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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1 지방선거 누가 뛰나] 참신·도덕성 후한 점수 시민운동가 ‘태풍의 눈’

    [5·31 지방선거 누가 뛰나] 참신·도덕성 후한 점수 시민운동가 ‘태풍의 눈’

    시민단체 출신들이 올 지방선거에 대거 출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민운동을 통해 얻은 인지도와 전문지식을 지니고 있어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북지역의 대표적인 시민운동가인 최형재(42) 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전주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다.‘광주 흥사단’ 사무국장인 김전승(45)씨는 광주 북구청장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할 태세다. 인천 시민단체인 ‘민주개혁을 위한 시민연대’는 1월 중 지방자치위원회를 열어 회원 가운데 출마를 원하는 사람들을 후보로 옹립하고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은주(42) 공동대표는 “현재 3∼4명이 지방의원에 진출할 뜻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안희태(48) 인천 ‘남동시민모임’ 공동대표는 남동구 의원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에는 변지량(47) 전 ‘춘천경실련’ 사무처장이 춘천시장에 출마할 예정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제한이 따르지만 사면된다면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할 전망이다. 나창덕(56) ‘국제키비탄 태백클럽’ 운영위원장은 태백시장 출마를 위해 한나라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조정식(50) ‘생명의 숲’ 공동대표도 무소속으로 태백시장에 출마할 뜻을 비춰 시민운동가끼리 격돌이 예상된다. 허남욱(43) 전 ‘삼척청년회의소’ 회장, 정상철(60) ‘민족통일 양양군협의회’ 회장은 각각 삼척시장과 양양군수 무소속 출마를 고려 중이다. 이들은 기성 정치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참신성과 도덕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방자치제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비정치성과 객관성에 존립 기반을 두는 만큼 직접 현실정치 참여가 순수성을 훼손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5·31 지방선거 누가 뛰나] 당마다 “붙어볼만”… 접전 예고

    [5·31 지방선거 누가 뛰나] 당마다 “붙어볼만”… 접전 예고

    충청·강원·제주 지역의 광역단체장 선거도 출마 예상자가 정당별로 2∼3명씩 거론되는 등 치열한 전초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곳은 영·호남에 비해 지역색이 옅어 정당마다 “한번 붙어볼 만하다.”고 벼르고 있다. 상당수 지역이 맞대결 구도보다는 다자간에 물고 물리는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충청권은 오는 17일 공식 창당하는 중부권 신당이 당의 사활을 걸고 총력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신당의 존폐 여부까지 좌우될 수 있어서다. 신당은 ‘데뷔전’에서 열린우리당·한나라당과의 접전을 예고하며 ‘올인’을 각오했다. 여당은 지난해 4·30 재·보선에서 행정중심도시 예정지인 충남 공주·연기에서 무소속 정진석 의원에게 의석을 내줘 절치부심해왔다. 헌법재판소가 ‘행복도시법’ 위헌소송에서 각하결정까지 내린 마당이라 ‘이번에는 꼭’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었다. 한나라당은 40%대까지 치솟고 있는 높은 지지율이 최대 무기다. 대전시장의 경우 열린우리당에선 지난해 4월 입당한 염홍철 시장의 재선 출마가 점쳐진다. 여론이 비교적 호의적이고,40%대를 넘나드는 지지율이 강점이다. 지역구 의원인 권선택 의원이 대전시 기획관리실장과 행정부시장을 지낸 경력을 내세워 도전장을 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양희 전 의원이 거론된다. 박성효 정무부시장이 한나라당에 입당해 출사표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당측은 “일단 창당부터”라고 언급을 꺼리고 있지만, 창당 초기부터 물밑작업을 벌여온 이원범 전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흥행을 위해 뜻밖의 인물을 영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박춘호 현 대전시당위원장이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이다. 신당은 무엇보다 충남지사 수성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창당을 주도한 심대평 현 지사가 이미 3선(選)을 기록했기 때문에 더 출마할 수 없어서 이곳만큼은 꼭 신당의 새로운 인물이 당선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인제 의원이 국회의원 ‘배지’를 반납해 충남지사에 출마하고, 심 지사는 이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논산·계룡·금산 재선거가 치러지면 출마해 ‘싹쓸이’하겠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아직 뚜렷하게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없다. 다만 충남 서산시장을 지낸 박상돈 의원과 이명수 전 행정부지사,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한나라당은 박태권 전 충남지사가 강한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이완구·전용학 전 의원의 출마도 점쳐진다. 충북지사 후보로는 열린우리당에서 마땅히 부각된 인물이 없다. 경제부총리 출신의 홍제형 의원과 충주시장을 지낸 이시종 의원의 이름이 흘러나왔지만, 양쪽 모두 출마를 고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이원종 현 지사가 3선 고지를 노리고 있지만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으로 한때 자민련에서 차세대 주자로 꼽히다가 최근 입당한 정우택 전 의원의 기세가 거세다. 신당측 인사로는 오효진 청원군수의 출마가 점쳐진다. 강원지사 후보감으로는 열린우리당에서만 3파전이 예상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이 가장 먼저 거론되며, 강무현 해양수산부 차관, 김종환 전 합참의장 등의 이름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김진선 현 지사가 3선 도전을 선언해 별다른 도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유재규 전 의원, 민주노동당 길기수 도당위원장도 거론된다. 제주지사에는 열린우리당 진철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2004년 6월 재선거에 이어 두번째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송재호 제주관광대 교수도 강력하게 출마를 원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김태환 현 지사가 연임을 노리는 가운데 강상주 서귀포시장이 출사표를 던질 채비다. 전경련 부회장을 지낸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이 한나라당에 입당해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민주당의 고진부 전 의원, 민주노동당의 김효상 도당위원장 등도 고심 중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5·31 지방선거 누가 뛰나] 한나라 ‘텃밭’ VS 우리당 ‘인물’

    [5·31 지방선거 누가 뛰나] 한나라 ‘텃밭’ VS 우리당 ‘인물’

