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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 기업인 9일 7번째 방북신청… 이번엔 가능할까

    개성공단 기업인 9일 7번째 방북신청… 이번엔 가능할까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이 오는 9일 자산 점검을 위한 방북을 정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아무런 조건과 대가 없이 개성공단 재개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재개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입주 기업인들의 공단 중단 이후 첫 방북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 관계자는 7일 이같은 방북 신청 계획을 밝히며 “입주 기업 1사당 1인 기준으로 방북을 신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입주 기업인들이 방북 신청한 것은 2016년 2월 공단 중단 이후 이번이 일곱 번째다. 앞서 지난해 9월 공단 중단 직전 공장을 운영한 기업 123사와 편의점·식당 등의 영업 기업 30사에서 1명씩 총 150여명이 방북을 신청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북측과 입주 기업인의 방북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방북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끝내 무산된 바 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입주 기업인의 방북이 공단 재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대내외 우려가 높아 방북이 번번이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법 절차에 따라서 방북 승인 요건이 구비되면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입주 기업인 방북은) 한·미간 긴밀히 공조하면서 대북 제재를 포괄적으로 검토하며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씨줄날줄] 대선 공약 파기/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선 공약 파기/이순녀 논설위원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년 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공간에서는 유권자인 국민에게 표를 받기 위해서 대선 후보들은 때론 좀 무리한 대선 공약을 내건다. 대선에서 공약 내걸었다고 액면 그대로 100% 실천해 버리려면 대한민국 재정은 거덜날 것이고 나라는 망한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김 전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비판하자 진행자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고 지적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정치인의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라는 세간의 냉소가 넘친다지만, 그 지나친 솔직함에 깜짝 놀랄 정도다. 정치인의 공약, 그중에서도 대선 후보의 공약이 지니는 무게는 마땅히 태산과 같아야 한다. 하지만 공약이라고 해서 앞뒤 사정 따지지 않고 무조건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집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거나 국민 다수가 원치 않으면 수정 또는 철회하는 게 옳다. 이때 중요한 점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과정을 소상히 밝혀 이해를 구하고, 솔직히 사과하는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 당시 “대통령직을 걸고 쌀시장 개방을 막겠다”고 약속했다가 이듬해 10월 우루과이라운드 참여로 공약 파기 상황에 처하자 TV 생중계를 통해 “국민에게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 6월 한반도 대운하 공약과 관련해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면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2011년 4월엔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이 폐기한 신공항 건설을 대선 공약으로 삼고서도 2016년 6월 백지화 결정에 대해 대국민 사과 한마디 없어 논란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1호 공약이었던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유홍준 대통령 광화문시대 자문위원 등 전문가들이 역사성, 보안,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현재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추진 중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마무리된 이후 장기적인 사업으로 보류하기로 했다고 한다. 공약 초기부터 현실적인 난관과 부작용이 적지 않게 제기됐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다행스런 결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저임금 공약 파기에 대한 사과를 한 바 있다. 광화문 집무실 공약은 소통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던 만큼 직접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사과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청주시의회 국내 9번째 반려동물 장묘시설 조례 제정

    충북 청주시의회가 국내 9번째로 반려동물 장묘시설 조례를 만들었다. 남양주시, 파주시, 담양군, 보은군, 진안군에 이어 9번째다. 6일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죽은 반려동물의 위생적 처리를 위해 최근 ‘청주시 동물장묘 시설의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제정했다. 김병국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례는 동물 장묘시설의 기준, 소각 대상, 동물 장묘업자 준수 사항, 지도·감독 등을 담고 있다. 조례는 반경 1㎞ 내 상주인구 2만명 이상인 곳, 붕괴·침수 우려로 보건위생상 피해를 끼칠 수 있는 곳, 도시계획조례상 개발행위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곳, 주거밀집지역 및 학교와 공중 집합 시설·장소 등은 등록할 수 없어 까다로운 편이다. 동물 장묘시설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민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으로 이 조례로 현재 2개인 청주의 동물 장묘시설이 더 늘어날 제도적 근거가 생겼다. 예전에는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죽으면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남몰래 땅에 묻었으나 요즘은 가족처럼 여기면서 반려동물 장묘시설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혐오시설로 인식돼 지난해 청주에서 3건이 무산될 만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청주시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장례를 치러주고 싶은 시민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있는 시설 2개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같이 살아야죠”…경비원 해고 막아낸 하남 아파트 주민들

    “같이 살아야죠”…경비원 해고 막아낸 하남 아파트 주민들

    고용 불안과 저임금, 주민들의 ‘갑질’ 등에 시달리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열악한 처우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 현실에서 입주민들이 직접 나서 경비원들의 일자리를 지켜낸 사연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기 하남에 있는 하남자이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은 지난해 10월 회의를 열어 아파트 단지 내 폐쇄회로(CC)TV 수를 늘리고 무인 택배함을 설치해 경비원 15명 중 5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경비원들의 해고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이 아파트의 입주민 A씨는 지난 4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을 듣고)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다). 경비원들이 아파트 어두운 곳곳에 계시면서 보안 업무를 담당하시니까 아이들도 마음 놓고 키울 수가 있고, 쓰레기 정리에 낙엽 치우고, 눈 치우고, 사실 궂은 일을 다 하시는데 ‘누가 이렇게 결정을 했을까’, ‘어떤 이유에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면서 “입주민 대표에게 면담 신청을 했는데 벌써 결정이 된 거라서 어떻게 번복을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아파트 관리규약을 찾아봤고, 입주민 20명이 서명을 통해 어떤 안건을 제시하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그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입주민들 의견을 물어서 주민투표에 부치자고 안건을 냈고, (주민 20명으로부터 동의를 얻어)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으로 채택돼 주민투표를 하게 됐다”면서 “총 투표율은 79%였고 ‘경비원 수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의견이 78.9%로 압도적이었다”고 밝혔다. 경비원 수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발생하는 가구당 월 관리비는 3800원 정도였다. 그러나 대다수의 주민들은 이를 개의치 않았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돈 때문에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거 몇천원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다 같이 먹고 살아야지’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셨다”면서 “그래서 저도 되게 감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주자 대표들은 자신들의 결정이 무산되자 이번에는 경비원들의 주간 휴게시간을 30분을 늘리는 안건을 신속하게 의결해버렸다. 휴게시간을 늘려 경비원들의 임금을 깎은 것이다. A씨는 “(휴게시간 30분 연장 결정에 대해 입주자 대표들에게) 항의를 했지만 처음에 경비원 5명을 해고하려고 했을 때 보여준 태도와 사실 같은 태도를 보이더라. 그래서 씁쓸했다”고 안타까워했다. A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 인원 감축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인원 감축은 결국 부메랑이 돼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한 공동체다. 공동체로서 같이 그 부담을 조금 나눈다면 소득이 늘어나니까 소비도 늘고, 결국 우리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비원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고리에 계신 분들이다. 약한 분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지키는 게 우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일들을 했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 필리핀 수출 무산…미국 블랙호크에 밀려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 필리핀 수출 무산…미국 블랙호크에 밀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이 무산됐다. 방위사업청은 5일 “지난해 말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으로부터 필리핀이 미국산 헬기를 구매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수리온과 경쟁해 온 미국 시코스키사의 블랙호크(UH-60)를 구매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은 2016년 말 캐나다 업체와 2억 3300만 달러(약 2525억원) 규모의 ‘벨 412’ 헬기 16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가 캐나다가 필리핀의 인권 실태를 문제 삼자 지난해 초 계약을 파기한 뒤 새로운 구매처를 물색해왔다. 필리핀은 지난해 6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한 이후 수리온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당시 국방부는 청사를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을 위해 연병장에 수리온을 전시해놓기도 했다.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이 무산된 데는 지난해 7월 발생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가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마린온은 수리온을 개조해 제작됐다. 또한 수리온은 가격 경쟁력에서도 블랙호크에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하나로 뭉친 노령·상하이·한성정부…‘미완의 통합임정’ 세우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하나로 뭉친 노령·상하이·한성정부…‘미완의 통합임정’ 세우다

