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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답하라 1994’ 고아라, 야식 먹고 충전중…뭐 먹었을까

    ‘응답하라 1994’ 고아라, 야식 먹고 충전중…뭐 먹었을까

    ‘응답하라 1994’의 히로인 고아라가 야식 먹는 장면을 공개했다. 수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출연 중인 고아라는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에 촬영장에서 찍은 비하인드 컷을 공개했다. 고아라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촬영장에서의 연기자 고아라! 스태프가 챙겨준 야식 덕분에 힘을 내어 밤샘 촬영을 무사히 끝마쳤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고아라는 야식이 담긴 노란색 통과 숟가락을 든 채 눈을 감고 미소를 짓고 있다. 특히 손바닥만한 야식 통의 크기가 고아라의 얼굴 크기와 거의 비슷해 연예계 대표 소두임을 입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화보] 개관 하루 앞둔 현대미술관 미리 둘러보기

    [화보] 개관 하루 앞둔 현대미술관 미리 둘러보기

    11일 개관을 하루 앞둔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취재진과 미술관계자들이 미술관 내부에 전시된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옛 기무사 터였던 과거부터 완공되기까지 미술관의 건축사를 기록한 노순택작가의 작품, 장화진 작가의 ‘1996.8.15이후’, 최우람 작가의 현장 제작 설치 프로젝트인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 서도호 작가의 한진해운 박스 프로젝트인 ‘집 속의 집 속의 집속의 집속의 집’등 관계자들이 전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관악구에 노동자 권익·복지 전초기지 세운다

    관악구는 낙성대동 사회적경제허브센터 1층에 노동복지센터를 설치하고 오는 14일 개소식을 갖는다. 센터는 비정규직 및 영세사업장 노동자, 건설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다. 복지 증진은 물론 좋은 일자리와 사업장 조성에도 힘을 보태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노력할 예정이다. 구는 지난해 4월 서울시 노동복지센터 운영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폐가압장을 리모델링해 공간을 마련하고 운영 조례까지 만들었으나 센터 설립은 유보됐다. 시와 노동계가 운영에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약계층과 영세 사업장이 많은 지역 특성을 설명하며 필요성을 설득한 끝에 다시 박차를 가한 구는 지난 8월 민간 위탁 운영 법인을 선정했다. 앞으로 센터는 노동 상담에서부터 법률구조, 직업능력개발 교육, 노동조합 설립 지원 및 자문, 노사 화합을 위한 자문, 취업 지원, 문화 및 각종 여가 활동 지원에 이르기까지 노동 복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노동자 삶의 질 개선을 돕는다. 특히 변호사, 법무사, 노무사 등으로 민생법률지원단을 꾸려 요일별 주제를 바꿔가며 상담을 진행한다. 온라인 상담은 물론, 전통시장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도 운영한다. 특성화고교와 협약을 맺고 알바지킴이 사업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상담도 펼친다. 유종필 구청장은 “전문 시스템을 갖춘 센터를 통해 노동자의 권리 신장과 복지 증진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며 “노동자들이 일하고 싶은 관악구, 사업가가 기업하기 좋은 관악구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3세 여아 4층 방범창에 끼여 대롱대롱 ‘아찔 현장’

    3세 여아 4층 방범창에 끼여 대롱대롱 ‘아찔 현장’

    중국의 3세 여자아이가 4층 높이의 베란다 방범창에 머리가 끼이는 아찔한 사고 현장이 공개됐다. 중국 광시신원망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 경 구이린시(市)의 한 주택가에 사는 3세 여아가 방범창 사이로 몸이 빠지면서 머리가 끼이는 사고를 당해 구급대가 긴급 출동했다. 사고 당시 아이는 4층 높이의 방범창 바깥으로 몸이 빠져 있어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상태였다. 질식의 위험 뿐 아니라 추락의 위험까지 있어 위급한 상황인데다 아이 역시 겁에 질려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 있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아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다리를 단단히 붙잡고 밧줄로 고정시켰다. 한편에서는 아이가 안정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상체를 방범창 사이로 빠져나올 수 있게 돌려 무사히 구출하는데 성공했다. 소방대원에 따르면 당시 아이는 가족들이 모두 외출해 홀로 집에 남겨져 있다 사고를 당했으며, 아이가 방범창에 끼인 뒤 울음소리를 들은 주민들의 신고로 무사히 구조됐다. 가족들은 “평소 아이가 낮잠을 자는 시간이라 혼자 두고 잠시 외출했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내 새끼는 안돼!” 성난 코끼리에 몸 던지는 어미 하마 ‘감동’

    “내 새끼는 안돼!” 성난 코끼리에 몸 던지는 어미 하마 ‘감동’

    어미 하마가 새끼를 지키기 위해 몸을 내던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남아프리카 나미비아 수도 인근의 동물보호구역에서 야생전문사진작가 리안 반 살퀵(40)이 포착한 이 장면은 몸집이 자신보다 몇 배에 달하는 거대한 코끼리 앞에서, 새끼가 도망갈 시간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어미 하마를 담고 있다. 이 하마는 보기만 해도 묵직한 코끼리의 다리에 차여 공중으로 내동댕이쳐졌지만 반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 사이 새끼 하마는 무사히 현장을 벗어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당시 코끼리는 무엇인가에 매우 흥분한 상태였고, 이를 알아차린 어미 하마가 새끼를 위해 살신성인 정신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어미와 새끼는 이후 물가로 안전하게 대피했고, 코끼리도 더 이상의 소동은 부리지 않아 큰 싸움을 피할 수 있었다. 사진을 찍은 작가는 “당시 나는 물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던 하마들을 찍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거대한 코끼리가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면서 “하마도 무게가 1.5t 가량에 이르지만 코끼리에 비하면 왜소할 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지금까지 오랫동안 아프리카의 야생을 카메라에 담았지만, 이렇게 극적이고 유감스러운 장면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어미 하마는 걷어차이고 뒹구는 등 격한 싸움에도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바크로프트/멀티비츠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화려한 명품보다 소박한 예술을 꿈꾸다

