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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만 테러용의자 이라크여성 TV서 자백

    지난 9일 요르단 수도 암만의 호텔 3곳에서 57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폭탄테러에 가담했다는 한 이라크 여성이 13일(현지시간) 요르단 국영 TV를 통해 범행 일체를 공개 자백했다. 사지다 알 리사위(35)라고 이름을 밝힌 이 여성은 남편 후세인 알리 알 사마리와 함께 폭탄벨트를 몸에 두르고 래디슨 SAS 호텔의 결혼식장에서 테러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리사위는 “남편의 폭탄은 터졌지만 나는 실패해 도망쳤다.”고 주장했다. 이 호텔에서는 38명이 사망했다. 이라크 라마디 출신인 리사위는 남편이 자신에게 폭탄벨트를 채워줬고 조작법을 가르쳐 줬으며, 지난 5일 위조여권을 갖고 남편 및 다른 2명과 함께 요르단으로 입국했다고 밝혔다. 리사위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측근으로 팔루자에서 미군에 사살된 사미르 알 리사위의 여동생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리사위의 진술 태도가 지나치게 침착했고 폭탄이 터지지 않은 이유가 분명치 않다는 점 등을 들어 조작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마르완 무아셰르 요르단 부총리는 이번 폭탄테러에 가담한 4명 모두 이라크의 알 안바르주 출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 경찰은 지난달 29일 60여명을 숨지게 한 뉴델리 연쇄폭탄테러의 배후로 이슬람 무장세력 라슈카르 이 타이바(LeT) 소속의 타리크 아마드 다르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외신종합 taecks@seoul.co.kr
  • “요르단 추가테러” 알 자르카위 경고

    요르단 호텔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한 이라크 알 카에다 조직의 최고 책임자 알 자르카위가 요르단에 대해 추가공격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알 자르카위는 10일(현지시간) 인터넷 성명을 내고 “공격을 받은 3개 호텔은 요르단 독재자(압둘라 2세 국왕)에 의해 적들과 유대인들, 십자군들의 뒷마당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타깃이 됐다.”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이집트, 사우디 등의 스파이들이 그 곳에서 팔레스타인과 이라크 무자헤딘을 상대로 한 음모를 꾸며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대인을 위해 요르단 동쪽에 세운 방어벽이 지금 무자헤딘과 그들의 공격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을 요르단의 독재자가 알도록 하겠다.”면서 “우리의 가장 용맹스러운 전사가 요르단 암만에서 새 공격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라크 알 카에다는 인터넷 성명을 통해 요르단 암만 호텔 3곳에 대한 연쇄 폭탄테러는 여성 1명을 포함한 4명의 이라크인이 실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번 공격의 계획, 준비, 실행을 맡은 그룹은 아부 카비브, 아부 무아즈, 아부 오마이라 사령관 등 3명의 남성과 존경하는 옴 오마이라 자매”라고 밝혔다. 성명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요르단 정부가 자살폭탄범 3명의 시신을 발견한데 이어, 공포영화 ‘핼러윈’ 시리즈를 감독한 무스타파 아카드가 이번 테러로 인한 부상으로 사망함에 따라 사망자수는 모두 60명으로 늘어났다. 전국적인 테러범 검거작전에 나선 요르단 경찰은 지금까지 최소 120명을 체포했으며, 이들 대부분이 이라크인과 요르단인이라고 밝혔다.이지운기자 외신종합jj@seoul.co.kr
  • 요르단 연쇄폭탄테러 최소 57명 사망

    요르단 수도 암만 중심가의 고급호텔 3곳에서 9일 저녁(현지시간)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 중국인 등 외국인을 포함해 최소 57명이 숨지고 115명이 다쳤다고 마르완 무아셰르 요르단 부총리가 10일 밝혔다. 한국인 희생자는 일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르단대사관의 강철 영사는 10일 “사건 직후 한인회, 선교사회, 여행사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폭발이 있었던 3개 호텔에 투숙한 한국인은 없었으며, 요르단 총리실과 경찰로부터도 한국인 사상자는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인 3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한편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이끌고 있는 이라크 내 알 카에다는 이 사건이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는 이라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음에도 친미·친이스라엘정책을 펴 온 요르단의 정치 불안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 정부는 사건 직후 요르단 지상 국경 모두를 폐쇄했다. 장갑차와 대(對)테러특수부대는 외교공관과 정부청사, 호텔 등을 봉쇄했다. 미국은 추가 테러를 우려, 암만주재 대사관을 일시 폐쇄하고 경계를 강화했다. ●‘피로연장에 터진 폭탄’ 9일 밤 9시2분쯤 암만 시내의 5성급 호텔인 래디슨 SAS호텔에서 첫 폭발이 일어난 직후 거의 동시에 근처 그랜드하얏트와 데이스인에서 연쇄폭발이 일어났다. 당시 래디슨 SAS 호텔에서는 결혼식 피로연이 한창이었다.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던 250여명의 하객들은 폭탄 벨트를 두른 테러범이 연회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폭탄이 터지고 화기애애한 피로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신랑, 신부는 무사했지만 두 사람은 모두 아버지를 잃었다. 래디슨호텔은 특히 이스라엘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으로 이전에도 알카에다의 표적이 됐었다. 이어 폭발음이 들린 곳은 이곳에서 1㎞쯤 떨어진, 또 다른 특급호텔 그랜드하얏트 9층 로비에서였다. 수법은 같았다. 또 이스라엘대사관 인근에 위치한 3성급 호텔인 데이스인에도 자폭 차량이 돌진했다. ●왜 암만에서… 암만은 이라크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시내 주요 고급 호텔들에는 이라크를 드나드는 미국, 영국인 관리들과 사업자들이 많이 묵고 있으며 부유한 이라크인들이 자국의 폭력사태를 피해 비교적 테러 안전지대로 꼽혀온 암만으로 모여들면서 이라크의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석유가 나지 않는 요르단은 친미국가이면서 동시에 이라크의 대외 창구 역할을 하는 독특한 위치를 누려왔다.‘줄타기 외교’를 통해 미국의 원조도 받으면서 이라크 후세인 정권으로부터는 석유를 공급받아 왔다. 이스라엘과의 관계도 대단히 우호적이었다. 알카에다의 알 자르카위는 이같은 상황을 이끌고 있는 요르단 지도부에 대해 증오심을 키워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알카에다는 이날 오후 인터넷을 통해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알 자르카위를 지지하는 한 무장조직 웹사이트에는 아부 하자르 알 샤미라는 사람이 알 자르카위가 이번 공격에 가담했다며 찬양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요르단은 테러를 기도한 무장조직원 수십명을 체포하고 알 자르카위 등 수배중인 테러 용의자들에게 사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지운기자 외신종합 jj@seoul.co.kr
  • 밥 포시 명성 그대로 뮤지컬 ‘피핀’ 초연

    뮤지컬 ‘시카고’‘카바레’ 등으로 국내에도 친숙한 브로드웨이 안무가 겸 연출가 밥 포시의 흥행작 `피핀(Pippin)´이 국내 초연된다. 밥 포시는 섹시하고 도발적이면서도 냉소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일명 ‘포시 스타일’의 안무로 1970·80년대 뮤지컬계를 장악한 인물. 사후 20여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브로드웨이의 전설적인 안무가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피핀’은 그가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1972년 초연한 작품으로 토니상 감독상, 안무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9세기 서로마제국의 프랑크 왕국을 배경으로 찰스 대제의 아들 ‘피핀’이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세상에 부러울 것 없는 신분이지만 자유로운 영혼과 특별한 인생을 갈망한 피핀은 혁명, 살인, 육체의 유희, 일상의 삶 등 인생의 희로애락을 두루 경험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극중 눈여겨볼 것은 역시 밥 포시만의 독특한 안무. 특히 주인공 피핀이 성의 쾌락에 빠지는 장면은 대사없이 음악과 춤으로 타락과 환락의 세계를 완벽히 묘사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각광받는 작곡가인 스티븐 슈왈츠의 음악을 듣는 재미도 크다. ‘오페라의 유령’의 설앤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피핀’은 국내에서 밥 포시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배우와 스태프들이 총출동해 관심을 모은다.2001년 밥 포시의 일대기를 뮤지컬로 만든 ‘올 댓 재즈’의 연출가 한진섭, 안무가 서병구, 그리고 배우 윤복희가 재결합했다. 피핀역에는 서재경, 최성원이 더블 캐스팅됐다.18일∼내년1월15일 충무아트홀.(02)501-7888.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만성 폐쇄성폐질환 5년새 30% 늘어

    질환의 90% 정도가 흡연이 원인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가 5년새 30%나 증가했으며, 사망자도 최근 20년간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COPD는 흡연, 대기오염 등으로 폐 기능이 떨어져 점차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질환으로, 증상이 심해지면 계단을 오르거나 요리 같은 간단한 일상생활도 할 수 없게 되며 이 상태에서 호흡기가 자극을 받으면 기도폐쇄 등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이사장 송정섭)는 2000∼2004년 사이 전국 7개 대학병원의 COPD 환자를 조사한 결과 환자 수가 2000년 1만 5295명에서 2004년 1만 9887명으로 30%나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중 입원환자는 2000년 1473명이던 것이 2004년 1939명으로 32%나 늘었다. 이 기간 COPD 진단을 받은 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총 8만 9000여명 중 40대 이상의 남성이 7만 1000여명으로 환자 10명 중 8명이 40대 이후의 남성으로 분석됐다. 이어 50대는 1만 806명,60대는 2만 919명,70대는 2만 9850명으로 연령이 많아질수록 남성 환자 점유율은 높아졌다. 또 학회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20년간 COPD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83년 1229명이던 것이 2004년 5464명으로 무려 4.45배나 증가했다. 학회는 이 집계에서 빠진 COPD 사망자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폐 기능 손상으로 다른 합병증이 생기거나 지병이 악화돼 사망할 경우 사망진단서에 간접 사인으로 기록되거나 COPD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학회는 이같은 COPD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COPD환자 및 일반인을 위한 생활지침과 함께 의료인들의 진단 지침이 될 ‘COPD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또 오는 18일 서울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제3회 폐의 날을 기념해 ‘폐암보다 고통스러운 COPD’를 주제로 대국민 캠페인도 벌이기로 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천식 등 다른 질환과 COPD를 혼동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70년대 후반부터 흡연 인구가 크게 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COPD환자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단풍길 걸으며 ‘훌훌’

    단풍길 걸으며 ‘훌훌’