    1919년 3·1운동 뒤로 국내외 곳곳에서 임시정부가 생겨났다. 이 가운데 러시아 대한국민의회(노령정부)는 독립전쟁을 치르기 좋은 위치였지만 일본의 공세에 노출돼 있었다. 중국의 대한민국임시정부(상하이정부)는 정치 활동이 자유로웠지만 국내에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거리가 너무 멀었다. 한성임시정부는 민주적 절차를 잘 지켜 정통성이 컸지만 조선총독부가 자리잡은 서울에 머문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세 정부는 각자의 처지를 인정하고 힘을 모으고자 통합에 나섰다.●상하이정부·노령정부 통합 앞서 갈등 표출 지난달 중순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취재차 찾아간 상하이 상업지역 화이하이중루. 10·20세대가 주로 찾는 거리 한 모퉁이에 글로벌 의류 브랜드 매장이 입점한 6층짜리 건물 하나가 눈에 띄었다. 우리 역사학계에서 ‘하비로 청사’라고 부르는 곳으로 1919년 4월 11일 수립된 상하이정부가 그해 8∼10월 사용했다. 당시 임정이 청사로 쓰던 2층 양옥은 1920~1930년대 철거됐다. 기자와 동행한 이원규(72) 작가는 “수개월간의 논의 끝에 1919년 9월 11일 개헌을 통해 세 임시정부의 통합을 여기서 결정해 선언했을 것이다. 그래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상하이정부가 수립된 직후부터 국내외에서는 세 임정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성·상하이정부는 정부 수립을 전후해 양측 인사들이 꾸준히 교류한 터라 통합에 거부감이 적었다. 한성정부 대표 자격으로 상하이정부 안창호(1878~1938)와 협상을 벌인 이규갑(1887~1970)의 증언을 보면 당시 양측의 우호적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나는 도산과 두 정부의 통합을 논의했다. 나는 상하이정부가 먼저 생겼으니 우리 한성정부가 합류하는 것이 맞다고 양보했다. 하지만 도산은 한성정부야말로 국내 13도 대표가 총의를 모아 만든 정부이니 당연히 자신들이 속한 상하이정부를 해체하고 한성정부의 법통에 순응해야 한다며 (내 제안을) 사양했다.”●안창호 “해산 후 한성 밑으로 모이자” 제안 사실상 상하이정부와 노령정부 간 통합 논의만 남았다. 노령정부가 먼저 나섰다. 1919년 4월 29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의를 열어 연해주 대한국민의회와 상하이 임시의정원을 합치고 러시아에 행정부를 두자는 의견을 정했다. 노령정부는 5월 특사 원세훈(1887~1959)을 중국에 보내 이를 제안했다. 상하이정부에서도 안창호가 본격적인 통합 협상에 나섰다. 6월 17일 상하이정부 국무원(행정부)은 노령정부와의 협의 내용을 반영한 의안을 임시의정원에 제출했다. 임시정부는 상하이에 두되, 새 의회는 러시아로 이전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뒀다. 하지만 의정원은 상하이에 계속 남고 싶었던 탓인지 안건을 거부하고 국무원에 돌려보냈다.●노령정부 불만 터져 불완전한 결합 이뤄 협상이 난항에 빠지자 안창호는 새 아이디어를 냈다. 상하이·노령정부를 모두 해산하고 한성정부 밑으로 다시 모이자는 것이다. 요즘 말로 하면 ‘제3지대 창당론’이 될 것 같다. 단, 통합 정부는 ‘한성임시정부’가 아닌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부르고, 상하이에 남기로 했다. ●상하이정부, 한성을 ‘우회 상장’ 통로로 여겨 노령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8월 30일 총회를 열고 의회를 해산했다. 그런데 상하이에서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애초 해산하기로 한 의회와 행정부를 그대로 둔 것이다. 정부 조직만 한성정부 형태로 바꿔놨다. 비유컨대 건설업자가 기존 건물을 부수고 새 건물을 짓기로 약속한 뒤, 실제로는 건물 도면에 맞춰 리모델링만 한 것이다. 당시 안창호는 “한성정부를 (실제가 아닌) 정신적으로 승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독립운동가들은 정통성은 있지만 실체가 없던 한성정부를 동등한 통합대상으로 보지 않고 서울에서 생겨난 정부라는 법통을 흡수하려는 ‘우회 상장’ 통로로 여긴 듯 하다. 김주용(53) 원광대 교수는 “상하이정부가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지키려다가 생겨난 일”이라고 분석했다. 통합 임시정부에 참여하기로 한 문창범(1870~1938)과 이동휘(1873~1935)는 “상하이가 우릴 속였다”며 취임을 거부했다. 문창범은 연해주로 돌아가 1920년 2월 대한국민의회 재건을 선언했다. 통합 임정으로서는 미래 정부 활동 자금줄이자 무장 투쟁 동력을 잃어버렸다. 여기에 신채호(1880~1936)와 박용만(1881~1928)도 새 내각 불참을 선언했다. 임정 통합 중심축 이동휘, 독립자금 좌파세력 유용으로 치명타이승만(1875~1965)이 1919년 2월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1856~1924)에게 “국제연맹이 한국을 위임통치할 수 있게 주선해 달라”고 청원한 것을 문제 삼았다. 통합 임정이 시작도 전에 분열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이동휘는 안창호의 간곡한 설득으로 11월 3일 통합 임정 국무총리에 복귀했다. 내무총장 이동녕(1869~1940)과 재무총장 이시영(1868~1953), 법무총장 신규식(1880~1922) 등도 함께 취임식을 가졌다. 이렇게 세 임정은 불완전하게나마 통합정부로 다시 태어났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상하이정부가 생겨난 4월 11일이 아니라 세 임정을 통합한 9월 11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상하이정부가 노령정부를 모두 끌어안아 완전체가 됐다면 대한민국의 역사는 지금과 판이하게 달랐을 것이다.●통합 임정에 힘 실어 준 아전의 아들 이동휘 “그는 키가 크고 힘이 장사였으며 가슴이 떡 벌어졌다. 군인답게 콧수염을 길러 마치 프랑스 원수 같았다. 민족운동의 거성인 동시에 저명한 혁명가였다. 열렬한 행동주의자였으며 불덩이 같은 신념을 지녔다. 천군만마를 노호할 듯한 기개와 위엄을 갖춘 당당한 거인이었다.” ‘아리랑’의 저자 헬렌 포스터 스노(1907~1997)가 이동휘에 대해 내린 평가다. 그는 ‘반쪽짜리’로 전락할 뻔한 통합 임정에 극적으로 합류해 독립운동 중심체로 성장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러시아 소비에트 최고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에게서 받은 통합 임정 운영자금을 자파(自派) 유지비로 돌려써 독립운동 분열도 초래했다. 1873년 함경남도 단천에서 아전 이승교의 아들로 태어나 18살 때 통인(군수의 시중을 드는 하급관리)이 됐다. 23살 때 탐관오리였던 단천군수 홍종후가 잔칫날 어린 기생을 무릎 위에 앉혀 추행하자 이를 참지 못하고 술상 옆에 놓인 화로를 군수에게 끼얹었다고 한다. 불의를 보면 앞뒤 가리지 않고 행동에 나서는 그의 성격을 짐작케 한다. 이동휘는 서울로 도피했다가 함경도 명천 출신 관료 이용익의 도움으로 한성무관학교에 입학해 군 장교가 됐다. 이후 일제가 그의 애국심을 우려해 수차례 체포와 수감을 반복하자 1913년 북간도로 탈출했다. 이후 러시아 연해주로 이동해 1914년 무장 독립운동 단체인 ‘대한광복군정부’를 조직했다.당시 일본은 러시아 영토를 탐내 시베리아에 주둔해 있었다. 이동휘는 러시아와 손잡고 일제와의 전면전을 벌여 단박에 조선 독립을 쟁취하려 했다. 일본군과 맞서던 러시아 볼세비키(사회주의자)들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러시아와 일본이 동맹국이 되는 바람에 그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그러자 북간도로 넘어가 중국과 연합해 대일 독립전쟁을 치르려고 준비했다. 그러나 중국도 1915년 일본의 ‘21개조 요구안’(제1차 세계 대전 중 일본이 중국에 제출한 권익 확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고 한편이 돼 이 역시 무산됐다. 1918년 5월 아시아 최초의 사회주의 정당인 한인사회당을 세우고 기관지를 발행했다. 군사학교 설립과 한인적위대 조직에도 나섰다. 애초 이동휘와 한인사회당은 3·1운동 민족대표들과 임시정부 설립자들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미국 등 제국주의 국가들이 한국의 독립에 관심을 가질 리 없고 조선 지식인들이 기대를 건 파리강화회의 역시 식민지 해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동휘는 “상하이 측과 정치 싸움을 벌여선 대국(일본)을 파괴할 수 없다”며 통합 임정에 뛰어들었다. 그의 결단 덕분에 통합 임정은 ‘이승만(한성)-안창호(상하이)-이동휘(노령)’라는 3대 축을 갖춰 대외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독립자금 전용 탓 신뢰 잃어… 국제사회도 외면 그는 씻기 힘든 과오도 남겼다. 1920년 1월 통합 임정은 이동휘의 측근 한형권(생몰연대 미상)을 러시아 모스크바에 보냈다. 레닌 정부와 접촉해 정식국가로 승인받고 독립 자금도 지원받기 위해서였다. 결국 레닌으로부터 200만 루블을 받기로 하고 1차분 60만 루블을 얻어냈다. 지폐의 양이 많아 20만 루블은 모스크바에 두고 일단 40만 루블을 김립(1880~1922)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그는 이 돈을 통합 임정에 전달하지 않고 한인사회당 등 좌파 운동세력에게 나눠줬다. 일부는 개인 용도로도 썼다. 이동휘는 소련 자금 배달사고의 배후로 지목돼 입지가 좁아졌다. 1921년 1월 총리에서 물러났다. 이 일로 사회주의 계열은 신뢰를 잃고 독립운동 주류에서 배제됐다. 통합 임정도 국제적으로 평판이 나빠져 운영 자금 마련이 더 힘들어졌다. 이후 이동휘는 연해주 일대에서 사회주의 운동에 매진하다가 1935년 1월 31일 62세로 숨을 거뒀다. 서울·상하이·블라디보스토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靑의 적자국채 강요 주장, 진위 명백히 밝혀야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의 국가부채 비율을 높이려고 적자국채를 발행하려 했다’는 주장이 파장을 키우고 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이 폭로를 기재부가 전면 부인하자 당시 차관보와 주고받은 카카오톡의 대화를 공개하며 재반박했다. 진실 공방을 하던 기재부는 어제 신 전 사무관을 직무상 취득 비밀 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7월 퇴직한 신 전 사무관은 지난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17년 11월 청와대가 기재부에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전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을 높이려는 ‘정무적 이유’였다고 했다. 또 1조원의 국채를 조기 상환하려던 계획조차 청와대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것이다. 그의 폭로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2017년은 박근혜 정부 집권 마지막 해이지만, 문재인 정부 1년차로 적자국채를 발행하면 그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가빚의 증감은 원래 집권 첫해와 마지막해를 비교하는 만큼 나랏빚 증가를 전 정권에 미루려고 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더 이해하기 어렵다. 국채 발생이나 국채 조기 상환과 같은 문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 국고자금 상황, 경제성장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청와대와 기재부 등이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무적 판단’이라며 비난할 수는 없다. 결론을 들여다보면 국가빚 4조원을 안 만들고 1조원을 안 갚은 셈이다. 나라살림을 책임진 기재부는 본능적으로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려는 탓에 나랏빚을 줄이고 싶어 한다. 26조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2018년에 경제운영 방향을 초긴축적인 방향으로 짜 비판받는 이유도 그런 본능 때문이다.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은 앞뒤가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본인이 내부고발의 증거라고 내세운 부분은 그럴싸한 부분이 있는 만큼 기재부 등에서 명백히 해명하길 바란다. 필요하다면 검찰 수사로도 제대로 밝혀야 한다. 특감반원과의 진실 공방에 청와대가 허우적거리고 있는 판국인 만큼 더 철저히 밝혀야 한다.
  • 정동영, 아리랑TV 대담서 “김정은 답방하면 남북 연합 단계 들어갈 것”

