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분별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새 생명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골반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실화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정전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668
  • 대형 유통업체 광주진출 힘들어질 듯

    대형 유통업체의 추가 진입을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광주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시의회에 따르면 박금자 의원 등 4명이 공동 발의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이 해당 상임위원회인 산업건설위에서 만장 일치로 가결됐다. 이 개정안은 23일 본회의 통과와 시의 공포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적용되며 현재 교통영향평가 등 행정절차가 진행 중인 곳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주요 내용은 시내 준주거지역안에서 연면적 3000㎡(907평)이상의 할인점이나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등의 건축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향후 광주시내에 대형 유통업체의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박금자 의원은 제안설명을 통해 “무분별한 대형 업체 진입으로 지역내 재래시장과 소규모 영세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을 보호하고 지역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대형 점포의 신규 진입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광주지역에는 현재 ‘빅3’로 통하는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 16곳이 성업 중이며 7곳이 교통영향평가를 신청했거나 준비 중이어서 인구 10만명당 0.93개에 달할 정도로 난립한 상태다. 삼성경제연구소 등 전문기관은 인구밀도와 면적 등을 토대로 적정 대형 유통업체(매장 면적 3000㎡ 이상) 수를 15만명당 1개로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대형 유통업체가 땅값 부담 등으로 사실상 준주거 지역에 건축되어온 점을 감안하면 이 조례가 본회의를 통과하면 앞으로 유통업체의 추가 입점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광주시와 일부 시의원은 “이번 개정 조례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는 규제완화 추세에 어긋나고 투자유치와 고용창출 등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금융권 빅뱅… 한국판 골드만삭스 탄생 예고

    금융권 빅뱅… 한국판 골드만삭스 탄생 예고

    19일 발표된 자본시장통합법이 내년 말쯤 시행되면 모든 금융투자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투자회사’가 설립되면서 금융계에 ‘빅뱅’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집 안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하고, 보호장치를 통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현행 금융자본업 업종간 ‘칸막이식 운영’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고 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증권업의 경우 국내 5대 증권사의 자산총액은 미국 5대 증권사의 0.8%에 불과하다. 관련 법률과 규제조항은 난마처럼 얽혀 있고, 상품의 개발·판매는 제한돼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에서는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금융투자업의 업종을 6개로 단순화하고 규제는 업종, 상품, 투자자를 기준으로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한다. 법이 시행되면 증권사, 선물회사, 종합금융사, 자산운용사, 신탁회사 등 제2금융권 회사들은 유예기간에 모두 금융투자회사로 전환하도록 의무화된다. 중장기적으로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면서 한국판 ‘골드만 삭스’와 같은 대형 투자은행(IB)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경부는 “선진 투자은행과 동등한 업무영역 확보 가능, 겸영에 따른 시너지 효과 창출, 다양한 신종 금융상품 설계·제공으로 경쟁력 강화, 규모의 경제 실현 등의 기대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맞물려 법 시행 초기에는 규모와 기술에서 앞선 해외 투자은행들이 국내 금융상품 시장을 휘젓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상품설명 미흡땐 원금손실 보상해야 금융투자회사에서 운영하는 ‘판매권유자’들이 투자자를 찾아와 상담을 해주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들은 집에 앉아서 복잡한 상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전문성이 없는 일반투자자에게 설명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으면 투자자가 입은 원금 손실은 금융투자회사의 책임이 된다. 예를 들어 주가연계증권(ELS)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듣지 못하고 100만원어치를 샀다가 주가하락으로 80만원이 되면 20만원을 금융투자회사가 물어줘야 한다. 또 TV, 홈쇼핑 등 무분별한 광고를 규제하기 위해 투자광고는 금융투자회사만 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투자회사의 계좌 이용 범위는 거래, 입출금, 결제면에서 기존 증권계좌보다 훨씬 넓어져 사실상 은행계좌와 별 차이가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하루만 넣어 둬도 은행보다 높은 이자가 붙는 MMF나 RP(환매조건부채권) 등을 이용하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산화탄소 배출권 등 혁신적 파생상품 나올듯 지금은 파생상품일지라도 주식, 채권, 선물, 유가증권, 통화, 신용위험 등만을 기초자산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자본시장통합법에선 모든 경제적 현상마저도 기초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한다. 증권연구원 김형태 부원장은 “변동성지수, 파산지수, 이산화탄소 배출권, 날씨, 거시경제변수 등 혁신적 파생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한국경제가 직면한 다양한 경제적 위험을 헤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식품점 주인이 ‘평균 기온이 낮을수록 수익률이 높은 파생상품’에 투자했다면 기온이 예상보다 낮아졌더라도 판매에서 입은 손해를 파생상품의 이익으로 만회할 수 있다. 또 새로 등장하는 혼합자산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한 상품 안에서 주력투자대상이 자유롭게 조정된다. 기존 펀드는 증권, 부동산, 특별자산펀드,MMF 등 4개로 정리하되 주력투자대상 비중을 50% 이상만 유지하면 다른 자산에도 자유롭게 투자하도록 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0) 다예사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0) 다예사

