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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 Q&A]팔레스타인·이스라엘·미국 분쟁원인과 향후 전망

    [이슈 Q&A]팔레스타인·이스라엘·미국 분쟁원인과 향후 전망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또다시 국제사회의 주요 뉴스로 부상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 5500여명과 이스라엘인 1000여명, 외국인 64명이 목숨을 잃었던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봉기)가 일어난 지 10년 만에 3차 인티파다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스라엘이 무슬림 성지 바로 옆에 시나고그(유대교 예배당)를 세우면서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스라엘과 미국은 정착촌 건설 문제를 둘러싸고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현대사를 전공한 홍미정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로부터 팔레스타인·이스라엘·미국 3자를 둘러싼 갈등의 원인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Q: 이·팔 갈등의 핵심은. A: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군사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게 근본 원인이다. 그 중에서도 정착촌 건설이 핵심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국제법을 어긴 채 정착촌을 건설하고 있다. 정착촌 거주민이 동예루살렘만 22만여명, 서안지구까지 합하면 50만명이 넘는다. 정착촌이 들어서면 그 다음은 정착민 안전을 이유로 군대가 주둔하고 팔레스타인 마을들을 강제철거시킨다. 정착촌이 수자원을 독점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겪는 물부족도 심각하다. Q: 이스라엘 정착촌 강행 이유는. A: 이스라엘만의 이스라엘 건설 이·팔 평화협상과 관련한 논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동등한 이스라엘 시민으로 인정하는 ‘1국가 해법’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건설하는 ‘2국가 해법’이 있다. 이스라엘은 1국가 해법을 대단히 싫어한다. 팔레스타인 난민까지 합하면 ‘이스라엘인’보다 인구가 두 배나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를 건설하더라도 계속 국경선과 영공을 통제하려고 한다. 논의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그러는 와중에 이스라엘은 정착촌을 늘리며 팔레스타인인들을 계속 몰아내고 있다. Q: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 전망은. A: 확대 이스라엘이 지난 15일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시나고그 재건축 봉헌식을 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무슬림들이 3대 성지로 꼽는 알아크사 사원에서 400m가량 떨어진 곳에 시나고그를 세웠다. 통행을 명분으로 사원 밑으로 터널을 뚫는 바람에 사원이 파손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이 알아크사 사원을 무너뜨리려 한다고 의심한다. 지난 2000년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전 총리가 군인들과 함께 알아크사 사원을 시찰한 것이 2차 인티파다의 계기가 됐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Q:이·팔 문제해결에 미국이 도움줄까. A:글쎄 미국이 의지만 있으면 이·팔 문제는 당장 해결 가능하다. 미국은 해마다 막대한 군사원조를 이스라엘에 제공한다. 2011회계연도 정부예산안에서도 30억달러를 책정했다. 정부차관과 민간 지원까지 합하면 연간 100억달러 수준이다. 미국이 당장 군사지원만 동결하면 이스라엘은 바로 손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스라엘도 그걸 잘 안다. 미국은 이·팔 문제의 핵심인 정착촌 문제에 대해 늘 어정쩡한 자세였다. 냉소적으로 말한다면 그동안 미국의 태도는 어린이 두 명이 서로 싸우는데 한 아이에게만 몽둥이를 쥐어주면서 대화로 해결하라고 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Q: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갈등 원인은. A:미국의 체면손상 이스라엘이 미국의 체면을 깎아내린 게 원인이다. 이스라엘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일 때 정착촌 신축 계획을 발표했다. 또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착촌 건설 강행 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단단히 화가 났다. 16일로 예정됐던 조지 미첼 중동특사 방문도 취소했다. 결국 이스라엘이 적당한 선에서 미국의 체면만 살려주면 미국과 이스라엘 갈등은 자연스레 잠잠해질 수밖에 없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슈 Q&A] 계속되는 태국시위 원인과 전망

    태국의 방콕에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탁신 지지(붉은 셔츠)파와 반대(노란 셔츠)파 간의 갈등으로 태국 정국은 바람 잘 날이 없다. 태국 정치를 전공한 박은홍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로부터 갈등의 근원과 전망을 들어봤다. 박 교수는 “불만스럽더라도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가 사라져 버리면서 정치적 ‘게임의 규칙’이 실종돼 버린 것이 오늘의 사태를 불렀다.”고 진단했다. Q: 이번 시위의 근원은 무엇인가. A: 노란 셔츠의 원죄. 2006년 9월 쿠데타로 탁신 전 총리가 실각했다. 군정이 새 헌법을 발효하고 나서 치른 총선에서 탁신 세력인 ‘국민의 힘’(PPP)이 승리했지만 ‘노란 셔츠’가 정부 청사와 공항을 점거하는 저항을 벌였다. 내각이 붕괴했고 ‘국민의 힘’은 대법원 판결로 무너졌다. 반탁신 세력이 반정부시위를 통해 선거라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너뜨려 버린 것이다. 지난해에는 ‘붉은 셔츠’가 아세안+3 회의장에 난입해 회의를 무산시켰다. 결국 ‘게임의 규칙’이 없어지면서 힘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됐다. Q: 탁신을 지지하는 세력은 누구. A: 농민과 도시빈민. 탁신은 후기로 갈수록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쏠렸지만 집권 초기엔 케인스주의 정책을 상당히 폈다. 특히 무슬림이 다수인 남부를 제외한 농촌에 대해서는 농가채무 탕감, 저소득층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등 일관되게 재정확장 정책을 유지했다. 그 전엔 누구도 농촌과 빈민에 신경쓰지 않았다. 주요 수혜자인 농민들과 도시 빈민들은 지금도 강력한 탁신 지지세력으로 남아 있다. 그들이 조기 총선을 주장하는 것은 그만큼 승리를 자신하기 때문이다. Q: 탁신을 반대하는 주요 세력은. A: 도시중산층. 탁신 정권이 언론통제를 강화하는 등 독선적이었던 건 분명하다. 도시 중산층 사이에선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농촌 좋은 일만 시킨다는 불만도 커졌다. 부패문제에 대한 거부감도 강했다. 지금도 농민들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2006년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일부에선 ‘좋은 쿠데타’라는 식으로 필요악인 양 본질을 호도해 버리기도 했다. Q: 쿠데타가 재발할 가능성은. A: 예측 불허. 현 집권당인 민주당은 온건보수 성향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정통 야당이다. 쿠데타는 누구에게도 플러스가 아니다. 하지만 태국 전문가 가운데 어느 누구도 2006년 쿠데타를 예상하지 못했다. 총선을 통해 친 탁신 세력이 다시 권력을 잡을 경우 ‘노란 셔츠’가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변수다. Q: 태국 정치불안이 주는 교훈은. A: 선거결과 인정해야.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제도적 민주화가 발전한 곳이었다. 하지만 2006년 쿠데타 이후 불만이 있더라도 결과에 승복하는 정치문화가 깨져 버렸다. 쿠데타는 물리적 힘에 기대서라도 정치권력을 교체할 수 있다는 위험한 발상을 심어 줬다. 대화와 토론이 사라지고 선거 결과로 들어선 합법정부조차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크다. 힘과 힘이 맞붙는 끊임없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스노마겟돈/김성호 논설위원