    정동영, 아리랑TV 대담서 “김정은 답방하면 남북 연합 단계 들어갈 것”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아리랑TV ‘더 디플로맷’(The Diplomat) 신년특집 방송에 출연해 2019년 한반도 정세를 전망한다. 아리랑TV는 3일 오전 7시 30분 방송하는 ‘더 디플로맷’에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 대표가 출연한다고 2일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삼회담 등에 대해 “한반도가 탈냉전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 것을 남북 정상이 확인했다”면서 “70년 적대의 세월을 넘어 공존의 시대로 넘어간 감동”이라고 전했다. 정 대표는 통일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 약 5시간 만남을 가졌다. 지난해 평양 정상회담에도 동행해 2대에 걸친 북한 정권을 경험했다. 정 대표는 “평양은 완전히 방향이 달라졌다”며 “과학과 교육으로 나라를 일으키자”는 북한의 새 비전을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는 “아버지 김정일보다 더 과감하고 적극적인 젊은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의 경제 건설 집중에 대해서는 “3대 세습의 비판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무산된 김 위원장의 성울 답방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정 대표는 “김 위원장이 답방한다는 남과 북이 연합 단계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뉴스 분석] 비핵화 재담판·플랜B, 동시에 꺼낸 김정은

    [뉴스 분석] 비핵화 재담판·플랜B, 동시에 꺼낸 김정은

    “언제든 마주 앉을 준비… 오판시 새 길” 2차 북·미회담 진전·美 상응조치 압박 “한반도 평화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 비핵화 협상 진전땐 서울 답방 당겨질 듯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날인 1일 미국을 향해 ‘러브콜’과 ‘경고’를 동시에 제시하면서 대북 제재 해제 등 적극적인 관계 개선을 압박하고 나섰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비핵화 노력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가 없다면 대화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조·미(북·미) 두 나라 사이의 불미스러운 과거사를 계속 고집하며 떠안고 갈 의사가 없으며 하루빨리 과거를 매듭짓고 새로운 관계 수립을 향해 나아갈 용의가 있다”고 했다. 특히 “나는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유익한 회담을 하면서 건설적인 의견을 나누었으며 서로가 안고 있는 우려와 뒤엉킨 문제 해결의 빠른 방도에 대하여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다만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 모색” 발언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최악의 경우 북한이 경제·핵 병진노선으로 돌아갈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천명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제안에 대해 미국이 상응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북한 내부의 불만을 반영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김 위원장의 본심이 ‘과거로의 회귀’보다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 본부장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어디까지나 미국과의 대화와 공정한 협상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미국이 어떠한 상응 조치를 취할지 계속 적절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북한 내부에서 병진노선으로의 회귀 가능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했다. 정 본부장은 “북한이 이미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카드를 제시한 상황에서 북한에 또 다른 추가 카드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김 위원장의 답방이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추진보다는 한·미가 ‘상응 조치’ 카드를 신속히 마련해 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신년사를 보면 김 위원장이 연내에 미국과 영사급 또는 대사급 관계를 수립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강한 신뢰도 보여 줌으로써 협상의 틀을 강고하게 유지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다만 미국이 신뢰를 주지 않는다면 플랜B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수세적 배수진을 친 것”이라고 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새로운 길 모색’이라는 위협적 메시지가 있으나, ‘어쩔 수 없이 부득불’이라는 동어반복과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어색한 표현을 사용하는 등 완곡한 표현 방식을 쓴 것으로 볼 때 강경과 온건 사이에서의 김 위원장의 고민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희망대로 비핵화 협상 진전에 따른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된다면 지난해 무산된 서울 답방이 선행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중앙당 단배식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올해 아마 일찍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울산시 공공병원 건립 본격화

    울산시가 대선공약인 ‘공공병원 건립’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울산시는 이달 중 ‘울산 공공병원 건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에 들어간다고 1일 밝혔다. 정부에 앞서 공공병원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행정 절차다. 시는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확보했다. 연구용역은 울산 혁신형 공공병원 기능과 역할, 운영방안, 설립 추진전략 등에 대해 연구한다. 시는 오는 8일 착수보고회를 열고, 4월과 7월 각각 중간·최종보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공공병원은 국립병원, 시립병원, 지방의료원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울산시는 국립병원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울산시의회는 공공병원 설립과 관련, “2019년까지 울산 공공병원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 조사를 위한 예산을 편성해 달라”는 내용 등을 담은 촉구안과 시민 서명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한 바 있다. 시의회는 촉구안에서 “문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인 2017년 4월 11일 울산 비전을 발표하면서 ‘시민과 노동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병원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 공공병원은 ‘시민과 산재 노동자들에게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병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시의회는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울산 공공병원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 무산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병원 설립 약속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시의회는 타당성 연구용역 예산 편성을 비롯해 기본계획 수립 후 예비타당성 조사 마무리, 울산시와 공공병원 설립 논의 협의체 구성 등을 2019년까지 마무리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국회의원(울산 북구)은 “울산 숙원사업인 도시 외곽순환도로와 함께 공공병원 건립이 예비타당성 평가 면제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 공공병원 건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연구용역 조사에 미리 대응하는 등의 차원에서 울산시 자체적으로도 타당성 연구용역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세계사 유례없는 민중 주도 임정… 3·1운동 뒤 연해주 첫 ‘깃발’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세계사 유례없는 민중 주도 임정… 3·1운동 뒤 연해주 첫 ‘깃발’

