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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에서도 무상급식 갈등

    서울시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무상급식 예산을 놓고 의회와 집행부가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무상급식 예산을 신설, 경기도 2차추경예산안을 통과시키자 도가 재의를 요구하기로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8일 도의회와 도에 따르면 예결위는 초등학교 5∼6학년 11∼12월치 42억원의 무상급식 예산 항목을 신설해 의결했다. 예결위는 “재정이 빈약해 무상급식 예산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자치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편성했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예산은 19일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된다. 이에 대해 도는 “예결특위가 도의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학교급식 예산 42억원을 신규로 반영했다.”며 “이는 저소득층 위주로 지원하게 되어 있는 학교급식법 취지에 위반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올해 초등 5~6학년 무상급식(2개월)에 42억원을 지원하게 되면 내년엔 부담액이 760억원으로 늘어 연간 가용재원이 3000억원대에 불과한 도의 재정형편으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도는 이에 따라 무상급식 예산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곧바로 재의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재의 요구는 본회의 통과후 20일 내에 할 수 있고, 재의결은 도의원 과반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도의회 의석분포는 민주당 76명, 한나라당 42명, 국민참여당 2명, 민주노동당 1명, 진보신당 1명, 무소속 2명, 교육의원 7명이라 재의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여당 성향의 교육의원과 한나라 의원 전원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도는 만약 무상급식 예산이 재의결될 경우 대법원에 제소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도 관계자는 “지방자치법 127조 3항은 ‘지방의회는 지자체장의 동의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로운 비용항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돼 있다.”며 “무상급식비는 새로운 비용항목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편 예결위는 3억 5000만원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연장노선 용역비와 경기평생교육진흥원 설립·운영지원비 5억원, TV난시청 해소사업 1억 3200만원 등 도의 역점사업 예산 상당수를 삭감했다. 예결위는 도가 제출한 2차추경예산 14조 4440억원 가운데 역점사업 등 예산 473억원을 감액하고 국고보조사업 868억원을 증액, 14조 4835억원으로 전체 예산을 상향 수정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대치가 답은 아닌데…” 김무성·박지원 ‘동병상련’

    “대치가 답은 아닌데…” 김무성·박지원 ‘동병상련’

    예산국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김무성·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동병상련’의 고민을 안고 있다. 두 원내대표는 그동안 단 한 차례의 파행도 없는 ‘찰떡궁합’을 과시했지만, 4대강 사업,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기업형 슈퍼마켓(SSM) 관련법 등 워낙 큰 이슈들이 산적해 있어 협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가 파행을 피하려면 대화와 협상이 불가피하지만 당내 강경파로부터 ‘야합·흥정’이라는 오해를 사게 생겼다. 대외전략에 집중하다 당내에서 집중 포화를 받을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이미 4대강 검증특위와 개헌특위를 놓고도 ‘빅딜설’로 홍역을 치렀다. 두 원내대표들에게는 협상의 여지가 충분히 있었던 내용들이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의 건설적인 개선안이 나오면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면서 “특위를 요구하면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사업중단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를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또 “청와대에서는 성역처럼 ‘건들지 말라’고 했다는데 나는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고 야 5당과 무소속 의원이 공동발의한 4대강특위 구성 결의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서 너무 원리원칙적으로 밀어붙이면 협상 공간조차 남기 어렵다는 호소인 셈이다. 개헌에 대해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여당이 합의된 내용을 먼저 가지고 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손학규 대표와는 다른 생각이다. 집시법과 SSM법에 대해서도 두 원내대표는 접점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집시법 처리의 시한이 급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강행처리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여당 단독처리로 국회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부담이 따를뿐더러 바로 이어지는 예산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강행처리의 목소리도 높다. 한나라당 소속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안경률 위원장은 18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에서는 이 문제를 너무 끌 수 없다는 강경 분위기가 우세하다.”면서 “마지막까지 단독처리는 안 하려고 하지만 최악의 경우 위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강행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에서 ‘분리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SSM법에 대해서 박 원내대표는 ‘순차적 처리’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관련법 모두가 통과가 안 되다 보니 기업형 슈퍼마켓이 벌써 골목상점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정부·여당이 확약을 해주면 10월에 유통법을 먼저 통과시키고 11월에 대·중소기업상생법을 통과하는 데 합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민주당내 강경파는 두 법안의 ‘동시처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특파원 칼럼] 2010년 美 의회의 또다른 변수/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2010년 美 의회의 또다른 변수/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2010년은 미국 여성들에게 역사에 남을 한 해다. 모든 정치적인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보수적인 공화당 소속 여성 후보들이 급증한 것이 눈에 띈다. 여전히 민주당에 열세이지만 후보들의 화려하거나 특이한 이력 때문에 언론은 이들 차지다. 대충 떠오르는 주요 공화당 여성 후보들만 헤아려 보자.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칼리 피오리나 전 휼렛 패커드(HP) 최고경영자,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낸 섀론 앵글, 공화당 지도부가 지지하는 중도 성향의 남성 후보를 누르고 ‘3수’ 만에 델라웨어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된 티파티 후보 크리스틴 오도넬,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미는 티파티 후보에게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나선 멕 휘트먼 전 이베이 CEO, 첫 인도계 여성 주지사 후보인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니키 헤일리 등 명단은 계속 이어진다. 이들 중에서 네바다의 앵글과 델라웨어의 오도넬,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헤일리처럼 티파티 후보들이 여럿 있다. 그동안 남성 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을 띠었지만 이번에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매우 보수적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앵글이나 오도넬은 엉뚱하고 통제불능의 발언들 때문에 더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미 럿거스대학의 미국 여성과 정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모두 298명(상원 36명, 하원 262명)의 여성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공화당이 145명, 민주당이 153명이다. 미 역사상 최대 규모다.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경선을 통과한 여성 후보들은 153명. 절반가량이 당내 경선을 통과한 셈이다. 하원의원 선거에는 공화당 여성 후보가 47명, 민주당 여성 후보가 91명이다. 상원의원 선거에는 공화당 6명, 민주당 9명이 여성 후보다. 주지사 선거에는 모두 26명이 도전해 10명이 당내 경선을 통과했다.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선거처럼 여성 후보들끼리 맞붙는 곳도 13군데나 된다. 뉴멕시코와 오클라호마 주지사 선거는 누가 이기든 첫 여성 주지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여성 후보의 증가, 특히 상대적으로 여성이 적었던 공화당에서의 여성 후보 증가는 고무적이다. 현재 여성 하원의원은 73명으로 민주당 56명, 공화당 17명이다. 여성 상원의원은 100명 중 17명으로 민주당이 13명, 공화당이 4명이다. 여성 주지사는 6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성 후보는 늘었지만 여성 의원은 30년 만에 처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전 중인 민주당 여성의원 10여명의 재선 여부가 불투명하고, 여성 상원의원 4명도 고전 중이기 때문이다. 또 현역 의원들에게 도전한 여성 후보들 상당수가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버리는 말’인 경우도 많다. 따라서 공화당 여성 후보들이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우려가 기우로 끝날지 아니면 현실화될지가 달려 있다. 2년 전 미 대선에서 민주당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를 낼 뻔했다. 공화당에서는 당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부통령 후보를 내는 등 2008년 대선은 미국 여성 정치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후 힐러리와 페일린 효과가 이어지며 여성들의 정치 입문이 늘고 있다. 여성 의원들의 증가는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여성과 관련된 주요 법안들의 통과 등 실질적으로 사회에 변화를 가져온다. 여성 주지사와 상원의원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한데 바로 이 인력 풀에서 미래의 대통령 후보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서명한 법안이 남녀임금평등법이다. 민주당 안에 여성 워킹그룹이 만들어졌다. 미 의회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이 배출됐고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여성들이 맡았다. 민주당 여성 정치인들의 증가가 가져온 변화들이다. 공화당 여성 의원 수가 늘어나 올해가 여성 공화당 정치인의 해로 기록된다면, 이 같은 타이틀 이외에 미 의회와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다려진다. kmkim@seoul.co.kr
  • [눈총받는 지방의회] 해외연수 가자, 말자… 울산의회 ‘내분’

