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분별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용서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2차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668
  •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기업들 상생 위한 대안은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기업들 상생 위한 대안은

    대선을 앞두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당위성에는 제법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다만 ‘기업 때리기’를 우려하고 있는 대기업 중심의 재계도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과 규제의 정도 등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 구조에서 빠른 경제성장의 한 축인 대기업집단(그룹)을 무분별하게 해체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렇지만 왜곡된 기업 하청 구조 개선 등 상생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은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현안 회의를 열고 경제민주화 선거 공약에 관해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회의에는 손경식(CJ그룹 대표이사 회장) 대한·서울상의 회장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억조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등 14명이 참석했다. ●합리적 경쟁 여건 만들어야 회장단은 기업 환경의 양극화 해소에는 공감했다. 즉 300만 국내 기업 중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경영난을 겪고 있고 잘나가는 일부 대기업과 점점 더 간극이 커지는 현실에 대해서는 해법을 요구했다. 회장단은 “대기업은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사회는 기업의 경쟁 여건을 조성해 주는 방식으로 양극화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은 임금피크제 등을 활용해 고용을 연장하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신 정치권도 정년연장법을 유보하고 비정규직의 고용유연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합리적인 강제 규제, 반기업 정서 조장 등에는 반대하지만 중소기업 고유 업종 지정과 노동 규정 개선, 불공정 경쟁 규제 등에 대해서는 긍정을 표시한 셈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의 요체는 금산 분리와 함께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지주회사 규제 등이다. 이에 대해 재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대부분이 창업주 일가와 대주주, 재벌적 속성 등에 관한 규제이기 때문이다. ●대주주 권한 제한에는 민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특히 금산 분리(금융업·생산업 분리)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것은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할 경우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이 외국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타깃이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금산 분리 시행에 따른 비용을 내부 추산하면 삼성생명이 매각하게 될 삼정전자 지분 8.8%를 매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13조원을 훨씬 웃돈다.”면서 “이 과정에서 외국계 투자자본을 상대로 국익에 도움이 안 되는 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그룹의 임원은 “지금 거론되는 대로 입법이 된다면 내년 경제 위기를 돌파해야 할 새 정부는 파트너인 기업을 잃은 채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외면을 받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한기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경제성장의 혜택이 일부 재벌에게만 쏠렸고 중소기업은 고사되고 있다면 경제나 기업의 구조를 뜯어고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비합리적인 하청 구조의 개선, 고용 문제 등을 우선 해결할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모호한 개념의 정책이 대기업을 죽이면 중소기업이 다 산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결국 해법은 경제성장이 곧 상생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현 소장은 “삼성과 현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더 나올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지, 앞서가는 기업을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제·기업구조 뜯어고쳐야”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민주화는 기업에서도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니까 나온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이 클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 우선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벌에 대한 징벌보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만 미국의 경우 독점규제법이 나오는 데 꽤 오래 사회적 논의가 있었던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비현실적이고 징벌 위주인 공언은 빨리 버리고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덜어주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문제에서 경제민주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서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부당한 임금 격차가 해소되면 중소기업 근로자가 더 오래 근무하게 되고 숙련도 향상으로 중소기업도 해외를 상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46개 재벌 내부거래 41兆 늘어… 中企 납품단가 쥐어짜기도 여전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46개 재벌 내부거래 41兆 늘어… 中企 납품단가 쥐어짜기도 여전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그룹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하청업체를 후려치는 사례가 더욱 늘고 있다. 