    지하드(jihad), 즉 성전은 무슬림 남자라면 따라야만 할 이슬람법상의 의무이다. 마음과 펜, 지배, 칼의 4가지 방편을 쓰지만 무력의 뉘앙스에 기운 채 통용된다. 서방세계를 향한 과격단체의 테러와 전쟁에 자주 등장하는 탓일 게다. 지금도 지하드는 여러 분쟁과 전투에 공공연히 들먹거려지는 싸움의 구실. 하지만 대다수 무슬림들에겐 순결과 평화를 위한 밑바탕의 의무와 가치로 생생하다. 기독교 세계에서 선·악을 가르는 최후의 결전장으로 통하는 아마겟돈(Armageddon). 숱한 전쟁이 이어졌던 팔레스타인 ‘므기토 언덕’을 암시한 채, 요한계시록에 단 한 번 등장하는 명제이다. 인류 종말 시점에 마귀왕들과 하나님 세력이 벌이는 마지막 싸움. 수많은 문학작품이나 영화에선 하나님의 가호에 힘입은 인류와 무리에 승리를 안기지만, 성서 속에선 세속의 가치를 뛰어넘는 평화와 정의란 고차원의 원리를 전함이 아닐까. 지하드건 아마겟돈이건 모두 종교가 낳은 가치와 이념의 파생일 것이다. 적어도 종교가 인류 최고의 도덕률이요 가치체계임을 인정하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와 원리는 원뜻을 따를 때 빛이 날 터. 하지만 입장과 파당에 휩쓸린 요즘 종교의 가치와 이념은 많은 살상과 희생을 부른다. 순결과 평화 가치의 결정인 지하드나 아마겟돈만 하더라도 곳곳을 피로 물들이고 다툼과 이기의 저울질에 멍드는 희생을 낳고 있지 않은가…. 미국 동북부 지역에 쏟아진 폭설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이 “스노마겟돈(snowmageddon)이 왔다.”고 했단다. 눈이 최고 80㎝나 쌓여 도시 곳곳에 대중교통이 끊기고 정전사태가 벌어지는 등 동시다발의 폭설 혼란을 향한 발언이 인상적이다. 메릴랜드 주의 한 시민이 “평생 처음 겪는 최악의 사태.”라고 말할 정도로 후유증이 꽤나 심한 것 같다. 오죽하면 선·악의 최후 결전장이란 성서 속 아마겟돈을 입에 올렸을까. 지구촌을 뒤흔드는 이상기후가 심상치 않은 징후이다. 오바마의 아마겟돈. 폭설을, 싸워 이겨야 할 악으로 삼았지만 최근 봉착한 위기의 심경을 토로한 게 아닐까. 지난달 전통의 민주당 텃밭이라는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보궐선거 참패에 속시원히 풀리는 게 없는 사면초가 지경. 기독교 신앙과 성서 속 말들을 자주 입에 올렸던 오바마 대통령이다. 예수를 가장 공감하는 철학자로 꼽는다는 오바마의 아마겟돈은 어떻게 끝이 날까. 성서 속 아마겟돈은 분명 정의와 선의 승리를 전하고 있을 텐데.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佛, 이슬람 여성 부르카 금지 착수

    프랑스에서 이슬람 여성들의 부르카(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베일) 착용 금지가 사실상 현실화됐다. 프랑스 이민부는 프랑스인 부인에게 베일 착용을 강요한 모로코 출신의 무슬림 남성이 신청한 시민권 심사를 거부했다고 일간 르 피가로가 3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의회의 부르카 조사위원회가 지난달 말 학교, 병원 등 공공 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베일 착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한 뒤 처음으로 취해진 것이다. 또한 알리오-마리 법무부 장관이 최근 부인에게 부르카를 착용하도록 하는 무슬림 남성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뒤 정부가 취한 첫 번째 사례다. 에릭 베송 이민부 장관은 2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 모로코 남성의 시민권 신청이 거부된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 남성은 자신의 아내에게 니캅(베일의 일종)을 강제로 착용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 남성은 아내가 얼굴을 가리지 않고는 외부 출입을 못하도록 자유를 박탈하고 제한했다.”면서 “이는 남녀 평등의 원칙을 거부한 것으로 세속주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리오-마리 장관도 “부르카를 착용하도록 하는 무슬림은 프랑스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면서 “이런 무슬림들이 프랑스 시민권을 신청하면 정부는 이를 거절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파리 연합뉴스
  • 이슬람 건축문화의 정수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

