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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방피해 적은 업종 우선/외국인 투자개방 확대 언저리

    ◎OECD 연내가입 걸림돌/모든 회원국 개방 19개업종 주대상 정부가 외국인 투자개방 5개년계획을 대폭 수정,개방 업종을 추가한 가장 큰 목적은 연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차질없이 가입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93년에 마련한 외국인 투자개방 5개년계획을 지난 94년 6월과 지난해 11월 등 이미 두차례에 걸쳐 수정한 바 있다. 그러나 OECD는 지난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투자 및 다국적 기업위원회(CIME) 1차 심의에서 개방을 유보한 업종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을 했다.이 위원회는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기 위해 통과해야 할 7개 위원회중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정부는 오는 7월초에 있을 2차 심의를 앞두고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정부는 이번에 추가 개방 업종을 선정하는데 있어 OECD회원국이 모두 개방하고 있는 업종과 개방해도 국내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적어 국내산업에 대한 피해가 적은 업종 등을 판단의 준거로 삼았다. 이중에서 OECD회원국에서 모두 개방하고 있는 업종은 곡물 도·산매업과 직업소개소 등의 고용알선업 및 경호·경비업 등으로 이번에 이들 19개 업종을 투자제한 대상에서 풀었다.19개 업종에 포함된 상호금융업의 경우 신용협동조합이나 새마을금고 업무중에서 회원제로 운영하는 등 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하는 업무에 한했다. 재경원은 시내버스운송업이 전면 개방돼도 국내 기존 업계가 적자에서 허덕이는 마당에 외국인이 별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해면양식업과 수생 동·식물 종묘생산업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생각을 갖고 있다.쓸데없이 붙들어 놓아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고 여긴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업의 경우 개방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큰 것으로 여겨진다.정부는 전에도 변호사업 개방을 시도했었으나 관련 단체 등의 반대가 워낙 커 무산된 적이 있다.이번에는 법무부와 변호사협회 등에서 의견조율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문 및 정기간행물 발행업과 뉴스제공업도 부분적이긴 하나 개방 대상에 포함된 것이 눈길을 끈다.언론분야에 대한 개방 문제는 OECD회원국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중 하나다. 정부는 그러나 수도사업과 발전업 및 전기통신업 등 공공성이 강한 업종에 대해서는 개방을 유보,OECD 가입으로 국내산업이 피해를 입는 것을 최소화한다는 기본입장은 견지했다. 이런 조치가 오는 7월에 있을 CIME 2차심의에서 만족스럽게 받아들여져 연내 OECD 가입에 효자 노릇을 할 지 주목된다.〈오승호 기자〉
  • 재벌경영 투명성 높인다/내년부터

    ◎30대그룹 연결재무제표 작성 의무화/자금이동·손익규모 파악 손쉽게/그룹전체 1개 기업으로 회계처리/연결재무제표 내년부터 「기업집단연결재무제표」 제도가 새로 도입돼 30대재벌그룹은 개별 계열사별 재무제표 이외에 그룹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는 재무제표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이 제도가 도입되면 기업과 기업주간,또는 계열기업간 부당한 자금 및 자산(주식·부동산 등)거래가 한눈에 파악돼 투명한 「유리알경영」을 정착시키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정경제원 고위관계자는 11일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행 재무제표의 공신력을 높이는 일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신재벌정책의 하나로 현행 제도를 개선,완전한 기업집단연결재무제표제도를 도입키로 최종확정했다』고 밝혔다. 재경원은 올 정기국회에서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을 이같이 개정,내년부터 공정거래법상 30대재벌그룹에 대해 적용키로 했다. 기업집단연결재무제표는 회계를 개별 기업별이 아닌 그룹 전체를 하나로 묶어 작성하는 것으로 그룹 전체의 매출규모와 출자관계·자금이동·손익규모 등을 거품없이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그룹 전체를 회계상 하나의 기업으로 파악하는 단일회계표다. 현재도 연결재무제표제도가 있으나 연결대상을 모회사가 자회사 주식을 50%이상 지니고 있거나,30%이상이고 이사를 선임하는 등의 지배관계에 있는 기업으로 제한하고 있다.이 경우 모기업의 지분율이 낮은 계열사는 연결재무제표 작성대상에서 제외되며 나머지 기업도 출자관계가 뚜렷한 몇개의 소그룹 연결재무제표형태를 띠고 있다.따라서 소그룹간 또는 연결대상에서 제외된 기업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자산·매출액·이익규모등을 부당하게 부풀리거나 줄이더라도 장부상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실제로 모재벌그룹의 경우 전체 계열사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9개사에 대해 4개의 소그룹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다. 재경원 관계자는 『기업집단연결재무제표제도를 도입할 경우 개별 계열사의 재무제표를 합한 뒤 겹치는 부분을 상계하기 때문에 거품이 없어지게 돼 그룹의 매출액 및 손익규모 등이 20∼30%가량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부는 지난 91년에 기업집단연결재무제표제도의 도입을 추진했으나 전경련 등 업계의 반발로 무산됐었다.〈오승호 기자〉
  • 일,대북수교협상 재개 “준비끝”

    ◎지난달말 양국 참사관급 비밀 접촉설/북 4자회담 수용땐 협상 본격화될듯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 교섭 재개를 위한 땅고르기 작업이 거의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의 대북한 접근 태세는 마치 1백m 달리기 스타트선상에 선 스프린터와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출발의 총성이 울리면 공기를 가르며 앞으로 튀어나갈 것 같다.총성은 북한의 4자회담안 수용이다. 지난 3월 외무성의 북동아시아 과장이 북경에서 북한측과 접촉을 가졌다.92년 11월 국교정상화교섭이 8차로 결렬된 이후 처음 갖는 정부간 접촉이었다.6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의 김영남 외교부장은 재미교포인 문명자 US아시아뉴스 주필과의 회견에서 4월말 일본과 북한이 참사관급 접촉을 가졌다고 공개했다. 일본 외무성은 일단 이같은 보도를 부인하고 있다.하지만 접촉이 이뤄졌거나 이뤄질 개연성은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이것이 사실이라면 두가지 점에서 주목된다.첫째는 접촉시기가 한·미 양국이 4자회담을 제안한 직후라는 시기의 문제다.하시모토 총리는 판문점사태와 관련,『본교섭을 움직일 상황이 아니다』라고 클린턴 대통령에게 말했다.이케다 외상은 4자회담의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여러 차례 신중한 자세를 강조했다.그러나 이것은 지표면의 움직임이었다.지하에서는 「지진」을 위한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다.4자회담의 구도에서 제외된 일본으로서는 4자회담이 제안됨으로써 오히려 한반도,특히 북한과의 독자적인 채널 마련이 절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격의 문제다.북한과 일본이 국교정상화 교섭 재개에 이르는 길은 우선 심의관급의 예비회담이 열린 뒤 차관급 정도의 본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따라서 과장급에 이어 참사관급 접촉이 이뤄졌다면 땅고르기는 끝난 셈이다.이와 관련,요미우리신문은 5일 일본정부 관계자가 『사전정비작업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는 수준까지 진척됐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정부는 4자회담안을 북한측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의 대응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4자회담안이 무산될 경우접촉에 나서기가 껄끄럽다.반면 여름이 되면 경수로지원금 분담액 등이 결정된다.국내적으로 북한과의 대화채널도 없이 10억달러 안팎의 돈을 덥석 줄 수 있느냐는 반론제기도 예상된다.또 북한의 식량위기가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는 6월과 7월은 조그만 도움으로도 크게 생색을 내면서 접촉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본은 4자회담안이 수용될 경우는 빠른 템포로,4자회담안이 수용되지 않거나 변형된 안이 역제안되더라도 6·7월중 끊임없이 대북한 접촉의 타이밍을 탐색해 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도쿄=강석진 특파원〉
  • 대기업 규제는 풀고 투명성은 높인다(경책기류)

