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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가 쓴 금호건설이 시공… 공항 공사업체 선정부터 특혜 논란

    최저가 쓴 금호건설이 시공… 공항 공사업체 선정부터 특혜 논란

    지난달 29일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은 25년 전 업체 선정부터 특혜 논란에 휘말려 공사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12월 착공해 2007년 11월 개항했다. 1997년 대선 후보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고, 2000년대 호남지역의 항공 수요 증가와 기존 광주·목포 공항의 대체 필요성을 해결하기 위해 건설됐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인 1998년 12월 ‘제2차 공항 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이 고시되면서 무안공항 건립이 궤도에 오르게 됐다. 1998년 12월 입찰이 시작돼 1년 뒤인 1999년 12월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낙찰받았다. 설계와 시공을 일괄 처리하는 ‘턴키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공항 비행장 시설, 건축 시설, 항공 보안 시설 등 전반적인 설계와 시공이 포함됐다. 당시 경쟁에 참여한 업체는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삼성물산 컨소시엄이었다. 설계 심사에서는 현대 컨소시엄이 1위, 삼성 컨소시엄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저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금호 컨소시엄이 결국 낙찰받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시공 능력 평가 1, 2위를 다투는 회사라는 점에서 호남 기업인 금호가 호남에선 우리가 무조건 수주해야 한다고 보고 가격을 싸게 해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호건설 관계자는 특혜 논란에 대해선 “25년 전 일이라 알 수 없다”고 했다. 무안공항은 2000년 기공식을 갖고 공사에 들어갔지만 이후에도 특혜 시비에 휘말렸다. 활주로 건설 현장에 들어가는 골재 납품 등을 당시 안정남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장관의 동생이 운영하는 특정 업체가 전량 수주한 것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무안공항은 1998년 정부가 건설 계획을 추진할 당시 2001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착공 무렵에는 2002년으로 연기됐고, 2001년 6월 편입 토지 수용이 난항을 겪으면서 개항이 더 늦춰졌다. 감사원은 2004년 무안공항의 경제성 분석이 크게 부풀려졌다고 밝혔지만 건설은 계속 추진돼 2007년 완공됐다. 공사비는 총 3056억원이 투입됐다. 금호건설은 무안공항의 활주로, 여객터미널 외 부대건물 8동 등 연면적 254만 5000㎡에 이르는 공사를 수행하며 공항 건설 전문회사로 떠올랐다. 2017년에는 흑산공항 건설도 수주했다. 하지만 제주항공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2800m의 짧은 활주로와 콘크리트 둔덕 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무안공항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을 받치는 둔덕이 처음부터 콘크리트 지지대가 들어가도록 설계됐고, 이후 개량 사업에서 보강했다고 밝혔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발주한 대로 시공을 했을 뿐이고 당시에는 작은 항공기만 들어오는 공항으로 알고 있었다”며 “현재 개량사업 업체도 우리가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 정치적 논리로 건설… 시작부터 논란, ‘한화갑 공항’ ‘고추 말리는 공항’ 불려

    정치적 논리로 건설… 시작부터 논란, ‘한화갑 공항’ ‘고추 말리는 공항’ 불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은 애초 건설 단계부터 논란이 많았다. 예상 이용객이 많지 않은 데다 철새 도래지와 가까워 위험이 예상되는데도 ‘정치적 논리’에 따라 선심성으로 공항을 지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무안공항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착공해 2007년 개항했다. 호남권 거점 공항을 건설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된 사업이었다. 당시 사업을 주도한 호남권 대표 정치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이름을 따 ‘한화갑 공항’으로도 불린다. 건설 추진 당시에는 군사용인 광주공항과 입지조건과 시설이 열악한 목포공항을 대체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그러나 건설 전에도 경제성이 떨어지는 무리한 사업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실제로 개항 전엔 연간 992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 이용객 수는 이에 크게 못 미쳤다. 한국공항공사의 공항별 이용객 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무안국제공항 이용객 수는 34만 4319명 수준이었다. 코로나19가 절정이던 2021년엔 무안공항 연간 이용객 수가 7529명으로 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무안공항은 지난해 기준 25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국 15개 공항 중 가장 낮은 실적을 보였다. 이에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지역별 거점 공항을 기계적으로 신설한 결과라는 비판적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실제 활용도보다는 정치 논리에 입각해 사업이 추진되면서 공항의 건설 및 운영에 국비가 투입됐고, 초기 수요 예측 등 분석도 낙관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결국 이용객이 없어 텅 빈 활주로에서 주민들이 고추 말리는 장면이 목격되면서 무안공항은 ‘고추 말리는 공항’이라는 오명도 얻었다. 정치 논리에 공항 건설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은 반복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도 무안공항과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 가덕도 신공항은 문재인 정부 당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핵심 시설로 추진됐지만 환경 훼손 및 낮은 경제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가덕도 역시 낙동강 하구에서 7㎞ 정도 떨어져 있어 조류 충돌 가능성이 있다.
  • 공항 13㎞이내 ‘철새 도래지’ 4곳… 조류 퇴치 인력·시설도 부족