그룹을 틀어쥐고 있는 오너가(家)에 그만큼 더 큰 이익을 안겨다 주기 때문이다. ●외부 매출 ‘제로’인 기업도 1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46개 대기업집단(그룹·연매출 5조원 이상)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0년에 비해 1.2% 포인트 증가했다. 금액은 186조 3000억원으로 2010년(144조 7000억원)보다 41조 600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상위 10대 그룹의 내부거래 평균 비중은 14.5%로 2010년(13.2%)에 비해 1.3% 포인트 늘었다. 거래금액은 139조원으로 무려 28%(30조 4000억원) 급증했다. 30대 그룹 계열사에서는 외부 매출이 아예 ‘제로’(0)인 경우도 있었다. 유수 그룹들이 사회적 비난과 정부의 감시에도 계열사 밀어주기에 나서는 이유는 막대한 이익 때문이다. 흔한 사례로 오너나 그 가족이 비상장 계열사, 즉 기업공개가 되지 않은 회사를 세우고 그 지분의 대부분을 소유한다. 그리고 나머지 계열사들이 그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급성장한 비상장 계열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결국 엄청난 시세차익이 오너가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계열사 밀어주기가 재벌 확장의 근본이며 경제민주화를 후퇴시키는 파렴치한 행위”라면서 “정부가 더 엄격한 규제로 이런 행태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재값 올랐는데… “단가 내려라” 한 대형 조선사의 2차 협력사인 경남 김해의 ○○테크. 하도급 발주량이 2년 전보다 40% 이상 급감하고 원자재값 상승으로 부품 단가의 15% 인상이 불가피한데도, 얼마 전 거꾸로 부품값을 10% 내렸다. 이 중소기업의 사장은 “원청업체가 불황으로 어렵다면서 부품값을 내리라고 강요하는데, 이를 거절했다가는 아예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경영자금 압박이 심해 결국 다시 금융권 급전에 손을 대고 말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S사는 납품업체에 주문을 해놓았다가 무분별하게 발주 취소를 일삼으며 재고 부담을 중소기업에 떠넘기다가 최근 공정위로부터 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H자동차부품사도 경쟁입찰 때 최저가를 제시한 납품업체와 추가 협상을 해 단가를 더 낮추는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를 일삼다가 23억원의 제재를 받았다. 그런데 이들 대기업은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 평가에서 한결같이 최고등급(우수)을 받았다. 김한기 경실련 국장은 “중소기업과 상생한다는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대기업이 이럴 정도면 중소 그룹의 하도급 부당 행태는 안 봐도 뻔하다.”면서 “덩치가 큰 편인 1차 하도급업체가 작은 2~3차 업체에 가하는 횡포는 더 심하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수익 눈멀어 ‘막장’ 눈감는 인터넷 방송업체

    일부 인터넷 개인방송이 음란·엽기물을 방송하는 등 막장으로 치닫고 있지만 당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청자들이 방송 중에 ‘별풍선’이나 ‘솜사탕’ 등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입해 진행자에게 직접 선물하는 현재의 수익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들은 사실상 현금이나 아이템을 하나라도 더 받기 위해 무리한 방송을 이어간다. “별풍선 1000개가 모이면 야한 옷으로 갈아 입겠다.”는 식의 방송을 하거나 음식을 대량 섭취하는 등 음란·엽기 방송을 자처하고 있다. 일부 진행자의 무분별한 방송 행태도 문제지만 들여다보면 개인방송 플랫폼 업체의 탐욕이 이런 구조를 부추기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인터넷 개인방송 A업체에서는 시청자들이 100원에 아이템을 구입하면 40%를 자체 수익금으로 가져가고 있다. 환전 수수료라는 명목에서다. 진행자는 별풍선 한 개당 60원만 환전할 수 있다. 한 네티즌은 “아이템 거래가 많아질수록 업체에 이득이 되다 보니 유료 아이템 제도를 악용하는 음란쇼 진행자를 눈감아 주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유료 아이템 구매는 도입 첫해인 2007년부터 줄곧 문제가 돼 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사실상 별풍선 등이 음란·엽기 방송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유료 아이템 구조는 기업의 수익 구조와 직결돼 있어 우리가 함부로 나설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심의기관이나 업체가 유료 아이템의 어두운 단면과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해결책 모색을 외면해온 셈이다.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해도 음란물 등의 단속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다. 한 인터넷 개인방송 업체 관계자도 “좋은 의도로 도입한 시스템이 왜 이렇게 문제를 일으키는지 모르겠다.”며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 한석현 YMCA시민운동 본부 간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방송의 부흥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일부 방송처럼 음란·엽기 퍼포먼스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인터넷 개인방송이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수익 구조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공론의 장이 없었다. 이를 어떻게 선순환 구조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 업체, 정부, 시민 모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대기업, 中企인력 빼가면 이적료 내야