    봄빛이 완연하다. 겨우내 자연은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가를 일깨웠다. 자연은 모든 사람들의 환상같은 것이다. 그러나 자연속에 사는 사람들은 일상에서 괴로움과 공포를 느끼곤 한다. 이번 겨우내 일지암 초당은 황금빛 베이지색 지붕없이 지내야 했다. 한번 내리면 20∼30㎝씩 쏟아지는 눈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 외국자격증 남발 ‘茶 사대주의’ 경계를 초당 지붕을 얹는 인근 마을의 일꾼들은 그냥 손을 묵히고 있어야 했다. 입춘이 지나 땅속 깊이 잠복해 있던 얼음이 풀리던 날에야 겨우 초당지붕 얹는 작업이 시작됐다. 어느새 얼음에서 풀려난 붉은 땅들이 고슬고슬하다. 일지암 초당 운력이 끝나자 순천의 눈이 크고 순박한 차농사꾼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땅이 풀렸으니 자신의 다원을 한번 방문해달라는 것이었다. 다원의 이름은 ‘土父茶園’. 땅을 자신의 아버지처럼 경건하고 공손한 마음으로 대하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그는 타고난 차 농사꾼이다. 상사호가 바라보이는 20도 넘는 경사지에 한폭의 수채화 같은 다원을 8년만에 일궈냈다. 차밭을 비껴 물이 흐르는 계곡을 손질하고, 소나무와 진달래를 가꾸는 데서 나아가 온 동네사람이 참여하는 작은 생산공동체를 일궈냈다. 밤낮없이 땅을 일구고 차를 돌보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진짜 차농사꾼이라고 한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유기농 차농사를 위해 온몸을 던지고 있다. 우직하게 한길로만 차를 만들고 대중들에게 자신있게 권한다. 그런 그의 눈에서는 맑은 차의 진향이 있다. 차는 진실하고 맑은 마음자리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은 산비탈을 홀로 8년을 거닐며 일궈낸 차밭은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한발짝 물러서서 생각해보면 그같은 작업들이 바로 우리의 차를 지키는 지킴이다. 오늘 우리의 차문화는 급속히 분화하고 있다. 차 품평회며 다예사, 한·중·일 등 각국 다도의 맥을 공부하는 다양한 장들이 늘어가고 있다. 급속히 확산되는 차문화 중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바로 우리 것을 지키고 가꾸는 일의 부족이다. 일본의 다풍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뒤 그것을 마치 우리의 다도인 양 공부시키는 차인들이 있는가 하면, 중국(타이완)의 다예사 자격증을 무분별 남발하는 차인들이 부지기수로 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우리가 짚어야 할 점은 바로 중국과 일본 다풍에 대한 무분별한 ‘우리화’이다. 우라센케, 오모도센케의 일본다풍을 마치 예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다풍인 것처럼 가르치는 것이다. 일본의 다풍이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70년 초부터다. 당시 거의 멸절된 한국의 다도는 효당 최범술, 의재 허백련, 응송 박양희, 금당 최규용 등 몇몇 다인들에 의해서만 교류될 뿐 일반 차인들에게까지 전수되기에는 역량의 한계가 분명했다. 그런 틈을 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일본의 대표적인 다풍들이 우리 차인들 속으로 파고든 것이다. 그런데 그 차풍들에 대한 문화적 역사적 검증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우리 전통다도인 것처럼 여겨지는 풍조가 일각에서 인지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그런 일본의 다풍을 일본다도의 대표적인 종가에서 공부한 일본인 차 선생들이 직접 국내에 들어와 가르치고 있다.70년대 초반 미국의 문화를 최고로 치고 아무 생각없이 받아들이던 때와 너무도 흡사하다. 일본이 차문화의 최강국으로 인정받는다고 해서 일본의 차문화를 수입할 만큼 우리의 전통차문화가 빈약하지 않다. 우리 전통차문화의 원류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깊고 넓은 역사의 푸른 광맥을 갖고 있다. 다음은 중국 다예사 열풍이다.‘묻지마’보이차에 이어 우리 차인들에게 마치 음습한 안개처럼 스며들고 있는 것이 바로 ‘묻지마’다예사 열풍이다. 현재 중국에는 수없이 많은 다예사들이 있지만 아직 다예의 기준을 세울 수 있을 만큼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물론 중국은 차의 역사로 볼 때 그 원류랄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차문화가 부활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문화혁명으로 인한 차 생산기반과 차문화 파괴의 영향권에서 이제 막 벗어나기 시작했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차생산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그런 점에서 수십년 나이를 먹었다는 보이차는 제대로 된 제품이 아닌 불량품이다. 건강을 위해 마시는 보이차가 바로 건강을 해치는 약이 되어버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예사도 마찬가지다. 많은 한국의 차인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무분별하게 다예사 자격증을 취득해온다. 마치 그 다예사가 훌륭한 차인의 증표인 것처럼 여기면서 그들은 자랑스럽게 우리 차인임을 내세운다. 많은 차인들이 ‘차의 사대주의’에 경도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중국과 일본에서 배워온 차심평도 예외일 수 없다. 우선 다예사처럼 품평사 자격증을 취득해온다. 각자 배운 대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차를 심평하지만 심평기준이 없으니 오류가 생김은 당연하다. 이같은 오류를 시정하기 위한 차인들의 노력도 배가되고 있다. 대한민국 차 품평대회, 대한민국 명차 품평대회 등은 이같은 노력의 결과들이다. 차를 연구하는 곳도 마찬가지다. 보성 도립차 시험 연구소, 원광대·부산동의대·부산여대·순천대한국녹차연구소 등에서는 향, 탕색, 맛 등의 재질과 우린잎, 외관 등 외질을 통해 차의 품평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차의 품평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신뢰를 쌓는 중요한 작업이다. 일정한 품질을 보증하는 차의 품질은 생산자나 소비자 사이에 신뢰를 쌓음으로써 그 품질을 한층 더 발전시킬수 있는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차 품질 향상을 위한 품평기준 마련이 긍정적인 것은 차문화계 인사, 차 생산자, 차 연구자, 차 소비자 등이 함께 참여하는 공통의 장이 꾸준히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제주에서 마련된 세미나는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였다. 차와 관련된 한국 차인들이 다 모여 녹차 평가기준을 설정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는 향후 우리 차 현실에 맞는 심평기준안을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그같은 일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한국차 품평기준은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나아갈 것이 자명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매우 많다. 불과 몇해 전 일이다. 차인구가 늘어가고 차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차의 브랜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자 명차선정을 위한품평대회가 곳곳에서 열렸다. 이른바 한국명차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생산자들 사이에서 무리한 명차 만들기 경쟁이 벌어졌다. 생산량의 유무와 상관없이 명차 브랜드로 선정됨은 유리한 마케팅을 선점하는 것으로 여겨져 명차 출품용 차를 만들기위해 올인하려는 것이었다. 당시 차 품평대회는 대회 당일 차 생산자가 출품한 100g단위 차 몇통을 심평하는 수준이었다. 차 생산자들은 명차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모든 것을 팽개치고 오로지 명차 몇통을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그래서 탄생한 명차는 이름만 명차였다. 심평이 끝난 후 시중에 나오는 차는 그같은 등급을 맞출수 있는 차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같은 명품차 생산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차인들이 새로운 기준을 가진 품평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최근의 품평대회는 차 생산자도 모르게 열리는 경우가 많다. 차 생산지에서 생산되는 차와 일반시중에서 유통되는 차를 한꺼번에 구입, 차 생산자도 모르게 품평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문제점은 남는다. 우선 생엽의 생산시기나 채다·제다법이 서로 다른 차를 함께 비교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심평기준. 차가 지역적 특산물이라고 한다면 각 지역마다 차의 분류법이 보다 세분화돼야 한다. 한발짝 더 나아가서 첫물차, 두물차, 끝물차, 여름차, 가을차 등 계절차에 대한 심평이 각 시기에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품평에 쓰이는 용어의 정립도 시급하다. 심평용어의 정립에 있어서 차의 외형과 내질을 우리의 기준에 맞게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차인구 500만시대를 맞아 우리차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대목들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을 갖는 것은 우리 차문화를 한차원 발전시킬 수 있는 시금석이다. 우리 차문화를 찾기 위해서는 두가지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먼저 규방다례 선비다례 생활다례 등 전통의 수많은 행다예법을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 고전이라는 고고한 장강의 흐름속에 내재한 전통다법을 있는 그대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통다도를 연구할 다도학에 대한 투자와 결실이 필요하다. 또하나는 앞서 언급했듯이 현대 우리차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열찬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현실에 맞는 심평과 품평, 그리고 다예사 등을 배출하기 위한 기준을 생산자와 소비자 연구자 차문화인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한국차문화 바탕을 만들기 위해 한발짝씩 서로에게 다가가야 한다. 일지암 암주 ■ 묵은차 맛있게 만들기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차인들은 햇차의 진향이 그리워진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차나무들을 보면 엄마가 아이를 기르듯 대견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마음이 부산해진다. 그러나 한해를 건너온 묵은 차들은 그맛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차의 맛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보관이 매우 중요하다. 병차, 이른바 발효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맛과 향이 진해지기 때문에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녹차는 다르다. 묵은 차일수록 그 맛과 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년 알맞은 양을 한꺼번에 준비해 잘 보관해야 한다. 일부 차인들은 차를 보관하기 위해 따로 저온냉장고를 준비하기도 한다. 그러나 웬만한 차인이 아니라면 차 전용냉장고를 준비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묵은차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차를 마시기 전에 살짝 볶는 것이다. 번거롭고 예민한 일이기는 하지만 다른 냄새가 배지 않을 깨끗한 프라이팬을 준비한 후 뜨겁게 데워 살짝 볶아 먹으면 햇차의 향을 즐길 수 있다. 또다른 방법도 있다. 워머(warmer:찻물이나 차를 따뜻하게 해주는 차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다. 요즘 차인들 사이에서 애용되는 워머는 두가지로 사용된다. 하나는 우려낸 찻물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차담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경우이다. 그것은 매우 통상적인 워머의 기능이다. 밤에 차담을 나눌 때 워머위에 놓인 투명한 찻그릇과 찻빛깔은 보는 사람, 마시는 사람 모두에게 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해준다. 또 다른 워머가 있다. 돌이나 쇠 워머이다. 워머위에 묵은 차를 올려놓고 열을 가한 후 그 차를 우려내 마시는 것이다. 그때 워머는 차를 다시 한번 볶는, 이른바 가향처리의 기능을 한다. 가향처리된 차는 햇차의 맛과 향을 온전하게 회복하지는 못하지만 묵은차의 체증을 덜어버려 햇차의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3∼4년이나 묵은 차도 같은 방법으로 가향처리를 하면 잃어버린 차맛을 일정정도 회복할 수 있다. 묵은 차를 볶아서 새롭게 마시는 것 역시 차를 마시는 비방 중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차를 마시는 비방이 아니라 찻속에 깃든 화·경·청·적의 진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우선이다. 차의 종류를 구분하고 질이 좋은 물을 사용하고 차의 분량을 가늠한 다음 물을 끓여 차를 마시는 행위는 차의 진정한 모습에 다가가는 체(體)와 용(用)의 진미를 알기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요즘들어 차를 잘 음용하기 위해 현대적인 차구들이 많이 도입되고 있다.‘크로스 오버’란 것이 차문화에도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차 문화가 도입되고 실험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차문화가 중장년층의 전유물을 넘어 어린 학생, 젊은 청년들까지 함께하는 문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문화적 접근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 [의회] 안양천 쉼터만들기 전력투구

    [의회] 안양천 쉼터만들기 전력투구

    영등포구 오인영(54) 의원은 도림천에서 안양천을 거쳐 한강까지 이어지는 생태공원 조성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어린 시절 물장구치며 뛰놀던 안양천을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소망 때문이다. 행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그는 무분별한 개발로 죽어버린 안양천을 ‘영등포구의 쉼터’로 탈바꿈시키는데 진력하고 있다. 첫 단추가 1998년 양평동 주민들과 함께 시작한 쥐불놀이다. “정월 대보름이 다가오던 어느날 이웃끼리 쥐불놀이하던 추억을 떠올리다가 행사를 기획했죠.” 여기저기서 나무를 얻어오고, 음식점에서 깡통을 받아 조촐하게 행사를 치렀다. 그러나 반응은 뜨거웠다. 어른들은 옛 향수에 취하고,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문화에 신이 났다. 행사는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3000명이 안양천에 모여 국악공연을 즐기고 제기차기를 하고, 쥐불놀이를 즐겼다. 시·구예산 120억원을 투입, 안양천 복원이 진행되자 오 의원은 주민들과 함께 청소에 나섰다.40∼50명이 안양천을 훑어 쓰레기 5t을 수거했다. 날이 풀리면 정기적으로 모여 안양천을 돌볼 계획이다. 오는 3월부터 안양천에 ‘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수변공원’이 조성된다.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억새풀 등 서식지를 마련하고, 자전거도로·산책로를 만들어 주민들이 여유로운 삶의 누리도록 도울 예정이다. 오 의원은 “서울시의 청계천, 강남의 양재천처럼 영등포구를 대표하는 명물로 안양천이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21세기형 최치원을 기대하며/박현갑 사회부 차장