    공항 13㎞이내 ‘철새 도래지’ 4곳… 조류 퇴치 인력·시설도 부족

    공항 주변에 군내 최대 철새 서식지대규모 갯벌습지보호구역도 인접관찰된 겨울 철새만 1만 9000마리“먹이 풍부… 새 가장 많이 출현 지역”조류 퇴치 전담 4명 ‘3조 2교대’ 근무 사고 당시 야간 1명·주간 1명 교대 중김포·제주 20명 넘어… 김해도 16명조류 탐지 레이더 설치된 공항 ‘전무’열화상카메라도 김포·김해·제주뿐 179명의 생명을 앗아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는 철새 도래지인 공항의 입지 문제와 예방 인력·장비 부족이 맞물린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안공항은 입지 선정 당시부터 논란이 있었다. 공항 주변에 군내 최대 철새 서식지인 창포호와 무안저수지, 청계만 등 6곳의 철새 도래지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무안갯벌습지보호구역도 조성돼 있다. 철새 도래지로 둘러싸인 무안공항은 2년 전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위험성이 있어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항 활주로 확장을 위해 2022년 실시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보면 무안공항 주변 13㎞ 이내에 철새 도래지 4곳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공항 외곽으로 넓은 농경지와 갯벌이 형성돼 있고 휴식 공간과 먹이도 풍부해 새가 가장 많이 출현하는 지역”이라며 “겨울 철새 도래지가 분포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진행된 국립생태원 겨울 철새 조사에서도 무안 저수지에서 1792마리, 무안·목포 해안에서 4315마리, 현경면·운남면에서 1만 2779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사실 공항 건설에 적합한 입지 조건과 철새 서식지의 특성은 본질적으로 겹치는 경향이 있다. 인근에 장애물이 없고 소음 피해가 적은 바닷가에 들어서는 공항과 이를 서식지로 삼는 조류의 이동 경로가 겹칠 수밖에 없다. 실제 국내 대표 공항인 인천국제공항도 철새 도래지인 갯벌을 간척해 만들었고 김포와 김해국제공항도 철새 도래지 주변이다. 또 청주·군산공항은 물론 신공항으로 추진되는 새만금과 가덕도 역시 철새 도래지가 인근에 있다. 김현덕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공항은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고 장애물이 적은 곳을 찾다 보니 주로 바닷가 인근에 자리하게 된다”며 “이에 음향 발사, 드론 활용, 감시 인력 배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류 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해마다 조류 충돌 사고가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조류 활동은 900m 이내 저고도에서 활발한 만큼 보다 세밀한 부분을 검토한 환경영향평가가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안공항은 특히 조류 충돌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된다. 한국공항공사가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6년간 자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지방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는 총 559건이었다. 무안공항은 10건에 그쳤지만 운항 편수(1만 1004편) 대비 발생률은 0.09%로 가장 높았다. 무안공항은 긴급 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했다. 무안공항 조류 퇴치 전담 인원은 4명으로 김포공항(23명), 제주공항(20명), 김해공항(16명)과 비교해 매우 적다. 이마저도 3조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사고 당시 조류퇴치반 근무 인원은 야간조 인력 1명과 주간조 인력 1명이 교대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사고 여객기가 공항 상공에서 조류와 충돌해 오른쪽 엔진에 화염이 발생했지만 조류퇴치반은 당시 해당 사항을 알지 못했고 조류 퇴치를 위한 출동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무안공항은 규정상 전담 인력 4명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있지만 당시 주중 2명, 주말 1명을 운용 중이었다”며 “규정 위반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공항은 조류 충돌 예방 설비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박용갑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무안공항에는 조류 충돌 사고 탐지 레이더와 열화상 탐지기 등 2종의 설비 모두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15개 공항 중 조류 탐지 레이더가 설치된 공항은 단 1곳도 없었고, 조류를 탐지할 열화상카메라가 설치된 공항도 김포공항·김해공항·제주공항 등 3개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공항 위치상 조류 충돌로부터 안전한 곳이 없는 만큼 사고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을 찾고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조류 충돌은 생각보다 잦은 일이지만 이번처럼 대형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볼 때 한두 마리가 아닌 새 떼가 충돌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지역 공항 이용률이 적다고 조류 퇴치 인원을 줄여선 안 되고 사고 예방은 과할 정도로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 무리하게 정기 국제선 취항… ‘관제 경험 부족’ 의혹도

    무리하게 정기 국제선 취항… ‘관제 경험 부족’ 의혹도

    무안~방콕 운항 21일 만에 참사2007년 개항 이후 첫 국제선 도입비상 착륙 때 소통 오류 등 가능성안전·비상 대처 능력 미흡 지적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에 국제선이 이착륙한 것은 채 한 달이 못 된다.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안전관리와 비상 대처 능력은 국제공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국토교통부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2007년 문을 연 무안국제공항은 지난달부터 9개국 18개 노선의 국제선 운항에 매일 나섰다. 개항 17년 만이다. 그러나 제주항공이 무안~방콕 정기 노선에 취항한 지 21일 만에 참사가 나자 무리하게 국제선 정기 노선을 도입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여행객 유치로 공항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관리 능력을 넘어선 국제선 운항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국토부는 수요에 따라 운항 계획을 조정하는 등 적법 절차를 지켰다고 한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가 나자 수요에 걸맞은 운용 능력 향상이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C급 지방공항이 국제공항 역할을 하려면 ▲안전장비 확충 ▲인력 보강 ▲관리체계 개선이 선행돼야 하지만 이를 충족했는지도 관건이다. 우선 무안공항 관제탑 관계자들의 경험 부족이 사고를 키운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고 당시 공항의 비상 대응 체계와 관제 능력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상 착륙 시 관제탑과 사고 항공기 간 소통이나 통신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고 당시 기장이 ‘메이데이’를 세 번이나 외쳤을 때 관제탑이 어떤 조처를 했는지도 의문이다. 사고 여객기가 활주로 역방향으로 동체 착륙을 한 경위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항공기 동체착륙 전에 공항소방대가 대기해야 하지만 이런 조치도 없었다. 항공 전문가들은 “매우 급박한 상황에서 동체착륙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는지, 관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엄밀하게 짚어 봐야 한다”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무안공항의 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항운영 총책임자가 없는 상황도 짚어 봐야 하는 대목이다. 무안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4월 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뒤 8개월째 공석이다. 운영 책임자도 없는 상태에서 국제선을 운영하는 공항이 얼마나 관리가 잘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직 조종사 A씨는 “무안공항은 활주로 연장 공사와 조류 충돌 예방 설비 도입 등 시설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비상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력 및 장비 보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단독] 겉만 보면 흙 둔덕… 로컬라이저 보수 때 30㎝ 콘크리트판 추가

