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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고은·김혜나·전석순 문학계 기대주 3인 ‘우리 시대 청춘을 말하다’

    윤고은·김혜나·전석순 문학계 기대주 3인 ‘우리 시대 청춘을 말하다’

    누구에게나 가슴이 뛰는 단어이자 신록처럼 눈이 시린 ‘청춘’을 요즘에는 ‘88만원 세대’라 부른다. 1980년대에 태어나 20대에 문학으로 이름을 얻은 세 명의 젊은 작가가 지리산 자락 아래에 모였다. 청춘을 이야기하려고. 인터넷서점 예스24는 지난 25일 독자 200명과 함께 사흘 일정의 지리산 문학캠프를 시작했다. 캠프에는 ‘1인용 식탁’의 윤고은(사진 위 오른쪽·31), ‘제리’의 김혜나(29), ‘철수사용설명서’의 전석순(28) 작가가 참여해 독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씨는 한겨레문학상과 이효석문학상을, 김씨와 전씨는 오늘의작가상을 받은 한국 문학의 기대주들이다. 우선 이들에게 청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소설 ‘제리’에서 여대생인 ‘나’와 노래바나 호스트바에서 선수로 뛰는 ‘제리’의 섹스를 자세하지만 감정 없이 묘사했던 김혜나는 낮에는 글을 쓰고, 밤에는 요가 강사로 일한다. 김씨는 “예전의 청춘은 주류에서 비주류로 나아가려고 했지만, 요즘 청춘은 주류 세계로의 진입을 포기했다.”며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지우고 자기 나름의 세계를 찾아가는 모습을 소설을 통해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윤고은의 ‘1인용 식탁’은 직장에서 왕따를 당하는 20대 여성이 혼자 밥 먹는 법을 가르쳐 주는 학원에 다닌다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단편이다. 윤씨는 “모두가 주목하고 완결된 것처럼 보이는 삶은 텔레비전이나 신문 기사에서 많이 본다. 그 뒤의 한 줄로도 요약되지 않는, 주목받지 못하고 구겨진 삶을 소설이 써야 되지 않을까.”라며 “88만원 세대란 말 자체는 거기 맞춰서 살라고 부추기는 듯해 옥죄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청춘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청춘은 나이에 상관없다. 주변 사람의 일이 고유명사가 아니라 나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하면 삶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수사용설명서’는 대한민국의 보통 청년인 ‘백수’ 철수의 삶을 사용설명서란 특이한 형식으로 풀어낸 장편 소설. 전석순은 “가장 민감하게 사회적 환경을 받아들이는 계층이 청춘”이라며 “‘철수’에서 흔히 청춘을 루저(loser)라고 부르는 것을 꺾어 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들 3명의 젊은 작가는 모두 국문과나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지만 대학 졸업 후에 쉽게 소설가가 된 것은 아니다. 윤씨는 대학교 4학년 때 운 좋게 등단했지만 이후 4년간 아무런 글도 쓰지 않고 과외, 사보 기자 등으로 일하며 소위 프리터(Freeter·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로 살았다. 그는 “공백기 동안 왜 작가를 하고 싶나 고민했다. 잠복해 있던 문학 바이러스가 4년 만에 살아나더라.”라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년을 ‘제리’의 주인공들처럼 술 마시고 비틀거리다 아무런 재능도, 능력도 없는 상태에서 소설이 떠올랐다고 한다. 국문과에 진학해 4년간 고치고 또 고친 소설이 ‘제리’다. “현실은 가식과 허위로 가득 차 있는데 소설은 허구지만 진짜 삶이 그 속에 있었어요. 진짜 세계를 찾으려고 소설을 파고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라며 소설이 자신의 전부라고 강조했다. 젊은 작가들은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에도 단호한 자세를 보였다. 전석순은 “경험 자체가 큰 재료가 되지만 그 양보다는 경험을 바라보는 입장, 시선, 해석에 비중을 둬야 한다.”며 “20대 작가들은 시선을 제시하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글 쓰는 습관과 장소도 다양하다. 김혜나는 3개월간 머물 수 있는 연희문학창착촌에서 다음 달까지 지낸다. 전석순은 고향인 강원 춘천에 집필실을 마련했다. 한때 도서관을 오가며 장편 창작에 몰두하던 그에게 동네 어른은 “왜 넌 노력하지 않니?”라고 물었다. 백화점 화장실에서 소설을 쓰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단편을 쓰기도 했던 윤고은은 카페에서 일하는 게 가장 능률이 오른다고 밝혔다. 연희창작촌은 토지문화관처럼 식사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불만에 ‘작가에게도 무상급식을 허용하라.’는 농담이 나와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문학캠프에는 소설 쓰기를 꿈꾸는 고등학생부터 확고한 문학관을 갖춘 50대 독자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 이들은 작가와 함께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소설 ‘토지’의 무대였던 최참판댁을 둘러보았으며 최명희의 혼불문학관을 관람했다. 26일에는 ‘지리산 행복학교’의 작가 공지영과 함께 진정 행복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방황하는 취업준비생이라는 김미희(25)씨는 “사람과 세상에 지칠 때 책은 위로가 되는 유일한 친구”라며 “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문학 캠프를 통해 두근두근 내 인생이길 바라는 의지가 강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남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경기 무상급식 ‘불똥’

    무상급식 전면 실시 여부를 놓고 실시된 서울시 주민투표가 개표 무산된 가운데 경기도의회가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나서 집행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26일 경기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경기도의회 민주당은 서울시 주민투표 결과를 토대로 친환경 급식을 내년에 대폭 확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예산 확보 작업에 돌입, 기존 친환경 학교급식 예산을 올해 400억원에서 1500억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다수당인 민주당의 경우 서울시 주민투표를 통해 무상급식 확대 시행의 명분을 얻은 만큼 내년에는 초등학생은 물론 중학교 2~3학년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도의회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주민투표 결과로 무상급식이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이 판명됐다.”며 “도내 무상급식비의 30%는 경기도가 분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년도 예산편성에 분명히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행부는 재정여건 등을 이유로 예산확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불가피하다. 경기도의 경우 정부의 교부금과 세수 감소 등으로 가용예산이 올해 6400억원에서 내년에는 4000억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상급식 예산을 올해보다 3배 이상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의회 한나라당은 거부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터라 민주당의 무상급식 예산 확대 요구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도는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종전 400억원에서 610억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두고 도의회와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협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도 관계자는 “도의 가용예산이 2400억원 정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재정여건이 어려워 도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만 친환경 학교급식으로 급식 질 향상과 함께 농민들의 소득이 확대되는 등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내년도에 관련예산을 610억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노원·도봉 ‘與클릭’ 광진·성북 ‘野클릭’… 경계 허물어진 텃밭