    정부가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빼가기 행태에 ‘메스’를 들었다. 고용노동부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숙련 인력을 스카우트할 때 해당 기업에 ‘트레이드 머니’(이적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인력유출이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전체 산업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주범’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15일 고용부 등에 따르면 고용부는 이달 말쯤 전자, 금형, 기계 등 주요 업종별 중소기업의 인력유출 때 적용할 ‘중소기업 인력 이적료 가이드라인’(가칭)을 발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최종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이적료 산정 등을 위한 외부 전문기관 용역과 전문가 협의 등은 이미 마친 상태다. 지난 5월 이채필 고용부 장관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경력직을 뽑을 때 중소기업에 이적료를 내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구체적 실행에 돌입한 셈이다. 이번 방안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우수 인력을 빼갈 때 해당 인력의 양성을 위해 투자된 기여분을 중소기업에 되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중소기업 인력 유출에 대해 직접 대응에 나서는 것은 대기업의 ‘사람 빼가기’ 폐해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기업은 우수 기술인력이 빠져나가면 경쟁력 상실은 물론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가는 인력양성소냐’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고용부는 이적료 가이드라인을 강제 적용하기보다 해당 업종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약을 맺어 운용토록 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A 업종에서는 인력 이동 때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이적료를 제공하고, B 업종에서는 대기업이 해당 협력사 임직원의 재교육을 모두 떠맡는 식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이 인력을 무분별하게 빼가는 대신 협약을 통해 자발적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게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인력 유출 최소화와 경쟁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기고] 의료 한류, ‘특화’ 통한 도약을 꿈꾼다/송상호 웰튼병원 대표원장

    [기고] 의료 한류, ‘특화’ 통한 도약을 꿈꾼다/송상호 웰튼병원 대표원장

    가수 싸이의 ‘말춤’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한류의 중심은 문화 같지만 최근 의료 분야 역시 한류의 중요한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보건복지부에서 내놓은 지난해 외국인환자 유치 실적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환자 1인 평균 진료비는 149만원으로, 비급여를 제외한 내국인 1인당 연간 진료비 101만원보다 높다. 성형에 집중됐던 의료 관광은 최근 몇 년 사이 장기이식·암·심혈관 질환·만성질환 등 중증 질환 분야로 확대됐다. 실제로 한국의 인공관절 수술은 일본·베트남·말레이시아 등에서 배우러 올 만큼 높은 수준이다. 국제적 의료기기회사인 스트라이커사는 최신 인공관절수술법인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술’에 대한 ‘표준 수술 교육용 DVD’를 제작하는 데 한국 의료진을 포함시켰다. 현재 해당 DVD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필리핀 등 아시아를 포함한 해외 각국으로 보내져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의료관광 서비스 현실은 여전히 미흡하다. 무분별한 환자 유치와 과도한 병원 간 경쟁 구도, 이벤트성 의료 서비스, 고액의 수수료 등은 오히려 한국 의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문제점으로 지적될 정도다. 의료 관광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산업 간의 연계 서비스를 통해 차별성을 갖추는 일이다. 환자들에게 단순한 치료 이상의 가치와 목적 의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지역 해외환자 유치 선도의료기술 육성사업’은 긍정적이다. 최근 서울 지역 대상자로 선정된 강서구청 및 지역 병원들은 ‘공항 거점 강서메디컬 클러스터 조성 사업’ 계획의 일환으로 러시아를 방문, 해외 환자 유치 설명회를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중국·러시아 등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들로부터 중증 질환 분야의 많은 환자 유입이 기대되는 만큼 특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 실제로 비자(VISA)가 해마다 발간하는 ‘한국 방문 해외 방문객의 국내 지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러시아 관광객의 의료관광 지출액은 전년보다 60.3% 늘어난 6890만 달러로 증가세가 가장 컸다. 병원이나 지역의 차별화된 의료 기술과 병원 관계자들의 글로벌 마인드도 필수 요소다. 많은 병원들이 해외 환자 유치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현실적 여건 탓에 인프라를 갖추거나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는 소극적인 경우도 적잖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해외 환자들에게 비용적인 부분을 강조하기보다 한국의 뛰어난 의료 기술을 먼저 알려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비용이 낮은’ 의료가 아니라 정부 지원과 제도적 보완을 통해 ‘환자 중심의 체계적 의료 시스템’이 부각돼야 한다. 정부에서는 해외 환자 유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11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의료관광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미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사람을 만나 첫인상을 결정짓는 시간은 3초로 짧지만 그 첫인상을 바꾸기까지는 무려 60번 이상을 만나야 한다고 한다. 무작정 해외 환자들의 방문을 호소하기보다는 핵심적인 첫인상을 만들 수 있는 특화된 의료 환경과 인프라 개선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의료 한류’를 기대해 본다.