    화려한 명품보다 소박한 예술을 꿈꾸다

    “비싸고 이름값 하는 세계적인 명품을 전면에 내세우진 않을 겁니다. 세계 미술계의 흐름을 읽어가면서 작가가 아닌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는 게 전략이죠. 그래서 미술관 앞마당에 그 흔한 설치작품 하나 세우지 않았습니다.”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은 11일 개관 기념 간담회에서 미술관의 향후 운영계획을 묻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파리나 뉴욕의 현대미술관과 비교해 달라는 요청에, 대중의 삶과 예술을 짝짓는 친근한 미술관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술계의 숙원 사업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굴곡진 현대사의 아픔을 딛고 1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옛 국군기무사령부 터에서 개관한다. 개관전에선 7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 5개 전시, 12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미술관은 24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하 3층, 지상 3층, 연면적 5만 2125㎡ 규모로 지어졌다. 뚜껑을 열어본 개관전은 한국현대미술의 흐름과 미술관의 탄생 과정을 읽는 데 방점이 찍혔다. 여러 장르가 혼합된 융합 프로젝트가 축을 이룬다. 정 관장은 “앞으로 30%의 전시만 한국 현대미술품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한국과 세계 미술을 접목하는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설명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중심 공간인 ‘서울박스’에 설치된 서도호 작가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을 만난다. 높이 15m, 폭 13m의 대형 설치미술 작품은 3층 높이의 실물크기 아파트 모형에 작은 한옥을 집어넣은 이중 구조를 갖췄다. 아파트는 작가가 뉴욕에서 활동하던 당시 살던 집을, 한옥은 어려서 처음 미술을 접했던 아버지의 성북동 자택을 뜻한다. 작가는 “옛 기무사, 종친부 터에 들어선 미술관이 갖고 있는 나름의 건축적 문맥을 읽으려 했다”고 말했다. 자연채광을 그대로 투사하는 제1, 2전시실에선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짚어 보는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전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반세기 동안 수집해 온 작품 가운데 한국 대표작가 39명의 회화·조각·설치 작품 59점을 내놓았다. 정영목 서울대 교수가 기획한 전시에는 서용선, 장화진, 신학철, 윤명로, 오원배 등의 주요 작품이 나왔다. 정 교수는 “1980년대 독일의 신표현주의를 뜻하는 ‘자이트가이스트’를 한국 현대미술의 시대정신과 접목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연결-전개’전도 세계 미술과의 소통을 모색하는 자리다. 앤 갤러거(영국), 유코 하세가와(일본) 등의 큐레이터가 선정한 7명의 작가가 예술 세계를 펼친다. 기존의 관습과 경계를 무너뜨리는 게 목적이다. 양민하(한국) 작가는 벽면을 타고 물이 흐르는 듯한 빛 설치작품 ‘엇갈린 결, 개입’을 내놓았다. 리 밍웨이(타이완)의 ‘쏘닉 블로썸’은 관객 한 명을 의자에 앉혀놓고 ‘그대는 나의 안식’이란 슈베르트의 가곡을 불러주는 독특한 형식의 관객참여형 설치미술이다. 작가는 “최근 병든 어머니를 돌보던 중 가곡에서 위안을 느낀 데서 착안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타시타 딘(영국), 기시오 스가(일본), 아마르 칸와르(인도) 등의 미디어, 퍼포먼스 작품 등이 전시된다. 천장에 높이 5m의 가상 기계 생명체인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를 설치한 조각가 최우람의 전시와 미디어아트팀 ‘장영혜중공업’이 선보이는 11채널 고화질 비디오작품도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꾸미는 ‘알레프 프로젝트’전과 미술관의 건립 과정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미술관의 탄생’전도 마련됐다. 작가 양아치는 옛 기무사 건물에 설치됐던 18개의 스피커를 통해 미술관 건립 과정의 음향기록을 선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깐깐한 거장들의 피아노 건반에도 궁합이 있다

