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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동종료 앞둔 한상범 의문사규명위원장 - “진실규명 막는 惡의 세력 있다”

    “여전히 진실을 감추고 왜곡하려는 세력이 있습니다.”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한상범(韓相範·68)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나 “과거 부당한 권력을 행사했거나 권력에 기생해 부와 권세를 누렸던 ‘악의 세력’이 진실 규명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4년 한일협정반대 교수단 서명을 주도한 이래 40년 가까이 법학자와 불교인권운동가로서 사회 참여에 앞장 섰다.지난 4월 양승규(梁承圭)위원장의 뒤를 이어 2대 위원장을 맡은 그는 “각계 인사를 만나 규명위 기한연장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한연장이 왜 필요한가. 기한 내에 모든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의문사처럼 중대한 사안을 미결로 방치하는 것은 의문사 특별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조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보통 살인사건 하나가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3년이 걸린다.1년 9개월 동안 85건의 사건을 처리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규명위에 접수된 사건들은발생한 지 상당한 기간이 경과했거나 발생당시 국가기관들이 은폐한 사건들이다.여건을 감안하면 그동안 30건을 해결한 것도 실망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가장 어려운 점은. 국가기관의 비협조도 문제지만,더 심각한 것은 국민의 의식이다.진실규명이 우선이고 화해와 용서는 그 다음이다.하지만 우리 국민은 권력자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을 너무 쉽게 잊는다.‘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그 시절엔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상황논리를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인다.규명위조사를 거부하는 세력은 이같은 맹점을 잘 알고 있다.규명위의 조사시한까지만 버티면 영원히 진실을 묻어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허원근 일병 사건 관련 규명위의 발표내용을 부인하는 진술이 일부 언론에 실리고 있는데.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출현과 유지에 협력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사회 각 부문의 요직에 남아 과거청산을 방해하고 있다.이들은 과거 자신들이 비호했던 권력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규명위가 고사(枯死)하기를 바란다.하지만 규명위가 200여명의 참고인들을 대상으로 1년 넘게 조사한 사건을 불과 며칠 동안의 취재로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의문사특별법이 개정된다면 방향은. 3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첫째,규명위를 해체한 뒤 인권위법을 개정,인권위 안에 의문사 문제를 다루는 기구를 신설,조사를 맡도록 하는 것이다.둘째,의문사뿐 아니라 이에 준하는 모든 미결사건을 조사하는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셋째,규명위를 존속시키되 압수수색이나 강제소환을 가능케 하는 등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있다. ◆의문사 규명의 역사적 의의는. 권위주의 정권의 치부를 청산하고 역사의 왜곡된 물길을 바로잡는 것이다.여기에 반발이 없을 리 없다.‘악의 세력’까지도 만족시키는 객관적 잣대란 없기 때문이다.악의 세력과의 비타협적 싸움은 계속돼야 한다. 이세영기자 sylee@ ■의문사규명위 활동 성과 - 故최종길교수 간첩누명 벗어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지난해 1월 공식 출범한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지금까지 85건의 의문사 사건을 접수,이 가운데 30건을 마무리지었다. 규명위는 그동안 최종길·김준배 사건 등 베일에 싸였던 사건의 진상을 밝혀냈지만 유족단체와의 마찰,내부의 불협화음 등으로 위원장과 임원들이 교체되는 진통도 겪었다. 규명위는 전국 민족민주 유가족협의회와 추모단체 연대회의 등이 지난 98년 11월부터 420여일 동안 의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이는 등 오랜 산고를 거친 끝에 출범했다. 하지만 규명위 조사는 처음부터 벽에 부딪혔다.검·경을 비롯한 국가기관들이 “보존연한이 지나 자료가 폐기됐다.”,“국가기밀과 관련된 사항이다.”며 관련자료 제출과 참고인 조사에 불응했기 때문이다.강제구인과 압수수색등 강제 수사권이 없는 규명위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조사기간이 짧은 점도 계속 문제로 지적됐다.당초 의문사특별법이 규정한 조사기간은 불과 9개월.수사기관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은폐됐고,오래전에 발생한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기엔 터무니 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조사가 난관에 봉착하자 일부 유가족은 국가를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불만을 드러냈다.규명위의 위상 등을 둘러싸고 정부 파견 조사관들과 갈등을 빚던 민간 출신 조사관들이 잇따라 사표를 내는 등 불협화음도 표면화됐다.이로 인해 초대 양승규(梁承圭)위원장 등 일부 위원과 조사관이 교체됐고,조사기간도 두 차례 법개정을 통해 올해 9월까지 연장됐다. 한편 지금까지 종결 처리된 30건 가운데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인정된 것은 박영두·최종길·김준배 사건 등 6건이다.지난 73년 유럽거점 간첩단 사건으로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받다 숨진 최종길 전 서울대 교수 사건과 97년 한총련 투쟁국장으로 경찰에 쫓기다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김준배씨 사건은 규명위가 당초 조사결과를 뒤집고 사건의 전모를 밝혀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중간발표에서 군 당국의 자살결론을 뒤집은 허원근(許元根) 일병 사건도 군 의문사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새롭게 한 계기로 인정받고 있다.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55건 가운데조사결과 보고가 끝난 것은 최석기·박융서사건 등 23건,보강조사중인 것은 허원근 사건 등 12건이다.그러나 장준하·이내창·박창수 사건 등 18건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의 비협조 등으로 아직 1차보고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세영기자 ■민변등 의문사법 개정 촉구 - “권한 강화·활동기한 늘려야” 오는 16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시한을 앞두고 조사기간 연장과 위원회의 권한 강화를 요구하는 각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규명위에 접수된 85건의 의문사 가운데 55건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이른바 ‘의문사 빅 5’가운데 장준하·이내창·이철규·박창수 사건은 국정원과 검·경의 협조거부로 진상규명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관련 자료가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규명위 위원과 조사관들이 잇따라 국정원과 기무사를 상대로 실지조사를 시도했지만 이들 기관의 완강한 거부로 조사가 무산됐다. 규명위 관계자는 “현행 의문사특별법이 규명위에 압수수색권,계좌추적권,강제구인권 등을 부여하지 않아 조사에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할 수는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상범(韓相範)위원장은 최근 국회 공청회에서 “현재 진행 상황으로는 기한 내에 사건을 마무리지을 수 없다.”며 기한연장과 권한강화를 위한 3차 법개정을 촉구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덕우(李德雨)변호사도 위원회의 활동기한 삭제와 특별검사 조항 신설,재심청구 허용과 과태료 인상 등을 담은 의문사법 개정안 시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유가족 및 시민·사회단체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민주화운동 정신계승 국민연대와 의문사 유가족 대책위,민주노총 등은 지난달 20일 성명을 통해 의문사법 3차 개정을 요구했다. 박형규(朴炯圭)목사와 김삼웅(金三雄) 전 대한매일 주필 등 규명위 자문위원들도 최근 전체회의를 열어 기간연장과 권한강화,반(反)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배제 등을 담은 건의문을 대통령과 정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에서는 김원웅(金元雄)·이창복(李昌馥) 국회의원 등이 긍정적인의사를 밝혔을 뿐,뚜렷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세영기자
  • 정몽준 ‘각개격파’ 시동, 독자신당 밑그림속 현역 의원들과 개별접촉