  • [경제 브리핑] 산은 ‘테크노뱅킹’ 도입… 유망中企에 기술지원

    산은 ‘테크노뱅킹’ 도입… 유망中企에 기술지원 산업은행이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없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 ‘테크노뱅킹’ 사업에 나섰다. 9일 산업은행은 유망기술을 발굴해 수요자에게 기술 등을 연결해 주고 새 사업에 금융 지원을 해주는 테크노뱅킹으로 우량 중소기업 육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지난 달 조직을 개편하면서 이를 전담할 기술금융부를 만들었다. 이에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4일 지적재산권 펀드인 ‘아이디어 브릿지 오퍼튜니티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 1호’에 150억원을 처음으로 투자했다. 이 펀드에는 다른 기업들도 100억원을 투자, 모두 250억원이 투자됐다. 산업은행은 이 외에도 대학이나 연구소, 기업 등이 보유한 유망 기술을 사업화하려는 기업에 해당 기술을 발굴·중개·알선해 주고 맞춤형 컨설팅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강만수 KDB금융 회장 겸 은행장은 “산업은행 기술부의 노하우를 확장한 테크노뱅킹 프로그램이 미래 선도기업의 육성과 국가 성장동력 확충 및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 생보사 첫 온라인 인가 신청 방침 교보생명이 생명보험사로는 처음으로 온라인 생명보험사를 세울 예정이다. 9일 교보생명은 조만간 금융감독원에 온라인 생보사 인가를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온라인 보험사는 인터넷에 익숙한 20~30대를 겨냥해 교보생명의 기존 상품과 겹치지 않도록 상품을 구성할 방침이다.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는 지난해 3700만명을 넘었고, 생보사와 손해보험사의 온라인 보험 판매도 매년 10% 이상씩 늘고 있다. “비상장기업 감사보고서 한글표기를 원칙으로” 일부 기업의 감사·공시 보고서 등에 한자와 영어가 무분별하게 쓰이는 실태를 바로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손질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9일 “그동안 별도 규정이 없었던 비상장기업 감사보고서의 한글표기 원칙을 정했다.”며 “앞으로 문제점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규정 마련이나 법률 개정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자칫 투자자 간 정보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는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금감원과 금융위원회 등은 최근 회계기준원, 공인회계사회 등 회계 관련 기관과 13개 주요 회계법인 측에 비상장기업 감사보고서의 한글 표기를 권고했다.
  • [경제프리즘] 사라지는 연회비 2000원짜리 카드

    연회비 2000원짜리 신용카드가 사라지고 있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카드사들이 연회비를 잇달아 올리고 있어서다. 대부분이 최저 5000원으로 올렸고, 힘주어 미는 주력 카드는 1만원대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NH농협카드는 최근 개인회원용 신규 카드나 추가 발급 카드의 국내 전용 기본 연회비를 2000원에서 3000원으로 50% 올렸다. 현대카드는 가장 저렴한 ‘제로카드’도 연회비가 이미 5000원이다. 삼성카드 역시 결제만 가능한 ‘삼성카드’가 5000원으로 가장 싸다. 신한카드는 ‘심플카드’가 5000원, KB국민카드는 결제만 되는 기본 카드가 3000원이다. 카드사별로 연회비가 저렴한 카드는 이렇듯 결제만 가능하다. 포인트나 할인, 마일리지 적립 등의 부가 혜택은 거의 없다. 영화관, 놀이공원, 백화점 할인 등의 다양한 혜택을 누리려면 연회비가 1만원은 넘어야 한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연회비는 1만~1만 5000원선이었다. 이후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연회비 면제 혜택이 등장했다. 한동안 고객들이 연회비를 신경쓰지 않아도 됐던 이유다. ‘공짜 연회비’가 사라진 것은 금융 당국이 무분별한 카드 발급을 억제하면서부터다. 연회비가 다시 부활한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저 연회비 카드는 결제 용도 외에는 의미가 없다.”면서 “부가 혜택을 받고 싶다면 최소 5000원의 연회비는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적정 수준의 부가 혜택을 주려면 연회비를 1만원 정도 부과하도록 권고하고 있어 앞으로 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회비가 2000원대인 카드는 롯데의 ‘세븐 유닛카드’(2500원), 하나SK카드(2000원), 비씨카드(2000원)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이들도 조만간 수익성을 이유로 연회비를 올릴 공산이 크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세금 2조원 퍼줘도 겉도는 민자 SOC사업

