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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의 전쟁/ 부시 ‘수렁’에 빠지나...예상과 달리 최악 시나리오 우려

    작전명‘이라크의 자유’ 앞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다.속전속결 단기전을 통해 해방군으로 바그다드에 입성하는 ‘최선의 길’은 이미 사라진 듯한 상황이다. 전쟁은 길어지고,연합군의 피해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선별적 공습에도 불구하고 민간인 희생이 늘어나며 반전여론 또한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무엇 하나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는 게 없는 형국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 남부 바스라와 나시리야를 우회해 곧장 바그다드로 진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작전상 결정적인 오류로 밝혀지면서,보급로 단절과 예상치 못한 인적·물적 피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바그다드 공습 효과에는 의문 부호가 달리면서 “‘충격과 공포’는 연합군에만 해당되고 있다.”는 비아냥이 나온다.미군이 터키로부터 기지사용권을 허가받지 못해 이라크 북부에서 전선을 형성하지 못한 것도 외교 실패 탓으로 판명나는 분위기다.미군은 터키 영공을 통해서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지도 못하고 있다. 후세인 대통령에 대항,민중이봉기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인식이 늘어가고 있다.영국의 더 타임스는 “미·영 정부가 1차 걸프전 때 봉기를 일으킨 시아파 무슬림을 내팽개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후세인 대통령을 제거하면 아랍 전체에 민주주의가 고취돼 이슬람 극단주의도 수그러질 것이라는 전망도,적어도 현재까지는 현실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막상 전쟁이 터지면 우군화할 것이라는 유럽국가와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이슬람세계와 유럽에서는 도리어 극심한 반전 여론만 확산되고 있다. ●시가전은 악몽 워싱턴의 유력한 정치인들은 이밖에도 몇 가지 ‘잠재적 위기’를 언급하고 있다고 30일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우선 아직까지는 70%대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전쟁 지지여론이 흔들리는 상황이다.이 경우 부시 대통령이 전쟁을 이끌어갈 추진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이제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는,바그다드 등 이라크 대도시에서의 시가전도 위기에 해당한다.막대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다면 ‘해방자’로서의위치뿐 아니라 도덕적 명분도 잃게 된다. 후세인 대통령이 도주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이렇게 되면 미국은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기가 멋쩍어진다.또한 “후세인은 시간을 벌기 위해 영토를 미국에 넘겨주고 아랍을 중심으로 한 제3세계 연합세력을 구축,‘이슬람의 영예를 지키는 방어자’가 될 구상을 해놓은 듯하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미국으로서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또한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찾아내지 못하면 전쟁 자체의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뉴욕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 개인적인 위기도 거론했다.신문은 “전시 대통령에게 정치적 자산은 어느 순간 갑자기 고갈될 수 있다.”면서 “전쟁이 끝나면 유권자들은 사회,경제 문제 등 다른 측면을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운기자 jj@
  • [씨줄날줄] 파트와

    세상 사람들이 이라크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석유가 나는 나라,그러나 아직도 독재자의 철권 통치가 통용되는 나라쯤으로 생각했다.그런 나라가 ‘람보’같은 미·영 연합군을 야무지게 막아내고 있으니 왜 아니겠는가.폭격기가 조종사 없이 적진에 날아가 목표물에 폭탄을 떨어뜨린다니 할 말이 없다.그런데도 미국과 영국군은 절절 매고 있다.혹자는 사막의 모래 폭풍 때문이라지만 그게 아니다.결국은 이라크 민심이다.무자비한 폭격으로 겁을 주며 회유해도 요지부동이다. 알라신이 있었다.이라크 국민에 마술을 걸었다.이슬람교 지도자들이 파트와(Fatwa)라는 주문을 썼다.이라크 전쟁이 시작되자 눈에 띄는 미군은 공격해도 무방하다고 율법적 결정을 내렸다.파트와는 순간적으로 코란에 근거한 샤리아(Shari′ah)와 같은 이슬람 성법(聖法)이 됐다.그리고 무슬림은 종교적 양심으로 미군을 공격한다.지평선 너머 목표물도 폭격할 수 있는 크루즈 미사일이라도 신앙의 이름으로 저항하는 2400만 이라크인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해방’전쟁이라고 했다.외세지만 ‘나쁜’ 압제자를 몰아 내는 ‘좋은’ 외세라는 논리를 폈다.이라크 국민의 선택을 기대했다.그러나 결과는 아니었다.샤리아는 무슬림의 삶과 죽음은 물론 생각까지도 지배하는 마법이란 사실을 몰랐다.코란은 114장의 6342구절에 불과하다.새로운 상황이 생기면 종교 지도자들이 새로운 파트와를 만든다.문제는 정치 지도층과 종교 지도층이 겹친다는 점이다.애당초 좋고 나쁨이 있을 수 없는 구조인 것을 알아야 했다. 전쟁은 일찍부터 극단적인 이질 문화의 극적인 교류 수단이었다.이라크에선 서로 진영을 나누어 생사를 다투는 전투를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 이질적인 두 문명이 전쟁만큼이나 치열하게 뒤섞이고 있는 것이다.미국은 이제야 비로소 가슴으로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그리고 파트와를 맹목적으로 순응했던 이슬람 사람들도 해방이 뭔지를 알게 될 것이다.나쁜 압제자와 좋은 외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될 것 같다.이라크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그리고 서로 싸웠던 사람들이 상대의 문화와 문명을 가슴으로 배웠으면 좋겠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이슬람사원 방문 무슬림 위로

    백도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는 24일 서울 한남동 이슬람사원을 찾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고통받고 있는 무슬림들을 위로했다.
  • [씨줄날줄] 인샬라