    깐깐한 거장들의 피아노 건반에도 궁합이 있다

    #지난 4월 예술의전당이 사들인 피아노 ‘115’는 특별한 심사 과정을 거쳐 골라낸 ‘물건’이다. 피아니스트 신수정(전 서울대 음대 학장)과 이진상이 독일 함부르크 스타인웨이 공장을 직접 찾아가 7~8시간 동안 30여개의 다양한 완성품 피아노를 쳐 보며 ‘진가’를 견줘 본 결과물이다. 그래선지 115는 올해 극장의 ‘스타’가 됐다. 4월에 들여왔지만 올해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피아니스트들이 가장 많이 찾았다. 울림이 좋고 음색이 남성적이라 리스트, 프로코피예프의 강렬한 곡에 어울린다는 115를 가장 먼저 쳐 본 피아니스트는 피아노를 직접 고른 이진상이었다. #지난 9월 7일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한 헝가리 출신 거장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사진 ①)는 공연 이틀 전 예술의전당 스태프들에게 콘서트홀 피아노 창고에 있는 피아노 3대를 모두 무대로 꺼내 달라고 주문했다. 1시간 동안 피아노를 쳐 보던 그는 고심 끝에 318 피아노를 골랐다. 연주를 마치고 가면서 쉬프는 자신이 직접 데려온 전속 조율사에게 이번 공연에서 쳤던 318의 일련번호를 기억해 두라고 지시했다. 내년에도 내한 공연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예술의전당의 이종열 조율사에 따르면 318은 “소리가 밝고 여성적이며 오케스트라에도 묻히지 않고 쭉쭉 뻗어나가는 힘이 있는 피아노”다. 이달 8일 현재까지 올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피아니스트들의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은 피아노는 115였다. 전체 공연 151건 가운데 71건이 115를 사용했다. 지난 6월 중국 스타 피아니스트 유자왕, 지난달 백혜선, 루돌프 부흐빈더 등이 115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연주자들에게 두 번째로 많이 ‘간택’된 피아노는 318(69건)이었다. 지난 1월 엘렌 그리모, 3월 정명훈, 9월 백건우, 지난 3일 마르틴 슈타트펠트 등이 318을 택했다. 하지만 피아노마다 이용 빈도수는 매년 달라진다. 이동조 무대감독은 “연주자들이 선호하는 피아노가 달라지는 이유는 조율사의 역량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예술의전당 전속 조율사는 3명으로 매년 담당 피아노가 바뀐다. 예술의전당이 보유하고 있는 피아노는 모두 8대. 스타인웨이 D274 모델 7대(길이 274㎝, 무게 480㎏)와 야마하 CF3 모델(길이 275㎝, 무게 501㎏) 1대다. 이들 피아노는 평소에는 섭씨 24~25도의 온도, 습도 47~48%의 조건을 철통같이 유지하는 콘서트홀, 체임버홀, 리사이틀홀 등 3곳의 창고에 나뉘어 보관돼 있다. 완벽을 추구하는 거장들이니만큼 피아노를 둘러싼 에피소드는 천차만별이다. 특히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②)은 2003년 내한 당시 직접 스타인웨이 피아노 1대와 연습용, 공연용 액션(건반 부분) 2개를 직접 공수해 왔다. 당시 로비 방송을 위해 무대 천장에 달아놓은 마이크를 공연실황 녹음용인 줄 알고 그는 무대에 테이블을 놓고 올라가 마이크 선을 자르려 해 스태프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하지만 그는 반세기 넘게 조율을 맡아 온 이종열 조율사에게 가장 감명 깊은 순간을 선사했다. “지메르만은 원래 대동하기로 한 개인 조율사를 데려오지 못하는 바람에 제가 조율을 맡았어요.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나서 제 두 손을 덥석 잡으며 연신 감사 인사를 하더군요. 또 객석으로 나가 관객들에게 ‘미스터 리가 조율을 너무 잘해줘 고맙다’고 해줬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조율을 했어도 객석에서 조율사에게 감사를 표해 준 연주자는 그가 처음이었으니 감동이 컸죠.”(이 조율사) 피아노 의자나 리드(덮개)를 지탱하는 스틱, 피아노 다리 바퀴의 위치 등에 대한 연주자들의 요구도 가지각색이다. 백건우(③) 피아니스트는 보면대를 갖다 달라고 주문하더니 악보를 놓는 대신 그 보면대를 피아노 위에 눕히고 연주했다. 어리둥절한 스태프들이 이유를 묻자 그는 “음이 튈까 봐”라고 답했다. 2003년 내한한 스타니슬라브 부닌은 2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긴 피아노 의자를 요구했다. 예술의전당 무대감독이 어렵사리 수소문한 끝에 윤철희 피아니스트에게서 긴 의자를 빌려와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오는 20일 한국을 찾는 피아니스트 랑랑도 최고의 연주를 위해 특별한 주문을 하기로 소문나 있다. 만에 하나 공연 도중 의자가 움직여 음을 흩트릴까 봐 피아노 다리와 바닥을 양면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시켜 달라고 주문한다. 만일을 대비해 여분의 피아노를 준비하기도 한다. 이동조 감독은 “광폭할 만큼 타건이 강한 피아니스트가 온다거나, 현을 뜯거나 누르는 연주가 예상되면 무대 뒤에 미리 조율한 피아노를 대기시켜 놓는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이시다 테츠야 노트’

    [지구촌 책세상] ‘이시다 테츠야 노트’

    낡고 녹슬어 더 이상 못쓰게 된 의자가 있다. 한때 그 의자의 주인이었던 부장은 여전히 그 의자에 앉아 있다. 아니, 그 의자가 되었다. 부장 역시 낡고 녹슬어 더 이상 못쓰게 되어버렸다. ‘사용하지 않는 빌딩의 부장의 의자’라는 제목이 붙은, 일본 화가 이시다 테츠야의 1996년 작품이다. 사회의 부품으로 전락해 버린 샐러리맨의 공허한 일상, 밖으로 나가기 두려워하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의 불안감 등 현대 일본인들의 초상을 기묘하고 독특한 화풍으로 그려낸 화가의 작품 아이디어 노트가 ‘이시다 테츠야 노트’라는 이름으로 최근 출간됐다. 그의 작품은 ‘로스제네(잃어버린 세대·일본 버블 붕괴 후 취업 빙하기였던 1994~2005년에 신규 졸업자가 돼 비정규직을 전전한 세대를 뜻함)의 초상화’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1990년대 말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이시다는 2005년 건널목 사고로 31세에 요절한다. 사고가 아닌 자살이라는 설도 있고, 작가 자신이 히키코모리가 아니냐는 의혹도 있을 정도로 그는 ‘우울한 천재’의 전형이었다. 시즈오카현 야이즈시의 시의원을 지낸 아버지에게서 4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부모의 바람과는 달리 1992년 무사시노대학 시각디자인학과에 입학한다. 96년 졸업 후 취직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가면서 작품활동에만 전념했는데, 1997년 일본예술문화진흥회(JACA) 비주얼 아트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1999년과 2003년 개인전을 열었다. 도쿄올림픽의 로고와 포스터 디자인으로 유명한 전후 일본 그래픽 디자인계의 대부 가메쿠라 유사쿠가 그의 작품을 접한 뒤 “대체 뭘 먹으면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느냐”고 놀라워했다는 일화도 있다. 사후에도 그의 작품은 크리스티 등 국제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이시다 테츠야 노트’에는 그의 사상적 기원이나 작품의 발상 등을 짐작해볼 수 있는 스케치들이 실려 있다. 대표작 ‘날 수 없는 사람(1996)’, ‘연료 보급 같은 식사(1996)’ 등을 비롯해 ‘타인의 자화상’이라고 일컬어지는 독자적 분야를 개척한 그의 작품 세계로 들어가는 단초가 된다. 이 책은 그의 작품처럼 무겁고 음울하고 깊게 독자의 마음을 빨아들인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김관진 국방 “우리와 일대일 전쟁 하면 北 멸망”