    정부가 지난 10년간 민자(民資)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의 ‘수입보전’을 위해 쓴 세금이 2조원을 넘었다고 한다. 국토해양부가 국회 국토해양위 문병호 의원(민주통합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5개 민자 도로·항만사업에 최소수입운영보장(MRG)으로 2조 897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수요를 엉터리로 예측하고 과다하게 수익을 보장해 준 탓에 해마다 막대한 혈세가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MRG가 10~20년이나 남은 8개 민자 고속도로에는 앞으로도 국고에서 수조원을 더 보태주어야 한다니 분통이 터질 일이다. 가장 심한 곳은 인천공항고속도로다. 이 회사를 운영 중인 신공항하이웨이(주)에는 벌써 MRG 7909억원에다, 면세차량 지원비 등 국고보조금이 1조원 넘게 들어갔다고 한다. 2001년 당시 총투자액(1조 4600억원)에 대한 수익률을 20년 동안 9.7%로 보장하는 바람에 매년 모자라는 수익 1000억원씩을 재정에서 꼬박꼬박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자금 재조달과 부대사업 활성화, MRG 기준 축소, 연계 교통망 확충을 통한 통행량 증가를 유도하면 지원 금액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참으로 한가한 해명이요, 편리한 해법이다. 애초부터 주먹구구식 정책 결정이나 수요 예측에 대한 책임을 엄정하게 물었다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민자 SOC사업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덜고, 국민의 경제적 부담 경감과 편의 증진을 위해 긴요하다. 그러나 무분별한 게 항상 문제다. 민자사업을 정치적 선심으로 밀어붙이는 행태도 없어져야 한다. MRG가 민간제안사업의 경우 2006년, 정부고시사업은 2009년에 폐지되긴 했으나 사업의 추진과 수요 예측에 대해 ‘개인 및 기관 실명제’를 도입해 책임 소재와 감시·감독 체계도 강화해 놓을 필요가 있다.
  • 한광옥, 박근혜 캠프 합류… 안대희 “비리 인사” 비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영입해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겼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비리 전력으로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한 전 고문을 영입한 것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쇄신론과 친박 2선 후퇴론에 이어 비리 전력자 영입 논란까지 겹쳐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한 전 고문은 5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가진 입당 기자회견에서 “지역과 계층 간 갈등, 세대 간 갈등 해소를 근간으로 대(大)탕평책을 실현해 국민 대통합의 바탕 위에서 남북통일을 이루는 과업에 한몸 헌신하려고 이 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한 전 고문의 영입에 대해 “무분별한 비리인사 영입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 전 고문은 2003년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사건 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다음 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안 위원장은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장으로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학교옆 원룸 알고보니 성매매 업소

    제주도의 한 초등학교 옆에서 불법 사설경마장이 어린이 공부방으로 위장해 영업을 벌였다.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 주변에서는 일반음식점이 룸을 13개나 갖추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접객원을 고용해 유흥주점으로 버젓이 영업을 했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 주변에서는 원룸을 10개나 빌려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고 찾아온 이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하는 일이 벌어졌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27일부터 한 달 동안 하반기 학교주변 청소년 유해업소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불법 변태업소 4113곳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경찰청이 함께 벌였다. 특히 성인용품 판매점, 성인컴퓨터(PC)방, 변태 마사지방, 전화방, 키스방, 립카페, 화상대화방 등 신·변종 업소도 927곳을 적발했다. 경찰은 적발된 업소의 업주, 종업원, 이용객 등 13명을 구속하는 등 3424명을 형사 입건하고, 117명을 즉결 심판에 넘겼다. 학교 주변 휴게방이나 인터넷 휴게실에서 음란물을 유통한 행위도 많았는데 전북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 주변에서는 ‘인터넷 산소방’에서 컴퓨터를 이용, 음란 동영상을 제공하고 명함형 전단을 뿌리다 적발됐다. 경찰은 학교 주변에 무분별하게 뿌려지는 음란 전단을 뿌리 뽑고자 전단 인쇄 및 제작업자 12명과 전단 살포자 129명도 검거했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단은 전단 보관창고를 수색해 불법전단 24만장을 압수했고, 인천시는 주 1회 이상 불법 음란 전단을 단속하기로 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적발된 음란사이트 3년 동안 2배 늘어

