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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 ‘昌風’에 집안단속 부심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대선 출마로 인해 범여권과 한나라당이 집안 단속에 부심하고 있다. 소속 의원들이 이 후보 진영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설’이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 대선 때 이 후보의 비서실장이었던 권철현 의원이 탈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한나라당은 9일 오전 초비상 사태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권 의원이 이 후보의 출마 철회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부산 지역 의원 몇 명이 이 후보쪽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등 미확인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이 후보의 고향인 충남 예산을 지역구로 둔 홍문표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홍 의원은 특히 이 후보의 출마 저지를 촉구하는 의원들의 서명작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이적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지역구가 충남 아산인 이진구 의원도 탈당설이 끊이지 않는다. 당 관계자는 “이 의원이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지만 현재 충남도당위원장인 만큼 탈당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도 창풍(昌風)에 따른 탈당 도미노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선미 의원이 지난 9월말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해 참주인연합에 합류한 뒤 결국 이 후보와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0월에 통합신당을 탈당한 김혁규 전 의원도 이 후보측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은 이미 이 후보와 만난 데 이어 영남권의 통합신당 의원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원과 친한 한 의원은 “두 사람은 대북관계 정도만 빼놓고는 대기업정책, 부동산, 경제정책 등에서 상당 부분 일치하는 데다 이 후보는 충청권, 김 전 의원은 부산·경남 지역에서 상징성이 있다.”면서 “한나라당에서 흔들리고 있는 이들이나 범여권에서 이 후보에게 관심이 있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민주·한국 “그쪽의 희망사항” 싸늘

    민주·한국 “그쪽의 희망사항” 싸늘

    범여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동상이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 출마로 각 당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 또는 정체현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마저 지지부진한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원샷 통합’을 고집하지 않고 ‘2단계 단일화’도 가능하다는 유연한 입장을 밝혔지만 다른 당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통합신당 최재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범여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문국현 신당, 민주당과 한꺼번에 통합하는 것이 어렵다면 1차적으로는 민주당과 우선 통합하고 다음으로 (후보)등록 직전까지는 문국현 신당과 합당을 이루어내야 된다.”면서 “이게 어렵다면 최소한 문국현 신당과는 대선 후보를 둘러싼 정책 연합까지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구체적인 단일화 추진 방향을 밝혔다. 최 대변인은 “지난주 금요일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설치했다.”면서 “소수 정예 인원으로 단일화 절차,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고 비공식적 접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통합신당이 단일화 대상으로 보고 있는 두 당의 반응은 싸늘하다. 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해 최 대변인은 “(통합을)거절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그쪽의 희망사항이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인제 후보도 이날 대구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이 민주당의 당명을 쓰고 중도개혁노선에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통합신당과 민주당이 후보단일화와 통합을 동시에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지만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창조한국당도 마찬가지다. 단일화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데다 민주당과의 통합 효과에 대해 회의적이다. 하지만 정 공동위원장은 “삼성 비자금 문제와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풀면서 다른 정당과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어떤 부분에 차별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단일화 논의에 중요한 근거”라고 설명했다.“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말하는 민주노동당과는 달리 일말의 가능성은 남겨 놓은 셈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해괴한 대선판 유권자가 심판해야

    얼마 전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국민 60% 이상이 민생경제가 대선의 화두가 되길 희망했다. 이어 교육·사회·외교안보 정책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 바람대로라면 대선이 임박한 지금 정책토론이 한창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이회창씨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 이념논쟁이 가열되고, 나아가 지역대결 양상마저 심화되고 있다. 정책선거가 실종되면서 유권자들은 후보의 정책도 모른 채 투표장에 가야 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이회창 후보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정체성을 문제삼으면서 두 이씨간에 보수표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졌다. 중도실용 노선을 지향하던 이명박 후보가 보수색을 강화했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등은 중도노선의 틈을 파고들려 하고 있다. 각 대선후보들이 정책 차별성을 보이면서 국민의 선택을 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표의 유불리에 따라 성향을 이리저리 바꾸어선 안 된다. 더구나 구체적 정책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특정 성향의 단체·모임을 찾아 입발림 소리를 함으로써 환심을 사는 식의 이념논쟁은 사라져야 한다. 이회창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뒤 지역대결 조짐 또한 심상찮다. 이명박·이회창 후보가 영남권·충청권에서 패권 다툼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 반사작용으로 호남표 결집 현상이 다시 생겨날 여지가 있다.1987년 대선에서 1노(盧)3김(金)이 지역주의 득표 전략을 통해 나라를 세갈래, 네갈래로 찢어놓았던 아픈 추억이 있다. 조금씩 나아지던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린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 모두 후보단일화와 이합집산이 거론된다. 아직도 최종 주자가 누군지 안개속이니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믿을 것은 깨어있는 유권자 의식이다. 유권자들은 정신 바짝 차리고 후보들의 행태를 지켜보기 바란다. 대선판을 누가 후진적으로 만들었는지 가려내 표로 심판해야 한다.
  • 범여 ‘김경준 귀국’ 기대반 우려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의 진실을 밝히는 데 핵심적인 인물인 김경준씨의 귀국 날짜가 알려진 9일 범여권은 기대감과 위기감이 교차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보수진영에 쏠리고 있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고 동시에 한나라당에 ‘한방’을 날릴 수 있다는 들뜬 분위기다. 반면 대선이 4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권자 관심을 후보가 아닌 BBK 사건에 모두 빼앗길 수 있다는 걱정도 공존한다. 대통합민주신당은 BBK 사건과 관련된 전략을 ‘수사 촉구’로 바꾸기로 했다. 대정부질문이 끝나면서 정치적 공방은 사실상 끝났다고 판단하고 이제는 ‘검찰의 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선병렬 의원은 “이제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승복하는 것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날 선 의원은 김종률 의원과 함께 당이 확보하고 있는 BBK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 김씨 귀국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응 방식에 대한 공격도 잊지 않았다. 통합신당 송두영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의 ‘김경준 특별상황실’이 곧 드러날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사실을 덮기 위한 ‘은폐 상황실’인지 묻고 싶다.”면서 “한나라당이 지금 설치해야 하는 것은 김경준 상황실이 아니라 스페어(예비용) 후보 상황실”이라고 꼬집었다. ‘반부패’ 카드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는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측은 마음이 급해졌다. 문 후보측은 반부패 연석회의를 통한 보수진영과 대립각을 형성해 지지율 상승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김씨 귀국으로 삼성 비자금 사건이 흐지부지 묻혀버릴 경우 이런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 이에 정범구 공동선대위원장은 “민노당이 5당 원내대표 회의를 제안하면서 3자간 반부패 연석회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늘(9일)까지 3자회동 참여 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대정부 질문 ‘검증공방’ 격돌

