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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사회 생활상(IMF시대의 자화상:6)

    ◎고스톱 열풍 꺾이고 火葬엔 긍정적/‘종교로 불안 해소’ 미약… 40%가 무종교/불교 25·기독교 22·천주교 11%順/점집 찾은 사람 34% “사회 어수선해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아래에서도 국민들의 믿음은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종교를 믿는 사람의 대부분이 ‘97년 이전부터 신앙을 갖고 있었다’고 답해 종교를 통해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추세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올 들어 점(占)을 본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사회가 어수선해 점을 봤다’고 응답,점을 통해 마음의 평정을 찾으려 했음이 엿보였다. 또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전생(前生)의 존재를 믿었다. ◆국민 10명 중 4명이 무종교. 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대한매일과 유니온조사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민 라이프스타일 조사결과 응답자의 39.8%가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기존 종교 중 불교가 25.1%를 차지,가장 많았으며 기독교와 천주교가 각각 22.8%와 11.3%였다.불교는 50세 이상 여성 신자들이 많았으며 젊은층과 대재 이상,화이트칼라에서 무종교 응답률이 높았다. 종교인들은 한 주일에 평균 2시간15분을 종교활동에 할애하고 있었다. 1시간 이하가 39.5%로 가장 많았고 2∼3시간은 28.2%,4시간 이상도 20.9%나 됐다. 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57%)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적 반응은 8.5%에 불과했다. ◆전생(前生)이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려. 최근 귀신이야기가 유행하는 것은 사회불안 탓=응답자의 53.6%가 전생을 믿고 있었다. ‘없다’는 의견은 45.6%였다. 남성보다는 여성이,노년층보다는 20대 젊은층이 전생을 더 많이 인정했다. 최근 방송이나 사회 일각에서 귀신이나 전생에 대한 이야기들이 유행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65.6%가 ‘IMF 체제 이후 불안한 미래를 반영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견은 고학력,생활수준 중상층에서 높은 동의도를 보였다. ‘실제로 귀신이나 전생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19.8%에 달했다. ◆올해 점을 본적이 있는지,봤다면 이유는?=응답자의 16%가 올해 한 차례이상 점을 봤으며 이유는 ‘예전부터 봤기 때문’(38.2%),‘요즘 사회가 어수선해서’(34.7%),‘그냥 재미로’(25.9%) 순이었다. 50대 여성과 저학력층이 습관적으로 점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직과 부도에 시달리는 40대에서 ‘불안’ 때문이라는 응답률이 높았다. 점에 대한 신뢰도에 대해 ‘믿지 않는다’(42.5%)가 ‘믿는다’(4%)를 압도했으나 ‘경우에 따라서 믿는다’가 53%를 차지해 점을 본 결과를 작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았다. ◎화투·포커 등 노름성 오락/“지난해 비해 빈도 줄었다” 80%/최근 한달내 경험 27%/85%가 “그냥 재미로” 한때 ‘망국병’으로까지 불렸던 고스톱이 거센 IMF 파고에 꼬리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화투와 포커 등 노름성 오락 횟수가 줄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여성과 종교인을 제외한 모든 계층이 여전히 고스톱을 치고 있었으며 특히 30대 대졸이상 남성들의 화두와 포커 빈도가 가장 높았다. ‘최근 한 달 이내에 화투나 포커를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7.2%가 ‘했다’고 대답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37.5%로 여성 16.8%의 두 배이상이었다. 교육수준별로는 대졸 이상이 32.2%로 중졸 이하 20%보다 높았다. 기·미혼은 물론,직업·소득·지역 등에 관계없이 전 계층에서 화투나 포커를 즐기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화투와 포커 등을 하는 빈도의 증감’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응답자(80.3%)가 ‘줄었다’고 답했다. IMF 체제 이후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30대 화이트칼라의 감소세가 두드러진 반면,경기침체 여파를 타고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세는 완만했다. ‘화투나 포커를 하는 목적’에 대해 응답자의 85.3%가 ‘그냥 재미로’라고 답했다. ‘돈을 따 보려고’(6.5%)와 ‘시간이 남아서’(5%)는 소수에 그쳤다. ◎火葬 어떻게 생각하나/“국토 이용 측면에서 찬성” 70%/연령 높을수록 거부감/법제화엔 신중한 입장 崔종현 SK그룹회장 작고 이후 사회 지도층 일부에서 일고 있는 장례문화 개선운동에 대해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를 법제화하는 데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화장(火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0.5%가 ‘국토의 효율적 이용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17.9%는 ‘자식들의 결정사항’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고 ‘전통적인 장례 풍습인 매장(埋葬)을 따르겠다’는 의견은 11.9%였다. 연령이 높을수록 화장에 대한 거부감이 컸으며 30대의 동의도(74.1%)가 높았던 반면,20대는 유보적인 태도가 두드러졌다. 종교별 화장 동의도는 천주교가 75.5%로 가장 높았으며 기독교(71.7%),불교(67.4%) 순이었다. 지역별로 수원과 인천 등 수도권지역이 80%에 이르는 높은 동의도를 보였으나 울산지역은 60.2%에 불과했다. ‘화장의 법제화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응답자의 43.3%가 찬성했으나 25.2%가 반대했으며 ‘무어라 이야기할 수 없다’는 유보적 태도도 31.5%에 달했다. 남녀간의 의견 차가 없었던 반면,기혼이 미혼보다 10%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화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있는 불교도들의 동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뜻밖이었다. ◎정부정책 높은 인지도/가정폭력 방지법 66% ‘동의’/심야영업 해제 64%가 ‘반대’/의료보험 통합 73% ‘찬성’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회분야 정책에 대해 응답자들은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분야별로 찬반이 엇갈렸으며 특히 가정폭력방지법의 경우 성별에 따라 큰 의견 차이를 보였다. ‘가정내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사용했을 때 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3.6%가 ‘안다’고 답해 높은 인지도를 보였다. 생활 및 교육수준이 높을수록,연령이 낮을수록 더했다. 그러나 ‘가정폭력의 법적 처벌’에 대해선 성별 및 연령에 따라 큰 견해차를 보였다. ‘가정내 폭력도 처벌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응답이 66.6%였으나 ‘가정내 폭력은 가정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대답도 30.2%에 달했다. ‘남의 가정사를 법적으로 비화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은 2.6%에 그쳤다. ‘가정폭력의 법적 처벌’에 대해 여자의 75%가 동의하고 있는 반면,남자는 58.3%에 불과했다. 특히 20대 여성 동의율은 84.6%였다. 남녀 모두연령이 높을수록 ‘가정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 9월15일부터 심야영업 제한이 풀린 다방 제과점 호프집 등과 내년 3월부터 같은 혜택을 받는 룸살롱 나이트클럽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4.4%가 소비향락 문화 및 범죄발생 증가 우려를 이유로 ‘반대’,35.2%는 소비활성화를 이유로 ‘찬성’하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나이가 어릴수록 심야영업 해제에 긍정적인 반면 고연령일수록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지역의료보험조합과 의료보험관리공단을 통합,의료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정부 정책에 대한 의견’에 대해 응답자의 47.5%는 ‘전국 어디에서나 의료보험 서비스를 받는다’는 이유로,25.7%는 ‘불필요한 인원을 줄이는 계기가 된다’는 이유를 들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반해 18.6%는 ‘보험료가 오른다’는 이유로,또 7.3%는 ‘직장조합이 지역조합의 적자를 메우게 된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 英 계관시인 테드 휴즈 타계

    【런던 AFP AP 연합】 영국의 계관시인 테드 휴즈가 자택에 서 18개월간 암과 투병한 끝에 타계했다고 페이버 앤드 페이버 출판사가 29일 밝혔다.향년 68세. 영국 북부 요크셔에서 출생한 휴즈는 60년대말 등단한 이후 자연에 대한 차분한 관조를 바탕으로 ‘까마귀의 삶과 노래’(71년)과 ‘무어타운’(79년,89년),‘강’(84년) 등의 시집을 발표해 당대 정상급 시인으로 자리잡았다.
  • 돌아온 박세리 ‘혹사’ 우려는 기우/裵成國 체육팀장(데스크시각)

