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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南 금강산회담 거부에 불만 표시… 실익 없다고 판단한 듯

    北, 南 금강산회담 거부에 불만 표시… 실익 없다고 판단한 듯

    북한이 11일 자신들이 제안했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회담과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을 돌연 보류시킨 것은 적십자 실무회담만 수용한 우리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이 무산된 상태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만을 추진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애초부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미끼’로 내걸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강산 실무회담을 통해 관광 재개에 대한 남측 여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뒤 이산가족 상봉 회담 등을 이용해 관광 재개 물꼬를 트려고 했을 것이란 얘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자신들의 목적이었던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 자체가 무산된 상황에서 이를 위한 카드로 활용했던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해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 행사만 개최해도 남북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착시 효과’를 줘 북한이 목표로 하는 북·미 고위급 회담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데도 제안을 모두 취소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무회담이 성사돼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추석(9월 19일) 즈음인 9월 첫째주나 둘째주에 열렸다면 북한은 정권 창건일인 소위 ‘9.9절’을 앞두고 국면을 전환시킬 기회를 얻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한국이 거부했는 데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추진하면 북한이 너무 저자세로 나서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대내외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대외에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이 같은 ‘저자세’ 외교가 대내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향후 미국과의 협상 국면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실무회담 보류 조치가 오는 15일로 예정된 개성공단 관련 3차 실무회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대화 공세를 펴오다 이 과정에서 남측이 보였던 태도를 평가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개성공단 관련 2차 실무회담이 끝난 지 3시간 만에 실무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며 남측이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재즈는 삶이니까… 6년 기다리고 1억원 써도 마냥 좋죠”

    “재즈는 삶이니까… 6년 기다리고 1억원 써도 마냥 좋죠”

    지난해 9월. 유럽 재즈의 전설 엔리코 피에라눈치가 첫 내한 공연을 가졌다. 그를 목 빼고 기다려온 재즈팬들에겐 다시 없을 꿈 같은 시간이었다. 그 달콤했던 무대는 6년을 하루같이 섭외에 매달린 ‘재즈에 미친 남자’의 숨은 공력 덕분이었다. 국내 유일의 재즈공연 전문기획사 플러스히치의 김충남(37) 대표가 주인공이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김 대표는 ‘고난의 6년’을 떠올리자 다시 진땀을 흘렸다. “피에라눈치는 고생했던 섭외 역사가 모두 집약된 인물이에요. 처음 접촉한 건 2006년이었는데 조건이 안 맞아서 못했죠. 1~2년 지나 다시 연락했는데 무산되고…. 3~4년 지나 또 시도했더니 에이전시가 ‘피에라눈치가 계약이 끝나 다른 회사랑 일할 것’이라면서 메일 주소를 주는 거예요. 알고 보니 그의 개인 이메일이었죠. 그가 ‘네가 몇 년 동안 나를 섭외하려고 애쓴 걸 잘 알고 있다’고 해서 결국 2011년 5월 공연이 성사가 됐는데 두 달 전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으로 공연이 취소되고 말았죠.” 그해 7월 김 대표는 피에라눈치가 공연 중인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부리나케 날아갔다. 담판을 짓기 위해서였다. “내가 당신에게 6년을 바쳤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김 대표의 간절한 호소에 결국 거장의 마음이 움직였다. 이렇게 김 대표가 국내 처음 데려온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들은 부지기수다. 이탈리아 피아니스트인 피에라눈치뿐 아니라 패트리샤 바바(미국 피아니스트·보컬), 엘리아니 엘리아스(브라질 피아니스트·보컬), 티그랑 하마시안(아르메니아 피아니스트) 등이 그들. 잉거 마리가 한국에 처음 알려진 것도 ‘괜찮은 재즈 앨범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음반사 친구의 지나가는 말을 듣고 그가 추천한 덕분이었다. 재즈계의 ‘별’들을 건져 올리려 그간 무던히도 발품을 팔았다. 털어넣은 사비만 1억원은 된다. 2007년부터 매년 여름 한 달씩 유럽의 온갖 재즈 페스티벌 순례에 나선 것은 기본. 이탈리아 페루자의 움브리아 재즈 페스티벌,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노스시 재즈 페스티벌, 노르웨이 몰데 재즈 페스티벌 등 한꺼번에 7개 도시를 돈 적도 있다. “한번은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조반니 미라바시가 스위스의 한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한다고 해서 섭외하려고 거기까지 쫓아갔어요. 휴대전화 번호만 받아서 갔는데 통화가 안 돼 허탕을 치고 말았죠.” 국내 재즈 시장은 작지만 실력파 뮤지션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는 재능이 아까운 이들을 해외 무대로 내보내는 일에도 열심이다. “우리보다 판이 큰 일본으로 진입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어요. 우리 연주자들이 지속적으로 무대에 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어서요.” 그에게 왜 재즈에 빠졌냐고 묻자 쑥스러운 미소가 돌아왔다. “재즈는 제게 일이 아니라 그냥 삶이에요. 재즈를 왜 좋아하냐고 묻는 건 살고 있는데 왜 사느냐고 묻는 것과 같죠. 그러니 왜 좋아하는지 멋있는 답조차 생각해 두지 않았어요.”(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도박’ 폭로·비방·단식… 조계종이 심상찮다