    <1부>새 역사 임시정부의 형성 ①러시아 연해주 ‘대한국민의회’ 우리는 헌법 전문을 통해 우리나라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배웠다. 하지만 임시정부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과정을 통해 해방을 맞게 됐는지 제대로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대한민국 임정은 1919년 여러 정부가 하나로 합쳐져 세워진 뒤 끝없는 갈등과 내분으로 수차례 해체 위기를 맞았다. ‘식물정부’로 전락해 명맥만 유지하던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임정은 우리 역사 최초로 근대국가 수립을 선포하고 27년간 외교 노력과 전쟁을 병행한 독립 운동의 총괄체였다. 왕족이나 정부 계승자도 아닌 이들이 민중의 뜻으로 임시정부를 세워 30년 가까이 제국주의 국가와 투쟁한 것은 세계사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서울신문은 한국과 중국, 러시아에 있는 임시정부 이동 경로를 추적하며 임정의 역사와 인물, 이슈 등을 망라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을 12회에 걸쳐 싣는다. 이번 역사 탐구에는 김원봉(1898~1958년)과 김산(1905∼1938년), 조봉암(1898∼1959년) 평전을 쓴 이원규(72) 작가와 독립운동가 김연방(1881~1919년)의 증손자 김주용(53)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교수가 함께했다.●신한촌碑, 고려인 독립운동 중심지 일깨워 지난달 초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한 강추위가 몰려왔다. 서울보다 기온이 10도 가까이 낮았다. 기자를 안내한 교포2세 권세라(27) 가이드는 “그래도 여기는 연해주 다른 도시보다는 따뜻한 편”이라며 “러시아에는 ‘40도 이하 술은 술이 아니다. (영하) 40도가 안 되는 추위는 추위가 아니다’라는 속담이 있다”며 웃었다. 공항에서 남부 루스키섬 쪽으로 50여분쯤 달리자 시내 외곽 라게르산 비탈에 도착했다. 검은색 철 울타리로 둘러싸인 곳에 직사각형 모양 5m짜리 기둥 3개와 네모난 돌 8개가 놓여 있었다. 한국 관광객들이 묶어 놓은 태극기와 노란 리본도 눈에 들어왔다. 신한촌 기념탑이었다. 3개의 기둥은 우리 민족과 친근한 숫자인 3을 형상화한 것이다. 8개의 돌은 조선 8도를 상징한다.1911년 러시아 당국은 페스트 창궐을 명분 삼아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 있던 고려인 마을 구(舊)개척리를 철거했다. 한인들은 이곳으로 거처를 옮겨 ‘새로운 한국’이라는 뜻의 신한촌을 세웠다. 1919년 3월 17일 우리 민족이 세운 첫 임시정부인 대한국민의회가 있던 곳으로 추정된다. 한때 1만명이 넘는 고려인이 여기에 살았지만 1937년 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 스탈린(1878~1953년)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키면서 마을을 모두 파괴했다. 지금은 기념비만이 이곳이 연해주 고려인 독립운동의 구심지였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었다. 3·1운동은 세계 각지에 임시정부 설립을 촉발했다. 독립선언서 첫 구절에 “이제 우리는 조선이 독립국임을 선언한다”고 밝히면서 여기저기서 뜻있는 이들이 주권 기관을 세워 이를 정당화하고자 한 것이다. 제대로 된 조직을 갖춘 곳은 러시아 대한국민의회(노령정부)와 중국 대한민국임시정부(상하이 정부), 서울의 한성 임시정부 등 세 곳이었다.●전로한족중앙총회가 대한국민의회로 1917년 3월 러시아에서 사회주의정부 수립을 위한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났다. 300년 넘게 러시아를 지배한 로마노프 왕조가 무너졌다. 혁명을 주도한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년)은 열강의 제국주의 책동을 비난하며 “약소 민족의 자결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연해주 고려인들은 희망에 부풀었다. 1차 세계대전(1914~1918년)에서 일본이 패배하면 우리도 반제국주의 흐름에 힘입어 독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였다. 같은 해 5월 문창범(1870~1938년)과 최재형(1860~1920년)이 중심이 돼 니콜스크우수리스크(현 우수리스크)에서 ‘전로한족중앙총회’를 열었다. 러시아 전역의 한인을 대표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라는 의미다.이들은 1919년 3·1운동을 준비하면서 2월 25일 중국 간도 지역 동포들과 함께 총회를 열었다. 이때 이름을 ‘대한국민의회’로 바꾸고 연해주와 간도를 기반으로 한 임시정부를 선언했다. 의회 의장에 문창범을 선출하고 외교부장 최재형, 군무총장 리동휘(1873~1935년) 등을 임명했다. 공식 선포는 20일쯤 뒤인 3월 17일에 이뤄졌는데, 이는 3·1운동과 궤를 맞추려는 의도였다. 대한국민의회는 ‘노서아(러시아) 영토에 있던 임시정부’라는 뜻으로 ‘노령정부’라고도 한다. 러시아혁명의 영향으로 국가 기능을 한 곳에 모아 집행하는 소비에트제를 채택했다. 단시일 내에 일본에 대한 무장투쟁에 나서고자 정부 조직 과정을 다수 생략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대한국민의회는 정부 선포 직후 각국 영사관에 전문을 보내 일본 제국주의와의 혈전(血戰)을 선언했다. 간도 뤄쯔거우(나자구)에 군사 훈련소도 마련했다. 신한촌 옛터에서 이원규 작가는 “전 세계 임시정부의 최종 목표는 독립 전쟁으로 영토를 되찾아 새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다. 노령정부는 이런 임정의 본령을 구현할 최적지에 있었다”고 평했다.다만 이 정부는 상하이·한성 정부와 달리 별도의 헌법을 발표하지 않아 조직 구성이 체계적이지 못했다. 고려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유산계급인 원호인(러시아 귀화자)들이 무산계급인 여호인(미귀화자)들을 차별해 한인 사회가 둘로 쪼개지는 발단이 되기도 했다.●러·韓 어느 곳에도 최재형 추모비 하나 없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100㎞가량 떨어진 우수리스크. 발해성 등 2개의 성터가 있다고 해서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쌍성자’로 부르던 곳이다. 민가가 즐비한 볼로다르스카야 38번지에 가자 단정히 정돈된 최재형 생가가 나타났다. 추운 날씨에도 러시아 인부들이 기념관으로 리모델링하느라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집은 그가 1919년부터 이듬해 4월까지 살던 곳이다. 권 가이드는 “최재형을 빼놓고 러시아 한인 독립운동사를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그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그럼에도 아직 한국이나 러시아 어느 곳에도 추모비 하나 세워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전했다.노령정부 태동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을 들자면 단연 ‘연해주의 대통령’으로 불리던 최재형이 꼽힌다. 