    노원·도봉 ‘與클릭’ 광진·성북 ‘野클릭’… 경계 허물어진 텃밭

    지난 24일 실시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여야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던져 주었다. ‘25.7%’라는 투표율은 한나라당에 견고한 지지층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기도 했으나 민주당에 ‘기준 투표율 미달’이라는 선물을 안겨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서울 민심이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움직이고 있다는 징후도 드러냈다. 지역별 보수·진보 성향, 즉 ‘여론 지형’이 미세하나마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무엇보다 여야 강세 지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8·24 주민투표 투표율이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오세훈 시장이 얻었던 득표율(전체 유권자 대비 25.4%)을 웃돈 지역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강남·송파·강동·용산·양천·노원·동작·도봉·중구 등 모두 10곳이다. 이들 지역은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민주당 등 야권이 투표 거부 운동을 벌여 투표 참여자 대부분이 한나라당 지지층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특히 서초·강남·송파·강동·용산·양천·중구 등 7곳은 6·2 지방선거 때 오 시장이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앞질렀던 곳이어서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을 또다시 증명했다. 그러나 오 시장이 한 후보를 이겼던 8곳 중 영등포구는 유일하게 투표율이 평균보다 낮은 25.1%에 머물렀다. 아성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 준다. 반면 이른바 ‘강북 벨트’에 속하며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혔던 노원·도봉구의 주민투표 투표율이 각각 26.3%, 25.4%로 평균 안팎을 기록했다. 야권의 전략 지역에 해당하는 동작구가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25.6%)을 보인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는 뉴타운을 비롯한 재개발 추진으로 낡은 주택지가 아파트단지로 바뀌면서 주민들의 정치적 성향에도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관악·금천구 등 서남권은 이번 주민투표에서 전통적인 야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야권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렀던 서대문·은평·광진·동대문·성북구 등은 이번 주민투표에서 평균을 밑도는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여론 지형 못지않게 정치 지형도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 있다. 서울시내 지역구 의원 45명(공석 3명 제외)의 소속 정당은 한나라당이 37명으로 6명에 불과한 민주당에 비해 절대 우위에 있다. 반면 지역 행정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4개 구청장(공석인 양천구청장 제외) 중 19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선거운동을 할 때는 지역 선거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현역 의원들이 선거운동에 제약이 큰 구청장보다 유리하나, 행정력 측면에서는 단연 구청장들의 영향력이 훨씬 크다. 결국 여야가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얼마나 이끌어 내느냐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선거에는 관성의 법칙이 존재한다. 이번 주민투표에서 자기들의 의사를 확인하지 못한 여권 지지자들의 불만이 보궐선거 참여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여야가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표율도 40~50%선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도시 경쟁력 강화” vs “민생외면 전시행정” 극과극 평가

    “도시 경쟁력 강화” vs “민생외면 전시행정” 극과극 평가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된 데 책임을 지고 26일 물러난 오세훈 서울시장의 5년 2개월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공을 인정받는가 하면, 어려운 서민의 삶을 소홀히 다뤘다는 비판도 받는다. 2006년 7월 민선 4기 시장에 취임한 오 시장의 대표적인 공약은 ‘한강 르네상스’와 ‘디자인 서울’이다. 특히 한강 르네상스는 ‘서울의 허파’인 한강에 바람길을 마련해 맑고 매력있는 세계도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단순한 휴식공간에 머물러 있던 반포, 뚝섬, 여의도, 난지 등 4개 한강공원을 생태체험, 문화생활 등을 즐길 수 있는 특화공원을 만들었다. 또 지난 5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한강 인공섬 ‘세빛둥둥섬’을 개장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원래 한강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싼 압구정동, 목동, 뚝섬 10여 곳의 아파트 숲을 밖으로 밀어내면서, 한강 주변 공간의 재편과 병행됐어야 했다. 근본적인 치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5183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자 ‘대규모 조경사업’으로 선후가 뒤바뀐 사업이 돼 버렸다. 서울시는 ‘디자인 서울 거리’를 50곳에 조성해 공공 가로시설물의 외관을 개선하고 건물 외벽을 어지럽게 메웠던 간판과 광고물을 대거 정리했다. 담 없는 열린 마을 조성과 같은 프로젝트도 깔끔해진 도시에 대한 즐거움보다 일부 시민들에게는 보도블록 교체와 같은 전시행정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디자인 마케팅 강화를 통해 도시경쟁력을 2006년 27위에서 올해 9위까지 끌어올렸고, 금융경쟁력 지표도 53위에서 16위로 30단계나 상승하는 등 도시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고 자평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희망플러스·꿈나래 통장’은 출범 2년 만에 적립금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은 ‘집이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목표 아래 성공적인 서민정책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소야대’ 상황에 직면해 오 시장이 ‘친환경 무상급식 등 지원 조례안’을 두고 서울시의회와 갈등을 빚으며 ‘무상급식 주민투표’라는 극단적 방식으로 시정을 끌어간 것은 최대 실정으로 남았다. 서울시는 오 시장의 사퇴에 따라 10·26 보궐선거로 새 시장을 선출할 때까지 권영규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오 시장이 26일자로 허광태 서울시의장 앞으로 사퇴 통지를 보냈고, 사퇴의 효력은 27일 0시부터 발효됐다. 오 시장의 사퇴로 정무 라인도 함께 원칙적으로 ‘동반퇴진’을 한다. 이종현 대변인은 “정무부시장, 정무조정실장, 대변인, 소통특보도 주민투표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칙적으로 시장과 함께 일괄 사퇴한다.”며 “다만, 실무적인 조정을 위해 시기는 보직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보좌진은 차관급인 조은희 정무부시장과 국장급(3급 부이사관)인 황정일 시민소통특보, 강철원 정무조정실장, 이 대변인 등이다. 조은희 부시장은 “나쁜이가 아니라 조은희”라며 “3년 3개월간의 서울시 생활을 마치고 오늘부터 아내와 엄마로 돌아간다.”고 출입기자들에게 마지막 인사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문소영·조현석기자 symun@seoul.co.kr
  • “바람직한 결정” “정치 싸움으로 변질 유감”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학부모들과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떠나 지난 수개월 동안 어린이들의 밥그릇을 볼모로 한 사생결단식 ‘정치게임’을 벌였다는 것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높다. 초등 5학년 아들을 둔 주부 이인경(36·서울 상계동)씨는 “학생 급식을 다툼의 도구로 이용하는 정치권이 한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중1과 초등 5학년 자녀가 있는 정보선(42·여)씨는 “정치인을 뽑는 선거도 아닌데 진보·보수 간 정치 싸움으로 번지고 시장이 사퇴까지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어린 자녀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학부모의 바람은 뭐가 되나.”고 말했다. 초등 1학년 딸을 둔 조영춘(38)씨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단지 투표율로 무산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오 시장의 사퇴를 아쉬워했다. 시민단체들은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오 시장의 사퇴를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평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상임대표는 “투표결과를 통감하며 약속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 것은 오 시장이 향후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무상급식에 대한 서울 학부모의 뜻을 정치가 개입해 싹을 잘라 버린 것은 아쉽다.”고 주장했다. 진보 성향의 참교육학부모회 전은자 서울지부장은 “아이들 밥 먹이는 것을 두고 정치적으로 불을 붙인 오 시장의 사퇴는 당연하며 보궐선거 비용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 시장의 사퇴에 대해 “언급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정책 투표라고 해 놓고 시장직을 걸어 정치투표로 변질시켰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서 “서울시는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차질없이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곽노현 후보 단일화 금품거래 의혹 수사

