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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 하차요구 ‘어반 뮤직 페스티벌’ 입장 단호 “혐오 지양”[종합]

    이수 하차요구 ‘어반 뮤직 페스티벌’ 입장 단호 “혐오 지양”[종합]

    가수 이수와 ‘어반 뮤직 페스티벌’ 측이 아티스트 하차 요구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이수는 오는 7월 6일 서울, 7월 20일 대구 ‘어반 뮤직 페스티벌’ 공연에 참여한다. 이에 예비 관객들은 “미성년자 성매매범의 공연을 보고싶지 않다”며 이수의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어반 뮤직 페스티벌’ 측은 “현재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개개인의 의견 대립이 지나치게 표현되고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과 아티스트에 대한 언어폭력과 혐오, 비하 관련 멘트는 지양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수의 소속사도 17일 “이미 2017년에도 ‘어반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었다”며 하차요구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이수는 지난 2009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던 당시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초범이라는 점과 재범방지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로 인해 이수는 자숙의 시간을 가졌고, 2015년 MBC ‘나는 가수다3’를 통해 복귀하려고 했으나, 반대 여론으로 인해 촬영까지 한 채 무산됐다. 이후 2016년에는 뮤지컬 ‘모차르트’ 출연을 확정했으나, 보이콧으로 인해 또 다시 좌절됐다. 여전히 그의 모습을 보고싶지 않아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수에 대한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 충분히 자숙의 시간을 가졌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 10년 전 과오에 대해 무차별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수가 이번에도 무대에 설 수 없게 될 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바다를 한 입에… 더위 싹, 기운 쑥

    바다를 한 입에… 더위 싹, 기운 쑥

    2003년 여름이 지날 무렵 충남 서천군 판교면 행사장에 동물보호단체 등이 쳐들어와 솥을 엎고 천막을 걷어냈다. 면내 개고기 음식점 주인들이 첫 ‘보신탕 축제’를 열 참이었다. 축제는 결국 무산됐고, 쌍방 간에 고소·고발이 오갔다. 전통적인 여름철 보신 음식의 쇠락(?)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이종림 판교면 부면장은 16일 “당시 7~8곳에 이르던 보신탕 집이 지금은 두 곳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판교는 조선시대인 1770년대 백중장에서 처음 판매가 이뤄진 보신탕의 원조로 알려졌다. 힘든 농사일을 거의 끝낸 머슴에게 휴식을 주는 ‘백중’(음력 7월 15일)에 열린 장에 머슴들이 몰려와 개장국을 사 먹은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이후 콜레라 등이 번창해 돼지고기 등을 기피하게 되면서 십수년 전까지 판교를 중심으로 한 서천군과 인근 부여군에서는 더위에도 잘 상하지 않는 보신탕을 상가에서 문상객에게 대접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 부면장은 “애견 인구가 늘고 동물보호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기도 했지만 이곳에서 보신탕이 줄어든 결정적인 이유는 상을 치르는 장소가 집에서 장례식장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라며 “요즘은 풀베기 등 마을 공동작업 때만 개를 잡는다”고 전했다. 보신탕이 아니라도 여름철 건강 음식은 지천이다. 특히 푸른 바다가 그리워지는 계절에 ‘갯것’으로 만든 전통 해산물 음식은 뜨거운 날에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더위를 식히고, 기운을 돋우고, 떨어진 입맛을 살릴 해산물 음식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속 시원한 맛, 태안 박속밀국낙지탕 겨울에 주로 먹는 토속음식 게국지와 우럭젓국으로 유명한 충남 태안은 여름이 오면 박속밀국낙지탕과 붕장어(일본명 아나고)구이가 미식가를 유혹한다. 박속밀국낙지탕은 조선시대 낙향한 선비들이 즐겨 먹었다고 하나 널리 알려진 것은 수십년 전이다. 정지수(47) 태안문화원 사무국장은 “1989년 서산에서 태안이 분리되기 전 역사적으로 서산에 속했다 떨어지길 반복해 태안이 원조여도 서산 것으로 대표되는 게 많다. 박속낙지탕만 해도 낙지를 잡는 가로림만 갯벌은 태안에 많고 이원·원북면이 이 음식으로 유명하다”고 했다. 박속과 낙지는 궁합이 맞고 수확 시기도 엇비슷하다. 바가지를 만드는 박이 완전히 익기 전인 7~8월 속을 긁어내고 산란기 때 태어난 세발낙지도 이맘때 살이 부드럽고 맛이 좋다. 박속을 넣고 물을 끓이면서 낙지를 데쳐 샤부샤부로 먹은 뒤 수제비나 칼국수를 넣어 요리한 것이다. 정 사무국장은 “예전부터 서해안 일대에서 많이 쓰던 ‘밀국’이라는 말이 붙은 걸 보면 애초 수제비를 넣어 먹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시어머니에 이어 2대째 운영 중인 이원면 이원식당 주인 안국화(59)씨는 “내가 어릴 때는 박속과 낙지를 가마솥에 넣어 찌개를 만들어 먹었는데 요즘은 샤부샤부가 대부분”이라며 “박속을 넣으면 무보다 훨씬 시원하고 담백하다. 국물이 바로 식지 않아 낙지 고유의 맛을 더 오래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여름 주말 하루에 300명이 오는데 날이 더워지며 벌써 손님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소금 톡톡, 담백한 태안 붕장어구이 태안 붕장어구이는 주로 소금에 구워 먹는 게 특징이다. 소금은 충남에서 태안이 주산지다. 정 사무국장은 “태안은 조선시대 이름난 조정의 자염(바닷물을 끓여 만든 소금) 생산지였다. 공주 부동산 갑부 김갑순이 등장하기 전에 태안 이희열(1831~1918)이 구한말 충남 최고 갑부가 됐던 게 소금”이라며 “지금도 태안은 충남에서 천일염 염전이 가장 많이 남아 소금이 흔한 곳으로 구이에 주로 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소금으로 구우면 담백하고 붕장어 고유의 맛이 잘 산다. 조석시장에 아예 붕장어구이 골목이 있다. 문기석 상인회장은 “붕장어 맛이 가장 좋은 여름철이 되면 손님이 점점 늘어난다”고 전했다.갯벌의 소고기, 순천만 짱뚱어탕 요즘 전남 순천만 갯벌에 가면 짱뚱어들이 마구 뛰어다닌다. 짱뚱어는 청정 갯벌에 사는 물고기로 순천만이 천국이다. 간척 등 갯벌이 훼손된 해안에서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개체수가 줄고 양식도 안 돼 귀한 대접을 받아 ‘갯벌의 소고기’로 불린다. 잡기도 쉽지 않다. 갯벌의 짱뚱어에 낚싯줄을 정확히 던져서 맞혀 잡는 ‘달인’이 TV 등에 나오기도 하지만 이 물고기는 매우 민첩하다. 귀가 어둡지만 영리하고, 예민하고, 볼록 솟은 큰 눈이 주변을 전방위적으로 둘러볼 수 있어 상황감지 능력이 탁월하다. 갯벌의 게와 갯지렁이 등을 먹고 산다. 거무튀튀한 색깔과 생김새는 메기나 미꾸라지 같고, 팔딱팔딱 뛰고 잽싸게 기는 모습은 도마뱀을 닮았다. 솜씨 좋은 낚시꾼도 널배로 갯벌을 미끄럼 타며 홀치기낚시나 맨손으로 한 마리씩 잡아 망태를 채울 뿐이다. 짱뚱어 100마리를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일찍부터 순천에선 보양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고도의 인내심과 체력, 숙련된 기술로 잡는 걸 보면 절이라도 하고 수저를 들어야 할 판이다. 아무것도 안 먹고 한 달을 사는 특징 때문에 스태미나 음식으로도 꼽힌다. 전골, 구이, 탕으로 요리한다. 된장을 풀고 시래기, 우거지 등을 넣어 추어탕처럼 끓인 탕은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1980년대부터 언론에 자주 소개돼 순천만을 상징하는 ‘전국구’ 음식이 됐지만 여름철 건강식으로 빼놓을 수 없다.여름 별미 물회 본고장, 포항 동해안으로 눈을 돌리면 제주에서 강원까지 여름철에는 물회가 제일이다. 이 중 경북 포항은 물회 대중화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고 허복수씨가 1960년대 ‘영남물회’를 열고 최초로 물회를 팔기 시작했다. 지금은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설머리물회지구’에만 물회 전문 식당이 20여곳에 이른다. 죽도시장, 바닷가길, 북부해수욕장, 환여동 및 두호동 회타운 등에도 많다. 바쁜 어부들이 큰 그릇에 막 잡은 생선과 채소를 썰어 넣고 고추장을 푼 뒤 시원한 물을 부어 후루룩 마신 데서 유래한다. 종류는 다양하다. 도다리물회, 세꼬시물회, 해삼과 전복을 넣은 특미물회, 꽁치물회 등이 있다. 먹는 방식도 다채롭고 맛 또한 다르다. 고추장에 배·상추·잔 파와 깨소금·참기름을 넣어 비비는 전통 물회와 멸치·다시마·버섯 등을 우려낸 얼음 육수로 만든 2000년대 유행 물회는 맛 차이가 크다.뼈째 썰어 막된장에, 제주 자리물회 반면 제주에는 토박이들이 즐기는 자리물회가 있다. 갓 잡은 싱싱한 자리돔을 뼈째 썰어 채소와 함께 막된장으로 양념한 뒤 시원한 물을 부어 먹는다. ‘여름철 자리물회 다섯 번만 먹으면 따로 보약이 필요 없다’고 할 만큼 제주 사람들의 대표 여름 특식이다. 자리물회는 식초를 뿌려 만들지만 제주토박이들은 여기에 더 톡 쏘는 빙초산을 한 방울 떨어뜨려 먹는다. 제피나무 잎을 약간 넣으면 향도 좋고 비린내도 가신다. 섶섬 바다 절경으로 유명한 서귀포 보목포구 앞바다가 주산지로 마침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이 일대에서 활자리돔 즉석 시식, 자리돔 맨손으로 잡기, 대나무 고망낚시, 통통배 타고 보목바당 유람 등 자리돔 축제가 열린다. 물회는 불포화지방산과 칼슘 등 영양이 풍부하고 시원하고 고소해서 더위를 떨치는 음식으로 딱 맞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금은 공약집을 덮을 때가 아닙니다/이창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지금은 공약집을 덮을 때가 아닙니다/이창구 사회부장