    영남지역은 한나라당의 ‘텃밭’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도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한나라당의 ‘당의 힘’에 맞서 현직 장관 등 실세들을 내세워 ‘인물의 힘’으로 맞설 태세다. 한나라당도 긴장하고 있다. 지난 4월과 10월 영천과 대구에서 치른 재보선에서 드러났듯이 ‘한나라당 후보=당선’이라는 등식은 예전만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다가올 대선에서 영남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한나라당은 압승을 거둬 대선까지 분위기를 끌고갈 작정이고, 여당은 영남 교두보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 대구에선 한나라당 소속 조해녕 시장의 재선 불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한나라당 내부 경쟁이 뜨겁다. 이한구·서상기 의원,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상주출신 이재용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김태일 대구시당위원장, 박찬석 의원이 거론된다. 이 장관은 무소속으로 두 차례나 대구지역 구청장에 당선됐고 2002년 시장선거에서도 선전해 만만치 않은 지역기반을 보였다. 그러나 ‘당 핸디캡’이 걱정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여당 후보로 대구중·남에 출마했지만 완패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 10월 대구동을 재선거를 통해 1차 검증을 마친 이강철 전 청와대시민사회수석도 당 차원에서 거론된다. 경북도지사는 이의근 현 지사가 3선 연임으로 ‘3진 아웃’된다. 한나라당에선 김관용 구미시장, 정장식 포항시장, 김광원 의원이 이미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병석·임인배 의원도 저울질 중이다. 영입설이 나돈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우리당에선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허준영 전 경찰청장의 이름이 나오는 등 전·현직 장관 출마설이 끊임없이 나돈다. 부산·경남 지역은 노무현 대통령의 연고지라는 점이 변수다. 부산시장 한나라당 후보로는 허남식 시장이 재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3선의 권철현 의원이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은 중량감 있는 ‘빅카드’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칠두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의 이름이 거론된다. 대통령의 측근인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본인의 부인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이름도 맴돈다. 당 중앙인재발굴기획단 관계자는 “지난 보궐선거에서도 인물만 보면 오 장관을 찍겠다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인물론’에 기대를 걸었다. 경남도지사는 한나라당에선 김태호 지사가 재선 도전 의지를 밝힌 상태다. 송은복 김해시장이 출마의사를 확실히 한 가운데 안풍(安風) 사건과 관련, 최근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강삼재 전 의원이 ‘아직도’ 고민 중이어서 최대 변수다. 이방호·권경석 의원도 오르내린다. 열린우리당에선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거의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민배 대한지적공사 사장, 정해주 전 국무조정실장, 장인태 전 경남 행정부지사도 거론되고 있다. 울산시장은 한나라당에선 재선 도전을 선언한 박맹우 현 시장과 이채익 남구청장의 대결 가능성이 크다. 열린우리당에선 송철호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이두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도 오르내린다. 이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이갑용 울산동구청장과 정창윤 전 울산시당위원장 등이 출마를 고려 중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올해의 산업안전감독관’ 전성준씨

    ‘올해의 산업안전감독관’ 전성준씨

    지난 11월6일 경남 창원종합운동장. 창원 통일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전성준(44·창원지방노동사무소 소속 산업안전감독관)씨의 등에는 배번 대신 ‘산재를 예방합시다’라는 이색구호가 붙었다. 중공업과 조선업, 기계공단 등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마라톤 참가자 대부분이 노동자들이었다. 이 때문에 전씨의 깜짝 아이디어는 큰 호응을 얻기에 충분했다. 재해예방 ‘말아톤’맨으로 통하는 전씨는 지난 1988년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18년째 산업안전보건 업무를 맡고 있다. 자신이 맡은 일을 ‘천직’이라고 밝힐 만큼 사명감도 투철하다. 울산노동사무소에 근무하던 지난해 2월에는 중대재해 다발 책임을 물어 대기업 중역을 전격 구속시켰다. 지역 기업인 현대중공업이 2003년 8건의 중대재해(8명 사망)에 이어 2004년 초에도 3건(4명 사망)의 사고가 잇달아 터지자 현대중공업 안전보건 총괄 상무를 구속시키는 뚝심을 발휘했다. 산업안전감독관은 특별사법경찰관 신분이다. 전씨의 이같은 추진력에 노동계도 지지를 보냈다. 창원노동사무소로 옮긴 전씨는 ‘소규모 사업장 재해감소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난해보다 재해율을 8.97%나 끌어내리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업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한 전씨 등 6명을 올해의 산업안전감독관으로 선정해 30일 포상한다. 전씨 외에 이상장(48·대구지방노동청), 소병관(44·경인지방노동청), 박현준(45·서울강남지방노동사무소), 손홍관(45·여수지방노동사무소), 박영수(39·충주지방노동사무소)씨 등이 주인공들이다. 이들에게는 노동부장관 표창과 100만원의 포상금이 각각 수여된다. 노동부 안전보건정책팀 조성준 사무관은 “산업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처음 이 제도가 도입됐다.”면서 “일선 산업안전감독관의 사기가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부는 현재 300여명인 산업안전감독관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새해 초에는 9급 보건직 15명과 5급 4명 등 19명이 임용된다. 이 가운데 사무관 4명은 모두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서울·부산·광주·경인지방노동청에 배속돼 직업병 발생 대처 및 근로자 건강상담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2006 지구촌 이슈] (3) 美 중간선거

    [2006 지구촌 이슈] (3) 美 중간선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민주당이 2006년에 의회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까? 내년 11월7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대통령 임기 중간에 실시되는 의회 선거) 결과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회를 어느 당이 지배하느냐에 따라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조정되고 2008년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의회는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 ●민주 과반수냐, 공화 절대다수냐? 현재 상원은 100석 가운데 공화당이 55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민주당이 44석, 무소속이 1석이다. 무소속은 공화당에서 탈당한 버몬트 주의 짐 제퍼드 의원이다. 이번 선거에는 제퍼드가 출마를 포기한 버몬트를 포함해 33개 주에서 선거가 실시된다. 이 가운데 민주당원이 현역의원인 주가 17곳, 공화당원이 현역인 주가 15곳이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민주당원이 현역인 17개 주에서 모두 승리하고 공화당원이 현역인 주 6곳을 빼앗아 와야 한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50석을 차지해도 다수당은 될 수 없다. 상원의장인 딕 체니 부통령이 공화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화당의 경우 민주당의 의사진행 방해를 완전히 물리칠 수 있는 절대다수(Working Majority·60석)가 되려면 방어지역인 15곳에서 모두 승리한 뒤 현재의 민주당 지역에서 5곳만 승리하면 된다. ●하원은 현역이 우세 임기가 2년인 하원은 435석 전체가 선거에 들어간다. 현재는 공화당이 233석의 안정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주 전체에서 치러지는 상원 선거와는 달리 인구 3만명을 기준으로 잘게 나눈 선거구에서 치르는 하원선거는 현역 의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현역의원들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선거구를 마음대로 갖다붙이는 ‘게리맨더링’ 때문이다.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36개주의 주지사 선거도 동시에 실시된다. 이 가운데 22개주는 공화당원이 현역이고,14개 주는 민주당원이 현역 주지사이다. 캘리포니아주의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재선을 노린다.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주지사는 3선 금지 조항에 걸려 내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는 출마할 수 없다. ●이라크전이 승부의 열쇠? 미국의 언론들은 “역대 중간선거의 결과와 대선 결과는 대부분 반대로 나타났다.”고 보도하고 있다. 내년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반적인 사기가 달라지고 그같은 분위기가 2008년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중간선거 승패의 가장 큰 요인은 부시 대통령의 인기라고 할 수 있다. 또 부시 대통령의 인기는 이라크전의 추이에 달려 있다고 선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율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남부 플로리다만을 강타한 지난 8월 이후 미끄럼질을 하다가 연말에 간신히 반전에 성공,12월 말 현재 40%선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 선거때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50%선을 넘느냐 밑도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선거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dawn@seoul.co.kr
  • 되돌아본 정치권 2005 말… 말… 말…