    박세리가 27일 아침 그리던 고국에 왔다.지난해 10월 “성공해 돌아 오겠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지 꼭 1년만에 ‘20세기 우리의 마지막 영웅’으로 금의환향한 것이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프로테스트를 당당히 1위로 통과,주목받는 신인으로 투어에 첫발을 내디뎠던 박세리는 몇달 뒤 세계골프계를 놀라게 하며 단숨에 신데렐라가 됐다. 올시즌 초반 9차례의 투어대회에서 한번도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던 박세리는 지난 5월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정상에 올라 ‘박세리 신화’를 창조했다.이것은 전주곡이었다.2개월 뒤 메이저대회 가운데 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에서 또다시 우승,LPGA데뷔 첫해에 메이저대회 2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일약 그린여왕에 올랐다.그리고 1주일만에 열린 제이미파 크로거대회에서는 4라운드 합계 23언더파라는 경이적인 스코어로 LPGA의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 여자골프사를 바꿔놓았다.자이언트 이글클래식에서도 1위에 올라 한달동안 3승을 올리는 등 시즌 4승의 신들린 샷을 휘두르며 루키로서 찬란한 금자탑을 쌓았다. ○긴장의 연속서 벗어나 메이저대회 2연승을 달성한 뒤 박세리는 기회 있을 때마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어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친구들과 만나 얘기도 하고 고국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해왔다.그런 그녀가 마침내 부모와 친구들이 있는 고국에 온 것이다. 비록 1주일동안의 짧은 체류지만 30일부터는 오는 11월 11일 대한매일로 다시 태어나는 서울신문의 자매지 스포츠서울이 주최하는 98한국여자골프선수권대회(레이크사이드CC)에 출전,세계정상의 기량을 국내 팬들에게 선보인다. 박세리의 지난 1년동안의 미국생활은 훈련과 긴장의 연속이었다.이 때문에 압박감에서 잠시 벗어나 고향을 찾은 그녀에게 국내에서의 대회 출전이 다소 무리가 아니냐는 일부 의견도 있다.그러나 골프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사람들이 들었으면 어리둥절했을 법하다. ○검증받은 정상의 기량 골프는 분명 멘탈경기다.그러나 대회 출전의 목적과 내용에 따라 플레이어가 받는 압박감이나 에너지 소비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상금이나 명예를 위해 수많은 경쟁자들과 다퉈야 하는 투어대회에서의 경기는 피를 말리는 긴장과 압박감을 가져다준다.이때의 에너지 소비는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다.만일 그것이 플레이오프라면 중압감은 훨씬 더 커진다. 그러나 친구들과 푼돈 내기를 한다든가 고향에 돌아와 팬들에게 서비스하는 차원의 라운딩은 오히려 경기 감각을 잊지 않게 해주는 레크리에이션이 될 수 있다.박세리의 기량은 이미 세계 골프계로부터 검증을 받았다.메이저대회 우승자가 골프 후발국의 다른 선수들보다 월등히 잘 쳐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것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박세리를 지나치게 염려하는 사람들의 ‘기우’에 불과할 것이다. 골프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박세리는 이러한 것들을 초월한지 이미 오래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세계적인 골퍼가 된 박세리의 성숙한 플레이와 매너,그리고 고국에서 사랑하는 선후배들과 편안히 라운딩을 즐기는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이다.팬들 역시 그녀의성적보다는 성숙한 모습을 확인하기를 더 원할 것이다. 박세리는 늘 경기를 할 때가 가장 편하게 쉬는 시간이라고 했다.선수는 경기장에 있을때 멋있고 자랑스럽게 보인다.그것이 경기감을 잃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 계간지들 ‘환경보호’ 한목소리

    ◎“생택 파괴되면 인간도 살 수 없다”/‘황해문화’·‘가톨릭신학…’·‘동아시아 문화와 사상’ 등/개펄·창조질서·에너지 주제 특집 꾸며 현대는 환경의 시대다. 동양사상은 물론 신학에서도 환경을 다루고 있을 정도다. 환경 또는 생태계가 파괴되면 인류가 생존할 수 없는 것에 비춰볼 때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나온 계간지에서 엿볼수 있다. 인천에서 발간되는 황해문화 가을호는 개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가톨릭대학교에서 펴내는 가톨릭 신학과 사상은 ‘창조질서의 보전과 환경’이라는 주제로,계간 환경과 생명은 ‘에너지,환경,대안경제’라는 제목으로 환경을 특집으로 다뤘다. ‘동아시아 문화와 사상’은 창간호에서 양명학과 환경과의 관계를 짚었다. 산과 평지로부터 비에 씻겨진 영양분들은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든다. 그래서 개펄에서는 생명이 살아 숨쉰다. 또 개펄에 사는 수중생물들은 오염물질을 먹어 치운다. 세계 각국이 람사협약(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에 가입,습지보전에 나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국습지보전연대회의 초청으로 한국개펄을 조사중인 영국 생태기획가 닐 무어스는 황해문화 기고문에서 유럽 개펄 1㎥당 3만마리의 벤토스(갯지렁이 등 개펄생식물)에 비해 인천은 4만7,000마리가 살고 있다면서 뛰어난 생물다양성 지역인 강화도 남부,영종도 남부,대부도와 시화호 주변 개펄과 염습지,영흥도와 선재도의 개펄 등은 내년 5월 제7차 람사 당사국총회에서 ‘람사 사이트’(국제 물새 서식지역)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공항 건설로 영종도 서쪽 개펄에서는 물떼새,도요새가 눈에 띄게 줄었으나 이 지역은 여전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며 이 일대의 모든 간척계획이 취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이곳에 생태교육센터를 조성하면 어린이들에 대한 교육효과는 물론 외국관광객들에게 한국이 환경에 대한 국제협약을 잘 이행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 백운철신부는 신학과 사상에 기고한 ‘환경신학과 성서’라는 글에서해방신학의 한 부류에 속하는 환경신학은 해방의 주제를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자연환경 일반으로 확대,심화시킨 것이 기본취지라며 그 윤리적 실천원칙은 성서적 환경보전법이라고 할 수 있는 안식일,안식년,희년제도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일정기간이 지나면 쉬게하는 성서의 안식일,안식년 법은 한주기 동안 축적된 자연의 왜곡과 파괴를 일신하는 것은 물론 인간에게 생산성이나 실적의 노예가 되지 말고 창조의 근원적 리듬에 따라 살아가도록 가르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안식년은 휴경,노예해방,빚 탕감을 규정하고 있다며 현재 후진국에서 엄청난 외채로 환경오염이 심화되고 있는 것을 감안,전세계적으로 가난한 나라의 빚을 탕감해주자는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2000년 대희년을 맞는 교회의 자세라고 말했다. 영남대 최재목 교수는 동아시아 문화와 사상에 실린 ‘양명학과 환경윤리’에서 동양철학에는 ‘예방환경학’이라 할만큼 환경보전을 지향하는 환경친화적인 철학적·윤리적 담론이 풍부히 함유돼 있다며 인간과 만물의 공생을 지향하는 왕양명의 만물일체론은 현대인들이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환경과 생명은 특집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비판 등 한국 에너지산업의 총체적 개혁방안에 대해 다뤘다.
  • 유럽 현대미술 향기 솔솔/새달 英·佛·獨·스위스 작가전 줄이어

    ◎드로잉·조각·사진 등 다양한 장르 전시/수준높은 작품 감상 기회 가을철 전시회 시즌을 맞아 해외작가들의 작품전시가 줄을 잇고 있다.모처럼 국내에서 프랑스 스위스 영국 독일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감상할수 있는 자리가 풍성하게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현대드로잉전’(10월18일까지)‘영국 현대미술전’(10월20일까지) ‘스위스 현대미술전’(10월30일까지),그리고 독일작가 ‘로레 베르트’전(10월3일까지)과 영국의 조각가 ‘앤터니 카로’전(10월20일까지)등. 서울 종로구 부암동 환기미술관(02­391­7701)에서 열리는 ‘프랑스 현대드로잉전’은 프랑스 북서부 피카르디 지역현대미술기금(FRAC) 소장품중 앙드레 마숑 등 초현실주의 경향의 작가들과 프랑스 전위미술에서 가장 역동적인 그룹의 하나로 캔버스 위에 갖가지 지지대를 붙여나간 쉬포르­쉬르파스(Support­Surface)작가들의 작업까지 다양한 드로잉 작품 50여점이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02­503­7124)의 ‘영국 현대미술전’은 주로 80년대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젊은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아트 앤 랭귀지,질리언 웨링,길버트 앤 조지,더글라스 고든,사라 루카스,게리 흄,사이먼 피터슨 등 9명.전시작품은 회화와 조각,설치 등 47점.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02­737­7650)에서 열리는 ‘스위스 현대미술전’은 스위스 연방정부 수립 150년을 맞아 기획한 해외전시.한국에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피피로티 리스트,모리스 뒤크레,다니엘 베르세,존 암레더,엘리자벳 헬러,안네리스 스트르바,실비 플로이리,우엘리 미셸,안나 비 비센당거 등 스위스 현대작가 15명의 회화와 설치,사진,비디오,조각,드로잉 작품이 출품된다.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02­544­8481)에서 열리는 독일작가 ‘로레 베르트’전은 서구작가로는 독특하게 동양의 한지를 재료로 작업하는 작가의 작품전이다.문자 숫자 원 등 기하학적 형태가 등장하는 작품은 입체주의에서 비롯한 종이콜라주 양식.이 전시에서는 ‘투명화’ ‘3차원적 회화’를 표방한 작품 24점이 선보인다. 종로구 소격동 국제화랑(02­735­8449)이 마련한 ‘앤터니카로’전은 현대조각의 세계적 거장 헨리 무어의 뒤를 이은 영국의 대표적 조각가의 작품전이다.그는 조각의 전통적 개념을 거부,미래지향적 산업사회를 표상하는 순수 조형적 구성체로서 새로운 조각을 추구해온 작가.
  • 음식쓰레기/鄭信模 논설위원(外言內言)

