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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제동에 걸리고 재계 로비에 밀리고/주요 경제정책이 흔들린다

    ◎금융개혁 법안·재무구조 개선 등 변질·유보 정부의 주요 정책추진이 국회에서 번번이 제동이 걸리고 있다.금융개협법안과 관련,정부안에서 ‘국무총리실 산하’였던 금융감독위원회가 국회심의과정에서 ‘재경원 산하’고 둔갑하는가하면 재계 로비 등에 밀려 재무구조 개선대책이 시행유보되거나 연기됐다. 16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국회 재경위는 지난주 전체회의에서 법인세법을 수정 통과시킴으로써 정부가 기업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려던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정부는 당초 오는 2000년부터 차입금이 자기자본의 5배를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급이자를 손비로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재경위가 2002년으로 늦췄다.차입경영을 줄여 기업들의 체질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보고 이같은 정책을 추진했으나 국회의 제동으로 당초 시행계획보다 2년 늦춰지게 됐다.재경위 소위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주장과 같이 아예 없던 일로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많은 의원들은 “이자로 나간 것도 비용인데 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느냐”며 “지금처럼 경제가 좋지 않은 데 이같은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전경련을 대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원들은 기업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들은 앞당겼다.당초 재경원은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업무용부동산을 처분할 경우 내년 1월부터 특별 부가가치세(양도소득세)를 면제해줄 방침이었지만 국회가 지난 7월부터로 소급해 주었다.또 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범위도 될 수 있는대로 넓혀주기 위해 법인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도 개정하기로 했다. 재경위는 1인당 접대비 한도가 5만원을 넘는 부분에 대해 손비로 인정하지 않기로 한 정부 안도 없애버렸다.룸살롱 증기탕(터키탕) 등 고급 유흥업소에서 지출한 접대비를 한푼도 손비로 인정해주지 않으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 80년대 이후 한은법 개정 약사

    ◎강 부총리 82년 재무장관때 첫 추진/4차례 무산 끝 15년만에 개편 결실 중앙은행제도와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는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추진됐다.그러나 관련기관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은 전두환 정권 초기인 82년.공교롭게 82년에도 강경식 당시 재무장관이 제도개편 작업을 주도했다.올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강부총리는 내용의 차이는 있겠지만 15년만에 결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당시 재무부와 한은은 중앙은행의 독립을 보장하되 한은의 감독기능을 정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제도 개편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직전 상황에서 한은이 은감원 분리에 반대해 무산됐다.그러나 87년 12월 대통령 선거와 88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한은법 개정을 통한 중앙은행의 독립성 보장을 선거공약으로 발표하면서 다시 불거져 나왔다.제13대 국회가 구성된 88년 6월부터 국회를 비롯한 각계에서 한은법의 개정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으나 한은과 재무부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진전을 보지 못했다. 재무부는 89년 8월에는 금통위 의장을 재무장관에서 한은총재로 바꾸는 대신 재무장관이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사전협의권과 은행감독업무에 대한 일반지시권을 갖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은법 개정안을 독자적으로 마련,금통위에 자문을 구했다.그러나 금통위는 한은법 개정은 장기과제로 중앙은행의 자율적인 운용관행을 정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답신서를 정부에 보냈다.89년 11월 당정협의에서 금통위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최종 결론을 내림으로써 한은법 개정을 둘러싼 2년여간의 논의가 일단락됐다. 92년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은법 개정은 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여야 3당이 한은의 독립성 보장을 선거공약으로 다시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94년 10월에는 경실련이 한은독립을 위한 청원서를 국회에 냈고 그해 12월초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된 것을 계기로 한은법 개정 논의가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한은법 개정 논의가 확산되자 재경원은 95년 2월20일 ‘중앙은행제도 개편 및 금융감독기관 통합방안’을 발표하고 2월말 관련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재경원의 한은법 개정안은 한은과 야당 경제학자 경실련 등의 강력한 반대로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한채 96년 5월29일 제14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 미·이라크 군사충돌 일보직전/걸프지역 고조되는 전운

    ◎이라크,안보리 결의안 즉각 거부 초강수/유엔의장 경고 성명… 미 공격 선택만 남아 미·이라크간의 대치가 군사적 대결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라크 비난 및 추가제재 결의안 이후 사태가 한층 ‘험하게’ 발전해 군사적 충돌의 막다른 길로 접어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난달 29일 돌출된 사태를 외교적으로 일단락지어 진정시켜 보려던 안보리 결의안이 결과적으로 군사충돌을 자극한 것으로 여겨질 만큼 사태가 악화일로를 치닫는 중이다. 전날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은 이라크 대량파괴 무기의 파괴 여부를 조사할 유엔 특별위원회 사찰팀에 미국요원이 포함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이라크의 행동을 비난하면서 관련 고위층들의 해외여행을 금하는 제재조치를 내렸다.그러나 이라크는 이를 보기좋게 무시하고 문제의 미국요원들의 즉각적인 이라크 철수를 명령했다.이같은 이라크의 강수는 14일 보다 강경한 안보리 의장성명을 낳으면서 군사행동을 불사하겠다고 공언해온 미국의 입지를 강화시켰다.결국 이라크,유엔,미국 등 3자 모두가 결의안 채택 이전보다 더 ‘군사적’으로 바뀌었다. 결의안 이전 미국요원이 배척·제외된 상태에서의 사찰은 실시하지 않겠다고 미국 편을 들었던 유엔은 이라크의 미국요원 철수 명령에 동반철수로 맞받아쳤다.그리고 미국의 긴급 안보리 소집요구에 응해,즉각적이고 전적인 사찰 수용과 그렇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경고한 의장성명을 냈다.이 성명 내용은 미국이 결의안에 담으려다 그간 이라크의 입장을 두둔해온 러시아,프랑스,중국 등의 반대로 무산된 것인데 이라크의 결의안 묵살과 철수 명령으로 하루늦게 현실화한 것이다. 어느 때보다 유엔의 전반적 분위기와 일부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태도가 우호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던 이라크가 이같은 사태 악화를 예견했는지는 확실치 않다.단지 확실한 것은 이라크사태에 대해 유엔이나 안보리에서 미국의 목소리와 주도권이 보다 분명해질 것이란 점이다.그간 유엔이란 큰 틀의 형식에 많은 신경을 썼던 미국은 이제 이런 부담에서 상당히 자유로워질수 있으며 따라서미국내의 군사적 응징 목소리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미국은 군사적 대응에 관한 여론이 수렴된 상태다.의회가 전폭적 지지를 보내고 있고 언론 또한 유엔의 태도에 너무 개의치 말고 응징 의지를 확고히 하라는 논조다.물론 이라크의 양보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바라고 있으나 이라크의 U­2기에 대한 공격 등 조그마한 꼬투리가 잡히면 바로 군사적으로 나설 만반의 태세가 잡힌 상황인 것이다.
  • 반발… 수정… 4차례 우여곡절/법안 통과되기까지