    되돌아본 정치권 2005 말… 말… 말…

    임종 직전에라도 마이크만 들이대면 눈을 반짝이며 말을 한다는 정치인의 속성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정치권은 2005년 한해에도 풍성한 말잔치를 벌였다. 한마디 ‘말씀’은 정국 흐름을 확 바꾸기도 했지만, 때에 따라서는 황당무계한 주장으로 실소를 사기도, 거침없는 독설로 상대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다.‘혀’를 잘못 놀렸다가 도리어 화를 입는 ‘설화(舌禍)’도 허다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말의 달인’답게 ‘후끈한’ 발언으로 뉴스를 주도했다.“정부와 여당이 비상한 사태를 맞고 있다.”며 시작한 ‘연정(聯政·연립정부)’ 관련 발언이 그랬다. 그 강도는 갈수록 거세져 “대통령이 가진 권한의 절반 이상을 내놓을 용의도 있다.(7월 6일)”“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하겠다.”“2선 후퇴나 임기단축을 시작할 수 있다.(8월30일)”며 점차 진화해 나갔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스토커”라고 반박했고, 당사자로 거론된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대표가 펄쩍 뛰며 제안을 거부했다. 여당에서도 문학진 의원 등이 “대통령이 신(神)이냐.”“예스맨은 더 이상 못해먹겠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대한민국 걱정 두 가지는 태풍과 대통령” 대통령의 직선 화법도 여전했다.9월초 외국 순방 길에서는 “대한민국에 두 가지 걱정거리가 있는데, 하나는 태풍이고 하나는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이 비행기 타고 외국에 나가니 열흘은 조용할 것”이라고 ‘자해’했다. 유전의혹 등 측근 비리가 불거졌을 때는 “밥을 먹어도 힘이 안 난다.”고 고백했다. 부인 명의로 된 대부도 땅 문제로 집중 포화를 맞은 이해찬 국무총리는 5월20일 기자간담회에서 “손학규 경기지사는 정치적으로 나보다 한참 하수”라고 말해 구설에 휘말렸다.10월2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과 2004년에 이어 ‘2라운드’로 맞붙어 “쓰나미 피해 지원을 했던 다른 나라 국회의원이 (방청석에)와서 보고 계신데 (그런)질문에 답변드리는 게 창피스럽다.”고 냉소했다. 다음날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에겐 “의원들이 품위있고 사리에 맞게 질문해야지, 답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해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김영삼 정부의 불법도청팀 ‘미림팀´과 ‘X파일´ 논란도 정국 흐름을 좌우했다. 국민의 정부 때도 일부 불법 도·감청이 있었다는 국정원의 ‘양심고백’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병원신세를 졌고,‘병상정치’라는 말도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는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있고, 별일이 다 있다.”고 토로했다.‘삼성 킬러’인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불법으로 도굴돼도 문화재는 문화재”라며 테이프 내용을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두 차례 재보선에서 완패해 무력감을 드러냈다. 당에서는 ‘27대 빵’이라는 자조섞인 푸념이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5월말 당 워크숍에서 “대중에게 비쳐진 여당 이미지는 ‘무능 태만 혼란’”이라고 일침을 놨다. 여당 의원들도 이에 공감했지만, 지지율은 갈수록 추락해 20%대로 곤두박칠쳤다.“태풍이 올 때는 납작 엎드려 있는 게 최선이다. 까불다가는 쓰나미에 다 휩쓸려간다.”고 몸을 사렸던 문희상 의장은 10월 재보선이 끝난 직후 ‘유구무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폭탄주 안 마셨지만 맥주잔 속 양주 마셨다” 한나라당은 연거푸 터져나온 술자리, 욕설 추태로 곤혹을 치렀다. 곽성문 의원은 골프장에서 맥주병을 던졌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감 기간에 피감기관과 술을 마신 데다 술집 여사장에게 성희롱이 담긴 욕설을 퍼부었다고 논란이 일었던 주성영 의원은 “폭탄주는 마시지 않았지만 맥주잔 속에 든 양주잔을 빼내 마신 사실은 있다.”고 해명하는 촌극을 빚었다. 박계동 의원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송파구지역협의회 출범식에서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게 축사기회를 안 준다며 맥주를 끼얹어 국회 윤리위에 제소당했다. 최근에는 임인배 의원이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의장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 여직원에게 “싸가지 없는 X” 등 욕설을 퍼부었다. 열린우리당은 “역시 많이 먹고 많이 마시는 돈 많은 정당”이라고 비아냥거렸고, 한나라당에서는 “미꾸라지 몇 마리가 연못 물 다 흐린다.”고 탄식했다. 비뚤어진 음주 문화를 바로잡겠다며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만든 ‘폭소클럽(폭탄주 소탕 클럽)’은 이후 회원들이 한두 잔씩 폭탄주를 다시 먹는 바람에 회원이 자연 감소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도 취임 직후 “신고식 하느라 폭탄주를 다섯 잔이나 먹어 박진 회장에게 죄송하다.”고 고해성사했다. 와중에 ‘조용히 폭탄주 마시는 모임’인 ‘조폭클럽’도 생겨났다. 국회 행자위원회 의원들이 국감을 끝내고 저녁을 먹다가 발족했다. 엉터리 자료로 망신을 산 의원도 있다.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충청북도 국감에 앞서 ‘이원종 충북지사가 안기부 도청 X파일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질의자료를 배포했다가 부랴부랴 자료를 회수했다. 이 지사를 김영삼 대통령 때의 이원종 정무수석과 혼동한 해프닝을 벌인 홍 의원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으니 제발 잊어달라.”고 읍소했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10월초 ‘이해찬 국무총리가 1가구 2주택자’라고 밝혔지만, 이 총리는 이미 한 채 팔아버린 뒤였다. 총리는 발끈했고, 이 의원은 “집계상 실수였다.”고 사과해야 했다. 단식도 유독 많았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원내대표실에서 단식에 들어가 13일을 굶었다. 뒤늦게 심재철 의원이 5일 동안 단식했고, 안상수 의원은 “의원이 돌아가며 1일씩 단식하자.”며 숟가락을 얹었다. 쌀 협상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두고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무려 29일 동안 44㎏이나 살이 빠지면서도 일체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는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농촌을 살리자.”며 눈물을 보였다. 행정중심도시법에 대한 위헌심판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임박해지자, 해당 지역구인 무소속 정진석 의원은 “합헌 결정이 나기 전에는 햇볕을 볼 수 없다.”며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앉아 열흘간 곡기를 끊었다. 여당의 선병렬·양승조 의원도 9일 동안 회관 1층 로비에서 ‘노숙’하며 단식했다. 한나라당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세운 전여옥 의원은 “차기 대통령은 대졸자여야 한다.”고 말했다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열린우리당의 전병헌 대변인은 취재진에 e메일을 보내 “(헷갈릴 수 있으니)‘전 대변인’ 약칭 대신 양쪽 대변인 이름을 모두 표기해달라.”고 잽싸게 요청했다. 차기 대권후보군의 말도 화제를 모았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영화배우 이은주의 자살을 접한 뒤 미니홈피에 추모글을 올려 “호스피스의 홍보대사였던 그가 막상 자신의 스트레스와 좌절감, 외로움을 들어줄 친구를 찾지 못했나보다.”고 안타까워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모친을 여읜 직후 어버이날을 맞아 미니홈피에 애절한 사모곡을 올렸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공주’라는 별칭을 붙인 것을 가리켜 “전자공학 전공한 공주 본 적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동안 박 대표를 ‘수첩공주’라고 말해온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봤다. 일본에는 전자공학 전공한 공주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솔직히 노무현과 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맘에 드느냐 하면 노무현”이라고 말했다가 발끈한 ‘창(昌)’에게 공개 사과했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경포대’라는 신조어는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가, 강원도의 거센 반발과 함께 열린우리당으로부터 “경기도가 포기한 대통령 후보”라는 핀잔을 들었다. ●“국회의장 모가지 뽑아놓든지…” 발언 면박당해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일부 언론인과 학자가 친미파”라는 ‘독특한’ 해석을 내놓아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국회의장 모가지를 잡아 뽑아놓든지….”라고 했다가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에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달라.”고 면박당했다. 열린우리당 조일현 의원은 한마디 말로 단연 스타가 됐다. 쌀 협상 비준안을 처리할 때 본회의장에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몸으로 막자,“제 자신이 닭보다 더 험한 발을 가진 농부의 아들”이라며 마이크도 없이 찬성토론을 벌여 비준안 처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당 ‘구원투수’ 정세균 의장은 최근 당·정·청 워크숍에서 “수구 우파가 다음에 집권한다면 역사의 후퇴이며 재앙”이라고 말했다가 한나라당의 역공을 맞았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줏대없는 의원님들