    이탈리아의 여류작가 오리아나 팔라치(73)는 중학생 시절 반파시스트 레지스탕스 활동에 뛰어든 이래 1990년대 초반까지 베트남전,중동전,남미 내전 등 전 세계의 전쟁터를 누빈 종군기자 출신이다.그녀는 무수한 생명들이 ‘전쟁의 개들’에게 희생되는 광경을 지켜보며 삶의 방정식을 찾으려고 고뇌했다.그녀는 마침내 90년대 초반 신의 아들들인 아말의 자살테러로 수백명의 미군과 프랑스 군인들이 학살된 베이루트 참사를 소재로 ‘인샬라’를 출간하면서 평생 찾아헤매던 삶의 방정식 해답을 제시했다.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살면서 체험해야 할 신비이다.그 말은 바로 인샬라,신이 원하는 대로,신의 뜻대로,인샬라인 것이다.’이 해답을 던진 니네트는 삶의 경계선을 넘기를 거부하고 발길 닿는 대로 헤매다가 ‘전쟁의 개’에게 잔혹하게 살해된다.삶의 방정식을 찾아 베이루트 파견근무를 자원했던 안젤로 역시 니네트가 남긴 해답을 음미하는 순간 자살 보트의 공격을 받아 동료들과 함께 수장(水葬)된다.지난 1966년 샹송 가수 아다모가 이스라엘을 방문했다가 순간적으로 느낀 착상을 노래말로 옮긴 ‘인샬라’처럼 진혼곡이 울렸던 것이다. 미국의 침공으로 이라크전쟁이 발발하자 혈혈단신 서울에 와 있던 한 이라크인은 고국의 부모 형제들에게 전화를 걸어 ‘인샬라’라는 말로 끓어오르는 슬픔을 대신했다고 한다. 아랍어로 ‘신의 뜻대로’라는 뜻인 인샬라는 무슬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다.‘아무리 짧은 미래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아느냐.모든 것은 신이 계획하고 의도한 대로 이루어진다.’는 일종의 숙명론이다.그래서 인샬라는 ‘예스(Yes)’가 되기도 하고 ‘노(No)’가 되기도 한다.지난 2001년 9·11테러를 감행한 테러범들도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충돌하기 직전 ‘인샬라’를 외쳤을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은 9·11테러를 ‘진주만+가미카제’의 21세기 버전으로 보고 있다.하지만 미사일이 쏟아지는 바그다드에는 ‘인샬라’를 주문처럼 외며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민간인들이 있다.이들의 삶의 방정식이 ‘인샬라’라면 거대한 화력을 앞세우고 진군의 나팔을 불고 있는 미군과 영국군의 삶의 방정식은 무엇일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이라크戰 초읽기/“후세인 축출 성공이후 이라크 대혼란 빠질것”

    미국의 사담 후세인 축출작전이 성공하더라도 이후 이라크 내부는 종족갈등 등으로 극도의 혼돈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여기에 쿠르드족 문제 등은 인접국까지 포함한 이해당사자가 많아 중동 정세의 재편으로까지 이어질 여지도 있다.향후 이라크에 들어설 정권과 관련,주변국들의 이해관계도 엇갈린다.부시 미국 대통령은 18일 대대적인 경제지원을 통해 1년내 이라크의 재건을 이루겠다고 천명했다.그러나 ‘최대한 빨리’ 이라크에서 민주정부를 세우려는 미국의 구상은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의 주둔과 이에 따른 영향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주변국은 전쟁 이후 미군의 장기적 이라크 주둔을 희망한다.이라크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가 차기 정권을 장악할 경우,같은 시아파 이슬람국인 이란과 연대해 수니 왕정인 사우디 등의 정치불안이 가속화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후세인 정권의 핍박을 받아온 이라크 내 시아파 무슬림들은 이란의 지원 속에서 반정부 활동을 계속해왔다. 만약 이라크가 시아파와 수니파,쿠르드족 자치국가로 분리된다면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터키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된다. 이런 점들은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에서와는 달리,이라크에서 ‘대안 세력’을 찾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다.한편 이 곳이 영국이나 오토만제국의 강점 등 외세에 강하게 반발해왔던 역사를 돌이켜볼 때,미군은 전쟁이후 거센 철군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쿠르드족,이스라엘 변수 터키는 전쟁이 터지면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에 군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혀두었다.터키는 이라크 위기가 자국의 남부 쿠르드 거주지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자극하는 한편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의 국내 유입이 증가,불안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이스라엘은 이라크가 지난 91년처럼 연합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을 공격한다면,이번에는 참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당시에는 미국의 만류로 반격을 하지 않았다.이렇게 되면 다른 중동국가의 반발을 불러와 전쟁은 역내로 확산될 여지도 없지 않다. ●꿈틀대는 이라크 내부 이라크내 시아파는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정적인 후세인 정권을 적극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이런 이유로 수니파들은 후세인 정권이 전복되면서 자신들이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바그다드에 상주해온 서방의 한 고위 외교관리는 “정치적 목적에 종교나 종족의 문제를 이용하려는 이들이 많으며,정치적으로는 누구도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특히 ‘생활이 극도로 피폐해진 중산층의 권력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게 영국 파이낸셜 타임지의 보도 내용이다.전쟁의 후폭풍은 맨먼저 이라크 내부로부터 회오리칠 것이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이지운기자 jj@
  • 책/근본주의의 충돌 - 美·이라크 전쟁이 뭐! 문명충돌이라고?