    8일 경제분야 대정부질의가 열린 국회 본회의장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대선후보 검증 무대로 전락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 ▲BBK의 실질적 소유주 ▲미국 미시간주의 호화주택 불법 매입 의혹 ▲대운하 공약의 허구성 등을 지적하며 파상공세를 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경준씨 귀국 기획설’로 응수했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숙부 하숙비 반환 소송 ▲2004년 총선 당시 노인 폄하 발언 논란 등을 거론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삿대질까지 오갔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고유가와 청년실업 문제, 증권시장 급등락 등 서민생활 개선대책을 내놓기보다 의원들의 정치공방 틈바구니에서 들러리 역할에 그쳐야 했다. 신당 정봉주 의원은 이명박 후보를 향해 “BBK사건 주가조작과 횡령과정의 명백한 주범”이라고 공격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연단까지 나와 항의하는 등 한때 장내가 격앙됐다. 신당 소속 김영주 의원은 “현대건설 부도의 주범인 이라크 미수채권은 이 후보가 현대건설 사장 재직시에 수주한 공사에서 발생했다.”면서 “이 후보의 성공신화는 조작된 신화이며 실패한 CEO는 경제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깎아내렸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도 권오규 경제부총리를 상대로 “금감위가 BBK 주가조작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경준씨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김경준씨 조기송환은 여권의 정치공작을 위한 기획입국”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이어 신당 서혜석 의원이 전날 ‘2001년 10월 이 후보 최측근인 옵셔널벤처스의 이모씨가 LKe뱅크 D증권계좌로 54억원을 보냈다.’는 주장에 대해 “이 돈은 김경준씨가 해외 증권매수에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신당 경선 당시 차떼기, 박스떼기 등으로 온갖 부정선거를 자행한 정 후보가 반부패를 말할 자격이나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같은 당 이계경 의원은 ”정동영 후보는 자신의 재산 가운데 임실·순창 밭을 상속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정 후보가 어린 시절 매매한 것으로 돼 있다.”며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박승환 의원은 2004년 당시 정 후보의 ‘노인폄하’ 발언과 최근 자이툰부대를 ‘용병’에 빗댄 것을 거론하며 정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진 의원과 박 의원은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대선출마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자 자기모순의 극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BBK 증거확보설은 난센스”

