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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레스타인 민족시인 다르위시 한국에

    “그 무엇도 우리를 품어 주지 않는다:길도 집도/이 길은 이랬던가, 처음부터/아니면 우리의 꿈이 언덕에서/그런데 무엇을 할 것인가?/무엇을/우리는 할 것인가/유랑이/없/다면?” 팔레스타인 민족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66)는 “우리는 무엇을 할 거냐.”고 묻고 물었다. 삶의 터전을 빼앗긴 민족의 설움을 ‘유랑’이란 단어 속에 응축한 채, 그는 가만가만 읊었다. 자신의 시 ‘유랑이 없다면, 나는 누구란 말인가?’를 낭송하는 그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낮았다. 반면 그의 입에서 발화된 시어는 날카롭고 묵직했다. 팔레스타인의 고난과 무관하게 살아왔던 이들에게 ‘정말 관계없냐.’며 매섭게 도전했다. ●“팔레스타인 문학이 한국인 양심에 도달” 다르위시가 한국을 찾았다.8일부터 전북 전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 문학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때에 맞춰 그의 시선집 ‘팔레스타인에서 온 연인’(아시아 펴냄)이 출간됐다.7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들을 만난 다르위시는 ‘세계 보편언어를 창조하는 시인’이면서 ‘팔레스타인 현실을 고발하는 투사’였다. 그는 자신의 시가 한국에서 번역된 기쁨을 “마침내 팔레스타인 문학이 한국인의 양심에까지 도달했다.”고 표현했다.“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점령지 팔레스타인에 가해지는 이스라엘의 압박에 계속 저항해나갈 것”이란 다짐을 인사말에서부터 빼놓지 않았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아랍의 대표적 시인 다르위시는 어디서든 팔레스타인 사람임을 자처했고,‘나라 잃은 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냈다. ●일곱살 때부터 ‘나그네 삶´ 1941년 팔레스타인의 수니파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난 다르위시는 일곱 살 때 마을을 파괴하고 주민들을 학살한 이스라엘 군대를 피해 레바논으로 건너갔다. 그때부터 다르위시는 줄곧 ‘유랑인’으로 살았다. 팔레스타인의 분노를 시로 폭발시키는 그를 이스라엘 정부는 가택연금했고 수차례 투옥했다.82년 이스라엘의 침략으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쫓겨나자, 다르위시도 PLO를 따라 키프로스로 건너간 후 튀니지, 카이로, 니코시아, 파리 등지를 전전했다.‘나그네 삶’을 살아온 그의 지난 궤적은 곧 팔레스타인 민족의 삶이자 숙명이었다. ●“시는 자유를 향한 거대한 미침” 다르위시는 시를 “자유를 향한 거대한 미침”으로, 시인을 “자유를 갈망하다 미친 사람”으로 정의했다.“삶이 아무리 암흑 같더라도 시인은 그 안에서 빛을 찾아야 한다.”며 시인의 책무를 강조했고,“시가 직접 현실을 바꿀 수는 없지만 외부 세계와의 벽을 허물어 인간의 양식을 바꿀 수 있다.”며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팔레스타인에서는 4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점령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그가 제시한 해법은 아주 간단했다.“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 이날 기자간담회엔 고은, 이시영, 김정환, 고형렬 시인과 정희성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등이 참석해 그의 방한과 시집 출간을 축하했다. 고은 시인은 “20세기 후반 아시아라는 광막한 공간 이쪽저쪽에서 비슷한 아픔을 가진 친구들이 오늘에야 만났다.”면서 “세계를 떠돌며 잃어버린 땅을 지키려 민족의 아픔을 보듬어온 다르위시 시인이야말로 세계 시인의 전범”이라고 평가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무샤라프 ‘대선 결과’ 판결 앞두고… 야당 지도부 등 10명 체포

    “지금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시점에 아무 행동을 안 한다면 파키스탄은 ‘자살’을 하는 것이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이런 이유를 대며 전격적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주말인 3일 늦은 저녁 TV연설을 통해서다.●헌법효력 정지 장기 집권 수순그는 대법원을 포함한 모든 헌법 기관의 기능을 중단시켰다. 임시헌법 명령도 발동했다. 대법원에는 장갑차로 무장한 군병력이 쫙 깔렸다.TV와 라디오 방송국에도 무장병력이 배치돼 방송송출을 막았다.경찰은 야당인 파키스탄 무슬림리그(PML-N)의 자베드 하시미 총재 대리와 측근 10명도 체포했다. 예상밖의 초강수에 민심은 급격히 술렁대고 있다.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인 그가 정권 연장의 야욕을 드러냈다는 반감이다. 미국은 곤혹스러워졌다.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무샤라프의 절대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그래도 백악관 등은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파키스탄 군사지원중단 계획은 없다.”고 한발뺐다. 1999년 쿠데타로 집권한 무샤라프가 초헌법적인 강수를 둔 것은 대법원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6일 치러진 대선에서 97%의 지지를 얻으며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육군참모총장직을 겸하고 있는 그의 후보자격이 적법한 지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 문제를 심리해온 대법원은 6일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당초 기대와 달리 후보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자 무샤라프가 현 대법원장을 쫓아내며 선제공격에 나선 것이다. 당연히 대법원의 발표자체는 아예 무산됐다.파키스탄 신문들은 ‘무샤라프의 두번째 쿠데타’,‘그것은 계엄령이었다’는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비상사태 선포를 비난하고 있다. 그동안 무샤라프 퇴진 운동을 주도해온 변호사들도 4일 공판 참여를 거부하겠다고 밝히며 전국적인 총파업을 촉구하고 나섰다.●나라 안팎에서 비난 쏟아져 민심도 흉흉하다. 공장 노동자 파이잘 사예드는 “파키스탄은 지금 한 사람 때문에 엉망이다. 무샤라프가 이 나라를 망쳤다.”고 비난했다. “파키스탄은 무정부 상태로 치닫고 있다.”(정적인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비상사태 선포가 아니라 계엄”(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미국도 민주주의 후퇴 조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비상사태 선포조치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면서 “내년 1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외의 이런 압력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경우 계엄령까지 선포할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무샤라프·부토 ‘적과의 동침’ 최대 변수