    최근 3년 새 경찰에 적발된 음란 사이트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사이트의 상당수는 아동·청소년 관련 음란물을 유포하는 경로로도 활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청이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통합당 김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살·도박·음란 사이트 적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7만 2133곳의 불법 사이트가 적발돼 제재를 받았다. 사이트별 적발 현황을 살펴보면 강간·강제 추행 등 강력 성범죄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음란 사이트가 3만 912건, 도박 사이트 4만 916건, 폭발물·자살 등 유해 사이트가 305건이었다. 음란 사이트의 경우 2009년 5909건에서 2011년 1만 352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해 무분별한 음란 사이트의 범람으로 청소년들이 잘못된 성적 콘텐츠를 접하게 될 위험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사이트 적발 수는 역시 3년여간 4만 916개에 달했지만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였다. 2009년 2만 9355개에 달하던 도박 사이트 적발 수는 2010년 5847개, 2011년 4522개, 올 들어 8월까지 1192개로 줄었다. 폭발물 제조법을 알려주거나 자살을 조장하는 등 유해 사이트 적발 수는 3년여간 305개에 달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음란 사이트는 청소년들이 그릇된 성문화를 배우고 자칫하면 범죄로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엄격한 단속이 필요하다.”면서 “불법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 사이트 폐쇄 등의 조치를 하고 관련자를 엄중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 seoul.co.kr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4) 정부 대책팀 24시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4) 정부 대책팀 24시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사무실. 책상마다 놓인 컴퓨터 모니터 2대에 낯뜨거운 장면들이 가득하다. 한 모니터에서는 벌거벗은 남녀의 성행위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버젓이 재생되고 있다. 다른 모니터에는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그린 만화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모니터를 살펴보는 사람들이 동영상과 만화에서 가장 노출이 심하고 노골적인 장면만을 캡처해 또 다른 모니터 화면에 붙여 넣기를 반복한다. 이 와중에 웹하드 사이트에 올라온 자료를 내려받는 작업도 동시에 이뤄졌다. 벌건 대낮에 사무실에서 음란물을 찾아 샅샅이 살펴보는 이들은 다름 아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음란물 전담반 팀원들이다. 음란물뿐만 아니라 폭력·잔혹물, 청소년 유해물, 성매매 광고글 등 각종 유해 정보를 모니터링하는 기존의 유해정보심의팀과 별도로 음란물만을 중점적으로 걸러내기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가동된 별동팀이다. 이들이 모니터링하는 음란물 유형은 동영상부터 사진, 만화, 애니메이션, 사이트,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음란물의 상당수가 집중돼 있는 웹하드를 중심으로 자료를 내려받아 성기 노출 등 음란물 규정에 저촉되는 장면 등을 캡처해 채증 자료로 만들어 보고서에 첨부한다. 직원 1인당 심의를 위해 작성하는 보고서 건수는 하루에 약 10~20건 정도다. 그러나 보고서 1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20개 이상의 채증 자료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음란 동영상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헤비 업로더 계정 1개에 대한 심의를 하기 위해 20개 이상의 동영상을 살펴보고 문제가 되는 장면을 캡처해야 한다. 직원 1명이 하루에 들여다봐야 하는 음란물이 최소 200개 이상인 셈이다. ‘남들은 돈 내고 하는 일을 돈 받아 가며 한다.’는 농담 섞인 이야기도 듣지만 직원들이 겪는 고충은 상당하다. 하루 종일 ‘은둔형 외톨이’처럼 각종 음란물을 지켜보느라 눈이 뻘겋게 충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업무상 필요한 일이라 이런 고충을 감내하며 업무에 진력하지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장면이나 수간 등 극단적 묘사로 가득 찬 음란물을 반복적으로 살펴봐야 할 때는 더 힘들다. 직원 김모(42)씨는 “아동 음란물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무덤덤하게 대할 수가 없다.”며 “익숙해진다고 해도 또 그것대로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성을 극단적으로 도구화하는 장면을 접하는 만큼 좋은 음악, 좋은 책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모니터링 대상이 되는 정보들은 신고(1377), 자체 모니터링, 경찰청 등 관계 기관 이첩 등을 통해 접수받는다. 인력의 한계 등으로 자체 모니터링이나 관계 기관 이첩보다 신고를 통한 접수에 좀 더 의존하고 있다. 올 9월 말까지 심의에 올라간 음란·선정성 정보 8431건 중 신고를 통한 접수가 5413건으로 약 64%를 차지했다. 신고 건수는 음란물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평소 월 1000건 안팎이던 음란·선정성 정보 신고 건수가 최근 발생한 각종 성범죄 사건으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7월 3089건, 8월 5735건으로 폭증했다. 