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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 녹지잇기 차원 지원을”

    “도심 녹지잇기 차원 지원을”

    “아스팔트 도로로 뚝뚝 끊어진 녹지들을 한데 묶는 일은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지난해 7월 서초구는 아이디어 하나를 냈다. 도로 건설로 끊긴 녹지공간들을 시간을 되돌리듯 예전처럼 다시 묶어보자는 것이었다. 이른바 생태육교(ECO BRIDGE). 각 녹지공간을 인공적인 다리 등으로 잇는 작업이다. 현실화되면 시민들이 기존 녹지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은 물론, 도심 숲에서도 야생 동식물이 자유롭게 번식하고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서울의 생태녹지축은 산업화와 무분별한 도로의 개설로 70년대에 대부분 끊어졌다. 개발논리에 밀려 ‘환경’이 자리할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현재 하늘에서 본 서울의 산들은 마치 회색의 바다 위에 뜬 외딴 섬과 같다. 유독 구릉이 많은 서초구도 마찬가지다. 편리를 위해 경부고속도로, 우면로, 남부순환로 등을 만들었지만 도로는 자연과 도심을 양분했다.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서초구는 2008년 말 완공을 목표로 경부고속도로 위에 길이 100m, 폭 50m규모의 지붕을 덮어 우면산과 말죽거리 공원을 잇기로 했다. 공사 이후 새로 만들어지는 것은 1500평의 녹지공간이지만 두 녹지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300억원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서초구는 예상했다. 또 반포로(미도아파트~국립중앙도서관)와 남부순환로(방배근린공원~우면산) 위에도 각각 생태육교를 만들 계획이다. 공사를 마치게 되면 한강에서 우면산, 말죽거리공원, 청계산 등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33.8㎞의 그린네트워크가 조성되는 셈이다. 서울시측도 “도심속 녹지축을 마련하는 점에 있어서는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돈. 서초구는 현재 2007년도 설계 및 보상비와 관련해 서울시에 22억원의 예산 지원을 건의했다. 전체 사업규모로 보면 일부다.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이 구청을 방문했을 때도 예산지원을 건의했지만 “검토해보겠다.”는 답이 전부였다. 서초구측은 “서울시도 녹지축과 관련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도심녹지축을 잇는 일은 사업의 규모나 예산으로도 단지 한 구청이 나서 실현될 일이 아닌 만큼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정책 마무리·정치 보좌 ‘투톱’

    정책 마무리·정치 보좌 ‘투톱’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신임 국무총리에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를 지명하고, 청와대 비서실장에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내정했다고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이 발표했다. 노 대통령은 사의를 표명한 김세옥 청와대 경호실장 후임에 염상국 현 경호실 차장을 기용했다. 이번에 물러나는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통령 정무특보에 임명됐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실무행정형 총리와 노 대통령의 ‘최측근’ 비서실장의 투톱체제를 갖췄다는 것이다. 이 투톱체제는 “끝까지 국정과제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한 노 대통령의 임기말 국정구상을 대변한다. 두 사람의 기용은 ‘안정·실무·관리형’ 측면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지만, 역할에서는 사뭇 다른 배역이 주어질 것 같다. 한 전 부총리가 ‘정책 마무리용’이라면, 문 전 수석은 ‘(대통령의)정치 보좌역’에 가깝다. 한 전 부총리는 참여정부 들어 국무조정실장과 경제부총리, 총리 직무대행을 거친 뒤 현재 대통령직속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지원위원장 겸 대통령 한·미 FTA 특보를 맡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 전 부총리의 발탁에는 비정치인이라는 점과 경제부처 장악력이 크게 고려됐다.”고 밝혔다. ‘비정치인’은 연말 대선정국에서 중립성을 띨 수 있다는 면에서,‘경제부처 장악력’은 임기말 핵심 국정과제를 관리할 수 있다는 면에서 가산점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신임 총리 내정과정에서는 모두 5명의 후보들이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윤철 감사원장과 김혁규 의원, 김우식 과기부총리, 이규성 전 장관이 거론됐다.”면서 “후임자 인선과 당면 과제 적합성, 청와대 비서실 근무 이력 등을 놓고 정리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전 부총리의 최종 임명여부는 한·미 FTA 관련 업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일각과 민주노동당측이 “양극화와 무분별한 세계화를 불러온 주역이 총리로 지명된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문 전 수석은 자타가 공인하는 노 대통령의 핵심 참모다. 참여정부 4년 동안 3년여를 청와대에서 재직했다.2004년 총선 직전 청와대 민정수석직을 떠날 때도 노 대통령이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지근거리에서 노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해 왔다. 노 대통령 탄핵 당시 변호인단을 이끌었고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고 있다. 문 전 수석 스스로는 정치에 뜻이 없기 때문에 그만을 놓고 보면 ‘정무형’ 인사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문 전 수석의 역할은 현재 노 대통령이 ‘무당적’인 상황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민주당 탈당 이후 탄핵 전까지 ‘무당적’이었던 기간과 성격이 같다.”면서 “대국회 교섭에서 내각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이미 개헌을 매개로 정치 전면에 나설 것임을 선포한 만큼 비서실 진용은 정무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러난 이병완 청와대 전 비서실장이 대통령 정무특보에 기용돼 정무라인이 강화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염상국 신임 경호실장은 실무형 내부 발탁이란 차원에서 노 대통령의 의중이 감지된다. 경호 실무형을 내부 승진시킨 것은 ‘권력기관 제자리 찾기’의 일환이라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광고 괴물’ 지하철 안전위협

