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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아트페어서 신명나는 풍어굿

    스페인 아트페어서 신명나는 풍어굿

    |마드리드 윤창수특파원|“끔찍한 살생이 많았던 이 곳이 좋은 터가 되고, 아르코도 잘 되게 하소서.”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시 남쪽 마타데로에서 주요무형문화재 82호 무속인 김금화(76)씨가 굿판을 벌였다.15∼19일 열리는 스페인 국제아트페어 아르코(ARCO) 개막에 앞서 김씨는 신명나는 춤사위로 ‘한국’을 알렸다. 올해 아르코 행사는 마드리드 곳곳에서 30개국 260여개 화랑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 4만 8300㎡에 달하는 마타데로는 1980년대까지 도살장으로 사용됐던 곳. 마드리드 시의 도시계획으로 2011년까지 흉물스러운 천덕꾸러기에서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14∼18일 김기철·양아치 등 한국작가와 스페인 미술대 학생이 함께 워크숍을 갖는 인터메디아애 민박 프로젝트도 여기서 열린다. 김씨는 이날 3일간에 걸쳐 이뤄지는 서해안 풍어제를 2시간으로 압축해 보여줬다. 고대유적처럼 벽만 남아 있는 도살장 터에 꽹과리와 피리 소리가 울려퍼지자 300여명의 스페인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가운데서도 이들은 흥겨운 장단에 발장단을 맞추며 김씨의 몸짓을 따라하며 굿의식을 즐겼다. 김씨는 “살생이 많았던 곳은 환생이 많았다는 좋은 뜻도 있다. 이 터에 새 생명이 솟아나길 빈다.”며 물동이 가장자리를 빙빙 돌면서 춤을 췄다. 이날 굿을 지켜보다 “죽은 돼지를 반으로 가르는 의식은 차마 볼 수 없다.”며 자리를 뜬 한 관람객은 “화려한 색깔이 인상적”이라며 “새로운 장소를 위한 좋은 의식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주빈국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백남준 특별전(5월20일까지). 마드리드 최대 번화가인 그란비아 한복판에 자리잡은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 전시장에서 펼쳐진다. 올해 아르코 행사에는 유럽을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마드리드 시내 곳곳에는 삼성, 현대, 기아 등 한국기업들이 만든 환영 플래카드가 주요 건물 곳곳에 내걸렸다. 한편 삼성미술관 리움은 아르코조직위원회 측으로부터 올해의 컬렉터상 수상기관으로 선정돼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부관장이 상을 받는다. geo@seoul.co.kr
  • 15일 아르코 개막… 한국이 주빈국

    ●아르코 스페인어로 ‘현대미술전’이란 뜻. 고야, 후안 미로 등 대가의 전통을 자랑하는 스페인이 미술적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1982년부터 매년 2월에 열고 있다. 아르코는 스위스의 바젤, 독일의 쾰른, 미국의 시카고, 프랑스의 파리 아트페어와 함께 세계 5대 아트페어로 꼽힌다. 피카소와 가우디의 나라 스페인에 미술의 한류(韓流)가 분다. 유럽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마드리드의 후안 카를로스1세 전시회장에서 오는 15∼19일 열리는 아르코 아트페어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아르코는 매년 주빈국을 선정하여 전시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스페인 전역에서 전시, 공연, 영화, 문학 등의 문화행사를 펼치게 한다. 동양에서는 한국이 처음으로 선정됐으며, 내년에는 브라질이 주빈국이다. 매년 약 20만명의 관람객이 찾으며 세계 259개의 화랑이 참여해 각국의 미술품을 전시, 판매한다. 미술품 거래 규모는 수백억원대 수준이다. 한국아르코조직위원회는 문화관광부의 지원하에 35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을 알리는 문화행사를 준비했다. 우선 아트페어에는 14개 한국화랑이 한국작가 90여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참여화랑은 갤러리 현대, 갤러리 인, 국제 갤러리, 원앤제이, 아라리오, 가나아트, 시몬, 학고재, 박영덕 화랑, 박여숙 화랑, 선화랑, 카이스, 노화랑, 아트파크 등이다. 참여작가들은 30대가 37명으로 가장 많으며 40대가 25명,20대와 50대가 각각 10명이다. 오는 13일에는 ‘환상적이고 하이퍼 리얼한 백남준의 한국 비전’이란 이름으로 백남준 특별전이 개막돼 5월20일까지 열린다. 백남준의 작품 가운데 한국적 정서나 동양사상을 표현하는 ‘백팔번뇌’ ‘고인돌’ ‘TV를 위한 선’ 등 86점이 전시된다. 또한 마이클 주·김종구 등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 참가한 한국작가 11명의 작품을 모은 ‘뿌리를 찾아서:한국이야기 펼치다’와 함께 박준범·플라잉씨티 등 대안공간 작가들이 만드는 ‘도시성을 둘러싼 문제들’이 마드리드 곳곳에서 전시된다. 전시회 외에도 무속인 김금화의 전통굿, 안은미 댄스컴퍼니의 현대무용, 인디밴드 어어부 프로젝트의 콘서트와 김기덕·홍상수 감독의 한국영화 특별전도 열린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백남준 1주기 추모행사 다양

    세계적인 미술거장 백남준이 타계한 지 29일로 1년이 됐다. 존 케이지 탄생 100주년 추모굿을 벌이기 위해 2012년까지는 살아있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그였다. 백남준은 그의 예술생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존 케이지를 1958년 처음 만났다. 이듬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그의 첫 퍼포먼스 ‘존 케이지에게 바치는 경의’를 펼치면서 피아노를 전복시켰다. 그의 1주기 추모를 위해 여러 행사가 열린다.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이 설치돼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오전 11시 추모식이 거행된다. 1977년 백남준과 결혼한 평생의 예술동반자 구보타 시게코 여사가 1시간10분짜리로 직접 편집한 ‘마이 라이프 위드 남준 백’이 상영된다. 이 영상에는 그의 대표적 해프닝과 34년만에 찾은 86년의 한국 여행,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병원에서 부인 및 간호사와 함께 성적 자극을 통한 마사지 치료과정 등이 담겨 있다. 오는 3월23일∼5월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백남준 1주기 추모전’을 통해 그의 비디오 아트 발전과정을 돌아볼 수 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서는 인간문화재 무속인 김금화씨가 백남준 추모굿을 벌인다. 백남준은 요셉 보이스 추모굿을 갤러리 현대 뒷마당에서, 샤롯 무어맨 추모굿은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열었다. 또 갤러리 쌈지에서는 3월18일까지 ‘백남준과 플럭서스 친구들’이란 전시회를 통해 백남준이 초기멤버로 활동했던 1960년대 전위예술 운동 플럭서스(Fluxus)를 조명한다.(02)736-0088. 그의 대표작 가운데 3대 위성중계 작품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 ‘바이바이 키플링’ ‘랩 어라운드 더 월드’ 등 주요 비디오 작품이 상영된다. 어린이 50여명이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주제로 그린 그림과, 한복예술인 이지영 작가의 설치작품 ‘백남준 꽃상여 타고 다시 떠나다’도 전시된다. 서초구 잠원동 필립강갤러리에서는 2월28일까지 사진작가 이은주(60)씨가 찍은 백남준 사진을 전시하는 ‘아, 백남준’전이 열린다. 이씨는 예술가의 삶을 렌즈에 담아 온 작가로, 뉴욕 소호작업실에서의 백남준 모습도 처음 선보인다.(02)517-9092.윤창수기자 geo@seoul.co.kr▶관련기사 25면
  • ‘이매방 춤사위’ 5년만에 만난다

