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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 35개·민주 30개 복지공약 年67조 재원 더 필요”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복지 공약이 모두 실행될 경우 앞으로 5년간 많게는 340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정치권의 공약들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도를 넘은 정치권의 복지 요구에 대해서는 복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김동연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복지 TF 첫 회의를 열고 새누리당 35개, 민주통합당 30개의 복지 공약을 분석해 추계한 재원 규모를 공개했다. 연간 기준으로 43조~67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고, 5년을 기준으로 하면 220조~340조원이 더 들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복지 예산 92조 6000억원에 추가로 요구되는 것이다. 정부가 정치권의 복지 공약에 소요될 재원 규모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두 당이 내놓은 항목 중 유사하거나 중복된 항목은 단일 항목으로 계산됐다. 김 차관은 “현재 정치권의 공약들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한정된 재원 여건에서 정제되지 않은 복지제도를 무분별하게 도입하면 꼭 필요한 서민 복지가 축소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권의 복지 공약이 모두 실행될 경우 재정이 얼마나 악화되느냐는 질문에 “엄청난 숫자가 나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재앙”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복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증세나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지만, 증세는 국민들의 조세 부담을 높이고 국채 발행은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 조세연구원은 현 복지제도만 유지해도 공공사회 복지 지출이 205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0.8%(2009년 9.6%)까지 늘어나 국가채무가 GDP 대비 137.7%(2009년 33.5%)에 이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오세훈표 사업기관’ 구조조정 1순위

    서울시가 올 상반기 조직 개편에서 산하 투자·출연기관을 대대적으로 손본다. 무분별한 용역, 시 본청과의 업무 중복으로 효율이 낮는 곳은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관광, 디자인 등 오세훈 전 시장 시절 핵심 사업 관련 기관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조직 개편을 앞두고 ‘산하기관 업무 재설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번에 본청 담당과와 산하기관 간 업무 추진 실적을 따져 불필요한 부분은 대폭 정리할 방침”이라며 “습관적 외부 용역으로 인력, 비용에 이중 부담을 유발하는 곳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투자·출연기관은 전문성·효율성 때문에 공무원이 처리하기 힘든 업무를 맡기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다시 외부용역을 일삼으면 해당 기관의 존재 이유가 없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개편 계획은 박원순 시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취임 직후 “전문성을 띠어야 할 투자·출연기관이 또 외부 용역을 주면 일하는 인력 없이 조직만 커지고 불필요한 세출이 생긴다.”며 “조직 개편 때 존재 필요성을 되짚어 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는 용역이 필요하다면 시 본청에서 직접 외부 용역을 주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비효율적인 위탁-재위탁 구조를 없앨 계획이다. 또 불필요한 산하기관을 축소하고, 관리만 하며 ‘옥상옥’(屋上屋)으로 군림하는 본청 과도 축소할 예정이다. 특히 여기에는 관광, 디자인 등 오 전 시장 시절 핵심 사업 관련 기관들이 주된 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해외 마케팅 업무 분야에서는 시 관광과와 출연기관인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별도의 출자기관인 서울관광마케팅㈜ 간에, 또 디자인 업무에서는 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와 출연기관인 서울문화재단, 서울디자인재단 간에 상당한 업무 중복이 있다고 시는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직원 반발이 예상되지만 업무 중복이 심해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산하기관 폐쇄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조만간 ‘조직진단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본청 부서별, 산하기관별 업무 추진 사항 등을 비교·분석한 뒤 4월 말쯤 조직 개편 조정안을 내고, 이후 시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6월 중에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시에는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SH공사 등 투자·출연기관 17곳이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MLB의 꼼수…고2 김성민과 계약한 볼티모어에 한달 접촉금지 명령