    최근 ‘독자신당’ 쪽으로 가닥을 잡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신당 창당의 밑그림을 그리는 동시에 현역 의원들과 개별접촉을 갖는 등 ‘각개격파’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신당 창당의 최대 화두였던 ‘노무현(盧武鉉)-정몽준 연대’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현역 의원들의 신당 참여를 위한 영입작업이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정 의원은 이를 위해 무소속·자민련 의원뿐 아니라 민주당 소속 의원 10여명과도 직·간접적으로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일에는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주당 장영달(張永達) 의원 등과 오찬 모임을 가졌다.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에게는 신당 참여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는 후문이다.정 의원이 이처럼 현역의원 끌어들이기에 적극 나선 것은 ‘원내세력 확보=신당창당 성공=연말대선 승리’라는 등식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중평이다.즉 현역 의원들이 9∼10월중 정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에 가세하면 그의지지도 상승추세는 굳혀질 것이고,대선 승리에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그러나 정 의원은 ‘현역의원 영입설’을 공식 부인했다.그는 2일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민주당·한나라당 의원들을 다 만났고,몇 명인지 일일이 세어보지 않았다.”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내가 추진하는) 신당에 합류할 것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따라서 정 의원이 추진중인 신당의 원내세력화 성공 여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우선 반노(反盧)진영을 비롯한 민주당내 대다수 의원들이 민주당 잔류와 신당 참여를 놓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민주당내 중도파 한 의원은 “10월중 노 후보와 정 의원 가운데 누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에 맞서 승산이 있는지를 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도 이와 관련,“내가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출마선언 때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더 생각해 봐야 한다.”고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김법무해임안 무산 안팎/ 민주,의장 출근저지 ‘원천봉쇄’

    김정길(金正吉) 법무부장관 해임건의안이 지난달 31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치 끝에 처리 시한을 넘겨 자동 폐기됐다.그러나 한나라당은 2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 해임안을 다시 낼 방침이어서 양당의 격돌 가능성은 여전히 정국의 불씨로 남게 됐다. ◇해임안 향배- 검찰의 병풍(兵風)수사가 변수다.한나라당은 “지금처럼 검찰이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흘려 의혹을 증폭시킬 경우 즉각 해임건의안을 다시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다만 전국적 태풍피해와 이에 따른 민심 악화를 감안,해임안 재제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자칫 해임안 재제출로 정치권 대치가 심화할 경우 민주당뿐 아니라 한나라당에도 비난여론이 쏟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서청원(徐淸源) 대표는 1일 “적당한 시기를 봐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6일부터 시작될 국정감사와 공적자금 국정조사 등의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할 때 당장은 해임안이 다시 제출되지 않을 듯하다.다만 국정감사와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새로운 쟁점이 불거질 경우 곧바로 제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제출 시기는 지극히 유동적이다. ◇해임안 무산 안팎- 정균환(鄭均桓) 총무 등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오전 6시부터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 집결,박관용(朴寬用) 의장의 출근을 저지함으로써 해임안 본회의 상정을 원천봉쇄했다. 한나라당도 임인배(林仁培) 수석부총무 등이 박 의장 공관을 찾아 ‘출근길’을 뚫으려 했으나 민주당측의 저지로 무위에 그쳤다.양당 의원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한때 의장 공관에는 민주당 60여명,한나라당 20여명 등 80여명의 의원들이 몰려들었으나 몸싸움 등 별다른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박 의장은 “국민들 보기에도 모양이 좋지 않으니 일단 국회에는 나가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며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했으나 민주당측은 “국회로 가면 자칫 충돌할 수도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해임안은 결국 처리시한인 오후 2시35분을 넘기면서 자동 폐기됐다. 해임안 처리가 무산된 뒤 한나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민주당의 의장공관 불법점거는 의회민주주의 파괴행위”라고 민주당을 맹비난했다.이에 민주당도 의원총회를 통해 “한나라당의 해임안 제출은 검찰의 중립성을 해치는 국기문란행위”라며 해임안이 다시 제출돼도 실력저지할 뜻임을 거듭 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
  • 정기국회 오늘 개회, 김법무 해임안 무산

    제234회 정기국회가 2일 개회된다.이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이 8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지난달 31일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의 등원(登院)을 막아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처리는 시한을 넘겨 무산됐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어 정기국회 개회식을 갖고 3조 6670억원의 예금보험기금채권 차환발행 동의안과 공적자금 국정조사 계획서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공적자금 국정조사 청문회는 10월 7∼9일로 예정돼 있으나,증인선정 문제 등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청문회를 포함한 공적자금 국정조사가 제대로 될지는 불투명하다. 곽태헌기자 tiger@
  • 법무해임안표결 대치정국/ 돌파…봉쇄…긴장의 ‘여의도 전선’

    총리인준안 부결,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대치 등으로 정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여기에 한나라당이 30일 청와대의 총리서리 임명방침과 관련해 ‘대통령 탄핵 검토’ 의사를 밝혀 정국상황은 한층 혼미해졌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는 것도 정국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서리 재임명 맞물려 갈등 증폭 “이번에 해임무산되면 또 제출” 한나라당은 30일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잡았다. 아울러 청와대의 총리서리 재임명 움직임에는 ‘대통령 탄핵발의’를 시사하며 제동을 걸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리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마자 청와대가 또 다른 총리서리 임명을 예고한 것은 한마디로 국회 권능에 대한 도전”이라며 “인사청문회법 제정이후 총리 서리제는 더 이상 관행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음에도,청와대가 스스로 위헌을 강행하겠다면 헌법보장의 차원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 등강력한 대응방안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한나라당은 총리서리가 재임명되면 일단 청문회를 통해 검증에 나서겠다는 생각이지만,향후 정국의 진행상황에 따라 위헌논란을 부각시키며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할 여지도 없지 않다.서 대표도 “이미 총리대행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냈으므로 청문회 자체를 수용해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당 일각에서 나오지만,아직 깊은 검토는 없었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법무장관 해임안 처리를 위해 소집요구한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해임안 통과를 위한 작전을 숙의하며 ‘일사불란한 행동통일’을 다짐했다.민주당이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을 봉쇄할 때에 대비,부총무단을 중심으로 ‘돌파조’도 편성했다.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중 해임안 처리가 무산되더라도 거듭 해임안을 제출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서 대표는 또한 병풍수사와 관련,“검찰이 유력한 대선후보에 대해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매일 흘리는 것은 12월 대선에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라며 “검찰은 수사계획과 청사진을 제시하고 최소한 추석전까지는 수사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의총은 김대업씨에 대한 정권차원의 비호의혹을 집중 제기했으며,이재오(李在五) 의원은 “모든 정황이 명백한데도 기자들이 이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며 언론을 성토하기도 했다. 이지운기자 jj@ ■의원·사무처직원 8개조 나눠 朴의장·본회의 가능 장소 봉쇄 민주당은 30일 밤늦게까지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며 긴장을 풀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김 장관에 대한 해임안을 ‘국법질서 파괴행위’로 규정한 뒤 처리 마감시한인 31일 오후 2시35분까지 한나라당의 본회의 소집을 실력저지해 해임안을 자동폐기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위해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지 못하도록 이날 하루종일 밀착 저지하는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을 원천봉쇄했다.소속 의원 110여명과사무처 직원 190여명 등 300여명을 8개 조로 나눠 교대로 국회법상 본회의 개최가 가능한 본회의장과 예결특위회의장,3·4회의장 등 4곳과 함께 국회의장실,한남동 의장공관 등을 문 앞에서 지켰다.그러나 민주당측은 박 의장이 오후 총무접촉이 결렬된 뒤 “31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 수밖에 없다.”고 밝히자 심야 의원총회를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이날 오후부터 의사당에 들어선 한나라당 의원 130여명은 146호 회의실에서 의원총회를 가졌는데,민주당 당직자들은 우발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멀찌감치 떨어져 이를 지켜보았다. 박 의장은 오전에 개인 용무를 마친 뒤 오후 1시30분쯤 의장실에 들어갔으나,후생관에서 열리는 국회 직원 바자회에 참석할 때에는 10여명의 민주당 사람들이 ‘경호원’으로 따라붙는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졌다. 전날에 이어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3차례 접촉을 갖고 타협점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해임안 문제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대통령 탄핵발의 검토 발언’,‘방송사 신보도지침 논란’ 등 악재만 줄을 잇는 등 접점을 찾지 못했다.민주당측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감옥에 간 것은 한나라당의 독재를 위해 희생한 것이 아니다.”(한화갑 대표),“오로지 정쟁만을 유발하려는 오만하고도 무책임한 정치공세”(이낙연 대변인)라는 등 한나라당측의 법무장관 해임안처리 방침을 성토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법무해임안 처리 고심 - 朴의장의 해법은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의 고심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처리안의 법적 처리 시한(31일 오후 2시35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이와 관련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면대치를 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장은 이 문제와 관련,당초엔 한나라당만이 참석하는 단독국회 사회를 거부하겠다며 ‘합의 처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하지만 30일 오후의장실에서 열린 3당 총무회담이 결렬된 뒤 ‘타협이 안 되면 다수결로 가는 것이 국회법 원칙”이라며 31일 오전 본회의를열고 사회도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의장 주변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그가 이처럼 뉘앙스가 다른 발언을 하는 것은 고민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또 일각에서는 양 당 지도부가 기한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내 식대로 하겠다.’는 일종의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어쨌든 지난 28일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부결로 정국이 급랭,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실과 본회의장을 지키는 극한 대치 상황까지 전개되고 있어 그가 다수결 원칙을 좇아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잡으려 할 경우 불미스러운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홍명보 미국행 무산