    ‘한국춤의 명인’ 우봉 이매방 선생의 팔순을 기념해 우봉의 제자들이 스승에게 헌정하는 뜻깊은 무대가 마련된다.25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무선(舞仙)·님께 드리는 헌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한국춤 공연.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 보유자인 이매방 선생의 춤 인생과 열정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이다.특히 우봉 선생의 제자들의 모임인 ‘우봉 이매방 춤보존회’(회장 임이조)가 위암 선고를 받아 투병생활중 최근 건강을 회복한 스승의 마지막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공을 들여 일군 공연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전남 목포 태생인 우봉은 7살 때부터 춤을 배우기 시작해 72년간 전통춤에만 매달려 외길 인생을 살아온 명인. 고교 재학시절 이대조 선생에게 승무, 이창조 선생에게 검무를 각각 사사했고 초등학교 시절 5년간 중국에 살면서 중국의 전설적인 무용가 매난방에게서 칼춤과 등불춤을 익히기도 했다.당시 기생, 혹은 광대라는 사회적 천대와 멸시에도 굽히지 않고 꼿꼿하게 춤으로 일가를 이뤄 비단 춤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는 춤꾼이다. 그래서인지 고고하고 단아한 그의 정중동의 춤사위는 인간의 희열과 인욕(忍辱)의 세계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무대에서는 우봉 이매방 춤보존회 회장 임이조, 우봉 이매방 춤전수관장 최창덕, 전수교육조교 김명자·김정녀·김묘선·이수자 오미자·박소림·김덕숙·오은명·황순임·김효분을 비롯해 20여명이 2시간 동안 10개의 레퍼토리를 펼치게 된다.무형문화재 승무, 살풀이춤은 물론 장검무, 기원무, 무당춤, 입춤, 승천무, 대감놀이, 사풍정감(士風情感), 보렴승무, 삼북오북 등 우봉이 창작한 춤이 망라됐다. 승무는 장관을 이루는 북가락과 빼어난 발디딤새며 장삼놀음으로 해서 우리 민속춤의 정수로 꼽히는 레퍼토리. 그런가 하면 살풀이춤은 신비함과 비장미를 함께 갖춘 춤사위로 단아한 멋과 정한을 풀어내 ‘이매방 춤의 대명사’로 불린다.이밖에 우봉이 경기무속 장단에 맞춰 새롭게 안무한 기원무, 호남 기방예술의 정통을 이어 애잔하면서도 요염한 입춤, 진도지방 상여 소리와 씻김굿에 무녀 춤사위의 볼거리들을 담은 승천무, 선비의 내면세계를 춤사위로 표출시킨 남성적 기품의 사풍정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춤들이다. 중국 경극배우 매란방에게서 배운 검무의 칼사위와 우리 전통 검무를 혼합해 1950년대 안무한 장검무도 들어있다.이 가운데 우봉이 직접 무대에 올라 승무(18분)와 입춤(15분) 등 두 작품을 출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당초 10개의 작품을 모두 제자들이 출 예정이었으나 우봉이 직접 독무를 추겠다는 고집을 부렸다고 한다. 지난 2002년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선 뒤 암 선고를 받아 투병하다 5년만에 국내 무대에서 춤사위를 보여주는 셈이다.이매방 전통춤보존회측은 “우봉 선생이 건강을 우려한 제자들의 만류에도 자택 2층 연습실에서 틈틈이 연습을 하면서 무대의상도 꼼꼼히 챙기는 등 큰 열정을 쏟고 있어 제자들이 더욱 공연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고 귀띔했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길섶에서] 옛 그대로/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올해 문단에서 공지영만큼 주목받은 이도 드물다. 오랜만에 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영화화됐다. 앰네스티상을 받는 행운도 누렸다. 하지만 그는 등단 초반 극단의 평가를 받았다.‘고등어’는 사회주의 몰락이후 이념적으로 방황하는 386세대의 내면의 초상을 그렸다. 하지만 평가는 혹독했다. 그의 말대로 우파는 좌파 성향 같아 싫어했고, 좌파들은 운동 팔아 먹는다고 비난했다. 작고한 박생광도 극단의 평가를 받았던 화가다. 그는 불화, 무속화 등의 토속 이미지를 단청의 강렬한 원색으로 재탄생시켰다. 노을보다 붉고, 바다보다 푸르다. 하지만 한국, 일본 모두로부터 외면 받았다. 일제땐 지나치게 조선적이라며, 광복 후는 왜색이 넘쳐 난다며. 색치라는 혹평까지 받았다. 일흔까지 기다려서야 혹평이 찬사로 바뀌었다. 공지영은 최근 인터뷰에서 “좌, 우가 뭐래도 길들여지지 않고 싶다.”고 했다. 박생광은 꾹꾹 눌렀던 예술혼을 말년에 터뜨린 뒤 “봄이 온 것처럼 하고 싶은 것은 다 했다.”고 세상과 화해했다. 그리고 아호(乃古)처럼 ‘옛 그대로’ 떠났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大檢선정 “세상에 이런일이…”

    “세상에 이런 일이….”대검찰청은 26일 올 한해 수사했던 극적인 사건을 모아 발표했다. #1 키 168㎝, 몸무게 68㎏으로 여성으로선 비교적 당당한 체구인 손모(26)씨는 짧은 머리에 남성용 옷차림으로 남자 행세를 해왔다.A씨와 만나 사귀던 손씨는 2002년부터 A씨와 동거는 물론 A씨 가족들에게도 장래의 사윗감으로 행세했다. 손씨는 A씨에게 “결혼할 때까지 순결을 지켜주고 싶다.”는 말로 성관계를 피하며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감추면서 “내가 사람을 때려 합의금이 필요하다.”,“옛 여자 친구에게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고 속여 동거녀로부터 6개월여 동안 3000만원을 뜯어냈다. 손씨의 완전 범죄는 A씨가 동석했던 가족모임에서 손씨의 조카가 자신을 ‘이모’라고 말하면서 들통나고 말았다. 결국 서울서부지법은 구속기소된 손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2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된 김모씨는 교통사고를 위장해 보험금을 타내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아버지와 함께 차를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버지는 현장에서 숨졌다. 아버지를 잃은 김씨는 4억원의 보험금을 챙겼다. 또 어머니와 동생, 친구까지 동원한 위장 교통사고로 보험금 1억 2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완전범죄는 없는 법. 심야에 휴가지를 답사하려고 가다가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났다는 김씨의 진술을 이상하게 여긴 전주지검 권현유 검사는 김씨 가족의 보험 가입 상태와 김씨의 통화 내역 등을 조사해 김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결국 김씨 등 2명은 구속 기소됐고 나머지 가족 등 4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3 시골에서 비교적 잘사는 편이었던 B씨는 무정자증이었다. 환갑이 넘은 그는 입양한 딸마저 출가한 뒤 평소 알고 지내던 무속인 C씨에게 자식이 없어 아쉽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러자 C씨는 자신의 수양딸이 이혼녀인데 아들을 둘 낳았다며 이른바 ‘씨받이’를 제안했다.B씨와 C씨의 수양딸은 성관계를 가졌지만, 수양딸은 이미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상태. 하지만 C씨와 수양딸은 B씨에게 성관계를 가진 지 불과 5일 뒤 “임신했다.”면서 몇 달에 걸쳐 양육비 등의 명목으로 4700여만원을 뜯어냈다. 하지만 생부가 들통날 것을 걱정한 C씨의 수양딸은 임신 6개월에 낙태 수술을 받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B씨는 병원에서 자신이 여전히 무정자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B씨는 C씨 등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무혐의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樂漁] 충남 보령 오포수로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樂漁] 충남 보령 오포수로

    한해 낚시를 마무리하는 납회도 거의 끝나가는 요즘, 대물낚시 출조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언제부터인가 대물낚시를 선호하는 낚시인이 늘어나면서 때를 잊은 출조도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물낚시 시기는 기온이 상승하는 3월부터 시작해 기온하락으로 살얼음이 물가에 잡힐 때 끝이 난다. 밤새 한번 있을까 말까한 입질을 기다리느라 밤을 지새워야 하는 대물낚시. 무엇이 많은 낚시인을 매료시키며 밤새 졸음과 추위와 싸우는 것일까. 한마디로 확실한 월척급 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즉, 여러 마리의 붕어를 낚는 것이 아니라, 한마리의 붕어라도 큰 것을 낚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기본 채비구성을 살펴 보면, 경질 낚싯대를 사용하고, 원줄은 4∼ 5호 이상, 목줄도 3호 이상을 사용한다. 낚싯바늘은 지누 5∼6호(붕어14호이상) 외바늘을 사용하고 톱이 짧은 고부력찌를 사용해 봉돌을 무겁게 만드는 것이 요령이다. 미끼는 대표적인 것이 생새우와 참붕어, 메주콩, 옥수수. 그밖에도 납자루, 땅강아지, 산지렁이, 건탄 떡밥 등 여러 상황에 맞게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물낚시 미끼는 투박하고 거칠어 먹이섭취가 쉽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작은붕어들이 미끼를 쉽게 먹지 못하도록 하고, 가능한 큰 붕어만을 선별하여 낚아 내고자 함이다. 낚싯대 편성도 다대편성을 주로 한다. 집어를 하는 낚시가 아닌 이유도 있지만, 잦은 입질을 볼 수 있는 낚시가 아니어서, 여러개의 낚싯대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떡붕어나 수입붕어를 대상으로 하지 않으며, 오직 토종붕어만을 대상으로 하는 낚시여서 수차례 출조를 해도 입질한번 못보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잡어나 잔씨알의 붕어 개체수가 많아 큰씨알의 붕어를 만나기 어려운 낚시터라면 대물낚시로 효과를 보기 좋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대물낚시 출조지는 보령권. 지속되는 가뭄으로 저수율이 많이 내려간 데다, 기온하강으로 물색도 맑아 낚시여건은 좋지 못하다. 하루종일 보령권 대물터 몇곳을 돌아보며 적당한 포인트를 찾았지만, 여건은 비슷했다. 보령시 오천면의 오포수로를 찾았다. 오후로 접어든 시간임에도 해는 구름사이를 숨바꼭질하며 검뿌연 연무속에서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평일이라 그런지 수로가는 초겨울의 날씨만큼 썰렁하기만 하다. 하루전부터 이곳에서 낚시를 했다는 권창원(63·인천)씨는 “지난해 우연히 이곳을 찾았다가 뜻밖에 대박을 만났다.”며 “날씨도 춥지 않고 바람도 없어 낚시가 잘될 것 같은데, 생각과는 다르다.”며 6∼7치급 낱마리붕어가 들어 있는 살림망을 보여준다. 필자도 곧게 뻗어 올라간 갈대와 힘없이 꺾여버린 부들사이로 지렁이 미끼를 단 채비를 넣었다. 곧바로 입질이 시작되었다. 수로 수초낚시의 잔재미가 시작된 것이다. #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광천나들목→광천사거리→대천방향우회전(21번국도)→주포사거리→보령화력발전소방향 좌회전(구수지에서 5㎞직진) 글 사진 보령 김원기 낚시사랑 편집부장 (studozoom@naver.com)
  • 연극적 요소 접목시킨 ‘퓨전춤판’