    서울신문은 최근 참여연대와 공동으로 ‘문재인 정부 2년 국정과제 평가’를 진행했다. 각계 전문가 62명으로 꾸려진 평가단은 국정 과제의 진척도를 평가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았던 공약과 집권 직후 공약을 가다듬어 새로 내놓은 100대 국정 과제를 꼼꼼하게 살폈다. 평가단이 집중 분석한 173개 항목 가운데 이행이 완료됐거나 약속대로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 항목은 94개(54.3%)였다. 이행률이 그리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이나, ‘촛불 정부’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긴 공약 중 상당수가 후퇴하고 있었다. 첫걸음을 떼지 못했거나 벌써 폐기된 공약도 32개(18.5%)나 됐다. 문재인 정부가 죽기 살기로 공약을 추진했다면 우리 사회가 혁명적으로 변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분석 작업하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탄핵과 촛불 정국에서 분출된 시민들의 요구가 혁명적이었고, 문재인 정부는 그 요구를 오롯이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에 공약집은 개혁적인 과제들로 펄펄 끓었다. 아직 싹을 틔우지 못했거나 벌써 말라죽은 약속을 살펴보자. 재벌 총수 일가의 전횡을 막기 위해 지난해까지 도입했어야 할 다중대표소송제와 전자투표제, 집중투표제는 추진되지 않았다.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 강화도 이뤄진 게 없다. 금융소득과 상속·증여 등 불로소득 과세 강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가업 상속 공제 요건 완화를 추진하는 등 조세 정의가 후퇴할 조짐이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좌파 독재’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상 이 정부가 재벌과 부자들의 재산 증식을 방해한 적이 없다.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돈을 퍼주느라 경제를 거덜냈다는 비판이 거세지만, 노동 공약도 사실은 많이 후퇴했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가입해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은 무산 위기에 놓였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하겠다는 약속은 지난 9일 문 대통령이 TV 대담에 나와 폐기할 뜻을 직접 밝혔다. 지난해 최저임금을 8350원까지 끌어올리긴 했지만, 산입 범위를 크게 늘려 저임금 노동자들은 임금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탄력근로제 확대와 맞교환될 상황에 놓였다.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다가 박근혜 정부의 공약집도 다시 꺼내 봤다. 깜짝 놀랐다. 박 정부의 공약이 더 혁명적이었다. △최저임금 결정 시 물가상승률 연동 △공공 부문 비정규직 2015년까지 정규직 전환 △정리해고 요건 강화 △불법 파견 사업장 특별 근로감독 △징벌적 손해배상제 및 집단소송제 도입 △재벌 부당 내부거래로 인한 부당이익 환수 △고등학교 무상교육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 부담 △검찰의 직접 수사를 대폭 축소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 박근혜 정부가 집권과 동시에 내팽개친 공약들이고, 문재인 정부가 붙잡고 씨름하는 공약들이다. 박 전 대통령은 오직 대통령이 되려고 경제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요구를 영혼 없이 공약집에 쓸어 담았을 뿐이었다. 그런 대통령에게 ‘초심’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그는 결국 임기 중에 시민들에 의해 권좌에서 끌려 내려왔다. 그 시민들 중 많은 이들이 지금 문재인 대통령에게 초심을 돌아보라고 요구한다. 이 정부의 실패가 얼마나 큰 불행으로 다가올지 시민들은 직감하고 있다. 그래서 당부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책 책임자들은 촛불 시민의 열망이 고스란히 적힌 공약집을 다시 꼼꼼하게 읽어 보기 바란다. 어느 보수 언론인의 글처럼 ‘문재인 정권 심판 11개월 남았다’. 지금은 공약집을 덮을 때가 아니다. window2@seoul.co.kr
  • 김학의 최후진술 “창살 없는 감옥서 살아”… 오늘밤 구속여부 결정

    김학의 최후진술 “창살 없는 감옥서 살아”… 오늘밤 구속여부 결정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출석 3시간 만에 종료됐다. ‘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지 6년 만에 다시 피의자가 된 김 전 차관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았다”는 취지의 심경을 토로하면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10시 30분쯤부터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했다. 김 전 차관은 오후 1시 26분쯤 영장심사를 마친 뒤 준비된 차량을 타고 법원을 떠났다. 김 전 차관은 ‘어떻게 소명했나’, ‘윤중천씨는 모른다고 했나’, ‘최후진술 어떻게 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이날 영장심사에서 구속영장에 기재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영장심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속영장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선 대체로 부인했다”며 “(뇌물을) 받은 사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또 제3자 뇌물혐의에 관해선 “법리적 문제를 지적했고, 공소시효 문제로 무리하게 구성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며 “기본적으로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인정되더라도 내용 자체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관해선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김 전 차관의 변호를 맡은 김정세 변호사는 “김 전 차관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윤씨를 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잘 아는 사이도 아니라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자 최모씨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관해선 별건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한다. 김 전 차관 측은 또 지난 3월22일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법무부의 긴급 출국금지로 무산된 것과 관련 출국금지 조치가 부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차관은 30여분간 계속된 최후 진술에선 “모든 일로 인해 참담하다”며 “그동안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번 사건으로 느낀 감정을 천천히 말했다고 변호인이 전했다. 김 전 차관은 전날 영장심사 출석 여부를 놓고 고민했고, 진술할 내용을 직접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릴 전망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2013년 3월 ‘별장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지 6년여 만에 김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기각된다면 2013년, 2014년에 이어 진행된 세번째 수사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13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차관은 2006~2008년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총 1억 6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정명훈 “北 연주자 협연 추진”