    홍명보(포항 스틸러스)의 미국 프로축구 LA갤럭시 행 협상이 포항구단과 갤럭시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황인국 포항구단 사무국장은 28일 “갤럭시와 홍명보의 이적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갤럭시가 이적료로 현금 20만달러 이상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재협상도 약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홍명보는 “섭섭하지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앞으로 시간이 있고 다시 갤럭시가 제안을 해온다면 포항도 지금과 다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전히 미국행에 미련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 조윤정 메이저대회 첫승, US오픈테니스 1회전 통과

    한국 여자테니스의 간판 조윤정(세계 106위·삼성증권)이 메이저대회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조윤정은 28일 미국 뉴욕의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계속된 US오픈여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 51위 마구이 세르나(스페인)를 2-0(6-3 6-4)으로 완파했다.조윤정은 30일 파올라 수아레스(22위·아르헨티나)와 2회전을 치른다. 한국 여자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98US오픈에서 박성희가 1회전을 통과한 이래 처음이다. 조윤정은 3-3으로 팽팽히 맞서다 상대의 서비스게임을 두 차례나 무산시키며 첫 세트를 따낸 뒤 2세트에서도 주도권을 휘어잡은 끝에 6-4로 이겼다. 그러나 전미라(세계 115위)는 아시아 최강 스기야마 아이(세계 19위·일본)의 위세에 눌려 0-2로 완패했고,8강 진입을 목표로 삼은 남자단식의 이형택(세계 81위)도 마디 피시(세계 94위·미국)에게 1-3으로 무릎을 꿇어 2회전 진출이 좌절됐다. 한편 남자단식 최강 레이튼 휴이트(호주)는 프랑스의 니콜라 쿠틀레를 3-0으로 완파하고 대회 2연패를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고 여자단식 3연패를 노리는 비너스 윌리엄스와 제니퍼 캐프리아티(이상 미국)도 단 한 게임도 뺏기지 않는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1회전을 통과했다. 와일드카드로 본선행 막차를 탄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는 호주오픈 이후 발목 부상으로 인한 3개월간의 공백을 극복하고 마리아 어빙(미국)을 2-1로 물리쳤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자유의 집’ 갈곳 없어요

    ‘자유의 집,어찌하오리까.’ 서울시와 영등포구가 문래동 3가 옛 방림방적부지의 노숙자쉼터인 ‘자유의 집’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건물주가 건물을 비워달라며 소송을 냈고 주민들도 폐쇄를 요구하지만 정작 서울시는 마땅한 대체 부지가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28일 서울시와 영등포구에 따르면 국제 금융위기때인 99년 1월 시가 옛 방림방적 기숙사 3개동을 활용,폭증한 노숙자를 수용하기 시작했다.현재 이곳에는 하루 650여명이 머물고 위탁운영하는 성공회대는 노숙자들이 근로능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재활프로그램을 운용중이다. 시는 당초 2000년 6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이곳을 이용하기로 건물주와 무상임대계약을 맺었다.그러나 시는 대체 부지가 없다며 이후 2년 이상 계속 사용했고 그 사이 바뀐 새 건물주는 ‘건물명도 및 임대료 청구소송’을 냈다. 인근 주민들도 노숙자들이 지역을 배회하고 고성방가 등으로 불안 요인이 된다며 ‘자유의 집’ 폐쇄를 요구하고 집단 행동까지 준비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서울의 노숙자 2700여명의 36%인 980명이 자유의 집 등 관내에 수용돼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된다며 조속한 시일내에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자유의 집을 폐쇄해 줄 것을 시에 강력히 요청했다. 김용일 영등포구청장은 “자유의 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울시가 대체부지를 마련하거나 노숙자들을 각 자치구에 분산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2년전부터 자유의 집 이전을 위해 부지 물색에 나섰으나 그때마다 대상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노숙자시설인 점을 들어 지난 3월 이 곳을 사회복지시설로 결정고시한 뒤 주민공람까지 했으나 7000여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해 이 계획도 중단됐다. 영등포구는 이와 함께 82곳의 ‘희망의 집’에 분산,수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자유의 집과 희망의 집은 설립 목적이 달라 실현이 어려운 실정이다. 조덕현기자
  • 장대환 총리인준 부결/국정 혼선 정치 충돌 ‘大患’

    장상(張裳) 전 총리 서리에 이어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 서리의 국회인준안도 28일 부결됨에 따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임기말 국정주도력이 심대한 타격을 받고,두달 가까이 계속된 국정공백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긴장고조 정국 어디로 특히 국정공백 초래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인준안을 부결시킨 한나라당의 선택은 향후 강경드라이브의 예고편에 불과한 것 같다.더욱이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아들들 병역 의혹에 대한 정면승부의 일환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어 향후 대선정국은 극심한 혼돈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지난달 31일 장상 서리 인준이 무산된 데 이어 이번에 또 인준안이 부결,2000년 6월 제정된 인사청문회법 도입 이후 총리인준은 모두 국회에서 거부당함으로써 차기 총리서리의 지명도 어려워진 점이 정국불투명성을 한층 짙게 해주는 요소다. 따라서 국무총리의 장기 부재로 인해 국정 전반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게 되고 정치권은 12월 대선을 앞두고 병역비리 의혹 수사와 공적자금 국정조사 등을 둘러싸고대치가 격화될 전망이다.끝모르는 ‘강(强) 대 강’의 충돌이 불을 보듯 뻔한 정국이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현 정권과 민주당이 이회창 대통령 후보를 고사시키기 위해 정치공작에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반면 민주당은 원내 과반 의석인 한나라당측이 ‘다수당의 횡포’를 통해 국정을 마비시킨다고 맞서는 등 서로 비난에 열중이다. 남은 정치일정도 정국대치를 완화시키는 요인보다는 격화시킬 요소들만 즐비하다.한나라당은 다음달 초 대선 선대위를 출범시켜 표몰이를 본격화할 예정이다.이어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대선출마를 선언하고,민주당도신당 창당작업을 완료,대선후보 구도가 정해지면 ‘대선정국’이 본격화된다. 각 후보진영간에 폭로공세와 인신공격이 가열될 수밖에 없다.민주당과 정몽준 의원이 추진 중인 신당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경우엔 정국은 더욱 복잡하게 뒤엉켜 들어갈 전망이다.특히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병풍(兵風)정국을 무사히 돌파하려는 노력은 ‘혼돈 정국’의 에너지를 끝없이 확대재생산해 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기본적으로 민주당은 한나라당을 ‘국정 마비 책임론’으로 몰아붙이고,한나라당은 ‘청와대 음모론’과 함께 현 정권의 정권운영 능력에 문제를 제기하며 가차없이 공격할 가능성이 농후해 대선정국에 평온을 기대하는 것 자체부터가 무리인 것 같다. 이춘규기자 taein@
  • 방송교류 합의 의미/ 남북 이질감해소 ‘획기적 轉機’