    ◎1차­한은 금통위 하부기관으로 격하/2차­물가책임제 완화·한은지위 원상회복/3차­금통위의결 재경원 재의요구권 부활/4차­금감위 재경원 산하로·한은명칭 유지 금융개혁법안은 그동안 4차례의 우여곡절을 겪었다.지난 6월13일 강경식 부총리와 김인호 청와대 경제수석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의 심야 3자회동에서 전격 합의한 골격안이 첫번째고 7월10일 강부총리가 수정발표한 것이 두번째다.이후 8월11일 심우영 총무처 장관과 송종의 법제처장이 함께 참석한 5자회동에서 다시 고쳐졌고 지난 13일 국회 재경위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표결로 확정된 최종안이 마지막 완성품이다.그러나 금융감독기관의 통합이라는 대명제는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3자회동에서 합의된 1차 내용은 6월16일 강부총리가 발표했다.금융감독기관 통합을 비롯해 한은 총재에 대한 물가책임제와 한은의 금통위 하부기관으로의 지위격하 등 재경원의 일방적인 의지가 반영됐다.그러나 다음날부터 한은과 3개감독기관이 거리로 나서며 반발했고 이총재는 한은 내부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6월19일 신한국당과의 당정협의와 같은달 30일 경제원로회의를 거치면서 법안은 한은의 자존심을 살리는 쪽으로 바뀌었다.7월10일 2차 수정발표에서 강부총리는 물가책임제를 선언적 의미로 톤을 낮췄고 한은 지위도 금통위 산하가 아닌 한국중앙은행의 집행부로 원상회복시켰다. 3개 감독기관의 반발은 여전했으나 법제처 심의에 부쳐져 법안의 개정작업은 착실히 진행되는 듯했다.그러나 이번에는 법제처에서 제동을 걸었다.금통위 의결사항에 대한 재경원의 재의요구권이 삭제된 것과 관련 통화신용정책은 행정권이기 때문에 정부와의 연결고리가 필요하다며 위헌소지를 주장했다. 이에 따라 8월11일 5자회동을 가졌고 재의 심의권은 부활됐다.한은의 위치도 중앙은행의 집행부에서 집행기관으로 다시 바뀌었다.이같은 3차 수정안은 9월초 국회에 제출됐고 그동안 대선정국에 떠밀려 뒷전에 있다 지난주 법안심의를 벌이면서 관심을 받았다.지난 11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반대로 무산위기에 놓였으나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12일 “표결로 처리할 경우막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그러나 13일 국회 재경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금융감독위원회를 재경원 산하로 두고 한국중앙은행을 한국은행으로 바꾸는 쪽으로 최종 정리가 됐다.
  • 금융개혁법 반발 확산/한은·증감원 “통과땐 파업”

    한국은행과 은행·보험·증권감독원 직원들은 금융개혁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즉시 총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역대 한은총재들도 금융개혁법안의 국회 통과를 반대하고 나서 중앙은행과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둘러싼 갈등상황이 증폭되고 있다.특히 한은과 이들 감독기관의 부서장 이하 전 직원들은 총 사퇴를 결의하고 반대집회 등에 나서 업무가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민병도 하영기 김명호 전 총재 등 한은 역대 총재들은 14일 한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총체적 금융위기는 그동안 정부가 주도해온 고도성장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그 해결책도 정부의 간섭을 줄이고 고성장의 거품을 걷어내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17일 일괄 처리키로 국회 재경위는 14일 한국은행법과 금융감독기구설치법 등 13개 금융개혁 관련법안들을 표결로 처리하려 했으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측 의원들의 퇴장으로 파행을 거듭하다가 결국 무산됐다.〈관련기사 3·4·9면〉 그러나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자민련측은 이날 밤늦게까지 가진 3당 원내총무와 간사접촉을 통해 정기국회 폐회 하루전인 17일 상오 찬반토론을 거쳐 표결처리키로 합의했다.
  • ‘금융법안’ 국회통과 확실/오늘 재경위 처리

    ◎형소법도 법사소위 통과 금융감독기구설치법과 한국은행법개정안등 13개 금융개혁 관련법안이 이번 정기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 확실시된다. 재경위는 13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표결끝에 신한국당과 민주당소속 의원의 찬성속에 5대3으로 이들 법안을 통과시켜 14일 전체회의에 넘겼다. 신한국당은 전체회의에서도 표결처리 방침을 세운 가운데 민주당과 국민신당측의원들이 동조하고 있고,국민회의와 자민련측은 반대는 하되 표결을 실력저지하지 않기로 해 통과가 확실시된다. 그러나 재경위는 핵심 쟁점인 금융감독기구 통합문제와 관련,부칙에 통합대상기관의 특수성을 보장하는 단서 조항을 두는 방안을 놓고 막후 절충중이어서 최종 순간에 합의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법안은 전체회의를 거쳐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이날 소위에서 통과된 법안은 정부안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신설될 금융감독위를 총리실 소속에서 재경원 소속으로 바꾸고 ▲금융감독원 직원을 공무원화하지 않고 현재의 신분을 유지하며 ▲금융감독위 위원장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토록 하고 ▲법 시행시기를 내년 2월에서 4월로 연기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과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등 3개 감독기관 노조대표들은 이날 여의도 신한국당사 앞에서 전국 사무노련,전국민주금융노련등과 함께 시위를 벌이는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계속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재경위 세법심사소위는 논란을 거듭해온 자금세탁방지법안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대통령긴급재정경제명령 대체입법문제를 논의했으나 각당의 입장이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따라 자금세탁방지법과 대통령 긴급명령 대체입법의 이번 회기내 처리는 사실상 무산돼 다음 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피의자 요청때만 실질심사 국회 법사위(위원장 변정일)는 13일 법안심사 3차 소위원회를 열고 피의자가 요청할 경우에만 법원의 영장실질 심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표결,통과시켰다. 법사위는 이에따라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날 통과된 개정안을 오는 18일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법안심사 3차 소위원회는 회의에서 당초 발의안을 일부 수정한 형소법 201조 2항 개정안을 찬성 5표,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판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피의자를 심문하도록 한 현행 영장 실질심사의 요건을 바꿔 피의자나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호주 동거인 고용주의 요청이 있고 수사기록만으로는 구속사유를 판단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심문할 수 있도록 했다. ◎대법 “반대” 공식표명 대법원은 13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현행 제도보다 명백히 후퇴한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형소법 개정안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개정안이 내세우는 제안 이유는 현행 제도 자체가 본질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문제가 아니라 수사인력과 호송인력의 효율적 재배치,호송체계의 정비 등 인적·물적 설비의 보완과 관계기관의 협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제도 운영상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법원은 특히 “시행후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은채 일반국민이나 대한변협,학계 등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사 편의만을 고려해 개정하려는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입법권자로서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비주류 반DJP연대 ‘폐업’/소속의원 3명만 참석…회의개최 무산