    이슬람 건축문화의 정수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기억 나십니까. 제목은 아스라할망정, 듣고 나면 무릎을 치며 반색할 클래식 기타의 명곡이지요. 스페인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프란시스코 타레가(1852~1909)가 작곡한 이 노래에는 타레가 자신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당대를 풍미하던 기타리스트 타레가는 ‘콘차’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녀는 이미 결혼한 처지. 그녀가 집으로 돌아간 밤이면 타레가는 기타를 들고 알람브라 궁전을 찾아 아름다운 사랑의 세레나데를 만들어 냅니다. 애틋한 사랑이 켜켜이 쌓여 명곡을 만든 셈입니다. 그 곡이 잉태된 곳이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에 있는 알람브라 궁전입니다. 이슬람 건축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곳으로, 스페인은 물론 전 세계인의 보물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빼어나지요. 그러나 명곡이 탄생한 진짜 이유는 이와 다르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현지 가이드 백인철씨는 “알람브라 궁전에 ‘알박기’하듯 르네상스 양식의 거대한 건축물을 세운 가톨릭 교도들의 행태에 대한 회한과 반성을 담은 노래”라고 주장합니다. ‘카를로스 5세 궁전’이 ‘문제의’ 건축물입니다. 얼핏 보아도 주변 건물에 견줘 크고 위압적이지요. 이슬람 왕조를 무너뜨린 가톨릭 정복자의 오만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이슬람 잔향(殘香) 가득한 그라나다 │그라나다 손원천특파원│그라나다를 품고 있는 안달루시아는 스페인에서 가장 비옥한 땅이자 남부 최대의 자치주다. 유럽이지만 유럽 같지 않은, 이방(異邦)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면 그 까닭을 쉽게 알 수 있다. 기원전에는 페니키아와 카르타고, 이후에는 로마와 반달, 그리고 사라센 등이 차례로 지배했다. 안달루시아란 이름도 ‘반달족이 살던 땅’이란 뜻. 특히 사라센은 8세기부터 800년 동안 통치했는데, 사라센이 곧 이슬람이자 북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무어인이다. 더욱이 그라나다는 지중해 너머 북아프리카와 인접한 탓에 이슬람의 잔향이 한결 진하게 배어 있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버스로 5시간가량 내려오면 이슬람 왕조의 옛 영토, 그라나다에 닿는다. 알람브라 궁전은 그라나다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에 당당한 자태로 서 있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성’이란 뜻으로, 13세기 가톨릭 세력에 코르도바를 뺏기고 남하한 무어인들이 그라나다에 나스르 왕조를 세우면서 알람브라 궁전도 함께 축조했다. 이후 나스르 왕조 마지막 왕 보압딜이 에스파냐 통일을 완성한 부부왕, 카스티야왕국의 이사벨 여왕과 아라곤왕국의 페르난도 왕 연합 세력에 패배, 알람브라 궁전을 내줄 때까지 260년 가까이 유럽 내 이슬람 최후 보루 역할을 담당했다. ●알람브라 절정은 술탄들이 놀던 ‘사자의 정원’ 겉에서 보는 알람브라 궁전은 놀랄 만큼 수수하다. 하지만 안으로 한발짝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화려함은 더해간다. 이슬람 건축양식의 특징이다. 알람브라와의 첫 만남은 ‘카를로스 5세 궁전’에서 시작된다. 부부왕에 이어 스페인 왕위에 오른 카를로스 5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궁전을 알람브라의 정수리에 세운다. 밖에서 볼 때는 정사각형 형태.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면 원형경기장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여태 미완성이란 게 이채롭다. 카를로스 5세 궁전에서 본궁으로 접어들면 한순간에 가톨릭과 이슬람 문화가 교차하는 묘한 시각차를 경험한다. 우선 벽면에 새겨진 아랍 문자와 문양들이 시선을 끈다. 수많은 기둥과 벽, 천장마다 아라베스크 문양과 ‘코란’ 문장으로 빈틈없이 장식돼 있다. 세세한 부분까지 알맞은 색채가 곁들여진 것은 물론이다. 인간의 손길이 어디까지 섬세해질 수 있는지 가늠조차 어렵다. 술탄(이슬람 정치 지도자)이 외교관 등을 접견했던 ‘대사의 방’ 앞은 ‘아라야네스 안뜰’이다. 하얀 대리석 바닥과 아치형 조각 기둥이 조화를 이루고, 작은 연못 물위에 비친 맞은편 건물은 수중도시처럼 느껴진다. ‘아라야네스 안뜰’은 인도의 타지마할 조성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현지 가이드는 전했다. 알람브라의 절정은 ‘사자의 정원’이다. 술탄의 후궁들이 머물던 내밀한 공간. 정원 중간에는 유대인이 선물했다는 12마리 사자상이 저마다 분수처럼 물줄기를 내뿜는다. 현재 복원 공사중이어서 실물을 볼 수는 없다. 알람브라 궁전 어디서고 이처럼 크고 작은 수로를 볼 수 있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서 발원한 물줄기를 궁전까지 끌어들인 것으로, 식수는 물론 한여름 40℃까지 치솟는 열기를 식히는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모든 물줄기는 사자의 정원으로 집결된 뒤 다시 분산돼 거미줄 같은 수로를 따라 궁전 곳곳으로 흘러간다. ●우울한 중세의 기억 남은 알바이신 마을 궁전 외곽의 알카사바 요새에서 내려다보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알바이신 마을이 눈에 들어 온다. 아랍인 거주지역이었던 곳으로 우울한 중세의 기억이 깔려 있는 마을이다. 이슬람 왕조 멸망 뒤, 그들의 문화와 종교를 보호해 주겠다는 항복 조건을 내팽개친 스페인 병사들은 닥치는 대로 마을을 약탈하고 잔혹한 살육을 저질렀다. 그들의 종교적 신념 앞에 한 문명이 무참히 스러진 것. 그리고 요새 성벽에 세워진 무슬림의 초승달 첨탑도 십자가와 종이 들어선 생경한 모습으로 바뀌고 말았다. 알람브라 북쪽의 ‘헤네랄 리페’도 놓쳐서는 안 될 진귀한 볼거리. ‘건축가의 정원’이란 뜻으로, 알람브라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건축가’는 예의 이슬람 유일신 ‘알라’다. 업무에 지친 술탄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칼리프(이슬람 최고 통치자)들이 애첩들과 밀회를 나누는 장소로 이용됐다고 한다. 현재는 두 개의 작은 궁전만 남아 그 시대를 웅변하고 있다. 글 사진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알람브라 궁전은 하루 8260명의 관람객만 받는다. 따라서 관광객이 몰렸을 경우, 입장권을 잃어버리면 사실상 그날은 관람이 어렵다. 또 일정 구역을 정해진 시간에 지나야 한다. 한 구역을 지날 때마다 관리인이 바코드를 꼼꼼하게 찍어 확인한다. 입장료는 1인 13유로(약 2만 2000원). →스페인은 한국보다 8시간 늦다. 수도 마드리드는 우리나라와 날씨가 비슷하지만, 그라나다 등 남부 지방은 초겨울처럼 포근하다. →콘센트 형태가 우리와 같다. 어댑터 없이 국내 전자제품을 쓸 수 있다. →카타르항공(02-3708-8571, www.qatarair ways.com/kr)은 카타르 도하 경유 마드리드행 항공편을 운항한다. 3월부터 도하 직항노선이 개설돼 한층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다. 페가수스코리아(02-733-3441)는 뛰어난 현지 가이드들과 함께 다양한 일정의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 사담 후세인 사촌 교수형 집행

    사담 후세인 사촌 교수형 집행

    ‘머리엔 두건이,목에는 올가미가 씌워지고’  사담 후세인의 사촌이자 그의 심복인 케미컬 알리(본명 알리 하산 알-마지드)의 생의 마지막 순간 모습이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25일 “케미컬 알리가 이날 이라크에서 반인륜적인 학살죄로 65세의 나이에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보도했다. 1988년 쿠르드족 마을인 할 아브자에 독가스를 뿌려 5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4번째 사형선고를 받은 8일만에 사형이 전격 집행됐다.  그는 당시 이라크 전투기들을 동원,할 아브자 시내에 5시간 동안 겨자가스를 포함한 치명적 화학가스를 뿌렸다. 이로 인해 수천명이 숨졌고, 그의 이같은 무자비한 작전으로 이라크인들은 케미컬 알리를 후세인보다 더 두려워했다. 이때 그에게 ‘케미컬 알리’란 별명이 붙여졌다.  케미컬 알리는 그외 3개의 죄명으로 각각 사형을 선고받았다.1988년 2월에서 8월까지 지속된 이라크 북쪽의 쿠르드 인종학살 군사작전 죄명으로 2007년 6월 사형을, 걸프전이 끝난 1991년 내무장관으로서 시아파 봉기를 진압하면서 양민을 학살한 혐의로 2008년 12월 사형을 선고받았다. 1999년 시아파 무슬림을 쫓아내고 살해한 사건에 개입한 죄명으로 2009년 사형선고를 받았다.  1988년 쿠르드 반군 소탕 군사작전때는 1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희생자 대분분은 시민들이었다. 케미컬 알리는 이 공격을 자신의 공적으로 자랑하기도 했다. 사담 후세인은 이란-아라크 전쟁때 이란 편을 든 비아랍 민족인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을 의심했었다.  케미컬 알리는 지난 2003년 연합군이 이라크를 공격,후세인 정권을 전복시킨 뒤 5개월만인 그해 8월 붙잡혔다.  그의 사형 집행은 최근 이라크의 바그다드 호텔 자살폭탄 테러때 실시됐다. 이 테러로 30명 이상이 사망하고 최소 70명이 부상했다.하지만 이 테러가 그의 교수형과 관련있는지는 불명확하다.   장상옥기자 007jang@seoul.co.kr
  • 뉴욕에서 띄운 진주알 편지