    울산시의회가 이달 중 상임위원회별로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인 가운데 소속 정당별로 ‘참석’과 ‘불참’으로 나뉘어 내분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각종 현안을 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벤치마킹”이라며 강행하기로 했다. 반면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11월 행정사무감사 등을 앞둔 부적절한 연수”라며 불참을 선언했다. 12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행정자치위원회를 제외한 환경복지위·산업건설위·교육위 등 3개 상임위원회는 오는 21일부터 일본, 중국, 홍콩, 타이완 등으로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환경복지위는 빗물 관리·재이용과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노인복지시책연수를 주제로 21일부터 4일간 일본 도쿄 세토가야 구청과 에도가와구 노인복지시설, 요코하마 빗물 저류시설 등을 시찰할 계획이다. 산업건설위는 울산대교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해 21일부터 6일간 홍콩 칭마대교와 스톤커터대교, 중국 저장성 현수교 PPWS케이블 제작공장, 상하이 소통대교 등을 답사할 예정이다. 교육위는 26일부터 4일간 타이완 교육청과 현립복용중학교, 국립서방공업고등학교 등을 시찰하고 자료를 수집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 7명은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를 1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떠나는 해외연수에 전원 불참하기로 했다. 민노당 의원단은 “시의원들이 한 해 의정활동 가운데 가장 큰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를 앞두고 해외연수를 떠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올해 회기가 완전히 끝나는 12월이나 내년 초에 연수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이번 해외연수의 경우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관광 일정도 전혀 없는 만큼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돈독’ 못 버리는 금융권

