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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장없는 학교사업’ 백지화

    빈발하는 학교내 성범죄가 결국 ‘담장없는 학교’ 정책을 무너뜨렸다. 교육 당국은 외부인이 학교에 무단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담장없는 학교사업’을 백지화하고 투명펜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치안상황이 좋지 않은 전국의 초·중·고교를 ‘학생안전강화학교’로 추가 지정해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시설담당자회의를 열고 현재 담장 없는 학교 형태로 운영되는 전국 초·중·고교를 신설 또는 개축할 때 최고 높이 1.8m의 투명펜스(울타리)를 설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자기 방어능력이 미약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내·외 범죄가 빈발하고 있어 안전시설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투명펜스가 설치돼도 지역주민은 출입구를 통해 운동장 등 학교시설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의 담장 없는 학교는 모두 1909곳이며, 이 가운데 초등학교가 1145곳으로, 전체 초등학교의 19%가 이미 담장을 허물었다. 학교 담장 허물기 사업은 당초 지역주민들에게 학교를 개방, 공원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담장이 없어지면서 외부인들이 쉽게 학교에 드나들 수 있어 덩달아 각종 안전사고도 빈발했다. 특히 최근 들어 대낮에 학교에서 초등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 등 외부인에 의한 학교내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담장 없는 학교가 학생보호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범죄행위가 학생들을 다시 담장 안에 가두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교과부는 이와 함께 인적이 드물고 치안이 취약한 지역에 있는 전국 600개 초·중·고를 ‘학생안전강화학교’로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김수철 사건 발생 뒤 전국 초등학교 1000곳을 학생안전강화학교로 지정, 경비실 및 출입문 자동개폐시설 설치와 폐쇄회로(CC)TV 설치 등을 지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엄마가 집을 나간 후 엄마를 대신해 살림을 도맡아 온 정은이. 엄마의 가출 충격으로 아빠 서용씨는 알코올 중독자가 돼 갔고 폭언이 심해졌다. 열여덟살 오빠마저 가출하자 서용씨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고, 정은이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동생 정민이와 유치원에 다니는 정현이를 혼자 보살펴야 했는데…. ●TV 특강(KBS2 밤 12시 35분) 늘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우리가 미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이 하늘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수많은 상상 거리들을 만들어 냈던 밤하늘의 실체를 과학의 눈으로 들여다보는 학문이 바로 천문학이다. 대중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애쓰는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원장과 함께한다. ●7일간의 기적(MBC 오후 6시 50분) 새 MC 이수근에게 특별 임무가 떨어졌다. 그에게 떨어진 기상천외한 미션은 바로 자신을 물물교환하라는 것이다. 과연 이수근은 자신을 무엇과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이수근은 제작진과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마침내 이수근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자신과의 물물교환 대상을 결정하게 되는데…. ●한밤의 TV연예(SBS 밤 11시 15분) 한국의 마돈나, 웨이브의 종결자, 전설의 댄싱퀸 김완선이 다시 우리를 흔들어 놓고 있다. 컴백 소식만으로도 연일 연예계 핫이슈로 떠오르며 20년이 훌쩍 넘은 그녀의 옛 노래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6년 만에 공개하는 그녀의 새 앨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파격적 모습으로 변신한 그녀와 함께한다. ●하나뿐인 지구(EBS 밤 11시 10분) 무분별한 불법 채취로 우리나라 400여종의 자생종 중 무려 30%에 해당되는 100여종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무관심과 부주의로 인해 위기에 놓이게 된 한반도 희귀식물의 현실과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그들의 가치를 알린다. ‘나고야 의정서’ 시대를 맞아 식물 자원을 어떻게 보존하고 개발해 나갈 수 있을지 함께 모색해 본다. ●생명(OBS 밤 11시)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 1급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성아는 이제 14살이 됐다. 성아는 태어나 한번도 혼자서 땅을 디뎌 본 적이 없다. 마음껏 뛰어다닐 나이에 혼자서는 설 수조차 없는 불편한 다리 때문에 늘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며 생활하는 성아. 성아는 매일 반복되는 힘든 치료에도 씩씩하게 이겨 내며 세상을 향해 내디딜 준비를 한다.
  • 돈벌이 급급 마사회 ‘말로만 公益’

    돈벌이 급급 마사회 ‘말로만 公益’

    한국마사회가 정부 방침과 달리 마권 장외발매소를 도심 외곽으로 이전하지 않거나 구매상한액을 초과해 발매하는 등 경마산업을 무분별하게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한국마사회 등을 대상으로 경마산업 관리 및 수익금 집행실태 감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마사회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장외발매소 32곳의 매출액 비중이 2008년 68.8%에서 2009년 70.5%, 지난해 6월말 현재 72.1%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는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장외발매소를 도심 외곽으로 이전하거나 통폐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심 건물을 매입하는 등 매출구조 개선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11월 사행산업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기 위해 장외발매소를 도심 외곽으로 이전하거나 축소하고 2013년까지 장외발매소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사행산업건전발전종합계획을 마련, 추진토록 했다. 하지만 감사결과 분당 장외발매소에서는 개선 지침에 따른 입장정원(4228명)보다 무려 1751명 많은 5979명을 실제 정원으로 책정해 운영하는 등 장외발매소 16곳에서 4686명을 과다 책정, 운영한 사실이 확인됐다. 발매소 21곳에 대한 마권 발매실태 표본 조사에서는 20곳이 구매상한액(10만원)을 초과해 발매했으며, 그중 서울경마장과 강남 장외발매소의 경우 구매상한액을 초과해 발행한 매출액(30억원)이 전체 매출액(61억원)의 절반을 차지했다. 감사원은 한국마사회장에게 장외발매소의 외곽이전 및 통폐합 등을 통해 매출구조를 개선하고 입장 정원과 마권 구매상한액 통제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이 밖에 감사원은 한국마사회가 2009년 마포 장외발매소 이전사업 추진시 사업부지 대금 669억원을 손실보전 방안 없이 선지급해 개발평가액과의 차액 103억원을 손실로 떠안을 우려가 있는 데다 신축건물 일부를 매도자에게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키로 해 41억원 상당의 특혜를 제공하게 된 것도 적발, 관련자 5명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산 나물 함부로 캐면 범법자 됩니다”

