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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략에 짓밟힌 여야선거법협상

    여야의 선거법 협상이 또다시 타결시한을 넘겼다.13일까지 매듭짓겠다고 하나 서로의 입장차이가 커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처럼 여야가 팽팽히 맞선 이유는 남은 쟁점들이 6월 지방선거의 승패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고는 있으나,서로 당리당략을 바탕에 깔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여야가 제기한 주장들을 살펴보면 지역기반이 두터운 여권은 지방선거에서의 압승을,상대적으로 지역기반히 취약한 한나라당은 무승부를 목표로 하는 듯 하다.선거법 협상도 이런 기조위에서 펼쳐지는 양상이다.양측의 전략이 감지되는 대표적인 쟁점은 기초의회 선거구제 논란이다. 여권은 현행대로 한 선거구에서 1명씩 뽑는 소선거구제를 주장하고 있다.반면 한나라당은 중선거구제로 바꿔 2∼3명씩 뽑자고 맞서 있다.이는 곧 여권은 넓은 지역기반을 무기로 전국적인 기초의회 장악을,한나라당은 여야 동반당선을 통한 기초의회의 분점을 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이 구청장들의 업무 소홀등의 병폐를 들어 주장하고 있는 서울및 6개 광역시 구청장 임명제도 같은 맥락이다. 타당성이 없지는 않으나 이면에는 시장만 당선시키면 시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담겨 있다.서울과 6개 광역시의 구청장은 모두 72명.서울의 경우 서울시장만 잡으면 25개 구청장 모두를 독식할 수 있는 것이다.대부분의 구청장을 현 여권이 장악하고있는 현실과 비교할 때 엄청난 차이가 있다.한나라당은 7개 광역시중 서울과 부산 대구 울산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당간 연합공천 논란은 당리당략과 직결된다.여권은 “공동정권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며 합법적인 연합공천을 통해 공동선거운동을 꾀하고 있다.이는 후보홍보나 조직활동에 있어서 적지 않은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이 공동선거운동에 대한 처벌조항을 두려는 이유도 바로 이런 ‘2대1싸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한나라당은 최소한 구청장 임명제나 연합공천 금지중 하나만은 반드시 얻어내겠다는 생각인 반면,여권은 이들 모두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선거법 개정의 관건이 달린 쟁점이다. 쟁점 여 야 연합 “합법화” “처벌조항” 공천 2與공동선거운동 2對 1 싸움 싫어 선거구 “소선거구” “중선거구” 기초의회 장악 의회분점 겨냥 구청장 “반대” “도입” 임명제 지자제 정신 존속 시장만 당선되면 7개광역시 장악
  • 힘겨루기 여야 ‘반쪽의 승리’/이모저모

    ◎기획·집행 분리 묘수로 막판 돌파구 ‘돈줄’을 놓고 벌인 여야의 힘겨루기는 16일 결국승자없는 무승부로 끝났다.여야는 임시국회 회기를 이틀간 늘려 만든 이날‘연장전’에서 청와대 기획예산처 설치를 둘러싼 5시간의 치열한 힘겨루기끝에 접점을 찾는데 성공했다. ○한나라 히든카드로 반전 ○…여야3당의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은 16일 하오 2시 김수한국회의장실에서 6인회담을 속개,막판 담판에 들어갔다.더 이상 회기를 연장할 수 없는 초읽기 속에서도 여야는 마지막 버티기를 계속했다.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은 기획예산처의 설치를 놓고 서로 상대방의 양보를 강요하며 배수진을 쳤다. 회담이 반전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한나라당이 기획예산처의 기능을 분리하는 ‘히든카드’를 제시하면서부터다.한나라당 조순총재는 이날 하오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획예산처를 청와대에 두되 재정및 행정개혁 기능만 맡고 예산권은 분리해 재경부에 두도록 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이 절충안은 곧바로 이상득 원내총무를 통해 협상테이블로 옮겨졌고,국민회의 지도부에도 전달됐다. 그러나 국민회의측은 “대통령이 경제개혁과 IMF체제 극복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절대 예산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반대,회담은다시 원점을 맴돌기도 했다. ○…협상이 다시 반전된 것은 국민회의측이 한나라당의 제안을 일부 수정,역제의를 하면서다.국민회의측은 예산기획업무와 총괄적인 예산편성지침,재정 및 행정개혁을 다루는 예산위원회를 청와대에 설치하고,예산편성 및 집행,감독기능은 재경부에 예산청을 둬 맡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한나라당의 제안에서 예산편성지침과 관련한 기능을 청와대 예산위원회에 두는 것이 수정된 내용.협상은 이때부터 빠른 속도를 타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하오 10시30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6인회담 협상결과를 추인.그러나 이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기획예산위와 예산청의 분리 설치 방안에 대해 위헌론까지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는 등 진통.나오연 안상수 의원 등은 “예산 편성기관과 지침기관을 따로 두는 것은 개악”“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독자적 기구로기획예산위를 두려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칙을 무시하고 국회견제를 회피하려는 위헌적인 처사”라고 주장.이에 대해 이한동대표와 이상득 총무는 곤혹스런 표정속에 “협상에는 상대가 있을 수 밖에 없으니 이해해 달라”며 촉박한 본회의 일정을 이유로 서둘러 산회. ○시간에 쫓겨 차수 변경 ○…행정위와 법사위는 본회의 직전 관련 법안을 30여분만에 별다른 반론없이 일사천리로 통과.그러나 법사위와 잇따라 열린 본회의는 막판 시간에 쫓겨 자정을 넘김으로써 불가피하게 차수를 변경.
  • 한국·카자흐 월드컵축구 열리던 날

    ◎함성­탄성 교차 “아쉽지만 잘싸웠다”/‘붉은 악마’­시민 1천명 광화문 집결/“적지의 무승부는 승리” 열렬한 박수 한국 월드컵축구 대표팀이 카자흐스탄과 비긴 11일 전국 방방곡곡에는 탄성과 한숨이 교차했다.전반 초반 최용수가 선제골을 넣었을때 떠나갈듯한 함성은 후반 동점골을 허용한 뒤 아쉬움으로 바뀌었다.하지만 ‘적지에서 무승부는 이긴거나 마찬가지’라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대형 전광판으로 TV 중계를 지켜보며 열띤 응원을 펼친 ‘붉은 악마들’은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는듯 한동안 전광판을 응시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붉은 악마들’은 하오 3시30분부터 경기가 끝난 하오 8시까지 뿔피리 등을 불며 쉴새 없이 응원을 펼쳤다.퇴근 길에 나선 시민들도 ‘붉은 악마들’의 응원에 합세해 경기가 시작될 무렵인 하오 6시쯤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응원인파가 1천여명으로 늘어났다. 홍욱제씨(30·회사원)는 “카자흐스탄까지 함성이 들리도록 열심히 응원했는데도 비겨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잘 싸웠다”면서 “TV에서 보던 ‘붉은 악마들’과 함께 응원하니 흥이 더 난다”고 말했다. 각 가정은 물론 기차역,터미널,음식점,술집 등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는 열기로 가득 찼다.박지훈씨(27·대학생)는 “이제 전승이라는 부담이 줄어든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낯선 땅 고지대에서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도심은 직장인들이 집에서 TV를 보기 위해 귀가를 서두른 탓에 평소보다 차량 통행이 크게 줄어 매우 한산한 모습이었다.예년 같으면 단풍 나들이 차량으로 붐볐을 고속도로 역시 상습 정체구간을 제외하곤 차량 통행이 뜸했다.
  • 한글날… 토박이 말 살려쓰는 길로(박갑천 칼럼)