    27일 발표된 남북간 공식적인 방송교류 합의는 통일로 가는 디딤돌이란 상징적 의미를 안고 있다. 그동안 정치·경제분야에서 남북 대표자간 교류는 이뤄져 왔으나 방송물을 체계적으로 교환하는 것처럼 일반인 차원에서의 교류가 가능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긍규 남북방송교류추진위원회 위원장은 “독일 통일의 과정에서 방송 교류가 기초가 됐다.”면서 “우리에게도 방송교류는 거의 비슷한 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김영중 교수는 “교류란 상호이해의 시작이며 왜곡된 상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라면서 “처음부터 큰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방송교류를 통해 남북간 이해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김성호 의원은 “남북화해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양측의 상호불신이었다.”면서 “이번 방송 교류 합의로 남북한이 서로 방송 프로그램들을 교환해볼 수 있다면 무엇보다 이질감의 문제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천의 의지가 얼마나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지적이 많다.그동안 남북간에는 합의만 해놓고 실천과정에서 의견이 다르거나 정치적인 상황이 발생해 무산되었던 사례가 비일비재했다.국민들 사이에는 남북간 합의사항 이행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현대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교환한다하더라도 북한의 수신기 보급상황·시청환경·편성권 등 방송환경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면서 “지난 6월 월드컵 당시 북한이 독일전을 방송하면서 일부 장면을 삭제했던 것처럼 우리 방송의 지극히 작은 부분만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방송교류를 통해 북한에도 우리에게 기대되는 만큼의 성과가 있을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주현진기자 jhj@ ◇남북방송교류 합의 일지 ◆ 2000.6.7 남북방송교류 관련 정책 수립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개최 ◆ 2001.6.7 ‘남북 방송교류추진 위원회’ 구성 ◆ 2001.11.8 제5차 남북방송교류 추진위원회에서 남북방송행정·규제 기구간 교류추진 계획◆ 2001.12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실무진과 방송위원회간 교류 추진을 위한실무 협의 ◆ 2001.12.8 중국 베이징에서 북측과 실무협의를 통해 우리측 제안 전달 ◆ 2002.1.29 북측에서 후속 협상 추진의사 통보(부시 미대통령의 악의 축발언으로 후속 협상 결렬) ◆ 2002.8.9 북측에서 ‘후속협상’ 다시 제의 ◆ 2002.8.24∼27 협상대표단 10인 및 실무자 4인 방북
  • NEC인비테이셔널/ 패리, 우즈 꺾고 우승

    최경주(32)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만 출전한 ‘별들의 전쟁’월드골프챔피언십(WGC) NEC인비테이셔널(총상금 500만달러)에서 공동 19위를 차지했다. 단일대회 4연패에 도전한 타이거 우즈는 무명 크레이그 패리(호주)에게 밀려 꿈이 무산됐다. 최경주는 26일 미국 워싱턴주 사마미시의 사할리골프장(파71·696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4언더파 280타로 공동 19위를 차지했다.최경주는 이날 아이언샷 정확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보기는 1개에 그치고 버디 5개를 뽑아내 순위를 상위권으로 끌어 올렸다. 대회 우승컵은 보기없이 버디 6개를 골라내며 6언더파 65타를 친 패리에게 돌아가 지난주 PGA챔피언십 우승자 리치 빔에 이어 2주 연속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호주 일본 등 ‘변방 투어’에서 19승을 올렸지만 미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준우승 4차례밖에 기록하지 못한 패리는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공동 2위인 로버트 앨런비(호주) 프레드 펑크를 4타차로 제치고 상금 100만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72년만의 단일대회 4연패를 노린 우즈는 퍼트 부진으로 3언더파 68타에 그쳐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4위에 머물렀다. 이기철기자 chuli@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만화경] 달라이 라마의 여유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그가 움직이는 자리마다엔 항상 이런저런 화제가 무성하다.그를 추종하는 세계적인 톱 연예인들이 모임에 얼마나 많이 참석했느니,초청자 측이 얼마의 기부금을 내놓았느니 등등이 대서특필되는가 하면 중국의 티베트에 대한 견제성 정책이 꼭 따라붙는다. 달라이 라마가 세계인의 관심대상이 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우선 중국의 침략으로 험한 역사의 파고를 헤쳐온 티베트의 국가 상태가 그렇고 달라이 라마라는 인물의 종교적 위상이 주로 작용할 것이다.그러나 아무래도 달라이 라마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비폭력과 평화의 원칙,그리고 오염되지 않은 영혼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려는 게 많은 이들이 그를 초청하는 큰 이유일 것이다. 최근 2∼3년간 한국도 그를 초청하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시민·종교단체로 구성된 방한 추진단이 직접 다람살라로 건너가 공식 초청장을 보낸 뒤 방한일정까지 공개했으나 결국 무산됐다.당시 장자 종단인 조계종은 먼 발치서 남의집 구경하듯 방관했고 일부 불교계 인사들은 거부감까지 노골적으로 내비쳤다.우리 정부와 중국간의 관계 경색을 원치 않고 우리 불교계에서 달라이 라마를 무어 그리 큰 인물로 평가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었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이 또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종전에 뜨악한 반응을 보이던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이 적극적인 초청의사를 밝혔다고 한다.사뭇 눈치가 달라졌다.그래서인지 방한추진단도 고무돼 있고 연내 방한을 이루려 한다는 말도 들린다. 2000년 7월 달라이 라마 방한추진위원단을 따라 다람살라에가 그분을 만났을 때 가진 느낌은 상당히 온화하다는 것이었다.낮 12시 이후 일절 음식을 금하는 ‘오후불식’을 어김없이 지키는 그는 온화한 인상과는 달리 ‘예스’와 ‘노’를 분명히 가리는 냉철한 인물이었다.그러면서도 농담을 아끼지 않는 여유가 몸에 배어 있었다. 얼마전 달라이 라마를 만난 도올 김용옥씨는 마오쩌둥과 중국에 대한 언급에서 그를 알 수 있었다고 한다.“마오쩌둥과 중국이 티베트 민족에 저지른 악업은 기나긴 시간을통해 반드시 그대로 돌아갑니다.그러나 그들이 티베트 민족을 떠돌이 신세로 만들었기에 전 인류에 불법을 전파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감사해야 하지요.” 그로부터 ‘영혼의 양식’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갖는 순수한 초청이유야 얼마나 좋은 것인가.하지만 달라이 라마는 우리처럼 조급하지는 않은 것 같다.무리하게 초청을 고집하기보다는 달라이 라마의 여유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김성호기자kimus@
  • 공공개혁 추진 일단 합격점, 출범 2년 정북혁신추진위 평가