    정명훈 “北 연주자 협연 추진”

    정명훈과 원코리아 오케스트라가 오는 8월 공연에 북한 피아니스트 협연을 추진한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8월 18일 예술의전당에서 있을 원코리아 오케스트라 정기공연에서 북한 연주자와의 무대를 추진중에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이다.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는 정명훈이 남북한 교류를 목적으로 국내외 한국 출신 연주자들과 함께 모여 만든 단체다. 2017년 첫 공연에 이어 2018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각각 무대에 올린 바 있다. ‘합창’에서는 북한 성악가들과의 협연을 진행하다 불발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북한 연주자와의 협연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내 연주자로 교체될 전망이다. 정명훈은 “나는 음악인이기 전에 한국인이며 한국인으로서 제일 중요한 일이 남북한 문제”라며 북한 연주자들과 함께 하는 무대가 성사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통일을 꿈꾸고 북한의 어려운 현실을 돕자는 뜻을 위해 연주를 계속 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2012년엔 프랑스 파리에서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과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의 합동연주를 지휘했고, 2015년 평양에서 독일 교향악단을 지휘할 예정이었으나 남북관계 악화로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민주-한국 지지율격차 13%포인트로 벌어져…나경원·황교안 영향[리얼미터]

    민주-한국 지지율격차 13%포인트로 벌어져…나경원·황교안 영향[리얼미터]

    민주당-한국당 지지율, 1주 전 1.6% 포인트→현 13.1% 포인트나 원내의 혐오표현, 황 대표의 봉축법요식 논란 등이 영향 미친듯5·18 왜곡 처벌법 제정, 찬성 여론 5.6% 포인트 올라 60.6%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각각 급등과 급락을 보이면서 오차범위 내에 있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도 소폭 올랐다. 이는 나경원 한국당 원대대표의 혐오 표현, 황교안 대표의 광주행, 한국당 의원들의 장외투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를 받아 지난 13∼15일 전국 유권자 150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포인트)를 16일 내놨다.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주간 집계 지지율보다 4.6% 포인트 오른 43.3%, 한국당 지지율은 4.1% 포인트 내린 30.2%로 집계됐다. 지난주만 해도 두 당의 지지율 격차는 1.6% 포인트까지 좁혀졌지만(9일 조사), 이번 주 다시 13.1%포인트로 대폭 확대됐다. 민주당 지지율은 중도·진보·보수,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서울,경기·인천, 20대와 40~50대 등 대부분 지역과 계층에서 올랐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이를 두고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혐오표현 논란, ‘5·18 망언’ 징계 무산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 당시 사살 명령 의혹으로 증폭된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논란 등이 한국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설명했다.황 대표가 부처님 오신 날 봉축식 예법 논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 대표는 지난 12일 경북 영천시 은해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는 합장을 하지 않고 서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심지어 이 행사에서 아기부처를 씻기는 순서에 이름을 불렀지만 손사레를 치면서 거부하는 모습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종교색을 과도하게 드러낸다는 논란을 불렀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민생 경제 어려움에 관한 보도 증가와 한국당 장외투쟁이 맞물렸고,한국당 지지율이 지난 3개월간 급등한 데 따른 자연적 조정 효과도 겹쳤다”고 해석했다. 정의당과 바른미래당은 각각 2.0% 포인트와 0.1% 포인트 내려 5.1%, 4.8%를 기록했다. 민주평화당은 지난주와 같은 2.2%를 얻었다. 기타 정당은 0.2% 포인트 오른 1.8%, 무당층은 1.4% 포인트 상승한 12.6%로 각각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지지율의 큰 변동을 두고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불안정성에 대한 지적도 있다. 자동응답(ARS) 방식의 조사가 불안정성을 키우는 요인이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ARS 중심의 자사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자동응답 조사는 ‘침묵의 나선 효과’와 ‘샤이 보수’ 현상이 야기하는 부정확성을 줄이는 데 전화면접보다 효과적”이라고 해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0.3% 포인트 상승해 48.9%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1.2% 포인트 떨어져 45.8%였다. 한편 5·18 민주화운동 왜곡 처벌법 제정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의견이 60.6%, 반대 의견이 30.3%로 나타났다. 지난 2월 13일 조사 때보다 찬성 여론이 5.6% 포인트 올랐다. 세부적으로 ‘매우 찬성’이 41.6%, ‘찬성하는 편’이 19.0%, ‘매우 반대’가 17.0%, ‘반대하는 편’이 13.3% 등이었다. 이번 조사는 tbs 의뢰를 받고 지난 15일 전국 성인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천상륙작전 폭격 피해 보상 세 번째 무산

    일부 국회의원들 무책임한 반대 이어 행안부 “피해지원 국가 사무” 재의 요구 결국 월미도 희생자 지원조례안 부결 2011·2014년 이은 제동… 주민들 반발 발의 안병배 시의원 “조례 수정 재상정”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 폭격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인천시의회 조례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끝에 폐기되자 지역사회와 피해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5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시가 요구한 ‘인천시 과거사 피해주민의 생활안정 지원조례안 재의’ 안건이 254회 임시회에서 부결됐다. 조례 내용은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 폭격으로 숨진 월미도 민간인 희생자의 유족이나 피해 당사자에게 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열린 시의회 253회 임시회에서 이 조례가 통과되자 시는 심의위원회를 운영해 지원 대상자를 정하고 월미도 원주민에게 월 20만∼30만원의 지원금을 주기 위해 연간 9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이는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깎아내리려는 시도며 더불어민주당의 얄팍한 정치적 술수”라며 “인천상륙작전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면 전쟁을 일으킨 북한 정권에 대해 피해배상을 청구해야 옳다”고 반박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한술 더 떠 “민주당 의원이 대다수인 인천시의회에서 인천상륙작전 피해보상 조례를 제정했다. 그럼 동학혁명까지 보상하고 임진왜란·병자호란 피해까지 다 보상해 줄 것인가”라고까지 했다. 행정안전부는 법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전쟁 피해자 지원 여부는 지자체 사무가 아니라 국가 사무라는 이유로 지난달 인천시에 조례 재의를 요구했다. 결국 인천시의회는 해당 조례를 폐기하고 행안부 요구대로 조례를 새로 만들기로 결정함에 따라 지원을 기대했던 주민들은 또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에 놓이게 됐다. 조례를 발의한 안병배(민주당) 인천시의원은 “조례가 가결된 후 일부 국회의원의 무책임한 반대 발언이 이어졌고 끝내 행안부에서 재의를 요구했다”며 “조례를 수정해서 다음 회기에 다시 상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월미도 폭격 피해주민에 대한 지원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천시의회는 2011년과 2014년에도 월미도 피해주민 지원 조례를 제정하려 했지만 전쟁 관련 피해 보상은 국가 사무에 해당된다는 등의 이유로 부결되자, 이번에는 국가 사무로 볼 수 있는 조사·진실규명 등에 대한 사항은 제외하고 생활안정과 복지에 집중해 조례를 마련했으나 역시 성과를 보지 못했다. 한인덕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장은 “이번에도 조례 제정이 무산된 데에는 일부 야당에서 제기한 악의적인 색깔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 ‘월미도 미군 폭격사건’ 조사 보고서에서 “미군 항공기가 인천상륙작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작전상 주요 전략지인 월미도를 폭격해 민간인 거주자 100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된다”며 실질적인 피해보상 방안을 찾고 원주민의 귀향과 명예회복 조치 등을 강구하라고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뉴욕, 대마초 합법화 제동...당분간 논의가 없을 듯