    “처음 저에게 춤을 가르쳐 주신 인생의 스승이자 연인인 아버지를 위한 저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11년 전에 돌아가신 부모의 환상이 이젠 옅어졌을 법도 하나 한국무용가 정명자(51)씨의 가슴 속에는 아버지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이 가득했다.“춤을 알아야 인생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며 6살짜리 딸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고 무용학원에 데리고 간 부정(父情).45년전 한국 사회상을 보면 정말 시대를 앞서간 아버지의 선택에 감사한 마음을 잊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45년 춤인생을 정리하고 ‘꿈’에 그리는 아버지를 위한 사부곡(思父曲)을 12월1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가무악 ‘한송이 꽃되어’란 이름으로 무대에 올린다. 현대 창작 무용이라고는 하나 절절한 몸짓과 구성진 소리, 음악뿐 아니라 연극적 요소까지 접목시킨 이색 무대이다. 정씨의 이번 공연은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창작무용이 아니라 인간의 생로병사와 무용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자서전 형식으로, 연극을 보는 듯한 독특한 형태로 이끌어 간다. 자신을 춤의 세계로 이끌어 준 아버지를 생각하며 추는 홀춤, 애잔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민요조의 노래, 남자와 둘이서 추는 2인무로 사랑과 이별을 몸짓으로 이야기한다. 무속풍의 풋살 장단과 장대한 타악 퍼포먼스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이승으로 떠나보낸 아버지와 몸으로 나누는 침묵의 대화로 대미를 장식한다. 밥을 먹지 않고 살 수 없듯이 ‘춤’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다는 정씨는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점점 멀어지는 우리 전통춤에 대한 사랑으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단다. “전통춤 공연장은 대부분 썰렁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새로운 형식과 방법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공연, 누구나 쉽게 우리 춤을 생각하고 느껴보는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그에게서 우리 춤에 대한 사랑이 듬뿍 배어 나온다. 점점 침체되어 가는 우리의 전통문화 공연을 되살리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얼마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지 자못 기대된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중·일 3000년 문화유전자 따져보자”

    “한·중·일 3000년 문화유전자 따져보자”

    “내가 내 안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해선 안됩니다. 너와 나의 사이, 그 끝없는 관계 속에 존재하는 것입니다.3인칭이 없고 2인칭이 없는데 어떻게 1인칭이 있을 수 있습니까. 민족을 사랑한다는 이름으로 민족의 눈을 멀게 해서는 안됩니다.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끊임없이 자맥질을 해야 물귀신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원로 문학평론가 이어령(73) 성결대 석좌교수는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특별 강연회에서 한·중·일 3국의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은” 문화적 특성을 유난히 강조했다. 유한킴벌리(대표이사 사장 문국현)가 주최한 이날 강연회는 유한킴벌리의 지원으로 제작된 ‘한·중·일 비교문화상징사전-매(梅)·난(蘭)·국(菊)·죽(竹)·송(松)’(전5권·종이나라 펴냄) 출간을 기념해 마련된 것. 문국현 사장을 비롯해 이홍구 전 국무총리, 윤영섭 전 교육부장관, 원로시인 김남조 전 숙명여대 교수, 임영숙 전 서울신문 주필 등 문화 학술 언론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중·일 비교문화상징사전 작업의 책임편집을 맡은 이어령 교수는 “사군자 하면 으레 유교문화만 떠올리는데 거기엔 불교와 무속, 중국의 도교, 일본의 신도까지 다 깔려 있다.”며 “하나의 코드로만 가둬 보지 말고 한·중·일 3국이 3000년 역사 속에서 함께 일궈온 문화 유전자의 관점에서 비교 분석해 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일침을 놓았다.“우리가 알고 있는 화투 속의 ‘5월 난초’는 난초가 아닙니다. 일본 말로 아야메(あやめ), 즉 창포예요. 난초는 꽃잎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왜 일본 사람들이 화투에 난초를 그리지 않았는지, 왜 우리 만큼 난초를 사랑하지 않는지, 그런 근원적인 사고를 해봐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문화 유전자란 무엇인가. 한 예를 들면 3000년 전 중국이 원산지인 매화는 한국에 전해지고 다시 일본에 알려졌다. 그런 만큼 매화는 이 세 나라 국민의 생활 속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 세 나라의 배우가 나오는 영화 ‘무극’에서 매화가 화려한 배경을 이루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동양에서 난초가 알려진 것은 공자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들어가기 전 빈 골짜기를 지나면서 난초를 보았다는 ‘공곡유란(空谷幽蘭)’ 일화를 통해서다. 공자가 본 난초는 물론 오늘날 우리가 아는 난초와는 다를지 모르지만, 중국은 그만큼 오랜 난초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중국은 난초라는 이름을 도둑맞았다고들 분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세가 한번 기울면 아무리 소리를 쳐도 소용이 없는 법이지요. 반면 공자가 그 옛날 난초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거문고를 탓던 곡을 최근 중국이 완벽하게 재현한 것은 사뭇 감동적인 일입니다.” 이 교수는 “우리는 문명은 아는데 문화는 모르고 있다.”는 말도 했다. 한·중·일 문화DNA를 읽어내는 이번 작업은 그렇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이 교수는 비교문화상징사전에 이어 현재 2차사업인 ‘12지(十二支)’의 문화유전자 분석작업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태백산 ‘국립공원’ 승격놓고 찬·반

    ”도립공원 태백산을 국립공원으로 승격시키자.” “주민 재산권 행사에 걸림돌만 될 뿐이다.” 강원도 태백산 도립공원의 국립공원 승격안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 찬·반론이 팽팽하다. 2일 태백시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이 지난 198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이 연간 관광객이 10만여명에서 지난해 82만여명으로 늘어나고 있어 마땅히 국립공원으로 승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이 한층 더 증가, 고원 관광도시적 기반이 한층 더 다져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태백산의 국립공원 지정시 건물 증·개축 제한 등 공원구역내 각종 규제가 눈에 띄게 강화되는 만큼 득보다는 실이 훨씬 더 클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또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공원을 관리하게 돼 현재 공원을 관리하는 태백시 공무원 50여명이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일부 공무원들도 반대하고 있다. 해발 1567m 높이의 태백산은 527만여평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전국 최고의 영산(靈山)으로 무속인과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원내엔 유일사 코스(4㎞), 백산사 코스(4.7㎞), 당골 코스(4.4㎞), 문수봉 코스(7㎞), 금천 코스(7.8㎞) 등이 개설돼 있다. 시 관계자는 “태백산 도립공원의 국립공원 승격에 대한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듣고 승격에 따른 긍·부정적인 효과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태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재독 화가 송현숙 ‘단숨에 그은 한 획’전… 소격동 학고재서