    ‘광고 괴물’ 지하철 안전위협

    ‘광고판에 점령당한 대피장소, 신형 안내판은 수개월째 광고만’ 무분별한 서울시내 지하철 광고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승강장과 지하철 통로 등을 점령한 광고판 때문에 승객 불편뿐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지하철 1∼4호선 지하철역을 직접 다니며 문제점을 짚어봤다. 퇴근하는 사람들로 가득찬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승강장에서 회사원 김광석(35)씨가 힘겹게 고개를 숙여 행선 안내 게시기를 보고 있었다. 안내 게시기가 천장에 새로 설치된 안내판에 가려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사진 왼쪽). 김씨는 “광고만 나오는 안내판 때문에 정작 필요한 정보가 나오는 안내판은 볼 수가 없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반대편 승강장에 서있던 이은영(27·여)씨도 “수개월째 꼭 걸음을 옮겨서 안내판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을지로입구역을 직접 걸으며 확인해 본 결과 40개 승차대기선 중 16개 대기선 앞에서 열차 도착과 행선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난해 을지로입구역 등 2호선 20개역에 설치된 신형 알림판은 사당역을 제외하면 수개월째 제 기능을 못하고 광고판으로만 쓰이고 있다.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이순자(57·여)씨는 선로와 선로 사이에 불이 꺼진 채 서있는 전광판 광고판을 보며 혀를 끌끌 찼다.“선로에 떨어지면 재빨리 건너편으로 피해야 할 텐데, 저런 게 가로막고 있으니….” 시청역 선로 중간에는 10여개의 광고판이 장벽처럼 서 있다. 3호선 고속터미널역은 차음벽과 광고판으로 선로 중간이 아예 막혔다. 승객 한영주(28·여)씨는 “어느 청년이 선로에 추락한 사람을 중간을 통과해 반대편으로 데려가 살려낸 광고가 떠오른다.”면서 “긴급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데 가운데가 막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4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1∼4호선 지하철역 중 선로와 선로 중간을 광고판이 가로막고 있는 곳은 약 30개역으로 2001년부터 분수대, 차음판, 동영상 광고판 144개가 들어서 있다. 이 가운데 분수대 광고판 80개는 지난달 22일로 계약이 끝났다. 동영상 광고판 60대 역시 오는 13일이면 계약 기간이 끝나지만 철거 계획은 아직 잡혀 있지 않다. 서울메트로측은 “신형 안내계시기는 광고판이 아니라 홍보와 안내를 동시에 하는 것으로 구형과 교체 작업 중”이라면서 “재정 상황 때문에 시스템을 완비하지 못해 교체를 못했을 뿐이다. 이달 중 교체작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로 중간 광고에 대해서도 “선로 사이가 완전히 막힌 곳은 차음벽이 달린 4개역뿐이며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는 2010년까지 모두 없앨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이수범(46) 교수는 “외국에서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다. 꼭 광고물을 설치해야 한다면 기둥과 기둥 사이가 아닌 기둥 벽면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대 도시공학과 오승훈(50) 교수도 “선로에 광고를 설치하려면 지상에서 사람 키 높이 이상으로 해 대피에 방해를 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글 서재희 박창규기자 s123@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Book Review] 보편성 원칙 실종 ‘일그러진 민주주의’

    미국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성, 노암 촘스키의 책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미국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는 촘스키의 ‘어법’에 우리는 왜 집중하는 것일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미국 정부의 개방압력은 점점 커지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꽃다운 우리 군인 한명이 결국 폭탄테러로 희생됐다. 미국은 우리에게 과연 무엇인가. 영원한 우방인가, 위험한 제국주의인가. 신간 ‘촘스키, 실패한 국가, 미국을 말하다’(노암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황금나침반 펴냄)는 이런 의문을 풀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촘스키는 분명한 어조로 미국을 ‘파탄국가(Failed States)’로 규정하면서 이 책의 원제로 사용됐다. 촘스키는 파탄국가 미국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의 자의적인 준거 잣대를 사용해 세계의 폭력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진부한 소리지만 가장 기본적인 도덕적 원리 중 하나가 보편성의 원칙이다. 우리가 남에게 적용한 기준을 우리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더 가혹한 기준을 적용하지는 못할망정….”(본문 14쪽) 촘스키에 따르면 국제법과 조약, 규칙이 다른 나라에는 준엄하게 강요되지만 미국에는 적용되지 않는 오랜 ‘관례’는 레이건과 조지 W 부시 시대에 더욱 굳어졌다.‘세계 정의’는 미국에 있어서 자국 이익의 다른 말이라고 촘스키는 단언한다. 이 책은 미국 패권정책의 실체를 파헤친 ‘패권인가, 생존인가’의 후속작이다. 미국이 어떻게 무법국가로 전락했는지 역사적 뿌리를 탐색하면서 그 상황증거를 폭넓게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언론기사 등의 각주 목록만 50쪽이 넘을 정도로 방대하다. 촘스키는 비판의 대상을 미국이 아닌 ‘미국 정부’로 한정하고 있다. 미국 국민들은 정부의 뜻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촘스키는 국민 여론과 정부 정책의 첨예한 분열을 고발한다. 모두 여섯 장으로 구성된 책은 또다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국제법을 ‘밥먹듯이’ 위반하면서 휘둘러대는 미국의 파괴적 위협을 다뤘다. 후반부는 미국이 전파하려는 민주적 제도의 ‘허구’를 짚었다. 미국의 파괴적 위협은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있을까. 촘스키는 ‘스타워즈’ 정책을 한 사례로 제시했다. 우주를 군사기지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은 러시아, 중국의 우려를 촉발시켜 세계적인 군비경쟁의 기폭제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미사일 방어’라고 이름붙였지만 이는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속임수라는 것. 결국 러시아, 중국 등의 군비경쟁을 촉발해 장기적으로는 미국에도 부메랑이 돼 큰 위협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게 촘스키의 지적이다. 촘스키에게 있어서 “자국민을 폭력과 파괴에서 보호할 수 없거나 보호할 의지가 없는 나라”인 미국은 파탄국가에 다름 아니다. 미국이 수출하는 민주주의는 또 어떤가.‘수입국’ 국민들의 동의와는 전혀 상관없이 ‘민주주의 수출’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정의는 철저하게 내팽겨치고 있는 현실을 촘스키는 고발하고 있다. 이런 식의 민주주의의 이면에는 미국의 전략적, 경제적 이익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촘스키는 시종 ‘보편성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이 원칙은 전세계 민주주의를 회복시킬 수 있는 첫 단추이다. 그는 세계화, 지구화라는 허울 속에 미국식 가치관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큰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군데군데 보이는 오탈자와 만연체의 글은 옥에 티다.523쪽,1만 45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올 공공건설 52조8000억 투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올해 공공부문 건설에 52조 8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중 공기업의 건설투자 규모는 6조 2000억원으로 정해졌다. 다만 무분별한 예산 집행을 방지하기 위해 예비 타당성 조사대상 범위가 현행 토목·건축 분야에서 정보화·연구개발(R&D) 분야까지 확대된다. 기획예산처는 28일 이같은 공공부문 건설 투자규모를 포함한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재정·민자·공기업 등을 통한 공공기관 건설투자 규모는 지난해 49조원에서 올해 52조 8000억원으로 7.8% 가량 늘어났다. 공기업 건설투자 규모는 6조 2000억원으로, 지난해 5조 4000억원에 비해 14.8% 증가했다. 주택공사의 경우 임대주택 건설 등에 지난해보다 6000억원 증가한 3조원을 투입한다. 도로공사는 자산유통화증권(ABS) 1조원어치를 발행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시설투자 규모를 당초 6600억원에서 74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임대형 민자사업(BTL) 집행 규모는 지난해 1조 5000억원에서 3조 5000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된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은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예상되는 만큼 전체 사업예산의 56%인 110조원을 상반기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예산 조기집행을 통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가량 상승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예산이 조기 집행되도록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 일자리 지원사업, 서민생활과 밀접한 재정사업 등에 대해서는 추진 상황을 실시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획처는 또 올해부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500억원 이상 정보화·연구개발(R&D) 분야 신규사업을 포함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토목·건축 등 사회간접자본(SOC) 위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해 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복지·교육 분야 신규사업에 대해서도 사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1∼2개 사업에 시범 적용할 예정”이라면서 “장기 진행사업에 대해서는 추진 단계별로 중간성과 평가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예산 어디에 썼나” 국민이 감시