    타리크 알리 지음 / 정철수 옮김 미토 펴냄 일찍이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1996년)에서 국제사회의 갈등을 서구와 서구문화의 지배에 저항하는 동양의 이슬람 국가와 유교국가들이 맞부딪치는 대결로 봤다.이데올로기에 기초한 동서냉전이 끝난 뒤 서구와 수장(首長)국가인 미국의 정치·경제·문화적 지배력이 세계를 압도하는 상황에서 동양 국가들은 정치적 이데올로기보다는 문화·종교·인종적 정체성을 내세워 외부의 저항을 물리치려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최소한 미국·이라크 전쟁에 관한한 문명충돌론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는 공허한 논의에 불과하다. ‘근본주의의 충돌’(타리크 알리 지음,정철수 옮김,미토 펴냄)은 미국이 왜 그토록 이라크와의 전쟁에 집착하는가를 근본주의의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영국을 대표하는 진보적 잡지 ‘뉴 레프트 리뷰’의 편집자인 저자는 먼저 이라크가 여전히 미국의 통제 밖에 머물러 있는 산유국이며,중동지역에서 유일하게 이스라엘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군사대국’이란 사실에 주목한다. 또 국내적 요인으로는 부시 행정부가 친(親)시오니즘 유태인들을 민주주의자들로부터 떼어놓는 것을 중요한 전술적 목표로 삼고 있으며,이스라엘의 ‘만행’에 대한 공화당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확보하려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책의 성격은 ‘아메리코필리아(Americophilia)와 옥시덴털리즘(Occidentalism)을 넘어’라는 부제 속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아메리코필리아가 종교적 심성에 기초한 맹목적인 애국주의,즉 ‘미국숭배증’을 가리킨다면 옥시덴털리즘은 ‘동양에 의해 날조된 서양’,즉 서구라는 타자를 상정함으로써 미국인과 미국적인 것을 증오하는 대상으로 삼는 태도를 말한다.그러나 문제는 아메리코필리아에 잠재된 기독교 근본주의의 폭력성과 옥시덴털리즘에 내재된 이슬람 지배층의 정치적 의도라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세계는 이슬람 근본주의와 시오니즘,미국의 제국주의적 근본주의와 기독교 근본주의가 얽히고 설킨 ‘근본주의들이 충돌하는 세계’다.저자는 인간의 자유와 상상력을 파괴하는 모든 근본주의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광적인 보수주의와 근본주의자들의 후진성을 쓸어버리고 진보적인 새 사상에 이슬람 세계를 개방하는 이슬람 종교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이를 위해 이슬람은 정치와 종교를 엄격히 분리하고 성직자 집단을 해체하며 무슬림 지식인들에게 코란을 해석할 권리와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저자는 서구 제국주의는 물론 이슬람을 포함한 다른 종교들도 혹독하게 비판한다.모든 종교는 이데올로기적 기만의 집합체이고 제도적 억압의 체계라고 믿기 때문이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중동, 反美테러 초긴장/이슬람 ‘하지’ 시작… 사우디, 비상 경계령

    이슬람교 최대의 연례행사인 성지순례 ‘하지(hajj)’가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됨에 따라 미국과 중동지역에 테러 발생이 우려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가안보기구와 회의를 갖고 성지순례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테러에 대비,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최고 수준의 테러비상경계령을 내렸다.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알 카에다 지도부 내의 연락망이 최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성지순례 기간에 맞춘 테러,특히 뉴욕,워싱턴,유대인들의 거주지역 등을 타깃으로 한 생화학 테러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200만여명의 순례자들이 몰려들 예정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만약의 사태에 대비,2만여명의 경비인력을 메카 주위에 배치하는 등 최고 경계령을 발동하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올해 메카 성지순례 행사가 이같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미국의 이라크 압박과 이스라엘 지원 등으로 반미감정이 악화돼 반미폭력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순례자들 사이에서도 화두는 단연 이라크 위기 사태로 이들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 위협이 신의 뜻에 어긋난다고 믿고 있으며 하지를 이슬람교도들의 단합을 위한 기회로 여기고 있다.한 순례자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아랍과 무슬림 전체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기도하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배우 숀펜 이라크위기현장 방문

    (카이로 연합) 이라크 위기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바그다드를 방문한 할리우드 스타 숀 펜은 15일 미국의 대(對) 이라크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고이라크 전쟁을 피할 수 있다는 확신을 피력했다.펜은 3일간의 이라크 방문을마치며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지도자들이 국민들과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관련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 방문 중 타레크 아지즈 부총리를 만나고 어린이 병원과 정수 시설,바그다드 교외의 빈민 마을과 시아파 무슬림 지역을 직접 방문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 책꽂이/폭력의 고고학 外