    ◎소유·경영 미분리사 요건 지분 30%로/합산재무제표 도입 변칙 내부거래 봉쇄/소액주주 권한 대폭 강화… 「의안제안권」 등 신설 추진 정부의 대기업정책이 규제는 완화하면서 투명성은 높이는 방향으로 틀을 잡았다.재정경제원이 지난달 25일 여신관리대상을 30대 그룹에서 10대 그룹으로 축소하면서 대기업 경영의 투명성 제고 방안을 발표한 것은 그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구본영 경제수석이 최근 5대그룹 기조·비서실장을 만나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기업경영의 투명화 요구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전직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됐다.오너라고 해도 일방적으로 기업경영을 좌지우지하는 관행은 신속한 의사결정이란 「장점」에도 불구,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재경원에서는 투명성 제고방안의 구체화 작업이 한창이다.범위와 강도를 놓고 논란도 빚어진다.그 골자는 크게 기업공시의 강화,감사제도 정비,소액주주의 권한 강화의 세갈래로 요약할 수 있다.기업공시제도 강화는 상장기업과 대주주간의 거래공시 대상에 가지급금·담보제공·지급보증 및 주식·부동산 거래 등을 즉시공시 대상으로,일상적인 물품·서비스 거래는 일정기간 합산공시대상으로 하고 있다.재경원 내에서는 공시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위반때 과태료 5백만원인 현행 벌칙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액수를 높이거나 아예 체형까지 가능하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대주주가 회사돈을 꺼내 쓰지 못하도록 회사의 가지급금·담보제공·지급보증은 아예 금지하자는 의견도 나온다.재경원의 한 관계자는 『소액주주와 마찬가지로 대주주도 개인적으로 자금이 필요하면 회사에서 빌릴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에서 빌려야 한다』고 말한다.사적인 거래까지 금지할 수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물론 있다. 감사제도 정비는 외부감사인(공인회계사)을 회사 대신 증권관리위원회가 지정하는 대상인 소유·경영 미분리회사와 부채비율 과다회사(동종업종 평균부채비율의 1백50%이상)의 기준을 강화하고 소액주주가 요청하는 회사에 대해 증권관리위원회가 회계감리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돼있다. 감사제도는 현재 가족 등 특수관계인 및 계열사를 포함한 지분이 50% 이상인 대주주가 대표이사를 맡는 경우에 해당되는 소유·경영 미분리회사 지정대상 요건을 지분 30% 정도로 낮추고 대주주가 대표이사는 아니라도 대표이사 임·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까지 포함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계열사간 변칙 내부거래 및 자금이동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그룹별 합산재무제표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온다.현행 연결재무제표제는 모기업이 50% 이상 출자했거나 최대주주로서 30% 이상 출자한 총자산 60억원 이상인 회사만 포함대상으로 하고 있어 대상에서 빠지는 계열사가 많다.그룹내에서도 연결재무제표가 모기업별로 3∼5개씩 되기 때문이다.연결재무제표를 권고사항에서 의무사항으로 바꾼 지난 93년 외부감사법 개정 당시에도 그룹별 합산재무제표 논란이 있었으나 기업의 재무구조를 과잉노출시킨다는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소액주주 권한행사 요건은 현행 5%를 1∼2%로 일률적으로 낮추거나 항목에 따라 요건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미국·영국은 1%,일본은 3%이다.최대주주가 독점하는 이사선임 권한을 지분비율에 따라 분산해 갖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견해도 있다.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협의회가 한국개발연구원(KDI)주최로 오는 9일 열린다.재경원·법무부·통상산업부·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한다.재경원은 이 협의회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기업경영 투명성 제고 장치가 어떤 모습으로 확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김주혁 기자〉
  • 악화되는 식량난(북녘국경지대 지금은…:5)

