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슬림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지방대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북방경제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00
  • “베토벤 듣는 2시간, 우린 하나입니다”

    “베토벤 듣는 2시간, 우린 하나입니다”

    인도 출신 명지휘자 주빈 메타(77)가 한국을 방문했다. 40여년간 호흡을 맞춘 그의 분신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5~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신년 갈라콘서트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 남달리 애써온 메타는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음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음악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생각이 다른 두 사람조차도 베토벤 연주를 듣는 약 두 시간 동안만큼은 하모니와 화합의 장 안에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 매우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 수백년의 역사가 있는 걸작을 연주하고 해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열심히 기도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주변 지역의 평화다. 이것만이 내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는 1968년 음악고문으로 이스라엘 필과 첫 인연을 맺었고, 1981년 종신 음악감독을 맡았다. 40여년을 함께하면서 3000회의 공연을 소화했다. 걸프전 때는 리허설마다 방독면을 들고 다녔고, 미사일 경보로 공연이 중단되는 것도 다반사였다. 예루살렘 YMCA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어린이 500명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연주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2001년에는 두 민족 어린이들의 공동연주와 학교 방문을 위한 ‘키노트’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1990년 텔아비브에서 앙숙이었던 독일의 베를린 필하모닉과 이스라엘 필하모닉의 역사적인 합동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누구보다 음악의 힘을 현실에서 입증해 온 그는 “아직 확신할 수는 없지만, 9월 카슈미르 분쟁지역에서 힌두교인과 무슬림을 한자리에 초청해 공연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음악에 정치가 개입하는 걸 반대한 원칙주의자이기도 하다. 1981년 10월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공연은 지금껏 일화로 남아있다. 게르만 민족 우월주의자이자 히틀러가 숭배했던 탓에 바그너를 연주하는 건 이스라엘에서는 금기시됐다. 하지만, 그는 관객의 야유에 맞서 “이곳은 민주주의 국가다. 모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자유가 허용돼야 한다. 바그너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분들은 지금 공연장을 떠나도 좋다”면서 끝까지 지휘했다. 하지만, 메타는 이날 “올해 베르디와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와 베르디의 ‘오텔로’, ‘팔스타프’ 등도 연주할 계획”이라면서도 “바그너 음악을 이스라엘 필과 연주하는 것은 아니다. 나치 정권 아래 희생된 수많은 사람의 기억을 존중하기 위해 이스라엘에서 연주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키워드로 보는 2013] 불안한 중동, 갑갑한 유로존…해법은 정치다

    2013년 세계는 다양한 도전과 기회를 맞이할 전망이다. 아시아에선 영유권 분쟁을 비롯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이며, ‘아랍의 봄’ 이후 중동 지역의 불안과 변화도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의 경제위기에 따른 서방 민주주의와 영향력 쇠퇴, 이란·북한의 핵개발 등도 주요 도전과제로 꼽힌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동아시아 긴장고조 미국과 중국의 동시 권력재편으로 새로운 G2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올해는 중국의 아시아 패권 장악 정책과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이 노골적으로 부딪치며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미 의회가 지난 연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일본의 행정관할권을 인정하는 내용과 타이완에 F16 C·D전투기를 판매할 것을 행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을 통과시키자 중국이 즉각적으로 성명을 내고 강력반발한 것은 갈등 증폭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격화됐던 동아시아 영토분쟁의 암운도 쉽게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 연말 실시된 일본 총선에서 극우 노선을 내세운 자민당이 승리함에 따라 아시아의 안보지형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방위계획대강(방위대강) 및 미·일방위협력지침(일명 가이드라인)의 수정, 집단적 자위권 확보 등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향한 로드맵을 제시하며 중국 견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도 중국 항공기의 센카쿠 비행에 일본 자위대가 또다시 전투기를 발진시킬 경우 전투기 투입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첨예한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은 또한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에서도 강력한 실력 행사로 위협을 가하고 있어 언제든 화약고로 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기사에서 “40여년간 동북아시아의 질서를 유지해왔던 평화와 번영의 원칙이 흔들릴 위험에 처했다”면서 “동북아시아가 제2의 냉전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중동 혼란 지속 시리아 유혈사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이집트 내분 등 중동 지역의 불안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시리아는 정부군과 반군 간 22개월간 계속된 내전으로 4만 2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수세에 몰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여전히 적극적인 개입을 주저하고 있어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해법 찾기도 갈 길이 멀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비회원 옵서버 국가’지위 획득으로 양측의 평화협상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측에 반환해야 하는 관세 수입 송금을 중단하고, 요르단강 서안과 예루살렘 주변에 정착촌 주택 건설을 승인해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의 반발을 유발했다. 중동지역 내 반이스라엘 정서가 더욱 높아지면서 이스라엘과 중동 주변국 간 긴장도 더욱 고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랍의 봄’을 성공적으로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집트 등 일부 아랍권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철권통치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몰아낸 이집트는 60년 만에 처음으로 자유민주 선거를 통해 6월 무슬림형제단 출신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이슬람주의자와 세속주의자 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리비아와 예멘도 ‘아랍의 봄’ 여파로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이슬람주의자의 급부상과 무장 단체의 세력 확장으로 정국 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기로에 선 유로존 경제위기 2010년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촉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위기는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며 2013년에도 가장 큰 우려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럽연합(EU)의 제도적 장치 및 각 국의 자구책 마련 등으로 유로존이 경제위기의 터널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제기되지만, 재정난과 일자리 창출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유로존 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월 EU로부터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감독권을 부여 받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최근 2013년도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0.5%에서 -0.3%로 대폭 낮췄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활동 위축이 2013년에도 확대될 것이며, 후반기에 점진적으로 경제활동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로존 위기 해결을 주도해온 독일은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독일 정부 경제자문위원회는 2013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유로존 위기가) 길고 어두운 터널 끝에서 빛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가 금융시장의 신뢰를 상당히 회복했고, 그리스가 진지한 개혁에 나섰다는 점을 유로존 위기 극복의 성과로 꼽았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12월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6단계나 상향 조정한 것도 유로존의 위기 탈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지연과 프랑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더딘 구조조정 등의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 흔들리는 서방 민주주의 유럽의 경제위기와 함께 미국도 ‘재정절벽’ 위기 등 경제가 흔들리면서 서방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이 재정·금융위기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서방 선진국의 민주주의 모델이 위기를 맞았으며, 이는 2013년 가장 시급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경제에서 발생했지만 근본적 약점은 정치라는 것이다. 서방의 계속되는 경제적 실패는 국력 면에서 국제적 지위가 약화, 국제무대에서의 역할과 국익 추구 등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린폴리시는 “수십년 동안 미국과 유럽은 국제적 거버넌스(통치·관리)의 두 중심으로 국제적 문제 해결에서 경험을 쌓아왔으나 이 같은 자산은 모두 자신들의 거버넌스의 성공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 뒤 “이들의 모델이 더 이상 성공할 수 없으면 세계는 리더십을 찾기 위해 다른 곳을 바라볼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위기로 촉발된 미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축소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군은 2014년 말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대부분의 병력을 철수시킬 예정이며, 이에 따라 파키스탄과 이란, 인도, 중앙아시아 등 아프간 주변 국가들은 이미 미군의 아프간 철수 후 그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지출삭감 필요성은 앞으로 몇년 내 미국이 국제적 역할을 축소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포린폴리시는 “미국의 후퇴에 따른 조정이 따를 것이며 이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란·북한 핵개발 위협 이란과 북한의 핵개발 위협은 올해 국제사회가 직면한 최대 도전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이란은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아 인플레이션, 실업난 등 핵개발 추진에 따른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이란은 꼬리를 내리지 않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고, 미국은 전쟁보다는 협상을 앞세우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는 22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선거 유세에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며 이란의 핵개발을 중지시키는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외신기자 회견에서 “이스라엘은 이미 레드라인(금지선)에 도착해 있다.”며 “이란이 일단 농축을 시작하게 되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막을 기회는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3년 봄이나 여름에는 이란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의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국제사회의 보다 강력한 제재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초강경 정책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전쟁 반대 여론, 총선 결과 등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의 핵개발도 농축 정도에 따른 줄타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2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북한의 핵개발도 이달 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과에 따라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의 3차 핵실험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협상 재개가 주목된다.
  • ‘마호메트 조롱 만평’ 佛 주간지 이번엔 ‘전기 만화’ 출간 공언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를 조롱하는 만평을 게재해 무슬림들을 분노케 했던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가 이번에는 마호메트의 전기를 만화책으로 출간한다고 공언해 논란이 예상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스테판 샤르보니에 샤를리 엡도 편집장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무슬림이 편집했기 때문에 이슬람교에서 공인한 전기”라면서 무슬림을 자극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화책을 제작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샤르보니에 편집장은 “(마호메트에 대해) 비웃기 전에 그에 대해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예수에 대해 아는 것에 비해 마호메트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다”면서 만화책이 연구 및 교육용임을 강조했다. 마호메트의 전기를 담은 만화책은 2일 발간될 예정이며 ‘지네브’라고만 알려진 튀니지계 프랑스인 연구자가 편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교에서는 마호메트의 모습을 그리는 것을 불경스럽게 여겨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샤를리 엡도는 그간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마호메트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게재하곤 했다. 특히 지난해 9월 마호메트를 모욕한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으로 촉발된 반미 시위가 전 세계 이슬람권 국가로 확산될 당시 이 주간지가 마호메트 누드 만평을 게재하면서 무슬림의 분노가 정점에 달했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무슬림의 대규모 시위 가능성을 우려해 20여개 이슬람 국가에 있는 대사관 및 학교의 문을 닫는 등 긴급 조치를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를리 엡도의 판매 부수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하고 마호메트 풍자 만화가 실린 해당 잡지는 몇 시간 만에 품절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2012 서울신문 선정 국내·국제 10대 뉴스] 뜨거웠던 글로벌 정계… 한·중 ‘새 리더십’ 뜨다