    기획예산처의 올 업무계획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세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국민들이 직접 감시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공기업에 대해서는 오는 10월부터 ‘방만경영 신고센터’가 운영된다. 지금까지는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에 한해 예산낭비 사례를 신고하면 재정인센티브를 주고 있으나 앞으로 지방자치단체까지 확대된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부터 현행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이 ‘공공기관 종합 혁신포털’로 확대·개편된다.그동안 공개 시스템을 통해 공공기관 314곳의 기관장 연봉과 직원 평균임금 등 27개 경영정보를 공표한 데 이어 포털 구축으로 방만 경영에 대한 압박 수위가 더 높아지게 됐다. 특히 포털에는 ‘공공기관 방만경영 신고센터’가 신설된다. 신고센터에서는 ▲과도한 인건비·복리후생 ▲낙하산 인사 ▲임직원들의 불법행위 ▲하청업체에 대한 횡포 등을 접수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공기관 신설 심사기준·절차’도 만들 계획이다. 대신 공공기관의 자율성을 해치는 정부 부처의 불필요한 간섭·감독 규정은 과감히 정비할 방침이다. 장병완 기획처 장관은 “공공기관은 안정된 근무 여건에다 보수도 좋아 국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국민의 기대 수준에 근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부처에는 ‘예산낭비심사 국민참여제’가 도입된다. 각 부처는 민간전문가가 전체 위원의 3분의1 이상 참여하는 ‘예산낭비심사 자문기구’를 운영해야 한다. 올 2·4분기 중에는 ‘나라살림 지킴이 지원포털’도 구축해 예산낭비 사례와 대규모 재정사업 추진현황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행자부는 지난달부터 기본 현황과 재정 정보, 조직·인사정보, 평가·감사결과 등 5개 분야 247개 항목을 담은 ‘지방행정 종합정보 공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휴면카드’ 연회비 유지 폐지

    ‘휴면카드’ 연회비 유지 폐지

    회사원 임모(27)씨는 지난 3년간 A사 신용카드를 한번도 쓰지 않았는데 매년 3000원씩 연회비가 은행계좌에서 빠져 나간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카드사에 전화했더니 놀이공원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있기 때문에 카드사용과 관계없이 연회비는 내야 한다고 했다. 연회비를 돌려받으려면 카드 회원에서 탈퇴하라고 했다. 발급을 권유할 때와는 너무나 다른 태도에 임씨는 씁쓸했다. 신용카드사들이 임씨처럼 쓰지 않는 ‘휴면카드’에 부과해 거둬들인 연회비가 연간 60억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BC,LG, 삼성, 롯데, 신한 등 5개 카드사가 31억 3000만원을 징수했다.LG는 휴면카드에는 연회비를 물리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다른 카드사들은 여전히 고객을 상대로 ‘손쉬운 벌이’를 하고 있다. 김양수 한나라당 의원은 소비자들을 ‘봉’으로 삼는 카드사들의 이같은 관행을 근절시키기 위해 “휴면카드에는 연회비를 물리지 못한다.”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 의원측은 23일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고지하지 않고 연회비를 빼가고 있다.”면서 “카드 발급 때 대부분 자동이체를 설정, 돈이 나간 줄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카드를 갖고도 1년간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2004년 835만명,2005년 1088만명,2006년 1195만명 등으로 해마다 느는 추세다. 이 가운데 연회비를 거둬들인 회원은 2004년 102만명,2005년 110만명 등 10%에 이른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무실적 회원으로부터 챙긴 연회비도 2004년 56억원 2005년 62억원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 의원측은 “연회비로 챙기는 수익이 적지 않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가급적 연회비가 포함된 신용카드 발급을 늘리려 한다.”면서 “법적으로 연회비를 징수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성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취지는 맞지만 법으로 제정하기보다 카드사 약관에 내용을 담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마일리지나 할인 혜택에 대한 수수료를 카드사가 부담하고 우편물 발송 등 관리비도 적지 않다.”면서 “소비자에게 연회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오히려 알려 무분별한 카드발급을 억제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위도 “쓰지 않은 카드에 물린 연회비는 회원에서 탈퇴할 때 돌려주도록 이미 방침을 밝혔다.”면서 “할인 혜택 등을 누리면서 카드 소유자가 연회비를 내지 않는 것은 수익자 부담원칙에 맞지 않다.”고 했다. 연회비를 안 내려면 회원을 탈퇴하라는 뜻이다. 현재 연회비 규정은 카드사 약관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연회비가 없는 카드를 발급받은 회원에게도 우편물은 발송되며 할인 혜택 등은 카드발급에 따른 사은품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이같은 이유만으로 쓰지 않는 카드에 연회비를 물리는 것은 ‘소비자 주권’ 시대에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1심 형량 ‘무원칙 감형’ 줄인다