    어느 해 가을이었습니다. 덕수궁 길을 함께 걷자던 친구를 따라 나섰습니다. 가로등에 비친 낙엽을 밟으며 떠난 그녀가 생각난다던 그 녀석의 말을 듣고는 여자 친구가 생기더라도 덕수궁 길만은 걷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초가을 평년기온이 높았던 탓에 올가을 단풍은 예년에 비해 5∼6일 늦어진다고 합니다. 서울은 지난 18일쯤 북한산 정상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해 11월 초·중순 절정을 이룬다고 합니다. 단풍이 드는 원리는 간단합니다. 기온이 섭씨 5도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광합성을 통해 푸른 빛을 내는 엽록소 활동이 줄어듭니다. 대신 나뭇잎 속에 있는 고유한 색소 성분이 드러납니다. 노란색소인 카로틴 성분이 많으면 노란 단풍이, 붉은 색소인 안토시안이 많으면 붉은 단풍이 든답니다.9월이후 기온이 빨리 낮아지고 맑은 날이 많으면 빛은 더욱 또렷해집니다. 어느덧 단풍이 제법 들었습니다. 단풍길을 걸어보았습니다. 간혹 서운하고 분했던 마음을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접어봅니다. 쌓인 낙엽을 눈처럼 흩뿌리며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을 되살려봅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잡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 때문인지 낙엽을 잡으려 팔을 뻗어보는 사람들도 제법 눈에 띕니다. 단풍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절망과 희망, 슬픔과 기쁨이 교차되면서 그렇게 울긋불긋 물들어가나 봅니다. 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직접 걸어본 서울의 단풍코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알록달록한 단풍 옷을 입은 설악산이 부르는 손짓이 들려오는 듯하다. 낙엽 떠다니는 호수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은 고요한 물결을 타고 상념에 잠길터. 하지만 녹록지 않은 사정 탓에 도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은 어디서 스산한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정겨운 고궁 옆 돌담길을 따라, 유유히 흐르는 한강의 지류를 따라 가을을 손짓하는 가로수를 벗 삼자. 설악산만큼 화려하고 호수만큼 고요하진 않아도 설익은 붉은 단풍과 빛 바랜 듯 노르스름한 은행잎이 은은하게 가슴을 물들여 올 것이다. 단풍 아래를 걸을 때면 누구나 한 박자 천천히 걷게 된다. 그동안 보내온 한 해와 다가올 한 해가 머릿속에서 교차되는 것도 이 때쯤부터인지…. 서울인 팀이 직접 걸어 본 ‘강추’ 단풍 도보코스를 소개한다. ●‘가을’하면 덕수궁 돌담길 “가을이 왔습니다.”라는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배경 화면으로 꼭 등장하는 덕수궁 돌담길. 너무 유명해서 식상할 것 같지만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을 만큼 매력적인 거리다. 대한문에서 정동 입구까지 이어지는 900여m 구간이 모두 보행자 위주로 꾸며져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차량의 방해 없이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이제 막 붉게 달아오른 단풍과 노릇노릇하게 변해가는 은행잎이 첫 사랑의 풋풋한 설렘을 느끼게 한다. 낙엽이 살포시 떨어진 기왓장 밑 담벼락에 기대 서면 뮤직 비디오의 주인공이라도 된 기분이다.‘함께 걷고도 깨어지지 않을’ 굳건한 사랑을 약속한 연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곳. 느린 걸음으로 20∼30분이면 둘러볼 수 있지만, 중간중간 나타나는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극장에 들러 전시, 공연 등을 구경하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지하철 2호선 시청역 1번 또는 2번 출구로 나오면 대한문에서 출발할 수 있다. ●청와대 앞 길, 살벌해? 아니 한가해 같은 돌담길이지만 좀 더 특별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특별한 그 분’이 다니는 곳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파란 지붕이 올려다 보이는 ‘청와로’가 그곳이다. 경복궁 돌담을 따라 삼청동까지 연결되는 1㎞길에 은행나무 152주가 쭈욱 들어서 있다. 청와대 정문 옆 입구부터 삼청동 총리 공관쪽 출구까지 삼엄한 경비 인력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경비 요원들의 날카로운 눈빛과 따사로운 은행나무의 노란 빛깔이 묘하게 교차한다. 찔릴게(?) 없는 민간인이라면 여유로이 낭만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오가는 사람이 드물어 은은한 가을 햇살과 바람결에 사각거리는 낙엽 소리에 흠뻑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장 그늘에 가려 푸른 빛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나무들과 햇빛을 받아 노랗게 물든 잎사귀들이 조화를 이룬다. 삼청동 골목으로 빠져나오면 고풍스러운 갤러리들과 맛깔스러운 음식점들이 기다리고 있다. 와인이나 차 한 잔을 음미하고 경복궁까지 거닐면 두∼세 시간도 부족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려 효자동 사거리 방면으로 15분정도 걸어 올라가면 된다. ●중랑천 제방길, 단풍 보며 건강도 챙기고 중랑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단풍을 보러 굳이 시내까지 나오지 않아도 된다. 도봉·성동·동대문구 등 중랑천을 끼고 있는 자치구들은 한결같이 ‘중랑천 제방길’을 최고의 단풍과 낙엽 길로 꼽는다. 서울 시계 밖을 흐르는 부분 700m를 빼면 총 길이 19.3㎞. 걷기에는 부담스러운 거리지만 자전거를 이용하면 서 너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은행나무, 단풍나무는 물론 이름 모를 수십종의 나무들이 물가를 화려한 색깔로 수놓는다. 특히 도봉구청 옆 중랑천변에는 허리 돌리기, 아령, 철봉 등이 곳곳에 마련돼 있어 운동을 하기에도 좋다. 해질녘 운동으로 몸을 풀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낙엽길을 거니는 사람들에겐 보약이 따로 필요 없어 보인다. ●밤이 더 좋은 위례성길 공원의 산책로도 빼놓을 수 없다. 올림픽공원 서쪽길의 단풍길도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곳이 처음 생긴 것은 이름 그대로 1988년 즈음이다. 벌써 20년 가까이 됐다. 그동안 인공적인 키 작은 나무들은 무성하게 가지를 뻗은 ‘청년’으로 자랐다. 이곳 단풍은 낮보다는 밤에 더 아름답게 빛난다. 위례성길을 오가는 자동차들이 뜸해질 무렵, 노란색 은행잎과 울긋불긋한 단풍잎은 희뿌연 가로등빛에 호젓하게 젖어든다. 올림픽공원의 나무와 잔디들이 뿜어내는 풀냄새들도 코 끝에 내려앉는다. 연인과 함께라면 금상첨화. 비록 혼자라도 한 시간 남짓 이곳을 따라 걷다 보면 고즈넉한 단풍길 밤산책에 푹 빠지기 충분하다. 운동하기에도 그만이다. 송파구 전역으로 연결된 자전거도로도 이곳을 지난다. 서쪽길에서 올림픽공원을 횡단해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오금동∼거여·마천동까지 이어지는 조깅코스도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의 절경, 산으로 좀 더 울창한 단풍길을 원한다면 주말 중 하루를 시간 내 서울의 산을 올라보는 것은 어떨까. 아차산 생태공원∼워커힐 호텔 사이 아차산길은 차량통행이 많지 않고 보도가 목재 데크로 되어 있어 가족 단위 가을 나들이 코스로 적당하다.1㎞구간에 걸쳐 단풍나무·벚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관악산은 입구가 절경이다. 주차장에서 제2광장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으로 오색찬란하기까지 하다.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 있는 청계산 단풍은 서울대공원 앞 호수와 어우러진다. 매일 숨 고를 새 없이 바쁜 도시인들에게는 단풍이 물든 가로수 아래를 걷는 것마저 사치일 수 있다. 달리는 차 속에서 차창 너머 울긋불긋 물든 가로수를 향해 손 한번 뻗어보는 것만으로도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없을까. ●화랑로 가로수 터널 화랑로 태릉입구에서 삼육대학교 사이 8.6㎞는 서울에서 가장 긴 가로수 길이다. 길을 따라 1200그루의 버즘나무와 은행나무 등이 빽빽하게 심어져 있는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차량 흐름이 원활한 때 이곳을 지나면 마치 한적한 교외에 나온 느낌이 날 정도. 창을 열고 한껏 공기를 들이마셔도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한치 흐트럼 없는 육사 생도들과 인근 대학의 여대생들이 멋쩍은 모습으로 지나치는 모습을 보면 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간혹 길가를 따라 배나 사과·포도 등의 과일을 보다 저렴하게 판다는 주변 농장의 표지판도 정겹게 느껴진다. ●서울대입구·낙성대 일대 은행나무길 관악산에 오르기 전부터 단풍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서울대입구 전철역에서 서울대학교 정문에 이르는 1㎞ 구간을 따라 은행나무 443그루가 심어져 있다. 관악산 자락과 이어져 있어 단풍 빛깔이 도심에 비해 훨씬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고갯길 정상부에 이르면 서울대 구내 순환도로와 관악산 정상까지 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모습을 볼 수 있다. 약간의 통행료를 지불하더라도 정문으로 서울대학교 구내로 진입해 학교를 일주한 뒤 낙성대길로 넘어가는 코스도 추천한다. ●색다른 메타세쿼이아·느티나무 단풍 강남구 영동2∼6교 사이 양재천길 2.8㎞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메타세쿼이아길이 펼쳐져 있다. 노르스름하게 물드는 단풍이 이국적이다. 서초구 염곡사거리∼헌인마을 사이 헌릉로 8.4㎞는 서울에서 두번째로 긴 가로수 길이다. 느티나무 단풍과 낙엽이 아름답다. 해마다 봄이 되면 여의도 벚꽃 축제가 열리는 윤중로는 왕벚나무 낙엽과 단풍으로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넉넉지는 않지만 가을이 결실의 계절임을 느낄 수 있는 곳도 있다. 중랑구 묵동교∼장안교 5㎞ 구간에는 약 1000그루의 감나무가 식재돼 있다. 관악구 낙성대길(낙성대 입구∼서울대 후문)과 단감나무길(신림8동∼신도브래뉴 아파트), 양천구 안양천길, 성북구 석관로 등 4곳에도 감나무길이 만들어져 있다. 감나무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 병충해에 강하고 다 자란 모습이 아름다워 최근 가로수로 애용되는 수목 가운데 하나다. 강동구 성내길(신명초교∼길동생태공원)에서는 노랗게 익은 모과나무 67그루를 만날 수 있다. 이두걸 서재희 고금석기자 s123@seoul.co.kr ■ 서울 가로수 모두 27만7000그루 굳이 먼 곳을 찾아나서지 않더라도 서울 주변에서 단풍을 느끼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서울에 심어진 가로수 대부분은 계절에 따라 잎을 드리웠다 떨구는 낙엽수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 심어진 가로수는 모두 27만 7000여그루다. 이 가운데 은행나무(11만 6628그루)와 버즘나무(9만 8065그루)가 전체의 77%를 차지한다. 그 외에 느티나무, 벚나무, 회화나무 등이 가로수로 많이 이용된다. 이들은 우리나라 기후와 토양에 잘 자라고 환경오염 저감, 기후조절의 기능도 탁월하다. 가로수가 심어진 역사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가로수 형태의 상형문자를 사용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정조 3년(1779년) 능원 주변에 심어진 가로수 형태의 나무를 벌채하지 말라는 명령이 있었음이 전해진다. 고종 32년(1895년)에는 내무아문에서 도로 좌우에 나무를 심을 것을 시달하는 기록도 전해진다. 가로수의 기능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현재 위치나 바람의 방향·세기 등을 알려주고 인도와 차로를 차폐하는 등 도로교통의 안전성과 쾌적성을 제공한다.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가꿔주는 동시에 도시의 대기와 기후를 개선시키는 역할도 한다. 일반적으로 가로수 한그루는 4∼7명이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고 기온을 3∼7℃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로수 한그루가 50년간 생존한다고 가정하면 한그루당 최소 1억 4000만원의 경제적 가치를 낳고있는 셈이다. 이렇게 ‘귀하신 몸’이다 보니 관리방법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가 전자관리를 하는 대표격이다. 강서구는 방화동 개화동길 메타세쿼이아 681그루에 전자칩을 넣었다. 무선으로 가로수를 관리하기 위해서다. 전자 식별장치에는 나무의 고유번호와 위치, 수종, 심은 날짜, 병력, 묘목출처 등이 기록돼있다. 관리자는 무선 조종장치로 가로수의 새로운 상태를 입력한다. 이 정보는 곧바로 구청 중앙서버에 전달돼, 나무 상태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조치를 취하게 된다. 고금석 서재희기자 kskoh@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 늙은 부부 이야기 29일~내년 1월1일 축제소극장. 황혼의 나이에 만나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한 노부부의 가슴 따뜻한 사랑.2003년 초연 이후 매년 중장년 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영민 위성신 작·위성신 연출, 이순재 성병숙 이호성 예수정 출연.(02)741-3934. ■ 러브레터 12월31일까지 한양레퍼토리시어터. 두 남녀가 일생을 통해 편지를 주고 받으며 엮어가는 사랑이야기.A.R. 거니 작·최형인 연출, 이호재 설경구 최형인 정경순 출연.(02)764-6460. ■ 울고 있는 저 여자 30일까지 게릴라극장. 늦은 밤, 지하철 플랫폼에서 울고 있는 한 여자와 그 여자가 우는 이유가 궁금해 곁을 떠나지 못하는 남자의 이야기. 김현영 작·남미정 연출, 김소희 이승헌 출연.(02)763-1268. ■ 목화밭의 고독속에서 11월6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산울림 개관 20주년 기념작.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작·임영웅 연출. 김철리 박용수 출연.(02)334-5915. ●뮤지컬 ■ 헤드윅 11월1일부터 무기한 라이브극장. 동독 출신 트랜스젠더 가수의 성 정체성 고민을 강렬한 콘서트 형식으로 풀어낸 록 뮤지컬. 속도감 있는 전개와 화려해진 의상, 메이크업 등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이지나 연출, 송용진 김다현 엄기준 서문탁 출연.1588-7890. ■ 아이 러브 유 29일부터 무기한 연강홀. 사랑에 관한 스무개의 에피소드를 엮은 로맨틱 뮤지컬.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오나라 정상훈 출연.(02)501-7888. ■ 비밀의 정원 12월31일까지 백암아트홀 역대 뮤지컬 명곡들과 명장면들에 새로운 스토리를 입혔다. 남경주 연출, 최정원 출연.(02)501-7888. ■ 넌센스 잼보리 무기한 충무아트홀소극장. 네명의 수녀님과 한명의 신부님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코믹극. 현경석 연출, 이태원 전수경 출연.(02)766-8551. ■ 그녀만의 축복 11월6일까지 코엑스아트홀. 뮤지컬 배우 김선경의 1인7역 모노극. 김은미 작·이용균 연출.(02)545-7302. ●미술 ■ 김혜숙전 서울 종로구 관훈동 단성갤러리. 제주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오는 작품들로 가득찼다. 화폭에 담긴 바다, 동백꽃, 들꽃, 달맞이꽃, 산딸기에서 고향 제주를 그리는 화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소박하고 단아하게 제주의 자연을 표현, 보는 이로 하여금 저마다 고향을 그리게 한다.(02)735-5588. ■ 화랑미술제 국내 최대의 미술축제답게 60개 화랑에서 213명의 화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여러 화랑을 한자리에 모아 놓아 작품, 가격 등을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11월3∼8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02)733-3706∼8. ■ 갤러리 안 개관기념전 홍석창 홍대 미대교수, 이정지 전 여류미술가협회회장, 김정수 미술세계화협회장 등 한국의 전통미를 바탕으로 현대적 작업을 하는 작가 3명의 작품 20여점이 전시된다.11월 21일까지.(02)737-8089 ■ 성남아트센터 개관전 이만익, 이강소, 이석주, 김봉태, 전수천, 최만린씨 등 한국적 미술의 정체성 찾기에 열정적인 작가 10명이 ‘열정’을 주제로 작품을 내놓았다. 회화, 설치미술, 사진 등 작품 4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11월18일까지.(031)783-8091∼4. ●클래식 ■ 귀네스 존스 독창회 30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 오페라계의 살아있는 전설, 은발의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귀네스 존스가 내한, 바그너와 베르디 등 중후하면서 드라마틱한 소프라노 아리아를 들려줄 예정.1980년 오페라 ‘반지’중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에서 브륀힐데로 출연, 초인적인 열창을 들려주며 기립박수를 받은 인물이다.(02)1544-5955. ■ 서울남성합창단 제9회 정기연주회 11월 8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 콘서트홀.(02)992-5590. 송병태 지휘, 이주봉 피아노. ■ 안드레아 셰니에 28∼3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0-1300. ●어린이 ■ 하마가 난다 11월13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라이트 형제와 조선시대 발명가 정평구의 이야기.(02)382-5477. ■ 즐거운 왈츠여행 30일 오후3시 코엑스 오디토리움. 온가족을 위한 해설이 있는 클래식 체험공연.(02)578-7193.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1) 경주이선생 가장결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1) 경주이선생 가장결