    ‘하버드 대신 베이징으로 가라’ 며칠전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서울 덕수궁 옆 중국 어학원 입구에 내걸린 문구다. 5년 전으로 기억된다. 당시 여의도에서 만난 한 금융권 인사는 기자에게 자녀가 있다면 미국 대신 중국으로 유학보내라고 권했다.21세기 세계는 극동아시아, 그 중에서도 중국을 중심국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그다지 의미있게 받아들이진 않았었다.2010년에 중국이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미 중앙정보국 보고서도 봤으나 먼나라 얘기로 치부해버리는 인식의 한계였다. 요즈음 중국은 어떤가? 미국 영국 등 세계 어디를 가든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상표가 달린 물건이 즐비하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이 전년보다 9.9% 늘어나 영국과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섰다는 중국 국가통계국 리더수이 국장의 지난 1월 발언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선진국을 휩쓰는 중국어 학습 열풍도 마찬가지다. 미국 대학에는 중국학과 개설 붐이 일고 있고 영국 고교에서는 제2외국어로 그동안 채택해오던 불어 대신 중국어를 택하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중국 베이징대학 등을 둘러본 한 공무원은 “베이징대학에는 방학 때 교수들이 없더라.”는 이상한 진단을 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미국이나 유럽대학은 3학기제라 2학기를 운영하는 중국 교수들의 경우, 여름방학 때 외국에서 한달여 남짓 특강하는 게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중국학과를 개설한 미국 대학에서 중국 문화 강의를 해달라 요청하는 식이다. 전공 분야에 대한 강의 요청이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미래 탐구라는 측면이 적지 않아 보인다. 요즈음 우리 부모들의 중국유학 관심도 이에 못지않다. 중국으로 유학간 국내 대학생은 2001년 1만 6000여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2만 8400명으로 늘었다. 초·중·고생도 2000년 378명에서 2004년에는 1223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인 유학생 급증 추세에 중국 교육부에서는 한국 유학생 비율을 일정 정도 제한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베이징대 중문학부의 경우, 학부와 대학원생을 합친 재학생 1000명 가운데 외국 유학생이 250명이며 이 중 한국 학생이 60명이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학업 스트레스에 자살하는 학생, 부모 등쌀에 못 이겨 술을 친구삼아 엉뚱한 길로 빠지는 학생 등 무분별한 유학에 따른 폐해도 적지 않다. 때문에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유학은 차라지 하지 않는게 좋다고 본다. ‘늦가을 여관에 비내리고/차가운 창문에는 고요한 밤의 등불이 비추네/가련한 나, 근심 속에 앉았는데/정녕 참선에 든 중이로구나´ 우정야우(郵亭夜雨)라는 최치원(857∼?)의 시다. 그는 통일신라시대 최고의 문장가이자 대학자였다. 낯 설고 물 선 이국 땅에서 잠못 이루며 뒤척였을 10대 소년 유학생 최치원을 떠올려 본다. 그가 당나라 유학길에 오른 것은 신라 경문왕 8년인 868년.12살 때다. 요즈음으로 치면 초등학교 5학년이다.10년 안에 과거에 합격하지 못하면 내 아들이 아니다라는 아버지의 엄한 격려를 뒤로 하고 유학길에 나선 그의 심정은 어땠을까? 4살 때 글을 배우기 시작했고 10살 때에는 사서삼경을 읽었다는 그는 유학 7년째인 18세 때 외국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빈공과)에 합격, 부모와의 약속을 지킨다. 하지만 29세에 신라로 귀국한 그는 잠시 공무원 생활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야인으로 생을 마감한다. 쇠락해가는 신라 왕실에 대한 실망과 좌절감 때문이었는지 그가 중국에서 체득했을 지식과 경험은 국가발전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셈이다. 유학을 결정했다면 유학생 최치원이 지녔을 번민일랑 떨쳐 버리고 오로지 학업에만 매진, 동북아 시대 주역으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박현갑 사회부 차장 eagleduo@seoul.co.kr
  • 외국자본 ‘경영권 위협’ 학계 시각

    외국자본 ‘경영권 위협’ 학계 시각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다.13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올해 주총에서는 외국 기업사냥꾼들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는 것이 최대 화두다. 칼 아이칸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는 KT&G는 물론 외국인 지분이 절반이 넘는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국내 대표기업들도 외국인 주주들의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이 투기자본의 ‘사냥’에 속수무책인 현 상황을 보는 국내의 시각은 엇갈린다. 국민경제를 중시하는 층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무분별한 지배구조 개선이 투기자본의 ‘기업사냥’을 불렀다며 금융자본에 대한 유럽식 규제를 주장한다. 반면 글로벌 경제를 중시하는 층과 참여연대는 주주권익을 무시한 방만한 경영이 적대적 인수·합병의 빌미가 됐다며 자본시장 완전개방과 기업가치 제고를 역설한다. ■ “미국식 지배구조가 M&A 불러” 정승일 국민대 교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를 노리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KT&G의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1997년의 외환위기가 재벌과 공기업, 은행 등의 잘못된 지배구조 때문에 발생했다는 왜곡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한창 시행되고 있다. 자본시장 완전개방과 결합된 개혁의 목표는 ‘글로벌 스탠더드’로서의 미국 모델이다. 그것은 소유지분 분산과 소액주주권 강화, 경영권 방어제도의 폐지 등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아이칸이 KT&G 공격의 무기로 삼는 집중투표제와 사외이사 선임권이 소액주주운동의 성과라는 점은 상식이다. ‘주식시장에 의한 기업지배’를 이상(理想)으로 간주하는 미국 시카고학파 재무이론(대리인이론)에 따르면 소액주주권 강화와 적대적 인수·합병(M&A) 활성화는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효과를 준다. 소버린과 아이칸의 사례에서 보듯 경영권 인수 위협은 그 성공 여부를 떠나 위협 자체만으로도 주가를 폭등시키는 까닭에 건전한 투자자들도 그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적대적 M&A에 노출된 것은 KT&G만이 아니다. 유력한 대주주가 없는 포스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외국인지분제한(49%) 폐지를 요구받고 있는 KT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총수의 지분이 적어 계열사 지분으로 간신히 그룹구조를 유지하는 재벌도 계열사 의결권 제한, 출자총액제한 등으로 위협을 받을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정부는 삼성 등에 대한 적대적 M&A는 불가능하며, 그것은 편법 상속을 정당화하려는 재벌의 억지 주장이라고 말한다. 단 비난을 받았던 소버린의 SK 공격은 예외라고 한다. 시카고학파 재무이론의 신봉자인 이들은 공정거래법 강화를 통해 적대적 M&A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재벌의 도덕적 해이를 억제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한다. 즉 이들은 적대적 M&A의 활성화를 위해 온갖 규제완화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삼성 등 특정 재벌에 대한 적대적 M&A는 불가능하니 염려하지 말라며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 재벌의 편법상속 문제는 분명히 단죄되고 경영 투명성도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개방된 자본시장과 미국식 기업지배구조가 정착되는 현실이 적대적 M&A를 부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칸이 매각을 요구하는 한국인삼공사는 KT&G의 미래사업이다. 그런데도 적대적 M&A가 과연 국민경제에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나. 이는 향후 논쟁의 포인트다. 참여연대 김우찬 교수 등은 이미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발언했다.KT&G, 삼성 사태를 맞아 우리 사회와 학계는 더 이상 이 논쟁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 “주주중시 경영·우호세력 영입을” 선우석호 홍익대 교수 칼 아이칸, 그는 누구인가?아이칸은 1979년부터 다양한 적대적 M&A 방식을 창안하며 M&A 교과서를 장식한 인물이다. 자산매각, 주당 수익증대, 자사주 매입, 배당 증대 등의 수단을 주로 사용한다. 그가 KT&G에 3명의 사외이사 임명을 요구한 이유는 KT&G의 주가가 자산가치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KT&G가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을 하면 주가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KT&G는 전세계 담배회사 중에서도 매출총이익률이 40∼60%대로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다. 매각 가능한 알짜 자산도 많이 갖고 있다. 인삼 부문의 상장이익뿐 아니라 보유 부동산의 개발이익도 상당할 것이다. 이같은 구조에선 M&A 전문가들이 LBO(차입으로 100% 지분매수)와 같은 손쉬운 방식으로 기업을 매수해도 자산매각을 통해 조기에 부채를 갚을 수 있다. 지분구조도 외국인 지분율이 61.78%에 달해 그 일부와 연합하면 경영진의 대거 교체도 가능하다. 아이칸이 진행중인 ‘타임워너 결전’도 마찬가지다. 지분 3%를 매집한 아이칸은 회사를 4개로 분할하고 200억달러(2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주가치가 400억달러(40조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가는 50% 상승한다는 것이다. 아이칸은 파슨스 회장 등 현 경영진이 비전도 없이 재벌체제에 안주하면서 과도한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비난하고 있다. 결국 경영진이 압력에 굴복해 출판사업부를 매각하자 주가는 정말 올랐다. 우량 자산을 다량 보유했음에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이 적대적 M&A의 대상이다.M&A 압력은 방만한 경영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다. 엔론 회계 부정사태 이후 세계는 강력한 최고경영인(CEO)보다 강력한 이사회를 선호하고 있다. 이사회는 주주이익에 문호를 개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관투자가협회, 연금기관, 헤지펀드 등이 이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유능한 경영진을 선임하고, 높은 주가를 실현하는 주주중시 경영을 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이 활력을 찾도록 해야 한다. 재벌은 독립경영, 중립적 이사회 구축으로 수익성 제고 및 주주 권익보호를 추구해야 한다. 경영권 방어전략으로 기관투자가 등을 우호세력으로 영입해야 한다. 이것이 적대적 M&A 압력을 이겨내는 정공법일 것이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부처 인력 전면 조정 “대민부서에 집중배치”

    올해부터 각 부처의 조직운영에 자율성을 대폭 부여하되, 그 결과에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정부조직법이 전면 개편된다. 자치단체간 세목 재조정과 무분별한 재정낭비를 막기 위한 지방재정공시제도도 전국 250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전면 도입된다. 행정자치부는 13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부처 자율에 책임도 져야 정부 부처에 팀제와 본부제도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부처에 인력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대신 책임도 강화하는 쪽으로 정부조직법이 바뀐다. 부처에 인력을 늘릴 수 있는 권한을 주되, 행정수요에 내부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인력운용을 잘한 부처에는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반면, 그렇지 못한 부처에는 페널티가 부여된다. 이같은 원칙에 따라 보건·복지와 식품·의약품·농수산물 검역, 양극화 문제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대국민 서비스를 확충하기 위해 인력 재배치 등 정부의 기능과 인력효율화 작업이 이뤄진다. 또 현재 기획예산처 등 5개 부처에서 시범운영 중인 정부 업무관리 시스템이 올해 중에 모든 중앙부처에 확대되고, 자치단체에도 확대된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각 기관에서 일하는 기록들이 자동으로 남겨져 기록관리와 성과관리가 쉬워진다. 인터넷상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기관의 홈페이지에 주민등록번호와 이름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던 것도 개선된다. 보안시설이 잘 갖춰진 집중화된 사이트를 만들어 개인정보를 등록한 뒤 가상번호를 부여해 인터넷상에서 사용, 개인정보 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자치단체간 세목 재조정 자치단체간 재정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세목조정이 본격 시행된다. 기존의 세목구조는 지방자치제가 시행되기 전의 틀로 여러 가지 큰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장 관선때 중앙에서 지방에 재원을 나눠주던 방식대로 재원분배가 이뤄지다 보니 지자체간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현재 ‘특별·광역시-자치구, 도-시·군’ 등으로 돼 있는 세목구조를 ‘특별시-자치구, 광역시-자치구, 도-시, 도-군 등 다양한 형태로 전환할 방침이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는 현재 구세인 재산세를 시세로 바꾸는 대신 시세인 담배소비세를 구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방재정을 공개하는 제도가 올해부터 전면 시행, 전국 250개 지자체가 단체장 명의로 매년 1회 이상 지방재정 분석·진단결과와 인건비 등 경상경비 증감내역, 지역 숙원사업 등의 재정운영의 결과가 홈페이지, 지역신문 등을 통해 의무적으로 공개된다. 국내 등록 외국인의 수가 전체 인구의 1%를 넘어서면서 우리나라도 ‘다민족·다문화 국가’로 진입, 외국인의 적응을 돕고 지역주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역사회 통합 시책도 추진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藥 처방대로 먹어야 약 된다