    “산림 소유자의 동의 없이는 산나물을 채취할 수 없습니다.” 남부지방산림청은 올해 처음으로 국유림 내 산림자원 보호 등을 위해 산나물 채취 지역을 지정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조만간 안동시 일직면, 영양군 일원면, 봉화군 춘양면, 김천시 증산면 등 주요 산나물 채취 지역 70곳(면적 2만 2000㏊) 중 5~10곳(각각 2500~5000㏊)을 오는 6월 25일까지 채취 지역으로 지정, 운영한다. 생계 등을 위해 산나물을 캐다 적발돼 범법자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남부지방산림청은 지정 지역 이외의 곳에 대해서는 채취 행위를 강력 단속할 방침이다. 특히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산나물을 무분별하게 채취·남획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울릉군, 경찰, 산림조합 등과 공조체제를 구축해 단속을 벌인다. 산림청과 보호협약을 체결한 이들 기관은 산나물 채취가 허가된 산림 조합원과 채취 허가증 소지자 외 일반인들의 불법 채취를 방지하기 위해 기관별로 중점 단속 지역을 선정해 단속을 실시하고 적발될 경우 강력히 처벌하기로 했다. 또 산나물 뿌리를 불법 채취하거나 유통하는 행위를 비롯해 육지인과 연계한 조직적 불법 행위, 여객선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산나물 반출 및 산나물 뿌리 거래 수집상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산나물과 약초 등의 임산물을 소유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채취하다 적발될 경우,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고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생명의 窓] 종교의 권력화 국민이 막아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생명의 窓] 종교의 권력화 국민이 막아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다종교 국가 중 한국만큼 비기독교인으로 사는 데 불편한 나라는 없다고 한다.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 엄연히 있음에도 개신교인을 제외한 일반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종교의 자유 체감도는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일 것이다. 다소 과장하자면 한국에 개신교의 자유는 있어도 종교의 자유는 없어 보인다. 최근 드러나는 개신교의 힘자랑을 보면 더욱 그런 듯싶다. 지난달 3일 공개적인 행사인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통성기도하자는 목사의 한마디에 무릎 꿇은 대통령, 엉거주춤 함께 꿇은 야당대표, 고위관리들과 군 장성들도 모양새가 영 아니다. 국민 모두를 무릎 꿇린 것 같아서 심히 자존심이 상한다. 국민은 두렵지 않은데, 종교권력은 두려운 것일까. 더 고약한 것은 하나님을 등에 업고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목사다. 대통령을 무릎 꿇리니 통쾌할까. 기독교 국가가 된 듯해 뿌듯할까. 종교권력을 확인하고 재생산하는 전형적인 정교(政敎) 야합의 해괴한 굿판이 되어버린 국가조찬기도회는 더 이상 공익법인 자격이 없다. ‘정교분리’의 헌법수호를 위해 국가조찬기도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유있게 들리는 까닭이다.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은 쓰나미 같은 대형 자연재해 때마다 ‘신이 내린 징벌’이라고 독설을 퍼붓는다. 그런데 지난 2월 뉴질랜드에서, 그것도 이름마저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라는 성스러운 도시에서 지진이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교회까지 무너질 때는 왜 아무 말도 안 했을까. 옥석도 못 가리고 집단학살하는 무자비한 신은 상상이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것은 악마밖에 없다는 것을. 종교지도자들의 탈세도 문제다. 10억대의 연봉을 받는 목사가 세금 한푼 안 내는 엉터리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수년 전 여론조사에서 ‘성직자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의견이 89%나 되었지만, 정부는 개신교 위세에 눌려 잘못된 관행을 애써 모르는 척하고 있다. 쥐꼬리만 한 급여에 세금을 꼬박꼬박 내면서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일반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 “이 세상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은 ‘죽음’과 ‘세금’뿐”이라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소득 있는 곳에는 예외 없이 세금이 부과되어야 하지만, 개신교 목사들만은 이 세상과 무관한 별천지에 살고 있는 셈이다. 더 크게 짓고, 더 높게 오르고, 더 많이 가지려는 인간의 욕망 위에 지은 누각은 종교사업자의 탐욕에 불과할 뿐 진정한 종교일 수는 없다. 어느 개신교인이 스스로 “오늘의 한국 기독교 상황이 정신나간 운전사에 조는 승객들로 가득 찬 버스와도 같다.”고 우려했다지만, 일부 힘 있는 성직자들의 막된 언행과 세속적 권력화의 반작용이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자신들을 덮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듯해 안타깝다. 국민은 종교지도자들의 무례한 언행과 무분별한 힘자랑이 불쾌하고 피곤하다. 종교의 권력화는 국민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 정치성향이 강한 종교인은 종교계 스스로 밀어내야 한다. 종교가 사회의 부조리와 불협화음을 해소하기는커녕 불화와 갈등의 씨앗이 된 지금이야말로 결단의 시기다. 한국 개신교가 유효기간이 지난 종교상품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길은 “나는 기독교 신학이 인류의 커다란 재앙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던 20세기 영국의 과학철학자 화이트헤드의 말을 화두 삼아 순수한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용기 있게 리셋(reset)하여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기를 바란다. “종교는 무지렁이(일반대중)들에게는 진실로 여겨지고, 현자(賢者)에게는 거짓으로 여겨지며, 통치자들에게는 활용대상으로 여겨진다.”고 했던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의 말이 떠오른다. 정치인은 임기가 끝나면 국민이 표로 심판이라도 할 수 있지만, 종교지도자는 세뇌된 신도집단이 버텨주는 한 변화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정치가 종교지도자들에게 활용대상이 된 한국사회는 그래서 더 큰 위험을 안고 있다. 종교계의 자정과 쇄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몸에 좋은’ 모유 나오는 젖소 中서 개발