    ◎탈당·신당행·잔류 등 거취 개인이 결정 신한국당의 비주류가 12일로 활동을 마감했다.비주류가 지난 7일 발족했던 ‘반DJP총연대’는 6일만에 문을 닫았다.총연대측이 매일 아침 회의를 열던 국회의원회관 823호에는 이날 박종웅·김길환·김철 의원 등 3명만이 나와 회의 자체가 성립되지 못했다. 김철 의원은 “이회창 총재는 물론 이인제후보도 연대에 관심이 없어 사실상 활동이 중단된 상태”라면서 “13일부터는 회의를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의원은 그러나 “연대가 완전히 종결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3자 구도로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에게 승리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확산될 때 다시 연대를 권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연대 참여자의 거취는 각자가 정할 것”이라면서 “본인은 당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를 묶어왔던 연대 모임까지 소멸됐기 때문에 앞으로 비주류 의원들은 소속감 없이 각자의 갈 길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우선 연대 참여자 가운데 박종웅·김무성·권철현·정의화등 부산출신 초·재선의원 다음주쯤 탈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된다.그러나 이들이 탈당하더라도 곧바로 이인제 후보의 국민신당으로 갈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연대를 주도하며 “당이 5·6공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주장했던 신상우 의원은 탈당한 뒤 신당행을 택할 것으로 전해진다.신의원은 그동안의 발언이나 지역구 분위기로 볼때 더이상 당에 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밖에 연대에 참여했던 김명윤·박관용·김정수·서청원·김동욱 등 민주계 중진과 김형오·김기재·김도언·노기태·김재천 등 부산·경남지역 의원,이재오·유용태·이원복·이상현·이재명·이경재·박명환·김길환 등 수도권 출신 초·재선의원들도 각자 진로를 고민하겠지만,이런저런 사정으로 탈당을 결행할 의원은 극소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 국립의료원 매각계획 백지화/국회 복지위

    ◎국유재산특별회계 전액 삭감 국립의료원을 매각하고 대신 국립응급의료센터를 설치하려던 보건복지부의 계획이 백지화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최근 복지부가 국립응급의료센터 부지매입비 등으로 책정한 국유재산특별회계 3백34억원 전액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서울 을지로6가에 있는 국립의료원을 매각하고 그 돈으로 수도권 고속도로 인근에 국립응급의료센터를 신설하려고 했던 방침이 사실상 무산됐다. 복지위의 심의에서 삭감된 예산안은 국유재산특별회계의 국립응급의료센터 부지매입비 2백60억원,국립암연구소 건립비 72억원,국립의료원 매각수수료 2억원 등이다. 한편 복지위는 내년도 의료보호 예산을 당초 정부가 요청한 5천4백95억원보다 7백93억원 늘리고,국유재산특별회계에서 삭감한 국립암연구소 건립 예산은 일반회계로 반영해 사업 수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했다.
  • 금융개혁입법 무산 위기/국민회의·자민련

    ◎한은법·금융기구 설치법 처리보류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13개 금융개혁법안중 핵심인 한국은행법과 금융감독기구 통합설치법안을 이번 회기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해 금융개혁법안의 입법이 무산위기에 빠졌다.〈관련기사 6면〉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과 자민련 이태섭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심의중인 13개 금융개혁관련법안중 11개 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되 한국은행법과 금융감독기구 설치법안은 전면 보류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정부가 중장기과제인 한국은행법 개정과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를 마치 시급한 사안인 것처럼 몰고가고 있다”며 13개 금융개혁법안의 일괄처리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원은 금융개혁법안을 분리처리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며 일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강경식 부총리 겸 재경원 장관은 12일 국민회의 김대중·자민련 김종필 총재를 잇따라 방문,금융개혁법안이 회기내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요청할 방침이다. 한편 신한국당 내분으로 신한국당 의원들의 행동통일이 어려운 상황에서 두 야당이 반대할 경우 국회 재경위와 본회의에서 13개 금융개혁법안의 표결처리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 ‘대쪽+경제’ 이미지로 표심 끌기/신한국·민주 공동선거운동 전략