    검찰과 경찰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수사권조정 문제와 관련해 일부 국회의원들이 취지가 다른 2개 법안을 공동발의해 ‘양다리 걸치기’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의원 7명이 수사권조정과 관련해 제출된 형사소송법 개정안 중 올 6월 발의된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안과 이달 22일 발의된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안에 공동발의자로 중복 서명했다. 중복 서명한 의원들은 한나라당 김양수·김영숙ㆍ김정훈ㆍ박성범 의원과 민주당 신중식 의원, 자민련 김낙성 의원, 무소속 류근찬 의원이다. 홍미영 의원안은 검찰과 경찰을 협력관계로 규정하고 경찰의 수사주체성을 명문화하고 있어 경찰측의 지지를 받고 있다.반면 김재원 의원안은 민생치안범죄만 경찰이 스스로 수사하되 수사 도중에 검사의 점검과 지도를 받게 돼있는 등 검찰측의 입장이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복서명한 류 의원은 “수사권조정 문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러 법안들이 통합돼 논의되기 때문에 두 법안에 모두 발의자로 서명했더라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교착 상태에 빠진 수사권조정 논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서명했다.”고 해명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의원들 ‘주식 백지신탁’ 대응 어떻게

    1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의 주식백지신탁 신청 마감일인 19일, 해당 국회의원들은 매각과 백지신탁, 심사청구 등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대응했다.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1급 이상 고위공직자 가운데 직무와 관련된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공직자는 해당 주식을 모두 팔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직무관련성이 적다고 생각되면 행정자치부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시가 5000억원에 이르는 현대중공업의 주식(10.8%)을 처분하지 않고 지난 15일 행자부에 심사를 청구했다. 정 의원측은 “정 의원이 보유한 주식은 직무와 연관성이 없고 수출 위주의 대형 회사라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오해를 없애기 위해 소속 상임위를 과기정위에서 통외통위로 옮겼다. 건설교통위 소속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심재엽 의원은 보유주식을 대부분 매각하고 나머지는 심사청구했다. 교육위 소속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도 경제관련주 6억여원어치를 청구했다.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스톡옵션으로 받은 현대자동차 주식 1만 6000주를 처분하고 일부 보유 중인 한겨레신문·벤처주식 1만여주를 심사청구해 놓은 상태다. 이 의원측 관계자는 “청구한 주식 대부분은 업체가 휴업 중이거나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제도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보유 주식을 모두 매각한 사례도 있다.19억원대 주식을 갖고 있는 재정경제위 소속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은 매각을 결정했다. 김 의원은 매각 뒤 상임위를 건설교통위원회로 옮기기로 했다. 같은 당 김무성 의원은 90억여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한 뒤 저축과 간접투자에 분산 배치했다. 국회 재경위원장인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은 정보통신 주식 4800주를 모두 백지신탁했다. 건교위 소속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도 아시아나 관련 2만주를 백지신탁하기로 결정했다. 행자부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20일부터 심사에 들어가 내년 1월 중순쯤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與 “8·31 마무리 짓자” 느긋한 압박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길거리 투쟁에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은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에 따른 여론 향방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여당이 거리로 뛰쳐나간 한나라당을 달래기보다는 도리어 8·31 부동산대책 후속입법과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며 압박작전을 펴거나 오는 18일에는 당·정·청 워크숍을 열어 정책중심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시국회 공전의 결정적 촉매제가 된 사학법 개정에 민주당·민주노동당이 공감한 것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 법안을 더 미룰 수 없다는 국민 요청을 반영한 결과라고 언명하고 있다. 정세균 의장은 13일 “한나라당이 길거리까지 나가 투쟁한다면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고,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한나라당의 행태가 도를 넘었고, 개탄스럽다.”고 성토했다. ‘사학법 개정=전교조 장악 음모’라고 몰아세우는 한나라당의 대국민 선전전에도 역공세를 폈다. 여론 지원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사학법 개정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찬성이 61%, 반대는 21%였다.”면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과 임시국회 거부를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오 부대표는 “김원기 국회의장은 지난해 말 여당의 직권상정 요청을 여야가 합의 처리해야 한다며 거부했고, 지난 1년 동안 심사기일을 두 번씩이나 정했지만 그래도 성과가 나오지 않아 이번에 중재안을 제안한 것”이라면서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온 한나라당이 이제 와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 처리한 국회의장에게 도대체 무엇을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하느냐.”고 공격했다. 그는 “최소한의 예의와 도의도 저버리고 정치공세나 일삼는 행태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 등 6명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중심당(가칭)이 사학법 개정안을 재고하라며 사실상 한나라당에 힘을 보탬으로써 곤혹스럽다는 반응도 보였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김옥선 속기록’ 복구된다