    “지난 60년은 그만두고 양류목운(楊柳木運)의 해에는 갑자기 군대가 소요를 일으켜 여(女)군주가 도망을 칠 것이다. 만일 동남쪽에서 반란이 일어나면 나그네가 도리어 주인 행세를 하게 되리라. 나라의 태공은 푸른 바다에 외로운 그림자가 되어 신세가 처량해질 것이나 아무도 찾지 않을 것이다. 살아 있는 백성들은 달아나 숨기 바쁘니, 삼강오륜이 끊어지도다. 하늘 재앙 혹독해 벌레의 독을 무어라 형언하랴. 부자가 먼저 죽나니 후회해도 소용없도다.”(경주이선생 가장결) ‘정감록’의 일부로 돼 있는 ‘경주이선생’의 첫 대목이다. 정치적 격변을 알리는 끔찍한 예언이 쏟아져 나온다. 그 내용을 일일이 살피기에 앞서 우선 거기에 보이는 연도 표기방식이 특이해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양류목운’이라고 했다. 음양오행설에 입각해 임오년과 계미년의 운세를 말한 것이다.‘경주이선생’은 조선 후기에 정착된 편년체 예언이 분명한데, 특히나 음양오행설로 육십갑자를 푼 셈이다. ●한국의 운세를 나무에 빗대는 이유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한국이란 나라의 운세는 나무 운세(木運)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점이다. 까마득히 먼 옛날부터 그랬다. 다들 우리나라를 나무(木)로 상정했다. 그 기원은 지금부터 약 650년 전인 고려 공민왕 6년(1357)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음양오행에 달통해 사천소감 벼슬에 있던 우천흥이란 일관(日官)이 있었다. 그는 공민왕에게 올린 글에서 이렇게 주장했다.“도선국사가 지은 ‘옥룡기’(玉龍記)란 예언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지맥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에서 끝난다고 했습니다. 그 지세가 물(북쪽)은 뿌리요, 나무(남쪽)는 줄기가 됩니다.” 우천흥은 도선이 한 말이라며 자신의 견해에 권위를 부여하려 애쓴다. 과연 이 주장이 도선에게서 비롯됐는지는 증명할 길이 없지만,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는 백두산을 뿌리로 삼아 지리산까지 줄기가 뻗친 한 그루의 나무로 이해된 사실만은 틀림없다. 역사 기록을 좀 더 살펴보면 그보다 200년쯤 앞서 고려 인종 때도 비슷한 인식이 존재했음이 증명된다. 알다시피 묘청은 도읍을 서경으로 옮기자고 주장했는데, 그 역시 고려란 나라를 한 그루 나무로 보았다. 묘청이 서경에 새 궁궐터로 잡은 곳이 ‘대화세’(大華勢), 즉 큰 꽃봉오리 형상의 명당이었다. 그는 나라 전체를 커다란 나무로 인식했고, 그 중에서 지세가 강한 여러 명당을 꽃으로 간주했다. 대화란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꽃 즉, 최고의 길지를 뜻했다. 한국이 음양오행으로 보면 나무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고대 중국에서 비롯된 듯하다. 한반도는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동쪽에 위치하는데, 나무가 바로 동쪽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먼 옛날부터 중국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동국(東國)’ 또는 ‘진단(震檀)’이라 불렀다. 동쪽 나라를 뜻하는 ‘동국’이야 다시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진단’의 진(震) 역시 팔괘의 하나로 동쪽을 가리킨다. 단(檀)은 우리나라의 시조가 단군이라서 덧붙여진 것이다. 우리나라를 동쪽 나라라 하고 그래서 나무 운세로 보는 것은 중국 중심의 세계관이 표현된 것이다. 지구가 둥근데 하필 우리나라를 동쪽으로 볼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정약용이나 홍대용과 같은 조선 후기 실학자들은 마침내 지구가 둥글다든가 자전하는 줄을 알게 돼 중국적 세계관에 본격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나라를 동쪽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 인습의 뿌리는 정말 끈질기다. 빠뜨릴 수 없는 또 한 가지 이야기가 역시 ‘고려사’에 실려 전한다. 한국 고대 풍수지리의 아버지라 할 도선국사가 고려 태조 왕건이 태어날 집터를 정할 때의 전설이다. 그 때도 나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선은 왕건의 아버지 왕륭과 함께 곡령 고갯 마루에 올라 지맥을 두루 살폈다. 위로 천문을 보고 아래로는 시수(時數)를 살핀 다음 그는 이렇게 말했다.“이곳 지맥은 임방(壬方:북쪽)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물을 어머니(水母)로 삼은 나무(동쪽)가 줄기인데, 말머리 명당에 이르러 멈춰선 형세입니다. 공 역시 물의 운명이오니 마땅히 물의 대수(大數·물의 수는 1과 6으로 6이 대수다)에 따라 집을 지어야 합니다. 대수인 6에 6을 곱하면 36구가 되는데 이것이 천지의 대수에 부응합니다. 제 말대로 하시면 내년에는 반드시 성스러운 아들(미래의 임금)을 낳게 될 것이오니 이름을 부디 왕건이라 하십시오.”(고려사 세계 7) 도선은 태조 왕건의 운세를 나무로 보고, 그 아버지는 나무를 살리는 물이라 여겼다. 마찬가지로 송악 명당이 있게 한 뿌리는 백두산인데 북쪽의 임방에 위치하므로, 오행으로 풀이해 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비해 송악 명당을 낳은 금강산과 태백산 등 백두대간은 송악에서 바라보면 동쪽에 위치해 나무로 간주됐다. 따지고 보면 송악 역시 그 나무의 꽃 또는 열매에 해당해 근본적으로는 나무로 파악됐다. 도선의 머릿속에서 송악과 고려 태조 왕건은 나무로 동일시되었다. 나무인 왕건이 태어나서 자랄 집은 당연히 물이라야 하므로 대수 36구가 길하다는 결론이 나왔으며, 송악에는 푸른 소나무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 도선의 처방이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의 운세는 늘 나무로 파악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壬午와 癸未가 楊柳木이 되는 이유 오행상생설로 보면 나무를 살리는 것은 다름 아닌 물(水), 죽이는 것은 불(火)이다. 따라서 나무인 한국에게 물의 해는 길하고 불의 해는 흉하다는 식의 운세 풀이가 나오게 된다. 흉한 해 즉, 불(火)로 정의되는 해는 말(午)의 해요, 그 뒤를 이은 양(未)의 해도 좋지 않은 것으로 점쳐진다. 그런데 한국의 운세는 말과 양 등 십이간지(十二干支)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육십갑자를 구성하는 열 개의 천간(天干)이 또 있어서다. 나무에 해로운 불은 병정(丙丁) 둘이며, 이로운 물이 또 두 가지이다. 임(壬)과 계(癸)가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임과 계년이라면 나라 운세가 보통은 아주 좋다. 하지만 십이간지인 말과 양의 해가 나무와 상극인 관계로 임오년과 갑신년의 운세는 상생과 상극이 맞부딪쳐 어정쩡해진다. 비유하자면 어린 나무(柔木)다. 역술가들은 임오년과 계미년의 국운을 흔히 양류목(버드나무) 운세라 부른다.‘경주이선생’도 예외가 아니어서 버드나무 운세라는 말로 두 해의 운세풀이를 시작한다. 하고 많은 나무 가운데서 버드나무란 또 무엇일까? 옛 사람들은 버드나무라면 으레 생명력이 끈질기다고 생각했다. 조선의 명유(名儒) 하서 김인후는 귀양 가는 친구에게 뜰 앞의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주기도 했는데, 버드나무가 정든 임을 상징하기도 했지만 생명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버드나무는 가늘고 긴 가지가 특별하다. 축 늘어진 모양은 마치 미인이 긴 머리를 풀어헤친 듯도 하려니와 하늘하늘한 여인의 허리를 연상케 한다. 낙락장송의 꼿꼿한 기개는 아닐지라도 유려함과 생명의 활기가 느껴지는 나무다. 버드나무는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물이 올라 푸르름을 선사하기도 한다. 부드러움 속에 강인한 생명력이 깃들어 있다. 따라서 ‘양류목’ 운세는 다소 불리한 가운데도 끝내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날 가능성을 가진다. 말과 양의 해라면 나무가 죽을 수이고, 특히 큰나무가 해를 많이 입을 운이다. 다행히 임과 계년이라서 다 죽지는 않는다. 산불 때 그렇듯 큰 나무는 힘없이 쓰러지되 작은 나무는 도리어 살아남을 운세다. ●임오군란과 양류목운 다시 맨 앞에서 인용한 ‘경주이선생’의 첫 대목을 상기해보자. 고종19년(1882) 임오년의 정세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참 많다. 첫째, 군대의 소요가 일어난다는 예언이 있는데 그 해에는 실제로 임오군란이 일어났다. 당시 정국은 대원군을 중심으로 한 수구파가 개화파와 대립하는 형세였다. 개화파는 사실상 국왕 고종과 명성황후가 손수 이끌다시피 했다. 왕이 개화를 지지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개화파 관료가 점차 조정에 많이 임용되었다. 고종18년(1881)에는 신식군대인 별기군까지 창설되었는데, 소외감을 느낀 구식 군인들은 그것을 왜별기(倭別技)라 부르며 분통을 터뜨렸다. 과거 대원군이 집권하던 시절만 해도 구식 군인들에 대한 대우는 좋았다. 하지만 개화정책이 추진되면서 사정이 많이 달라져 그들은 봉급이 13개월치나 밀리는 등 어려운 처지로 내몰렸다. 재정을 담당하는 선혜청 당상이자 병조판서였던 민겸호야말로 이런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 구식 군인들의 믿음이었다. 마침 그해 6월, 전라도에서 올라온 세미(稅米)가 서울에 도착하자 구식 군인들에게도 1개월분의 급료가 지불되었다. 그런데 선혜청 담당 관리들의 농간으로 겨와 모래가 섞인 쌀이 지급되자 구식 군인들은 분노를 참지 못해 무장폭동을 일으켰다. 그들은 평소 불신하던 민겸호의 집에 난입했고, 장차 민씨 일파의 보복이 있을까 염려한 나머지 반대파인 대원군에게 의지했다. 대원군은 몰래 심복을 보내 구식 군인들을 통솔했고 이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자신의 재집권을 꾀했다. 그 바람에 구식 군인들의 폭동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었다. 군인들은 무기고를 털어 무장을 강화한 뒤 명성황후의 측근들과 개화파 주요 관리들의 집을 차례로 습격했다. 대원군의 밀명에 의해 그들은 친왕적이고 개화정책에 우호적이던 대신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했다.“부자가 먼저 목숨을 잃는다.”는 ‘경주이선생’의 예언처럼 부와 권세를 부리던 사람들이 상해를 입었다. 개화파의 군사적 기반인 별기군 병영도 무사하지 못했다. 구식 군인들은 일본인 교관 호리모토 레이조(堀本禮造)를 살해했고, 일본 대사관에도 침입해 13명의 일본인 목숨을 빼앗았다. 둘째, 예언서 ‘경주이선생’에는 여 군주가 도망친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 실권을 행사하던 명성황후가 충주로 도피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다. 구식 군인들은 돈화문을 통해 창덕궁 궐내로 난입했다. 그들은 개화파의 우두머리라며 명성황후를 제거할 계획이었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수구파의 우두머리인 대원군의 조종을 받은 것이었다. 목숨이 위급해진 왕후는 무예별감 홍재희의 도움을 얻어 충주 장호원에 있던 친척집으로 피신했다. 셋째, 국태공이 납치된다는 예언도 적중해 대원군이 청나라로 납치되었다. 국왕인 고종은 임오군란으로 벌어진 정치적 난맥상을 진정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일단 대원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다시 정권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대원군은 왕의 의지에 상반된 조치를 연달아 취했다. 대원군은 그동안 실시돼온 개화정책을 거의 모두 파기했다. 별기군을 혁파하고 구식 군대인 5군영을 복구하였으며, 신식 정부기관인 통리기무아문을 없애고 3군부를 설치했다. 대원군은 최대의 정적인 명성황후의 실종을 서둘러 사망으로 단정하고 국상을 치렀다. 개화파로서는 큰 타격이었다. 그러자 개화파는 톈진(天津)에 주재하던 영선사 김윤식을 통해 청나라에 군사적 후원을 부탁했다. 청나라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에 대규모 군대를 파견했다. 오장경(吳長慶)이 이끈 청나라 군대 4500명이 서울로 급파됐다. 그는 군대를 앞세워 한국의 내정에 직·간접으로 간섭하였고, 자신을 찾아온 대원군을 불법 체포해 톈진으로 압송했다. 한국 내에서 청나라의 입지를 강화시킬 방안에서였다. 이로써 나는 새도 떨어뜨릴 듯하던 ‘호랑이’ 대원군은 권좌에서 영원히 축출되었다. 예언대로 되고 만 것이다. 이밖에도 ‘양류목운’의 예언은 적중했다.“손님이 주인행세를 할 것”이라 했는데 과연 오장경이 지휘하는 청나라 군대가 멋대로 주인행세를 한 것이 사실이었다. 한마디로, 임오년은 ‘경주이선생’이 말하듯 숱한 사건이 터졌다. 그러나 그것으로 나라가 아주 망하지는 않았다. 일단은 충주로 피난한 명성황후도 무사했고, 불시에 청나라로 붙잡혀간 대원군도 다시 귀환할 수 있게 된다. ●갑신정변까지 ‘경주이선생’에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경주이선생’에는 고종21년(1884)에 일어난 갑신정변도 정확히 예측돼 있다.“정중수운(井中水運)은 자미(북두성) 자리에 저녁 무지개가 뜬 형국이다. 그러다 다시 동쪽으로 달아나리라. 나라에 변고가 일어나 죽음이 참혹하구나. 남북 군사들이 부딪쳐 화가 점차 심한 불길처럼 번져나갈 것이다.”자미성이라면 천자 또는 임금을 가리킨다. 그 자리에 무지개가 뜨는 것은 무척 흉하다. 무지개는 하늘에 보이는 벌레로 해석되기 때문에 변란이 일어난다는 예언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다고 한 것도 불길하며, 변란의 주체가 동쪽으로 달아난다고 한 것도 심상치 않다. 더구나 이 사건을 계기로 남과 북의 세력이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대립한다고도 했으므로 후환이 두렵다. 이 예언대로 한 해가 흘러갔다 해도 지나침이 없다. 김옥균과 박영효를 비롯한 개화파 청년 인사들이 그 해 10월17일 갑신정변을 일으켰다. 그들의 정변은 일단 성공했으나 지지기반이 미약했던 탓에 정권이 오래 가지 못했다. 겨우 사흘밖에 집권하지 못해 ‘삼일천하’란 다소 비웃는 듯한 표현까지 등장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신정변의 역사적 의의는 크다. 한국역사상 최초로 실시된 위로부터의 근대적인 개혁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김옥균 등 정변의 주체세력은 그들 스스로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양반 출신이었지만, 오랜 사회적 악습으로 남아 있던 문벌 타파를 실천하고자 했다. 개화당 인사들은 능력 본위로 인재를 등용하자며 평등권을 부르짖었다. 아쉽게도 정변은 실패로 돌아갔고 후유증도 심각했다. 서울에 와 있던 청나라 장수 위안스카이의 무력 공세에 밀린 김옥균과 박영효 등은 후일을 기약하며 일본으로 망명했다. 이 사건 이후 한국은 일본과 청나라의 세력관계에 따라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불쌍한 처지에 놓인다. 청·일 양국은 그 이듬해인 1885년 4월 18일, 톈진조약을 체결해 장차 한국에서 중대 사건이 발생할 경우 두 나라가 동시에 군대를 파견하기로 약속하기에 이른다. 과연 갑신정변이 일어 난지 정확히 10년 뒤인 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다. 그러자 청·일 두 나라는 톈진조약에 의거해 한국에 동시 출병했고, 마침내 한국을 독점하기 위해 청·일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은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로써 일본은 장차 한국을 병합할 기초를 다진다. 불행의 씨앗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되고 있었다. ●더 이상 안 맞는 ‘경주이선생’ 갑신정변을 분기점으로 잘 맞아 들어가던 ‘경주이선생’도 틀리기 시작해, 고종 23년(1886) 이후의 예언은 완전히 빗나간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유는 무척 간단하다. 맞고 틀리고는 ‘경주이선생’이 저술된 시기와 직접 관계가 있다. 나는 이 예언서가 1884년 갑신정변이 끝나자마자 쓰였다고 본다. 이미 다 알고 쓴 것이라서 1880년대 초반의 일은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정도로 딱딱 들어맞는다. 하지만 듣지도 보지도 못한 1886년 이후를 무슨 수로 맞히겠는가? 맞는 예언서는 이미 예언서가 아니다. 그것은 술사를 비롯한 민중의 역사적 인식이 기록된 일종의 역사서일 뿐이다. 그 때 있었던 모든 사건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민중의 주된 관심사만을 한데 주워 담은 역사 말이다. 예언은 사실 미래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뜻밖에도 거기에 민중의 역사적 기억이 집적돼 있다.‘경주이선생’에는 특히 민중이 바라본 정치와 경제 이야기가 많다.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도 우리는 밥상머리에서 권력과 돈의 향방을 따진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어린이 ■ 하마가 난다 11월13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라이트 형제와 조선시대 발명가 정평구의 이야기.(02)382-5477. ■ 목각인형콘서트 23일까지 연우소극장. 은행나무로 깎은 목각인형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02)744-5701. ●클래식 ■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독창회 22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따뜻하고 부드러운 바리톤 음색의 괴르네는 독일가곡으로 명성을 쌓은 성악가. 현재 오페라 성악가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그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하이네 시에 의한 3개의 노래’등을 부를 예정.(031)729-5615∼9. ■ 서울시립청소년교향악단 정기연주회 2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90. ■ 보리밭 윤용하 40주기 연주회 26일 호암아트홀.(02)1588-7890. ■ 조소연 귀국 피아노 연주회 23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02)586-0945. ■ 소프라노 조미경 귀국 독창회 25일 영산아트홀.(02)586-0945. ●미술 ■ 광주디자인 비엔날레/11월3일까지 최첨단 디자인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비엔날레. 이번 전시회는 세계 최초의 종합디지인 비엔날레다.IT를 이용한 기능성 옷, 동남아의 식물을 이용한 디자인 제품 등 34개국의 1300여점을 살펴볼 수 있다.(062)608-4260. ■ 문인화 특별전 문인화의 정수를 보인 월전 장우성 화백과 유려한 필선의 우현 송영방, 감흥을 전하는 이석 임송희 화백 등 원로 문인화 대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31일까지 종로구 팔판동.(02)732-3777. ■ 장욱진 15주기 기념전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 여인들을 화폭에 담았다. 불심가득한 부인의 기도모습과 고향 같은 존재인 어머니의 모습을 그는 특유의 천진난만한 세계가 넘치는 그림으로 그렸다.23일까지 용인 고택.(031)283-1911. ■ 이남희전 아름다움을 주제로 누드 여인을 비롯, 꽃들을 수채화로 화폭에 담았다. 분명치 않은 선들이 주는 묘한 흔들림이 수채화의 묘미를 더해준다.28일까지 종로구 사간동 불일미술관.(02)733-5322. ●뮤지컬 ■ 비밀의 정원/25일~12월31일 백암아트홀 역대 뮤지컬 명곡들과 명장면들을 선별해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한 새로운 형식의 뮤지컬. 뮤지컬1세대인 남경주와 최정원이 각각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오재익 나성아 최지오 출연.(02)501-7888. ■ 불의 검 23일까지 국립극장해오름극장. 만화가 김혜린의 동명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박일규 연출, 김대성 최완희 작곡, 이소정 임태경 출연.1588-7890. ■ 넌센스 잼보리 무기한 충무아트홀소극장. 네명의 수녀님과 한명의 신부님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코믹극. 현경석 연출, 이태원 전수경 출연.(02)766-8551. ■ 그녀만의 축복 11월6일까지 코엑스아트홀. 뮤지컬 배우 김선경의 1인7역 모노극. 김은미 작·이용균 연출.(02)545-7302. ■ 뮤직 인 마이 하트 2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귀여운 노처녀 희곡작가의 꽃미남 애인 만들기 작전. 성재준 연출, 원미솔 작곡. 이민아 장재혁 출연.(02)745-8288. ●연극 ■ 울고 있는 저 여자/30일까지 게릴라극장 늦은 밤, 지하철 플랫폼에서 울고 있는 한 여자와 그 여자가 우는 이유가 궁금해 곁을 떠나지 못하는 남자의 이야기. 울고 싶거나 울고 있는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싶은 이들을 위한 연극. 김현영 작·남미정 연출, 김소희 이승헌 출연.(02)763-1268. ■ 맨드라미꽃 11월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허름한 하숙집에 기거하는 이류 인생들의 고단한 삶과 맨드라미꽃같은 작은 희망. 이강백 작·박근형 연출, 권병길 최정우 출연.(02)762-0010. ■ 왕세자 실종사건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조선 왕실에서 벌어진 왕세자 실종사건을 둘러싼 기묘한 추리극. 한아름 작·서재형 연출, 홍성경 장우진 구혜령 출연.(02)580-1300. ■ 목화밭의 고독속에서 11월6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산울림 개관 20주년 기념작.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작·임영웅 연출. 김철리 박용수 출연.(02)334-5915.
  • 둥글둥글 통통한 여인네들 정겨워라