    [단독] 겉만 보면 흙 둔덕… 로컬라이저 보수 때 30㎝ 콘크리트판 추가

    “4m 콘크리트 둔덕은 규정 위반”국토부 “규정 준수→ 재검토” 번복전문가 “위험성 확인돼 대책 시급” “동체착륙은 잘했는데 활주로가 길었거나 콘크리트 둔덕만 없었으면….” 지난달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에서 희생자가 179명까지 늘어난 건 콘크리트 둔덕과 짧은 활주로 때문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체 결함이나 기장의 조종 미숙으로 동체착륙을 했더라도 해당 시설물만 없었다면 희생자 규모가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 거란 의미다.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을 받친 콘크리트 둔덕이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국토교통부는 논란이 계속되자 적합성 여부 재검토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규정 준수 여부를 떠나 위험성이 확인된 만큼 후속 조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안테나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무안공항은 활주로 끝단 지면이 아래로 기울어져 있어 흙으로 둔덕을 쌓아 수평을 맞추고 그 안에 콘크리트를 덧댄 다음 로컬라이저를 설치했다. 지지대에 해당하는 둔덕에 로컬라이저까지 포함한 높이는 4m다. 31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무안공항은 2023년 9~12월 로컬라이저를 보수하는 과정에서 로컬라이저를 지탱하는 30㎝ 두께의 콘크리트판을 추가 설치했다. 기존 콘크리트 위에 콘크리트판을 또 깔고 다시 흙으로 덮은 것이다. 내구연한(15년)이 다 된 로컬라이저를 교체하면서 기초재를 보강하는 차원이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2023년 개량 공사가 이뤄지기 전에도 로컬라이저를 지탱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흙으로 덮여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로컬라이저가 종단안전구역 외에 위치해 ‘항공기에 피해를 야기하지 않는 소재로 구조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국내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행안전무선시설 설치 기준에 로컬라이저의 주파수, 신호 세기 등에 관한 규정만 있을 뿐 안테나 지지 구조물의 높이나 재질은 규정돼 있지 않다. 국제 규정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사고를 키운 해당 시설물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토부 설명과 달리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지점까지 종단안전구역으로 봐야 한다는 반박이 제기됐다. “종단안전구역 외에 설치돼 있어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 지침’에 따른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국토부의 설명과 달리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 기준’을 보면 정밀 접근 활주로의 경우 방위각 제공시설(로컬라이저)이 설치되는 지점까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을 연장해야 한다고 돼 있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정밀접근활주로에 해당한다. 국토부 ‘공항·비행장시설 설계 세부 지침’에도 정밀 접근 활주로에서 로컬라이저가 통상 첫 번째 장애물이 되고,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은 이 시설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법학과 교수는 “국토부 비행장 설계 세부 지침을 보면 종단안전구역은 첫 번째 장애물, 즉 로컬라이저가 있는 지점”이라면서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국토부는 오후 브리핑에서 규정상 문제가 없다던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기준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국토부는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 스페인의 테네리페 공항, 남아공의 킴벌리 공항 등도 콘크리트 구조물을 이용해 로컬라이저 높이를 맞췄다며 해외 사례를 제시했지만 이 공항들은 무안공항처럼 따로 흙을 덮어 둔덕 형태로 지지대를 만들진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도 해외 사례 등을 찾는 과정에서 마땅한 자료가 없어 부랴부랴 인터넷을 검색했어야 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정부도 흙으로 구조물을 덮은 이유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규정상 문제가 없어도 위험성이 확인된 만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근영 한국항공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건 항공 안전에 좋지 않다”면서 “해당 구조물이 많은 목숨을 앗아간 100% 원인이라 단정할 순 없지만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방효충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유사한 시설이 국내 다른 공항에도 설치돼 있는 만큼 유사 사고를 막으려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 전문가는 “구조물을 연성으로 만들어 비행체가 밀고 지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② 다른 공항들보다 짧은 활주로짧은 활주로가 사고 키웠나3분의1 지점 착륙… 속도 빨라 참사“평상시 기체 내리는데 지장은 없어”짧은 활주로 길이가 사고를 키웠다는 논란도 있다. 만약 활주로가 길었다면 사고기가 로컬라이저와 충돌하기 전에 멈출 수 있었을 것이란 가정에서다. 사고기는 동체가 바닥에 맞닿은 채 활주로를 직진했고,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활주로를 이탈해 로컬라이저와 외벽을 차례로 들이박고 폭발했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2800m로 다른 국내 공항보다 짧아 보잉747과 같은 대형 항공기가 착륙하지 못해 활주로를 3160m로 늘리는 연장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전남도는 2008년부터 시설 확장을 건의했고, 2022년에야 활주로 연장 사업에 들어갔다. 공정률은 70% 수준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2800m 활주로가 대형 항공기가 착륙하기에는 짧지만 사고 항공기 ‘B737-800’가 착륙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다고 봤다. 물론 활주로가 훨씬 길었다면 비상 착륙에 도움이 됐을테지만 참사 여객기 기종만 놓고 봤을 때 평상시 기체를 내리는 데는 지장이 없는 활주로 길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활주로 길이보다는 그 활주로에 어떤 비행기가 내리느냐인데 2800m는 B737-800의 착륙 거리에 비하면 문제 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평상시가 아닌 기체가 활주로 중간에서 착륙하는 비상시의 활주로 길이로는 충분치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관중 서울대 항공학과장은 “터치다운이 활주로 3분의1 지점에서 이뤄졌고, 착륙 속도도 정상보다 빨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 [단독] 21년 전 오버런 계기로 ‘EMAS’ 도입한 대만 쑹산공항… 한국은 단 한 곳도 없어

    [단독] 21년 전 오버런 계기로 ‘EMAS’ 도입한 대만 쑹산공항… 한국은 단 한 곳도 없어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제2공항인 쑹산공항이 21년 전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는 ‘오버런’ 사고 경험을 바탕으로 미리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EMAS)을 마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쑹산공항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보다 활주로가 200m 짧지만, EMAS 도입 후 대형기까지 착륙하는 등 공항 안전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쑹산공항처럼 활주로가 짧은 해외 공항 다수가 EMAS를 도입했지만, 한국 공항에는 단 1곳도 이 장치가 도입돼 있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대만 입법원(의회)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교통안전위원회 청문회를 갖고 자국 공항 실태를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2004년 대만 트랜스아시아항공 여객기의 쑹산공항 오버런 사고와 EMAS 설치 사례가 조명됐다. 당시 여객기는 활주로에서 제대로 멈추지 못해 앞바퀴가 배수구에 빠졌다. 쑹산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600m로, 무안공항(2800m)보다도 짧다. 문제를 파악한 대만 정부는 2009년 EMAS를 설치했다. EMAS는 경량 콘크리트 블록을 쌓아 놓은 것으로, 항공기가 제동을 잡지 못하고 미끄러질 때 동체 무게에 의해 부서지면서 강제로 속도를 줄여 주는 장치다. 이 장치 설치 후 중소형기 위주 착륙이 이뤄졌던 쑹산공항에 대형기도 드나들게 됐다. 하지만 한국은 각종 오버런 사고에도 불구하고 14개 공항에 단 하나의 EMAS도 설치돼 있지 않다. EMAS는 노후됐거나 도시 인근에 위치해 긴 활주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공항에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은 도쿄 하네다공항 A활주로에 2020년 스웨덴 업체의 EMAS를 설치했다. A활주로 길이는 3000m로 3300~3500m인 C·D활주로에 비해 짧다. 규정 개정으로 활주로 안전 확보 거리가 최대 6배까지 늘어나자, 활주로 연장이 어려운 곳에 EMAS를 도입한 것이다. 미국도 연방항공청(FAA) 주도로 활주로 안전 구역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곳에 EMAS를 대거 설치했다. 뉴욕 JFK 국제공항과 같은 대형 공항은 물론 버지니아 로어노크공항 등 소규모 지역공항까지 미 전역 71개 공항에 121개의 EMAS가 설치돼 있다. 이 장치 영향으로 미국에서 활주로를 벗어났던 항공기 22대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 지난해 7월 콜로라도 텔루라이드 지역 공항에서는 이륙 도중 충분한 속도를 내지 못한 개인 제트기가 갑자기 착륙하다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항공기는 아랫부분에 상당한 손상을 입었지만 기장과 부기장은 EMAS 덕분에 무사했다.
  • ‘4대 허점’ 무안공항, 총체적 난국이었다