    앞으로 1심 재판에서 사실 관계를 확정짓고,2심에서 1심 형량을 줄여주는 관행이 줄어들 전망이다. 대법원은 26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형사항소심 재판장 회의’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장윤기 법원행정처장은 “우리나라 형사 항소심이 1심의 판단을 전면적으로 재심사해 외국에 비해 높은 파기율을 보이고 이로 인해 온정주의적 양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항소심의 감형 사유를 엄격하게 해석해 온정주의적 양형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이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1심 재판의 강화와 함께 항소심 파기 기준을 만들어 일정 범위안의 1심 판결은 양형을 이유로 한 파기재판을 줄이기로 했다. 또 무분별하게 제기된 항소에 대해서는 전체 형기(刑期)에서 미결 상태의 구금 일수를 공제해 주던 것을 엄격히 제한할 계획이다. 현행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도 이런 내용이 있지만 불구속 피고인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제대로 적용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또 이날 사법연수원에서 형사 1심 재판장이 된 부장판사 143명이 참석한 ‘형사재판장 연수’를 열고 공판중심주의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이 자리에서 김용담 대법관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온정적 선고, 구두변론이 상당 부분 생략된 재판절차, 서류 중심의 왜곡된 형사재판 등을 사법 불신의 원인으로 꼽은 뒤 “고심 없이 적당한 편의주의적 사고에 따라 양형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불륜·엽기… 日소설 판친다

    최근 출간된 일본 소설 두편의 일부분이다. 윗글은 초로의 번역가와 17세 소녀의 일탈적 사랑을, 아랫글은 폐경증후군에 시달리는 중년의 여성 아티스트와 20대 초반의 영화감독 지망생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동년배간의 연애사가 아닌 현격한 나이차가 있는 남녀간 열애를 다루고 있다는 점 외에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 등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 수상작가들의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작품을 읽은 뒤의 느낌은 어딘지 개운치 않다. 그래서일까,“누구나 한번쯤 이런 사랑을 꿈꾼다.” “에로티시즘의 극치”라는 출판사들의 홍보 문구가 유난히 커다랗게 보인다. 일본 소설의 홍수 속에서 노골적이고, 가학적인 성애장면을 묘사하거나 정서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불륜을 그린 함량미달의 작품들까지 봇물처럼 우리 문학시장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1990년대초 무라카미 하루키로부터 시작된 일본 소설붐은 에쿠니 가오리, 오쿠다 히데오, 온다 리쿠, 이시다 이라 등 개성이 톡톡 튀는 대중소설 작가들이 소개돼 급속하게 우리 소설독자층을 잠식중이다. 지난해 국내에 출간된 일본 문학작품은 509종 153만부로 455종 123만부의 미국 문학을 넘어섰다. 베스트셀러 100위권 안에 무려 31권의 일본소설이 올랐다. 반면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포함한 우리 소설은 겨우 23권에 불과했다. 독자들이 우리 소설을 외면하고 일본소설을 찾게 되면서 판권가격도 급속하게 뛰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200만∼300만원에 불과하던 일본 소설 판권은 요즘 800만∼1600만원대로 뛰었고,1억원이 넘는 작품까지 등장했다. 출판사들의 과당경쟁이 빚은 풍경이다. 전문 에이전시까지 등장해 가격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량미달의 작품들은 이런 경쟁구도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소설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한 문학 전문출판사 대표는 “일본 소설이 너무 무분별하게 들어오고 있다.”면서 “엄마 친구와의 사랑을 그린 불륜소설, 엽기살인 등을 다룬 3류소설까지 버젓이 우리 서점가를 장식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하지만 이같은 일본 소설의 인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2000년대 들어서면서 독자들이 우리 소설을 외면하게 된 이유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사에서 이야기 중심으로 우리 소설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계층별로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일본 소설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문학계의 공통된 진단이다.소설가 조정래씨는 일본 소설의 범람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문학계는 함량미달의 일본소설까지 유입되는 현실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너도나도 종주… 백두대간 ‘신음’

    너도나도 종주… 백두대간 ‘신음’