    ◎조 총재의 경제전문성 부각… 이 총재 능력 보강/지역나들이도 함께… 단합 상징성 홍보 계기로 신한국당 이회창·민주당 조순 총재가 합당에 합의한 뒤 휴일인 9일 신라호텔에서 부부동반으로 조찬 모임을 가졌다.식사를 마치고 다정히 호텔 정원을 산책하는 모습이 공개되었음은 물론이고 여론의 묘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이총재의 측근들도 “모양이 좋았다”는 자찬을 아끼지않고 있다. 두 총재는 이 여세를 몰아 10일에는 서울 강북구 번동에 자리한 아파트형 공장을 둘러볼 계획이었다.서울 마포 지하철역에서 조우하는 일정까지 잡아두었으나 조총재의 불참통보로 이날 상오 급히 취소됐다. 이날 방문할 아파트형 공장에는 봉제와 가방,신발,장신구 등 정부의 지원을 받고있는 11개 모범 중소업체가 입주해 있어 이미지 제고에 안성맞춤이었다.이후보와 조총재의 동행으로 조총재가 지닌 경제 전문성을 과시함으로써 두당의 통합 상징성을 널리 알리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날 공장방문 취소로 두 총재의 ‘동반 나들이’ 계획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다.11일 신한국당 당무회의·12일 두총재 합동 기자회견 등을 거쳐 합당이 공식 결의되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특히 경제위기가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등장하면서 조총재의 전문성을 드높일 민생·경제현장을 집중적으로 방문하겠다는 복안이다.금융정책 등 경제공약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알리는 방안도 적극 추진중이다.이총재를 후보로서의 능력을 보강하는 차원이다. 나아가 필요하면 앞으로 ‘지역 나들이’도 함께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합당을 하더라도 기존 선대위원장을 집중 가동한다는 방침이지만,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후보­총재의 공동전선을 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번주 초 합당이 공식 결의되면 이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차원에서도 공동 행보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총재의 행보가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가 관건이다.자칫 불협화음의 소지가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어째튼 국민회의·자민련의 공동선대위 출범에 맞서 다음주면 선보일 신한국당의 후보­총재의 공동작품이 어떻게 그려지고,어떤 반향을 불러 모을지 주목된다.
  • 1인 접대비 한도 무산될듯/의원들 ‘5만원 제한’삭제 요구

    기업의 접대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1인당 접대비 한도를 5만원으로 제한하려는 정부 방침이 무산될 전망이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세법 소위원회를 개최,정부가 제출한 세법 개정안에 대한 심사를 벌였으나 1인당 접대비지출한도 설정 등 일부 핵심내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의원들은 1인당 접대비 지출한도를 신설,접대 1회에 1인당 5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손비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정부안은 우리나라의 접대문화에 비춰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고 오히려 탈법행위를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 삭제를 요구하는 견해가 많다. 또 룸살롱 등 유흥업소와 증기탕 등에서 지출한 접대비에 대한 손비 부인도 마찬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이와 함께 오는 2000년부터 차입금이 자기자본의 5배를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액에 대한 지급이자는 손비로 인정하지 않는 법인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일부 의원들이 기업 자금난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문제점을 제기,찬반양론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 국민신당의 과제(사설)

    이인제 전 경기지사가 대권을 향해 타고 달릴 말­‘국민신당’이 창당됐다.이후보의 국민 지지도 2위를 바탕으로 출범한 국민신당은 그러나 이후보가 경선결과에 불복,신한국당을 뛰쳐나와 대선용으로 급조한 정당이라는 원죄를 안고 태어났음을 부인할 수 없다. 때문에 젊은 패기로 낡고 무기력한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대권에 도전하는 신당에 공감과 기대 못지않게 비판의 시선이 많다는 점을 이후보는 명심해야 한다.무엇보다 이 원죄를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이후보는 대선 승패와 관계없이 신당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민주적 정당 면모를 과시할 수 있어야 한다.선진적 모범 선거운동으로 우리 정치를 한차원 높이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수 있게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대선 후보 가운데 원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고도 할 수 있다.3김청산과 개혁을 부르짖지만 자식들의 병역문제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고 수개월째 당 내분을 수습하지 못해 리더십을 의심받고 있는 후보가 있다.정권교체를 외치지만 87년 대선에서 야권을 분열시켜 결과적으로 정권교체를 무산시켰고 92년 대권도전 실패후의 정계은퇴 공언을 뒤집고 4수에 나선 후보도 있다. 그러나 다른 후보의 흠이 이후보의 원죄를 면해주지는 않는다.이후보의 출마가 설득력을 지니려면 차별화에 힘써야 한다.역동적인 국가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위기에 처한 나라살림을 바로세울 청사진을 제시하는 건설적 선거운동을 벌여야 한다.무차별 표모으기는 배격해야 한다.검은돈에 볼모잡힌 부패 정치를 청산하는데 앞장섬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원죄의 사함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과거 지도자들의 인맥중심의 독선적 정당운영을 탈피,민주적 정책결정과 당 운영의 민주화를 수범해야 한다.신한국당 민주계의 딴살림처럼 되어서는 안된다.국민은 신당의 새로운 정치와 참신한 수혈을 통한 정치권의 신진대사와 세대교체가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되는지 주시할 것이다.
  • “비주류 당흔들기 더이상 불용”/이회창 총재 문답

    ◎선거 공정관리위해 대통령 탈당 필수/조 총재와 연대땐 3김청산 자신 있어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는 3일 하오 대전 유성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른바 ‘DJP연합’과 당내 인사의 연쇄 탈당 등 정국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김영삼 대통령의 당적 이탈 주장이 탈당 등의 배후개입설과 관련있나. ▲당내 사정에 김심이 작용하고 국민신당의 활동과 관련,청와대가 일부 개입한다는 추측과 언론보도가 있다.이를 감안,공정하고 중립적 위치에서 대선을 관리하겠다는 대통령의 취지가 지켜지길 바라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다. ­김대통령이 탈당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국민신당 발족과 관련,당내에서 야기되는 당 흔들기로 매우 불행한 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한다.엄정하고 신뢰받을수 있는 선거를 하려면 역시 김대통령이 당을 떠나는게 좋다. ­대통령과의 화해를 위해 회동을 먼저 제의할 생각은. ▲그전과 같은 상황에서 다시 회담을 요구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집권당 총재와 행정수반의 관계로 선거관리의 필요에 의해 만날 기회가 있을 수는 있지만 무산된 회동을 가까운 시일내에 계획하거나 예정한 것은 없다. ­비주류 잔류파에 대한 대책은. ▲당에 남아 후보 사퇴를 이끌어내고 당을 분열시키겠다는 취지라면 결국 당을 더 크게 깨고 국민신당에 가겠다는 얘기다.있을수 없는 일이다.일련의 사태를 보면 당의 일부 이탈이나 당 흔들기가 어떤 의도하에 이뤄지고 있는지,신3김시대의 틀을 짜기 위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당 조순 총재와 연대 전망은. ▲구체적 기술적인 면에서 협의를 거치겠으나 가까운 시일내 좋은 결론을 이끌어낸다면 3김시대를 마감하고 국민이 기대하는 협력관계를 이끌어낼수 있을 것이다. ­여론지지율 조사결과 양자구도로 가고 있다는 지적은.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마지막 선택의 순간에 국민들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렸다.각종 여론조사가 전혀 근거가 없진 않겠지만 일부 상황을 반영한 일부 견해일뿐 여론을 골고루 반영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 자민련 고위간부 공동선대위 참여/공동정권 수립절차