    조계종이 심상치 않다. 총무원장 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승적과 범계행위를 둘러싼 폭로와 비방이 잇따르고 있다. 원로 스님이 원로 의원들의 자격을 문제삼아 단식에 돌입하는가 하면 지방 교구본사 주지 후보에 대한 비방이 난무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종단 주요 소임자들이 상습도박했다는 폭로성 기자회견까지 있었다. 이에 따라 조계종은 선거철마다 등장했던 폭로성 음해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우선, 지난 6월 10일부터 원로회의 개혁을 촉구하며 21일 동안 단식을 했던 법주사 원로 설조 스님. 설조 스님은 조계종 쇄신을 위해선 원로 의원부터 자정해야 한다며 단식을 진행하다가 단식을 풀며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일부 원로 의원들의 비위 사실을 공개하겠다며 기자들을 불러 모았다. 그러나 설조 스님은 회견에서 구체적인 비위 사실은 공개하지 않은 채 원로의장 밀운 스님을 겨냥해 “비구계를 받지 않았으면서 비구 행세를 하는 적주(賊住)”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종단에선 설조 스님의 발언이 메가톤급 파장을 부를 것이라며 긴장했던 터였다. 그러나 1981년 조계종 단일계단 출범 이전의 수계의식은 각 사찰의 사정에 따라 수계절차가 다양했던 만큼 설조 스님의 주장을 억측에 불과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어서 터진 공주 마곡사 주지 선거. 제27대 교구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오는 18일 열겠다는 공고가 있은 직후 출마 후보를 음해하는 폭로성 문자가 스님들에게 전송됐다. 특정 후보가 복지법인 마곡과 템플스테이 전용관 불사와 관련해 비리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마곡사는 특히 현 주지 스님을 둘러싼 추문이 지역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교구의 명예와 위상을 저해한 행위에 대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발표하고 나섰다. 지난 9일 전 포항 오어사 주지 장주 스님의 기자회견도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사건. 장주 스님은 “종단의 주요 소임자 스님들이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왔다”며 중진 스님 15명과 재가 신자 1명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총무원 측은 즉각 “근거 없는 음해성 허위 주장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반박성명을 내고 엄중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선 장주 스님이 주지 연임이 무산된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이란 관측도 있다. 조계종단은 이 같은 폭로와 비방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편이다. 10월로 예정된 총무원장 선거가 벌써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음해성 폭로와 비방에 대한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 8일 중앙종회가 “최근 종단 일각에서 보여온 무분별한 폭로는 또다시 선거가 혼탁 양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며 종법이 정한 정상적인 절차와 방식을 외면한 일체의 행위에 엄정 대처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국정원 國調 특위 파행… 실시계획서 채택 무산

    여야가 10일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특위 위원 사퇴 문제로 충돌하면서 국정조사 실시계획서 채택이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측 특위 위원인 김현, 진선미 의원의 제척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며 버티고 있고,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파행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야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과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국정조사 실시를 위한 조사 범위,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해 합의한 후 오후에 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실시계획서를 채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진 의원의 특위 위원 제척 문제를 두고 논쟁을 거듭하다 40여분 만에 협상이 결렬됐다. 권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두 의원을 제척하기 전까지 실시계획서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김·진 의원을 빼려고 하는 이유는 새누리당을 곤혹스럽게 하는 자료들이 폭로될까 두렵기 때문”이라며 비판했고 김·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의 요구는 국정조사 물타기”라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야는 장외에서도 날카로운 입씨름을 이어 갔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당원 집회를 빙자한 장외 투쟁을 통해 막말과 억지 주장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이젠 공당의 대권 후보였다는 분도 인식과 여론을 호도하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문 의원이 전날 부산시당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지난 대선이 대단히 불공정하게 치러졌다. 그 혜택을 박근혜 대통령이 받았고 대통령 자신이 악용했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문 의원 측의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권력기관을 선거에 동원하고 대화록을 불법 유출시키면서 나라를 망국의 길로 끌고 가고 있는 새누리당이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느냐”며 “문 의원의 발언이 망언이라면 새누리당이 한 짓은 망국”이라고 반격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국회 “홍준표 10일 출석하라” 동행명령…洪지사 “친박 아니어서 핍박 받고 있다”

    국회 “홍준표 10일 출석하라” 동행명령…洪지사 “친박 아니어서 핍박 받고 있다”