    무샤라프·부토 ‘적과의 동침’ 최대 변수

    세계 3위의 무슬림대국 파키스탄호(號)가 정치적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대통령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대법원의 후보자격에 대한 심리가 17일 또다시 연기돼 5년 임기의 대통령 당선을 11일째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국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샤라프의 파키스탄호가 어디로 갈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짚어본다. 파키스탄 대법원이 이날 심리를 연기한 것은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반(反)무샤라프 성향의 이프티카르 초드리 대법원장과 대법원 판사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음을 반증한다. 앞으로 열릴 최종 심리에서 후보적격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약 대선 결과를 뒤집는 ‘깜짝 결정’을 내리면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무샤라프는 이 경우를 대비해 국가 비상사태 선포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무샤라프는 지난 9일 내년 1월초 총선에 대비해 과도내각을 구성하라고 내각에 지시했었다. 과도내각은 다음달 15일 이후에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초 총선은 극단주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온건파의 지지를 확보한다는 무샤라프의 의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무샤라프는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와의 협상에 착수하는 등 이미 총선 승리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양측의 협상은 이번 총선에서 부토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이 다수당이 될 경우 권력을 분점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친미성향의 두 사람은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지대에서 갈수록 격화되는 이슬람세력의 무장투쟁과 관련해 온건파의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무샤라프의 장기집권 시나리오에 따른 작업들이 하나둘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야당, 정통성 시비… 무장세력 테러 우려도 하지만 파키스탄 정국은 그의 소망대로만 움직일 것 같지 않다. 대법원 판결이란 첫 고비를 넘는다 해도 그의 앞날은 가시밭길의 연속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정국 불안이 조기에 안정될지 여부는 5대 변수에 달려 있다. 첫 번째 변수는 PPP를 제외한 야당들의 반발이다. 야당들은 육군참모총장을 겸하고 있는 무샤라프의 출마자격이 없기 때문에 11월 총선을 치러 새 의회가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며 대선을 보이콧했었다. 특히 야당은 대법의 판결과 상관없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번째 변수는 무샤라프와 부토의 권력분점 합의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여론이다. 벌써부터 밀실야합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보수 집권당인 파키스탄무슬림연맹(PML)도 자신들의 힘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통성 시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AFP 통신은 무샤라프 정권에 반대하는 무장세력의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세 번째 변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집단반발이다.‘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력해온 무샤라프가 지난 7월에 ‘붉은 사원’을 유혈 진압한 이후 이슬람 진영은 그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다. 당시 동부 물탄에서는 이슬람주의 학생 500여명이 도로를 점령한 채 타이어를 불태우며 무샤라프의 퇴진을 요구했었다. 이와 관련, 파키스탄 전문가들은 이슬람 급진세력과 무샤라프간 갈등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붉은 사원의 무력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종교 지도자들은 탈레반과 알카에다와도 폭넓은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보복의 악순환’도 우려되고 있다. ●샤리프 前총리 입국 등 행보 큰 변수 네 번째 변수는 무샤라프가 정국 안정 카드로 선택한 부토 전 총리의 행보다.9년간의 망명생활을 접고 18일 귀국하는 부토는 무샤라프와 지난 5일 극적으로 권력분점을 합의해 부패혐의에 대한 사면을 받고 차기 정권의 총리 자리를 약속받았다. 그녀가 이끄는 파키스탄 최대 야당인 PPP는 약속에 따라 대선에 불참했다. 무샤라프와 부토의 ‘적과의 동침’ 배후에는 미국이 있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3번째 총리를 노리며 권토중래를 모색해온 그녀의 귀국 후 정치적 행보에 따라 파키스탄 정국은 또 한번 요동칠 수 있다. 부토는 17일 두바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예정대로 18일 귀국한다.”며 “파키스탄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력분점 성사땐 정국 조기수습 가능성 마지막 변수는 나와즈 샤리프(57) 전 총리의 행보다. 무샤라프에게 1999년 쫓겨나 2000년에 망명길에 올랐던 샤리프는 지난달 10일 귀국을 시도하다 공항에서 체포돼 4시간 만에 다시 추방되는 설움을 겪었다. 그가 다음달 10일쯤 다시 입국을 시도한다. 그의 아들인 하산 샤리프는 지난 9일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삼촌이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리프가 총수로 있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도 사우디 정부가 그의 출국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무샤라프가 정적들과의 화해 차원에서 샤리프의 입국을 허용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무샤라프와 정치적 앙숙인 그의 행보가 더욱 중요해진다. 이슬람문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파키스탄의 정국 혼란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유달승(42) 교수는 “야당의 반발과 그에 대한 정부의 대처능력이 첫 번째 변수이고 북부 와지르스탄의 자치정부인 이슬람에미리트와 정부와의 관계가 두 번째 변수”라며 “파키스탄 정국불안정이 당분간 계속되고 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 이란어과 장병옥(58) 교수는 “무샤라프 대통령이 약속대로 군복을 벗어도 파키스탄은 ‘무늬만 민정’이 될 것”이라며 “무샤라프가 부토와 연대한 것은 부토를 얼굴마담으로 이용하기 위한 것으로 정국이 안정되면 부토를 내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파키스탄 정국이 조기 수습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조선대 아랍어과 황병하(51) 교수는 “파키스탄은 이슬람원리주의의 본산이지만 북부를 제외하곤 나머지 지역의 국민적 정서도 최근 많이 유연해졌다.”면서 “무샤라프가 군부를 쥐고 있고 국민적 인기가 높은 부토가 국민들을 다독거리면 정국이 조기 수습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이종화(46) 교수는 “무샤라프정권에 대한 이슬람세력의 협조여부가 최대 관건”이라며 “무샤라프와 부토 사이의 권력분점이 약속대로 된다면 정국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차도르와 히잡 쓴 ‘무슬림 바비인형’ 인기

    차도르와 히잡 쓴 ‘무슬림 바비인형’ 인기

    전세계 여자아이들의 친구 ‘바비인형’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무슬림 바비인형’으로 출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살마’라고 이름 붙여진 이 무슬림 바비인형은 기존의 바비인형과 마찬가지로 예쁜 얼굴과 서구형의 몸매를 자랑한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점은 옷차림에 있다. 살마 인형은 무슬림 여자들의 전통 복장인 ‘차도르’(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덮는 옷)를 입고 있으며 머리에는 ‘히잡’(아랍권 여성들이 외출할 때 머리에 쓰는 가리개)을 쓰고 있다. 기존의 바비인형이 대체로 노출이 심한 드레스나 짧은 팬츠 차림인 것과 비교해 매우 대조적이다. 살마 인형의 디자이너 수커마와디 수라이만은 “어린 조카가 바비인형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며 “아이들이 살마 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인도네시아의 전통문화를 학습하고 계승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8달러(한화 약 74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살마 인형은 현재 인도네시아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코란·성경 신에 대한 사랑 중시”

    전세계 이슬람 학자 138명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종교간 이해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12일 BBC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서한은 지난해 교황의 이슬람 관련 설화와 관련, 이슬람 학자 38명이 교황의 사과성명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발표한 지 1년 만에 나온 것이다. 교황은 지난해 9월 독일의 한 대학 강연에서 “이슬람은 칼로 믿음을 전파한 사악한 종교”라는 비잔틴제국 황제의 말을 인용해 이슬람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우리와 여러분들의 공통어’라는 제목의 서한은 이슬람 경전인 코란과 성경의 구절을 비교하며 두 종교 모두 신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한은 “전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의 관계가 세계 평화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면서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믿음에 근거해 무슬림을 공격하지 않는 한 무슬림은 기독교인들을 적대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교황을 비롯해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와 루터교, 침례교, 그리스정교 등 각 종교 지도자들에게 발송됐다. 서한에 서명한 인사들은 러시아, 크로아티아, 코소보, 시리아 등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명망있는 무슬림 학자와 정치인들이 망라돼 있어 파장이 클 전망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성스러운 10곳은 어디?

    세계에서 가장 성스러운 10곳은 어디?

    세계에서 가장 성스러운 곳은 어디일까? 그리스 올림푸스산과 페루의 마추픽추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지(聖地). 수많은 관광객들과 순례자들은 성지를 방문해 그 위용과 장관에 탄성을 지른다. 최근 영국의 유명 사진작가 마틴 그레이(Martin Gray)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성스러운 곳들을 사진집에 담아 여행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음은 사진집이 소개한 ‘세계에서 가장 성스러운 곳 10’. 멘-안-톨 스톤(Men-An-Tol Stone) 영국 콘월(Cornwall)에 있는 ‘멘-안-톨 스톤’은 그 지역의 민속문화가 잘 드러난 성지로 이곳을 방문한 순례자들은 이곳이 류머티즘과 척수질환등과 같은 병들을 치료해 준다고 믿고 있다. 올림푸스산(Mount Olympus) 그리스 신들이 산다고 믿고 있는 순례자들은 이곳으로부터 어떤 정신적인 에너지가 발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근처의 동굴과 숲에서는 수행자와 히피(Hippie)들이 살고있다. 루사노(Roussanou)수도원 그리스의 정통수도원인 루사노 수도원은 사암의 절벽에 자리잡고 있는 수도원이다. 현재는 24개의 수도원 중 6개만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지만 수도원을 통해 구석기시대의 흔적들도 찾아볼 수 있다. 11세기 경부터 수도사들이 생활을 해오고 있다. 넴루트다기(Nemrut Dagi) 터키에 있는것으로 1881년에 발견되기 전까지 지역 목자들에게만 알려진 곳. 성안티오쿠스(St. Antiochus)의 묻혀있는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원과 다양한 조각품들이 발견되었다. 예루살렘(Jerusalem) 수천년동안 영성의 성지로서 존재해온 곳. 유대인과 기독교인 그리고 무슬림에게 가장 중요한 성지로 남고있다. 난타이산(Nantai San) 일본 닛코(日光)에 있는 난타이산은 예로부터 ‘슈겐도’(밀교의 한 파로 주법(呪法)을 닦고 영험을 얻기 위해 주로 산속에서 수도하는 종파)수도자들이 수행하던 산이었다. 근처에는 빼어난 장관을 뽐내는 폭포와 강이 있으며 특히 가을철에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일라스산(Mount Kailash) 매년 1000명의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특히 ‘시바’(힌두교 시바파의 최고신)의 성지로 알려져있어 힌두교신자들이 주로 찾고 있다. 라파누이(Rapa Nui) 태평양 동부에 있는 ‘라파누이’는 오래 전부터 써왔던 ‘롱고롱고’ 상형문자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조상(彫像)들로 유명하다. 부드러운 화산석인 응회암으로 만들어진 석상들은 높이가 3~12m이며 무게가 50t 이상 되는 것들도 있다. 마추픽추(Machu Picchu) 페루 중남부 안데스 산맥에 있던 고대 잉카 제국의 요새 도시. 우르밤바 계곡지대의 해발 2280m에 있으며 마추픽추는 ‘나이 든 봉우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도시의 총면적은 5㎢이며 서쪽의 시가지에는 신전과 궁전, 주민 거주지 구역이다. 스와얌부나트(Swayambhunath) 사리탑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약 2000년 전에 건립되었다. 라마교의 성지로 사원에는 385개의 계단이 있으며 그 양쪽에는 불상·사자·코끼리 등을 새긴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또 경내에는 각양 각색의 탑이 있어 미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경내에는 원숭이가 많이 살아 원숭이사원이라고도 하며 늘 성지를 순례하는 교도들로 만원을 이룬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민주주의 진정한 의미는