    MLB의 꼼수…고2 김성민과 계약한 볼티모어에 한달 접촉금지 명령

    미프로야구(MLB) 사무국이 한·미 협정을 무시하고 대구 상원고 2학년 투수 김성민(18)과 계약한 볼티모어 구단에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한국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이어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MLB 사무국이 볼티모어 구단을 징계하는 내용의 회신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지난 달 KBO가 신인 드래프트 대상(고교 3년)이 아닌 2학년 학생과 접촉하면서 신원조회 절차를 밟지 않았다며 항의 서한을 보낸 데 대한 답신이었다. 회신에 따르면 사무국은 볼티모어 구단에 30일 동안 김성민과의 접촉을 금지하고 벌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벌금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볼티모어와 김성민이 맺은 계약을 15일부터 30일 동안 승인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볼티모어와 계약금 55만 달러에 사인한 김성민은 당분간 개인 훈련만 하게 됐다. 하지만 KBO는 “김성민과 볼티모어가 맺은 계약이 완전 무효가 된 것은 아니다. 사무국이 상징적으로 30일 동안 계약 불허 조치를 취하고 구단에 벌금 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NBC 방송과 야구 전문 사이트 ‘베이스볼 네이션’ 등도 볼티모어가 김성민을 붙잡기 위해 30일 뒤 KBO에 정식 신분조회 절차를 밟아 재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애너하임(현 LA 에인절스)은 상무 출신 투수 장필준과 신분조회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계약했다. 당시 MLB 사무국은 KBO 항의를 받자 애너하임의 신분조회 요청을 한달가량 금지시켰지만 그 기간 뒤 곧바로 계약을 승인했다. 아마추어 야구를 관장하는 대한야구협회는 앞서 김성민에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려 국내에서 선수나 지도자로 활동할 수 없도록 했다. 이어 볼티모어 스카우트의 야구장 출입을 금지하며 ‘유망주 싹쓸이’ 논란을 일으킨 볼티모어에 강력히 대응했다. 이에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버티던 볼티모어 구단의 댄 듀케트 부사장은 지난 11일 “본의 아니게 신분조회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KBO와 야구협회에 공식 사과했다. KBO는 고교 재학생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무분별한 스카우트를 제한하는 협정 개정을 MLB 사무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아무리 선거철이지만 법질서마저 훼손…” 靑 선제대응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여야 정치권이 최근 경쟁하듯 내놓고 있는 선심성 정책공약과 입법안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우리 사회 법질서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등 파장이 적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저축은행 피해구제 특별법을 불합리한 법안이라고 명백하게 규정하고, 헌법에 위배되는 측면이 없는지와 입법 이후의 부작용 등에 대해 전문적인 검토를 하라고 지시하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그간 여의도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고 가능한 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청와대 참모진 역시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 중이니 일단 지켜보자.”는 자세를 취해 왔다. 때문에 이날 이 대통령이 이른바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법’으로 지적되는 입법안에 대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필요하다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하며 직격탄을 날린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무분별한 포퓰리즘 법안을 국회가 처리하려고 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면서 “국회가 국방개혁법, 약사법 개정안 등 정작 처리해야 할 것은 뒤로 미뤄 놓고 표를 의식해 이 같은 포퓰리즘 법안만 처리하려는 것은 법과 금융질서를 흔들어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석회의에서도 포퓰리즘 법안의 핵심으로 꼽히는 ‘저축은행 특별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대한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특별법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에 5000만원 이상 예금했다가 피해를 본 경우도 보상해 주고,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카드 가맹점에 정부가 정하는 수수료율 이상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 두 가지 법안에 대해서는 소급입법이며, 시장 원칙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태다. 청와대가 서둘러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부처에서도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낸 데다 오는 16일 본회의 처리가 예정돼 있어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발효를 앞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민주통합당이 전면 재협상을 다시 요구하고 성사되지 않으면 집권 후에 폐기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는 것도 청와대의 위기감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이 점차 현 정부와의 거리를 벌리고 있고 야당은 아예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을 뒤집겠다고 벼르는 터에 더 이상 대응을 늦춘다면 남은 임기 1년 동안 국정을 이끌 동력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 임기 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어렵게 된다는 판단인 것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공공부문 2015년부터 정규직만 채용

    공공부문 2015년부터 정규직만 채용

    새누리당이 2015년부터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규 채용을 전원 정규직으로 추진하는 한편 기존 근로자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임금과 성과급 등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새누리당은 7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주재로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비정규직 처우개선 및 감축 방안’을 확정해 총선 공약 사항으로 발표했다. 새누리당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국책은행 등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올해부터 3년 안에 무기계약직과 정규직으로 잇달아 전환하고 신규 채용은 2015년부터 정규직으로만 하도록 할 방침이다. 민간 대기업에 대해서는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단시간 근로자에 대해 올해부터 무기계약직 전환을 유도키로 했다. 대기업 고용 형태 공시제도를 통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기업문화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정규직 전환의 기준이 되는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구체적으로 어떤 직종이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향후 고용노동부 등과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여당은 지난해 말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에서 9만 7000여명에 이르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무기계약직이 고용 면에선 정규직처럼 안정적이지만 임금 등 근로조건은 비정규직과 다를 바 없다는 노동계의 비판을 받았다. 당 총선공약개발단 비정규직·노동팀장인 김성태 의원은 “이번 비정규직 대책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명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와 별도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 등을 올해 안에 제정, 비정규직 근로자들도 인센티브성 경영 성과급을 정규직 근로자의 80% 이상 수준으로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명절 상여금 같은 고정적 상여금을 비롯, 명절 선물, 작업복, 식당·통근버스 이용 등 급여성 현물에 대해서도 차별을 두지 못하도록 했다. 아울러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올해 안에 제정해 무분별한 비정규직 남용을 방지할 계획이다. 다만 대기업은 2013년부터, 중소기업은 2015년부터 시행하도록 유예기간을 줄 방침이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기업 정년을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65세로 늘려갈 방침이다. 새누리당 총선공약개발단의 김성태 의원은 “경영성과 상여금만 지급해도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의 80% 또는 그 이상이 된다.”면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 고용형태 공시제가 실효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재정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사회 분위기를 진작하는 쪽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4월 총선 앞둔 그리스… 고강도 긴축·디폴트 기로에

