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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릭이슈] ILO ‘부산총회 연기’ 통첩

    오는 10월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인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총회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ILO가 회의 연기 가능성을 거론하며 우리 정부에 최후통첩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23일 정병석 노동부 차관은 예정에 없는 브리핑을 통해 “ILO가 ‘조속한 시일 내에 노동계의 참여보장 등 정상적인 회의 개최를 위한 한국 정부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회의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의제(양질의 일자리 창출)까지 정해진 상황에서 회의를 열지 않을 수는 없고, 결국 부산 개최가 어려우면 개최지를 변경할 수밖에 없다.ILO의 공문은 지난 17일 스위스 제네바 한국대표부를 통해 공식 전달됐다.●비상걸린 정부 정부는 ILO가 ‘폭탄 제거’ 시한을 못박지는 않았지만 데드라인을 이달 말까지로 보고 있다. 장비·통역·서비스계약 등 회의준비를 위해서는 늦어도 8월 말까지 모든 불안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발등의 불’이 되자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노동부는 정 차관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방문단을 구성, 이날 제네바 ILO본부에 파견했다. 방문단은 후안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 및 고위급 당사자를 만나 정부의 입장을 전달키로 했다. 그러나 정 차관 일행이 준비한 카드에 대해 ‘약발’이 먹힐지 의문이다. 방문단은 부산 아·태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한국정부와 ILO가 공동으로 양 노총(한국노총, 민주노총)을 설득하는 방안을 내밀 계획이다. 정부는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 노총과 접촉하고 있다. 이 채널에는 김대환 노동부장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왜 급해졌나 정부는 양 노총 위원장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아·태총회 불참과 개최지 변경요구를 한 지난 12일 이후에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양 노총의 이런 강공을 사려깊지 못한 행위로 몰아세우고 총회 참가는 권리이자 의무라는 식으로 노동계를 압박했다. 그러나 ILO가 ‘노동계의 참여 보장’을 정상적인 회의 개최 조건으로 들고 나오자 상황이 급반전됐다. 노동부장관이 포함된 다양한 채널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도 이때부터다. 회의 연기에 따른 후폭풍도 크게 작용했다.ILO가 회의 연기 결정을 할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국가 신뢰도 추락 등 문제가 복잡해진다. 이에 따른 책임 논쟁에서 노동계도 타격을 받겠지만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아·태총회에는 43개국에서 국가원수, 노동장관, 노사단체,NGO 관계자 등 600여명이 참석하기로 돼 있다. 이들의 비난이 정부에 집중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해법은 해결의 열쇠는 김 장관과 한국노총 이용득,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 등 3명의 노·정 수뇌부가 쥐고 있다. 양 노총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같이 죽자’며 극약처방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김 장관에 대한 반감이다. 노동계는 비정규직법안 논의, 전국보건의료노조에 대한 직권중재, 최저임금 결정, 아시아나항공 긴급조정 등 지난 4월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된 일련의 과정을 노동탄압적이고 노동배제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이런 정부 정책에 맞서기 위해 아·태총회 불참을 선언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핵심 타깃은 김 장관이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양 노총(위원장)은 돌아오기 힘들 정도로 멀리 나갔다.”면서 “혼자서 복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런 만큼 노·정 수뇌부가 전격 회동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사태 해결을 위해 ‘(장관을 포함한)다양한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는 이기권 노동부 홍보관리관의 발언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제2 매향리 안돼” 영월 주민 펄쩍

    “매향리 미군사격장이 강원도 태백산으로 오는 것을 절대 반대합니다.”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태백산 필승사격장이 지난 12일 폐쇄된 경기도 화성군 매향리 주한미군 쿠니사격장 대체시설로 추가 제공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영월 상동읍 주민들은 23일 국방부가 전북 군산 앞바다 직도뿐 아니라 태백산 필승사격장도 한·미 공군이 공동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사실 확인에 나서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국방부가 지난해 강원도와 주민투쟁위원회에 “매향리 사격장이 폐쇄된다 하더라도 미군 훈련장을 필승사격장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미군과 합의했다.”고 공식 통보해 놓고 1년여만에 또다시 쿠니사격장 대체시설 제공을 추진하는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격앙된 모습이다. 정재목 상동읍번영회장은 “국방부의 이같은 계획이 사실이라면 지역의 각종 개발계획을 무산시키는 처사일 뿐 아니라 폐광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것이다.”면서 “태백 등 인근지역과 연계해 정부의 백지화 공식선언이 있을 때까지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국방부 공보실 관계자는 “매향리 사격장 대체시설로 전북 군산 앞바다의 직도와 강원도 영월 태백산의 필승사격장을 놓고 미국측과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태백산 필승사격장은 지난 1980년 공군이 영월군 상동읍 천평리를 비롯해 태백시 혈동, 경북 봉화군 춘양면 우구치리 등 3개 지역에 걸쳐 3300만㎡ 규모로 조성한 전투기 폭격훈련장이다.영월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강남·북 세목교환 성사되나