    대통령자문 정부혁신추진위원회(위원장 金東建)가 23일로 출범 2주년을 맞는다. 민·관합동 대통령자문기구로 출범한 위원회는 2000년 8월 설립 이후 공공부문의 구조조정과제들을 강도높게 추진하고 공기업 및 산하기관의 상시 개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그러나 국민의 정부 후반기들어 공공부문의 개혁의지 퇴색과 함께 노조 등 이해집단의 저항으로 개혁이 답보상태에 처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그간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본다. ●공공개혁 추진성과= 공공개혁은 공공부문의 효율성 제고 및 슬림화를 목표로 정부·지자체·공기업·산하기관의 조직을 정비하고 인력을 감축했다. 포항제철·한국통신 등 7개 공기업을 민영화했으며 41개 자회사를 정리토록 했다.또 청사시설관리·전산운영 등 76개 업무를 민간에 위탁,비용을 절감하고 행정서비스를 향상시키도록 했다.공기업·산하기관의 비효율과 낭비요인을 없애기 위해 1943개 경영혁신과제를 추진했다.256개 기관의 퇴직금누진제를 폐지했고 방만경영사례 662건 중 95%를고치도?했다. 성과상여금 및 성과연봉제를 도입했고 개방형직위제를 통해 40개 부처 132개 개방형 직위 중 올 3월까지 116개 직위에 임용했다.행정서비스헌장제,고객헌장제,경영공시제 등을 도입했으며 전자정부 구현을 강도높게 추진,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지난해부터는 상시 개혁체제로 전환,기관 스스로 개혁과제를 발굴하도록 하고 있다. ●과제= 개혁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유지하는 게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개혁이 중단될 경우 그간의 구조조정 및 경영혁신 성과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건 위원장은 “공공부문의 개혁은 외환위기를 초래한 요인들을 뿌리뽑고,21세기 초일류 국가건설을 위해 우리 모두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실무위원인 송희준(宋熙俊)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혁신추진위원회가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근(南宮槿) 서울시립대 행정학과교수는 “기존의 과제를 마무리하는 것과 함께 차기 정부에서도 지속적인 개혁이 이뤄지도록 추진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北 개인영농제 확대, 400평까지…당정간부 노력동원 폐지

    북한이 협동농장 토지를 개인별로 할당하는 개인영농제를 확대 실시하고 ‘노력동원’을 폐지하는 등 지난 7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경제개혁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유력한 북한 소식통은 21일 “북한이 함경북도 회령·무산 등에서 협동농장 토지를 개인에게 할당해 경작하게 하는 개인영농제를 시험실시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30∼50평으로 제한했던 개인경작지를 400평까지 확대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소식통은 “이는 1978년 12월 중국이 도입한 농가청부제도로 발전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북한이 외무성 관리를 통해 영국·이탈리아·스웨덴을 비롯한 유럽연합(EU)에 향후 유럽 스타일의 사회보장적 시장경제 모델 수용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당·정 등 사무직 간부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육체노동을 의무화했던 ‘금요노동제’도 폐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노동자·사무원 등은 평균 임금이 18배쯤 인상됐고 노동의 결과에 따른 분배원칙에 따라 목표 초과 달성시 성과급을 주고 임금의 차등 지급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식량 등 생필품 배급제가 단계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업장 이탈자들의 복귀가 늘어나고 있다.”고말했다. 하지만 이 소식통은 부양자가 2명 이상이며 직장을 갖지 못하는 세대주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월 200∼300원의 생계보조비를 지급하고 있으며 군,보위부,보위성 등 국가 운영에 필수적인 기관과 취학아동 등에 대해서는 과거와같은 배급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들은 이번 개혁조치로 인해 생활이 향상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많이 갖고 있으며 변화에 적응하려는 양상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돈의 가치를 알게 된 도시민은 가까운 곳은 버스·전철을 타지않고 걸어다니는 현상도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이밖에 독립채산제를 시행하는 협동농장원들도 곡물 수매가 인상에 고무돼 저녁 늦게까지 일하는 풍경도 목격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중앙·지방 가릴 것 없이 하루 4∼5차례의 각종 기념보고회가열린다.”면서 “이 자리를 통해 경제관리방식 개선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허일병’ 연대·사단 간부 조사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는 군 부대 내에서 술에 취한 상관의 총에 맞아 숨진 사실이 18년 만에 드러난 허원근(許元根) 일병 사망사건과관련,사건 은폐 과정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조만간 당시 허 일병의 소속 연대와 사단급 간부까지 조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규명위 관계자는 21일 “군부대의 지휘계통을 감안할 때,독립된 전투단을구성하는 연대급에서 소속 중대에서 일어난 일을 몰랐을 리 없다.”면서 “대대장뿐만 아니라 연대장까지도 사건 은폐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헌병대 수사과정에 사단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사단급 지휘관과 참모선도 조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규명위는 사건의 은폐조작을 위해 허 일병 사망 직후 대대급 간부까지 참여한 대책회의가 열렸고,현장을 목격한 사병들에게 ‘알리바이 조작’을 위한 특별교육까지 실시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망 현장에는 회식에 참여한 중대 간부 외에도 중대본부 주변에 있던 8명의 사병 등 모두 11명의목격자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허 일병을 쏜 것으로 알려진 하사관은 사건 직후 아무 징계도 당하지 않고 사단내 다른 중대로 전보된 뒤 승진해 90년초 상사로 예편했고,최근 위원회조사에서 “술에 만취해 총을 잡은 것까지는 기억나지만 총을 쐈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준곤 상임위원 등 규명위 관계자 7명은 5공화국 시절 강제징집과 녹화사업 관련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군기무사령부를 방문했으나 기무사측의 거부로 조사가 무산됐다. 기무사측은 “강제 징집제도는 정부부처 주도로 실시됐으며 84년 9월 제도가 폐지되면서 보안사 담당부서도 해체되고 녹화사업 관련자료도 대부분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반부패 신당’ 파문 확산/ 민주 “”신당 왜 하나”” 정체성 논란

    민주당이 추진중인 신당논의가 지리멸렬 상태에 빠지고 있다.지난 10일 당무위원회의에서 신설합당식 신당 창당을 결의했지만 열흘이 넘은 21일 현재신당의 정체성 논란만 지루하게 이어질 뿐 ‘신당 무용론’이나 ‘신당 무산론’이 확산되는 기류다.이런 속사정을 반영하듯 이날 오전 무려 3시간 20분간의 당무회의에서도 신당 추진 문제는 거의 논의되지 못했다. 이처럼 신당논의가 답보상태에 빠져들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신당논의에서 발을 뺀 뒤 후보로서의 행보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그는 18일 재경선 참여자가 없어도 신당을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벌써 신당 무산에 대비한행보를 시작한 것 같은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는 것이다. 신당 무용론은 정체성 논란이 촉발시킨 측면이 강하다.재벌 2세 출신의 정몽준(鄭夢準) 의원이나 구여권출신의 박근혜(朴槿惠) 의원,그리고 이한동(李漢東) 의원이나 자민련과 무원칙하게 진행중인 신당논의에 대한 정체성 논란이 증폭되어 왔기 때문이다.이렇게 되자 다수의 중도파 의원들이 신당 논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정동영(鄭東泳) 고문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침묵의 다수가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왜 신당을 해야 하는지 묻고 대답할 때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처럼 창당선언 이후 열흘이 지나도록 실질적인 진전은 거의 없이 정체성논란만 계속되자 친노(親盧)성향의 의원들은 물론 중도파 진영에서도 신당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특히 반노(反盧)진영이 추진하는 제3신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지면서 반노성향 의원들에게까지 신당 무용론이나 무산론이 더욱 번져갈 기세다. 친노성향의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은 이날 “신당 창당은 이미 벗어난 것 아닌가.통합신당을 하자는 것은 하나마나한 소리다.”라고 신당 무산론을폈다.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정몽준 의원이 민주당에 합류할 의사가 없다고 관측하면서 “신당창당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 아닌가.정기국회가 열리고 국정감사를 쫓아다니다 보면 선거일이 다가온다.”고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다. 중도성향의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당무회의 의견서를 통해 대선승리만을 위한 신당창당을 비판하면서 신당 무용론을 폈다. 친노진영 등 당 일각에선 “신당은 결국 꼼수”라면서 “국민에게 정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에 따라 당내에선 “늦어도 추석연휴(9월20일)때까지 신당 논의가 정리될 것”이라며 “현재 분위기라면 통합신당은 물건너가고 민주당 간판을 바꿔 다는 단합대회나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 ‘홍일점’야구선수 안향미 “일본서 뛰고 있어요”