    ◎춘궁기 북한주민 국경넘어와 양식구걸/“새땅찾기” 개간사업에 야산은 온통 “민둥산”/북친척방문 조선족 자기먹을 양식 따로 휴대/원자재 바닥나 공장기계 멈추고 상점 진열대는 텅비어 압록강 건너 신의주를 마주보고 있는 중국 요령성 란동시 세관 옆의 허름한 버스정류장.60년대 한국의 시골버스를 연상케 하는 2대의 버스가 북한으로 가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그 버스는 보통의 버스가 아니었다.절반으로 나누어 뒷부분은 짐을 싣도록 개조된 「절반의 버스」였다. 그 절반의 버스는 북한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징표다.북한에서 필요한 식량이나 생활필수품을 보다 많이 싣고 가기 위해 버스를 개조한 것이기 때문이다.그날도 짐칸은 양식이나 식용유 등을 넣은 상자로 한치의 빈틈도 없이 가득찼다. 버스는 보통 하루에 1∼2회씩 「양식」과 북한의 친척을 방문하는 조선족을 태우고 국경을 넘는다.북한으로 막 떠나려는 버스에는 10여명의 북한 방문객이 타고 있었으며 조그마한 버스정류장은 이들을 환송하는 조선족으로어수선했다. 아내를 환송하기 위해 나왔다는 조선족 황모씨(43)는 『중국에서는 북한의 식량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조선족이 북한에 갖고 가는 양식에 대해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조선족은 양식이든,생활필수품이든 자신이 들고 갈 수 있는 것은 모두 챙겨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길림성 장백현에서 만난 조선족 최모씨(53)는 『옥수수·감자를 먹을 정도면 잘 먹는 축에 든다』며 『많은 북한주민은 풀뿌리나 칡뿌리 등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조선족은 이 때문에 북한의 친척을 방문할 때 자기가 먹을 양식과 친척에게 줄 양식을 갖고 가는 것이 상례화돼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함경북도 무산군 노덕리와 강폭이 1백m쯤 되는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 중국 길림성 화용시 덕화진 남평촌.2백∼3백가구가 오순도순 모여 사는 농촌마을이다.서정적인 농촌풍경이 한가롭지만 이곳 주민은 커다란 걱정거리가 생겼다.중국인 양모씨(58·여)는 『춘궁기를 맞아 끼니거리가 없는 북한의 무산군 주민이 하루가 멀다 하고국경을 넘어와 밥을 얻어먹거나 양식을 구걸해가는 통에 안줄 수 없어 고민』이라며 그들의 걱정거리를 털어놓았다. 함경북도 회령의 상황도 암담하다고 한다.최근 회령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 김모씨(42)는 『회령은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죽음의 도시」 같았다』고 말했다.『식량난에다 원자재마저 부족해 대부분의 공장이 가동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오가는 사람은 많았지만 거리의 상점에는 진열된 물건도 없고 찾아오는 손님도 없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회령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안내원에게 친척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그러나 안내원이 『친척이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며 친척방문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그렇지만 거듭 간청해 돌아오기 전날에야 겨우 친척집을 방문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준비해간 건면(밀가루국수) 50근과 사탕·과자 등을 내놓았다.친척은 『7개월동안 양식을 배급받지 못했다며 우리 두 식구가 반년은 먹을 수 있다』고 즐거워했다고 한다.왜 만나려 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친척은 『대접할 음식이 없어 초청을 못했다』고 말해 그는 한동안 할말을 잃었다고 한다. 그는 길가에 20대청년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안내원에게 『왜 저러냐』고 묻자 『간질병이 도진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그러나 나중에 한 주민에게 묻자 『못먹어서 그렇디요』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고 그는 전했다. 북한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숭선진에서 만난 조선족 김모씨(36·여)는 『북한은 식량절약을 위해 「하루 한끼 먹기운동」 「새 땅 찾기운동」등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새 땅 찾기운동은 야산에 새로운 땅을 개간하는 것. 북한은 이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뙈기전을 허용하고 있다.뙈기전은 주민이 아침저녁으로 짬을 내 야산을 개간해 만든 조그마한 땅이다.그는 『뙈기전에서 생산한 양식은 자기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이 뙈기전 개간에 온통 신경을 쓴다』고 설명한다. 뙈기전과 산에 밭을 만드는 국가적 개간사업으로 북한의 야산은 나무를 찾아볼 수 없는 민둥산으로 변해 있었다.지난해 일어난 대홍수 원인중의 하나도 개간사업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북한은 식량난에 대한 주민의 불만을 딴 곳으로 돌리기 위해 한국의 전쟁준비설을 선전하고 있다고 한다.고구려의 도읍지 중국 길림성 집안시에서 만난 조선족 강모씨(46)는 『북한은 식량난을 무마하기 위해 「한국에서 전쟁을 벌이려 한다」고 선전하며 전쟁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중국 길림성 집안에서=김규환·김명환 기자〉
  • 일 지방공무원 국적조항 철폐/고치현 연내 실시 불투명

    ◎현인사위 반대로 【도쿄=강석진 특파원】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지방공무원 채용시 국적조항을 철폐,재일동포등 재일외국인에게 지방공무원 채용의 길을 넓혀 나가려던 고치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잇따라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고치현의 하시모토지사는 올해 들어 국적 조항을 철폐,경찰공무원과 교사등 일부 직종을 제외한 전직종의 문호를 재일외국인에게 넓히려 했으나 30일 열린 현 인사위원회에서 찬성 획득에 실패,당분간 실시가 어렵게 됐다. 고치현과 오사카시의 실시 무산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의 국적조항 철폐 움직임은 결정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방자치단체의 국적조항 철폐 시도가 무산된 것은 국적조항 유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자치성과 자민당등 보수세력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앞서 오사카시는 30일 일반공무원 채용시 외국인들에 대해 적용해온 국적조항을 올해에는 철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재계 대북경협 행보 빨라졌다/투자승인 3건 허용…경색국면 벗어나

    ◎삼성­방북시기 협의중/대우­첫 합영공장 설립/현대­정씨 재방북 타진/LG­북 조립TV 반입/진로­발전소 설립계획/동양­시멘트공장 추진 재계의 남북경협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한동안 경색국면을 맞았던 남북경협이 최근 남북한 실무자의 북경협의를 전후해 속도를 붙여가고 있고,특히 정부가 최근 삼성전자 통신사업 등 3건의 남북협력사업을 새로 승인하자 기업들의 대북 움직임이 경쾌해졌다.각 그룹들은 그동안 추진해온 남북경협의 남북당사자간 협의를 위해 대북한 채널을 풀가동하고 나섰으며 그룹에 따라서는 총수의 북한방문도 재추진중이어서 한차례 경협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북한 조선체신회사와 합작사업으로 7백만달러를 투자해 나진·선봉지역 통신사업에 통신센터를 건설·운영키로 한 사업자의 승인이 남에 따라 남북경협에 좀더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특히 삼성전기가 생산설비를 반출하고도 진전을 보지 못했던 TV스피커 임가공사업이 최근 북한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매우 고무돼있다.삼성은 그러나 강진구 회장 등 고위직의 북한방문보다는 실무협의를 위한 기술진 방북이 더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한 관계자는 『강회장 등 그룹임원진이 북한방문에서 합작사업의 대강을 잡아놓은 상태여서 방북을 하더라도 전무급을 대표로 한 그룹 실무진이 방북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정부의 방북승인이 나 방북시기를 북한측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전자분야에서 컬러TV 오디오 및 부품 통신망냉장고 선풍기 히터 전화기 VCR 세탁기 청소기의 사업진출(기술이전 포함) ▲섬유분야에서는 신사복 바지 티셔츠 숙녀복의 임가공 ▲경공업분야에서는 플라스틱 신발 낚싯대 어망 로프 등의 협력사업을 우선 진출분야로 꼽고 있다.석탄 아연 철광석 금 등 광물자원의 공동개발과 항만하역,창고 등 물류사업,도로·항만·발전 등 인프라사업도 대상사업으로 선정했다. 대우그룹도 (주)대우를 앞세워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대우는 이날 발표한 남포의 합영공장설립건 외에 지난 27일 정부로부터 남북경제협력사업자로 승인받은 대우전자의북한삼천리총회사와 합작사업도 서두르고 있다. 협력파트너가 삼천리총회사인점을 감안,오래전부터 접촉해온 (주)대우로 하여금 대우전자와 공조체제를 갖춰가고 있다.이 때문에 남포 합영공장의 가동을 위해 평양에 체류중인 (주)대우 박춘 상무가 대우전자 합작사업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의 합작사업은 삼천리총회사와 공장부지 근로자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협의가 끝나 사업승인이 나는 대로 가동할 정도의 진척도를 보이는 있다는 게 그룹의 설명이다.그룹 고위관계자는 『삼천리총회사와는 이미 지난해 합작과 관련한 합의가 끝났으며 가전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작업도 그동안 진행되어 왔다』고 말했다. 또 (주)대우는 지난해 7월부터 합작공장설립에 대비,13명의 기술자들을 보내 해왔던 북한 근로자들의 기술연수교육을 최근 마무리지었고 관련 기술자와 관리자 10∼20명도 곧 북한에 보낼 계획이다. 지난 89년 정주영 당시 회장이 재계 총수로서는 처음 북한을 방문해 금강산 개발문제를 협의,남북경협의 물꼬를 텄던 현대그룹은 정명예회장의 북한방문과 남북경협을 재추진할 계획이다.정명예회장의 2차방북이 성사되면 금강산 개발외에 ▲원산의 수리조선소 설립 ▲철도차량 공장 합작건설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 이전에 논의됐던 경협문제를 북한과 협의한다는 방침이다.따라서 지난해 정명예회장의 방북 가능성을 정부에 타진했다가 남북관계가 경색돼 무산됐던 현대는 분위기가 좋아지는 대로 방북신청서를 다시 내기로 했다. LG그룹은 상반기중 북한서 조립한 컬러TV를 반입할 예정이고 조만간 고위 임원이 방북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사업을 전담하던 상사의 특수지역팀을 올초부터 신설된 신사업실내에 옮겨 전열을 다가듬은 LG는 그동안 유지해온 대북 채널을 풀가동하며 북한측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이밖에 최근 박영수 유통담당 총괄부회장이 북한을 방문했던 진로그룹은 평남 용강지역에 종합식음료단지와 열병합발전소를 설립할 계획이며 동양그룹도 시멘트공장 건립을 재추진할 방침이다.〈업계팀〉
  • 「공소장 변경」 놓고 검찰­변호인 설전