    ●폭력의 고고학(피에르 클라스트르 지음,변지현 등 옮김,울력 펴냄)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류학과 마르크스주의 인류학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저자(프랑스 인류학자)가 쓴 원시사회에 관한 글모음.그는 원시사회를 ‘국가의 성립을 항구적으로 거부하는 사회’로 본다.미개사회로서 계몽의 대상도 아니고,전 자본주의 사회로서 생산력의 발전이 이뤄져야 하는 사회도아니라는 것이다.1만5000원. ●전시의 담론(윤난지 엮음,눈빛 펴냄) 오늘날 미술관은 ‘미술관’이라는하나의 용어 아래 수렴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면모를 지닌다.전통적인 미술관 개념에서 벗어난 미술관들이 적지 않다.새로운,또는 여러 겹의 아이덴티티를 지닌 미술관들이 번성하고 있는 것이다.이 책은 이런 의문을 바탕으로미술관의 전시에 관한 담론을 펼친다.‘제시의 정치학:뉴욕 현대미술관’‘포스트모더니즘의 벽 없는 미술관’‘접촉지대(contact zone)로서의 박물관’ 등이 주요 내용이다.1만 6000원. ●이슬람사전(김정위 지음,학문사 펴냄) 이슬람교는 불교나 그리스도교와는체제가 전혀 다르다.그것은 종교,공동체,문화가 입체적으로 결합된 삼위일체의 종교다.1400년의 역사를 지닌 이슬람의 추종자는 세계 인구 다섯 명 가운데 한명 꼴.그 수가 13억에 이르며 무슬림국가는 60개국에 육박한다.이 사전에는 이슬람 관련 용어가 빠짐없이 실려 있어 이슬람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돕는다.8만원. ●선과 악(안네마리 피퍼 지음,이재황 옮김,이끌리오 펴냄) 인간이 무리를이뤄 살기 시작한 이래 끊임없이 제기돼온 선과 악의 문제를 자연과학적·사화학적·철학적 관점에서 고찰.고대와 근대의 유토피아론(플라톤,토머스 모어,캄파넬라,베이컨),현대의 반유토피아소설(자마틴,헉슬리,스키너) 등에 대한 분석도 담겼다.1만원. ●우리 어디에 서 있어도(이대동창문인회 엮음,이대출판부 펴냄) 전숙희·조경희·나영균·정연희·천양희·함정임 등 이대출신 문인 78인의 학창시절이야기.9000원. ●삼신할미,음양의 파도를 넘어(강명자·황보임 지음,선 펴냄) 여성불임 한방 전문의인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심각한 역경도 극적인 반전도 없지만 저자의 성공적 삶의 요인이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파온 성실성임을 보여 준다.‘삼신할미’는 여성 한의학 박사1호인 저자의 별명.1만원. ●역사 속의 한국불교(이이화 지음,역사비평사 펴냄) 한국불교의 역사를 사회사적으로 조망.한국불교사 관련 책들이 대부분 사상사 중심인 것과 달리,불교가 이 땅에서 지나쳐온 역사의 실체를 파헤치는 데 역점을 뒀다.불교는4세기 후반 전래된 이래 그 본래의 가르침보다는 지나치게 세속의 길을 걸어 시대정신을 외면하거나 천박한 현실인식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중세유럽 기독교의 도그마와 타락이 이 땅의 불교에서도 연출된 것이다.이 책은 한국불교의 지난날을 냉정하게 돌이켜보게 한다.1만 6000원. ●검은 고라니는 말한다(J.G 니이하트 지음,김정환 옮김,두레 펴냄) 미국의시인인 저자가 인디언 예언자 ‘검은 고라니’와 인터뷰를 한 뒤에 쓴 인디언 최후의 항쟁기록.‘검은 고라니’는 인디언중에서도 가장 치열하게 저항한 ‘오그랄라수우족’의 예언자 겸 주술사.그는 생애를 되돌아 보며 인디언의 훌륭한 문화와꿈이 백인들에 의해 어떻게 처참히 무너져버렸는지 이야기한다.1만2800원. ●피부야 피부야(차미경 등 지음,삼성출판사 펴냄) 전문가들이 쓴 깨끗한 피부만들기 비법.눈가나 입술 등 빠뜨리기 쉬운 피부의 사각지대에 대한 관리요령도 담겼다.9500원
  • 이런책 어때요 300자서평/ 성인숭배 外

    *성인숭배 성인숭배는 기독교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였다.이것은 삼위일체에 관한 해석을 둘러싸고 교회가 동서로 나뉜 것이나 중세에 연옥이 탄생한 것,훗날 기독교가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로 분열된 것만큼이나 극적인사건이었다.그러나 이 거대한 종교적 사건은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이 책은 성인숭배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교회사와 사회경제사 그리고 상징형성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여준다.프린스턴대 교수인 저자는,성인숭배를민중의 미신과 교회의 권력의지에 의해 탄생된 것으로 보는 도식적인 이분모델을 비판한다.1만 6000원. *중국민족의 창세신이야기 중국은 57종의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국가로 각 민족마다 고유한 신화를갖고 있다.여기에 이민족의 각종 신화가 유입돼 발전한,다양한 고사까지 감안하면 중국민족의 신화는 실로 방대하다.이중 우주 삼라만상과 문화현상에관한 과학적인 해석이 담긴 창세신화는 고대인의 원시사유를 그대로 반영하는,신화의 핵심이다.깨지지 않은 알과 같은 혼돈상태를 분리해 하늘과 땅을나눈 거인 반고,오색돌로 하늘을 보수하고 진흙으로 인간을 빚은 여와,인류의 시조가 된 복희 등 중국인의 창세신 이야기를 민족과 고사별로 엮었다.1만 5000원. *줄리아니-위기를 경영한다 1993년 107대 뉴욕시장이 된 줄리아니는 시장 재임 8년동안 ‘범죄천국’뉴욕의 범죄를 3분의2나 줄이고,69만여명의 시민을 생활보호대상에서 벗어나게 했다.이 책은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보여준 리더십의 원칙들과 함께 그의 개인사도 소개한다.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복싱을 배우며 상대와 맞설 때에는 무엇보다 침착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일,어머니로부터 배워 몸에 밴 독서습관으로 전문가 의견에만 의존하지 않게 된 일,전립선암과 싸우며 적기에 결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일 등을 적었다.1만 5000원. *영혼의 도시 라싸로 가는 길 프랑스의 여성 문화인류학자인 저자가 1927년 발표한 티베트 여행기.20세기 초반,금단의 땅이던 티베트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 여행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서양인 최초로 티베트 수도 라싸에 이른 저자는 라마승 용덴과 둘이서시골 노파행세를 하며 3000㎞나 걸어서 여행했다.중국 윈난(雲南)에서 출발해 라싸에 이르는 여정과,라싸에서 영국 통상부가 있던 갼체로 향하는 모험을 그렸다.티베트 문화에 배어 있는 신비하고 미신적인 풍토를 비판적으로해석한 저자와,티베트 사원에서 교육받은 용덴의 시각차도 비교해 볼 수 있다.1만 8000원.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케임브리지 이슬람사 8000이슬람은 13억명의 신도를 가진 세계 최대 종교 가운데 하나지만 가장 많이 왜곡돼 알려진 종교이기도 하다.힌두교가 뉴에이지운동 등을 통해 은밀히세계의 저변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이슬람교는 가시적이고 전투족인 선교를통해 영향력을 확대한다.이슬람 문명과 한민족이 얼마나 가까운 관계였는가를 입증해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려시대 개성 주변에 무슬림끼리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으며,소주를 ‘아락주’라고 부른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슬람의 다양한 종교적·문화적 스펙트럼을 통해 이슬람의 진면목을 보게 한다.2만 원. *경도(經度)와 태도 뉴욕 타임스 국제문제 전문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9·11테러 이후의 세계를입체적으로 조명한 글모음.유태계 미국인인 그는 미국과 이슬람이 함께 번영하는 윈·윈게임을 만들어내고자 고민한다.오늘날 세계질서를 이해하려면 초강대국과 초강대시장뿐만 아니라 초강대개인(super-empowered individuals)의 존재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그의 ‘현명한 이기주의’는 배타적 애국심을 강요하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인 ‘갱의 논리’와 구분된다.미국 일급 지식인들의 미국관을 가늠케 해주는 책이다.1만 7000원.
  • 체첸반군 인질극/ 알 카에다 가담했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체첸반군과 테러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이들의 배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질범들이 테러 조직과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는 이번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프사르 바라예프가 체첸의 전쟁 영웅인 반군 지도자 아르비 바라예프의 조카이기 때문이다. 아르비 바라예프는 오사마 빈 라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던 인물로 지난해 6월 러시아군에 살해됐다. 그 잔혹성으로도 악명이 높은 아르비 바라예프는 98년 영국의 통신회사 직원 4명을 납치,‘아랍 친구들’로부터 20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이들을 살해했는데 그가 말한 ‘아랍 친구들’은 알 카에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 수년간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알 카에다 캠프에서 훈련을 받은 무슬림 용병들이 체첸으로 넘어갔다는 소식은 체첸반군이 알 카에다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22일 9·11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독일에서 재판을 받은 무니르 엘 모타사데크는 당시 항공기 납치를 주도한 모하메드 아타가 체첸전에 합류하기를 원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미국 관리들 또한 체첸반군 지도부가 오사마 빈 라덴과 전화통화를 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7월 아르비 바라예프의 조직을 인수받은 것으로 알려진 모프사르 바라예프 역시 알 카에다와 연계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그동안 알 카에다의 대변창구 역할을 해온 알 자지라 방송이 지난 24일 모스크바 극장 인질범이라고 주장하는 체첸반군들이 ‘신과체첸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것’이라고 밝히는 장면을 방영,체첸반군의 배후에 국제테러 조직이 연관돼 있다는 러시아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NGO/ 세계최대 ‘비폭력 평화군’ 새달 출범