    미얀마 사태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는 다큐멘터리가 세계에서 동시에 방영돼 이목을 끌고 있다. 세계 43개의 공영 방송사들은 8일부터 18일까지 기획 다큐멘터리 ‘왜 민주주의인가(Why Democracy?)’ 시리즈를 함께 방송하는 이벤트를 벌인다. 이 시리즈는 스텝스 인터내셔널에서 4년에 걸쳐 제작한 것으로 각기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 실험과 현주소를 담고 있는 작품 10편으로 구성돼있다. 우리나라는 EBS가 참여해 시리즈 가운데 5편을 추려 8일부터 12일까지 매일 오후 9시50분에 ‘다큐-10’을 통해 방송한다.EBS관계자는 “작품을 검토한 결과 우리나라 방송에 부적합하거나 수준 미달인 경우도 있어 5편만 골라 소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영국 BBC, 미국 PBS, 일본 NHK, 프랑스 ARTE, 독일 ZDF 등도 참여한다. 처음 방송을 타는 8일 ‘초등학교 반장 선거’는 중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반장 선거과정을 아이들의 눈으로 조명한다.8살짜리 아이들은 처음으로 접하는 민주적인 선거를 겪으면서 ‘민주주의는 뭘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체득해나간다. 9일 방송되는 ‘카툰 분쟁’도 눈여겨볼만 하다.2005년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 포스텐에 실렸던 12컷의 마호메트 풍자 만화가 전 세계 이슬람권의 분노를 산 이유와 이후 무슬림들이 일으킨 항의 시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각계의 견해 등을 들여다본다. 이밖에 10일에는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라이베리아공화국의 엘런 존슨 설리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하는 ‘라이베리아의 철의 여인들’을,11일에는 민주주의에 반대하고 극단적 애국주의를 지향하는 러시아의 한 마을 이야기인 ‘신과 황제 그리고 조국을 위하여’를 방송한다. 또 마지막으로 12일에는 ‘대통령과 함께 저녁식사를’편에서 군부 지도자 출신의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과연 대통령이 된 군사 지도자가 파키스탄의 민주주의 수장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본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동명부대 주둔 레바논 티르 가다

    동명부대 주둔 레바논 티르 가다

    ‘숙명의 트라이앵글´. 미국의 석학 노엄 촘스키 교수는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레바논 분쟁의 본질을 미국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이 맺고 있는 증오와 공모의 삼각관계에서 찾는다. 이 레바논 땅에 7월 19일 유엔의 푸른 모자를 쓴 우리 장병 359명이 파견됐다. 현재 레바논 상황은 그동안 우리 군이 파병됐던 여느 지역과 다르다.1년전 유엔 결의안 1701호에 따라 정전에 합의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지만, 상호 비난과 공격 위협은 나날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군의 협조를 얻어 레바논 남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동명부대를 현지 취재했다. |레바논 티르 이세영특파원|지난해 여름 레바논을 엄습한 34일간의 전쟁은 인류가 움켜 쥔 한 줌의 도덕이 얼마나 허망하고 무기력한 것인지를 여지 없이 폭로했다. 강자의 이익이 정의로 통용되는 ‘거대한 체스판’ 위에서 ‘전쟁기계’ 이스라엘을 향한 서방 세계의 비난은 불의한 동맹에 부역하지 않았음을 증빙하려는 ‘알리바이 만들기’에 가까웠다. 유엔이 뒤늦게 휴전을 중재하고 평화유지군을 증파했지만 레바논의 상처와 절망을 치유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나라에 진정 필요한 것은 군대가 아니라 집과 의약품이라는 지성들의 쓴소리도 이어졌다. ●7월전쟁 그후… 아물지 않은 상처들 베이루트에서 동명부대 주둔지인 티르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양편엔 지난해 ‘7월전쟁’이 남긴 파괴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구멍 뚫린 집들과 주저앉은 교량. 이스라엘군의 정밀폭격으로 파괴된 것들이다. 수년은 족히 공사가 중단된 듯한, 뼈대 뿐인 건물들도 자주 눈에 띈다. 언제 폭격을 당할지 몰라 완공을 포기한 것이란 게 동행한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명부대 주둔지에 인접한 남부 최대도시 티르.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국내에는 알려졌지만 ‘자살폭탄 공격의 성지’로 불릴 만큼 시아파 무장단체의 활동이 왕성한 곳이다. 주민들 대부분 시아파 무슬림으로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시아파 정당 아말의 강력한 지지기반이다. 시가지 초입에서 기자들을 반긴 것은 지난해 ‘최강’ 이스라엘을 상대로 기적같은 승리를 이끈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대형 초상. 그의 사진은 도로변 상점 진열장에서 승용차 뒷유리, 심지어 노점상의 리어카에도 어김 없이 붙어있다. 헤즈볼라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기자를 태운 버스가 주택가 도로에 멈춰서자 젊은이 10여명이 일제히 몰려들어 손가락으로 헤즈볼라의 상징인 ‘V’자를 그려 보인다. ●‘난공불락’ 3중 방어시설 동명부대는 티르 시가지에서 북동쪽으로 3㎞ 떨어진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잡고 있었다. 콘크리트 ‘T’자 장벽과 돌과 흙을 채워넣은 마대형 장애물로 쌓은 3중의 방어벽은 외부로부터 로켓포 공격 쯤은 거뜬히 막아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대 관계자는 “8월 한달 입수한 테러 첩보만 27건에 이르는 등 결코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명부대는 작전지역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헤즈볼라의 지역 지도자들과 비공식적인 대화채널을 가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들의 영내생활은 비교적 여유가 넘쳐 보였다. 일과를 마치면 운동을 하거나 영내 독서실과 노래방,DVD방에서 여가를 보낸다. 컨테이너 막사 앞에서 만난 한 부사관은 “작전을 나갈 때를 제외하면 영내 생활은 한국에 있을 때보다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평화만 지켜 주면 친미 국가도 괜찮다” 동명부대는 영외에서 펼치는 감시·정찰 활동 못지않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민사작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주민들의 민심을 얻지 않고선 효과적인 작전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달 초부터 작전지역내 5개 마을을 순회하며 교량·학교시설 개·보수 등주민숙원사업 설명회를 갖고 있다.11일 주둔지에서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부르즈라할 마을에서 열린 오수관로 기공식은 시끌벅적한 시골장터 풍경을 연상시켰다. 행사가 열린 마을 광장 주변으로 몰려나온 500여명의 주민들은 “코리안 베리 굿”을 연발했다. 여대생 파티마(19)는 “한국군은 젠틀하고 친절하다. 이스라엘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면 친미국가라도 상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동명부대는 예산이 없어 수년째 방치된 마을의 하수시설을 이달 안으로 완공해 주기로 약속했다. 공사는 부대가 현지업체를 선정해 실시하되 마을 주민들을 우선 고용하도록 계약을 맺기로 했다는 게 김용 민사작전반장의 전언이다. ●‘숙명의 트라이앵글’ 벗어날 수 있을까 하지만 민심을 얻기 위한 다각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대의 안착을 낙관하기엔 아직 이른 듯했다. 주민들의 반응은 당장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의 표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부르즈라할 주민 후세인 리블리니(35)는 “이탈리아군도, 정부군도 싫다. 다만 한국군은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레바논 남부로 무기가 반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동명부대의 주된 임무가 주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헤즈볼라의 무력기반을 약화시키기 위한 조치란 점이다. 자칫 헤즈볼라와 충돌이라도 빚어지는 날엔 주민들의 태도가 하루아침에 적대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지난 7월 16일 탄자니아군과 접촉하기로 한 티르 외곽의 약속 장소에서 동명부대원들이 도착하기 직전 폭탄공격이 발생했다는 사실도 이같은 우려를 가중시킨다. 대륙의 끝자락에서 1만여㎞를 날아 낯선 이방 땅에 둥지를 튼 359명의 젊은이들. 이들이 상심의 땅 레바논에 희망의 ‘동명(東明)’을 비춰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이 짜놓은 견고한 ‘숙명의 삼각형’을 뚫고 나가기엔 이들의 열정이 지나치게 맑고 순수하게만 보이는 까닭이다. sylee@seoul.co.kr ■동명부대는 어떤 부대 |티르(레바논) 이세영특파원|레바논 동명부대는 이라크에 파견된 자이툰부대, 아프가니스탄의 다산·동의부대와 달리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따라 파병된 유엔 평화유지군이다.2006년 8월 유엔의 공식 요청을 받아 파병이 결정됐다. 레바논은 우리나라가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을 위해 군대를 파병한 5번째 국가다.PKO 활동을 위해 전투병을 파견한 국가로는 동티모르에 이어 두 번째다. 동명부대의 임무는 유엔 결의안 1701호에 따라 이스라엘 접경지역인 레바논 남부에서 정전상태를 감시하는 것. 그 중에서도 핵심은 현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무기가 반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헤즈볼라의 무장해제 임무는 담당하지 않는다는 게 군 당국의 공식 입장이다. 지난 7월 19일 부대 배치를 마치고 8월 13일 이탈리아 대대로부터 책임지역의 작전권을 인수했다. 작전지역은 리타니강에서 티르시 남단에 이르는 동·서 7㎞, 남·북 8㎞ 구역. 이 지역의 마을들은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시아파 정당 아말의 영향력 아래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부대 병력은 359명으로 장교가 78명, 부사관이 135명이다. 특전사 소속 전투병이 주력이다. 병사 144명은 행정·통신·의무·수송 등을 담당하는 지원병력이 대부분이다.4륜 ‘바라쿠다’ 등 장갑차 14대와 81㎜ 박격포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력사용은 자위적 목적에 엄격하게 한정된다. 장갑차는 감시·정찰 활동에 주로 이용된다. 원활한 작전 수행을 위해선 주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민사작전도 병행한다. 교량과 학교시설 개·보수 등 주민숙원사업과 의료지원 활동이 주를 이룬다. 주민 수는 4만 8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유엔 요청에 의한 파병인 만큼 주둔경비는 유엔이 부담한다. sylee@seoul.co.k
  • [단독]한국 무슬림 4人 ‘구출순례’ 했었다