    우리 나라에는 먹는 일에 관한 속담이 꽤 많다. 얼른 생각해도 “금강산도 식후경”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 “코 아래 진상” 등이 떠오른다. “이 새 저 새 해도 먹새가 으뜸” “입이 서울”이란 말도 있다. 사전에는 재미있는 속담들이 더 많을 것이다. 먹기 위해 산다는 주장처럼 한결같이 먹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수천년 동안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농경사회에서 살았으면서도 언제나 먹을 것이 모자랐던 까닭에 이런 속담들이 나온 것이 아닐까. 우리 나라가 먹는 걱정에서 벗어난 것은 기껏해야 20여년 정도. 그 전에는 해마다 봄철이면 춘궁기(春窮期),보릿고개,절량(絶糧)농가라는 말이 연례행사처럼 신문 지면을 장식했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음식문화에서는 질보다 양을 중시했던 것 같다. 이는 지금까지 미풍양속처럼 이어져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야 훌륭한 대접이 되는 풍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진수성찬(珍羞盛饌)과 산해진미(山海珍味)처럼 제법 어려운 단어도 중학생쯤 되면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맛있는 음식에 대한 선호도 역시 컸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러나 먹는 걱정이 사라진 요즘은 음식을 너무 헤프게 여기는 풍조가 역력하다. 과거를 너무 빨리 잊어버렸거나 천박한 졸부(猝富)근성 탓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필요한 식량의 70%를 해외에서 수입한다. 연간 음식물에 쓰는 비용은 22조원이고 이 중 약 8조원은 쓰레기로 사라진다. 서울신문은 이런 낭비를 줄이기 위해 지난 해부터 음식물 쓰레기 50% 줄이기 운동을 펴오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아직도 더 줄일 여지는 많다. 서울시는 지난 해 대규모 식품접객업소,백화점,집단급식소 등 1만여개를 감량의무 사업장으로 정해 음식쓰레기를 자체 또는 전문업체에 위탁해 비료나 사료로 처리토록 한 이후 23%의 감량성과를 거뒀다고 29일 밝혔다. 그러나 감량의무를 지키는 않는 업체도 아직 25%나 된다고 한다. 서울시는 오는 8월 하순부터 각 구청별 조례에 따라 감량의무를 지키지 않는 업소에는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계획이다. 쌀 한 톨,밥알 하나를 귀중하고알뜰하게 여기던 선조들이 이런 일을 법으로 강제하는 후손들을 본다면 무어라고 하실까. 더구나 산더미 같은 외채를 짊어지고 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에서.
  • 반환 1년… 딜레마의 홍콩 경제(해외사설)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복귀 1주년을 맞는 홍콩을 잇따라 방문했다.클린턴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장 주석과 정상회담도 가졌던 터다. ‘1국 2제도와 자치를 유지한다’는 중국의 약속이 지켜질 것인가라는 복귀 전의 불안은 두 정상의 방문을 보아도 당분간은 해소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장 주석에게 항의하는 데모도 허가되고 자치를 상징하는 입법의회 첫 회의도 열렸다. 1년전 중국에 복귀하면서 1만7,000발의 불꽃을 쏘아 올리며 찬란하게 축하 행사를 마련했던데 비해 두 정상을 맞는 분위기는 차분했다.표면적인 정치의 안정과는 대조적으로 경제사정은 어려워져 아시아 금융센터로서의 위치는 흔들리고 있다. 주가는 복귀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부동산 가격도 폭락했다.실업률은 2.4%에서 4.2%로 크게 악화됐다.주된 원인은 미국 달러화에 연동시킨 특유의 고정환율제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금융위기로 각국의 통화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홍콩 달러화도 가치가 떨어지면서 미 달러화에 대한 환율은 비싸졌다.통화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해 고금리정책을 지속시킬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비지니스 비용이 크게 오르게 됐다. 그렇다고 고정환율제를 포기한다면 홍콩 달러화 가치의 폭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그리고 세계에서 모여든 자금이 홍콩으로부터 순식간에 빠져 나가 아시아 금융센터로서의 지위를 위협받게 된다. 이런 딜레마속에서 지난 5월에 실시된 중국 복귀 후 첫 입법의회 선거는 예상을 크게 뛰어 넘는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선거에서는 ‘민주파’가 대거 당선돼 홍콩 주민들의 불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무어라해도 아시아 금융센터인 홍콩의 본격적인 경기회복에는 아시아 경제 회복이 불가결하다.특히 일본 경제의 회복이 절실하다.둥젠화(董建華) 홍콩 행정장관은 클린턴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회에서 “엔화 환율의 안정과 일본 경제의 회복은 아시아 금융안정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로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딜레마에 빠진 홍콩도 일본의 경기회복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 IMF시대 여성象/李春鎬 여성유권자연맹 회장(서울광장)

    한국인을 고개숙이게 한 IMF 한파의 위력은 밉지만 우리 사회의 남녀 역할관을 변화시키는데는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게도 단단히 닫혔던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아침 햇살에 서리 걷히듯 아스라이 녹아 내리면서 여성상에 대한 변화의 문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몇 달전까지만 해도 가냘프고 늘씬한 서구적 외모와,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순결함을 지닌 다소곳한 현모양처형이 여성을 평가하는 가치기준이 되어 왔다. 그로 인해,여성들은 아름다워지려는 욕망에 거의 모든 것을 투자하고 낭비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IMF시대의 경제적 고통이 이제 겨우 7개월을 넘기고 있는 시점에서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상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요사이 영화나 만화,그리고 광고 속에서까지 푼수스럽더라도 돈 잘 벌고 억척스러운 여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영화 ‘GI제인’의 데미 무어같은 독립적이며 강한 투사형의 여성,가정경제를 잘 꾸리고 남편 기살리는 사랑스런 여성,이 두 역할을 완벽하게 해 낼 수 있는 여성을 이 사회와 남성들은 당장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돈 잘버는 억척여성 각광 하지만 IMF시대가 끝나고 우리 사회의 힘든 상황이 모두 끝난 뒤에도 남성들은 진정으로 당당하고 능력있는 전문직 여성과 투사적인 여성 해방군과 같은 억순이를 이상형의 여성으로 생각할 것인지에는 의문이 간다. 남성들의 편의와 요구에 여성이 맞춰지는 한시적인 사회현상보다는 여성 스스로 변화돼야 한다.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변화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해답을 주 듯,바버라 마코프가 쓴 ‘딸,이렇게 키워라’와,저넷 게이트버그의 ‘강한 딸 만들기’등에서 여성이 강하고 행복한 존재로 새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책들은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시몬 드 보봐르의 실존주의 철학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로 하는 여성상의 방향타를 설정하는데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남성 역시 변화해야 한다.근육질의 표정없는 포커 페이스에 가족의 짐을 혼자 짊어지고 끙끙대는 미련한 남성이 아니라 부드러움과 융통성을 갖고 가정적 역할을 공유하는 그런 남성을 이 시대는 원하고 있다. 지금은 남녀 모두가 열린 사회를 위해 새롭게 변해야 한다. ○열린사회 남녀 모두 변해야 이제는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남성과 그 사회문화의 잣대에 의해서 재단되지 말고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전 생애에 걸쳐 노력할 때 자율적인 민주시민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다.즉 자율적인 인간으로서 살아가겠다는 깊은 깨달음이 내면으로부터 솟구칠 때 자신의 가치를 공평하게 배분받을 수 있는 과정에 참여하게 될 뿐만 아니라 스스로 행복을 느끼게 된다. IMF시대를 통해서 한국 여성상의 변화 뿐만 아니라 정치판까지 깨끗하게 개혁되길 희망한다. 개혁은 언제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때가 있는 법이다. 정부가 개혁하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하더라도 국민의 기대가 고조된 시기를 놓치고 나면 다시 기회를 얻기는 어렵다. 남녀평등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진 金大中 대통령과 여성운동 1세대인 李姬鎬 여사의 깊은 배려가 정부의 개혁 뿐 아니라 평등사회를 만드는데 반드시모아지기를 바란다. 이 모아짐을 갖고 남녀가 역사발전의 추진력이 되어 IMF 한파의 긴 터널을 지나 들꽃 만발한 평야를 모두 함께 달리고 싶다.
  • 평화의 훈풍 감도는‘鐵의 삼각지’(휴전선 해빙의시대 오는가:下)