    곽노현 후보 단일화 금품거래 의혹 수사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곽노현(57) 서울시교육감 측이 상대 후보를 매수해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공안 1부(부장 이진한)는 26일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출마했던 박명기(53) 서울교대 교수와 박 교수의 동생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 또 이들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경기 일산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박 교수가 지난해 5월 19일 곽 교육감과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고 후보 사퇴를 하면서 선거 비용 보전 명목으로 곽 교육감의 측근으로부터 거액을 건네받은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교수 동생의 계좌로 지난 2~4월 3차례에 걸쳐 1억 3000만원이 입금된 내역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은 이삼열, 최홍이, 이부영, 곽노현 후보 등이 나서서 단일화에 성공했다. 박 교수는 선거를 2주 앞두고 극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했고, 곽 교육감이 34.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박 교수는 서울교대 교수와 서울시 교육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검찰은 체포한 박 교수과 그의 동생이 받은 돈의 성격을 대가성으로 보는 한편 박 교수 외에도 후보 단일화에 관련된 인사들에 대해 계좌추적을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 교수와 곽 교육감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곽 교육감에 대한 소환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오세훈 시장 측이 패배한 직후 수사가 본격화된 것에 대해 곽 교육감 측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곽 교육감은 “주민투표가 끝나자마자 검찰이 수사내용을 언론에 흘리면서 사실상 표적수사한 것은 국면 전환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도 “당시 모든 진보 진영이 후보 단일화라는 대의명분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금전 거래 자체가 있을 수 없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박 교수는 파벌이 없는 사람이다 보니 다른 후보들과 달리 당시 설득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면서 “만약에 곽 교육감 측이 돈을 줬다면 그런 이유에서 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건형·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10·26 서울시장 보선 앞둔 한나라·민주당의 선택은] ‘책임론’ 박근혜 이번엔 나설까

    [10·26 서울시장 보선 앞둔 한나라·민주당의 선택은] ‘책임론’ 박근혜 이번엔 나설까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관심인물 가운데 하나는 박근혜(얼굴) 전 한나라당 대표다. 현 정부 들어 숱한 선거가 치러졌으나 ‘당 중심의 선거운동’을 강조하며 선거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그가 내년 총선 지형을 가를 이번 선거에서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항이다. 무엇보다 지난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함 개함 불발로 끝난 뒤로 당 일각에서 ‘박근혜 책임론’이 제기되는 터라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더욱 주목을 받을 상황이다. 무상급식 투표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일정 거리를 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의원들 사이에서는 차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만이라도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이 선거 패배로 위기에 놓일 때마다 ‘박근혜 책임론’이 고개를 들다가 다시 선거를 앞두고는 ‘박근혜 역할론’이 등장하는 패턴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당 안팎에서는 그러나 이번 선거에도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원칙을 앞세운 그의 정치행보 때문이다. 게다가 선거 지형도 한나라당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전면에 나섰다가 자칫 패할 경우 대선주자로서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된다. 친박 진영의 유승민 최고위원은 26일 기자와 만나 박 전 대표의 지원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당의 방침도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다른 측근인 이혜훈 사무1부총장은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려면 그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무상급식으로부터 촉발된 보궐선거인 만큼 당이 복지문제에 대한 입장부터 정하고 선거전에 나서야 한다. 이번 선거를 무상급식 2라운드로 갈지, 전향적으로 변화된 복지 프레임을 들고 시민들을 설득할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이 이번 선거를 무상급식 2라운드로 몰고 갈 경우,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격인 이학재 의원도 “오 시장이 오늘 사퇴했는데 벌써 선거 지원 여부를 말하는 건 시기상조다.”며 “선거에 나서는 건 역할도 있고 사전에 공천과정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박근혜 역할론’을 제기했다. 그는 “누가 공천에서 후보가 될지, 공천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아직 모르는 단계인 만큼 향후 당의 방침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박 전 대표가 운신할 수 있는 명분과 여건, 그리고 분명한 역할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전면에 나서서 지원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서울시장 후보군 여인천하?…한명숙 > 나경원 > 추미애 > 박영선