신고 건수가 늘면서 야근도 일상이 됐다. 음란물 전담반 팀원은 현재 5명. 기존 유해정보심의팀의 직원과 모니터링 요원을 더해도 20명이 고작이다. 폭증하는 신고 민원을 처리하느라 밤 9시까지 야근하기가 일쑤다. 끊임없는 시정 요구로 사이버 환경 정화에 나서지만 무기력증을 느끼기도 한다. 인터넷 속도와 공유 기술의 발달로 일반인들의 음란물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 데다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음란물의 양이 사실상 무한에 가깝게 늘어나고만 있어서다. 음란물 전담반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음란물(성매매 정보 포함) 시정 요구 건수는 2009년 5057건, 2010년 8712건, 2011년 9343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도 8월 말까지 5740건을 기록했다. 유해정보심의팀과 음란물 전담반을 이끌고 있는 정희영 팀장은 이러한 현실을 ‘폭설에 눈 치우기’ 또는 ‘해일 덮친 곳에서 물 퍼내기’로 비유했다. 그러나 막상 강력 성범죄가 터지고 음란물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 ‘음란물 유통을 왜 제대로 막지 못하느냐’는 비판이 이들에게 쏟아지곤 한다. 어쩌면 달걀로 바위 치기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직원들은 그럴수록 음란물 단속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음란물 전담반 직원 박모(37)씨는 “우리마저 손을 놓으면 음란물이 더욱 무분별하게 유통될 것”이라며 “수많은 시정 요구를 통해 일부 웹하드 사이트가 자체적인 정화 노력을 보이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음란물 전담반원들은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실마리는 음란물의 불법성과 폐해를 성인들이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아이들만 못 보게 하면 되지 왜 성인인 내가 보는 것까지 삭제하느냐.”는 항의 전화를 직원 1인당 하루에 5건 이상씩 받는다.”면서 “그러나 음란물 유통은 미성년자 여부를 떠나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상 최고 징역 1년에 처해질 수 있는 엄연한 불법 행위”라고 강조한다. 정 팀장은 “끝없이 복제되고 순식간에 퍼지는 음란물 유통 현실에 비춰 볼 때 단속은 어떤 측면에서 음란물의 불법성을 나타내는 상징에 불과할 수도 있다.”며 “교육과 홍보를 통해 이용자에게 음란물의 불법성과 악영향을 인식시켜 음란물 수요 자체를 줄여 나가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씨줄날줄] 승자의 저주/오승호 논설위원

    꽃의 나라 네덜란드에서는 화훼 경매를 할 때 최종 낙찰가를 결정하는 방식이 좀 특이하다고 한다. 최종 낙찰가가 경매참가자들이 제시하는 최고금액이 아니라 두 번째 높은 가격, 또는 그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서 정해진다. 구글은 네덜란드식 경매를 잘 활용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공개(IPO)를 할 때 최고가를 적어낸 주식 구매 희망자에겐 차점 가격으로,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에겐 차차점자의 가격으로 매도하는 방식으로 주식을 모두 판매했다.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체 경매로 소개되는 예다.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는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증권,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진다. 특히 M&A는 기업들이 외형을 키우기 위해 선호하는 기법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원가 감소 등으로 인해 이익이 커질 수 있다는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애플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M&A로 큰 기업들이다. 현재의 부(富)를 희생시키더라도 미래의 불확실한 부를 얻기 위해 투자하는 기업가정신은 필요하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실패를 두려워해 투자를 망설였다가 더 많이 투자하는 기업에 시장을 잠식당하기 쉽다. 정보기술(IT) 산업에서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투자가 부족한 게 주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내 1600여개 소프트웨어기업의 R&D 투자액은 8069억원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7.5%에 불과하다. IT 산업의 패러다임이 소프트웨어 위주로 급속 재편된 반면 투자를 소홀히 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에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내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제프리 페퍼와 로버트 서튼은 공저 ‘증거경영’(Hard Facts)에서 특정 기업에만 적용될 수 있는 전략이나 기업문화, 사업 모델 등을 무분별하게 다른 기업들에 적용하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많은 기업들은 최상의 증거를 토대로 기업 경영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리기보다는 다른 기업의 사례들을 무작정 모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증거에 기반한 기업 경영은 한국의 기업 경영자들에게 하나의 도전임과 동시에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피력한다. 백과사전 외판원에서 재계 31위 대기업을 일궜으나 무리한 M&A로 위기를 맞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음미해 볼 만한 지적인 것 같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3)음란물 중독, 증상 및 문제점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3)음란물 중독, 증상 및 문제점