    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 측근인 이흥주 특보는 “BBK 주가조작 사건과 이명박 후보가 관련됐다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해 이 후보가 출마를 결심했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난센스 중 난센스”라며 부인했다. 이 특보는 8일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회창 후보가 그런 정보를 믿고 자기의 명예와 일생을 쌓아온 자존심을 버렸다는 말인데, 그렇게 남의 어려운 때를 나의 이익으로 만드는 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 후보가 그런 의혹의 세월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우리도 걱정하고 우려하는 입장”이라면서 “그런 자료는 있지도 않을 뿐더러 알지도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 특보는 또 이회창 후보가 전날 출마 선언을 하며 “국민의 뜻에 따라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한 것을 상기시킨 뒤 “국민이 이명박 후보가 가는 길이 맞다고 선택하면 이회창 후보는 살신성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어제 이회창 후보의 출마의 변을 얼마만큼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 표출하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이회창 후보측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구애를 이어갔다.이 특보는 “우리는 박 전 대표도 국가와 국민의 문제를 최상위에 놓고 늘 고민하는 훌륭한 정치 지도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선택의 길이 주어진다면 그분도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결정할 수 있겠지만, 언젠가 같이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4)] 경제성장률 공약의 함정/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2007 대선 릴레이 시론 (4)] 경제성장률 공약의 함정/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대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추락했던 잠룡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무소속으로 대권 3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 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인기도 상당하다. 출마 선언과 동시에 여론조사 2위로 치고 올라 왔다. 가히 ‘꺼진 불도 다시 봐야’할 정도이다. 이 전 총재의 등장과 함께 대선정국의 성격도 변화했다. 이제까지는 그래도 미약하게나마 정책대결의 모양새를 억지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전 총재의 가세로 대선정국은 급격하게 ‘부패 대 반부패’의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각종 ‘재산형성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이명박 후보와 ‘차떼기 정당’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이회창 전 총재가 한 쪽에 서고, 범여권의 군소 후보들이 목메어 불러도 오지 않는 ‘신데렐라’를 기다리는 일곱 난쟁이처럼 다른 한 쪽에 서 있는 모습이다. 이번 대선이 정책선거가 아니라는 점은 이회창 전 총재의 지지율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이 전 총재는 아직 아무런 선거공약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출마의 변에 남북관계에 관한 기존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가 살짝 담겨져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총재가 이러저러한 대선공약을 두툼하게 펴낸 거의 모든 후보를 압도할 수 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점만 가지고 국민들을 바보로 몰아 세워서는 안 된다. 집단으로서의 국민이 얼마나 얄밉도록 현명한가 하는 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선거가 웅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변한 공약 하나 없는 이 전 총재의 지지율 급상승을 두고 국민의 합리성을 의심하기보다는, 오히려 국민의 합리성을 전제한 상태에서 왜 두툼한 공약을 펴낸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이 상승하지 않는지 살펴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다. 공약이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약(空約)이기 때문이다. 성장률 수치가 그 좋은 본보기이다. 잠재성장률이 4% 내지 5% 정도인 경제에서, 그것도 총알 같은 속도로 노령사회로 질주하는 경제에서, 달랑 5년만 집권하는 대선 후보들이 겁도 없이 7% 또는 심지어 8%의 경제성장률을 운위하고 있다. 규제완화를 하면 성장률이 1% 포인트 올라가고, 법의 지배를 확립하면 성장률이 1% 포인트 올라간다니, 경제성장률 1% 포인트 올리기가 고3 수험생이 수능성적 1점 올리기보다 쉬워 보인다. 상황이 이러니 국민들이 공약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 당연하다. 선거는 다시 줄서기 문화와 지연, 학연에 의존하게 되고 지난번처럼 재벌들이 조성한 비자금이 뻑뻑한 선거판의 윤활유로 등장할지 모른다. 필자는 부패 대 반부패의 구도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어차피 공약이 별 것 없고, 줄서기와 비자금이 판을 칠지도 모르는 선거판에서 이 구호가 이번 선거를 가장 잘 요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선거구호와 정책은 별개의 문제이고 누가 집권하건 제대로 된 정책을 펴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제가 향후 5년 동안 죽을 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제대로 된 공약을 바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공약없는 이 전 총재의 지지율 상승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바는 역설적으로 참된 공약에 대한 타는 목마름인 것이다. 이것 없이는 누가 집권해도 향후 5년이 ‘잃어버린 5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 대선화두 ‘경제’에 ‘이념’ 가세

    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 등장으로 대선전 화두가 ‘경제’에서 ‘보수’와 ‘부패’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야권이 ‘보수론’으로 후보 간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면 범여권은 ‘반부패’문제로 신경전이 한창이다. 대선 초반전 화두는 단연 경제였다.‘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도는 한 때 50%를 넘었다. 하지만 정통 보수를 내세운 무소속 이 후보 출마설로 지지도가 하락하면서 경제 문제도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8일 오후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초청 대선후보 안보 강연회에서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국가정체성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면서 “나와 한나라당의 이념도 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이 후보를 겨냥,“내가 진짜 보수”라고 주장했다는 지적이다. 당초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외교·안보 정책구상인 ‘엠비(MB) 독트린’과 핵심공약인 ‘비핵·개방 3000구상’을 소개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무소속 이 후보 등장으로 흔들리는 보수진영의 표심을 끌어안기위해 연설문구를 일부 수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도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소속 이 후보가 보수우파의 대동단합을 위해 출마했다는데 궤변”이라면서 “온 국민은 (무소속 이 후보가) 보수우파를 분열시킨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보수 세력의 대변자임을 자임해온 한나라당에서 선출한 대선후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소속 이 후보에게 보수진영의 표심이 쏠리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앞서 무소속 이 후보는 전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과 후보의 (국가정체성에 대한) 태도는 매우 불분명하다.”며 자신이 정통보수의 대표주자임을 자처한 바 있다.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한나라당 이 후보의 보수층 구애와 관련,“보수층이라는 한나라당 주머니속에 갖고 있던 밑천을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서 털어가 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전 총재가 30% 지지를 확보하면 이 후보로서는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자기 스스로 보수라고 대답하는 유권자가 30%, 진보가 20% 후반, 나머진 중도라고 응답하는데 이 전 총재가 보수유권자 30%를 다 가져가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또다른 정통 보수주의자인 박근혜 전 대표측이 이 전 총재측을 지원할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범여권에서는 이번 대선전이 보수 후보 간 대결구도로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패 대 반 부패’구도 형성에 진력하고 있다. 대선초반에는 ‘평화’가 이슈였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등 범여권 대선후보들은 ‘경제부패 이명박, 정치부패 이회창’으로 보수후보들을 규정한 뒤 ‘반부패 연대’로 뭉쳐 이번 대선전을 ‘부패 대 반부패’ 구도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정파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데다 유권자들이 범여권 후보들에 대해 시큰둥한 상황이어서다.8일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무소속 이 후보의 대선출마가 보수층 분열을 가져와 범여권이 정권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은 17.8%에 불과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교통정리’ 나선 강재섭대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내부 분란 조율에 들어갔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는 초강공 자세를 취했다. 강 대표는 8일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권·당권 분리는 당헌·당규대로 따르면 된다.”며 당내 잡음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대선 때까지는 후보가 당무에 우선권을 가져야 하며, 당무의 초점이 선거에 맞춰져야 한다.”면서 이 후보 중심의 단합에 힘을 실어 줬다. 박근혜 전 대표측 일부 의원이 제기한 당권·대권 분리를 논할 시점이 아니라는 얘기다. 강 대표는 이어 “대선이 끝나면 대통령 당선자는 당무에 일절 관여하지 못한다.”며 이 후보측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이 후보측과 박 전 대표측 모두를 빠져 나갈 수 없는 명분으로 엮겠다는 구상이다. 의원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공천 문제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강 대표는 “경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는지는 결코 (공천의)잣대가 될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에는 계보도 없고 성골·진골도 없으며, 살생부도 쉰들러리스트도 없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또 “이회창씨와 내통하는 인사가 있다면 해당행위자로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옛 주군’의 출마에 흔들리는 당심을 다잡았다.‘깜짝 놀랄 만한 인사가 넘어올 것’이라는 이회창 후보측 발언과 ‘당 실무진 대거 이탈설’ 등을 다분히 의식한 발언이다. 실제로 당에서 일부 인사들의 이적 조짐을 포착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는 상황이다. 강 대표는 이회창 후보를 향한 원초적 발언도 쏟아냈다.“오늘부터 이회창 전 총재가 아니고 이회창씨라고 부른다.”면서 “이회창씨는 온갖 구태정치의 종합완결판”이라고 비난했다.‘얼빠진 짓’‘노욕’‘자기부정 쿠데타’ 등 격한 표현을 동원, 원색적 비난을 이어갔다. 이회창 후보는 공세의 대상일 뿐 더이상 예우는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역전될 경우 이회창 후보를 당 차원에서 지지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지율 역전은 공상과학 만화에나 나오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돈도,조직도 없는 昌의 해법은?