    열린우리당이 서울 강남·북의 재정불균형 해소를 위한 세목교환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고, 과거에 이에 반대했던 한나라당이 신중 검토하겠다고 신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세목교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세목 교환은 서울시가 거둬들이는 담배소비세 등과 구에서 징수하는 재산세를 맞바꾸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서울지역 의원모임인 ‘서울균형발전의원모임(회장 임채정)’은 21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목교환을 위한 지방세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세(區稅)’인 재산세를 시가 걷고 비교적 세수편차가 미미한 ‘시세(市稅)’인 담배소비세·자동차세·주행세를 자치구가 걷도록 해 구간 재정 빈부격차를 줄이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재산세 수입이 적은 강북, 도봉, 금천구 등 강북지역 자치구 재원은 연간 평균 160억원가량 늘어나고, 대신 재산세 수입이 많은 강남·서초·송파구 등의 세수는 그만큼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 국회 통과 가능성에 대해 “합리적인 안이기 때문에 다른 정당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한나라당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국민 다수를 위해 옳은 일이라면 찬성하겠지만 표를 의식한 비위맞추기용이라면 문제가 있다.”면서 확답을 피하고 “서울시의 세수가 줄어드는 등 제반문제도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목교환은 95년 이해찬 정무 부시장,97년 김근태 의원,2001년 이상수 의원 등에 의해 추진됐지만 강남지역 반발 등으로 무산된 적이 있다. 따라서 국회 내에서 의견 접근을 이루더라도 강남구 등 자치구들의 반발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클릭 이슈] 北 평화적 핵이용권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여름 북핵 정국을 달구고 있다.13개월 만에 재개된 베이징 북핵 6자회담이 지난 7일 휴회된 뒤 평화적 핵이용 권리가 북·미간 최대의 이견 포인트로 부각됐고 한·미간 이견설까지 번지면서 회담 휴지기 최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23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만나 북측을 설득할 수 있는 신축적인 문구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평화적 핵 활동권리는 1992년 발효된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는 핵무기 금지 규정과 함께 남과 북은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사용한다고 돼 있다. 이는 평화적 핵 에너지는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17일 워싱턴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의약용 농업용 산업용 동위원소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따라서 북한 영변에 있는 IRT2000㎿짜리 원자로의 사용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IRT2000은 러시아가 기술을 지원한 것으로, 이 시설에선 세슘과 같은 원소에 중성자를 조사시켜, 방사성 동위원소를 만든 뒤 방사되는 감마선으로 암치료 등 의료용으로 쓴다. 이 감마선은 식품변질을 막거나, 벼종자 품종을 개량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원료로 우라늄을 쓸 경우엔 달라진다. 고농축우라늄(HEU)을 넣고 중성자를 맞히면 핵무기 재처리를 할 수 있는 플루토늄 239로 화학반응을 하게 된다. 영변의 흑연감속로처럼 악성은 아니지만 충분히 무기용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미측은 허용하더라도 순도가 떨어져 핵무기로 만들기 어려운 저농축우라늄(LEU)용으로 전환하고, 사용전 반입 및 사용후 반출 과정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등의 작업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변에 있는 5㎿ 흑연감속로도 북한은 애초 전력공급 및 연구용이라고 했지만 이곳에서 이미 8000개의 폐연료봉을 추출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4차 초안’을 강조하는 이유 우리 정부는 휴회 이후 줄곧 속개되는 6자회담은 공동성명 4차 초안을 근거로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초안에 평화적 핵활동 권리에 대한 미국측의 완화된 입장들이 담겼기 때문이다.4차 초안에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IAEA 의무를 수행하면 그 권리도 가진다.”라는 미래형으로 북한의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회담이 북측의 초안 거부로 무산된 이후 “평화적 핵이용 권리는 현 시점에서 주제가 아니다.”는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은 전제 없이 평화적 이용권리가 명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지난 5일 “우리는 전쟁 패전국도 아니고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왜 핵활동을 할 수 없느냐.”는 논리를 펴고 있다. 북한이 ‘평화적 핵활동권리’를 주장하면서 무엇을 요구하는지가 아직은 모호하다. 김 부상은 지난 13일 CNN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경수로 운영을 통해 핵무기 제조로 이어질 수 있는 핵활동 가능성을 우려한다면 우리는 엄격한 감독 아래 경수로를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혀 핵심은 경수로 건설에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고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등 핵무기를 만드는 행위를 했기 때문에 모든 핵 관련 시설을 폐기해야 하고, 따라서 또다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경수로 건설은 허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우리도 대북 송전계획인 중대 제안을 통해 신포 경수로는 종료됐다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 다만 우리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잇따라 나서 “모든 국가가 갖고 있는 당연한 권리”라며 북측 입장을 세워 주고는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도 ‘NPT 복귀 뒤 신뢰가 쌓인 후’라는 전제를 달고 있다. 북한은 6자회담에서 우리 정부측에 입장을 설명할 때는 “일반론적인 경수로를 의미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에는 “경수로 ‘실물’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제네바 핵합의로 건설되다가 2차 핵위기 이후 중단된 신포 경수로 건설을 이야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실제 북한이 요구하는 핵심이 평화적 핵이용 권리가 아닐 수도 있다.”면서 “핵폐기의 범위나, 안전보장 등의 문제가 핵심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수정기자crystal@seoul.co.kr
  • SK, 인천정유 매각 우선협상자 선정

    ㈜SK가 인천정유 매각입찰 우선협상자에 선정됐다. 인천정유를 법정관리중인 인천지법 파산부(서명수 수석부장판사)는 19일 인천정유 매각 입찰제안서를 접수해 희망 인수 가격과 경영능력 등을 평가한 결과 SK㈜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인천지법은 1차 예비 협상자로 STX컨소시엄을,2차 예비 협상자로 씨티그룹파이낸셜 프로덕트 컨소시엄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인천지법은 희망 인수가격과 자금조달과 경영능력, 고용승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선협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SK는 희망 인수가격으로 1조원이 넘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SK가 인천정유를 인수함으로써 하루 정제 능력이 현행 84만배럴에서 111만 5000배럴로 늘어나 GS칼텍스(66만배럴) 에쓰 오일(57만 5000배럴) 현대 오일뱅크(39만 5000배럴)와의 정제능력 격차가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SK가 인천정유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국내 시장을 겨냥하기보다는 중국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거리상 중국과 인접한 인천에 생산기지를 보유하는 게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2003년 3월 법정관리 인가를 받은 인천정유는 지난해 9월 중국 국영석유회사 시 노켐과 6351억원에 매각 계약을 체결했으나 최대 채권단인 씨티그룹측의 반대와 자체 인수의사 표명으로 계약이 무산됐다가 법원이 지난 6월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 입찰 공고를 내면서 매각작업이 재개됐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인천정유 인수’ 6개사 경쟁

    인천정유를 법정관리중인 인천지방법원은 18일 매각입찰에 SK㈜, 에쓰오일,STX컨소시엄 등 3개의 국내업체들과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시노켐, 모건스탠리 이머징 마켓, 인천정유 최대 채권단인 씨티그룹 파이낸셜 프로덕트 등 3개 외국계 기업 등 모두 6개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천지법은 이날 이들 6개 기업들로부터 인수 희망가와 경영 계획 등을 포함한 입찰 제안서를 제출받았다. 인천정유는 지난해 시노켐과 매각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나 1월 관계인 집회에서 최대 채권단인 씨티그룹측의 잇따른 반대 및 자체 인수의사 표명으로 계약이 무산됐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민속씨름 살릴 방법 찾아라