    [2012 서울신문 선정 국내·국제 10대 뉴스] 뜨거웠던 글로벌 정계… 한·중 ‘새 리더십’ 뜨다

    ■ 국내 News 2012년에도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 역사의 새로운 장들을 환희와 희망, 슬픔과 분노 속에 지켜보았다. ① 박근혜 역대 첫 여성대통령 당선 12월 19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첫 여성 대통령, 첫 부녀(父女) 대통령의 역사가 쓰였다. 4·11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패색이 짙어지자 등장한 박 대통령 당선인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리며 당명을 바꾸고 공천 혁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새 정치에 대한 국민 열망을 안고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② 李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일파만파 그러나 현직 이명박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으로 장남 시형씨가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는 처음으로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특검팀은 사저 부지 매입을 담당한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 3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시형씨가 쓴 부지 매입 자금 12억원은 불법증여로 판단, 강남세무서에 통보했다. ③ 싸이 ‘강남스타일’ 전 세계 강타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스포츠가 위세를 떨쳤다. 엽기 가수에서 월드 스타로 거듭난 싸이(본명 박재상)가 한국 음악계의 새 장을 열었다. 그 중심에 ‘강남스타일’이 있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친근하고 코믹한 말춤을 결합해 ‘B급 정서’를 건드린 6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 10억건을 돌파하며 유튜브 사상 가장 많이 본 동영상에 올랐다. 강남스타일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7주 연속 2위, 영국 싱글차트 1위 등의 기록을 냈다. ④ 런던올림픽 역대 최고 종합5위 달성 7월 27일 개막한 제30회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금 13개, 은 8개, 동메달 7개로 역대 최고인 종합 5위를 했다. 체조에서 양학선이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고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남자 축구는 숙적 일본을 꺾고 최초로 동메달을 땄다. 여자 펜싱 신아람의 오심 파문은 온 국민을 안타깝게 했다. ⑤ 北 로켓발사 성공… 세계 안보 위협 그러나 우주 강국의 염원을 담은 한국형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마지막 도전은 기기 결함에 따른 두 차례의 연기 끝에 결국 내년으로 미뤄졌다. 반면 북한은 12월 12일 광명성 3호 위성을 실은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전격적으로 발사, 우주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하며 한국보다 앞서 ‘스페이스 클럽’의 회원국이 됐다. ⑥ 오원춘 사건 등 성폭력범죄 잇따라 우리가 얼마나 불안한 사회에 살고 있는지 일깨워 주는 강력 범죄가 1년 내내 계속됐다. 특히 어린이와 여성을 상대로 한 충격적인 범죄가 많았다. 4월 경기 수원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중국인 오원춘, 8월 서울 중곡동 30대 주부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서진환, 전남 나주에서 일곱 살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한 고종석 등이 대표적이었다. 법원은 아동 성범죄자에게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형량 선고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⑦ 원전사고 불감증… 은폐·짝퉁 등 14건 원자력발전소는 잦은 고장과 납품 비리로 국민들에 새로운 근심을 안겼다. 고리 1호기 전력공급 중단 은폐, 영광 3·4호기 안내관 균열 등 올해만 14건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11월에는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미검증 부품이 10년 동안 납품된 사실이 적발됐다. 영광 5·6호기의 가동이 중단되는 등 현재 전체 원전 23기의 4분의1이 넘는 6기가 멈춰 서 있다. ⑧ 구미 불산 유출사고… 특별재난지구 선포 9월 27일에는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구미 국가산업4단지 내 화학공장 휴브글로벌에서 20t 탱크로리 불산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총복구비 기준 554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등에 이어 인재(人災)로는 여섯 번째 특별재난지구가 됐다. ⑨ 김광준 부장검사 비리 등 檢권력 추락 검찰은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한 해였다. 기업 등으로부터 10억여원을 받은 김광준 부장검사 비리, 피의자를 상대로 한 서울동부지검 초임 검사의 성추문 사건에 이어 검찰 수뇌부의 항명 사태까지 충격적인 일들이 꼬리를 물었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불명예 퇴진한 현재 검찰은 새 정부의 개혁 조치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⑩ 삼성 vs 애플, 10여개국 특허침해 소송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특허침해 여부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애플의 글로벌 소송에 전 세계 산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두 회사는 세계 10여개국에서 30여건의 소송으로 맞붙었다. 지난 8월 미국에서는 배심원들이 일방적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 주며 자국 이기주의를 보이기도 했다. ■ 국제 News 2012년 지구촌은 권력의 새판 짜기에 열중하면서도 영유권 분쟁 등으로 치열하게 격돌했다. ① 中 시진핑 시대 개막 중국은 지난 11월 8일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막을 올렸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이끄는 4세대 지도부가 내년 3월까지 모두 은퇴하면 시진핑 당 총서기가 주석직을 이어받아 10년간 새로운 주요 2개국(G2) 시대를 이끌어 가게 된다. 안으로는 빈부·지역 간 격차 해소, 부패 척결, 경제 선진화 등 민생에 주력하면서 밖으로는 국방력 증대를 통한 안보 강화, 자국 이익을 확대하는 외교정책 수립 등으로, 아시아로 중심축을 이동한 미국과 패권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② 오바마 美대통령 재선 성공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또다시 선택했다. 오바마는 7%대 후반의 높은 실업률, 국가신용등급 강등, 리비아 미 영사관 피습 등 갖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소수자들의 표를 결집해 지난 11월 6일 재선에 성공했다. 연말로 다가온 재정절벽(급격한 정부 지출 축소 및 증세에 따른 경제 충격) 위기가 재선 대통령 취임식 전 그가 해결해야 할 최대의 과제다. ③ 중·일 ‘센카쿠 갈등’… 동아시아 영토분쟁 중국의 태평양 지역 패권 확대로 동아시아는 극심한 영토 분쟁에 휘말렸다. 중·일 양국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함정과 비행기까지 동원하며 위력 시위에 나섰고, 국민들도 각각 반일·반중 시위로 맞섰다. 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 6개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장악에 맞서 미국, 인도 등과 손을 잡았다. ④ 日 아베 내각 출범 등 우경화 가속화 한·중과의 영토 분쟁,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일본의 우경화 흐름은 가속화됐다. 지난 16일 총선에서 일본 대표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가 이끄는 자민당이 3년 3개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지난 26일 출범한 아베 내각은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망언을 일삼던 인사들을 비롯해 극우 인사들로 채워져 주변국의 우려를 낳고 있다. ⑤ ‘유로존 위기’ 북유럽으로 북상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위기의 파고는 남유럽에서 북유럽으로 북상했다. 유럽 2위 경제국인 프랑스는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로부터 각각 ‘AAA’ 등급에서 강등당했고, ‘AAA’ 클럽에 속해 있는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과 영국도 강등 가능성을 경고받았다. 반면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거론됐던 그리스는 최근 S&P로부터 파격적인 등급 상향 조정을 선물받았다. ⑥ 중동 유혈충돌 등 ‘민주화 진통’ 지속 지난해 ‘아랍의 봄’으로 독재 정권을 뒤엎은 중동 국가들은 여전히 ‘민주화 진통’을 겪고 있다. 4만 4000여명의 희생자를 낳은 시리아 사태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 속에 22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이집트는 60년 만에 자유 민주 선거를 통해 지난 6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초법적인 권한 확대 시도로 반정부 시위·유혈 충돌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⑦ 이슬람 대규모 반미시위 중동 전역은 반미시위로 들끓었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미국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이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면서 이슬람권 국가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전개됐다. 리비아에서는 테러세력과 연계된 시위대가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을 습격해 미 대사가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⑧ 팔레스타인 65년만에 독립국가 인정 팔레스타인은 65년 만에 국가 지위를 인정받았다. 지난달 29일 유엔 총회에서 회원국의 압도적인 지지로 팔레스타인은 표결권 없는 ‘비회원 옵서버 단체’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승격됐다. 이에 반발한 이스라엘은 불법 정착촌 건설 등 보복에 나섰다. ⑨ 美 대형 총기난사 악몽 잇따라 미국은 1년 내내 대형 총기난사 사건으로 공포에 떨었다. 특히 지난 14일 20세 청년이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6~7세 어린이 20명과 교사 등 26명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하면서 정치권의 총기 규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⑩ 中 ‘보시라이 스캔들’… 공산당 개혁 압박 중국 정계는 지도부 교체에 앞서 ‘보시라이 스캔들’로 요동쳤다. 지난 2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오른팔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부시장이 주중 미국영사관으로 피신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이 사태로 보시라이는 당적·공직을 모두 박탈당하며 정치 생명을 마감했다. 중국 지도부의 부패와 탐욕, 권력 암투가 날것 그대로 드러난 이 사건으로 중국에선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편집국 종합
  • 이집트 새 헌법 1차 국민투표 종료… 무르시 찬반 세력, 승패 분석 엇갈려