    무소속으로 대선에 임하는 이회창 후보는 거대 정당 소속 후보들에 비해 돈, 조직 등 여러 측면에서 열악한 싸움을 해야 할 처지다. 우선 이 후보는 선거자금을 순전히 본인 역량으로 마련해야 한다. 현행 선거법은 대선 후보 1명당 465억 9300만원까지 쓰도록 하되 후보 개인적으로 후원금을 모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당으로부터 선거보조금 등을 받아 쓰는 정당 후보들과 달리, 무소속 후보는 자신의 주머니를 털거나 다른 곳에서 차입하는 형식으로만 선거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선거가 끝난 뒤 자금조달 내역을 선관위에 제출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전이라도 정당 후보들은 정당 연설회 등의 명목으로 TV, 라디오 등을 통해 홍보할 기회를 갖는다. 무소속 후보에게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빼고는 이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후보 기호 배정에서도 불리하다. 기호는 의석수가 많은 정당 후보 순으로 1번부터 배정되고 이어 무소속 후보들 중 가나다 순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 후보는 거의 맨 뒷자리 기호를 배정받을 공산이 크다. ‘조직’면에서도 달리는 것은 물론이다. 강삼재 전 의원 등 베테랑 선거 전문가들이 속속 합류하고 ‘창사랑’ 등 전국적인 팬클럽이 있긴 하지만, 거대 정당과 비할 게 못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1992년 대선에서 현대그룹이라는 막강 조직을 거느린 정주영 후보도 20%의 지지율을 좀처럼 넘지 못했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이 이 전 총재를 도와준다면 조직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무소속 후보는 경찰 경호에서도 ‘차별’을 받는다. 경찰청은 내부 규정에 따라 주요 정당 후보 순으로 경호원 수를 배정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각각 17명,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7명의 경찰 경호를 받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인원이 늘어난다. 반면 경찰은 무소속 후보의 경우 예비후보 등록 단계에서는 경호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많아야 4명의 경호 요원이 배치된다. 정당 후보들이 삼엄한 자택 경호를 받는 것과 달리 무소속 후보의 자택은 관할 파출소 지구대에서 연계 순찰하는 정도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昌 맞은 鄭…지지율 하락 비상

    昌 맞은 鄭…지지율 하락 비상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 진영에 초비상이 걸렸다. 여론조사 때문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 선언 다음날인 8일 정 후보의 지지율은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렸다.3주 이상 15%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전날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 직후 실시돼 이날 공개된 조선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 후보는 13.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조사에 비해 3.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37.9%, 무소속 이 후보는 2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같은 날 실시한 YTN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는 지난달 23일 조사보다 4.1%포인트 떨어진 16.3%의 지지율을 보였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43.8%, 무소속 이 후보는 19.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캠프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정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뾰족한 수가 없다.”면서 “언론보도가 가장 큰 선거운동인데 지금은 완벽한 ‘창(昌) 국면’ 아니냐.”고 반문했다.“지금은 뭘 터트려도 묻혀 갈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일단은 후폭풍이 지나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캠프내부에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렸다. 통합신당의 한 당직자는 “승산 없는 일대일 싸움을 계속하는 것보다 다자대결이 의외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기대 섞인 분석을 내놨다. 반면 다른 당직자는 “‘창’의 등장이 이명박의 보수성을 희석시키고 있다. 정 후보의 활동반경이 점점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캠프의 움직임은 점점 기민해지는 분위기다. 역전의 기회가 많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캠프의 한 인사는 “이번주 ‘창 국면’이 지나고 다음주 김경준 입국 전까지의 며칠간이 역전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면 대선승리는 물 건너 간다는 위기감을 모두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번주를 이 정도로 버텨내고 다음주 초 반전의 계기가 될 카드를 내밀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李 일정 취소 ‘장고’ 돌입