    국회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9일 국정조사 증인 출석을 거부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해 여야 합의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홍 지사는 “동행명령장 발부도 적법한 내용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며 동행명령 불응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우택 특위 위원장은 이날 특위 전체회의에 홍 지사와 공무원 등이 불참해 경남도 기관보고가 무산되자 새누리당 김희국, 민주당 김용익 간사와의 협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특위는 홍 지사에게 10일 오후 4시까지 출석하도록 동행명령장에 명시했다. 동행명령은 국정조사 등의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위원회 의결을 통해 지정한 시일, 지정된 장소에 국회 사무처 직원과 동행해 출석할 것을 명령하는 제도다. 새누리당 간사인 김 의원은 “홍 지사는 증언이 불가능할 정도로 몸에 이상이 없는 한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가 동행명령을 거부할 경우 최고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동행명령을 거부하면 즉각 고발대상이 되고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돼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홍 지사는 이날 경남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해 “동행명령을 거부했다고 해서 사법적 절차 없이 다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니며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뒤 유죄를 선고받은 사례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동행명령장 발부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홍 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친박’(친박근혜)이 아니어서 ‘핍박’을 받고 있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홍 지사는 특위 전체회의 30분 전 국정조사에 불출석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홍 지사는 국회에 보낸 사유서에서 “진주의료원 휴·폐업과 관련한 일체의 행위는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의해 부여된 경상남도의 고유한 권한에 따른 자치 사무”라면서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사무를 대상으로 하는 국정조사는 지방자치 원칙에 위배되는 위헌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또 지난 3일과 4일 실시한 보건복지부 기관보고와 진주의료원 현장 검증을 거론하며 “국조 특위가 경남도 기관보고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조사 목적은 이미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날 특위 전체회의는 여야 의원들이 홍 지사의 불출석 사유를 놓고 공방을 벌이다 현안 보고와 질의가 한 시간 넘게 지연됐다. 특위 활동시한이 오는 13일까지인 만큼 홍 지사가 끝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고 버티면, 진주의료원 폐업사태 국정조사는 사실상 파행으로 끝나게 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다큐 공감(KBS1 밤 10시 50분) 2013년 3월 11일, 세상 어디에도 없던 아주 특별한 도전이 시작됐다. 0m 해수면에서부터 해발 8848m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카약, 자전거, 도보, 등반을 통해 오직 인간의 힘으로만 가는 무동력, 무산소 원정에,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 곧 자신들의 길이라 말하는 젊은 모험가들의 치열했던 80일간의 기록을 따라간다. ■TV소설 은희(KBS2 오전 9시) 조형사와 마주치게 된 석구의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진다. 재필은 석구와 정옥이 동향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내며 점점 더 이들 관계에 관심을 기울인다. 한편 정태는 은희와 성재가 데이트 후 함께 귀가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던 중 석구는 금순이 시장 국밥집에서 외식 약속을 했다는 이야기에 어지럼증을 느낀다. ■아침드라마 잘났어 정말(MBC 오전 7시 50분) 우성의 소식을 접한 선미(김빈우)와 인경(차주옥)은 참다 못해 지원(하희라)과 육탄전을 벌인다. 조사를 받게 된 우성(이형철)은 애써 침착하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대관(박근형)은 우성이 살인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접하고 선미에게 이혼을 종용한다. 한편 지원은 대관에게 선남을 다시 봐 달라고 부탁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옷깃만 닿아도, 바람만 스쳐도 불타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면 어떨까. 올해 고등학교 3학년으로 한창 공부할 나이지만, 소희는 학교에 가기도 힘든 희귀병을 앓고 있다. 복합통증증후군(CRPS)이라는 희귀 난치 질환으로, 신체의 어느 한 부분에 극심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겪으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한다. ■장수 가족 건강의 비밀(EBS 밤 10시 45분) 경기도 의정부에 책장 가득 공자, 맹자의 고서들이 빼곡한 방안에 오늘의 주인공 문상호 할아버지가 있다. 구순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아직도 학문에 힘을 쏟는 현역 학자이다. 산속에서 자연을 벗 삼아 한시를 짓고 창을 하는 모습은 마치 옛날 선비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가족(OBS 밤 11시 5분) 37년 전. 열애 끝에 결실을 본 김재흥·이금미 부부. 너무나 사랑했지만 금미씨 집안의 반대로 1년간 이별했던 이들이다. 당시 열여덟 살이었던 아내는 남편에 대한 사랑을 비밀일기에 담는 순수한 여자였다. 그런데 지금 아내의 모습에선 37년 전 사랑을 속삭이던 금미씨를 찾아볼 수가 없다. 과연 이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국정조사 거부’ 홍준표 결국… 여야 합의로 ‘동행명령’

    ‘국정조사 거부’ 홍준표 결국… 여야 합의로 ‘동행명령’

    국회 공공의료 국정조사 특위는 9일 불출석한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 여야 합의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정우택 특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홍 지사가 출석을 거부해 경상남도 기관보고가 무산되자 김희국 새누리당 간사와 김용익 민주당 간사와의 협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김희국 간사는 “홍 지사는 증언이 불가능할 정도로 몸에 이상이 없는 한 출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위는 홍 지사에게 10일 오후 4시까지 출석하도록 동행명령장에 명시했다. 동행명령은 국정조사 및 국정감사에서 채택된 증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위원회 의결을 통해 지정한 시일에 지정한 장소까지 국회 사무처 직원과 동행할 것을 명령하는 제도다.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동행명령을 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동행 명령을 거부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동행 명령장 집행을 방해하도록 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앞서 홍 지사는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지방고유사무인 진주의료원 휴·폐업 문제를 국정조사하겠다는 것은 위헌이며 진주의료원 공사에 국비가 투입됐다는 이유로 국정조사 대상이라는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휴·폐업은 지방자치단체 고유사무로 국정조사 대상이 아니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U-20 월드컵] 박수가 아깝지 않은 아우들

    [U-20 월드컵] 박수가 아깝지 않은 아우들

    30년 만의 준결승행을 노리던 어린 태극전사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하지만 쫀쫀한 팀워크와 근성, 투지로 뭉친 꿈나무들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쓰기에 충분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8일 터키 카이세리의 카디르 하스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에서 이라크에 밀려 4강 합류가 무산됐다. 연장까지 120분 동안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했다. 시나리오였으면 너무 작위적이라는 혹평을 받았을 만큼 드라마틱한 경기였다. 내내 엎치락뒤치락, 쫓고 쫓기는 명승부였다. 전반 21분 알리 파에즈에게 페널티킥으로 첫 골을 얻어맞은 한국은 4분 뒤 권창훈(수원)이 헤딩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라크가 전반 42분 파르한 샤코르의 추가골로 도망가자 이광훈(포항)이 후반 5분 머리로 2-2를 만들었다. 이어진 연장전. 체력도, 집중력도 떨어진 연장 후반 13분 샤코르에게 한 골을 내줘 패색이 짙었지만, 정현철(동국대)이 추가시간도 끝날 무렵 중거리슛으로 원점을 만들었다. 120분 접전 끝에 이어진 승부차기. 한국은 2번째 키커 연제민(수원)의 공이 크로스바를 벗어났고, 6번째 키커 이광훈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고개를 떨구었다. 콜롬비아와의 16강전과 달리 이번 승부차기는 ‘새드엔딩’이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굵은 눈물을 뚝뚝 쏟았다. 아쉽지만 후회 없는 한판이었다. 이 감독은 ‘신들린 용병술’을 뽐냈다. 교체로 투입된 이광훈이 투입 5분 만에, 연장전에 들어간 정현철이 첫 볼터치에서 거짓말처럼 골을 뽑았다. 예민하게 경기의 흐름을 읽은데다 선수에 대한 현미경 분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이광종호’는 또 A대표팀의 모토인 ‘원팀’(one team)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이 감독이 “주위에서 약체라고 평가했지만 선수단 전체가 한마음으로 온 힘을 다한 덕분에 세계적인 팀들과 대적할 수 있었다”고 말한 데서 보듯 돋보이는 스타는 없었지만 끈끈한 팀워크로 매 경기 드라마를 썼다. 대회 최종엔트리(21명) 중 16명은 지난해 아시아 U-19 선수권대회 우승멤버. 선수단은 프로와 아마추어(대학)로 소속도, 생활 패턴도 달랐지만 한 목표를 향해 꾸준히 발을 맞췄다. 강한 압박과 유기적인 협력수비를 자랑하는 태극호 앞에 강호 포르투갈도, 우승후보 콜롬비아도 쓰러졌다.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해결사 류승우(중앙대)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공백을 메웠고, 거듭된 연장·승부차기에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면서도 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언제부턴가 한국 축구에서 사라져버린 투혼과 근성을 보여준 것도 인상적이었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이들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는 게 과제다. 4년 전 이집트대회에서 ‘8강 신화’를 쓴 구자철·김보경·윤석영·홍정호 등 ‘홍명보의 아이들’도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런던올림픽을 차곡차곡 밟으며 ‘황금세대’로 거듭나 A대표팀에 연착륙했다. 세계 축구팬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심은 ‘이광종의 아이들’도 내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역사를 쓸 채비를 마쳤다. 한편 가나는 이날 난타전 끝에 칠레를 4-3으로 꺾고 대회 준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4강은 프랑스-가나(11일 0시), 이라크-우루과이(11일 오전 3시)의 대결로 압축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317조 규모 개발 프로젝트 인천 에잇시티 사실상 무산