    단테의 〈신곡〉에 대해서는 중세시대사상의 집대성이라고들 말한다.그래서 T 칼라일도 “침묵의 10세기를 깨뜨린 첫소리”라 표현했던 듯하다.그런데 그글은 당시 속어라 하여 조잡든 이탈리아어로 썼다.그로해서 단테는 ‘이탈리아어의 아버지’로 불린다.〈신곡〉은 작품의 문학성 못지않게 그점에서 더욱 빛을 뿜는 터이다. 속어란 무엇인가.그 당시의 문어였던 라틴어­그라마티카에 상대되는 말이다.‘양반들의 말­글’이 아닌 ‘상사람들의 말­글’이라는 뜻.우리역사에서의 ‘진서­한문’과 ‘언문­한글’의 관계와 같다.속인들이 주고받는 이탈리아말로 글을 쓴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혁명’이었다.지금이니까 대수롭잖은 것 같지만 550년전의 ‘훈민정음’발상도 그랬다.상류층의 특권의식에 어긋날 뿐 아니라 중국(명)의 비위를 거스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신생〉에서 속어는 돈이나 명예의 말이 아닌 사랑을 위하는 말이라고 했던 단테의 언어관은 〈속어론〉에 더 오롯하게 나타난다.“…우리가 속어라고 하는 것은 아기가 웅얼거리기 시작하면서 가까운 어른들로부터 배우는 말이다.쉽게 말하면 규칙에 매이잖으면서 유모를 따라 익히는 말이다.속어는 종요롭다.라틴어­그라마티카가 인공적이라면 속어는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단테와 함께 생각되는 사람이 종교개혁가 M 루터이다.그는 처음으로 성서를 속어,즉 독일어로 번역 출판함으로써 종교계는 말할것없고 유럽 언어세계에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복음은 각 민족의 말로 전달돼야 한다는 생각.그는 이렇게 말한다.“나는 라틴어나 그리스어·헤브루어로는 느낄수 없는 하느님을 ‘독일의 혀’로 듣고 느낄수 있는 사실에 감사드린다.”그를이어 제나라말(속어)로 성서를 번역하는 일은 온 유럽으로 불길처럼 번져난다. ‘조부’라 해야 점잖고 ‘할아버지’라하면 ‘어린백성’의 말같아서 헤싱헤싱해진다는 생각들이 남아있다.‘비김(빅)’이나 ‘가웃’같은 말을 두고도 굳이‘무승부’라고 해야 직성이 풀리는것도 같은 맥락.그 생각이 이어져 내리면서 오늘날에는 서양쪽 말들이 우리 토박이말의 숨통을 눌러간다.그사실을알면서도 무심해진 우리들.그래도 되는걸까.단테나 루터가 사랑했던 제나라말­토박이말 살리는 불길을 지펴야겠다. 9일은 한글날이다.〈칼럼니스트〉
  • 일 축구열정의 교훈/곽영완 체육부 기자(오늘의 눈)

    ‘후지산이 무너졌다’,‘일본열도가 울었다’… 한국에 1­2로 역전패를 당한 일본은 29일 조간신문을 통해 비통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일부 신문은 ‘가모는 할복하라’는 섬뜩한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반면 한국언론은 ‘도쿄대첩’이라느니 ‘일본열도 잠재웠다’는 등의 말로 짜릿한 역전승의 기쁨을 대신했다. 사실 축구전쟁이라고 불리기까지 했던 이번 한·일전은 두 나라 모두 사활을 건 한판승부였다. 국내 프로축구가 다소 침체에 빠진 두나라 모두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상승곡선을 그리느냐,아니면 더 추락하느냐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은 한국보다 더 애가 탓다.지난 93년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94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이기고도 이라크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몇초를 견디지 못하고 무승부의 덫에 걸려 본선 진출권을 한국에 넘겨준 ‘도하의 비극’을 삼키며 4년을 와신상담 해왔던 터다. 그래서 일본은 이번에 한국만 이기면 모든 것이 자신들의 뜻대로 풀릴 것으로 굳게 믿었던 듯 하다.일본이 축구경기 하나에 이상하리만치 과열된 열기에 휩싸였던 것도 이 때문인듯 싶다.한국을 최소한 3골차 이상으로 이길 수 있다는 자기암시적인 자신감까지 은근히 드러냈다.하지만 결국 한국의 벽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말았다. 그러나 일본축구는 이번 경기를 통해 아무도 이의를 달수 없을만큼 발전했음을 보여줬다.일본의 발전은 치밀한 계획 아래 꾸준한 투자를 한 결과로 풀이된다.일본은 앞으로도 한국을 넘으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할 것이다.가깝게는 오는 11월 1일 한국에서의 홈경기를 포함,앞으로도 한·일전은 계속될 것이다. 승부의 세계에는 영원한 승자도,영원한 패자도 없다.한국이 비록 이번 한·일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머쥐기는 했지만 일본의 ‘열정’을 본받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그들보다 더 많이 연구하고 준비해야만 그들의 거센 도전을 물리칠 수 있다.
  • 서울신문 패왕전/저단 신예 돌풍