    李 일정 취소 ‘장고’ 돌입

    이재오 최고위원이 8일 사퇴함에 따라 한나라당 내홍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가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측이 요구한 대로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오른팔’인 이 최고위원을 2선 후퇴시킨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비상처방인 셈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이 이방호 사무총장의 퇴진도 요구하며 ‘당권·대권 분리’를 주장하고 나설 경우 당 내홍은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표측은 이 사무총장도 물러나야 ‘화합의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이날 경기도 광주에서 가질 예정이었던 농업분야 타운미팅을 무기한 연기하고 서울 시내 모처에서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이 후보는 주말쯤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9일로 예정됐던 ‘국민성공 대장정 경남대회’도 연기했으며, 오는 10일까지 모든 외부일정을 취소하고 정국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2일로 예정된 대구·경북지역 ‘대선필승대회’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 후보측 정두언 의원은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 대선환경이 바뀌고, 김경준 전 BBK 회장의 귀국 등 예상됐던 위기들이 한꺼번에 몰려온 만큼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 후보가 수세를 공세로 전환하기 위한 장고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측에서는 일단 이 최고위원의 사퇴로 당 화합을 위한 가시적이고 진정성이 담긴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한 측근은 “이제 공은 박 전 대표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선대위 내에서는 이 최고위원의 거취를 두고 찬반으로 갈려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박 전 대표를 잡지 않으면 어렵게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에서는 이방호 사무총장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서 당 내분이 수습될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측은 “선대본부장까지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도 자신의 사퇴요구에 대해 “그런 소리에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측은 이 최고위원의 사퇴로 추가적인 조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의 추가적인 화합조치를 요구할 경우 이 후보측이 또 다른 ‘양보카드’를 내밀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이 후보측의 최고의사결정 회의체인 ‘6인회의’는 지난 5일 회동 이후 사실상 해체됐다. 당 안팎에서 ‘뒷방·밀실정치’에 대한 비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대선 3수 이회창 ‘서민 속으로’

    대선 3수 이회창 ‘서민 속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저소득층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소년소녀가장을 제일 먼저 만났다. 예전에 피란 시절에 아버지가 구속돼 저도 졸지에 소년가장 노릇을 한 적이 있다.” 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는 8일 서울 노원구 소년소녀가장 가정과 60대 중증 장애인 노부부 가정을 잇따라 방문했다. 전날 출마 선언을 한 뒤 대선후보로서의 첫 공식 일정이다.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자신의 ‘귀족 이미지’에서 오는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던 이 후보가 다시 한번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5년 전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됐을 때에도 이 후보는 당 출입기자들을 초대해 삼겹살을 대접하고, 재래시장에서 흙 묻은 오이를 베어 먹으며 서민 이미지 구축을 시도했다. 하지만 여고생들 앞에서 ‘빠순이’란 용어를 쓰거나 ‘옥탑방’의 뜻을 몰라 ‘위장서민’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이번 대권 도전에서 이 후보는 무소속이라는 점을 서민 이미지와 결합시켜 친화력을 높이려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내 자신의 사무실을 찾을 때부터 소년소녀가장 가정을 방문할 때까지 이 후보는 소수의 측근만 대동한 채 ‘혈혈단신’으로 움직였다. 한결 가벼워진 운신을 보인 셈이다. 장애인 노부부를 만난 자리에서 이 후보는 자신의 약점도 스스럼없이 털어놨다. 그는 노부부에게 “나랏일이 걱정돼 정치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욕도 많이 먹었다.”면서 “그것을 딛고 나왔고 그래서 제일 힘든 분을 찾아뵈려고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나라를 구하기 위한 혈혈단신’ 이미지는 이 후보의 선대위 구성방식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정당처럼 사람과 기구를 두고 만들 생각이 없다. 뜻을 함께할 몇몇이 함께 만들겠다.”고 했다. 이 후보측은 규모를 포기한 대신 “빠르게 일을 진행시키겠다.”며 속도를 강조했다. 5년 전과 달라진 모습과 행보 때문일까. 이 후보의 출마 효과는 박근혜 정서가 강한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바람을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일보가 7일 이 후보 대선출마 기자회견 직후 아이너스리서치를 통해 대구시민 604명을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회창 후보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이회창 후보가 37.4%, 이명박 후보가 32.6%를 차지했다. 영남일보 조사를 비롯한 대부분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20%대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이 후보측은 안정감을 찾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저로서야 듣기 좋은 소식이죠. 하지만 저는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일희일비하는 선거운동은 안 한다.”며 웃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이 후보를 ‘이회창씨’라고 칭한 데 대해서는 “강 대표가 험한 말을 했는데, 본인도 괴로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돌아온 강삼재

    8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무소속 이회창 후보 사무실은 집기를 들여놓고 방문객을 맞느라 정신이 없었다. 분주함을 뚫고 감색 양복을 입은 방문객이 들어서자 관련자들의 동작이 멈췄다. 홀연히 나타난 이는 강삼재 한나라당 전 부총재였다. 사무실에서 30분 정도 기다린 뒤 그는 회색 점퍼 차림으로 사무실에 들어선 이 후보와 11시30분부터 2시간 가까이 환담을 나눴다. 점심은 도시락으로 때웠다. 강 전 부총재는 “지난달 23일 이 후보를 만나 함께 나라 걱정을 한 뒤 연락이 없다가, 이날 오전 차나 한잔 하자는 연락을 받고 왔다.”면서 “빨리 체계를 갖춰 주말이나 주초에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어떻게든 (이 후보를) 당선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아침부터 회의를 할 것이고, 날렵하게 행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빠를수록 좋다.”며 적극성을 보였다. 강 전 부총재가 선대위원장을 맡을지, 맡는다면 단독으로 맡을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 후보측의 좌장 역할을 하게 된 점은 분명해진 느낌이다. 이흥주 특보는 선대위 구성과 관련,“혈혈단신 홀로 서는 무소속 후보로서, 아주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별 팀을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전 부총재를 비롯해 2002년 대선 때 이 후보를 도왔던 전 의원들이 기초를 닦는 시점부터 합류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상목 전 의원은 이와 관련,“김혁규 전 의원, 신국환 의원 등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이 후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출마 선언을 전후해 20%대를 유지하자 일각에서는 이 후보측의 현역 의원 영입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명박 후보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을 가리지 않고, 이회창 후보와 인연이 있거나 당 내부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다는 평가를 받는 영남권 의원 등이 주로 거명된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물밑에서 무소속 이 후보로의 쏠림이 감지되고 있다는 전언이다.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임을 감안할 때 당장 현역의원이 한나라당이라는 보금자리를 떨쳐 버리고 이회창 후보측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염주영 칼럼] 오만한 보수