    사업비 317조원 규모의 인천 ‘에잇시티’(용유무의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 개발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사업자인 독일 켐핀스키 그룹이 400억원 증자시한인 지난달 30일을 넘긴 데다, 이후 외국의 부동산 현물출자 방침을 밝혔으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사정이 급하게 돌아가자 인천경제청 관계자들은 지난 금요일과 일요일 주민들을 잇따라 만나 설득에 나섰으나 주민들이 개발협약 해지에 앞서 대책 마련을 요구해 난항을 겪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8일 “캠핀스키와 더 이상 사업을 끌고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청은 이번 주 내로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인천경제청은 지난달 말 켐핀스키로부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있는 500만 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현물출자하겠다는 공문을 전달받았으나 법적으로 검토한 뒤 ‘불가’ 결정을 내렸다. 5개 기관에 법률 자문을 의뢰한 결과 외국 현물출자는 외국인투자촉진법과 상법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종철 인천경제청장 등은 지난 5일과 7일 용유무의 주민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을 만나 이 같은 결과를 알린 뒤 켐핀스키 측과 기본협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사업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대안 없이 해지 발표를 하면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에잇시티 사업구역 땅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은 주민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특수목적법인인 ㈜에잇시티도 반발하고 나섰다. ㈜에잇시티 관계자는 “지난 5일 증자방법 등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했으면서 협약 해지를 거론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제청이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에잇시티는 용유·무의도 전체 면적(80㎢)에 2030년까지 복합리조트, 한류스타랜드 등 8개 단위의 국제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사업비(317조원)는 우리나라 1년 예산과 맞먹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개성공단 재가동 원칙 합의] 南 재발방지 먼저, 北 설비점검 후… ‘준비되면 재가동’ 조항 걸림돌

    개성공단 실무회담에 임하는 남북의 셈법이 달랐는데도 7일 개성공단 재가동 원칙을 담은 합의서가 도출될 수 있었던 것은 남북 양측이 처한 절박한 상황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된 이후 한동안 “개성공단 문제 역시 남북 관계의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속도 조절론’을 폈다. 그러나 기계·설비에 위협적인 장마철에 접어들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불만이 폭발하자 정부 내에서도 시급히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계·전자 업체들은 지난 3일 “정부가 개성공단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설비 이전 계획을 밝히면서 사실상 공단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기업 가운데 37% 이상을 차지하는 기계·설비 업체가 철수하면 개성공단의 존립도 위태로워진다는 점에서 정부의 중압감도 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개성공단 재가동에 앞서 재발 방지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동시에 실무회담에서는 적절한 절충안을 찾아 개성공단의 불씨를 살리는 데 주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이 재가동에 합의했지만 갈 길은 험난하다. 특히 합의문 4항의 ‘남과 북은 준비되는 데 따라 재가동하도록 한다’는 조항이 향후 걸림돌이다. 통일부 측은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는 등 조건과 여건이 조성돼야 하는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이지만 북측은 ‘설비 점검을 마친 직후’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측은 ‘국제적 규범에 부합하는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어 북한의 조기 가동과는 목표가 다르다는 분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얼마나 성의 있게 나오느냐에 따라 (재가동)시점도 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회담 초반부터 개성공단의 조기 재가동에 모든 것을 걸었다. 우리 측이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문제를 먼저 꺼낸 반면, 북한은 개성공단 장마철 피해 대책과 관련 기업들의 설비 점검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또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해 “가동할 수 있는 공장부터 운영하자”며 조급한 속내를 드러냈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5만여명의 실직에 따른 재정적 타격도 문제지만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미국과 중국 등이 요구한 대로 서둘러 남북 관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남북 관계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자세를 낮췄다. 실무회담 초반 “완제품은 반출 가능하나 원부자재는 재가동을 염두에 두고 불필요하게 반출하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결국 우리 측 요구를 수용해 원부자재 반출에도 협조키로 했다. 회담 관계자는 “사실상 북측이 남측에서 요구한 내용을 대부분 수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개성공단 재가동 원칙 합의] 12회 접촉 16시간 밀고당기다 새벽 4시 합의