    ‘4대 허점’ 무안공항, 총체적 난국이었다

    제주항공 여객기는 무안국제공항 외벽과 충돌하며 사고가 났지만 외벽 앞에는 콘크리트 둔덕이 자리하고 있었다. 여객기는 완파됐지만 둔덕은 크게 부서지지 않았다. 만약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거나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이었다면 이 정도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무안공항 자체가 사상자를 키운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무안공항은 태생부터 불안했다. 사방이 철새도래지여서 건설 초기부터 조류 충돌 우려가 컸고, 활주로 길이는 2800m로 국내 공항 중 짧은 편에 속했으며 정기 국제선 노선을 12월부터 운영한 ‘초짜’ 공항이었다.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한 기체 손상이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공항 자체가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사고기가 충돌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는 항공기에 활주로 위치를 알리는 시설이다. 항공 장애물 관리 세부 지침 제23조 제3항은 ‘공항 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문제의 로컬라이저는 흙을 쌓아 만든 단단한 콘크리트 둔덕에 설치돼 있었다. 설치 규정과는 딴판이었다.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로컬라이저가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어 안전기준이나 설치 기준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규정을 어긴 게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종단안전구역을 로컬라이저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설치 기준이 있어 규정 위반이라는 논란이 일자 31일 국토부는 “규정 관계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활주로 길이도 참사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는 2800m로 국내 공항 중에 짧은 편에 속한다. 인천공항(3750~4000m), 김포공항(3200~3600m), 김해공항(3200m) 등은 무안공항보다 활주로가 길다. 더군다나 무안공항 활주로는 내년까지 3160m로 늘릴 예정이던 연장 공사로 약 300m를 이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활주로 길이는 2500m인 셈이다. 사고기는 랜딩기어(착륙 바퀴)를 펼치지 못한 채 통상의 터치다운 위치 400m보다 한참 뒤인 1200m 지점에서 동체 착륙을 시작했다. 2007년 개항한 무안공항은 서해안 철새도래지와 가까워 전략환경영향평가 때 “기체가 조류와 충돌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2019년부터 올해까지 항공기 1만 1004편이 오갔는데 이 기간 10건의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무안공항의 조류 충돌 발생 비율은 0.09%로 제주공항(0.013%), 김포공항(0.018%) 등에 비해 높다. 그런데도 무안공항은 새 떼 탐지용 레이더나 열화상 탐지기를 설치하지 않았다. 국제선 관리 경력이 짧은 ‘초짜’ 공항의 역량 부족 또한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무안공항은 ‘서남권 거점공항’을 내세우며 연간 992만명 이용을 목표로 개항했으나 지난해 이용객이 24만 6000명에 그칠 정도로 반쪽짜리 공항으로 전락했다. 개항한 지 17년, 국제선 정규 노선이 운행된 지 21일 만에 참사가 발생했다. 관제탑의 뒤늦은 소방 출동 요청도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기장이 ‘메이데이’를 선언한 이후 관제탑이 소방에 출동을 요청하기까지 3분이나 걸렸다. 사고 당시 근무한 관제사는 단 2명이었다.
  • ‘권영세 비대위’ 첫 회의로 항공 참사 대책회의… 권성동 1일 무안행

    ‘권영세 비대위’ 첫 회의로 항공 참사 대책회의… 권성동 1일 무안행

    與 사고 대책위원회 현장 지원반 활동 예정국회 차원 ‘제주항공 참사 특별법’ 제정도 검토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31일 정식 출범 후 첫 회의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긴급대책 회의’를 열고 당 소속 의원들이 참사 현장을 지키며 유가족을 위로·지원하기로 정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차원의 ‘제주항공 참사 특별법’ 제정도 검토할 방침이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사고 대책위원회 위원들 3~4명이 4개 조로 나눠 현장 지원반으로 활동할 예정”이라면서 “당 국회의원들도 유가족의 아픔을 듣기 위한 현장 방문과 조문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무안 여객기 추락 사고 수습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이른 시간 안에 유가족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장례 절차를 진행하고 유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어진 국민의힘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필요하다면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유가족이 생활하는 데 충분한 지원을 하고, 트라우마도 있을 수 있으니 정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긴급대책회의를 겸해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는 당 화합과 혁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비대위가 어려운 상황에 출범하는 만큼, 결연한 의지로 당내 화합을 이뤄내고 당의 혁신을 위해서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다는 다짐을 한다”면서 “새해부터는 더욱더 열심히 뛸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권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우리 모두 합심 단결해서 당 안정과 화합, 쇄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목표 향해서 쳐다보고 발걸음을 힘차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 지도부, 원내 지도부가 혼연일체가 돼서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고 당원들에게는 믿음을 주는 지도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권 원내대표는 새해 첫날인 다음 달 1일 무안공항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정부 관계자들과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권영세 비대위’는 이날 구성이 공식 완료됐다. 비대위 회의에서는 이양수 사무총장과 조정훈 전략기획부총장·김재섭 조직부총장, 신동욱 수석대변인,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 등 인선안을 의결했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는 임이자·최형두·최보윤·김용태 비대위원 임명의 건을 의결했다.
  • 무안공항 청사에도 합동분향소 설치…“정말 미안하고 죄송”

    무안공항 청사에도 합동분향소 설치…“정말 미안하고 죄송”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31일 희생자들을 기리는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희생자 179명 위패와 영정을 모신 무안공항 합동분향소는 공항 청사 1층 대기실에 차려졌다. 오후 7시부터 조문객 맞이를 시작한 무안공항 합동분향소 첫 번째 참배객은 유가족들이었다. 이어 각급 기관장, 시민 추모객 등이 분향과 헌화를 하며 희생자들 넋을 기렸다. 유족 대표단은 분향소 참배에 앞서 “이렇게 늦어져서 첫 제사를 올리게 됐다.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밝혔다. 전남도는 참사 현장에서 희생자들 시신 수습을 기다리는 유가족 요청을 수용해 사고 사흘째인 이날 무안공항 현장에도 합동분향소를 차렸다. 기존에 무안공항과 가장 가까운 합동분향소는 약 10㎞ 떨어진 무안 스포츠파크였다. 무안공항 합동분향소는 다른 합동분향소들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한 1월 4일까지 운영한다.
  • 최저가 썼던 금호건설이 시공권…무안공항 공사부터 특혜 논란