    뉴욕, 대마초 합법화 제동...당분간 논의가 없을 듯

    미국 뉴욕주가 추진해온 대마초(마리화나) 합법화 논의에 제동이 걸렸다. 대마초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데다 관련 예산 편성 문제와 세수 사용처 등을 놓고 찬성파 진영이 분열됐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 의회에서 최근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대마초 합법화 관련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3월 말 뉴저지에서 대마초 합법화 투표가 불과 몇 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무산된 데 따른 여파가 인근인 뉴욕까지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뉴욕 주의회 예산 협상에서 대마초 합법화와 관련된 예산 배정을 두고 주지사와 주의원들 사이에서 거친 논쟁이 있었다. 또 인구 밀집 지역인 롱아일랜드를 비롯해 뉴욕 내 4개 카운티가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어떤 법안에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대마초 합법화를 공언한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도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한 소식통은 “뉴욕 인근인 뉴저지에서 대마초 합법화 투표가 무산되면서 쿠오모 주지사도 신중한 입장으로 바꿨다”면서 “뉴욕에서 대마초 합법화 논쟁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오락용 대마초에 대한 합법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버몬트주를 비롯한 10개 주가 이미 오락용 대마초를 합법화했고, 지난달 미국령 괌도 오락용 대마초를 합법화했다. 그러나 콜로라도에서는 대마초 합법화 이후 응급환자 발생이 늘었으며, 캘리포니아에서는 LA국제공항을 통한 대마초 밀반출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만만찮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뜬금없는 ‘이승만·박정희 국부론’… 71년 정쟁 ‘우율 문묘종사’ 닮았다

    뜬금없는 ‘이승만·박정희 국부론’… 71년 정쟁 ‘우율 문묘종사’ 닮았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8일 뜬금없이 이승만과 박정희의 ‘국부론’을 다시 꺼냈다.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와 선진화의 아버지가 그것이다. 국부론이 성립하려면 1948년 8월 15일은 건국절이 돼야 하고 상하이임시정부의 법통은 부정돼야 한다. 상하이임시정부 법통론을 두고, 그가 북한 정권 수립을 옹호하려는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까지 제기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국부화는 이른바 사이비 보수주의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 관변 학자들이 나서서 ‘8월 15일은 건국절’이라고 주장했다. 건국절이 된다면, 이승만은 자연스럽게 건국의 아버지가 된다. 박근혜 정부는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통해 역사를 아예 정부가 관장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끝내려 했다.‘국부화’는 이들에게 찍힌 친일과 독재의 낙인을 한 방에 지울 수 있는 수단이었다. ‘대한민국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이 나라의 정통성의 원천으로 공인받는 것으로 그 후예들은 이 나라의 적통이 된다. 역사적 정통성은 현실 정치에서 집권의 정당성으로 이어진다. 이들을 거부하면 체제 부정 세력이 된다.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모 인사가 제기하고 가짜 보수집단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민주화의 아버지 이승만’은 한 발 더 나갔다. 그들은 한국 현대정치의 흑역사를 열어 놓은 이승만의 ‘부산정치파동’(1952년 5월 25일 계엄령 선포부터 같은 해 7월 7일 제1차 개정헌법 공포까지 이어진 정치적 소요)을 한국 최초의 민주화 혁명이라고 주장한다. 건국, 산업화는 물론이고 민주화까지 혈통 속으로 끌어들여 ‘한국판 백두혈통’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국부화’ 논란은 조선의 문묘종사 정쟁에 연원을 두고 있다. 조선 중기 등장한 붕당은 제각각 자파의 영수를 문묘에 종사하기 위해 대를 이어 가며 정쟁을 벌였다. 문묘에 종사된다는 것은 조선의 이데올로기인 성리학의 법통을 승계했음을 공인받는 것이다. 집권의 정당성은 이념적 정통성 위에서 가능하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국부화는 대한민국 역사의 문묘 맨 윗자리에 그 위패를 안치하려는 것이니, 조선의 문묘종사와 다르지 않다. ‘아버지 운운’하는 것이 조선의 ‘현인’ 논란보다 훨씬 더 유치하고 구리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인조 13년(1635년) 성균관(지금의 국립서울대학교에 해당한다)에 난리가 났다. 유생들이 수업 거부, 동맹휴학, 제적, 자퇴, 가투까지 벌였다. 시위대가 대궐 앞까지 진출했으니 왕조 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난리였다. 5월 11일, 송시형을 소두(상소의 대표자)로 하여 유생 270여명이 서인의 종장인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을 문묘에 종사하라는 상소를 올렸다. 이른바 ‘우율 문묘종사 상소’다. 그러자 남인 유생 57명이 채진후를 소두로 하여 맞섰다. 농성장인 동학(관립 4부학당 중 하나. 지금의 동대문 옆 옛 이화여대부속병원 자리에 있었다)으로 가면서 지름길인 지금의 대학로를 놔두고 굳이 창덕궁 앞으로 돌아갔다. 대궐 앞 시위를 위해서였다. 인조는 우율 문묘종사를 거부했다. 그러자 인조반정의 공신들이 들고일어났다. 12일 영의정 윤방, 우의정 김상용이 중신 회의에서 우율 문묘종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13일엔 송시형이 다시 상소를 올렸고 오윤겸, 조익 등 대신들이 두둔했다. 점입가경이었다. 서인은 채진후 등 남인계 유생 6명에게 정거(과거를 보지 못하도록 하는 벌) 처분을 내렸고 남인계 유생 50여명은 수업 거부에 해당하는 권당에 들어갔다. 조정에서는 이조판서 최명길이 성균관 관련 직책인 대제학과 지성균관사의 사표를 걸고 3명에 대한 정거를 주장했다. 지방에서도 황해도, 경기도, 평안도, 전라도, 충청도의 서인 유생들이 릴레이 상소를 했다. 인조는 불쾌했다. 최명길이 낸 대제학, 지성균관사 사표를 수리했다. 지방 유생들의 상소에는 “유생의 본분이나 지킬 일이지 알지도 못하는 일을 거론해 남의 비웃음을 사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우율 문묘종사 청원이 시작된 것은 인조반정 직후였다. 반정에 성공하고 불과 13일 만인 1623년 3월 27일, 서인 유순익이 율곡 이이의 문묘종사를 청원했다. 이에 민성징, 이민구, 유백증 등 반정공신들이 인조에게 윤허를 청했다. 인조는 점잖게 거부했다. ‘중차대한 문제를 쉽게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인조는 문묘종사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었다. 42년의 논란 끝에 광해군 초 결말이 난 5현 문묘종사의 전말을 지켜봤고 이언적과 이황의 위폐를 문묘에서 빼는 문제(회퇴변척)를 놓고 벌인 북인과 남인의 정쟁도 지켜봤다. 서인의 의도가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조정을 장악한 것도 모자라 학문과 이데올로기의 정통성까지 독점해 항구적인 집권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 아닌가. 재위 기간 내내 상소는 계속됐지만 인조는 외면했다. 정쟁이 다시 불붙은 것은 효종 즉위년이었다. 서인은 왕이 어리숙할 때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1650년 1월 성균관 유생 홍위 등 수백 명이 문묘종사를 청원하는 상소를 했다. 긴장한 남인 유생들은 2월 경상도 진사 유직을 소두로 900여명이 반대 상소를 올렸다. 영남의 거의 모든 읍이 참가했다. 그러자 성균관의 서인 유생들은 유직에게 삭적과 부황의 처벌을 내렸다. 유생 명부에서 이름을 지워버리고 그의 이름을 쓴 종이를 큰 북에 붙이고 북을 치며 장안을 도는 처벌이었다. 흉악범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과 같은 조처였다. 남인 유생들은 공관으로 맞섰다. 일종의 동맹휴업이었다. “과거를 보기 위해 구차스럽게 반궁에 남아 있을 수 없다.” 서인 유생도 염치가 없었던지 공관을 했다. 효종은 속이 끓었지만, 자신의 즉위를 기념해 치르는 증광시가 무산될 수 있어 걱정이었다. 영의정 이경여와 우의정 조익이 부황 처벌만 면제하는 수습책을 냈다. 그러나 서인 유생들은 막무가내였다. ‘선현을 모욕한 자들에 대한 처벌을 철회할 수 없다.’ 효종은 역정을 냈다. “너희는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자들이 아닌가.” 그러자 서인 유생들은 “‘불학무도한 놈’이 어떻게 성균관에 들어갈 수 있느냐”며 다시 수업을 거부했다. 손을 든 것은 효종이었다. 7월 3일 ‘군왕으로서 거친 말을 한 것은 잘못’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자 훗날 소론의 영수가 되는 박세채 등이 우율 문묘종사 청원과 함께 부황 처벌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효종이 상소의 수용을 거부하자 이번엔 승정원에서 치받았다. ‘유생의 상소에 답하지 않는 것은 선비를 대우하는 바른 도리가 아닙니다.’ 효종은 다시 사과를 해야 했다. ‘유생들에게 불평하는 마음을 갖게 만든 내 자신이 매우 부끄럽다.’ 성균관 공관 사태는 이것으로 일단락됐다. 6년 뒤 서인의 두 영수가 직접 소두로 나섰다. 송준길은 1657년 10월, 송시열은 이듬해 12월에 우율 문묘 종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상소를 올렸다. 효종은 거부했다. 서인의 의도와 집요함에 넌더리가 났다. 현종이 즉위하자 서인들은 다시 공세에 들어갔다. 즉위년(1659년) 관학 유생 윤항 등이 5차례 상소를 올렸고 부제학 유계 등 대간들도 차자를 올렸다. 효종 3년엔 강원도, 평안도, 함경도, 충청도, 전라도 유생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상소했다. 현종 역시 거부했다. 우율 문묘종사 정쟁은, 당쟁을 왕권 강화에 이용한 숙종 때에야 끝났다. 경신환국(1680년·숙종 6년)으로 남인을 남김없이 쓸어버린 뒤 숙종은 서인의 요구에 따라 1682년 우율 종사를 윤허했다. 처음 청원이 있고 59년 만이었다. 숙종은 그러나 1689년 기사환국을 통해 서인을 숙청한 뒤 남인의 주장에 따라 우율의 위패를 문묘에서 철거(철향)했고 1694년 갑술환국으로 남인을 숙청한 뒤 위패를 복향했다. 무려 71년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이와 성혼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학문적 정치적 궤적에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서인의 권력 기반은 확고부동해졌다. 서인의 노론 소론 분당 이후엔 김장생, 송시열, 송준길 등 노론의 종장이 차례로 문묘에 종사됐다. 조선은 노론의 천하가 되었다. 조선이 불가역적인 쇠락의 길을 걷던 조선 말(고종 20년)에는 김집의 문묘 종사가 이루어졌다. 참으로 집요했다. 그 집요함은 지금 ‘대한민국 아버지’론으로 나타나고 있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한앤컴퍼니 탈세 혐의 수사…롯데카드 인수 암초 만났다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탈세 의혹에 연루되면서 롯데카드 인수에도 암초를 만났다. 검찰 수사와 법원 판단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거나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T새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에 황창규 회장 등 KT 고위 관계자와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를 고발했다. 황 회장 등이 한앤컴퍼니로부터 엔서치마케팅(현 플레이디)을 공정가치보다 424억원 많은 600억원에 인수했다는 주장이다. KT새노조 등은 황 회장은 KT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로, 한 대표는 초과 이익에 대한 증여세 등을 내지 않은 탈세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이 지난 8일 고발인 조사를 시작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롯데카드 인수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롯데지주는 지난 3일 롯데카드 지분 80%를 1조 4000억원대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한앤컴퍼니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15일쯤 예정된 본계약은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업무집행사원(GP) 역할을 하면 대주주 적격심사 대상이 된다”면서 “법원의 판결이 날 때까지 심사가 중단되는데 금융 관계 법령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부적격”이라고 밝혔다. 노조의 반대와 불안한 신용등급도 부담 요인이다. 롯데카드 노조도 “한앤컴퍼니는 금융사를 운영한 경험이 없으며 경영 능력을 증명한 바도 없다”며 “이런 조직에 롯데카드가 매각된다면 밝은 미래를 전망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카드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낮췄고 ‘AA’ 등급을 유지한 한국기업평가도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올렸다. 계열사 지원이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청와대 ‘일대일 회담 곤란’에 황교안 “정당별로 일대일 만나면 된다”