    뉴욕에서 띄운 진주알 편지

    모국에 계신 독자 여러분께 미국에서 새해인사 드립니다. 올해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제가 살고 있는 뉴욕에서 여러분께 편지를 띄우려 합니다. 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실 독자 여러분께 먼저 감사의 큰절을 올립니다. 우리들 만남의 인연으로 인해 삶이 조금은 더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워졌으면 하는 큰 원을 세워봅니다. 제가 앞으로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은 제가 경험한 ‘영혼을 드높이는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아시아 여성 신학자로서 지난 20년간 세계 80여 나라를 다니며 배우게 된 진주알 같은 이야기들이지요. 여러분들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세상살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 목에 걸어줄 진주 목걸이 하나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제 첫 편지는 새로운 미국을 열어가는 버락·미셸 오바마 대통령 부부에 관한 것입니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던 밤, 제가 살고 있는 맨해튼에서는 큰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누가 계획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각종 악기를 가지고 거리로 뛰쳐나와 함께 음악을 연주하면서 밤을 새워 노래하고 춤을 추었습니다. 노예의 후손들로 구박받으며 살아왔던 흑인들의 공동체에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생한 것입니다. 아직도 인종차별 문제로 시달리고 있는 미국에서 자신들의 리더를 흑인으로 뽑았다는 것은 혁명적인 일이지요. 기쁨에 들떠 텔레비전 기자와 인터뷰하던 젊은 흑인 엄마의 목소리에서 미국 역사의 기운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아이가 ‘엄마, 나는 커서 뭐든지 다 될 수 있어요?’ 하고 물을 때 ‘그럼’ 하고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그걸 믿지 않았어요. 그러나 이젠 자신 있게 내 아이에게 말할 수 있어요. 너는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다 될 수 있다고!” 울먹이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제 눈에도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녀의 말 속에서 미국의 깊은 비극과 저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오바마 부부가 백악관으로 들어가면서 미국이 많이 밝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새로운 미국을 여는 희망의 상징이 되기 때문이지요. 아프리카 무슬림 전통의 케냐인 아버지와 기독교인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에서도 어린 시절을 보냈던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그 존재 속에 이미 세상을 넓게 포용할 내공이 쌓여 있습니다. 지구의 많은 이웃이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된 것을 기뻐합니다. 로마제국처럼 변해가며 전쟁을 부추기는 미국에 실망하고 분노하다가 좀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세계인의 희망에 발맞춰나갈 새로운 미국의 가능성을 그를 통해 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려고 노벨 평화상도 세계 평화를 위한 예방주사처럼 그에게 주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정치적 이유보다 그가 다정한 남편, 자상한 아버지라서 더 좋습니다.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욕을 먹어가면서도 뉴욕에 와서 브로드웨이 쇼를 보며 아내와 데이트하는 남편, 바쁜 일정에도 딸들과의 휴가 약속을 지키는 아빠. 가족과의 약속을 잘 지키는 이 세심한 대통령이 보통 사람들이 원하는 평화도 잘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버락 오바마를 볼 때마다 그가 ‘여자의 남자’라서 다른 대통령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버지 없이 할머니와 어머니의 보살핌 속에 잘 자란 남자, 여신 같은 아내와 두 딸의 여성성에 둘러싸인 남자. 그가 연설을 마치고 아내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지배와 폭력의 가부장적 권위가 아니라 돌봄과 보살핌의 여성적 권위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떨림을 느낍니다. 저는 그 떨림에서 새로운 미국을 예감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를 더욱 감동시킨 사람은 미셸 오바마입니다. 미셸은 19세기 후반 6세의 나이에 475달러에 팔려가 15세에 백인 주인의 아이를 낳아야만 했던 멜비니아라는 흑인 노예의 후예이지요. 멜비니아의 5대손이 미셸입니다. 넉넉지 않은 흑인 가정에서 자라난 미셸은 프린스턴과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됩니다. 그리고 버락 오바마의 직장상사로 있다 그와 결혼하여 미국 최초의 흑인 영부인이 됩니다. 흑인 노예 소녀의 자손이 백악관으로 들어가기까지 150여 년이 걸렸습니다. 이것이 미국의 슬픔이고 힘입니다. 미셸을 보십시오! 생명력으로 넘치지 않습니까? 건강하고 당당하며 지혜롭고 자연스러운 미셸, 아름다운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비하하거나 과시하거나 설명할 아무 필요도 못 느끼는 변형된 유전자의 새로운 흑인 여성입니다. 그녀의 슬픔을 뚫고 터져나오는 힘, 진흙탕에서 연꽃을 피워내는 그녀 조상들의 힘과 기도 덕분에 버락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뼈대 없는 나라’ 미국의 새것을 나게 하는 힘입니다. ‘제행무상’이라더니…. 이렇게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에 인생은 살아볼 만하고 역사는 기다려볼 만한가 봅니다. 밝아오는 새해 날마다 새로워지시기를 기원합니다. 현경 _ 기독교 여성 신학자이며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원의 종신교수로,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 생태여성신학, 종교와 평화운동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세계 80여 나라를 다니면서 달라이 라마, 데스몬드 투투, 머레드 맥과이어와 같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과 함께 종교 간 세계평화위원회의 자문으로 일한 여성·환경·평화 운동가이기도 합니다. 저서로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미래에서 온 편지> 등이 있습니다. 글 현경 | 그림 정명화 2010년 1월
  • 강원 올 관광객 1억명 모시기 시동

    강원도가 새해 관광객 1억명, 외국인 관광객 140만명 유치를 선언했다. 도는 G20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한국관광공사와 연계해 국내외 관광객들을 강원도로 유치하는 데 전력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를 위해 ▲비무장지대(DMZ), 레일바이크, 산소길, 낭만가도와 연계한 ‘녹색관광과 생태체험 상품’ ▲수도권 방문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마이스(MICE), 개별관광객(FIT) 유치 상품’ 개발 ▲일본, 동남아 한류 마니아층을 겨냥한 ‘한류 특별관광열차 상품’ ▲극동지방의 러시아 관광객을 위한 ‘루스키(RU-Ski), 비치(Beach)상품’ ▲동남아 무슬림을 위한 ‘무슬림 관광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한국전쟁 60주년을 계기로 외국 여행사와 연계해 미국, 태국 등 참전 16개국을 대상으로 한 관광객 유치 활동도 펼친다. 한국·중국·일본 청소년교류를 통한 청소년 위주의 관광상품도 집중개발한다. 정선아리랑과 강릉 단오제 등을 중심으로 수학여행상품과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계절과 풍속을 체험하고 즐기는 상품도 출시한다. 가을 단풍, 김장 담그기, 스키 즐기기, 한류 촬영지 돌아보기, 마임·아리랑·양양송이·산천어축제 등 지역축제를 연계한다. 강원도로 이어지는 기차여행도 대폭 늘린다. 막국수 체험 박물관과 춘천옥광산 등 웰빙체험 상품과 축제장을 잇는 전용 기차여행 상품을 집중 개발한다. 동해안 낭만가도를 전국 대표 드라이브 코스 모델로 가꾸고 철원 평화·문화광장 완공과 강릉 녹색시범도시 착공 등 차별화된 문화관광콘텐츠를 육성할 방침이다. 특히 친절·질서·청결·신용의 4대 운동을 펼쳐 도민들 모두가 관광요원이라는 신념을 심어줄 계획이다. 이 밖에 지역의 특색을 살린 경쟁력 있는 축제상품 20개를 선정해 특성화시키고 새로운 먹을거리 등을 개발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김학철 도 환경관광문화국장은 “강원도 전역이 수도권과 2시간 이내로 교통이 가까워졌고 레저·스포츠 등이 각광받는 시대를 맞아 강원도 관광산업이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선거·일자리·스포츠… 2010 지구촌 3대화두