    ◎안보교육장된 격전지에 관광객 북적/민통선 주민 금강산철도 복원 큰 기대 날아오는 총알을 이빨로 물었던 무용담과 금강산 여행의 희망이 어우러진 곳이 있다. 중부전선 ‘철의 삼각지’. 철원­평강­김화를 잇는 지역이다. 철의 삼각지는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포탄을 너무 맞아 높이가 1m 낮아진 백마고지,꼭대기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 내렸다는 아이스크림고지,희생자들의 피가 내를 이뤘던 피의 능선 등. 이제 이곳은 대표적인 안보교육장이 되었다. 백마고지 전적지와 월정리 일대는 관광객을 태운 버스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코 앞에 휴전선이 있고 민통선 이북이다. 여기가 뚫리면 단번에 서울이 위험해진다. 정예강군으로 평가받는 육군 청성부대와 열쇠부대가 한치의 틈도 없이 지키고 있다. 6·25 발발 48주년을 맞아 철의 삼각지 전투에 참여했던 예비역 장성 10여명이 부부동반으로 백마고지 전적비를 찾았다. 모두들 감회어린 표정으로 ‘무용담’을 자랑했다. “일어나서 부대원들에게 ‘돌격 앞으로’를 외치는 순간,적의 총알이 입으로 들어오길래 꽉 깨물어버렸지” “중대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전투는 내가 다 치렀는데 기록판에 내 이름은 없구만” 환갑을 훨씬 넘긴 노병(老兵)들은 지금이라도 전투에 나서겠다는 기백이 넘쳤다. 최전방을 지키는 초병들에게 북한은 아직 ‘격멸해야할 적(敵)’이다. 동해안에서 북한 잠수정이 나포된 뒤 경계의 수준도 한층 높아졌다. ○초병들 강도높은 훈련 매진 열쇠부대 姜恩珍 중위(26)는 “조건반사적인 훈련만이 유사시 적을 제압할 수 있다는 인식아래 강도높은 교육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고 씩씩하게 외쳤다. 관광객이 더욱 많이 찾는 청성부대 장병들도 경계태세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柳寅雲 중령(40)은 “유비무환의 자세로 경계작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철원은 한탄강을 끼고 북한의 평강고원까지 용암대지 위에 형성된 너른 들판이다. 강원도 최대의 곡창지대였던 ‘화려한 과거’를 갖고 있다. 서울­원산을 잇는 경원선과 금강산가는 전철이 갈라지는 곳이기도 하다. 원산 아래의 ‘명사십리’는 실향민이 아니더라도 모두가 가보고 싶은 해수욕장이다. 그러나 내금강행 전철은 해방 1년전인 지난 44년 일본이 다른 곳의 전쟁물자 수송을 위해 철거했다. 북한이 개방되면 경원선도 복구하고 금강산 전철도 새로 깔아야 한다.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북 화해정책’의 훈풍이 철원평야에 먼저 분다고 해서 이상한 일은 아니다. 남북통일이 되거나 관계가 개선될 때 개발 우선순위 지역이다. 민통선 북쪽에 위치한 마을 대마리 주민들도 꿈에 부풀어 있다. 188가구,950명의 주민 중 상당수가 실향민이다. 이들은 고향에 가볼 날이 멀지 않았다는것과 함께 ‘금강산 개발’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마리 이장 林鍾睦씨(41)는 ”정주영씨의 소떼가 북한에 감으로써 남북교류의 물꼬가 터졌으니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생기겠지요”라고 말했다. 철원과 금강산을 잇는 철도 복원문제에 대해서는 “가슴이 벅차 무어라 표현을 못하겠어요”라고 설레는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 잠수정 사건이 일과성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도 했다. 경원선이마지막으로 끊어진 월정리역. 휴전선 남방한계선과 붙어 있다. 취재진과 동행한 작가 柳在用씨(62)는 ‘적극적 통일대비론’을 폈다. “이제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가 아니라 ‘달려야 한다’로 바뀌어야 합니다. 부서진 옛 기차를 새 기차로 바꿔놓고 조건만 충족되면 당장이라도 달리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월정리 일대에는 이미 유명해진 ‘북한 노동당사’와 ‘제2땅굴’도 있다. 북한의 호전성을 알려주는 유적들과 군기가 바짝 든 군인들. 그 가운데 삭막한 분위기를 바꿔주는 이가 있다. 청성부대 정훈장교 朴商瑛 중위(27). 훤칠한 키에 절도있는 동작의 여장부지만 해맑은 미소로 방문객을 맞으며 최전방을 밝게 한다. 21세기 남북관계의 앞날을 예고하는 듯도 싶다. ○굵직한 문화유적 곳곳 산재 남북 해빙무드에 맞춰 철원 일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교통의 요충이라는 것 외에도 다양하다. 굵직한 문화 유적만 해도 10여개가 넘는다. 궁예도성,성산성,동주산성 등. 후삼국 시절 궁예가 지은 도성은 비무장지대(DMZ)안에 있다. 재두루미,고라니,큰기러기 등 희귀조류 들의 낙원이기도 하다. 여기에 동송저수지,학저수지 등 사람에 찌들지 않은 호수들과 50년간 인공이 배제된 DMZ 일대의 생태계 등. 금강산 개발과 철원일대 관광지개발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남북관계 발전은 물론 국부(國富)증진에 폭발적 힘을 보탤 것이다. ◎김화 출신 소설가 柳在用씨/금방 전원교향악 들려올듯 평온/6월 햇살속 겨울옷 벗겨낼 힘 충만/포성·격양된 대남방송 분단 실감케 6월 하순의 철원평야. 여기가 6·25전쟁중 최대 격전장이었던 ‘철의 삼각지’란 말인가. 검푸르게 자라는 벼포기들을 가득 실은 평야,그 위로 유유히 날으는 백로들,여유있는 표정의 농민들을 바라보느라니 아름다운 민요가락이나 전원교양악이라도 들려올 것 같았다. 인구 2만의 융성했던 도시 철원읍을 완벽한 폐허로 만들어버린 전쟁은 꿈속의 사건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을까. 그러나 전쟁은 결코 꿈은 아니었다. 반세기라는 짧지 않은 세월로도 다 아물릴 수 없었던 상처들이 철원평야의 곳곳에 남아 있었다. 구철원읍의 중심가였던 자리에 벽과 벽의 일부로만 남아 있는 얼음창고,농산물검사소,금융조합,철원감리교회,교각만 남아 있는 금강산행 관광철도의 철교와 잡초 우거진 철로둑,월정리역에서 끊겨버린 경원선 철로,해골처럼 흉물스러운 몰골로 서있는 철원노동당청사,길가에 여기저기 널려 있는 지뢰지역,24회나 주인이 바뀌는 격전으로 2만명의 전사자를 낸 백마고지,북한의 남침 야욕과 적화통일에의 미련이 노출된 땅굴,국토의 허리를 막아 놓은 철조망…. 뛰어가면 5분에 닿을 수 있다는 북한쪽 고지에서는 격앙된 목소리의 대남방송이 들려오고 어디선가 포사격 연습하는 소리가 먼 천둥소리인양 우릉우릉 들려온다. 게다가 북한군 잠수정의 동해안 침투소식마저 겹쳐 어쩔 수 없이 분단과 대치를 실감하게 해준다. 하지만 몇 년전에 방문했을 때와는 달리 철원평야에는 한결 짙은 평화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한가로운 전원풍경이나 철조망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노래하는 뻐꾸기와 꾀꼬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전에는 철원평야의 정적속에 공포와 불안이 배어들어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감과 안정감과 화해의 기운이 배어들어 있었다. 철원평야 위로 쏟아져 내리는 6월의 따가운 햇살속에는 얼음을 녹이고 겨울옷을 벗겨낼 힘이 충만해 있었다. 내실을 다지는 일과 경계하는 자세를 흐트리지는 말아야 한다. 서두르지도 말고 차근차근 준비하며 기다리자. 멀지않은 장래에 통일열차를 타고 분계선을 넘어 북쪽땅으로,고향으로 달려갈 수 있으리라는 예감이 가슴 속에 고여 올라옴을 느끼며 철원평야를 뒤로 했다. (柳在用씨는 강원도 김화군 창도리가 고향인 실향민이다. 철원 지역을 주무 대로한 자전적 분단소설 ‘달빛과 폐허’ 등 많은 작품을 썼다.) ◎6·25당시 美 군사고문단 캐롤 하지스씨/전쟁의 교훈 어느것이든 잊어선 안돼/미국서 한국전쟁 관심 되살아나 다행 6·25전쟁시 군사고문단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미국인 캐롤 B,하지스씨(84)는 주한미군사령관 고문으로 한국군 창설과정,또 농촌근대화운동에 이르기까지 많은 공헌을 했다. 예비역 대령으로 미국 플로리다에서 만년을 보내고 있는 그가 6·25 48주년을 맞아 한국에 왔다. ­한국전쟁 48주년을 맞는 소감은. ▲이 때만 되면 남다른 감회가 많다. 헐벗고 굶주리던 당시 한국민들의 모습도 그렇거니와 3만5,000여명의 미군이 숨지고 10만명이상 부상한 한국전쟁이 미국인들 사이에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것이 안타깝다. ­그 이유는. ▲베트남전쟁 패배가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한국전쟁을 기억할 여유가 없었다. 왜 막강한 화력의 미군주도 유엔군이 흥남에서 철수해야 했는가도,전쟁중 작전권이 박탈된 맥아더 장군의 교훈도 잊었다. 한국전쟁 기념비도 1995년에야 세워졌다. 전쟁의 교훈은 어느 것이든 잊어선 안된다. 최근 미국내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 다행이다. ­한국전쟁후 심혈을 쏟은 농촌부흥운동인 4H운동에 대해 들려달라. ▲한국민들의 열정과 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 성과는 놀라왔다. 평택 모범농장은 폐허에서 일으켜 세운 농촌의 전형이 됐다. 또 4H운동은 한국 민초(民草)들에게 민주주의를 심어준 과정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운동은 朴正熙 대통령 시절 새마을운동으로 바뀌었고 아쉽게도 나중에 획일적 집단주의로 흘렀다. ­부인 해리어트 여사와 벌이고 있는 어린이심장병환자 수술운동은. ▲이 일은 단번에 중단할 수 없다. 지난 72년 심장병을 앓던 한 한국 소녀를 아내가 적극 미국에 주선해 완쾌시킨 뒤부터 시작,지금까지 3,300명에게 혜택을 주었다. ­50년만에 여·야 정권교체를 이룬 金大中 대통령에 대한 용공 시비는. ▲용공시비는 한국군 내부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많은 군인사들이 내게 그런 정보를 흘렸으나 근거가 없다.
  • 孫 전경련 부회장 문답/현대·삼성·LG 모두 빅딜 공식부인