    청와대 ‘일대일 회담 곤란’에 황교안 “정당별로 일대일 만나면 된다”

    대통령과 단독 영수회담을 제안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의 ‘일대일 회담은 곤란하다’는 입장에 대해 “정당별로 일대일 회담을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다시 제안했다. 황교안 대표는 11일 오전 대구 반야월시장에서 ‘땅콩죽퍼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마친 뒤 “각 당별 일대일 회담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날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 대담에서 제안한 여야 지도부 회담과 관련해 “일대일 회담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라면서 “다만 정치공학적으로 이 사람 저 사람 껴서 회담을 하면 제대로 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청와대는 일대일 회담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제의 취지에 맞지 않고 다른 야당 대표들과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는 각 정당들과 구체적인 의제와 형식을 논의해 회담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담 제안을 수용한 여야 4당은 한국당을 향해 조건 없이 회담을 수용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회담 의제와 관련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는데도 황교안 대표는 일대일로 만날 것을 주장하며 회담을 의도적으로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황교안 대표의 이러한 태도는 과거 양당 체제에서나 할 법한 권위적인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다른 야당은 안중에도 없는 독단이며 대권병의 일단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아무 조건 없이 회담을 열어 국민의 불안과 고통에 답해야 한다”고 “황교안 대표는 일대일 방식을 주장하며 몽니를 부리지 말고 조건 없이 회담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를 흉내 내다가 혼자만 소외되고 외톨이가 되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여야 각 정당 대표들이 머리를 맞대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풀기를 원한다”며 “황교안 대표의 일대일 방식 주장은 다른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사고이자,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황교안 대표가 주장하는 일대일 방식보다는 여섯 사람이 머리를 맞대는 방식이 경색된 정국을 푸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울산 경사노 화백화의, 민노총 불참 ‘삐걱’