    세계 최대 규모의 비폭력,평화추구 NGO가 오는 11월 출범한다. 국내 평화운동가의 연합체인 ‘비폭력평화연대’(공동대표 김영 목사)는 21일 “세계 각지의 분쟁지역에 평화운동가를 파견해 전쟁을 막고 폭력에 희생되는 민중의 생명을 지켜내는 것을 목적으로하는 ‘비폭력 평화군(Nonviolent Peaceforce)’이 다음달 29일 인도 뉴델리에서 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간디의 ‘비폭력 직접투쟁’ 방식을 계승,분쟁지역의 최전선에 뛰어들어 맨몸으로 전쟁을 막아낸다는 취지에서 결성되는 ‘비폭력 평화군’은 분쟁지역에 흩어져 활동하던 세계 각국의 평화운동가와 단체를 한데 묶는 것. ‘비폭력 평화군’ 설립은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동티모르의 호세 라오스호르타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국제중재협회,무슬림평화협회,세계비폭력운동 등 평화단체가 주도하고 있다.세계 각지에서 200여개의 평화·인권·시민단체 등이 뛰어들었다. ‘비폭력 평화군’은 지난 99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평화회의에서 평화운동가 데이비드 핫소와 멜 던컨의 제안으로 준비되기 시작했으며,앞으로 6000여명의 활동가를 분쟁지역에 집중 파견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역 주민을 안전 지대로 대피시키고,분쟁지역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하며,분쟁 당사자간의 협상을 도모한다.무기를 들지 않은 ‘평화유지군’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한국에서는 김영 목사를 비롯,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오충일 목사,한국이 주노동자인권센터 양혜우 소장,박성준 성공회대 교수,김승국 평화군축특별위원장 등이 활동한다.이들은 지난달 ‘비폭력평화군’의 한국지부 역할을 담당할 ‘비폭력평화연대’를 출범시켰다. 김승국 위원장은 “세계적인 NGO연대 기구에 한국 NGO가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세계 각국의 활동가들이 한국의 분단상황에 관심이 많은 만큼 ‘비폭력 평화군’에서 큰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아랍국민 “美 대테러전선 확대 불만”

    9·11테러 1주년이 지난 지금 아랍권 국민들의 반미 감정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대부분의 아랍국가들은 미국과의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바라며 머리를 숙이고 있지만 국민들은 다르다.“민간인 희생자를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9·11테러는 잘된 일”이라는 카이로의 대학생 라나 아쉬라프의 말에서 일반 국민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다. 많은 무슬림들은 미국이 9·11 이후 맹목적인 복수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게다가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정책도 못마땅한데 이라크로 대테러 전선을 확대,소수의 광신적 테러범들을 쫓기 위해 자신들을 원치 않은 전쟁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경멸하는 무슬림들조차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부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9·11테러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미국의 입장을 이해하자는 종교 지도자들의 설득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국민들의 반감은 더욱 크다.이들은 사우디가 미국의 대테러전을 물심양면으로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사우디를 비난하는 데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아랍연맹(AL)은 이날 테러를 비난하면서 미국과 아랍국간에 역사적인 유대관계를 확인했다. AL은 이날 기념 성명을 내고 “AL 회원국들은 9·11테러를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회원국들은 미국과 아랍세계 사이에 정치,경제,사회분야에서 맺어진 역사적 유대관계에 대한 인식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현지 언론들도 특집물을 앞다퉈 보도하는 서방 언론들과 달리 평온한 태도를 보였다. 박상숙기자 alex@
  • ‘9·11’ 1년 관련서적 잇단 출간

