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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지하드는 惡” 발언 파문

    교황의 이슬람 관련 발언에 전 세계 이슬람 교도들의 분노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교황청은 해명과 함께 유감을 표시했지만 “이슬람 창시자인 마호메트와 그의 가르침을 모독했다.”는 전 세계 무슬림들의 분노와 반발이 끓어오르고 있다. BBC 인터넷판은 15일 “교황청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발언을 해명하고 ‘조기 진화’를 시도했지만 무슬림들의 반발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고 전했다. 무슬림 국가와 단체들은 교황의 사과를 촉구하면서 강경 대응 입장을 보여 종교를 둘러싼 전 세계적인 폭력사태 발생이 우려된다. 파키스탄 의회는 이날 교황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데 이어 외교부도 대변인 발표를 통해 유감을 표시했다. 교황은 지난 12일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14세기 동로마제국 황제 마누엘 팔레올로고스의 마호메트에 대한 언급을 인용했었다. 당시 교황은 “황제는 ‘마호메트가 가져온 새로운 게 무엇인지를 보여달라고 한다면, 그가 신념을 칼로써 전파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그런 사악하고 비인간적인 것들만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황제는 지하드, 즉 성전의 문제점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무슬림들 ‘反교황’ 폭력사태 우려

    교황의 이슬람 관련 발언이 무슬림들을 자극해 지구촌 폭력사태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초 덴마크의 ‘만평 파문’처럼 중동과 서아시아를 휩쓴 폭력사태가 재현되고 교황과 가톨릭을 겨냥한 이슬람 전체의 ‘보복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15일 AP 등에 따르면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날 “교황이 지하드 및 지하드에 관한 이슬람인들의 생각을 파헤치려 한 것이 아니며 이슬람 신자들의 감정을 건드릴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교황은 이슬람을 포함한 다른 종교·문화에 대한 존경과 대화의 자세를 갖기를 바라며 종교적 동기를 이유로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믿음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교를 구실로 폭력을 행사하고 테러를 일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온 교황이 9·11 테러 5주년을 맞아 우익·민족주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고향 독일에서 종교의 이름을 빌린 폭력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마호메트 관련 비판이 무슬림들을 격분시켰다. 무슬림의 성역을 건드린 때문이다. 이슬람권은 교황의 사죄를 요구하며 강력히 비난하는 등 강경한 자세다. 단순 해명 정도로는 사태를 진정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파키스탄처럼 외교부가 유감 성명을 내고 의회가 발언 철회 성명을 낸 것은 개별 국가까지 종교 싸움의 주체로 가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슬림들에게 마호메트는 신성불가침의 영역. 종교와 생활이 하나로 결합된 삶을 살아가는 이슬람 교도들은 마호메트의 생전 가르침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종교의 신성한 영역이 침해됐다고 생각됐을 경우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보복을 시도한다. 또 이런 행동을 신성한 의무며 영광으로 여긴다. 이슬람회의기구(OIC)는 이날 유감을 표시하면서 “이 발언이 바티칸의 새 흐름을 반영하는 게 아니기를 바란다.”며 “바티칸측은 이슬람을 정말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밝힐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본부를 둔 OIC는 57개국으로 구성된 이슬람 대표기구다. 인도 종교간 화합을 도모하는 기구인 ‘국립소수위원회’의 하미드 안사리 위원장도 “교황의 언사는 마치 십자군 원정을 명령한 12세기 교황의 말처럼 들린다.”고 가세했다. ●지하드란‘무슬림들의 이교도에 대한 싸움’을 일컫는다. 흔히 성전(聖戰)으로 번역된다. 이슬람 경전 코란은 “이슬람을 전파하고 지키기 위한 싸움과 이에 필요한 금전적 기부행위”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모든 무슬림의 의무다. 지하드는 역사적으로 중세 유럽 기독교 십자군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중요성이 강조됐다. 근세 들어 서구 열강의 이슬람권 침략으로 이에 맞서기 위해 폭력성을 띠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건국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과 이슬람 국가 아프간에 대한 옛 소련의 침공(1979년)을 거치면서 극단적인 양상을 띠게 됐다.9·11 테러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지하드의 하나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한류통신] 미인되는 비법 제4의 한류로

    [한류통신] 미인되는 비법 제4의 한류로

    올 들어 한국계 화장품 업체가 쿠알라룸푸르 시내의 쇼핑몰에 매장을 열면서 두건 쓴 여학생들의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 여성들의 희고 고운 얼굴의 비결이 무척 궁금한 모양이다. 날마다 방송되는 한국 드라마 속 주인공과 신문 연예란에 펼쳐지는 화려한 사진들 속 연예인들의 흰 얼굴은 열대에 사는 여성들에게는 부러움 그 자체이다. 작열하는 태양으로 피부가 쉬 검게 되고 노화 현상이 빨리 오기 때문에 그럴 터이다. 그런 까닭인지 첫 인사를 나누는 새 동료들은 피부 관리에 신경을 전혀 쓰지 않는 내 나이를 5년쯤은 낮게 본다. 이곳 야시장에 가면 피부색을 하얗게 만들어 준다는 화장품을 사는 여성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얀 얼굴을 갖고자 하는 무슬림 여성들에게 드라마 속 한국 배우가 미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말레이시아는 유럽 강국의 지배를 수백년간 받았던 까닭에 흰 피부를 상류층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는 않다. 하류층일수록 햇볕 아래서 노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피부가 더 검게 될 수밖에 없는 역사적 배경도 흰 피부를 동경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수업시간에 자주 여학생들에게 받는 질문이 있다 “선생님 부인도 얼굴이 하얀가요?” “왜 한국 여자들은 얼굴이 희고 피부가 좋은가요?” 라는 질문인데 나의 대답은 이렇다.“우리에게는 특별한 세면 비법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그것은 한국 사람이라면 흔히 쓰는 ‘이태리타월’을 이용한 것인데, 아침에 세수할 때 따뜻한 물에 비누 거품을 풍부하게 내, 얼굴 전체를 살살 마사지하고 간단한 로션을 바른다. 또 저녁에는 따뜻한 물에 몸 전체를 담그고 피부를 부풀려 살살 때를 미는데 그러면 하루의 피로도 풀리고 기분이 참 좋아진다고 내 나름대로의 비법을 전한다. 수업에서 이런 비법을 배우고 한두 개의 이태리타월을 얻어간 여학생들은 정말이지 피부가 촉촉해지는 것을 느꼈고 잔주름도 줄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비법의 주체인 이태리타월을 원하는 친구들과 가족들이 늘고 있으니 그 타월을 공급해 달라고 조른다. 말레이시아에서 우리의 이태리타월이 어느새 미인이 되는 비법이 되어 한류와 함께 퍼져가고 있는 모양이 재밌기만 하다. 서규원 <말레이시아 마라대학교 한국어 강사>
  • 9·11테러 5주년 세계질서의 변화 미국 ‘퓨포럼’ 두 석학 인터뷰