    김관진 국방 “우리와 일대일 전쟁 하면 北 멸망”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7일 “(우리나라와 북한이 일대일로) 전쟁을 하면 결국 북한은 멸망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북한과 일대일로 싸우면 이길 수 있느냐”는 민주당 김광진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우리나라 전력으로 북한을 충분히 응징할 수 있느냐”는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의 질문에는 “응징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남북 국방력 격차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전력은 북한의 대개 80% 수준”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국방 예산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1조원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내년도 국방 예산 35조 8001억원에 비해 36분의1 수준인 셈이다. 김 장관의 ‘자신감’과는 달리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한·미 동맹에 기초해 함께 싸우면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지만 미군 없이 남북이 일대일로 싸우면 진다”고 답변해 논란이 일었다. 한편 김 장관은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 교체 파문과 관련해 “장 전 사령관은 여러 부적절한 면이 있었다”면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급 심사에서 해당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장 전 사령관 교체를 둘러싼 파워게임 의혹에 대해선 “기무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의 부하”라며 일축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취업·진학 두마리 토끼 잡은 농촌 특성화고 인기

    지역 특색을 살리기 위해 설립한 농촌 특성화고가 취업과 진학 모든 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 인기를 끌고 있다. 획일적 교육에 치중하는 일반고와 달리 적성과 소질에 맞는 전문인력 양성 교육을 하기 때문에 100% 취업이 이뤄질 뿐 아니라 관련 학과 대학 진학률도 높아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2010년 3월 개교한 한국한방고등학교는 전북 진안군에 자리잡고 있지만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려드는 인기학교로 뜨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2월 배출한 첫 졸업생 49명 중 32명이 경희대 한방재료가공학과, 전북대 한약자원과, 공주대 간호학과 등 4년제 관련 학과에 진학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17명은 모두 일자리를 잡았다. 이 중 3명은 9급 공무원에 합격했고 14명은 한방 관련 기업에 취업했다. 올해도 3학년 학생 4명이 안전행정부와 전북도에서 특성화고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했다.  이 학교는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약용식물학, 한약관리학, 인체구조, 공중보건 등 특성화 교육을 받고 졸업할 때 간호조무사, 종자기능사, 보험심사자격증 등을 취득한다.  이같이 취업과 진학에서 높은 성적을 보이자 서울, 경기, 광주광역시 등 전국에서 지원생들이 몰리고 있다. 한 학년이 보건과와 한방자원과 25명씩 50명인 이 학교에 매년 타지 학생만 150여명씩 지원할 정도다.  전북 장수군에 있는 한국마사고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 학년이 40명인 이 학교도 절반 정도는 대학에 진학하고 절반은 취업을 한다. 대학은 재활승마과, 말산업학과, 마사과 등으로 진학한다. 2003년 설립된 이 학교의 졸업생 200여명은 기수, 마필관리사, 승마교관, 장제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분야는 항상 인력이 달려 졸업생들은 100% 취업을 보장받고 있을 뿐 아니라 대기업 못지않은 높은 급여를 받고 있다. 마사고 역시 전국에서 지원자들이 몰려 입시 경쟁률이 높은 학교다.  진안·장수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관진 국방 “北, 우리와 전쟁하면 멸망”

    김관진 국방 “北, 우리와 전쟁하면 멸망”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7일 “(우리나라와 북한이) 전쟁을 하면 북한은 결국 멸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예결특위 비경제부처 질의에서 “우리가 단독으로 전쟁하면 북한을 충분히 응징할 수 있느냐”는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김 장관은 국방력 격차를 묻는 김광진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우리나라 전력은 북한의 대개 80%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는 재래식 무기 등을 기준으로 하면 전력이 다소 밀리기는 하지만 첨단 무기나 미군 지원을 감안하면 충분히 북한을 제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장관은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의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는 “저는 북한의 군사정보를 매일 보고받기 때문에 북한과 대적할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정보원이 댓글사건 핵심 인물인 여직원 김모씨의 변호사 비용을 먼저 대납하는 과정에서 위장 명칭인 모 기관(7452부대) 명의로 착수금을 입금한 것과 관련해서는 “군에는 없는 부대”라고 밝혔다.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의혹에는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글이 조직적인 것인지 개인적인 것인지 수사하는 것으로 정치 개입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사이버사령부 조직에 대해서는 “정례화된 인원을 선발해 더 증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차기전투기 선정사업(FX)에 대해 “우리 항공기의 자체 개발을 위한 기술 이전도 같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 교체 논란과 관련해서는 “장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여러 부적절한 면이 있었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마당] 조선시대의 기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조선시대의 기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역사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인간의 평균(예상) 수명은 짧아진다. 영아와 유아 사망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인으로 성장한 후에도 수명 자체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30~40년 전만 해도 환갑잔치는 온 동네 경사였다. 1970년대 TV 인기프로였던 ‘장수만세’에도 60대 할아버지 할머니가 종종 출연할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여성의 평균 수명은 금세기에 들어서면서 이미 80세를 돌파했고, 남성의 평균 수명도 이제 80세에 들어섰다. 전철의 무료승차 나이를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올리자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것도 이런 추세 때문이다.  그러면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어땠을까. 1956년 대한민국 성인의 평균 수명이 42세인 점을 감안하면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잘해야 30대요, 그마저도 보장할 수 없는 시대였다. 물론 이런 단순한 산술평균은 별 의미가 없다. 영아 사망률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평균이 낮은 것이지 영·유아기만 무사히 통과하면 의외로 장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환갑을 인생의 큰 경사로 여겨 잔치를 베풀고, 고희를 넘은 이들을 국가 차원에서 경하하고 우대하는 ‘기로소’(耆老所) 제도를 둔 것을 보면, 조선시대만 해도 나이 60을 넘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 기로소는 2품 이상의 고위 문신 출신으로 나이 70을 넘긴 이들을 위로하고 대우하기 위해 국가에서 설치한 특별 기구였다. 그런데 70이 넘은 노인으로서 현직에 있는 경우는 드물었으므로, 말 그대로 기로(耆老)들의 모임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국가의 현안에 대해 자문함으로써 존재가치를 인정받았으며, 국왕도 70세가 되면 스스로 기로소에 들어가 인간 대 인간으로 원로들과 어울렸다. 실권을 쥔 기구는 아니었으나 명망 있는 원로들이 교제하는 최고의 ‘서클’이었던 셈이다.  이렇듯 원로들을 기로소에 모셔 우대하되, 실제 국정은 주로 중장년층이 이끄는 게 조선시대의 국정운영 양상이었다. 기로소의 원로이면서도 실직을 겸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양상은 인조반정(1623) 이후 조선후기에 주로 나타났는데, 바로 이 시기에 조선사회가 정치노선이나 이념과 사상 면에서 유연성을 잃고 경직되어 강성 보수의 길로 접어든 사실을 단순히 우연으로 보기는 어렵다.  현재 한국사회에는 법적·사회적으로 정년제가 존재한다. 직업의 특성에 따라 정년 나이는 천차만별이지만 그 취지는 같다. 해당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지점, 곧 그 나이를 정년으로 삼은 것이다. 유명한 프로야구 선수도 30대 중반을 넘기면 오랜 경험조차 후배들의 기술과 체력에 미려 은퇴를 고려하듯 대학교수는 그 지점을 65세로 잡은 것이다.  요즘 ‘신386’이라는 말이 항간에 떠돈다. 자기 분야에서조차 ‘힘’에 붙여 은퇴한 이들이 국가의 주요 실직을 장악하는 현실을 빗댄 풍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로를 기로답게 우대한 조선시대의 기로소 제도가 새삼 떠오른다. 을지문덕 장군의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도 살며시 머리를 스친다.  
  • 파이브돌스 혜원 수능 지각…아찔했던 상황은?