    차기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여야 주요 주자들의 본격적인 각축이 임박한 가운데 일단 여야의 여성 후보군이 초반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다. 미디어리서치가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다음 날인 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음 서울시장감으로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가 12.4%로 1위로 올랐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10.6%)이 2위, 민주당 추미애(3.9%)·박영선(3.1%) 의원이 각각 3, 4위를 차지해 여성 후보 4명이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남성 후보로는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이 2.8%를 얻어 전체 5위를 기록했다. 이어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2.3%,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 1.9%, 김한길 전 민주당 의원과 유인촌 청와대 문화특보가 각각 1.0%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52.5%가 ‘모름’ 또는 ‘무응답’이라고 답해 유동성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민투표에 ‘참여했다’고 답한 사람 중에는 나 의원이 서울시장에 적합하다고 꼽은 사람(19.7%)이 가장 많았다. 반면 불참자들은 한 전 총리를 가장 많이 지지(19.6%)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 33.2%, 민주당 20.1%, 민주노동당 1.8%, 진보신당 1.6%, 자유선진당 1.5%, 국민참여당 1.4% 순으로 나타났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식판정쟁’이 ‘市長대전’으로… 여·야, 재·보선 체제 전환

    ‘식판정쟁’이 ‘市長대전’으로… 여·야, 재·보선 체제 전환

    판이 바뀌었다. ‘아이들 밥그릇 싸움’이라는 소리까지 듣던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이어지면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는 초대형 선거정국이 펼쳐지게 됐다. 여야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10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꿈이라도 꿔 본 인사들이 단 한명도 없는 여야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60일이다. 이 안에 후보를 선출하고, 선거체제를 꾸려 민심 사냥에 나서야 한다. 26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당사에는 긴장과 초조, 불안과 설렘이 교차했다. ■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격 사퇴로 직격탄을 맞은 한나라당이 10월 보궐선거 체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오 시장에 대한 미련은 이미 버렸다.”면서 “‘필승의 카드’를 내세워 시장직을 사수하는 방향으로 당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 후보 등록을 받아봐야 하겠지만, 당내 후보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외부 영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사무처를 중심으로 영입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스트셀러인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펴내 젊은 층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48) 교수가 영입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본인의 의사를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카드”라고 설명했다. 당내 후보로는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최고위원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당 일각에선 정몽준 전 대표를 전격적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정 전 대표는 이미 ‘대권 행보’에 가속도를 내고 있어 서울시장으로의 ‘하향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소장파들 중에는 “오 시장과는 다른 ‘버전’의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개혁 성향의 초선 의원인 홍정욱 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권영진 의원도 출마를 권유받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권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소장파들이 모두 호감을 갖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오 시장의 사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홍준표 대표가 아침에 소집한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조찬간담회도 사실상 보선 대책회의로 전환됐다. 김기현 대변인은 “조찬간담회에서는 10월 26일 실시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전념키로 의견이 일치됐다.”고 전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체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서울시당을 중심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릴 것”이라면서 “시간이 촉박한 만큼 경선 절차와 외부 영입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면서 “이번 주민투표에서 확인된 건전한 보수세력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등록일이 10월 6일인 만큼 모든 절차를 밟아가며 시간을 끌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의 ‘지원유세’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홍 대표는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오 시장을 철저히 배제한 채 당력을 총동원하는 정면돌파를 선택할 것이라고 대표의 측근들은 전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민주당 민주당이 10·26 재·보궐선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한나라당에 견줘 한발 앞선 형국이다. 우선 26일 정장선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당 재·보궐선거 기획단을 첫 가동하고 선거 체제로 본격 전환했다. 기존 지역 이외에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포함된 만큼 민주당은 기획단을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정 사무총장은 “다음 주쯤 예비후보 등록과 경선 일정,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등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거 체제와 별도로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필승 기류가 넘쳐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승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로 받아들여진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재·보궐선거 대상지 가운데 서울시장은 물론 민주당이 기존 단체장으로 있었던 곳(서울 양천구, 충주시, 남원시, 순창군)과 부산 동구 등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최우선 격전지다. 역대 서울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적 비중이 커졌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결구도가 넓어진 데다 대여(對與) 대립각을 강하게 세울 수 있다며 벼르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의 사퇴 발표를 전후로 계파별로 속속 집결하는가 하면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전날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선거 대책을 논의했다. 수도권의 한 당협위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사실상 예비 대선으로 격상되면서 원내·외 가릴 것 없이 캠프가 꾸려지면 자원하겠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군만 해도 전날 천정배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지는 등 당내에서만 10여명이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치열한 경선이 예상되는 만큼 경선 룰에 대한 관심도 높다.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을 뼈대로 하는 당 개혁특위의 공천안이 후보자 선출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조기 과열 분위기 속엔 자성론도 섞여 나온다. 김칫국부터 마시다가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천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 직후 당 안팎에서는 “아직 오세훈 시장이 사퇴도 하지 않았는데 주소지부터 옮기는 것은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여기저기 깃발부터 꽂는 후보군을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복수의 당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전이 계파 대리전으로 변질되는 조짐이 있다. 이러다 적전분열은 시간 문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급기야 손학규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최대한 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은 민심을 알고는 있는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10월 보선이라는 초대형 전선이 형성됐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정치생명을 다 걸었지만 좌초되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한나라당도 총력전을 편 만큼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 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책임 회피에 급급하는 등 집권 여당으로서 당당치 못한 모습을 계속 드러내고 있다. 민심의 준엄한 경고를 외면하면서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할지 의문이 든다. 이대로는 10월 보선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 나아가 대선을 앞두고 스스로 위기를 키울 뿐이다. 오 시장은 투표에서 실패할 경우 10월 초 사퇴하기로 했고, 이를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약속했다고 홍준표 대표가 공개했다. 서로가 보궐선거를 10월이 아니라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치르도록 뜻을 모은 것이다. 이번 투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든 초대형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했다. 실패 책임을 즉각 지지 않고 뒤로 미룰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이는 꼼수이자 정치적 무지에 불과하다. 한나라당이 시장 자리를 버티게 할 명분도, 버텨서 얻는 실리도 없음을 깨닫지 못한 것이니 그 책임을 면키 어렵다. 오 시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조기 사퇴했다고 해서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한나라당은 투표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했다. 그러나 말뿐이다. 사실상 승리했다고 민망스러운 해석을 늘어놓고, 당은 주도하지 않고 지원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박근혜 전 대표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들기도 한다. 아예 실패는 주민투표법 때문이라는 듯 개정 주장까지 내놓으며 따가운 여론의 시선을 돌리려고 꾀를 부린다.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보선 시기를 놓고 유불리를 따지는 것 자체가 아직도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민심에 다가가야 할 것이다. 눈앞의 작은 것을 버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사로운 이익을 멀리하면 된다. 정치권이 꼼수를 부려서 위기를 더 키운 전례를 수없이 목도해 왔다. 한나라당도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진정성을 보이면 국민은 기회를 또 준다. 그러나 위기를 두려워하고 뒷걸음치며, 얄팍한 꾀를 부리면 더 큰 화를 맞게 된다. 민심의 냉엄한 심판은 아직도 진행형임을 직시해야 한다.
  • 오세훈 조기 사퇴 유력