    9·11테러 5주년 세계질서의 변화 미국 ‘퓨포럼’ 두 석학 인터뷰

    2001년 9월11일 뉴욕 테러가 발생한 이후 5년 동안 국제사회는 근본적인 질서의 변화를 목격해왔다. 특히 서양의 기독교 문화와 중동의 이슬람 문화의 충돌 양상이 더욱 뚜렷하고 강력해지고 있다. 종교와 공공사회의 문제를 연구하는 미국의 퓨포럼은 9·11 5주년을 맞아 ‘문명 충돌’(1996년)의 저자인 사무엘 헌팅턴 하버드대 교수와 헌팅턴 교수의 이론에 비판적인 악바르 아흐메드 아메리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를 인터뷰한 뒤 그 내용을 발표했다. ■ 사무엘 헌팅턴 하버드대 교수 헌팅턴 교수는 “아직까지 문명의 충돌이 절정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진단하면서도 “머지않은 장래에 그같은 시점에 이를 것”이라고 예견했다. ▶종교와 문화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 -종교란 사람의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언어가 문화의 핵심적 요소일 수 있겠지만 종교 역시 중요하다. 왜냐하면 종교는 바깥 세상을 보는 시각의 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언어가 외부와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역시 소통의 틀을 종교가 제공하는 셈이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문명충돌 이론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생각은. -그렇다면 나로서는 기쁜 일이다. 책을 처음 출간했을 당시에는 조금 놀랍기도 했다. 영향력을 갖는 이론들은 주장하고자 하는 논리가 명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실질적이다. 그러나 또하나 중요한 것은 바로 그같은 이론이 나오는 타이밍이다. 내 책이 5년 전이나 5년 후에 발간됐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다른 학자들보다 종교의 중요성을 먼저 깨달은 것인가. -나는 당시 사고의 조류 속에 서있던 한 사람일 뿐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종교라는 전제를 깔고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9·11을 예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9·11이 발생할 수 있는 맥락을 예견했던 것 아닌가. -그점에 대해서는 논쟁을 하고 싶지 않다. ▶9·11은 미국과 서구를 이슬람과 충돌시키려는 오사마 빈 라덴의 시도였다고 말했다.5년이 지난 지금 빈 라덴의 시도는 성공했다고 보는가. -지난 몇 년간 이슬람과 서방의 관계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려움의 많은 부분은 이슬람 국가들이 서방의 식민지였던 역사적 사실로부터 기원한 것이다. 물러나는 외부세력과 떠오르는 국내 세력간의 긴장관계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이 본격적인 문명충돌이라고 볼 수 있나. -단순하게 하나의 충돌이라고 하기보다는 문명간의 충돌들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충돌의 양상을 잘 보면 문명간의 충돌보다는 문명내의 충돌이 많은 상황이다. 유럽의 역사를 보라. 유럽의 국가들도 늘 싸워왔다. 현재의 세계는 많은 수의 주요 문명들이 존재하는 다극화된 사회이다. 미국이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세계를 위계적인 질서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어떤 나라든 다른 나라의 반응을 고려하면서 행동해야 한다. ▶이슬람 세계와의 갈등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좀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들의 생각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슬람 내에서도 종파와 국가간에 많은 차이가 있다. 그들 하나하나를 모두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 ▶앞으로 올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이슬람 국가들이 연합해서 과거에 통치했던 서방 지역들을 되찾아가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그들은 스페인과 프랑스 남부까지 통치했던 역사가 있다. ▶미국의 핵심은 앵글로-프로테스탄트(앵글로색슨 인종에 개신교도)라고 말한 바 있다. 개신교도의 선교 정신이 문명충돌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닌가. -개신교도 국가라고 해서 반드시 선교 국가는 아니다. 물론 미국은 종교적인 그룹들에 의해 건립됐다. 따라서 근원적으로는 종교적인 국가다. ▶이라크 전에 대해 비판적인가. -그렇다. 이라크에 갈 이유가 없었다. 미국은 페르시아 만의 안정이 필요했고 급진적인 이란의 영향력 확산을 막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란을 침공할 이유는 없었다. ▶이라크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문제는 어떻게 이라크를 더욱 큰 혼란 속으로 빠뜨리지 않고 나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내부적으로 시간표를 정해서 이라크 안정의 책임을 걸프만 지역 국가들과 유럽 국가들에 조금씩 넘겨가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이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미국은 다원적이고 다양한 그룹으로 이뤄진 국가이다. 민족, 인종, 종교, 정치적 신념이 다 다르다. 미국은 그러나 남북전쟁이라는 예외를 제외하면 화합을 이루며 살아왔다. 그리고 이처럼 강대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해낸 것이다. 미국은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표현과 종교의 자유를 가진 민주적인 사회이다. ■ 악바르 아흐메드 아메리칸대 교수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문명간의 대화가 세계 질서의 주된 흐름이 돼야 한다.” 악바르 아흐메드 아메리칸 대학 국제학과 교수는 헌팅턴 교수의 문명충돌론에 반대해 지난해 3월 ‘테러 이후:문명간의 대화 촉진’이라는 저서를 발간한 인물이다. 파키스탄 출신인 아흐메드 교수는 드물게 이슬람과 서구 문명을 모두 연구한 학자이다. 최근에는 브루킹스 연구소의 ‘국제화시대의 이슬람’ 연구 프로젝트의 대표 연구자를 맡기도 했다. ▶9·11이 발생했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그 당시 아메리칸 대학의 강의실에 있었다. 막 강의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뉴스를 처음 듣게 된 순간 앞으로 나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직감했다. 무슬림으로서, 그리고 이슬람을 가르치는 학자로서. ▶학자로서 무엇이 힘들다고 본 것인가. -지난 10년간 영국에서 기독교와 이슬람간의 상호 대화를 시도하는 노력을 모색해왔다. 영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식민지로 삼는 등 이슬람 세계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교류를 해온 역사가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슬람 세계와 오랜 기간 교류해온 경험이 없다. 따라서 이슬람 세계에 대한 이해도 어려운 것이다. ▶문명충돌이라는 패러다임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나. -나는 학자다. 따라서 문명충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충돌은 지난 1000년간 존재해왔기 때문에 지금도 존재하는 것이다. 지난 1000년간 십자군의 전쟁이 있었고, 서구 열강의 식민지화가 있었다. 그것이 이슬람과 서구의 관계를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서구와 이슬람은 또한 화합과 문화적 교류 및 융합의 시대도 경험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은 무슬림들이 기록을 남겼다가 유럽 사람들에게 전해준 것이다. 지금도 수백만명의 무슬림들이 유럽과 미국의 시민으로서 살고 있지 않는가. 미국을 처음으로 국가로 인정해준 나라도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였다. 문명의 충돌뿐만 아니라 화합도 분명히 역사의 일부였다. 그러나 9·11 이후 미국의 우파 정부와 언론은 헌팅턴의 이론을 부각시켰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이슬람 9개국을 방문했다. 현지에서 느낀 반미 감정은 어땠나. -반미주의와 반유대주의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을 만큼 강렬했다. 방문국에서 정치지도자와 종교지도자, 교수와 학생을 모두 만났다. 그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뿐만이 아니었다. 서방의 미디어가 이슬람교를 비난하고 예언자 마호메트를 조롱하는 것을 보며 무슬림들은 이슬람 세계가 서방사회의 총체적 공격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같은 상황에서 이슬람 세계에서는 어떤 리더십이 떠오르는가. -세 가지 모델이 떠오르고 있다. 첫번째는 현재의 상황을 인내하자는 것. 두번째는 이슬람과 서구의 문화를 융합하자는 것. 세번째는 이슬람만의 철옹성을 쌓자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와하비스가 대표적인 세번째 모델이며 문명충돌의 사례이다. 그러나 반미감정 때문에 세번째 모델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은 첫번째와 두번째 모델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최근의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부유하고 교육도 받은 사람들이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서구사회는 아직도 폭력을 빈곤의 산물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의 시각으로만 세계를 본다. 특정 인종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향이 크다고 규정해버리는 식이다. 이를 이슬람에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슬람 부족들은 복수를 통해 명예를 회복한다는 전통을 갖고 있으며 그것이 무슬림 젊은이들을 행동으로 모는 것이다. 지금 무슬림들은 명예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미국인들도 9·11 이후 마찬가지의 위협을 느끼며, 아랍 국가들에 둘러싸인 이스라엘 사람들도 위협을 느낄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문화가 다양한 대도시에 살지 않는다. 그들은 무슬림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도 모를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대화가 가능할까. -나의 주장은 미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무슬림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상대방의 예배당을 방문해보고 축제를 경험해보라는 것이다. 이슬람에는 아브라함을 기리는 축제가 있다.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이 아브라함을 통해 공통의 끈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dawn@seoul.co.kr
  • “2031년 이란·이스라엘 핵전쟁”