    [단독]한국 무슬림 4人 ‘구출순례’ 했었다

    “우리들의 활동이 피랍자 석방에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종교 때문에 서로 반목하지 않고 평화롭게 같이 살기를 원합니다.” 한국에 사는 이슬람교인들이 아프간 피랍자 석방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건너가 탈레반 고위 지도자와 수차례 전화 협상까지 벌이는 등 적극적인 인질 석방 활동을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이슬람 인터넷 뉴스사이트인 ‘이슬람 온라인’에 소개되기도 했다. 파키스탄인 줄피카르 알리 칸 대표와 이행래 이맘(이슬람 예배집전자), 이주화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선교국장, 정진수 선교위원 등 4명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일까지 아프간 접경인 파키스탄 페샤와르 지역을 방문, 피랍자 석방 활동에 주력했다.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이슬람 서울중앙성원에서 만난 줄피카르 대표 등은 “앗 살람 알라이쿰(당신에게 신의 평화를)”이라는 인사와 함께 한결같이 “생명을 소중히 하라는 이슬람 가르침을 실천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이들의 면면은 한국정부 협상단 못지않았다. 한국에서 10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줄피카르 대표는 아프간 국경지대인 파키스탄 페샤와르가 고향으로 파슈툰족 명문 집안 출신이다. 이 이맘과 이 국장은 아랍어에 능통하고 아랍권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정 위원은 파키스탄에서 7년동안 유학한 경력이 있다. 줄피카르 등은 다양한 인맥을 활용해 지난달 24일 파키스탄 종교 지도자를 만난 데 이어 26일에는 파키스탄 상원 의원 등을 만나 자신들의 뜻을 전달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이어 27일 오전 파키스탄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방문 소식과 방문 이유를 내보내도록 해 석방 여론을 환기시켰고, 저녁에는 탈레반 지도자와 직접 전화 협상을 했다. 이 국장은 탈레반과의 전화에서 “한국에는 무슬림이 3만 5000명에 이르고, 서울만 해도 무슬림이 1만 5000명이나 된다는 점과 함께 인질을 무사히 돌려보내면 이슬람이 평화와 우애의 종교라는 것을 널리 알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몇차례 통화 끝에 ‘우리들이 출국하기 전에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탈레반 지도자가 ‘손님이 오면 그냥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아프간 속담을 언급했다.”면서 “그 말을 듣고 좋은 소식을 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파키스탄으로 향했던 것은 아프간 피랍 사태가 한국 무슬림들에게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이들은 “부산 모스크는 사람들이 돌멩이를 던져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면서 “2004년 고 김선일씨 피랍 사태 정도는 아니지만 협박 전화가 걸려오는 등 걱정스러운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줄피카르는 “종교가 다르지만 평화롭게 같이 살기를 원한다. 종교 때문에 반목하지 않고 공동체로서 함께 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 이맘은 “한국인은 이슬람의 실체를 너무 모른다.”면서 “이슬람을 테러리즘과 동일시하는 선입견이 많지만 신앙과 정치를 구분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시시때때로 모스크 주변에서 큰 소리로 테러리스트들은 한국을 떠나라는 식으로 매도하고 위협하는 것은 한국 사회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면서 “이슬람이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라는 점을 조금만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정부의 아프간 현지 대책반에서 아프간 언론에 대한 홍보를 담당했던 황의갑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한국 무슬림들이 파키스탄 야당 지도자를 만나 탈레반 지도부를 설득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美 테러와의 전쟁 6년 성과있나

    MBC ‘W’는 9·11 테러 6주년을 맞아 7일 오후 11시50분 ‘테러와의 전쟁 6년, 세계는 안전해졌나’를 내보낸다. 지난 6년 동안 미국의 대테러 전쟁이 국제 사회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미국·영국·파키스탄·이라크 등 4개국 동시 취재를 바탕으로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지난 7월 미국 정보기관의 NIE(국가정보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국제적 대테러 노력으로 알카에다의 능력을 크게 제한시키기는 했다. 하지만 알카에다는 현재 빠르게 부활하고 있다. 또 기술의 발전으로 인터넷·휴대전화로 지역 테러단체들과 긴밀히 연계할 수 있게 되면서 프랜차이즈식 조직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또한 무차별적 대테러 전쟁은 오히려 테러 세력을 키우는 꼴이 됐다. 미국 편에 선 아랍 독재정권들에 대한 반감과 반무슬림 정서는 이슬람 세계를 더욱 급진적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알카에다의 은신처로 지목되고 있는 파키스탄은 연일 계속되는 테러와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이라크는 테러리스트 양성소로 변모한 지 오래다. 최근 이라크에서는 자살폭탄테러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말까지 1년 동안 발생한 건수가 최소한 540건에 이른다. ‘W’는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감지되는 테러리스트 단체의 움직임과 미국의 대테러 전쟁이 빚어낸 참혹한 실상을 들여다본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이지영씨 등 3인이 전하는 피랍생활