    ‘몸에 좋은’ 모유 나오는 젖소 中서 개발

    인간의 유전자를 젖소에 이식해 만든 우유가 나왔다. 3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중국의 과학자들이 인간의 유전자를 이식한 300마리의 젖소에서 모유와 동일한 성분을 지닌 우유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엄마의 모유는 아기의 면역 체계를 강화시켜 질병의 위험을 줄이는 영양소를 풍부하게 갖고 있어, 과학자들은 유전자 조작 젖소에서 생산되는 우유가 기존의 우유를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중국농업대 리닝 박사는 “유전자 조작 젖소에서 생산되는 우유가 일반우유보다 안전하다.” 며 “이 우유는 일반 우유보다 맛이 진하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다른나라 보다 유전자 변형 실험에 대한 제재가 약해 유전자 변형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팀 역시 복제기술을 이용했다. 이들은 유전적으로 변형된 배아를 홀스타인종 대리소에 착상해 유전자 조작 젖소를 만들어 냈다. 이 소들이 생산하는 우유에는 라이소자임, 락토페린, 알파락토알부민 등과 같이 모유에 풍부한 단백질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유전자조작 음식에 대해 반대 여론도 나타나고 있다. 비평가들은 유전자조작 음식의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동물 복지 단체들은 무분별한 유전자 변형으로 인한 수명단축 등의 동물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거센 항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헤럴드 선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개인정보보호법 7년 만에 공포… 9월 30일부터 전면 시행

    2004년부터 입법 논의가 시작된 개인정보보호법이 7년 만에 시행된다. 개인정보 유출 시 단체소송이 가능해져 피해 구제 절차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29일 개인정보보호법이 공포돼 9월 30일부터 전면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2004년부터 제정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관리감독 기구의 독립성 문제 등으로 추진이 미뤄졌고 18대 국회 들어서도 3년간 여섯 차례 심사한 끝에 통과됐다. 개인정보보호법 적용 대상은 현행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과 사업체 약 51만개에서 약 350만개로 대폭 확대된다. 현행법의 적용을 받지 않던 헌법기관과 의료기관 외에도 협회 및 동창회 같은 비영리단체 등도 포함됐다. 전자적으로 처리되는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손으로 작성한 문서까지도 보호 범위에 추가됐다. 개별법 간 차이가 있었던 개인정보 처리 기준은 정보 수집·이용, 처리, 파기 등 단계별로 공통 기준으로 바뀐다. 또 개인정보 유출 시 통지·신고제도, 집단분쟁조정제도, 단체소송제도 등을 도입하는 등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국민 피해구제가 강화된다. 특히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유포를 막기 위해 텔레마케팅과 같은 사업방식에 대한 규제가 더욱 엄격해진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마케팅 목적으로 개인정보 취급을 위탁할 경우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했지만, 상당수의 사업체가 다른 목적에 대한 사용 동의까지 일괄적으로 받고 있어 개인정보가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른 사안에 대한 동의까지 묶어서 동의받지 못하도록 개선된다. 개인정보 처리자는 정보 주체에게 개인정보 사용처를 반드시 알려야 하고, 그 업무에 한해서만 정보를 사용해야 한다.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 번호는 원칙적으로 수집 및 이용이 금지된다. 홈페이지 운영자 등 개인정보 처리자는 회원 가입 등에 주민등록번호 이외의 방법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폐쇄회로(CC) TV 등 영상정보 처리기기 설치 및 제한과 관련한 근거 규정도 마련, 기기 운영자는 범죄예방 등 특정 목적으로만 기기를 설치해야 하며 공개된 장소에 설치해야 한다. 이 밖에 대통령실 소속으로 개인정보 보호위원회를 구성해 정책 사안을 심의·의결하도록 했다. 또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의 법 위반 사항에 대한 시정조치 권고권, 자료제출 요구권 등을 부여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제주도, 마구잡이 올레길 개발 제동

    제주도가 무분별한 ‘올레길’ 개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제주 올레길 열풍으로 제주 지역에서는 동네마다 앞다퉈 올레길을 개설하는가 하면 한라산 둘레길, 용천수길, 유배길 등 갖가지 올레길이 개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올레길 친환경 관리 지침’을 마련, 자연과 생태계를 보호하면서 인공적인 공법과 재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작고 편안하지만 수익도 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준은 경관과 생태환경을 살려 자연 속의 생명을 배려하고, 주민의 풍속을 존중하며, 역사·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또 느림의 미학으로 자연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공정 여행의 원칙을 지키면서 토착 주민의 경제적 이익 증진에도 도움이 되도록 했다. 탐방로의 넓이와 높이, 안내 표지, 토양 침식 방지 시설물, 편의시설, 흙길 복원 방법 등에 관한 표준도 제시했다. 올레길을 통한 지역 활성화 방안으로는 제주 고유의 음식인 빙떡 만들기, 전통 뗏목인 테우 체험, 해녀 공연 등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도는 올레길을 개발하고자 할 때는 행정시 전담부서와 사전에 협의하도록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단체 등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도는 올레길 행정지원 실무진을 운영해 전문가와 탐방객, 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멸종위기 ‘탐라란’ 제주에 자생지 복원

    멸종위기 ‘탐라란’ 제주에 자생지 복원

    제주도는 국립수목원과 함께 멸종위기에 처한 세계적인 희귀식물인 ‘탐라란’ 자생지에 대한 복원사업을 벌인다고 28일 밝혔다. 탐라란은 전세계에서 제주도와 일본 남부, 오키나와, 타이완 등에만 분포하는 난으로 상록활엽수 줄기에 붙어 자라는 동아시아 특산식물이다. 주로 습한 지역에서 자생하며 1년에 0.2~0.3㎝밖에 자라지 않는다. 국내 탐라란 자생지는 1994년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희소가치와 관상가치가 높아 무분별하게 채취되면서 현재 제주도 자생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국립수목원은 ‘희귀·특산식물 보전 및 복원 인프라 구축’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 2월 탐라란 열매를 입수해 2008년부터 파종을 시작했다. 이후 4년에 걸쳐 개체를 증식, 제주 한라수목원, 바보난농원과 함께 제주지역 자생지에 300여 개체를 복원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탐라란은 요즘 일본과 타이완에서도 찾기 어렵다.”며 “지속적으로 탐라란을 자생지에 복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근본 서면 길 열려… 한국금융의 포청천·종결자 되겠다”

    “근본 서면 길 열려… 한국금융의 포청천·종결자 되겠다”