    2001년 9·11 테러 발생 이후 30년이 지난 2031년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영국 출신의 역사학자인 미국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가 전망한 2031년 세계 모습을 인디펜던트가 11일 소개했다. 케네디 교수는 테러 30년 후의 세계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테러의 여파에 훨씬 덜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30년후에도 중동은 여전히 지구촌 무력분쟁의 무대가 될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군사력, 경제·기술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최강국으로 남아 있겠지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따른 재정 위기와 군사적 실패로 협력외교를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중국과 인도는 국제 사회의 중요한 일원이 되고 유럽연합(EU)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불안감 속에서도 현실적으로는 세계 무대의 네 번째 강자로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지역은 드라마틱한 반전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2009∼2012년 격동의 시대를 통해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정권이 거의 동시에 몰락한다는 설명이다. 케네디 교수는 무엇보다도 이란이 핵무기로 이스라엘 제1의 도시 텔아비브를 파괴하고 이스라엘도 핵으로 반격, 이란인 1000만명이 몰살하는 무시무시한 핵전쟁을 예견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큰 변화는 알카에다의 소멸이다. 알카에다는 2010∼2012년 중국 서부지역에서 무슬림에 대한 보안조치에 항의, 상하이와 베이징에 폭탄 테러를 감행한 후 세력을 잃는다. 케네디 교수는 2031년 지구는 2001년 전문가들이 진단했던 것보다는 나은 상황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9·11테러 5주기 끝나지 않은 악몽] (4) 달라진 세계인의 삶

    [9·11테러 5주기 끝나지 않은 악몽] (4) 달라진 세계인의 삶

    9·11테러 5년. 초기 충격을 딛고 사람들은 곧 일상으로 돌아갔다. 원래의 일상이라기보다 엄청난 변화에 적응한 것이다. 까다로워진 비자 심사나 짜증스러운 공항검색도 참을 만한 일상으로 변했다. 안보에 인권이 밀리고 도청 위험은 어느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예사로운 것이 됐다. 희생자들의 아물지 않는 상처, 더욱 닫히게 된 지구촌 식구들의 마음의 문. 중동 사람들에 대한 더 강해진 혐오, 무슬림 친구를 잃은 기독교인…. 또다시 둘로 쪼개진 신냉전에 지구촌 식구들의 가슴은 무겁기만 하다. 영국 BBC 인터넷판은 9·11이 자신의 삶과 세계에 끼친 영향을 물어봤다. 그들의 반응에는 상실과 체념, 증폭되는 증오에 대한 불안과 실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달라진 세계와 지구촌 삶을 옮긴다. ●매턱스(미국 팜데일) 내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다. 다행이 그때 뉴욕에 없었지만 난 군인이다. 누구는 소파에 앉아 외교 정책과 군사 전략을 논하겠지만 나는 현장에 서 있어야 한다. 삶이 180도 달라졌다. ●조지(캐나다) 미국이 이스라엘처럼 돼 간다. 안보가 자유나 인권보다 더 중요해졌다. ●스레테프레틀로(태국 방콕) 종교와 정치가 점점 더 분열적으로 돼 간다. 종교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보수적 네오콘부터 무슬림 극단주의까지. ●H 네일(미국 텍사스) 테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 테러 없이 하루도 지나가지 않는다. 지금 세계는 테러단체의 무대가 됐다. ●라차나 R(캐나다 밴쿠버) 극소수의 극단주의자가 캐나다, 미국, 영국에 공포 문화를 만들었다. 유색 인종을 비행기에서 소외시키고 중동 사람에 대한 만연한 불신…. ●캐넉(캐나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미국의 외교정책. 그것이 9·11을 낳았다. ●안드레아 E(미국) 난 알았다. 이슬람 사람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그렇게 미워한다는 것을. 그들의 무지와 꼬인 이데올로기를. 그들이 순교에서 기쁨을 느낀다는 것을. ●레다 아자미(아랍에미리트연합) 부시와 행정부가 9·11을 일으켰다. 부시, 블레어, 올메르트…. 그들은 목적을 위해 자국민도 희생시킬 준비가 돼 있다. 무슬림, 아랍인 그 누구도 탓하지 말라. ●오마이르(파키스탄 카라치) 매일 아침 BBC 사이트에 오면 폭력이 넘실댄다. 포스트 9·11 현상이다. 제발 이라크에서 무고한 사람이 얼마나 숨졌는지,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이 어디서 또 터졌는지, 얼마나 많은 군인과 민병대원들이 부당한 전쟁으로 희생되는지 읽으면서 하루를 열고 싶지 않다. ●셰드 마틴(파키스탄 카라치) 세상이 둘로 갈라졌다. 테러와 싸우는 서쪽과 테러리스트가 그 행동을 멈춰주길 바라는 동쪽 사람들로. 박정경 안동환기자 olive@seoul.co.kr
  • 印 폭탄테러 150여명 사상

    무슬림 거주지역인 인도 서부 말레가온 도심에서 8일 오후 2건의 폭발사건이 발생,30명이 죽고 120여명이 다쳤다고 B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무슬림들로 모스크에서 금요 오후예배를 마치고 귀가하는 중이었다고 현지경찰은 전했다. 당국은 시 전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말레가온에서는 지난 2001년에도 무슬림과 힌두교도간 충돌이 벌어져 15명이 숨졌다. 경찰은 “폭발현장 한 곳에서 크게 파손된 자전거가 발견됐다.”면서 “자전거에 폭탄을 장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심리적 공황을 조성하고 힌두교도와 무슬림간의 대결을 조장하기 위해 계획된 테러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9·11테러 5주기 끝나지 않은 악몽] (2) 미 일방주의·이슬람 충돌