    이지영씨 등 3인이 전하는 피랍생활

    납치된 다른 인질들에게 석방 기회를 양보한 것으로 알려진 이지영(37)씨는 귀국 사흘째인 4일 큰 오빠 진석(40)씨에게 조금씩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납치됐다 가장 먼저 풀려났던 김경자(37)·김지나(32)씨도 이날 경기 안양시 샘안양병원 지하1층 샘누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프간에서의 피랍 상황과 심경을 밝혔다. 이들은 “이번에 아프간으로 떠나기 전 팀원들이 유서를 써두고 갔다. 아프간으로 떠나기 직전 교회에 제출했으며 자율적으로 썼기 때문에 팀원 중 절반 이상이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 3명으로부터 아프간 피랍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동굴생활 며칠뒤 민가로 이동 피랍된 지 5일이 지난 7월24일 이씨는 심성민·김지나·김경자씨 등과 함께 동굴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환경은 열악했지만 탈레반은 피랍자들에게 위협을 가한다거나 폭력 등은 행사하지 않았다. 단지 “너희가 무슬림이었다면 풀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폭력이나 협박이 있었던 다른 그룹과는 달리 이씨의 그룹은 탈레반과 비교적 사이가 좋았다. 며칠간의 동굴생활 뒤 탈레반이 피랍자 4명을 데리고 다른 주거지인 민가로 이동했다. 동굴보다는 상황이 나았지만 환경이 열악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갑자기 탈레반 쪽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라고 말했다. 평소 피랍자들과 머물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탈레반에서 꽤 높은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이 직접 찾아와 요구했다. 이씨는 그 사람이 탈레반의 지도자격 사람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 사람은 “인터뷰를 하라.”고 말했고, 이씨는 전화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 인터뷰를 한 다음날 탈레반이 심씨를 끌고 나갔다. 아무도 이유를 몰랐다. 당시 이들은 심씨가 살해됐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심씨가 탈레반과 사이가 나쁘지도 않았기 때문에 살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탈레반은 심씨에게 남성용 차도르를 씌운 뒤 숙소를 빠져나갔다. 탈레반은 심씨가 한국에 갔다고 말할 뿐이었다. ●“구토·감기증세에 탈레반이 약 챙겨주기도” 심씨가 끌려나간 직후 이씨는 구토와 감기 증세로 며칠을 앓았다. 탈레반은 감기약을 가져다 주며 나름대로 신경을 써줬다. 감자, 사과주스, 콜라 등의 음식도 챙겨주기도 했다. 그 뒤 몸 상태가 호전됐다. 그리고 석방 얘기가 나왔는데 이씨는 김경자씨와 김지나씨에게 “나는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언어가 통하니까 먼저 나가라.”고 말하며 양보했다. 당시 이씨는 가족에게 죄송스러웠으나 ‘내가 남아있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안양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금지령 해지 후 아프간 선교 계속”

    “금지령 해지 후 아프간 선교 계속”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가 미국의 유명 기독교잡지 ‘크리스쳐니티 투데이(Christianitytoday)’와 인터뷰를 갖고 소속 교인들의 피랍과 석방과정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털어놨다. 이 인터뷰에서 박 목사는 정부의 규제를 넘지 않는 선에서 중동 지방 선교를 계속 해나가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목사는 “교회는 후회뿐이다.”라는 말로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들, 특히 기독교인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비판적이며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면서 “인질들이 피랍된 상태에서는 드러내고 비판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피랍자들이 돌아온 지금 그동안 갖고 있었던 생각을 쏟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테러단체가 대면 접촉을 한 것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 여론에 대한 질문에는 “국제적인 이슈가 될만한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며 “그러한 여론을 무릅쓴 정부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선교 활동에 대한 질문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박 목사는 “이 사건으로 무슬림 국가들에 대한 선교의 길이 막히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위험 지역이 아닌 무슬림 국가들로 선교단을 파송하려 한다. 아프가니스탄은 금지령이 해지된 후에 다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 칼 언스트 교수 인터뷰

    美 칼 언스트 교수 인터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슬람 세계에 다가가려면 코란이 아니라 역사를 연구해야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이슬람 문명 전문가인 칼 언스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종교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은 획일적인 문명이 아니라 다양하고 다원적인 세계”라면서 “개별적인 국가에 대한 연구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슬람 세계에 접근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무엇인가. -이슬람 세계를 하나로 묶어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슬람 내에도 인종적·언어적·경제적으로 각각 다른 계층과 국가들이 존재한다. 당연히 이들의 이해도 각각 다르다. 단선적이 아니라 다원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종교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가. -코란만 알면 이슬람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슬람 세계는 나폴레옹 전쟁이후 제1차 세계대전까지 식민지 지배를 받아왔다. 그 때문에 안보에 대한 불안이 뿌리깊게 남아있다. ▶한국인 23명이 납치됐던 아프가니스탄의 경우를 설명해달라. -아프간은 영국의 식민지였고 옛 소련의 침략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연합군이 주둔하고 있다. 외부세력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매우 강하다. 이런 나라에서의 선교활동은 제국주의의 침략과 마찬가지로 인식된다. ▶한국 정부가 이슬람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의 정부는 각자 우선순위를 둔 정치적 어젠다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미국 정부의 경우 이슬람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 데 관심이 없다. 오히려 이미 결정된 정책을 추진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슬람 지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 밖에서부터 교류가 시작되는 것이 좋다. ▶구체적으로 어떤 교류가 가능한가. 대학과 연구소, 비정부기구(NGO)가 나서면 된다. 이들이 특정 개별국가에 초점을 맞춰 연구와 교류활동 등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물관에서 문화재를 교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사회 교류활동도 봉사라는 개념보다는 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아프간만 하더라도 카불에 훌륭한 문화재가 많다. 또 이란과 쿠웨이트, 오만, 말레이시아 등 많은 이슬람 국가들이 문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좋은 나라들이다. ▶우선적으로 접근할 만한 나라는. -터키를 추천한다. 터키는 대학과 연구소 등이 문화 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에 매우 좋은 나라다. 먼저 터키에 기반을 잡은 뒤 다른 이슬람 국가들로 교류를 확대하면 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같은 국가에도 한국, 일본, 중국 등과 공유할 수 있는 ‘아시아적 가치’가 존재하나. -아시아적 가치라는 말은 유교적 가치를 의미할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지식인들이 무슬림인 말레이인과 유교적 세계관을 지닌 화교들 간의 마음을 여는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는 역사적으로 불교와 힌두교에 매우 열린 태도를 보여왔다. 한국의 경우도 이슬람 국가들의 다양한 인종, 종파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dawn@seoul.co.kr ●언스트 교수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중동 및 이슬람 문명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뒤 하버드 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은 언스트 교수는 인도와 파키스탄, 터키, 이란, 이집트,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이슬람 문명을 연구했다. 저서 ‘무하마드를 따라서:현대 세계에서의 이슬람 재평가’는 수많은 국제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출판됐다.
  •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선교戰’이 사태불러

    ‘복음 전파야말로 예수의 가장 중요한 명령.’‘모든 족속으로 제자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많은 기독교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도와 선교는 의무이자 당위이다. 그런 만큼 ‘세계 두번째의 선교강국’‘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교열정’ 같은 말들은 한국 개신교 교회와 신자들에게는 큰 자부심이자 명예이다. 그러나 이같은 칭찬(?)은 한국 개신교의 고질을 가린 ‘아주 위험한 수사’임을 이번 피랍사태는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세계 기독교계가 주목하는 한국 교회의 ‘사상 유례없는 교세확장’과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선교열정’의 끝을 가리키는 증거가 된 셈이다. 한국 개신교 교회들이 앞다투어 해외선교에 나선 것은 80년대말 사회주의권 붕괴와 90년대 세계화의 흐름에 편승하면서부터. 북한에 대한 남한체제의 우월감에 더해 사회주의에 대한 승리를 기독교의 승리로 여기는, 이른바 ‘한국 기독교 선교의 정복주의적 경향’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28개국에 1만6616명 선교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한국교회가 파송한 해외 선교사는 228개국에 1만 6616명. 영국의 2배이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 무려 9000여명이 나가 있다.‘지구촌 어디에서도 한국 선교사가 없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다. 문제는 선교의 열정만 앞세운 각 교단과 교회의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는 ‘선교 무한경쟁’으로 인한 비극이다. 지난 4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선교활동 중이던 이모(42) 목사는 괴한들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2004년 4월에는 한국인 목사 7명이 선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라크에 들어갔다 무장세력에 납치되었다. 이번 사태만 해도 정부가 탈레반이 수감 동료 석방을 위해 한국인 납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아프간 입국을 막으려 했으나 결국 소송불사로 맞선 봉사단원들이 참극을 맞은 것이다. 교계에서 선교사를 얼마나 위험한 곳에 많이 파견했는지가 교회와 신자들의 ‘독실한 신앙심’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통한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위험지 파견정도가 신앙심 척도 해외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그나마 활동 영역과 내용이 비교적 잘 파악되고 있는 편. 이에 비해 개별 교회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봉사 명분의 ‘단기선교’는 그 실태조차 집계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들의 선교가 거리낌없이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선교’로 치우칠 수밖에 없고 위험성도 그만큼 커지는 이유이다. 이번 피랍된 샘물교회 봉사단원이 출국전 ‘유서를 써놓았다.’는 이야기도 그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번 탈레반 납치단체도 인질 석방 협상과정에서 “분당샘물교회 단원들이 무슬림을 개종시키려는 선교단체임을 알고 있다.”고 살해협박을 거듭했다. 이처럼 해외선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교회들은 선교를 놓고 ‘전도’보다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교리에 충실한 인도주의적 봉사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순수한 봉사활동까지 선교와 전도로 보는 데 대해 크게 반발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인질 석방결정 직후 “인질 석방을 위한 합의사항 중 아프간 선교중지의 큰 뜻을 존중, 정부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기본적으로 선교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는 것도 그같은 이유에서다. 개신교 교회들은 이번 피랍사태 이후 잇따랐던 이슬람권을 비롯한 위험지역에서의 해외선교, 특히 ‘공격적 선교’에 대한 비판과 정부 당국의 법적 조치로 일단 해외선교를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KNCC 등 양대 교단연합체와 세계선교협의회(KWMA)가 30일 오전 한기총 회의실에서 아프간 사태 이후의 한국교회의 역할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갖는 것도 같은 맥락. 그러나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그동안 교단 연합체와는 별도로 움직여 왔고 해외선교와 봉사활동에 대한 한기총과 KNCC, 선교단체의 입장 차가 적지 않은 현실. 해외선교와 봉사를 일괄적으로 통제하거나 아우르는 대책 마련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피랍자 추가 석방] ‘선교마케팅’ 개선을