    ‘돈독’ 못 버리는 금융권

    금융권 임직원들의 연봉과 퇴직금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연봉 1억원을 넘게 받는 직원이 전체 직원의 40%에 이르는가 하면 연봉의 2~3배를 명예퇴직금으로 주는 회사도 있다. 너무 심한 게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지만 당사자들은 전년도에 비해 삭감된 것이라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1인당 생산성을 기준으로 꼼꼼히 따져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한국거래소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지난해에도 전체 직원의 40% 이상이 연봉 1억원을 넘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 정무위 배영식(한나라당) 의원이 거래소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억~1억 5000만원을 받은 고액 연봉자는 2007년 271명에서 2008년 228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280명으로 대폭 늘었다. 전체 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2007년 38.9%에서 2008년 32.3%, 지난해 40.1%로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배 의원은 “특히 1억 2000만원이 넘는 초고액 연봉을 받은 직원은 2008년 28명에서 지난해 76명으로 늘었고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또 지난해 자기개발휴가 7일과 경로효친휴가 3일 등 특별휴가 제도를 만들어 연차휴가 보상금으로 1인당 600만원을 지급했다. 또 직원 자녀의 사설 학원비로 1인당 연간 120만원씩 주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1억원 이상의 연봉자 비중이 늘어난 것은 2008년분 성과급이 지난해 지급되면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면서 “지난해에는 월급이 동결됐고 올해는 5% 더 삭감됐기 때문에 연봉 수준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해명했다. KB국민은행은 파격적인 희망퇴직 조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은행은 최근 노동조합과 합의를 통해 희망 퇴직자에게 ▲최대 36개월치 기본급 ▲자녀 2명까지 대학 학자금 ▲KB금융지주 계열사 일자리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은행권 최고 수준의 조건이다. 기본급 18~26개월을 특별퇴직금으로 주는 게 일반적이다. 직전 최고 수준이던 신한은행은 최대 30개월치 기본급을 지급하기로 했었다. 이런 조건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인력 구조조정이 KB금융 조직 효율화의 주된 변수로 떠오르면서 조직 내부의 반발이 거세자 잡음 없이 인력을 감축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희망퇴직 비용이 증가하면서 구조조정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채용을 전혀 안 한다고 가정했을 때 적어도 3년가량 돼야 퇴직 처리 비용 만회가 가능하다.”면서 “채용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으니 3년 이후에야 수익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퇴직 조건은 은행권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국민은행 노사 협상 내용이 업계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은행권 전반적으로 퇴직 조건 수준이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신용사업 부문에 공적자금 1조 1518억원을 출자형식으로 수혈 받은 수협 중앙회는 국정감사에서 방만 경영과 낙하산 인사가 도마에 올랐다. 무소속 송훈석 의원은 “2004년 이후 퇴직 임원에게 공로금 명목으로 19억 6000만원을 지급했다.”면서 “신용 대표이사 등이 받은 성과급 총액도 2005년 이후 12억 6900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4년 이후 임직원들이 110억원의 자녀 학자금을 지원받았고 지난해 1인당 명예퇴직금은 평균 2억 500만원”이라면서 “공적자금 상환에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임직원들이 자기 몫을 챙기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수협 관계자는 “임원 성과급은 신용부문에 제한적으로 도입된 제도로,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은 의무 도입토록 양해각서(MOU)에 규정되어 있다.”면서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과 책임을 정착시켜 궁극적으로는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정서린·오달란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농협은 민망한 성과급 잔치 계속할 건가

    ‘신(神)의 직장’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농협의 성과급 잔치는 기가 막힐 정도다. 무소속 송훈석 의원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 2005년 이후 5년간 1조 5575억원의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농협이 무슨 성과를 낸 게 있는지 묻고 싶을 따름이다. 농협은 보통의 성과급과는 별도로 특별성과급 명목으로 2938억원을 뿌렸다. 성과급과 특별성과급을 합하면 1조 8513억원이나 된다. 농협은 또 2005년부터 자기계발비 명목으로 3723억원, 자녀학자금으로 1308억원을 직원들에게 주는 선심도 썼다. 농협은 외환위기 이후 골프회원권 38개 계좌를 사들였고 명예퇴직금으로 1972억원을 지급했다. 역시 농협은 취업 준비생들이 부러워할 만한 좋은 직장으로 손색이 없는 셈이다. 월급과 복지도 최고수준인 데다 특별한 주인이 없어 신분보장이 일반 사기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잘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농가는 가구당 평균 2627만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협이 농민의 어려움과는 동떨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농협은 방만한 경영, 농민을 실망시키는 경영을 당장 그만두고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농민을 생각한다면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 방만한 경영이 농협만의 문제는 아니다. 농협처럼 확실한 주인이 없는 다른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도 그동안 지적돼 왔지만 별로 시정되지 않았다. 스스로 바로잡을 뜻이 없고 정화될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면 정부가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나서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노사문제라는 이유로,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났다는 이유 등으로 소극적이었다. 문제가 있는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경우 CEO를 비롯한 관련자 중징계, 임금동결 등 강력한 조치를 통해 기강을 세워야 한다. 국민이 낸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나가면 안 된다.
  • [국감 하이라이트] “비리 척결의지 있나”… 野에 ‘꽉’ 물린 ‘곽’

    “창과 방패가 뒤바뀐 것 같다.(민주당 안민석 의원)” 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진보 성향의 곽노현 교육감이 수장인 덕에 여야 간 공수(攻守)가 바뀔 것이란 예상을 깨고 질의시간 내내 야당의원들의 강력한 질타가 빗발쳤다. 발단은 최근 경찰조사에서 드러난 서울 사립초등학교의 입학 장사 비리에서부터 시작됐다. 야당 의원들은 곽 교육감이 “취임 전부터 ‘비리만은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제대로 실천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번 입학 장사는 서울 교육의 문제점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라면서 교육청의 감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한 달 전에도 한 학부모의 사립초등학교 입학 비리 제보를 받고 감사를 미루다 최근 한양초등학교 수사 결과 이후 곽 교육감이 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을 두고 “비리 문제로 불똥이 튈까 봐 꼭꼭 숨기려다 (같은 문제가) 재수 없이 불거지니깐 결국 실토한 것 아니냐.”면서 시교육청의 감사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시교육청의 답변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사립초등학교의 비리를 제보하는 과정에서 감사실 관계자가 민원인에게 “해당 학교에는 시정조치만 내린다. (추가 처벌에 대해) 무엇을 더 알고 싶은 거냐?”며 반말로 따졌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송병춘 감사담당관은 “교육청 감사기구는 수사기구가 아니다. 형사처벌 권한도 없다.”고 답변했다. 야당의원들은 송 담당관의 답변 태도에 대해 즉시 반발하며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다. 이것은 법적 문제가 아니라 민원인에 대한 자세 문제”라고 질타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은 “당장 내년도 초등학교 무상급식에만 2295억원이 필요한데 서울시와 각 구청이 당연히 보태줄 것으로 기대하고 공약을 내걸었다면 문제”라면서 “무상급식 이슈 자체는 교육청 담당인 만큼 지금처럼 (야당 다수인) 서울시의회에 맡겨두고 서울시장을 압박하려는 자세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유성엽 의원은 “취임 전부터 사교육 유발원인을 제거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지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특목고나 국제중을 교육감이 설립 취소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고 곽 교육감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강력한 부작용과 반사회적인 효과 등 비교육적인 부분이 있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구의회 의장을 만나다] 영등포구 박정자 의장