    ◎정치권 의도 재계선 말할 입장 못돼 孫炳斗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수면 위로 떠오른 빅딜과 관련,민감한 사안임을 느낀 듯 매우 원론적인 답변으로 재계의 입장을 밝혔다.그는 “회장단회의에서 논의는 있었으나 정식의제는 아니었다”며 “해당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이 빅딜에 관해 논의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孫 부회장은 질문이 빅딜에 집중되자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수출과 기업구조 조정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는 말로 대신하기도 했다. ­회장단회의에서 빅딜문제가 논의 됐나. ▲삼성 현대 LG 회장 분들이 안나와서 깊은 논의는 없었다. ­재계의 부정에도 불구,정치권은 빅딜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말하고 있는데. ▲세 그룹에 확인한 결과 그런 사실이 분명히 없다고 했다. ­구조조정 본부장들이 무어라고 말했나. ▲빅딜은 논의도 안됐으며,추진된 바도 없다고 했다. ­빅딜에 대해 재계가 부정적이라고 해석해도 되는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다. ­빅딜에 대한 정치권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말할 입장이못된다.빅딜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된 자민련 朴泰俊 총재도 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들었다. ­빅딜부정을 재계 공식 입장으로 봐도 되나. ▲현재 상태가 그렇다는 얘기다. ­金宇中 대우회장이 제안한 재계 주도의 국제합작은행 설립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얘기가 오갔나. ▲아이디어는 좋지만 구조조정을 앞두고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 베트남戰 탈영병에 미군 사린가스 살포

    【워싱턴 AP DPA 연합】 미국의 CNN방송과 타임지는 7일 미국이 베트남 전쟁중 라오스로 망명한 미 탈영병들을 대상으로 비밀작전을 펴면서 치명적 신경가스인 ‘사린’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뒷바람 작전’으로 명명된 비밀작전에서는 3년전 일본 지하철역에서 테러범들이 사용했던 신경가스 ‘사린’이 미 도망병들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믿어지는 라오스의 한 마을에 투하됐다는 것. 닉슨 대통령 등 미 당국자 누구도 전투중에 사린가스를 사용했음을 인정한 적이 없으나 베트남전 당시 해군작전 책임자였던 전 미국 합참의장 토머스무어러 예비역 대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죽음의 가스가 ‘뒷바람 작전’에 사용됐음을 확인했다.
  • 獨 ICE 참사 원인 현지 추정

    ◎“사고지점 6㎞ 前 객차 1량 탈선”/사망자 최소 120여명/경찰 철로 이상 시사 【베를린·에쉐데 외신 종합】 독일 북부의 에쉐데에서 도시간 고속열차(ICE)가 고가도로 교각과 충돌,최소한 120여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부상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사고는 독일이 기술 집약도와 함께 안정성을 자랑하는 최고시속 280㎞의 첨단 고속열차의 사고여서 충격은 더욱 컸다. 더구나 고속열차가 고가도로에서 추락한 자동차와 충돌하면서 철로를 벗어났고 사고를 일으켰다는 당초의 사고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직접적인 원인을 놓고 갖가지 억측을 자아내고 있다. ○안전성 자존심 먹칠 한편 91년부터 독일 철도의 주요 구간에 배치된 ICE는 그동안 별다른 사고를 내지 않아 안정성을 자랑했었다. ○…사고 순간의 목격자들은 3일 상오 11시쯤(한국시간 하오 6시) 사고가 났을 때 철로위 고가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자동차 한대가 난간을 넘어 철로로 추락하면서 열차와 충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 대변인은 추락 자동차는 독일 국영철도회사(DB)소속으로 열차사고가 발생한 직후 그 충격으로 고가도로에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국영철도회사 직원들이 시설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철로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열차 맨 앞의 전동차는 사고 후 철로를 이탈하지 않고 곧장 에쉐데역으로 진입한 것으로 미루어 사고원인은 자동차와의 충돌이 아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영철도회사는 이번 사고와 관련,열차나 철로 자체에는 아무런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한편 주간지인 라이니셔 메르쿠르는 이날 객차 한량이 탈선해 사고지점인 고가도로에 도달할 때까지 약 6㎞나 끌려왔다고 보도.그러나 한 연방철도회사측 전문가의 말을 인용한 이같은 보도에 대해 연방철도회사측 대변인은 이에 대해 언급을 회피. ○…사고 고속철도의 뒷칸에 탔던 한 승객은 TV와의 인터뷰에서 “철로위에 무엇인가 놓여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진술. 그는 “사람들이 깜짝 놀라 서로 쳐다보았으며 그리고 나서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식이었다”면서 “그러나 다시 열차가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회상.잠시 후 기관차는 객차와 분리됐으며 뒤따르던 객차들은 잇따라 철로를 이탈. 그는 “순간 몸이 공중으로 내던져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몸을 숙였다”면서 “그리고 나서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설명. ○급제동 거리 2㎞ ○…프랑스의 TGV와 함께 경부고속전철사업을 놓고 수주경쟁을 벌이기도 했던 ICE의 최고속도는 280㎞.그러나 보통은 시속 200㎞로 달리고 급제동 거리가 2㎞. 양쪽 끝의 유선형 전동차가 이끄는 ICE는 가장 긴 모델의 경우 길이가 410m나 되고 800명이 한꺼번에 탑승할 수 있다고. ○…이탈리아을 방문중인 헬무트 콜 독일 총리는 일정을 단축한 채 급거 귀국.콜 총리는 “너무도 비극적인 사건 앞에 전 독일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며 “유족들에게 무어라 위로의 뜻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애도.
  • 방콕의 오토바이 택시/홍철 국토개발연구원장(굄돌)