    ‘좌절은 없다.’ 국내 유일의 여자 야구선수 안향미(사진·21)가 마침내 일본 진출에 성공했다. 당당하게 공개 테스트를 통과한 안향미는 지난 6월26일부터 도쿄 여자야구팀인 드림윈스에서 뛰고 있다.원래 포지션은 투수지만 일본에선 4번타자 겸3루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딸에게 심적 부담을 주기 싫어하는 아버지 안화상(48)씨의 배려 때문.지난 2000년 덕수정보고를 졸업한 안향미는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미국진출을 시도했지만 계약 성사 단계에서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이후 일본 진출 전까지 2년여 동안 활로를 찾지 못한 채 수도권중고등학교 야구 강사로 일하며 간신히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왔다. 아버지 안씨는 “야구를 계속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딸을 보고 마음이 무척 아팠다.”면서 “일본생활이 안정될 때까지 비밀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향미의 일본 생활이 정착된 것은 아니다.현재 3개월짜리 어학연수 비자로 떠났기 때문에 조만간 비자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단신으로 일본 생활을 하고 있는 안향미는 “야구를 계속할 수 있어 너무기쁘다.”면서 “야구에 푹 빠져 외로움을 느낄 겨를도 없다.”고 말했다.또 “생각한 것보다 일본 여자야구의 수준이 높아 배울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안향미의 최종 목표는 미국 진출이다.일본생활은 교두보에 불과하다.여자야구가 활성화된 미국·일본·호주·캐나다는 매년 여자월드시리즈를 개최해 저변확대를 꾀하고 있다.안향미는 일본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월드시리즈에 출전해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박준석기자
  • 박세리·희정 강풍에 ‘무릎’

    한국 선수들의 역전 우승꿈이 강풍에 날아가 버렸다. 박세리는 19일 캐나다 퀘벡주 보드레유-도리앙의 쉬멜레아골프장(파72·6435야드)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여자오픈(총상금 12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로 부진,합계 이븐파 288타로 5위에 그쳤다.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을 정복한 박세리는 3개국 내셔널타이틀 석권을 노렸지만 끝내 무산됐다. 박세리는 3번홀(파5)과 4번홀(파4)에서 3타를 까먹고 일찌감치 우승권에서 밀려났다.3번홀에서 세번째 샷이 강한 바람에 밀려 그린에 오르지 못하고 오르막에 떨어진 뒤 다시 구른데다 네번째와 다섯번째 샷 마저 그린에 안착시키는데 실패해 더블보기를 범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시즌 두번째 우승을 노린 박희정(CJ39쇼핑)도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4오버파 76타로 무너져 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6위에 머물렀다. 9번홀(파3)에서 이글을 잡아내 선두 카트리오나 매튜(스코틀랜드)를 2타차로 따라 붙은 박희정도 후반 강한 바람에 잇따라 아이언샷이 그린을 벗어나는 바람에 10번홀(파4)과 12번홀(파4) 연속 보기에 이어 13번홀(파3) 더블보기로 주저 앉고 말았다. 매튜에 1타 뒤진 2위로 4라운드에 돌입한 멕 말론(미국)은 버디 2개 보기 3개로 1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4언더파 284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18만달러.2000년 듀모리에클래식 제패 이후 우승이 없던 말론은 2년만에 투어 14번째 우승을 일궈냈다.특히 말론은 이 가운데 10승을 역전승으로 장식,‘역전의 명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전날까지 내내 선수들을 괴롭힌 강풍은 이날도 시속 48㎞에 달했고 기온마저 뚝 떨어지면서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5명에 불과했다. 김미현(KTF)과 한희원(휠라코리아)은 5오버파 293타로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렸다.고아라(하이마트)는 6오버파 294타로 공동 20위를 기록했고 나머지 한국 선수들은 하위권으로 처졌다. 박준석기자 pjs@
  • TV ‘가상광고’ 문제 많다/ 광고주 영향력 확대…공익성 훼손