    지난 22년동안 프로스포츠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민속씨름이 큰 위기에 처했다. 어제로 예정됐던 기장장사대회가 무산되면서 민속씨름을 이끌어온 양대 축인 한국씨름연맹과 KBS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져 남은 대회의 개최 여부까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태가 장기화하면 민속씨름은 존속 자체가 힘들어질 터이고 설령 명맥을 유지하더라도 국민에게 외면받는 처지로 전락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씨름연맹과 KBS 양쪽이 자기반성을 거쳐 민속씨름의 유지·발전이라는 대의 아래 다시금 손잡기를 기대한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기장장사대회 무산 경위를 보면 KBS의 중계 취소 결정은 옳지 않았다고 우리는 판단한다.KBS는 취소 이유로 씨름계 내분과 자사의 경영악화를 들었다. 그러나 씨름계 내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때문에 중계를 못 하겠다면 대회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뜻을 밝혔어야 한다. 문서로 합의한 중계를 닷새 전에 취소한 행위는 씨름연맹과 주최인 기장군청, 나아가 씨름팬들을 무시한 처사이다. 경영 악화를 내세운 것 또한 군색하다. 주말 드라마 두편 제작에 5억원씩 쓰는 공영방송이, 우리 고유의 스포츠이자 전통문화인 씨름을 살리는 데 연간 12억원도 투자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씨름연맹 또한 환골탈태해야 한다. 프로씨름단의 해체·탈퇴가 잇따르고 별도의 씨름단체가 생겨난 것은 결국 연맹의 지도력·집행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KBS만 원망할 일이 아니라 씨름계 내분부터 해결하는 것이 국민 사랑을 되찾는 지름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돋보기] 문화유산 민속씨름 살리자

    힘겹게 회생 기미를 보이던 민속씨름이 또다시 무너질 위기를 맞았다.‘씨름살리기’의 파트너를 자청해온 KBS가 17일부터 예정됐던 기장장사대회의 중계를 돌연 거부, 대회 자체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3개 구단 가운데 지난해 12월 LG씨름단이 해체됐고 지난달에는 신창건설씨름단이 연맹을 탈퇴, 와해 위기에 직면했던 민속씨름은 지난 6월 김천대회부터 아마추어팀을 끌어들이면서 새 출발점에 섰었다. 하지만 기장대회가 갑자기 무산됨에 따라 모래판은 치명타를 입고 휘청거리게 된 것. 1983년 민속씨름이 출범한 뒤 무려 22년 동안 연맹과 공동주최권자로 대회를 독점 중계해온 KBS는 96년부터 연맹측 1년 예산(30억원)의 40%에 해당하는 12억원의 중계권료를 지급해왔다. 공영 KBS가 우리 민족 고유의 씨름 육성, 발전에 한몫했음을 부인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런 KBS가 지난 6월 경영악화를 이유로 더이상 중계권료를 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혀오다 지난 12일 전격 중계 거부를 통보했다. KBS측은 경영악화가 큰 이유지만 신창건설이 탈퇴하고 아마씨름도 두동강 나는 등 씨름 내부의 분란이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방송이 연맹측의 볼모만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씨름연맹측은 문서로 합의한 중계를 불과 대회 닷새 전에 일방적으로 취소한 탓에 대회를 주최키로 한 기장군청쪽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재기 씨름연맹 총재는 “씨름은 스포츠이기이전에 고유의 문화유산인데 공영방송이 무책임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씨름을 살리려면 지자체와 더불어 운영할 수밖에 없는데 방송마저 외면하면 씨름은 무형문화재로 고사될 것”이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파문의 가장 큰 피해자는 모래판에 서기 위해 땀을 쏟은 선수들과 씨름판이 열리기를 고대해온 팬들이다. 연맹과 방송이 오랜 세월 ‘씨름 살리기’에 함께 노력해온 만큼 이번 사태도 슬기롭게 해결하길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의 동북아 균형자 역할과 일본/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지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한·일관계 정립을 모색해 볼 시점이다. 일본은 고이즈미 총리가 정권의 명운을 걸다시피 한 우정민영화법과 유엔상임이사국 진출이 모두 무산될 결과를 맞았다. 우정법 통과 실패에 따라 고이즈미 총리는 예고한 대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상임이사국 저지를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목표를 이룰 듯이 보인다. 이러한 외교 행태로 과연 향후 한국이 아쉬워할 때 일본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될 수 있을 것인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해 일본, 독일, 인도, 브라질로 구성된 G4는 안보리 결의안이 총회를 통과하기 위한 191개 회원국의 3분의2인 128개국의 찬성을 얻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들은 아프리카연합(53개국)의 지지를 얻기 위해 협상을 벌였으나 실패하여 서로 다른 안을 상정하게 되었다. 한국과 이탈리아 등 ‘합의를 위한 단결’(United for Consensus)그룹의 12개 회원국은 독자적인 안보리 개편 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했다. 이들 UFC는 커피를 마시며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모임이라고 해서 ‘커피클럽’이라고도 불린다.UFC 국가들은 상임이사국 확대를 반대하고 연임 가능한 비상임이사국만 10개국 늘려 다양한 국가들이 안보리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거부권을 가진 미국과 중국이 G4국가의 안보리 확대시도 저지에 공동보조를 취하고 나섰다. 한국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일본에 비쳐지지 않았어도 사실상 일본은 그들의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었다. 한국이 일본에 결정적인 타격을 준다면, 향후 일본도 한국에 결정적인 불이익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동북아 균형자를 자처하며 한국은 한·미동맹을 축으로 중국과 일본이 갈등을 겪을 때 한국이 이를 중재하면서 할 말은 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에 대해 중국과의 공동보조로 일본에 영향력을 행사, 이를 시정토록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을 위해 중국을 비난하기보다는, 그동안에는 미국·일본에 동참해 왔지만 앞으로 중국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도로 의심받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 한국의 공동보조 요구에 순응하여 일본을 규탄하는 입장을 취하지는 않는다. 독자적인 판단으로 국익을 내세우며 수위를 조절한다.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하려면 신뢰를 바탕으로 중국과 일본 모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에 필수적 이익이라고 간주되는 사항에 대해 중국과 같은 편이 되어 일본을 공격한다면 일본과의 신뢰는 형성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중국에 일본의 입장에서 이를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야 일본과의 믿음이 쌓일 수 있다. 또한 중국의 필수적 이익이라고 간주되는 사항에 대해 일본과 같은 편이 되어 중국을 공격한다면, 중국과의 신뢰 역시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일본을 설득시키는 공동의 노력을 하는 것으로 비쳐져야 양국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릴 적에 들은, 박쥐가 동물도 아니고 새도 아니라서 모두에게 따돌림받았다는 이야기의 교훈을 새길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유리하게 편을 만들어 돌아가며 짝을 짓겠다면 모두에게서 따돌림당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 서로에게 언제라도 어려울 때, 필요할 때 나의 친구가 되어 나를 대변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강대국들을 이웃으로 둔 한반도의 숙명을 고려한 고도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때로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친구를 배려하는 사려깊은 처세술이 필요하다. 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상암벌서 울린 “남북은 하나”