    藥 처방대로 먹어야 약 된다

    의약품을 무분별하게 남용하는 현상이 여전하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수도권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약품 사용에 대한 의식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8.3%가 대략의 정보만 안 상태에서 의약품을 복용한 적이 있으며,24.7%는 증상을 빨리 호전시키기 위해 의약품을 적정량보다 많이 복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의약품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약화사고나 어린이들의 오용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올바른 약 복용법은 매우 중요한 정보로 인식해야 한다. ●알아서 먹는 것은 금물 약을 받으면 우선 본인의 성명, 용법과 용량을 확인하고 약 봉투에 표시된 복용 횟수, 복용시간 및 복용방법을 챙겨 읽어야 한다. 약봉투에 별도의 복약지시문이 첨부된 경우에는 이를 잘 읽고 참조해야 한다. 의사가 다른 설명이 없는 경우라면 봉투에 적힌 용법대로 복용하되, 임의로 복용을 멈추거나 양을 바꿔서는 안된다. 또 다른 사람의 약을 먹거나 자신의 약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일, 전에 먹다 남은 약을 다시 먹는 것도 금물이다. ●약 먹는 시간 ▲식후 30분에 먹는 약 대부분의 약은 식후 30분에 먹는다. 식사와 연관지으면 복용시간을 잊어버릴 염려가 적고, 음식물이 소화관의 점막을 보호, 위 점막에 대한 자극을 줄여주기도 한다. 특히 심한 위장 장애가 따르는 해열진통제 등은 경우에 따라 식사 중이나 식후에 바로 복용하기도 한다. ▲식전 30분에 먹는 약 식사 후 복용으로 약의 흡수가 떨어지거나, 더 나은 효과를 보기 위해 식전에 먹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공복 상태에서 약을 먹어 속이 쓰리거나 거북할 경우에는 식후에 복용할 수도 있다. ▲식간에 먹는 약 식사와 식사 사이의 공복에 맞춰 복용하라는 의미로, 보통은 식사 전·후 2시간을 말한다. 음식물과의 상호작용을 최소화하고, 빠른 약효가 필요한 경우에 적용하는 복용법이다. 강심제나 공복시 위산에 의한 위장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 복용하는 제산제 등이 대표적이다. ▲일정한 간격 또는 특정 시간에 먹는 약 일정한 약효를 유지하기 위해서 식사와 관계없이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약도 있다. 이 경우, 예컨대 8시간 간격이라면 오전 7시, 오후 3시와 11시 등으로 미리 시간을 정해 두고 복용하면 좋다. 특정시간에 먹는 약은 약효가 최고로 나타나거나, 약효 발현시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로, 일부 고지혈증치료제나 검사 전에 복용하는 약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주스, 우유로 먹는 것은 금물 약은 음식물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특별한 지시가 없는 한 충분한 양의 물(1컵 정도)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충분한 물과 함께 먹어야 식도와 위장 자극이 적고, 흡수가 빠르다. 우유나 오렌지 주스는 약효나 흡수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므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피하는 게 좋다. 간혹 복용 시간을 넘긴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생각나는 즉시 복용하도록 한다. 단, 다음 복용시간이 너무 가까울 때에는 그 때 복용하되, 한꺼번에 2배 용량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약은 본래의 약병이나 봉투에 보관해야 하며, 약효나 약의 변질을 막기 위해 습기가 적고 시원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유효기간이 불확실하거나 특히 냉장 보관약을 잘못 보관해 변색 또는 변질이 의심되면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약의 부작용 약 복용 중에 부작용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의사, 약사에게 알려야 한다. 드러난 부작용이 약에 의한 것인지 질병의 증상인지 확인한 후 복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또 약물끼리 서로 영향을 끼치거나 질병의 상태를 변화시키기도 하므로 다른 약물을 복용 중이거나 복용할 경우 미리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처방 전에는 약물 부작용 경험, 임신 여부 등을 미리 알려야 적절한 약물 선택 및 용량을 결정할 수 있다. ■ 도움말 이광섭 산재의료관리원 인천중앙병원 약제부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어린이 약 복용법 ▲물약 먼저 용기를 잘 흔들어 균일하게 섞은 후, 지시된 양을 스푼이나 컵에 부어 먹인다. 지시량이 소량일 경우 주사기를 이용하면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용기를 이용할 경우 바닥에 약이 침전되기 쉬우므로 물을 넣어 다시 한번 먹인다. 시럽제를 먹일 경우 약이 기관지로 들어가지 않도록 머리를 뒤로 젖히고 코를 잡아 호흡을 멈추게 한 뒤 입에 흘려 넣으면 된다. 단맛이 나는 시럽은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 몰래 먹지 않도록 해야 하며, 다른 병에 들어있는 약은 섞어서 먹이지 않는다. 건조 시럽제는 지시대로 유효기간 안에 매회 물약을 만들어 먹이면 된다. ▲가루약 아이들이 가루약을 먹지 않으려 할 경우 1회분씩 물에 녹여 먹이거나 꿀, 잼, 주스, 요구르트 등과 섞어 먹이면 된다. 유아의 경우 갠 약을 깨끗한 손가락 끝에 발라 위턱이나 볼 안쪽에 문질러 바른 뒤 즉시 우유나 미지근한 물 등을 먹이면 된다. 약을 임의로 우유에 타서 먹이면 나중에 우유 자체를 싫어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알약 아이가 물만 넘기고 약이 입 안에 남는 경우라면 알약을 혀의 뒤쪽 깊이 놓아주면 쉽게 삼킨다. 어린아이에게 알약을 무리하게 먹이면 질식할 염려가 있으며,3∼4세가 되면 약의 양이 많아지므로 가능한 알약이나 캡슐을 잘 먹는 습관을 들여주면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국무위원 첫 인사청문회 결산

    국무위원 첫 인사청문회 결산

    국무위원에 대한 사상 첫 인사청문회가 8일 마감됐다. 이번 청문회는 자질·업무능력·도덕성 등 ‘밀실’에서 이뤄졌던 국무위원 인사검증을 ‘광장’으로 끌어냈다. 여야는 ‘철저 검증’을 내세우며 3일 동안 장관 내정자 5명과 경찰청장 내정자를 상대로 ‘적격 vs 부적격’으로 팽팽히 맞서며 각개전투를 벌였다. 국회는 상임위원회별로 채택한 경과보고서를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1차로 내정자 3명에 대한 임명 철회를 요구했고,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또 다시 티격태격했다. 경과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향후 정국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남길 전망이다. ●도덕적 하자는 부각, 업무 능력 파악은 미흡 이번 청문회는 도덕성·사상 검증에는 한발 다가섰지만 정책 비전 등 업무 적격성 검증에는 미흡해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가 나온다. 내정자들의 국민연금 미납,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데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책 철학이나 비전 등을 고리로 업무 능력을 총체적으로 검증한다는 본래의 취지가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방적 감싸기와 무분별한 허점 캐기로 팽팽하게 맞서면서 일부 상임위는 파행을 겪기도 하는 등 구태를 재연했다. ●“임명 철회” 보고서 채택 놓고도 진통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김우식 과기부총리, 이종석 통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등 3명에 대해 ‘절대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며 “이택순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의혹이 있지만 치안 공백을 우려해 반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절대 부적격 판정을 받은 내정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상임위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국정 협조를 받기 힘들 것”이라며 “대통령은 새 후보를 임명 제청하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해당 상임위가 적격 여부를 의결한 결과를 대통령이 존중하도록 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부정적인 보고서가 올라오더라도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대변인은 “국회의 입장은 구속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내정 사실에 변동이 있을 것 같지 않고, 판단은 인사권자의 영역”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문회 절차가 완료되면 가급적 빨리 임명식을 가질 계획”이라며 “10일이나 늦어도 내주 초인 13일에는 임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선자령·오대산 겨울 끝자락…

