윤기LA특파원 ▲사진부=이종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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