    재독 화가 송현숙(54)의 작품 앞에 서 있으면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마치 삼베나 모시 자락을 걸쳐놓은 듯한 붓질의 흔적이 허허로이 빈 바탕색과 어우러져 빚어내는 그 울림이다. 송현숙의 ‘단숨에 그은 한 획’전이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특이한 삶의 여정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인물. 전남 담양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후 간호사로 독일에 건너가 화가로서 성공한 작가다. 그림을 좋아해 간호사로 일하는 틈틈이 그린 것을 제출해 함부르크 미술대학에 합격,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그래서 작가는 “지금도 데생을 기초로 한 사실적 그림은 그리지 못한다.”며 “데생을 중시하는 한국 대학에서라면 어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90년대 이후 캔버스에 마치 붓글씨를 쓰듯 획을 긋는 그림을 그려왔다. 한번의 붓질을 일획이라고 칭하고, 작품 타이틀도 ‘1획’‘7획’‘1획 위에 4획’ 등 필획이 그려낸 형상과 무관하게 붙인다. 대상의 이름이나 상징에 무심하고 싶은 의지, 집착하지 않는 동양철학적 냄새가 진하게 묻어난다. 작가의 붓질은 상당한 집중력과 체력을 요한다. 물감이 젖은 바탕 위에 붓질을 하는 템페라 물감을 사용하기 때문. 옛 벽화에서 쓰였던 기법이다. 덧칠하거나 지울 수 없어 잘 계획하여 순간에 완성해야 한다. 정신 집중이 잘 되고 운이 좋으면 한 번에 완성하기도 하지만, 수십번 실패를 거듭하기도 한다. 따라서 송현숙의 긋는다는 행위는 노장사상의 무위(無爲)와 무념(無念), 그리고 불교의 선(禪)과 그 맥락이 닿아 있다. 35년째인 독일생활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소박한 차림새나 변하지 않은 남도 사투리는 작품 속 이미지의 삼베나 모시 느낌을 빼닮았다. 작가는 “어릴적 산골에서 흔히 접했던 삼베나 모시 이미지가 나이들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표출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선 우물, 집, 옹기, 고무신, 호랑이 등을 특유의 붓질로 투박하게 형상화한 작품들도 보여준다. 내려긋기 중심의 기존의 작업을 연장하고 심화한 것. 말뚝과 천이 어우러진 듯한 ‘33획’에선 얼핏 무속적인 기운이 느껴지고,‘28획 위에 7획’은 흰 고무신을 싣고 단정히 선 여인의 뒷모습을 연상케 한다. ‘고무신 무더기 위에 13획’은 아우슈비츠 해방 60주년 기념일을 맞아 그린 그림으로 ‘일제 강점기 정신대로 끌려가 수난당한 여성들을 기억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한다.’는 설명을 덧붙인 작품이다. 이밖에 연녹색 바탕에 말뚝 하나를 그은 ‘1획’과 예전 안방에 걸려 있었을 법한 횃대에 천을 몇 번 감아 늘어뜨린 듯한 ‘21획’, 항아리 형태로 나타난 ‘7획’ 등이 인상적이다.11월9일까지.(02)720-1524.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KBS 2TV 드라마 ‘황진이’의 하지원

    KBS 2TV 드라마 ‘황진이’의 하지원

    “재주 많은 만능 엔터테이너 황진이를 보여드릴게요. 너무 기대가 많아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자신은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잘 모르면 그런가보다 하고 말지만, 유명한 캐릭터는 끊임없이 비교 평가당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황진이’는 이미 여러차례 선보인데다, 요즘 사극이라는 장르 자체가 상한가다.‘베테랑’급 배우 하지원이 긴장하는 이유다. “사람들이 그냥 알고 있는 황진이는, 흥미있는 연애담쪽에 치우쳐 있어요. 제가 보기엔, 황진이가 요즘 태어났으면 연예인이 됐을거예요. 글·그림·춤·노래 어느 하나 빠지는게 없거든요. 이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드릴게요.” 황진이에 대한 이런 분석은 황진이에 대한 평가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정말 ‘악바리’예요. 기녀들의 수련방식을 따라 촬영하는데 그 과정을 어떻게 다 참아냈는지 모르겠어요.” 최근 촬영한 분량은 폭포물 아래서 수련하는 장면. 물이 워낙 차다보니 머리가 깨질 듯 아파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단다. 그걸 따라하려니 몸 성할 날이 없다.‘다모’와 ‘형사’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경험이 풍부하다(?) 믿었는데 너무 힘들다.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황진이의 넘치는 ‘끼’. 가야금에다 ‘남자의 악기’라는 거문고에까지 도전했다. 대역없이 하려다 보니 지독한 연습은 필수다. 여기다 능숙한 춤사위까지 보여야 한다.“한국무용이라는 게, 어깨가 들썩이는 게 모든 걸 절제한 상황에서 가슴에서 우러나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안 되니까…. 한번 연습하고 나면 다리가 마비될 정도인데도 아직도 많이 부족하네요.” 궁중무용을 비롯, 검무·교방무·장고춤 등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대략이나마 익혀야 하는 춤이 30가지가 넘는다. 그러다 보니 밥 먹고 잠 잘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 그나마 좋은 소식이라면 사극 최대의 적으로 꼽히는 가채를 실제 쓸 기회가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4∼5㎏을 넘는 무게 때문에 금세 뒷목이 뻣뻣해지는 가채라도 피해갈 수 있어 다행이다. ‘황진이’는 하반기 최대 화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출생의 비밀’에다 기생 수련 과정에서 벌어지는 황진이와 부용(왕빛나 분)간의 대립·갈등 구조를 품고 있어서 언뜻 ‘대장금’의 흥행코드를 떠올리게 한다.‘동북공정 사극’이라 부를 수 있는 남성사극이 가득한 브라운관에서 어느 정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도 관심이다. 여기다 송혜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황진이’도 대기 중이다. 그래서인지 ‘황진이’ 제작발표회는 여느 때와 달리 무속인 출신 한영애와 퓨전국악팀의 진혼제 퍼포먼스, 처용무 공연에 이어 주연배우들의 화려한 한복 패션쇼 등으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그래도 가장 가슴 떨릴 사람은 2년6개월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하지원 자신이다.“많은 남자들이 황진이에게 빠져들었듯, 제게도 드라마에도 많은 남자들이 빠져들었으면 좋겠어요.” ‘황진이’는 11일 KBS 2TV에서 첫 선을 보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7) 신앙·사고상징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7) 신앙·사고상징