    [9·11테러 5주기 끝나지 않은 악몽] (2) 미 일방주의·이슬람 충돌

    정치적 의미의 21세기는 2001년 9월11일 뉴욕 맨해튼을 뒤흔든 거대한 붕괴의 파열음과 함께 시작됐다. ‘정치적 20세기’의 개막을 알린 1914년 6월28일 사라예보의 총성과는 규모와 파괴력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이후의 세계사는 ‘근대’라는 시행착오기를 거치며 합의된 국제적 게임룰을 하나하나 무력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생존을 위해서는 세계가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닌 ‘보이는 주먹’에 의해 지배되며,‘강자의 이익이 곧 정의’라는 암흑기의 윤리를 신속히 체득해야 했다. ●강화되는 독선, 깊어가는 고립 이 ‘멋진 신세계’의 키잡이는 앞선 세기의 패권국 미국이었다. 하지만 이 나라는 점점 근대 국가의 면모를 잃고 중세의 신정국가로 퇴행하는 듯했다.‘악의 축’,‘자유는 신이 준 선물’ 등 최고 지도자의 말은 온통 종교적 수사로 가득했다. 그의 발언 중에는 “미국이 벌일 21세기의 첫 전쟁은 십자군 전쟁”이란 말도 있었다. ‘타협의 공학’인 정치가 종교적 도그마로 오염될 때 독선과 독주는 피할 수 없는 법. 결과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정치 무대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이른바 ‘부시 독트린’이라고 불리는 일방주의 외교로, 그 결정판은 2003년 3월 유엔 결의 없이 결행된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이었다. 이라크는 앞서 군사작전의 대상이 된 아프가니스탄과 달리 9·11테러나 알카에다와는 무관한 나라였던 까닭에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안보리의 대(對)이라크 결의안 마련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프랑스·독일과 틈이 벌어졌다. 이후 이라크 침공의 명분이 된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정보가 거짓으로 판명되면서 이슬람세계는 물론 서방과 세계 여론마저 등을 돌렸다. 미국의 고립은 깊어갔다. ●“성전 참여는 무슬림의 의무” 서방이 부시의 일방주의에 속수무책으로 휘둘리는 동안 인구 11억의 이슬람 세계에선 단일 이슬람국가 건설을 표방하며 이교도와의 대결을 고무하는 극단주의 이념이 세력을 키웠다. 이들의 주장은 “전 세계에 걸쳐 이슬람이 이교도들의 공격을 받고 있으며, 따라서 모든 무슬림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지하드(성전·聖戰)에 참여할 의무가 있다.”는 것.‘지하디즘’으로 불리는 이 극단 논리는 서구식 민주주의에 대한 무슬림들의 실망이 커지는 속도에 비례해 빠르게 확산됐다. 결정적 계기는 대테러 전쟁과 이라크 점령 정책에서 불거졌다. 관타나모와 아부그라이브에서 터진 포로학대 스캔들은 ‘자유와 인권의 사도’로서 미국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서방 언론들은 “미국이 테러 캠프 지원자를 늘려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하디즘의 영향력은 올해 초 서방언론의 마호메트 만평 게재로 촉발된 세계적 폭력사태를 통해서도 표출됐다.‘이슬람이 공격받는다.’는 논리가 호소력을 발휘하면서 온건 세속주의가 대세인 동남아 이슬람 국가에서도 서방 기업체에 대한 약탈과 방화 등 극단적 폭력이 잇따랐다. 그 사이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축출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세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라크에서는 미군과 이라크 보안군을 겨냥한 반군 활동이 종파간 내전으로 번지면서 하루 평균 120명이 희생되고 있다. ●십자군과 지하드의 역설적 공존 지난 7월17일자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카우보이 외교의 종언’이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힘을 앞세운 부시의 ‘카우보이 외교’가 겸손하고 전통적 방식의 외교로 대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3년간의 혼란스러운 이라크 사태가 미국 혼자 세계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변신의 약효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강경노선으로 선회하려는 조짐도 감지된다. 최근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 인사들이 잇따라 이슬람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나,‘이슬람 파시스트와의 전쟁’을 강조한 부시 대통령의 연설 등이 일례다. 일각에선 미국식 일방주의와 이슬람 급진주의가 사실상 한 배를 타고 있다고 꼬집는다. 자신의 존재 근거를 상대방과의 대결에서 찾는 ‘적대적 공생’이 양자 관계의 본질이란 얘기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부시정부 ‘말들의 전쟁’

    부시정부 ‘말들의 전쟁’

    “전과(戰果)는 없고 레토릭(수사)만 판친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행동을 단행한 지 5년. 성공을 자신했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선의 전과는 지지부진한 가운데 가중되는 정치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현란한 수사들이 미국 사회를 뒤덮고 있다. 이른바 ‘말들의 전쟁’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고전이 예상되는 조지 부시 행정부가 9·11테러 5주기를 앞두고 ‘레토릭의 정치’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31일(현지시간) 최근 두차례의 선거에서 ‘테러와의 전쟁’이란 슬로건으로 재미를 본 부시 행정부가 안보문제를 둘러싼 새 이슈로 반사이익을 얻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이날 부시 대통령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가진 재향군인회 연차총회 연설에서 이슬람 급진파를 2차세계 대전 당시 나치와 냉전시대 공산주의자들에 비유한 뒤 “이 전쟁은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릴 테지만 결국 테러리스트들의 패배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슬람 급진세력을 파시스트에 비유한 것은 미국행 여객기 테러음모를 적발했다고 밝힌 지난달 10일에 이어 두번째. 최근 잇따르고 있는 공화당 인사들의 대(對)이슬람 강경발언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은 것이다. 29일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릭 샌토럼 공화당 상원의원이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이란을 싸잡아 비난하며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더했다. 또 다른 부시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이라크 전쟁 반대자들을 “대책 없는 유화론자”,“패배주의자”로 규정, 민주당의 격렬한 반발을 불렀다. AP통신은 전쟁에 대한 지지도가 바닥을 기는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가 ‘약발’이 다해가는 ‘테러와의 전쟁’이란 낡은 수사 대신 ‘이슬람 파시스트와의 전쟁’이라는 새 슬로건을 앞세워 반전을 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슬람 파시즘’이란 조어(造語)에 대한 무슬림 공동체의 반발이 적지 않은 가운데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레바논의 데일리스타 기고문을 통해 “우리가 언제 히틀러나 무솔리니를 그들의 종교에 따라 ‘기독교 파시스트’로 부르기라도 했는가.”라고 반문한 뒤 “이 개념은 부시 대통령의 ‘선·악 이분법’에 영합하는 오도된 언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부시 행정부의 새 언어전략 역시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크리스토퍼 겔피 듀크대 정치학과 교수는 “베트남전의 선례에서 드러나듯 한번 돌아선 민심을 돌이키기란 불가능하다.”면서 “전쟁에서 중요한 건 ‘말’이 아닌 ‘전과’”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승객 80여명 숨진듯

    이란의 국내선 여객기 한 대가 1일 동북부 고원도시인 마샤드 공항에 착륙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적어도 80명의 승객이 숨졌다고 영국 BBC 방송이 이란 국영 TV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여객기는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 아바스에서 승객 147명을 태우고 가던 이란 에어투어 소속 러시아제 투폴레프-154 제트기라고 이란 TV는 전했다. 나머지 승객들은 탈출했으며 승무원도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활주로에 내려앉던 항공기 바퀴 중 하나가 터지면서 처음 시작됐다. 화재는 모두 진압돼 조사관들이 현장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투폴레프-154 기종은 지난달 23일 우크라이나에서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71명을 희생시킨 여객기와 같은 것이다. 옛 소련의 노후 여객기가 많은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 주도의 금수 조치로 신형 항공기 도입과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항공기 사고가 잦다. 때문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최근 이란의 핵중단 인센티브로 신형 항공기 부품 구매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샤드는 수도 테헤란에서 1000㎞ 떨어진 시아파 무슬림의 주요 성지다. 시아파 사원이 밀집해 있어 해마다 1200만명의 순례객이 다녀간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테러역풍 무슬림도 등돌려”

    “테러역풍 무슬림도 등돌려”