    동화처럼 순수하고 천진한 세계가 넘치는 그림을 그리는 고 장욱진 화백의 15주기 기념전이 장 화백이 살던 경기도 용인시 고택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회의 주제는 ‘장욱진이 그린 여인상’. 그의 여인들은 섹슈얼한 분위기의 ‘여성’이 아니다. 아내와 어머니, 딸 등 자신의 삶에서 가장 귀중한 존재들을 택했다. 그림 전체를 차지하는 여인의 당당한 구도와 녹색주조의 화면은 여인들의 강렬한 눈매와 함께 우리를 긴장시킨다. 힘차고 건강한 생명력이 꿈틀댄다. 생전에 그는 10여점의 여인상을 그렸는데 이번 전시에는 그가운데 8점의 유화가 선보이고 있다. 커다란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며 두손을 마치 불자들의 수인(手印)형태를 하고 있는 ‘여인상’은 부인 이순경(87)여사를 그린 작품. 커다란 다리가 붉은 황토를 굳게 밟고 서 있는 모습이 어려움 속에서도 자식을 지키고자 하는 염원이 느껴진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처음 공개되는 ‘나무와 여인’‘어머니상’등 2점이 눈길을 끈다. 까치 한마리를 머리에 얹고 있는 큰 나무아래 강아지와 함께 서 있는 여인을 그린 ‘나무와 여인’은 고향같은 존재로 생각했던 화백의 어머니 모습. 실존의 차원을 넘어 민화와 같은 전통미술의 맥이 연결된 작품이다. 또 둥글둥글하면서도 통통한 여인의 살짝 올라간 손가락이 돋보이는 ‘어머니상’은 다소 성스러운 분위기의 다른 작품과 달리 부인의 애교가 느껴지는 화사한 그림. 불명(佛名)이 진진묘인 부인의 기도하는 모습을 부드러운 선으로 묘사한 ‘진진묘’ 등에서는 불심이 가득한 부인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고 장 화백의 둘째딸 희순씨는 “그림과 가족이 생활의 전부였던 아버지는 생활을 책임졌던 저의 어머니에 대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계셔서 이런 애틋한 마음을 화폭에 담으신것 같다.”고 말했다.23일까지.(031)283-1911.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패티김을 저렴하고 가깝게 만날수 있는 기회