안중근(1879~1910년)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1841~1909년)를 저격할 수 있게 8연발 브라우닝식 권총을 건넨 인물이다.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조선 최초의 근대인’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으로 재조명될 가치가 충분하다.1860년 함경도 경원에서 노비였던 아버지 최형백과 기생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막내로 태어났다. 9살이던 1869년 가족들이 배고픔과 학정을 이기지 못하고 크라스키노(연추)의 한인마을 ‘지신허’로 이주했다. 11살 때 “밥만 축낸다”는 형수의 구박에 집을 뛰쳐나왔다가 포시에트라는 작은 항구에서 러시아 선장 부부를 만났다. 이들은 최재형을 친아들처럼 보살폈다. 그는 이 부부와 전 세계를 항해하며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서양문명을 체험했다.1877년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온 최재형은 군수업자로 변신해 성공을 거뒀다. 당시 이 지역 노동자 한 사람의 급여가 월 10~15루블 정도였는데, 그는 포시에트항을 근거지로 여러 사업을 벌여 매달 1만루블 이상을 벌었다. 거부가 되자 그는 자신을 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고국을 돕고자 발벗고 나섰다. 1909년 10월 안 의사의 하얼빈역 저격을 도운 것이 대표적이다. 최재형의 막내딸인 엘리자베트 표트로브나의 회고록에는 “안중근은 아버지와 함께 거사를 준비했고 실행 전 우리 집에 기거하며 사격 연습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연해주 한인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해 ‘페치카’(러시아식 난로)라는 애칭도 얻었다.●전 재산 독립에 쓰고… 日 헌병대에 총살당해 그의 말년은 비참했다. 일본은 1920년 4월 러시아혁명 세력을 제압한다는 명분으로 연해주에 상륙해 대대적인 체포·학살에 나섰다. 조선 독립에 전 재산을 쓰고 어렵게 살던 최재형은 우수리스크 볼로다르스카야의 자택에서 일본군에게 체포돼 4월 5일 처형됐다. 63세였다. 당시 막내딸이 아버지에게 “뒷문으로 도망가라”고 여러 차례 애원했지만 가족들이 고초를 겪을까봐 담담히 앞문으로 나갔다고 한다. 죽음을 맞으러 발걸음을 내딛던 그의 마음은 얼마나 무겁고 외로웠을까. 블라디보스토크·바라바시·우수리스크·크라스키노(러시아)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신재민 전 사무관 “청와대가 국채발행 강요” 추가 폭로

    신재민 전 사무관 “청와대가 국채발행 강요” 추가 폭로

    지난 29일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가 민간기업인 KT&G 사장 교체를 지시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이번엔 ‘청와대가 지난해 8조 7000억원의 국채 추가 발행을 강요했다’는 취지로 추가로 폭로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 30일 늦은 밤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제가 (기재부 국고국) 국고과에 자금 사무관으로 자금 관리 총괄 업무를 맡고 있었을 때 (중략) 당시(지난해 11월) 1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상환이 하루 전에 (경제부총리에 의해) 취소되고, 부총리(경제부총리)가 대통령에게 보고한다고 했을 때 청와대가 다 막아버렸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이 졸업한 고려대 학생게시판 ‘고파스’에도 글을 올려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기재부 국고국이 당초 예상보다 세수 여건이 좋아서 국채 발행을 줄이려 했는데, 1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상환 입찰 예정일(지난해 11월 15일) 하루 전날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지시로 이 계획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글에서 “(당시) 김 부총리는 재정차관보로부터 국채 조기상환 계획을 보고받은 뒤 강한 질책을 쏟아냈다”면서 “당시 김 전 부총리는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신 전 사무관은 김 전 부총리가 “정권 말 재정 부담에 대비해 자금을 쌓아둬야 하는 데다, 정권이 교체된 지난해 국채 발행을 줄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줄어 향후 정권 내내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유튜브를 통해서는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면 발생하는 이자 비용, (국채) 8조 7000억원을 (추가로) 발행하면 연간 거의 (이자가) 2000억원 발생한다. 그런데 아무도 신경 안 쓰고···. 도대체, 전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그냥 안 쓰고(고려 안 하고) 그냥 했다”고 지적했다. 신 전 사무관에 따르면 기재부 국고국은 김 전 부총리의 지시로 4조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하는 계획도 세웠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국고국장 등의 설득으로 이 계획은 무산됐다고 한다. 신 전 사무관은 “당시 담당 국장 등은 ‘세수도 좋은데 비용까지 물면서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건 원칙에 맞지 않다’면서 김 전 부총리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후 청와대가 적자 국채 추가 발행 무산을 문제 삼았다고 했다. 청와대는 계획대로 적자 국채 추가 발행을 강하게 요구했고, 김 전 부총리는 대통령에게 월례 보고를 통해 관련 내용을 직접 보고하려고 했었다는 것이 신 전 사무관의 설명이다. 신 전 사무관은 “부총리가 대통령 보고한다고 했을 때 청와대가 다 막았다”면서 “청와대에서 직접 (기재부에) 전화해서 ‘보도자료 오는 거 다 취소하라’고 하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사태를 겪으면서 그때 사실 이미 공무원을 그만두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에 앞서서는 “왜 국채 발행 여부에 대해 잘 모르는 수보회의(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미 결정해서 의미를 내리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 전 사무관은 “저는 문재인 정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 전혀 안 한다. 제가 제보했던 내용, KT&G 인사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의혹 청와대가 부인해도 된다”면서 “(제가) 정말 바라는 것은 이런 게 이슈가 되고, 국민들이 분노한다는 것을 인지를 하고, 같은 일이 안 일어나서 정말 예전에 말했던, 정말 나라다운 나라, 좀 더 좋은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새해에도 자주 만나 평화 함께하자”