    최저가 썼던 금호건설이 시공권…무안공항 공사부터 특혜 논란

    지난 29일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은 25년 전 업체 선정부터 특혜 논란에 휘말려 공사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12월 착공해 2007년 11월 개항했다. 1997년 대선 후보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고, 2000년대 호남지역의 항공 수요 증가와 기존 광주·목포 공항의 대체 필요성을 해결하기 위해 건설됐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인 1998년 12월 ‘제2차 공항 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이 고시되면서 무안공항 건립이 궤도에 오르게 됐다. 1998년 12월 입찰이 시작돼 1년 뒤인 1999년 12월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낙찰받았다. 설계와 시공을 일괄 처리하는 ‘턴키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공항 비행장 시설, 건축 시설, 항공 보안 시설 등 전반적인 설계와 시공이 포함됐다. 당시 경쟁에 참여한 업체는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삼성물산 컨소시엄이었다. 설계 심사에서는 현대 컨소시엄이 1위, 삼성 컨소시엄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저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금호 컨소시엄이 결국 낙찰받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시공 능력 평가 1, 2위를 다투는 회사라는 점에서, 호남 기업인 금호가 호남에선 우리가 무조건 수주해야 한다고 보고 가격을 싸게 해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금호건설 관계자는 특혜 논란에 대해선 “25년 전 일이라 알 수 없다”고 했다. 무안공항은 2000년 기공식을 갖고 공사에 들어갔지만, 이후에도 특혜 시비에 휘말렸다. 활주로 건설 현장에 들어가는 골재 납품 등을 당시 안정남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장관의 동생이 운영하는 특정 업체가 전량 수주한 것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무안공항은 1998년 초 정부가 건설 계획을 추진할 당시 2001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착공 무렵에는 2002년으로 연기됐고, 2001년 6월 편입 토지 수용이 난항을 겪으면서 개항이 더 늦춰졌다. 감사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무안공항의 경제성 분석이 크게 부풀려졌다고 밝혔지만 건설은 계속 추진돼 2007년 완공됐다. 공사비는 총 3056억원이 투입됐다. 금호건설은 무안공항의 활주로 및 유도로, 여객터미널 외 부대건물 8동 등 연면적 254만 5000㎡에 이르는 공사를 수행하며 공항 건설 전문회사로 떠올랐다. 2017년에는 흑산공항 건설도 수주했다. 하지만 제주항공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2800m의 짧은 활주로와 콘크리트 둔덕 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발주한 대로 시공을 했을 뿐이고, 당시에는 작은 항공기만 들어오는 공항으로 알고 있었다”며 “문제의 둔덕은 국토부에서 밝혔듯이 지난해 개보수한 것이고, 현재 활주로 연장 담당 시공사도 우리가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 “랜딩기어가 안 내려와서 비행기가 터졌다”…긴박했던 사고 직후

    “랜딩기어가 안 내려와서 비행기가 터졌다”…긴박했던 사고 직후

    무안 제주항공 참사 당시 소방 신고 내역“활주로에 사람이 널려있다”“구급차가 많이 필요한 거 같다”메이데이 선언부터 충돌까지는 신고 없어 탑승자 181명 가운데 179명이 숨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당시 공항 관계자는 119에 전화를 걸어 “랜딩기어가 안 내려와서 비행기가 터졌다”고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 조종사가 메이데이(비상선언)를 외쳤던 오전 8시 59분, 사고 여객기가 복행 후 재접근했던 9시에도 별도의 신고가 접수되지는 않았다. 31일 서울신문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전남 무안공항 사고관련 119신고 내용’을 보면, 참사가 일어난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쯤 공항 관계자는 “비행기 랜딩기어가 안 내려와서 비행기가 터졌다”, “무안공항이고 비행기가 추락했다. 터졌다”라고 신고했다. “비행기가 추락했다”며 공항 관계자의 신고는 계속됐다. 이에 전남지방경찰청, 중앙119구조본부, 광주소방본부, 영광소방서, 전북소방본부, 목포해경 등에 같은 신고 내용이 전달돼 공동 대응 요청이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랜딩기어가 안 내려와서 터졌다’는 내용도 전달됐다. 군부대를 요청한다는 신고도 함께 이뤄졌다. 참사 직후엔 목격자들의 급박한 신고가 계속됐다. 공항 인근의 망운면 피서리의 한 신고자는 “사람이 엄청 많다. 몇 명은 돌아가신 것 같다. 활주로에 사람이 널려있다. 구급차가 많이 필요한 거 같다. 안움직이는 사람이 엄청나다”며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며 빠른 출동을 요청했다. 또 다른 신고자는 “무안공항 인근에서 연기가 난다”, “무안공항 입구에 불이 났다”고 다급하게 전하기도 했다. 앞서 태국 방콕 수완나품공항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하다 폭발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로 항공기 꼬리 날개 부분만 식별이 가능한 상태였고 나머지 부분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불에 탔다. 양 의원은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으로 사고 수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 국토부가 지켰다는 국제항공규범 살펴보니… “RESA 경사도 상하 5% 이내” “오버런 대비 단단한 구조물 제거”

    국토부가 지켰다는 국제항공규범 살펴보니… “RESA 경사도 상하 5% 이내” “오버런 대비 단단한 구조물 제거”