    9·11 테러 5주년을 앞두고 미국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온 테러 위협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다.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가 미국 본토를 재공격한다는 것은 어디에서나 미국의 적이 존재한다는 ‘공포 신화’에서 나온 ‘억압 기제’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쟁·테러 전문가인 존 뮬러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9·10월호에 게재한 9·11테러 5주년 기고문에서 “알카에다는 왜 미국을 다시 공격하지 않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2000년 이후 알카에다는 스스로 저지른 테러의 역효과로 입지가 좁아졌으며, 테러 능력도 실제보다 부풀려져 왔다.”고 진단했다. 뮬러 교수는 미국 사회에서 일상적인 공포로 작용하고 있는 테러 위협에 대한 허구성도 비판했다. 그는 미국인이 평생 테러로 사망할 확률은 8만분의 1로 유성에 맞아 숨지는 확률과 같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5년 동안 3개월에 한번씩 9·11과 같은 규모의 테러가 발생해도 그 확률은 5000분의 1이라는 것이다. 9·11테러가 알카에다의 국제적인 입지 축소와 이슬람권에서의 고립을 심화시켰다는 진단이다. 전 세계가 테러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오히려 공유하게 됨으로써 국제적 협력이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류 무슬림 세력의 입장 변화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9·11 테러 이후 성전(지하드)주의자와 이슬람 민족주의자 조차도 알카에다의 전략과 테러 방식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슬림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자신들이 저지른 테러 역풍을 예상치 못한 알카에다의 좁은 식견을 비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범아랍권에서 빈 라덴에 대한 지지율은 테러 이전 25%에서 1%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뮬러 교수는 9·11 테러야말로 이슬람권에서 고립되고 있는 알카에다의 절망과 분열의 전조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카에다 테러 능력과 위협이 상당 부분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테러를 시도한다는 것과 실제 실행 능력을 동일시하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알카에다의 미국내 조직과 동조 세력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2002년 정보기관은 미국내 알카에다 조직원과 동조자가 500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지만 그 실체는 현재까지도 분명치 않다. 천문학적인 예산과 인력으로 3년 동안 미국내 알카에다 조직원을 추적해 온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작성한 비밀보고서에서 “국내 알카에다 조직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로버트 뮬러 FBI국장조차도 “가장 큰 위협은 미국 알카에다 조직의 존재가 파악되지 않는 것”이라고 답변할 정도였다. 수사 결과에서도 9·11 테러 당시 범인들은 미국내 어떤 조직에서도 도움을 받은 사실이 없다. 9·11 이후 미국 정부는 본토에 대한 알카에다의 후속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거듭 천명해 왔다. 이는 미국 사회의 공포를 조장하는 억압기제로 작용했다.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워 영장없는 조사와 도청, 구금 등이 성행했다. 미국에 사는 8만명의 무슬림이 지문 날인을 했으며 8000명이 FBI의 조사를 받았다. 테러 방지를 이유로 5000명이 넘는 외국인이 구금됐다. 조지타운대학 데이비드 콜 교수는 “테러리스트로 기소된 사람 중 단 한건의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책꽂이]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도다(레자 아슬란 지음, 정규영 옮김, 이론과실천 펴냄) “이슬람은 구원의 종교는 결코 아니었다. 이슬람은 전사의 종교다.”(막스 베버).“이슬람은 ‘유혈이 낭자한 국경’으로 퍼져나가는 종교”(새뮤얼 헌팅턴) 이슬람은 많은 사람들에게 ‘무지와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종교란 모름지기 아름다운 것. 호메이니의 이란혁명 때 미국으로 망명한 저자는 무슬림 공동체의 진정한 초상을 그린다. 책은 무하마드가 9명의 여인과 결혼한 것은 당시 유대교나 기독교의 왕(다윗, 솔로몬 등), 예언자(아브라함, 야곱, 모세 등)들이 그랬던 것과 같은 행위라고 말한다.2만원.●암소와 갠지스(김경학·이광수 지음, 산지니 펴냄) 인도는 동부와 남부의 해안지대를 제외하면 건조지대에 속해 연 강수량이 1000㎜에도 못 미치는 물 부족 국가. 이 책은 인도인들이 성스러운 대상으로 추앙하며 어머니라 부르는 암소와 갠지스를 통해 인도사회를 통찰한다. 인도인들의 ‘소 복합(cow complex)’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창업기업 10개 가운데 4개가 인도계 소유이며, 엔지니어의 약 3분의1이 인도인이다.1만 3000원.●파우스트-한 편의 비극1·2(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수용 옮김, 책세상 펴냄) 1만2111행으로 이뤄진 ‘파우스트’는 괴테가 60여년에 걸쳐 집필한 필생의 역작. 학자의 길을 버리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인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체험하려는 파우스트와 그를 유혹하기로 신과 내기를 한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의 장구한 노정을 담았다. 괴테 자신은 이 작품을 ‘괴테라는 이름을 가진 집단의 작품’으로 규정했다. 정본으로 공인된 도이처 클라시커사의 ‘파우스트’를 텍스트로 삼았다.1권 6900원,2권 7900원.●미술과 범죄(문국진 지음, 예담 펴냄) 인간은 누구나 무의식중에 범죄충동을 일으키는 야누스를 품고 있다. 그것은 긍정적이거나 혹은 부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런 인간의 원초적인 범죄심리가 위대한 상상력의 프리즘을 통과하면 아름다운 명화로 거듭난다. 이중자화상으로 스스로를 참수시킨 카라바조. 단 한 점의 초상화도 남기지 않은 그는 여러 그림에 등장하는 살인자 혹은 살해당한 자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로 바꿔치기 했다. 명화에 깃든 인간의 범죄심리 이야기.2만원.●새벽녘 초당에서 온 편지(박석무 지음, 문학수첩 펴냄) 베트남의 공산주의자 호찌민은 지하에서 투쟁하던 시절, 쫓기는 길이 아무리 급해도 ‘목민심서’는 꼭 들고 다녔다고 한다. 그는 다산 정약용의 제삿날마다 극진하게 제사를 지냈으며, 지금도 베트남 하노이 시에 있는 호찌민의 유물을 전시한 방에는 ‘목민심서’ 전권이 보퉁이에 싸인 채 보관돼 있다고 한다. 중세의 어둠을 헤치고 근대의 여명을 밝힌 실학의 개척자이자 학문의 전복자.‘다산 전도사’인 저자가 다산의 삶과 사상을 이야기로 풀어 썼다.9000원.●납북(정진석 지음, 기파랑 펴냄) 미국은 북한에서 6·25전쟁 때 죽은 군인들의 유해를 찾는 작업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언론학자인 저자는 “돌아오지 못하는 납북자를 포기하는 정부는 인권과 과거사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북한은 6·25전쟁을 일으킨 후 남한에서 적어도 8만 3000명 이상의 비전투 민간인을 북으로 끌고 갔다. 이 책은 납북·살해된 언론인 280여명의 비극을 다룬다.1만 2000원.
  • 아랍 첫 노벨문학상 작가 마푸즈 위독

    아랍권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집트 문호 나기브 마푸즈(95)가 노환으로 위중한 상태다. 마푸즈는 지난 몇주 동안 카이로 경찰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음식도 입에 대지 못한 채 병세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일간 이집션 가제트는 마푸즈가 카이로 자택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뜻을 의료진에 밝혔지만 의료진은 그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여서 퇴원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그가 신장질환을 앓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의료진은 여러 종류의 노환일 뿐이라며 구체적인 병명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1911년 카이로에서 태어난 마푸즈는 88년 아랍권 작가로는 처음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작가적 역량뿐 아니라 정론을 추구하는 지식인의 표상으로도 이름을 날렸다.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있던 2002년 12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군사력이 아닌 정의의 힘으로 세계를 이끌 것을 호소했고, 지난 2월에는 이슬람권의 공분을 샀던 서구 언론의 마호메트 풍자 만평 게재와 관련,“모든 무슬림의 뺨을 때린 것과 같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평론가들은 1960년대 들어 활동을 시작한 아랍권 작가들은 모두 ‘마푸즈의 외투에서 나왔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아랍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지켜왔다.그는 1993년에 낸 ‘광기의 속삭임’을 비롯한 10여권의 단편집과 30여권의 소설 및 자기 작품을 각색한 30여편의 시나리오를 완성했으며, 최근까지도 ‘알 아흐람 위클리’에 에세이를 써올 만큼 왕성한 집필 활동을 계속했다. 그는 평소 “글을 쓰고자 하는 욕구가 사라지면 그날이 곧 내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마푸즈는 노벨상을 안겨준 장편소설 ‘게벨라위의 아이들(우리 동네 아이들)’에 불만을 품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지난 94년 암살을 기도,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알 아흐람에 1959년 연재된 ‘게벨라위의 아이들’은 이슬람 창시자인 마호메트를 모독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최고 이슬람 종교 교육기관인 알 아즈하르에 의해 금서로 지정돼 아직까지 이집트에선 단행본으로 출간되지 못했다. 마푸즈는 올해 초 생전에 이집트에서 이 책이 출간되는 것을 보고 싶다며 알 아즈하르에 금서에서 제외해줄 것을 공개 탄원, 문학 작품에 대한 종교기관의 사전 검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카이로 연합뉴스
  • ‘미국행 항공테러 음모’ 조작의혹