    상암벌서 울린 “남북은 하나”

    “축구공 하나로 통일은 됐어!” 8·15민족대축전 행사 가운데 하나로 남북통일축구가 열린 14일 밤 상암월드컵경기장 한쪽 천장에는 큼지막한 한반도기와 함께 ‘통일은 됐어’라는 대형 글귀가 펄럭였다. 비록 남측이 3-0으로 이겨 승패를 갈랐고, 남북의 스무살 남짓한 청년들이 90분 내내 강한 승부욕을 드러내며 옐로카드를 맞바꿀 정도로 격렬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그때뿐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돈 선수들은 쉴 새 없이 파도타기 응원과 아리랑 합창을 토해낸 6만 5000여명의 관중은 물론 TV로 경기를 지켜본 우리 민족 7000만 모두와 하나가 됐다. 이날 경기는 최근 조 본프레레 감독의 퇴진 압박 등으로 절박한 처지에 놓인 남측의 우세였다.3골은 모두 쓰리톱으로 나선 박주영(20)과 김진용(23), 정경호(25)가 해결했다. 첫 골은 정경호의 ‘원맨쇼’. 정경호는 전반 34분 자신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김두현이 오른발로 띄워 주자 다이빙 헤딩슛, 오른쪽 골그물을 가르며 선취골을 뽑아냈다. 백지훈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진용이 넘어지면서 절묘하게 오른발로 밀어넣은 공이 북측 골키퍼 김명길(21)의 키를 넘긴 건 불과 2분 뒤인 전반 36분. 후반에는 ‘축구 천재’ 박주영도 골퍼레이드에 가세했다. 후반 23분 김진규(20)가 찔러준 킬패스를 무서운 순간 스피드로 2선에서 침투한 박주영은 뛰어나오는 골키퍼를 보고 오른발로 가볍게 툭 차 세번째 골을 터뜨렸다. 부상에 시달렸던 오른발이 완전히 회복됐음을 입증한 것. 3골차로 뒤진 북측은 후반 31분부터 무서운 공세를 폈다. 후반 31분 김철호(20)의 크로스를 안철혁(18)이 헤딩슛을 날렸지만 아깝게 크로스바를 넘기고 말았다.3분 뒤에는 교체 투입된 박성관(25)의 오른발 슛도 김용대의 품에 안겼으고, 아크 왼쪽에서 얻은 김성철(22)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오는 등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39분에도 밀집 수비속에서 김성철이 발만 대면 골로 연결될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특히 이날 본프레레 감독은 그간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편협한 선수 기용의 문제점을 시정하려는 듯 이동국(26)을 선발에서 제외했고, 이운재(32) 대신 김영광과 김용대(26)를 전·후반 번갈아 골키퍼로 기용하는 유연함을 보였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선수들뿐이 아니었다. 수시간 전부터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전반 12분 박주영이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수비수 3명을 제치고 들어갈 때, 또 전반 30분 북측 한성철(23)의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남측 골키퍼 김영광(22)이 막아낼 때, 그리고 넘어진 북측 안철혁을 김동진이 손잡고 일으켜줄 때 경기장을 쩌렁쩌렁 울리는 함성과 박수를 이들에게 아낌없이 쏟아내며 90분을 가득 채웠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울산 국립대 설립 표류 市-출신의원 ‘불협화음’

    당초 6월 확정 발표될 것으로 기대됐던 정부의 울산 국립대 설립 발표가 지연돼 울산시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시와 지역 출신 정치권의 국립대 설립을 위한 협조체제에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울산시는 정부가 울산국립대 신설 계획을 지난달쯤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 소식이 없다고 11일 밝혔다. 울산시는 부산에 있는 국립대학 이전이 무산됨에 따라 울산지역 특성에 맞는 국립대학을 신설하는 쪽으로 올 들어 교육부와 의견을 모았다. 대학 신설에 드는 비용 일부를 울산시도 부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구체적인 신설계획을 확정해 6월말쯤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국립대학 신설에 대해 여전히 확신을 갖지 못하고 고심하는데다 국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지역 형평성 등의 이유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어 신설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지역출신 여권 국회의원이 울산국립대 신설 비용가운데 울산시 부담이 지나치게 많다며 관련 부처에 문제를 제기했다. 울산 출신 또 다른 여권 고위 관계자도 국립대설립과 관련해 지역의 보고소홀 등에 불만을 표시하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울산시와 지역출신 정치권 인사들이 합심해도 모자랄 판국에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울산 강원식기자kws@seoul.co.kr
  • 탈북자 증언으로 본 북한인권