    선자령·오대산 겨울 끝자락…

    신(神)들의 정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눈가루 내려앉은 나뭇가지마다 영롱한 다이아몬드처럼 피어난 설화(雪花).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맞닿아 금방이라도 파란색으로 변할 것만 같은 눈부신 설원(雪原). 단순함과 여백의 미를 한껏 드러낸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그리고 겨울산을 떠도는 매 한마리는 화룡점정. 계절은 입춘을 지나 봄을 향해 가는데, 선자령(대관령 능선) 등 강원도 산간지역엔 아직도 겨울이 한창이다. 지난 7일 내린 폭설로 다시 절정을 맞고 있는 느낌이다. 회색빛 건물들 속에 갇혀 지내는 도시인들에게 순백의 설산(雪山)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 흰눈에 쌓인 채, 오는 봄을 마다하고 있는 강원 산간지역을 둘러보았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1 선자령 눈꽃 트레킹 한발짝 내디딜 때마다 뽀드득∼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눈알갱이. 적막한 설산속에 울리는 발자국 소리가 더없이 정겹다.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 바람이 간간이 내뱉는 소리는 추임새로 손색이 없다. 하늘에서 선녀가 가족까지 데리고 내려와 노닐고 갔다는 선자령. 강원도를 영동과 영서로 가르는 대관령의 능선상에 있는 봉우리다. 겨울철 대표적인 눈꽃 트레킹 코스로 많이 알려져 있다. 등산로가 완만해 초보자나 가족단위 등산객들도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선자령 정상은 해발 1157m로 무척 높은 편이다. 하지만 등산을 시작하는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이기 때문에, 실제 표고차는 317m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도상거리는 약 6㎞가량.4시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하다. 산행코스는 대관령 북부휴게소에서 시작된다. 양떼목장을 지나 대관령 기상관측소 방향으로 30여분 정도 걷다보면 왼쪽에 이정표와 함께 선자령 등산로가 나온다. 여기까지는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오르는 편이 수월하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국사성황당을 지나 산불감시탑까지 약 1.5㎞의 오르막코스가 다소 힘겨운 구간. 입에서 헉헉대는 소리와 함께 단내가 풍겨나온다. 머리에선 술·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절규부터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까지 별별 생각들이 떠오른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힘겹게 산불감시탑 능선에 오르니 발아래로 눈덮인 대관령이 펼쳐져 있다. 그야말로 일망무제다. 더 멀리는 강릉시내와 동해의 쪽빛바다. 해무(海霧)가 낀 탓인지 다소 검푸레했지만, 가슴이 탁 트일만큼 시원하고 아름다운 풍광이다. 능선 왼쪽으로는 삼양 대관령목장의 구릉지가 마치 여인의 가슴처럼 옹긋봉긋 솟아있다. 아늑(?)했던 숲길은 여기가 끝. 이곳부터 선자령 정상까지 평지처럼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지지만, 바람은 상상을 불허할 만큼 거세다. 관목이 드문드문 서있는 초원지대를 지날 때, 갑자기 광풍이 몰아닥친다. 휘잉∼하는 소리가 마치 내 땅에 왜들어왔느냐는 호통처럼 들린다. 얼마나 차고 세찬지, 살갗이 칼로 베이는 듯한 느낌이다. 고개를 숙인 채 한시간 남짓 걷다보니 어느새 산자령 정상. 살얼음이 언 물로 목을 축이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깨를 맞댄 채 끝없이 펼쳐진 백두대간의 험산준령들. 한눈에 담기에 벅차다. 남쪽의 발왕산, 서쪽의 계방산, 서북쪽의 오대산, 그리고 북쪽의 황병산이 눈부신 파란 하늘아래 펼쳐져 있다. 선자령 산행의 백미라 할만하다. 하산길에 즐기는 눈썰매 타기는 산행의 또다른 재미. 강릉 초막골 방향 하산로에는 바람에 몰린 눈이 많이 쌓여 있는데다 경사가 완만해 눈썰매에 적합한 코스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나이도 잊은 채 눈썰매를 타며 즐거워하는 등산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마대자루를 준비한 사람도 있지만 그냥 엉덩이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등산객들이 대부분이다. 준비물 : 아이젠과 스패츠 착용은 필수다. 장갑과 방한모도 마찬가지. 모자의 경우 털로 짠 것보다는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재질로 만들어 진 것이 좋다. 바라클라바(안면가리개)나 목도리, 고글 등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옷은 가벼운 것을 여러벌 준비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입는 것이 좋다. 스틱은 특히 하산할 때 도움이 된다. 기타 보온병이나 비상약, 그리고 초콜릿 등 비상식량도 지참해야 한다. 찾아가는 길 : 선자령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산악회를 따라 관광버스 등을 타고가는 것이 편하다. 서울 상봉터미널(02-435-2122∼8)이나 동서울터미널(02-446-8000)에서 강릉행 버스를 타고 횡계까지 간 다음, 대관령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횡계에서 대관령까지 택시요금은 3000원정도. 강릉까지 가서 대관령휴게소행 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다. 하루 3차례 운행된다.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대관령북부휴게소까지 가면 된다. 자세한 현지상황 문의는 대관령휴게소 매점(033-335-2049). #2 오대산 상원사 - 고즈넉한 겨울 산사 영동고속도로 소사휴게소를 나서면서 펼쳐진 눈부신 은빛 세계는 진부IC에 이를 때까지 계속된다. 거리는 무려 60여㎞. 속사 등의 시골마을을 지날 때는 눈속에 파묻인 농가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기도 한다. 진부읍내를 벗어나 천천히 차를 몰아가기를 10분 남짓. 눈덮인 시골길 너머로 오대산의 준봉들이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형형색색의 화려했던 가을단풍을 벗고 온통 흰색차림이다. 청량산이 오대산의 또다른 이름이라던가. 월정사입구에 들어서자 가슴에 와닿는 청량한 공기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든다. 매표소 직원의 으르딱딱대는 말투 때문에 상했던 기분은 어느샌가 날아가 버렸다. 일주문에서 월정사 경내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은 겨울엔 눈꽃터널로 유명하다. 비록 며칠째 계속된 바람 때문에 기대했던 만큼 화려한 눈꽃터널을 볼 수는 없었지만 숲이 주는 청량감은 아쉬움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는 9㎞정도 떨어져 있다.‘부운종일행(浮雲終日行)’-뜬구름이 흘러 가듯 그렇게 산길을 걷는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면서 새끼손가락만한 고드름을 만들어 놓았다. 하나를 따서 먹어 보았다. 오도독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얼음조각들이 제법 갈증을 없애준다. 한시간 정도 걸었을까. 눈속에 파묻힌 고색창연한 사찰이 나온다. 바로 월정사의 말사인 상원사. 국보 제36호 상원사 동종과 국보 제221호 목조문수동자좌상이 보존된 유서깊은 사찰이다. 부처의 정골사리가 봉안된 상원사 적멸보궁은 전국의 5대 적멸보궁 중 하나. 천천히 경내를 둘러본다. 병풍처럼 둘러싼 오대산 자락에 등을 기댄 채, 단아한 모습으로 서 있다. 선원에서 동안거 중인 스님들만 눈에 띌 뿐, 적막하기 이를 데 없다. 이따금 들려오는 풍경소리는 적막감을 더해준다. 주지인 나우(懶牛)스님께 가르침을 청했다.“산은 우리의 마지막 보배지요. 요즘엔 점점 산에 대한 경외감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일부 등산객들이 벌이는 무분별한 환경파괴행위를 꾸짖는 말이다. 산삼동호회나 산나물동호회 등의 회원들이 와서 산을 헤집어 놓고 가면, 복구되는 데 몇년이 걸릴지 모를 만큼 피해가 크단다. “탐내는 감정의 실체는 무엇이며,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알기 위해 스스로가 조금만 노력하면 그런 마음이 사그라집니다. 많은 생명들이 함께 잘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작설차를 따라주는 나우스님의 표정 어디에서도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없었지만, 목소리에는 다소 아쉬움이 묻어 있는 듯하다. 한때 유행했던 ‘웰빙’선식으로 점심공양을 마친 다음, 천천히 산을 내려온다. 수려한 풍경을 담아 눈이 즐거웠고, 단아한 음식은 입을 즐겁게 했다. 이에 더해 주지스님의 가르침마저 머리에 담았으니 이런 호사로운 산행이 따로 없다. “헛된 생각을 버리면 지혜가 깃들게 됩니다.”주지스님의 가르침이 하산길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찾아가는 길 : 승용차의 경우, 영동고속도로 진부IC~국도 6호선~446번 지방도로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주차요금 4000원을 내면 상원사앞까지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진부터미널에서 상원사까지 하루 6회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문의 상원사 (033)332-6666. 평창운수 (033)335-6963. # 가볼 만한 곳 양떼목장-대관령 북부휴게소에서 도보로 5분거리. 넓게 펼쳐진 눈덮인 구릉들이 인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양들에게 건초주기와 추억의 비료포대 눈썰매 타기 등이 주요 놀거리. 입장료에 양들에게 줄 건초꾸러미 요금이 포함돼 있다. 입장료는 성인 2500원, 학생 2000원,5세이하는 무료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의 (033)335-1966. 빙등대축제(etoobee.com)-올해로 3회째인 빙등대축제는 횡계리 대관령 종고 별도부지에서 열리고 있다. 행사기간은 오는 28일까지. 얼음터널 체험, 대형 얼음미로 등 체험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빙등관에는 얼음속에 등을 넣어 제작한 각양각색의 빙등이 전시되어 있다. 화려한 오색 미끄럼틀도 설치돼 있다. 매일 오후 3시와 7시에는 평양예술단이 공연을 펼친다. 입장료는 성인 1만 5000원, 청소년(18세미만)1만 4000원, 어린이(4세∼13세 미만)1만 3000원. 주변식당이나 행사장 입구에 비치된 행사안내 리플렛을 가져가면 50% 할인된다. 삼성, 롯데,BC 등의 신용카드와 KTF,TTL 등 통신회사 카드도 50%할인된다. 운영시간은 오후 12시부터 저녁 8까지다. 어린이 단체의 경우엔 오전 11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문의 (033)336-1187. 승용차는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횡계시내 방향으로 3㎞정도 진행하면 왼쪽편에 행사장이 보인다. 시외버스는 동서울과 상봉터미널에서 강릉행 버스를 타서 횡계에서 내리면 된다. 횡계터미널(033-335-5289)에서 도보로 10분거리.
  • 무서워서 소송 하겠나

    충남 천안시는 시를 상대로 한 시민들의 무분별한 소송을 막기 위해 승소시 소송비용을 모두 청구키로 했다. 천안시는 31일 “시는 그동안 소송에서 이겨도 시민들에게 소송비를 청구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지적이 있어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민원 남발로 업무추진이 위축된다는 지적이 많아 앞으로는 변호사 비용을 청구하는 등 적극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안시를 대상으로 한 소송은 2003년 38건,2004년 55건, 지난해 64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 기간에 확정판결을 받은 소송 88건 가운데 절반인 44건은 승소,26건은 취하된 반면 패소는 18건에 그쳐 소송이 남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패소한 시민 등에 변호사 비용을 청구한 사례는 2004년까지 거의 없었고 지난해 10여건에 대해서만 소송비용을 청구하는데 그쳤다. 시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승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적인 절차에 따라 모두 소송비를 받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청계천 사업등 1000여건 지적