    [구의회 의장을 만나다] 영등포구 박정자 의장

    “영등포구에 여성회관을 반드시 짓도록 하겠습니다.” 박정자 서울 영등포구의회 의장은 여성의원답게 여성 복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박 의장은 “예산 부족은 이해하지만 대부분의 구에 있는 여성회관이 영등포구에는 없다.”며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산 장려정책과 함께 명품 보육시설 건립 등을 통한 보육서비스 개선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영등포구가 다른 구에 비해 보육시설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명품 보육시설 건립을 통해 아이돌봄과 육아 정보 제공 등 종합적인 보육시설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의장은 재개발 예정지 등 낙후된 곳이 많다며 저소득층과 장애인, 노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세심한 보살핌도 강조했다. 박 의장은 “소외계층들도 경제적 자립 속에 평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노인 일자리 창출 등 지원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의원들의 자질 향상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 마련에도 관심이 높다. 최근에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활용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구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난 3일 실시된 교육은 전자회의록 시스템, 개인 홈페이지 등 인터넷을 통한 소통이 강조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인터넷 기초’와 ‘홈페이지 활용법’, ‘트위터 활용법’ 등에 관한 교육을 했다. 참석한 의원들은 각자 본인의 홈페이지 게시판 자료를 수정해보고, 트위터에 가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했다. 교육을 받은 의원들은 “교육의 효과가 높았고, 정보화 시대 소통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는 반응이다. 박 의장은 “이번 교육을 계기로 인터넷을 활용한 의정활동과 의회홍보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구민에게 더 친숙한 구의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회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5선 의원답게 “15년 의정활동하면서 의원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며 “17명의 의원들이 서로 화합하고 의정활동이 원활해지게 적극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또 집행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박 의장은 “조길형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이지만 조 구청장도 구의원 3선 출신이고, 구의장도 지냈기 때문에 의회와의 소통에 어려움은 없다.”며 “구의 발전을 위한 서로 간의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영등포구의회는 영등포구 의회는 한나라당 9석, 민주당 8석 등 모두 17명의 의원으로 구성됐다. 6·2 지방선거 당시 박정자 의장이 무소속으로 당선돼 여야가 각각 8석으로 균형을 이뤘지만 박 의장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균형이 무너졌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의 날선 공방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정당 간의 이견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의원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협력하겠다.”고 화합을 강조했다. 부의장은 한나라당 소속 김종태 의원이 맡았다. 대신 운영위원회와 행정위원회, 사회건설위원회 등의 3개 상임위원장 중 두 자리는 민주당에 배려했다. 행정위원장은 민주당 윤동규 의원이, 사회건설위원장은 윤준용 의원이 맡았다. 운영위원장은 한나라당 오인영 의원에게 돌아갔다. 윤 행정위원장은 “교육분야에 집중 투자해 젊은 부부들이 보육과 교육을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번 이사오면 이사가지 않는 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여·야 채소값 폭등 정부 질타…각론선 딴목소리

    [국감 하이라이트]여·야 채소값 폭등 정부 질타…각론선 딴목소리

    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부 국정감사가 ‘배추 국감’이 되리란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배추 소매가격이 1만 2000원까지 치솟는 등 채소값이 폭등한 원인을 정부가 ‘날씨’ 탓으로 돌린 데 대해 여야는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그러나 야당이 ‘4대강 사업’이라는 민감한 촉수를 건드리자 여당이 거세게 반박하며 날을 세웠다. 국감 초반부터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한 관료들에게 이번 사태가 인재(人災)라는 질책이 쏟아졌다. 지난해 가을 배추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에 올해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이른바 ‘거미집 현상’이 충분히 예견됐는데도 정부가 간과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연초부터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심상찮은 날씨가 예견됐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비를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의 수급동향 판단에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했다며 농촌경제연구원도 호된 추궁을 받았다. 조진래 한나라당 의원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9월1일 발간 자료에서 배추 작황이 호전되고 준고랭지 2기작 배추가 출하되면서 8월보다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면서 “불과 한 달도 내다 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상규 한나라당 의원은 “이상기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지난해 가을 배추값이 폭락해 5만 7000t을 폐기한 만큼 올해 농민들이 재배면적을 줄이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정부의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무소속 송훈석 의원도 “지난 5년간 채소가격 파동으로 배추 등 주요 채소를 산지에서 폐기한 물량이 36만 4000여t, 29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격 하락으로 산지에서 갈아엎어 폐기했던 배추의 가격이 이번에는 반대로 폭등하고 있는 것은 농식품부가 책임을 통감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이 거론되면서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정범구 민주당 의원은 “농식품부는 4대강 유역 둔치의 채소 재배면적이 3662㏊로 전체 재배면적의 1.4%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국토해양부가 제출한 4대강 유역 토지보상 면적만 6732㏊”라면서 “무단 경작 면적의 감소분은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록 민주당 의원도 “4대강 하천 준설로 1만 550㏊의 농지가 사라졌고,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으로 8191㏊를 쓰지 못하게 됐다.”면서 “이는 양파와 시설채소 면적을 합한 21만 6500㏊의 8.7%에 해당되는 만큼 채소가격을 폭등시킨 주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지금의 문제는 강원 정선과 평창, 전북 무안의 고랭지 배추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낙동강 유역에서 나오는 배추는 전체 물량의 0.3%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농민과 여당 의원 간의 공방전도 있었다. 경기 남양주 일대에서 유기농 농사를 하는 유영훈(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장)씨가 “팔당 인근에서 재배된 시설채소가 수도권 유기농조합 공급 물량의 60%”라면서 “배추값 폭등에는 복합적 요인이 있지만 적어도 채소값에 관한 한 4대강의 영향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은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진 채소 재배면적은 전체의 1.6%에 불과하다.”면서 “답답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지도부 입성한 최고위원 4인