    ‘9·11테러’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테러 이후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와 테러에 대한 보복전쟁,그 과정에서 자행된 인권 유린….지금도 그 여파는 지속된다. 미국에선 이라크에 대한 공격준비가 한창이고,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군사행동도 멈추지 않고 있다.또 국내에선 9·11테러에 맞춰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이와 관련된 책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하지만 미국과 서구가 심어준 이슬람에 대한 환상과 편견을 떨치지 못한 채 에드워드 사이드의 지적처럼 오리엔탈리즘에 포섭돼 있는 게 현실이다.9·11 그후 1년.이제 분노를 삭히고 테러의 이면을 찬찬히 살펴볼 때다. 9·11 테러 혹은 이슬람문명을 어떻게 볼 것인가.테러가 발생하자 미국은즉각 오사마 빈 라덴을 배후로 지목하고 그를 비호하는 아프가니스탄에 보복전쟁을 벌였다.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미국정부의 공식 설명에도 불구하고의구심은 여전히 남는다.심지어 일각에선 ‘조작’이란 설도 나왔다.미국의패권주의가 테러의 근본 원인이라는 노엄 촘스키 식의 시각도 점점설득력을 더해간다.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9·11 관련서들 역시 그 연장선 위에 놓여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프랑스 기자이자 인권운동가인 티에리 메이상의 ‘무시무시한 사기극’(류상욱 옮김,시와사회 펴냄)과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중국출신 저술가 이리유카바 최의 ‘9.11 위대한 기만’(문예춘추 펴냄)은 미국정부의 공식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 사건이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메이상은 미국 국방부 테러에 주목,워싱턴의 국방부엔 항공기가 추락하지않았다는 논지를 편다.100t 이상의 무게로 시속 400㎞로 비행한 물체가 충돌하며 만들어낸 피해치고는 지나치게 작다는 것.국방부 테러 직후 AP통신은“폭탄을 실은 트럭이 국방부를 들이받았다.”고 보도했지만 이것은 국방부공식 발표로 수정됐다.저자는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테러에 대해서도 원격자동조종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짙다고 말한다. ‘9·11 위대한 기만’의 저자는 ‘최첨단 장비를 보유한 정보대국 미국이항로를 이탈해 뉴욕과 워싱턴으로 향하는 민항기를 모를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그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은 빈 라덴과 그의 종교적·정치적 견해 때문이 아니”라며 “진정한 목적은 미국이 카스피해와 우즈베키스탄 지역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두 책의 주장에는 의문이 앞서지만 문제제기 차원에선 검토할 만하다. 이슬람문명과 관련해 주목되는 책은 미국 프린스턴대 중동학 석좌교수인 버나드 루이스의 ‘무엇이 잘못되었나’(서정민 옮김,나무와 숲 펴냄)와 세예드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의 ‘문명의 대화’(이희수 옮김,지식여행펴냄)다.9·11사태 이전에 써 테러를 직접 언급하진 않지만 서방과 중동의갈등 원인을 근원적으로 살펴보게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이 잘못되었나’는 노엄 촘스키식의 일방적인 미국 책임론에서 벗어나 이슬람세계 내부의 문제에 확대경을 들이댄다.‘정교 분리’‘종교적 성향을 배제한 시민사회의 발전’등 서구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된 요소들을 중동권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데에 이슬람의 후진성이 있다고지적한다.또 이슬람 세계가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아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사회적 자원을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아울러 서구로부터 과학적 발전을받아들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비(非)무슬림 땅에 무슬림이 거주하는 것조차금기시해 상대 문명을 파악하는 첨병이라 할 외교까지 등한시한 것이야말로이슬람의 몰락을 부채질한 내부적 요인이란 견해를 보인다. ‘문명의 대화’는 문명의 충돌에 대한 논쟁을 떠나 이젠 인류 평화를 위해 문화다원주의와 문명간 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았다.책을 번역한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한국이슬람학회 회장)는 “하타미 대통령은 논리적으로 서구를 비판하지만 이란과 이슬람권 내부의 문제를 숨기려 하지 않는다.”며 “종교적 독선에 갇혀 모든 걸 자기중심으로 끌고 가려는 이슬람권의 급진적 보수주의에 비판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슬람원리주의가 어떻게 빈 라덴을 최고의 이슬람 이론가로 키웠는가에 초점을 맞춘 전기 ‘오사마 빈 라덴’(요제프 보단스키 지음,최인자 등옮김,명상 펴냄),거대한 국제 정치도박판의 정체를 파헤친 ‘빈 라덴,금지된 진실’(장 샤를르 브리자르 등 지음,장문철 등 옮김,문학세계사 펴냄),‘아랍의지존’ 사담 후세인의 본질을 밝힌 ‘사담 후세인’(김동문 지음,시공사 펴냄)등도 9·11테러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책들이다. 9·11테러의 원인과 배경을 보다 깊이있게 연구하기 위해선 에드워드 사이드의 ‘도전받는 오리엔탈리즘’(성일권 엮어옮김,김영사 펴냄)과 노엄 촘스키의 ‘촘스키,9-11’(박행웅·이종삼 옮김,김영사 펴냄)을 읽는 게 제격이다.에드워드 사이드(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9·11사태는 종교적 광신론자들에 의한 단순한 테러사건일 뿐,아랍 이슬람세력이 주도하는 어떤 문명적음모도 종교적 음모도 담겨 있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노엄 촘스키(MIT 석좌교수)는 미국을 “주도적인 테러국가”로 간주한다.‘촘스키,9-11’은 국제법을 무시한 미국의 대 테러전쟁,배타적 애국주의를 부추기는 주류언론,권력 이데올로기를 지탱하는 미국 지식인들의 행태에 대한비판등을 담았다. 우리는 이제 세계사를 9·11테러 이전과 이후로 나눠야 할지도 모른다.그만큼 9·11의 영향은 폭풍과도 같다.미국 주류언론의 ‘전쟁 북소리’에 묻혀 본질에 다가갈 수 없었던 이 인류사의 대사건에 대해 두 석학은 냉철한 답변을 준다. 김종면기자 jmkim@
  • [글로벌 시각] ‘테러의 토양’ 개선돼야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민주적인 연대가 아니라 위험한 국제적 고립을 맞을 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도전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내린 정의는 매우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테러리즘은 악이며,악인들이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주장이다.여기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그러나 이같은 비난에는 역사적인 면이 고려돼 있지 않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리즘과 이슬람을 동일시하지 않았으며 이슬람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등 신중을 기해왔다.현명한 처사다.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일부 지지자들은 그렇지 않았다.이들은 이슬람 문화가 서방,특히 민주주의에 적대적이며 미국을 향한 테러범들의 증오를 키운 토대라고 주장했다. 모든 테러행위에는 정치적 갈등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물론 이같은 사실이 테러범들의 행동을 정당화시킨다는 말은 아니다.그러나 북아일랜드의 아일랜드공화군(IRA),스페인의 바스크분리주의자,중동의 팔레스타인인들,카슈미르의 무슬림 투쟁을 볼 때 테러리즘이 어느 정도는정치적 갈등에서 생겨났고 또 지속돼 왔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물론 모든 테러리스트들이 모두 정치적·역사적 지식을 쌓고 그런 이유로테러를 자행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이들은 정치·역사적인 면에 대한 총체적인 분노의 정서를 공유하게 된다.이것이 이들을 광적으로 만들고 잔인한 행동을 저지르도록 내모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분노는 크게 미국의 중동분쟁에 대한 개입에서 비롯됐다.또한 이스라엘 존립을 막으려는 아랍권의 노력이 미국에 의해 무산된 것과 미국의 지속적인 이스라엘 지지,팔레스타인에 대한 냉대와 더불어 미국의 힘이 중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들의 분노를 다양한 역사적 관점에서 관찰하기를 주저해왔다.대신 테러범들이 자유를 증오한다거나 종교 때문에 서구문화를 경멸한다는 모호한 주장에만 매달렸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목표를 세워야 한다.첫째,테러범들을 반드시 섬멸하고 둘째,테러범의 출현을 가져온 상황을 개선시키는정치적 노력을 시작하는것이다.테러범들에게 면죄부를 주라는 의미가 아니라,이는 지하에서 활동 중인 테러범들을 고립시키고 제거하는 데 필수적인요소다. 테러범들의 위협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협소하고 일차원적인 정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인도의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중국의 장쩌민 주석과 같은 이들에게 테러리즘 척결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이용할 구실을 줄 수 있다.이들은 테러리즘을 들먹일 때 하나같이 인접한,혹은 자치독립을 요구 중인 자국내 이슬람 세력을염두에 두고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결말을 가져올 수 있다.만약 미국이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 눈에 테러리즘의 다양한 정치적 측면을 고려하지 못하는 것으로 비쳐진다면 미국에 대한 이들의 지지는 분명 사그라질 것이다. 폭넓은 민주적 대테러 연대 유지가 힘들어짐은 물론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도 급격히 감소될 것이 분명하다.고립된 미국은 분노에 찬 테러범들이 가하는 위협보다 더 큰 위협이다.이 경우 미국은 미국의동맹국들이 자행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함께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는 결코 공식적인 항복 행위로 끝맺음되는 것이 아니다.테러가 점차적으로 사라진다면 그것이 승리다.9·11테러가 일어난 정치적 배경을 해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NYT신디케이트 특약
  • “십자군 전쟁은 문명 짓밟은 살육전”