    [염주영 칼럼] 오만한 보수

    보수가 황금어장을 만났다. 물 반 고기 반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측 선원들은 그물을 던지기가 바쁠 지경이다. 여기에 고무된 것일까. 이회창 전 총재가 어제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정계은퇴와 불출마 선언을 뒤집고, 무임승차라는 비난을 감수하며. 이명박 후보의 높은 지지율은 경제 살리기를 염원하는 유권자들의 열망을 담고 있다. 이명박은 ‘도덕성에는 흠이 있어 보이지만 경제 살리기를 해낼 수 있는 후보’쯤으로 인식된다. 그런 후보라면 흠이 있더라도 표를 주겠다는 것이 다수 유권자들의 정서인 것 같다. 그런데 그 흠이 너무 커서 혹시라도 대선을 완주하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이회창 전 총재가 그 틈새를 비집고 5년 전에 항해를 멈춘 폐선을 타고 황금어장에 나타난 것이다. 아직 그물질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그 폐선 앞으로도 물고기 떼가 몰려들고 있다. 이회창은 ‘정치도의에는 어긋나지만 보수집권을 확실하게 보장해줄 수 있는 후보’쯤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보수는 유례 없는 풍어기를 맞아 이명박으로 1차 저지선을 치고, 다시 이회창으로 2차 저지선을 쳤다. 진보의 집권을 막기 위한 저지선은 두겹이 됐지만 그 두께는 얇아졌다. 그런데 진보가 안 보인다. 그 쪽 어장에는 물고기 떼가 모여들지 않는다. 몇 개의 선단이 나와 조업 중이나 도통 어군 형성이 안 된다. 진보 대 보수의 각이 안 나온다. 이회창의 출마는 보수의 분열인데, 이것이 최악의 흉어기에 직면한 진보 쪽에 무거운 족쇄를 채워놓고 있다. 진보가 무얼 잘 못했기에 표심이 보수로 대이동한 걸까. “전두환 이후로 일자리 제대로 만든 대통령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며칠 전 관악산에 올랐다가 하산길에 앞서 가는 일행의 얘기를 엿듣게 됐다.30대 초반쯤 됐을까. 일행은 잔뜩 뿔이 나 있었고, 입으로 독기를 내뿜었다. 번듯한 대학에 대학원까지 마치고도 취직이 안되는 마당에 민주니 복지니 무슨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번 선거에서 젊은 세대가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20대와 30대는 노무현 후보를 당선시킨 1등공신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2030은 참여정부와 범여권 후보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도리어 잔뜩 화가 나있다.5년 전 집권에 성공한 386들은 후배들을 강력한 우군으로 만들 수 있었건만 적으로 돌려놓았다.2030의 이반은 진보어장에서 보수어장으로 이동하는 물고기떼의 한 단면일 뿐이다. 모든 계층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유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진보 외면, 보수 회귀’의 유권자 정서는 어디에서 비롯됐는가. 진보가 오만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민주당을 나와 열린우리당을 만들었고, 정동영 후보는 다시 그 당을 깨고 신당을 만들었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정치놀음만 벌였다. 그 결과가 진보의 참담한 궤멸로 나타나고 있다. 보수는 진보의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 이명박 후보는 지지율 독주에 취해 박근혜를 배척했다. 이명박의 오만이다. 이회창 전 총재가 어제 자신의 출마를 위해 스스로 만들고, 총재를 지냈으며,10년간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떠났다. 이회창의 오만이다. 다음 정권의 주인이 누가 되든 참여정부의 뼈아픈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대권 3수 3대 ‘장벽’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대권 3수 3대 ‘장벽’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끝내 ‘루비콘강’을 건넜다. 이 전 총재는 7일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말 대신 “처절하고 비장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고 했다. ●‘이명박 정체성 불안´ 국민 수긍 미지수 대권 3수(修)라는 금단의 강을 힘겹게 도하한 그의 앞에는 숱한 험곡들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사실상의 경선불복’‘보수분열 책임론’ 등의 비판을 무릅쓰면서까지 출마를 할 수밖에 없었던 당위성을 국민에게 설득시켜야 한다.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과 정체성이 불안하다는 점을 출마 명분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국민이 이를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이 나오기 전까지 이명박 후보의 50%가 넘는 압도적 여론 지지율은 요지부동이었기 때문이다. 식상한 정치인, 경직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도 넘어야 할 산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볼 때 이 전 총재의 지지층은 노장(老長)층과 보수층에서 두껍게 형성돼 있다. 이런 지지성향은 거품이라기보다는 확신층에 가깝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본선 승리를 위해서는 청장년층과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여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 전 총재의 경직성은 단점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 전 총재의 파괴력을 평가절하하는 쪽에서는 “지지율이 아무리 올라도 35%를 넘지 못할 것”(대통합민주신당 최재성 의원)이란 소리가 나온다. ●박근혜 지원땐 무소속 약점 보완 차떼기 등 부패 정치인 인상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진위 여부와는 별개로 이런 이슈는 상대방에게 공격 호재가 될 수 있다. 이명박 후보측은 벌써부터 2002년 대선잔금을 물고늘어지고 있고, 범여권은 “부패 정치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조직이 열악한 무소속 후보의 한계도 넘어야 할 준령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현대정치에서 무소속 후보가 대통령이 된 사례는 거의 없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투표일이 가까워 올수록 유권자들은 무소속 후보에게 이탈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1997년 이인제 후보,2002년 정몽준 후보 등 사실상의 무소속 후보들이 당을 급조한지 1주일 만에 지지율이 빠졌다.”고 했다. ●이명박 치명상·범여 지리멸렬땐 어부지리 기대 반면 이 전 총재의 경우는 이런 전례와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 전 총재는 무소속으로 나와도 유권자들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이해하고 찍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표가 이 전 총재의 편에 선다면 무소속의 약점을 십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유효하다. 하지만 이 전 총재가 이런 험곡들을 일일이 맞상대하지 않고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굳이 긍정적인 비전을 새롭게 부각시키지 못하더라도 이명박 후보가 BBK 의혹 등으로 치명상을 입거나 범여권이 계속 지리멸렬한다면 어부지리로 대권을 손에 쥘 수 있다는 논리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투표일 한달 전 지지율이 최종 판세가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BBK 의혹 등으로 이 후보가 흔들린다면 직접적인 수혜자는 이 전 총재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루비콘강 앞에서 카이사르는 “이 강을 건너면 인간세계가 비참해지고 건너지 않으면 내가 파멸한다.”고 했다. 대선 출마가 이 전 총재를 파탄으로 이끌지, 영광으로 인도할지가 판명되기까지는 아주 적은 시간만 남은 셈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昌의 사람들 누가 될까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昌의 사람들 누가 될까