    대다수의 민족문화재나 문화상징은 종교문화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종교는 엘리트의 고매한 종교사상이나 우리네 소박한 삶의 논리에서나 늘 궁극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의 상징으로 자리잡아 왔다. 그렇다고 종교라는 것이 늘 추상적인 인식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종교인의 삶을 대하면서 그것이 현실의 자리에서 늘 삶의 긴박한 문제를 풀어내는 기제임을 쉽사리 확인하게 된다. 갖가지 신앙을 통해 혹은 적극적인 의례나 소극적인 금기와 꺼림을 통해 현실의 질곡과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던 우리의 종교문화는 인식을 넘어선 풀이의 몸짓이었다. 그러면서도 종교는 일상을 지탱할 삶의 핵심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의미망의 토대였다.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을 살면서도 아노미에 젖어들지 않는 것은 종교를 자양삼아 삶의 가치와 기틀을 굳건히 유지하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신앙 및 사고와 관련된 9개의 민족문화 상징들은 삶의 궁극적인 물음과 해답을 향한 몰입과 발산이었으며, 실제로 삶의 응어리를 풀어내려는 바람이자 몸짓이었으며, 세계를 품는 안목과 가치의 본산이자 근원이었다. 분명, 우리 민족은 뜨겁고 화끈한 민족이다. 그러나 우리는 열을 내는 문화와 더불어 능동적으로 그 열을 식히고 가라앉히는, 다시말해 삶의 열기를 조율하는 냉정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선(禪)의 문화가 그것이다. 선은 영혼이 육체를 빠져나가는 샤먼의 엑스터시와는 달리 정신의 몰입(엔스타시스)을 통해 마음의 번뇌를 끊고 내면의 평정을 얻으려는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수행이다. 치열한 일상의 어지러운 삶에 고요와 집중을 끌어들여 삶의 활력을 일으키는 선은 이제 산간의 선방의 문지방을 넘어 도시의 시민문화와 스포츠문화에까지 이르고 있다. 평상의 삶에서 문득 자기의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불성(佛性)을 발견하는 각성과 몰입이야말로 현대의 정신 웰빙과도 통한다. ● 禪 - 내면의 평정을 ‘닦는 의례’ 선이 한국인의 내면을 ‘닦는 의례’라면 굿은 한국인의 ‘비는 의례’이다. 굿은 치병, 점복, 의례의 종교전문가인 무당을 중심으로 인간의 삶 속에서 얽히고설킨 문제의 근원을 궁극적으로 살피고 종국에는 그것을 풀어내는 발산의 몸짓이다. 염원을 몸으로 발산하기 때문에 굿이 벌어지는 판에는 늘 열기가 가득하다. 춤과 무악은 그 열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북과 춤으로 신명에 도달한다(‘周易’鼓之舞之以盡神)는 의미에서 고대 부여의 영고(迎鼓)나 동예의 무천(舞天)과 같은 제천의례에서 춤과 음악의 굿 문화를 발견하게 된다. 때론 그런 굿문화가 음사(淫祀)의 굴레로 위축되기도 했으나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신적인 몰입뿐만 아니라 가무로 삶의 에너지와 열기를 역동적으로 발산하려는 풀이의 몸짓은 한국인을 뜨겁게 만드는 문화였다. 유교문화가 지성인에게 늘 마음 닦을 것(修心)을 강조하고 있을 때, 굿은 삶의 질곡에 지친 민중의 상한 마음을 달래주고(安心) 있었다. 민중의 구복적 욕망을 의례로 분출시키는 무속과는 달리, 신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인간의 성실한 의무 이행을 목표로 하는 유교문화는 외면적으로는 제물을 다하고, 내면적으로는 성의를 다하는 것이 제사에 임하는 태도임을 늘 강조하였다. 세계문화유산이자 우리 유교문화의 자랑인 종묘와 종묘대제는 이러한 유교의 경건주의적인 태도를 현재까지도 지속하고 있다. 기일에 맞추어 진행된 능제사와는 별도로 납일과 춘하추동 사시를 포함해, 모두 5회에 걸쳐 종묘대제가 정기적으로 거행되었다는 사실은 그것이 단순히 왕실의 조상숭배의 차원을 넘어서 자연의 질서와 주기를 인간의 삶에 아로새기는 우주론적인 차원의 의미를 지닌 의례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무속의 굿문화로 삶의 뜨거움을 발산하기도 했고 선의 문화로 냉정과 고요를 되찾으며 삶의 궁극성에 몰입하기도 했으며, 유교의 경건하고도 정제된 몸짓을 통해 도덕질서와 우주의 질서를 일원화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인은 세계를 바꿀 마지막 희망으로 미륵(彌勒)을 대망하기도 하였다. ● 미륵 - 염원하는 미래-희망의 상징 미륵(산크리트어 Maitreya)은 본래 미래불로서 세상에 하생하기 전까지 성불을 미룬 대승불교의 대표적인 보살이지만 그 어떠한 명상과 기원으로도 희망을 찾지 못할 때 강력하게 요청된 한국인의 메시아였다고 할 수 있다. 미륵의 화신으로 일컬어진 화랑, 정치적인 격변기에 미륵이기를 서슴지 않았던 궁예와 고려말의 이금, 그리고 석가불을 능가하는 미륵불을 강조하며 자칭 미륵불임을 내세웠던 조선후기의 여환 등은 혼란을 일소할 힘과 권위의 상징으로 미륵에 주목했던 것이다. 한말 이후에는 미륵신앙이 영적인 천재들에게 의해 신종교의 형태(미륵불교, 용화교)로 조직되기도 하였다. 한국인은 삼국시대의 미륵반가사유상을 보면 느껴지듯이, 미래의 세계를 예지하는 미륵의 사유를 늘 떠올리면서도 한편으론 경건하고도 엄중한 석가를 능가하는 힘 있는 상징으로 미륵을 떠올렸다. 미륵은 한국의 보통사람들이 염원하는 미래와 희망의 상징이었고, 현실의 질곡과 역사의 공포를 이겨내게 하는 삶의 원동력이었다. ● 도깨비 - 특유의 해학과 재치 상징 거창하게 세상의 운세를 바꿀 미륵을 대망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인이 늘 심각했던 것은 아니다. 위력이 넘치고 재주가 많은 초월적인 존재라 하더라도 한국인의 상상력은 세상을 약간 비켜 볼 수 있는 재치와 여유를 늘 간직하고 있다. 한국인의 신앙적 정서에는 떨리는 두려움과 더불어 친근한 매혹도 함께 있는 것이다. 도깨비가 꼭 그렇다. 변신과 둔갑의 귀재이지만 허깨비로 여겨질 정도의 막힘과 허술함이 남녀노소 누군가에게나 해학 거리로 통한다. 도깨비는 벽사신앙의 상징이면서도 공포에 질린 어린아이마저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한국인의 상상력의 소박한 유산이다. 인간의 상상력의 산물에 마냥 조아리지 않고 특유의 해학으로 공포마저 되먹임하는 한국인의 내적인 힘에 감동하게 된다. ● 서낭당 - 성스런 공간의 형상화 한국인의 상상의 힘은 공간으로도 형상화된다. 성스러운 공간 속에서 새로운 삶의 기력을 얻고자 했던 서낭당 신앙과 새로운 신성 공간의 구획인 금줄문화는 공간에 투영된 한국인의 상징이다. 마을의 수호신인 서낭을 모시는 어엿한 공간이나 단출한 신수(神樹)와 소박한 돌무더기의 차림새에서 우리네 조촐한 일상에서 삶의 공간을 정화하고 신성화하려는 종교적 상상력을 자연스레 확인할 수 있다. 금줄도 그렇다. 꺼림과 경계 세움을 통해 공간을 구획하고 갱신시키는 것이 금줄이다. 한낱 새끼줄이 획기적으로 공간의 질을 변형시키는 엄청난 힘을 지니는 것이다. 금줄을 보면서 우리는 성역과 속역을 가름하는, 새끼줄에 얹어진 한국인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우리의 유교문화는 그저 동물적인 차원의 보은을 넘어서는 규범으로 효의 가치를 갈고 닦아왔고 그것을 바탕으로 유교의 이상사회를 진전시키고자 하였다. 또한 유교는 이상적인 가치를 실현한 삶의 전형으로 선비에 주목하였다. 이른바 공부하는 사람의 이상적인 삶의 표상으로 선비가 숭앙되었던 것은 선비가 자신의 삶을 맑게 하고 또 타인의 삶마저도 정화해낼 만한 가치의 체계를 굳건하게 확립한 주체였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선비의 중심세력이었던 사림들은 독서와 인격수양을 통해 유교의 이념과 가치를 몸에 익히고 강상과 절의에 찬 의리론을 사회적으로 실현하려 하였다.‘맹자’가 전하는 대로, 선비는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연마하면서도(獨善其身) 자신의 연마에 머물지 않고 세상을 교화하고자 하는(兼善天下) 삶의 목표를 통해 유교의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도를 실현하는 전형이다. 이러한 선비정신이야말로 실리적이고도 현실적인 목표에 사로잡힌 조급한 현대교육의 병을 치유하는 동시에, 양심과 도덕의 완성을 추구하는 건전한 지식사회의 모델로 주목될 수 있다. 사실, 우리의 역사에서 무속-불교-유교-서학(가톨릭)-동학(신종교)-기독교(개신교) 등이 종교문화의 형성에 결정적인 충격과 파장을 일으켜 왔건만 우리의 삶의 넓이에 포진하고 삶의 깊이에 도달한 상징으로 주목받은 것은 아직 무속(굿, 서낭당, 도깨비, 금줄), 불교(선, 미륵), 유교(효, 선비, 종묘와 종묘대제) 등의 문화로 국한되고 있다. 후발의 종교문화도 한국인의 상상과 사고의 기반에서 구체적인 현실성을 얻어간다면 우리는 보다 풍부한 민족문화의 상징을 또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최종성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 첩보원 에릭 사랑과 야망

    첩보원 에릭 사랑과 야망

    ‘머리를 깎은’ 에릭(본명 문정혁)이 드라마로 돌아왔다. 올 초 MBC 드라마 ‘늑대’ 촬영 중 부상을 당해 드라마가 종영된 지 8개월 만이다. 그는 6일 첫 전파를 타는 SBS 16부작 수목 드라마스페셜 ‘무적의 낙하산요원’(연출 이용석, 극본 이선미·김기호)에서 ‘최강’역을 맡았다. 지난해 MBC에서 인기리에 방송됐던 드라마 ‘신입사원’의 2편 격이다. “두번째 시즌이다 보니 아무래도 비슷한 점이 많죠. 그렇지만 좀더 멋지고 터프한 캐릭터입니다.”그의 말대로 ‘무적의’은 ‘신입사원’을 제작한 LK제작단과 작가들이 다시 의기투합했다.‘신입사원’의 주인공 ‘강호’를 맡았던 문정혁을 다시 주인공으로 캐스팅했고, 내용도 한심한 백수였다가 전산 착오로 대기업 사원이 된 ‘강호’와 역시 백수였다가 운좋게 첩보원이 되는 ‘최강’의 설정이 비슷하다. 그렇지만 전작의 애교 있고 어리버리한 캐릭터가 아니라, 남자답고 터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머리도 짧게 깎았다. 검은 양복을 입고 총을 겨누는 모습이 숙련된 첩보원의 느낌이다. 그러나 최강은 하위권 성적에 겨우 대학을 졸업하고 안팎으로 치이는 백수 인생을 살다가 ‘몸을 굴릴 일이 있으면 무조건 굴려라.’고 충고하는 무속인을 만나고, 우연히 대통령이 탄 차에 치일 뻔한 할머니를 몸을 날려 구한 뒤 ‘낙하산’으로 첩보원이 된다. 이후 고등학교 동창이자 행시 출신인 정보국 요원 ‘공주연’(한지민 분)과 최고의 브레인 팀장 ‘강은혁’(신성우 분), 그리고 그들이 쫓는 국제 산업스파이 ‘엘리스 진’(윤지민 분)과의 사랑과 첩보 스토리를 펼쳐 나간다. 문정혁의 드라마 컴백은 우여곡절이 많았다.‘늑대’ 중도하차 이후 마음고생도 했고 ‘무적의’ 출연을 결정하면서 ‘스위트 가이’에도 출연한다고 알려져 이중계약 논란에도 휩싸였다. 그는 “‘스위트 가이’는 시놉시스를 보면서 재미있다고 생각했지만 계약을 한 적은 없다.”면서 “‘무적의’은 ‘늑대’를 같이 찍었던 한지민씨도 나오니까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무리를 해서라도 하고 싶어서 두번 퇴짜 맞고 캐스팅됐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드라마에 다시 출연하면서 연기에 대한 책임감을 배웠다고 한다. 강호나 최강처럼 본인 스스로도 운이 좋은 편이라고 밝힌 그가 전작에서의 연기를 뛰어넘어 시청자들에게 다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솟대-장승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솟대-장승