    ‘무분별한 디폴트냐, 고강도 긴축이냐.’ 그리스가 양 갈래의 선택에서 고심하고 있다.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을 제공받지 못하고 무분별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다면 유로존 전반으로 최악의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 하지만 4월 총선을 앞둔 그리스 정치권으로서는 유권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구제금융의 전제조건인 고강도 긴축 요구를 선뜻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다. 때문에 다음 달 20일 도래하는 145억 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를 앞두고 구제협상이 지연되면서 그리스의 디폴트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리스가 벼랑 끝에서 회생하기 위해서는 일부 유로존 국가의 의회 승인 등 법적 절차를 고려할 때 오는 15일까지는 구제금융 지급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7일 오후(현지시간)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와 연립내각 구성 3당 대표들은 모임을 갖고 사태 해결을 위한 접점을 모색했다. 전날 회동 불발에 이은 자리여서 논의 결과에 촉각이 쏠렸다. 앞서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는 그리스에 1300억 유로(약 190조 6000억원) 규모의 2차 구제금융을 제공받으려면 민간부문 최저 임금 20% 삭감, 연휴 보너스 삭감, 2015년까지 공무원 15만명 감원 등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여의치 않으면 새로운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파기와 그리스의 3월 파산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넬리 크뢰스 EU 집행위원은 이날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해도 유로존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그리스 정부를 압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전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회동한 뒤 “더 이상 그리스를 기다릴 수 없다.”며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에 기대고 있는 그리스 정치권을 압박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그리스에 대한 구제 자금을 한번에 모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계좌로 관리하면서 그리스의 긴축 이행을 강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도 구제금융 자금의 일부를 떼어내 이자 지급용 특별계정에 넣어두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날 노동계의 24시간 총파업으로 공공부문 기능이 대부분 마비됐다. 노동계는 “긴축 정책은 그리스 경제를 악순환에 빠뜨릴 것”이라며 국제 채권단을 성토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지자체 국제행사 유치 까다로워진다

    국제행사 개최 요건이 까다로워진다. 지방자치단체가 선심성 또는 치적용으로 국제행사를 무분별하게 유치, 예산 낭비로 이어지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는 ‘국제행사의 유치·개최 등에 관한 규정’ 및 국제행사 관리지침 등을 7일 개정했다. 국제행사는 5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100명 이상의 외국인이 참여하며, 국고 지원 1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행사다. 재정부 소속하에 국제행사심사위원회가 구성된다. 개정된 지침에 따라 타당성 조사 대상 행사가 늘어난다. 현재는 총사업비가 100억원 이상일 경우만 타당성 조사를 받았으나 앞으로는 50억원 이상으로 강화된다. 타당성 조사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총괄·수행하며 타당성 조사 비용은 정부와 행사 주관 기관이 반반씩 부담한다. 지금까지는 행사 주관 기관이 타당성 조사 연구기관을 직접 선정하고 타당성 조사 비용을 전액 부담, 조사의 객관성에 의문이 제기되곤 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추가확인 취재 않아 오보… 잘못 인정” WP, 솔직당당 반성문

    지난 1일 밤(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곧 공화당 대선주자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는 2일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AP통신,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WP), CNN, 폴리티코 등 내로라하는 유력 언론들이 오보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 중 WP는 정식으로 본지에 보도한 것도 아니고 온라인 홈페이지에 블로그 형식으로 보도한 데다 AP 기사를 인용했기 때문에 어물쩍 넘어갈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이 신문은 3일 자 본지에 자사의 오보 경위를 상세히 공개하고 자사 기사를 비판하면서 잘못을 ‘당당하게’ 인정하는 내용을 기사 형식으로 보도했다. WP는 ‘트럼프의 지지 선언에 대한 언론의 그릇된 도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 명의 취재원 말만 듣고 기사를 쓰면 틀릴 수 있는 만큼 기자는 추가적으로 다른 취재원들을 통해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건에서 그런 언론계의 상식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깅리치의 대변인 RC 해먼드는 1일 밤 기자들이 트럼프의 지지 여부를 물었을 때 ‘노 코멘트’라고 했고, 롬니 캠프에서도 입장 발표가 없었다.”며 “그것은 기자들이 추가 확인 취재를 통해 사실을 더 명확히 했어야 하는 경고신호였다.”고 덧붙였다. WP는 “속보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온라인 조회 수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광고 수입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언론이 무분별하게 경쟁하다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사의 오보 경위를 공개했다. WP는 “1일 밤 편집국 회의에서 상당수 일선 취재 기자들은 ‘다른 취재원으로부터 상반된 정보를 들었다’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온라인 편집자에 의해 묵살됐다.”고 밝혔다. 존 해리스 폴리티코 편집장은 “독자들은 우리가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만큼 우리가 실수를 진지하게 인정하는 태도도 기대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해야 하며 실수를 웃어넘기거나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WP에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나꼼수가 종북 앱?… 軍 삭제지시