    TV방송에 아직도 광고가 부족한가? 방송계는 중간광고·광고총량제를 도입하려다 2000년 3월 시민·언론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한 바 있다.그런데도 2년여만에 이번에는 방송 프로그램 도중에 ‘가상광고’를 집어넣으려고 시도하고 있다.게다가 이같은 방송계 요구를 방송위원회가 앞장서 수용하려고 해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방송위 시행령 강행추진 *가상광고란= TV 화면 오른쪽 위에는 KBS·MBC·SBS 등 방송사의 로고가 보인다.이는 방송화면에 CG(컴퓨터그래픽)를 덧입힌 것으로,필름에 직접 찍어만드는 ‘자막’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가상광고란 이처럼 방송 화면에 덧입히는 CG를 고도의 기술로 발전시켜,카메라 각도·위치에 따라 함께 움직이도록 만든 광고를 뜻한다. 스포츠 중계에서 주로 이용해 왔는데,예컨대 축구 경기장의 골대 뒤 펜스에는 아무런 광고가 붙어 있지 않다.그러나 가상광고를 이용하면 그곳에 실제로 광고판이 붙어 있는 것처럼 시청자에게 인식돼 큰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같은 가상 화면 기법은 이미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선보인 바 있다.그라운드 상에 펼쳐지는 양팀의 국기,프리킥 상황에서 골대까지의 슈팅 거리,공과 수비수가 움직인 거리 등을 표현한 것이 그 기법이다. *가상광고의 문제점= 가상광고를 허용하면 우선 시청자들이 직접 피해를 입을 수 있다.방송문화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01 시청자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국민의 70%이상이 “현재 방송 광고량이 많다.”고 생각한다.그런데도 가상광고를 새로 허용하는 것은 시청자의 ‘볼 권리’를 무시한,방송사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가상광고가 ▲광고와 프로그램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고 ▲광고시간이 늘면 광고주의 영향력을 확대해 시청률 경쟁을 심화하며 ▲방송사들의 광고독점현상이 심해져 결국 미디어산업의 균형발전에 지장을 주게 되리라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스포츠산업의 황폐화?= 가상광고가 허용되면 광고주들은 운동장에 설치한 빌보드 광고판보다는 효과가 큰 가상광고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많다.그 결과 스포츠단체의 수입으로 갈 돈이 방송국으로 가게 될 것이다.산업연구원에서 스포츠산업을 담당하는 김화섭 연구원은 “스포츠산업의 수입은 경기장입장료,방송국 중계료,기업에서 나오는 광고비 등으로 구성된다.”면서 “가상광고가 허용되면 스포츠산업은 중요한 재원을 잃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고 분석했다.이어 “연간 수십억원에 이르는 스포츠단의 적자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를 부담해야 하는 모기업의 재정 부담 또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방송위의 무리한 추진= 방송위원회(위원장 강대인)는 지난달 22일 가상광고를 허용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했으며 이후 법제처를 통해 이를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스포츠 중계방송에 한해 현행 시행령이 인정하는 광고시간,곧프로그램당 10%에 별도로 가상광고 시간을 3%를 추가하기로 돼 있다.문제는 방송위가 폭넓은 여론 수렴없이 시행령 개정을 서두른다는 점이다.방송위는 입법예고에 이어 지난 8일 서둘러 공청회를 여는 등 신속하고 강력한 관철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민·언론단체의 반발이 거세고 한국신문협회도반대의사를 분명히 해 개정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신문협회는 가상광고가 언론매체간 균형발전을 크게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로 판단,지난 2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공동대응키로 했으며 오는 19일 방송위원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또 청와대와 문화관광부,국무총리실,규제개혁위원회,국회,42개 회원사에 ‘TV가상광고 도입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지의 협회 의견서를 이미 전달했다. 주현진 이송하기자 jhj@ ■시민·언론단체 반응/ “방송사 수익 늘리려는 고육지책” 방송위원회(위원장 강대인)가 지난달 29일 가상광고를 허용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시민·언론단체들은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지난 8일 ‘방송위원회의 가상광고 추진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가상광고 도입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언련은 성명서에서 “입법예고까지 되는 과정에서 시청자 의견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정책결정 과정의 정당성에 의문을 표시했다.또 “방송위원회가방송법 시행령 개정까지 추진하면서 가상광고를 도입하고자 하는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고는 “시청자 권익 옹호에 앞장서야 할 방송위원회가 방송업계 이익만을 대변하는 기구로 전락한 것은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민언련의 이송지혜 간사는 “방송위가 지난 8일 연 공청회는 7월 자체회의결과를 발표한 요식 행위”라면서 “시청자들을 방송의 한 주체로 간주했다면 그런 면책성 공청회를 열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이 간사는 “시청자 의견 수용이 불성실했고 사회여론 수렴과정이 배제되었다.”면서 가상광고 허용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도 가상광고 도입을 부정하는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김태현 미디어워치 부장은 “성급한 가상광고 도입은 광고 총량을 늘려 방송사수익을 늘리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가상광고를 성급하게 도입하면 시청권 제한 등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가상광고를 적절히 허용하는 범위,이에 따른 심의 규정,가상광고의 표시 방법,방송발전기금 징수 등 관련 사항에 대해충분한 논의를 거쳐기존 폐단을 보완하는 쪽으로 입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민·언론단체의 거부 반응에 대해 방송계는 가상광고를 활용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주장하고 이제 도입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MBC 광고기획부 김재형부장은 “현재 광고업계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광고주가 효과 높은 방식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체수입을 지키려는 일부 언론이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끌어들여 광고계의 정당한 경쟁력 향상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기고/ “시청자 먼저 생각하자” 가상광고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 프로그램 내에 삽입하는 광고방식이다.광고 이미지와 활동중인 인물이 겹치지 않는 첨단광고기법이다.지난 월드컵 경기도중 각종 경기정보(예컨대 프리킥 거리를 나타내는 그래픽이나 관중석의 국기)를 나타내는 데 사용하기도 하였다. 방송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전체회의 의결안건으로 가상광고를금지한 방송법 59조 ‘방송광고’부문에 대해 ‘가상광고’를 허용하는 것을 상정했다.이어 지난 29일에는 운동경기를 중계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한해 가상광고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까지 한 상황이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과 시청자단체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2000년 방송법 시행령을 마련할 때도 중간광고 허용 방침을 세웠다가 시청자들과 시민단체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이를 거둬들인 적이 있다.방송위원회와 문화관광부의 방침은 중간광고 허용,가상 광고 도입,더 나아가서 광고의 총량까지도 늘려줄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방송위원회와 문화관광부는 이미 정책 방향을 정해놓고 이를 형식적인 공청회·세미나 등을 통해 관철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시청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야 할 방송위원회가 방송업계 이익만을 대변하는 기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그동안 문화관광부나 방송위원회는 기회가 있으면 광고업계사람들에게 중간광고 허용을 약속하여 왔으나 시청자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자 이제 가상광고 허용이라는 ‘대체 당근’을 주려고 한다. 필자는 중간광고 도입 반대와 마찬가지로 가상광고 도입도 반대한다.그 이유를 몇가지로 요약하자면,첫째,시청자들은 프로그램과 광고와의 구분에 혼동을 가져올 수 있다.축구에서의 프리킥 거리 등은 시청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정보이지만,축구장 등의 가상 펜스 광고 등은 그것이 정말 펜스인지 광고인지를 분간하기가 굉장히 어려워 시청자들에게 혼동을 줄 가능성이 높다. 모법인 방송법 제73조1항에도 “방송사업자는 방송광고와 방송프로그램이 혼동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가상광고도입은 방송광고와 경기 중계 방송 프로그램과의 명확한 구분을 위배하는 것이다. 둘째,가상광고 도입으로 광고주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이는 방송의 공익성을 해칠 수 있다.방송위원회는 가상광고 도입 근거로 방송사의 디지털 방송 전환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고 설명을 한다.이는 중간광고 도입 때에도 내세운 논리로 그 근거가 미약하다.디지털 방송 방식의 결정 과정에서도 시청자 의사를 무시하고 미국식으로 밀어붙이는 정부가,시청자를 무시하고 방송사업자인 방송사의 이해만을 대변하여 재원 마련을 위하여 광고시간 늘리기와 중간광고,가상광고의 도입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는 앞뒤가 바뀐 것으로,재원은 방송사가 이익을 많이 남기던 과거에 마련했어야지 이제 와서 시청자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오히려 재원 마련이 목적이라면 방송단가 현실화가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방송위원회는 방송사업자이익을 대변하는 기구가 아니라 시청자를 생각하고 방송의 공익성 준수에 앞장서야 하는 공익단체라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셋째,가상광고 도입은 궁극적으로 중간광고 도입과 광고의 총량을 늘리기 위한 수순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문화관광부와 방송위원회는 이전에도 끊임없이 중간광고 도입을 시도하다가 이것이 안 되자 선진 광고기법이라며 가상광고 도입을 시도하는 것이다.지금도 많은 시청자들은 중간광고 도입과 광고총량이 늘어나는 것에 반대한다. 그런데도 방송위원회는 대다수 여론을 무시하고 방송사업자와 광고업계의 이해만을 대변하려 한다.광고의 형태 변화와 같은 주요 방송정책 결정은 시청자 의견이 가장 중시되어야 한다.그러나 최근 광고정책과 관련한 일련의 움직임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이제라도 방송위원회와 문화관광부는 시청자입장을 고려한 방송광고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가상광고 개념조차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도입 시도는 시청자를 무시하는 행위이다. 임동욱/ 광주대학교 교수
  • 남북장관급회담/부문별 점검/‘불완전 합의’…실천이 문제