    “백두대간 종주산행 자제해주세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한반도의 등뼈인 백두대간과 갈비뼈에 해당하는 정맥 능선을 따라 산봉우리를 오르내리는 산행 피해를 경고했다. 16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백두대간과 정맥의 무분별한 종주산행으로 설악산을 비롯한 5개 국립공원,50㎞ 구간이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은 국립공원 가운데 설악산·오대산·소백산·월악산·속리산의 개방되지 않은 꼭대기 능선이 토양이 깎여나가고 나무와 풀 뿌리가 드러나는 등 심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많이 훼손된 설악산 대관령∼미시령 5.5㎞와 미시령∼마등령 7.5㎞, 오대산 노인봉∼매봉 8.7㎞, 소백산 도솔봉∼묘적령 2.6㎞ 등은 복원 작업을 벌이고 있다. 월악산 마역봉∼부봉∼하늘재 8.0㎞와 하늘재∼포암산∼마골치 3.2㎞, 속리산 악희봉∼장성봉∼대야산∼밀치 14.9㎞에서도 복원작업이 진행 중이다. 공단은 등산객들이 국립공원내 개방된 백두대간과 정맥만 이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비공개된 구간은 백두대간이 마루금(연결된 능선) 기준으로 250㎞ 가운데 95㎞, 정맥 구간은 70㎞ 가운데 52㎞로 생태계 보전을 위해 통제되고 있다. 공단은 “지난해 비개방구간을 무분별하게 종주산행하다가 적발된 건수가 287건에 이른다.”면서 “전국 299개 모집 산행단체에 훼손 실태를 알리는 안내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공단은 비개방 구간 산행 단속을 강화하고 출입시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고 덧붙였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女談餘談] 칭찬 좀 하며 삽시다/최여경 지방자치부 기자

    얼마전 친한 가수의 매니저가 전화를 해왔다.“괜찮아요? 좀 피곤할 것 같던데. 뭐, 가끔씩 있는 일이니까 너무 속상해 말아요.” 얘기는 이렇다. 한 케이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십여통의 메일을 받았다.“그러시면 안 되죠.”라는 조언에서부터 “두고 보겠다.”는 무시무시한 위압까지 내용도 다양했다. 절묘하게 편집된 방송에서 기자는 한 아이들그룹의 안티인 것처럼 비쳐져 일부 소녀팬들의 ‘적(敵)’이 됐다. 편집의 묘미나 기자의 속내 따위는 필요 없었다. 의도하지 않게 안티를 키우게 된 셈이다. 이건 그나마 나았다. 같은 방송에 나왔던 한 여성연예인은 미니홈피나 사생활이 노출된 탓에 곳곳에 수백개의 악플이 달렸다.‘나의 스타’에게 상처를 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듯 비난이 쏟아졌다. 최근 유명을 달리한 두 명의 스타가 악플에 무척 힘들어했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인터넷 상의 무분별한 공격은 다소 잠잠해진 듯했다. 하지만 악플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전하다. 영화담당을 하면서 만난 한 여배우는 “그런 거 일일이 신경쓰면 이 일 못한다.”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이내 “언제나 악플은 상처가 된다. 아예 외면하는 게 상책”이라고 고백했다. 악플을 직접 경험해 보니 이들이 얼마나 괴로워했을지, 또 지금 얼마나 괴로워하고 있을지 짐작이 갔다. 맞으면 맷집이 생긴다지만, 감정에는 맷집이 없다. 여리디여린 속살로 호된 아픔을 받아들여야 한다. “대통령 욕도 하는 시대에 연예인을 비난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어차피 자신을 노출하는 직업을 택했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말은 무책임하다. 설을 앞두고 있다. 새해 다짐을 하는 두번째 기회이기도 하다. 다소 유치하지만 요즘같은 세상이라면 어려울지도 모르는 제안을 한번 해보고 싶다. 비난과 헐뜯음, 날선 공격을 버리고 관심과 격려, 칭찬으로 새해를 열어보는 것은 어떨는지. 매니저의 한마디가 내게 힘이 된 것처럼, 우리 곁의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 사소한 칭찬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최여경 지방자치부 기자 kid@seoul.co.kr
  • 지방영향평가제 추진 논란

    앞으로 정부가 각종 정책이나 법령을 입안할 때 국가균형발전차원에서 적합한지 여부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 각종 정책이 수도권 중심의 사고로 추진되다보니 비수도권 지역에서 지나친 규제를 받는다고 개선을 건의함에 따라 ‘지방영향평가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이다. 이런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을 우려하는 견해도 있다. 이 제도가 자칫 ‘이헌령 비헌령’식으로 수도권을 역차별하거나 시장논리를 무시함으로써 형평성을 잃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자치부는 15일 ‘지방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가 수도권 규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관련 법령에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규정함에 따라 비수도권이 불합리하게 규제돼 투자유치 등에 애로가 많다고 경북 안동시가 개선을 요청했었다. 이 제도는 정책이 지방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제로 작용하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게 골자다. 지역균형발전에 역행을 한다고 판단되면 제동을 걸거나 수정을 요구하도록 길을 열어놓는 셈이다. 각종 법안과 정책을 입안하거나 집행할 때 환경영향평가나 교통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거치게 돼 있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현재 ‘균형발전영향평가’라는 제도가 있으며 새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제도나 법령을 만들 때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특정 사안에 대해 정부의 정책이 추진될 때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게 된다. 수도권은 규제 대상에 넣고, 비수도권은 제외하게 돼 수도권만 차별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하이닉스 공장 증설을 놓고 이천과 청주시가 갈등을 빚는데 이 같은 갈등이 늘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행자부는 이에 따라 3∼6월에 지방행정연구원에 관련 용역을 맡기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박명재 장관이 경상북도를 방문했을 때 안동시로부터 건의받은 사안이다. 행자부는 이를 포함해 모두 19건의 건의안을 받았다. 이 가운데 12건은 수용키로 했으며,5건은 장기 검토,1건은 검토,1건은 수용 곤란으로 분류했다. 자치단체들이 건의한 사안 중 중앙정부 시책에 따른 기구 및 인력 증원 때 총액인건비 한도의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내용도 있는데 행자부는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측면도 있지만 자칫하면 무분별한 정부의 사업추진으로 자치단체의 인력만 늘리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밖에 지방의원 1명당 610만원으로 책정돼 있는 ‘의정운영공통업무추진비’를 연간 810만원으로 늘려달라는 건의도 있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신 냉전시대 ‘신호탄’?