    오세훈 조기 사퇴 유력

    오세훈(얼굴) 서울시장이 이르면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시장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5일 저녁 오 시장과 단둘이 회동, 조기 사퇴를 만류했으나 오 시장은 금명간 사퇴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홍 대표가 당 차원의 논의 과정을 거친 다음 사퇴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으나 오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측근도 “일단 당 차원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지만 조만간 오 시장이 퇴진 의사를 밝힌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르면 26일, 늦어도 29일까지는 기자회견 형태를 통해 시장직 사퇴의 뜻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지역 현역의원 및 원외 당원협의회위원장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한 뒤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오 시장의 거취에 대한 당의 의견을 정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오 시장이 이미 조기 사퇴의 뜻을 굳힌 이상 오는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오 시장은 홍 대표와의 회동과 별개로 황우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에도 전화를 걸어 조기 사퇴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주민투표율 25.7%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득표율보다도 높은 수치로, 보수층의 결집이 확인된 만큼 여세를 몰아 10월에 선거를 치르면 야권을 이길 수 있다.”며 조기 사퇴 입장을 밝혔다고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오 시장의 전화를 받고 조기 사퇴를 만류하려고 했으나 오히려 오 시장에게 설득당하고 말았다.”며 “오 시장이 조기에 사퇴하려는 이유를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설명하는데 딱히 반박할 명분과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오 시장이 9월말 이전에 사퇴할 경우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10월 마지막주 수요일인 26일 실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정국이 급속히 선거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여야의 가파른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오 시장의 조기 사퇴로 10월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면 18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는 파행될 수밖에 없고, 여야 간 건곤일척의 승부가 불가피하다. 내년 총선과 대선의 향배를 가르게 될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누구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이 주민투표의 승기를 몰아 유리하다는 전망도 있지만 투표율 25.7%로 보수 결집이 확인된 만큼 한나라당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광삼·강병철기자 hisam@seoul.co.kr
  • [씨줄날줄] 서울시장/이도운 논설위원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가 임박함에 따라 이르면 10월 새로운 서울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수도 서울은 시민 1000만명, 예산 20조원이 넘는 거대도시다. 따라서 서울시장의 정치적 위상은 국무총리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서울에 첫 시장이 등장한 것은 해방 후인 1946년. 이승만 등 해외파가 초기 정부를 장악했기 때문인지 초창기 서울시장도 유학파들이 많았다. 초대 시장에는 미국 미시간 대학원을 나온 김형민이 임명됐다. 2대 서울시장은 영국 에든버러 대학에 유학했던 윤보선. 윤보선 시장은 훗날 2공화국 대통령에 선출됐다. 내각제 정부의 간선 대통령이었지만 어쨌든 서울시장 출신 첫 대통령인 셈이다. 3, 4대 서울시장은 미 데이버 대학 출신인 이기붕. 그는 후에 부통령까지 올랐다가 이승만 정권의 몰락과 함께 비운의 최후를 맞는다. 런던항해대학 출신인 8대 허정, 인디애나주립대 출신인 10대 장기영, 아메리칸대 출신의 13대 윤치영까지 유학파 서울시장은 한동안 이어졌다. 1951년 임명된 5대 김태선은 유학파가 아닌 첫 서울시장이다. 최초의 민선 서울시장은 11대 김상돈 시장이다. 그는 1960년 12월 당선됐지만, 이듬해 5·16으로 시장직을 잃었다. 이후 서울시장은 다시 임명직으로 바뀌고 관료 출신과 정치인이 번갈아 가며 임명됐다. 임명직 가운데 가장 오래 재직한 서울시장은 1974년 9월 2일부터 1978년 12월 21일까지 재임한 16대 구자춘 시장이었다. 재임기간이 가장 짧았던 서울시장은 26대 김상철 시장이었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그린벨트 훼손 의혹 등으로 7일 만에 물러나는 진기록을 세웠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 실시에 따라 거행된 지방선거를 거쳐 경제학자 출신 조순 시장이 탄생했다. 이후 정치인 서울시장의 시대가 열렸다. 32대 이명박 시장은 서울시장 출신 두번째 대통령이자 첫번째 직선 대통령이 된다. 이후 서울시장직은 대권으로 향하는 통로로도 인식되고 있다. 역대 임명직 서울시장의 임기는 대체로 1~2년 정도였다. 그러나 지방선거 정착 이후에는 4년 임기가 보장되고 있다. 조순 시장이 대통령후보 경선을 위해 중도에 물러났고, 직선제 서울시장을 처음으로 연임한 오 시장도 24일 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가 개표 요건에 미달하면서 자신의 약속에 따라 두번째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게 됐다. 새 서울시장은 35대가 된다. 어떤 인물이 어떤 정책을 갖고 당선돼 어떤 시정을 펼칠지 시민들은 벌써부터 궁금해하고 있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주민투표 동별 투표율 분석… 무서운 표심에 현역의원 ‘덜덜’