    태국 방콕에서 성탄절 연휴를 보내고 돌아오던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발생 지점인 활주로 끝 단단한 콘크리트 둔덕이 항공 규정에 어긋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신문이 31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미국 연방항공청(FAA),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정한 관련 규정을 찾아보니, 활주로 주변에는 장애물이 없는 ‘종단안전구역’(RESA)을 설치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특히, 단단한 장애물과 구조물 등은 반드시 치워야 한다고 돼 있었다. RESA는 쉽게 말해, 항공기가 제대로 멈추지 못하고 활주로를 벗어나는 ‘오버런’(overrun) 또는 비행기가 공항에서 항공기가 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도달하기 전 지점에 착륙하거나 충돌하는 ‘언더슈팅’(undershooting)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구역이다. 국토교통부는 사고가 난 콘크리트 둔덕을 설치한 것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명해왔지만, 지난 30일 참사 발생 이후 대중에 널리 알려진 내용을 종합해보면, 이러한 설명은 ICAO가 쓴 RESA 규범과는 정면 배치된다. ‘ICAO 부속서 14, 제1권: 비행장, 3장 물리적 특성, 3.5절’을 보면, “활주로 끝 종단안전구역(RESA)에는 장애물이 없어야 하며 활주로에서 ‘언더슈팅’ 또는 ‘오버런’으로 인한 항공기의 손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건설돼야 한다”고 나온다. 또 “RESA 내에는 장애물이나 단단한 구조물이 없어야 하며, 항공기 충격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RESA는 활주로 끝에서 최소 90m에서 가능한 경우 240m 이상 길이로 연장할 것을 권장하고, RESA의 폭은 활주로 폭의 최소 2배 이상이어야 한다”, “특별히 항행 또는 운항 목적 이외의 물체는 활주로 착륙대 내 있어선 안된다”고 써 있다. 물론, RESA의 길이와 폭은 활주로 코드 번호(주로 방위에 따라 달라지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요점은 활주로 그 자체만을 안전구역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의 언더슈팅과 오버런에 따른 오차 범위까지 고려해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공항 설계에 대한 표준과 권장 사항을 제공하는 지침서인 ‘FAA 자문 회람 150/5300-13A - 공항 설계편’에도 ICAO 규정에서 서술한 내용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이 문서에는 “활주로 끝단에는 장애물이 없는 종단안전구역(RESA)이 필요하다”고 써 있다. 그 이유는 “RESA는 활주로 이탈 시 항공기의 피해를 완화하고 제동할 수 있는 구역으로 설계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RESA는 평탄화 및 장애물 제거를 통해 항공기의 피해를 줄이도록 설계되어야 하고, 경사면은 항공기 속도를 감속시킬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RSEA의 최소 길이는 90m, 권장 길이는 240m 이상, RESA의 폭은 해당 활주로의 폭보다 넓어야 한다”고 ICAO 규정과 동일하게 써 있다. FAA 규정 4장에는 ‘장애물’(Obstacle)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와 있고, ‘장애물 없는 구역’(Obstacle Free Zone, OFZ)을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도 나와 있다. FAA 규정상 ‘장애물’(Obstacle)이란 “모든 고정(임시 또는 영구) 및 이동할 수 있는 물체 또는 그 일부가 다음에 해당되는 경우: a) 항공기 표면 이동을 위한 구역에 위치하는 경우, 또는 b) 비행 중인 항공기를 보호하기 위한 정의된 표면 위로 확장되는 경우, 또는 c) 정의된 표면 밖에 위치하며 항공 항행에 위험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로 정의돼 있다. ‘장애물없는구역’(OFZ)은 “항공기 표면이 맞닿는 활주로의 일부로, 항공 항법 목적으로 필요한 저질량 및 깨지기 쉬운 고정 장애물 이외의 장애물이 관통하지 않는 구역”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활주로 이착륙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주변 구역 모두를 OFZ로 보는 것이다. FAA는 문서에서 “OFZ 내에 허용할 수 있는 구조물과 허용되지 않는 물체를 명시해야 하고, 모든 공항은 이 구역의 유지 및 장애물 제거를 위해 주기적인 평가를 수행해야 한다”면서 “항공기의 이착륙 시 조종사가 장애물로 인한 위험 없이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안전 구역 확보를 통해 비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도 썼다. 이 뿐만 아니라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공항 설계에 대한 인증 기준과 지침을 제공하는 문서인 ‘EASA 비행장 설계를 위한 인증 사양 및 지침 자료’(EASA CS-ADR-DSN - Certification Specifications and Guidance Material for Aerodromes Design)에도 “RESA는 활주로 끝에서 최소 90m 이상 이어져야 하며, 가능하다면 240m 이상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RESA는 활주로 폭의 최소 2배 이상이어야 한다”는 같은 내용이 써 있다. 특히, EASA는 “종단 경사도는 5%를 초과하지 않아야 하며, 횡단 경사도 역시 상하로 5% 이내로 설계해야 한다”고 “모든 장애물은 항공기의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구역 내에서 제거되거나 적절히 매립되어야 한다”, “비상 상황 시 구조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조물이 배치되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무안공항의 RESA의 길이와 폭이 국제 항공 기준을 준수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참사가 발생한 활주로 끝에 땅이 평평하지 않고 경사지게 돋아져 있는 점, 그리고 이곳을 단단한 콘크리트로 메운 점은 항공 규정에 분명히 어긋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단독]사고 전 이틀간 13번 날았던 사고 여객기, ‘비행 전후 점검’ 규정 시간 안 지켰다

    [단독]사고 전 이틀간 13번 날았던 사고 여객기, ‘비행 전후 점검’ 규정 시간 안 지켰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7C2216편)가 사고 전 이틀 동안 ‘비행 전후 점검’(PR/PO Check) 규정 시간을 지키지 못할 정도로 빠듯하게 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은 “모든 점검을 빠짐없이 수행했다”고 했지만 실제 법에 규정된 점검 시간만큼 공항에 체류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31일 국토교통부의 항공기 기종별 정시 점검 최소 시간을 보면 사고 여객기인 B737 기종 시리즈는 비행 편마다 28분의 중간 점검과 24~36시간마다 73분의 비행 전후 점검을 받아야 한다. 항공기 정시 점검은 ‘비행 중간 점검’(TR)과 ‘비행 전후 점검’으로 나뉜다. 중간 점검은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한 뒤 승객을 태우고 다시 이륙하기 전에 이뤄지는 ‘비행과 비행 사이’ 점검이다. 비행 전후 점검은 항공기가 하루를 기준으로 첫 비행을 시작하기 전과 마지막 비행을 끝낸 뒤 이뤄지는 점검이다. 국제선 항공편은 밤새워 운항하는 때도 많아서 국토부는 24~36시간 사이에 비행 전후 점검을 받으라고 명시했다. 문제는 사고 여객기가 사고 직전 이틀 동안 비행 전후 점검을 받을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는 점이다. 승객 탑승에 20~30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선의 경우 최소 1시간 43분(73분+30분) 이상 공항에 있어야 비행 전후 점검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제주항공 측은 “점검은 외부 기체 점검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승객 탑승 여부와 상관없이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지난 27~28일 이틀 동안 사고 여객기가 1시간 43분 이상 공항에 머문 건 지난 27일 오후 1시 29분부터 오후 3시 40분까지가 유일하다. 사고 여객기는 27일 오전 11시 52분 제주국제공항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 다싱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 기내 응급환자 발생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이때가 오후 1시 29분이었다. 이후 오후 3시 40분 다시 베이징 다싱공항으로 출발했다. 이때 점검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36시간 후인 29일 오전 3시 40분 전까지는 비행 전후 점검을 받아야 했는데, 이 시간에 사고 여객기는 태국 방콕을 떠나 무안공항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점검 시스템에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사고 전 점검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모든 항공기는 제작사 매뉴얼이나 국토부가 인가한 기준에 맞춰 점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비사를 동시에 많이 투입하면 점검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제주항공은 5년 새 정비사 수도 13% 넘게 줄였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종사자 현황을 보면 제주항공의 항공정비사 수는 2019년 542명에서 지난해 469명으로 1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실제 사고 여객기는 28일 오전 9시 39분부터 10시 59분까지 무안공항에서 비행 전후 점검을 받았다”며 “당시 3명의 정비사가 점검에 참여해 73분보다 점검 시간을 줄였고 모든 점검 사항을 절차에 따라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 제주항공 참사에 지원과 나눔 잇따라