    이번에는 믿어도 될까.14일 남북한은 제7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경제협력추진위 재개 등 10개항의 합의문을 만들어냈다.하지만 합의 실천에 필요한 군사실무회담 일정을 못박는 데는 실패,‘불완전 합의’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북한이 만약 지금까지 8차례나 말로만 약속한 경의선연결 사업을 다시 지체시킬 경우 경의선 연내 완공은 물건너 간다.남북간에 합의된 내용의 실천가능성을 정밀진단해 본다. ■경의선.군사회담.쌀지원 남북한은 오는 26∼29일 서울에서 개최예정인 경제협력추진위에서 경의선연결을 위한 착공 날짜를 잡기로 합의했다.이를 토대로 군사실무회담 시기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북측의 완강한 태도로 이번에 날짜는 확정하지 못했다.”면서 “원칙적 합의 도출 뒤 1주일 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북한이 합의를 번복하거나 착공전 군사실무회담 개최에 응하지 않으면,모든 것이 무위가 된다.”고 강조했다.정부도 이번 경추위를 북한의 경의선 연결 실천 의지의 시험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신뢰구축의 상징적인 조치인 경의선 연결과 이를 위한 군사실무회담을 제7차 장관급회담의 최우선 의제로 삼았다.비무장지대(DMZ)내 공사를 위해선 남북이 이미 합의한 군사보장합의서를 교환,발효시켜야 하고,이를 위해선 군사실무회담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체제상 내각이 군부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없다며 날짜확정을 거부했다.“믿어달라”는 말만 되풀이하며,“군부에 건의한다.”는 입장으로 맞섰고 “조속히 개최한다.”는 우리 표현과 달리 ‘건의’라는 용어를 북측 보도문에 명기했다. 우리측은 경의선 철도 연결이 연내에 완공되어야 하고,이를 위해선 최소한 다음 달엔 착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우리의 목표가 달성될지 여부는 이달하순 경추위에서 결판나는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쌀문제와 관련,“북한이 경추위에서 제기하면 논의하겠지만 더 이상 지렛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잉여쌀의 사료화에 대한 농민 반발등 우리측 사정도 있고 북측도 이를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경의선 연결 문제는 그 자체로 해결한다는 설명이다.“북한이 또다시 약속을 어길 경우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 강하게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부는 지난 14일 대북 지원쌀 규모를 “30만t,210만섬 안팎”이라고 밝히고 향후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수정기자 ■이산 상봉·면회소 설치/ 정례화 미합의…추가협상 필요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제5차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에서 갖기로 했다.합의문에는 ‘추석(9.21)을 계기’로 란 표현을 썼다.날짜는 확정짓지 못했지만,우리측도 “추석전 하기로 했다.”고 밝혔고,김령성 북측 단장도 서울을 떠나면서 “당연히 추석전이지요.”라고 확인했다. 제5차 상봉은 남북 각각 100명씩 순차적으로 지난 4차 상봉 관례에 따라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협의에서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방문단 후보자 선정과 명단 교환,생사확인,최종방문단 명단 교환 등의 절차를 거쳐 상봉이 이루어지게 된다. 문제는 정례화다.정부 당국자는 15일 “이번 회담에서 정례화에는 합의하지 못했지만,매년 평균 1만명의 이산 가족이 숨지는 상황을 감안,정례화문제를 어떻게든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10월 예정된 8차 장관급 회담에서 6차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회소 설치 등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제도화 문제는 우리측이 이번 회담에서 합의를 끌어내려 노력한 분야다. 새달 4∼6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적십자사 책임자급 회의에서 금강산 면회소설치 및 운영방법 등을 논의,최종 합의도출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정부당국자의 설명이다. 이번 회담에서 북측은 우리측이 제안한 금강산면회소를 사실상 수용했다.그러나 금강산에서 어느 건물을 사용할 지,새롭게 지을지,운영주체를 누가 할지 등 복잡한 문제들이 많고,북측이 계속 협상카드로 남겨 놓을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실제 면회소 건립이 이뤄지기까지는 몇차례 추가 협상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금강산관광 전망/ 연내 동해안도로 뚫릴수도 남북 장관급회담을 계기로 금강산의 관광특구 지정과 육로관광 가능성이 되살아나면서 금강산관광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1차 당국자회담과 지난 6월 2차 회담까지 무산되고,북측이 애매모호한 버티기로 일관하면서 관광특구와 육로관광의 연내 성사는 불투명했다. 다행히 남북이 다음달 10∼12일 금강산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2차 당국자회담을 금강산에서 개최키로 합의했고,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2차 회의(26∼29일)와 군사당국간 회담이 잇따라 계획돼 있어 관광특구와 육로관광의 가능성은 한층 밝아졌다. 이번 결과로 지난 4월 임동원 대통령특사의 방북시 합의한 1차 육로관광루트인 ‘동해선 철도·도로(7번국도) 조기 연결’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적어도 2∼3개월 내에는 임시도로를 타고 금강산에 갈 수 있게 된다. 동해선 도로는 단절된 우리측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북한측 고성 삼일포로 연결되는 구간(13.7㎞)이다.이 도로를 이용하면 배편으로 4시간 걸리는 금강산 관광길이 30여분으로 단축된다. 전문가들은 일단 육로관광 실시가 구체화되면 관광특구 지정 문제는 쉽게 풀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관광특구는 북한측이 특별법을 제정,공포하면 되는 데다 북한 당국이 느끼는 부담도 육로관광에 비해 훨씬 가벼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관광특구와 육로관광이 현실화되면 금강산 현지에 위락시설이 대거 들어서고,국내외 기업들의 투자유치도 용이해져 금강산 관광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육로관광에 앞서 반드시 필요한 군사당국간 회담일정이 아직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아 장밋빛 전망만 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최여경기자 kid@ ■개성공단 건설/ 민간중심 사업…경의선이 열쇠 개성공단 건설이 오는 26일 열릴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의 주요의제로 정해짐에 따라 국내기업의 본격적인 북한 진출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우리쪽 사업주체인 현대아산과 한국토지공사는 2000억원을 들여 개성에 800만평 규모의 공단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국토연구원은 공단이 완공될 경우북한은 모두 17만명의 고용효과와 함께 210억 9000만달러의 생산효과 및 6억 6000만달러의 소득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부산신발지식산업협동조합,한국섬유산업연합회 등 3개 협회가 입주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와 별도로 300여개 개별기업도 현재 공단입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현대아산은 설명했다.현대아산과 토지공사는 이번 경추위가 잘 가동되면 연내 100만평 규모의 시범단지 조성공사에 착공,늦어도 2년 안에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추위에서 시원한 해결책이 나올지는 미지수다.그동안 현대아산과 토지공사는 노동력·전력 등의 안정적 공급,사회간접자본 확충,근로자 급여기준 마련 등 사업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해 왔다. 반면 북한당국은 남한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을 바라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이에대해 우리정부는 개성공단을 금강산관광처럼 민간 중심으로 진행시킨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협상진행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개성공단의 성패를 좌우할 경의선 철도 복원이 어떻게 진행 될지도 관건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경의선 복원·임진강 수해복구 등 연관된 다른 문제가 많은 데다 국내기업들이 북한과 직접 교섭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섣불리 낙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체육분야/ 축구·태권도 교류 차질 없을듯 체육 분야에서 합의된 남북 친선 축구,북한의 부산아시안게임 참가,태권도교류 등은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추진돼 온 것들로 실천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남북 친선축구는 지난 6월 박근혜 의원이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방북,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합의된 사항을 재확인한 것이다. 당시 양측은 북한선수단이 9월6∼9일 서울에 와 8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갖기로 합의했다.이 경기는 이미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정식 A매치로 인정받은 상태다. 태권도 시범단 교환은 지난 2000년 12월 제4차 장관급회담에서 쌍방 태권도 단체들 사이의 접촉을 권고하기로 했고 제5차 장관급회담에서도 논의된 사항. 지난 5월 말 북한의 조선태권도위원회(위원장 황봉영) 초청으로 정종택(鄭宗澤) 충청대 학장 등 세계태권도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평양을 방문,‘남북 태권도 학술회의’를 갖기도 했다. 이번 합의에서는 구체적으로 9월 중순 남한의 시범단이 북한을 방문하고 북한의 시범단은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인 10월 하순에 남한을 방문하기로 했다. 북한의 부산아시안게임 출전은 지난 9일 북한 올림픽위원회의 통보 이후 남북이 협의에 들어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조율만 남은 상태다.북한은 특히 선수 350여명과 예술단 100여명 등 600여명 이상의 선수단 및 응원단을 파견키로 해 최대 규모의 남북 교류가 될 전망이다.양측은 오는 17∼19일 금강산에서 실무협의를 진행,백두산 성화 채화 등 제반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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