    감사원이 지난해 상반기부터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벌인 감사결과를 내달 초 발표한다.서울시의 청계천 사업을 비롯한 1000여건이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5월 지방선거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윤철 감사원장은 24일 언론사 정치부장 및 공공정책부장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해 250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집중감사를 벌였다.”면서 “내달 초 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자치단체의 예산운용실태를 비롯해 지방청사와 체육시설 관리실태, 지방축제 개최와 운영실태, 지방산업단지 조성실태, 지방도 건설사업 추진실태, 서울 등 5개 광역지자체 기관운영 실태를 집중 점검했다. 전 원장은 “1995년 지방자치제를 도입한 뒤 10년 동안 국민들의 풀뿌리 민주주의 경험은 쌓였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행정기반은 아직도 정착되지 못한 채 파행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대국민 서비스를 담당하는 자치단체나 공기업 등의 혁신노력 부족으로 개혁 체감도가 낮은 실정”이라고 감사 배경을 설명했다. 전 원장은 이어 ▲무분별한 지역사업 추진 ▲과시·전시성 행사 추진 ▲예산·인사의 자의적 운영 ▲권위주의에 따른 소극적 민원처리 ▲토착세력과 연계된 비리 ▲지역이기주의에 의한 지역갈등 ▲공무원의 부동산 투기 등 도덕적 해이 등을 ‘지방행정 발전의 7대 저해요인’으로 꼽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中경제 발목잡는 ‘성난 農心’

    농민 소요로 전전긍긍하던 중국 지도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소요가 크게 늘고 폭력화 양상을 띠면서 경제개발계획을 지연시키는가 하면 사회불안을 확산시켜 성장의 발목을 잡는 복병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민정부(民政部·한국의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농촌소요는 8만 7000건으로 전년보다 6%나 늘었다. 지난 1994년 중국내 시위 발생 건수는 1만건 정도였다.11년 사이에 9배 정도 늘어나는 등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마구잡이 토지수용 사태악화 다급해진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말 최고위층 회의인 정치국 회의에서 사태의 심각성에 주목하면서 대책을 논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주말판에 전했다. 원자바오(溫家寶)총리는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국가안전이 농촌 문제에 달려있다고 심각성을 경고했다. 원 총리는 특히 “지방정부가 적정한 보상없이 농민들의 토지를 수용,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부패한 지방정부가 보상비를 가로채거나 지역 토호나 기업들과 결탁해 농민들의 토지를 헐값에 수용,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회의에서는 경작지 잠식에 따른 농업생산량의 감소, 수입증가로 인한 농산물 가격 하락 등 농촌 위기에 대해서도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고 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례적인 총리의 공개 경고에는 농민소요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자칫 잘못하면 정권 안보마저 흔들어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 강력한 행정력을 지닌 권위주의적인 중국정부조차도 더 이상 사태를 키워서는 안정 유지가 어렵겠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년 동안 중국에선 1억 4000만명이 생계를 이유로 농촌을 등지고 도시로 유입, 도시 빈민으로 전락하면서 사회문제를 양산해 왔다.●항의소동이 폭동으로 악화 홍콩 영자지 사우스모닝차이나는 급격한 개발과 성장위주 정책에 따른 무분별한 토지수용과 낮은 보상기준으로 토지를 잃은 농민은 4000만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이같은 농민시위는 지난해 12월 광둥(廣東)성 산웨이(汕尾)시에서 경찰 시위대 발포로 주민 수십명이 숨진 사건처럼 소규모 항의 소동이 경찰이나 무장부대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폭동으로 바뀌는 악순환으로 빠져들고 있다.저우융캉(周永康) 중국 공안부장은 지난해 376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고 민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 해 평균 1000만건이 넘는 농민들의 민원서류가 접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광둥성 중산(中山)시 인근 판룽 마을에서 2만여명의 주민들이 적절한 토지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전기곤봉과 최루탄을 사용한 경찰의 무력진압으로 주민 수십명이 다쳤다. 연초부터 토지 보상을 둘러싼 충돌은 계속되는 등 잦아들 조짐을 보이지 않는 셈이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윤리 팽개친 ‘엽기경매’

    윤리 팽개친 ‘엽기경매’

    지난 12일 오전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는 엽기적인 매물이 올라왔다. 어떤 사람이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직전 중앙로역 지하철 표’라며 승차권 사진을 올리고 이를 경매에 부쳤다. 시작가 500만원에 즉시구매가 4000만원. 올린 사람은 “사고 나기 직전에 산 것이니 의미가 깊다.”는 문구까지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격분했다. 한 네티즌은 “아직도 유가족들은 사고와 연관된 아주 작은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미고 숨조차 안 쉬어질 텐데, 장난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지.”라며 비난했다. 이 경매는 당일 오후 옥션측에 의해 강제로 종료됐다. 값싸고 손쉬운 구매수단으로 자리잡은 인터넷 경매가 일부 네티즌들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행동 때문에 심각한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 끔찍한 참사를 돈벌이에 이용하려 드는가 하면 정자나 순결 또는 죽은 동물까지 인터넷에 매물로 내놓고 있는 판이다. ●경매사이트업체 “모든것 검열 힘들어” 지난해 11월14일에는 옥션에 한 네티즌이 자기 얼굴사진과 함께 ‘20세 건강한 청년의 정자를 팝니다.’는 매물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사흘 뒤인 17일에는 역시 옥션에 ‘죽은 강아지’가 상품으로 등장했다. 올린 사람은 코카블랙종 애완견 사진을 띄워놓고 ‘분양받은 지 17일만에 죽었는데 살리려고 노력했던 게 아까워서 약값이나 건지려고 한다. 수의사나 필요한 사람들은 사가라.’고 했다. 앞서 같은 해 4월에는 한 여고생이 자세한 신상까지 게재하며 시작가 100만원에 자기의 순결을 팔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적잖은 사람들이 입찰에 참가해 수백만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이런 행태에 대해 경매사이트 업체들은 속수무책이다. 옥션은 80명으로 구성된 전문 검열팀을 따로 두고 총과 같은 무기, 술·담배, 장물과 약품 등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제품에 대해 임의로 경매를 종료시키고 있다. 하지만 하루 평균 20만건 이상 사이트에 올라오는 제품을 모두 검색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검열팀이 실시간으로 95%까지는 솎아내고 있지만 모두를 거르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희소성 미명아래 소비자본주의 이데올로기 확산” 전문가들은 네티즌들의 이런 행동이 ‘윤리적 무정부주의’와 ‘나르시시즘적 자기중심주의’의 만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우려한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현미(43) 교수는 “인터넷 경매로 모두가 판매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장기와 피, 난자와 정자 등이 ‘희소성’이라는 미명 아래 판매되는 소비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는 없이 자기를 특이한 사람으로 드러내며 자아도취에 빠지는 나르시시즘적 자기중심주의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52) 교수는 “인터넷 공간에서 기존 질서가 파괴되면서 초등학생과 할아버지가 서로 욕설을 퍼붓는 등 모든 권위가 희화화되는 윤리적 무정부주의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실명제 등 개인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대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병사들은 제때 치료 못 받는데…

    국방부가 최근 후방지역 대도시에 위치한 군 병원에서도 부사관급 이상 직업군인의 가족을 진료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면서 가뜩이나 열악한 장병들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6일 분당에 있는 국군수도병원을 비롯해 부산, 대전, 광주, 대구 등 대도시의 16개 군 병원에 직업군인의 직계존비속에 대해서도 진료를 실시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고 군 병원들이 이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입원이 아닌 외래진료만 해당되며, 진료비는 민간병원을 이용할 때(의료보험 적용)보다 50% 싸다. 군은 이미 의료시설이 열악한 격오지에서 근무하는 군인가족에 대해 군 병원 이용을 허용하고 있어 이번 조치는 후방지역으로의 확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군의관 부족으로 장병들이 진료를 받고 싶어도 수주일씩 기다려야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직업군인들의 무분별한 ‘소(小)조직 이기주의’의 발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실제 자신을 통합병원급 모 국군병원의 현역 군의관이라고 소개한 한 장교는 17일 한 인터넷 매체에 올린 글을 통해 “대도시에 살고 있는 군인가족이라면 근처 민간 의료기관을 이용해도 얼마든지 양질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을 텐데 납득이 안간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간의료비의 50%선에서 의료를 제공하면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며 반대로 병사에 대한 진료는 더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며 “대학병원 부럽지 않은 수준의 군 병원을 건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해 놓고는 그 뒤에서 현실과 역행하는 이상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방부 당국자는 “후방병원은 전방에서 수술을 받은 뒤 입원하고 있는 환자가 대부분이고 진료를 받는 장병은 적기 때문에 군인가족이 이용한다하더라도 큰 영향은 없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군 병원은 군인가족에게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스쿨존 통학로 설치… 사고 막고 환경개선