    ◎안달훈 초단 이희성·김영삼·이현욱 2단 본선토너 진출/차민수 4단,예선서 강호 최규병 8단 누르고 16강 합류/삼성화재배 한국6·중국8·일본2명 16강 확정/조훈현 9단,하반기 들어 이창호 9단에 5연패 제33기 패왕전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1차예선에는 5단이하 기사 75명이 출전,차민수 4단,김영삼 2단,김승준 5단 등 11명이 2차예선에 진출했다.아직 대국을 하지 않은 최명훈 5단­박성수 초단의 승자가 2차예선에 합류한다. 본선진출자 12명을 가리는 2차예선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한국기원에서 계속됐다.1차예선 진출자 12명과 6단이상의 기사 68명이 출전한 2차예선에서는 이희성 2단,안달훈 초단,김영삼 2단,이성재 4단,차민수 4단,김일환 8단,김승준 5단,이현욱2단 등 8명이 16강 본선토너멘트 진출자로 가려졌다.나머지 4명의 본선진출자는 이세돌 초단­홍종현 8단,김희중 9단­조대현 8단,강훈 9단­노영하 8단의 승자와 김인 9단과 1차예선 미진출자의 대국에 따라 결정된다. 본선진출자 면면을 살펴보면 김일환 8단을 제외하면 모두 저단진의 신예들.서봉수 9단,양재호 9단,백성호 9단 등 고단진들이 모두 신진기사들의 제물이 됐다.특히 차민수4단은 1차예선에서 파죽의 3연승을 구가한뒤 2차예선 결승에서 5강의 한명으로 꼽히고 있는 최규병 8단마저 눌러 본선에서의 활약상이 주목된다. 이들은 본선시드를 배정받은 유창혁 9단,윤성현 5단,이상훈 4단,목진석 3단과 토너멘트로 대국을 벌여 조훈현 패왕에 도전하게 된다. ○이창호­위 빈9단 대결 ○…우승상금 3억원이 걸린 삼성화재배 본선 16강자가 가려졌다. 13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32강전에서는 중국기사들의 돌풍이 두드러져 창 하오(상호) 8단,마 샤오춘(마효춘) 9단,뤄 시허(라세하)6단,저우 허양(주학양) 8단,왕 레이(왕뇌) 6단,네 웨이핑 9단,천쭈더(진조덕) 9단,위빈(유빈) 9단 등 중국기사 8명이 모두 이겨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13명 가운데 6명이 이겨 반타작에 조금 못미쳤다.이창호 9단,유창혁 9단,김동면 6단,김승준 4단,이성재 4단,김성룡 4단이 승리한 반면 조훈현 9단,서봉수 9단,김인9단,서능욱 9단,최규병 8단이 중국기사에,홍태선 7단,목진선 3단이 일본기사에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10명 가운데 고바야시 샤토루(소림각) 9단,히코사카 나오토(언판직인) 9단 등 2명이 승리했으며 조치훈 9단 등 8명은 탈락했다. 16강 대진은 이창호 9단­위빈 9단,유창혁 9단­천쭈더 9단,김동면 6단­창 하오 8단,이성재 4단­뤄 시허 6단,김승준 4단­왕 레이 6단,김성룡 4단­마 샤오춘 9단,네 웨이핑 9단­히코사카 나오토 9단,저우 허양­고바야시 사토루 9단의 대결로 짜여졌다. 빅 카드는 서로 1승1패를 기록하고 있는 이창호 9단과 위빈 9단과의 대국.이창호 9단이 스승 조훈현 9단을 누른 위빈 9단을 맞아 어떻게 대국에 임할지 관심거리다.이성재 4단과 뤄 시허 6단,김승준 4단과 왕 레이 6단 등 신예들의 대국은 호각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나머지 대국은 우열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방심하다 보면 뜻밖의 결과가 나올수 있다. ○타이틀 2개씩 주고 받아 ○…조훈현 9단이 이창호 9단과의 사제대결에서 다시 슬럼프에 빠졌다. 조9단은올 상반기만 해도 이9단과 2­2로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다. 최고위전에서는 도전자로 나서 2­3으로 졌지만 KBS바둑왕전에서는 2­1로 승리,우승을 차지했다.이어 배달왕기전에서도 도전자로 나서 이9단을 3­2로 눌러 타이틀을 추가했다.이9단도 곧바로 반격,BC카드배에서 3­1로 승리,스승 조9단으로부터 타이틀을 빼았아 왔다. 결국 상반기에는 사제가 타이틀을 2개씩 주고 받아 무승부를 이뤘다. 이 때문에 바둑계에서는 조9단이 완전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판단,하반기의 대 반격을 기대했다. 그러나 하반기에 벌어진 타이틀전에서는 조9단이 이9단에게 완전히 밀리고 있다.왕위전에서는 두번의 반집패를 포함,4­0으로 무릎을 꿇었으며 명인전 도전 1국에서도 불계로 져 하반기에는 타이틀 획득은 고사하고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를 두고 기계에서는 조9단이 반집패의 충격에서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9단이 타이틀의 경중에 따라 대국에 임하는 자세가 틀리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 공정위 KAL­아시아나 각각 경고 조치/항공사 광고전 “무승부”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항공기 기령 및 항공요금과 관련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광고를 부당한 허위행위로 판정,경고조치를 내렸다. 대한항공은 「항공운임도 경쟁시대,대한항공이 최고 22% 더 경제적이다」라는 광고를 냈다가 지난 2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허위광고 혐의로 제소당했었다.공정위는 국내선은 아시아나항공보다 최고 22% 싸지만 국내선이라는 표현이 없어 국제요금도 가장 싸다는 오인을 받을수 있다고 판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평균 기령이 3.36년이며 8년밖에 안된 비행기도 파는데 아직도 20년 넘은 비행기를 운항하는 항공사도 있다」는 광고를 하다가 지난 3월 대한항공에 제소당했었다.공정위는 아시아나가 자사 항공기는 평균치로 계산하면서 경쟁사는 단순히 20년이 넘는 기종도 있다고 광고한 것은 부당비교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 세기의 체스대결/컴퓨터가 인간 이겼다

    ◎2승3무1패… 상금 70만달러 획득 【뉴욕 AP AFP 연합】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열렸던 체스 챔피언과 슈퍼컴퓨터간의 대결이 11일 결국 컴퓨터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85년이래 세계 체스챔피언 자리를 놓치지 않아온 러시아의 체스천재 게리 카스파로프는 이날 오전 뉴욕에서 IBM이 개발한 슈퍼컴 딥 블루(DEEP BLUE)와 인간과 컴퓨터간의 세기의 체스대결 6차 최종대국을 벌였으나 초반에 패배했다. 카스파로프는 대국 시작후 불과 1시간이 지난 무렵 19수만에 피할 수 없는 궁지에 몰리자 패배를 선언했다. 초반 1,2차전을 서로 나눠갖고 나머지 3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끝에 열린 이번 6차전 경기를 마감한 최종 점수는 슈퍼컴 3.5점,인간 2.5점이었다.이번 대국을 통해 IBM 개발팀은 70만 달러를,카스파로프는 40만달러를 각각 손에 쥐게됐다. 인간에게는 진 적이 없던 카스파로프는 게임에서 패한후 믿을수 없는 결과에 격분한 듯 판을 뒤엎어 그가 받은 충격의 심도를 여실히 보여줬다.
  • 국민회의 내홍 악화일로

    ◎주류측 “5월전대서 총재·대선후보 동시 선출”/비주류측 “총재만 선출뒤 당헌 개정” 거센 반발 26일 국민회의 당무회의에서는 5월 전당대회 전초전이 치러졌다.주류와 비주류측이 총재·대통령후보 선출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양측은 각각 내놓은 당규안을 고집했다.주류측은 「5월 동시」선출을 고수했다.비주류측은 「5월 총재,7월 대통령후보」선출로 버텼다. 먼저 주류측 대표주자인 박지원 기획조정실장이 비주류측의 「국민경선제」에 반대하는 이유를 제시했다.▲여권의 공작 이용 가능성 ▲60억∼70억원의 고비용 ▲과열 경선으로 인한 부작용 등을 주장했다. 남궁진 의원(경기 광명갑)은 『비주류측 당규안은 상정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불법성을 제기했다.정한용 의원은 『빨리 대통령후보를 정하자』고 거들었다. 비주류측은 만만치 않았다.먼저 이호웅 위원장이 새 당규안에 대해 제안 설명을 했다.김상현 지도위의장은 『국민경선제 도입을 위해 당헌개정이 필요하다』며 『5월 전당대회에서 총재만 선출한 뒤 당헌을 개정하자』고 맞섰다. 김근태 부총재는 주류측의 통과강행에 지연전술을 폈다.그는 『수평적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적 대응방안,국민경선제와 실정법간의 배치문제 등은 다음 당무회의에서 논의하자』고 중재했다. 양측의 감정전은 초반부터 엉뚱한 사안을 놓고 폭발했다.비주류 몫인 경기 수원지역 3개 지구당 대의원대회 결과가 발단이 됐다.한광옥 사무총장이 「허위보고 시비를 제기하면서 서로간에 고성을 주고받는 설전이 오갔다. 결국 이날 싸움은 무승부로 끝났다.그러나 다음주 당무회의에서 내기로 한 결론은 쉽게 날 것 같지 않다.
  • 제일제당그룹 인사/인니 사장 김성배씨/부사장 이재현씨