    권혁세(55)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공식 취임을 전후해 했던 언급들을 살펴보면 ‘원리 원칙, 냉정, 무관용, 엄정, 일벌백계’로 요약된다. 금감원 본연의 임무인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 업무를 보다 강도 높게 수행하겠다는 수식어들로 보인다. 권 원장은 논어의 구절을 인용해 “근본이 바로 서면 길은 열리게 돼 있다(本立道生).”고도 했다. 그만큼 금융권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권 원장은 포청천처럼 공정한 심판관이 되어 소비자와 서민들의 애환과 눈물을 닦아주는 감독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금융의 종결자임을 자임했다. 권 원장은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금감원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언제나 검사 기능을 강조했다. 특히 저축은행 부실 사태에 대한 책임 공방이 일었을 때도 그랬다. 제대로 된 정책을 세우고, 또 현재와 맞지 않는 정책을 바로잡으려면 정확하고 꼼꼼한 검사를 통해 현장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게 권 원장의 지론이다. 최근 4년 동안 금감원과 지근 거리에서 함께하며 체득한 결론이기도 하다. 최근 금감원의 검사 기능이 약해졌다는 지적에 대해 권 원장은 “직원들이 현장 검사는 싫어하고 사무실에 앉아 감독만 하려고 해 검사 기능이 낙후된 게 사실”이라면서 “검사 기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져 금융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현재 갖고 있는 칼부터 잘 사용해야 한다.”며 금감원장으로서 신념을 갖고 검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 원장은 특히 “금융감독은 1%의 사고 확률에 대비하는 것”이라면서 “일본 대지진도 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 금감원은 80~90%가 문제가 없더라도 1%의 사고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전쟁터에 빗대며 비장한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금융은 전쟁터다. 군인은 전쟁터에서 죽어야 한다. 후방에 잔뜩 배치해서 뭐하나. 젊은 직원들이 반드시 한번은 현장 검사를 거치도록 하겠다. 현장에서 금융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감독을 제대로 하고 정책과 조화된다.” ●금융위원장과의 파트너십 주목 안팎으로 과제가 많다. 여기에서 오는 부담감을 권 원장은 논어의 구절을 인용해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어 보인다(任重而道遠).”고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우선 외부적으로 저축은행 구조조정 마무리 작업과 저축은행 관련 청문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의 부분적인 완화로 인한 건전성 관리, 외환은행 매각 문제, 가계 부채 연착륙 문제, 은행·신용카드 등의 무분별한 외형 경쟁 방지, 자산 쏠림 현상 방지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모두 금융위와의 파트너십을 돈독하게 해야 할 부분이다. 권 원장은 이미 3개월 동안 김석동(58) 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왔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관련 정책이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권 원장은 김 위원장과 행정고시 23회 동기이자 같은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다. 이미 그 이전에 권 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3년 선배인 김 위원장과 오랜 인연을 맺어 왔다. 그만큼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권 원장은 “김 위원장과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 부실을 속도감 있고 과감하게 도려냈다. 은행에 문제점이 있다면 김 위원장 스타일과 비슷하게 속전속결로 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지붕 두 가족’인 금융위와의 관계 설정도 권 원장이 각별히 신경쓸 부분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DTI 규제와 관련해 금감원과 금융위 사이에 불협화음이 일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금융위 부위원장이 사령탑으로 와 금감원이 자연스럽게 금융위 하부 조직으로 인식되는 것 아니냐는 내부 우려가 있는 게 사실. 이와 관련해 권 원장은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감원장으로 온 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면서 “과거 금감위 감독정책 1국장 시절 금감원과 마찰도 많았지만 그런 것은 기억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다잡았다. ●내부 분위기 쇄신도 과제 금감원을 ‘금융 안정과 금융 신뢰의 종결자’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떨어진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 또한 권 원장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내부 과제다. 권 원장은 “직원 대우가 많이 나빠졌다고 하는데, 조직을 위해 지켜 줄 것은 지켜 줄 생각”이라면서 특히 검사 부문에 우수한 인력을 충원해 포상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능력과 조직에 대한 충성심만 있으면 된다.”면서 “공정하고 혁신적인 인사 체계를 확립해 책임감을 갖고 성실하게 일한 임직원이 우대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사 기능 강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조직 개편과 쇄신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김종창 전 원장이 취임하며 통합됐던 검사 업무와 감독 업무를 분리하고 검사 업무 총괄 본부를 설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장은 또 금감원 전체를 통합하고 본부 간 원활한 의사소통과 유기적인 협력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권역별 본부장 체제에 ‘메스’를 들이대는 방법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장은 “조직 쇄신을 통해 감독의 효율성을 높이고 부서 이기주의를 타파하겠다.”면서 “정보 공유의 폭을 과감히 넓히고 상호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직원들에게 약속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권혁세 원장은 ▲1956년 대구 출생 ▲경북고 ▲서울대 경영학과 ▲행정고시 23회 ▲재무부 세제실 조세정책과 서기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국무조정실 산업심의관 ▲재경부 재산소비세제국장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금융 4대천왕’ 손본다

    ‘금융 4대천왕’ 손본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취임하면서 금융권을 겨냥해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관치’를 강조하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에 이어 권 원장도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 및 감독 강화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우리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시장 통제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과 권 원장이 정책과 시장 감독에서 각각 역할 분담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원장은 취임사에서 “금융회사와 시장에 대한 검사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면서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문제들을 과감하게 마무리 짓고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금융감독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가계부채, 무분별한 외형 경쟁, 자산 쏠림 현상 등에 대해서는 각별히 관심을 갖고, 위기의 싹이 자라지 않게 미리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하면서도 중소기업 대출과 무담보 개인신용대출에는 인색한 행태를 보였으며, 특히 4대 금융지주회사는 최근 들어 무분별한 외형경쟁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권 원장의 발언은 4대 금융지주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시중에서는 정치권에 연줄이 닿아 있는 4대 금융지주 회장을 ‘4대 천왕’이라고 빗대는 얘기가 있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청와대·정치권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통제권 안에 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권 원장은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권 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금융감독과 소비자 보호에 온정은 없다.”면서 “건전성 강화와 리스크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냉정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무리하는 징후가 포착되면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화된 검사·감독 업무로 위반 사례가 적발될 경우 가차 없이 조치하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권 원장은 또 조직 쇄신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부서 이기주의를 타파할 것이라면서 금감원이 ‘금융 안정과 금융 신뢰의 종결자’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통합됐던 감독·검사 업무는 다시 분리되고 검사 업무를 총괄하는 본부도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320명 수준인 검사 인력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피 부서로 꼽히는 검사 분야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될 전망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전국 법원장 “대법관 20명 증원 반대”