    오토바이면 오토바이고,택시면 택시지 ‘오토바이 택시’는 무어란 말인가?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는 신사·숙녀 할 것없이 영업용 오토바이 운전사의 허리를 껴안고 시내를 질주하는 모습을 흔히 본다.벤츠 자가용의 뒷좌석에 점잖게 앉은 ‘사장님’도 길이 막혀 약속시간에 늦을 듯하면 체면불고하고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에게 매달린다. 길은 좁지만 월부 자동차 덕분에 ‘마이 카’시대가 빨리 도래하다 보니 오토바이 택시가 등장하고,차안에 소변통을 갖고 다녀야 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방콕에서 벌어진다. 같은 동남아국가의 도시이긴 하지만 싱가포르는 완연히 다르다.10년후의 교통상황을 예측하여 40㎞ 에 달하는 지하고속도로까지 계획해 두었다.고율의 세금때문에 한국산 쏘나타 승용차 값이 원가보다 3배가 넘는 5천만원에 달하니,아무나 자동차 가질 엄두를 못낸다.싱가포르는 도시교통뿐만 아니라 주택·환경·시민의식 등 모든 면에서 신이 질투할 정도로 완벽한 도시국가이다. 자동차보다는 자전거가 시민들의 주 교통수단인 북경은도시순환도로를 4환까지 건설했다.앞으로를 대비해 북경시 외곽지역에 5번째 순환고속도로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북방 호족의 침략을 막느라 만리장성을 쌓은 중국인들의 면모가 도시교통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지난 겨울 서울의 도시교통이 IMF사태 때문에 한결 나아졌다고 하지만 봄이 되면서 서서히 과거로 돌아가는 듯하다.2∼3년후 우리가 고통스런 IMF 터널을 통과했을 때 서울에도 방콕처럼 오토바이 택시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지금부터 신호등·주차관리·병목지점 등 도시교통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 ‘성공 다이어트 작전’ 십계명

    ◎결과에 집착 말고 부지런히 움직여라/이상형을 찾아라/식빵보다는 밥을 천천히 씹어라 식생활이 기름져지면서 20대 처녀가 아니어도 한번쯤 시도해 보게 된 다이어트.하지만 곳곳에 숨은 유혹 때문에 목표 달성도 성과 유지도 결코 쉽지 않다.다이어트 프로그래머 이경영씨가 최근 ‘세상이 즐거운 거꾸로 다이어트’(도서출판 송림)를 펴내고 다이어트에 ‘각골난망’할 몇가지 계명을 제시했다.6개월간 34㎏ 감량한 자기 체험에서 얻은 현실성 높은 충고다. 1.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과정을 즐길 것.잘못된 식습관과 체질이 바뀌면서 천근 몸이 깃털 같아지는 그 느낌을 소중히 음미하라. 2.스트레스를 음식에다 푸는건 미련한 습관.운동,채팅 등 건강하게 해소할 다른 방법을 찾아라. 3.부지런히 몸을 귀찮게 하면 절대 살찌지 않는다.택시 타고 플 때 걷고 햄버거 대신 신선한 야채를 사다 직접 만들어 먹자. 4.신디 크로포트든 데미 무어든 자신의 이상형을 찾아라.냉장고 앞에 그 사진을 붙여두면 냉장고 문 열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5.신토불이­한식을 사랑하라.식빵보다는 밥이,쌀밥보다는 현미밥이 칼로리는 낮고 영양소는 풍부하다. 6.음식은 적이 아니라 동지다.금식 다이어트하면 다시 먹기 시작했을 때 원상복귀한다.제철야채,현미,해초류 등 자연음식은 아무리 먹어도 우리 몸을 해치지 않는다.절대 끼니를 거르지 말되 음미하듯 천천히 씹어라. 7.한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절대 금물.몸의 영양 균형을 깨는 지름길이기 때문. 8.녹차를 즐기라.함유된 카테인 성분이 변비 예방,체질개선을 돕는다. 9.운동하지 않고 살을 뺄순 없다.격식 갖추지 않아도 바르게 걷는 것만도 운동이 된다.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것,자기 비만 부위에 적합한 것을 골라 규칙적으로 운동하라.
  • 국민 74% “김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적”/한국갤럽 여론조사

    ◎“여소야대 정국 해소 위해 정계개편” 48.5%/“총리서리임명 국정공백 차단 잘한일” 55.7% 국민들 가운데 4명중 3명(74·1%)은 김대중 대통령이 국정운영이 잘하고 있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현 여소야대 정국을 해소하기 위한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이루져야 한다(48·5%)가 필요하지 않다(36·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4일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의뢰를 받아 제주를 포함한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62명을 상대로 전화조사를 한 결과 드러났다. 먼저 김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에 대해 응답자의 20·9%가 ‘매우 잘하고 있다’,53·2%가 ‘잘하고 있는 편이다’고 대답했으며,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4·3%,‘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0·5%에 불과했다.또 야당의원들을 여당으로 흡수하는 정계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48·5%로,그렇지 않다(36·2%),모르겠다 및 무응답(15·2%)보다 높게 나타나 국회의 총리인준 불발에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종필 국무총리 인준과 관련,응답자의 55·7%는 ‘국정공백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으나 ‘국회의 동의를 얻지 못했으므로 잘못한 일이다’도 30·7%나 됐으며,‘무어라 말할 수 없다’는 응답자는 13.6%로 머물렀다.투표방식에 대해서는 백지투표로써 무효(59·0%),백지투표도 유효(25·5%),모르겠다 및 무응답(15·5%) 순으로 대답했다.국회파행의 책임은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있다’가 47.6%로 가장 높게 나타나 정치권 전체가 불신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이어 한나라당(35·7%),대통령(5·.7%),국민회의·자민련 등 여당(5·1%) 순으로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가장 시급한 경제현안으로 물가안정(42·9%)을 꼽았으며,그다음으로 실업자구제(32·8%),대외신인도 회복(15·4%),무역적자 개선(7·8%)을 들었다.
  • 불편부당의 어려움/석지명 청계사 주지(시론)

    ○어느 신자의 상담에 당혹 지역감정으로 인해 온갖 오해와 고통을 받아온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오랫동안 불편부당을 외쳐 왔었다.그래서 새 정부 인사에는 여러 측면에서 치우침이 없이 사람을 뽑을 것으로 기대했었다.먼저 내정된 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들을 보고 능력,지역,보혁성향 등이 골고루 참작된 것으로 생각했다.한 수석의 과거 진보 성향에 대해 특정 신문의 염려가 있었지만,그것을 새 당선자의 보좌진 가운데는 특출한 인물들이 많은 징표로 짐작했다. 그런데 며칠 전에 한 불교신자가 탄식조로 나에게 상담해 왔다.새 정부의 대통령,영부인,총리,여당 총재,대통령 비서실장,경호실장,청와대 수석 모두가 기독교인이라는 것이다.여기서 기독교란 천주교와 개신교 모두를 뜻한다.새 정부의 우두머리에 불교인이나 무종교인이 한 명 없이 모조리 기독교인으로 이루어졌다는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지역,종교,정치,인맥 등의 인연을 들먹이며 어느 쪽이 옳고 그른 것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속한 인연을우선적으로 생각해서,그 집착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만 머리와 입에 떠올릴 것이다.또 지역적 편향과 종교적 편향 사이에 어느 쪽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 것도 싱거운 일이다.사람은 자기 입장에서 편리한대로 중요성을 말할 것이다. 지역 패권주의의 분쇄와 지역등권론을 외치던 이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종교적 패권주의로 나가면서도 자기는 이 땅에서 불편부당을 실현하려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나는 물러나고 들어설 두 대통령이 기독교에 치우치고 기독교인의 울타리로만 둘라싸여 있게 된 처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독교의 민주화 투쟁 인정 저분들은 과거에 민주화투쟁을 해 오면서 개신교와 천주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불교인들이 호국불교라는 믿음 아래 무조건적으로 군사독재자들을 지원하고 있을 때에,기독교인들은 저분들을 보살피고 뒷받침하면서 이 나라의 민주화를 외쳤었다.지금까지 정치생명을 지켜오고 정권을 잡기에 이른데도 기독교인들의 공이 많았다. 이 땅의 안보를 돕는 미국과의 관계도 있다.박정희전 대통령이 미국의 비위를 거스리고 핵개발을 시도하다가 미국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는 말은 공공연히 펴져있다.미국의 도움이 없으면 정치생명이나 육신의 목숨이 끝장난다.김당선자가 일본으로부터 납치되었을 때,5공정권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또는 여타의 경우에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기독교에는 미국과의 연결망이 있다.불교에는 없다.그래서 5공 때에 불교는 큰 법난을 겪었다.앞으로 경제를 해결하는데도 미국의 도움이 있어야한다.그러니 김당선자에게는 기독교와 미국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고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 시대의 일시적인 현상 특별히 종교를 의식하지 않더라도 능력이 있어 보이는 사람을 뽑고 보면 기독교인 뿐일 수도 있다.또 강대국의 문화가 종교와 함께 힘을 쓰고 확산되는 것을 인위적으로 어찌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저 상담자에게 무어라고 대답해야 하나.불교의 이상은 대결의식을 가지거나 속세적인 권력으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것이 아니다.정권을 잡고 누릴만큼 유능한 기독교인들이 많은 것은 이 시대의 일시적인 현상이다.앞으로 무상법은 어떻게 틀을 바꾸어 놓을지 모른다.또 기독교인들만 청와대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주 관심사는 종교가 아니다.저들의 고민은 나라 경제를 되살리는 일뿐이다. ○국민의 여려 종교 보살펴야 내가 있는 곳의 시장은 골수 기독교인이다.그렇지만 절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고 보살피려 한다.득남을 하고는 작명을 상의하기도한다.청와대의 기독교인들도 저 시장처럼 공평하게 국민의 여러종교를 보살피면 될 것이다. 그래도 남는 것이 있다.모든면에서의 불편부당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새정권은 그것을 줄기차게 추구해야한다.“민주”“국민정부”“불편부당”은 같은 맥락의 말이 아니던가.하다못해 청와대 청소부를 뽑는데서라도 종교적 치우침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미 함대 전투태세 계속 유지/걸프 표정