    대통령의 권한을 초법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아 ‘파라오 헌법’이라고 불리며 논란을 일으킨 이집트 새 헌법 초안에 대한 1차 국민투표가 15일(현지시간) 치러졌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지지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비공식 집계 결과 근소한 차이로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민투표는 이날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2580만여명을 대상으로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를 포함한 10개 선거구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1차 투표에 이어 오는 22일 나머지 17개 선거구에서 2차 투표가 시행된다. 이집트 국민투표는 판사가 감독하도록 돼 있지만 앞서 다수의 판사들이 감독을 거부한 데 따른 인력 부족으로 투표를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하게 됐다. 무슬림형제단은 10개 선거구 내 투표소 대부분에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투표소 99% 이상에서 득표수를 집계한 결과 “56.5%의 유권자가 새 헌법 초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16일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 연합체인 ‘구국전선’ 측은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 가운데 60~65%가 새 헌법 초안에 반대했다며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최종 결과는 2차 투표 이후 공식 발표된다. 새 헌법 제정을 강행한 무르시 대통령의 찬반 세력 사이에 유혈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국민투표일을 전후해 크고 작은 충돌은 이어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투표가 종료된 뒤 이슬람주의자들이 카이로에 있는 야당 와프드당 본부 옆의 당 기관지 건물에 침입해 화염병을 던져 주변에 있는 차량 10여대가 파손되고 2명이 다쳤다. 또 카이로를 비롯한 이집트 곳곳에서 발생한 시위로 무슬림형제단이 설립한 자유정의당 소속의 건물 여러 채가 불에 타기도 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3주간 새 헌법 제정을 둘러싸고 이슬람주의 세력과 범야권 단체 사이의 폭력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집트 군은 이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각 투표소에 경찰 13만명, 군인 12만명 및 장갑차 6000여대를 배치했다. 한편 국민투표 결과 새 헌법 초안이 부결되면 3개월 내에 제헌의회를 새로 구성해 헌법 초안을 다시 작성하게 된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힐러리, 뇌진탕서 회복 중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의식을 잃고 쓰러진 충격으로 뇌진탕 증세를 보였으나 현재 회복 중이라고 AP·AF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클린턴 장관의 필립 레인스 보좌관은 “클린턴이 위장 질환을 앓던 중 탈수 증세를 보이며 혼절했다.”면서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이번 주 자택에서 업무를 볼 것이며, 조만간 국무부에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앞서 바이러스성 위장 질환으로 이번 주로 예정된 중동과 북아프리카 순방 등 해외 일정을 취소했다. 올해 65세의 클린턴 장관은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면서 모두 112개국을 방문하는 등 엄청난 해외 일정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해 왔다. 이에 따라 힐러리 장관은 오는 20일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 피습 사건에 대한 상·하원 외교위원회의 청문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밝혔다. 청문회에는 클린턴 장관 대신 부장관인 윌리엄 번스와 토머스 나이즈가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9·11테러 10주년이었던 지난 9월 11일 무장 이슬람 세력이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을 공격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등 미 외교관 4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이 사건이 당초 반(反)이슬람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에 대한 항의 시위에서 비롯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단체가 계획한 테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클린턴 장관은 대선을 앞두고 있던 오바마의 정치적 부담을 감안해 지난 10월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국민투표 저지 대규모 시위”… 이집트 또 유혈충돌 우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의 헌법 선언문 폐기에도 불구하고 야권연합이 11일(현지시간) 국민투표 저지를 위한 대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선전포고했다. 무르시 대통령 지지 세력인 무슬림형제단 등이 포함된 이슬람주의자연합도 같은 날 맞불 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집트 정국이 다시 유혈 사태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전망이다. 야당 연합체인 구국전선은 9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5일로 예정된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거부하기 위해 수도 카이로 등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자고 촉구했다. 구국전선은 “이집트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 헌법 초안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무슬림형제단 대변인 마흐무드 고즐란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합법에 대한 찬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민투표를 지지하는 시위로 대항하겠다.”고 응수했다.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에서 국민투표 지지 시위에 나설 이슬람주의자연합에는 무슬림형제단과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FJP), 이슬람 근본주의자 세력인 살라피스트 단체 등이 포함돼 있다. 앞서 대통령 권력 확대를 규정한 헌법 선언문은 폐기하는 대신 국민투표는 강행하겠다고 밝힌 무르시 대통령은 군부에 국민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주요 국가기관을 방어하라고 이날 지시했다. 민간인 체포권도 부여했다. 탱크와 군부대가 카이로 대통령궁 앞에 배치된 가운데 F16 전투기가 도심을 저공 비행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군 병력이 대통령궁 주변에 콘크리트 블록으로 급히 추가 방어벽을 쌓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에 따라 군의 무력 진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찬반 세력 간 충돌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이집트 군부는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양측 모두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무르시 정부는 헌법 초안이 대통령에게 제출된 지 2주 안에 국민투표를 치러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투표를 연기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민층에서 무르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여전히 높아 헌법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릭 트래거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무슬림형제단은 다수의 지지로 투표에서 승리할 것이라 믿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불안정한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무르시 “파라오법 폐지…국민투표는 예정대로”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현대판 파라오 헌법’을 결국 폐기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권한을 대폭 강화한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한 지 16일 만이다. 그러나 오는 15일로 예정된 국민투표는 강행하기로 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무르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열린 반대파와의 협상 이후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협상 대변인인 셀림 알아와는 이날 자정 기자회견에서 “헌법 선언문은 이 시간부터 무효”라고 선언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미 정해진 국민투표 날짜를 바꿀 수 없다.’는 헌법 규정을 들어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예정대로 오는 15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무르시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사법부의 의회 해산권을 제한하고, 대통령령과 선언문이 최종 효력을 갖는다는 내용 등을 담은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야권과 일부 지식인들이 강하게 반발했으며, 이집트 각지에서 무르시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대파들이 충돌해 지금까지 7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당했다. 유혈 사태로 번지자 이집트 군부가 개입 가능성을 경고하며 양측의 대화를 촉구했으며, 무르시 대통령은 결국 이날 새 헌법 선언문을 ‘포기’했다. 그러나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슬림형제단이 “민주적인 전환을 위한 것”이라며 국민투표 강행을 주장하면서 무르시 대통령도 국민투표 연기 입장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야권은 헌법 선언문이 폐기됐음에도 국민투표가 강행되는 것에 반발하고 나섰다. 유력 야권 인사인 암르 무사는 “국민투표를 강행하면 나라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당인 구국전선의 타레크 알쿨리 대변인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헌법 선언문 폐기 선언은 면피용”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절충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알아와 대변인은 “여야 협상에서 대통령의 비상 법률 선언권을 없애고 대통령도 사법부의 감시를 받도록 헌법 초안을 고치자는 내용이 제의됐다.”고 전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위대, 무르시 대화요청 거부… 이집트 파라오 정국 ‘악화일로’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파라오 헌법’ 제정을 둘러싸고 불거진 이집트 사태가 점점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찬반 세력 간 충돌로 인해 사망자와 부상자가 각각 7명, 700여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7일(현지시간) 금요 예배가 끝난 뒤에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카이로 대통령궁으로 행진하며 대규모 시위를 이어 나갔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전날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사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8일 정치 지도자, 사법 관계자, 혁명을 주도하는 젊은 층이 함께 대통령궁에서 만나 생산적인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시민단체 ‘4월 6일 청년운동’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제안을 거부하고 무르시 반대 세력에 7일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열리는 시위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시위가 무르시 대통령에 대한 ‘레드카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오는 15일 새 헌법 초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국민투표 후) 어떤 방해도 없어야 하며 모든 사람이 헌법의 뜻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시위자 가운데 호스니 무바라크 전 정권을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고 비난하며 현 정부를 전복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무르시 대통령의 TV 연설이 끝난 직후 친(親)무르시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의 카이로 본부 건물이 불길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무르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다양한 정치적 이념을 지닌 이집트 지도자들이 서로의 차이점은 접어두고 이집트를 앞으로 전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시위대 - 무슬림형제단 충돌… 대통령궁 탱크 배치