    제일제당그룹은 20일 김성배 제일제당 인도네시아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이재현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승진 27명,전보 20명 등 총 47명의 임원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최낙민 전무가 지원본부겸 CJ인터테인먼트 부사장으로,전길환 생활화학연구소장이 연구원으로는 처음 부사장으로 승진했다.특히 그룹의 실세인 이재현씨(이맹희씨 장남)가 상무승진 4년만에 부사장으로 승진,눈길을 끌었다.
  • 코오롱그룹 임원 61명 인사

    ◎종합연수원장 임인조씨/코오롱전자 사장 김일두씨/코오롱호텔 사장 나종태씨/메라크섬유 전무 김우종씨 코오롱그룹은 10일 종합연수원장에 임인조 코오롱상사 고문을,코오롱전자 대표이사 사장에 김일두 기조실 사장을 전보발령하고 나종태 코오롱 상무를 코오롱호텔 대표이사 사장으로,김우종 코오롱메라크섬유 상무를 대표이사 전무로 각각 승진시키는 등 61명에 대한 97년 임원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전무승진〉 김재환 변창혁 이승조 김찬식 〈상무승진〉 이춘식 임영호 홍재원 김태환 민병일 김명원 김남수 박성렬 강완기 조영래 이활용 〈이사승진〉 김종태 최용선 주도홍 한준수 곽정수 김호웅 임정오 이원노 황규찬 맹경치 유현준 이계웅 박남규 김종근 장원규 〈신임이사보〉 김동욱 이춘만 이치영 안형배 조희정 김창호 우상국 김종구 백덕현 이영우 조국현 이순양 박홍기 김도식 김진오 권성건 천용식 이종섭 박평렬 〈상근감사〉 이종성 이건식 〈그룹사전보〉 ◇전무성동기 ◇상무 김정건 ◇이사 홍성극 김윤배 송상수 김영주
  • 1차 TV토론/클린턴 압승

    ◎여론조사 결과 50대30으로 우세/돌 진영 “스캔들 언급안한것 실수” ○…미 ABC방송은 6일밤 대통령후보들의 TV토론이 끝난 직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0%는 클린턴후보가,29%는 돌후보가 각각 이겼다고 평가했으며 19%는 무승부라고 대답한 것으로 보도.또 USA투데이지와 CNN­TV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 51%,돌 32%로 클린턴 후보가 19%포인트 앞선 것으로 집계하는 등 방송매체들을 통한 여론조사는 모두 클린턴이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유권자 여론조사와는 달리 토론 직후 CNN방송의 자체총평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무승부』로 정리했으며 미시간주립대의 정치학교수 프레드 그린스타인씨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두 후보 모두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이날의 토론 진행은 미 PBS방송의 원로앵커인 짐 래러씨의 사회로 6일 하오 9시(한국시간 7일 상오10시)정각 두 후보의 간단한 개막연설로 시작,90분간 진행된 뒤 두 후보의 폐막연설로 마감.토론은 사회자가 각후보에게 질문을 하면 이에 답하는 식으로 진행하되 후보끼리 직접 질문을 주고받는 것은 금지.클린턴후보는 인사말에서 『돌후보를 매우 존경하며 토론은 인신공격이 아니라 아이디어의 대결이 돼야 한다』고 강조.돌 후보는 73세라는 나이를 의식,84년 레이건 대통령이 민주당 먼데일 후보와의 선거 토론에서 사용한 『나는 내 상대가 젊거나 애송이 경력을 가졌다해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이 없다』면서 올해 50세인 클린턴 대통령에 비한 자신의 정치적 경륜을 강조하기도. ○…이날 토론에서 돌후보는 클린턴후보의 약점인 화이트워터·트래블게이트·연방수사국(FBI) 공화당요원 신상자료 불법 누출사건·성스캔들 등은 건드리지 않고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정책문제만 거론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식으로 대응.그러나 일부에서는 돌후보가 클린턴의 각종 스캔들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큰 실수였다고 지적하기도.〈워싱턴=나윤도 특파원〉
  • 한가위… 마음의 익음찾는 고향길로(박갑천 칼럼)

    굴원의 명문 「하늘에 묻는다」(천문)는 천문에서 인사에 이르기까지 1백72가지에 대해 『왜?왜?』를 연발한다.거기 이런 대목이 있다.『달빛은 어떻게 얻어지며 이지러졌다가 또 자라나는가.그달이 좋은게 무엇이길래 돌아보면 토끼가 그가운데 있는가』 「그가운데 토끼」가 유난히 또렷해지는게 가을달­한가위달이다.장대로 치면 떨어질것만 같은 맑은 달은 써늘한 빛으로 사람마음도 맑힌다.모습까지 아름답게 비춰낸다.장화·홍련의 계모라 해도 춘향이로 만들어낼 빛이다.진나라 간보의 「수신기」에서 돼지가 미녀로 나타나는 얘기도 신비로운 한가위달빛 까닭이 아니었던가. ­산수 좋아하는 절강의 이분은 사명산에 들어가 산다.그산 기슭에서는 「돼지치기 장씨」가 돼지 10여마리를 자식처럼 기르고 있었다.팔월 보름날밤 이분은 달빛아래 거문고를 탄다. 담장밖에 인기척이 있어 가봤더니 웬 미녀? 『서왕모 아래있는 선녀 아닌지요?』 보동보동 도담한 살결.둘이는 잠자리를 함께한다.닭이 홰치자 간다고 나선 여자의 신을 한짝 뺏어놓는다.아침에 보니 침대맡에서부터 나있는 핏자국.그걸 따라갔더니 장씨 돼지우리로 이어졌고 한마리 돼지가 성이나 달려든다.그 돼지의 발목하나가 떨어져나가고 없었다. 토끼만 달의 한가운데 있는게 아니라 한가윗날 또한 달(음력8월)의 한가운데 있다.그래서 한가위의 「가위」와 「가운데」는 그말뿌리가 같다.「□」이라는 할아버지한테서 갈려났으니 한핏줄이다.하나는 그할아버지 말에 「□」가 붙어 변한 끝에 「가위」로 되고,다른 하나는 거기 「□」이 붙어서 매김꼴(관형사형)이 된데다 「곳」을 뜻하는 「□」가 붙음으로써 「가운데」로까지 이르게 되었기 때문이다.한문으로 중추라 이르는 것과도 맥이 통한다고 하겠다. 수릿날이나 한가위 같은때 즐겨 놀았던 씨름판에서 무승부를 가리켜 「가웃」이라는 말을 썼다.겨룬 사람 서로가 절반은 이기고 절반은 진 상황이 무승부 아니던가.그러니 경기내용은 「가운데」인 셈이다.이런 말이야말로 스포츠기사 같은데서 살려나갔으면 싶다. 올농사는 잘 되었다고 한다.우순풍조한 날씨덕분에 과일도 곡식도 옹골지게 영글었다.그 고향땅으로 흩어져있던 푸네기들이 띠앗머리 찾아 모여든다.두런두런 왁자지껄 얘기에 끝이 있겠는가.한가위는 익음의 계절속에 있는 「한가운데날」.마음의 익음과 마음의 한가운데를 생각해보는 나들이길로 삼아보자.
  • 원양어선 선원관리 무엇이 문제인가(심층취재)