    ‘남한이나 외국에서 들어온 지원미는 인민들한테는 돌아오지 않는다.’ ‘중국 건너갔다 잡혀온 아주머니를 몽둥이가 세 토막 날 정도로 힘껏 내리쳤다.’ ‘총살 전에 누구누구, 죄명 뭐, 군중심판한다는 포스터가 붙는다.’ 국가인권위가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에 용역 의뢰한 보고서 ‘탈북자 증언을 통해서 본 북한인권 실태조사’의 내용이다. 지난해 10월∼올해 1월 탈북자 50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탈북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로 북한의 참담한 인권현황이 담겨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 있을 당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먹는 문제’였다. 실제로 굶어 죽은 사람을 직접 본 사람은 응답자의 64%에 이르고 소문을 들은 이도 26%다. 의료 서비스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북한은 ‘무상의료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경제난으로 일반인들은 혜택을 보고 있지 못했다. 환자가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58%가 ‘시장에서 약을 사서 먹는다.’고 답한 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8%에 그쳤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공개처형과 관련해서는 설문자의 75%가 실제로 목격했으며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17%나 됐다. 탈북자들이 강제송환되는 무산보위보와 청진도집결소 인권 유린 상황은 상상을 초월했다. 지난해 10월 입국한 A(55·여·유치원교사)씨는 청진도집결소에 대해 “애기를 낳으면 애기 코를 땅에 닿게끔 엎어놓아요. 이렇게 엎어놓으면 애기가 울잖아요. 살겠다고, 버둥거리면서 울고 정말 그럴 때면 엄마는 애기가 죽기를 기다리는 게…”라고 증언했다. 또 A씨는 “병원에 약이 없어 낙태를 시키기 위해 배를 차서 아기를 조산 또는 유산시킨다.”고 했다. 한편 인권위는 용역보고서를 제출받고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이를 두고 ‘지나치게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인권위는 “내부 참고자료로 의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시계 0’ 日정국 핵분열 초읽기

    ‘시계 0’ 日정국 핵분열 초읽기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중의원 해산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정국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8일로 예정된 우정민영화법안 참의원 표결은 부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부결시 중의원 해산을 포기하라는 당 원로·중진들의 권고를 모두 거부했다. 법안은 참의원 본회의 표결에서 야당의 전원 반대와 연립여당인 공명당 전원 찬성을 전제로 자민당 의원 114명 중 18명이 반대하면 부결된다.7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반대 의원은 최대 17명, 결석이나 기권이 2명, 미정이 15명 안팎으로 극적인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부결→중의원 해산→찜통더위 선거’가 예상된다. 이로 인해 ‘힘의 외교’로 상징되는 대외정책의 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소수 극우세력을 등에 업은 자민당 강경파의 퇴조와 함께 정국의 주체가 변하면 과거사 문제를 포함, 주변국을 배려하는 온건 외교로의 전환도 예상된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무산 등 강경외교는 일본의 고립을 심화시켰다. ●요지부동 고이즈미, 시나리오 난무 고이즈미 총리의 출신파벌 회장으로 정치적 후원자 역할을 해온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6일 저녁 관저로 고이즈미 총리를 방문, 법안 부결시에도 국회를 해산하지 말라고 간곡히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중의원 해산-총선거가 실시되면 자민당 정권 붕괴설도 나오고 있다. 다케베 쓰토무 간사장이 “창당 50주년(11월)이 다가오는데 분당이나 당 해산 가능성이라니…”라고 말할 정도다. 법안이 부결된 뒤 국회를 해산하지 않고, 내각이 총사퇴해 자민당이 후계자를 찾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법안이 통과돼 고이즈미 총리가 계속 집권하더라도 급격한 레임덕이 예상된다. 이미 중의원에서 소속 의원의 20% 이상이 반란을 단행했고, 참의원에서도 통과되더라도 근소한 차가 불가피, 결국 자민당의 재편이 예상된다. ●파벌쇠퇴,9월 총선 실시? 파벌정치는 쇠퇴기다. 최대 파벌인 구하시모토파는 1년째 회장이 공백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파벌인 모리파도 불협화음을 노정했다. 가메이파 등 상당수 파벌이 자유투표 방침이다. 과거에는 생각조차 못할 사태가 전개되고 있다. 정계 소식통은 “파벌은 돈과 인사, 정보로 유지돼 왔는데 하시모토파의 정치자금에 대한 검찰수사로 돈 정치는 극히 약화됐고, 인사도 고이즈미 총리가 장관급에서는 파벌을 배제, 파벌의 영향이 퇴조했다.”고 말했다. 법안이 부결되고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면 총선거는 9월4일 또는 11일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관계법은 총리가 국회를 해산할 경우 40일 이내에 총선거를 실시토록 규정했다. ●정권교체나 정계 개편 예상 중의원 해산 후 총선이 실시되면 자민당의 고전설이 우세하다. 당 집행부는 중의원 표결시 ‘반란의원’ 51명을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탈당이나 신당 창당이 예상된다. 자민당 분열, 선거패배 예상이 높은 상태다. 민주당이 제1당이 되면 정권교체가 이뤄져 1993년 이래 12년 만에 비(非)자민당 정권이 탄생하게 된다. 선거결과에 따라 민주당 단독 또는 사민당이나 공명당과의 연립 등 변수가 복잡하다. 정계 대개편설이 파다하다. taein@seoul.co.kr
  • [열린세상] 노동관련 입법,논의구조부터 개혁해야/조준모 숭실대 경제학 교수