    3일 민주당 지도부에 입성한 이인영 최고위원은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486 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이 최고위원은 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 6월 항쟁과 그해 말 대통령선거에서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이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동안 ‘민주세력 대통합’과 ‘젊고 역동적인 민주당’을 외쳤다. 18대 총선 이후 스페인 산티아고의 80 0㎞를 걷다가 한 교회를 찾아 “왜 대한민국 민주화 세력은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느냐.”며 대성통곡을 했다고 한다. 전당대회에서 “47세의 지도자로 민주당의 심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활동을 거쳐 2004년 17대 총선에서 국회에 진입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대표적인 강경파이다. 조직이 없어 탈락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지만, 당원들은 당의 선명성 강화를 위해 천 후보를 지도부에 입성시킨 것으로 보인다. 천 후보는 비주류의 핵심으로 ‘정세균 체제’ 비판에 앞장섰다. 천 최고위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정동영·신기남 등과 함께 ‘천·신·정’으로 불리며 정풍 운동에 앞장섰고, 노무현 대선 후보를 지지한 유일한 현역 의원이었다. 그러나 참여정부 말부터는 노 전 대통령 측과 대립했다. 구 민주계와 호남의 대표주자로 뛰었던 박주선 후보도 지도부에 안착했다. 박 최고위원은 당 변화와 쇄신을 위해 ‘새 인물’, ‘새 비전’을 강조했다. 호남 지지율 10%를 기반으로 단단한 고정표를 확보했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17대 총선 당시 전남 고흥·보성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옥중 출마해 눈길을 끌었다. 낙선했지만 무죄 선고를 받고 18대 총선에서 재기하는 등 파란만장한 정치 역정을 겪었다. 조배숙 후보는 자력으로 선출직 최고위원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여성 배려 규정(6인의 선출직 지도부에 여성 후보가 포함되지 못하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구제)으로 최고위원이 됐다. 예비경선(컷오프)을 앞두고 급하게 출마한 추미애 의원을 누르며 새로운 여성 지도자로 각인됐다. 대한민국 여성검사 1호로 서울고법 판사를 거쳐 정치에 입문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美 중도세력 결집… 티파티 돌풍 잠재울까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도 성향의 정치 세력들이 당내 경선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한 보수 성향의 유권자운동인 ‘티파티’를 견제하기 위해 결집하기 시작했다. 풀뿌리 유권자 운동 성격이 강한 티파티가 여세를 몰아 중간선거에서도 ‘반란’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해 2월19일 CNBC의 보수 논객인 릭 샌텔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파산 위기에 몰린 주택구입자들을 위한 지원책을 맹비난하면서 ‘시카고 티파티’를 열겠다고 선언한 것이 출발점이 된 ‘티파티’는 이후 불과 1년 8개월 만에 미 공화당 경선을 좌지우지하는 세력으로 성장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티파티는 ‘티파티 애국자들’과 ‘티파티 익스프레스’, ‘티파티 네이션’, ‘프리덤워크스’, ‘번영을 지지하는 미국인들’ 등 5개 단체가 중심이 되고 있다.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보수 성향의 프리덤워크스와 ‘번영을 지지하는 미국인들’은 티파티 운동이 호응을 얻으면서 전면에 나서는 대신 다른 단체들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티파티는 단체들마다 약간씩 지향하는 바가 다르고, 특정 단체나 개인이 리더십을 주장하는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지낸 리처드 아미가 이끄는 프리덤워크스는 이 같은 점을 간파, 티파티 지부를 결성하고 집회를 여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자금을 지원해주며 티파티가 오바마 민주당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자발적인 풀뿌리 현상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티파티를 견제하기 위해 중도 성향의 공화당원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일부 단체들이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욱이 이런 움직임의 중심에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민주당에서 공화당, 다시 무소속으로 변신을 거듭한 블룸버그 시장은 대중적 인기와 자금력을 활용해 중간선거에서 당파적 이익을 초월해 실용적 목소리를 내는 중도파 후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도 성향의 후보자들을 지지하는 단체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노 라벨스(No Labels)’라는 단체는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을 아우르는 ‘시민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친민주당 성향의 싱크탱크인 ‘제3의 길’은 자유무역과 청정에너지 등의 이슈에서 ‘중도 이념’을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美 “한국의 이란제재 조치 환영”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929호 후속 조치를 위한 한국의 독자적인 대(對) 이란제재 조치 결정에 대해 “환영하며 감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공동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의 이란과의 중요한 무역관계를 감안할 때, 이번 결정이 한국으로서 손실을 감수한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 행정부는 특히 제재 대상에 올린 단체·개인이 이란혁명수비대, 이란국영해운해사, 멜라트은행을 포함해 126개에 이르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미 의회나 언론도 “한국으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정이었다는 데 주목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조 리버맨(무소속) 상원의원은 “앞으로 수개월동안 미 의회는 한국이 보여준 이런 리더십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이란 제재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우리는 이란에 대한 일방적인 제재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해 사실상 한국의 이란 제재에 대한 부정적 뜻을 피력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美공화 상원서도 다수당 될 듯”