    울산시 ‘경제사회노동 화백회의’가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11일 민주노총 울산본부에 따르면 울산시가 제안한 경제사회노동 화백회의와 노사민정, 상생형 일자리 추진 등에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노조는 중앙 단위의 사회적 대화가 무산된 상황에서 울산만의 참여는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인 경제사회노동 화백회의는 재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다. 시 경제·일자리 부서와 화백회의 노동정책특별보좌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자동차·조선·석유화학업종 노사, 시민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됐다. 시는 지난해 12월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화백회의 구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민주노총 불참 선언으로 제동이 걸렸다. 울산시 측은 “일단 화백회의 구성을 추진하고 민주노총 측과 계속 협의해 참여를 설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설]새로 출범할 최저임금위, 대화와 타협으로 인상폭 결정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론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공약에 얽매여 무조건 그 속도로 인상돼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나 아래층 노동자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지 못한 것은 가슴이 아프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런 점들을 고려해 사회가 수용할 있는 적정선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내건 문 대통령이었기에 이번 발언이 주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장수용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정부 안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나온 바 있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사실상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의 가이드라인으로 봐도 무방하다. 최저임금은 최근 2년 간 30% 가까이 올랐다. 저임금 노동자의 사회적 불평등과 빈곤문제 완화 기여라는 긍정적 기대효과가 있었으나 도소매업과 음식, 숙박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한계 노동자들이 퇴출당하면서 일자리 감소와 소득 양극화 심화라는 악영향이 불거졌다. 임금 인상이 일자리 증가의 둔화로 나타난 사례가 통계청 통계로 확인되는데도 사회안전망 확충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재정투입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을 소득주도성장론의 수단으로 밀어붙인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1기 경제팀의 패착의 결과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국회 공전으로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이원화하려던 계획 무산으로 현행 방식으로 정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류장수 위원장 등 8명의 최임위 공익위원이 모두 사퇴하기로 해 공익위원 신규선임부터 서둘러야 한다. 현행 법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오는 8월 5일까지 고시해야 한다. 약 20일간 행정절차 기간을 고려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정해야 한다. 과거 예를 보면 노사위원간 첨예한 입장 차이 속에 공익위원들의 중재로 최저임금 조정이 이뤄진 만큼 공익위원들은 객관적인 인물들로 선정하는게 중요하다,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수출은 다섯달연속 감소하는 등 좀처럼 경기회복 조짐을 찾기 어렵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우리 경제가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노동자의 삶이 개선될 수 있는 선에서 최저임금 인상폭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앞으로 현장 방문을 확대하고 권역별 공청회를 열어 노사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대폭 청취한다고 하니 대화화 타협을 통해 인상폭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 ‘MB 사위’ 이상주 또 불출석…MB 항소심 재판 29일 마무리

    ‘MB 사위’ 이상주 또 불출석…MB 항소심 재판 29일 마무리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 또 불출석했다. 핵심 증인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이 변호사가 잇따라 법정에 나오지 않으면서 증인신문 진행이 어려워진 만큼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도 곧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10일 오후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는 이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달 17일 예정된 증인신문에 불출석한 뒤 두 번째다. 검찰은 이날 “(이 변호사의)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오늘 아침까지도 사무실과 주거지에 연락이 안 됐다”면서 “다만 경찰에서 제출한 서류를 보면 (이 변호사의 부인인) 큰 딸이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에 출입하는 걸로 파악돼서 증인 측에서 재판 내용 자체는 아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신청한 증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전 회장에게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공직 임명이나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 청탁 등을 받고 22억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가 있다. 1심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이 전 회장에게 받은 금품이 뇌물로 인정됐다. 이 변호사는 이 전 회장에게 돈을 받아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이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청을 그대로 유지할 거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이상주씨 부인은 사저에 발을 끊고 안 왔다”고 말했지만 검찰은 “증인으로 채택된 자체는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증인 이상주씨의 소재 파악이 안 되어서 다음 기일을 잡기가 힘들다”고 하자 검찰은 “기본적으로 증인신문이 필요한데 여러 가지 이유로 (재판이) 다소 길어진 면이 있어 지연이 안 되는 선에서 증인을 부르고 싶은 것”이라면서 “일단 증인신청을 유지하되 재판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차후 증인신문 기일을 따로 안 잡겠다”면서 “출석 여부가 확인되면 김백준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알려주면 변론종결 전이라도 잡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더 이상 이 변호사에게 출석요구를 하지 않은 만큼 결국 이 전 대통령과 이 변호사의 법정 대면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증인으로 채택된 김 전 기획관도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6번이나 증인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증인신문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재판부는 서류증거 등을 바탕으로 양측의 변론을 듣고 재판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과 29일 이틀간 공방기일을 갖고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둘러싼 쟁점들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29일 오전 쟁점 공방이 끝나면 오후 최종 변론을 할 예정이다. 29일 재판이 마무리되면 선고는 이르면 6월 말쯤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中정부 보조금 삭감 직격탄… 전기차 스타트업 벼랑 끝으로

    中정부 보조금 삭감 직격탄… 전기차 스타트업 벼랑 끝으로

    중국 전기자동차 스타트업(창업 벤처)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세를 바탕으로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이 비야디(比亞迪·BYD) 등 전기차 메이저들과는 달리 이들 스타트업을 파산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차 열풍에 힘입어 스타트업 붐이 일어나면서 현재 중국에 등록된 전기차 제조업체는 2년 전보다 무려 3배나 증가한 486곳에 이른다. 전통 자동차 메이커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업체, 첨단 기술을 장착한 정보기술(IT)업체 등이 너도나도 중국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2011년부터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은 아이폰 조립 업체인 대만 훙하이정밀(鴻海精密)을 비롯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 부동산 대기업인 헝다(恒大)그룹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전기차 스타트업에 투입된 금액은 180억 달러(약 21조 5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웨이라이(蔚來)와 웨이마(威馬)자동차, 헝다그룹의 궈넝(國能) 등 10개 기업이 150억 8000만 달러를 독차지했다. 웨이라이는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와 인터넷 서비스업체 텅쉰(騰訊) 등으로부터 10억 달러를 투자받아 2014년에 설립됐다. 웨이라이는 2020년까지 미국 내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헝다그룹은 지난 2월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 20억 달러 규모를 투자해 헝다신넝위안(新能源·신에너지)자동차를 설립했다. 헝다그룹은 신넝위안자동차를 향후 5년 이내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제조업체로 키운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들이 급증하는 것에 비해 중국 내 전기차 수요는 미지근한 편이다.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서며 130만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인 2370만대의 4%에 불과하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한 것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덕분”이라며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크지만 자동차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큼 거대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중국의 전체 승용차 판매량은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둔화의 여파로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보다 마이너스를 기록해 중국의 소비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기준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500개에 가까운 전기차 업체들을 먹여 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기차 업체들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1년에 전기차를 몇만대 정도 생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자동차 전문 컨설팅업체 롤렌드버거의 토마스 팡 애널리스트는 “시장 과열로 조만간 엄청난 파도가 중국 전기차 시장을 덮칠 것”이라며 “전기차 스타트업의 생사를 가를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런 마당에 웨이라이·웨이마·궈넝·샤오펑(小鵬)자동차 등 10대 전기차 메이커가 판매량의 80∼90%를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나머지 476개 업체는 20만대에 불과한 생산량을 따먹기 위해 피 튀기는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런 정도의 생산 규모로는 이들 476개 메이커는 절대적으로 생산 라인을 풀가동할 수 없는 만큼 머지않아 도태되는 업체가 속출할 전망이다. 실제로 자금 조달 순위 1위에 오른 웨이라이가 인력 감축에 나섰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웨이라이는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북미 지역 본부 직원 70명을 해고하는 등 올 들어 전체 직원의 3%에 해당하는 300명을 감원했다고 중국 인터넷 경제매체 신랑재경(新浪財經)이 지난 6일 전했다. 파라디웨이라이(法拉第未來)는 ‘테슬라 대항마’로 불릴 정도였지만 헝다그룹의 20억 달러 자금 조달이 무산되자 지난해 10월 말 경영 위기에 몰렸다. 헝다그룹 측은 파라디가 자금을 낭비하면서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해 지원을 중단한 것이다. 이에 파라디는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20%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고 핵심 인력까지 이탈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파라디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대의 전기차 양산에 나서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결국 경쟁력 있는 업체들만 살아남는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다 미국의 전기차 선도업체인 테슬라와 독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것도 악재다. 테슬라는 올해 모델 시리즈를 중국 시장에 투입한 데 이어 올 연말에는 상하이에 건설중인 전기차 전용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3’이 양산에 들어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공업신식(정보)화부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현지에 1만 4467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 시리즈를 선보였다. 미 포드자동차는 중국에서 향후 3년간 출시한 30개 이상의 모델 가운데 3분의1은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짐 해켓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세계 스마트 차량 시장을 이끌고 있고 이는 포드 비전의 핵심 부분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미국·이탈리아 합작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AC)를 포함해 도요타와 혼다, 미쓰비시 등 일본 메이커 등 4개사는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과 기본적으로 동일한 EV를 판매함으로써 중국 시장에 진출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삭감은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스타트업에는 치명상을 입힌다. 중국 정부는 올해 6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기존의 6만 6000위안(약 1150만원)에서 2만 7500위안으로 58%나 크게 낮추기로 결정했다. 중앙정부보다 최대 50% 많은 지방정부 보조금은 더 많이 축소된다. 보조금 삭감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2020년에는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완전히 없앤다는 게 중국 정부의 방침이다. 저우레이 도쿄 소재 딜로이트토마츠컨설팅 컨설턴트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조정으로 아직 기술이 덜 발달한 전기차 스타트업이 사라질 것”이라며 “전기차 스타트업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추이둥수(崔東樹) 중국전국자동차승객협회(CPCA) 사무총장도 “중국 내 전기차 시장에는 여전히 공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경쟁력을 갖춘 강자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그동안 정부 보조금으로 덕분에 급성장을 맞이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정부의 보조금 삭감계획에 직격탄을 맞게 되는 셈이다. 특히 전기차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대부분이 자동차전문가가 아닌 정보기술(IT) 전문가 출신인 까닭에 이들이 자동차 제조에 들어가는 비용을 가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현상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은 추가 자금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란 리스크까지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리샹(李想) 처허자(車和家) CEO는 “스타트업들이 내년까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퇴출 위기를 각오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스타트업들이 하나 둘씩 문 닫게 되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이미 자리잡은 업체들도 수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더욱 떨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프로농구] 외인 전원 재계약 무산… ‘키 제한 폐지’ 된서리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들에게 느닷없이 칼바람이 불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8일 프로농구 10개 구단 모두가 지난 시즌 팀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 20명과의 재계약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1997년 리그 출범 이후 기존 외국인 선발 제도가 드래프트제 등으로 바뀌면서 재계약이 불가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전원 재계약 불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인 선수들이 된서리를 맞은 것에는 신장 제한 폐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8~19시즌에는 외국인 선수의 신장이 장신 2m, 단신 186㎝로 묶었지만 2019~20시즌부터는 이 규정이 전면 폐지됐다. 2m 이상의 선수들이 대폭 늘어나는 반면 최근 몇 년간 화려한 플레이로 볼거리를 선보였던 170~180㎝대의 단신 외국인 선수들은 앞으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더불어 재계약을 맺게 되면 기존보다 최대 10%까지 연봉을 인상해야 하는 것도 간접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김일두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그래도 괜찮은 활약을 보여 줬던 선수들은 나중에 대체 선수로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8~19시즌에는 토종 빅맨을 많이 보유한 팀이 수혜를 입었다”며 “외인의 신장이 커지는 새 시즌에는 좋은 토종 포인트 가드를 보유한 팀이 상대적으로 재미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님비’에 갈 곳 잃은 日 고령자·아동시설