    보안이 생명인 군대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허용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특정 서적에 ‘불온’이란 딱지를 붙여 반입을 금지해 온 군이 이번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종북(從北) 앱으로 규정하고 삭제를 지시했다. 군은 북한을 찬양하는 콘텐츠의 확산을 막는다는 취지이지만, 규제의 잣대가 모호하고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3일 국방부에 따르면 경남 창원의 육군 군수사령부 소속 한 부대는 지난달 31일 부대장인 A준장 명의로 ‘스마트폰의 종북 애플리케이션 삭제 강조 지시’라는 공문을 부대에 내려 보냈다. 공문은 나꼼수를 비롯해 ‘스마트 촛불’, ‘스마트카드’, ‘가카 퇴임일 카운터’, ‘애국전선’, ‘범민련 남측본부’, 북한 여행 정보 ‘North korea World’, ‘김정일 퍼즐’ 등 8가지 앱을 종북 찬양 앱으로 지정, 삭제를 지시했다. 매달 셋째주 수요일인 ‘사이버 보안의 날’에는 삭제 여부를 확인한다. 문제는 판단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는 데 있다. 군 차원에서 앱을 규제하는 가이드라인이나 규정을 갖추고 있지 않다. 최근 발표한 ‘군 장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 가이드라인’에도 관련 내용은 없다. 군 관계자는 “적대행위와 관련된 앱이 있더라도 법원 판결 등이 있어야 규제가 가능한 게 사실”이라면서 “군 차원에서 ‘종북’으로 판단하지만 부대 밖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유익함을 얻는 앱이라면 규제의 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부대는 “북한을 찬양하는 앱에 대한 무분별한 접속을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공문을 수정, 예하부대에 지시하고 종북 앱 리스트를 없던 것으로 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19대 공약 점검-교육 개혁] 대입전형 간소화·고교교육 의무화 긍정여론 높아

    교육은 국민들의 실생활과 직접 연결된 탓에 선거 국면에서 파괴력이 커 선거공약 중에서도 핵심 파트로 분류된다. 최근 논란이 된 반값 등록금과 무상급식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새누리당은 ‘대입 수능 위주 단순화’라는 내부 아이디어가 유출돼 공론화되자 “검토한 적 없다.”면서 즉각 진화에 나섰다. 대학 입시제도를 단순화해 사교육 비중을 줄이겠다는 취지이지만 이는 현 정부의 대입 다양화 정책과 배치된다는 부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는 수능을 쉽게 출제해 사교육 비중을 줄이고,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더는 대신 다양한 선발 방식을 권장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선호하는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능 비중 확대는 흐름에 역행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계열별로 대입 전형기준을 간소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 대학의 자율성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전형 유형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육 의무화 역시 실현 가능성이 높다. 민주통합당도 반대할 이유가 없는 데다 현재 고등학교 진학률이 100%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민주통합당은 총선 공약으로 반값 등록금으로 대표되는 무상교육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반값 등록금’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따라 정부가 1조 5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질적인 인하효과는 10%를 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현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협력이익배분제 대기업들 실천에 달렸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어제 대기업의 동반성장 실적평가 때 대·중소기업 ‘협력이익배분제’를 도입하는 곳에 가점을 주기로 합의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 중소기업과 나누는 ‘이익공유제’를 제안한 지 1년 만이다. 이익공유제에 대한 대기업의 거부감을 반영해 명칭을 바꾸고 대기업의 강력한 실천을 유도하는 방식에서 자율에 맡기는 식으로 후퇴했다는 점에서 ‘반쪽 합의’라는 시각도 있으나 대·중소기업의 상생 및 협력방식을 구체화했다는 측면에서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 중소기업 전문인력에 대한 대기업의 무분별한 스카우트를 제어하기 위해 ‘인력스카우트 심의위원회’를 두기로 합의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연일 ‘재벌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부활이 기정사실화되는가 하면, 순환출자 제한을 통해 궁극적으로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들은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편가르기식의 정치 공세에 마뜩잖은 기색이 역력하나 양극화 해소와 상생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재벌들이 자본력을 동원해 골목상권까지 장악하면서 자영업자들은 급속도로 몰락했다. 납품단가 후려치기,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제 잇속만 채우는 사이 중소기업들은 생존의 한계상황으로 내몰렸다. 반면 4대 재벌의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53%에 이를 정도로 약육강식, 승자독식 풍조가 만연했다. 대기업 측 위원들이 두 차례에 걸친 회의 보이콧 끝에 동반성장위의 제안을 일부 수용한 것은 재벌에 대한 국민과 정치권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더 이상 머뭇거렸다가는 오만과 독선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기업들이 타율적으로 끌려가기보다는 ‘맏형’으로서 소득과 산업 불균형 해소에 적극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대기업들로서는 당장 힘을 앞세운 이윤 극대화가 달콤할지 모르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동반성장과 상생은 대기업의 협조와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 [경제프리즘] 2년만에 재등장 애견보험 잘 될까