    선거·일자리·스포츠… 2010 지구촌 3대화두

    ■정치 오바마·하토야마 중간평가 영국·브라질 정권교체 관심 우선 각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의 ‘중간 평가’가 될 상·하원 및 주지사 선거와 참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 미국 하원의 경우 공화당이 열세를 상당히 만회하겠지만 3분의1이 교체되는 상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전 등 변수가 있는 만큼 상·하원 모두 공화당에 내준 2004년 중간 선거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민주당은 참의원 선거에서 60석 이상을 추가로 확보, ‘완벽한’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예산을 처리하는 3월, 후텐마 비행장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5월이 고비다. 영국은 보수당이 정권을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과반 획득은 쉽지 않다. 브라질 대선의 경우 2005년 부패 스캔들로 집권 노동자당이 상처를 입은 터라 제1 야당 후보가 여론 조사 1위다. 지난해 대선을 테러 속에 치른 아프간의 경우 총선 실시 자체가 모험이다. 이라크 총선은 미군 철군, 그리고 끊임없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이란의 개입 등과 맞물려 있는 만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교·안보 NPT등 각종 核회의 잇따라 이란 강경파 득세 反서방 예고 핵안보정상회의와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평가회의 등 핵과 관련된 중요한 회의들이 예정돼 있다. 5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NPT 평가회의에서는 NPT 체제를 위협하고 있는 이란과 북한 문제가 부각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의 목표는 핵물질의 국제적 관리 체제 구축이다. 지난달 타결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과 러시아 간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도 올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천명한 오바마 대통령이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의회 비준을 성사시킬 지도 주목된다. 이란 내에서 강경 보수파의 입김이 점점 커지면서 이란의 도발은 계속되겠다. 이란은 서방 국가의 제안을 거부하고 별도의 안을 내놓으면서 이를 이달 말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체 핵연료봉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아프간 증파 효과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지만, 올 한 해에 2011년부터 철수에 돌입하겠다는 미군 계획의 이행 여부가 달려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경제 美中 무역마찰·자원전쟁 부각 G20체제·신성장동력 화두로 전 세계 언론들의 2010년 경제 전망 머리기사를 장식하고 있는 나라는 단연 중국이다. 10% 안팎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신흥국 경기회복을 주도할 것이라는 장밋빛 예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르 몽드는 ▲인플레이션 ▲보호무역주의 ▲양극화 등 3가지를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꼽았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마찰은 지난해에 이어 2010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2월 재정적자를 늦어도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로 축소한다는 내용의 EU 집행위 목표치를 수용키로 했다. 2010년의 또다른 경제 화두는 바로 자원 확보다. 이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아프리카에서의 ‘자원 전쟁’이 올해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주요 20개국(G20) 체제가 4·5차 회의를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개혁과 건전성 문제가 계속 논의됨과 동시에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 찾기가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 G2 국가 대대적 인구조사 실시 유럽 실업·反이슬람 정서 심화 미국과 중국이 대대적인 인구 조사를 실시한다. 각각 23번째, 6번째 실시하는 이번 조사는 10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것으로 정부 정책 마련의 토대가 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이를 바탕으로 연방 예산 배분과 연방 하원의원 지역구를 조정한다. 하지만 미국은 불법 이민자들이 답변을 꺼리기 때문에 조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 또 중국은 인구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산아제한 정책 때문에 허위로 답변하는 경우가 많아 조사 내용의 신빙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경기 회복 정도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실업은 공통된 걱정거리다. 특히 유럽의 경우 ‘고용유지와 보호’에 무게를 둔 고용정책만으로 높은 실업률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는 이러한 경제 위기가 정치·사회 위기로 확산될 것으로 봤다. 지난해 스위스가 국민투표 끝에 이슬람 사원 첨탑 건설을 금지하면서 유럽 내 무슬림을 둘러싼 갈등은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극우정당들은 스위스 결정을 등에 업고 반이슬람 정서 확산의 호기로 삼고 있다. ■스포츠·문화 새달 밴쿠버·6월 남아공서 제전 3세계 약탈문화재 환수 이슈로 올해 첫 국제 스포츠 행사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다. 지난해 3월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정상을 차지한 김연아가 올림픽 메달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10년 지구촌 최대 축제는 역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한국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함께 B조에 편성됐으며 1차전은 6월12일 그리스와 치르게 된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14~18세 선수들이 참가하는 청소년올림픽도 기대되는 행사다. 2007년 7월 과테말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자크 로게 위원장이 제안했다. 종목은 올림픽과 같은 26개이지만 금메달은 100여개 적은 201개다. 지난해 타이거 우즈의 골프 중단 선언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흥행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 되찾기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으로부터 파라오 시대 유물 5점을 돌려받은 이집트는 오는 3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문화재 환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 [김균미특파원 워싱턴 저널] 美 나이지리아 이민자들 테러 용의자와 거리두기

    연말연시 미국은 지난 성탄절 때 발생한 노스웨스트항공 253편 테러기도 사건으로 뒤숭숭하다. 특히 테러 용의자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와 같은 나이지리아에서 이민 온 사람들은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양 불안하다. 미시간주에는 약 1만명의 나이지리아인이 살고 있고, 이중 20%가 무슬림이다. 교민단체인 나이지리아재단은 지난 28일 부랴부랴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번 사건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초대회장을 지낸 에드윈 다이크 박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토안보부와 미 연방정부에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용의자가 디트로이트에 전혀 연고가 없고 이 지역 출신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용의자와 거리를 두려 애썼다. 하지만 이들이 우려하는 일들은 벌써 가시화하고 있다. 며칠 전 사고기와 같은 여객기 내에서 나이지리아인이 화장실에 오래 머문다는 이유로 체포소동이 벌어졌던 일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9·11테러 이후 아랍계 미국인들에 대한 직·간접적 차별을 떠올리며 불안감과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지난 2007년 4월 버지니아공대에서 미국 영주권자인 한국계 학생 조승희가 총기를 난사해 32명이 숨진 사건이 떠오른다. 사건 직후 미국내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 정부까지 사과와 유감을 표시하고 혹시 모를 한인에 대한 보복범죄 등 역풍 차단에 나섰었다. 당시 미국의 주류 언론들과 식자층은 조승희의 국적 문제가 아니라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에 대한 학교와 사회의 관리체계 허점과 이민가정의 적응문제 등에서 원인을 찾으려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뿐 아시아계에 대한 경계심을 불어넣은 측면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소수 민족에 의한 범죄, 특히 이번처럼 테러기도 등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 때마다 관련된 국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불안해하는 것은 비단 미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매번 안타깝다. kmkim@seoul.co.kr
  • [월드 뉴스라인] 파키스탄 종교행사 테러 65명 사상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카라치에서 시아파 무슬림의 최대 종교행사인 아슈라를 겨냥한 테러로 최소 20명이 숨지고 4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키스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아슈라 추모 행렬의 앞부분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으며 폭발음에 놀란 사람들이 달아나기 위해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피해가 커졌다.
  • [씨줄날줄] 테러의 이면/진경호 논설위원