    김정은 “새해에도 자주 만나 평화 함께하자”

    靑 “金 위원장, 연내 답방 불발 아쉬워해 상황 주시하며 서울 방문 강한 의지 보여” 한반도 비핵화·남북관계 진전 재확인도 文 “반갑다… 환영하는 마음 변함 없어”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왼쪽) 대통령 앞으로 A4 용지 2장 분량의 친서를 보내 연내 서울 답방이 불발된 것을 아쉬워하며 내년에도 남북 정상이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는 뜻을 전달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올해 서울 방문 실현을 고대했지만 이뤄지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며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또 “2019년에도 문 대통령과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2018년을 마감하는 따뜻한 인사를 전하면서 두 정상이 한 해 세 번씩이나 만나며 남북 사이의 오랜 대결 구도를 뛰어넘어 실질적이고 과감한 조처를 이뤘고 이를 통해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친서를 받은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새해에도 자주 만나 평화 번영을 위한 실천적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가고자 한다는 김 위원장의 뜻이 매우 반갑다”며 “진심을 가지고 서로 만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했다. 또 “앞으로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서로의 마음도 열릴 것이다.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우리의 마음은 결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도 다시 한 번 천명해주었다”고 소개했다. 친서는 인편으로 전달됐으며,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답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세밑에 친서를 보내 연내 서울 답방 불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은 답방 무산에 따른 남한 사회 일각의 남북관계 회의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의지가 변함 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도 엿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불온(不on)한 회의] 쌀딩크 매직 박항서 ‘와우내’상… 남북 정상 오른 천지 ‘자만추’상

    [불온(不on)한 회의] 쌀딩크 매직 박항서 ‘와우내’상… 남북 정상 오른 천지 ‘자만추’상

    해마다 이맘때면 이불 두르고 채널 돌려 가며 가요·연예·연기대상 시상식을 보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의식과도 같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온(不on)한 회의도 시상식을 준비했습니다. 온라인을 웃기고 울리고, 때론 분통 터지게 한 이슈를 골랐습니다. 상 이름은 올해 ‘핫했던´ 신조어로 붙여 봤습니다. 몇 개나 알고 있는지 맞히면서, 쏠쏠한 재미를 느껴 보세요. ●국민놀이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은 뉴스의 시작이자 중심이었습니다. 온갖 사연과 제보, 정책 제언이 넘쳐났고, 지난해 8월부터 71개 청원이 ‘한 달 내 20만명 참여´라는 기준을 넘겨 정부 답변도 받았습니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 빙상연맹 감사와 권역외상센터 지원을 이끌어 낸 성과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실수한 축구선수를 조롱하는 인신공격, 명예훼손 등도 적지 않아 논란이었습니다. 고심 끝에 ‘TMI상’을 드립니다.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너무 많은 정보)에서 옥석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캡틴흥 지난 6월 ‘세계 1위’ 독일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손흥민(26·토트넘)은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쐐기골을 선보였습니다. 50m를 ‘폭풍 질주’해 골키퍼 없는 골망에 꽂아 넣은 그 장면 말입니다. 두 달 뒤 손흥민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캡틴’으로 변신했습니다. 득점보다는 황의조, 이승우, 황희찬을 밀어 주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선보였죠. 결과는 금메달, 그리고 병역특례. 매일매일 멋진 활약이 들려와 흐뭇합니다. 역시 ‘월클인싸’상이 제격입니다. ‘월드클래스 인사이더’, 우리흥 아니면 누가 받나요.●천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세 차례 만났습니다. 지난 4월 군사분계선을 넘나든 첫 만남도 감동이었고, 옥류관 평양냉면 공수 작전이 펼쳐진 판문점 만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을 그대로 품은 천지를 최고로 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궂은 날이 많아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지에서 손을 맞잡은 남북 정상의 모습, 역시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입니다. 비록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무산됐지만 평화와 통일의 물꼬를 텄으니 내년에는 더 자주 만날 수 있겠지요. 남북 정상과 천지에는 ‘자만추´상을 드립니다. 인만추(인위적인 만남 추구), 아만추(아무나 만남 추구)보다는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합시다.●쌀딩크 매직 베트남 국민영웅, ‘갓항서’ 등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모자란 박항서 감독. 외교관 백명 몫을 하고 있다면 과장일까요. 23세 이하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수권 준우승, 아시안게임 축구 4강 진출,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 16경기 연속 A매치 무패…. 올해 베트남 축구 역사를 죄 바꿨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부상 선수에게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하고 아픈 선수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 주는 자상함, 스즈키컵 우승 격려금을 베트남 불우이웃과 축구발전에 써 달라며 전액 기부하는 통 큰 선행까지. 이에 ‘와우내’상을 선사합니다. 와우(WOW)라는 말이 절로 나오니까요.●골목 백선생 수요일 밤마다 인터넷 게시판을 들었다 놓는 ‘본격막장빌런히어로힐링드라마’가 있습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입니다. 책임감도 절박함도 위생관념도 없는, 도대체 왜 장사를 시작했는지 모를 사장들에게, 백종원 대표가 채찍과 당근을 절묘하게 구사하며 그들을 조련합니다. 올해 SBS 연예대상도 기대해 봅니다. 일단 불온한 회의는 박항서 감독과 공동 ‘와우내´상을 보냅니다. #올해의_참스승 ●홍카콜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무후무한 캐릭터입니다.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홍 대표가 종신 대표를 해야 한다”며 응원했는데, 정작 같은 당 후보들은 그의 지원 유세를 거절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죠. 선거에 참패하며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그렇게 좋아하던 페이스북 정치도 안 하더니, 최근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컴백했습니다. ‘TV홍카콜라’는 개국 열흘 만에 13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면서 대단한 화력을 보입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체코에서 북측과 접촉했다”처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것처럼 얘기해 벌써 ‘가짜뉴스 제조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싫존주의’상이 어떨까 싶네요. ‘싫어하는 것도 존중해주자’는 생각입니다. 혹시 이 상이 싫으시다면, 그 역시 존중하겠습니다.●방탄과 아미 국가대표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신드롬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올해에만 두 차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각각 소셜 아티스트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지난 9월에는 유엔총회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라”는 리더 RM의 진정성 있는 호소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10월에는 나라에서 주는 화관문화훈장도 받았습니다. 국내 최연소 수훈 기록입니다. BTS는 늘 이런 공을 팬클럽 아미에게 돌립니다. 아미라는 날개 덕에 훨훨 날 수 있다는 겁니다. 연말 시상식을 휩쓴 BTS에게 무슨 상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하고싶은거다해’.●6411번 버스 정치판을 시커먼 고기 판에 빗대고,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그럼 청소가 먼지에 대한 보복이냐”고 재치 있게 반문하던 정치인이 있었습니다. 쉽지만 가볍지 않은 그의 말 덕에 대중은 쉽게 이해하고 웃었습니다. 노회찬, 그는 지난 7월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와 함께 유명해진 버스가 있습니다. 6411번.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에 등장했지요. 서울 구로에서 출발하는 6411번 첫 차를 가득 채운 청소노동자들, 투명인간과 같은 그들에게 우리의 정치는 얼마나 닿아 있는가, 노회찬은 자성하며 투명인간들의 당을 만들겠다고 외쳤습니다. 폭풍눈물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롬곡높 ●마닷 낚시와 영어실력, 먹성으로 인지도를 높인 래퍼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도주 의혹으로 한순간에 추락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이 빚에 허덕일 동안 마닷의 가족은 뉴질랜드에서 여유로운 이민 생활을 즐겼다는 사실에 대중은 분노했습니다. 마닷을 계기로 래퍼 도끼, 가수 비, 개그맨 김영희 등 연예인 가족 사기 의혹이 잇따라 불거졌습니다. 마닷은 “책임지겠다”면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가족과 함께 한 달 넘게 잠적한 상태입니다. 마닷에겐 ‘훔친수저’상을 드립니다. 금수저·흙수저 연장선 어딘가에 있을 훔친수저.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많은 피해자의 눈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엽기갑질 부자들의 갑질 횡포가 유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상반기에는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동영상과 녹취파일로 떠들썩했습니다. ‘땅콩 회항’ 조현아씨 동생 조현민씨의 ‘물벼락 갑질’로 시작됐지만 모친 이명희씨의 욕설과 폭행이 진짜 충격이었죠. 하반기 갑질은 ‘위디스크’ 실소유주 양진호씨 지분이 대부분입니다. 사무실에서 직원 뺨 때리기, 석궁으로 산 닭 쏘기 등 섬뜩한 엽기 행각으로 온 국민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들에게는 ‘법블레스유’상을 드립니다. ‘법의 가호를 빌다’, 법 때문에 참은 분들이 적지 않았을 테니까요.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태우, 건설업자에게 靑특감반 파견 인사 청탁” 새 비위 드러나