    애완동물 열풍에 2008년 등장했다가 2년 만에 일제히 사라진 애견보험이 다시 나왔다. 두 달간 가입견은 120마리. 억대를 호가하는 명품견에서부터 값은 저렴해도 식구와 같은 반려견까지 다양하다. 무분별한 보험료 신청으로 없어졌던 애견보험이 이번에는 정착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피보험견의 상해, 질병 치료비와 배상까지 책임지는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을 지난해 11월 출시했다. 만성적자로 상품을 폐지한 2010년 4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연간 보험료는 한살짜리를 기준으로 50만원 정도다. 과거 20만~30만원에 비해 2배가량 올랐다. 개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연간 500만원 한도에서 건당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해 준다. 무분별한 의료비 청구를 막기 위해 치료비의 30%는 개 주인이 부담해야 한다. 개가 사람을 물거나 다른 개를 다치게 했을 때도 보상액은 같지만 개 주인이 자기 부담금 명목으로 10만원을 내야 한다.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예방접종, 제왕절개, 피임수술, 미용·성형, 손톱 깎기, 치석 제거, 목욕, 한약 제조, 안락사, 장례 등의 비용은 보장하지 않는다. 다른 보험사들은 일단 관망 중이다. 2008년 전국의 애완용 개가 460만 마리에 이르자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등은 앞다퉈 애견보험을 내놨다. 하지만 치료 기준과 진료비가 모호한 탓에 손해율이 200%를 넘어섰고, 결국 2010년 모두 사업을 접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장애인 안내견 등 개와 관련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해당 상품을 다시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민주, 박원순 뉴타운 재검토에 난감

    민주, 박원순 뉴타운 재검토에 난감

    4월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지역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대상 610곳에 대해 원점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민주통합당 안팎에 난감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이번 총선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필두로 시작한 뉴타운 공약 남발로 인한 폐해를 시정하는 차원에서 사실상 ‘뉴타운 심판’으로 가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한때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뉴타운 지역 의원들의 경우 총선 공약을 완전 바꿔야 할 판이어서 표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31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주거복지기획단과 박 시장은 이번 뉴타운 사업 재검토 문제와 관련해 조만간 회동을 갖고 세부적인 정책 사항들을 논의, 진행시키기로 했다. 주거복지기획단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정확하게 1인당 2억~3억원 등 구체적으로 추가 비용 부담이 얼마가 드는지를 언급해 그동안 무분별하게 지정된 뉴타운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08년 18대 총선 과정에서 뉴타운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의원들은 뉴타운 해제 등으로 인해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는 지역 유권자들의 심기를 예의주시하며 신중론을 펼쳤다. 주거복지기획단 소속인 전병헌(동작구 갑) 의원은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시장의 ‘원주민·사람’ 중심 뉴타운 추진에 대한 원칙과 방향은 옳지만 이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입법이 필요하고 주민들에 대한 보다 섬세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재검토 과정에서 주민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맞춤형으로 각 뉴타운별, 지구단위별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민 요구를 극대화하는 절차적 문제가 보다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한나라당 정몽준(동작구 을) 의원을 비롯해 상당수 의원들은 뉴타운 공약으로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 뉴타운 지역구의 한 의원은 “그동안 들어간 비용에 대한 서울시 부담 문제도 그렇고, 국가 차원의 행정 입법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게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타운 해제는 현재 뉴타운 사업추진위가 구성되지 않은 지역(317곳)은 토지 소유자 30% 이상이 사업 해제를 요청하면 해제가 가능하다. 사업추진위나 조합이 설립된 경우(293곳)에는 토지 소유자 50% 이상이 동의해야 사업 해제가 가능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MB “기업 위축시키면 안돼” 박근혜 좌클릭 행보 정조준

    이명박 대통령이 재벌정책을 놓고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확연히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이 재벌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급격한 ‘좌회전’을 택하고 있다면, 이 대통령은 여전히 대기업의 손을 들어 주면서 서로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출총제 보완 등 포퓰리즘 지적 이 대통령은 3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민주통합당은 물론 한나라당까지 총선을 앞두고 서로 경쟁하듯 ‘재벌개혁’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모든 정치 환경이 기업들을 위축되도록 만들고 있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결코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성장이 줄면 고용이 걱정되는데 기업들을 너무 위축시키면 투자와 고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치적인 이해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가릴 것 없이 대기업의 정상적 기업 활동까지 마녀사냥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로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에 과다한 정치적 압박을 가하면 투자와 고용이 줄어들면서 결국 그 피해가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인식도 담고 있다. 특히 ‘재벌세’ 신설, ‘1% 슈퍼부자 감세’ 등을 공약으로 내놓은 민주통합당의 문제점도 물론 지적한 것이지만, 그보다는 출자총액제한제 보완을 비롯, 재벌의 무분별한 성장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을 밝힌 박근혜 위원장을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재벌이) 출자총액제한제가 폐지된 것을 남용해 사익 추구를 하는 점이 있어서 고민하고 있다.”면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2009년) 출총제를 폐지한 것으로 알지만 남용되는 면이 있기에 공정거래법을 강화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벌2·3세 골목상권 장악 비난과 대조 한편 대기업을 두둔하는 듯한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재벌 2, 3세들의 빵집, 커피숍 진출을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대기업 옥죄기’에 나서는 듯했던 이 대통령의 행보로 볼 때 ‘오락가락’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재벌이 너무 쉽게 하지 말아야 할 영역까지 진출하는 것은 기업 윤리에 어긋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재벌 2, 3세 빵집 진출 얘기는 대통령의 오늘 발언과는 전혀 별개의 건”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커버스토리-선거와 재벌 ‘불편한 관계’] “바꿔 봅시다” 전문가 제언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권과 재계의 갈등에 대해 국민은 곱게 두고 볼 수 없다. 민심을 기만하는 정치권이나 무분별한 재계 모두에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정서법’이 아니라 합리적인 규제와 기업 활동 보장을 통한 공정 사회를 원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재벌에 대한 평가는 감정에 따른 ‘국민정서법’으로 처리되는 측면이 있다. 카타르시스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정당한 대기업 정책까지 매도당하는 빌미가 된다. 민주사회라면 국제 논리, 법률 논리에 따른 통제가 필요하다. 최근 불거진 문제와 관련, 공정거래법상 부당 내부거래나 경쟁제한 행위 등을 위반했다면 그런 쪽으로 처벌하는 게 바람직하다. 상법 규제를 정교하게 다듬어 구체적인 병리 현상을 치료해야 한다. (정부가 대기업의) 팔을 비틀거나 협박하는 것은 좋을 게 없다. ■신건철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선거를 앞두고 정·재계의 갈등이 되풀이됐다. 정치권은 민심을 챙기기 위해 반재벌 정책을 펼치지만 선거가 끝나면 친재벌 정책으로 회귀하곤 했다. 재벌 2, 3세들의 빵집 사업 진출은 외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비판받아 마땅하다. 동반성장위원회가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까지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대기업 역시 윤리적 측면에서 성숙한 경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대기업의 골목 상권 장악은 사회 정서상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재벌 2, 3세의 제빵사업 진출은 소비자 입장에서 맛있는 빵을 같은 가격으로 사 먹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것이다. 대기업은 사회 규범과 가치관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 무조건 반대하는 감정적 접근도 옳지 않다. 작은 빵집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친서민 행보로 돌아서는 것이 정치적 효과를 염두에 둔 제스처라면 그야말로 나쁜 정책이다. 재벌의 무분별한 중소업종 진출은 국민의 정서와 감정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홍혜정·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커버스토리-선거와 재벌 ‘불편한 관계’] 대기업 무분별 골목상권 공세에 허탈한 서민들