    최근 비정규직 법안과 노사관계 로드맵의 두가지 노동 관련 입법 추진이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비정규직 법안은 지난 2003년에 노사정위에서 논의되어 정부로 이송된 뒤 2004년 8월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이견이 조정되었으며,9월 입법예고가 이루어진 바 있다.2004년 12월 국회에서 논의가 연기되었고 2005년 4월에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의견조율을 하기로 합의했다가,4월14일 국가인권위는 근로자보호 강화를 취지로 하는 새로운 안을 제시하였고, 이후 국회 환노위의 노사합의 재시도가 무산된 바 있다. 한편 로드맵의 경우 2003년 9월 연구위에서 노동법 선진화안을 마련하여 노사정위에 회부하였으나 당시 노사의 소극적 입장으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가 2005년 7월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탈퇴선언으로 협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소모적인 입법논의가 반복되고 있을까. 필자는 현재와 같은 논의구조 하에서는 입법이 지연될 수밖에 없고 정치거래에 의해 공익(公益)이 도외시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현재의 논의구조의 첫번째 문제점은, 초기 논의에 있어, 공익적 성격의 법항목에 대해서 무리하게 노사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시간이 낭비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컨대 로드맵 가운데 쟁의행위 절차와 규제에 관한 부분, 필수공익사업과 긴급조정제도 등은 원천적으로 노사합의를 끌어내기가 어려운 항목들이며, 설사 합의된다고 하여도 공익에 부합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노동위원회 기능강화와 같은 의제는 노사의견을 반영하여 정부 책임 하에 추진될 이슈이지 노사합의가 전제될 필요는 없다. 둘째, 입법이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분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선진국의 입법내용을 조사하고 복수의 입법안을 마련하고 입법효과 시뮬레이션이 이루어진 후에 최종안이 마련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경제·사회 영향력 분석 없이 법조문의 엔지니어링에만 집착한 측면이 있다. 셋째, 정부산하 유관기관들간의 긴밀한 사전협의가 필요하고 일단 마련된 정부안에 대해서 사후 번복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국가인권위에서 의견을 제시한 2005년 4월 시점은 정부가 입법예고를 한 2004년 9월 훨씬 이후이어서 논의를 혼돈 상태에 빠지게 한 측면이 있다. 통합정부로서의 사전논의채널 구축과 책임행정이 필요했던 대목이다. 넷째, 현재의 논의과정을 살펴보면 선(先)입법-후(後)실천프로그램 마련의 행정편의주의적 논의가 진행된 측면이 강하다. 예컨대 로드맵의 세부내용이 정상 작동되기 위해서는 노동위원회의 기능강화 및 혁신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일단 법이 만들어진 후에 노동위원회의 실질적인 기능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다. 입법을 하더라도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설정하여 보완적인 실천프로그램 작동을 포함한 단계별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의도했던 입법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사정간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진 입법 논의가 국회에서 지루하게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 법안의 경우 논의과정에서 정치인들에 의해 인기영합적 논의로 변질되거나 항목별로 노사간 정치적 교환과정에서 공익이 무시될 가능성도 크다. 노사정위 등에서 진행되는 사전논의 내용을 입법부도 충분히 학습하고 공익적 관점에서 거부 내지는 일부 수정여부를 검토해야 하는데 장시간 논의된 결과를 국회에서 소모적으로 처음부터 다시 재논의하거나 무리한 노사합의를 시도하다 공익이 실종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노동제도의 선진화에 앞서 논의구조의 선진화 개혁이 시급하다. 조준모 숭실대 경제학 교수
  • 日 안보리 진출 좌절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꿈이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최대 원군으로 믿었던 아프리카연합(AU) 긴급정상회담이 4일 열렸으나 일본·독일·인도·브라질 등 G4그룹의 유엔개혁안 지지 공동결의안 채택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올 외교의 최대목표를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로 내걸었던 일본은 5일 엄청난 실망감과 함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언론들은 “AU를 중시한 외교당국의 전략이 실패했다.”며 책임론도 제기했다. 53개 회원국의 AU는 4일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AU 본부에서 긴급정상회의를 열었지만 G4와의 결의안 단일화에 실패, 일본 등은 허를 찔렸다.일본이 191개 유엔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상임이사국 진출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AU 회원국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일본은 지금까지 AU의 지지획득을 위해 국가개발원조(ODA) 등 ‘엔외교’를 앞세워 표밭다지기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AU는 일본의 기대를 저버렸다. 대신 AU는 10개국 수뇌로 구성하는 협의기구를 설치, 아프리카지역에서 상임이사국 2개국을 선출해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독자적인 유엔 개혁안을 제출키로 한 것이다. 미국의 행보도 일본을 더욱 실망시키고 있다. 미국의 존 볼턴 유엔 대사가 3일 중국과 함께 G4가 목표로 하는 결의안의 채택 저지에 공조키로 했기 때문이다. 일본을 포함한 G4로서는 결정적 역풍을 만난 것이다.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중 입김이 센 2개국이 반대하면 불가항력이 된다. 이처럼 AU와 미국의 움직임으로 인해 9월 중순 유엔총회 수뇌특별회의 이전에 안보리 확대가 뼈대인 유엔 개혁 결의안을 채택하려던 G4의 의도는 사실상 무산됐다.이에 따라 G4에 유엔 개혁 결의안을 단념하라는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핀 유엔총회 의장이 4일 안보리 개혁을 둘러싸고 조정에 나설 의지를 밝혔지만, 핀 의장의 하계휴가가 끝나는 22일 이후에야 조정이 가능할 예정이고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taein@seoul.co.kr
  • 中·美 에너지전쟁 원유시장 악영향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미국 의회의 강력한 견제로 중국해양석유(CNOOC)의 유노칼 인수가 무산되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유경쟁 시장주의’의 수호자임을 자임하는 미국이 스스로 정치적인 이유로 자본주의의 핵심 정신을 훼손시켰다는 비판적 견해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유노칼 인수를 무산시킨 미 의회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중·미 양국 관계에 ‘부메랑’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위안화 추가 절상 요구와 거세지는 통상 마찰, 타이완 문제 등으로 가뜩이나 불편한 중·미 관계에 새로운 악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들은 3일 CNOOC의 유노칼 인수 무산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면서 “경제적 논리로 설명이 불가능한 이번 사태는 결국 미국사회에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는 ‘중국 위협론’을 의식한 불필요한 대(對)중 경계심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CNOOC도 2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유노칼 인수 금액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었으나 (미 의회의) 정치적 환경이 워낙 나빠 포기하기로 했다.”며 미측의 정치적 압력을 지적했다. 중국을 ‘잠재적 가상적국’으로 여기는 미국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중국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논리인 것이다. 로이터 통신 등 서방의 주요 외신들도 유노칼 인수 무산을 중·미간 ‘에너지 전쟁’이란 측면에서 부각시켰다. 기네스 애킨스 차이나 앤드 홍콩펀드의 펀드매니저 에드먼드 해리스가 “미국의 이번 조치는 전적으로 비합리적 조치”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CNOOC가 인수 금액을 종전 185억달러에서 200억달러 안팎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었지만 미 의회에서 인수 견제를 위한 또 다른 조치를 취함으로써 막판에 포기했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CNOOC가 설사 유노칼을 인수하더라도 미 당국이 타당성 심사를 최장 120일 늦추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첨부해 백악관에 보냈기 때문이다. 미국 주요기업의 해외 매각시 ‘국가 안보’의 저촉 여부를 판단하는 ‘해외투자심사위원회(CFIUS)’의 권위 추락도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은 워싱턴 외교관을 인용,“이번 사안이 나쁜 선례를 남겼으며 더욱이 미 의회가 CFIUS의 권위를 깎아내린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노칼 인수 무산으로 자극받은 중국의 에너지 확보전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장기적으로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oilman@seoul.co.kr
  • 이란 “핵활동 재개 철회불가”