    ‘파라오 헌법’ 파문으로 지난 6월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취임 이후 최악의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대통령 권한을 초법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헌법 제정을 강행하려는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반대파들이 수도 카이로 대통령궁 앞에서 충돌해 6일(현지시간) 6명이 숨지고 65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관영통신 메나가 보도했다. 사망자들은 총격을 입거나 산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야권 연합이 대규모 시위 재개를 경고한 가운데 대통령궁 앞에 탱크 4대가 배치되고 인근에는 장갑차 3대도 목격되면서 무력 진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충돌은 무슬림형제단이 지난 4일부터 대통령궁 주변에 텐트를 치고 시위하던 무르시 반대파를 쫓아내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양측은 대통령궁 앞에서 서로 화염병과 돌 등을 던지며 대치했다. 또 대통령궁 인근 차량 등에 불을 질러 거리 곳곳이 화염에 휩싸였다. 진압경찰이 현장에 투입됐으나 대통령궁 주변 골목 등에서 충돌은 계속됐다고 AFP는 전했다. 유혈 사태는 전국으로 번졌다. 항구도시 수에즈와 이스마일리아에서는 반(反)무르시 시위대가 무르시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사무실에 방화를 저질렀다. 새 헌법 선언문 파문으로 2주째 시위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흐무드 메키 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민투표를 예정대로 오는 15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내년 새 의회가 선출되면 논란이 되는 헌법 조항을 야권과 합의해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는 남겨놨다. 하지만 같은 날 야권 대표들은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메키 부통령의 제안을 일축했다.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무르시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라.”고 촉구하며 “헌법을 취소하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고 응수했다. 야권 연합은 무르시가 이날까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궁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다. 무르시 대통령의 보좌관 3명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집트 헌재의 난?

    이집트 헌법재판소가 2일(현지시간) 열기로 한 제헌의회의 합법성 여부를 가리는 재판을 연기하는 동시에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헌재는 성명을 내고 재판 재개 일자를 언급하지 않은 채 “행정상의 이유로 재판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이런 환경에서는 헌재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재판관들이 어떠한 심리적, 물리적 압력 없이 업무를 집행할 수 있을 때까지 업무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이날 이슬람주의자들이 장악한 제헌의회의 합법성을 판단해 해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부터 모여든 시위대가 헌재 청사를 둘러싼 채 재판관들의 진입을 차단해 제헌의회 안건을 처리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오는 15일 새로운 헌법 초안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무르시 대통령은 카이로 국제회의장에서 제헌의회로부터 새 헌법 초안을 넘겨받은 뒤 “새로운 민주주의를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이집트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정직하고 공정함을 갖춘 진지한 국민적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제헌의회는 17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헌법 초안을 승인했다. 하지만 제헌의회 의원 100명 가운데 기독교계와 자유주의 진영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무슬림형제단 회원과 살라피스트 등 이슬람주의자 위주로 86명이 표결에 참여해 통과된 탓에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이집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르시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자 20여만명은 민주화 성지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9일째 새 헌법 초안 철회를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맞서 카이로대 인근에서는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도 열렸다.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한 이 집회에는 10여만명이 모여 무르시 대통령의 사진과 국기를 흔들며 지지세를 과시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사법기관의 의회 해산권을 제한하고 대통령령과 선언문이 최종 효력을 갖는다는 내용 등이 담긴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집트 야권과 일부 지식인들은 이에 대해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한을 준 ‘현대판 파라오 헌법’이라며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글로벌 시대] 글로벌 리더를 소망한다/이혜주 현대건설 해외영업본부 상무