    세계를 경악케 한 여객기 동시테러 미수사건과 관련, 실체가 조작되거나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상 최악의 항공테러 음모라는 당국 발표에 걸맞지 않게 드러난 증거가 빈약한 데다 단서를 제공한 파키스탄 당국의 신뢰도에도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제3세계 전문 통신인 IPS는 용의자들이 체포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경찰 발표를 뒷받침하는 물적 증거들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영국 무슬림들을 중심으로 사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18일 전했다.●의혹1. 폭탄 증거물 정말 있나 우선 제기되는 의혹은 ‘액체폭탄’의 실체다. 전날 경찰이 런던 북부 하이와이콤브의 숲에서 폭탄 부품가방을 발견했다는 BBC 보도가 있었지만 경찰은 자세한 내용을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용의자들에 대한 정보는 경찰이 흘리거나 제3자를 통해 나온 간접 진술뿐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용의자들의 집과 직장, 심지어 집 근처 인터넷 카페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결정적 물증을 찾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의혹2. 항공권도 없이 공중테러? 검거된 24명의 용의자 가운데 항공권을 구매한 사람이 없다는 점도 의문이다.체포된 시점에서 며칠 안에 테러를 감행하려 했다는 경찰 발표와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욱이 용의자 한명은 이미 풀려났다.존 프리스콧 부총리가 16일 한 무슬림 단체와 면담에서 “모든 용의자가 무거운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도 경찰 수사에 무리한 대목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의혹3. 사상 최악 테러에 블레어는 휴가? 토니 블레어 총리의 행적도 논란이다.현지 언론은 블레어 총리가 카리브해에서 휴가를 즐기다 존 리드 내무장관으로부터 사건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가 휴가를 떠나기 하루 전 스코틀랜드에서 휴가를 즐기던 더글러스 알렉산더 교통부 장관이 호출을 받고 급히 업무에 복귀했다는 점이다. 공항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돌아왔다는 해명이었는데, 주무장관이 급히 돌아온 마당에 총리는 다음날 유유히 휴가를 떠난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의혹4. 파키스탄 정보는 믿을 만한가 음모를 적발한 결정적 단서가 파키스탄에서 나온 점도 무슬림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다. 기야수딘 시디키 영국 무슬림협회 사무총장은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국내 입지가 몹시 불안하다.”며 “미국과 영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슨 일이든 벌일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2003년 이라크 침공 직전 영국 정보부가 공개한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 정보가 조작으로 판명난 점, 지난해 7·7 런던 테러 직후 영국 경찰이 브라질인 메네제스를 테러범으로 오인, 살해한 사건도 이번 발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한류 통신] 한국말 교재의 전문화