    [개성공단 재가동 원칙 합의] 12회 접촉 16시간 밀고당기다 새벽 4시 합의

    개성공단 재가동의 ‘불씨’를 살려낸 남북 당국 간 개성공단 실무회담 합의는 6~7일 이틀에 걸친 16시간의 밤샘 마라톤협상 끝에 이뤄졌다. 남북 대표단은 지난 6일 오전 11시 50분부터 전체회의를 포함해 모두 12차례 접촉을 갖고 마침내 7일 새벽 4시 5분 합의서 채택에 성공했다. 실무회담은 시작부터 통신 설비 문제 등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닥쳐 1시간 50분 늦게 시작되는 등 진통 속에 진행됐다. 남북 당국회담이 ‘격’ 문제로 무산되는 등 남북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열린 만큼 양측 간 긴장도 팽팽했다. 북측의 한 회담 관계자는 남측 공동취재단이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에게 회담 진행 계획 등을 묻자 “어디 감히 미리 승인도 안 받고 단장에게 말을 거느냐”고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우리 측 회담 관계자에게는 “안내를 잘하라”고 따졌다. 극도로 예민하고 긴장된 분위기는 오전 전체회의 자리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우리 측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과 북측 박 부총국장은 서로를 ‘회담 전문가’라고 치켜세우며 덕담을 나누는 것으로 첫 만남을 시작했지만 막상 카메라가 철수한 뒤 본 회담에 들어가자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날카롭게 대립했다. 우리 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북측의 일방적 공단 가동 중단 조치는 남북 간 합의는 물론 개성공업지구법도 위반한 것으로 남북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인해 우리 기업이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 표명과 재발 방지 문제와 관련해 분명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초반부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북측은 이를 묵묵히 듣고는 재발 방지 등에 대한 언급 없이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완제품 반출은 허용할 수 있지만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 원·부자재 반출은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의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에 대비해 원·부자재를 ‘담보’로 잡겠다는 것으로,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측은 이례적으로 통일각에서 우리 대표단에 점심식사를 제공했지만 남북이 한자리에서 식사하지는 않았다. 오후 8시쯤 3차 수석대표 접촉이 끝난 뒤에는 회담이 난항을 겪는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이어 4~6차 접촉이 모두 5~10분 만에 짧게 끝나면서 협상이 속도를 내는 듯했지만 양측 수석대표 접촉은 날짜를 바꿔 가며 7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우리 측은 개성공단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역점을 두면서도 장마철 개성공단 시설 점검과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등 긴급하면서도 비교적 합의가 쉬운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가닥을 잡고 협상에 속도를 높였다. 북측도 ‘개성공단 정상화’라는 대(大)전제에 공감하며 우리 측 요구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막판 진통 끝에 남북은 4개 항의 합의서를 도출하고 오는 10일 후속 회담까지 약속하며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민의견 무시 주차장·어린이집 추진하다 무산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려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 예산만 낭비한 지방자치단체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 지자체는 주차장 사업이 무산된 곳에 무리하게 구립어린이집을 세우려다가 또 민원에 발목이 잡혔다. 5일 감사원에 따르면 인천 중구는 2011년 4월 지역 관광타운에 관광객을 위한 공영주차장을 지으려다 취소하고 다른 지역에 주차장을 추진하다가 주민 반대로 사업을 접었다. 결국 이미 지출한 토지매입비 14억여원과 설계비 3225만원을 날리고 사업을 중단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구는 이후 부지 활용 방안으로 A구립어린이집 확장 이전을 계획했지만 지방보육정책위원회의 자문을 받지 않은 채 추진하다가 사업을 중단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 혁신하려면 부처간 담장부터 허물어야 한다/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 교수

    [열린세상] 정부 혁신하려면 부처간 담장부터 허물어야 한다/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 교수

    박근혜 정부의 행정개혁 키워드는 ‘정부 3.0’이다. 정부가 생산하는 공공정보를 일반에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어 소통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정부 3.0’의 요체이다. 이를 통해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우선, 공공정보에 대해서는 국가안보나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 등을 제외하고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해당사자나 일반 국민이 청구하지 않아도 원칙적으로 원문을 전면 공개하고, 공개 건수도 현재 31만건에서 1억건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1996년 정보공개법이 제정되었지만, 공개대상의 제한과 행정기관의 자의적인 공개 여부 판단 등 때문에 시민단체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아 왔던 현실에 비춰보면 가히 혁명적인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공직사회의 업무 행태를 보면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창조경제를 구현하려면 공공자료의 민간 활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지만은 절절해 보인다. ‘정부 3.0’의 또 다른 숙제인 부처 이기주의 혁파는 역대 정부도 핵심적으로 추진해온 개혁과제이자 고질적인 병폐이다. 노무현 정부는 부처 이기주의와 칸막이 문화를 없애고 경쟁을 통해 관료조직을 개혁하고자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했다. 소속과 서열에 관계없이 3급 이상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들을 풀(pool)로 묶어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실적주의 인사의 전형이었지만, 계서 중심의 공직체계를 바꾸지는 못했다. 이명박 정부도 조직 세분화로 인한 낭비 요소를 줄이고 부처 할거주의 폐해를 막고자 대부처주의로 정부조직을 개편했다. 조직 통합을 통해 융합행정을 구현하자는 전략이었지만, 오히려 힘 있는 부처의 장벽만 높이 쌓는 꼴이 되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의 협업행정도 등장 배경은 유사하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다소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역대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고자 인력과 예산을 묶는 통합적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사교류 측면에서는 매년 전 부처의 정원 1%(5년간 총 5%)를 통합정원으로 지정하여 부처 간 협업과제에 우선 배정하는 범정부 ‘통합정원제’를 발표했다. 유관 부처의 핵심 보직 간 인사교류를 확대하고, 협업분야의 정원은 10% 이상을 교류 정원으로 지정하여 타 부처 공무원을 의무적으로 임용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여기에다 부처 간 협업이 절실한 과제에 대해서는 부처별 예산이 아닌 공동예산을 편성해 할거주의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방안도 제시되었다. 기관별·사업별로 예산을 편성하게 되어 있는 국가재정법의 제약이 있지만, 협업 태스크포스(TF)에 관련 예산 조정권한을 부여하고 협업 우수기관에 예산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집권 초기에는 어느 정부든 공직사회의 기강을 확립하고 국정과제의 추동력을 확보하고자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그러나 개혁과 변화가 정치적 수사나 의례적인 통과절차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실천 가능한 로드맵을 짜서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료조직은 전문화와 분업화가 기본 틀이기 때문에 부처 간 경쟁과 갈등은 필연적이라는 전제를 도외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책지향이 다른 조직특성상 부처 간 협업이 어려운 태생적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 참여정부가 지방에 난립한 각 부처 특별지방행정기관의 통폐합을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것도 부처 간 높은 장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수질과 수량으로 나누어진 물 관리도 해묵은 과제인데 아직도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관련부처는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선정한 중앙부처 간 협업과제만도 170개에 이른다. 이 중에서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명분과 형식을 중시하고 위계질서에 익숙한 행정문화와 관할권 다툼으로 점철된 공직사회의 행태가 바뀌지 않는 한 ‘정부 3.0’도 한때의 흐름으로 흐지부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스포츠 돋보기] 아웃도어 업체, 산악인 사지로 몬다?