    [글로벌 시대] 글로벌 리더를 소망한다/이혜주 현대건설 해외영업본부 상무

    우리나라처럼 정치권 뉴스가 1년 내내 주요 메뉴가 되는 나라는 많지 않다. 대선을 앞둔 요즘은 쏟아지는 정치 관련 뉴스에 혼란스러울 정도다. 정치에 식상하면서도 국민들의 관심은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이냐에 모아져 있다. 자원 빈국의 좁은 국토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가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역량을 키워야 하고, 이를 이끌어낼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런 이유에서 이번 대선과 차기 정부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하겠다. 근대 이후 우리 정치가 국가발전에 얼마나 기여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경제계 인사들이 정치를 보는 눈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당리당략에 얽매여 있는 정치권에서는 글로벌 리더십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된 것은 기업들이 일찍부터 글로벌화를 서둘렀기 때문이다. 일본이 오랜 기간 경제적으로 고전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는 이것 역시 대외적인 요인보다는 일본 내 ‘글로벌 에너지’의 고갈에서 찾고 싶다. 기업 운영에도 ‘관성의 법칙’이 작용한다. 즉, 성장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도 당분간은 기업이 성장하는 듯 굴러간다. 착시현상이다. 그리고 이런 착시현상을 간파하지 못하는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글로벌화에도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일본은 아날로그 시대에 단연 글로벌화의 선두에 있었다. 한때 소니의 TV와 워크맨, 도요타와 닛산의 자동차, 일본 종합상사의 세일즈맨은 글로벌화의 총아였다. 그러나 일본은 자신들의 기술과 제품에 대해 자만했고, 변화와 혁신을 등한시했다. 글로벌화의 에너지가 고갈된 것이다. 칭기즈칸의 몽골제국이 쇠멸한 이유도 세계를 향해 달리던 ‘말’이 달리기를 멈추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무역 1조 달러 달성의 위업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대내외 여건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악화돼 있다. 무역 규모가 더 늘지 못하고 지금의 1조 달러에 머문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다. 신시장 개척의 채찍을 높이 들고 더 넓은 곳으로 내달려야 한다. 2010년 말 튀니지에서 시작돼 중동 및 북아프리카로 확산된 반(反)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의 원인 제공자는 글로벌화를 막고 있던 통치권자들이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단초가 됐지만, 옛 소련이 붕괴된 것도 글로벌화에 대한 욕구가 분출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중동에서 글로벌화로 성공한 나라가 있다. ‘창조 경영’의 화두를 던진 작은 도시국가 두바이다. 두바이가 최근 10여년 만에 사막의 기적을 일군 것으로 아는 이가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석유 매장량이 적어 자원 고갈이 눈앞에 보이는 현실에서 라시드 왕은 어촌도시로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간파하고 1970년대부터 국가발전 청사진을 만들었다. 국교(國敎)는 무슬림이지만 다종교와 다문화를 수용하고, 술을 허용했다. 이슬람 국가들의 이단이 되는 길을 택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글로벌화를 통해 물류·관광·금융의 허브를 지향한 결과, 두바이는 수많은 외국인이 오가며 돈을 쓰는 ‘중동의 뉴욕’이 됐다. 현재 두바이에는 자국민이 10%도 되지 않는다. 중국은 덩샤오핑이 ‘죽의 장막’을 걷어낸 이래 글로벌화를 위한 가속 페달을 쉼 없이 밟아 왔다. 세계 어디를 가도 중국인과 중국 상품이 넘친다. 낮은 가격과 물량 공세로 승부하던 중국은 이제 옛말이 돼 가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우리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가 국가 발전을 계속할 수 있는 길은 글로벌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 경쟁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좁은 국토가 아닌 글로벌 빌리지를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세계는 급변하는데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글로벌 리더가 우리 정치권에서도 많이 배출되기를 소망해 본다.
  • 무르시 “타협은 없다”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새 헌법 선언문 발표로 촉발된 정국 혼란을 타개하기 위해 정면 돌파를 택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오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헌법 선언문을 발표하게 된 계기를 설명한 뒤 이슬람주의와 세속주의 세력 간의 화합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사실상 자신의 지지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에서 새 헌법 표결을 강행함으로써 현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실제 무르시 대통령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새 헌법에 대한 반대 시위는) 무바라크 정권 퇴진 이후 이집트가 민주화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증명하는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대통령으로서 나의 목표는 이번 과도기를 넘겨 이집트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그는 지난 22일 사법기관이 의회를 해산할 수 없고, 대통령령이 최종 효력을 갖는다는 내용의 ‘새 헌법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야권과 지식인들은 ‘현대판 파라오 헌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전국의 판사와 검사들도 이번 조치를 ‘사법부 테러’로 규정, 총파업에 나서면서 전날 항소법원에 이어 대법원까지 업무가 마비됐다. 한편 무슬림형제단 등 이슬람주의자들이 과반을 차지한 제헌 의회는 이날 새 헌법 초안을 마무리했으며, 의원 86명이 참석한 가운데 표결에 부쳤다. 초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2주 안에 국민투표를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야권이 새 헌법을 무효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데다 대통령의 권한 강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어 표결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무슬림형제단이 오는 1일 무르시를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해 양측 간 대규모 유혈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야권 소속인 암르 무사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제헌 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정점에 이른 상황에서 새 헌법을 표결하겠다는 것은 매우 비이성적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이집트 혼돈의 ‘파라오 헌법 정국’ 수습되나

    초법적인 권한 확대로 야권과 법조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교전 중재처럼 정국 수습에도 성공할지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무르시 대통령과 최고사법위원회의 회동을 수시간 앞두고 아흐메드 메키 이집트 법무장관이 기자들에게 “해결안이 곧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카이로 행정법원은 무르시 대통령의 새 헌법 선언문에 대한 소송 사건의 심리를 다음 달 4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무르시 대통령이 지난 22일 자신이 결정한 법안과 칙령 등은 모두 최종적이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의 헌법 선언문을 발표한 데 대해 법률가과 활동가들이 반대해 제기한 것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전날 논란을 불러일으킨 헌법 선언문이 “일시적인 조치”라고 한발 물러서며 야권과의 대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야권 세력의 반정부 시위에 대항해 무르시의 정치기반인 무슬림형제단도 27일 ‘100만인 시위’로 맞불작전에 나설 예정이라 대규모 유혈충돌이 예상된다. 이미 전날 카이로에서 북서쪽으로 160㎞ 떨어진 다만후르에서는 무슬림형제단 당사 밖에서 무르시 지지자와 반대파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은 웹사이트를 통해 15세 청소년 당원 1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시위대의 화염병 투척으로 무슬림형제단이 소유하고 있는 일부 사무실이 화염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23~25일 반(反)무르시 시위로 발생한 부상자는 500여명에 이른다. 이집트 전역의 일부 판사, 검사들은 전날부터 파업에 돌입했으며 언론인들도 총파업을 결의했다. 최고사법위원회는 타협 가능성을 시사하며 법조인들의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무르시는 “이번 조치는 새 헌법이 마련되고 선거가 열리기 전까지 적용될 것”이라면서 “권력을 독점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권은 ‘헌법 선언문의 전면 철회’를 우선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양측의 대립각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암르 무사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 등 대표 야권 인사들은 지난 24일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선언문 백지화 없이는 대화도 없다.”고 천명했다. 미 공화당 측은 ‘군사 원조 중단’ 카드까지 꺼내며 이집트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 상원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르시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 중재에 감사하지만 미국 납세자들이 이집트에 기대하는 건 그게 아니다.”라며 “우리 돈은 (이집트의) 민주주의 진전과 직접적으로 연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집트 법조계 총파업… ‘파라오’ 무르시에 반격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초헌법적인 권력 강화 방안을 선포한 직후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집트 법조계가 총파업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이집트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판사들의 대표적 단체인 ‘이집트 판사 클럽’은 24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전국의 법원과 검찰 직원들에게 모든 업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대법원을 포함한 이집트의 각급 사법기구들도 이날 무르시 대통령의 새 헌법 선언문에 대해 “사법부와 판결의 독립에 대한 전대미문의 공격”이라고 강력히 비난하며 “즉각 새 헌법 선언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집트 사법부는 축출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집권 시절 임명된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르시 대통령이 자신과 갈등을 빚어 온 압둘마기드 마흐무드 검찰총장을 전격 해임하고,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에 대한 재심을 명령하는 등 사실상 반대 세력 축출에 나서면서 갈등이 예고됐다. 이런 가운데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이집트 야권의 유력 지도자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무르시 대통령이 새 헌법 선언문을 거두지 않으면 군부가 개입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엘바라데이는 지난 6월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르시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세속주의를 대표하는 세력들이 민주혁명 진영과 젊은 행동가 등으로 분열했으나 이번 사법부 무력화 조치를 계기로 이들이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다시 단합, 반정부 시위를 개최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이집트는 지난해 2월 ‘아랍의 봄’ 혁명 이후 헌법을 정지시키고 잠정 헌법을 발효 중이며, 지난 22일 무르시 대통령은 이 잠정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권한을 ‘사법부도 견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대폭 강화하면서 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현대판 파라오’(전제군주)라는 오명을 얻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어제의 ‘피스메이커’ 무르시, 오늘은 ‘현대판 파라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중재해 중동의 ‘피스메이커’로 떠오른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권력 확대로 ‘현대판 파라오’(전제군주)라는 불명예에 휩싸인 가운데 23일(현지시간) 이집트 전역에서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자와 반대파 시위대 간 충돌이 벌어졌다. 이집트 국영TV는 이날 무르시 대통령 반대파가 포트사이드, 이스마일리야 등에서 무르시 대통령을 배출한 무슬림형제단의 자유정의당(FJP) 사무실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관영통신 메나는 무르시 대통령이 시위가 벌어진 대통령궁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이집트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해 가는 길에 있다.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멈출 수 없다.”면서 “나는 신과 국가를 위해 내 임무를 수행하고 모든 이들과 협의한 후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앞서 22일 자신이 정한 칙령과 법안, 결정에 대해서는 법원을 포함해 어떤 개인이나 정치단체, 정부기관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대통령은 혁명과 국가 안보, 국가 통합을 위해 어떤 조치와 결정도 내릴 수 있고 사법기구가 헌법기구인 의회를 해산할 수 없다는 것 등 권력 남용으로 볼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무르시 대통령은 지난해 봄 반정부 시위대 탄압을 주도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재심도 명령했다. 시위대 학살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관련자들이 잘못된 증거에 의해 판결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무바라크 정권에서 임명된 압델 마지드 마흐무드 현 검찰총장도 해임하기로 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결정은 지난해 1월 25일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혁명을 보호하고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했다. 하지만 야권의 거센 반발로 이집트에서 ‘정국 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야권 대표 인사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무르시가 사법 체계의 감시, 감독을 넘어섰다.”며 “그가 모든 국가 권력을 가로채 자신을 이집트의 현대판 파라오로 임명했다.”고 맹비난했다. 엘바라데이와 암르 무사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야권 합동 기자회견에서 사메흐 아슈르 변호사협회장은 “정당성을 거스른 쿠데타”라고 비판하며 시민들에게 이집트 전국의 모든 광장에서 반대 시위를 전개하자고 촉구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팔 휴전 중재… 이집트 ‘피스메이커’