    ◎외국인 초과 고용… 「반란」 무방비/업계 불황여파 저임선원 무더기 채용/임금 국내인의 30%선… 차별대우 “불만”/작년 선상폭력 125건… 외교교섭·수사권 갖춘 전담기구 설치 시급 지난 2일 한국인선원과 중국교포선원 등 11명의 목숨을 졸지에 앗아간 선상살인사건을 두고,무엇보다도 국내 선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선원 고용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크게 일고 있다.한국인과 외국인 선원간의 차별대우와 열악한 작업환경 등으로 인해 선상반란 등 잦은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이와함께 어획량의 급격한 감소와 저임금에 따른 국내 선원들의 승선기피현상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국내 원양업계의 상황도 큰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원양어선의 모든 문제점을 점검해 본다. ▷현황◁ 한때 수출전략산업으로 각광받았던 국내 원양어업은 90년대 들어 각국의 어로규제가 강화되고 어족 감소·어가 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도산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돼 지난한해에만 원양업체 31개사가 도산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7개사가 문을 닫았다.이는 2백10개에 달하는 국내 원양업체의 18%에 달하는 숫자이다. 27일 해양수산부와 원양어업협회에 따르면 원양어업 총생산량은 지난 91년 87만3천t에서 92년 1백2만3천t으로 늘어나는듯 했으나 93년에는 74만1천t으로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94년에는 88만7천t,95년에는 89만7천t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41만7천t으로 평년의 어획량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양어선수도 91년 8백척에서,92년 7백59척,95년 6백37척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95년말 현재 국내 원양어선의 해역별 출어현황은 총어선 6백37척(1백85개 업체)가운데 태평양이 3백86척으로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서양(1백85척)과 인도양(66척)이 각각 29%와 11%를 점하고 있다. 미국 등 자원보유국들이 요구하는 입어료는 해마다 늘어나 93년에는 8천6백만달러,94년에는 1억3백만달러,95년에는 1억2천2백만달러를 지불해 영세 원양업체들의 경영난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내 원양업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열악한 작업환경 등으로 승선하려는 내국인 선원을 찾기 힘든 현실이다.93년 1만9백여명에 달했던 원양어선 선원들은 94년에는 9천4백여명,95년에는 8천2백여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이들을 대신할 외국인선원은 계속 증가,93년 1백79명에 불과했던 외국인선원이 94년에는 9백47명,95년 2천1백96명에 이어 지난 6월말 현재 2천6백65명으로 불과 3년만에 14배가 늘었다. ▷문제점◁ 한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우리선원이 외국선원들에게 당한 폭행건수는 1백25건이며 이 가운데 9명이 사망하고 1백16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국내선사들이 굳이 외국인 선원고용을 선호하는 것은 우선 이들의 임금이 국내 선원의 3분의 1내지 4분의 1 수준인 월 20만∼30만원만 주면 되기때문이다. 국적별로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중국 교포가 가장많고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방글라데시·미얀마 등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채산성 악화에 따른 원양업계의 불황으로 그나마 낮은 임금마저 제때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중견 원양업체인 한두수산(주)의 부도는 업계에 크나큰 충격을 주고 있다.원양어업종사자들은 한결같이 원양업이 더이상 메리트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하반기들어서도 어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데다 명태와 오징어잡이가 부진해 연말쯤에는 부도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입어료가 오르고 선원구인난 임금 상승 등의 악재가 겹쳐 원양업계의 경영상태의 호전기미는 전혀 없다』고 비관론을 폈다. 원양어업의 전망이 불투명하자 90년이후 선박 수주가 급격히 줄어들어 결국 어선의 노후화와 해난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원양노조는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전체 원양어선 6백40척 가운데 절반가량인 3백15척이 선령 21년 이상된 노후선박이며 16년이상된 선박은 67%인 4백26척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86∼90년에 모두 1백53척의 신조선이 건조됐으나 91∼95년까지 5년동안 겨우 6척만이 새로 건조됐다. 전국원양수산노조는 상당수의 원양선사가 1∼3개월치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두수산의 경우 인도네시아 선원들에게 지난 4월부터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 외국인 선원들은 회사의 부도사실이 알려지자 체불임금 지불 등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들어가 이 회사 소속 남해어 006·007·008·009호 등 4척은 조업을 거부하고 회항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승선기피현상으로 출어하지 못하는 원양어선까지 생기자 정부는 지난 91년 간부선원(해기사)을 제외한 하급선원의 3분의 1범위안에서 외국인 선원들을 태울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방침에도 불구하고 선원부족이 해결되지 않자 정부는 지난해 10월제한선을 하급선원의 2분의 1로 상향조정했다. 이처럼 외국인 혼승이 늘어나면서 하급 외국선원들은 언어와 풍습의 차이로 선원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는데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낮은 임금을 받고 한국인 선원들의 차별대우 내지 가혹행위가 심하다며 선상반란을 일삼고 있다. 또 수적으로 우세한 외국인 선원들이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손쉽게 선박을 장악토록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노출했다.원양어선은 50% 미만을 태우도록 한 승선규정을 어기고 70∼80%까지 외국선원들을 고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페스카마호의 경우 전체 선원 24명 가운데 무려 17명이 외국인 선원이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원양어업협회는 지난해 9월 중국 연변교류공사와 공동으로 「연변선원학교」를 설립,지금까지 4백3명의 조선족 선원을 배출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1백81명인 45%만 국내선사에 취업하고 나머지는 취업대기중이다.우리 선사들이 기존 계약한 대리점을 통해 80달러 정도의 싼 값에 질낮은 선원들을 덤핑으로 공급받기 때문이다. 원양어업협회는 3개월 과정의 연변선원학교에 교관 2명을 파견하고 1천3백만원 상당의 기자재 등을 공급해 우수하고 질좋은 선원을 양성하려 하고 있지만 업계가 외면한 셈이다. 특히 외국인 선원을 공해 또는 현지 조업기지부근에서 덤핑으로 편법 승선시키는 「공해 인력시장」마저 생겨나고 있다.이들 외인선원들은 현지에서 열흘정도 즉석에서 교육받는 것이 전부다. 일부 원양선사가 현지 브로커까지 동원,정부가 정한 외국인고용지침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업체가 자발적으로 신고하지 않으면 정부당국은 외국 선원이 정확히 얼마나 승선하고 있는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이들은 조업이 끝난뒤 동남아인은 사모아·피지 등지의 항구에서,중국인들은 싱가포르에서 하선시켜 불법승선을 위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업해역 부근 항구 등에서 외국선원을 편법고용하는데는 현재의 혼승규정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것도 한몫한다. 국내 원양선사가 한국 대리점을 통해 외국선원을 공급받는데는 평균 2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외국인선원을 태우려는 선사는 노조의 동의서를 받은뒤 해운항만청에 고용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법무부와 안기부로부터 해당 외국선원들의 신원조회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선사는 현지 대리점을 통해 우리 대사관으로 관련서류를 송부,입국비자를 발급받고 각 지역 해항청으로부터 국내 선원수첩을 발급받아 승선공인 신청철차를 거친다.신원조회만도 1개월이상걸린다. ▷대책◁ 업계는 연안국의 과도한 어업규제에 대해 민간차원에서 대응하고 있으나 이제는 정부가 외교교섭권을 통해 새로 개척된 어장에 시험조업선을 투입해 줄 것 등을 당부하고 있다. 원양업계는 또 입출항과 선원승선여부의 경우 해운항만청이,사고는 해경이 맡아 처리해오고 있으나 이는 형식적인 업무분담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주)제양수산이 의무승선기준을 어긴채 조업했으나 부산해항청은 이를 전혀 몰랐고 부산해경은 선상소요 며칠이 지나도록 선상반란인지 합의에 의한 귀항인지 파악도 못했다. 특히 해경과 항만청은 사고를 자체적으로 파악 조사하기 보다는 해당업체와 원양노조 등의 설명을 듣고 사고현황을 파악하는 등 실질적인 처리가 되지 않았다. 해양수산부가 출범한 만큼 외국이나 공해에서 발생하는 원양어선 사고를 담당할 외교교섭권·수사권을 갖춘 전담기구 설립이 시급하다. 또 해외취업 선원을 보호하기 위해 선상반란 등 사고를 자주 일으킨 국가의 선원 송출업체에 대해서는 승선금지등 제도적 장치마련과 이들에대한 지도감독 및 안전교육도 강화해나가야 한다. 이와함께 페스카마호 선상반란사건 등 공해선상에서 긴급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인근국가와의 협조체제 마련도 시급하다. 해양수산부 신길웅 항무국장은 『우리 원양어선과 한국 선원이 타고있는 외국선박 등에 긴급사태가 발생할 경우 같은 해역에서 조업하는 우리선박과 비상통신망을 구축하고 인근 국가와 협조체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정부 「통상전략」 저자세 탈피