    스쿨존 통학로 설치… 사고 막고 환경개선

    운전을 하다 추돌사고가 발생해 경찰에서 조사를 받다보면 누가 잘못했는지를 떠나 ‘운전자의 안전운전 불이행’ 판정이 내려질 때가 많다. 사고 당사자들은 책임의 가볍고 무거움에 따라 ‘보험처리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이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나 교통문제 전문가들은 ‘도로환경에 의한 사고’가 교통사고의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분석한다. 교통시설 개선이 교통사고와 보험금 지급액을 줄이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셈이다. ●학교앞 도로는 ‘다이어트´ 필요 17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수초등학교 정문앞 도로. 폭이 6m 정도 되는 도로 양끝에 녹색 아스콘으로 포장된 어린이 통학로가 있다. 통학로에는 1m 높이의 ‘보행로·차로 분리담장(펜스)’이 설치돼 있다. 차도 중간에 건널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차도는 어린이보호구역을 표시하기 위해 적색 아스콘으로 포장됐다. 차도에는 과속방지 턱이 곳곳에 있다. 차도는 차량 두대가 간신히 교차해 지날 정도로 좁은 대신 통학로는 넓은 편이다. 차량 통과속도를 시속 30㎞ 이내로 하기 위해 차도 폭을 좁힌 것인데, 전문용어로 ‘로드 다이어트’라고 한다. 이 도로는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었다. 도로 양쪽에는 차량들이 무질서하게 주차돼 있었다. 주차 차량과 도로 가운데를 질주하는 차량 사이를 비집고 어린이들이 통학을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도 어린이 1명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성남시 중앙로 모란역 근처의 모란고가로. 성남시는 모란고가로 진입로 양쪽에 4000만원을 들여 중앙분리대(총길이 108m)를 설치했다. 이곳은 왕복 8차로나 되지만 한쪽에는 초등학교, 건너편에는 유흥지역이 있다. 이로 인해 낮에는 어린이들이, 밤에는 취객들이 무단횡단하는 바람에 인명 사고가 곧잘 나던 곳이다. 이를 막기 위해 중앙에 분리대를 설치하기로 했으나 고가로에 무분별하게 끼어드는 차량도 함께 차단하기 위해 양방향 2차로와 3차로 사이에 분리대를 설치했다. ●지역별 특색있는 개선안 제시 성남시는 지난해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로부터 어린보호구역 정비 19곳, 도로표지판 설치 780곳, 미끄럼방지턱 2422곳 등 14개 교통시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성남시는 4개 고속화도로를 통해 서울시와 경기도를 연결하는 교통요충지다. 그런 만큼 교통량이 많은 편이지만 도로 환경과 시설은 매우 낙후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성남시는 관련 예산에 주민숙원사업비까지 끌어들여 전면적인 개선 작업을 했다. 구리시는 평소 사고가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교통시설의 개선을 권유받았다.2004년부터 어린이보호구역 3곳, 도로표지판 등을 정비하고 중앙분리대(200m)를 설치했다. 도로표지판은 주로 500m 전방에 표시하는 ‘예고표지’와 해당지점 앞 ‘본표지’의 표시 내용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았다. 이는 초행길 운전자가 표지판을 따라 운전하다 헷갈려서 추돌사고를 부를 수 있다. 부천시는 인구밀도가 1㎢당 1만 5988명으로 서울 다음으로 붐비는 곳이다. 교통시설은 좋은 편이지만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전국 평균보다 2배가량 높다. 이에 따라 ▲원미구 계남대로 진출입로 ▲부천역 앞 경인로 진출입로 ▲법원 앞 중동대로 진출입로 ▲소사구 원종로 진출입로 ▲오정구 신흥고사 사거리 등 5곳에 대해 경찰에 집중적인 음주단속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고와 지급 보험금 감소효과 구리·성남·부천·파주 등 수도권 4개 도시는 교통시설을 정비한 뒤 관내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톡톡히 체험했다. 교통사고 부상자가 2004년 구리시는 전년에 비해 15.6%(208명), 지난해 성남시는 11.7%(525명)가 각각 감소했다. 사고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보험개발원이 해마다 지역별 손해율(수입 보험료에 대비한 지급 보험금 비율)을 조사할 때에도 나타난다.2004년 12월 기준으로 제주는 손해율이 50.6%에 그친 반면 전남은 무려 90.2%로 두배 가까이 높다. 전남은 매번 조사 때마다 전국에서 차량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보험금 지급 비중도 높다. 이는 전남에 사는 운전자들을 탓하기에 앞서 그 지역의 낙후하거나 불합리한 교통환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가연 선임연구원은 “교통환경 개선 사업은 사고를 예방하고,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부담을 낮추는 가장 효율적인 대책”이라면서 “자치단체들이 연구소의 무료진단 결과에 만족하고 이를 곧 시행에 옮겨 연구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정치인 軍견학·방문 제한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오는 31일부터 정치인의 군부대 견학(체험)이나 친선 방문 등이 제한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군부대 방문을 제한하고 장병들의 정치인 접촉과 관련한 기준과 절차를 규정한 ‘장병 정치인 접촉지침’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군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려는 데 목적을 둔 이 지침은 5월3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 120일 전으로 예비후보자 등록이 개시되는 이달 31일부터 적용된다. 개정 지침에 따르면 정치인들은 예비후보자 등록기간에는 부대 견학(체험)과 친선방문 행위를 할 수 없지만 장병 면회와 환자 위문, 정치성 없는 종교활동을 위한 비공식적인 부대 방문은 가능하다. 정치인이 종교활동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장관급 지휘관은 정치성 여부를 판단해 부대 방문을 허용하되 선거기간(후보자 등록 마감일 다음 날부터 선거일까지)에는 허가할 수 없도록 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주말탐방] 밀렵