    ◎정책공조협 가동… 이질적 노선 봉합/집권땐 공동정권 운영위 설치키로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양당 총재간 내각제 추진을 매개로 후보단일화에 합의,‘공동정권’창출을 위한 보폭 조율에 들어간다. 양당은 김대중 총재가 대통령후보로 나서 승리하게 되면 자민련측이 총리를 맡기로 하는 등 이른바 공동정부를 운영키로 합의했다.때문에 공동정권 창출을 위해 양당 공동선거대책위 구성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 당은 이미 단일후보를 양보한 자민련측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자민련측의 소외감을 달래고 JP의 영향력을 활용해 충청 권등에서 득표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대선가도에서의 2인3각 행보를 가로막는 걸림돌은 연합공천제를 인정하지 않는 현행 선거법.양당은 정치개혁특위에서 연합공천제 도입을 시도했으나 신한국당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따라서 양측은 공동선거대책위 명칭을 ‘김대중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회’로정해 현행 선거법을 우회하면서 실질적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자민련측은 부총재급 이상 고위간부를 포함해 대거 선대위에 참여하되 중앙선관위 등으로부터 선거법 위반시비를 없애기 위해 그 방식은 개별적 차원의 자원봉사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사무실은 당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 마련하고 선거대책본부장과 회계책임자는 국민회의측에서 맡을 예정이다.이와 함께 양측은 통일·경제정책 등 이질적인 정책노선을 봉합키 위해 정책공조협의회를 가동키로 했다. 대선에서 김후보가 승리하게 되면 일단 ‘공동정권 운영위원회’를 설치,양당이 각료수 등 5대5 지분으로한 공동정부 운용방안을 논의한다.물론 정권인수위원회에도 공동으로 참여한다. 양측은 후보단일화의 연결고리인 내각제 개헌추진을 담보하기 위해 몇가지 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우선 내각제 약속이 지켜질 것인지에 대한 자민련측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합의문 연기서명 절차를 밟기로 했다.여기엔 두당 총재와 당무위원·국회의원이 함께 참여한다.그 연장선상에서 선거대책위는 99년 12월말까지 내각제 추진을 선거공약으로 내걸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장치들이 내각제 개헌을 100%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대통령중심제인 현행 헌법은 자의적 개헌시도가 쉽지 않도록 이중삼중의 제어장치를 두고 있다. □공동정권 추진 일정 ▲27일=김대중 총재 김종필 총재 자택방문,단일화 협상 타결 ▲10월29일∼11월2일=합의문 기초소위,전체회의 합의문 최종 채택,양당 당무회의 추인절차 ▲11월3일=양당 총재·당무위원·국회의원 합의문 연기명 서명,양당총재 기자회견 단일화 합의 최종발표 ▲11월10일께=김대중 후보(공동) 선거대책위 발족 ▲11월12일=대선자금 모금 후원회 개최 ▲12월18일=(대선에서 승리할 경우)공동정권운영위,정권인수위,내각제 개헌추진위 구성
  • 죽어서 더 빛난 ‘이웃사랑’

    ◎심장마비사 40대 품속서 장기기증서 발견/아내·두 자녀 “평소 고인의 뜻” 흔쾌히 동의 장애인 복지단체에서 일하던 40대 남자가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자신의 시신과 각막을 대학병원에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95년 9월 소령으로 예편한 뒤 장애인보호시설인 재단법인 성림재단 산하 요양원 총무로 일하다 27일 상오 과로에 의한 심장마비로 숨진 박승인씨(42·서울 송파구 가락동). 박씨는 아내와 두 자녀 몰래 지난 해 1월 뇌사상태에 빠지면 장기전체를,사망하면 각막을 필요한 사람에게 기증하고 시신은 실험용으로 써달라는 내용의 서약서를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제출했다. 박씨의 아내 조동월씨(42)는 이날 상오 한양대 병원직원이 시신을 기증받기 위해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 영안실에 나타나면서 남편의 시신 및 장기 기증사실을 알았다. 조씨는 처음에는 남편의 시신기증에 반대했으나 남편의 품에서 나온 ‘장기기증증서’를 본 뒤 결국 남편의 뜻을 이해하고 기증에 선선히 응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박씨의 두 자녀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아버지는 평소에도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도울 방법을 찾곤하던 분이었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시신을 인도받은 한양대 부속병원 해부학교실 임철식씨(40)는 “고인이 생전에 기증의 뜻을 밝혔더라도 가족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려운 결정을 해준 고인의 가족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박씨의 각막은 시각장애 환자에게 새빛을 열어 주기 위해 고려대 안암병원으로 옮겨졌다.
  • 경제불안해소 확신심어야(사설)