    ◎변호인 “공소사실 모호하다” 답변거부/검찰선 “재판 고의지연 위한 전술” 반박 12·12 및 5·18사건의 6차공판에서 전두환피고인에 대한 검찰의 직접신문이 변호인단의 거센 공세로 무산됐다.앞으로의 재판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하오 5시 재판이 속행되자마자 이양우 변호사는 『검찰의 석명서에는 비상계엄확대와 계엄군의 출동을 폭동·반란행위로 규정했음에도 이를 결정,공포한 최규하 정부도 반란정부인지의 여부와 내란목적살인죄의 범죄구성요건이 되는 피해자의 신원·장소·시간이 여전히 모호하다』고 반발했다. 그는 『공소사실이 석명되고 공소장이 변경될 때까지 답변을 거부하겠다』고 주장했다. 김영일 재판장은 『공소장은 합법적인 절차를 위장해 정권을 찬탈하려는 과정을 밝히려는 취지』라며 『사실심리를 하는 과정인데,먼저 판단을 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득했다.검찰도 『판결의 범위에 속하는 부분에 대해 석명을 요청하는 것은 재판지연전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상석 변호사는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으면 재판을 받지 않겠다』며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20여분동안 논란이 계속되자 재판장은 『공소사실이 다소 부족한 것을 문제삼아 재판을 못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며,노기띤 목소리로 『이런 분위기에서는 더 이상 재판을 못하겠다』며 폐정을 선언했다. 이에 앞서 하오 2시30분 6차공판이 시작될 때부터 검찰과 변호인단은 1시간여동안 설전을 벌였다.전상석 변호사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22일 퇴정한 것은 검찰의 신문이 피고인의 도덕성 흠집내기와 명예훼손으로 일관되고 일부 방청객이 변호인단에 인신공격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석진강 변호사는 미국의 O J 심슨재판 및 일본의 옴진리교재판을 예로 들며 『일방적인 재판을 피하기 위해 TV로 생중계하자』고 요구했다. 재판장은 『변호인단이 퇴정에 대한 사과를 위해 개인적으로 방문했을 때 법정에서의 일이니 법정에서 해명하라고 했다』며 『사과가 명쾌하지 않아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개재판은 규칙에 어긋나는 것이며,전직대통령 2명을 비롯해 국가고위직을지낸 피고인들의 재판을 공개하는 것은 우리의 정서와 법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검찰이 준비한 석명서를 제출하자 『공소사실이 명확하지 않다』고 또다시 트집을 잡았다. 이에 재판장은 공소장변경을 검찰에 요구했고 검찰은 『변경의 필요을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다음 재판기일 때까지 공소장을 일부라도 바꾸겠다』고 양보했다. 이같은 변호인단의 지연전술에 검찰은 『신속한 재판을 위해 1주일에 2차례의 재판을 하고 밤늦게까지도 재판을 계속하자』고 재판부에 건의했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단·재판부 3자간의 논쟁은 그동안 계속되온 법리논쟁의 흐름과 같은 맥락이다.검찰의 직접신문과 변호인 반대신문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아보려는 변호인단의 책략이기도 하다.〈박상렬 기자〉
  • 북한/대남 「용어혼란전술」 강화

    ◎올들어 사회 분열·동조세력 규합전술 차원/「혁명」→「변혁」 「대중투쟁」→「대중운동」으로 순화 국가안전기획부는 25일 올들어 북한이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거나 대남 혁명역량 강화 차원에서 이른바 「용어혼란전술」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특히 최근 북한의 흑색선전 매체인 「민민전」방송과 국내 좌익세력들이 「용어혼란전술」에 입각해 선전선동과 동조세력을 규합하는 사례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며 국민적 경계를 당부했다. 「용어혼란전술」이란 폭력성을 띤 혁명용어를 유연한 용어로 대체하거나 본래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사용하는 등 크게 두가지 침투 방식으로 대별된다.어느 것이든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효과적으로 파고들어 선전·선동 목적을 최대한 달성하려는 전술로 풀이된다. 이를테면 「혁명」이라는 용어 대신에 「변혁」이라는 말을 사용하는게 전자의 대표적 사례다.즉 일반국민들이 과격성을 띤 「혁명」이라는 용어에는 거부감을 갖지만 「변혁」은 「변화와 개혁」 또는 그 준말로 해석할 수 있는 점을교묘하게 노린 것이다. 「대중투쟁」을 「대중운동」으로 표현을 유연하게 바꾼 것도 같은 범주에 든다.이 또한 남한 국민들을 현혹시키려는 의도인 까닭이다. 다른 한편 「민족·민주주의」라는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를 「무산계급 독재」라는 사회주의 혁명용어로 혼용해 쓰는 게 후자의 방식이다.「평화통일」을 현정권 타도와 용공정권 수립후 합작통일이라는 개념으로 대치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또 북한이나 그 동조세력들이 흔히 쓰는 「자주」라는 용어는 곧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안보체제 와해를 겨냥하고 있다는게 안기부측의 분석이다. 북한이 남한내 방송이라고 위장하고 있는 대남 흑색선전 전문방송인 「민민전」방송은 올들어 이같은 「용어혼란전술」을 집요하게 구사하고 있다.
  • 국민회의/DJ 직할체제 “이상기류”/김 총재 행보 제동거는 조짐