    파이브돌스 혜원 수능 지각…아찔했던 상황은?

    걸그룹 파이브돌스 혜원이 수능시험장에 지각해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혜원은 7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기 위해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충훈고등학교를 찾았다. 혜원은 입실시간보다 10여분 정도 늦게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혜원은 관계자의 도움으로 시험장에 무사히 입실했다. 네티즌들은 “혜원 지각했으면 1년 더 기다릴 뻔 했네”, “혜원 다행히 많이 늦지는 않은 듯”, “혜원 시험 잘 쳤으면 좋겠다. 화이팅”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철창에 갇힌 조롱박… 환경에 적응해 사는 인간의 모습을 보다

    철창에 갇힌 조롱박… 환경에 적응해 사는 인간의 모습을 보다

    “대학 2학년 여름방학 때였어요.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던 중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온 승용차 밑에 깔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죠.” 미국 예일대에서 문학을 전공하며 로스쿨 진학을 꿈꾸던 20대 재미교포 청년은 이 사고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헨리 키신저와 같은 정치가가 될 것으로 믿던 부모님의 기대도 산산조각이 났다. 몸은 무사했지만 마음에는 깊은 상처가 났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었다. 미술로 전공을 튼 청년은 컬럼비아대 시각미술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석사(MFA)를 취득했다. 한인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따기 어렵다는 학위다. 재미교포 2세 설치 미술가 로버트 리(31)의 이야기다. 오는 17일까지 서울 소격동 옵시스아트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이어가는 작가는 현재 시애틀의 코니시미술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 전시 나들이는 2010년, 2011년 일민미술관 등에서 열었던 단체전 이후 2년여 만이다. 그에게 당시 사고는 어떤 의미였을지 궁금했다. “다행히 승용차 바퀴 사이로 미끄러지면서 다리에 찰과상만 입었어요. 그런데 차를 몰던 백인 여성은 ‘난 직업도 없는데 차 사고까지 내면 인생은 끝’이라며 오히려 화를 내더군요. 사람의 목숨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어요.” 작가는 순간 주변이 몽롱해지면서 머리가 백지상태가 됐다고 고백했다. 무언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작가는 지금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당시의 깨달음을 표현하고 있다. 예컨대 조롱박을 이용한 ‘텔레플래스티’ 시리즈는 쇠 구조물에 갇힌 조롱박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환경에 적응해 기형적 모습을 띤 조롱박의 줄기를 끊으면 플라스틱처럼 굳는다. 이를 통해 작가는 사물의 본성에 제약을 가하며 본성을 잃은 존재의 ‘흉내내기’를 시도한다.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여름에는 서울 창덕궁과 강남의 대모산에서 한두 달쯤 행위예술을 이어갔다. 사진기를 들고 나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자신의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 똑같은 사람을 만나 두 번째 사진을 찍으면 작업을 종료했다. 인간의 본질을 해체한다는 의도였다. 뉴욕의 아버지 집 차고에 스튜디오를 차리고, 작업해 온 그는 ‘설치미술계의 스티브 잡스’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간은 어떤 조건에서라도 살아갈 수 있고 어떤 경우라도 함께 살 수밖에 없다는 처연하고 무거운 희망을 가볍고 산뜻하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박지만 덕에 승진했나”에 “기무사령관 인사 공정”

    5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의 기무사령부 국정감사에서는 ’기무사령관 전격 경질 파문’이 도마에 올랐다. ‘절친’(절친한 친구)으로 알려진 이재수(육군 중장·육사 37기) 기무사령관과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 관계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새누리당 정보위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브리핑에서 “신경민 민주당 의원이 장경욱 전 사령관의 (전격 경질된) 인사에 대해 묻자 이 사령관은 ‘공정하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신 의원이 이어 ‘장경욱 전 사령관이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김관진 국방장관의 인사전횡 의혹을) 보고했다는데 잘못된 것인가’라고 묻자 “저는 우선 장관께 보고하겠다”고 답했다고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기무사령관의 청와대 직보 부활 우려를 밝힌 데 대해 이 사령관은 “사령관직을 걸고 장관 보좌를 하고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령관은 박씨와의 친분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고교(중앙고) 동창이고 육사 동기여서 친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가족 식사도 하는 사이였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그랬지만, 최근 이따금 전화하는 정도”라면서 “한 달 전에 안부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진급과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씨와의 친분이) 4월 승진과 기무사 보직 조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 민주당 의원이 “언론에 ‘만사형통’(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통하면 전부 이뤄진다는 뜻)에 이어 ‘만사제통’(현 정부에선 박지만씨를 통하면 된다는 뜻), 군사조직으로는 ‘하나회’에 이어 ‘누나회’(박지만씨의 동기인 육사 37기를 지칭)가 언급되는데 들어 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이 사령관은 “못 들어 봤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국방정보본부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 의혹을 추궁했다. 정청래 의원은 브리핑에서 “질의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서 “정보본부장이 사이버사령부가 정치 개입을 하지 않았다고 강변하면서 막말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조보근(육군 중장·육사 37기) 정보본부장은 ‘2011년 사이버사령부가 정보본부 예하에서 국방부 직속으로 바뀐 것은 정치 개입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군에서 (정치 개입을) 하려면 60만명(의 현역장병)을 동원해서 엄청나게 할 수 있다. 이 정도로 엉성하게 했겠느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방공포진지 오면 개발 안돼” 시흥 -화성 군부대 이전 갈등