    제주항공 참사에 지원과 나눔 잇따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슬픔에 잠긴 유가족을 위로하고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전국에서 따뜻한 지원과 나눔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 무안공항과 무안 합동분향소에서는 사고 당일부터 현재까지 2천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서 사랑의 밥차 운영과 물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맞춤형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광주전남자원봉사센터와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대한불교조계종, 대한적십자사, 바르게살기운동, 의용소방대 등 협회·단체 등에서도 구호 물품을 나누며 유가족들의 마음을 보듬고 있다. 목포대학교는 기숙사를 유가족 숙소로 무상 제공하고 숙박 지원에 나섰다. 지자체 후원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경상북도는 31일 위문 성금 2억원을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이날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무안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위문 성금을 전달했다. 성금은 추후 여객기 사고 수습 및 피해자·유가족 지원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전남도는 유가족 1대 1 전담반을 운영하며 유가족 지원에 힘쓰고 있다. 유가족의 의견을 반영해 기존 정부합동분향소와 도청 합동분향소 운영에 이어 무안국제공항에 합동분향소를 추가 운영한다. 유가족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무안국제공항에서 무안 종합스포츠파크와 광주, 목포를 연결하는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무안공항에는 재난심리지원본부를 설치하고 샤워버스·심리회복 버스와 재난심리지원 마음 안심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남도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책회의를 열고 그동안의 조치사항과 유가족 지원 내용 등을 점검하고, 추가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유가족 악플’ 수사 착수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유가족 악플’ 수사 착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조롱해 공분을 산 누리꾼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31일 모욕 등 혐의로 국내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에 대한 수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누리꾼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일인 지난 29일 ‘무안공항 유가족들만 횡재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인터넷에 올려 유가족들을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게시물은 “보상금 받을 생각에 속으로는 싱글벙글할 듯”이라며 유가족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 없이 범죄 사실을 자체적으로 인지해 수사에 들어갔다. 각 사이트 운영자들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경찰은 참사 유가족을 조롱하는 악플러 등에 대해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희생자 및 유가족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게시글에 대해 관용없이 사법 처리하기로 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참사 발생 직후부터 희생자 유가족들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게시글이나 댓글이 작성돼 공분을 샀다. 무분별한 악플이 잇따르자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댓글 서비스를 중단해 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 [단독] 20년전 항공기 사고로 미리 ‘EMAS’ 대비한 대만 쑹산공항

    [단독] 20년전 항공기 사고로 미리 ‘EMAS’ 대비한 대만 쑹산공항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제2공항인 쑹산공항을 비롯해 활주로가 짧은 해외 공항들은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는 ‘오버런’ 사고에 대비해 완충장치인 이마스(EMAS)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무안국제공항의 제주항공 참사 다음날 열린 대만 의회인 입법원 청문회에서 대만 교통안전위원회는 2004년 오버런 사고를 계기로 이마스가 설치됐다고 밝혔다. 쑹산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2.6㎞로 무안공항의 2.8㎞보다 짧다. 가볍고 잘 부서지는 콘크리트 블록 등으로 만들어진 이마스는 활주로가 짧은 공항에서 항공기와 부딪히면 즉시 파괴되어 동체 속도를 급속하게 줄여준다. 쑹산공항에서는 20년 전 트랜스아시아 항공사의 여객기가 활주로를 벗어나 배수구에 앞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이마스를 설치해 2009년 완공된 이후에는 소형기뿐 아니라 대형기도 착륙이 가능해졌다. 대만 교통안전위는 제주항공 사고기인 보잉 737-800이 대만의 국적항공사인 중화항공에서도 10대가 운영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기 점검 강화를 항공사에 주문했다. 이마스는 쑹산공항처럼 건립 연도가 오래되어 시내 근처에 있는 공항에서 많이 추가하는 시설이다. 일본 도쿄의 하네다공항 A 활주로도 2020년 스웨덴 회사의 그린 이마스를 도입했다. A 활주로 길이는 3㎞로 3.36~3.5㎞인 C·D 활주로에 비해 짧은 편이다. 그린 이마스는 콘크리트 블록 대신 발포 유리폼 등의 에너지 흡수 소재를 사용한다. 하네다공항은 1999년 활주로 안전 구역 확보 거리가 40m에서 90~240m로 늘어나자 1988년 지어져 연장이 어려웠던 A 활주로에 이마스를 도입됐다. 미국은 연방항공청(FAA)이 1990년대 활주로 안전 구역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공항의 안전을 위해 이마스 기술을 개발했다. 뉴욕 JFK 국제공항과 같은 대형공항은 물론 버지니아주 로어노크 공항 등 소규모 지역공항까지 미 전역 71개 공항에 121개의 이마스가 설치되어 있다. 그동안 이마스 덕분에 활주로를 벗어났던 22대의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했으며, 총 432명의 승객이 무사할 수 있었다. 지난 7월에는 콜로라도주 텔루라이드 지역 공항에서 개인 제트기가 이륙 도중 충분한 속도를 얻지 못하자 갑자기 착륙을 시도하면서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항공기는 아랫부분에 상당한 손상을 입었지만 기장과 부기장은 이마스 덕분에 아무런 부상도 없었다.
  • ‘슬픔을 함께 합니다’…선결제·자원봉사 밀물