    ■아랍인이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아민 말루프 지음 / 아침이슬 펴냄] 교과서에서 본 십자군 전쟁은 이슬람의 기독교 성지 침범에 맞선 서방세계의 ‘성전(聖戰)’쯤으로 기억된다. 경과며 파급효과 역시 철저히 유럽인 시각에서 요약되기일쑤다.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김미선 옮김)은 때문에 제목부터 비주류다.렌즈를 거꾸로 뒤집어,이슬람인들조리개에 비친 전쟁상을 복원하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공쿠르상 수상자인 레바논 출신 작가.역사와 문학에 두루 능통한 인물이다.그런 재능을 십분 살려 조각조각 흩어진 무슬림 사료들에 대하 역사소설의 호흡을 불어넣는다. 아랍인 입장에서 볼 때 십자군 전쟁은 성전은 커녕 문명을 짓밟은 야만적 침탈.온갖 오합지졸들의 집합소인 십자군은 진군길 물자조달을 위해 갖은 약탈과 살육을 마다않는다.아랍땅의 그리스도교도,유대인들까지도 비켜날 수 없다. 마라 마을에서 십자군이 일으킨 식인사건과,예루살렘 탈환직후 아랍 성군 살라딘의 관대한 처분을 맞세우며 지은이는 진정 누가 야만이고 누가 문명 계승자인지 따져 묻는다. 책의 유용성은 피압박민족의 역사 되찾기에 그치지 않는다.지은이는 적진앞에 사분오열을 연출한 이슬람 종파간 갈등도 가차없이 그려냈다.십자군전쟁을 탓하기 전에 지도자들의 무능과 패권다툼에서 아랍 침체가 비롯됐음을 자인해야 한다는 솔직한 토로는 시대불문,새겨들을 만하다. 수니파니 시아파니 신문 국제면을 단골로 장식하는 이슬람 종족분쟁의 뿌리를 엿보고 싶다면 일독해 볼 것. 이슬람-유대간 오랜 반목의 역사도 한 갈피에 그림자를 비추고 있다.1만5000원. 손정숙기자jssohn@
  • 알리 이슬람권 홍보 나선다

    세계 권투계를 평정한 흑인이면서 이슬람 교도로 개종한 전헤비급 챔프 무하마드 알리(59)가 미국의 대이슬람권 홍보의첨병 역할을 하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알리가 ‘미국은 이슬람의 친구’라는 취지로제작될 60초짜리 TV광고에 출연키로 했다고 23일(현지시간)보도했다. 과거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베트남전 참전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챔피온 타이틀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던 알리는 이같은 취지를 알리는데 더 없는 적임자다. 전 이슬람권에서 방영될 이 광고에서 알리는 미국에 사는무슬림들이 종교의 자유를 누리고 있으며 자유롭게 생활하고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대테러전이 이슬람이 아닌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테러범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도 강조할 예정이다. 미국의 아프간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할리우드의 작가·제작자·매니저 등이 모여 결성한 ‘할리우드 9·11’이라는단체가 이 광고의 제작을 주도하고 있다.제작사측은 알리가현재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어 발음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메시지 전달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인물 2001] (2)빈 라덴