    퓰리처상 수상작가 존 업다이크가 지난 1월 작고 직전 출간한 ‘테러리스트’는 9·11테러라는 참극을 겪은 미국인이 이슬람의 눈으로 테러를 바라보려 노력한(?) 소설이다. 세 살 때 가출한 이집트인 아버지와 아일랜드계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뉴욕 근처의 작은 공업도시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성실하고 신앙(이슬람)이 깊은 아마드 아시모어 멀로이가 어떻게 테러리스트로 변신해 가는지, 그 여정을 그렸다. 엊그제 노스웨스트항공 여객기 폭탄테러 기도로 미국과 유럽의 성탄절을 발칵 뒤집어 놓은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가 여러모로 업다이크의 아마드와 오버랩된다. 뉴욕과 런던에서 백인 주류사회의 고등학교를 다녔고, 성실했으며, 서구의 물질주의를 배격하는 신앙심 깊은 무슬림이었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각각 이맘(이슬람 성직자)과 접촉하며 테러리스트로 변모해 갔으며, 미국의 대테러조직 국토안보부의 감시를 받았다는 교집합을 지녔다. 마지막 순간 아마드는 터널폭파 테러를 포기했고, 우마르는 승객들에게 잡혀 테러에 실패한 정도가 차집합에 속한다. 아마드와 우마르의 공통점은 또 있다. 자신을 바라보는 서구사회의 시선을 공유한다. ‘어떻게’, 즉 테러를 시도하기까지의 과정을 파헤칠 관찰대상일 뿐, 정작 ‘왜’ 이들이 테러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살필 성찰대상에서는 비켜 서 있다. 업다이크 역시 미국 사회의 물질만능에 대한 이슬람의 거부감은 다뤘으나 그 이면에 담긴 서구사회의 오리엔탈리즘은 비켜 갔다. 비서구문명에 대한 서양사회의 그릇된 우월의식과 배타성은 지난달 스위스의 미나렛(이슬람 사원 첨탑) 금지에서도 잘 드러난다.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 등도 미나렛을 금할 태세고, 프랑스에서는 히잡과 부르카 등 이슬람 의상 착용을 금지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이런 흐름을 반영, 2010년 10대 예상뉴스에 ‘유럽의 인종주의에 대한 거센 저항’을 선정했다. 지금 전세계 수백개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모집되고 양성되고 있다고 한다. 문명에 대한 서구의 근본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21세기 종교전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아이덴티티…나는 누구인가

    아이덴티티…나는 누구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반드시 여러 성격의 공동체에 중복해 속해 있다. 예컨대 ‘우리 중의 누군가’는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는 남성으로, 아마도 단군의 자손으로 스스로 여기고 있을 것이며, 경상도에 살고 있거나 그곳 출신이고, 개신교 신자이며, 김씨 성(姓)을 갖고 산다. 정치적으로는 ○○당의 지지자이며, 연일 미디어법 반대 시위를 벌이는 시민사회단체와 생태계 파괴 정책에 저항하는 환경단체의 회원이기도 하다. 회사에서는 5인으로 꾸려진 기획마케팅팀의 비교적 성실한 팀장이며, 주말이 되면 한마음산악회 회원으로 근처의 산을 찾는 등산애호가다.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는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이렇듯 복잡다단한 집단에 속한 그의 정체성을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우리가 아주 과거부터, 지금까지 늘 강조하며 배워 왔던 공동체 의식은 분명 아름다운 것이다. 특정한 공동체 성원으로 정체성을 강조함으로써 서로를 배려하고 연대감이 풍부해지며 자기중심적인 생활을 넘어설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개인의 만족감과 공동체의 소속감도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때다. 인도 벵골 출신으로 1998년 동양인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76)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정체성과 폭력’(이상환·김지현 옮김, 바이북스 펴냄)을 통해 “정체성 의식이 타인을 따뜻하게 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만큼 많은 사람을 단호히 배제할 수도 있다는 추가적인 인식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정 집단의 정체성에 기초한 인식은 다른 집단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경향을 낳을 수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갈등과 폭력을 유발한다는 얘기다. 그는 끊임없이 정체성과 폭력의 상관 관계에 대한 질문과 탐구를 멈추지 않는다. 코소보, 보스니아, 르완다, 부룬디, 팔레스타인, 수단 등 20세기 폭력과 전쟁의 야만이 휩쓴 세계 분쟁 지역의 구체적 사례를 들어 시대에 대한 철학적 통찰과 정치경제학적 혜안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센 교수는 후투족과 투치족의 대량 학살이 벌어진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 사는 ‘키갈리 시민이며 르완다인이고 노동자인 한 후투족’의 예를 들며, 그 사람은 자신의 수많은 정체성 중 후투족으로만 바라보도록 압력을 받고 ‘키갈리 시민이며 르완다인이고 노동자인 투치족’을 살해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특정 정체성에 근거한 분파주의적 증오는 이렇게 야만적으로 조작돼 발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가 던지는 비판은 이른바 ‘문명 충돌론’을 겨눈다. 문명 충돌론은 1990년대 중반 발표된 뒤 9·11 테러 등을 거치며 현대 문명 담론의 기준점이 되어버린 미국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의 이론이다. 문명 충돌론은 세계를 서구권, 이슬람권, 힌두권, 중화권 등으로 단순화시켜 문명 간 갈등과 충돌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이후 이 문명 충돌론은 많은 비판 이론에 직면하면서도 여전히 세계 지성계에서 정설처럼 간주되고 있다. 센 교수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한다. 세계의 사람들을 분류할 수 있는 다른 모든 방식을 배제한 채 ‘문명의 구성원’이라는 단일 집단의 정체성으로만 파악하려는 것은 사람들을 하나의 차원으로 환원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예컨대 헌팅턴은 인도를 힌두문명권으로 분류했지만 인도의 무슬림 인구는 1억 4500만명으로 헌팅턴이 이슬람권으로 분류한 거의 모든 나라보다 훨씬 많은 무슬림이 살고 있는 곳이다. ‘범주의 단순화’라는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한 이론이기에 이에 대한 옹호론이나 비판론 모두 잘못됐음을 지적한다.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에 천착해온 센 교수는 ‘정체성과 폭력’을 통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학문이라면 경제학과 철학, 정치학, 외교학, 사회복지학 등이 모두 서로 별개가 아님을 일깨워 주고 있다. 1만 8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살아있는 역사의땅 이스라엘을 가다