    [주말탐방] 밀렵

    밀렵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매년 겨울철이면 감시단과 밀렵꾼들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올 겨울엔 혹한과 폭설로 먹잇감을 찾지 못한 철새가 논바닥에서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밀렵꾼이 뿌려놓은 독극물에 중독된 탓이다. 산간지역에서는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마을로 내려오는 고라니, 멧돼지 등도 밀렵꾼들의 총부리를 피하지 못한다. 밀렵에는 총기 소지를 허가받은 전문 사냥꾼만 가담하지 않는다. 주민들도 올무나 덫으로 산짐승을 잡는 데 혈안이다. 논밭에 독극물을 뿌리고, 적발되면 “난 모른다.”며 오리발을 내밀기 일쑤다. 밀렵 실태에 관해 알아본다. ■ 실태와 유통 현황 지난 5일 오후 동진강을 끼고 드넓게 펼쳐진 전북 김제시 공덕면 저산리 동자마을의 한 논. 최근 내린 폭설로 덮인 들판 군데군데가 녹으면서 까만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이곳엔 볍씨가 뿌려져 있고, 주변엔 수십마리의 청둥오리 사체가 널려 있다. 야생동물보호협회 밀렵감시단 관계자는 “밀렵꾼이 곡식에 독극물을 섞어 뿌린 것 같다.”며 “까마귀 등이 죽은 오리를 먹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이에 앞서 2일 오전. 이곳으로부터 5∼6㎞쯤 떨어진 백산면 백산제와 인근 하천 논바닥 등지에도 오리류 등 철새 수백마리가 하얀 배를 드러내 죽은 채 물위에 떠있다. 인근 관망대 저수지와 동진강의 각 지천, 농수로에서도 수십∼수백마리의 철새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국제보호종인 가창오리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모두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다. 같은 날 전북 완주군 소양면 소양천에서도 50마리 이상의 철새가 떼죽음을 당했다. 감시단은 지난달 30∼31일 백산제 인근에서 쥐덫과 독극물을 이용해 가창오리 3마리와 청둥오리 7마리를 수거하던 주민 A(39)씨와 B(55)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B씨는 “백분에 소주를 타서 실험해 봤다.”며 독극물 사용을 극구 부인했다. 그러나 주변 들녘에선 청산가리가 든 찔레 열매가 발견됐다. 감시단 관계자는 “철새들이 저수지 등이 얼어붙으면서 일부 눈이 녹은 논바닥으로 먹이를 찾아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 같다.”며 “2∼3명이 한 조를 이뤄 주야간 감시에 나서지만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감시망을 피해 곳곳에서 철새 밀렵이 이뤄지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 4일 오후. 전남 곡성군 죽곡면 들판.“탕 탕…”두세 발의 총소리가 공간에 울려퍼졌다. 이날 영산강유역 환경관리청·지역 밀렵감시단 등이 멧비둘기를 사냥하고 있는 C(48)씨를 현행범으로 적발했다. 이들 감시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장성군 진원면, 담양군 대전면 등 순환수렵장으로 허가되지 않은 지역에서 꿩·너구리 등을 포획한 30명을 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밀렵사범 14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강원 춘천경찰서도 지난 5일 고라니를 밀렵한 P(46)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밀렵꾼의 사냥대상은 고라니, 까투리, 멧토끼, 산양, 수달, 오소리, 너구리 등을 망라한다. 유해조수든, 보호종이든 가리지 않는다. 강원도와 충북 산간, 백두대간 일대 등 전국 곳곳이 사냥터나 다름없다. 한 엽사(45·광주 거주)는 “이 지역에 폭설이 쏟아졌던 지난달 말 장성과 나주 등지에서 멧돼지와 고라니 각 1마리와 수십마리의 꿩을 잡았다.”며 “야간에 야트막한 야산 길목으로 내려오는 산짐승들이 주된 타깃이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지난 7일 전북 익산의 K음식점이 야생동물을 팔고있다는 익명의 제보가 감시단에 접수됐다. 감시단은 즉시 출동해 이 음식점 냉장고를 뒤져 청둥오리 5마리와 멧비둘기 5마리를 수거했다. 일부 손님들은 독극물에 중독된 이 동물 요리를 즐기고 있었다. 주인 D씨(70)는 구입경로 추궁에 “모른다.”며 “나 혼자 감당하겠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경찰로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음식점은 청둥오리 한 마리를 7000원에 팔고 있었다. 광주시와 이웃한 농촌지역 한 식당 주인은 “매년 이맘 때면 오소리 등 ‘귀한 물건’이 자주 들어온다.”며 “그럴 때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인사들에게 연락해 제공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가격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와 춘천·원주 등 대부분 지방 대도시에는 밀렵으로 포획된 산짐승을 요리해 파는 음식점이 5∼10개씩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밀거래 가격은 멧돼지 60∼100㎏짜리가 100만∼150만원, 고라니 50만∼60만원, 청둥오리·꿩이 각 3만원, 멧비둘기 1만원 등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소리·산양·수달 등 희귀종이나 몸의 특정 부위에 좋다고 알려진 일부 동물들은 특정가격이 존재하지 않는다. 한 식당 주인은 “희귀한 야생동물은 임자를 만날 경우 부르는 게 값”이라며 “일부 부유층은 이를 요리해 먹는데 수백만원도 아까워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야생동물 밀거래는 잘못된 보신문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오소리 쓸개가 정력에 좋다더라…”는 식의 검증되지 않은 풍문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일그러진 보신 수요가 공급을 만들고, 공급선은 밀렵을 통해 마구 야생조수를 포획하는 악순환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밀렵 동물은 음식점이나 건강원 등지를 통해 은밀하게 거래되는데다 단골손님이 아니면 물건을 내놓지 않아 당국의 적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규모·단속현황 밀렵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대한수렵관리협회에 따르면 밀렵동물의 시장규모는 연간 무려 1500억∼3000억원을 헤아린다. 밀렵꾼만도 3만 500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불법 엽구사용자는 2만명으로, 이들이 산과 들녘에 설치해 놓은 올무·창애(덫) 등은 500여만개로 추정된다. 이밖에 총기사용자 1만 1000여명, 독극물 사용자는 500여명으로 추산된다. 건강원과 재래시장 등 불법 유통망 종사자는 3000여명 등이다. 그러나 각종 환경보호단체 등이 연간 수거하는 불법엽구는 1만 5000∼3만여개, 감시단에 적발된 밀렵꾼은 1000여명 선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1월20일부터 올 2월 말까지 순환수렵장으로 지정된 곳은 강원도 춘천·횡성과 전남 구례·함평 등 15개 자치단체가 전부이다. 따라서 나머지 지역에서의 사냥은 모두 밀렵에 해당된다. 지정된 수렵장이라 할지라도 일출 전, 일몰 후에 하는 사냥은 모두 불법이다. 또한 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적·황·녹색의 ‘포획 승인증’에 규정된 동물만 사냥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밀렵에 해당한다. 적색은 멧돼지까지 포획이 가능하며, 황색은 고라니, 녹색은 꿩 등 조류에 국한된다.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전북지부 고판호(41) 사무국장은 “관련법은 강화됐지만 감시하는 자치단체의 인력은 고작 1∼2명뿐”이라며 “밀렵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자각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은 자치단체가 민원 등을 이유로 수렵장 지정을 기피하고 있는 만큼 관련제도를 개선해 전국에 ‘사냥터’가 골고루 분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구례 감시원 한태천씨의 호소 “지리산·섬진강 일대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지켜주세요.” 백두대간의 끝자락인 지리산 일대에서 ‘밀렵꾼과의 전쟁’을 벌이는 한태천(51·전남 구례군)씨는 매년 이맘 때면 할 일이 태산 같다. 그는 “먹이를 찾아 민가 부근으로 내려오는 산짐승들이 밀렵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깊은 산중보다는 산자락, 들판 등지에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례 토박이인데다 7년 전 군의 ‘밀렵감시원’으로 위촉된 이후 야생조수의 이동경로까지 알 정도로 사정에 밝다.“밀렵이 이뤄지는 길목 차단과 매복감시에 중점을 둔다.”는 그는 멸종 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생업을 내팽개치다시피 했다. 요즘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산야를 헤치며 사냥꾼들이 보호수종을 잡지나 않는지 감시의 끈을 더욱 죄고 있다. 올무나 덫에 걸린 동물을 처리하고, 불법 사냥을 하다가 적발된 사람을 붙잡아 경찰에 넘기기도 한다. 구례군은 올해 산동·문척·간전면 등 150㎢가 순환수렵장으로 지정하면서 외지 수렵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에겐 적·황·청색으로 분류된 ‘포획 승인증’이 무색할 정도로 규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 한씨는 외지 차량이 들어오면 이들을 뒤쫓아가 ‘승인증’부터 확인하고 허가된 수종 이외의 것을 잡는지 감시의 눈길을 떼지 못한다. 최근엔 피아골 인근에서 밀렵꾼이 놓은 덫에 걸린 멧돼지를 풀어주고, 인근에 설치된 각종 엽구를 수거했다. 지역 환경단체들과 야생조수 먹이주기, 불법 엽구 제거 등 야생동식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밀렵금지 대상·처벌 밀렵을 하거나 그 취득물을 먹는 사람은 어떤 처벌을 받을까. 그동안 밀렵은 ‘조수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과 ‘자연환경 보존법’의 적용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법률은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불법 사냥과 멸종 위기의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이 두 법률을 ‘야생동식물 보호법’으로 일원화한 뒤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은 밀렵꾼의 처벌수위를 높이고, 보호대상 동식물의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르면 멸종위기종을 밀렵하다가 적발될 경우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또 예전과 달리 불법 포획한 동물을 먹는 사람과 엽구제작자 등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먹는 자에 대한 처벌대상 동물은 수달, 반달가슴곰, 가창오리, 청둥오리 등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32종의 조류 및 포유류가 포함돼 있다. 이 법은 ‘자연환경 보존법’에 명시되지 않았던 양서·파충류에 대한 보호범위도 구체화했다. 북방산 개구리 등 3종의 양서류와 구렁이, 살모사, 자라 등 6종의 파충류를 ‘식용금지’ 동물로 규정한 것이다. 이밖에 멸종위기에 처한 맹꽁이 등 양서류 6종과 도마뱀 등 파충류 26종 모두 32종에 대해서는 ‘포획금지’ 동물로 지정했다. 건강원 등에서 이들 동물을 유통하거나 판매할 경우 ‘먹는 사람’과 똑같은 처벌을 받는다. 농작물을 해치는 멧돼지·고라니 등은 관할 자치단체가 환경부 승인을 받아 ‘유해조수’로 지정하고, 유해조수는 허가된 엽사들만이 사냥이 가능하다. 농민이 이를 직접 붙잡거나 죽일 경우도 ‘불법’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프리드리히 리스트. 최근 각광받는 경제학자다.19세기적 독일 경제학자가 관심을 받는데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공이 크다.‘사다리 걷어차기’와 ‘쾌도난마 한국경제’(정승일 국민대 교수 공저)를 잇따라 냈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참모진에게 권할 정도였다. 리스트는 흔히 말하는 주류 경제학, 그 가운데서도 한계효용학파의 학설만 나열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보호무역주의자’로 기록됐다. 그러나 장 교수가 부활시킨 리스트는 정반대다. 거짓과 위선에 찬 영국식 자유무역주의를 비판하고 독일의 발전을 고민한 경제학자다.IMF 뒤 신자유주의에 휘청댄 한국으로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신정완 성공회대 경제학과 교수가 리스트를 ‘2등의 철학’으로 평가절하하는 주장을 내놨다. ●리스트,‘2등 철학’의 한계 2등의 철학이라는 이유는 리스트가 당시 1등국가였던 영국 따라잡기(catch-up)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 있다. 긍정적인 면이라면 영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세운 자유무역주의를 독일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식 자유주의경제학에 젖은 정부관료와 경제학자들을 비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서울신문 9일자 1면) “리스트는 영국의 시장개방 압력 아래 독일의 통일과 번영을 고민했습니다. 세계화와 분단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리스트의 최종목표가 ‘독일민족의 1등화’에만 맞춰져 있었다는 점은 문제다. 독일 사회 내부 갈등이나 식민지 문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민족주의적으로는 대단히 훌륭할 지 모르지만 계급·계층적으로는 문제가 많은 이론”이라는 것이다. 훗날 히틀러가 ‘리스트 부활운동’을 벌였던 것이 단적이 예다. 요컨대 2등의 철학이었기에 1등철학에서 볼 수 있는 여유도, 꼴찌의 철학이 내세우는 변화의 가능성도 없었다는 얘기다. 오직 ‘1등을 향한 채찍질’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로서는 어렵지 않게 ‘박정희 모델’을 떠올릴 수 있다.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신 교수는 무분별한 ‘리스트 열풍’을 경계했다. 예컨대 장 교수 논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개혁한답시고 주주자본주의로 재벌을 때릴 것만이 아니라 경영권을 보호해줘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대신 노조와 정부가 얻을 것은 얻자는, 유럽식 ‘사회적 대타협’이 장 교수 주장의 핵심이다. 언뜻 재벌도 뭔가를 양보하고 한발 물러서라는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의 현실과 맞지 않다.“솔직히 한국의 여러 정치사회적 여건을 보면 재벌을 통제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뒤집어 얘기하자면 재벌로서는 굳이 대타협에 나설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사회적 대타협이 이룩된 국가들의 경우 평등주의적 지향이 강하고 노조와 사회단체의 힘이 강력했었다는 것. 우리에게 ‘평등주의적 경향=능력없는 자들의 시기심’이요,‘노조·사회단체=발목만 잡는 빨갱이 집단’이라는 등식이 강력하다. 신 교수는 또 독일과 달리 한국에서는 외국자본과 국내기업(재벌)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봤다.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주주의 권리가 강조될수록 재벌은 노조나 시민사회단체의 사회적 요구나 국가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한마디로 장 교수 주장은 한국에서 ‘실현’이 아니라 ‘악용’되리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리스트에게 배울 것은 그 내용보다 바로 주체적으로 학문을 하는 자세입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黨의장 김혁규 추대” 親盧 반격

    ‘1·2 개각’으로 촉발된 당청 갈등 파문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여당 초·재선 의원 33명, 이른바 ‘서명파’가 ‘당청 관계 재정립’과 관련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몰아세우자 이번엔 이른바 ‘친노(親盧)직계’ 그룹이 반격에 나섰다.“서명파 일부가 이 문제를 전당대회 지도부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내친 김에 한발 더 나아가 전대에 당의장 후보로 김혁규 의원을 내세워 김근태(GT)·정동영(DY)계 사이에서 지분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의정연 “서명파 의도 불순하다” 10일 낮 12시 여의도 한 음식점에 열린우리당 내 대표적 친노직계 그룹인 ‘의정연구센터’ 소속 김종률 김형주 김혁규 윤호중 이계안 이화영 의원 등이 모였다. 서명파 의원들이 청와대를 몰아세운 뒤 가진 긴급 회동이었다. 서명파의 문제 제기에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부 의원들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워 이를 다음달 전대 당의장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당의장 출마 계획을 공공연히 밝혀온 김영춘 이종걸 조배숙 의원을 겨냥한 비판이다. 한 의원은 “‘당청 관계 재정립’을 모토로 그야말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또 다른 의원은 “당 지도부가 11일에 청와대 만찬에 참석하는데 굳이 각을 세울 필요가 있느냐.”면서 “내부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야지 이렇듯 무분별하게 외부에 확산시킬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서명파 “대통령 맹종이 당 위하는 것 아니다” 이와 관련, 서명파의 김영춘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새로 뽑힐 당의장이 청와대에 무조건 끌려다닐지, 당의 중심을 잡을 것인지를 평가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라면서 “전대라는 공간에서 당원들의 평가와 승인을 받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 “당청 관계 재정립을 전대 이슈로 하겠다는 것이 정략적인 계산이라는 식으로 접근해선 당의 근본 문제를 보지 못한다.”면서 “대통령이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맹종하는 것은 당과 대통령을 위하는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번 갈등은 일단 11일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청와대 만찬이 사태 해결의 촉매제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지난번 초청 대상이었던 김영춘 조배숙 의원이 당의장 경선 출마를 이유로 비상집행위원직을 사임하면서 제외된 데다 신임 지도부와 김근태 정동영 전 장관 등 차기 대선주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선 직접적 언급을 피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만찬에서 대통령이 서명파의 면담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열려 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