    패티김을 저렴하고 가깝게 만날수 있는 기회

    한국 대표 가수 패티 김(68)이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선다. 패티 김은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객석으로’라는 제목의 콘서트를 연다. 올해로 데뷔 46년째를 맞은 패티 김은 그동안 서울 세종문화회관, 올림픽 공원 잔디마당 등 대규모 무대 위주로 공연했다. 그러나 이번엔 800석 규모의 비교적 아담한 무대를 택했다. 무대를 통해 관객과 밀도 있는 교감을 이뤄내기 위해서다. 패티 김은 “이번 콘서트를 관객과 깊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고 싶었다.”면서 “팬들을 가까이에서 만나 숨소리까지 함께 느낄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 설렌다.”고 밝혔다. 충무아트홀은 육성으로 말해도 공연장 끝까지 잘 전달될 정도로 무대와 객석이 가깝다. 패티 김의 공연기획을 맡은 쇼노트측도 이런 취지에 걸맞게 평소 공연 가격의 절반도 안되는 4만∼9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티켓 가격을 책정했다. 패티 김은 이같은 ‘가까운’ 무대의 특성을 잘 살려 보다 어쿠스틱한 사운드로 관객들의 감성을 사로잡을 계획이다.‘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가시나무새’‘서울의 모정’‘초우’‘별들에게 물어봐’‘마이 웨이’‘이별’ 등 주옥 같은 히트곡을 선보인다.(02)3485-8700.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주말엔 뭘 보러갈까]

    연극 ■ 왕세자 실종사건 조선 왕세자 실종사건을 둘러싼 기묘한 추리극.‘죽도록 달린다’에서 시·공간의 자유로운 활용과 시청각적 상상력의 확장을 보여준 신예 한아름 작가와 서재형 연출가 콤비의 신작. 홍성경 장우진 구혜령 출연.(02)580-1300. ■ 돼지사냥 30일까지 정동극장. 도망간 씨돼지를 잡으려는 마을주민과 탈옥수 ‘돼지’를 찾아나선 비밀수사관이 뒤엉켜 펼치는 블랙코미디. 이상우 작·문원섭 연출, 이성민 윤상화 출연.(02)751-1943. ■ 빨간 도깨비 13∼16일 아르코소극장. 해안가에 표류한 한 남자가 마을 사람들로부터 ‘빨간 도비’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현대 일본연극 대표주자인 극작가 겸 배우 노데 히데키의 한·일 합작공연. 최광일 오용 출연.(02)766-0228. ■ 은하궁전의 축제 16일까지 아룽구지극장. 은하궁전아파트 조성을 기념하는 축제기간중 성폭행 미수사건이 일어나면서 마을 주민들은 갈등을 빚는데…. 배봉기 작·박정희 연출, 이영석 박경근 출연.(02)744-0300.어린이 뮤지컬 ■ 불의검 23일까지 국립극장해오름극장.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전사 아사와 그를 위해 불의 검을 만든 아라의 순애보가 아름다운 선율로 펼쳐진다. 만화가 김혜린의 동명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박일규 연출, 김대성 최완희 작곡, 이소정 임태경 출연.1588-7890. ■ 넌센스 잼보리 무기한 충무아트홀소극장. 네명의 수녀님과 한명의 신부님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코믹극. 현경석 연출, 이태원 전수경 출연.(02)766-8551. ■ 죽은 시인의 사회 11월31일까지 알과핵 소극장 참스승의 모습을 일깨우준 감동의 영화를 뮤지컬로 각색. 톰 슐만 작·송형종 연출, 지석우 정인숙 출연.(02)762-0810. ■ 그녀만의 축복 11월6일까지 코엑스아트홀. 뮤지컬 배우 김선경의 1인7역 모노극. 김은미 작·이용균 연출.(02)545-7302. ■ 뮤직 인 마이 하트 2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귀여운 노처녀 희곡작가의 꽃미남 애인 만들기 작전. 성재준 연출, 원미솔 작곡. 이민아 장재혁 출연.(02)745-8288. 미술 ■ 김영원 조각전 30일까지 성곡미술관. 삶과 존재에 대한 고뇌를 담은 홍대 미대 김영원 교수의 조각에서는 공간성과 시간성을 배제시킨 인체의 모습이 등장한다. 입체와 평면이 한 작품에서 교차하는 그의 작품은 40여년 작업끝에 찾아낸 결실.(02)737-7650. ■ 류경재전 류경재 화백의 작고 10주기를 기념하는 전시회. 자연을 가득 담은 그의 작품에서 꿈틀대는 ‘희망’을 느낄 수 있다.30일까지 금호미술관. (02)720-5114. ■ 송규태전 40여년 간 민화에 온 열정을 쏟아온 송 화백의 작품활동을 정리하는 전시회. 익살과 재치가 가득 담긴 소박하고 진솔한 민화에서부터 독립기념관에 소장된 고분벽화와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동궐도와 같은 궁중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품활동을 선보인다.18일까지 인사동 공화랑.(02)735-9938. ■ 정복수전 절단된 신체의 미학을 보여주는 회화, 드로잉, 입체작품 100여점 전시. 현대사회에서 몸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는 동시에 현대사회의 폭력성과 인간의 잔인함을 조망한다. 안국동 사비나미술관.(02)736-4371. 클래식 ■ 장영주 런던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 19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매혹적인 바이올린의 요정 장영주는 금세기 최고의 거장 쿠르트 마주어가 이끄는 세계 정상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공연.(031)729-5615. ■ 김남윤 & 임종필의 프렌치 두오 콘서트. 14일 금호아트홀(02)6303-1915. ■ 길버트 카플란의 말러교향곡 2번 공연. 1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031)729-5615. ■ 러시아 볼쇼이합창단 공연. 17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02)2187-6222. ■ 히로시마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1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2662-3806. 어린이 ■ 목각인형콘서트 23일까지 연우소극장. 은행나무로 깎은 목각인형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02)744-5701. ■ 노누메기 12월31일까지 손가락놀이극장. 이솝우화로 배우는 어린이경제놀이 연극.(02)747-2777.
  • 儒林(449)-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25)

    儒林(449)-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25)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25) 양자 철학의 핵심인 ‘털 하나를 뽑아 천하가 이롭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사상은 결국 노자의 무위(無爲)사상을 첨예화(尖銳化)시킨 것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위야말로 실로 못하는 일 없이 다하고 있음(無爲無不爲)’의 노자적 무위사상에 양자는 비록 터럭 한 올이라도 뽑지 않고 철저하게 무위함을 더 첨가하였던 것이다. 일찍이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일부러 문에서 나가지 않더라도 천하의 일을 알 수 있으며, 창으로 엿보지 않아도 천도(天道)를 짐작할 수 있다. 도리어 멀리 나가면 나갈수록 아는 것은 더욱 적어지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성인은 가지 않고 알며 보지 않고도 차별을 이해하며 하지 않고도 이룬다.” 노자의 계승자였던 양주의 눈으로 보면 ‘만인을 평등하게 이롭게 하고 만인을 평등하게 사랑하여야 한다.’는 묵자의 ‘겸애’는 일부러 문밖에 나가고 창을 통해 세상을 엿보려는 어리석은 행동일 뿐 아니라 유위(有爲)의 극치였던 것이다. 부처도 노자가 말하였던 무위와 비슷한 설법을 보적경(寶積經)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마음이란 무엇입니까.’하고 묻는 제자 가섭(迦葉)에게 설법한 그 유명한 내용은 ‘애욕에 물들고 분노에 떨고 어리석음으로 아득하게 되는 것은 어떠한 마음인가. 과거인가 미래인가, 현재인가. 과거의 마음이라면 그것은 이미 사라져버린 것이다. 미래의 마음이라면 아직 오지 않은 것이고, 현재의 마음이라면 머무는 일도 없다.’라는 금강석과 같은 진리의 서두로 시작된다. 그러고 나서 부처는 무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을 잇는다. “…이와 같이 남김없이 관찰해 봐도 마음의 정체는 알 수 없다. 즉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얻을 수 없는 그것은 과거에도 없고, 미래에도 없고, 현재에도 없다.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없는 것은 삼제를 초월해 있다. 삼제를 초월한 것은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니다.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닌 것은 생기는 일이 없다. 생기는 일이 없는 것에는 자성(自性)이 없다. 자성이 없는 것에는 일어나는 일이 없다. 일어나는 일이 없는 것은 사라지는 일이 없다. 사라지는 일이 없는 것에는 지나가버리는 일이 없다. 지나가버리지 않는다면 거기에는 가는 일도 없고 오는 일도 없다. 죽는 일도 없고 태어나는 일도 없다. 가고오고 죽고 나는 일이 없는 곳에는 어떠한 인과(因果)의 생성도 없다. 인과의 생성이 없는 것에는 변화와 작위(作爲)가 없는 무위(無爲)다. 그것은 성인들이 지니고 있는 타고난 본성이다.” 함축적인 결론을 내린다면 부처는 무위보다는 무아(無我)를 더 강조하였고, 노자는 무위를 더 강조하였다. 따라서 부처는 천연(天然)의 청정한 마음을 진리의 궁극으로 보았고, 노자는 자연 그 자체를 무위의 골수로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무위야말로 모든 성인들이 지니고 있는 타고난 본성’이라는 부처의 말은 노자에게 정확히 해당되는 공통분모였던 것이다. 이처럼 불교와 도교의 유사점은 결국 중국민족이 도교를 통해 불교를 이해하는 ‘격의불교(格義佛敎)’라는 독특한 사상을 낳았으며, 중국민족의 가장 체질적으로 맞는 화려한 선종(禪宗)을 꽃피우게 하였는데, 양자의 첨예화된 극단주의는 노자의 무위사상이 꽃피운 도교에 있어서의 뛰어난 선풍(禪風)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 슬픈연극 6~30일 상명대 아트홀1관. 죽음을 준비하는 남편과 남편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아내.20년을 함께 살아온 50대 부부의 애절한 이별이야기. 극단 차이무의 10주년 기념작이다. 민복기 작·연출, 김승욱 박지아 김중기 김지영 출연.(02)747-1010. ■ 목화밭의 고독속에서 11월6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산울림 개관 20주년 기념작.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작·임영웅 연출. 김철리 박용수 출연.(02)334-5915. ■ 세일즈맨의 죽음 14일까지 드라마센터 이 시대 모든 아버지의 삶을 위로하는 사실주의 연극. 아서 밀러 작·장진 연출, 전무송 전양자 박상원 출연.(02)756-0822. ■ 막판에 뜨는 사나이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매스미디어의 영웅 만들기를 비튼 사회풍자극. 알렌 에이크번 작·박광정 연출, 이남희 최슬 출연.(02)399-1114. ■ 벚나무 동산 9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안톤 체호프의 소설을 한국적 정서로 각색한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신체극. 백원길 권재원 출연.(02)744-0300. 뮤지컬 ■ 넌센스 잼보리 무기한 충무아트홀소극장. 네명의 수녀님과 한명의 신부님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코믹극. 기억상실에서 깨어난 앰네지아 수녀가 컨트리 가수에 도전한다.‘명성황후’ 이태원과 ‘출산드라’ 김현숙의 색다른 웃음연기가 주목거리. 현경석 연출, 전수경 우상민 서영주 출연.(02)766-8551. ■ 그녀만의 축복 7일∼11월6일 코엑스아트홀. 뮤지컬 배우 김선경의 1인7역 모노극. 김은미 작·이용균 연출.(02)545-7302. ■ 불의 검 23일까지 국립극장해오름극장. 만화가 김혜린의 동명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이소정 임태경 출연.1588-7890. ■ 뮤직 인 마이 하트 2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귀여운 노처녀 희곡작가의 꽃미남 애인 만들기 작전. 성재준 연출, 원미솔 작곡. 이민아 장재혁 출연.(02)745-8288. 미술 가격으로 따지면 160억원,120억원 등 ‘억억’소리나는 서양미술사의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전시회다. 피카소, 마티스, 르느와르, 모네, 앤디 워홀 등 오는 11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갈 작가 23명의 작품 32점이 선보인다.(02)727-1540. ■ 팀노블& 수웹스터전 영국 작가들인 두 작가의 아시아 첫 개인전. 소비문화와 현 시대의 생활사, 특히 애정관계에 대한 관심을 솔직하고 과감하게 다루는 작업을 선보인다. 오는 7일∼11월6일 서울 국제갤러리(02)735-8449. ■ 이강소 개인전 한편의 시를 연상케 하는 이 화백의 최근작. 수평선, 지평선 같은 느낌의 한줄기 붓자국 위에 작은 집과 배가 선(禪)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동양화법, 서양화법의 절묘한 조화가 세련됐다. 오는 15일까지 인사동 노화랑.(02)739-3721. ■ 민화전 우리들 마음속에 담겨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민화작품을 통해 볼 수 있는 전시회. 오는 11일까지 서울 시선갤러리.(02)732-6621. ■ 니겔 홀 조각전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기하학적 조형물로 표현하는 영국인 조각가의 작품전. 오는 18일까지 청담동 박여숙화랑.(02)549-7575. 클래식 ■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나부코 공연 기원전 나라를 빼앗긴 이스라엘과 바빌로니아의 왕 나부코를 중심으로 이들 민족의 아픔과 자유를 그린 작품. 베르디의 출세작으로 이번에는 현대적 재해석을 한 것이 묘미.‘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언제 들어도 감동의 노래.5∼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 (02)586-5282. ■ 앙드레류 오케스트라공연 7,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02)599-5743. ■ 박수길 정년 기념음악회 1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3-6295. 어린이 ■ 목각인형콘서트 23일까지 연우소극장. 은행나무로 깎은 목각인형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02)744-5701. ■ 노누메기 12월31일까지 손가락놀이극장. 이솝우화로 배우는 어린이경제놀이 연극.(02)747-2777.
  • 지역 공동화 방지 ‘유격수’ 자처