    27일 열린 청와대확대경제장관회의는 경제현안에 대한 일부 해법보다는 김영삼 대통령의 지시가 유난히 관심을 끈다.현재의 경제난이 본격화된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직접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강력한 타개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견해는 관심의 초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표현은 완곡하지만 대통령의 지시내용은 경제팀에 대한 독려와 질책이 전면에 깔려있다.그는 경제가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데는 정부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했다.기아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대책이 기아정상화와 경제활력회복을 위해 불가피함을 강조하고 중소협력업체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않게 하도록 지시했다.또한 중소기업문제를 포함한 최근의 일련의 대책들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데 대한 나무람도 있었다. 대통령이 경제난과 관련해서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경제팀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도 궁금한 일이지만 향후 경제난에 접근하는 정부의 자세변화가 주목되지 않을수 없다. ○경제팀 자세변화 주목돼 한보문제의 돌출과 기아자동차사태,그리고 최근의 증시 폭락과 환율 급상승 및 금융시장의 혼란,기업의 연쇄부도에 이르기까지 경제난에 대처하는 경제팀의 자세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어왔고 자세변화가 요청되어왔던 터다. 솔직히 지금과 같은 경제적 상황에 일거에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는 묘책이 있을수 없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그만큼 문제가 단순치가 않다.그러나 대응자세에 따라서는 상황이 지금보다는 나을수 있었다는 것이 또한 일반적인 정서다. 우선 대부분의 대책이 상황을 뒤쫓기에 바빴다.경제의 예측능력도 충분치 못하고 그래서 사전대응이 없었기 때문에 호미아닌 가래가 동원되고 대책의 약효가 금방 무산되는 과정을 걸어왔지 않았느냐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지금 정부가 해야할 가장 긴급한 과제는 경제에 대한 불안의식의 해소와 함께 확신감을 심어주는 일일 것이다.국민들사이에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고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시장에서 이탈하고 있으며 해외차입여건이 악화되고있는 것의 바닥에는 경제상황논리 못지않게 정부의 위기관리에 대한 확신감결여가 깔려있음에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정부대응책에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짙게 배어있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의 뒷받침이 긴요 더군다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임기말에 나타날 수 있는 위기관리의 부재에 대한 우려도 적지않다.정책의 최종책임자는 정부다.그러나 정치권도 정부못지않은 책임이 있음을 통감해야 한다.지금 대통령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모두가 저마다 경제대통령이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호언하고 있다.그러나 정치권의 불안과 혼탁상이 오늘의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을뿐 아니라 해결에 걸림돌 역할을 하고있는 것은 심히 유감이 아닐수 없다.많은 국민들은 선거과정과 선거 이후를 더욱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특히 60여건이나 되는 각종 민생법안이 그대로 쌓여있는 국회의 파행현상은 경제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정치권의 뒷받침이 긴요 진정으로 이 나라 경제의 회생을 원한다면 정부의 경제위기극복노력에 대해 정치권도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최소한 정치가 경제를 망쳐놓았다는 소리는 나오지않아야 한다.그것이 경제도 살리고 정치도 사는 길이다.
  • 외국인들 야간관광 할 곳 없다

    ◎밤쇼핑가·심야쇼 등 관광문화 거의 전무/영업시간 밤12시로 묶여 관광객 발길 ‘뚝’ 관광수지 적자가 큰폭으로 늘고 있지만 외국인들을 위한 야간 관광문화는 거의 전무하다.그나마 외국인들이 즐길수 있는 유흥업소 등 관광 관련업체들도 사치·퇴폐행위 근절,청소년선도 등의 명분에 밀려 대부분 영업시간이 밤 12시로 묶여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내에는 밤쇼핑가는 물론 심야쇼를 즐길수 있는 곳이 없어 관광객들로부터 매력을 잃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부로부터 관광쇼핑 및 위락업소가 밀집된 이태원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받은 용산구는 이 곳의 영업시간을 새벽 2시로 연장,심야쇼핑 등 관광특수를 노렸으나 무산됐다.서울시가 청소년선도 등의 이유를 들어 영업시간 연장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용산구청의 한 관계자는 “관광특구 지정을 계기로 이태원을 심야 명소로 만들려했으나 벽에 부딪쳤다”며 아쉬워했다. 외국인 관광객 및 내국인을 상대로 민속가무 등을 보여주는 서울시내 관광극장 식당도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중구 을지로 2가 팬코리아 등 4개 관광극장 식당들은 개관초기만 해도 고객의 70∼80%가 여행사로부터 소개받은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다.그러나 영업시간이 새벽 2시에서 밤 12시로 줄어들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특히 경기후퇴와 맞물리면서 내국인 고객까지 감소,종로구 관수동 국일관은 아예 문을 닫았다. 외국인유치를 전담하는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나이트 투어는 낮 관광과는 달리 플러스 알파(α)적인 요소가 많다”며 “그러나 어렵게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도 밤에 안내해줄만 곳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그는 또 “청소년들의 퇴폐업소 출입은 단속을 강화하되 외국인에게만 심야업소 출입을 허용하는 등 신축적인 행정으로 해결해야지 일률적으로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를 태우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관광호텔 및 부대시설에만 심야영업을 허용하는 것도 특혜의 소지를 안고 있으나 누구도 나서서 이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있다.
  • 민간경제자문위 설치 검토/김 대통령,조순 총재와 회동

    ◎정치개혁법안 조속 마련 당부 김영삼 대통령은 25일 상오 청와대에서 민주당 조순 총재와 조찬회동을 갖고 경제 및 외교안보,대선정국 등 국정전반에 걸쳐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김대통령은 경제회생을 위해 대통령 직속의 민간경제자문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조총재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조홍래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했다.〈관련기사 5면〉 김대통령은 조총재가 국민분열을 막고 큰 정치를 위한 건전 정치세력의 집결 필요성을 강조한데 대해 특별한 언급없이 경청했다고 조수석은 밝혔다. 김대통령은 “15대 대선을 공명정대하게 실현하는 것은 대통령의 주요과업중 하나로 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여야 정당은 물론 대선후보들이 적극 노력해주기를 바라고 국민의 협조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국회는 고비용 선거를 방지하고 우리 정치문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정치개혁법안을 여야 합의로 조속히 마련,국민의 기대에 부합되도록 조처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총재는 회동후 당사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건전세력 결집을 통해 국민의 분열을 막고 앞으로 정치를 큰 틀 안에서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김대통령에게 전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오는 30일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11월 3일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회동할 계획이며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와의 회동은 사실상 무산됐다.
  • 이회창의 승부수(김호준 정치평론)