    귀국 보고를 겸한 간담회를 마친 지 사흘이 됐는데 머릿속에 세 가지 질문이 지워지지 않는다. 한국인으로 처음 히말라야 14좌를 인공산소의 도움 없이 완등한 김창호 대장의 쾌거에 박수를 보내야 할 자리였는데 지난 3일 간담회에는 내내 가슴 먹먹한 침묵이 깔렸다. 안타깝게 빙원(氷原)에 스러진 서성호 대원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 기자들은 산 아래의 사람들이 산 위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갖는 의구심을 대신 풀어야 한다는 숙명에 짓눌려 얼음처럼 차가운 질문을 던졌다. ‘지금도 그렇게 값어치 있는 일이었다고 확신하느냐?’ ‘10여년 전 파키스탄 히말라야를 홀로 헤매던 김창호와 아웃도어업체 몽벨의 후원을 받아 14좌를 완등한 김창호의 간극은 없느냐?’ ‘일부에선 아웃도어업체가 경쟁을 부추겨 근래 적지 않은 불상사를 초래했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등. 김 대장은 30여년 산과 인연을 맺은 선배의 첫 번째 질문에 “생명보다 소중한 것을 꼽으라면 없다. 성호가 한사코 산소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한 것이 답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산악인은 다른 이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산 위에서 깨닫는다. 성호가 단순히 (무산소 완등) 기록 때문에 그러진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있었고 그걸 뒷받침할 풍부한 등정 경험이 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대장으로서 그의 눈빛을 바라보며 그의 선택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고 눈시울을 붉히며 답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선 “고산 등반 틈틈이 해발 고도 7000m급 봉우리 7개를 초등했다는 점이 답이 될지 모르겠다”고 에둘렀다. 간담회 말미에 나온 ‘수평 여행’ ‘창의적 고도’ ‘산을 모르는 이들과의 소통’(서울신문 4일자 29면) 등도 이런 답의 연장 선상이었다. 사실 마지막 질문이 가장 난감했다. 기자 생각에도 필요악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몽벨 관계자가 실토한 대로 최근의 경기 둔화에도 가장 견실한 성장을 지속한 것이 아웃도어 업체이기 때문이다. 그 많은 비용을 댈 수 있는 업체가 어디 있겠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끼리의 후원 경쟁이 산악인들을 사지로 내몬다는 주장은 근거가 박약해 보인다. 몽벨 관계자도 탐사나 등반 계획에 일절 간여하지 않았으며 마케팅 모멘텀을 잡으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아웃도어업체들도 이 점은 새겼으면 하다. 산악인들을 후원하는 일이 유통 마진을 줄이려는 노력을 회피하려는 방패로 활용돼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북한산 아래에 늘어선 호사스러운 대리점들을 바라보며 늘 품었던 의구심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부자의 탐욕을 지켜주는 공모자들의 노하우

    지난 5월 말, 스위스 재무장관의 긴급 기자회견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재무장관은 이날 자국 은행들이 미국 정부와 합의해 고객 거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법개정안을 발표했다. 1934년 제정 이후 80여년간 철통같이 지켜온 스위스 은행비밀주의법의 빗장을 열겠다는 ‘획기적인’ 선언이었다. 물론 자발적인 결정은 아니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는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부자들이 조세피난처에 숨겨 놓은 자금 추적에 나서면서 탈세와 돈세탁 공범 혐의가 밝혀진 UBS(스위스연방은행)를 비롯한 스위스 은행들에 고객 명단을 넘기라고 압박했다. 이에 순순히 응할 리 없는 스위스 은행들에 미국 정부는 엄청난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숨통을 조였다. 이 과정에서 270년 전통의 스위스 최고(最古) 은행인 베겔린은행이 올 초 폐업하기에 이르자 스위스 정부가 백기를 든 것이다. 외신들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면서 전 세계 검은돈의 흐름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가 해체될 것이란 기대는 한 달도 못 돼 물거품이 됐다. 상원은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하원은 지난달 19일 두 번째로 법안을 거부하면서 결국 법개정은 무산됐다. 은행비밀주의에 대한 스위스 정계의 뿌리 깊은 애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인 장 지글러(79)가 1990년 발표한 이 책은 조세피난처의 원조인 스위스 은행의 추악한 진실을 낱낱이 파헤친 보고서다. 뒤늦게 국내에 소개되는 감은 있지만 최근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공동으로 조세피난처에 자금을 은닉한 국내 유명 인사들의 명단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조세피난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인 만큼 충분히 되새겨 볼 만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인 스위스의 부의 원천은 ‘남의 돈’이다. 은행비밀주의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는 전 세계의 자금을 끌어당기는 자석과도 같다. 합법적인 돈은 물론이고 마약과 범죄로 벌어들인 범죄단체의 검은돈, 제3세계의 독재자들이 불법적으로 빼돌린 회색 돈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스위스 은행은 검은돈과 회색 돈을 안전하게 은닉할 뿐 아니라 합법적인 돈으로 세탁해 자금을 불리는 데도 탁월한 수완을 발휘한다. 이들이 부자 고객의 몰염치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 검은돈과 회색 돈을 주무르는 사이 해당 국가의 아이들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국민들은 실업과 빈곤에 신음한다. 저자는 은행을 통제하기는커녕 오히려 공모에 나서고 있는 스위스 정부와 정치인들에게도 날카로운 비판의 화살을 겨눈다. 대다수가 은행 이사직을 겸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은행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 입법 방해 행위도 서슴지 않으며, 은행비밀주의를 비판하는 지식인들을 공공의 적으로 몰면서 공생 관계를 유지한다고 폭로한다. 저자는 이 같은 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민주국가의 시민들이 힘을 모아 금융감시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출간 당시 스위스 연방의회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이었던 저자의 의원 면책특권이 박탈되고, 살해 위협과 줄소송 등의 탄압을 받을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스위스 은행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난 지 2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은행비밀주의가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스위스 사회 전반에 검은돈과 관련한 구조적인 부패의 사슬이 촘촘히 엮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씁쓸하고, 허탈하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남북 6일 국장급 판문점회담 합의] 남북, 개성공단 지렛대로 전면 대화 모색