    ◎수석부총재제 중진 반란으로 백지화/총무경선에 동교동 입김 전혀 안먹혀/김상현 의장 지방순회 제지도 볼썽 사납게 돼 선후 미풍의 상태지만 국민회의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이러한 기류는 김대중 총재에게 「항명」하는 차원까지는 아니지만 그의 행보를 주춤거리게 하고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총선부진을 이유로 당내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김총재의 대선가도에 대한 회의론이며,다른 하나는 당 체제정비에 관한 김총재의 구상과 행보의 수정이다.특히 후자는 당 장악력의 약화로 이어지는 조짐이다. 먼저 총선후 누구도 드러내놓고 야권분열이 수도권의 패배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하지는 않지만 내심으로는 수긍하는 분위기다.특히 낙선자들과 은밀히 얘기를 나누면 『야권분열이 악재였다』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이들은 『호남표는 올만큼 왔다』라는 당의 공식입장과 달리 20∼30대의 낮은 투표율과 호남표의 이반을 그 이유로 꼽는다.달리 표현하면 이대로 97년 대선을 치러서는 어렵다는 얘기다. 조세형 부총재는 비록 간접화법이지만 『호남표 일부가 등을 돌린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고 터놓고 뼈아픈 충고를 한다.그만큼 김총재의 「상품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면에 부상중인 김상현 지도위의장의 수도권 대망론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97년 이후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그는 『앞으론 수도권에서 대권주자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김의장의 구상은 결국 97년 이후에는 3김청산과 당권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압박인 셈이다.그러나 총선결과가 구상의 토대였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김총재에 대한 회의론과 그 궤도를 같이한다. 이러한 압박은 김총재의 행보에 제동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대표적인 것이 금주말 단행될 당직개편에서 총재대행 원내 수석부총재를 임명하려던 계획의 백지화다.그러나 이 체제는 당이미지 쇄신과 자신이 원외인 점을 감안,김총재가 무게를 실었던 구상이다.결국 세력약화를 우려한 중진들의 「반란」으로 무산된 것이다. 또 총무경선도 예전과 같지않다.철저한 자유경선이라고 이미 선언한 바이지만 동교동계의 입김이 먹혀들공간이 거의 없다는 게 당내의 중론이다.「전북 푸대접론」의 공공연한 부상과 후보단일화 움직임과 이른바 재야와 일부 초선의원들의 이해찬당선자 경선출마 종용등이 그것이다.이미 친소관계에 따라 각 그룹이 이합집산의 형식으로 각개약진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김상현 의장의 비호남권 위로방문 계획을 김총재를 비롯한 지도부 공동방문으로 주저앉힌 것도 모양사나운 꼴이 된 형국이다.총선과정에서 자금지원등에 대한 비호남권 지구당위원장들의 불만을 추스리며 「당내 2인자」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려던 김의장의 행보를 「도발」로 여긴 결과다. 물론 이러한 당내 기류는 아직은 「찻잔속의 태풍」에 불과하다.그 파장이 어느 선까지 나아갈지는 미지수이나 총선전엔 누구도 감히 예상하기 어려웠던 변화임엔 틀림없다.〈양승현 기자〉
  • “반갑습니다” 남북 굳은 악수/남북대학생 미서 첫 상봉

    ◎권호웅 김일성대 대표 긴장된 표정 역력/버클리대 인근 호텔 같은층 나란히 투숙 17일 상오 10시(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입국장 대합실에 서있던 한 무리의 한국인들은 일순 『아…』하는 탄성을 쏟아냈다. 짙은 감색 정장차림의 「세 남자」가 큼지막한 가방과 상자 등을 실은 손수레를 밀며 이제 막 세관입구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칸막이 옆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제5회 코리아평화통일심포지엄 주최측인 미캘리포니아대(UC)버클리대학의 한국학위원회의 권정현(24·여·정치학4년) 위원장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피곤하시죠』라는 첫마디 말로 맞이하는 권위원장을 향해 맨 앞으로 걸어나온 이는 북한 사회과학원 통일문제연구소 부원장 김경남씨(53)였다.그 뒤를 따라 다소 어리둥절한 얼굴을 한 김령성 김일성대 사회정치학 연구실장(51)과 그 못지않게 잔뜩 긴장된 표정을 지은채 손수레를 밀던 젊은이가 권호웅 김일성대 사회정치학 편집위원(33)으로,이들은 심포지엄의 북측 대표 3명이었다. 30여명의 보도진이 앞다퉈 그들 앞으로몰려드는 것을 보면서 서울대 총학생회 대학개혁위원회의 이재성씨(26·계산통계학 3년)가 걸음을 뗐다. 『반갑습니다.정말 만나고 싶었는데 너무 오래 됐군요』 『아,서울대에서 오신 분이십네까? 당초 여성 오회장이 참석할 거라고 얘기했는데 혼자 오신 겁니까?』 그리고는 말을 생략한 대신 두 남북한 학생들은 굳게 악수를 나누었다.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졌다.이미 예정보다 빠른 상오 8시에 도착,북한대표들을 기다리던 한국측 대표단 3명과 버클리대 심포지엄 관계 한국학생 20여명은 북측대표들이 행여나 나타나지 않을까봐 조바심쳤던 1시간 30분 동안을 보상받듯 북한대표 일행과 잇따라 악수를 나누는가 하면 손뼉을 치기도 했다. 지난해와 94년에도 마지막 순간에 심포지엄에 불참,남북학생대표의 상봉이 무산됐던 기억이 생생했던 만큼 이날 샌프란시스코 공항 대합실에서 펼쳐진 반가움 넘친 장면들은 결코 과장된 것일 수가 없었다. 분단 반세기는 불과 1시간30분 동안의 기다림을 더욱 애타게할 만큼 충분히 긴 세월이었던 것이다. 남북한대표들은 17일 버클리대 인근 호텔의 같은 층에 나란히 투숙,하루를 보낸 뒤 18일 상오 11시 버클리 캠퍼스내 루터란 교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는 것으로 심포지엄의 공식일정을 시작한다.〈샌프란시스코=황덕준 특파원〉
  • 박건우 주미대사 “안타까운 불효”