    주민투표 동별 투표율 분석… 무서운 표심에 현역의원 ‘덜덜’

    서울지역 국회의원들은 25일 전날 치러졌던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자기 지역구 주민이 얼마나 참여했는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체 투표율이 25.7%에 머물렀지만, 이들 중 90% 정도는 한나라당 지지자라는 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종로구의 경우 유권자 14만 943명 가운데 3만 4415명이 투표를 했는데,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유권자 13만 5727명 가운데 3만 4113명의 표를 받아 당선됐다. 결국 지난 총선에서 서울 48개 지역구 가운데 41개를 석권했던 한나라당은 투표 참여자들을 기반으로 외연을 확대해야 하고, 민주당은 이번에 결속한 보수층을 이완시키거나 중도층으로부터 고립시켜야 내년 총선을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총선의 귀중한 자료가 될 이번 투표를 동네별로 분석해 봤다. ●서초구 인접한 금천구 시흥2동 26.4% 동별로 투표율이 천차만별이다. 강남구라고 해서 같은 강남구가 아니다. 대표적인 부촌(富村)인 강남구 대치1동의 투표율은 49.5%나 됐다. 타워팰리스가 위치한 도곡2동의 투표율도 48.3%였다. 하지만 젊은 직장인들이 사는 원룸 밀집지역인 역삼1동(19.6%)과 논현1동(20.2%)은 투표율이 낮았다. 서초구도 고급 재건축아파트가 들어선 반포본동의 투표율은 46.8%에 이르렀지만, 산사태 등 물난리를 겪은 양재2동은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22.7%였다.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금천구(20.2%)에서도 시흥2동의 투표율은 26.4%로 평균을 상회했다. 서초구에 인접한 이 지역은 금천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다. 양천구를 선거구로 나눠보면 목동이 위치한 양천구갑(한나라당 원희룡)은 투표율이 30.4%에 이르렀지만, 신월동이 중심인 양천구을(한나라당 김용태)은 20.1%에 그쳤다. 한나라당 서울시당 이종구 위원장은 주민투표 전에 “투표율을 공천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투표를 사실상 지휘한 홍준표 대표의 지역구인 동대문구을은 투표율이 서울 전체투표율 25.7%에 1.9% 포인트 모자란 23.8%에 불과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지역구로 야세(野勢)가 강한 은평구을도 22.7%로 하위권이었다. 반면 투표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눈치를 받아온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중 한 명인 이혜훈 의원의 지역구인 서초구갑은 37.1%로 48개 지역구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물급들이 주민투표에 무관심했다기보다는 그만큼 지역구가 척박하다는 방증이어서 투표율을 공천 자료로 삼기는 힘들 전망이다. 투표거부 운동을 펼친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구는 투표율이 모두 낮았다. 김성순 의원의 지역구인 송파병은 26.8%로 인근 송파갑(32.1%)과 송파을(31.3%)보다 낮았다. 전병헌 의원의 동작갑은 24.9%로 무상복지를 강하게 비판해온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의 지역구 동작을(24.8%)과 거의 같았다. 김희철 의원의 지역구인 관악구을(19.7%), 박영선 의원의 구로구을(21.1%), 최규식 의원의 강북구을(20.2%), 추미애 의원의 광진구을(23.2%), 이미경 의원의 은평구갑(20.4%)도 한나라당 의원이 포진한 옆 지역구보다 투표율이 비슷하거나 낮았다. ●강동·용산·노원구 ‘新보수거점’ 25개 구 가운데 투표함 개함 요건인 33.3%를 넘긴 곳은 강남(35.4%)·서초구(36.2%)뿐이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송파구를 포함한 ‘강남벨트’를 제외하면 안심할 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강동(27.6%)·용산(26.8%)·노원(26.5%)구가 이번에 한나라당의 든든한 원군이 됐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도 오세훈 시장을 더 많이 지지했다. 서울의 중앙과 동쪽, 북쪽에 보수 거점이 생겼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여야 싸움 대신 윈윈… 주민 바람 따라야죠”

    “여야 싸움 대신 윈윈… 주민 바람 따라야죠”