    [피랍자 추가 석방] ‘선교마케팅’ 개선을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선교봉사단 피랍사태가 28일 밤 극적인 협상타결로 해결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공포와 불안의 41일이 남긴 충격과 슬픔은 단비처럼 날아든 협상타결 소식의 기쁨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이번 사태는 한국 정부는 물론 언론과 기독교계, 그리고 시민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 서울신문은 테러문제 전문가인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장과 이슬람 전문가인 이원삼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 소장파 신학자로 한국 개신교의 성찰과 전환을 촉구해 온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장을 초청해 좌담을 가졌다. 사회는 이석우 서울신문 국제부장이 맡았다. ●사회 피랍자 석방에 합의를 이뤘지만 테러집단과의 타협이란 선례를 남김으로써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최진태 소장 테러조직과의 협상은 하지 않는다는 게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암묵적 합의다. 일단 테러조직에 양보를 하면 또 다른 테러를 불러온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탈레반과 협상을 하면서 ‘협상’ 대신 ‘접촉’‘대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동시에 정부는 피랍자들의 안전과 무사 귀환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김선일씨 사건에 대한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한 탓이다. 다만 탈레반과의 대면접촉이 첫번째 희생자가 난 뒤에야 이뤄진 것은 유감이다. 탈레반의 요구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이번 협상이 제2, 제3의 테러를 부를 것인지는 좀더 두고 볼 문제다. ●이원삼 교수 정부가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있다. 테러단체와 협상·거래를 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보여준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도 좋다. 어차피 테러에 대한 대응은 국제적 룰이 정해진 게 없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게 최선이다. 미국도 자국민이 납치됐을 때 협상한 전례도 있다. ●김진호 소장 사실 이번 사태가 빚어진 데는 한국의 비정부기구(NGO) 활동이나 선교가 국제적 공신력을 갖지 못했다는 점도 작용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선교 마케팅’으로 불리는 한국 기독교의 공격적 선교행태다. 국내적 필요를 위해 국제적 선교를 활용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피랍사태 초기 전세계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것에는 이같은 한국 개신교의 선교행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 여론이 작용했다. ●사회 정부가 아프간 현지에서 기독교 선교활동 금지를 약속했는데 실현가능할까. ●김 소장 아랍지역 선교는 상당히 위축될 것이다. 국가의 지침에 자발적으로 순응해서라기보다 이것을 어기면 ‘법인’으로서 활동하는 데 여러 가지 불이익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조치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개신교의 선교가 문제점을 안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교란 국가가 나서서 ‘하라 마라’ 할 영역은 아니다. 과연 지금의 한국 선교가 국제평화와 현지인들의 행복을 위해 필수적인지 성찰은 물론 필요하다. ●최 소장 피랍자들이 전적으로 개신교 봉사단체 소속이었기 때문에 납치단체의 표적이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1968년부터 2006년까지 테러를 1회 이상 겪은 국가가 189개 국가다. 그만큼 테러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 단체든 순수 NGO든 테러에 노출되지 않는 최선의 방책은 테러 다발지역에 가지 않는 것이다. 불가피할 경우 안전대책을 충분히 강구해야 한다. 다만 한국 개신교의 공격적인 선교방식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수요자 입장을 고려한 봉사가 아니라 공급자 관점에 따른 접근이 반발을 불러온 측면이 크다. ●사회 개신교계 내부에 자성의 움직임은 있나. ●김 소장 한국 교계에 특별한 선교적 성찰이 있을 것 같진 않다. 사회적 시각은 극도로 부정적이지만 분당 샘물교회의 교인이 피랍사태 이후 늘어난 것에서 알 수 있듯 해외 선교를 주도하는 교회의 교세는 위축되지 않고 있다. 이른바 ‘선교 마케팅’이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선교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한국 교회가 해외 선교를 본격화한 시기가 국내에서 교세 팽창이 벽에 부딪친 1980년대 이후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 개신교의 선교 활동은 한국 교회가 겪고 있는 내적 위기를 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이 교수 사실 이슬람권에도 성당과 교회는 다 있다. 오래전부터 유대교·가톨릭이 공존해 왔다. 문제는 한국 개신교가 이슬람 지역에 나가 선교를 하면서 필요 없는 적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선교를 하려면 현지의 언어와 문화를 알고 가야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열정만 갖고 무작정 간다. 이 때문에 호의를 갖고 가지만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슬림에겐 이슬람교가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생활이고 관습이며 모든 규범의 지배원리다. 이들에게 개종을 하라는 건 삶의 방식을 포기하라는 것, 한마디로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유럽의 기독교 역시 이슬람권 선교를 한다. 하지만 이들의 선교는 대를 이은 선교다. 관습과 언어, 심지어 사투리까지 익히고 그들의 삶에 철저히 녹아든다. 우리처럼 단기코스가 아니다. ●김 소장 단기 선교의 문제를 지적하자면, 이번에 피랍된 사람들도 열흘짜리 선교팀이다.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려면 안전에 대한 자기 감수성이 있어야 하고 현지인과 의사 소통할 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의 단기 선교는 일종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위험한 곳에 보내 선교를 시킴으로써 교회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목회자들 역시 선교팀을 이끌고 위험 지역을 다녀오면 ‘차세대 주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현지인과 대화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교회가 구조적으로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선교를 주도하는 보수 기독교단이 이같은 현실을 성찰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회의적이다. ●이 교수 이슬람교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문제다. 사실 아프간의 상황 악화는 종교 문제와는 무관하다. 소련과의 10년 전쟁에 뒤이은 10년 내전,9·11 이후 또 전쟁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3분의1이 난민이다. 사실 인류 역사상 종교전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를 빌려 전쟁을 벌였을 뿐이다. 중동 지역은 15세기까지만 해도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가 훌륭하게 공존했다. 자기 종교를 지키면서도 다종교·다문화사회 이룬 것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건국 이후 정치적 문제에 석유 확보 문제가 겹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무슬림들도 생존 차원에서 범죄를 저지른다. 심지어 집권 시절 양귀비 재배를 엄금했던 탈레반이 양귀비를 키운다. 이런 것들을 정당화하려면 종교로 포장하는 수밖에 없다. 종교를 자기 정당화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거기에 선교하러 가는 사람들이 사안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 들어가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들어가려면 ‘종교’가 아니라 ‘전쟁의 속성’이 무엇인지를 알고 들어가야 한다. ●사회 우리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과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 소장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테러단체 입장에서 보면 협박만 가지고 요구 사항을 관철시킬 수 있다면 절대 인질을 죽이지 않는다. 협박이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순간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협박이 효과를 거두려고 한다. 두 사람이 희생을 당했는데 정부가 노력했더라도 막기 어려웠다. ●이 교수 정부 대응은 신속했고 적극적이었다. 그것을 탈레반이 인정했기 때문에 그나마 희생을 줄였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정부가 관심 갖고 정비해야 할 게 있다. 사태 초기 아프간 정부의 채널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는 적대적 관계인데 그쪽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었겠는가. 아프간 정부 채널이 벽에 부딪치자 민간단체와 이슬람 단체의 영향력을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들과의 인적 교류 네트워크를 갖지 못한 정부로선 한계가 명확했다. 무엇보다 현지 전문가가 없었다. ●김 소장 이번 사건이나 김선일 사건에서 느낀 것은 우리 정부 관료들이 현지 한국인에 대한 세심한 관심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물론 국가와 관료들이 노력해도 쉽게 안 풀리는 문제들이 있다. 이럴 때 현지에 정착한 한국의 NGO나 기독교 활동가들이 현지인과의 교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문제는 기독교 선교사나 NGO 활동가들이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파고 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 소장 그동안 우리 정부의 외교가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은 지적돼야 한다. 중동과 제3세계에 대한 관심을 갖는 데는 지나치게 인색했다. 