    전국 법원장들이 대법관 20명 증원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사법부가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6인 소위의 합의사항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대법원은 25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 사법 행정 현안에 대해 토론한 결과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지난 2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 간담회에는 구욱서 서울고법원장, 김이수 사법연수원장, 이진성 서울중앙지법원장, 김용덕 법원행정처장 등 29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2월 인사 이후 처음 보임된 법원장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겸한 자리로 정기적으로 열린다. 전국 법원장들은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의 법률심 기능에 방해가 된다.”고 밝혔다. 또 “변호사·검사 등의 경력자 가운데 법관을 임용하는 법조일원화는 법원 구조를 영미식으로 바꾸는 것이지만, 대법관을 증원하는 것은 독일식 구조여서 서로 모순된다.”며 “상고심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상고심사제는 전국 고등법원에 상고심사부를 둬 무분별한 상고사건을 걸러내도록 하는 제도로 대법원의 자체 개혁안에 들어 있다. 이들은 또 사개특위가 제시한 법관인사제도와 관련, “법관인사위원회를 심의 기구화하고, 다수의 외부 인사가 참여할 경우 법관 인사가 외부의 영향으로 재판의 독립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법조일원화를 도입할 경우 신규 법관 임용 시 적절한 방법으로 외부의 의견과 평가를 반영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장들은 2017년부터 10년 이상 법조 경력자 가운데 법관을 임용하는 법조일원화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반면 2013년부터 3년 이상 법조 경력자 가운데 법관을 임용하는 데는 찬성했다. 한편 사법제도 개혁과 관련, 박일환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이귀남 법무부장관, 신영무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가 새달 1일 열린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데스크 시각] 무상급식, 이제는 피곤하다/김경운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무상급식, 이제는 피곤하다/김경운 사회2부장

    1997년 초인가, 그리스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는 국내 경제가 외환위기를 맞기 전이고, 장밋빛 성장세에 취해 있던 시절로 기억된다. 그때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1만 달러를 갓 넘었다. 그리스의 GNP가 우리 뒤를 바싹 따르고 있었으니, 두 나라의 생활수준은 비슷했던 셈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공항과 거리의 모습은 마치 우리의 1970년대, 80년대를 보는 듯했다. 그들의 집 앞에는 미끈한 승용차가 아니라 볼품없는 트레일러에 실린 낡은 배가 있을 뿐이다. 부자도 아닌 나라의 국민이 오후 3시가 되면 일제히 가게 문을 닫고 낮잠을 즐기거나 해변으로 쉬러 간단다. 그리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는 ‘휸다이’의 ‘란트라’였다. 현대자동차가 국내의 ‘소나타’ ‘엘란트라’ ‘엑센트’를 한데 묶어서 란트라라는 브랜드로 그리스 시장을 휩쓸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콧노래를 부르며 운전하던 택시기사는 란트라가 한사코 ‘자판’(일본)의 것이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나중에 들으니까 현대차 현지법인이 전쟁, 데모 등 나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코리아를 숨기고 마케팅 차원에서 휸다이만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리스는 복 받은 나라였다. 국가수입의 15%를 관광을 통해서 벌어들이고 있었다. 국민의 삶을 여유 있게 해주는 복지. 그리스인들의 ‘힘들이지 않은 여유’에는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많은 유물과 유적이 뒤에 있었다. 고대 로마제국의 대표적 즐길거리를 꼽으라면 검투사 시합이라고 할 것이다. 검투사 시합이 대중을 겨냥한 복지의 표상일 수 있는 이유는 원형경기장을 찾은 로마인들이 짜릿한 볼거리를 만끽하면서 공짜 빵도 얻어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국의 문을 여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기원전 44)는 젊은 시절에 로마시의 큰 공연을 주관하는 관직에 있었다. 카이사르는 검투사 320명에게 번쩍이는 갑옷을 입히고 칼싸움을 시킴으로써 대중들을 흥분과 감동에 휩싸이게 했다. 이를 보고 마르쿠스 키케로(기원전 106~기원전 43) 등 원로원 의원들은 “젊은 정치인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무분별하게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그런데 로마제국의 번영과 사치는 근본적으로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3개 대륙에 걸쳐 있던 식민지에서 나왔다. 식민지 주민들은 농업생산물의 절반 가까이를 로마에 보내야 했다. 로마 장군들은 식민지의 은광을 바닥이 보일 때까지 파헤쳤다. 그러는 사이에 로마인들은 편안하게 원형경기장에 앉아 함성을 질렀던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옛 로마제국은 물론이고 ‘금융 불안’을 겪고 있다는 그리스와 비교해도 지금 그리 녹록한 형편이 아니다. 분명히 수출강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물밑에서 계속 두 발을 젓지 않으면 물속으로 가라앉고 마는 ‘점잖은 오리’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수출 세계 7위에 올랐다. 자랑스러운 실적이지만 1인당 GNP는 그리스보다 아래이고 이스라엘과 포르투갈, 바하마에 이어 34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휴대전화, 컴퓨터, 선박 등 주로 대기업들이 만드는 5대 수출품 의존도가 무려 절반에 이르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달러를 버는 데 쓸 나랏돈을 서로 푼푼이 나눠갖고 여유를 부릴 만한 처지가 아니다. 서울시와 시의회, 일부 정치권이 ‘무상 급식’을 앞에 놓고 몇달째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무상 논리를 마냥 헐뜯으려는 것이 아니다. 서글프지만 아직은 졸라맨 허리띠를 풀어선 안 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벌이가 있어야 풀 지갑도 있는 것이 아닌가. 오세훈 서울시장도 취임 초 호기롭게 내세웠던 돈벌이 ‘서울관광’ 정책을 야무지게 점검하고 서둘러 실천에 옮겨야 한다. 논란의 해법을 못 찾으면 유권자들에게 물으면 될 것이고, 그 사이에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말이다. kkwoon@seoul.co.kr
  • 대형병원 바로 찾는 경증환자 부담률 30 → 50%로