    신한국당의 이회창 총재가 승부수를 던졌다.당 명예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에게 정치적 결별을 뜻하는 탈당을 요구하며 홀로서기를 선언한 것이다.이총재는 김대통령이 검찰의 DJ비자금 수사유보결정의 배후이며 경선에 불복,독자출마한 이인제씨측에도 다리를 걸치는 등 3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믿고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김대통령에게 발목을 잡혔다고 생각한 이총재로서는 결별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불화 쌓여 불가피한 선택 그동안 이총재는 대통령의 협조를 구하는 ‘승부’에서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지난 9월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사면론 제기가 김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된 이후에도 연전연패를 거듭했다.그가 요구했던 DJ비자금 수사는 사실상 수사포기로 간주되는 ‘수사유보’로 후퇴했고 그가 기아사태의 해법으로 제시한 ‘화의’는 배척되고 대신 법정관리로 낙착됐다.이유가 어떻든,또 잘못이 어느 쪽에 있건 이쯤되면 두 사람 사이의 ‘궁합’은 알쪼다.서로 성격이 강하고 자신을 굽힐줄 몰라 가정에불화가 심하고 재물이 모이지 않으니 인연을 맺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천수송괘’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우리 정치사에서 현직 대통령이 여당을 자진탈당한 일은 있어도 여당 후보가 당돌하게(?) 현직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것은 아마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일 것이다.청와대는 즉각 탈당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김대통령과 이총재간 관계는 이미 ‘적과의 동침’으로 돌변한 상황이다.신한국당의 위상도 미묘해졌다.종전처럼 정부와 국정운영에 책임을 공유하는 집권당으로 보아야 할지,아니면 단순한 다수당으로 보아야 할지가 모호하게 되었다.그렇지 않아도 권력누수현상이 심화되는 임기말에 이런 파행상태가 야기됐으니 그것이 정치혼란과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것은 뻔한 일이다. 앞으로 우리는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을 것이다.정치권은 여당의 분열을 비롯하여 후보간 합종연횡과 정계재편에 이르기까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변에 휩싸일 전망이다.이 소용돌이속에서 정치권이 그나마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혼란을 최소화하는 일일 것이다.각 정파가 입장을 빨리빨리 정하고 행동을 신속히 한다면 합종연횡의 기간이 단축돼 그만큼 혼란을 줄일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혼란 최소화 지혜 모아야 그러자면 김대통령의 탈당거부 입장부터 재고되는 것이 긴요하다.대통령의 탈당거부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려고 해서야 되겠느냐”는 불쾌감의 표현일 수도 있고 “정작 당을 떠나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당원들의 기대에 부응못한 이총재”라는 반박일 수도 있다.문제는 탈당거부가 후보교체론을 주장해온 비주류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어 당내반란을 부추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의 탈당거부가 본의 아니게 당의 내홍을 증폭시키고 신한국당 대통령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면 그것은 대통령이 의도하는 공정한 선거관리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DJ비자금을 수사할 경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수사를 유보한 논리를 신한국당에도 적용한다면 공정한 선거관리자로서의 대통령의 거취가 어떤 쪽으로 재검토되어야할 지는 자명해진다. 이번에 이총재는 3김정치 청산을 내건 자신의 출마를 ‘성전’이라고 표현했다.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정면승부를 건 것이다.그는 지정기탁금제 등 여당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치를 펴겠다고 선언했다.특히 정치자금법에 의한 국고보조와 당비·후원금외에는 어떤 자금도 받지않고 법정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다짐한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지금이라도 5백억원 정도 들이면 당 내홍을 금방 잠재울수가 있겠지만 이총재는 끝까지 정도를 걸을 것이라고 측근들은 말한다. ○여론조사 과민반응 유감 3김청산을 신앙화한 이총재에게 이제 비주류의 후보교체론은 이교도의 주술처럼 들려 씨도 안먹힐 것이다.사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낮은 지지도를 이유로 후보교체를 주장한다는 것은 선거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비민주적 처사다.여론조사 결과는 그때그때 민심의 흐름을 엿보게 하는 잣대일 뿐이다.그것은 당과 후보들의 노력여하에 따라 오르내리고 50여일 후에 있을 ‘국민의 선택’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가변적인 중간수치로 결과를 예단해서 후보교체를 주장한다면 지지도 1위의 김대중씨만 남겨놓고 모두 사퇴해야 한다는 이야기밖에 안된다.또 간편한 여론조사로 대통령을 뽑으면 그만이지 돈과 시간을 낭비하면서 선거를 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자민련의 김종필 후보는 어느 여론조사에서건 지지도 최하위를 면한 일이 없지만 유력한 후보로 행세하고 있고 당내에서도 후보교체론이 전혀 제기된 바 없다.신한국당의 비주류도 이젠 후보교체론을 집어치우고 이총재와 갈라서든지 아니면 돕든지 양단간에 서둘러 결단하기를 바란다.결단이 빠를수록 그만큼 정치적 혼란은 줄어들수가 있다.〈논설주간〉
  • 새로운 각성(중앙아시아를 가다:1)