    이·팔 휴전 중재… 이집트 ‘피스메이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교전 8일 만인 21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중재로 가까스로 휴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휴전 발표 직후 각각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는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축포를 쏘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앞서 휴전 협상을 중재한 이집트의 무함마드 카멜 아무르 외무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카이로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휴전 합의는 오후 9시(한국시간 22일 오전 4시)를 기해 발효된다.”며 휴전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휴전 합의서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각각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고 돼 있다. 특히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모든 팔레스타인 분파들이 로켓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교전에서 최후의 승자는 이스라엘도 하마스도 아닌 이들의 휴전을 이뤄낸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그동안 중동 내 최대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서방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려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정전 협상에서 ‘균형 있는 리더십’으로 중동의 안정을 이끌어내며 ‘피스메이커’(분쟁 중재자)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중동에 직접 날아가 협상 타결의 촉매제가 됐지만 “무르시 대통령이 하마스와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한 미국 정부가 절대 도출해 낼 수 없는 성과”라고 타임 등 외신들은 평가했다. 미국이 선호해 온 팔레스타인 지도자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제 역할을 못 하자 미 정부는 결국 이집트에 매달렸다. 무슬림형제단이 하마스와 이어 온 정치적 유대와 이집트 정보국이 이스라엘 정보국과 장기간 구축해 온 협력 관계, 다시 말해 하마스, 이스라엘 양쪽 모두와 연결된 이집트의 ‘강점’을 정전 협상에 활용해 주길 원했던 것이다. 실제로 하마스와의 연대 과시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신뢰까지 얻는 성과를 이뤘다. 이스라엘 집권 리쿠드당의 요하난 플레즈너 의원은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진실의 순간과 맞닥뜨렸을 때 이집트 지도부는 책임감 있게 행동했고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CNN은 이번 전쟁의 승자와 패자가 이미 중동 내 정치적 동맹을 재편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협상 중재로 중동과 미국 양쪽에서 모두 중요 인물로 부상했다. 이스라엘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제한적인 승리’를 거뒀다. 내년 1월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최고 사령관을 암살하는 공(?)을 세운 데 이어 미사일 요격 시스템 ‘아이언 돔’을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양측을 오가며 휴전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함으로써 지도력을 과시하게 됐다. 하마스도 이번 교전을 통해 이스라엘에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장악력을 공고히 하고 합법성을 더 인정받게 됐다는 점에서 승자로 꼽힌다. 반면 이번 교전에서 입지가 대폭 약화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과 그가 이끄는 파타당은 이번 사태의 최대 패자로 분류될 만하다. 이란도 하마스에 제공한 자국산 미사일이 아이언돔에 무력화되면서 ‘약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번 교전이 중동 지역에 복잡한 셈법을 남긴 가운데 국제사회는 일단 양측의 휴전을 환영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서로가 휴전 합의를 어긴다면 더욱 강력하게 응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중동의 화약고’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①프랑스 리옹, 안시,샤모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①프랑스 리옹, 안시,샤모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파스텔톤 건물들, 벽돌 깔린 좁다란 골목길, 1년 내내 보수 공사 중인 중세 성당. 유럽의 흔한 마을 풍경이다. 허나 그 안에 깃들여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삶의 결은 가지각색이니, 그 틈 속을 유영하며 각 도시의 매력을 탐닉하는 것이 유럽 여행의 매력일 터. 프랑스의 론알프스, 이탈리아의 파르마와 친퀘테레에서 먹고 마시고 풍경을 만끽하는 여행을 즐겼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France Lyon리옹 프랑스의 풍요로운 식탁을 엿보다 프랑스 동남부 론알프스Rhone Alpes 지역을 여행한다면 파리가 아닌 리옹Lyon을 기점으로 잡는 게 좋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산동네로 가기에 앞서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에서 파리 못지않은 문화유산과 세련미를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파리에서 리옹까지 TGV를 타고 온 2시간 기차길이 피곤치 않았던 이유도 미식의 나라에서도 으뜸간다는 미식의 도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리옹 파르디외Part Dieu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타고 수백년의 역사를 겹겹이 머금고 있는 역사지구로 향했다. 먼저 가파른 산턱을 오르는 푸니쿨라 열차를 타고 해발 281m 높이의 푸르비에르 언덕으로 향했다. 비잔틴 양식의 탑이 견고히 버티고 있는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은 여느 유럽의 성당이 그러하듯 내부공사가 한창이었다. 성당의 오른쪽에는 론강과 손강이 사이좋게 흐르는 도심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맑은 날이면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까지 보인다고 한다. 언덕 비탈길 중턱에는 4세기 로마극장의 뼈대가 남아 있다. 과거 로마의 식민도시였으며 갈리아 지방의 수도로 명성을 떨친 리옹의 옛 흔적으로 중세시대를 거치며 파괴됐던 극장은 20세기 들어 원형을 복원해 축제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평지에 이르자 수세기 동안 상업도시로 번성했던 리옹의 면면을 볼 수 있는 역사지구 골목길이 나타났다. 기뇰 인형극이나 리옹이 낳은 스타 생떽쥐베리와 뤼미에르 형제의 흔적을 찾아나서는 것을 포기하고 리옹의 미식을 즐기기 위해 벨르꾸르 광장Place Bellecour 쪽으로 들어섰다. 좁다란 골목은 찬란한 햇볕을 맞으며 리옹의 가정식, 부숑Bouchon을 즐기는 사람들로 복작거렸다. 기뇰 인형으로 실내를 꾸민 한 식당에서 한국에서도 친근한 재료로 만든 푸짐한 음식들을 즐겼다. 채소와 계란 반숙, 햄이 어우러진 리옹식 샐러드, 와인과 치즈로 버무린 소곱창, 매콤한 해산물 찜, 소발바닥 무침, 피스타치오가 곁들여진 소시지, 여기에 하우스와인까지. 프랑스 음식은 너무 창의적이어서 도전하기 힘들다는 이방인의 편견은 리옹에서 보기 좋게 무너졌다. 1 리옹은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대표적인 미식 도시다. 가정식 레스토랑을 일컬어 부숑Bouchoun이라 한다 2 푸르비에르 언덕에서 내려다본 리옹의 도심 풍경. 리옹 역사지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기뇰Guignol 끈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인형을 조종하는 인형극으로 리옹 곳곳에서 인형을 볼 수 있고, 라 메종 드 기뇰La Maison de Guignol 등에서는 인형극을 무료로 관람할 수도 있다. 부숑Bouchon 리옹의 전통 가정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채소와 소시지, 오리, 돼지고기 등 현지에서 생산된 재료를 활용하며 다소 기름진 것이 특징이다. 리옹관광청 웹사이트에서 부숑을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다. www.en.lyon-france.com ●France Annecy안시 산과 호수가 껴안은정겨운 마을 안시Annecy는 2018년 동계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신 도시다. 그러나 고작 겨울스포츠의 도시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도시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서정적인 도시로 꼽는 안시는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안시호수와 알프스 산맥이 조화를 이룬 호젓한 풍경에 더해 중세 건축물과 고요한 운하까지 있어 느긋한 휴식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스키 브랜드 살로몬Salomon,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Millet, 주방기구 테팔Tefal 등이 안시에서 시작됐다 하니 어딘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국경 없는 자본 세계에서 우리는 이런 식의 소통에 익숙해져 있다). 안시에 도착한 것은 태양이 호수 반대편 산봉우리를 붉게 색칠하고, 상점은 하나둘 문을 닫고 잠들기를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호텔 잠자리가 아닌 ‘잠자리Libellelue’라는 뜻을 지닌 디너크루즈에 탑승하기 위해 항구로 갔다. 안시성을 뒤로하고, 호수 위를 유유히 흐르며 낭만적인 음악과 함께 정찬을 즐기는 크루즈였다. 달콤한 프랑스식 와인 칵테일 키르Kir부터 애피타이저로 나온 달팽이 요리, 대구살과 튀김이 곁들여진 메인코스, 여기에 프랑스 시골동네여서 더 어울리는 흘러간 미국 팝송을 들으며 달빛이 흐르는 호수의 정취를 만끽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구시가지 산책길에 나섰다. 마침 매주 세 번씩 서는 장이 펼쳐졌고, 집에서 만든 소시지와 치즈, 신선한 야채를 가지고 나온 상인들과 장바구니를 들고 모인 주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아침의 선선한 공기에 싱싱한 야채, 과일 냄새, 짭쪼름한 치즈 냄새에 사람 사는 냄새까지 더해진 풍경은 정겹고 따뜻했다. 안시에는 대형 슈퍼마켓도, 유명한 체인 빵집도 없다. 그저 농부들과 상인들이 애정과 자존심을 담아 길러내고 만들어낸 사람 냄새 나는 먹거리와 생활용품들이 또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북적이는 시장통을 벗어나 안시의 상징 ‘팔레드릴Palais de l’isle’로 향했다. 호수 위에 반영된 모습이 더욱 아름다운 이 건물은 12세기 성주의 집이었다가 이후 행정관청, 감옥 등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꾸며진 실내에 들어가 보니 약 10도 정도 기울어진 침상이 있었다. 불과 지난 세기까지 프랑스인들은 심장이 발과 같은 높이에 있으면 죽을까 봐 이렇게 잠을 청했다고 한다. 자는 순간까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습속은 어디 간들 닮아 있는 것이다. 안시를 둘러본 여행자들은 구시가지 건물들과 산과 호수로 어우러진 도시의 풍경이 스위스나 이탈리아의 소도시를 닮았다고 말하곤 한다. 15세기부터 프랑스 혁명때까지 약 3세기 동안 사보이가Saboy家에서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의 광대한 영토를 다스렸으니 당연하다. 3 운하 위에 비친 팔레드릴의 모습이 신비감을 일으킨다 4 이른 아침, 물안개 피어오르는 안시호수 주변의 평화로운 풍경 5, 6 안시에서는 수시로 시내 중심가에 재래시장이 펼쳐진다. 신선한 야채, 가정에서 만든 치즈, 소시지 등을 구입할 수 있다 ▶travie info 사보이Savoy 11세기를 전후해 지금의 프랑스 남동부, 이탈리아 북부, 스위스 제네바 등을 통치했던 왕가. 알프스 이남 지역에서 맹위를 떨쳤다. 디너 크루즈 안시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품위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메뉴 종류에 따라 50유로(메인 요리+디저트 혹은 애피타이저)부터 82유로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www.annecy-croisieres.com ●France Charmonix샤모니 산을 동경하는 이들의 궁극의 성지 스쳐가기엔 아까운 도시 리옹과 안시를 거쳐 유럽 최고봉 몽블랑Mont Blanc이 있는 산악마을 샤모니Charmonix로 향하는 길, 기차 속에서 설렘과 기대감은 더욱 높아져 갔다. 샤모니로 가는 관문, 생제르베 레 벵Saint Gervais les Bains 역에서 널찍한 창으로 알프스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지역열차로 갈아탔다. 자전거를 타거나 혹은 몸체만한 등산배낭을 멘, 혹은 암벽등반용 로프를 어깨에 짊어진 여행자들이 하나둘 기차에 올라타자 유럽의 지붕으로 향하는 흥분이 체감되기 시작했다. 마치 메카로 몰려가는 비장한 무슬림의 틈에 끼인 이교도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샤모니몽블랑역에 도착하자마자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나는 ‘그저 산이 있기에 오른다는’ 산꾼은 아니기에 몽블랑(4,810m)에서 가장 가까운 봉우리 ‘에귀 뒤 미디Aguille du midi’에 올라가 눈앞에 펼쳐지는 겹겹의 봉우리를 볼 요량이었다. 50명을 빽빽히 채운 케이블카는 순식간에 3,842m 정상으로 치달았다. 전망대에는 어린이부터 휠체어를 탄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 다국적 관광객들이 탄성을 내지르며, 알프스 봉우리와 그 위를 개미떼처럼 오르고 있는 산악인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스위스 쪽의 알프스와 캐나다 로키산맥을 올랐던 경험을 떠올리며 몽블랑을 비교해 보니 풍경 그 자체보다도 빙하 위를 걷는 산꾼들이 많다는 것이 달라 보였다. 정상에 오르니 이 ‘성스러운 산’을 그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휙 보고 내려가기 아깝다는 생각이 밀려 왔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핀란드 헬싱키에서 왔다는 30대로 보이는 등산객에게 물었다. “몽블랑은 어떻게 오게 됐지?” “평소에 등산을 좋아했고 몽블랑을 오랫동안 동경해 오다 여름휴가를 이용해 왔지.” “그럼 이제 돌아가는 길인가?” “아니 오늘까지 4주째인데, 일주일 더 있을 계획이야. 몽블랑은 지독한 매력을 가진 산이거든.” 부럽기 그지없는 답이 돌아온다. 나름 ‘아웃도어맨’을 자처하는 나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탓에 아쉬움을 무릅쓰고 샤모니 마을로 돌아왔다. 4주 휴가는 없었지만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몽블랑에서 불어오는 공기를 쬐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샤모니에서 빙하 트레킹, 패러글라이딩, 스키와 같은 거친 아웃도어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즐길 만한 ‘소프트한’ 아웃도어도 많다. 샤모니 마을을 순회하는 꼬마열차를 타고 관광을 즐기거나 루지, 미끄럼틀 등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샤모니 레저파크도 있다. 물론 국내 테마파크나 디즈니랜드 수준을 생각하면 실망할 것이다. 유럽 최고봉 몽블랑을 바라보며 아기자기한 재미를 누린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게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샤모니 몽블랑은 산악 여행자들의 성지다. 다른 여느 알프스 산보다 등산가들이 많은 것은 최고봉 몽블랑이 있기 때문이다 2 한여름에도 설산이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의 샤모니 마을 3 샤모니 몽블랑에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다. 가파른 능선을 타고 몽블랑 꼭대기까지 올라 볼 수도 있다 ▶travie info 아귀 뒤 미디Aguille du midi 케이블카 샤모니에서 아귀 뒤 미디 정상으로 향하는 케이블카는 성인 기준 왕복 31.40유로다. 이외에도 해발 1,913m의 몽땅베르Montenvers로 가는 산악열차, 생제르베Saint Gervais에서 출발해 해발 2,372m의 에이글Nid d’Aigle로 향하는 열차, 길이 20km에 달하는 빙하 ‘메르 드 글라스Mer de Glace’까지 가는 기차도 있다. www.chamonix.com 취재협조 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시크아울렛 www.chicoutletshopping.com/ko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데스크 시각] 정·경 분리에 격세지감/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정·경 분리에 격세지감/김경운 산업부 전문기자