    우리나라 대부분의 마을 뒷산에는 수호신을 모신 산신당이 있고, 마을 입구에는 장승과 솟대가 있다. 장승과 솟대는 마을 공동체 신앙을 구성하는 요소이며 촌락의 역사와 민중의 생활상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오랜 비바람의 풍파에도 아랑곳없이 오직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고, 나그네에게는 이정표를, 사찰에서는 경계표를 자임한 장승. 민초들의 소박한 정서가 담긴 장승은 무섭기도 하지만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감을 주며 해학적이다. 마치 선량한 서민의 자화상을 보는 듯해 더욱 정겹다. 툭 튀어 나온 퉁방울 눈, 무뚝뚝한 코, 약간 삐뚤어진 듯한 얼굴, 거기에 살짝 벙거지를 올려 쓴 제주도의 돌하르방. 영락없이 불끈 솟은 남근이다. 살짝 비껴 보노라면 탄성이 절로 난다. 어느 조각가가 이만큼 깎을 수 있을까. 그것은 비록 이름 없는 석수장이의 솜씨지만 하나의 예술품이다. 거기에 빌면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속신이 보태지면 그것은 단순한 석상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체로 다가온다. 솟대는 장승과 함께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비는 신앙의 대상물이었다. 짐대, 기러기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 솟대는 그 자체가 우주목(Worl Tree)으로 성역의 표시였다. 또 과거급제자의 표시와 가문의 행운을 비는 기념물로, 솟대 위에 앉혀진 물새로 화마를 막는 상징물이었다. 그야말로 다양한 형태와 의미를 지닌 솟대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 종교, 민속 등이 종합적으로 녹아있는 중요한 상징물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나 대개 정월 대보름이 되면 전국곳곳에서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나 장승제를 지내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 우리네 풍속이다. 중요무형문화재인 영산줄다리기는 원래 정월 대보름에 행했으나 현재는 3·1 문화제 행사의 하나로 하고 있다. 길이가 100m가 넘고 지름이 1m가 넘어 줄을 타고 앉아도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거대한 줄은 10여일에 걸쳐 만든다. 평소 농사일에 묻혀 흩어져 살던 농민들이 요란한 풍물소리와 함께 풍물패를 앞세우고 결집하는 모습,1만명이 넘는 남녀노소가 일제히 우렁찬 목소리로 ‘으∼샤, 으∼샤’하며 흙먼지를 부옇게 일으키며 당기는 모습. 놀이와 제의, 화합과 축제가 어우러진 줄다리기.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 줄다리기는 놀이 자체로서도 재미있지만 미리 풍흉을 점치거나 풍년을 기원하는, 즉 다산을 위한 성교를 상징하듯 암줄과 숫줄을 결합하여 풍년에 대한 염원과 화합을 기원한다. 여자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 하여 편을 가를 때도 남자, 여자로 가른다. 때문에 남자편이 일부러 져주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역사가 깊고 가장 규모가 큰 민속축제는 단연 강릉단오제이다. 단오는 음력 5월5일로 일명 수릿날, 중오절이라고도 불리는데 일년 중 양기가 가장 강한 날이다. 단오의 ‘단(端)’자는 처음 곧 첫 번째를 뜻하고,‘오(午’)자는 오(五), 곧 다섯의 뜻인 초닷새를 이른다. 음력 4월15일 대관령 산신제로 시작된 강릉단오제는 대관령 성황신을 모셔와 강릉시내의 여성황사에 봉안하고 5월5일까지 계속된다. 본격적인 행사는 5월1일부터 대관령에서 흘러내린 물이 지나가는 남대천변 단오장에서 닷새간 열린다. 아침, 저녁으로 제를 올리고 굿을 하며 한마음으로 풍년과 풍어, 마을의 평안을 기원한다. 행사기간동안에는 그네타기, 씨름, 농악, 무언극인 관노가면극 등 각종행사가 벌어져 수많은 예능인과 군중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긴 행렬의 난장이 이어진다. 강릉단오제는 무속과 신화, 유불선이 습합된 우리 고유의 향토축제다. 주민의 화합과 단결은 물론이고 나아가 이제 관광 상품으로도 손색이 없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한다. 한마디로 현대축제가 갖추어야 할 전형을 보여준다. 강릉단오제는 이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축제로 새로 태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촌에서는 항시 서로 돕고 돕는 다양한 형태의 조직을 만들어 생활하였다. 두레는 상부상조하는 미풍양속 중에서도 으뜸이다. 동제가 동심결취적 성격을 지닌 신앙적 결합이라면, 두레는 노동을 제공하거나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촌락사회의 결속을 다져온 협동체이다. 두레는 농작물의 생장기인 농번기에 구체화되어 모내기에서 김매기를 마칠 때까지 시행된다. 두레는 고통스럽고 힘든 일을 협동과 신명으로 풀어내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체계였다. 일명 ‘농악’이라 하는 것도 바로 두레에서 이루어졌다. 한마디로 두레는 일과 놀이를 겸비한 상부상조 문화의 상징이요, 풀뿌리 민주주의가 관철되는 현장이다. 우리 고향 모습은 어떤 것일까. 야트막한 동산아래 앞으로는 내가 흐르고 마을 동구를 가로질러 서 있는 정자나무, 그것이 고향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자나무는 마을의 역사를 대변해준다. 여름철에는 마을 사람들의 휴식처로써,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장으로 함께 해왔다. 정자나무 밑에는 들돌이 놓여져 있어,7월 백중엔 마을 청년들이 시원한 나무 밑에 모여 들돌을 들어 힘을 겨루고 장사를 뽑았다. 이를 ‘들돌들기’라 하였다. 양반 자제들의 성년식이 관례라면,‘들돌들기’는 서민들의 성년식으로 들돌을 들어 체력을 인정받아 당당히 어른의 품삯을 받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다. 이렇듯 마을의 정자나무는 휴식과 신앙과 회합이 이루어지는 공동의 문화공간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산이 높으면 건물은 낮게, 반면 산이 낮으면 건물은 높게 지어 음양의 조화를 꾀하였다. 자연에 순응하며 조화를 이룬 것이 우리네 건축 정서이다. 양지바른 산자락에 마치 암탉 둥지처럼 옹기종기 모여 하나의 선을 자아내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초가와 기와집들은 현대적 건물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한옥은 구조에서부터 만드는 재료에 이르기까지 자연적이다. 마루를 중심으로 그 둘레에 방이 있고, 부엌과 화장실은 마루를 통과하여 갈 수 있거나 별채를 따로 두었다. 방이 개인을 위한 닫힌 공간이라면, 서양엔 없는 대청은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이고, 마당은 큰일을 치르는 공간이다. 서양 가옥이 바람을 막는 닫힌 집이라면 한옥은 지나는 바람을 막지 않는 열린 공간이다. 때문에 우리네 집은 자연과 하나 되어 바람소리, 물소리, 흙냄새, 나무냄새를 느낄 수 있다. 흔히 한국의 미는 선(線)에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용마루나 처마 끝선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 동양 삼국의 기와집을 보면 금세 구별이 된다. 중국은 처마와 추녀 끝이 너무 올라가 왠지 방정맞고, 일본은 처마가 직선으로 마치 무를 잘라낸 듯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이와 달리 한국의 처마는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다. 마치 여인네의 살짝 올라간 버선코처럼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다. 부챗살 모양으로 배치한 서까래의 처마 곡선은 장중한 모양의 지붕을 사뿐히 나는 듯 보이게 하며 우아한 자태를 느끼게 한다. 우리네 대문은 밖에서 안으로 밀도록 되어 있는데 반해 서양의 문은 안에서 밖으로 열도록 되어 있다. 밖에서 안으로 밀어 열도록 한 것은 바깥으로부터 복이 들어오도록 한 것이다. 반면 방문을 대문과는 달리 안에서 밖으로 열도록 한 것은 들어온 복을 나가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어찌 서양의 기능적 면만 강조한 문과 비교되겠는가. 집의 얼굴이 문이라면, 창문은 집의 눈이요 표정이라 할 수 있다. 서양의 창은 유리로 막아 안과 밖의 공기 유통을 막을 뿐만 아니라 소리도 차단시킨다. 어디 그뿐인가 속내를 훤히 드러내어 은근한 멋이 없다. 하지만 우리네의 창은 창살에 한지를 발라 숨을 쉬도록 하였다. 우리의 창은 마음을 담아낸다. 밤늦도록 다듬이질을 하는 아낙의 정겨운 방망이 소리와 창가에 비친 모습, 이제나 저제나 오실까 숨죽여 애타게 님의 발자국 소리를 기다리는 여인의 설렘도 창가에 서린다. 한옥 마을이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것은 소박한 곡선과 우아한 돌담이 사이사이 이어주기 때문이다. 담은 한옥의 완결체이다. 제주도는 한마디로 돌담의 세계이다. 산과 들에는 산담, 집에는 집담, 바다에는 바당빌레, 고기를 잡는 원담, 심지어 무덤에도 담을 쌓았다. 제주사람들의 문화와 정서, 애환이 녹아있는 돌담은 무한한 관광자원 가치와 함께 미학적 아름다움으로 ‘재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100대 상징 작업은 우리 것에 대한 재발견이요 혼을 불어 넣는 작업이다. 정종수 국립춘천박물관장
  • [문화콘텐츠 뿌리 인문학] (중) 인문학 변신, 고정관념 깨자