    “방공포진지 오면 개발 안돼” 시흥 -화성 군부대 이전 갈등

    경기 시흥시 군부대에 있는 방공포진지를 화성시로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 시흥시와 화성시가 갈등을 빚고 있다. 5일 시흥시와 화성시에 따르면 시흥시는 2008년 배곧신도시 개발을 추진하면서 인근의 방공포진지(달월진지)를 이전하는 조건으로 경기도의 사업 승인을 받았다. 시흥시는 해당 시설을 화성시 매송면 제51보병사단으로 이전하기로 군과 합의했다. 비용은 시흥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화성시는 뒤늦게 시흥시로부터 협의가 들어오자 발끈하고 있다. 방공포진지가 구축되면 해당 지역에서 반경 5.5㎞ 이내는 고도제한(해발 40m)에 묶이고 인근 수원시와 안산시 지역도 층고 제한 등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봉담2, 비봉 등 대규모 택지개발 지역과 진덕산업단지 등 자체 개발사업도 고도제한에 묶여 7층 이하 규모로 제한받는다. 이와 관련, 채인석 화성시장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막겠다”면서 “국방부의 보완 요청이 있기 전까지 시흥시와 군 당국이 단 한 차례 사전 협의도 하지 않았다. 이는 화성시민을 무시한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송면 지역은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30년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 왔는데 또다시 고도제한이란 규제를 받게 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화성시는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국방부 항의방문 등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시흥시는 난처한 입장이다. 방공포진지를 이전하지 못하면 그동안 공을 들여온 배곧신도시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어서다. 신도시 시범단지에 들어설 2856가구 중 일부가 신축 제한에 걸리게 된다. 아파트는 이미 분양이 완료돼 2015년 7월 입주할 예정이어서 시흥시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시흥시 관계자는 “이전 문제가 본격 논의될 당시는 해당 지자체와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었으나 최근 의무사항으로 규정이 바뀌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 군 부대도 현재의 방공포진지 위치가 작전구역상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인도, 화성탐사선 ‘망갈리안’ 발사 성공… 지구궤도 진입

    인도가 5일 첫 번째 화성궤도 우주선 ‘망갈리안’(힌디어로 ‘화성탐사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인도우주개발기구(ISRO)는 이날 오후 2시 38분(한국시간 오후 6시 8분) 동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 우주센터 발사장에서 망갈리안을 탑재한 발사체를 쏴 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무게 1.35t으로 소형차 크기인 무인 우주선 망갈리안은 발사 46분 만에 발사체에서 분리돼 지구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망갈리안은 오는 12월 1월까지 지구궤도를 돌다가 중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속도를 확보한 뒤 화성을 향해 300일간의 여정에 들어간다. 내년 9월 24일쯤 지구궤도에서 7억 8000만㎞ 떨어진 화성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무사히 궤도에 안착하면 6~10개월간 화성 표면을 촬영하고 대기성분 정보 등을 수집해 지구로 자료를 전송하게 된다. 인도가 망갈리안을 화성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하면 아시아 국가로는 첫 번째, 세계에서는 네 번째로 화성에 우주선을 보낸 나라가 된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만 화성궤도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1998년), 중국(2011년)이 각각 화성 탐사선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진보당 해산 헌법적 판단 엄중히 지켜볼 때다

    정부가 어제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을 청구했다. 아울러 진보당의 정당 활동을 즉각 정지시키고 소속 의원 6명의 의원직도 박탈토록 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65년 헌정사 초유의 일이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앞으로 180일, 즉 내년 5월 초까지는 진보당 해산 여부에 대한 헌법적 판단을 내리게 됐다. 그에 앞서 정당활동 정지 여부 등도 결정하게 된다. 일개 정당의 존폐를 다투는 심판이 아님은 말할 나위가 없다. 대한민국 헌법이 부여한 자유민주주의 질서의 테두리를 규정짓는 세기의 심판이다. 우리 사회의 진보와 종북의 경계가 무엇인지를 가늠하는 심판이며,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자유와 준수해야 할 헌법적 책무의 한도가 어디인지를 제시하는 심판이다. 자유민주체제의 건강성과 취약성을 짚어 보는 심판이기도 하다. 법무부는 어제 헌재에 제출한 청구 소장을 통해 진보당이 사실상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으며,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주한미군 철수 등 북의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을 추종하는 내용을 비롯해 당 강령의 내용 상당수가 우리 헌법이 부여한 민주적 기본질서를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정책당대회에서 당의 이념과 방향으로 채택한 ‘진보적 민주주의’ 역시 북의 지령에 따라 김일성의 사상을 도입한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더불어 법무부는 진보당의 핵심 세력들이 북의 대남혁명전략에 따라 내란을 음모했다고 적시했다. 당의 목적과 활동 모두 반(反)헌법적이라는 판단인 것이다. 실제로 진보당의 5대 정강·정책을 보면 ‘토지 공개념 도입’, ‘체제공존형 통일 추진’, ‘국정원 개혁’, ‘기무사 폐지’, ‘북한과 미국이 중심이 되고 남한과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통한 평화협정 체결’ 등 북의 체제를 추종하거나 그들의 대남 전략을 좇는 내용이 수두룩하다. 이제 헌법재판소는 북의 대남 전략과 이를 추종하는 종북세력으로부터 이 나라 자유민주 질서를 수호하면서, 한편으론 종북 논란에 따른 과도한 매카시즘으로부터 우리 사회의 건전한 진보 세력을 보호해야 하는 이중의 중차대한 책무를 부여받았다. 외부 적으로부터 우리 체제를 지켜 내는 과업이자 다양한 여론만이 키워 낼 수 있는 사회의 건강성을 지켜 내야 하는 소명이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뿐 아니라 나라의 먼 장래까지 내다봐야 할 과제다. 현실을 무시해서도, 시류에 영합해서도 안 된다. 오로지 법리로 따지고 말해야 한다.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모두가 헌법재판관 9명의 역사적 판단을 차분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종북을 놓고 진보와 보수가 서로 세 싸움을 벌이며 논란을 헝클어뜨려선 안 된다. 헌재에 압력을 가하는 그 어떤 망동도 결코 안 될 일이다.
  • [김문이 만난사람] 이 시대 마지막 어릿광대 국악인 김뻑국