    ◎국익은 철저히 지키고 부당요구는 반박·설득/농산물검역­“국민건강에 악영향… 수용불가” 단호/통신개방­“민간장비 구매 사례 제시하라” 응수 정부의 통상협상 대응자세가 바뀌고 있다. 우리의 주요 교역국인 미국의 압력에 쉽게 굴복하던 종전의 저자세에서 탈피,국익 차원에서 지킬 것은 끝까지 지킨다는 원칙을 견지하는 당당함을 보여주고 있다.협상 상대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패널의 설치를 요구하겠다는 등의 엄포를 가해도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방의 부당성을 꼬집거나 설득시켜 방어해 내는 협상의 기본틀을 다져가는 모습이다. 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백전백패나 다름없는 성적을 냈던 종전과는 달리 무승부로 끝나는 「게임」이 부쩍 늘고 있는 최근의 성적표가 이를 반증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통상분쟁을 빚고 있는 수입 농산물의 검사·검역제도 및 통신시장 개방과 관련한 미국과의 양자협상이다. 수입 농산물의 검사·검역제도를 둘러싼 미국과의 통상분쟁은 지난 해 4월부터 시작됐다.미국은 당시 과일 등 수입 농산물에 대한 검사·검역제도가 워낙 까다롭다며 우리나라를 WTO에 제소했다.이를 계기로 우리는 같은 해 5월 수입 농산물의 검사·검역제도에 대한 개선대책을 수립,그 일정에 맞춰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분쟁이 거의 매듭되는 단계에 와 있었다.그럼에도 미국은 자국의 이해와 직결되는 부분인 샘플링 조사의 즉각적인 시행 등을 요구하며 지난 달 24일 우리나라를 WTO에 다시 제소했다.막판에 다시 엄포를 가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양자협상에서 미국의 요구가 부당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수입 농산물의 검사·검역제도 중 비과학적이라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지난 해 5월에 수립한 계획에 의해 올 연말까지는 개선하게 돼 있다는 점을 들며 설득작전을 폈다. 협상에서 미국은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WTO에 패널의 설치를 요구하겠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제네바 주재 무역대표부(USTR)의 법률 고문 변호사를 협상 대표로 참석시키는 전략을 폈다.WTO 협정의 규정상 제소국은 제소일부터 60일 이내에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패널의 설치를 요구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국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점을 감안,기본원칙을 고수하는 종전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미국과의 통신협상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했다.미국과의 통신분야 분쟁은 미국이 다음 달 1일자로 우리나라를 우선 협상 대상국(PFC)으로 지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끄는 대상이다.미국은 최근 우리와의 통신협상에서 정부가 통신장비 조달과정에 간여한다며 국산장비 우선 구매정책을 철폐할 것을 요구했다.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부가 민간의 통신장비 조달에 간여할 수가 없으며 구체적인 사례가 있으면 제시하라고 응수,미국의 압력을 과감하게 따돌렸다. 우리나라는 오는 25∼26일 서울에서 열릴 한·미 통상장관 회담에서도 이같은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재정경제원 문재우 국제협력 담당관은 『국제기준에 어긋나는 제도는 과감히 고치되 부당한 요구는 수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오승호 기자〉
  •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유치 이후

    ◎한국축구 르네상스 맞이한다/전용구장 6개 탄생… 꿈나무 육성 “청신호”/프로리그도 입장객 1백만 넘어 붐 고조 2002년 월드컵의 한·일 공동개최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면서 한국축구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할 전망이다. 딱히 월드컵 개최가 아니더라도 한국축구의 발전사는 늘 월드컵대회와 긴밀한 상관관계를 가져왔기 때문이다.지난 54년 스위스 대회를 시발로 총 4차례,그리고 3회연속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한국축구는 그동안 월드컵 출전이 확정될 때마다,그리고 월드컵 출전으로 한국축구의 진면목을 전세계에 드러낼때마다 국민적인 환호를 한몸에 받으며 축구에 대한 열기를 드높여온게 사실이다. 지난 83년 출범해 한국축구를 이만큼 끌어올리는데 직접적으로 기여한 코리안리그도 따지고 보면 86멕시코 월드컵을 겨냥,32년만의 월드컵 출전이라는 숙원을 풀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 마침내 한국은 86년 멕시코 무대에 올랐고 1무2패로 예선탈락하는데 그치긴 했지지만 박창선이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의 싸움에서 월드컵 사상 첫골을 올리고 불가리아와의 2차전에서는 김종부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첫승점을 올리는 감격을 선사했다.당연히 축구팬들은 경기장으로 몰려들었고 프로리그 출범 이래 내리막길을 달리던 입장객수가 86년 처음으로 전년의 45만명에서 52만명으로 역전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2002년 대회의 경우는 단순한 출전이 아니라 우리가 주최국이 된다는 점에서 축구팬들을 더욱 열광시키기에 충분하다.이는 월드컵 유치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95년 프로축구 입장객수가 전년도의 76만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1백25만명으로 늘어난데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또하나 월드컵 유치는 시설 확충이라는 면에서도 축구붐과 축구발전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특히 유치를 계기로 축구인들이 꿈에도 그리던 전용구장이 6개나 탄생한다는 점은 팬서비스 차원에서 더 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팬들은 전용구장이 생기면 지금까지 육상 트랙 뒤편의 멀리 떨어진 스탠드에서 관전하던 것과는 달리 사이드라인 바로 앞에 앉아서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느끼며 생생한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전용구장 탄생이 축구팬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을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 또 애초에 16개 도시를 유치 신청서에 명기했기 때문에 기존 구장들도 보다 나은 시설을 갖출 수 있게 됐다.이같은 경기장 시설확충은 성인 축구발전은 물론 축구 꿈나무들에게 잔디구장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함으로써 한국축구의 미래를 밝게 하는 요인이다. 결국 2002년 월드컵 대회 유치는 질적 양적인 면에서 한국축구의 위상을 한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박해옥 기자〉
  • 한국 54년 첫 출전…86년이후“단골손님”/월드컵 66년 발자취