    ‘님비’에 갈 곳 잃은 日 고령자·아동시설

    보육원·외국인용 연수센터 백지화 일각 “인구 구성 다양성 사라진 탓” 일본 효고현 고베시는 지난해 가을부터 한 주택단지에 간병시설 건립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벽에 부딪혔다. 빈집을 리모델링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말기 환자와 그 가족들이 모여 사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이 ‘결사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구급차 등의 잦은 출입과 집단생활에 따른 소음 발생 등이 반대 이유였다. 한 70대 주민은 “가뜩이나 우리 동네에는 고령자가 많은데, 이웃해 있는 사람의 죽음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은 괴로운 일”이라고 했다. 시설 건립 추진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대는 예상 밖”이라고 곤혹스러워하면서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이해를 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자기가 사는 동네에 기피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이른바 ‘님비(NIMBY) 현상’은 세계 어디서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한층 광범위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전에는 화장장이나 쓰레기 처리시설 등이 주요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고령자·어린이 등을 위한 보편적인 복지시설에 대해서도 반대가 잇따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갈수록 수요가 늘어날 복지시설에 대한 지역사회의 거부가 일반화하면서 행정당국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 미나토구 미나미아오야마 지역에서도 아동상담소를 포함한 ‘미나토구 어린이가정 종합지원센터’ 건립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이들로 인해 발생할 소음, 고급 주택가로서 이미지 추락 등을 이유로 연일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나토구는 이미 예산이 확정된 만큼 2021년 4월 개소를 목표로 올 8월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쿄도 나카노구·스기나미구·무사시노시의 보육권 설립 계획이나 오사카부 셋쓰시의 외국인용 연수센터 설치 계획이 백지화되는 등 주민들의 반대운동으로 당국의 계획이 무산되는 사례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노나미 히로시 간사이가쿠인대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에 “지역 내 인구 구성의 다양성이 사라진 탓”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아이를 기르는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가 다양하게 섞여 살던 시대가 지나고 특정한 계층이나 세대 중심으로 밀집해 거주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그 지역에 필요가 없거나 성가신 시설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스즈키 고시로 도마대 교수는 “행정당국이 어떤 시설의 설치를 결정한 후에 ‘왜 이 장소인가’를 통보할 게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을 충분히 공개하고 그 과정에서 주민들의 이해를 구해 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검찰, 김학의 전 차관 내일 오전 소환조사…윤중천과 대질 검토

    검찰, 김학의 전 차관 내일 오전 소환조사…윤중천과 대질 검토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뇌물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수사단이 9일 김 전 차관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김 전 차관이 내일(9일) 오전 10시 서울동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고 전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에게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성접대와 금품 등 뇌물을 받았는지 등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전반에 관해 물을 방침이다. 또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모씨의 진술을 토대로 특수강간이나 불법 촬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한다. 윤씨를 함께 소환해 김 전 차관과 대질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윤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차관이 목동 재개발 사업을 도와주겠다며 사업이 잘 풀리면 집을 싸게 달라고 요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윤씨는 2005년 말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에서 재개발 사업을 진행했으나 2008년쯤 분양가 상한제에 걸려 계획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그는 2013년 3월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직후 ‘별장 성 접대 동영상’ 파문으로 6일 만에 사퇴했다. 이후 두 차례 검·경 수사를 받았으나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났다. 당시 경찰은 김 전 차관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해 조사했고, 검찰은 한 차례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했다. 앞서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김 전 차관에게 지난 3월 15일 조사단이 있는 서울동부지검으로 출석하라고 요구했으나, 김 전 차관이 불응해 무산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끝내 나타나지 않은 김백준, MB와 법정 대면 무산

    끝내 나타나지 않은 김백준, MB와 법정 대면 무산

    6번째 증인 소환에도 출석하지 않아법원 구인장 발부했으나 집행 안돼MB 변호인 측 “소재 찾아보겠다”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6번째 증인 소환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은 법원이 끝내 구인장을 발부했음에도 집행이 이뤄지지 못해 남은 재판 일정에서도 증인신문이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8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고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려 했지만 김 전 기획관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불발됐다. 김 전 기획관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것이 ‘구인장 집행 불능’의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앞서 김 전 기획관을 5번이나 증인으로 소환하려 했지만 모두 폐문부재(문이 닫혀 있고 사람이 없음)로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은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도 두 번이나 불출석하면서 자신의 아들을 통해 “거제도의 지인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의 다음 증인신문 기일은 잡지 않겠다”면서 “(김 전 기획관이) 발견되거나 출석하겠다고 할 경우 재판부에 알려주면 기일을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변호인들이 (소재를)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기획관은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이 전 대통령이 받는 주요 혐의와 관련된 인물로 이번 재판에서 핵심 증인으로 꼽혔다.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과 일부 진술이 엇갈리면서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김 전 기획관의 진술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은 오는 10일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에 대한 증인신문을 거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총구 겨눈 살벌한 베네수엘라 대정쟁… 결국 국민은 안중에 없다