    ‘김옥선 속기록’ 복구된다

    1975년 10월8일, 서슬 퍼렇던 유신 체제 하에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딕테이터(독재자) 박”이라고 지칭하는 등 소신 발언을 했다가 속기록에서 삭제되고 의원직에서까지 물러나게 된 비운의 정치인 김옥선(71·여) 전 의원이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국회운영위원회 청원심사소위(위원장 문병호 의원)는 최근 김 전 의원이 ‘당시 삭제된 발언을 속기록에 복원해 달라.’며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을 통해 제기한 청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속기록에서 삭제된 발언을 복구키로 한 것은 국회 사상 처음. 열린우리당뿐 아니라 한나라당측에서도 찬성 입장을 밝혀 발언 복구는 사실상 시간문제로 보인다. 최근 소위에서 합의됐지만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표결을 미뤘다. 한나라당측 소위 위원 정종복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유신 체제 하에서 그런 소신 발언한 분이 몇이나 되겠나. 당연히 발언 복구에 찬성이다.”고 말했다. 문병호 의원은 “국회 공전으로 운영위 일정이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올해 안에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청원심사소위는 조만간 소위를 다시 열어 이 같은 사항을 의결한 청원심사보고서를 채택, 운영위에 상정키로 했다. 운영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채택되면, 국회의장이 삭제된 발언의 복원·공개를 지시하게 된다. 김 전 의원은 75년 당시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박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판하는 내용의 원고를 8분여간 읽어내려가다 공화당과 유정회 소속 의원들의 야유를 받았고 정회가 선포돼 발언도 마치지 못했다. 주요한 발언들은 정일권 국회의장의 직권으로 속기록에서 삭제됐다. 이어 법사위가 김 전 의원에 대한 제명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김 전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복원될 발언들은 “외신에서는 한국을 우익독재주의라고 설명하며 박 대통령을 ‘딕테이터 박’으로 부른다.”,“우리는 독재국가 국회의원으로 낙인찍혔다.” “(박 정권이) 전쟁위협을 고조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장(男裝)’ 의원으로도 유명한 김 전 의원은 7·9·12대 의원과 신민당 부총재를 지냈고 1992년엔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다. 이와 관련, 국회 운영위가 일정 기간 지난 비공개·불게재(삭제) 회의록 공표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국회법은 이같은 회의록에 대해 ‘비밀 또는 국가안전보장의 사유가 소멸됐다고 판단됐을 때, 본회의 의결이나 의장 결정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구체적 규정은 없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제1야당 부상… 埃정국 변화 예고

    7일 끝난 이집트 총선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전체 의석의 5분의1을 차지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24년째 집권하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당(NDP)은 3분의2 이상의 안정의석을 확보했지만 앞으로 이집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야당과 싸우게 됐다. AP통신은 8일 모두 127석이 걸린 3단계 마지막 결선투표에서 NDP가 111석, 무슬림형제단이 지원한 후보들이 12석을 얻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NDP는 전체 454석 가운데 73%인 333석, 무슬림형제단은 19%인 88석을 얻었다. 제도권 야당은 2석에 그쳤고, 무소속 후보들이 19석을 차지했다.2석은 결정되지 않았고 나머지 10석은 대통령이 지명한다. 무슬림형제단이 이번에 차지한 의석수는 2000년 총선에서 얻은 17석의 5배를 넘는 것이다. 종교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이집트 헌법에 따라 법외단체로 정치활동을 제한받아온 무슬림형제단이 이같이 선전한 것은 이집트의 민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앞으로 이집트 정계에는 무슬림형제단의 합법화 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합법화된다면 다음 대선에서는 후보를 낼 수도 있다. 또 아랍권의 맏형 역할을 해온 이집트에서 이슬람근본주의의 인기가 확인됨에 따라 다른 아랍국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무슬림형제단은 요르단·시리아·모로코 등에도 조직이 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2005 뜬별 & 진별