    지역 공동화 방지 ‘유격수’ 자처

    ‘왕년의 야구선수가 이끌어가는 풀뿌리 의회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26일 집무실에서 만난 서울 중구의회 오세홍(61·회현동) 의장은 대학교 중퇴 학력에 얽힌 사연을 묻자 야구 이야기부터 꺼냈다. 선친이 내로라하는 야구인이며, 고교생으로 대학 선배들을 울린 명투수이자 야구협회 창립 산파역으로 한국야구 100년사에 한 획을 그은 오윤환 전 감독이 아버지라고 소개했다. 오 의장도 선친의 뜻에 따라 중학교 때 야구공을 잡기 시작해 공군을 거쳐 대학 2년까지 유격수로 뛰었다. ●‘돌아와 살고 싶은 중구´만들기 온 힘 “젊었을 때의 호기 때문에 일찍 선수생활을 접었지요. 그러나 뒤늦게 지역발전을 위해 기초의회에 몸담으며, 유격수라는 포지션이 그렇듯 누구보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뒷받침하려고 동료들과 애쓰다 보니 보람도 큽니다.” 그는 중구 관내의 특수한 사정 얘기로 되돌아갔다. 집행부가 역점사업으로 펼치고 있는 ‘도심재생 프로그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이다. 도심재생 사업이란 세계적으로도 공동화가 심각한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의 현실을 타개, 시민 전체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청사진이다. 도시화로 상주인구가 빠지면서 슬럼화한 지역을 과거처럼 주거 중심지로서 역할을 되찾도록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구 의회는 집행부와 손잡고 ‘돌아와 살고 싶어하는 중구’로 만드는 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생활 보조금을 받는 기초생활수급자는 물론, 실정법의 그늘에 가려 그런 혜택조차 입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을 돕는 게 목적이다.15개 동별로 사회안전망 협의회를 설치, 장애인 및 홀로 사는 노인 등 5015가구 1만 100여명을 돕는다. “동네 주민들의 삶을 손금보듯 하는 구의원들이어서, 실제 누가 어떤 실정인지 너무 잘 압니다. 당장 도움이 절실한 주민을 발굴하는 것만 해도 작지만 보람찬 것이지요.” 오 의장 본인도 오랫동안 회현지구에서 사업을 하면서 접한 저소득층 주민들과의 인연이 의회로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됐다.2대 때 입문해 3대를 건너뛰어 의정생활을 하며 보기 드물게 의장을 두 차례나 역임하고 있다. ●재래시장 활성화 최대한 지원 의원들은 공동화 방지 노력과 함께 청계천 복원사업 등에 힘입어 이 지역이 오랜 침묵에서 깨어나 부활할 움직임이 엿보여 채찍질을 더할 각오라고 입을 모은다. 남대문·동대문시장 등 재래시장이 힘을 되찾도록 조례안을 비롯한 정책상 모든 뒷받침을 통해 힘이 실리도록 할 생각이다. ●남산 고도제한 완화 특위 가동 구 의회에는 아주 특별한 특별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 다름아닌 ‘남산 고도제한 규제완화 특위’다. “규제 일변도는 중구뿐 아니라 서울 전체를 특색없는 곳으로 만들기 쉽습니다. 게다가 중구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 아닙니까. 남산 주변도 경관을 해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묶인 발을 풀어줘야 합니다.” 의원들의 말에는 역사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실제 정부의 지원은 태부족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역차별’이 심한 데 대한 원망이 담겼다. 산적한 현안만큼이나 의원 모두가 ‘유격수’처럼 부지런히 뛰어야 한다는 중구의회는 덕분에 지난 7월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선정하는 ‘지방자치 경영대상’ 지방의회 부문을 수상했다. 전국 234개 기초의회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이다. 서울시의 남산 도시자연공원 내 안기부 건물을 유스호스텔로 활용하려던 계획과 동대문운동장 돔 구장 건설, 삼일고가도로 재설치 방침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철회토록 노력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각종 세미나와 연찬회를 열어 의원들 자질을 높이고 의사 진행과정에서 빔 프로젝트와 노트북 사용으로 ‘디지털 선진 지방의회’ 실현에 앞장선 점도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만들어진 지 오래 돼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다른 것과 겹치는 조례를 정비하는 일에도 나서 32건을 제·개정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에만 의안 65건 가운데 의원발의가 37건에 이릅니다. 부끄러운 성적은 아니라는 방증이지요.” 오 의장은 저소득층 자활 사업 등 집행부에서 잘 한다고 평가받는 일에는 당연히 소매를 걷어붙여 돕되, 충무아트홀과 같이 긴요한 시설이면서도 덩치가 큰 사업이 시민들 편익에 맞게 굴러가는지 감시하는 등 본연의 견제기능에도 힘써 이런 평가가 손상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이런 춤바람이라면 OK