    하반기부터 대학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서 감기 진료를 받을 경우 지금보다 3000원 이상 많은 약값을 내야 한다. 감기·고혈압 등 경증환자가 무분별하게 몰리는 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는 24일 제도개선소위원회를 열고 의원다빈도질환(경증) 환자의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현재의 30%에서 상급종합병원은 50%로, 종합병원은 40%로 각각 올리기로 했다. 규모가 작은 병원과 의원급은 기존의 본인부담률 30%가 그대로 적용된다. 예컨대 상급종합병원의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서 받은 7일치 감기약의 본인부담액이 4850원(2009년 평균)이었다면 하반기부터는 8080원으로 껑충 뛰게 된다. 복지부는 이르면 7월부터 시행령 개정과 함께 바뀐 본인부담률을 적용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대형병원으로 경증 외래환자가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경증의 범위는 감기나 고혈압, 소화기계통 염증 등 50개 내외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복지부는 밝혔다. 지난 1월 소위원회에서는 질환에 상관없이 본인부담률을 60%까지 올리는 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가입자 단체가 반발하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고경석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에 한해 인상하는 것이며 인상폭은 가입자의 수용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영상장비 수가 합리화 방침에 따라 컴퓨터단층촬영(CT)은 15%, 자기공명영상(MRI) 30%, 양전자단층촬영(PET) 16%를 각각 인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극과 극 ‘슈퍼리치’ 다룬 신간 2권

    극과 극 ‘슈퍼리치’ 다룬 신간 2권

    ■ 사치열병/로버트 프랭크 지음 미지북스 펴냄 ‘승자 독식 사회’ ‘이코노믹 씽킹’ 등의 저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로버트 프랭크 미국 코넬대 존슨경영대학원 교수는 신작 ‘사치 열병’(이한 옮김, 미지북스 펴냄)을 통해 현대인의 소비 패턴이 점점 더 ‘과시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프랭크 교수는 사치 열병의 주범으로 최상층의 무분별한 소비 행태를 꼽는다.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의 초호화 요트인 크리스티나호에는 스위치를 올리면 수영장 위로 모자이크 타일의 무도장이 펼쳐지고, 스위치를 내리면 무도장이 다시 접혀 들어간다. 이 배의 수도꼭지는 순금이고, 높다란 의자에는 향유고래의 음경 포피로 만든 덮개가 씌어 있다. 오나시스의 경쟁자인 니아르코스는 이 사치스러운 전투에서 이기고자 오나시스의 배보다 최소한 15m가 더 긴 요트를 만들었다. 슈퍼리치(superrich·순자산이 280억원 이상인 사람)의 이 같은 소비 패턴은 바이러스처럼 중위 소득 가구, 심지어 하위 소득 가구에까지 확산해 영향을 미친다는 게 프랭크 교수의 진단이다. 최상층의 소비 패턴은 결혼 축의금, 생일 선물,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와인의 종류, 구직 면접 때 입어야 하는 옷의 종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최상층의 소득 수준은 크게 나아졌지만, 중위 소득 가구와 하위 소득 가구의 살림살이는 그대로이거나 더 나빠졌다는 점. 중위 소득 가구와 하위 소득 가구는 소득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위층의 소비 수준을 따라잡고자 저축을 줄이거나 빚을 지게 됐고, 그 결과 미국의 개인 저축률은 다른 주요 산업국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개인 파산 신청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저자는 통렬히 지적한다. 사치 열병을 앓는 사회를 바로잡을 방안으로 그가 제시하는 것은 바로 ‘누진 소비세’다. 누진 소비세는 한 가정이 해마다 지출하는 소비 총액에 근거해 과세하는 것. 각 가정은 일정 금액 이상의 소비에 대해 누진세를 물게 되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것에 먼저 돈을 쓰고, 과시적인 소비는 줄이게 될 것이라는 게 프랭크 교수의 설명이다. 누진 소비세로 소비가 위축되면 경제 불황이 닥치진 않을까. 저자는 소비에 쓰지 않는 돈은 은행에 저축되기 때문에 투자가 늘어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고, 정부는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을 복지에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2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슈퍼리치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랄프 네이더 지음 꾸리에 펴냄‘슈퍼 리치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랄프 네이더 지음, 강경미 옮김, 꾸리에 펴냄)는 저자가 실현 가능한 유토피아를 꿈꾸며 만든 소설적 비전이다. 1934년 레바논 출신 이민자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네이더는 미국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31살에 거대기업 제너럴모터스(GM)를 고발한 ‘어떤 속도에서도 안전하지 않다’를 썼다. 자동차 사고로 다리를 절단한 친구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으로 그는 GM 사장의 공개 사과를 받아냈다. “소수에서 다수로 권력을 이동시키겠다.”며 1996년부터 네 차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독립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이제 팔순에 이른 저자는 자신이 현실에서 못다 이룬 꿈을 책으로 집대성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폴 뉴먼, 테드 터너, 배리 딜러, 로스 페로, 버나드 라포포트, 맥스 팔레브스키, 오노 요코 등이 하와이 마우이 섬의 한 호텔에 모인다. 이들의 공통점은 개인자산만 수조원에 이르는, 세계적 부의 상징인 ‘슈퍼 리치’들이란 것이다. 17명의 억만장자는 시장 만능 자본주의와 기업에 대한 특혜가 사회적 불평등과 부정의를 가져온 주범이라고 지목하고, 대기업에 의해 장악된 금권정치를 회복하며 공동체적 가치를 복원하기 위한 ‘대전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지난해 세계적 부자인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시작한 ‘기부서약’ 캠페인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다.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생전이나 사후에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했다는 소식은 신선하면서도 낯선 것이었다. ‘슈퍼 리치’의 저자 네이더는 팔순의 워런 버핏이 “부자들이 많이 가진 것을 내놓는 것도 특권”이라며 다른 억만장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함께 내놓자.”고 설득하는 모습을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그려낸다. 버핏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부자이지만 부자에 대한 감세 혜택을 중지하라고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부자 세금 많이 내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책에서 억만장자들은 자선과 기부운동에서 한발 나아가 전면적인 국가개혁을 실현하겠다고 팔소매를 걷어붙인다. 자신을 ‘사회개선론자’라 부르는 이들은 수천만 미국인을 괴롭히는 절대빈곤을 폐지하고, 시장을 떠받치는 하부경제를 강화하며 미국의 오랜 양당 질서를 뒤흔들고 의회를 개혁하는 일을 추진한다. 부자들이 인간 조건의 개선을 위해 매진하는 일을 그려낸 ‘슈퍼 리치’는 한 좌파 몽상가의 꿈을 담은 책이라 치부할 수 있다. 혹은 대통령의 꿈을 접은 노인네가 펼친 상상력의 유희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시민운동가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네이더가 어떤 경제학자보다도 신랄하게 미국 보험업계의 감춰진 비밀과 메커니즘을 폭로하는 장면에서는 ‘정의란 단호히 움직여야 얻어진다.’는 데 공감하게 될 것이다. 2만 7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65세 이상 노인 약제비 폭증… 건보재정 위협