    “김태우, 건설업자에게 靑특감반 파견 인사 청탁” 새 비위 드러나

    지인 건설업자 청탁 받고 수사 개입 업자들로부터 골프 접대·향응 수차례 과기정통부에 5급 직위 신설 유도 “골프 접대, 청탁방지법 위반 아니고 5급 청탁 미수, 직권남용 해당 안돼” 檢 예상 깨고 수사 의뢰는 하지 않기로 골프 접대 받은 수사관 2명엔 경징계 검찰이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을 한 달간 감찰한 결과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청구했다. 청와대가 징계를 요청한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지만, 수사의뢰는 하지 않았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27일 김 수사관에 대해 해임을 청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민간업자에게 3회에 걸쳐 골프 접대를 받은 또 다른 전직 특감반원 이모, 박모 수사관에 대해서는 견책이 청구됐다. 중징계가 청구됐기 때문에 최종 징계 수위는 소속 검찰청이 아닌 대검 징계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감찰 결과 청와대가 징계를 요청한 4가지 의혹에 대해 모두 비위가 인정됐다. 건설업자 최모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수사 중인 사안을 무마하려고 시도한 혐의에 대해 검찰은 외부 인사와의 교류제한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김 수사관은 2012년부터 최씨를 정보원으로 알고 지냈고, 최씨 등으로부터 5회에 걸쳐 골프 접대 등 합계 260만원의 향응을 수수했다. 또 다른 정보원들로부터 7회에 걸쳐 합계 178만원 상당의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번 감찰에서 김 수사관이 특감반원이 되기 위해 최씨에게 인사 청탁을 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6급 수사관인 김씨가 5급 사무관이 되기 위해 ‘셀프 인사 청탁´한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 김 수사관이 감찰을 담당하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급 사무관 직위를 신설하도록 유도한 뒤 합격자로 내정됐지만 특감반장의 제지로 무산됐다는 것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검찰은 수사의뢰하지 않았다. 골프 접대의 경우 1회 수수액이 100만원을 넘지 않아 부정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고, 수사 개입이나 ‘셀프 인사 청탁’의 경우 미수에 그친 만큼 직권남용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감반원이 되기 위한 인사 청탁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만큼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수사관이 언론에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가 채용 청탁 명목으로 1000만원을 수수했다’고 폭로한 사실에 대해서도 검찰은 비밀엄수 의무 및 대통령비서실 정보보안규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김 수사관을 공무상비밀누설로 고발, 수원지검 형사1부(부장 김욱준)가 수사 중이다. 대검은 김 수사관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수원지검 등에 관련 자료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감찰이 끝난만큼 김 수사관에 대한 수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간인 사찰 의혹은 동부지검이, 김 수사관의 폭로 행위에 대해서는 수원지검이 파헤치게 됐다. 전날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청와대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수원지검은 아직 강제수사에 돌입하지 않은 상태다. 김 수사관을 대리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청와대가 무단으로 휴대폰을 압수한 것은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한다”고 반발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투사가 된 어머니의 절규… 꿈쩍 않던 보수정당·재계 카르텔 깼다

    투사가 된 어머니의 절규… 꿈쩍 않던 보수정당·재계 카르텔 깼다

    “용균아, 엄마가 잘했다고 얘기해 줬으면 좋겠어. 엄마는 아직 너에게 미안하고 안쓰럽다.”‘안전한 세상’을 꿈꿨던 아들의 뜻을 대신 이루기로 작정한 어머니의 외침이 공고하기만 했던 보수정당과 재계의 카르텔을 깼다. 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27일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기쁨과 안도, 슬픔이 뒤섞인 김씨의 눈물에 정치인들도 위로와 축하를 보냈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관계자들도 얼싸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자식이 처참하게 죽으면 누구라도 나처럼 했을 거다. 죄인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 같다. 우리 아들딸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는 김씨의 표정은 모처럼 가벼워 보였다. 이날 밤 9시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장면을 방청석에서 지켜본 김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본회의장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본회의가 끝난 뒤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했다. 이 대표는 김씨를 포옹하며 다독였고 김씨는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 그게 아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회의가 열릴 때마다 국회를 찾아 하염없이 기다리고, 읍소하고, 분노했다. 지난 24일 10시간, 26일 10시간에 이어 이날도 합의 소식이 전해지기까지 약 6시간을 초조한 마음으로 대기했다. 김씨는 1분 1초가 마치 1년처럼 길게 느껴졌을 테지만 기다리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첫째 날 처리가 무산됐을 때 김씨는 실망했고, 둘째 날에는 엄습해 오는 좌절감에 지지 않으려 분노했다.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7일에도 법안 통과가 무산돼 해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의원들이 회의장에 도착해 대화를 나눌 때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귀를 기울였다. 김씨는 뒤돌아 눈을 감고 기도한 후 앞으로 돌아 두 손을 모으는 행동을 반복했다. 국회 2층 정의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그는 “법안이 우리가 원했던 것 그대로 반영돼 통과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어제보다 차분하시다’는 질문에는 “조바심을 내니까 더 힘들어진다”면서 “법이 통과되고 안 되고는 내 재량이 아니다. 저 사람들(국회의원들)이 하는 거니까 일단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다음 반대하는 의원이 있으면 애원이든 부탁이든 해보자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3일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현장을 직접 본 뒤 아들과 비슷한 처지의 비정규직 청년들은 살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며 산안법 개정 촉구에 나섰다. 아들의 동료들을 붙잡고 “너희는 살아야 한다”며 오열했고, 관련 집회가 열릴 때마다 나와 비정규직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김씨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뒤로하고 투쟁의 전면에 나선 이유에 대해 “용균이의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산안법 통과는 김용균 노동자 유족들이 분노의 눈물로 하루가 멀다하고 국회를 찾은 결과”라면서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결정이며, 도급 금지 업무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과제도 많이 남겼다”고 평가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유치원 3법’ 통과돼도 형사 처벌은 2년 뒤에나 가능