    ◎제주정상회담 미서 준비중 부친상 비보/회담 영향 줄까봐 개인적 슬픔 내색안해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16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4자회담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박건우 주미대사는 지난 며칠동안 국가적 대사를 치르면서 본의아닌 「불효」를 했다. 지난 13일 공주의료원에 입원중이던 부친 찬범씨(90)가 노환으로 별세한 것이다.워싱턴에서 미국측과 클린턴 방한 및 4자회담 제의와 관련한 막바지 조정작업을 벌이던 박대사는 귀국을 앞두고 부친별세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14일 서울에 도착한 박대사는 15일 새벽에야 공주의료원에 도착,부친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그러나 상주인 박대사는 이날 상오 10시 다시 김영삼 대통령을 수행,제주도로 떠나기 위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16일 정상회담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박대사는 거의 무산될 뻔한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을 성사시킨 숨은 공로자.그는 행사동안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칠까봐 개인적인 슬픔을 전혀 내색도 하지 않았다. 이날 저녁 김대통령이 흡족한 기분으로 서울로 떠난 뒤,박대사는 제주도에서 공주의 빈소에 도착했다.기독교신자였던 고인의 뜻대로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려 했지만 7남매중 둘째 아들인 박대사를 기다리느라 5일장이 됐다. 17일 상오 11시.박대사는 부친의 장례식에 참석,장지로 향했다.뒤늦게 상주자리에 돌아온 그는 말없이 입술을 깨물었다.〈이도운 기자〉
  • 작년 광복절 「2+2」 제안 검토/한·미 4자회담 추진 뒷얘기

    ◎한때 「2+4」 방식도 고려… 실효성 적어 제외/레이크 보좌관 2월 방한… 본격적 의견조율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16일 제주도 정상회담을 통해 제안한 남북한,미국,중국간의 4자회담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평화체제 구축방안이라고 정부 당국자들은 평가하고 있다.이날 4자회담 제안을 발표하기 위해 한미 양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물밑 교섭을 계속해왔다. ○…정부내에서 4자회담의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것은 지난해 초여름.광복 50주년을 맞는 8월15일을 앞두고 정부는 남북한간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북제안을 구상했다.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남북한이 평화체제 구축방안을 논의하고,미국과 중국이 이를 보장해주는 「2+2」방식의 평화안을 마련했다.정부는 당시 러시아와 일본까지 포함하는 「2+4」방식도 검토했으나,6자회담에서는 집중적인 협의가 어렵다는 실효성 등 때문에 일찌감치 제외됐다.그러나 「2+2」안은 사전에 언론에 누설된데다,북한이 받아들일 기미를보이지 않아 무산됐다.당시 무산된 「2+2」안을 좀더 현실적으로 다듬은 것이 4자회담 제안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2+2」혹은 4자회담 방안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은 지난 2월초 앤터니 레이크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이 방한했을 당시.레이크 보좌관은 유종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제주도 등지를 여행하면서,허심탄회하게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협의했다고. 이어 지난 3월 공로명 외무부장관의 방미를 전후해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이 결정되면서,정부내에서 양국 정상회담에서 「2+2」회담을 제안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협의됐다.다만 당시도 여전히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2+2회담의 전단계로 4자회담을 제안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에 4자회담 방식에 대한 의견접근이 이뤄지면서,당국자들은 갑작스레 새로운 제안을 하기보다는 북한과 한반도 주변의 관련국들에게 사전에 통보해주기로 결정.이에따라 정부는 일요일인 지난 13일 비동맹의 중심국인 인도네시아를 통해,미국은 기존의 외교적 라인을 통해 북한에 4자회담 방식을 설명. 정부는 또 중국과 일본·러시아에게도 4자회담 제안 방침을 설명했는데,중국은 『한국정부의 노력을 유의하고 이해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또 일본은 전폭적인 찬성을 나타냈으나,러시아는 4자회담에서 배제됐기 때문인지 적극적인 지지를 나타내지 않고 6자회담 방식을 제기했다고.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16일 직전부터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 대통령이 김대통령에게 4자회담을 제안,수락을 요청한 것으로 보도해 다소 혼선이 생기기도.이에 대해 정부의 한 당국자는 『4자회담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한반도 평화구축방안인 「2+2」방식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적인 차원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누구의 제안이냐 하는 것을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서귀포=이도운 기자〉
  • 공기업 민영화 앞당긴다/물류비 줄이게 매각대금 SOC에 집중투자

    ◎나 부총리 밝혀 한국중공업·한국통신·가스공사 등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작업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나웅배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12일 과천청사에서 총선 이후 첫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향후 경제정책의 운용방향과 관련,『물가안정속의 경기 연착륙과 함께 향후 최대의 과제는 고비용구조 및 저능률요인을 없애는 것』이라고 전제,『특히 물류비용의 절감을 통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공기업의 민영화를 서둘러 추진,그 자금으로 SOC에 중점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문민정부 출범후 한국중공업·한국통신·가스공사 등을 민영화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들 공기업이 워낙 덩치가 커 일부 거대재벌이외에는 인수능력을 갖춘 민간기업을 찬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그동안 공기업의 민영화 추진작업이 지지부진했었다. 나부총리는 또 『임금안정 및 노사화합을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 노사관련 제도를 국제사회의 틀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총선정국을 앞둔 지난해 하반기에 국회의 반대로 무산된 근로자파견제 도입 등을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을 재추진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이환균 재경원차관은 이날 상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법의 개정방향과 관련,『올 하반기중에 증권거래세법을 개정,외국기업의 국내 상장사 주식거래에 대해서도 증권거래세를 부과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외국기업의 국내상장은 지난 5월부터 허용됐으나 아직까지는 신청한 회사가 없다.
  • 15대 선량 뽑던 날… 투·개표 이모저모