    ◎영 전투기도 공격명령 대기 【바그다드·인디펜던스호(걸프해역)외신 종합 연합】 ○…걸프해역에 모인 미국 군함들은 위기해결을 위한 타협이 이뤄졌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투태세를 유지. 인디펜던스호에서 미 군함들을 지휘하고 있는 찰스 무어소장은 23일 “여기 있는 누구도 전투가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외교적 노력을 원하기 위해 우리는 언제라도 작전에 투입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해 왔으며 상부의 명령이 있기 전에는 대응태세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걸프해역에는 23일 현재 29척의 미 군함이 이라크 해역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으며 이중 인디펜던스와 조지 워싱턴,두척의 항공모함은 모두 100여대씩의 공격용 전투(폭)기를 탑재.미국과 영국은 또 수십대의 전투기 및 폭격기들을 쿠웨이트,바레인,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섬 등에 배치,공격명령에 대비. ○…인디펜던스호의 한 F­18 전폭기 조종사는 바그다드에서 합의가 이뤄졌다는 뉴스에 대해 조심스럽게 환영의 뜻을 표시. 마이클 피그 반스 소령(35)은“걸프해역에 군사력을 집합시킨 것이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면서 “그(사담 후세인)는 우리가 진지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역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간에 막판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진 23일 이라크의 친정부 신문인 알­타우라는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제한 없는 사찰 요구가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이라고 논평,기존의 이라크측 입장을 대변. 이라크는 그간 대통령궁에 대한 사찰은 국가의 존엄과 주권에 대한 모독이라는 입장을 지켜왔다.
  • 우리시대 젊은작가 7인 소설로 푼 자전적 이야기

    ◎단편소설집 ‘서정시대’/글쓰기의 고통·희열 명쾌한 언어로 표현 채영주(‘미끄럼을 타고 온 절망’) 김인숙(‘바다에서’) 윤대녕(‘은항아리 안에서’) 은희경(‘서정시대’) 최인석(소설가 최보의 어제,또 어제) 함정임(‘동행’) 구효서(‘오남리 이야기3’).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작가 일곱 명의 자전적 소설집 ‘서정시대’가 도서출판문학동네에서 나왔다.저마다 독특한 문학의 성을 구축하고 있는 7인의 작가가 자전소설이라는 타이틀로 쓴 단편들을 한데 묶은 것.이들에게 있어 세상은 하나의 가면무도회장.이들은 한편으로는 자신을 은폐하고 또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노출시키면서 글쓰기의 고통과 희열,그리고소설적 진실을 명쾌하게 담아낸다. “그때 열아홉 살때 첫키스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내 첫사랑은 완성되었을까”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작가인 은희경의 ‘서정시대’는 작가만의 문학적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특유의 날카롭고 속도감 있는 해학적 어조의 문장이 그대로 살아 있다.소설 제목인 ‘서정시대’는 화자가 여섯 살에서부터 대학졸업 때까지의 인생 시기를 일컫는 말.소설은 지금의 ‘나’와 지나치게 ‘진지했던’ 서정시대의 나 사이를 넘나들며 전개된다.지나친 진지함이 자신의 삶에 오해와 고지식함을 덧씌웠다는 게 ‘나’의 진단.인생에 대한 서정적 태도를 지녔던 ‘서정적 나이’의 그 시기와 당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지금의 ‘자의식’ 사이에 작가 특유의 해학이 넘쳐난다. 우리 시대의 탁월한 이야기꾼 구효서는 최근의 자신의 일상과 소설쓰기의 고민을 술술 읽히는 간결한 문장으로 풀어냈다.그 작품이 ‘오남리 이야기3’이다.작가는 “내가 소설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소설이 나를 선택했다”고 말한다.그의 말 속에는 소설가의 운명이란 무당이 되기 싫어 필사적으로 버티다가 종당엔 신내림굿을 받아들이고 마는 신딸의 운명과도 같은 어떤 숙명적인 인식이 스며 있다.구효서에게 있어 작가의 운명이란 “날마다 글 감옥에 갇혀 허우적대고 빌빌거리는 생활의 연속” 바로 그것이다. ‘동행’은 지난해 35세의 나이로 요절한 작가 김소진의 문학과 생활의반려였던 함정임씨가 고인의 마지막 투병과정을 진솔하게 적은 작품.악마의 놀림으로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몹쓸 병에 걸린 남편이 죽음의 문턱에서 고통당하던 한달여 동안 함씨가 겪은 애통한 상황들이 소상하게 그려져있다.“새벽이 되자 그의 혼은 한마리 새가 되어 어둔 허공 속으로 날아갔다” 소설 ‘동행’은 마지막 순간까지 작품구상의 끈을 놓지 않았던 고인의 순결한 영혼에 바치는 진혼가다. “글 쓴다는 것은 바퀴 빠진 수레를 밀고 언덕을 혼자서 올라가는 짓”이라는 최인석.그는 ‘소설가 최보…’란 작품을 통해 환상적 기법을 동원한 글쓰기의 고민을 토로한다.이 작품은 ‘소설과 망상의 경계’에서 시작된다.자신을 소설 ‘양철북’의 주인공 오스카에 견주는 화자는 가공의 인물과 이미 사라진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먼저 이 소설은 정신분열증환자 쉬레버 박사를 등장시켜 프로이트를 비판하며,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법이 실로 다양함을 보여준다.작가는 스스로 ‘부끄러움’이라고 표현하고 있듯이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반성과 문제의식을 나름의 이야기 틀속에 정치하게 담아낸다. 감성적 언어와 몽환적 분위기로 특유의 소설적 성과를 일궈내고 있는 윤대녕의 ‘은항아리 안에서’는 자전소설이라는 이름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다.그는 이 소설에서 또 다시 한편의 서정시같은 아름다운 풍경과 닿을듯 말듯한 애절한 사랑의 아픔을 황홀한 이미지로 그려낸다.채영주의 ‘미끄럼을 타고 온 절망’은 무어라 이름붙일 수 없는 젊음의 열병에 사로잡혀 방황하던 작가의 20대의 삶을 애잔하게 그린 작품.작가의 길에 들어서기 위한 통과의례로서의 정신적 내출혈 과정이 생생하게 전달된다.김인숙의 ‘바다에서’ 역시 80년대의 시대고를 다루는 데 관심을 보여온 작가 자신의 20대 이야기다.“이루어야 할 것은 오직 사랑뿐”이라는 속이 투명한 아이 J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80년대의 ‘운동권체험’을 힘겹게 토해낸다. 아울러 글쓰기의 진정성에 대한 물음도 던진다.
  • 국민회의 ‘차기정권 과제’ 의원세미나 주제발표 요지