중동 등 지역 전문가들을 특별 관리하는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에도 김선일 사건 당시처럼 정부가 부족장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결과적으로 안이한 접근이었다. 지금까지 탈레반을 인정한 국가가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3개국뿐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부족장 채널보다는 탈레반을 인정하고 자금을 대준 주변국가들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했다. ●김 소장 전문가가 없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문제는 국가가 나서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인들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문제는 이번에 정부가 현지 NGO 활동가 철수와 선교활동 금지를 약속함으로써 현지에서 활동하는 건강한 민간 활동가들의 활동 여지마저 없애버린 점이다. 환부를 도려내려다 건강한 부위까지 다치게 만든 셈이다. ●사회 이번 사태가 해외파병 문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 소장 정치권 일부에서도 철군만 하면 한국인 테러 문제가 없어진다고 하는데 순진한 생각이다. 테러 피해를 입은 190여개 나라 가운데 해외 파병 국가가 얼마나 되나. 이번 피랍사건도 파병은 하나의 원인일 뿐 전부는 아니다. 사실 아프간과 이라크 모두 유엔 결의에 따라 군대를 보냈다.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방안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이 교수 개인적으로 해외 파병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테러가 파병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다만 우리처럼 미국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파병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도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중요한 것은 파병 대상국의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그들에게 우리의 파병 목적을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데, 우리가 아무리 비전투부대, 재건지원부대라고 해도 그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파병지와 주변국 정세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장병들의 안전만이 최선은 아니다. 군대를 보낼 때는 어차피 희생을 각오하고 보내는 것인데 그럴 바엔 국제정세를 고려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 점에서 이라크 자이툰부대가 쿠르드 지역으로 간 것은 실책이다. 실익을 챙기려고 했으면 정권을 쥔 시아파 지역으로 갔어야 했다. 또 어차피 보낼 수밖에 없다면 주먹구구식으로 부대를 편성해 보낼 게 아니라 상설적인 파병부대를 조직해 유엔의 요구시 병력을 보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김 소장 국가가 국익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많다. 하지만 군대를 분쟁지역에 보내는 것은 마지막 선택이어야 한다. 국제 평화를 위한 노력은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이번 피랍 사태에서도 드러나듯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 활동가들에게 자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위축 요인이다. ●최 소장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함으로써 국익의 규모도 커진다. 물론 현지인들에 대한 설득 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민사작전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 40여일에 걸친 대규모 피랍사태에서 얻을 교훈은 무엇일까. ●최 소장 테러가 우리와 무관한 남의 나라 일이 아니란 점을 실감하게 된 점이다. 이런 점에서 국가 차원의 대테러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한 때다. 연간 해외 출국자가 1100만명에 달하는 시대다. 그만큼 외국에서 테러에 노출될 개연성이 높아진 셈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 못지않게 개인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 해외 여행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나 교육지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 교수 우리 국민들은 이슬람 문화권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다. 정교일치 문제도 시간이 지날수록 대단히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깊은 연구가 없으면 이해가 불가능하다. 국내에 아랍어를 하는 사람이 수십명이나 되지만 그들의 종교·문화·법에 대해 아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문제는 개인들이 노력해 연구하고 학위를 받아도 취업이나 진급이 어렵다는 점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지역 전문가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 ●김 소장 국제정치가 갖고 있는 반(反)생명적인 속성이 여지없이 폭로됐다.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 기독교와 시민사회의 폭력적 에토스가 생생하게 드러났다. 이 모든 행태들의 뿌리엔 성공·성과 지향적 사고 방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일상화된 폭력·공격지향적 속성들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리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피랍 19명 전원석방 합의] 깜짝 등장 인도네시아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한국인 19명 전원 석방이라는 낭보가 전해진 가운데 마지막 대면 접촉에 깜짝 등장한 인도네시아 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로 이슬람 원리주의자인 탈레반에게는 ‘형’과 같은 존재이다.1979∼8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당시 많은 인도네시아의 무슬림들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무슬림들을 이끌고 직접 전쟁에 참여, 아프가니스탄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적신월사의 사태해결 도왔을 듯 황병하(50) 한국이슬람학회장은 “인도네시아의 제마이슬라미아(JI)는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인 알 카에다의 동남아 지부라고 할 수 있다.”며 “소련 침공 당시 알 카에다 캠프로 넘어가 훈련한 인도네시아 용병들이 당시 학생이었던 탈레반 세력과 함께 훈련을 하면서 끈끈한 정을 나눴을 것이다.”라고 말해 이번 접촉에서 인도네시아가 탈레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평가했다. 직접 대면 접촉에 혜성처럼 등장한 적신월사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영향력이 사태 해결을 도왔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희수(52) 한양대학교 아랍지역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가 적신월사 최대 지분국인 인도네시아의 넓은 이슬람 네트워킹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활용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슬람 사회 안에 존재하는 미묘한 정치적 이해가 인도네시아 대표를 접촉 장소에 등장시킨 이유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동안 대면 접촉에 영향을 끼친것으로 알려진 사우디는 아프간 정부와의 관계 때문에 탈레반과의 협상장에 쉽게 모습을 내밀 수가 없었다. 사우디와 카타르 등은 지금까지 탈레반에 비공식적으로 자금을 제공하며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이번 접촉으로 탈레반에 대한 사우디의 영향력이 직접 확인된다면 아프간 정부가 반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중동국가 정치적 이해 자유로워 이종화(45) 명지대학교 아랍지역학과 교수는 “인도네시아는 이러한 미묘한 중동국가들 사이의 정치적 이해에서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면서 “우리 정부와 탈레반측 둘 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협상을 보증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인도네시아 개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 고위 관계자는 “탈레반측이 이슬람회의기구(OIC) 회원국 관계자를 입회인으로 참석시켜 자기들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이러한 요청을 받아들여 인도네시아 고위급 관리(OIC 담당) 1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印 연쇄폭탄테러 42명 사망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 25일 저녁(현지시간) 테러로 추정되는 연쇄 폭발사고가 일어나 적어도 42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안드라 프라데시주(州)의 주도인 하이데라바드에서는 25일 오후 7시40분 룸비니 놀이공원에서 첫 폭발이 일어났다. 이어 30분 뒤에는 인근 시장에 있는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 ‘고쿨채트’에서도 출입구에 설치돼 있던 폭탄이 터졌다. 주정부 관계자는 이번 연쇄 폭발로 고쿨채트에서 32명, 룸비니 공원에서 10명이 각각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폭발 사건의 배후에 대해서는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PTI 통신은 정보당국이 이번 사건의 배후로 방글라데시에 본부를 둔 이슬람 분리주의 무장단체 ‘하르카트-울-제하디 이슬라미(HUJI)’를 지목하고 있다고 전했다.HUJI가 배후로 추정되는 지난 5월의 사원 폭파 사건에도 같은 종류의 폭발물이 사용됐다는 것이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인구 700만 가운데 40%가 무슬림인 하이데라바드는 종교 분쟁이 그치지 않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5월에도 한 유서깊은 사원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졌으며 경찰은 당시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발포하기도 했다.하이데라바드(인도) 연합뉴스
  • “이젠 더 희생되면 안돼”