    65세 이상 노인 약제비 폭증… 건보재정 위협

    노인 약제비가 폭증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이 위협받고 있다. 노인 인구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노인 인구 증가를 억제하기는 어려운 만큼 ‘의료쇼핑’, ‘다품목 처방’ 등 과도한 의약품 처방을 제어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건강보험 약품비는 2005년 7조 3000억원에서 2009년 11조 7000억원으로 1.6배가 증가했다. 건강보험 가입자 1명당 연간 약품비도 2005년 15만 5000원이던 것이 2009년에는 24만 3000원으로 1.6배 늘었다. 가파른 약제비 상승세는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2002~2007년 국내 약제비(건강보험 약품비+본인부담금) 증가율은 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증가율 4.2%의 두배가 넘는다. 약제비가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만성질환에 대한 약품 처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약품비는 77만 7850원으로, 64세 이하 국민 1인당 약품비 17만 7000원보다 4.4배나 많았다. 실제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2005년 9.81%에서 2009년 12.16%로 높아졌다. 또 외래 이용 횟수도 65세 이상 노인은 연간 34.2회로, 65세 이하 국민(16.4회)보다 2.1배가 많았다. 심평원 관계자는 “노인 인구 증가와 이에 따른 의료 이용 증가로 인해 의료비 및 약제비 증가 추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무분별한 약제 처방이 건강보험 적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 노인 환자 가운데 일부는 3개월 이상 장기 처방을 받아 약을 다 사용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시 의료기관을 찾아 처방받는 등 과도한 의약품 처방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진료를 많이 받아도 따로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본인부담금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의료급여 환자의 경우 연간 하루도 빠짐없이 평균 4곳의 의료기관을 다닌 사례까지 확인됐다. 2009년부터 정부 지원금을 환수하는 규정이 마련됐지만 상습 의료쇼핑 환자에 대한 관리는 여전히 미흡하다. 다품목 처방과 고가 의약품 처방도 문제다. 2006년 국가별로 1개 질환에 대한 처방의약품 품목 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4.16개로 프랑스(4.02개), 영국(3.83개), 일본(3개), 스위스(2.25개), 독일(1.98개), 미국(1.97개) 등 주요 선진국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지난해 말부터 ‘처방·조제 지원 서비스(DUR)’를 전국으로 확대,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중복처방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실효는 미미하다. 심평원 관계자는 “DUR은 중복처방이 나오면 팝업창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과도한 약품 처방을 억제할 수 있다.”면서 “의료인들의 자발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덩신밍, 스파이인가… 단순 비자브로커인가

    덩신밍, 스파이인가… 단순 비자브로커인가

    ‘상하이 스캔들’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가 13일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11일 현지에 부임한 신임 안총기 상하이총영사는 덩신밍(鄧新明·33)에 대한 직접 조사와 관련, 중국 측에 협조요청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조사 전망을 어둡게 했다. 안 총영사는 “중국 측에 어느 단계에서 덩에 대한 공조요청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안(상하이총영사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조사가 중요하다.”면서 “그런 단계(공조요청)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외교당국이 밝힌 방침과 반대되는 입장이어서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마찰을 우려해 조사규모를 축소키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상하이총영사관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고, 총영사관측은 이날부터 외부인 출입을 일절 중지시킨 채 사실상의 합동조사 체제로 들어갔다. 정부합동조사반이 풀어야 할 미스터리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가장 핵심은 덩의 정체를 밝혀내는 일이다. 덩이 소문대로 중국 고위직의 친척으로 상하이 당·정 집단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의도적으로 우리 측 영사들에게 접근해 비밀정보를 빼내려 한 ‘스파이’였는지, 아니면 단순한 ‘비자 브로커’에 불과했는지 등을 밝히는 게 선결과제이지만 안 총영사의 언급대로 직접조사가 이뤄지지 않게 될 경우, ‘추측성 결론’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정보유출 경로를 밝혀내는 것도 합동조사반의 과제이다. 누가 과연 덩에게 김 전 총영사가 갖고 있던 주요인사 전화번호부 영상 등을 건넸는지가 핵심이다. 참여정부 인사들의 출납장부 등은 H 전 영사에게서 덩에게로 직접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김 전 총영사 관련 부분은 당사자들의 주장이 달라 역시 덩을 직접 조사해야 명백하게 밝혀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도 명확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출된 정보가 어디까지인지를 밝혀내는 것은 덩의 실체를 밝히는 것과도 연결돼 있다. 우리 정부가 더욱 신경을 쓰는 대목은 덩이 상하이총영사관 내부 인터넷에 접근했는지 여부다. 만일 그가 내부 인터넷에 접속했다면, 이는 상하이총영사관뿐 아니라 외교통상부 본부의 정보까지도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질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덩이 총영사관 컴퓨터시스템 ID와 패스워드 등을 확보해 자료를 빼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이다. 만약 그렇다면 누가 덩에게 그런 ‘특급비밀’을 제공했는지, 덩이 진짜 총영사관에 들어와 컴퓨터를 통해 자료들을 열람했는지 등도 밝혀내야 한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덩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총영사와 7~8명 영사들의 역할 등도 중요한 조사 대상이다. 이들이 덩에게서 진짜로 어떤 외교적 수요를 충족했는지, 아니면 그저 복무기강 해이로 인해 무분별하게 외국여자와 접촉했는지 등을 가려내야 한다. 상하이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이슈 추적] 법조계·전문가 반응