    1453년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1100년 동안 지켜주던 높이 9m의 마지막 성벽이 무너졌다. 무게 600㎏짜리 돌덩이를 쏘아대는 오스만튀르크의 신무기인 화포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한 것이다. 지중해를 에워쌀 정도로 넓은 영토를 자랑하며 가톨릭의 중심을 자부하던 대제국이 적대적인 이슬람 신흥국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지중해 쟁탈전에서 유럽 측의 빈자리는 베네치아공화국이 낚아챘다. 베네치아는 비잔틴과 달랐다. 이슬람에 그다지 적의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도리어 주변국 술탄들과 계약을 맺고 아시아의 향신료와 비단을 싼값에 넘겨받아 유럽에 비싸게 넘기며,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적을 너의 친구처럼 여기고 친구는 잠재적인 적으로 간주하라.’는 자신의 격언에 충실했던 이중성이 끝내 교황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당시 유럽인들에게 무슬림과의 갈등 문제는 단순히 종교 차원이 아니라 정치·사회의 존망이 걸린 문제였다. 그런데 베네치아는 종교보다 상업을 선택해 르네상스와 ‘대항해시대’를 이끌었고, 이후 산업혁명의 초석까지 마련하면서 유럽 근대 문명의 주역이 된다. 정치·종교와 상업의 분리를 통해 국가발전에 성공한 사례는 또 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해상무역로와 식민지 개척에 먼저 나섰으면서도, 후발 네덜란드에 손쉽게 동방 무역권을 빼앗겼다. 그 배경 중에는 이교도들에게 통상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종교를 강요한 점도 작용했다. 개종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격하고 파괴했다. 1637년 일본의 막부는 ‘종교에 우리는 관심없다.’며 접근한 네덜란드인들에게 호의를 보였고, 앞서 온 포르투갈인들을 내쫓도록 허락했다. 네덜란드는 무역관까지 설치하고 교역권을 장악했다. 이번 대통령선거의 주요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다. 아울러 ‘서민 복지’에도 한목소리를 낸다. 그동안 대기업집단(그룹)들이 잘못한 게 있으면 고치는 것이 마땅하다. 누리고 있는 혜택만큼 베풀지 않았다면 이제라도 상생의 길을 찾는 게 옳다. 다만 재계가 이에 대해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것은 기업을 싸잡아 ‘국민의 적’으로 몰아세우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경제를 정치의 무대에 올려 돌팔매질하려 한다는 신경질적인 쇳소리도 들린다. 그도 그럴 만한 게 기업 규제 공약과 복지 확대 공약이 오버랩되면서, 마치 부자의 돈을 빼앗아 표밭에 뿌리겠다는 것처럼 굴절돼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와 경제의 분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또 있다. 남북경협 기업인들은 ▲정치와 경제의 분리 ▲정부와 민간사업의 분리 ▲상거래와 인도적 지원의 분리를 주장하고 있다. 거의 비슷한 뜻의 말을 굳이 3대 원칙이라고 강조하는 데에서 “제발”이라는 쉰 목소리가 들린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럴까. 경제활동이 정치행위와 뒤엉켰다가, 책임을 뒤집어쓰고 억울하게 국민의 오해만 받는 일도 있다.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시 SH공사는 늘 죄인처럼 거액의 만성적자를 추궁당한다. SH공사의 경우 2006년과 2009년 사이에 6조 9901억원의 부채가 늘었다. 하지만 이는 문정·은평3·강일2지구 등의 임대주택 개발 등 사업비를 미리 당겨서 쓰고, 또 투자비 회수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쳐 서민들이 실업에 고민할 때 정치권 자신이 범국가적 재정 확대를 구호처럼 외쳤던 것을 잊었는가. 앞서라고 등을 떠밀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얼굴에 손가락질을 하는가. 다시 생각해 보면, 정·경(政·經) 분리는 과거 무소불위 정권에 밀착해 특혜나 뜯어내려는 기업의 탐욕을 비판하는 원칙이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홀로 잘나가는 기업의 발목을 붙잡아서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려는, 기성 정치권의 못난 짓을 꾸짖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말이 이럴 때 어울리지 않는가. kkwoon@seoul.co.kr
  • 상점 주인만 골라 죽이는 뉴욕 연쇄살인범 충격