    올 11월2일(현지시간)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이 하원뿐 아니라 상원에서도 다수석 확보가 유력시되는 등 미국 정치지형에 변화가 일 조짐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마련하며 민주당의 입지 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공화당에 뒤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7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자리를 차지할 것이 유력한 공화당이 상원에서도 5~10석가량을 늘려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들은 대부분 재선이 가능한 반면 아칸소와 콜로라도, 캘리포니아, 네바다, 워싱턴 주의 민주당 소속 현역 상원의원들은 재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민주당 현역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노스다코타와 인디애나 주 등에서도 공화당이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상원 의석 분포는 민주 57석, 공화 41석, 친(親) 민주 성향의 무소속 2석이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255석으로 178석의 공화당보다 77석이 많아 공화당은 39석을 추가하면 다수당이 된다. 최근 미 정치학회(APSA) 연례 총회에 발표된 11월 중간선거 결과 예측에서도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전망 속에서 오바마의 최측근으로 정권인수 팀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 진보센터 회장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후 백악관 내부에서 자기 성찰과 함께 부분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 특히 재계와 원활하게 의사소통하는 방식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백악관 참모의 인적쇄신과 다수당이 될 공화당과의 협력을 통한 국정 운영 모색 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각종 개혁법안을 추진하면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온 금융회사나 기업들과의 관계 복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지방의원 연수 ‘잡음’ 잇따라

    6·2 지방선거로 지방의회가 새로 구성됐지만 지방의원 해외연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대구시의회는 새 의회가 구성된 지 3개월여 만에 해외연수에 나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경남도의회는 지방의원 해외연수 외유논란에 대한 거름장치로 시행하고 있는 의원 공무국외여행 심사를 폐지하려다 의회 안팎의 반대 여론에 부딪혀 보류했다. ●대구시의회, 日·中 등으로 외유성 연수 논란 대구시의회는 7일 건설환경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이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쿄·요코하마·고베·오사카 등 일본 주요 도시를 돌아보는 일정이다. 1인당 해외연수 경비 180만원은 시 예산으로 부담한다. 시의회는 건설환경위의 일본 방문이 도시계획과 도시재생 분야 선진국 견학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방문 일정에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지들도 포함돼 있어 외유 논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의회 교육위, 행정자치위, 문화복지위, 경제교통위 등도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개 상임위는 일본, 또 다른 2개 상임위는 중국, 1개 상임위는 싱가포르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은 임기가 막 시작돼 업무현안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쏟아야 할 시기에 관행을 내세워 상임위마다 앞다퉈 해외연수를 나가는 모습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의 시각에서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경남도의회 ‘공무 국외여행 규정 폐지안’ 진통 경남도의회는 최근 윤용근(한나라당) 의원이 ‘경남도의회 의원 공무 국외여행 규정 폐지안’을 발의해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6일 운영위원회 의안심의에서 격론 끝에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도의회는 의원들 사이에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기 위해 심사를 보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남도의회는 의원이 공무로 국외여행을 할 때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허가하는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정을 2001년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폐지안을 발의한 윤 의원은 “의회의장의 명에 의해 공무로 가는 국외여행을 심사위원회가 심사해 허가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고 의원 및 의회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발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이나 공무원 공무여행에 대해서는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심사 등의 제약이 없는데 지방의원에 대해서만 외부인사가 심사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전체 58명의 경남도의원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무소속 등 32명의 의원이 폐지안에 찬성 서명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의원 해외연수에 대한 심사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심사가 형식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외유논란이 그치지 않자 지난해 3월 지방의원 국외여행 심사 강화를 권고하는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안’ 준칙을 마련해 전국 시·도 의회에 권고했다. 심사위원 민간비율을 과반으로 늘리고 의결 정족수도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하라는 내용이다. 경남도의회는 심사위원 가운데 도의원이 4명으로 교수·시민단체 등 외부인사 3명보다 많아 행안부 준칙을 따르지 않고 있다. 울산시의회는 심사위원 7명 가운데 5명이 외부인사이며 부산·광주시와 강원도 의회는 7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4명을 외부인사로 두고 있다. 규정 폐지안에 서명하지 않은 김해연 경남도의원(진보신당)은 “오히려 강화해야 할 의원 해외연수 심사규정을 폐지하는 것은 의원들의 해외연수 명분을 떨어뜨려 외유논란을 더욱 키울 우려가 높다.”며 폐지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전국종합·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호주 노동당 재집권 성공

    지난달 21일 연방 하원의회 선거에서 과반의석(76석)에서 4석 모자란 72석을 차지하는 데 그쳐 위기에 몰렸던 호주 집권 노동당이 7일 천신만고 끝에 가까스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노동당은 녹색당 소속 당선자 한 명과 진보 성향 무소속 의원 1명씩을 확보한 데 이어 드디어 이날 나머지 무소속 당선자 3명 가운데 2명의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76석을 차지했다. 노동당은 줄리아 길라드 당대표 겸 총리를 중심으로 녹색당과 무소속이 참여하는 연립정부 형태로 차기 정부 구성에 착수했다. 지난 6월 케빈 러드 전 총리를 밀어내고 총리 자리에 올랐던 길라드 총리는 호주 역사상 첫 선출직 여성 총리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호주는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정당 대표가 총리직을 겸임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비리 연루 여수시의회 정족수 비상