    [김문이 만난사람] 이 시대 마지막 어릿광대 국악인 김뻑국

    살면서 가장 좋은 재미를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보는 것, 아니면 듣는 것일까. 대체적으로 보는 것보다는 듣는 편이 낫다고들 말한다.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 재미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재담(才談)은 익살과 재치를 부리며 재미있게 이야기한다는 뜻이다. 창작보다는 전승(傳承)에 기초를 두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실타래처럼 풀어나간다. 장구와 북을 치며 서로 주고받는 재담과 여러 타령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그렇다면 잠깐, 남녀가 주고받는 재담의 한 장면을 들어보자. 남:억조창생 만민시주님네, 이 내 말을 들어보소. 청춘이 가고 백발이 올 줄 알았으면 10리 밖에다가 가시철망을 쌓을 걸.(나무관세음보살 목탁소리를 한다) 여:이봅세 아즈바이, 이봅세 아즈바이, 어쩌면 그 소리를 잘 지르시지비? 남:아즈마이~여기가 어니 고장, 어니 댁이지비? 함경도 어랑타령 고장 아니메~아즈마이 가만히 관상 보니 혼자 삼동? 여:말 맙소, 갈라새끼 술지방 앙카이(남편이 술집 여자를 데리고 도망갔다는 함경도 지방의 욕) 옆에 차고 후르륵 날러 혼자 삼둥. 어쩌면 좋겠소, 어쩌면 좋겠소, 가슴 답답해서 못 살겠다. 내 눈에 햄세국물(김칫국)이 쫄쫄 흘리메, 정말 가슴 답답해서 못 살겠다. 아즈바이 아까 잘하던 소리 한번 아니 들려주겠소? 남:니가 먼저~살자고~옆구리 꾹꾹 찔렀지, 내가 먼저 살자고 계약에 도장 먼저 찍었나? 여:무주공산 뜬 달은 뜨나마나 하구요, 멍텅구리 새서방은 있으나마나 허다. 이어 둘이 합창을 한다. ‘날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나고, 이십리 못 가서 불한당 맞고, 삼십리 못 가서 되돌아오리리라, 아하하 어이야 어야더야 내 사랑아. 아리랑 고개에다 초가삼간 짓고 양친부모 모셔다가 천년만년 살자~’ 김뻑국을 아시는가. 젊은이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40대 후반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이름으로 남아 있다. 재담의 명인 김뻑국씨는 한국의 찰리 채플린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1934년생이니까 올해 우리 나이로 팔순이다. 예전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여전히 공연무대에 올라 특유의 민요재담을 펼치면서 대표적 만담 콤비로 알려진 ‘장소팔·고춘자’ 이후 마지막 재담꾼으로 외롭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김뻑국예술단의 소리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소리극 공연을 열고 관객들에게 웃음을 흠뻑 선사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 농협 대강당에서 2인 소리극 형식으로 제자와 함께 조용한 무대를 갖기도 했다. 앞에 언급된 남녀의 재담 장면에서 남자는 김씨, 여자는 제자 김순녀씨가 맡았다. 둘은 이 무대에서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아리랑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외국어로 아리랑을 부르게 된 계기는 우리의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였다. 종로3가 국악로에 있는 ‘김뻑국예술단’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민요재담이 대중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는 현실에서 무슨 인터뷰를 하느냐고 했다. 재담인생 55년에 요즘도 열심히 공연을 다니고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 “재담은 춥고 배고팠던 시절 민초들의 해학이고 한풀이이자 격조 높은 풍자였다”면서 파란만장한 세월을 먼저 회고한다. 그는 일제 때 일본에서 태어나 광복이 되던 11살 때 부친의 출생지인 충남 보령에 정착했다. 하지만 적응이 잘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생들한테 ‘일본 하꼬짝(궤짝)’이라고 놀림을 받으며 ‘왕따’를 당했던 것. 한글을 잘 모른다는 이유에서였다. 쫓아다니면서 때리는 등 못살게 구는 학생들 때문에 도망치듯 기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가 뚝섬 근처에서 우연히 국악인 이충선씨를 만나 1년 넘게 머슴살이를 했다. 굿판이나 질펀한 놀이마당이 펼쳐지는 날 이씨를 따라다니며 구경하는 것이 큰 재미였다. 그러다가 6·25전쟁이 발발하자 인천과 수원을 거쳐 용인 남사초등학교에서 숨어 지냈다. 끼니는 빈집 광을 뒤져 남아 있는 씨알로 근근이 해결했다. 그렇게 1년 3개월을 지낸 뒤 다시 서울로 왔다. 탑골공원에서 배회하고 있을 때 공연 중인 국악인 최경명씨를 만났다. 이후 그는 최씨를 따라다니면서 장구와 피리, 배뱅이소리를 어깨너머로 배웠고 인천과 강화 등지에서 약장수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배뱅이굿을 하는 이은관씨의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아 이씨와 인연을 맺고 40년 동안 같이 지내게 된다. “하루는 육영수 여사의 초대를 받고 소록도 위문공연을 가게 됐습니다. ‘쾌지나 칭칭나네’를 부른 김상국, ‘노란 샤스 입은 사나이’의 가수 한명숙씨도 함께 갔지요. 이때 다른 분들은 10분 정도 노래를 불렀으나 저는 이충선씨를 따라다니면서 배운 재담으로 30분 가까이 무대 위에 섰지요. 환자들도 막 웃고 그러니까 무대가 화기애애했어요. 육영수 여사도 좋아하시면서 몸소 무대까지 다가오시더니 악수를 청하더군요. 엊그제(10·26) 박정희 대통령을 추모하러 간 것도 그런 인연에서였습니다.” 김씨가 재담가로 유명해진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 박정희 정권 때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만남이다. 사연은 이렇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직후였다. 김씨는 이은관씨와 함께 종로3가에 있는 요정집 ‘오진암’으로 초대받았다. 가 보니 김지미, 서수남, 하청일 등 유명 연예인 20여명이 모여 있었다. 이후락 부장이 북한에 무사히 다녀온 기념으로 파티를 연 자리였다. 이 부장은 술을 한 잔씩 돌리면서 각자 노래 한 곡씩 부르게 했다.