    2005 뜬별 & 진별

    2005년도 저물어간다. 언제나 그렇지만, 욱일승천의 기세로 올 한해를 자신의 해로 만든 부류는 누구인가. 반대로 급전직하의 참담함을 맛본 부류는 또 누구일까. 서울신문은 연말 특집으로 정치, 경제, 문화 분야에서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인 이른바 승자(Winner)와 패자(Loser)를 선정했다. ■ 존 매케인 vs 칼 로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올해 ‘세계의 정치 수도’인 워싱턴에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같은 확실한 승리자와 패배자를 탄생시키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권을 잡은 공화당 내에서는 존 매케인을 비롯한 중도적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상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의 권력 기반인 ‘텍사스 사단’은 눈에 띄게 힘을 잃었다. 매케인 의원은 이라크 전과 같은 안보 이슈에서는 철저하게 부시 대통령을 옹호하고 지원하며 보수성을 과시해왔다. 매케인 의원은 그러나 최근 테러리스트로 지목돼 억류된 포로에 대한 고문을 반대하는 입법을 주도하는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중도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민주당측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올 한해 매케인 의원이 직접 제출한 법안과 결의안만도 80건에 이른다. 또 미 상원 의원들은 법안을 제출할 때 정치적 영향력이 큰 매케인 의원이 함께 서명해주기를 원해 그의 서명이 들어간 법안 수는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같은 노력이 인정을 받아선지 지난 10월말 퓨 리서치 센터가 공화·민주당원 및 무소속 유권자를 상대로 조사한 2008년 대선 후보 여론조사 결과, 매케인 의원은 공화당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공화당에서 2위를 기록한 루돌프 줄리아니 역시 중도적 성향의 정치인이다. 반면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사단 가운데서도 중심 인물이었던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유출한 ‘리크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부시 대통령의 신임도 떨어졌다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로브의 힘이 빠지면서 한때 탄력을 받았던 ‘보수세력 장기집권론’도 서서히 잦아들고 있다. 역시 텍사스 출신으로 부시 대통령이 주지사 시절부터 법률 자문을 해온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법률고문도 2005년이 오욕으로 점철된 해였다. 마이어스는 부시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으로 지명됐지만, 부족한 경력과 불투명한 성향 때문에 논란이 빚어지자 스스로 물러났다. 마이어스의 상원 인준을 앞두고 ▲판사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앨 고어 등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기부했던 적이 있고 ▲낙태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보수층으로부터 사실상 외면당했다. dawn@seoul.co.kr ■ 도요타 vs GM 도요타자동차는 내년 3월 결산에서 일본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매출액이 20조엔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이익도 3년 연속 1조엔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세계 자동차업계 1위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판매부진과 경영악화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급기야 릭 왜고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내년부터 북미지역 공장 9곳을 폐쇄하고 2008년까지 종업원 3만명을 줄이겠다는 처방을 내놓았다.11월 주가는 한때 18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부도설까지 나돌았다. 올 한해 도요타와 GM의 엇갈린 성적표다. 그래서 ‘빠르면 2006년 도요타가 GM을 넘어선다.’는 예상도 나온다.2008년이었던 도요타의 목표보다 2년 빠른 것이다. 도요타는 내년 예상 판매대수를 900만대로 잡고 있고 공장을 폐쇄해야 하는 GM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일시적이기는 하나 도요타가 북미시장 점유율에서 GM을 추월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이제 ‘기업’ 이상의 위치를 차지했다. 일본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도요타 배우기’ 열풍이 분 지 오래다. 순이익 1조엔은 이른바 빅3라는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순이익을 전부 합친 것의 2배 가까운 규모다. 일본 언론은 “도요타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주고 있다.”며 ‘일본경제 부활의 구세주’로 묘사하고 있다. 도요타의 힘은 낭비요소를 없앤 생산방식에서 비롯된다. 세계적 부품업체들과의 유기적 협조,50년간 노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노사관계, 철저한 품질 및 인적관리 시스템도 승승장구의 비결이다. 조 후지오 도요타 부회장은 “글로벌시대에는 국가별로 현지 문화 및 고객 기호에 부합하는 고품질 저가격 제품 생산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성공 비결을 역설했다. 반면 GM의 추락은 미국 제조업의 쇠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제조업의 자존심이던 GM의 신용등급은 ‘정크 본드’ 수준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여기에다 아성으로 여겨졌던 북미시장마저 일본 경쟁업체들로부터 위협받자 왜고너 회장이 직접 북미시장을 챙기기에 나섰다.‘직원용 할인가격’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적용하는 ‘제살깎기식’ 무한경쟁에 나섰지만 추세를 돌려놓기엔 역부족이었다. GM 추락의 주요 원인으로 우선 낮은 소비자 만족도를 들 수 있다. 과다한 직원 복지후생 부담도 발목을 잡고 있다.GM은 차를 한대 만들 때마다 1500달러씩의 후생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이래서는 도저히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오프라 윈프리 vs 마이클 잭슨 “그녀가 출마한다면 미국 정치의 심장과 얼굴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지난주 미주리주에서 ‘오프라를 대통령으로’란 문구가 새겨진 물품만을 파는 가게를 낸 패트릭 크로의 말이다. 물론 윈프리는 출마를 거부했지만, 여성이 미국을 움직이는 것은 보고 싶다고 말했다. 통큰 선행으로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후보로까지 거론되는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이미 전세계 여성들의 친구이자 ‘대통령’으로 군림하고 있다.21년 동안 전세계 121개국 이상의 여성들이 그녀의 토크쇼를 보며 울고, 웃고, 열광하고 있다. 윈프리는 가난한 사생아로 태어나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실은 17살때 미인 선발대회 왕관을 썼고 3살도 안돼 책을 읽었다. 지난해 토크쇼 방청객 전원에게 자동차를 나눠주는 깜짝쇼를 연출한 데 이어 올해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재앙이 닥치자 연방 정부보다 재빨리 구호활동에 나섰다. 루이지애나주 슈퍼돔으로 달려가 이재민들을 안고 위로했으며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특히 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나중에 토크쇼에 초청, 다이아몬드가 박힌 시계 등 210만달러 어치의 선물을 안겨줬다. 하지만 같은 흑인으로 팝의 제왕이었던 마이클 잭슨에게 올해는 최악의 한해였다. 아동 성추행 소송사건에 휘말리면서 전세계 매스컴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법정 출두를 미루다가 체포 영장을 발부하겠다는 판사의 경고에 잠옷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나타난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제이 레노, 매컬리 컬킨 등 유명 인사들의 대량 증언과 고액 변호사를 앞세워 결국 소송에서는 승리했지만 자택인 네버랜드를 팔아야 할 정도로 경제적 곤궁에 처했다. 변호사 비용만 500만달러를 썼으며, 빚은 4억달러가 넘는다. 잭슨은 미성년 아동과 같은 침대에서 잔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적 접촉은 부인했다. 비록 재판관은 그가 무죄라고 선언했지만, 잭슨이 결백하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세계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잭슨은 아동 성추행 재판으로 팝의 제왕에서 언론의 웃음거리로 단숨에 추락했다. 팬들은 그가 음악활동을 재개할 것을 바라고 있지만, 대중은 이제 잦은 성형수술로 무너질 위기에 처한 그의 코에만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故전용철씨 부검 소견 경찰이 왜곡전달 유감”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쌀비준 반대 농민집회에 참석한 뒤 9일만에 사망한 고(故) 전용철씨의 부검 소견이 왜곡 전달됐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국과수 이원태 소장과 서중석 중부분소 분소장이 민노당 의원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부검 결과가 밖으로 알려지는 과정에서 일정한 왜곡이 있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심 수석부대표는 “경찰의 외력이나 타격이 없었다고 한 적도 없다.”면서 “직접적 사인이 전도에 의한 뇌출혈이지만 경찰의 과잉 진압과 관련되지 않은 것처럼 해석되는 것은 잘못됐다.”고 서 분소장이 말했다고 전했다. 서 분소장은 “일선 경찰서에 부검 소견서를 제출한 것 외에는 사인과 관련해 별도 입장을 전달한 바 없다.”면서 “넘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외력이 가해졌는지는 수사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경찰과 검찰에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심 수석부대표는 “경찰이 국과수의 소견을 임의로 해석해 전씨의 사인이 경찰의 과잉 진압과 상관없다는 식으로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최규성·한나라당 김영덕·민노당 강기갑·자민련 김낙성·무소속 류근찬 의원 등 농촌 출신 의원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서울대 병원에 마련된 전용철씨 빈소를 방문,“1일 기자회견을 갖고 의혹 규명을 위해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단을 구성하고 의원 서명운동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3野지도부 ‘수상한 지진걱정’