    “이젠 더 희생되면 안돼”

    인도 시인 안와르 알리(42)가 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글을 서울신문에 보내왔다. 시론집 ‘물의 평안’과 시집 ‘우기’ 등을 출간한 시인은 말라얄람어와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하는 인도 케랄라주의 대표 작가다.‘아시아문화네트워크’,‘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 ‘인도를 생각하는 예술인 모임’ 등 민족문학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은 지난 수년간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제3세계의 인권과 평화를 위한 연대활동을 펼쳐왔다. 피랍자 무사귀환을 호소하는 제3세계 작가의 글이 한국 언론에 실릴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와르 알리는 현재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학번역원이 진행하는 ‘문화동반자사업’(2007년 6월1일∼11월30일)에 참여, 국내에 머무르며 한국 문학과 문화를 배우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세상의 모든 오사마들 2004년 1월 먼지 가득한 오후, 나는 인도 케랄라주 트리반드룸에서 아프가니스탄 영화 한 편을 보고 있었다. 케랄라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세디그 바르막 감독의 영화 ‘오사마’(탈레반 정권 후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들어진 첫 번째 영화)였다. 넘쳐나는 관객 한가운데서 난 85분 동안 서서 영화를 봤고, 영화가 끝났을 때 내 마음은 피 끓는 눈물로 요동쳤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오사마’는 부시나 빈 라덴과는 아무 상관없는 영화다. 탈레반의 냉혈정치로 남성의 보호 없이는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직업을 가질 수도 없는 여성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그리고 있다. 전쟁으로 남자 가족을 모두 잃자 사춘기도 지나지 않은 소녀와, 어머니, 할머니 세 사람은 동굴 같은 집에 웅크리고 앉아 밥을 굶어야 했다. 할머니가 고심 끝에 생각해낸 방법은 손녀의 머리를 잘라 남장을 시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소녀는 오사마란 이름으로 일거리를 찾아 나서지만, 소녀는 곧 직장을 잃고 탈레반 전사를 양성하는 학교로 보내진다. 남자 행세를 위해 위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결국 여자임이 밝혀진 소녀는 젊은 여성들을 죄수처럼 집에 가둬두는 늙은 물라(무슬림 사제)의 여럿 아내 중 한 명이 되는 벌을 받는다. 영화 ‘오사마’는 잔혹하다. 그 잔혹함은 ‘침략자 미국’의 이미지만으론 설명되지 않는다. 영화 상영 후 어두운 마을 골목길로 도망치듯 걸어갈 때, 소녀와 어두운 집에 갇힌 어머니, 할머니의 탄식이 인간애가 죽어 묻힌 창백한 무덤길을 따라 나를 쫓아왔다. 며칠 동안 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내 고향 케랄라는 수천 종의 생물로 가득한 열대지역이다. 수많은 카스트와 종교가 존재하는 저개발 지역이고, 우리 중 다수는 미국과 유럽, 걸프 지역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우리 공동체는 카스트 내, 종교 내 결혼을 반대하기에는 너무 보수적이다. 다른 문화와 이데올로기를 수용하는 데 열려 있으면서도, 때로 우리 자신의 모순에는 위선적인 태도를 보인다. 난 종교를 믿지 않고, 개인적으론 더 이상 무슬림도 아니다. 하지만 난 이슬람의 위대한 정신과 우리 어머니들과 아버지들이 보여준 자비로운 이슬람식 삶을 존중한다. 힌두교 및 기독교 이웃들의 삶 또한 마찬가지다. ●한국인 피랍자들 속 오사마 일년 전 아프가니스탄 거리에서 마니야판 쿠티라는 한 이주노동자가 살해 되는 일이 있었다. 탈레반은 그의 머리를 잘랐고 시체를 고속도로 옆에 던졌다. 최하층 카스트 출신이었던 그는 가난한 가족을 돌보기 위해 외국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해야 했다. 그의 운명은 어린 오사마와 다를 게 없었다. 지금 난 마이야판과 오사마와 그들의 가족이 한국인의 모습을 하고 내 눈앞에 서 있음을 본다. 내가 인질 상태에서 풀려난 두 명의 한국 여성을 텔레비전에서 봤을 때, 그들의 눈물과 흐느낌을 보고 들었을 때, 난 그들 속에서 오사마와 그녀의 어머니를 봤다. 풀려나지 못한 다른 한국인들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한다. 내 이슬람 어머니들과 할머니들을 대신해 그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한다. 또한 종교적·경제적 판타지에 갇혀 있는 모든 사람들의 해방을 위해 기도한다. 한 명의 시인으로서가 아니라 세계의 모든 절망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쓴다. 한 망명객이 고국에서 그를 찾아온 손님에게 물었다.“내 낙타 주라이크는 잘 있습니까?” “죽었소.” “죽었다고요?” “당신 아내에게 너무 많은 물을 나르느라고요.” “내 아내가 죽었어요?” “네, 그래요.” “어쩌다가요?” “당신 아들을 위해 너무 많이 울었으니까요.” “내 아들도 죽었어요?” “그렇습니다.” “왜요?” “집의 지붕이 무너져 아들을 덮쳤어요.” 정말이지, 이젠 그만 죽어야 한다.
  • [아프간 피랍 한달] 탈레반 전략전술 지침서 첫공개

    [아프간 피랍 한달] 탈레반 전략전술 지침서 첫공개

    미군과 나토(NATO)연합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탈레반 정권이 붕괴된 지 6년. 하지만 한국인 피랍 사건을 비롯한 다수의 외국인 납치 사례와 한시도 끊이지 않는 게릴라전에서 드러나듯 탈레반 세력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다국적군의 대대적인 소탕 작전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은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조직을 재건해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6일(현지시간) 베일에 싸인 탈레반 무장세력의 전술과 전략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내부용 군사교범을 입수해 보도했다.‘무자헤딘(이슬람전사)을 위한 군사 지침서’라는 제목의 이 책자는 144쪽 분량으로 아프간 공용어인 파슈토어로 제작됐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책자에는 각종 무기와 군수품, 통신 장비에 대한 기본 설명에서부터 원격 차량폭탄 테러, 전투기 격추 등 고도의 군사기술까지 꼼꼼히 수록돼 있다. 또 험한 지형을 저속으로 달리는 차량을 어떻게 공격할 것인지를 설명하는 도표와 국가기간시설을 파괴하는 방법, 그리고 정보수집을 위한 스파이 활용법 등도 자세히 적혀 있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과 칼이 표지에 그려진 책의 서문에는 “이교도 무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현 상황에서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은 모든 무슬림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전쟁의 정당성을 역설하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여성과 어린이들까지 탈레반에 가세하도록 설득하는 문구도 눈에 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프간 사태 26일째] ‘석방 보류’ 혼선 왜?

    탈레반이 한국 정부 대표단과의 대면접촉에서 몸이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조건없이 우선 석방한다고 발표하면서 실마리가 풀리는 듯했던 피랍 사태가 탈레반측의 ‘석방 보류’로 혼선을 빚었다. 탈레반의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은 12일 새벽(현지시간) 연합뉴스와 간접통화에서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간밤의 결정을 바꿔 석방 계획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불과 수시간 전 외신을 통해 “여성 인질 2명을 가즈니주 적신월사에 넘겼다.”고까지 얘기했던 탈레반은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일까. ●내부 불화로 인한 혼선인 듯 아마디 대변인은 “여성 인질 2명을 가즈니주 적신월사에 넘기려고 가던 도중 지도부가 결정을 바꿔 안전한 곳으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탈레반 지도부 결정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내부 반대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크다. 즉 지역 조직이나 강경파가 거세게 반발하자 지도부가 이들을 설득할 시간을 벌기 위해 석방 시한을 보류했을 것이란 분석이다.“여성인질 2명을 우선 석방한다는 기본 결정은 바뀌지 않았으며, 석방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아마디의 말은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탈레반은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은 아무런 조건도 붙지 않은 ‘선의와 인도주의’의 표시라고 밝혔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 외에는 협상 여지가 없다고 주장해온 탈레반 내 강경파나 인질 몸값을 노려온 지역 조직 모두에 충분히 불만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국제여론 비난 비켜가는 등 1석2조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을 결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석방 대상자들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들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탈레반으로선 몸이 아픈 여성 인질을 먼저 풀어줌으로써 국제 사회 여론의 화살을 비켜나는 동시에 잦은 이동에 따른 물리적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이중효과를 노린 측면이 크다. 아사히신문은 “인질을 수시로 이동해야 하는 등 관리과정에서 현장 탈레반 요원들의 피로가 겹쳐 현지 사령관에 불만을 털어놓는 사례가 잦다.”고 전했다. 또 피랍 사태 이후 처음으로 협상테이블에 마주앉은 한국 정부에 ‘선물’을 안겨줘 향후 협상과정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고도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여성 인질 2명을 풀어준다고 해도 여전히 19명의 인질을 데리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아프간 정부를 압박해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을 이끌어내도록 유도하겠다는 속셈도 엿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2명의 석방으로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대한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을 위한 압박 카드를 얻은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적신월사 이슬람권의 적십자사다.1876년 러시아와 터키 전쟁 당시 터키의 전신 오스만 제국의 간호 부대가 적십자는 십자군을 연상시킨다며 대신 적신월을 사용한 것에서 유래했다. 적신월(赤新月)은 ‘붉은 초승달’을 뜻하며, 초승달은 무슬림의 정체성과 형제애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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