    ◎줄리메 주도로 30년 우루과이서 첫 개최/브라질 펠레 앞세워 4회우승 “최다기록” 올림픽과 함께 지구촌스포츠의 최고제전으로 꼽히는 월드컵축구의 탄생은 6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4년 프랑스 파리에서 벨기에·스페인 등 6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설립을 위해 첫 모임을 가졌다. 여기서 아마추어리즘을 추구하는 올림픽이 더이상 축구의 진수를 보여줄 수 없다며 4년마다 프로축구 국가대항전을 열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축구 종주국의 자존심을 내걸고 내륙국가들끼리 주동이 된 FIFA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2차대전이 끝난뒤 46년 가입)의 따돌림속에서 대회탄생은 20여년동안 산고가 거듭됐다. 우여곡절끝에 제1회 월드컵대회는 30년 7월13일 우루과이에서 개막됐다. 오늘날 지구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월드컵의 태동이다. 갖은 난관을 축구에 대한 정열가 추진력으로 극복,월드컵창설의 산파역을 톡톡히 해낸 인물은 프랑스의 줄 리메 FIFA 초대회장이다. FIFA가 우승컵을 「줄 리메컵」으로 이름지은 것도 이같은 공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초창기대회는 재정 및 교통상의 이유 등으로 단촐하게 치러졌으나 갈수록 인기를 거듭하면서 지역예선전이 도입됐고 FIFA회원국도 현재 1백92개국이나 된다. 또 1·2차세계대전 등의 변고를 겪으면서도 94년 미국대회까지 15번이 치러졌다. 각본없는 드라마인 월드컵은 대회때마다 갖가지 이변과 파란,명승부가 이어져 수많은 화제를 쏟아냈다. 70년 맥시코월드컵 북중미예선 2차전이 벌어진 69년 7월. 홈팀 엘살바도르가 온두라스에 3­0으로 승리한뒤 홈관중이 온두라스응원단을 집단 폭행한 것이 알려지자 온두라스국민들이 자국 엘살바도르인에게 무차별 린치를 가해 수십명이 숨졌다. 이어 멕시코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도 유혈참극이 빚어져 국교단절과 함께 전쟁으로까지 치닫는 최악의 사고를 낳았다. 82년 스페인대회때는 브라질이 이탈리아와의 결승리그에서 2­3으로 패하자 비탄에 잠긴 브라질축구팬 32명이 자살,세계에 충격을 줬다. 66년 잉글랜드대회에서는 개막 8일전 줄 리메컵이 증발하는 대회사상 최대의 해프닝이 벌어지기도했다. 또 나라이름조차 생소한 북한이 잉글랜드대회에서 34·38년 두차례 우승한 「거함」 이탈리아를 1­0으로 격침시킨 것이 월드컵에서의 일대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우승은 개인기의 브라질이 통산 4차례,조직력의 독일과 수비력의 이탈리아가 각각 3차례씩 차지했다. 특히 브라질은 스웨덴(58년) 칠레(62년) 멕시코(70년) 대회 등 3회 우승,줄 리메컵을 영구 보관하고 있다. 브라질 3회 우승의 주역 「축구황제」 펠레,74년 서독대회의 프란츠 베켄바워(독일)와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82년 스페인대회의 이탈리아 「축구영웅」 파울로 로시,86년 멕시코와 90년 이탈리아대회의 아르헨티나 「축구신동」 디에고 마라도나,90년 미국대회에서 브라질의 로마리우와 이탈리아의 바조 등 대회마다 불세출의 스타가 등장,팬들의 우상이 돼왔다. 한국이 처음으로 본선무대를 밟은 것은 6·25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54년의 스위스대회. 미공군 수송기에 몸을 싣고 64시간의 지루한 비행끝에 경기전날 밤 취리히에 도착한 한국선수단은 도착 10여시간만에 헝가리와의 월드컵데뷔전에 나서야했다. 당시 유럽최고의 축구스타로 군림하던 투스카스가 이끈 헝가리와의 경기결과는 0­9. 닷새뒤 터키와의 2차전도 0­7. 16실점에 무득점,참혹한 패배였다. 이후 32년만인 86년 멕시코 월드컵은 한국축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신동 마라도나가 이끄는 우승팀 아르헨티나와의 1차전에서 1­3으로 졌으나 박창선이 월드컵출전사상 한국의 첫 득점을 뽑았다. 불가리아와의 2차전은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김종부가 동점골을 넣어 1­1 무승부로 첫 승점을 기록했다. 이어 82년 스페인대회 우승팀 이탈리아와의 3차전에서 최순호·허정무가 득점하며 아깝게 2­3으로 지고 말았다. 90년 이탈리아대회에서는 졸전끝에 벨기에전 0­2,스페인전 1­3,우루과이전 0­1로 져 한국축구에 의구심을 전져줬다. 그러나 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한국은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강호 스페인(2­2) 볼리비아(0­0)와 무승부를 이룬뒤 세계 최강 독일에 2­3으로 분패해 세계를 놀라게했다.
  • 월드컵 공동개최 결정을 보고/유현종 작가