    살아있는 역사의땅 이스라엘을 가다

    이스라엘. 누군가에게는 거룩한 곳이다. 그러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낯설거나 불편한 곳이다. 하지만 신성(神性)에 대한 선입견을 조금만 빼고 바라보면 믿음 여부를 떠나 종교 관련 유적지야말로 역사, 문화 공부에 더 없이 좋은 여행지다. 켜켜이 쌓이는 수직의 역사와, 그 기억과 공간을 공유하는 수평의 사람이 서로 씨줄날줄로 얽혀 살아가고 있는 곳. 이스라엘 땅에 스며있는 수천년의 역사와 자연 경관의 독특한 매력을 짚어 본다. │예루살렘 박록삼특파원│헤롯왕이 건설한 지중해변의 옛 항구도시 케사리아(Caesarya)와 이스라엘 북쪽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아코(Akko)는 이 땅 위에서 인간이 얼마나 융성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융성함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경제 수도 역할을 하는 텔 아비브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올라가면 케사리아, 40분 정도 더 올라가면 아코가 나온다. ●수직으로 쌓인 제국의 융성과 몰락의 시간들 아기 예수의 후환을 두려워하며 베들레햄의 갓난아이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한 이가 헤롯왕이다. 욕망은 늘 공포의 단짝이다. 케사리아는 그 헤롯왕이 기원전 22년 방파제로 지중해의 파도를 잠재워 해상 무역을 위한 항구로 만든 인공의 도시다. 그는 원형극장, 마차경기장 등 당대 로마 못지않은 화려함도 함께 추구했다. 케사리아는 이후 로마제국이 총독부를 마련하며 더욱 번성했다. 로마는 1만 5000여명의 병사들이 먹을 식수를 끌어오기 위해 수㎞에 이르는 멋드러진 수로교(水路橋)를 지었고, 로마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목욕탕을 갖춰 놓는 등 화려함과 영원을 추구했다. 로마의 몰락 뒤 7~10세기는 이슬람의 시대였고, 11세기에는 십자군이 침략하며 종교의 지엄함을 원했다. 이후 터키제국이 지배의 발길을 거친 곳이다. 모두 자신들의 종교와 문화를 이식하기 위해 노력했다. 수백, 수천년이 흐른 지금 그저 부서진 기둥 조각과 앙상한 돌무더기, 절반 남짓의 담벼락 등으로 남은 폐허는 제국의 영광, 승리의 기쁨을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옛 제국은 아이들의 소풍 놀이터로,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관광객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 앞으로 몸을 내주며 흔적을 새겨 놓을 뿐이다. 모든 제국은 몰락했다. 모든 침략자는 패퇴했다. 유구하리라 바랐던 제국의 융성과 번창함은 또 다른 제국에 몸을 내줬고, 창과 칼로 만들어낸 승리는 영원한 지배를 약속하지 못했다. 시간이 강제하고, 인간이 그러하게 만들었다. 아코 역시 마찬가지다. 무슬림들의 정복, 십자군의 지배, 오스만튀르크의 지배가 밀물과 썰물이 나들듯이 이뤄졌다. 지배와 복속, 승리와 패퇴는 수천년이 흐르는 동안 이곳의 고대 건축물에 덧입혀져 왔다. 십자군시대의 건축물이 지하에 있고, 터키제국의 건축물이 그 위에 올려졌다. 또한 아코의 건축물들 위에는 또 다른 지배자 영국의 흔적까지 쌓였다. 이제껏 4% 남짓만 발굴됐다고 하니 살아 있는 역사 교과서로 손색이 없다. ●예루살렘, 평화와 수평의 가치를 역설하다 이스라엘을 찾은 이의 발걸음은 당연히 예루살렘으로 향한다. 이곳은 오늘의 이스라엘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키워드를 모두 품고 있다. 특히 올드시티에는 유대교를 믿는 이들, 이슬람교를 믿는 이들, 기독교를 믿는 이들이 공존한다. 유대인의 마을과 거리를 걷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아랍인의, 이슬람인의 풍경이 번갈아 등장한다. 예루살렘의 상징인 통곡의 벽(Western wall)을 손으로 짚고서 앞뒤로 몸을 흔들며 기도하는 유대인, 몇 골목 떨어진 곳에서는 시장통에서 팔라펠(피이타 빵 안에 야채와 고기 등을 넣은 아랍식 샌드위치)을 팔던 손길을 잠시 멈추고 코란 독경 소리에 맞춰 남루한 담요를 펴고 바닥에 엎드려 기도 올리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있는 곳이 바로 예루살렘이다. 경계의 이쪽저쪽에서 경계를 존중하며, 또한 경계를 비웃으며 살고 있는, 공존의 지혜를 터득한 이들이다. 하지만 초등학생 현장 학습 시간이면 총든 경호원이 꼬박 따라붙는다. 15명당 1명의 경호원은 의무 사항이다. 이러한 모습은 이곳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에 불균형한 전쟁이 수십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곳임을 일깨워준다. 안타깝게도 분쟁과 갈등은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 위주의 희생을 재촉한다. 이스라엘은 내부의 팔레스타인 외에도 시리아, 레바논과도 여전히 국경 분쟁과 지지부진한 평화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수천년 수직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 예루살렘에서 평화와 공존, 수평의 가치가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실제로 이스라엘 북쪽 나자렛은 종교의 박물관이자 평화적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곳이다. 예수가 나고 30년을 자랐던 나자렛에는 그리스·이집트 정교, 이슬람교, 천주교, 기독교, 동방교회 등 여러 종파들이 저마다 각자의 성당, 교회, 회당을 갖고서 최고 신성(神性)의 시원(始原)으로 삼고 있다. 글 사진 youngtan@seoul.co.kr ●여행 팁! 갈릴리 호수 북쪽 골란고원에서 요르단강 계곡을 따라 남쪽으로 가면 사해가 나온다. 90번 도로다. 4시간 남짓 걸리는 비교적 긴 거리다. 길 왼쪽으로 이스라엘의 집단농장 키부츠가 가꾸는 바나나밭, 대추야자밭 등이 이어지고, 더 멀리로는 요르단의 산맥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린다. 요르단강은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국경이다. 오른쪽으로는 흙바람 날리는 광야, 양떼를 모는 목동이 점점이 보이는 풍경이 펼쳐진다. 중간중간 차를 멈춰 그 광경에 들어가 보는 것도 좋다. 서쪽으로는 지중해를 끼고 올라가는 길이 있다. 2번 도로다. 역사 속에서 유럽 등과 무역이 이뤄졌던 항구를 많이 끼고 있어 상대적으로 번성했다. 자파, 텔 아비브, 하이파, 아코 등 아름다운 도시들을 선으로 잇고 있다. 특히 해가 지는 시간에 이 도로를 타고 올라가면 지중해 석양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 佛 부르카 논쟁 본질은 뭘까