    신 냉전시대 개막의 신호탄일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 안보문제에 대한 미국의 독주를 강도높게 비난하면서 양국간에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또 에너지 수출과 코소보 분쟁을 놓고 이견을 보여온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하면서 심상치않은 갈등이 예상된다.●‘부시의 독주’ 푸틴의 반격 푸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서 미국의 무분별한 무력 사용이 각국의 군비경쟁과 핵개발 의지를 자극해 전 세계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경제, 정치, 인권 등 전방위적으로 국경을 넘어 다른 국가에 자신의 입장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지배하는 단극체제(uni-polar)의 세계는 실제로 권력과 힘, 의사결정의 중심이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러시아, 이란의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러시아에 인접한 NATO 회원국 체코와 폴란드에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NATO 확장은 유럽의 안보 확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상호 신뢰를 잠식하는 심각한 요인”이라고 주장했다.●에너지 자원으로 힘 받은 러시아, 영향력 회복 노리나 푸틴 대통령의 전례없는 독설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다음날(11일)열린 뮌헨 회의에서 “어제 발언한 사람들중 한명이 옛 냉전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면서 “냉전은 한번으로 족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에너지 자원을 정치적 압력 수단으로 쓰려는 시도와 무기 공급 등 러시아의 일부 정책들은 국제 사회의 안정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맞받았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의 러시아 방문 초청은 수락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푸틴의 이번 발언을 에너지 자원으로 힘을 얻은 러시아가 예전의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자국내 높은 지지도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러시아 두마(하원)의원들은 푸틴의 발언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레오니드 슬루츠키 두마 국제문제위 수석부위원장은 “미국이 ‘세계 경찰’역할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사회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푸틴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 들의 삶은 바람앞에 촛불?

    최근 가수 유니(26)의 자살에 이어 10일 오전 탤런트 정다빈(27)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돈과 인기를 거머쥔 연예인들이 무엇 때문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하루에 수십 명의 연예인들이 인터넷 등 각종 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곧 그늘로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잠깐 떴다가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는 이들은 늘 불안감과 심리적 부담감을 안고 산다. 특히 감수성이 풍부한 20대 초반 여자 연예인들의 경우 어디에도 자신의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한 채 우울증으로 발전하기 십상이다. 한 연예인 매니저는 “연예인들은 화려해 보이지만 대중들에게 잊혀질까봐 늘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사적인 생활은 물론 우울증이나 심적 고통이 있어도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올까 두려워 병원을 찾는 것조차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그늘에 가려 있는 연예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상실감 때문에 실제로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분별한 인터넷 정보도 문제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진다. 심지어 토크쇼나 각종 인터넷 매체들은 연예인이 방귀를 뀐 것까지 화제로 삼는다. CF 한 편에 몇 억, 영화 한 편에 몇 십억을 쉽게 벌어들인다는 편견 또한 연예인들을 괴롭힌다. 많은 연예인들은 “며칠 밤을 세워가며 촬영을 해도 몇 십만원밖에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지방과 수도권을 하루에도 몇 백㎞씩 이동하며 밤무대를 전전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대중은 그런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화려함의 이면에 그보다 더 짙은 그늘이 도사리고 있는 게 연예계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모피아’ 금융권 점령하나

    금융권이 또다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금융기관 수장에 재정경제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진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금융 등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현 회장과 행장이 연임 의사를 강하게 밝히고 있지만 재경부 출신 고위 관료들이 사실상 후임으로 정해졌다는 후문이다.●우리·기업銀 최대 실적 불구 연임 희박 8일 현재 인사를 앞두고 있는 자리는 모두 4곳. 우리금융 회장과 행장, 주택금융공사 사장, 기업은행장 등이다. 우리금융 회장과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공모가 마감됐고, 우리은행장과 기업은행장은 공모가 진행중이다. 우리금융 회장에는 박병원 전 재경부 제1차관이, 주택금융공사 사장에는 유재한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현 황영기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공격적인 경영을 앞세워 임기 동안 국내 최대 금융그룹으로 일궈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도 지난해 기업은행을 ‘순익 1조원 자산총액 100조원’으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정부가 대주주이거나 국책은행의 경우 수장이 연임을 한 사례가 없다. 우리금융 회장에 지원한 박 전 차관은 사전조율을 통해 사실상 차기 회장에 정해졌다는 관측이다. 기업은행장에는 장병구 수협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당초 후보군에 속했던 진동수 재경부 제2차관은 현직을 지키고, 이우철 금감원 부원장은 나머지 국책은행인 산업·수출입은행장이 금감위(금감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낙하산 인사 성과 무산 우려 금융권은 못마땅한 기색이다. 재경부 출신들의 경영 능력과 판단력 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동남아 등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도 날로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재경부 출신 수장이) 시장에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박완기 정책실장은 “객관적인 절차를 거쳐 자리에 걸맞은 인재를 뽑는다는 공모제의 정신이 실종된 사례”라면서 “무분별한 관료들의 재취업을 막는다는 측면에서도 우리금융 등에 낙하산 인사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금감위도 큰폭 인사 8일 김석동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재정경제부 1차관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에도 연쇄적인 승진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금감위 부위원장에는 윤용로(행시 21기)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이 내부 승진했다. 금감위 상임위원에는 박대동 감독정책1국장이, 공석이 된 증선위원에는 김용환 감독정책2국장이 각각 승진할 예정이다. 감독정책2국장에는 정채웅 홍보관리관이 승진해 임명되고 홍보관리관에는 홍영만 증권감독과장이 승진할 전망이다. 문재우 금감위 상임위원은 5월 임기가 만료되는 방영민 금융감독원 감사의 후임으로 유력하다. 이외에 재경부 국장급 1명이 금감위로 자리를 옮겨 감독정책1국장을 맡는다는 후문이다.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강릉 도심 몰라보게 달라진다