    |테헤란·파리 AFP 연합|이란이 2일 핵 협상 상대인 유럽연합(EU)의 유엔 안보리 회부 경고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라늄 농축 활동 재개 결정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혀 지난 몇달간 계속된 핵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란의 최고국가안전위원회(SNSC) 대변인 알리 아가모하마디는 “정치적 결정을 내렸으며 재개 결정은 철회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과 프랑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공동 서안을 발표,“이란이 EU와의 합의를 깨고 이란 핵시설을 가동한다면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아닌)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며 유엔 안보리 회부 방침을 경고했다. 이란에 대한 최후통첩 성격을 띤 이 서한은 하산 로하니 이란 SNSC의장 앞으로 보내졌다. 앞서 필립 두스트블라지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란이 결정을 되돌리지 않으면 국제적 위기가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 핵 협상 당사국들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 특별회의 소집을 긴급 요청해 이란에 협상 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며 이란이 IAEA 이사회의 제안마저 거부하면 유엔 안보리에 회부해 제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총리도 이날 유럽1 라디오에 출연, 이란이 이스파한 핵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활동을 재개하면 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비난해 온 미국도 즉각 유엔 안보리 회부를 주장했다.
  • 경북·상주대 통합 무산 ‘후유증’

    경북대와 상주대의 통합이 무산됨에 따라 두 대학이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화된 경북대와 상주대 통합논의는 마감일인 지난 1일까지 교육부에 제출한 통합지원신청서에 상주대 총장의 직인을 포함한 문서보완을 하지 못해 8개월여만에 완전무산됐다. 두 대학은 교육부로부터 신규교수 정원 배정에서 제외되고 앞으로 4년간 시설확충비, 실험실습기자재 확충비, 공공요금 추가지원비 등 국고지원사업에서도 배제되는 불이익을 받는다. 또 학생모집 의무감축으로 인한 등록금 감소도 예상된다. 이와 함께 상주대는 연간 5억∼6억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누리사업 대상에서 탈락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두 대학은 통합무산으로 재정적으로만 수백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상주대의 경우 신입생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상주대는 2001년도의 신입생 충원율이 98.2%였으나 2002년 90.2%,2003년 70.8%,2004년 65.7%로 급격히 줄어들다가 2005학년도에는 86.2%로 올라갔다. 경북대와의 통합소문이 충원율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평교수들로 구성된 상주대 교수협의회평의회의 주장이다. 대학구성원간 갈등과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경북대는 직원과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밀어붙였다가 무산됨에 따라 직원과 학생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상주대는 평의회가 통합을 끝까지 반대한 김종호 총장의 직무정지가처분신청과 퇴진운동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靑 “공기업 사장 직접임명 검토”

    공기업과 정부 산하기관장 공모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 임명권자가 직접 후보자를 발굴해 임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자천 외에 타천이나 청빙 등 추천 경로도 다양화된다. 청와대는 지난 2년간 운영한 공기업 및 정부 산하기관 공모제가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개선방안을 올 연말까지 마련, 확정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추천경로 다원화 ▲임명권자의 후보자 직접 발굴 ▲보수수준 제고 등의 공모제 개선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후임 사장 공모가 3차례나 무산된 데다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지역난방공사 사장, 가스공사 사장 인선과정에서도 재공모가 실시되는 등 현행 공모제의 부작용이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수한 인재들이 자천을 기피한다는 점을 감안, 공모에 타천이나 청빙도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타천에 의한 공모에는 전문가 단체, 관련 학회·협회, 시민단체 등의 추천과 함께 민간 헤드헌터 업체 의뢰, 중앙인사위원회의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한 추천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또 수차례의 공모를 통해서도 적격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 임명권자가 공모를 거치지 않고 후보자를 직접 발굴해 임명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인사관리비서관실은 “가령 2차까지는 정상 공모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그래도 적격자를 못 찾으면 추천위원회의 직접 추천이나 청빙에 의해 적격자를 바로 임명할 수 있는 방법 등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우수 인재들이 공모에 관심을 갖도록 공기업 및 정부 산하기관장의 보수수준도 재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는 향후 공기업 및 산하기관 운영실태를 조사, 분석하는 데 이어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모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한 뒤 올해 말까지 관련 법령 등을 개정할 계획이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로스쿨 쟁점과 방향] 김선수 사개추위 단장 인터뷰