    “아내에게 부르카(이슬람 전통 의상)를 착용하게 하는 무슬림은 프랑스 가치를 공유하는게 아니다. 이들이 시민권을 신청하면 거절하겠다.”(미셸 알리오마리 법무장관)“이슬람교는 프랑스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일간 르 파리지앵 설문조사 응답자 72%)얼핏 보면 모순되는 두 소식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을 장식했다. 알리오마리 장관은 이날 케이블TV LCI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해야 하는 이유로 ‘프랑스 가치’와의 부조화를 들었다. 이에 견줘 르 파리지앵 설문에서 응답자 72%는 이슬람교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그동안 한국 언론도 부르카 착용 금지를 주로 인종 차별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이는 드러난 현상만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랑스 부르카 논쟁은 약간 달리 접근해야 한다. 프랑스가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이유를 찬찬히 뜯어보면 ‘여성 차별’ 혹은 ‘비(非)인간적’이라는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이는 프랑스 의회에서 부르카 착용 금지를 주도하는 이들이 공산당과 사회당 등 좌파 의원들이라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부르카 금지 법안 문제는 지난 6월 공산당 소속 앙드레 게랭 의원의 주도로 의원 60여명이 무슬림이 부르카 착용을 강요하는지 등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이들이 문제를 제기한 주된 이유는 ‘성 차별’이었다. 이에 따라 의회는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진상조사 위원회’를 구성했다. 부르카 착용을 강요하는지 등을 파악한 뒤 법안 제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취지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얼굴가린 여성 진행 사우디 TV쇼 눈길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싸매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린 여성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이 외신에 소개됐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에 부정적인 아랍국가 중의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눈외에 모든 신체를 가린 MC가 진행하는 종교 프로그램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종교 채널에 편성된 이 프로그램은 신체 대부분을 가리는 니캅(niqab)이나 부르카(burkha)를 착용한 여성들에게만 출연이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MC인 올라 알 바르키는 “예쁜 연예인으로 출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장을 하거나 옷을 예쁘게 입어 꾸밀 필요가 없다.”면서 “시청자들은 우리가 하는 이야기와 생각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상관 없다.”고 말했다. 이 여성 출연 조건이 하나 더 있다. 여성이 방송을 할 때는 남성 스태프는 모두 문 밖에서 대기해야만 하며 반대로 남성이 출연할 때는 여성 직원들은 모두 나가 있어야만 한다. 중동에 방영되는 약 60개 채널이 여성 출연을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은 이 프로그램처럼 여성출연자는 온몸을 거의 다 가린 채 나와야 하나 일부는 검은 옷을 입도록 조건을 완화하기도 한다.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 퀴즈쇼도 진행한다는 올라는 “길거리에서 날 알아보는 사람들은 없지만 명성을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한편 최근 프랑스 정부가 부인에게 이슬람 전통의상인 부르카를 착용토록 하는 무슬림 남성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놓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상원 총기난사 ‘이슬람 테러’ 연관 조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상원이 텍사스주 포트후드 미군기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테러 관련성 및 미군 당국의 사전 예방조치 미흡 여부에 대해 조사한다.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조지프 리버먼(무소속·코네티컷) 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의 범인인 니달 말릭 하산 소령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였다는 경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리버먼 위원장은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13명을 희생시킨 이번 사건은 테러행위”라면서 “9·11 사태 이후 미국 본토에서 일어난 가장 파괴적인 테러”라고 말했다.그는 “상원 국토안보위가 이번 사건의 동기를 조사할 것”이라면서 “미 육군이 경고를 무시했는지 여부도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만일 하산 소령이 (사전에) 경고 조짐을 보였다면 미군 당국은 용서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조지 케이시 미 육군 참모총장은 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무슬림 미군 병사들에게 악영향을 끼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케이시 장군은 “하산 소령의 종교가 이번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미군내 무슬림 병사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걱정된다.”면서 “군 지도부에 이 점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종교를 가진 미군들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싸우는데 다른 종교를 가진 군인들보다 갈등 요소가 많으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kmkim@seoul.co.kr
  • 미군 총기난사, 테러성범행 정황 포착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 기지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이 단순히 정신이상적 행동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종교적 신념에 따른 테러성 범행에 가깝다는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9·11테러 세력과의 연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권총으로 13명을 사살하고 42명을 다치게 한 니달 말릭 하산 소령이 9·11 테러범들이 존경했던 급진적 이슬람 성직자의 사원에 다닌 적이 있다고 7일 보도했다. 하산은 2001년 버지니아주 그레이트폴스의 다르 알 헤지라 사원을 다녔는데, 당시 이곳의 성직자는 미국 태생의 예멘인 안와르 알 올라키였다. 9·11테러 후 예멘으로 이주한 올라키는 알카에다 지지자이자 9·11 테러범 3명의 정신적 조언자로, 영국군에 대한 테러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9·11 테러범 중 2명과 하산은 같은 시기에 이 사원에 다녔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하산이 사원을 다닐 때 2명의 테러범과 만난 적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하산은 팔레스타인 출신인 어머니의 장례식도 문제의 사원에서 치렀다고 한다. 포트후드 기지에서 복무 중인 하산의 한 이슬람계 동료는 “하산이 올라키에 대한 존경심을 입에 올릴 때는 눈이 빛났다.”고 증언했다. 하산이 기지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신체검사장을 범행 장소로 택한 점과 100발이 넘는 많은 총알을 준비한 점도 의도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하산의 사촌인 무하마드 하산은 CNN에 “사망자가 한두 명이라면 개인적 적대감 때문이라고 하겠지만, 수십명을 사상케 한 것은 더 큰 이유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교육과정에서 하산을 만났던 발 피넬 박사는 “하산은 테러와의 전쟁은 곧 이슬람과의 전쟁과 다름없다고 거침없이 말했다.”고 회고했다. 한 학생은 자살폭탄 테러를 옹호하는 하산의 발표를 듣고 놀라 장교들에게 “그는 시한폭탄이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종교적 신념이 범행 동기로 판명될 경우 미군으로서는 동료를 못 믿는 자중지란에 빠질 수도 있다. 현재 미 육군에만 3500여명의 이슬람계 군인이 있기 때문이다. 비율로는 1% 미만이지만 사기 저하의 요인이 되기엔 충분하다. 역으로 이슬람계 군인들은 집단 괴롭힘을 당할까 우려하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미군내 무슬림들이 하산의 범행을 신속하게 비난하고 나선 데서 그들의 불안감이 묻어난다. 동시에 미국 정부는 미국에 반(反)이슬람 정서가 다시 확산될 것을 우려하는 중동국들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7일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한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우리는 분명히 이 사건으로 반이슬람 정서가 퍼지는 것에 반대하고 또 그럴 것으로 믿지도 않는다.”며 이를 위해 주정부, 지역단체와 협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가뜩이나 노심초사하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근근이 끌어가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는 문제다. 그는 10일 포트후드 기지에서 엄수되는 추도식에 참석하느라 아시아 순방일정(원래 12~19일)을 하루 늦춘 13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총기 난사사건은 단독범행인 것으로 군조사관들이 잠정 결론 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 보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란 수니파 자폭테러… 軍간부 등 수십명 사망

    이란 남동부의 스시탄-발루체스탄 주에서 수니파 무장세력 준달라 배후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이란 정부군 간부 등 수십명이 사상했다.18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군인 혁명수비대 등이 이란과 파키스탄 접경지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폭탄이 터져 누르-알리 슈시타리 혁명수비대 육군 부사령관 등 간부 5명을 포함, 최소 35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 혁명수비대를 상대로 이뤄진 테러 가운데 최대 규모다.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수니파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인 발루치족의 근거지다. 테러 배후를 자처하고 나선 준달라는 이곳에서 활동하며 시아파 무슬림이 주류를 이루는 정부를 상대로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준달라는 ‘신의 군대’라는 뜻으로 압둘말릭 리기가 이끌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주도 자헤단의 시아파 사원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 25명의 희생자를 낳은 바 있다.자헤단의 모하메드 마르지아 검사는 이란 통신사인 ISNA와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검거된 사람은 없지만 압둘말릭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알카에다 “중국과 성전 벌이자”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인과 전세계 무슬림들에게 중국에 대한 성전(聖戰·지하드)을 촉구하는 알카에다 고위 간부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알카에다의 3인자로 알려진 아부 야히야 알 리비가 7일 아랍계 웹사이트에 공개된 20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위구르인들은 자신들의 종교에 진정으로 귀의해 전능하신 신의 길을 따라 성전을 준비하고, 중국인 침략자들에 대항해 무기를 들어 불의와 억압을 제거해야 한다.”며 성전을 촉구했다고 8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지난 7월5일 서북부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에서 위구르족과 한족간 충돌로 197명이 사망한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한 이후 알카에다 핵심 지도자가 중국에 대한 성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 리비는 동영상에서 “동(東)투르키스탄(신장위구르자치구)의 억압받고 상처입은 형제들을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것이 무슬림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슬람 무장세력이 1979년 아프간을 침공한 옛 소련 군대를 패퇴시킨 사실을 상기시킨 뒤 “무신론 국가(중국)는 멸망으로 치닫고 있으며 러시아 곰의 운명을 답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 리비는 중국이 무슬림을 억압하기 위해 사탄과 같은 행위를 저지르고 있으며 위구르인들을 다른 인종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동영상은 7월 말~8월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루무치 사태’ 이후 위구르 분리주의 단체인 투르키스탄이슬람당(TIP)과 알제리 무장단체인 ‘이슬람 북아프리카 알카에다’ 등이 중국인과 중국기업에 대한 보복테러를 경고한 바 있다.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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