    강릉도심이 확 바뀐다. 그동안 도로변 곳곳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전봇대와 전선을 땅속으로 묻고 하수관을 개선하는 등 도심경관정비 사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일 강릉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시행되는 하수관거 개선 사업과 병행해 도심 상가 밀집 구간과 문화재, 해안 관광 도로 구간 등 7개 노선 29㎞에 대해 오는 2010년까지 한전과 50%씩 108억여원을 들여 지중화 사업을 시행키로 했다. 전선 지중화사업 시행구간은 ▲성남동 택시부광장∼대한생명 앞 구간과 ▲시청앞∼목화예식장 ▲한국은행 강릉본부∼포남교 ▲강릉여고∼포남교 ▲문화의 거리 ▲임영관 주변 ▲안목해수욕장∼경포해수욕장 등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인도폭이 늘어나 보행권 보장은 물론 도심 미관이 개선돼 중앙동 재래시장 등 옛 도심 경기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올 하반기부터 강릉, 주문진, 옥계, 정동 등 4개 하수종말처리장 등 공공시설 주변에 수림대를 조성해 생태 공원화하고 남산시민공원 환경정비, 단오문화관 광장 잔디공원 조성사업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야간 경관을 위해 경포호 주변 누각과 정자 등 중요 문화재와 강릉교 등 시가지내 4개 교량에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문화의 거리, 금방골목 등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드는 등 다양한 도시 이미지 개선 계획을 수립, 시행키로 했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관광 도시에 걸맞은 도시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아트폴리스형 경관 도시 조성 계획을 수립, 연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문화마당] 문화 연구의 명암/코디최 문화이론가·화가

    문화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무척 친숙한 단어다. 하지만 누가 그 경계와 개념을 묻는다면 경제나 정치와 같이 뚜렷한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혼란에 빠지기 십상이다. 쉽게는 문학, 예술 같은 정신적 분야와 교육, 방송, 종교, 영화 등 신문의 문화면을 떠올리지만 곧바로 과학, 사회, 정치, 심지어는 연속극이나 만화, 휴양지 같은 우리 일상 속에 녹아있는 모든 것을 문화로 여기게 된다. 문화의 범주를 종종 혼동하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인류학자들은 문화의 개념을 ‘사회적 행동양식’이라고 명명했다. 또 다른 학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사회적 행동양식을 통한 추상적 의미까지 포함시키기도 한다. 문화에 대한 개념 정의는 1871년 영국의 인류학자 E B 테일러가 ‘원시문화(Primitive cultures)’라는 책에서 내린 것이 최초다. 그는 사회인은 자연과의 대립 속에 인위적인 무엇인가를 가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한 결과물이 바로 문화라고 주장한다. 예컨대 인간이 요구하는 지식이나 믿음, 예술, 도덕, 법, 관습 등에 의해 만들어진 합성물이 문화다. 다시 말해 문화란 경험과 연구를 통해 학습되어진 사회 또는 소집단의 결과적 행동양식을 뜻한다. 레비 스트라우스 같은 구조주의 학자는 의미를 나타내는 실천행위를 문화로 간주하고, 그 문화를 기호로 표현했다. 또한 미국의 사회학자 클리퍼드 기어츠(81)는 이러한 문화의 모습을 우리들의 이야기를 스스로 우리에게 들려주는 총체적 앙상블이라고 했다. 이같은 개념들을 감안하면, 문화는 우리의 의식에 의미를 동반하는 행위들을 포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문화의 명확한 경계와 개념을 논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문화는 자신만의 명확한 범주를 갖고 있다. 마치 모든 것을 포함하고 관용을 베푸는 듯해도 자신의 뚜렷한 모습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화의 모습을 인간유형으로 분류해 본다면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방랑자,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지만 실리주의자인 보헤미안을 떠올릴 수 있다. 모든 분야를 넘나들며 포용하며, 자아가 없는 듯하지만 누구보다 강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그런 존재이다.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학문부터 새로운 정치적 움직임까지 면밀하게 관찰하는 지적 자세가 필요하다. 문화 연구는 여러 주장과 서로 다른 의견 또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끝없는 지적 논쟁을 야기시킨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문화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문화연구 방법론에 ‘Anti-discipline’, 즉 일종의 ‘반(反)규율’적인 입장이라는 게 있다. 특정한 학문분야에 구속되지 않는 유연한 연구형태, 끝없이 방법론의 변화를 모색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하지만 이런 자세를 취한다고 해서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무분별한 관점이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수년전 한 신문의 연예면에서 난감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 가수가 오랜 침묵 끝에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날마다 열편가량의 비디오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냈는데, 온갖 장르의 영화를 모두 보았기에 더 이상 볼 영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나름대로 영화에 대한 관점이 생겼고, 따라서 이제부터는 영화 평론가로 활동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쓴웃음을 짓게 하는 노릇이었다. 문화 연구는 한곳에 머물지 않고 이동을 하게 된다. 특성상 마땅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시대상황이나 환경, 사회적 조건 등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이동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정치적이었다가, 어떤 때에는 예술적으로, 또는 일반적인 것이었다가도 역사와 연계되는 식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 연구는 아무렇지 않게 느끼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않은 것이다. 비록 문화연구가 ‘반 규율´적인 속성이 있다고 해도, 이러한 무분별한 발상을 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코디최 문화이론가·화가
  • “특정후보 줄서기 가만안둬”