    [문화콘텐츠 뿌리 인문학] (중) 인문학 변신, 고정관념 깨자

    ■ 콘텐츠 보물창고는 ‘보통 사람들’ 인문학과 콘텐츠의 만남에서 관건은 역시 고전이다. 옛 사람들의 삶 자체가 ‘생생한 이야기’라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고전이야말로 콘텐츠의 ‘보물창고’이자 ‘광맥’이다. 이미 보물찾기는 시작됐다. 단 새로운 상상력이 가미돼야 한다. 그래서 잊혀진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 부각된다. 군림했던 왕보다 잡초같던 백성들이 부상한다. 설혹 왕이라 해도 초인적인 면보다 인간적인 면이 부각된다. 여기에는 과거를 바라보는 시선의 근본적인 변화가 놓여져 있다. 김호 경인여대 교수가 ‘무원록’을 발굴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변화 때문이다.80년대 ‘민중사’가 유행이긴 했는데 정작 민중의 목소리가 담긴 기록은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조선사를 전공하면서 남들이 안보는 각종 의료·살인사건 기록들을 들췄다. 김 교수는 “이런 기록들은 당시 일반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조선민중실록’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문학자 전봉관 카이스트 교수도 1930년대 문예지를 뒤지다가 ‘자본주의에 탐닉해가던 조선민중’을 발견했다.‘착취와 수탈’만 알고 있던 그에게는 충격이었다. 이를 정리한 게 최근 영화화가 논의되고 있는 ‘황금광시대’다. 이번에는 일제시대 살인사건과 스캔들을 묶어 ‘경성기담’도 펴냈다. 이 책은 아예 영화화를 전제로 시나리오 쓰듯 책을 꾸몄다. 그가 꿈꾸는 인문학은 “사람 냄새나는” 인문학이다. 영화 ‘왕의 남자’의 숨은 공로자였던 사진실 중앙대 교수도 마찬가지다. 국문학 전공자로 그의 관심사는 광대나 기생들의 문예활동이다. 그것들은 당대 민중의 욕망을 더듬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광대를 연구한 그의 논문이 ‘왕의 남자’로 발전했다. 송화섭 원광대 교수는 ‘무속’의 복권을 꿈꾼다. 그의 관심은 한국의 전통 의례. 이게 지방자치제를 맞아 꽃피웠다. 송 교수는 “무속도 우리의 전통풍속인데 미신이니 뭐니 하면서 너무 쉽게 버렸다.”면서 “종교적인 측면이 아니라 문화로서 접근한다면 풍부한 이야깃거리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콘텐츠업체 여금의 유동환 대표는 아예 동양철학자의 길을 접고 콘텐츠생산쪽으로 나선 사례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고조선시대 때부터 최근까지 각종 정변이나 민란 등을 DB화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포인트는 지도자들의 삶이 아니다.“정변이나 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시대적인 모순 아래서 고민한 보통 사람들”이 중요하다. 이런 경향에 대해 지나친 상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역사·민속·신화 등에서 콘텐츠를 발굴해 문학의 스토리텔링 구조를 씌우고, 철학에서는 인간의 논리·체험구조나 심리적인 메커니즘을 배우는” 과정은 이미 대세에 접어들었다.‘상업적’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세상은 과거에서 점잖은 교훈이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를 원한다는 뜻을 품고 있어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 ‘학자’의 위기 사람 존재하는 한 인문학은 영원할 것” “인문학, 달리 말해 휴매니티스(Humanities)는 사람에 대한 얘기라는 뜻입니다. 지금 한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그 모든 게 인문학의 소중한 연구대상입니다.‘지구’라는 물질 자체가 물리학자에게 연구대상인 것과 마찬가지죠.” 철학자 김용석 영산대 교수는 조금 답답하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인문학이, 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많지만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느냐에는 질문도 대답도 없습니다.” 그 시대 사람의 삶과 욕망이 담긴 대중문화야말로 인문학의 훌륭한 텍스트다. 세속적인 대중문화를 비웃으며 고고한 척 할 게 아니라, 무엇 때문에 대중들이 즐거워하는지, 또 대중들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분석하는 게 인문학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인문학은, 철학은 지금보다 좀 더 수다스러워져야 한다.“사람에 대해 얘기하는 게 인문학이라면, 사람이 존재하는 한 인문학 자체는 없어질 수가 없습니다. 십수년 전부터 나온 인문학의 위기는 사실 이걸 깨닫지 못하는 인문 ‘학자’의 위기입니다.” 이런 주장은 그가 펴낸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사람의 일상에서 철학을 뽑아낸 ‘일상의 발견’, 음식·학교·친구·회사 같은 두음절 단어를 파고든 ‘두 글자의 철학’, 인기 애니메이션을 철학적으로 분석한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 등이 대표적이다.“이런 상황이라면 인문학자들의 연구과제는 길가의 돌멩이들처럼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철학이 어떻게 대중문화에 기여할 수 있을까. 그는 ‘피드백 작용’을 꼽았다.“과학이란 대상에서 규칙을 뽑아내는 과정입니다. 물리학이 물질에서 규칙성을 찾듯, 인문학·철학도 대중문화에서 인문학·철학적인 요소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 자체가 문화를 두텁게 해 창조를 낳는 토대가 됩니다.” 철학이 좀 더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플라톤의 ‘대화’에서 소크라테스는 설명할 때 듣는 사람의 반응을 고려해서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듭니다. 이것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입니다. 서양에서 게임이나 애니를 만들 때 철학자의 얘기를 듣는 이유입니다.” 그렇기에 김 교수는 이제 인문학자의 임무는 ‘아름다운 글쓰기’에 있다고 강조했다.“인터넷 때문에 글쓰기는 이제 끝났다고 했지요. 그런데 외려 더 늘었습니다. 이제는 글 자체의 멋, 우아한 멋까지 살려내야 인문학자입니다. 앞으로의 철학은, 인문학은 궁극적으로 ‘문예’이거든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난항겪는 고전번역원 설립 고전 번역은 쉽지 않다. 전혀 다른 세계관 아래 이미 죽어버린 언어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이라도 번역하려면 최소 10년 공부는 쌓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고전번역원’과 ‘고전번역대학원’을 세워 국가가 고전번역가를 키우자는 주장도 여기서 나왔다. 고전번역하면 역시 민족문화추진회(민추)다.1965년 설립 이래 40여년 동안 정부보조금으로 ‘연명’해오면서 번역사업을 거의 도맡다시피했다. 번역좀 한다는 사람 가운데 80% 이상이 민추의 국역연수원 출신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지금 민추에다 주는 돈에 조금만 더 얹으면, 비용도 그리 큰 부담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과의 업무분장이 걸림돌이다. 한중연 고위 관계자는 “한중연이 연구중심 기관이긴 하지만, 연구·번역사업을 합쳐놓아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번역원·번역대학원 설립을 처음 제기했던 신승운 성균관대 교수는 이런 주장이 못마땅하다. 그는 “고전번역은 누구나 쉽게 고전을 읽을 수 있도록 한다는 ‘자료의 민주화’에 그 참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이 연구하면서 번역서를 내는 것과 숙련된 번역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것은 다른 작업이라는 지적이다. 모두가 공감하는 사업이 ‘밥그릇 싸움’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교육부는 “이제까지 번역 실적을 보면 민추의 말이 옳지만,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효율성 등을 감안하면 한중연의 주장도 틀렸다고 보긴 어렵다.”며 고민에 빠졌다. 여기다 교육부총리 인사 문제까지 겹쳐, 일러야 내년에나 구체적인 틀이 나올 전망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진통제 중 하나인 ‘타이레놀’에 중독되면 심각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때문이다. 이런 진통제는 처방전 없이 쉽게 살 수 있어 남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진통제도 내부출혈이나 위장장애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장기간의 과용은 자제해야 한다. ●다큐 맞수(EBS 오후 9시30분)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세계 7개국에서 모여든 훈련생들. 훈련 첫날부터 교관들은 식은 땀을 흘리게 된다. 말도 안 통할 뿐만 아니라, 개인주의에 익숙한 이들이 혹독한 명령하달식 군사문화에 반감을 보였기 때문이다.2명의 교관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 다른 작전을 도입하게 되는데…. ●진실게임(SBS 오후 8시55분) 무속계의 대표 꽃미남 월명도사, 주 5일에 몰아서 용하게 봐요 주 5일제 용궁동자, 신들린 가창력에 신명나는 점사가 팍팍 정법선녀, 초등생 같은 외모의 애기동자, 넘치는 끼를 주체 못하는 색동댕기동자, 섹시한 외모의 백호산신녀. 장안에 소문난 무속인들이 다 모였다. 이들 무속인중 가짜는 누구일까? ●얼마나 좋길래(MBC 오후 8시20분) 동수는 마늘 깐 손으로 눈을 비벼 눈물을 흘리는 선주를 매몰차게 쫓아내고, 옥심은 쫓겨나는 선주를 안타깝게 쳐다본다. 선주가 집안일을 하느라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동수는 마음이 편치 않다. 옥심의 돋보기를 사들고 동수네 집을 다시 찾은 선주는 동수에게 다시 쫓겨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속 깊은 오빠 세환이와 야무진 성격의 동생 혜란이. 늘 티격태격 하면서도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의지한다. 세환이는 핸드폰을 잃어버린다. 혜란이는 속이 상하고, 둘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돈다. 수업이 없는 날, 시내에 나온 혜란이는 세환이를 피하고 동생이 걱정된 세환이는 혜란이를 따라간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지난 20년 사이 췌장암 발병률이 8.4배나 증가했다.10대 암 중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췌장암은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3∼6개월밖에 안된다. 연령도 30∼40대로 젊어지고 있다.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췌장암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본다.
  • 인도네시아 ‘미신과의 전쟁’