    3野지도부 ‘수상한 지진걱정’

    2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무소속 정몽준 의원 주최 토론회에 야3당 대표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토론회는 ‘지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라는 정치성이 옅은 주제였지만, 정 의원이 최근 활발한 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야3당 대표들이 참가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여야 정치인 20여명이 참석하자 “한반도 지진이 아니라 정치 지진이 토론 주제 아니냐.”는 농담도 나왔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축사에서 “정치와 경제·체육계를 오가며 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하시는 정 의원이 지진 관련 토론회까지 연다는 얘기를 듣고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저도 연구모임을 하고 있지만 국내에 한정되는 데 정 의원은 (지진 문제로)전 지구를 상대로 한다. 역시 스케일이 큰 의원”이라고 덕담했다. 그는 “정 의원께서 축사를 해달라고 해서 비행기편까지 연기하고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민련 김학원 대표는 “정 의원을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데 오늘도 명사분들이 많이 오신 걸 보니 제가 혼자 짝사랑하는 것 같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강기갑의원등 4명 단식 풀어

    각기 다른 이유로 국회에서 단식 투쟁을 벌여온 여야 의원 4명이 24일 일제히 단식 농성을 풀었다. 행정도시 위헌 소송에 대한 합헌결정을 압박키 위해 단식을 해온 열린우리당 선병렬·양승조 의원 및 무소속 정진석 의원, 쌀협상 비준안 동의에 반대하며 단식농성해온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이날 오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단식 해제를 알린 것이다. 이중 최장기간인 29일 동안이나 단식농성을 해온 민노당의 강기갑 의원은 회견에서 “땅 한 평 놀리면 천벌 받는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살아왔던 농민들이 세계화에 떠밀려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기력이 다할 때까지 살아서 농업을 지키겠다.”고 밝혔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고건 “이념 사로잡힌 리더십은 시대착오”

    고건 “이념 사로잡힌 리더십은 시대착오”

    정치권의 새판짜기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고건 전 총리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활발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차기 대통령 후보군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는 고 전 총리는 23일 대학생을 상대로 한 연세대 특강에서 실용주의 노선을 내세우며 다른 후보군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지난 5월 총리 퇴임 이후 처음 가진 이날 특강에서 고 전 총리는 그동안 현실정치 문제에 말을 아껴온 것과는 달리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차기 후보군을 상대로 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본격적인 정치행보의 신호탄으로도 받아들여진다. 고 전 총리는 특강에서 “아무리 로드맵이 그럴듯해도 실행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위에 그친다.”면서 “작은 정부, 큰 정부가 아니라 똑똑한 정부가 필요하다.”고 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정치권의 이념 논쟁을 빗대 “진보와 보수의 이념에 사로잡힌 정치 리더십은 시대착오적인 리더십”이라고 꼬집었다. 고 전 총리는 “정치 리더십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실사구시를 따르는 것”이라면서 “이념의 굴레를 벗어나 미래의 비전을 정립하고 실사구시의 관점에서 이를 구현하는 창조적 실용주의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고 전 총리는 이어 지난해 3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때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대과없이 치른 점을 소개하는 등 ‘준비된 지도자’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지난 2002년 대선 이후 정치 일선에서 비켜서 있던 정 의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 의원은 대선 당시 운영하던 개인 홈페이지를 최근 ‘글로벌 MJ’라는 이름으로 새로 꾸미고, 싸이월드에 미니홈피도 만들었다. 그는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꿈을 드리는 정치인이 되겠다.”면서 “여러분과 제가 함께 번영과 평화의 나라를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 3일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 민주당 한화갑 대표,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 등과 회동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인 그는 오는 2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지진 관련 정책토론회도 갖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한밤중에 風浴 배에 된장 마사지

    휴일인 20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310호.7일째 단식 중인 무소속 정진석 의원은 사무실 바닥에 기력없이 누워있었다. 그는 그동안 단 한 발짝도 사무실 밖으로 내딛지 않았다. 오는 24일 헌법재판소가 행정중심복합도시법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햇빛’을 볼 수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이처럼 요즘 국회에서 단식 중인 여야 의원 4명의 각기 다른 단식법이 화제다.“여의도가 단식원이냐.”,“쇼정치다.”는 일부 비판에도 끄덕없다. 국회의원으로서 관심있는 현안을 직접 챙기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사무실서 두문불출… 종일 기도만 충남 공주·연기가 지역구인 정 의원은 ‘방콕파’다. 다른 의원들은 다 하는 사우나도 거부했다. 사무실에 딸린 화장실에서 양동이에 물을 받아 머리감는 정도로 만족한다. 상임위 활동도 서면질의로 대처하고 사무실에서 묵주를 들고 하염없이 기도만 한다.‘방콕’ 의원 덕에 보좌진들도 사무실에서 원두커피나 귤처럼 향이 강한 간식거리를 모두 치웠을 정도다. 쌀 협상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며 25일째 단식 중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된장 요법’으로 유명하다. 초저녁에 3시간 정도 잠을 자고, 밤 11시쯤 일어나 독서와 명상을 즐긴다. 옷을 벗고 바람을 쐬는 ‘풍욕’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한다. 새벽 3시쯤이면 숙변을 제거하고 장에 활력을 주기 위해 된장을 꺼내 배에 2∼3㎝ 두께로 발라서 마사지를 한다. ●물과 죽염으로 버티며 가끔씩 관장·사우나 행정중심도시법 합헌결정을 기원하며 뒤늦게 단식에 합류한 열린우리당 선병렬·양승조 의원은 의원회관 1층 로비에 자리잡았다. 물과 죽염으로 버티는 두 의원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 참석하는 등 평상시처럼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20일에는 단식 전문가라며 찾아온 ‘한민족생활문화연구원’ 관계자의 권유로 관장도 했다. 사우나에 들러 피로도 풀고 있다. 단식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에 선 의원은 “지역에서 수천명씩 시위를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정 의원부터 해서 우리가 단식이라도 하니 이제 중앙에서도 이 절박한 심경을 알아주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간다” 의지의 3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15일 단식 20일째를 맞았다.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동의안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통과된 것에 반발해 단식에 들어갔다. 건강이 무척 악화된 강 의원은 “명상과 복식호흡으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쌀 비준 저지 농민대회’가 열리는 여의도공원으로 향했다. 강 의원처럼 누가 뭐래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간다.”고 선언한 여야 의원 3인의 소신이 요즘 여의도 정가에서 화제다. 선뜻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도 소신은 버릴 수 없다는 ‘의지의 3인방’이다. 강 의원은 내달 18일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이후에 비준안을 처리하자며 단식을 풀지 않고 있다. 본회의 처리가 한나라당의 입장 번복으로 당초 16일에서 23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 그의 단식도 당분간은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런가 하면 충남 공주·연기의 무소속 정진석 의원도 전날 저녁부터 단식에 가세했다. 오는 24일로 예상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특별법 위헌소송에서 헌법재판소가 합헌결정을 내려주길 ‘염원’하면서다. 그는 “정부의 국책사업에 순종한 죄밖에 없는 가난한 농민들이 지난해 행정수도 위헌 결정에 이어 1년 만에 행정복합도시 위헌소송으로 충청도민 전체가 들끓고 있다.”면서 “연일 삭발과 단식으로 피눈물 범벅이 됐지만 바깥에서는 ‘작은 동네의 일’로만 치부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대식가’라고 자처하는 정 의원은 “평소 단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왔지만 그만큼 절박하다는 심경”이라고 덧붙였다. ‘불굴의 의지’하면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별다른 지원군도 없이 오히려 은근한 로비와 압력까지 받아가며 지난 6월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을 발의해 ‘삼성 킬러’로 자림매김됐다. 처음에는 돕기는커녕 말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의 한결같은 의지에 당의 개혁성향 모임인 ‘신진보연대’가 “박영선 의원의 원안대로 처리하자.”고 힘을 실어줬다. 금산법 개정안은 17일 의총에서 당론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34세 한인 美시장됐다