    [로스쿨 쟁점과 방향] 김선수 사개추위 단장 인터뷰

    법조계의 오랜 논쟁거리였던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이 확정됐다. 로스쿨 전체 정원과 로스쿨 인가 대학 등 핵심쟁점은 내년도에 설치될 법학교육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김선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기획추진단장은 31일 “현재의 사법시험제도는 나름대로의 기능은 있었지만 한번의 시험으로 개인의 운명이 결정되고, 학부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면서 “로스쿨 도입을 통해 풍부한 교양과 건전한 직업윤리관, 법적 분쟁을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단장을 만나 사개추위가 합의한 로스쿨의 원칙과 향후 계획, 합의 과정에서의 뒷얘기 등을 들어봤다. ▶로스쿨의 대학별 입학정원을 150명 이하로 제한한 이유는 뭔가. -현재 법과대학의 인적·물적 여건을 감안, 다양한 로스쿨 설립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전국 법과대학의 교수 대 학생정원의 비율은 1대47이다. 사개추위 기준은 1대12다. 입학정원이 100명인 대학이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정교수만 25명이 돼야 한다. 그러나 상당수 대학이 이 기준을 충족하기란 쉽지 않다. 개별 로스쿨의 정원 제한을 두지 않으면 소수의 특정 대학에만 인적·물적 자원이 집중돼 학문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로스쿨간 경쟁을 통해 질적인 수준을 높이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로스쿨의 전체 정원에 대해서는 결국 합의를 하지 못했는데. -로스쿨 전체 정원 문제는 사회적으로 법률전문가를 얼마나 필요로 하는가의 문제다. 때문에 법조·교육계 등 공급자의 측면 뿐만 아니라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도 고려돼야 한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다. 제도를 설계하는 사개추위가 로스쿨의 전체 정원을 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봤다. 앞으로 교육부 장관이 관계기관과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결정할 것이다. ▶지방 소재 대학은 로스쿨을 지역별로 고루 안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 단위에 1개씩 인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방대학이 활성화돼야 지나친 수도권 집중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법의 지방분권도 이룰 수 있다. 다만 로스쿨의 지방분권화, 지역별 안배를 법적·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어렵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르면 국가균형발전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대학의 육성 및 지역의 인적자원 개발에 관한 사항을 수립하도록 돼 있다. 때문에 지방대학에 대한 배려는 국가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사개추위 위원들은 이 같은 명분에만 합의했을 뿐 1도 1개 원칙과 같은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각 대학들은 나름대로 특화된 로스쿨을 추진하고 있다. 특화된 로스쿨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나. -특화된 로스쿨을 추진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기본적인 교과과정을 충분히 이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뒤에 특정 부문에 전문화된 로스쿨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현재 교육부에서 설립인가 심사 기준을 작성중에 있는데 전문성을 높이는 특화 방향이 있다면 설립인가 심사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것이다. 그리고 지방대학에 대한 고려도 이때 이뤄질 것이다. ▶산업대학이나 연합대학은 로스쿨 인가조건에서 배제했는데 이유가 뭔가. -산업대학과 연합대학의 로스쿨 설립을 제한한 것은 충실한 법학교육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산업대학은 설립목적, 교육과정과 방법, 교육여건에서 일반 대학과 차이가 있다. 산업대학도 현행법령에 따라 교육여건을 갖추면 일반대학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산업대학이 로스쿨을 추진하려면 우선 일반대학으로 전환한 뒤 하는 것이 타당하다. 연합대학원 제도는 현재 인정되지 않는 제도다. 단순히 참여 기회를 넓힌다는 의미에서 연합대학원을 인정하면 운영상의 문제 등으로 충실한 교육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다. 연합대학원을 인정하는 일본도 74개의 로스쿨 중 연합대학원은 1개뿐이다. ▶이번에 로스쿨로 인가받지 못하더라도 추가적으로 인가받을 수 있나. -물론이다. 추가인가는 법조인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로스쿨 제도의 정착, 해당 로스쿨 신청 대학의 교육 여건과 준비상태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지방 국립대는 사립대에 비해 재정적인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로스쿨 인가 기준 가운데 시설 비중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개추위가 로스쿨의 설립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인적 부분과 물적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인적 자원은 전임교수 대 학생비율을 1대12로 하고 실무가 교원의 비율을 20% 이상으로 정했다. 물적 기준은 법학전문도서관 등 필요한 최소한만을 제시했고, 다른 부분은 일반 대학원 기준과 같다. 이 같은 인적·물적 기준은 충실한 법학교육을 위하여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때문에 지방 국립대만 인적·물적 기준을 낮추는 것은 다른 로스쿨과의 형평성뿐 아니라 충실한 교육을 담보하기 위한 기본 전제를 침해하는 것으로 수용하기 어렵다. 기준을 낮추면 로스쿨 설립의 취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 ▶로스쿨을 도입한 주된 이유 중 하나가 고시낭인(浪人)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로스쿨이 도입되더라도 로스쿨에 입학하려는 또다른 형태의 고시낭인이 나올 수 있지 않나. -고시낭인 문제가 100% 해결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로스쿨 입학시험은 학부성적과 적성시험, 외국어 능력 등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적성시험의 성격상 예전과 같은 고시낭인은 없어질 것으로 본다. 적성시험은 사법시험처럼 오래 공부한다고 해서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황판단력, 논리력,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적성시험은 누적된 평균점수를 매긴다. 예를 들어 로스쿨 입학시험 때 적성시험에서 2년 연속 낮은 점수를 받아 떨어진 수험생이 3년째 적성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 수험생의 3년째 적성시험 점수는 3년 동안의 평균점수가 된다. 때문에 몇 년 동안 적성시험 점수가 낮게 나오면 자연스럽게 그만둘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로스쿨 논의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법원·검찰·변협·교수단체 등이 워낙 의견차가 커서 자칫 로스쿨 도입이 안 될 수도 있었는데. -로스쿨 도입논의는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럼에도 그 동안 로스쿨과 관련, 어떠한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사개추위도 약 40여 차례에 걸친 내부 토론을 했다. 차관급 실무위원회는 3차례했고, 전문가 의견청취는 6차례나 거쳤다. 공청회도 했다. 그러고도 의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5월16일 본위원회 의결 때도 위원들끼리 세부쟁점에 대해서 토의를 했다. 이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난 10여년 동안의 논의가 또다시 무산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막판에 형성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사개추위원들이 현재의 사법시험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현재까지는 로스쿨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로스쿨 추진일정 로스쿨 인가기준이 빠르면 연내 확정될 전망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관련법률을 제정하고 2006년에 로스쿨 인가심사를 마무리해 2007년 5월에는 입학적성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인가기준은 로스쿨 유치를 준비하는 대학들의 최대 관심사다. 가능한한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해 달하는 것이 이들 대학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로스쿨 총 정원은 물론 세부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로스쿨을 위한 각종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기에 한계가 많다는 불만이 높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우선 법률부터 제정하는 것이 당장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교육부 산하에 법학교육위원회를 구성, 인가심사 세부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세부기준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정책연구 결과가 나와봐야 결정할 수 있다.”면서 “세부기준에 대한 시행령은 내년 초에나 마련할 수 있겠지만 대학들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에 앞서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연구 결과가 11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돼 대학들에게 세부기준이 공개되는 시기 역시 그 즈음이 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내년 초까지 법률과 시행령을 마련하고 2006년 5월부터는 대학들로부터 인가신청 접수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로스쿨이 어느 대학에 설치될지는 내년 연말에야 결정될 수 있다. 인가신청 접수시기가 당초 3월에서 5월로 늦춰져 인가결정 역시 늦어지게 됐다. 로스쿨 입학적성시험 시행준비도 내년부터 시작된다. 시험자체를 새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부의 부담이 만만찮은 부분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내년 중 적성시험 연구기관을 지정해 2007년 초에 모의시험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입학적성시험은 2007년 5월쯤 시행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법학전문대학원설치운영에관한법률’에 대한 입법예고를 최근 마치고 규제심사를 받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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