    ◎3김 가신출신들 텃밭서 낙승/「TK정서」 등 무소속 대거 약진 이채/국민회의 호남후보들 당득표 부진에 서운 15대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 및 개표가 11일 상오 6시부터 12일 새벽까지 전국 2백53개 선거구에서 별다른 불상사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11일 하오 7시쯤부터 시작된 개표에서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대로 신한국당이 호남과 충남 등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 가운데 수도권과 강원·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예상이 빗나가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하오 6시 개표 시작과 동시에 방송 3사에서 발표한 합동 여론조사 결과,1위로 나타난 신한국당 이상현 후보(관악 갑) 사무실에서는 선거 운동원들이 TV를 지켜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일부 운동원들은 정치 3수생인 이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때이른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감격. 이후보는 『2위인 한광옥 후보와의 차이가 3.8%에 불과하자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이르다』며 애써 감정을 억제. ○자체조사와 비슷 ○…서울 금천의 신한국당 이우재후보측도방송사 조사 결과 비교적 큰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상기된 표정. 이후보는 『2위와 8.3%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마지막 뚜껑을 열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면서도 『방송사 조사결과가 투표 전날인 10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와 너무 비슷해 놀랐다』며 흥분. ○…3김의 가신 내지 비서출신들이 대거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국당은 김영삼 대통령의 비서실장출신의 김덕룡의원(서울 서초을)과 청와대공보비서관을 지낸 이경재후보(인천계양·강화을)등이 당선됐으나 청와대비서관 출신의 김영춘(광진갑) 이성헌(서대문갑)후보등은 고배를 들었다. 부산·경남에에서는 오랜 상도동계 핵심인사들인 모두 낙승했다.민주계 좌장격인 최형우의원을 비롯해 박관용 전 청와대비서실장,서석재 전 총무처장관등 3두마차가 무난히 여의도의사당에 재입성했다.김대통령의 안방살림을 도맡아온 홍인길 전 청와대총무수석과 박종웅,김무성 전 비서관도 등원에 성공했다. 국민회의도 텃밭인 호남에서 김대중 총재의 가신들이 모두 승리했다.동교동「돌쇠」 김옥두의원(장흥·영암)을 비롯해 한화갑(목포 신안을)·최재승(익산)·정동채씨(광주서)·윤철상씨(정읍)등 비서출신들이 쾌승을 거뒀다.서울과 수도권에서는 남궁진의원(광명갑)과 설훈부대변인(도봉을)이 금배지를 달았다.〈구본영 기자〉 ○…개정된 통합선거법이 무소속 후보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이번 총선에서는 무려 20명에 육박하는 무소속 선량이 탄생했다. 무소속 후보가 특히 집중 당선된 곳은 이른바 「TK정서」가 강력히 표출된 대구·경북 지역.대구의 경우 13개 선거구 가운데 동을선거구의 서훈·서갑의 백승홍·북갑 박승국·북을 김종호·달서을 이해봉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선두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경북 지역에서도 경주갑선거구의 김일윤후보가 줄곧 선두를 지켰으며,경주을 임진출후보도 신한국당의 백상승후보와 막판까지 치열한 수위다툼을 벌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6공의 명예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출마했던 김천의 정해창후보도 신한국당의 림인배후보에 맞서 끝까지 선전했다. 「5공인물」인 권정달후보는 고향인 안동을 선거구에서 명예회복을 했으며,포항의 허화평후보는 무소속에 옥중출마하면서도 당선되는 기록을 남겨,이 지역의 지지도를 과시했다. 경기도에서는 평택을의 원유철후보가 신한국당의 김영광후보를 초반부터 앞서나갔으며,경남에서는 현대그룹의 아성인 울산에서 정몽준후보가 재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강남을의 홍사덕후보가 유일하게 당선,개인적인 인기를 과시했다.〈구본영·이도운 기자〉 ○…전북 덕진에 출마한 국민회의 정동영후보의 선거 캠프는 개표가 진행되면서 당선이 확실시 됨에도 불구하고 국민회의의 저조와 자신의 최다득표가 무산돼 가자 침통한 분위기.전국 최다득표 획득을 기대했던 정후보는 이날 하오 6시 방송 3사가 일제히 압승을 예상 보도하자 예정된 결과였다는 듯 곧바로 당선소감문을 발표하는 등 여유있는 모습.그러나 뒤이은 방송 보도를 통해 전국적으로 국민회의가 참패하고 덕진선거구의 투표율마저 저조,최다득표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자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 ○…지난해 6·27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도전했다 낙선한 후보 3명이 이번 총선에 국회의원에 다시 도전했으나 모두 낙선. 안산에서 출마한 민주당 장경우후보는 국민회의 천정배후보에게 떨어졌고,동두천·양주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임사빈후보는 신한국당 목요상후보에게 분패. ○경찰 출신 당선 많아 ○…경찰 출신들의 당선율이 높은 반면 법조계 출신은 상대적으로 낮아 평소의 위상과 정반대의 결과. 경찰 총수인 치안본부장이나 경찰청장을 지낸 조종석(충남 예산·자민련),이영창(경북 경산·청도,신한국당),김화남후보(경북 의성·자민련)와 충남경찰청장 출신인 이완구후보(충남 청양·홍성,신한국당)가 여유있게 당선. 반면 법조계에서는 30여명이 출마,단일 직종으로는 가장 많이 출마했으나 절반에도 못미치는 당선율을 기록.당초 예상대로 홍준표·추미애·김도언·최연희후보 등이 무난히 금배지를 달았다.반면 정해창·정종복·안동수·이사철후보 등 법조계에서 이름을 날린 인사들은 고배를 마셨다. ○…11일 하오 5시부터 일제히 시작된방송사 개표방송은 KBS·MBC·SBS·CBC등 4개 방송사들이 실시한 공동 투표자 조사결과의 예상 당선자들을 하오 6시가 되면서 속속 발표,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줄 정도로 방송의 위력을 과시.그러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4.3의 오차,통합 8.6%라는 큰 오차로 예상당선자와 실제 개표 당선자가 하오 9시 현재 20여 지역구에서 역전되자 방송경쟁을 의식한 무리한 수가 아니었냐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방송사엔 항의와 비난전화가 빗발. ○…경기도 파주시 선거구에서 첫 출마한 자민련 이재창후보가 신한국당 박명근후보을 누르고 당선이 확실시. 이후보측은 하오 8시쯤 개표를 시작한 뒤부터 꾸준히 앞서가기 시작,하오 11시쯤에는 3천1백여표까지 차이를 벌여 당선 사례를 준비하는 등 축제 분위기. 한편 박후보측은 방송 4사의 당선 예보 방송에서 당선자로 분류돼 분위기가 고조됐으나 개표 시작부터 열세를 보였고,아성으로 여겼던 문산읍에서까지 뒤져 반전.
  • 인니 직훈생도입 무산

    올해 인도네시아인 3천명을 현지에서 3개월간 직업훈련시킨 뒤 국내에 들여오려던 해외인력 직업훈련생 제도 도입이 무산됐다. 10일 노동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당국은 최근 예산 부족 때문에 올해는 직업훈련이 불가능하며 내년이후에나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직업훈련생 제도는 현지에서 직업훈련을 받을 뿐 아니라 인력공급계약 당사자가 양국 정부라는 점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현지인력송출회사가 계약주체이고 직업훈련없이 인력을 도입하는 산업연수생 제도와 다소 다르다. 이에 따라 산업연수생 2만명중 올해 처음 도입되는 연근해어업 해외인력 1천명(수산업협동조합 주관)을 제외한 1만9천명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배정하게 됐다.
  • 제일제당 「홀로서기」 난항/삼성계열사 출자지분 덩치 커 매각못해