    [커버스토리-선거와 재벌 ‘불편한 관계’] 대기업 무분별 골목상권 공세에 허탈한 서민들

    “이미 다 망했어…. 이제 와서 뭘 기대하겠어. 선거를 앞둔 뻥쟁이 정치권, 피도 눈물도 없는 재벌들에게 말이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상가의 빵집 주인 김승용(58)씨는 거리를 가리키며 “봐, 빵집뿐이 아니야. 거리 곳곳에 있는 편의점, 식당, 옷가게, 커피숍 등 대기업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어.”라면서 “선거철이 되니까 정치인들은 ‘표’ 때문에 서민 챙기는 척하고 재벌들은 못 이기는 척하면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하고. 이게 무슨 코미디 같은 현실이야.”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김씨의 빵집은 몇 년 전 파리바게뜨 등 체인 빵집이 근처에 들어서면서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호텔신라의 아티제 동부이촌점이 등장하자 아예 손님이 뚝 끊겼다. 김씨는 “어쩔 수 없이 1000원에 세 개씩 싸게 팔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다.”며 손수 만드는 빵이 싸구려로 변한 현실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시청 별관 후문에서 작은 분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저쪽에 대기업의 떡볶이 가게가 문을 연 뒤 월세도 제때 못 낼 판”이라고 했다. 그는 “앞에 있는 돈가스점, 쌀국수집, 빵가게, 카레 전문점 등이 모두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곳”이라고 푸념했다. 최근 재벌 2, 3세들이 보여 주는 사업 행태에 대해 누리꾼들은 “나도 아버지가 재벌이라면…”이라며 비아냥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이 기간산업이나 제조업 등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으로써 대기업의 순기능을 보여 줬던 아버지 세대와 달리 가족의 돈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폼 나고 손쉬운’ 사업에만 손을 대 사회적 공분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손녀이자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딸인 장선윤씨는 2010년 블리스라는 빵·와인 수입판매 회사를 차렸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은 롯데백화점 7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장씨의 남편 양성욱씨는 지난해 9월 생활용품 수입업체 브이앤라이프를 만들었다. 독일산 아기용 물티슈는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을 통해 판매된다. 장씨 부부가 한동안 쉬다가 별 어려움 없이 유통업에 복귀한 것은 ‘가족 회사’인 롯데가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어서 가능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아티제 사업 철수를 밝혔지만 한동안 커피·베이커리 사업은 ‘재벌가 딸들의 각축장’이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조선호텔베이커리’가 운영하는 ‘달로와요’와 ‘데이앤데이’는 각각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거의 전 점포에 입점해 있다. 한화그룹도 계열사를 통해 베이커리와 함께 델리 카페 ‘에릭케제르’와 ‘빈즈앤베리즈’를 운영 중이며, 애경그룹·매일유업·남양유업 등도 일본 라면·카레,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에 몰두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이세이미야케, 꼼데가르송, 콜롬보와 같은 고가의 수입 브랜드를 취급한다. 신세계 정유경 부사장이 설립에 관여한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조지오 아르마니, D&G, 캘빈 클라인, 코치, 갭 등을 들여오고 있다. 재벌가의 아들들은 대체로 비싼 수입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두산그룹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이 이사로 있는 DFMS(옛 두산모터스)는 혼다 재규어, 랜드로버 등을 수입해 판매한다. 창업주의 3~4세들이 지분을 고르게 나눠 갖고 있는 회사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조현준, 조현문, 조현상 형제도 벤츠의 딜러인 더클래스효성, 토요타의 딜러인 효성토요타의 지분을 각각 3.48%, 20%씩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 렉서스를 수입하는 센트럴모터스는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인 허준홍씨가 각각 지분을 갖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MB 입김·여론 악화… 꼬리 내리는 재벌