    ◎중국 능가했던 주체적 고구려문화/집안 오회분의 ‘달님­해님’ 그림 독창적 솜씨/중원에 업은 샅바싸움 강건한 기상의 무예 서울신문은 민족문화 원류를 탐사하는 새 주간기획물 ‘중앙아시아를 가다’를 연재합니다.중국 동북지방에서 중원을 거쳐 중앙아시아 대초원과 사막을 찾은 서울대 윤이흠 교수(세계종교사)가 엮는 로망의 문화기행입니다.이 시리즈는 현지에서 확인한 고구려와 발해문화를 통해 고대 민족문화 루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그래서 낙양과 서안,돈황을 거쳐 천산산맥 남북 기슭을 여러 차례 넘나들며 중앙아시아 곳곳을 누볐습니다.거기에는 우리 고대문화와 유사한 흔적을 간직한 옛 소련땅 독립국가들의 문화유산 모두가 포함되었습니다.민족문화를 역동적으로 끌어올린 고대문화 통로를 찾는데 물론 역점을 두었지만,중앙아시아에서 만난 동포들의 삶도 함께 다룰 예정입니다. 만주 벌판의 광활한 땅과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백두산에 이른다.그 웅비하는 산세를 접하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여기가 우리 민족의발원지려니 하는 마음을 갖는다.7년전 100명의 제천단을 이끌고 처음 백두산을 올랐을때 감격은 지금도 지울 수 없다.어째서 여기를 민족의 기원지라 믿게 되는 것일까.이 풀리지 않는 숙제를 안고 민족문화의 뿌리를 찾아 나섰다.그래서 발길을 먼저 연변지역으로 돌렸다. 우리는 흔히 문화의 뿌리와 기원에 대한 질문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과 본질을 찾으려 한다.기원과 본질을 동일시하는 것은 자칫 혼돈스러운 것이다.이는 아주 오래된 인간의 사유습관으로 정착했다.그 오래된 습관이 민족의 기원과 본질을 이해하는데 혼돈을 불러 일으키는 대표적 사례는 우리 문화와 중국문화의 관계에서 드러난다.그 관계를 컴퓨터용어를 빌려 설명하면,우리가 한문을 수용하면서 중국문화가 우리의 고유문화를 덮어씌운 것이다. ○중국시각서 탈피할때 그래서 모든 고유 개념어들이 중국문화 내용으로 대체되었다.이를테면 삼재사상같은 것이 그런 경우다.천지인을 말하는 삼재사상은 주대에 시작해서 한대에 와서 완성되었다.따라서 그 이전 단군조선 문화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그럼에도 삼재사상이 한국문화의 뿌리이자 본질인 양 착각한다.이는 분명히 오래된 사유습관의 오류를 되풀이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우리는 이제 중국 일변도의 시각에서 자유로워질 때가 되었다. 그런데 북방에서 만난 고구려와 발해의 문화는 중국 일변도의 오류에 대한 각성 그것이었다.집안 고구려 고분인 오회분 4,5호 묘에서 비는 달님 ‘여와’ 및 햇님 ‘복희’의 그림과 각저총의 격투기 및 씨름 그림은 중국문화에 예속하지 않은 고구려인의 솜씨다.두꺼비가 있는 달을 머리에 인 여와는 물론 중국 문헌에 나오는 내용이다.그러나 7세기에 그린 이 그림은 흐트러지고 유연한 당시 중국의 비천과는 전혀 다른 강건한 기상을 담았다. 그러니까 고구려인들은 중국으로부터 문헌전통을 받아들였으되,미의 감각 만큼은 자신들의 것을 버리지 않았다.그들은 고구려의 정서라는 그릇에 중국의 문화를 담았던 것이다.이는 고구려문화에 나타난 일관된 현상이다.무예대결의 그림수박도 고구려인들의 고유한 자기수련 전통이 배었다.또한 샅바를 맨 씨름은 중국에 없는 무예다.특히 고구려인과 대결중인 상대방 얼굴의 코는 유난히 높게 강조되었다.서역(서역)의 서양인이 분명했다.이는 고구려인들이 중국 밖에 사는 사막과 스텝의 민족들과도 교류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람 그림이다. 중국 대륙은 한나라가 망하고 당나라가 일어서기 전까지는 북방 유목민족들에게 철저히 유린되었다.그 오합지졸의 상태였던 시기에 고구려는 대륙 동북방에서 강성한 제국을 이루었다.고구려는 당시 대륙에서 크게 봐야할 국가도 없었고,그렇게 해야할 이유도 없었다.그리고 문화적 주체성을 지녔던 고구려는 유교나 불교,도교와 같은 외래종교를 등거리에서 조정할 수 있었다.그러나 고구려의 태도는 왕조가 망하는 날까지 계속되었다.또 방대한 스텝지방에 자리한 돌궐제국의 칸들과 적극적인 접촉을 통해 서역과 활발한 물물교류를 가졌다. ○외래종교 등거리서 조정 고구려가 망하면서 발해가 대신 나서 그 고토를 차지했다.고구려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만주족을 끌어안고 나라를 세운 발해인들의 애환은 흔히 만주라 일컫는중국 동북지방 곳곳에 스며있다.그 많은 발해 무덤에서는 화려했던 문화의 흔적이 속속 드러났다.근·현대에 걸쳐 일어난 압록·두만강 건너로의 민족대이동은 어쩌면 귀소본능에서 비롯한 것인지도 모른다.그들은 황무지를 개간하여 씨앗을 뿌리고 터전을 잡았다.항일독립전쟁에도 힘이 되어준 그들은 조선족이라는 이름으로 지금 고구려 고토에 살고 있다. 북하의 중국쪽 두만강변 언덕에는 조선족 민족시인 이욱(1907∼1984년)의 시비가 서 있다.‘칠순/할아버지/나무를 심으며/어린 손자를 보고/싱그레 웃는/그 마음/그 마음’이라는 시다.그 시를 읊조려보며 내려다 본 강건너 무산시는 무척 적막했다.동양 제일이었다는 철광도시가 폐허로 변한 무산은 적막하다 못해 살벌했다.내일을 위해 나무를 심지않은 땅 무산.그의 시가 구구절절 절실하게 가슴을 파고 들었다. 그 암울했던 시대에 더러는 일제를 피해 블라디보스토크의 해삼위로 들어갔다.일제의 마수에서 벗어났다 했더니 스탈린은 그들을 중앙아시아로 내몰았다. ○고려인 삶도 조명 옛날 고구려인들이 칸들과 교류하던 바로 그 스텝에서 살고 있는 오늘의 고구려인이 그들이다.그래서 중앙아시아 이방인들 틈새에서 외롭게 살아온 고구려인들도 만나기로 했다.우리 민족문화의 원초적 잔영이 어슴프레 보이는 땅으로까지 역류하여 들어간 고구려인의 이주는 우연이었을까.그러나 역사는 필연적일수 밖에 없다. 어떻든 이번 ‘민족 문화의 원류’를 탐사한 여행목적은 우선 고구려인이 서역과 문화를 교류하는데 뒤따랐던 두가지 통로를 찾는 것이었다.다시 말하면 중국 서안에서 돈황을 거치는 비단길과 그 밖의 북방통로를 살피는 것으로 압축된다.이와 더불어 중앙아시아 초원에서 먼 한반도 동남쪽 끝자락 신라와 중앙아시아의 관계를 짚어본다는 의도도 깔았다.그리고 비단길이 지나던 중국 오지의 조선족과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삶에서 세계속의 한민족 위치를 발견코자 노력했다. □필자 약력 △1940년 서울생 △서울대 종교학과졸 △미 밴더빌트대 대학원석사 △미 노스웨스턴대 대학원 철학박사(종교학) △정신문화연구원연구원 △현 서울대 교수(종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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