    이런 춤바람이라면 OK

    “바람이 났지 뭐예요. 춤바람요. 멋진 바람 아닌가…. 덕분에 부부끼리 붙어다니는 시간이 늘었답니다.” 부부들끼리 즐기는 춤바람은 해도해도 무죄다. 전국 방방곡곡에 부부 댄스스포츠 열기가 가득 차오르고 있다. 실력을 떠나 ‘잉꼬 사랑’을 키울 수 있고, 전신운동이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어서다. 열심히 일한 당신, 춤바람 여행을 떠나보시라. 건전한 취미인 동시에 운동이기도 하다. 조금씩 실력이 붙으면서 더 높은 단계에 이르자는 욕심도 붙어 성취욕도 못잖게 생긴다. 이따금 스포츠댄스가 맞지 않느냐는 물음이 쏟아지기도 하지만, 이름 그대로 댄스 모양을 한 스포츠이다. 요즈음 마라톤 열풍도 대단하지만 신체 특징에 따라 무리가 갈 가능성이 있는 반면, 댄스스포츠의 경우 평생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기를 누린다. 댄스스포츠는 우선 크게 모던 볼룸댄스(Modern Ballroom Dance)와 라틴 댄스(Latin Dance), 두 종류로 나눠진다. 각각 5개 소종목이 있다. 모던에는 왈츠, 비엔나 왈츠, 탱고, 폭스트롯, 퀵스텝이 있다. 라틴에는 룸바, 차차차, 자이브, 삼바, 파소도블레이가 각각 있다. ●알콩달콩, 깨가 쏟아져요 가을을 재촉하는 여우비가 흩뿌린 21일 오후 7시30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가오리길 82’ 강북구민회관 지하1층 생활체육실에서는 춤바람 난 부부들 여남은 쌍이 손에 손을 맞잡고 춤에 빠져들고 있었다. 더러 뒤늦게 찾아온 부부들은 들어서자마자 “여보, 우리도 어서 옷 갈아입어야지.”라며 활짝 웃었다. 춤바람 난 부부 동아리의 이름은 ‘위드 댄서클’(With Dance Circle). 드러내놓고 함께, 그것도 부부가 춤을 즐기자는 뜻이 담겼다. 모두 15개 팀,30명으로 이뤄진 모임에는 도봉구 전 생활복지국장과 강북구 행정관리국장 등 전·현직 공무원도 끼어 있다. 체면치레에 점잖빼기(?) 좋아하는 공무원 부부도 춤바람에서 빠지지 않는 셈이다. 아무래도 일반 직장인과 자영업자가 많지만 교사, 장학사로 일하는 회원도 보인다. “서로 나이를 묻지 않아요. 집안을 오가며 친해지면 다르지만…. 뭐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사는가가 문제죠. 춤 추는 것에 대해 숨기곤 하던 옛날 사고방식도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에게는 오늘 모습이 중요하지….” 2002년 첫 발을 떼 이제 3년 남짓한 동아리에는 막내 30대 부부부터 60대의 황금기 부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다음달 29일 서울시민예술축제 무대에 오르기 위해 비지땀을 쏟고 있다. 수·목요일 정례 연습에는 보통 오후 6시쯤 모여 3∼4시간씩 땀을 뺀다. 앞서 같은 달 20일에는 서울시내 부부 댄스스포츠팀을 총망라하는 연합 파티도 준비 중이다. “강북지역에서는 우리 따라올 팀이 거의 없을걸요, 아마. 호호호….” 지난 5월29일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강북구청장배 우승 등 성적이 빼어나단다. 아이디 ‘백합’이라는 한 중년여성은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이같이 귀띔했다. 대회만 나갔다 하면 입상 이상의 성적을 낸다고 덧붙였다. 나이를 묻지 말라는 춤바람꾼들 말대로 이곳에서는 별명으로 통한다. 부부 회원들에게 쌍쌍이 서로 걸맞은 별명을 갖고 있다. 짝끼리 이름이 딱 맞아떨어지는 별명에 놀랄 만하다. ‘햇살’과 ‘노을’ ‘로미’와 ‘줄리’ ‘나무꾼’과 ‘선녀’ ‘담쟁이’와 ‘넝쿨’ 등등….‘백합’ 또한 남편의 아이디는 ‘청솔’이다. ●“사랑은 전염 빨라요” 요즘 잘나간다는 남성 3인조 SG워너비의 ‘살다가’와 왁스의 ‘욕하지마요’ 등 가요에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 록그룹 퀸의 명곡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 등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노래들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음악에 맞춰 서로 부둥켜안은 부부들은 서로 손을 들어올려 몸을 돌리고, 마룻바닥을 미끄러지듯 파트너 몸 사이로 멋지게 빠져나가고는 했다.40평 남짓한 연습실은 나비 넥타이에 검은 바지차림을 한 남성과 분홍 원피스 등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춤바람꾼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금방 물들었다. 바로 옆에서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춤바람에 덩달아 신바람이 난듯 매트를 뒹굴고 다녔다. 자이브에 심혈을 기울이던 ‘백합’은 “4분의4 박자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진다.”면서 “오늘 낮 부부싸움으로 서로 얼굴을 붉혔다가도 오늘 밤에는 흠뻑 빠져들기 때문에 숨겨진 ‘금실비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음악의 빠르기와 비트에 따라 동작이 다르고, 다른 댄스와 달리 운동반경이 넓어 살을 빼는 데에도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한 회원은 “한시간에 600∼700㎉의 열량이 소모된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여성 지도강사인 ‘아프로디테’는 “이 때만큼은 부부로 생각하지 말고 파트너로 여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댄스이기 때문에 서로 예의가 중요하며, 따라서 존중해줘야 한단다. 집안 일로 연장돼 “그것도 못하냐.”“당신 동작이 잘못”이라는 등의 핀잔을 주기라도 하면 전체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어서다. 처음 동호회에 나오면 짐짓 동료끼리 데면데면해지기 마련이어서 신입생 환영회와 같은 모임을 만들어 분위기를 이끈다고 뽐냈다. 대회나 발표회 때는 서로 무대용 화장을 해주고 반짝이를 붙여주는 등 오붓하기 그지없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댄스스포츠 구두를 신을 때 끈을 매주고 하면서 사랑은 절로 커진다. ‘아프로디테’의 발길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초급반 격인 ‘쉘 위 댄스’(Shall We Dance) 동호회가 연습 중이라고 했다. 동명의 영화에서 이름을 따왔다. 모두 22개 팀,44명이 회원이다. 위드댄서클과 달리 옷차림이 평상복 그대로인 게 사뭇 흥미로웠다. 남편 ‘소주’와 함께 나들이한 ‘맥주’는 “댄스스포츠를 하게 되면서 부부사랑이 쏟아진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들 역시 회원들 별명이 ‘견우’와 ‘직녀’나 ‘청실’과 ‘홍실’ ‘일편’과 ‘단심’ 등으로 짝을 맞춰 지어 부르고 있다. 각각 64세와 62세로 최고 연장자라는 회원의 별명은 공교롭게도 ‘소년’과 ‘소녀’여서 웃음을 자아낸다. ‘홍실’은 “지난 6월25일 경기도 청평에서 야유회를 가졌는데 가족 등 32명이나 모였다.”며 “길바닥에서 춤을 추니 여행객들이 박수를 보내 흐뭇해한 적 있다.”고 귀띔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해 새벽 2시까지 춤을 춰 서로 놀랐다는 말도 곁들였다. “단체로 데이트를 하니 20대 연애하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셈이어서 세상 살아가는 재미가 새록새록 솟아요. 밥도 술도 안먹고 춤만 추고 왔지 뭐예요.” 최근 도봉구 생활복지국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정년퇴임한 강석태(60) 도봉문화센터 관장은 “시작한 지 1년 조금 지났는데 차차차와 자이브 2개 종목을 뗐다.”면서 “3년은 돼야 어디에 내놓을 실력이 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춤도 춤이지만 이를 매개로 회원끼리 집안 대소사를 챙겨주는 등 이웃사랑도 커진다고 한다. 연습 때면 각자 집안에서 새로 담근 김치 등 먹을거리를 사들고 와 나눠 먹는다. 덕분에 언젠가는 구경하기도 힘들다는 산삼을 ‘공짜’로 먹기도 했다며 또 웃었다. 이날 역시 연습 중간중간에 추석 때의 제사음식과 식혜 등으로 간단한 파티를 열었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부부 댄스스포츠 동아리에서는 춤으로 가정의 어려움을 극복한 부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들 가운데 ‘바람소리’는 아내에게 역경을 이긴 과정을 글로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바람소리’는 6년 전 안방살림을 하는 아내의 병환과 가정 경제의 어려움으로 힘든 날들을 보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를 ‘춤’을 통해 꿋꿋이 이겨냈다고 한다. 언제든 불행을 맞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우리들 모두에게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일 수도 있다. 부부가 함께하는 생활체육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 춥던 6년 전당신에게 병이 찾아왔을 때나는 매일 운동장을 달리며 기도했다오.…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숨이 턱에 차서더 이상 뛸 수 없을 때에도끊임없이 기도 드리는 그 한마디는…아내를 불쌍히 여기소서.당신의 건강은 회복되어 갔지만우리 가정은 또 다른 한파에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습니까?세상이 다 싫어질 그 위기에우리는 함께 춤을 추었지요.우리의 눈물이 마르고한숨을 희망으로 바뀌도록우리는 함께 맴을 돌았지요.모든 어려움도춤과 함께 날아가고춤처럼 기쁘고 건강한 날이 돌아왔지요.이번 아내의 날에는우리 함께 왈츠를 춥시다.앞으로도항상 맑고 밝고 고운 가정이 되도록 비는 마음으로우리 함께 왈츠를 춥시다.그날 나는 당신에게이런 말을 전해 주리다.내 오른쪽에 있는 당신내 왼쪽에도 있는 당신당신은 나의 평화입니다.
  • 축제속에 깊어가는 가을

    축제속에 깊어가는 가을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다채로운 축제의 향연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연극, 무용, 음악 등 세계 각국에서 초청된 수준높은 공연예술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는 건 어떨까. 입맛따라, 취향따라 골라보는 재미는 덤이다. ■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지금 세계 공연예술의 새로운 흐름이 궁금하다면 이 축제를 주목하라. 올해 다섯해째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23일부터 10월16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서강대 메리홀, 국립극장, 충무아트홀 등지에서 열린다. 독일, 러시아, 벨기에 등 12개국 22개 작품을 초청한 이번 축제의 테마는 ‘개혁’. 소재나 주제, 혹은 표현 양식에서 기존 틀을 깨는 새로움을 추구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개막작 ‘맥도날드의 광대, 로널드 이야기’(스페인 라 카르니세리아극단)는 세계를 장악한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맥도널드를 통해 미국의 신제국주의와 인스턴트 음식에 중독된 현대인들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음식으로 난장판이 된 무대위를 반라의 배우들이 뛰어다니고, 욕설을 퍼풋는가 하면 노골적인 동성애 장면 등 거침없는 표현으로 관객을 도발시킨다. 9·11테러 이후 강화된 정부의 감시문화를 다룬 ‘K’(호주 NYID, 한국 돌곶이), 생명공학의 발달이 인류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올 것인지를 탐색하는 ‘2191 Nights’(캐나다 레 두 몽드), 브레이크댄스에 힙합과 발레를 결합한 ‘H2-2005:철학하는 브레이크 댄서들’(브라질 니테로이 거리의 그룹)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밖에 일본 현대연출의 기수로 불리는 노다 히데키의 ‘빨간 도깨비’, 파격의 안무가 안은미의 신작 등이 공연된다.1만 5000∼3만 5000원. (02)3673-2561∼4.www.spaf21.com ■ 서울세계무용축제 진정한 무용팬이라면 이맘때쯤 한참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시댄스).8회를 맞은 축제가 올해는 27일부터 새달 1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시댄스의 특징은 특정한 장르와 주제에 한정되지 않고 예술성과 대중성을 아우른 국내외 무용작품을 폭넓게 소개한다는 점. 올해는 11개국 32개 단체가 참여해 전통춤은 물론이고 서구 무용의 최신 흐름까지 두루 선보인다. 개막 무대는 일본 파파 다라후마라의 ‘배를 보다’. 사과, 깃발, 책상, 마네킹 등 무대를 메운 오브제들을 동원해 탄생, 죽음, 환생의 메시지를 몽환적 음악에 버무려낼 공연이다.2002년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작. 핀란드 현대무용이 국내 처음 소개된다는 점도 주목 할만하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무용수 테로 사리넨이 카롤린 카를 송의 ‘방안의 남자’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동화적으로 해석한 ‘헌트-봄의 제전’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화제의 무대는 많다. 안무의 고정틀을 깨부수기로 유명한 미국 안무가 스티븐 페트로니오는 9·11테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비틀린 도시’와 ‘상처입은 남자’ 등 3편을 들고 찾아온다. 프랑스 현대무용가 다니엘 라리외, 영국의 웨인 맥그리거가 이끄는 랜덤댄스 등도 참여한다. 윤푸름, 이혜경, 지운선, 정동은 등 국내 젊은 무용가 8명이 함께 무대를 엮는 ‘젊은 무용가의 밤’에서는 한국춤의 현재를 만나볼 수 있다.2만∼5만원.(02)3216-1185.www.sidance.org 황수정 이순녀기자 sjh@seoul.co.kr ■ 과천한마당축제 가을빛을 두고 실내로 들어가기 아쉬운 이들에겐 23∼28일 경기도 과천 일대에서 열리는 ‘과천한마당축제’가 제격이다. 정부과천청사 잔디마당, 중앙공원, 과천시민회관 등 11곳의 야외 공연장에서 해외 작품 9편과 국내 작품 30편이 관객과 만난다. 이중 4편을 제외한 대다수 공연이 무료다. 해외작 가운데 포르투갈의 ‘천국의 정원’은 농가의 정원을 새장 형태의 대형 구조물로 표현한 무대를 중심으로 연극, 서커스, 무용, 인형 등을 이용해 삶의 애환을 표현한 수작. 사소하게 보이는 장면들을 통해 시골 농부의 일상을 따뜻하게 감싸안는다.10월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수변무대에서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극단 일로토피의 ‘색깔있는 사람들’도 주목할 만하다.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으로 전신을 보디페인팅한 배우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사람들 틈에 섞여든다. 예술과 일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특별한 경험이다. 국내 공연으로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음악극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코퍼럴씨어터 몸꼴의 ‘오르페우스’, 극단 76단의 ‘17시의 이야기’등이 참가한다. 가족 관객들을 위해 연날리기, 염색 등 문화체험행사와 먹을거리 장터, 나비 생태관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한다.(02)504-0748.www.gcfest.or.kr
  •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11) 도로에서 잘 달리는 비결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11) 도로에서 잘 달리는 비결