    ◎「절반의 승리」 아닌 우리의 완승 온나라의 축구팬들과 국민 모두의 시선은 FIFA 21인 집행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의 취리히 FIFA본부 회의실에 쏠려있었다.나고야를 누르고 서울에 올림픽을 유치해온 바덴바덴의 승전보가 이번에도 일본을 누르고 취리히에서 한국의 월드컵 개최 소식이 날아오는가 해서였다. 2002년 월드컵은 반드시 우리나라에서 열려야 한다는 국민적 소망은 아마도 88올림픽 유치때 보다 더 열렬하지 않았나 싶다.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월드컵은 한국에서를 외쳐 왔다.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가 치러야 마땅하다고 믿어왔다. 도대체 뭘 믿고 모두 그렇게 열망 했을까.단순히 일본이 해서는 안된다는 국민감정 때문이었을까.아니면 일본도 한다는데 우리라고 못할게 뭐냐는 오기 때문이었을까.냉정히 따져보면 그건 아니었다.우리가 해야된다는 데는 그럴만한 타당성과 이유가 있었다. 첫째,우리는 아시아 최초로 4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나간 축구강국이다.둘째는 올림픽을 가장 성공적으로 치러낸 나라이다.셋째는 그 정도는 개최할수 있을 만큼 부강한 국력이 있다.이것이 월드컵을 우리가 개최해야 마땅하다는 당당한 근거이다. 우리 국민들은 그래서 1996년 6월1일을 고대했다.개최지 선정 투표일을 앞두고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면서부터 손에 땀을 쥐게하는 드라마는 시작되었다.집행위원 21명이 어느 나라를 지지하느냐,회장인 아벨란제는 왜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일본 손만 들어주는가. 유럽 축구연맹의 개혁 요구조건이 왜 나오는가.애초에는 없던 공동개최란 말은 왜 나오는가.우리를 지지한다던 아프리카 3표가 종반에 왜 흔들리는가.들려오는 소식에 일비일희.마치 한·일 축구전이 90분 전후반과 연장전까지 무승부로 끝내고 승부차기로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는 절박한 순간이 계속되는 듯한 초조감이 일었다. 그러나 막상 투표도 하기 전에 결정이 났다는 소식이 31일밤 9시 뉴스에 전해졌다.공동개최라니,허탈하기 이를데 없다.물론 우리는 애초부터 아량을 보였었다.공동개최도 좋다.거기서 나아가 단독개최라면 더욱 좋다는 여유를 보였기 때문에 아쉽기는 해도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자국민들에게는 틀림없이 단독개최가 될것처럼 믿게하고 끝까지 단독을 고집하던 일본측이 막판에 세불리해지자 공동개최라도 받아들여 국민들의 실망감을 덜어보자는 식의 타협을 했으니 아마 충격은 일본이 더 받았으리라 보인다. 그렇게 보면 우리는 승리한 것이다.비록 절반인듯 하지만 사실은 우리의 완승이나 다름없다.그들 보다 2년이나 늦게 유치신청을 하고 뒤늦게 뛰어들어 전세계 국가들에 월드컵을 개최할수 있는 모든 조건이 경제대국 일본과 비교해도 우열을 가릴수 없다는 평가를 받은 것만도 자랑스럽다.어차피 앞으로의 월드컵 대회는 단일국가가 할수 없는 상황이다.통합된 유럽에서는 더 하다. 유치를 위해 신명을 다한 우리 유치단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우리도 월드컵을 하게되었다는 자긍심을 가슴 벅차게 가지며 이제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힐 때가 된듯 싶다.우리는 일본 국민들을 위로해야 한다.첨예한 대립과 경쟁,그리고 국민적 앙금을 깨끗이 청산하고 페어플레이 정신을 살려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도록 양국은 양보와 화해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우리 양국은 정치·경제 모든면에서도 멋진 동반자가 되도록 국민 모두 힘을 합칠 때이다.
  • 한일간 이해증진의 대전기로/월드컵 공동개최 성공을기원하며(사설)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단독으로 유치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한·일 공동개최도 차선책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이다.국제축구연맹(FIFA)내에서 공동개최안이 제기될 때마다 우리정부와 유치위원회는 단독개최의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FIFA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수용하겠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따라서 FIFA의 공동개최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정도다.일본도 종래의 주장을 뒤집어 공동개최를 받아들였다. 일부 국민은 단독개최가 무산된 것에 대해 다소 허탈해 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어떤 결과가 나오든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면,그리고 그 결과가 차선의 방안으로라도 나왔다면 박수를 받을 만하다.주앙 아벨란제 FIFA회장의 노골적인 일본편들기등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공동개최라는 「무승부」를 이끌어낸 것은 성공작으로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 한국은 유치과정에서 국민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었고 하나의 염원 아래 한목소리를 내는 귀중한 체험을 했다.이것만으로도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공동개최는 한·일 두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정치·경제·문화등 여러 측면에서 미묘한 대립의 구도에 놓여 있는 두 나라가 지구촌의 대축제인 월드컵을 공동개최하게 되면 스포츠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부수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우선 두 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함께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며 외교부문에서도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또 식민지지배를 둘러싼 일본각료들의 잦은 망언과 독도영유권문제 등으로 악화된 우리국민의 대일본감정을 완화할 수 있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우리는 월드컵공동개최가 한·일 두 나라 국민의 이해증진을 드높이는 대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공동개최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적지 않다.「월드컵은 한나라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현행 규정은 FIFA총회에서 개정하면 그만이지만 개·폐회식의 장소선정,경기배분,경기수익배당등 절충이 쉽지 않은 문제가 얽혀 있어 다소의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대회운영면에서도 적잖은 문제가 파생될 것 같다.이원화되는 조직위원회와 이로 인한 마찰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이런 난제들도 두 나라 국민의 이해증진이라는 큰 틀에서 다루면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21세기 들어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2002년 월드컵축구가 한·일 두 나라 정부와 국민의 긴밀한 협조 아래 원만하게 치러지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한국/최근 15년간 압도적 우위 지켜/한·일 스포츠외교 격돌사

    ◎81년­88올림픽 나고야 따돌리고 서울 유치/94년­FIFA보회장 아주몫 1표차 따내/95년­국제유도직회장 경선 일제치고 승리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개최지를 놓고 벌인 총력전을 무승부로 마감한 한국과 일본은 그동안 수차례 스포츠외교 무대에서 자존심을 건 싸움을 벌였다. 80년대 이전까지는 경제력에서 앞선 일본의 독주가 계속됐지만 최근 15년 동안에는 한국이 오히려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8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국제유도연맹(IJF) 회장 선거,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선거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이 가운데 가장 극적인 드라마는 「바덴바덴 신화」로 불리는 8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지난 81년 9월30일 하오 11시45분(한국시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은 8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쎄울,꼬레아』라고 발표했다.이날 총회에서 있은 개최지 투표에서 한국의 서울이 일본의 나고야를 52대27로 제친 것이다. 지난 94년 5월13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정기총회에서도 한국은 일본에 완승을 거뒀다. 2002년월드컵 개최지 경쟁과도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끈 아시아 몫의 FIFA부회장 경선에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11표를 얻어 쿠웨이트의 세이크 아마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장을 1표차로 따돌리고 당선된 것. 일본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무라타 다다오 2002년 월드컵 일본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은 겨우 2표를 얻어 4위에 그쳤다.이때까지 월드컵 유치경쟁에서 한국을 멀찌감치 앞섰던 일본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지난해 9월26일 한국은 일본에 또 한번 쓴잔을 안긴다.유도종주국인 일본을 상대로,더구나 적지인 지바에서 있은 국제유도연맹 회장 경선을 승리로 이끈 것. 박용성 대한유도회 회장은 2차 결선투표 끝에 88표를 얻어 69표에 그친 일본의 가노 유키미쓰(일본유도협회 회장겸 아시아유도연맹 회장)를 19표차로 누르고 제7대 회장에 당선됐다.〈오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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