    ◎송자 명지대 총장/경제위기 원인과 극복 방안/실용주의적 정치인이 필요한 시대 국민회의는 17일 상오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김대중 대통령당선자 등 당지도부와 소속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차기 정권의 과제를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이날 세미나에서 송자 명지대 총장과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각각 ‘경제위기 원인과 극복방안’과 ‘역사적 전환기의 집권 여당의 과제’를 주제로 차기정권의 국정운영방향을 제시했다.이들의 강연을 요약한다. 새정부와 국민회의가 향후 5년간 반드시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고 이루겠다는 생각을 말아야 한다.야당이 여당이 된 것은 혁명이 아니라 진화의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여당아 됐다고 조급히 업적을 쌓으려 하지 말고 자손만대에 물려줄 대한민국의 역사의 터를 잡아놓는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이제 철저하게 실용주의적인 정치인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도그마에 빠진 사람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는 시대다.국민회의 의원들이 야당이었을 때 무슨 말을 했는지,무어라 약속했는지는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중요한 것은 미래이기 때문에 미래만을 바라보아야 한다. ○일관된 정책추진이 중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일관된 추진이 필요하다.다른 말로하면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투자자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척도는 예측 가능성이다.따라서 좋은 정책을 펼친다는 이유로 정책을 다시 바꾸는 것보다는 나쁜 정책이라도 일관되게 밀고 가는 것이 좋다. 이제 여당이 된 만큼 타협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타협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모두 잘되기 위해 돕는 것’이다.영국은 블레어총리가 18년 만에 노동당 집권시대를 열었지만 옛 노동당으로 돌아가겠다는 따위의 얘기는 않고 있다.다만 대처전총리의 기반위에서 새정책을 추진하겠다는 하고 있다. 인사는 만사다.장관 하나를 바꾼다고 달라지지 않는다.관료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샌드위치 속의 고기와 야채 가 중요하듯이 공무원내부의 국장이나 과장을 움직이게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된다.여당의원도 미국 등 외국에 가면 장관만 만나지 말고 실무자를 만나서 일을도모해야 한다. ○조급한 업적쌓기는 금물 정치인들이 대한민국의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국민들이 정치인을 보고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정치인들이나 먼저 잘하지’라는 국민들의 생각을 떨쳐내야 하기 때문이다.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당선후 첫 인터뷰에서 ‘기업천국을 만들겠다”고 말한데 강한 인상을 받았다.21세기는 정치인의 시대가 아니라 경영자의 시대다.경영자들이 종업원에 의한 종업원을 위한 종업원의 정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일할 수있을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장기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대한민국의 교육을 바꿔 놓아야 한다.미국대학의 총장들은 미국대학이 살아있는한 미국은 2등을 하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교육도 민영화해야 한다.새것이 안나오는 대학은 그야말로 별볼일 없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전환기 집권 여당의 과제/‘민주적 시장경제’를 개혁 지침으로 김대중 정부는 선거를 통한 건국후 최초의 정권교체로 진정한 국민정부가 수립됨으로써 절차적 수준에서 민주주의를 완성한다는 의미를 갖는다.김대중 정부는 그러나 앞 정권에 비해 경제주권에 있어서 심대한 제약을 받고 있다.다만 이 위기는 새 정부를 위해 커다란 가능성이기도 하다. 한국은 세계화에 순응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세계금융자본이 주도하는 국제주의적 규범과 체제를 그대로 따라서는 안된다.한국적 모델을 발전시켜 한국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김당선자가 제시한 ‘민주적 시장경제’개념을 개혁의 가이드라인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부패 청산·맑은 정치 실현을 ‘민주적 시장경제’는 첫째 정부가 시장원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장 경쟁이 생산적일 수 있도록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허용해야 하며 정부가 시장에서의 약자를 적극 보호해야 한다.아울러 IMF체제에 따른 고통분담에 관해 타협을 해야 한다.노사정협의체제를 통한 사회협약의 창출은 IMF체제하의 한국에서의 새로운 발전모델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집권여당의 과제는 우선 부패의 청산과 청정정치의 실현이다.다만 정치개혁론이 국회의원수를 줄이는 식의 정치축소론으로연결되어서는 안된다.둘째 절제와 금욕이 요구된다.집권초기의 원칙과 단심을 견지하려는 도덕적 자세가 필요하다.김영삼 정부하의 민주계의 실패,한보사태,김현철 비리사건으로부터 무겁게 배워야 한다. 부패로부터,청탁으로부터,사연으로부터의 자유는 집권엘리트들이 견지해야 할 자세이다.셋째,정책정당으로 변화해야 한다.대통령과 청와대만이 주도하는 개혁이 되지 않아야 한다.넷째,시민사회와의 연계강화를 통해 당의 대중화,개방화가 필요하다.다섯째,정부와 국민,국가와 시민사회간 교량역할을 해야 한다.여섯째,당이 수렴한 여론을 당정이 정책화하고 이를 정부가 집행하며 책임은 당정이 함께 지는 당정관계가 요구된다.일곱째,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연대 유지 노력이 중요하다. 두 당의 균열은 보수적 기득세력과 야당의 공격으로 지지기반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여덟째,의원 빼가기와 같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민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국민지지를 창출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아홉째,시민단체 등 비정부기구(NGO)의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참여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열째,하의상달식 의사결정구조,주요공직후보 및 당직의 실질경선,지구당의 기능전환 등 당내 민주주의의 강화가 요구된다. ○세계화속 한국적 대안을 새정부의 개혁노선은 실패할 가능성과 장애요인이 곳곳에 있다.무엇보다 구조적 제약이 크다.새정부는 사실상의 연립정부이며,의회는 보수야당이 압도적 다수를 점하는 여소야대이다.재벌개혁은 성과가 불투명하고 노동이 참여하는 사회협약은 언제 파기될 지 모른다.또 대통령이 너무 많은 권력과 결정의 구심점이 돼 자칫 직무수행에 있어서 과부하의 위험성이 있다.유능한 보좌진들에게 권위를 위임하고 역할을 분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 성희롱/이세기 사빈논설위원(외언내언)

    어디까지가 성희롱의 한계인가. 데미무어와 마이클 더글러스가 출연하는 ‘폭로’라는 미국영화는 여성 직장상사로부터 남자배우인 마이클 더글러스가 성희롱 내지 폭행을 당할뻔하다가 오히려 뒤집어쓰고 곤경에 빠지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결국 영화이니만큼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밝혀지지만실은 성희롱의 한계는 모호하다. 아무 생각없이 스치기만 한 것이 성희롱일수는 없다. 사람에 따라서는 손끝만 스쳐도 불쾌해질수 있고 손이나 등을 만져도 아무렇지 않을수도 있다. 상대방은 무심히 스쳐지나갔을 뿐인데 ‘왜남의 손을 잡느냐’고 생떼를 쓴다면 그것은 적반하장이다. 미국에서는 어린애가 예쁘다고 볼을 만진 사건을 성희롱으로 간주한 예가 있고 70년대 중반부터 사회문제로 제기되어 직장내 성희롱이 범죄로 규정된 것은 86년부터다. 법조계 안팎에서 논란을 벌였던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사건’이 5년만에‘피해자가 성적인 혐오감을 느끼면 성희롱에 해당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회통념을 넘어선 성적 언동은 명백한 위법’이 된다.이 해법은 흔한 예긴 하지만 어린이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면 상황은 어린이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개구리편에서 재정의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판결은 남녀가 함께 일하는 직장에서 여성을 성적으로 괴롭히는 ‘섹슈얼 해러스먼트’의 ‘보이지 않는 상처’가 유형적인 상처보다 더 심각하고 오래 간다는 점에 유의한 것으로도 보인다. 앞으로 유사한 사건의 법적 기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의미가 있다. 단지 그 적용범위의 한계가 문제다. 심지어 직장에서는 벌써 여성에게 농담을 하거나 함부로 쳐다보지도 말자는 비아냥이 나온다.그러나 성희롱에 대한 시각은 반드시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남성의 문제일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대책없는 남성우월주의로 사소한 성희롱쯤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치부해버리던 시대는 이미 아니다.그리고 섹슈얼 해러스먼트는 ‘희롱’의 수준이 아니라 ‘성적 모독’내지 ‘인격모독’이며 남을 모독하려는 행위 자체가 결국 자기비하임을 남녀 불문코 수용해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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