    ‘유치원 3법’ 통과돼도 형사 처벌은 2년 뒤에나 가능

    본회의까지 최장 330일·공포 1년 뒤 적용일부 사립유치원의 공금 빼돌리기 행태를 막기 위한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합의 통과가 무산됐다. 대신 국회는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과 3당인 바른미래당이 2당인 자유한국당을 빼고 ‘패스트트랙’(국회법상 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대체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패스트트랙은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법안을 상임위 등에서 재적의원 5분의 3 찬성으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고 일정 기간 후 본회의에 자동 상정해 표결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내놓은 유치원 3법 대신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내놓은 대체 법안이 지정됐다. 임 의원 안에서 가장 눈여겨볼 건 형사처벌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유치원 설립자 등이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과 학부모가 낸 원비 등을 교육 목적 외에 쓸 경우 형사처벌된다. 처벌 수위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민주당 법안과 비교하면 처벌 수위가 낮다. 민주당 법안에는 현재 지원금 명목으로 각 유치원에 주는 누리과정 예산을 보조금 형식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조금을 교육 목적 외에 쓰면 횡령죄로 처벌된다. 형법상 횡령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바른미래당 법안이 처리된다고 해도 실제 공금을 빼돌린 유치원 설립자나 원장들은 2년 뒤에나 처벌이 가능하다. 패스트트랙 안건은 상임위 180일, 법사위 90일 심사기간을 거쳐야 하는 등 안건 처리에 최장 330일이 소요되는 데다 임 의원 법안은 공포 1년 뒤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美, 방위비 인상 거부감 적은 日과 연계… 내년 대폭 상향 ‘꼼수’

    美, 내년 韓·日·나토 등과 동시 협상 땐 분담금 기여도 비교하며 우위 선점 가능 “트럼프 요구 맞추기 어려워 제안” 분석도 미국이 지난 11~13일 서울에서 열린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현재 5년인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줄이는 방안으로 한국에 분담금 인상을 압박했다. 외교소식통은 27일 “일본이 내년에 미국과 방위비 협상을 재개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한국과 1년짜리 협상을 마무리하면 미국은 내년에 한·일과 동시에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며 “일본이 상대적으로 방위비 인상에 거부감이 적을 수 있어 한국에는 압박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1년짜리 협상을 할 경우 미국은 내년에 한·일·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과 동시에 협상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일본은 매해 1년씩 방위비 협상을 하다가 이번에만 5년짜리 협상을 맺었고 나토는 매년 미국과 방위비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금 기여도를 비교하면서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방위비 협상팀이 이번 협상에서 한국과의 입장 차를 감안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맞추기가 어려워지자 1년안을 마련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동맹국 간 비교 협상을 통해 1년 뒤 재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방식인 셈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의 2배 규모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며 미국도 한국에 현재보다 50% 인상된 연간 12억 달러(약 1조 3000억원)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미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10차례 협의를 진행하며 한국 측 방위비 부담액 기준으로 1000억원 안팎까지 차이를 좁혔지만 미국 지도층의 반대로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가다시피 한 상태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 11~13일 10차 회의에서 연내 타결이 무산되면서 협상은 내년으로 넘어간 상태다. 하지만 현 상황과 같은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면 난항을 피하기는 어렵다. 특히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 부과, 주한미군 철수 카드 등을 방위비 협상과 연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 美, 방위비 협정기간 5년→1년案 돌연 제안

    물가상승률 이상 분담금 증액 노림수 분담금 총액 입장차도 커 난항 불가피 한국 협상 대표단 거부 입장 명확히 해 2019년부터 적용될 제10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미국이 돌연 현재 5년인 해당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대폭 줄이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방위비 협상을 벌여 한국의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분담금 총액에 대한 입장 차가 큰 상황에서 미국이 1년안까지 고집하면 향후 협상도 난항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미국이 지난 11~13일 서울에서 열린 10차 회의에서 이번에 정할 방위비 분담금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협정의 유효기간은 분담 총액과 함께 핵심 조율 대상이다. 한·미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적용되는 현재 분담금 협정의 경우 유효기간을 5년으로 하고 해마다 4%를 넘지 않는 선에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인상토록 했다. 그 결과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2014년 약 9200억원이었고 올해는 약 9602억원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대로 매년 협상을 하게 되면 한국으로선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분담금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미국은 현재보다 50% 인상된 연간 12억 달러(약 1조 3000억원)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소식통은 “한·미 간에는 통상 및 안보 문제가 늘 상존하기 때문에 분담금 문제를 놓고 매년 협상하면 한국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91년 시작된 한·미 방위비 협상은 매년 협상을 벌여 분담금을 정했다. 하지만 매년 협상하며 생긴 부작용과 번거로움 때문에 1996년에는 3년치를 한번에 협상하기도 했다. 현재와 같은 5년 협정은 한·미 관계가 밀접했다고 평가되는 2008년에 처음 도입됐다. 2014년에 두 번째로 적용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다시 1년짜리 협상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한국 협상대표단은 이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차 방위비 협정은 내년부터 적용되지만 연내 타결은 무산된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향후 추가 협의 및 입장 조율 방안에 대해서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유치원 3법, 한국당 빼고 내년 국회서 통과 가능성

    유치원 3법, 한국당 빼고 내년 국회서 통과 가능성

    일부 사립유치원의 공금 빼돌리기 행태를 막기 위한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합의 통과가 무산됐다. 대신 국회는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과 3당인 바른미래당이 2당인 자유한국당을 빼고 ‘패스트트랙’(국회법상 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대체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패스트트랙은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법안을 상임위 등에서 재적의원 5분의 3 찬성으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고 일정 기간 후 본회의에 자동 상정해 표결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내놓은 유치원 3법 대신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내놓은 대체 법안이 지정됐다. 임 의원 안에서 가장 눈여겨볼 건 형사처벌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유치원 설립자 등이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과 학부모가 낸 원비 등을 교육 목적 외에 쓸 경우 형사처벌된다. 처벌 수위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민주당 법안과 비교하면 처벌 수위가 낮다. 민주당 법안에는 현재 지원금 명목으로 각 유치원에 주는 누리과정 예산을 보조금 형식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조금을 교육 목적 외에 쓰면 횡령죄로 처벌된다. 형법상 횡령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바른미래당 법안이 처리된다고 해도 실제 공금을 빼돌린 유치원 설립자나 원장들은 2년 뒤에나 처벌이 가능하다. 패스트트랙 안건은 상임위 180일, 법사위 90일 심사기간을 거쳐야 하는 등 안건 처리에 최장 330일이 소요되는 데다 임 의원 법안은 공포 1년 뒤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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