    [한류 통신] 한국말 교재의 전문화

    올들어 연구실로 쏟아지는 유난히 많은 문의 하나. 한국말을 가르쳐 달라는 것인데, 예전에는 학원을 소개해 달라거나 한글을 독학하기 위한 교재를 소개해 달라는 개인들의 문의가 많았다면, 지금은 한국과 관련된 회사의 최고 경영자들이 직원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쳐 달라는 문의가 주류를 이룬다. 업무상 한국으로 출장 갈 때 의사소통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직원들이 한국말을 배워 두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상당수 한국인들은 말레이시아라고 하면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뒤떨어지고 무슬림 국가여서 사회·문화적으로 폐쇄적이며, 돈을 벌러 가려고 한국말을 배우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진다. 말레이시아의 이웃나라를 둘러보면 한국말을 가르치도록 지원해 주는 한국 기관이나 단체들이 제법 많다. 여기서 한국말을 배운 현지인들은 한국 내에서 필요한 노동력으로 우선적으로 발탁되고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이루어지는 한국말 교육은 부족한 한국 노동력을 메우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양국간 교역과 사회·문화 교류를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정부가 20년이 넘도록 매년 국비 유학생 100명을 한국에 6년간씩 파견해 이들을 한·말 교류의 첨병으로 활용한다는 사실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노동을 위한 의사 전달과 사업을 위한 의사 전달에는 분명 구사하는 어휘에서 많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말 교재를 보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교재는 개발되어 있는데 사업을 위해 한국말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재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이곳에서 우리말을 가르칠 때 교재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 사업을 위한 한국말 속에는 우리 문화, 전통, 역사 등이 들어 있어 우리 것을 더 고급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알리기를 위해서라도 충분한 연구와 준비를 거쳐 전문화된 한국말 교재 개발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영어 조기 유학을 위해 말레이시아를 찾아오는 한국인들이 늘어나는 것처럼 한국말 배우기가 이슬람 문화권인 이곳에서 유행할 때 과연 무엇부터 가르칠지 몰라 우왕좌왕해서는 안 되지 않는가. 서규원 말레이시아 마라대학 한국어 강사
  • [월드이슈] 차별받는 이민 2·3세 ‘자생적 테러범’으로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10일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음모는 겉으로는 유럽 사회에 동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민 2세들이 ‘자생적 테러리스트’로의 변신을 꿈꾸며 끔찍한 계획을 모의했다는 점에서 지구촌의 공포를 더욱 키웠다. 영국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축구 문화를 즐기는 것처럼 비치지만, 실제로 이들은 유럽 문화에 결코 동화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공격 같은 ‘순교의 길’을 걷고자 했다는 것이 영국 경찰이나 미국 국토안보부 등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음모 용의자들이 실제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었는지, 이들과 알카에다를 섣불리 연결지으려는 데 정치적 저의가 깔린 것은 아닌지,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실제로 테러를 저지르기 직전 단계에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물론 이들이 출현할 수밖에 없는 유럽과 미주 대륙의 사회·문화적 분위기를 바꿔야만 이들을 근절할 수 있다는 반성과 교훈은 논란과는 별도의 몫으로 남는다. ●테러리스트는 이웃에 있다 런던 동부 외곽에 있는 퀸즈로드 104번지. 이슬람 모스크 맞은편의 허름한 벽돌집 앞을 경찰관 2명이 지키고 서 있다. 파키스탄인들이 드나드는 미장원 바로 옆의 이 집에서 런던발 항공기 폭파 음모의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인 의과대학생 와히드 자만(22) 가족이 살고 있다. 와히드의 친구인 아민은 “어릴 때부터 줄곧 알고 지냈지만 그는 성실하고 조용하며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이라며 “뭔가 착오가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네 식품점 주인도 그에 대해 “정치에 별로 관심 없으며 다른 젊은이들을 잘 도와주던 착한 무슬림 청년’이라고 말했다. 와히드처럼 평범한 겉모습의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와 알카에다를 연결짓는 고리는 이들이 대부분 파키스탄계 이민 2세들이며 파키스탄으로부터 테러 실행 자금을 전달받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용의자 일부는 지난해 7·7 런던테러 실행범인 시디크 칸, 세자드 탄위르와 비슷한 시기에 파키스탄 종교학교 ‘마드라스’에 다닌 것으로 영국 경찰은 보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이번 음모를 사전 분쇄하는 데 공이 큰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당국은 자신들이 직접 검거한 7명 중 이번 음모의 주동자격인 라시드 라우프(27)와 마티우 라만(29)이 알카에다 고위직과 연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라우프는 2004년 4월 영국 버밍엄에서 숙부가 피살된 사건 직후 출국했으며, 파키스탄에서 인터넷을 통해 영국의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영국 경찰은 테러범들을 급습한 현장에서 자살 공격을 다짐하는 ‘순교 테이프’를 발견했으며, 이같은 방식은 9·11과 비슷한 알카에다 특유의 방식이라고 밝혔다. 미국 CNN은 16일 이번 테러 음모의 실행 자금으로 지난해 파키스탄 지진 구호자금이 지원된 흔적이 발견됐다는 수사당국의 전언을 전하고 있다. ●종교적 극단과 정부에 대한 증오의 결합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의 라임 알라프 연구원은 “영국의 다문화 모델이 이제 이민 가정의 자녀에게도 정착됐음을 보여준다.”며 “모두 영국식 교육을 제대로 받았고, 사회 적응도 훌륭하게 하고 있던 젊은이들이 영국을 왜 공격하는지가 큰 의문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 자생적 테러가 고착화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이민 2,3세들이 느끼는 차별과 사회에서의 소외감을 들 수 있다. 런던 동부의 무슬림 거주지역인 월섬스토에 사는 이브라임은 “영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이곳에서 학교에 다녔고 영어도 완벽하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완전히 영국 사회에 동화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내 무슬림 청년의 실업률은 25%에 달한다. 같은 또래의 영국 젊은이 실업률이 2.8%인데 비하면 매우 높다. 파키스탄 이민자들의 극단에 가까운 종교적 보수성과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좇는 영국 정부에 대한 증오심도 자생적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 파키스탄이나 카슈미르 출신 무슬림들의 경우, 여자들이 집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사원에도 출입할 수 없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젊은이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부시 행정부와 공동전선을 구축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혹은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점에 적개심을 품고 있다. 지난해 런던 7·7 테러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160만명의 영국내 무슬림 가운데 20%는 자폭 공격을 가하는 범인들의 심경에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선 70%가 테러에 관한 정보를 경찰에 제공할 용의가 있지만,18%는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어떤 충성심도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슬람 학교의 한 교사는 “부모 세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영국에 이민와 열심히 일하며 살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른 것을 추구한다. 인터넷과 텔레비전을 통해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에서 벌어지는 일을 직접 접하면서 그들처럼 적(미국과 영국)을 상대하면 안된다고 결심한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와 성급한 연결은 잘못 그러나 알카에다와 이들을 연결짓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알카에다를 아프가니스탄에서 분쇄하기 전의 조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나아가 알카에다가 이미 국제적인 규모의 테러를 조직할 수 있는 힘을 잃고 사회운동의 ‘두뇌´로 전환했다는 분석으로 나아간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테러조직을 이해하며’라는 저서를 낸 마크 세이지먼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슬람식 사회운동에 뛰어들고 있으며 알카에다는 다만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을 뿐”이라고 단언했다. 역시 CIA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한 적이 있는 마이클 슈어는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훈련이나 자금 모집을 통해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관계가 지휘나 통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이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위협을 과소평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끌어지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알카에다가 지휘계통을 갖춘 조직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그러나 지휘도 없고 통제도 없는 맹목적인 모방자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논리다. lotus@seoul.co.kr ■ 인터넷서 모의·폭탄제조법까지 익혀 ▶자생(homegrown) 테러란. -2001년 미국의 쌍둥이 빌딩 등을 폭파한 9·11 테러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의해 일어났다면 자생 테러는 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사람이 국제조직과 연계하거나 영향을 받아 자국민을 상대로 공격을 자행하는 경우다.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와 지난해 런던 7·7 테러 등이 대표적이다. ▶활동 특징은. -인터넷 등으로 원활하게 정보를 주고받는다. 인터넷은 국제 정세를 배우고 폭탄 제조법까지 습득하는 총체적 학습장이다. 이들의 방에선 자살폭탄 ‘순교자’의 비디오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지난 6월 사전에 적발된 캐나다 테러처럼 토론토 교외에 군사훈련 캠프를 차리기도 하지만 외국에서 훈련을 받고 오는 경우도 많다. 파키스탄 이슬람 학교 ‘마드라스’가 원리주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누가 테러리스트가 되나. -어려서 이민을 왔거나 태어난 이민 2세들이 정체성 위기를 겪다가 국내·외의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접촉,‘지하드(성전) 세대’가 된다. 일부는 유복한 가정의 자녀들로, 캐나다 테러의 경우 중산층 10대가 5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이웃들은 이들이 원래 평범했다고 증언한다. 마드리드 테러의 한 가담자는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었고 거사일 직전에도 데이비드 베컴으로부터 사인을 받아낼 정도로 이슬람 원리주의와는 거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축구와 음주, 돈벌이를 싫어한다. ▶이들은 왜 테러에 가담하나. -전문가들은 무슬림 이민사회의 높은 실업률 등 ‘통합 실패’를 꼽는다. 무슬림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앵그리 영 무슬림’을 낳고 있다. 영국에선 ‘파키, 파키’라며 연거푸 말하는 것은 파키스탄 등 아시아계 이민자를 경멸하는 뜻이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 등의 편향된 중동 정책이 기름을 붓는다. 이라크 전쟁은 테러 분쇄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바로 그 전쟁 때문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다시 과격 조직에 가담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국제조직과의 연계는. -알카에다는 더이상 단순한 테러조직이 아니다.1979년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시 오사마 빈 라덴이 만든 알카에다는 이제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신 반미·반이스라엘·반서구·반세계화 등을 의미하는 넓은 의미의 사회운동 ‘카에디즘’이 더 무섭게 번지고 있다. 알카에다의 직접 지휘를 받지 않고도 카에디즘을 신봉하며 그들의 수법을 따라한다. ▶자생 테러의 심각성은 어디에. -미국과 그 우방국은 9·11 이후 테러와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자생 테러는 도처에서 터지고 있다. 나라 안에서 싹트는 ‘적’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기는 더 어렵다. 시민들의 공포감은 그만큼 더 커지고 이질적 사회집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따돌림도 자라난다. 서구의 무슬림 사회는 또다른 테러의 피해 집단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상대적으로 감시 소홀한 여성 가담늘어 ‘테러리스트들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10일 영국에서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용의자 24명 가운데 3명의 여성과 어엿한 직업을 가진 중년 남성, 대학 교육까지 마친 청년이 포함돼 있어 이들이 어느 순간 테러리스트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 지적했다. 이들은 극단주의자로 분류되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테러리스트로 쓰임새가 넓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여성이 테러에 관련된 것은 “우리들이 테러리스트에 대해 가졌던 기존 관념을 모두 내던지는 것”이라고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싱크탱크 란드 법인의 정책 분석가 파르하나 알리는 말했다. 런던 동부 월섬스토에서 체포된 코사르 알리(23)는 생후 8개월된 사내 아기를 둔 어머니였다. 영국은행은 지난주 그녀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 그녀는 남편 아메드 압둘라 알리와 함께 구금됐다. 이들 부부는 액체 폭탄을 젖병에 넣어 기내에 들어가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란드 법인의 알리는 “최소한 3명의 여성 자살폭탄 테러범이 이라크에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미군 호송대에 자폭공격을 가했던 벨기에 여성은 최초의 서양인 여성으로 성전이란 이름 아래 테러를 감행했다.”고 말했다. 알리는 “여성도 남성처럼 분노하고 환멸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은 권력 기관의 감시를 덜 받기 때문에 테러리스트 집단에게 “훌륭한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슬림 극단주의 집단에서 여성들은 보조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로 활동하기보다는 자금을 운반하거나 급사로 일하며 무기를 나르는 일 등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정보기관 요원들은 이번에 검거된 여성들이 항공기 테러 음모를 꾸민 조직의 일원일 것이라고 처음엔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정보 기술(IT)과 같은 보조 업무에 얼마든지 여성들이 일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기가 자폭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과거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 공항 보안요원들은 승객들이 갖고 오는 젖병에 폭발성 물질이 들어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맛보아야만 하는 시대가 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수하물 1만여개 실종 성냥 반입에 긴급 착륙