    전남 여수시의회가 오현섭 전 시장의 야간경관등·이순신광장 조성사업 등의 뇌물 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수사결과에 따라 자칫 ‘정족수 미달 사태’에 빠질 우려를 낳고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2일 “시의원 몇 명이 연루됐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대규모 궐위 사태’에 대비해 관련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전체의원 4분의1의 결원이 생길 경우 40일 이내에 선거일 재공고를 통해 선거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의회는 민주당 19명, 무소속 3명, 민주노동당 2명, 국민참여당 2명 등 총 2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중 3명은 최근 오 전 시장에게 야간경관등 사업과 관련, 5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됐다. 또 오 전 시장이 이순신광장 사업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8억원을 받았고, 이 가운데 2억원을 지난 6·2지방 선거 후보자 21명에게 뿌렸다는 정황이 드러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오 전 시장에게 돈을 받은 의원 중 10여명이 당선됐고, 이미 혐의가 드러난 의원을 포함할 경우 최소 13~15명의 의원이 이번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에 따라 전체 26명 중 13명이 의원직을 박탈당하면 의회는 정족수 미달로 폐회를 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조례제·개정 등 의결사항이 발생하면 과반수 출석이 전제돼야하는 만큼 최소 14명의 의원이 있어야 의회를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를 망치고 있다

    [정세욱 풀뿌리 정치]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를 망치고 있다

    ‘전리품은 승리자에게 귀속한다.’ 일찍이 윌리엄 마시 미국 상원의원이 한 이 말은 공직인사에서 엽관제(獵官制)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잭슨 대통령이 1829년 이래 엽관제를 본격 시행하면서 공직은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의 전리품이 되어 집권당이 자의적으로 임면했다. 관료의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정당관료제하에서 관료들은 공직을 유지하기 위해 임면권자인 집권당을 위해 봉사해야 했고, 정당에 대한 충성의 징표로 공금을 횡령해 정치자금을 헌납하는 비리도 저질렀으며, 정권 교체 시마다 관료의 대량 물갈이로 유능한 자가 면직되고, 무능한 자가 임명돼 행정의 비능률과 질 저하를 초래했다.불필요한 관직을 남설하여 관료를 임명한 까닭에 예산이 낭비되고 국민부담이 증가했다. 엽관제는 1881년 제임스 가필드 대통령이 엽관운동에 실패한 자에게 암살당한 후 1883년 ‘펜들턴법’이 통과되어 공무원의 신분보장과 정치적 중립이 실현되기까지 시행돼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입혔다. 공직을 선거 승리자의 전리품으로 인식하는 엽관제의 망령이 우리나라 지방자치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소속 공무원, 지방의원들을 마치 자기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전리품인 양 착각하는 것 같다. 민주당 소속 김학규 용인시장은 “단체장을 정당의 전리품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문제”라며 지역구 U국회의원이 용인시 국장, 과장과 산하단체장에 특정 인사들을 임명하도록 요구한 것을 비판했다. 인사 외압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김 시장의 용기와 소신을 높이 평가한다. 김 시장은 인사 압력을 거부했지만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소속 정당이 같은 전국 대다수 지자체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인사, 공사입찰 등에 개입하고 있다. 다만 외부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조용수 울산 중구청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는데,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 재임 시절에는 J국회의원의 인사 개입 등이 심했으나 지금은 소신행정을 펼치게 됐다. 고양시에서는 국회의원 출신 지역위원장이 민주당 최성 고양시장 당선에 일조한 공을 내세워 시정위원회를 조기에 구성, 시정에 관여하려 해 시장과 갈등을 빚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6·2지방선거에서 각종 정책과 사업을 놓고 S국회의원과 갈등을 빚자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두 사람은 상대방을 비난하며 대립하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의 고질적 인사 개입은 사라졌다.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은 홀로 하향식 공천을 한다. 후보 공천을 받기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거액의 대가를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국회의원들은 장차 자신과 경쟁 상대가 될 만한 유능한 인재를 공천에서 배제하고, 수족같이 부릴 수 있는 사람을 공천하려 한다. 능력은 공천의 기준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기초단체장을 자기가 뽑아준 양 인사에 개입하고, 기초단제장은 다음 선거 공천을 받기 위해 인사 압력을 수용한다. 책임정치를 위해 정당이 후보공천을 해야 한다지만 지금까지 정당들이 비리행위자 등을 후보로 잘못 공천한 데 대해 책임진 적이 없다. 선진국 중에서 우리나라처럼 지자체의 장과 의원 후보를 지역구 국회의원이 독단적으로 공천하는 나라는 없다. 당비를 내는 진성 당원들이 거의 없어 당원투표로 정당 후보를 상향식으로 공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국회의원에게 예속되지 않으려면 정당공천제를 금지하는 방법밖에 없다. 국민의 70% 이상이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 배제를 찬성하고, 심지어 정당공천제의 최대 수혜자인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만장일치로 정당공천제 폐지를 정치권에 촉구했다. 기초단체의 장과 의원은 정당과 국회의원의 전리품이 아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공천헌금을 받아 배불리고, 기초단체장과 의원들을 부하처럼 부려 먹으라고 지방자치 하는 게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지방자치를 망친 인물’이란 오명을 정치사에 남기지 않으려면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간 장본인들이란 혹독한 평가를 받지 않기 바란다. 명지대 명예교수
  • [씨줄날줄] 사진과 정치인/최광숙 논설위원