    [이슈 추적] 법조계·전문가 반응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및 특별수사청 신설을 합의한 10일 검찰은 격한 반발로 들끓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오전부터 종일 부장급 이상 간부들과 긴급회의를 가졌고, 대검은 공식 성명을 냈다. 대검 한찬식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에서 “검찰로서는 이번 합의안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검찰 개혁안인지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개특위의 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사법개혁은 공론의 장에서 각 주체가 충분한 의견을 개진해 이뤄져야 하는데도 이 같은 절차가 생략됐다.”며 “전국적으로 큰 사건을 수사하는 중수부의 기능은 반드시 필요하고, 특별수사청은 심각한 예산 낭비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곳곳에서도 강한 비난이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특별수사청 수사 대상에 공직자비리수사처에는 포함돼 있었던 국회의원이 왜 빠져 있느냐.”고 반문한 뒤 “고위층 ‘잡는’ 중수부가 폐지되면 가장 ‘덕’ 보는 사람들은 그들”이라고 정치인들을 힐난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치자금법 개정이 잘 안 되니 검찰에 분풀이하는 거 아니겠느냐.”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특별수사청의 수사 대상을 판·검사로 제한한 것은 국회 이기주의”라면서 “수사대상은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전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황희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변인은 “중수부는 권력과 검찰이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는 지점인 만큼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면서 “여태까지 중수부가 국민에게 보여준 모습은 권력에는 비굴하고 반대 세력에는 검찰권을 남용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법원 역시 대법관 증원 합의안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대법원은 2007년 개정된 법원조직법을 통해 대법원장을 포함한 14명의 대법관을 두고 있으며,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2명이 3개의 부를 구성하고 있다. 대법관 수를 한꺼번에 6명 증원하고, 재판부를 6개로 늘리자는 합의안은 사법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법원 관계자는 “대법관 업무부담이 대법관 수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대법원에 사건이 무분별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상고심사부를 두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의 한 판사는 “(사개특위 안은) 법원의 안과 많은 차이가 나는 만큼 조율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대법관 몇명을 증원한다고 해서 상고심 업무 부담이 줄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법관 증원에 찬성하는 의견도 있었다. 박경신 고려대 법대 교수는 “대법관 1명이 수만개의 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완성도가 높은 판결문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당사자들이 받아들일 만한 판결이 나오기 위해서는 1인당 업무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수사권 독립을 명문화하겠다는 사개특위의 합의안을 반겼다. 경찰청은 “이번 사개특위 합의는 선진 일류국가에 걸맞은 수사시스템을 마련해 가는 과정에 있어 큰 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검찰과 경찰을 명령복종관계로 규정한 검찰청법 규정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임주형·이민영·윤샘이나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 재건축 허용 연한 유지될 듯

    서울시내 아파트의 재건축 허용연한을 최장 40년으로 규정한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시 공동주택 재건축정책자문위원회는 시내 공동주택 11곳에 대해 안전성을 진단한 결과 기존 허용연한인 40년을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시의회가 재건축 허용 연한을 30년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조례 개정안을 발의하자 자문위가 10개월간 재검토한 결과다. 무분별한 재개발을 막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최장 40년으로 규정한 현행 도시정비조례는 공동주택 대량공급 시기를 고려해 1981년 이전에 준공된 아파트는 20년, 1982~91년 준공된 아파트는 22~40년 등으로 허용연한 기준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해당 지역 주민 등이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시의회도 완화 개정안을 추진하자 시는 학계·시민단체·언론·시의회 등의 추천을 받은 15인의 자문위를 구성해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자문위는 1986~91년 준공된 335개 단지 가운데 11개 단지를 선정, 재건축 안전진단을 하고 이들 단지 모두 C등급으로 재건축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C등급은 안전에 문제가 없고 부분적 보수·교체만 필요한 상태로 ‘재건축 불가’ 등급이다. 시는 이 의견을 가급적 그대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건기 주택기획관은 “자문위의 제안을 검토해 이달 중으로 허용연한 조례를 유지하는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의회에서 허용연한 단축 내용을 담은 조례 개정안이 발의되면 자문위의 결론을 토대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자문위는 공동주택 관리제도를 개선하고 내진(지진에 견딜 수 있는 구조물의 내구성) 성능을 개선하는 등 정책·기술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채창우 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진설계를 이유로 허용연한을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내진과 허용연한을 연관시키면 재건축이 너무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美연구팀 “지구, 6번째 대멸종 시작됐다”

    美연구팀 “지구, 6번째 대멸종 시작됐다”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에 경종을 울리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의 생물학 연구진이 지구 역사상 6번째 대멸종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은 것.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안토니 바르노스키 교수는 “지구에 역대 6번째 대멸종이 시작된 징후가 포착됐다.”면서 “멸종위기 놓인 동물들이 아예 사라질 경우 인류는 300~2200년 안에 대멸종이란 큰 재앙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경고했다. 인류가 출현하기 전까지 지구는 5차례 대멸종을 맞은 것으로 과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최초의 대규모 멸종은 4억 4300만 년 전에 일어나 해양 동물들이 사라졌으며, 가장 최근인 5차 대멸종은 6500만 년 전 일어나 지구상 공룡들이 전멸된 것으로 파악된다. 연구진은 지구에선 이미 6번째 대규모 멸종이 시작된 징후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지구에 존재했던 5500종이 넘는 포유류 가운데 5억년에 걸쳐 80종이 멸종됐으며, 그마나 남아있는 적지 않은 종이 멸종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바르노스키 교수는 “비판적으로 현상을 바라봤을 때 이 속도로 멸종이 진행될 경우 300~2200년 안에 지구에 대멸종이 올 수 있다.”면서 “지구 온난화와 서식지붕괴, 생물체 감염 등 환경오염은 시기를 더 앞당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고 자포자기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 현재 진행된 포유류의 멸종은 1~2%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류가 자원과 환경을 보호하고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를 규제할 경우 대멸종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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