    지난 주말엔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죠. 그래도 어쩝니까, 달려야죠. 일요일엔 아침 9시30분쯤 집앞 한강 둔치에 나가 가볍게(?) 1시간40분 정도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평소보다 힘이 들더군요. 땀도 더 많이 나고. 달리기를 마치고 나니까 말 그대로 ‘기진맥진’ 그 자체였습니다. 땀에 범벅이 된 채 기다시피 집에 들어왔습니다. 샤워를 하고 TV를 켰죠. 때마침 정오뉴스를 하고 있더군요. “오늘 낮 최고기온은 30도까지 오르겠습니다….” 날씨를 미리 알았더라면 운동을 안했을 텐데…. 정말 미련한 짓을 했더군요. 여러분도 너무 더울 때는 운동을 하지 마세요. ●도로주, 즐기면서 할 수 있다? 어쩔수 없이 달려야 한다면 나름대로 편하게 뛰는 비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바닥을 보고 달리면 힘이 덜 들더군요. 원래 달리기 할 때는 전방을 주시하면서 달리라고 하지만, 갈 길이 아득히 먼데 앞만 바라보고 뛰면 힘이 더 빠지더군요. 제가 뛰기 시작하는 지점이 어느 곳인지는 몰라도 9㎞라는 표시가 돼 있는데, 바닥에 쓰여져 있는 9.5 10 10.5 11이라는 숫자를 확인해 나가면서 달리면 훨씬 뛰기가 수월합니다. 일요일에 15㎞를 이렇게 달렸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짧게 느껴지더군요. 간혹 앞서 달리는 사람을 쳐다보면서 뛰는 분도 있던데 저한테는 별로 도움이 안되더군요. 일단 따라잡겠다는 승부욕이 발동하면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고, 그냥 멀어져 가는 걸 지켜보고 있자니 힘이 더 빠지고. 그래서 저는 줄곧 1m정도 앞쪽 바닥만 보고 달립니다. 이게 옳은 방법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러너스 하이를 느껴보세요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30분 정도 지나면 무아의 경지에 도달합니다. 흔히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한답니다. 마약에 취한 것처럼 힘이 하나도 안들고, 날아갈 듯 달릴 수 있게 되는 경지랍니다. 정확하게 러너스하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비슷한 느낌은 경험해 봤습니다. 도로주를 할 때 물을 마시려고 허리뒤춤에 물통을 한개 차는데 처음엔 이게 굉장히 무겁고 거추장스럽습니다. 뛸 때마다 허리를 계속해서 때리는 느낌도 나쁘고. 그런데 한시간 정도 달리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부터 물통의 무게를 전혀 못느끼게 되고 달리는게 그렇게 편안해질 수가 없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분명히 내 발로 뛰고 있는데 내 힘으로 뛰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이런 게 러너스 하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분이 오래가지는 않더군요. 한시간을 넘겨서 20∼30분 더 달리면 어느새 물통이 다시 무거워지고 달리기도 버거워지니까요. 안타까운 일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러너스하이를 느낄 수 있다면 마라톤 완주도 별것 아닐 텐데 말입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클래식 전도사 금난새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클래식 전도사 금난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좌절의 쓴 맛을 본 뒤에야 새로운 길이 눈에 들어왔다. 용기를 내어 발걸음을 내디뎠다. 눈덮인 들판에 첫 발자국을 새기듯 그 길을 조심조심 걸었다. 문득 프로스트의 시(詩)가 생각난다.‘훗날에 나는 어디선가/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그랬다. 젊은 나이에 미지의 길을 택했다. 험난했지만 열심히 오르고 또 올랐다.30여년 세월이 흘렀다. 각박한 이 사회에, 가느다란 손끝으로 커다란 감동의 하모니와 가슴 찡한 행복의 향기를 선사하는 거장으로 우뚝 섰다. 클래식 전도사 금난새(59) 교수. 지휘자로 외길을 걸어왔다. 자신의 이름처럼 금빛 날개를 달고 무대와 객석 사이를 훨훨 날아다닌다. 그가 지휘봉을 잡으면 청중이 구름처럼 몰려온다. 항상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아무리 딱딱한 클래식이라도 부드럽게 녹여 청중을 매료시킨다. 그래서 ‘지휘봉의 마술사’라는 얘기를 듣는다. 요즘들어 별칭이 더욱 많아졌다. 지휘자라는 본업 외에 벤처 오케스트라의 CEO로도 확실하게 인정받는다. 즉, 지난 1998년 ‘유라시안 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창단한 이후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것. 덕분에 청와대와 중앙부처 공무원, 기업체와 대학 등을 상대로 ‘성공한 예술CEO’ 자격으로 강연을 다니느라 분주하다. 올들어서만 벌써 40회를 넘고 있다. 교수, 지휘자,CEO, 초빙강연 등 1인4역을 해낸다. 기획과 아이디어맨이라는 별칭도 있다. 서울 중구 신당역 인근의 ‘충무아트홀’ 6층 사무실에서 금씨를 만났다. 충무아트홀은 중구청이 올 3월 개관했으며, 금씨는 중구청의 지원으로 사무실과 연습실 공간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금씨는 때마침 모 기업체 강연을 막 다녀온 직후였다. 우선 강연 내용이 어떤 것이냐고 하자 “오케스트라의 조화와 기업경영의 하모니를 주제로 했다.”면서 요즘에는 대기업 강연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요즘 기업의 경영전략이 감동과 하모니 경영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식당을 갔을 때 맛있고 행복감이 없으면 다시 찾지 않는 것처럼 음악의 오케스트라도 마찬가지”라고 특유의 레스토랑 경영론을 펼친다. 서비스정신으로 무장하고 관객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해야 다음 연주회 때에도 표를 예매하고 찾아주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런 다음 청중들이 원하는 것, 또 그 수준을 파악해 반발짝 앞선 감동을 던져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8·15경축사처럼 해마다 항상 비슷한 내용으로 반복되는 것이나, 부모가 아이들한테 늘 공부하라고만 하면 무슨 감동이 있겠느냐는 것. 그래서 많은 감동을 주기 위해 찾아가는 ‘방문 연주회’를 고집한다.‘도서관 음악회’‘베토벤 페스티벌’‘포스코 로비 콘서트’ ‘굿모닝 클래식’‘3군사관학교 방문연주회’‘해설이 있는 오페라’ 등은 신선한 아이디어와 철저한 고객지향 서비스 정신에서 나온 대표적 프로젝트. 이를 통해 민간 오케스트라 운용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2500명의 대학생을 모아놓고 두 시간 동안 연주회를 가졌다. 차이코프스키 심포니 4번을 해설하며 연주에 들어가자 다들 환호하며 흠뻑 빠졌다. 랩과 팝음악에 익숙한 대학생들이 모처럼 심포니의 선율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 금씨는 “장차 나라의 기둥이 될 대학생들에게 클래식의 감동을 선사해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보람과 큰 기쁨이 아니냐.”고 했다. 올 가을에만 5개 대학을 찾아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94년부터 3년간 ‘금난새와 함께 떠나는 세계의 음악여행’이라는 청소년 음악회를 열어 우리나라 클래식 연주사상 최고의 화제공연으로 뽑히기도 했다. 객석에 있는 청중을 불러 노래를 시키는가 하면, 또 객석의 아저씨들이 남성 합창단으로 갑자기 둔갑하는 광경을 연출, 청소년들을 매료시켰다. “연주회 때마다 지휘자가 맨 나중에 나가는 것을 고집합니다. 마지막까지 관객들과 함께 축하하고 서로의 감동을 나누기 위해서지요. 또 단원들에게는 노력한 만큼 되돌아온다는 점을 늘 강조합니다. 또한 우리 오케스트라는 예술계의 샘플이 되자고 다짐합니다.” 지휘자가 안 됐으면 지금쯤 무엇이 됐을까 하고 물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글쎄요. 영화감독이었을 것”이라며 웃는다. 아울러 미술도 좋아하고, 또 연주 때 늘 문학적 철학을 염두에 둔다고 했다. 그만큼 자신의 재능, 즉 장르를 고집하지 않고 예술적 감각을 극대화시킨다는 것이다. 이어 ‘금난새’라는 이름에 얽힌 사연을 물었다. 그의 부친은 한글학회 회원이자 ‘그네’로 유명한 작곡가 고(故) 금수현. 금녕 김(金)가인 부친은 자신의 성을 한글식인 ‘금’으로 먼저 바꿨다. 이후 새로 태어난 아들의 이름을 ‘나는 새’라는 뜻의 ‘금난새’로 지었다. 형제자매들의 이름도 ‘내리’‘누리’ 등 ‘ㄴ’자 돌림으로 했다. 금씨는 “우리 아이들은 ‘ㄷ’자 돌림의 ‘금다다’와 ‘금드무니’ 등으로 이름지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47년 음악적 환경이 풍부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중학교와 고교 진학때 입시에서 모두 실패했다.“실패는 새로운 에너지를 주는 것.”이라고 회고했다. 중학교 때에는 소심한 성격에다 영어 소문자도 제대로 못써 열등아라는 놀림도 받았다. 오기가 생겨 영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교내 영어 웅변대회에서 1등까지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경기고 입시에서 떨어지자 부모의 권유로 결원이 생겨 추가 모집하는 서울예고에 입학했다.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고1때 우연히 AFKN(미8군방송)에서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음악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레너드 번스타인(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작곡자)이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니의 멋진 연주에 감동했다. 이때부터 번스타인은 인생의 모델이 됐다.‘토요음악회’ 등 앞장서서 그룹활동을 주도했다. 또한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곤 실천에 옮겼다. 서울음대 시절엔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연주여행에 나서기도 했으며, 음대 학생회장을 맡아 음악캠프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방위근무를 마친 뒤 모교인 서울예고에서 1년반 정도 교편을 잡았다. 그러나 지휘자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베를린대학으로 유학을 훌쩍 떠났다. 때마침 베를린 오페라좌에서 지휘자로 활동했던 음대의 라벤슈타인 교수를 만나 본격적인 지휘공부를 하게 됐다. 여러차례 콩쿠르에 나갔지만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서른살이 되던 77년 카라얀 콩쿠르에서 입상하면서 지휘자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베를린 음대 졸업 후 귀국,KBS 교향악단에서 12년간 활약하게 된다. 이후 수원시향이 없어질 위기에 놓이자 서둘러 달려가 다시 살려내는 데 앞장섰다. 이런 인연으로 6년 동안 수원시향 지휘자로 몸담았다. 98년에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본금도 거의 없이 벤처 오케스트라 ‘유라시안 필하모닉’을 만들었다.99년 12월31일 밤 서울 강남의 포스코 빌딩 로비에서 연주를 한 것이 인연이 돼 포스코가 ‘대학교 순회 콘서트’를 지원해주게 됐다. 또한 ‘CJ’측의 후원을 얻어 육·해·공군사관학교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이에 힘입어 창단 첫해 40회 연주를 시작으로 70회,80회,100회 등 해를 거듭할수록 전국 27개도시를 상대로 순회연주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에는 벌써 130회를 넘었다. “아내와 단둘이 결혼식을 올리고 베개 두 개로 신혼생활을 시작했듯이 유라시안 필하모닉의 시작도 초라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국에서 우리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고전음악은 우리 시대의 창이자 분명 위대한 것입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7년 부산 출생 ▲66년 서울예고 졸업 ▲70년 서울대 음대 작곡과 졸업 ▲74년 베를린 음대 유학 ▲77년 카라얀 국제 지휘콩쿠르 입상 ▲80년 KBS교향악단 전임 지휘자 ▲89년 KBS교향악단과 국내 최초 오케스트라 녹음 출반. ▲92년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94년 ‘해설이 있는 청소년음악회’ 기획·진행 ▲98년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 ▲2002년 주식회사 CJ와 오케스트라 후원 계약 체결,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 홍보대사 ▲05년 중구문화재단과 협력계약 체결, 유라시안 필하모닉 충무아트홀 상주 ▲현 유라시안 필하모닉 음악감독,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교수 ■ 저서 나는 작은새 금난새 (디자인하우스,96년),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생각의 나무,03년)
  • 가을밤 촉촉히 적신 음유시인들의 향연

    서울 한복판에서 울려퍼진 추억의 통기타 선율이 깊어가는 가을밤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SK㈜가 협찬한 콘서트 ‘향수’가 9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려 3000여명이 객석을 가득 메우는 성황을 이뤘다.70∼80년대 통기타 음악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386 음유시인’들이 대거 한 무대에 오른 이날 공연은 청중에게 진한 감동과 함께 옛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당시 음악다방 인기 DJ들의 진행과, 학창시절 잔디밭 위에 둘러앉아 노래 부르듯 출연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관객과 호흡하는 무대는 과거로의 ‘회상여행’을 떠난 듯했다. 1부는 테너 김현동이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를 부르는 것으로 힘차게 막을 올렸다. 이어 가수 이동원이 ‘가을편지’로 가을밤의 편안함을 선사했고, 가수 송창식이 ‘우리는’ ‘고래사냥’ 등으로 흥을 돋웠다.DJ 이종환의 진행으로 가수 유익종·뚜아에무아·윤연선·소리새가 토크쇼 형식의 색다른 무대를 펼쳤고, 가수 김도향이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열창한 데 이어 ‘신촌블루스’의 기타리스트 엄인호가 객석의 ‘박수반주’에 맞춰 ‘골목길’을 불러 무대와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2부는 밴드와 오케스트라에 맞춘 합창 등 웅장한 분위기의 무대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음악평론가 이백천씨와 8개팀이 ‘목장길따라’ ‘길가에 앉아서’를 합창해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묶었고, 가수 하남석·이정선·홍민·시월 등 가수들이 ‘살다보면’ 등을 부르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가수 이동원이 클로징 멘트와 함께 ‘향수’를 불러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며 대미를 장식했다. 하지만 청중들이 박수를 끝없이 쏟아내며 커튼콜을 요청했고, 이동원·김도향이 ‘언덕에 올라’ ‘그건 너’ ‘향수’ 등 세곡을 청중과 함께 부르며 가을밤의 추억여행을 마무리지었다. 한편 콘서트 ‘향수’는 10일(오후 3시·8시)에도 이어지며, 이날 오후 3시 공연은 사회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장애우나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공연으로 진행된다. 문의(02)792-7607.(콘서트랜드)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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