    전세계를 충격과 경악 속에 몰아놓은 9·11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테러. 그 이후 세계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이름은 오사마 빈 라덴(44)일 것이다. 자국의 심장부를 강타당한 미국인들은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그를 괴물로 보았지만 많은 젊은 무슬림에게 있어 그는 외세로부터 이슬람을 지키려는 영웅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두 얼국의 사나이'로 그려진 그에게 세계의 이목이 쏠린 것은 냉전이라는 이념대립이 끝난 오늘의 세계에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종교와 민족간 갈등이 안고 있는 '문화적 상대성'을 그가 상징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가 자행한 테러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로 하여금 테러를 택할 수 밖에 없게 만든 과정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게 이번 테러와 그에 이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분명해졌다.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지만 빈 라덴이 잡히느냐에 관계없이 테러의 발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화적 차이에 따른 갈등요인을 어떻게 해소시켜나갈 것이냐는 문제는앞으로 인류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과제로 남았다. 79년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맞서 미국 등과 손잡고 '성전(지하드)'에 나섰던 빈 라덴은 소련이 물러나고 난 뒤 극단적 반미주의자로 돌아섰다. 미국의 압력에 의해 조국으로부터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아프간에 둥지를 튼 그는 체러조직 알 카에다를 결성하고 테러훈련캠프를 세워 반미 감정에 불타는 젊은이들을 끌어모았다. 98년 전 이슬람권에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성전을 촉구하는 '율법결정(fatwa)'를 선포하면서 본격적인 대미 테러를 감행하기 시작했다. 9·11테러 이전 빈 라덴은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2곳·93년 세계무역센터와 지난해 USS 콜호 폭탄테러 배후 조종 혐의를 받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아랍권 반응 “”빈 라덴 비디오는 美조작 가짜””

    포레스트 검프도 존 F 케네디를 만나지 않았나? 오사마 빈 라덴의 비디오를 시청한 아랍권의 첫 반응은‘미국이 조작한 가짜’이다.9·11테러의 배후가 빈 라덴이라는 증거를 요구했던 사람들은 이 비디오가 그 증거라는 증거를 대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13일보도했다. 가짜 주장은 비디오의 질 낮은 화질과 음향 상태 때문.특히 잡음이 심해 본토 아랍어를 쓰는 사람들조차 미국이 제공해 주는 번역에 의존하지 않으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수가 없다. 한 레바논 사람은 “당신도 들을 수 없다.빈라덴이 진짜로 말하고 있는지 아닌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이에 예전 빈 라덴의 저녁식사가 찍힌 비디오 화면 위에 음향만 따로 덮어 씌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는 테러 성공 소식에 반응하는 빈 라덴의 웃음소리가 어색해 조작된 것이 분명하다고 믿는다.또 테러 성공을축하한다고 해서 그가 테러의 배후라는 것을 입증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소리도 있다. 빈 라덴의 허술함도 지적한다.비디오 테이프는 미 정보요원들이 탈레반붕괴 직후 아프가니스탄 동부 잘랄라바드의 한 가옥에서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에 있는 무슬림학생협회의 알타프 후사인 회장은“평소 보안에 철통같은 사람이 어떻게 비디오를 방치할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박상숙기자 alex@
  • [씨줄날줄] 금식 연대

    로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가톨릭 신도들에게 이슬람의 라마단 마지막날인 오는 14일 하루를금식하면서 분쟁종식을 위해 기도할 것을 당부했다.탈레반의 항복으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응징은 끝났지만 이전쟁으로 인해 무슬림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가 남았을 것이라 보고 그 아픔에 동참함으로써 새로운 평화를 모색해 보자는 취지다. 미국은 ‘제2 베트남전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깨고속전속결로 전쟁을 마무리지음으로써 심장부를 얻어맞은 자존심을 회복했다.그러나 이것으로 모든 문제가 종결됐다고말하기는 어렵다.전쟁을 계기로 이슬람권에 반미 감정이 광범위하게 형성됐을 것이기에 그렇다.더욱이 미국은 이슬람국가들의 반대나 만류에도 불구하고 라마단 기간에도 공습을 감행했다.그 덕택에 탈레반 정권을 더 빨리 무너뜨릴 수 있었겠지만 그로 인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원한이 더욱 깊어졌을 것은 불문가지다. 라마단은 마호메트가 코란의 계시를 받은(이슬람력 9월27일) 신성한 달이다.세계 13억 무슬림은 이기간에 해가 떠서질 때까지 음식을 전혀 먹지 않고 물과 담배와 성행위를 금하는 철저한 금욕생활과 함께 기도와 코란 낭송 등의 영적생활에 주력한다.동시에 라마단은 무슬림에게 연중 최고의절기이며 가장 아름다운 축제이기도 하다.골목마다 치렁치렁한 색깔 종이나 깃발 혹은 모스크 모양의 조형을 달고,집집마다 빛나는 색깔 등(燈)을 내건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이집트·이라크·레바논·팔레스타인·예멘 등 아랍권 대부분의 국가들이 지난달 16일부터 라마단에 들어갔으나 예년과 달리 우울한 라마단이었다. 언론들은 요르단 암만의 시가지에는 라마단을 축하하는 등이 내걸리고 음식점 입구에는 특별 메뉴를 알리는 안내문이 나붙었지만 손님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따라서 세계의 양심들은 라마단을 이렇게 우울하게 보낸 무슬림들이 이번 전쟁을 통해 받을 마음의 상처를 걱정하고 있다.그 상처는 훗날 어떤 형태로든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교황청이 14일을 금식일로 정한 것도 형제애를 바탕으로 평화 연대를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같은 아브라함 자손인 이들의 해후에 신의 축복이 임했으면 좋겠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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