    남북이 4일 전격 합의한 개성공단 ‘원포인트’ 당국 간 실무회담이 남북 관계 개선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록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국한된 실무회담이지만 일단 회담이 열리면 남북 당국의 태도에 따라 전면적인 대화 재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대 섞인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된 이후 “남측과 상종 않겠다”던 북한이 먼저 개성공단 우리 측 인원의 방북을 제의하고 뒤이은 남측의 실무회담 개최 ‘역제의’까지 받아들인 것은 일단 남북 대화의 물꼬부터 트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남북 당국 간 대화 우선’ 원칙을 견지해 온 우리 정부가 민간인 방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북한의 제의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은 북한도 예상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 측이 당국 간 실무회담을 ‘역제의’해 오거나 반대로 기업들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자신들의 제의를 거부할 것이란 계산을 하고 북한이 움직였을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중국, 특히 미국이 고위급 대화에 앞서 남북 관계 개선을 먼저 요구하고 있어 북한도 이를 마냥 외면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따라서 개성공단을 매개로 남북 대화를 하고, 이를 지렛대로 활용해 지금의 교착 국면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보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리 정부도 실무회담을 계기로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이 추진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실무회담이 열리고 개성공단 사태 재발 방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남북이 서로 상대 측에 책임을 넘기며 공방을 벌이게 된다면 어렵게 조성된 대화의 장이 닫혀 버릴 공산이 크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남북, 6일 국장급 판문점회담 합의

    남북이 6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을 개최키로 4일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위기에 처한 개성공단은 물론 교착 상태의 남북관계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예상된다.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국장급’인 서호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북측에선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서기로 했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 시설·장비 점검 및 입주 기업인 방북 문제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문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문제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실무회담은 전날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북한의 제의에 우리 측이 당국 간 실무회담을 갖자고 ‘역제의’를 하면서 성사됐다. 남북 문제는 당국 간 회담으로만 풀 수 있다는 기존 원칙을 견지하면서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개성공단 원포인트 회담’이 한 차례 무산된 남북 당국회담 재추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협의 과정에서 북측은 실무회담이 열리는 6일에 맞춰 개성공단 우리 측 기업인들의 공단 방문 추진도 제안했다. 또 우리 측이 회담을 판문점에서 열자고 제안하자 장소를 개성공단으로 바꾸자고 수정 제의를 해 오기도 했다. 개성공단 문제가 잘 풀리는 듯한 모양새를 대외에 보여줘 미국 등 국제사회의 환심을 산 뒤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이 난색을 표하면서 남북은 늦게까지 추가 협의를 벌였지만 최종 합의를 도출하는 데 무리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개성공단 입주기업 “설비 국내외로 이전”

    남북관계 경색으로 잠정 폐쇄된 개성공단의 입주기업들이 남북 당국에 설비 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북측은 3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우리 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관련 문제 협의를 위한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당국 간 연락채널 복원은 남북당국회담 무산에 따라 지난달 12일 단절된 후 22일 만이다. 앞서 개성공단 기계·전자부품소재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공단에 남아 있는 설비를 국내외 지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개성공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기계 부품을 생산하는 우리 기업들은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면서 “빈사 상태에 빠진 기업을 살리고 고객(바이어) 이탈을 방지할 수 있도록 남북 당국이 이른 시일 안에 공단의 폐쇄 또는 가동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계·전자부품 기업은 46곳에 이른다. 북한은 이날 오후 5시 30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한 우리 측의 접촉 시도에 응답했으며 곧바로 우리 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개성공단 기업인들과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최후통첩’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관련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책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피플 인 라운지]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김창호 대장