    “임기 초에 약속했듯이 의장 권한을 내려놓고 여야가 소통과 화합을 통해 주민을 위한 조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현찬(50) 은평구의회 의장은 25일 이렇게 구의회의 활동을 설명했다. 그의 리더십은 화합과 소통, 통합에 있다고 주변에선 입을 모은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소속 의원 수가 똑같지만 ‘무상급식’과 같은 정치이슈에도 휘둘리지 않았다. 지난해 말 2011예산을 편성할 때 논란이 있었지만 정면대결보다는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우회한 것도 그의 역할이었다. 이 의장은 “현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구민들이 싸우지 말라고 당부하는데, 우리 구의원들은 생각이 다르더라도 소리를 지르거나 몸싸움을 하는 일은 없었다.”고 자랑했다. 여야 모두 호민관을 자처하는 덕분이다. 이달 중순에 구의원들과 독도를 다녀온 그는 “일본 국민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터무니없게 주장하니까, 의회 차원에서 직접 방문해 우리 땅임을 눈으로 재확인하고 구민들에게도 자신 있게 설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묵호항에서 울릉도까지 배로 2시간 30분, 다시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배로 2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배멀미로 고생했지만, 막상 독도를 보자 마음이 푸근해지고 흐뭇했다며 웃었다. 최근 그는 체중을 10㎏이나 뺐다. 털어놓는 사연에도 각오가 그득하다. “가벼운 몸으로 구민들과 직접 만나기 위해 지역구를 많이 걸어다니고, 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려고요.”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복지 요구·재정 건전성 담을 새 틀 짜자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개표 기준 미달로 무산됨에 따라 민주당 등 야권의 복지 공세가 한결 드세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기존의 무상 복지시리즈 ‘3+1’(무상 급식·의료·보육+반값 등록금)에 ‘좋은 성장’ ‘경제정의’라는 겉포장을 입힐 모양이다. 핵심은 보편적 복지다. 반면 생애주기별, 취약계층별 맞춤형 복지를 내세웠던 한나라당은 충격에 빠져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복지 요구가 확인된 이상 복지 수준과 수혜대상을 좀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복지공약의 틀을 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며 새로운 복지 항목 신설에 소극적인 정부와 마찰이 불가피할 것 같다. 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지출을 대폭 늘린 결과 미국과 일본, 유럽의 재정위기가 초래된 것을 들어 재정 건전성 확보를 최우선시할 것을 주문해 왔다. 금융위기에 재정이 방패 역할을 했지만 재정 위기엔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복지는 한번 도입되면 되물리지 못한다. 새로운 복지 항목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2030년이면 복지 예산이 전체의 49.3%에 이른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여야 정치권은 눈앞의 표심에 현혹돼 국방비의 1.5배에 달하는 50조원 규모의 복지 지출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고 미래세대에 회복 불가능한 짐을 떠넘기게 된다. 현재 재정위기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한 그리스나 이탈리아의 전철을 밟으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복지 요구와 재정 건전성이 양립할 수 있는 새 틀을 짤 것을 제안한다. 그러자면 세출부문에서 과감한 구조조정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토건 위주로 짜여진 과도한 경제사업의 비중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는 등 정부 사업의 대대적인 손질을 통해 지출을 보다 효율화해야 한다. 세입 확대보다는 세출 조정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세출 개혁으로 마련된 재원으로 복지 혜택을 늘린다면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지 않고도 복지 요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치권도 이번 기회에 복지와 재정 건전성이 양립할 수 있는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복지 구호만으로 표심을 계속 현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 정동영-손학규 ‘복지재원 방안’ 싸고 또 충돌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기세가 오른 민주당에 25일 때아닌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그것도 유력 대권주자인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사이에서의 일이다. 두 사람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돌했다. 복지 재원과 관련한 증세 도입 여부가 문제가 됐다. 당이 29일 ‘증세 없는 복지재원 마련’을 당론으로 확정할 움직임을 보이자 정 최고위원이 이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정 최고위원은 “재원 마련은 중요한 문제로 증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토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손 대표가 “여기서 논의할 게 아니고 차후 기획단 회의에 정 최고위원이 참석해서 문제 제기를 하면 좋겠다.”며 매듭지으려 하자 정 최고위원은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왜 토론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가 거듭 “오늘 발언은 그만하자.”고 제지하자 정 최고위원은 “왜 입을 틀어막느냐.”고 목청을 높였고, 손 대표는 “말씀을 왜 그렇게 하시냐. 언제 입을 틀어막았느냐.”고 맞받았다. 그러자 정 최고위원은 “지금 이게 틀어막는 것 아니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천정배 최고위원이 10차례 정도 발언권을 요청했으나 손 대표에 의해 거부당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소란이 이어지자 손 대표는 배석자를 모두 물리고 회의를 이어갔으나 불과 3~4분 만에 끝나고 말았다. 두 사람은 지난 1월에도 증세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빚었고, 7월에는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종북 진보’ 논쟁을 벌였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오세훈 시장. 외부일정 모두 취소 ‘두문불출’

    오세훈 시장. 외부일정 모두 취소 ‘두문불출’

    무거운 하루였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다음 날인 25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하루종일 집무실에서 보냈다. 삼성동에서 열린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일정도 취소하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8시30분 정상 출근 오 시장은 오전 일찍 공관을 나서 시내 한 식당에서 친지들과 아침식사를 한 뒤 오전 8시 30분쯤 서소문 시청사로 출근했다. 공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지만 “어제 잘 잤느냐.”는 질문에 오 시장은 살짝 웃으며 “잘 잤을 리가 있겠어요.”라며 관용차에 올랐다. 출근 직후 참모들을 불러 “그동안 고생 많았다.”는 말 외에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수시로 당 관계자들로부터 전화로 향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청와대 관계자와 긴 시간을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취 놓고 홍 대표와 통화 오 시장은 점심도 한 측근과 함께 집무실에서 들었다. 오후에는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과 권영진 의원, 김용태 의원 등을 만나 당과 서울지역 의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그는 오후 7시 30분쯤 집무실을 나와 여권 관계자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최종 입장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구 의정 탐방] 은평구의회

    [구 의정 탐방] 은평구의회

    은평구에는 올해 소리 없이 경사가 많았다. 구민 숙원사업이던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 진관동에 들어서게 됐다. 가톨릭의대와 잘 협의한 덕분이다. 역시 진관동의 은평뉴타운에 SH공사가 한옥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은평구의회는 천혜의 명산인 북한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천 년 고찰인 진관사와 삼천사를 곁에 둔 그곳을 앞으로 관광 인프라로 십분 이용할 계획이다. 구의회가 조용히 행정부와 공조한 결과다. 구의회는 여야 각각 9명으로 구성됐다. 관록의 재선의원 5명과 열정적인 초선의원 13명이 1년 동안 세 차례의 정례회와 일곱 차례의 임시회를 열어 의원발의 9건을 포함한 총 38건의 조례안을 가결 처리했다. 불광천 정비사업 외에 전임 집행부의 역점 추진사업 2건을 대상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 운영하는 등 구정업무 전반에 대해 심도 있는 검증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6대 구의회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적 이슈를 선도해 나간다는 점이다. 북한산 둘레길을 개통할 때 자치구의회 최초로 구 의원 전원이 관내 구간을 탐방했다. 둘레길 중 주택가를 관통하여 조성된 구간을 대체할 우회도로를 신설해 줄 것 등을 관계기관에 요청해 긍정적인 회신을 받아 둘레길 조성 과정에서 발생한 구민들의 불편사항을 신속히 처리했다. 천안함 사태·연평도 포격 도발 등으로 한반도 주변 정세가 불안하던 시기에는 지역 지킴이 역할을 하는 예비군지휘관들을 만나 전시 대비 실태에 대해 설명을 들었고,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또한 은평노인복지관 배식 봉사활동을 통해서는 최근 급격히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고령화 문제와 그에 대비하고 있는 노인복지 방향을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았다. 은명초등학교 친환경 급식 지원실태 조사활동에서는 사회적 갈등 없이 슬기롭게 무상급식 문제를 풀어 갈 방법을 모색했다. 최근에는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일본 측의 노골적인 도발 행위에 대한 항의 표시로 49만 구민을 대표해 독도를 방문, 규탄대회를 했다. 기상악화로 배를 대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인근 선상에서 독도수호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구의원들은 사회적 이슈를 선도해 나가는 일 못잖게 처음 등원했을 때 가졌던 초심을 오롯이 지키면서, 샘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 필요한 한 바가지의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할 각오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론] 주민투표, 지방자치 일대혁신 요구하다/육동일 충남대 교수·지방분권촉진위원회 위원