    상점 주인만 골라 죽이는 뉴욕 연쇄살인범 충격

    최근 미국 뉴욕 시민들이 상점 주인만을 골라 살해하는 연쇄살인범 등장에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이 살인마는 브루클린 일대 쇼핑가에서 중동 출신 상점 주인만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저녁 브루클린 시내의 한 부티크 상점에서 이 점포 주인인 중동 출신의 라흐마톨라 바히디포(78)가 머리와 가슴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조사에 나선 경찰은 현장에서 22구경 칼리버 소총의 탄환을 찾아냈으며 과거 2건의 살인 사건을 저지른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지난 7월과 8월에도 22구경 칼리버 소총에 맞아 두명이 숨진 바 있으며 당시 피살자는 상점 주인들로 역시 중동에서 건너온 이민자로 알려졌다. 뉴욕 경찰 대변인 폴 브라우니는 “범인은 상점 밖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CCTV 카메라가 없는 상점을 골랐다.” 면서 “지난 살인 사건을 저지른 남자의 연쇄 살인으로 보이지만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 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공통점으로 봐서 아랍인이나 무슬림을 지독히 싫어하는 인종 차별주의자의 범행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3번째 살인 사건이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상점 주인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중동 출신 상점 주인들은 자체적으로 보안을 강화하는 등 그야말로 벌벌 떨고 있다. 이스라엘 출신의 상점 주인인 아비 지크리는 “누구의 범행인지 모르겠으나 빨리 체포됐으면 좋겠다.” 면서 “매장에 16대의 카메라를 설치했지만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용의자 몽타주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