    [피플 인 라운지]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김창호 대장

    “(성호) 어머님이 물으시더군요. ‘너 또 히말라야 갈 거지?’라고요. 제가 차마 답을 못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님이 그러시더군요. ‘가겠지? 그렇겠지?’” 지난 5월 20일 에베레스트(8848m) 정상을 밟아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의 마침표를 찍은 김창호(44) 2013 한국 에베레스트-로체 원정대장이 3일 서울 중구 태평로의 한 음식점에서 뒤늦은 귀국 보고회를 가졌다. 김 대장의 14좌 완등은 고(故) 박영석 대장이 2001년 첫 테이프를 끊은 뒤 한국인으로는 여섯 번째(오은선은 칸첸중가 등정 논란)이자 처음으로 산소통에 의지하지 않은 채 이룬 것이어서 각별하다. 여기에 인도 벵골만에서 갠지스강을 거슬러 156㎞를 카약으로, 콜카타에서 네팔 툼링타르까지 893㎞를 사이클로, 베이스캠프까지 162㎞를 트레킹한 뒤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최초의 무산소, 무동력, 무폐기물 등반으로 의미를 더했다. 또 하나, 예지 쿠쿠츠카(폴란드)의 7년 11개월 14일을 7년 10개월 6일로 단축시킨 최단 기간 완등이었다. 하지만 장한 행보는 하산 과정에서 운명을 달리한 서성호 대원의 비극으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김 대장은 “정상에 머물렀던 2시간의 기억이 마치 오래된 영화필름처럼 뚝뚝 끊어졌다 이어지면서 1분 남짓으로만 남아 있다”고 털어놓았다. 80여일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중이 15㎏ 정도 빠져, 베이스캠프에서 그를 만난 한국 에베레스트 초등 30주년 기념 드림원정대의 한 대원은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었다고 썼다. 어깨 쪽 살이 많이 빠져 실제보다 커 보인다고 너스레를 떨던 김 대장은 이제 몸은 어느 정도 추슬렀지만 5년 동안 8000m급 11개 봉우리를 함께 올랐던 서 대원이 옆에 없는, 슬픔이란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처는 채 극복되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 달여가 흘렀지만 이게 현실인지, 아니면 희박한 공기 속에서 내가 만들어낸 가상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는 독백이 허허롭기만 했다. 김 대장은 “성호가 2006년 봄 북동릉(중국령 티베트)을 통해 이미 에베레스트에 올랐고 워낙 체력이 뛰어난 친구라 이내 극복할 줄 알았다”며 “이런 비극이 발생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더욱이 일행은 서 대원에게 인공산소를 쓸 것을 계속 권했지만 본인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하산 도중에라도 인공산소를 쓰면 무산소 등정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점 때문에 그랬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했다. 김 대장은 오는 8일 고인의 49재가 열리는 부산의 한 사찰로 내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후원사인 몽벨은 부산산악연맹과 함께 고인을 추모하고 청소년들에게 탐험과 도전 정신을 고취시키는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장은 공기 속 산소 용존량이 30%대로 떨어지는 해발고도 8500m 이상에서 무산소 등반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2007년 5월 에베레스트 정상 공격을 하루 앞두고 오희준, 이헌조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느라 포기했다. 이때 다시 에베레스트에 도전한다면 자연의 순환을 보여주듯 바다에서 산으로 오르겠다고 결심했다”며 “인간의 힘만으로 고봉을 발 아래 두는 것이 초등학생 정도가 생각하는 원초적인 탐험의 의미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약 때문에 인도의 하천법을, 사이클 때문에 인도와 네팔의 도로교통법 등을 준수하면서 탐험을 준비하느라 아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전에 올랐던 가장 높은 봉우리가 K2(8611m)였던 만큼 에베레스트가 더 높은 240m 구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늘 두려웠다고 털어놓은 김 대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성호 추모사업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 그는 “이제 고봉보다 창의적 고도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어떻게 오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산소나 고정 로프, 셰르파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 새로운 루트나 미답봉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산을 잘 모르는 이들과 소통하고자 강연에도 힘을 쏟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2000년부터 여덟 차례에 걸쳐 1700여일 동안 파키스탄 히말라야 지역을 탐사했다. 1년 동안 방에 틀어박혀 자료를 모으고 7개 부족어의 단어를 외운 일은 유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늘 꼼꼼히 모든 일정을 기록하는 산악인으로 유명한데 지금도 국내 산악인들이 파키스탄 히말라야 지역을 오르기 전 그를 찾아 조언을 구한다. 집에는 산과 관련된 책만 3000권이 있다고 했다. “후배들이 무산소 등정에 도전하겠다면 많이 생각해 보라고 권하겠다. 내가 원래부터 고산이나 거벽 등반 같은 수직 여행보다 카라코람 지역을 혼자 훑는 수평 여행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끼곤 했다”고 털어놓은 김 대장은 “파미르 고원에서 주먹만 한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면을 바라보던 기억을 늘 떠올린다”고 읊조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창호는 누구 ▲1969년 9월 15일 경북 예천 출생 ▲1988년 서울시립대 무역학과 입학하며 산에 입문 ▲1993년 트랑고타워로 거벽 첫 도전 ▲2000년부터 여덟 차례 나홀로 1700여일 카라코람 탐사 ▲2005년 낭가파르바트 루팔벽으로 14좌 첫 등정 ▲2012년 5월 대학 후배와 결혼 ▲2013년 에베레스트 무산소 14좌 완등 ▲한국대학산악연맹 이사, 히말라야 카라코람 연구소장, 몽벨 자문위원 ▲2005년 월간 사람과 산 알파인 클라이머상, 2006년 대한산악연맹 대한민국 산악대상, 2007년 한국산악회 황금피켈상, 2007년 한국대학산악연맹 올해의 산악인상, 2012년 제7회 황금피켈상 아시아상
  • “무상보육 지원 확대 국회 처리를”

    “무상보육 지원 확대 국회 처리를”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수도권 시도지사들이 무상보육사업의 국비지원 확대 등을 국회에 재차 촉구했다. 이들은 2일 오전 국회 앞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와 조찬회동을 갖고 지난달 19일 작성한 ‘참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서울·인천시·경기도 공동합의문’을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박 서울시장과 송 인천시장은 “지방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영·유아 보육비의 국가 분담비율을 높여야 한다”며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처리를 당부했다. 김 지사도 “심각한 지방재정문제는 특정 정당이나 지방만의 문제라 할 수 없다”면서 “보육예산은 국가적이고 국민적인 큰 문제로 받아들여 국회가 조속히 해결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모든 책임은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정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여야가 1년간 논의해 합의한 것인 만큼 영·유아 보육법의 조속한 처리에 매진할 것이다“고 화답했다. 앞서 수도권 시·도지사 3명은 지난달 19일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달라는 내용의 합의문을 공동으로 발표했으나, 임시국회 통과가 무산됐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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