    “거기서 찍어, 다 나와.”, “한 번 더 찍어.”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천안함 폭침으로 숨진 고 한주호 준위의 상가에서 사진을 찍느라 떠들썩한 소동을 벌였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 나경원 의원도 조문 사진을 홈피에 올렸다가 비난을 받았다. 초상집에서도 사진 인증샷을 받으려고 난리치는 이들이 정치인이다. 정치인과 함께 사진을 좋아하는 직업을 꼽으라면 연예인이 아닐까 싶다. 연예인은 국민의 인기를, 정치인은 표를 먹고 살다 보니 그들에게 사진은 어떤 것보다 위력이 크다. 다만 연예인의 사진이 주로 팬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찍히는 ‘수동형’이라면, 정치인의 사진은 본인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능동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치인은 선거철이면 메시지가 담긴 사진을 찍으려고 안달한다. 유권자 앞에 큰절을 올리는 사진은 식상할 정도다. 친서민 행보를 한다며 운전기사들과 밥 먹고, 점퍼 차림으로 시장을 돌고, 어린이를 안고 웃으면서 찍는 사진들은 ‘안 봐도 비디오’가 됐다. 사진 한 장으로 표현되는‘ 정치인의 쇼’. 질릴 때도 됐건만 이들의 사진 사랑은 멈출 줄 모른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시절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다. 호남에서 4선을 지낸 한 정치인은 사진을 찍을 때는 분명 안 보였는데 현상해 보면 항상 김 전 대통령 옆에 서 있어 주변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지역민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DJ와 가까운지를 그는 사진 속에서 증거를 남기고자 했다. 우리 정치사에서 3김(金) 사진만큼 선거 때 잘 팔린 경우가 없을 것이다. 3김과의 친분 과시가 곧 영남, 호남, 충청권에서 당락을 가르다 보니 출마자들은 너도나도 3김과 찍은 사진을 홍보책자에 선보였고, 선거 사무실에도 대문짝하게 사진을 뽑아 걸어놓았다. 그땐 그것이 통하던 시절이었다. 이 ‘전통’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난해 경주 보선에서 무소속 출마한 정수성 후보가 박근혜 의원 사진을 걸고 선거운동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친박계 성향인 그는 공천을 받지 못하자 대신 ‘박심(朴心)’을 강조하는 사진으로 선거를 치뤘다. 사진의 위력 덕분인지 그는 금배지를 달았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어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 시점에 대한 발언이 바뀌면서 거짓말 논란 등으로 여론이 나빠졌지만 그는 버텼다. 그런 와중에 박 전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은 그를 한방에 물러나게 했다. 국민들은 알고 있다. 사진은 거짓말을 안 한다는 것을.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길라드 호주총리 등 ‘세계 여성 지도자 10인’에

    길라드 호주총리 등 ‘세계 여성 지도자 10인’에

    오는 10월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세계의 여성 지도자 10인’을 발표했다. 여성 지도자 10인에는 지난 21일 치른 총선에서 과반 의석 획득에 실패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세계 최초로 동성 연인과 결혼한 현직 총리로 기록 된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에 이어 당선 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이 포함됐다. 타임은 10명의 정치인 중 길라드 호주 총리를 첫 번째로 소개하면서 지난 6월 물러난 케빈 러드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위기에 빠진 노동당을 지휘하고 있는 호주 최초의 여성 총리라고 전했다. 총선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한 노동당 길라드 총리는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녹색당과 정책 연합을 맺는 한편 당선된 무소속 후보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귀르다르도티르 아이슬란드 첫 여성 총리는 지난 6월 동성 연인 요니나 레오스도티르와의 합법적 결혼 사실을 공표하면서 세계인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항공사 승무원 출신의 아이슬란드 총리는 노동조합에 조합원으로 참여하다 사회민주당에 입당, 1978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최근 동성결혼 합법화 등이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전임 대통령인 남편 키르치네르의 임기 중 지지율을 넘어서며 재선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엘런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 카믈라 퍼사드 비베사르 트리니다드토바고 총리, 라우라 친치야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10인’에 들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호주정권 향배 무소속 3인 손에

    차기 호주 정권의 향배가 무소속 하원의원 3명의 선택으로 갈리게 됐다. 지난 21일 치러진 뒤로 개표가 계속되고 있는 호주 연방하원의원 총선에서 양대 정당인 집권 노동당과 보수-국민연합 모두 단독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른바 ‘헝 의회’ 사태가 70년 만에 발생하면서 빚어진 상황이다. 호주 헌법은 전체 150석으로 구성된 하원의회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한 정당의 대표가 총리를 겸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느 정당이든 76석을 확보해야만 정권을 쥘 수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23일 오후 4시까지 개표한 결과 현재 노동당이 과반에서 3석 모자란 73석, 보수-국민연합이 72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당선이 확정된 무소속 의원 3명과 녹색당 소속 1명을 대상으로 양당이 치열한 구애작전을 벌이고 있다. 줄리아 길라드 노동당 대표 겸 총리는 23일 일부 무소속 의원과 녹색당 의원을 잇따라 만나 노동당에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녹색당 소속 애덤 밴트 당선자가 전부터 보수-국민연합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노동당은 무소속 2명 이상만 확보하면 정권 재창출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소속 의원 2명이 노동당 정부가 대규모 광산기업에 과세하려는 천연자원이익세를 반대한다는 뜻을 밝혀 노동당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대부분 벽지 출신에서 당선된 무소속 의원들은 정당에 관계없이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이나 산간벽지 의료서비스 확대 등 지역구 현안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정당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현지 ABC방송은 무소속 의원 3명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만나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무소속 의원들이 독자 세력으로서 지속적으로 캐스팅보트를 쥐려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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