    MB 입김·여론 악화… 꼬리 내리는 재벌

    호텔신라가 커피·베이커리 카페인 ‘아티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것은 최근 재벌 기업들이 커피숍과 빵집 등 ‘골목상권’ 사업에까지 무분별하게 나선 데 대해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경주 최 부자의 예를 들며 비판한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호텔신라는 이 대통령이 “대기업 2, 3세의 빵집 진출 실태를 파악하라.”는 지시가 있은 뒤 만 하루도 안 돼 커피·베이커리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MB “대기업 2·3세 빵집 진출 실태 파악” 호텔신라 측은 이번 결정이 대기업의 영세 자영업종 참여에 대한 사회적 반감과 중소업체와의 상생경영 실천이라는 취지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언급과는 별개로 동반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지난해 말부터 내부적으로 고민해 오던 것이라는 입장이다. 2004년 외국계 커피 전문점에 대항하는 토종브랜드를 키워 가겠다는 취지로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운영 중인 27개의 아티제 매장이 대부분 오피스 빌딩에 입주해 있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골목상권 침해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업 철수는 정치권의 압박과 악화된 여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를 방치했다가는 그룹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한몫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아티제 철수와 관련해 사회와 아티제 종업원들에게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상생경영 모델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룹까지 불똥?… 위기 의식도 한몫 호텔신라의 결정과 관련,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 구자학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종합 외식업체 아워홈이 이날 순대 등 소매시장에서 철수키로 한 것 외에 다른 기업들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재벌가 딸들의 커피·베이커리 사업으로는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씨가 운영하는 회사 ‘블리스’의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조선호텔베이커리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달로와요’, ‘데이앤데이’와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가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긴 하나 그룹 내에서 장선윤씨의 개인사업체 취급을 받는 ‘블리스’가 자꾸 롯데와 연관돼 언론과 여론에 오르내려 곤혹스럽기는 하나 현재 사업철수 등과 관련해 내부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신세계 부정적 반응 속 여론 주시 신세계그룹 또한 조선호텔베이커리 사업 철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달로와요는 신세계백화점, 데이앤데이는 이마트 식품관에 구색 맞추기용으로 전개하는 베이커리 브랜드이며, 베키아에누보 또한 백화점과 조선호텔 위주로 입점되는 레스토랑으로, 단 한 곳에도 가두점이 없어 골목상권 침해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박상숙·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호텔신라, 커피·빵 장사 손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 이부진 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호텔신라가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대한 비판 여론에 밀려 커피·베이커리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호텔신라는 26일 자회사 ‘보나비’가 운영하는 커피·베이커리 카페 ‘아티제’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호텔신라가 조리법 등을 제공해 온 ‘아티제 블랑제리’ 지분 19%도 함께 정리한다고 덧붙였다. 호텔신라의 결정에 이어 LG가문 구자학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종합외식업체 아워홈도 순대·청국장 소매시장에서 철수키로 해 다른 그룹들의 후속조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호텔신라 측은 “대기업의 영세 자영업종 참여와 관련한 여론에 부응하고, 상생경영을 실천한다는 취지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는 아티제 철수를 계기로 글로벌사업 확대에 더욱 몰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재벌가 딸들의 빵 전쟁’으로 비화되며 대기업의 커피·베이커리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된 데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재벌 2, 3세들의 골목상권 진출을 비난하자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신라는 2004년 외국계 커피전문점에 대항하는 토종브랜드로 아티제를 열었으며, 지난해부터 자회사 보나비를 통해 운영해 왔다. 보나비는 호텔신라가 100% 자본금을 출자한 자회사다. 아티제는 현재 27개 매장이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241억원이었다. 호텔신라 전체 매출(약 1조 7000억원)의 1.4%를 차지하며 오너 일가 지분은 전혀 없다고 호텔 측은 밝혔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아티제가 대부분 오피스 빌딩에 입주해 있어 ‘골목상권’ 침해와는 거리가 있다.”며 “그럼에도 최근 대기업의 영세 자영업종 진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져 과감히 철수키로 했다.”고 말했다. 아워홈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 구자학씨가 회장을 맡고 있고 구 회장의 네 자녀가 지분을 100% 갖고 있다. 아워홈의 순대 소매사업 연간 매출은 1억원 규모이며, 청국장은 기업 소비자 간(B2C) 매출이 거의 없다. 한편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이날 떡볶이를 비롯한 분식사업과 제빵업, 세탁업 등 영세 소상공인들이 주로 영위하는 업종에 대한 대기업의 진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소상공인 적합업종 관련 사업을 대기업 및 계열사가 인수·개수 또는 확장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법을 위반하는 대기업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했다. 박상숙·허백윤기자 alex@seoul.co.kr
  • [바늘구멍 취업난에… 우울한 청년실업 2제] 갈 곳 없는 예비교사