    단출했다. 특보만 100명이 넘었던 거대한 중앙선대위로 위용을 뽐냈던 5년 전과는 달랐다. 참모 4명만 함께한 기자회견. 스스로도 “정당과 같은 조직의 울타리도 없다. 혈혈단신으로 국민 앞에 섰다.”고 했다. 7일 출마선언을 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현주소다.‘무소속’인 그에겐 아직 마땅한 선거조직도, 참모도 없다. 꽤 오래 전부터 선거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장 수면 위로 드러난 이는 많지 않다. 그가 정치를 떠난 5년 동안 수많은 참모들이 ‘이명박 사람’ 내지는 ‘박근혜 사람’으로 변신한 까닭이다. ●참모에 이흥주 특보·지상욱 박사·최형철 교수 현 시점에서 ‘창 사람’으론 지난 5년 내내 이 전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로 출근한 이흥주 특보와 지상욱 박사, 최형철 호원대 교수, 이채관 보좌관이 거론된다. 모두 이날 출마선언 때 참석했다. 이 특보는 이 전 총재의 국무총리 시절 발탁된 뒤 15년 동안 이 전 총재의 곁을 지키고 있다. 탤런트 심은하씨의 남편으로 유명한 지 박사는 이 전 총재가 2002년 대선 패배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 있을 때부터 수행하며 인연을 맺었다. 앞으로 미디어 관련 업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와 이 보좌관은 1997년 대선 때부터 돕고 있다. 밀착 수행은 이 보좌관 몫이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강삼재 전 의원은 이 전 총재의 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설이 있다. 그는 이날 전직 보좌진을 불러 오찬을 함께했다.“정치재개 준비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한 측근은 “아직까진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강 전 의원은 이 전 총재와 최근 ‘독대’하며 의견을 나누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삼재 선대위원장 내정설… 최돈웅 前의원 합류 유력 이 전 총재의 오랜 친구이자 지난 대선 때 당 재정위원장으로서 불법대선 자금 모금에 깊게 관여한 최돈웅 전 의원과 김영일 전 사무총장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예비 후보론’으로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주장한 서상목 전 의원 이름도 나돈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선대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양정규·정창화·목요상·김종하·유흥수 전 의원 등 ‘함덕회’ 멤버 10여명의 참여 여부도 관심거리다. 어떤 식으로든 이 전 총재를 돕겠지만 아직까진 찬반 기류가 갈리는 것 같다. 조만간 모임을 갖고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대선에서 이 전 총재를 도왔던 사람들은 대부분 이 후보측과 박 전 대표측에 가 있다. 후보 비서실장이었던 권철현 의원은 이 후보 선대위의 특보단장을, 여권의 공격을 몸으로 막았던 이재오·홍준표 의원은 각각 이 후보의 원내 좌장과 선대위 클린정치위원장을 맡고 있다.‘참신한 특보’로 유명세를 떨쳤던 나경원 의원은 당 대변인으로 이 후보의 ‘입’이 돼 있다.‘젊은 브레인’이었던 이명우 전 보좌관도 이 후보를 돕고 있다. 부인 한인옥 여사를 도왔던 김금래 전 당 여성국장은 이 후보 부인 김윤옥 여사를 보좌하고 있다. ●양정규 전의원 등 ‘함덕회´ 10여명 참여 주목 박 전 대표측에서는 서청원 전 대표와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지난 대선 때 이 전 총재를 보좌했다. 서 전 대표는 당시 선대위원장이었고, 최근에도 이 전 총재와 만날 정도로 가깝다. 후보 비서실장이었던 김 의원과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창의 ‘브레인’역할을 한 유 의원은 이제는 ‘박근혜 사람’이다. 이 전 총재가 도움을 요청한다고 해도 쉽게 갈 수 없는 이유다. 2년 전부터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주장한 ‘창사랑’의 상임고문 백승홍 전 의원은 최근에도 비슷한 주장을 폈다. 보수층 결집에 주력할 것이란 소문이 돈다. 이 전 총재의 언론특보였던 구범회씨도 공보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이 전 총재측은 1∼2주 전에 옛 비서진과 공보조직에 연락하며 “도와달라.”고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실무그룹을 이미 재건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박지연 김지훈기자 anne02@seoul.co.kr
  •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昌 보수층 결집 파트너는