    전윤철 감사원장은 30일 “대선을 앞두고 특정후보 줄서기, 복지부동하는 공무원들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 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정책에는 임기가 있을 수 없는 만큼 대대적인 공직기강 확립에 나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선이 치러지는 해일수록 민생 정책,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들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감사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또 “대통령에게 보고한 정책들 가운데 아직 서랍 속에서 가만히 잠자고 있는 사안들이 많다.”면서 “어떤 정책들이 (잠자고)있는지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민선 자치 10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방행정의 고질적인 병폐가 잔존하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 평가를 제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3월부터 지자체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해 공무원들의 공직기강 상태를 중점적으로 감사할 계획이다. 지자체 공무원들이 중앙부처 공무원보다 대선 분위기에 더욱 편승, 공직 기강 해이가 더욱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임기 말 공직사회의 느슨한 분위기를 틈탄 횡령, 공금 부당 사용, 불법 인·허가, 단속규제 기피 등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부분도 중점 감사 대상이다. 감사원은 단체장 인사 전횡과 공무원의 도적적 해이를 비롯,▲혈세 낭비 ▲토착·유착비리 ▲우월적·편의적 행정 ▲선심성 과시주의 ▲지역이기주의 등을 ‘지방행정 발전 7대 저해요인’으로 분류,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단체장 공약 등을 이유로 타당성 검토 없이 무분별하게 사업을 추진해 예산을 낭비하고, 지방토착세력과 연계한 불법 수의계약·맞춤형 입찰·일괄 하도급 문제를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각종 인·허가를 빙자한 부담금 전가, 불법 기부금품을 받거나, 사회단체에 대한 불법 편중지원·낭비성 축전행사 등 선심성 정책도 감사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간 혹은 중앙·지방간 갈등으로 지연되는 사업도 감사 대상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지자체에 지원된 국고보조금 집행 실태와 지자체의 재정 의존도가 높은 시·도대학 운영상황 등에 대해서도 감사할 방침이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긴급조치 판사’ 10여명 대법관·헌법재판관 5명 포함 고위법관 재직

    유신시절 긴급조치 위반사건의 재판에 관여한 판사들의 실명공개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판사 중 일부는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비롯한 고위 법관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작성한 ‘긴급조치 위반사건 판결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대 긴급조치 위반으로 기소된 589건을 판결한 판사 492명 중 10여명이 현재 지법원장 이상 고위직을 맡고 있다. 또 현직 대법관 4명과 헌법재판관 1명도 포함됐다. 긴급조치 판사 중 전직 지법원장 이상 고위 법관을 지낸 뒤 변호사로 개업한 판사는 100여명으로 대법원장 4명, 대법관 29명, 헌재소장 1명이 포함돼 있고 고등법원장을 끝으로 퇴임한 판사도 14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현직 A헌법재판관이 1978년 유신헌법과 긴급조치 폐지를 주장하며 시위를 주도한 대학생에게 징역 및 자격정지 2년6월을 선고했고,B대법관은 1976년 유언비어를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것으로 돼 있다. 진실화해위는 “30일 오후 임시 전원위원회를 열어 긴급조치 판결에 관여한 판사 실명을 공개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려고 했는데 실명이 이미 공개돼 당황스럽다.”면서 “전원위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보고서를 유출한 직원은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위원회 관계자는 “판사는 공인인 데다 사건번호만 알면 담당판사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해 보고서에 실명을 기재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재판기록을 요약·정리하는 차원에서 판사 이름을 썼을 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당수 판사들은 “과거 실정법에 따라 판결한 법관의 실명을 무분별하게 공개하면 당사자를 매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반발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종면기자의 책안세상 책밖풍경] 言衆의 도리

    최근 한 지상파방송 아나운서가 쿠사리라는 일본어를 순수한 한국말이라고 잘못 방송했다가 망신을 샀다. 또 불필요한 외국어를 멋인 양 주워섬기는 유명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한글문화연대로부터 ‘우리말 해침꾼’으로 선정되는 수모를 겪었다. 글이 인격의 반영이라면, 말은 인격 그 자체다. 그러나 우리는 부적절한 말이나 글을 일상적으로 남발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맞춤한 한국말이 있는데도 굳이 외국어를 골라 쓰는 풍경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세계는 지금 ‘영어와의 전쟁’을 벌이며 자국어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영어와 프랑스어가 뒤섞인 프랑글레(Franglais)를 몰아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영어식 독어 뎅글리시(Denglisch)가 판치는 독일은 자국어의 소멸을 막기 위해 헌법으로 독일어를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도 스페인어의 침투에 맞서 상원에서 영어가 미국의 공식언어임을 선언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우리는 어떤가. 유치원에서조차 영어 인증시험이 유행이다. 우리말의 뉘앙스도 깨치기 전에 외국어에 무분별하게 노출돼 영문도 모르고 영어를 지껄이고 있으니. 그들이 쓰는 우리말이 ‘영어식’ 한국어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영어에 ‘과몰입’돼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그 어처구니라는 우리말의 뜻이라도 한번 가르쳐 주자. 궁궐 같은 건물 추녀마루 끝에 한줄로 놓인, 흙으로 만든 조각이 바로 어처구니다. 잡상(雜像)으로도 불리는 이 작은 조형물은 옛날에 귀신을 쫓기 위해 병사를 지붕 위에 올린 데서 유래했다. 마침 ‘어처구니 이야기’(비룡소)라는 어린이 그림책이 나와 수천부가 팔려나가고 있다.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얘기다.자국어만이 아름답다거나 우월하다는 주장은 곧 언어 제국주의요, 언어 패권주의다. 그러나 자기 나라말을 사랑하고 가꿔나가는 것은 언중(言衆)으로서의 도리다. 그런 점에서 현행 표준어 일변도의 음운정책 폐지를 요구하며 헌법소원까지 낸 지역말 연구모임 ‘탯말두레’의 활동은 단연 돋보인다. 이 모임의 간사인 박원석 도서출판 소금나무 대표는 “지역 언어의 보존 차원에서도 각 지역의 사투리, 즉 탯말 교육은 절실하다.”며 “탯말을 공용어에 적극적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기야 ‘빈대떡’이란 방언이 경쟁관계에 있던 표준어 ‘빈자떡’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사례도 있고 보면, 탯말이 언제 표준어를 대신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영어 인증시험에 얼이 빠진 유치원생,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창피를 당한 아나운서, 되잖은 외래어를 남용해 우리말 해침꾼이 된 디자이너…. 이들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빛나는 우리 말·글 책을 선물하고 싶다.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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