    인도네시아가 ‘미신과의 전쟁’에 돌입했다.최근 잇따르는 대규모 자연재해를 집권세력의 실정과 부패에 대한 신의 분노로 해석하는 주민들이 급속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 과학자들을 채근하기 시작했다. 24일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에 따르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근 천재지변의 원인을 국민들이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과학자들의 TV와 라디오 출연을 늘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동요하는 민심을 방치할 경우 심각한 통치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 LSI에 따르면 지난 6월 지진피해를 입은 욕야카르타 주민의 78.1%가 “최근의 재해는 자연이 인도네시아에 보내는 경고”라고 답했다. 유명 정치인들까지 나서 재해에 대한 비합리적 해석을 부추기고 있다. 역술가 출신의 정치인 페르마디는 19일 TV에 출연,“유도요노는 ‘뜨거운 손’을 가졌다.”면서 “모든 재앙은 그로부터 야기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신비주의적 해석이 도시 중산층 사이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자카르타의 자동차 판매상 겐두트 이리안토는 “지진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보내는 신의 경고라고 생각한다.”면서 “재앙을 막는 길은 회개하고 기도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8%가 ‘세속화’된 무슬림이지만 농촌지역에서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자연숭배의 전통이 강하다. 지난 5월 므라피 화산 중턱에서는 한 무속인을 따르는 주민 수백명이 정부의 소개령을 무시하고 마을에 남았다. 화산활동이 잠잠해지자 이 무속인은 일약 전국적 유명인사가 됐다. 디노 파티 드잘랄 대통령궁 대변인은 “미신과 신비주의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면서 “과학자 집단과 언론, 종교지도자들이 나서 그릇된 신념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무속연구, 한민족 정체성 찾는 일”

    “무속연구는 한민족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인데, 그동안 너무 천대받았고 자꾸 부정하려고만 해 안타깝습니다.” 한국 무속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국립민속박물관 양종승(54) 학예연구관은 ‘무당’이다. 정식으로 신내림을 받은 적은 없지만, 무당만이 할 수 있다는 작두를 타기도 했다. 승무와 판소리에 능하며, 무형문화재 강령탈춤은 정식으로 이수했다. 그는 무속인들에게 존경하는 ‘후원자’로 통한다. 이런 그가 평생을 모아온 무속 수집품을 정리, 샤머니즘 박물관을 준비하고 있다.“사립박물관은 문을 열면 곧 적자라는 사실을 잘 압니다.”그는 개관이 언제냐는 물음에 선뜻 자신있게 답하지 못했다.“수년 내 문을 열 것”이라는 답변에서 박물관을 여는 것이 얼마나 큰 작업인지 느껴졌다. 사재를 털어 틈만 나면 무속 자료를 모아온 그의 노력으로 조만간 한국은 샤머니즘박물관을 하나 갖게 될 것이다. 전남 여수에서 무속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서울로 상경, 대학에 진학했다. 이때부터 판소리·승무 등을 체험하고,‘큰 무당’ 우옥주·박동신 선생의 집에 기거하며 무속을 배웠다. 이후 직접 무당이 되기보다 무속을 이론적으로 연구, 양지로 끌어내야겠다고 마음 먹고 유학길에 올라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문화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다시 무속으로 화제를 돌렸다.“무속은 한국의 역사·문화의 근저에 자리한 중요한 가치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부정하고 천대해 왔어요.”그는 한국인은 ‘영적인(spritual) 민족’이라고 했다. 한민족 특유의 신바람은 무속에서 비롯됐다는 것. 무속학회장을 역임하고 귀신학회를 창립, 회장을 맡아 샤머니즘 페스티벌, 국제 무속인교류 등을 준비 중인 그의 꿈은 한국 무속의 ‘세계화’와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외래 종교가 주를 이루는 한국 사회에서 소수 전통신앙을 잘 보전해 가꾸는 것이 제 사명이죠.”연합뉴스
  • “대한민국 잘 뛰라” ‘두손 모은’ 그림들

    월드컵 축구는 이제 하나의 스포츠 행사를 넘어 국민적 축제가 됐다. 외국인들이 보면 이번 월드컵이 독일에서 열리는지, 아니면 한국에서 열리는지 혼란스러워할 정도로 우리사회의 ‘월드컵 올인’ 현상은 유난스럽다. 미술이라고 이같은 물결을 비켜갈 수 있을까?월드컵 승리 기원을 담은 전시,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미술을 소개한 전시 등 전시장 안으로 들어온 월드컵의 열기 또한 뜨겁다. 먼저 ‘월드컵 응원의 메카’인 서울 세종로 지하철 5호선 광호문역 내 광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고강철의 ‘祈願形象(기원형상)’전. 한국의 월드컵 승리를 염원하는 아주 색다르고 강렬한 전시다. 예부터 민중이 명과 복을 기원하던 민간신앙을 근간으로, 민화(民畵)와 무속도(巫俗圖) 등에 있는 여러 시각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정선의 금강산도가 홀로그램 용지에 인쇄됐는가 하면, 마치 기판의 회로처럼 보이는 만사형통의 부적이 보이기도 하고, 무섭게 느껴지던 무속화의 신들이 친숙하게 디자인된 작품도 있다. 민화에서 친숙한 호랑이는 화려한 문양으로 재탄생했고, 수천년 전의 빛바랜 청동거울 문양은 1300개의 진주빛 단추가 박힌 화려한 작품으로 현대화되었다. 전시장 바깥은 만화작품의 이미지들을 활용한 보다 직설적인 월드컵 승리 기원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부적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디자인한 ‘월드컵 우승기원부’,‘치우천황’을 현대적 캐릭터로 디자인한 ‘치우치우’, 민화의 문자도를 이용한 ‘승’은 만화적, 디자인적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27일까지.대구에선 오프라갤러리가 기획한 월드컵 기념 특별전 ‘오! 필승 코리아 in Germany’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인사동 오프라갤러리에서 열린 ‘월드컵 서울전’이 대구로 옮겨간 전시다. 월드컵 8강 진출 및 나아가 우승까지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역동적인 내용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47명의 중견, 신진작가들이 참여해 평면과 입체, 설치, 판화 등을 선보인다.14일까지는 대구 동아쇼핑 백화점 미술관에서 구상전이,26일까지는 대구 동아강북 갤러리에서 구상전이 각각 진행되고 있다. 한국팀과 같은 조에 속한 나라들의 예술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도 열리고 있다. 먼저 마티스, 피카소 등과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화가인 조르주 루오(1871∼1958)전. 루오는 20세기 표현주의 미술의 거장으로 그의 대표작들을 포함한 240점이 이번 전시에 선보이고 있다.특히 필생의 역작으로 일컬어지는 ‘미제레레’‘악의 꽃’‘그리스도의 수난’ 등 판화 연작들이 동판화 원판과 함께 전시되며, 그가 생전에 쓰던 붓과 팔레트, 책 등 유품도 공개된다.8월27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스위스의 대표적 작가인 ‘파울 클레’전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내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클레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동화적 환상과 다양하고 실험적인 형태와 색채를 표현했던 거장. 스위스 파울클레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화와 수채화, 판화, 드로잉 등 60점을 전시 중이다.7월2일까지.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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