    ◎“제도에 묶여 독립경영·확장못한다” 하소연 「자유로워지고 싶다」 삼성에서 독립하려해도 이를 가로막는 제도때문에 제일제당의 고민이 크다.삼성과의 연결고리(출자지분)를 끊으려는 제일제당,그러나 공정거래법은 지분정리가 해소되지 않아 독립경영을 인정치 못한다는 입장이다.제일제당이 「문제지분」의 의결권 포기까지 밝혔지만 곧 있을 30대 기업집단지정에서 여전히 삼성계열사로 남을 것 같다. 제일제당은 이재현상무의 어머니인 손복남씨가 최대주주(지분 12.8%)로 손씨는 고 이병철회장의 장남인 이맹희씨의 부인.원래 삼성화재의 대주주였으나 삼성그룹 구조개편때 제일제당과 맞바꾸기로 해 최대주주가 됐다. 삼성그룹과 제일제당의 불편한 관계는 잘 알려진 일.삼성이 제일제당의 계열분리를 발표한 뒤 이학수 삼성화재부사장을 제당의 대표이사로 앉혀 제당의 공장과 요지의 부동산(43만평),삼성생명 주식 등을 싼값에 삼성쪽으로 넘기려다 제당측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원수지간」이 됐다는 게 제당측의 설명이다. 제일제당을 삼성계열사로 남게 한 규정은 공정위의 기업집단 심사기준.친인척회사가 기업집단에서 분리되려면 출자지분이 동일인 및 특수관계인별로 1%,모두 합쳐 3% 미만이어야 한다는 것.삼성은 제당지분을 모두 처분했으나 제당은 삼성생명 2백15만주 등 16개 계열사 9백89만주를 갖고 있어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독립경영은 경제력집중 완화차원에서 박수를 보내야 할 일.그러나 문어발식 기업확장을 막기 위한 기업집단지정제도가 거꾸로 홀로서기를 방해하는 측면도 있다.제일제당은 삼성계열사로 편입돼 여신과 출자 등 사업확장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공정위로서도 어렵다.현대그룹같이 언제 형제그룹이 합쳐 기업사냥(국민투신 인수시도)에 나설 지,또 규정인 만큼 안지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제일제당이 삼성계열사 주식을 팔면 쉽다.그러나 삼성생명만해도 비상장이어서 외국인투자가들에게 팔 수 없고 규모(삼성생명주를 50만원으로 계산해도 1조원 이상)가 커 국내에 마땅한 원매자가 없다.삼성의 인수도 출자제한에 묶여 있어 어렵다.제당측은 『해당지분은 점차 처분할 생각이며 그때까지 해당지분의 의결권을 포기,포기각서를 공정위에 제출해 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공정위가 형식논리만 내세울 경우 오히려 경제력집중을 조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만큼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권혁찬 기자〉
  • 노군 장례식 운구저지로 무기연기/도심시위 퇴근길 큰 불편

    지난 달 29일 시위 도중 숨진 연세대생 노수석군(20)의 장례식이 4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일부 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로 노군이 숨진데 대한 송자 연세대 총장의 공식 사과 등을 요구하며 운구를 가로막아 무산됐다. 「노군 추모 대책위」(공동대표 이창복)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때까지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학생들은 하오 6시10분쯤부터 2시간여동안 서울 신촌,충정로,남대문 일대에서 5천여명이 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여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위를 마친 학생들은 운구가 머물고 있는 연세대로 다시 모여 철야농성을 했다. 이에 앞서 학생,교직원,재야단체 회원 등 3천여명은 이날 상오 8시쯤 연세대 본관 앞에서 영결식을 가졌으나 상오 10시쯤 교문을 나서는 운구 행렬을 연세대 법대 학생 2백여명이 가로막고 도로에 앉아 농성을 시작했다.법대 학생 20여명은 하오 1시부터 2시간 남짓 총장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앞으로 도심지에서 차도를 점거,교통소통을 방해하는 등 불법시위에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박용현 기자〉
  • 대우·삼성,「BOA」 지분인수 무산/경제차관회의 개정안

    ◎“내국인 보유주 외국최대주주 초과 불가” 국내에 진출해 있는 합작은행의 경우 내국인이 지닐 수 있는 주식소유 한도가 외국인 최대 주주가 보유하는 지분율 이내로 제한된다.지금은 국내 시중은행의 경우에만 동일인 주식소유 한도를 4%이내로 제한하고 있고 합작은행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내·외국인 구분없이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정부는 3일 경제차관 회의에서 한미은행의 지분변동 움직임과 관련해 이같은 내용의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 방한 갈리 유엔사무총장(인터뷰)

    ◎“남북문제 대화­협상 통해 해결 기대”/한반도 안정위해 언제라도 중재 용의 방한중인 부트로스 부트로소 갈리 유엔 사무총장은 2일 하얏트 호텔에서 6일 동안의 한국방문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유엔은 언제라도 중재자의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 방문에 앞선 북한 방문이 무산됐는데. ▲스케줄이 맞지않아 북한에는 가지 않았다.한반도 평화를 위해 가급적 빨리 북한의 지도자들과 만나고 싶다.그러나 유엔은 어떤 나라에도 강요하지 않는다.갈등과 분쟁의 당사자들간의 해결노력을 돕고 지지할 뿐이다. ―최근 미국의 고위당국자들이 북한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주장하는데. ▲유엔 총장으로서는 어떤 국가의 내부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는다.다만 한반도문제가 무력충돌 없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되길 바란다. ―유엔 내에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또 그에 대한 러시아등 관련국들의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나. ▲남북한 모두 유엔 회원국이기 때문에,유엔이 남북간의대화채널이 될 수 있다고 본다.또 다른 어떤 나라라도 대화채널이 되어준다면 환영할 일이다.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한국에서 안전보장이사회를 여는 방안에 대한 의견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어떤 회의가 어디서든 열릴 수 있다고 본다.다만 회의 관련 당사국간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50년동안 유엔이 서구 국가들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는데,지금쯤 아시아 지역에서 사무총장이 나오면 좋지 않겠나. ▲본인이 재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자격만 있다면 어느 지역 출신이라도 가능한 것 아닌가. ―유엔본부에서 북한 대표들과 자주 접촉하나. ▲1백85개 모든 회원국들과 마찬가지로 통상적 수준에서 접촉한다.93년에 북한에 갔을 때 김일성 주석과 외교부 관리들과 많은 논의를 한 바 있어 북한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다.〈이도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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