    총구 겨눈 살벌한 베네수엘라 대정쟁… 결국 국민은 안중에 없다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이 남미의 베네수엘라에서 넉 달째 계속되고 있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35)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침 수도 카라카스 인근 공군 기지 앞에서 수십명의 군인과 함께 쿠데타(군사봉기)를 선언했다. 군부의 외면으로 실패한 뒤 베네수엘라 정국은 한마디로 시계 제로다. 불법 선거 논란 속에 지난 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니콜라스 마두로(56) 대통령은 쿠데타 시도를 진압한 뒤 지난 4일 국방장관 등 군 지도부와 45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한 행사에 참석해 건재를 과시했다. 과이도 의장은 파업과 시위를 이어 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를 지지하는 미국은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마두로를 압박하고 있다. 경제난에다 생필품과 의약품의 절대적 부족에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 한때 남미의 석유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왜 이 지경까지 됐는지, 실패한 쿠데타의 파장과 향후 정국 전망, 국제사회의 복잡한 셈법 등을 짚어 봤다.①야권 쿠데타 실패 후 정국 혼란 과이도 의장과 야권이 시도한 쿠데타가 실패한 뒤 지난 2일까지 사흘 동안 반정부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지만 마두로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정도로 파급력이 크지는 않았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따르면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사흘간 5명이 숨지고 239명이 다쳤다. 군부의 이탈은 소수에 그쳤다. 군 장성 등 고위급보다 중간 간부들이 반정부 진영에 가세하고 있다. 마두로가 아직까지는 군부를 장악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서 보듯 물샐틈없이 견고해 보이지는 않는다. 마두로는 군부와 핵심 지지층 결속을 다지고 있다. 쿠데타 시도 세력에 대한 강력 처벌을 천명했다. 미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에 군이 철저히 대비하라고 촉구하며 긴장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마두로 측근인 제헌의회 의장은 5일 군사봉기를 지지한 야당 의원들의 면책특권을 박탈할 계획이라며 야권을 옥죄이고 있다. 한편 과이도 의장은 지난 4일 미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군부 내 지지세력을 과대평가했다”고 실패를 인정했다. 그동안 미국의 군사적 개입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 왔던 과이도는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의회에서 논의해 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혀 주목된다. 과이도는 그러나 미군의 단독 작전에는 여전히 반대하며 베네수엘라 군대가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전·현직 관료들과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직접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정권교체에 대한 미국의 강한 의지는 균열 조짐을 보이는 마두로 지지세력을 동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대부분의 남미 국가 등 54개국의 지지와 미국의 경제제재, 반정부 시위대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과이도 의장이 넉 달 동안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지도력과 야권의 집권 능력에 대한 회의도 일부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②수개월 준비한 쿠데타 왜 실패했나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야권과 마두로의 핵심 측근들 간 마두로 퇴진과 평화로운 정권교체에 대한 비밀 협상이 수개월간 진행돼 왔다. 베네수엘라 야당 정치인들과 엘리어트 애이브람스 미국의 베네수엘라 특사 등에 따르면 협상이 잘 진행돼 양측은 15개 항의 합의문까지 마련했다고 한다. 협상에는 마두로의 최측근인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과 메이켈 모레노 대법원장, 이반 라페엘 헤르난데즈 대통령 경호실장 겸 군정보국장, 마누엘 리카르도 크리스토퍼 피구에라 비밀경찰 수장 등이 참여했다. 이 중 피구에라 비밀경찰 수장만 과이도 편에 서고 나머지는 막판에 마음을 바꿔 마두로를 지지했다. 양측은 마두로의 쿠바로의 정치적 망명 허용, 핵심 인사들 및 군 관계자들에 대한 사면, 과이도가 이끄는 과도정부 출범 및 조기 자유 대통령 선거 실시 등에 합의했다. 국방장관과 대법원장 등에게 사면뿐 아니라 새 정부에서도 중책을 맡기고, 미국의 이들에 대한 제재 해제도 받아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이들이 막판에 약속을 어기고 ‘배신’을 한 걸까. 첫째 과이도가 체포될 가능성이 커지자 ‘거사일’을 갑자기 하루 앞당겨 제대로 조율이 안 됐다는 설명이다. 둘째 마두로의 핵심 측근들이 처음부터 배신할 생각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파드리노 국방장관 등은 야권의 비밀 협상 제의를 받아들이는 척하면서 반정부 진영과 미국의 마두로 축출 전략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려 했다는 것이다. 쿠바 정보당국의 지원 속에 마두로 측이 세운 이중 전략에 과이도와 미국이 속았다는 것이다. ③미러의 대리전 양상… 복잡한 셈법 미국과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놓고 서로 ‘내정 간섭’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은 마두로 퇴진 계획이 무산된 데에는 러시아와 쿠바의 개입이 있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외무장관은 주초 핀란드에서 만나 베네수엘라 문제를 논의하지만 원론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눈엣가시였던 친러시아 성향의 사회주의 정부를 몰아내길 바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에 목말라 있다.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정권의 실패를 미국 민주당과 연결시키려는 정치적 속내도 감지된다.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41%를 수입해 온 미국은 원유 카드로 목을 죄고 있다. 러시아에게 베네수엘라는 주요 무기 수출국이고 석유화학산업 등 경제적 이권이 걸려 있는 전략국가이다. 군사적으로도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요충지로 미국 영향권에 들어가도록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④경제 실정·부정부패 최대 피해자는 국민 남미의 석유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왜 이렇게까지 됐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가 정점을 찍었던 2008년 즈음 석유수출로 연간 60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넘쳐나는 오일머니로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를 늘리고 주요 생필품 가격을 통제해 물가를 안정시켰다. 석유 등 주요 산업을 국유화했다. 하지만 사회주의 정부 20년간 재정 지출을 과도하게 늘리고 외자 도입 등으로 나랏빚이 급증했다. 오일머니에 의존했던 경제는 2015년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고위층의 부정부패는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경제정책의 실패와 만연한 부정부패로 죽어나는 건 국민들이었다. 살인적 물가와 식량난, 의약품 부족에 전력난까지 겹쳤다. 가장 큰 문제는 살인적인 초인플레이션. 지난해 인플레는 무려 130만%를 기록했다. 상상조차 힘든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인플레가 이보다 10배 가까이 높은 10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20%인 700만명이 인도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 5세 미만 어린이 110만명을 포함해 280만명이 의료 검진을 받아야 하며, 430만명이 식수와 위생시설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유엔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조국을 등진 베네수엘라 사람이 300만명이나 된다. ⑤향후 가능한 시나리오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언론들과 베네수엘라 전문가들이 내놓은 향후 시나리오는 정리하면 3개 정도다. 첫째 마두로가 계속 집권하는 것이다. 반대세력에 대한 탄압이 거세지고 반정부 활동도 더욱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돼 민심이 걷잡을 수 없이 이반될 수 있다. 둘째 야당과 주변국들과의 협상을 통해 쿠바나 러시아로 마두로가 정치적 망명을 떠나는 것이다. 이후 과도정부가 들어서고 자유선거를 통해 새 대통령을 뽑고 정상화되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셋째는 마두로 진영에서 후임자가 나오는 것인데, 정권 교체라 보기 어렵다. 정국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미 국무부도 마두로가 수주 또는 수개월 안에 쫓겨나거나 자진해서 물러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향후 최대 변수는 군부다. 실패한 이번 쿠데타 시도를 통해 마두로의 내부 장악력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많다. 과이도 역시 지도력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하면 지지세력의 결집을 담보하기 어렵다. 미국과 남미 국가들의 연합체인 리마그룹 등 국제사회의 중재와 압박이 더해져 유혈사태 없이 평화적으로 현 정국을 풀어 가지 못하면 고통받는 건 시민들이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할 때다. 대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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