    ‘슬픔을 함께 합니다’…선결제·자원봉사 밀물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깊은 슬픔에 빠진 유족과 이들을 지원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되기 위한 ‘나눔의 손길’이 연일 밀물처럼 이어지고 있다. 무안공항내 카페와 음식점에서는 커피·음식 선결제가 하루종일 잇따르고 광주·전남 지자체와 기업, 시민사회단체, 종교계에서도 공항 안팎 여기저기에 자리를 마련해 24시간 무료로 음식과 음료를 제공했다. 자원봉사자들은 “고통스러워하는 유가족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고, 유가족들은 ‘날개없는 천사’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4번 게이트 인근에 있는 한 카페에는 오후 3시 현재 커피 총 270잔이 선결제됐음을 알리는 안내판 4장이 붙어있었다. 안내문에는 “시민들께서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를 50~100잔씩 선결제하셨다. 유가족과 봉사자분들은 오셔서 드시기 바란다”고 적혀있었다. 유족과 봉사자들이 자주 들르는 이 카페에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께에도 ‘커피 200잔 선결제’ 공지가 떴었고, 지난 30일에도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100잔씩 선결제’ 안내문이 붙었었다. 가까운 친척의 사고로 공항에 왔다는 한 유족은 “와보니 선결제 안내가 있길래 음료를 한 잔을 주문했다”며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유족들에게 마음을 써 준다는 생각에 가슴이 따듯해졌다“고 말했다. 키오스크에서 결제한 뒤 음료를 기다리던 시민들도 “탄핵 집회로 선결제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는데, 여기에서도 선결제가 있어 놀랐다”며 “유가족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안공항 1층 한식당은 지난 30일부터 24시간 문을 열고 하루 700여명의 유가족과 봉사자들에게 꼬막비빔밥과 떡국, 김치찌개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식당 관계자는 “사고 발생 이튿날인 30일부터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될까지 무료 음식제공을 이어갈 생각”이라며 “참사로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인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안유성 셰프도 지난 30일 김밥 200인분을 만들어 무안공항을 직접 찾았다. 안 셰프는 유가족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임시 텐트를 하나씩 찾아다니며 위로의 말과 함께 김밥을 전달했다. 그는 새해 첫날인 1월 1일에는 떡국을 유가족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안 셰프는 “어떤 말로도 유가족들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나마 음식으로라도 봉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 자치단체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지역 연고 기업들도 공항 안팎에서 음식배식·청소·심리치료 등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며 유족들과 아픔을 함께 했다. 유가족들이 대기하는 공항 탑승동 1층과 2층에는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포진, 이 곳을 찾은 이들 누구에게나 앞다퉈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탁자 여러 개를 한데 붙여 마련된 40여곳의 공간에는 빵과 라면, 과일, 생수, 햇반, 과자 등 음식물은 물론 치약과 칫솔, 위생용품, 방한용품, 이불 등이 넘쳐났다. 공항 탑승동과 관리동 사이 주차장에는 밥차와 커피차들이 빼곡히 들어섰고, 십여명씩 줄지어 선 자원봉사자들은 이마에 땀을 훔치며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방문자들에게 밥과 국, 반찬을 전달했다. 주차장에 급조된 테이블과 관리동 2층에 급히 마련된 10평 규모 식당은 하루종일 식판을 든 이들로 북새통을 빚었다. 먼저 떠나버린 언니 생각에 눈이 벌개진 채 식당 한 켠에서 가족들과 늦은 점심을 먹던 박 모씨(37·여)는 “몸과 마음이 너무도 힘들지만, 자원봉사자들 손길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때면 위로가 되는 느낌”이라며 “평소에는 자원봉사자들의 고마움을 몰랐지만 지금은 ‘날개없는 천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인천에서 자원봉사를 왔다는 윤 모씨(62)는 “어떤 말로도 유가족들의 힘든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날씨가 춥고 몸도 고생스럽긴 하지만 사고가 수습될때까지 묵묵히 옆에서 도우며 유족들이 슬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전남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지자체는 물론 광주은행과 한국전력, 새마을부녀회 등에서 나온 자원봉사자 수십명이 참배객들에 어묵과 커피, 빵 등을 무료로 나눠주며 아픔에 동참했다.
  • 광명시의회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깊이 애도”

    광명시의회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깊이 애도”

    광명시의회(의장 이지석)가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시의회는 31일 시청 정문 안내실 앞에 마련된 ‘항공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찾아 헌화한 뒤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아울러 이지석 의장 및 의원들은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지석 의장은 “비극적인 사고에 마음이 무겁고 참담하다”라며 “소중한 생명을 잃은 희생자분들과 깊은 슬픔에 잠겨 계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명시의회는 국가 애도 기간임을 고려해 애초 예정했던 종무식을 취소하고 시무식도 최대한 축소해 진행할 예정이다.
  • [무안공항 참사] 전남대병원 동료교수 “단 한명도 오지 못했다”

    [무안공항 참사] 전남대병원 동료교수 “단 한명도 오지 못했다”

    전남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단 한명도 이송 오지 못했다”며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희생된 동료 의사·가족을 추모했다. 조용수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청 즉시 DMAT(재난의료지원)팀이 출동하고 속속 응급실로 모여 중환자를 받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는데 한명도 이송 오지 못하였다, 단 한명도 이송 오지 못하였다”며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조 교수는 “병원으로 꼭 돌아와야 할 사람도 결국 돌아오지 못하였다. 무너져 내린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이번 참사로 희생된 동료 교수와 그 가족도 함께 추모했다.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참사 당일인 전날 오전 9시20분부터 중증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교수가 언급한 ‘병원으로 꼭 돌아와야 할 사람’은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근무 중인 동료 김모(47) 교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소아과병원 개원의인 아내, 중학생인 두 딸과 함께 이번 참사로 희생됐다. 고인들을 추모한 조 교수는 지난 8월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연수를 받고 낙뢰 맞은 나무 주변 교정을 지나다가 감전 사고를 당했던 20대 고교 교사의 생명을 구한 의료진 가운데 1명이다. 당시 사고를 당했던 교사는 심정지 상태에 처했다가 28일간 입원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했다.
  • “마지막까지 최선 다했을 사람”…참사 여객기 기장, 공군 출신 베테랑이었다

    “마지막까지 최선 다했을 사람”…참사 여객기 기장, 공군 출신 베테랑이었다

    “급박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을 사람” “안전에 대해 타협 없던 동료”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의 기장이 68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을 가진 ‘공군 출신 베테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의 기장 A씨는 공군 학사장교 조종사 출신으로 지난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3월 기장으로 승급했다. 그의 비행시간은 총 6823시간이며 기장 비행 경력은 2500시간 이상이다. A씨는 동료들 사이에서 비행 실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들은 그를 “안전에 대해 타협 없던 동료”, “급박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을 사람” 등으로 기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0일 제주항공의 사고 관련 브리핑에 따르면 제주항공에선 부기장 임명 이후 3500시간 이상, 근속연수 3~4년이 지나야 기장으로 승급할 수 있다. A씨와 함께 조종석에 앉았던 부기장 B씨도 총 비행시간이 1650여시간으로 부기장이 된 지 1년 10개월이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무안공항에서 몇 차례 운항했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참사 당일 A씨가 조종간을 잡은 제주항공 7C2216편은 지난 29일 오전 8시 54분 무안공항 관제탑에 착륙 허가를 요청했다. 이에 관제탑은 무안공항 남쪽방향 01번 방향에서 활주로에 진입하던 항공기에 3분 뒤인 8시 57분 ‘조류 이동 주의’ 조언을 전달했다. 2분 뒤인 59분 조종사는 위급상황을 알리는 ‘메이데이’를 관제탑에 통보함과 동시에 착륙을 포기하고 급하게 재상승하는 고어라운드(복행)에 들어갔다. 사고기는 재착륙을 시도했지만 높이 날아오르지 못했고 01번 활주로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인 19번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하겠다고 관제탑에 알렸다. 엔진 계통 악화 등으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으면서 항공기는 비상 동체착륙을 했다. 활주로에 기체를 끌며 빠르게 달리던 항공기는 오전 9시 3분쯤 활주로 끝 외벽과 충돌하면서 폭발했다. 사고기는 꼬리 부분만 남긴 채 비행기 동체 모두 불에 타면서 승무원을 포함한 탑승객 181명 중 2명만 구조되고 나머지 179명은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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