    7일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회창 전 총재는 보수층 우군을 이미 확보했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와 참주인연합 정근모 후보는 그에게 공개적으로 연대 제의를 한 바 있다. 정작 이 전 총재가 구애를 펴야 할 ‘최우선 상대’는 반응이 없다. 최근 여론조사마다 그가 지지층을 빚진 것으로 나타나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움직임이 없다는 얘기다.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후보로 나선 이 전 총재가 세 확장을 위해 보수세력 결집과 박 전 대표 끌어안기라는 ‘투 트랙 전략’을 펼 수밖에 없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 전 총재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박 전 대표와의 연대가 어렵고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결국 보수층 결집을 우선적으로 펼 가능성이 높다. 보수 후보들의 호응은 이날까지 이어졌다. 정근모 후보는 대전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건전한 중도보수 연합을 위한 정근모-심대평-이회창 3자 연대”를 거듭 제안했다. 그는 연대론이 제기되는 화합과 도약을 위한 국민연대 후보인 이수성 전 총리를 배제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역으로 이 전 총리도 이 전 총재의 연대설과 관련,“부패와 분열의 축에 끼었던 인물과는 연대할 뜻이 없다.”며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이에 비해 심대평-고건-이회창-박근혜 4자연대를 주장해 이 전 총재 중심 연대설을 불붙인 심 후보는 “이수성·정근모 후보 모두 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로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나 당내 경선에 불만을 갖고 있는 민주당 조순형 후보도 ‘러브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신국환의원 민주당 탈당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신국환 의원이 7일 탈당했다. 민주당 의석 수는 8석으로 줄었다. 신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념, 정파, 지역정치를 초월해 중도실사구시의 정책정치를 펴라고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시켜 주신 문경 시민과 예천 군민의 뜻을 받들고자 민주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돌아가겠다.”면서 탈당 의사를 밝혔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나홀로 회견’ 왜

    5년 전과는 확실히 달랐다.7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회창 전 총재의 기자회견장에는 지지자나 유력 정치인, 그 흔한 국회의원 한 명 없었다. 이 전 총재의 정계은퇴 이후 줄곧 곁에서 그를 보좌해 온 이흥주 특보와 이채관 수행부장, 지상욱 박사, 최형철 교수 등 한 손에 꼽힐 정도의 인사만이 출마회견장을 지켰다. 가급적 세 과시를 자제함으로써 정계은퇴 번복에 따른 거부감을 줄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취재진만은 200여명이 몰려들어 대선정국에 불어닥친 ‘창풍(昌風)’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정각 오후 2시에 맞춰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이 전 총재의 표정은 담담했다.5년전 대선 패배 직후 정계은퇴 선언을 할 때의 상기된 표정과 대비됐다. 대선출마가 역사적 사명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 이 전 총재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갔다. 끊김없이 연설문을 낭독하던 이 전 총재는 탈당을 언급할 때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제 출마에 분노하고 상처받은 당원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라는 부분을 읽을 때는 목소리가 다소 흔들렸다. 이 전 총재는 회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 힘을 쏟았다.“정권교체만 되면 나라가 잘된다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했다.“천민 자본주의는 안 된다.”,“기본을 경시하거나 원칙없이 인기에만 영합하려는 자세로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을 수 없다.”고 이 후보를 공격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어느 날엔가 서로가 뜻이 통하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말해 ‘박심(朴心)’에 대한 기대감을 직접적으로 나타냈다. 그는 “이제 과거 1997년과 2002년과 달리 처음 정치에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혈혈단신 홀몸으로 시작하려고 한다.”며 “선대위도 크게 구성하지 않으려고 한다.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을 가지고 아주 필요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는 8일 종교계 인사 예방과 같은 ‘형식적인 일정’은 생략하고 소년소녀 가장과 장애인 가정을 방문할 예정이다. 자신감은 이 후보에 대한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이 후보가 이 전 총재 출마를 두고 “역사를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그는 “이 후보는 장점이 많은, 좋은 분”이라면서 “앞으로도 서로 좋게 잘지낼 것이다. 기회가 되면 만나야지.”라고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닷새간의 장고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저녁 6시쯤 집으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입 안이 다 헐 정도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밤 9시가 넘어서는 병역면제 의혹을 받았던 아들 정연씨가 이 전 총재를 찾아왔다. 이날 이 전 총재는 측근들에게 “앞으로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하니 신경 많이 쓰고 애를 써라.”고 말했다고 이흥주 특보가 전했다. 실제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 특보는 “무소속으로 가는데 어려움이 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선거를)치르고, 그런 각오로 하겠다.”고 말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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