    지리, 한문, 음악, 체육 등 비인기 과목 중등 예비 교사들도 청년 실업의 중심에 서 있다. 해당 전공 교원 자격증을 취득한 사범대 졸업자만 해마다 수백명씩 쏟아져 나오지만 임용시험 선발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범대생들은 “이제 와서 교사의 꿈을 접고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없지 않으냐.”며 울상을 짓고 있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2012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지리 교사 경쟁률은 61.5대1을 기록했다. 단 4명을 뽑는데 246명이 지원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쟁률도 최고 30대1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리 등 비인기 과목의 경우 몇 년째 교사를 아예 뽑지 않는 지역도 많다. 부산·인천·대구 등 10개 광역시·도의 경우 최근 2년간 도덕·윤리 교사를 1명도 뽑지 않았다. 서울·경기·부산 등 12곳의 한문 교사 임용자 역시 2년 연속 ‘0명’이었다. 부산·대구에서도 2년 동안 새로 임용된 체육 교사가 전무했다. 사범대 졸업생들이 임용시험 한번 치러보지도 못하고 실직자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교원 자격증만 남발하는 중등교사 양성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원의 수요는 적은데 대학들이 무분별하게 대졸 인력을 생산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대학 구조조정을 통해 사범대의 교원 양성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는 것도 비인기 교과 교사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은 지난해 5월 발표한 교원 양성 및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지나친 임용시험 경쟁으로 인한 인적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연간 1조 2100억원의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으로서는 손에 잡히는 대책조차 없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범대 등 양성기관 평가를 통해 정원을 점차 줄여 나가는 것이 임용 경쟁률을 낮추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명희진·이영준기자 mhj46@seoul.co.kr
  • [시론] 서비스업에서 양질의 고용창출을 위하여/유경준 KDI 선임연구위원

    [시론] 서비스업에서 양질의 고용창출을 위하여/유경준 KDI 선임연구위원

    21세기 들어 대부분의 선진국은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통 과제에 당면했다. 한국도 당연히 예외는 아니며 오히려 더 시급한 측면이 많다. 압축성장을 한 우리나라의 경우 양극화의 속도 역시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빨리 진행되었다. 1970년대 이후 수출주도형 성장을 통해 동시에 고용을 증가시키고 분배구조마저 개선해 소위 선순환 구조를 만든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수출을 통한 성장이 과거처럼 활발하게 고용 증가에 기여하지 못함에 따라 한국의 분배구조는 악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맞이한 1998년의 외환위기는 한국의 분배구조를 급속하게 악화시켰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소득분배 구조가 약간의 개선 기미를 보이기는 하지만 지속될 것이라는 속단은 어렵다. 최근 분배구조의 개선에는 저소득층의 고용 증가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고용 증가가 지속된다고 보기도 쉽지 않으며, 고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계속 저임금 일자리의 창출만이 지속된다면 분배구조는 오히려 악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한국 경제의 제일 과제는 소득 양극화와 고용 창출의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임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문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분배구조가 악화된 기본적인 이유는 제조업의 고용 감소에 따라, 우리나라의 고용창출능력(성장 1%당 고용증가율)을 나타내는 고용탄성치가 부분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시 이야기하면, 1990년대 이후 서비스업에서의 고용 비중이 늘기 시작하여 경제 전체의 고용창출능력은 크게 줄지 않았지만, 제조업에서 상실된 양질의 일자리를 서비스업에서 메워주지 못한 것이 1990년대 이후 분배구조가 악화된 주된 이유이다. 우리 경제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서비스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서비스업은 국내총생산과 고용 측면에서 1980년 기준 각각 50%와 39%였으나, 최근에는 61%와 70%에 도달하여 선진국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서의 문제는 역시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낮다는 것이다. 제조업의 쇠락은 서비스 수요 증가를 동반하면서 서비스산업이 성장과 고용의 주요 원천으로 등장하였다. 하지만 제조업 시대의 성장-고용-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서비스업이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의 생산성 증가를 동반해야만 한다. 서비스업에서 저생산성의 원인은 일부 계층의 진입장벽, 즉 과도한 규제로 인한 경쟁체제의 미흡과 서비스 기술개발투자의 미흡, 제조업에 비해 차별적인 지원제도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아울러 탈제조업화의 진전으로 인한 고령층의 유입과 중소기업의 과다보호로 인한 영세성도 저생산성의 원인이다. 또한 서비스업은 매우 이질적인 다양한 산업군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각각의 특성에 맞는 다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가령 디자인이나 컨설팅, 연구개발 분야 등 산출물이 무형적이며 인적자원 집약적인 특성이 있다면 정부의 정책은 인적자원의 창의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맞추어야 할 것이다. 반면 선진국에 비하여 고용 비중이 높고 생산성이 낮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의 경우는 구조조정을 통한 생산성 제고 및 고용안정성의 추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서비스업에서의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각 산업군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의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업은 청년층, 기혼여성, 고령자 등 소위 취약계층의 고용을 흡수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한계 기업의 구조조정을 저해하는 요인을 방치한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따라서 무분별한 외국인력의 수입은 이러한 측면에서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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