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라고 하면 매우 근엄한 위치여서 다들 조용하게 불렀다. 그러나 김씨 차례가 오자 원래 하던 대로 소리 내어 불렀다. ‘네가 먼저 살자고 옆구리 꾹꾹 찔렀지. 내가 먼저 살자고 계약에 도장을 찍었나’를 민요풍으로 불렀다. 분위기가 확 반전됐다. 이 부장이 기분이 좋았던지 “바로 그거야 한 번 더 불러 봐”라고 했다. 이왕 내친김에 야한 노래를 했다. ‘○○산 자리봉에 좁쌀 서말 심었더니 공알새가 날아와~’ 다들 웃으면서 박수를 쳤다. 이 부장은 “저런 사람 세 사람만 있으면 남북통일도 문제 없어”라고 하면서 김씨를 옆자리에 앉힌 뒤 백지수표(100만원 이하) 한 장을 건넸다. 당시 100만원은 집 한 채 값이었다. “그 수표를 들고 한국은행을 갔습니다. 은행장이 직접 나와 인사를 하더군요. 이후락씨 사인을 보더니 다들 굽실굽실하는 거예요. 어떻게 받았으며 다 찾아갈 거냐는 등 아주 친절하게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10만원만 우선 달라고 했지요. 그것으로 양복점에 가서 옷을 맞춰 입고 남대문시장에 가서 해군 단화를 구입했습니다. 나머지는 안비취, 묵계월, 박동진 등 국악인들에게 공연을 하도록 도와주었지요.” 아울러 ‘김뻑국예술단’을 창단한 뒤 전국 면소재지까지 가서 공연을 하면서 암울했던 시절에 해학과 웃음을 선사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재담 한마디 툭 던진다. “서방님의 양말을 꿰맬 때 본처는 이빨로 실을 끊고, 둘째 마누라는 가위를 사용합니다. 셋째는 냄새를 맡고는 아예 양말을 버리지요. 하하하.” 김씨는 살아온 세월이 그래선지 팔순의 나이에도 악동(樂童)처럼 웃는다. 얼핏 보면 동자승 같기도 하고 철없는 촌놈 같기도 하다. 김뻑국이라는 이름은 방송국 데뷔 시절 ‘뻑국 뻑뻑국’이라는 소리를 잘 내서 그렇게 됐다고 말한다. 본명은 김진환이다. 김씨는 2010년 자신의 예술인생 50년을 맞아 남산 국악당에서 화려한 공연무대를 가졌다. 이때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한마디씩 덕담을 건넸다. 단국대 명예교수인 서한범 문학박사는 “김뻑국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름이 재미있어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재담과 소리, 몸짓과 연기로 청중을 몰고 다니는 유명세 때문이다. 선생은 익살스러운 말이나 행동, 노래와 춤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능력이 있어 이 시대의 마지막 어릿광대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분이다”라고 했다. 그랬다. 어린 시절 피리의 명인 이충선을 따라다니면서 굿당의 대감놀이를 배웠고 김윤심의 재담과 소리를 익히기도 했으며 최경명에게는 장구와 피리, 1960년도에는 이창배 문하에서 경기민요를 배웠다. 그러면서 김뻑국만의 독특한 스타일의 영역을 개척하면서 많은 국악인들의 앞날을 열어주기도 했다. 꿈은 무엇일까. “일본에는 재담이나 만담 문화재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한 명도 없습니다. 꼭 인간문화재가 아니더라도 ‘명예문화재’라는 증서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재담을 배우려는 제자들이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러면서 노래를 한다. ‘만나보세~만나보세~어머님 아버님 앞마당에서 만나보세~얼쑤.’ 팔순에 눈을 감고 장구 치고 북 치며 달밤에 외로이 홀로 앉아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뻑국은 1934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김진환이다. 11살 때 광복을 맞아 아버지 출생지인 충남 보령에 정착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에서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다가 국악인 이충선씨를 만나 머슴살이를 했다. 6·25전쟁을 겪은 뒤 국악인 최경명씨를 만나 피리와 배뱅이소리를 배웠다. 인천과 강화도에서 약장수를 하던 시절 배뱅이굿을 하는 이은관씨를 만나 40년을 같이 지냈다. 1960년 이창배의 문하에 입문해 본격적으로 경기민요를 배우게 된다. 이정업의 장구, 김천흥의 춤, 박동진의 판소리, 박해일의 재담을 배우면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다. 1974년 남북적십자회담 환영공연을 했으며 1975년 ‘김뻑국예술단’을 창단했다. 최근에는 정선아리랑 연주법을 독창적인 기법으로 개발했고 우리 아리랑을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부르면서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김뻑국예술단’의 단장이다.
  • ‘美음주운전 軍외교관’ 기무사 요직 근무

    미국 현지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한 사실이 적발돼 소환됐던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부의 한 군사외교관이 현재 군기를 담당하는 국군기무사령부의 핵심 보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4일 밝혀졌다. 국방부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현 의원에게 제출한 ‘2010년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 관련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군사외교관은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여 만인 2010년 9월 음주운전을 하다 현지 경찰에 적발됐다. 당사자는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려 했지만 미 국무부가 우리 외교부에 알려와 감찰이 이뤄졌고 결국 소환조치됐다. 김 의원은 “국위를 손상시킨 군인에게 기무사 핵심 보직을 맡기는 것은 지나친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군 당국자는 “음주운전 사실만 갖고 해직시킬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반문한 뒤 “소환조치 자체가 징계인 데다 견책 등 추가적인 징계를 받았고, 올해 진급에서도 누락됐다”고 해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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