    [시론] 주민투표, 지방자치 일대혁신 요구하다/육동일 충남대 교수·지방분권촉진위원회 위원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투표율이 33.3%에 미달한 결과 개표가 무산됐다. 서울시장직을 걸었던 오세훈 시장은 사퇴할 수밖에 없게 됐고, 서울시장은 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선출된다. 한나라당 당대표가 사실상 승리한 게임이라고 주장하지만, 앞으로 정국에 밀어닥칠 대재앙의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반면에, 민주당은 착한 시민이 나쁜 시장을 심판했다며 벌써부터 서울시장 후보를 거론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결국, 정국의 최대 관심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시점으로 모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주민투표는 지자체의 주요 정책사항이나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행정행위에 대해 해당 주민들이 직접 투표로 결정하는 제도로서 풀뿌리 지방자치의 강력한 수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초 서울시만의 무상급식 대상범위를 놓고 치르는 정책투표가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걸고, 또 여·야 정당이 전면 개입하면서 졸지에 신임투표 내지 정치투표로 변질되어 버렸다. 지방자치의 발전과는 역행한, 대단히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는 한국의 지방자치가 여전히 중앙정치에 종속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정쟁과 당리당략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 이는 부활된 지 20년이나 된 한국의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의해서 그 근간이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주민투표제의 도입은 지방정부와 의회가 주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완하는 동시에 지방자치제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그 기본 취지가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주민투표 도입에 상당히 주저하고, 또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상당한 논란이 지속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주민투표제는 주민들의 성숙된 참여의식과 책임의식을 요구한다. 아울러 직접참정제에 앞서 대의민주주의 제도와 문화가 정착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지방의회의 위상과 역할이 바로 서 있어야 한다. 주민직접참정제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자치단체에서 수행해야 할 많은 계획들을 전부 주민투표로 결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6·2지방선거를 통해 출범한 ‘민선5기’는 과거와 달리 단체장과 의회 간 견제와 균형의 경쟁구도가 조성됐다. 오랜만에 단체장에 대한 지방의회의 감시와 견제가 실질적으로 가능해졌고, 지방의회의 권위와 신뢰를 획득해서 양자의 관계가 제대로 정립할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당적이 서로 다른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는 단상 점거, 물리적 충돌, 재의 요구와 재의결, 본회의 출석 거부, 협의 중단, 대법원 제소로 이어지는 일탈적 행태로 일관함으로써 지방자치의 본질을 외면하고 말았다. 선진국의 경우, 지방정부 수장의 권력은 ‘설득’에서 나온다. 단체장의 지방의회에 대한 소통과 설득 능력이 그 리더십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의회와의 협의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거나 의회 출석을 거부하는 행위는 끝내 오 시장의 자충수가 됐다. 집행부의 최고 책임자는 의회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시정연설이나 예산안 설명시에 늘 빠짐 없이 출석해 성실히 보고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화를 일상화해야 한다.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간의 관계와 역할이 제대로 정립되었던들 혼란과 대립, 그리고 낭비만을 초래한 주민투표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제도가 기형적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문제도 이번의 사태를 불러온 큰 요인이다. 무상급식은 주민투표로 행정적인 결론이 났지만, 서울시장과 교육감의 권한과 책임을 둘러싼 법적 소송은 지속될 것이다.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제를 통합하든 분리하든 제도의 재정립은 불가피하게 됐다. 어쨌든, 이번 서울시 주민투표를 계기로 한국의 지방자치는 일대 혁신을 단행해야 하는 계기를 맞게 됐다.
  • 곽노현 교육감 “고교 급식비 지원 임기중 계획 없다”

    곽노현 교육감 “고교 급식비 지원 임기중 계획 없다”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총괄하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25일 고교 급식비 지원과 관련, “임기안에 실시할 계획이 없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공교육 재정이 너무 빠듯해서”라며 이유를 댔다. 곽 교육감은 이날 오전 MBC 시선집중과 MBN에 잇따라 출연, 무상급식 시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구상을 내놓았다. 곽교육감은 방송에서 무상급식 실시에 대해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합리성을 조절하면 감당할 만한 규모”라면서 “교육복지가 막대한 재원을 수반하기 때문에 극도의 주의를 기울이면서 형편껏 최대한 점진적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산 확보를 위해 가장 크게 손볼 부분으로 시설예산을 꼽았다. “시설예산에서 효율성, 투명성을 확보하면 1000억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곽 교육감의 고교 급식지원 발언과 관련, “주민투표가 무산됐다는 것이 새로운 정책을 하라는 의미는 아니지 않느냐.”면서 “기존에 추진하던 정책의 내실을 꾀하는 데 집중하라는 것이 교육감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주민투표 결과는 ‘아이는 아이일 뿐 가난한 아이도 부자 아이도 없다’는 진실의 확인”이라며 “공교육 당국과 학교는 아이를 학부모의 아이로 보는 대신 공동체의 아이로 본다.”는 내용을 글을 올렸다. 자신의 교육철학이 옳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곽 교육감은 방송에서 서울시가 대법원에 낸 ‘서울시의회의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 무효소송’에 대해 “(서울시가 이기는) 그런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의회가 예산 편성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 교육감은 “조례는 서울시와 교육청 간의 예산 분배율에 대해선 얘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예산 액수를 확정지어준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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