    34세 한인 美시장됐다

    ‘세탁소 집 아들이 미국 시장(市長)으로.’ 31년 전 미국으로 건너온 평범한 집안의 한국계 ‘청년’이 미국에서 당당하게 시장으로 선출됐다. 8일(현지시간) 미 뉴저지주 에디슨시 시장선거에서 재미동포 최준희(34·미국명 준 최)씨가 1만 2126표를 얻어 1만 1935표를 얻은 무소속 빌 스테파니 후보를 191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여행과 독서를 즐긴다는 미혼의 최 당선자는 내년 1월1일부터 4년 동안 시장으로 일하게 된다. ●본토서는 첫 쾌거 지난해 하와이 빅아일랜드에서 한인 2세 해리 김(65)씨가 시장으로 당선됐지만, 한국계가 미국 본토에서 직선으로 시장에 선출된 것은 처음이다.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최 당선자는 세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다. 아버지 최상영(65)씨와 어머니 홍정자(62)씨는 이민 뒤 1975년부터 99년까지 24년 동안 세탁소를 운영하며 아들을 키웠다. 그는 에디슨 JP스티븐스 고교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 재학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최 당선자는 전공을 바꿔 컬럼비아 대학에서 공공정책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7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존 F 케네디 전기를 10가지 종류는 읽었을 것”이라며 케네디 전 대통령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연방정부 예산관리국 조사관, 뉴저지주 학업성취도 측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6월 민주당 시장 예비선거에서 12년 동안 재임해온 현직 시장 조지 스파도르에 1028표 차로 승리, 본선에서의 돌풍을 예고했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그는 ‘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 당선자는 선거 홈페이지(www.junchoi.com)를 통해 “공교육을 통해 모든 기회를 얻었고 삶을 바꿀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공교육 시스템 개선에 열정을 갖고 있으며 모든 아이들에게 같은 기회를 주려 한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이어 “효율적 행정으로 열심히 일하는 시민들과 노인을 보호하고 지나친 납세 부담을 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인구 10만… 뉴저지주 5대도시 개표가 끝난 뒤 최 당선자는 “미국은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원래 꿈은 우주비행사였는데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 시장에 출마했다.”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 “부모님이 이민 초기에 많은 희생을 하셨다.”면서 “부모님들로부터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서비스 정신을 배웠고, 낙관주의도 배웠다.”고 덧붙였다. 최 당선자가 뉴저지주 5대 도시에 들어가는 인구 10만명의 에디슨에서 승리한 것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데다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지지가 큰 힘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생존의 짝짓기’ 시작됐다

    ‘생존의 짝짓기’ 시작됐다

    정치권이 내년 지방선거와 다가올 대선을 겨냥해 ‘몸집 부풀리기’에 본격 나섰다. 열린우리당이 민주당과의 통합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정치세력화를 선언한 뉴라이트와의 연합을 모색 중이다. 민주당과 조만간 창당될 국민중심당도 정권 창출이 어려운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다각도로 통합이나 연대의 길을 찾고 있다. 열린우리당내 통합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호남지역과 수도권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선 민주당과의 재결합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영남지역 인사 등 반발 세력을 고려해 선뜻 당력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 당직자는 “장기적으로 전략적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다.”면서 때가 오면 통합론이 전면에 대두될 것임을 시사했다. 통합론이 점점 힘을 얻는 데는 민주당의 미묘한 태도변화도 한몫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당 내에서 새로운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민주당도 ‘창조적 파괴’를 통해 높은 차원의 한국정치 참여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여당의 통합론에 우회적으로 답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민노당과의 연대도 꾸준하게 추진중이다. 통합론에 줄곧 반대입장을 보인 민주당도 그러나 속내는 그리 편치 않아 보인다. 군소정당 무리에서 탈출하기 위해 역시 새로운 모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뚜렷한 대권 후보가 없어 ‘불임정당’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독자생존을 위해서는 그럴싸한 ‘얼굴마담’을 찾아야 한다.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고건 전 총리 영입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한 대표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을 만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충청권에 지역기반을 둔 국민중심당과의 통합·연대 가능성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확실한 지역기반을 가진 두 정당이 합쳐 ‘고건’이라는 대권 후보를 내자는 시나리오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자민련을 흡수한 국민중심당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확실한 ‘얼굴마담’이 없다는 것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창당 이후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 민주당과의 연대에 적극성을 보이는 가운데 다른 정당과의 접촉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여당과의 접촉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신국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정책이 맞으면 한나라당과의 연대도 가능하다.”면서 문을 더욱 넓게 열었다. 10·26 재선거 압승으로 느긋한 행보를 보였던 한나라당도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일차적으로 보다 많은 아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가 지난 7일 신보수주의 단체인 뉴라이트 창립대회에 참석해 연합을 언급한 것도 세 확산 의지로 해석된다. 당 인재영입위원회도 최근 토론회를 열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인재영입 준비에 착수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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