    16일 런던 히스로 공항을 출발해 미국 워싱턴DC를 향해 비행하던 유나이티드 항공 923편이 한 수상한 승객 때문에 보스턴에 긴급 착륙했다. 182명의 승객과 12명의 승무원이 탑승한 이 여객기 한 승객은 기내 반입이 금지된 성냥과 스크루 드라이버, 바셀린, 알 카에다가 언급된 노트를 소지한 채 올라 기내에서 `수상한 행동`을 했다고 공항 관계자가 전했다. 조종사가 긴급착륙을 보고하자 전투기가 호위에 나서 보스턴 로간공항에 내렸다. 항공기 동시 테러 음모가 적발된 지 엿새가 흘렀지만 런던 히스로 공항을 비롯, 영국내 공항들은 여전히 100%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운항 취소와 지연이 잇따라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검색대 통과 직후 탑승구 앞에서 또 일일이 승객들의 휴대품에 대한 이중검색을 벌이는 미국 공항도 시끄럽긴 마찬가지다.●바셀린등 반입금지물품 소지 테러 음모 적발 이후 엿새동안 700편의 운항을 취소했던 브리티시 에어웨이(BA)는 수하물 1만여개를 분실한 사실이 드러나 곤란한 지경에 몰려 있다.BA는 전날에만 미국행 4편 등 런던발 52편의 운항을 취소한 데 이어 이날도 46편을 취소했고 저가항공사인 라이언 에어도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출발하는 8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BA와 히스로 공항 등 영국내 7개 공항을 관리하는 공항관리국(BAA)은 서로 상대에 책임을 미루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BA는 아무리 보안 검색이 강화됐더라도 BAA가 잘 대처했으면 운항편 취소나 지연, 수하물 분실 같은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항의하고 있다. BA는 다른 항공사들과 연대해 BAA에 보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운항 취소 등에 따른 영국 항공사의 하루 손실액은 5000만파운드(약 950억원)에 달해 전체 보상 요구액은 최고 3억파운드(약 5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언 에어도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아울러 영국 정부가 여행객들의 인종, 종교, 출신 국가들을 기입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더타임스 보도에 무슬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런던경시청 간부는 “(이런 식으로 하면) ‘무슬림 청년’만 집중 검색할 수 있어 공항에서의 혼잡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파문을 확대시켰다.●신발 폭탄 X레이 감지 못해 실랑이 미국 공항은 상대적으로 영국보다 평온한 편이다. 영국과 미국의 기내 반입 품목이 달라 혼동하는 승객들의 불만이 잇따르는 정도다. 그러나 물밑에선 공방이 치열하다. 승객들의 신발을 벗겨 X레이 검색대를 통과하도록 의무화한 정부 지침의 실효성 여부를 놓고 입씨름이 한창이다.AP통신이 입수한 지난해 4월 국토안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 검색대는 전혀 폭발물을 감지해 내지 못했다.그러나 이 보고서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들 검색대에 대한 보완 조치는 전혀 없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러나 교통안전국(TSA)은 문제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아득한 휴전… 커지는 ‘반미벨트’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한달째 접어들었다. 지난달 12일 시작된 공격이 10일 꼭 30일째를 맞았지만 사태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거점을 상당 부분 분쇄하는 등 효과는 거뒀다. 그러나 중동 사회의 반이스라엘·반미 감정은 극에 달하면서 아랍 온건파의 입지를 좁혔다. 미국의 중동 ‘민주화’ 구상도 타격을 받고 있다. ●美 “확전 원치 않아”…첫 이스라엘 비판 이스라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의 합의가 늦어지는 사이 확전 태세에 돌입, 미국마저 처음으로 ‘싫은 소리’를 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폭력의 종식을 원하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폭력을 증폭시키지 말라.”고 요구했다. 전날 이스라엘 내각이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까지 진격키로 한 결정에 정면 반대한 것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러자 이스라엘측은 10일 “외교적 노력에 기회를 주기 위해 2∼3일 지상전 확대를 미루겠다.”고 발표했다.4만명의 병력을 레바논 접경에 배치하고 난 뒤였다. 일부는 대공포 엄호 아래 국경을 넘은 상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접경지대에서 몰아내기 전까지는 철군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이 각국의 비난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데는 지난 한달간의 공격이 ‘별 성과가 없었다.’는 자국 내 비판이 더 두려워서다. 지칠 줄 모르는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은 이스라엘이 확전을 감행하는 명분이지만 또한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이스라엘인 사망자가 15명, 부상자가 38명으로 개전 이후 이스라엘측의 최대 피해일로 기록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지금까지 숨진 레바논인은 1000여명. 이스라엘인도 100명을 넘어섰다. ●사우디서도 연일 헤즈볼라 지지 시위 수니파 정권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진다. 반면 시아파인 이란·시리아의 영향력은 더 커졌고 알 카에다 같은 극단 세력은 더 고무돼 있다. 이집트에선 무슬림형제단을 중심으로 친미 정권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흔들고 있다.1979년 이스라엘과 체결한 평화협정을 파기하고 천연가스 수출 등 이스라엘과의 무역을 끊으라는 압박이 거세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헤즈볼라 역시 이번 사태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중동 지역의 새 판을 짜는 기회로 여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레바논이 당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재앙의 상처는 깊기만 하다. 레바논 인구의 4분의 1인 10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고 가까스로 살아나려던 경제는 기간시설 초토화와 함께 잿더미로 변했다. 이스라엘의 ‘묻지마 공격’은 희생자들의 초상집을 뒤흔드는가 하면 국제적 구호 활동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인도 병사는 요가를 좋아해?

    요가가 전투력 향상과 자살 방지의 묘약? 파키스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카슈미르주에 주둔한 60만 인도군은 요가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게 됐다.최근 군 당국이 요가 수행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이 지역은 인도와 파키스탄 모두 영유권을 주장,2차례 전쟁을 치렀고,1989년부터 시작된 무장투쟁으로 4만 5000여명이 희생된 ‘서남아시아의 화약고’. 요가 의무화는 이렇듯 긴장할 수밖에 없는 지역에서 전투에 임하는 자국 병사들의 자살, 총기사고, 폭행사고, 정신질환 등이 가파르게 늘어난 데 따른 긴급 처방이라고 8일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이 전했다. 딜리프 싱 카슈미르 스리나가르 주둔군 대변인은 “격화된 군사 작전으로 병사들이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군사 작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요가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분리주의 무장세력과 격전을 벌이고 있는 스리나가르 하리니와스 제1대대 부대장 산자이 싱도 “과도한 긴장이 사고와 문제들을 불러일으키는데 요가는 이를 해소하고 자신을 통제하는 데 탁월한 효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인도 군인들은 다수가 카슈미르 분리를 지지하는 무슬림들에 둘러싸여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양순하게만 보이는 주민들이 언제, 어느 때 게릴라로 돌변해 자신들에게 총구를 겨눌지 몰라서다. 또 분리주의 무장세력, 파키스탄군과도 대치해야 한다.신문은 미군 특전사 요원의 말을 인용,“대테러전에 나선 군대가 전투력 향상을 위해 요가 수련을 받는 일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군 당국은 요가 수련을 받는 병사들이 정신적 안정을 얻는 것 말고도 체중을 줄여 건강에 도움을 얻고 있어 큰 호응이 있다고 밝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국제플러스] 이집트 무장조직 알카에다 가입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5일(현지시간) 이집트의 무장조직 ‘알 가마아 이슬라미야’가 알카에다에 가입했음을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집트 태생인 알 자와히리는 이날 아랍어 위성방송 알자지라 TV를 통해 방영된 테이프에서 “‘알 가마아 이슬라미야’의 전사들이 알카에다의 깃발 아래 무슬림 제국을 위해 뭉치게 된 기쁜 소식을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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