    #1. 직장인 A(30)씨는 회식에 참석한 적이 없다. 오후 6시가 되면 튕기듯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향한다. 회사에는 “편찮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고 거짓말을 해 놨다. A씨는 지하철에서 빵이나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원룸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를 켠다. 회사에서 남몰래 받아 놓은 따끈따끈한 동영상을 클릭하며 침을 꼴깍 삼킨다. 그렇게 새벽 1시까지 하루 6시간 넘게 야동(야한 동영상)에 탐닉한다. 주말엔 다른 약속도 없이 밤새도록 포르노만 본다. 숙맥이던 그는 군대 선임의 손에 이끌려 성매매 업소에서 원치 않는 첫 섹스를 한 뒤 음란물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포르노를 볼수록 평범한 이성 관계는 불가능해졌다.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여성의 치마를 들어 올리고 격렬하게 성폭행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 A씨는 “나는 한심한 쓰레기”라면서 “이러다가 결혼도 못 하고 누군가를 강간할 것 같아 두렵다.”고 말한다. #2. 중학생 B(14)군은 하루 많게는 5시간씩 야동·야사(야한 사진)·야설(야한 소설)을 탐닉한다. 수업시간에도, 학원에서도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은 포르노를 본다. 점점 자극적인 것을 찾다 보니 최근에는 강간물과 사디즘·마조히즘(SM)에 심취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땐 ‘재미’로 같은 반 장애인 친구에게 자위행위를 시켜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자기 전에는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알게 된 또래 여중생과 성인들처럼 폰팅이나 영상 채팅을 한 뒤 잠든다. ‘야매’(야동 매니아)로 불리던 B군은 정도가 지나친 탓에 또래 집단에서도 은근히 따돌림을 받기 시작했다. 맞벌이 부모는 성적이 좋지 않은 아들이 머리가 나쁘다고만 생각한다. A군은 “밥을 먹을 때도, 수업 때도 깨어 있는 내내 포르노 생각뿐”이라면서 “야동 폐인으로 지내다 대학도 못 갈까 봐 두렵다.”고 했다. ●음란물 어릴 때부터, 자주 볼수록 위험 음란물은 성인들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는 건강한 해방구로 보는 시선이 일반적이다. 토크쇼에 출연한 연예인의 ‘야동 사랑’이 솔직한 고백으로 보도됐고, 인기 시트콤의 ‘야동 순재’ 캐릭터도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포르노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음지의 중독자’도 늘고 있다. 강동우 성의학연구소장은 “한국인의 5% 정도가 음란물 중독으로 추산된다.”면서 “포르노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타인에게 혐오감이나 정신적 피해를 준다면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소장은 “음란물을 통해 타인의 성관계를 즐기는 관음증은 노출증, 성 도착증, 성범죄 등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발달과 무분별한 성매매, 폐쇄적인 성문화 때문에 한국의 음란물 중독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르노를 자주 보는 청소년이 성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콘텐츠학회 논문지에 실린 ‘고등학생들의 사이버 음란물 접촉과 성범죄와의 관계성 분석’에 따르면 음란물 접촉 빈도가 높을수록 강제적인 성접촉 등 성범죄를 일으키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의 7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53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음란물을 매일 3시간 이상 보는 학생 중 47.6%는 강제 키스나 애무를, 35.7%는 강간이나 준강간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답했다. 음란물을 매일 ‘30분 이내로 보거나 전혀 보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의 성범죄 비율은 2.9%를 기록했다. 초등학교 1~3학년 때 처음 음란물을 접한 학생들은 강제 키스·애무(26%), 성관계 강요(23.4%), 성적 접촉(11.7%) 등 성범죄를 행한 비율이 비교적 높았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7월 아동·청소년 1만 22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소년 성인물 이용 실태조사’에서도 음란물을 경험한 청소년의 5%가 ‘성추행·성폭행 충동을 느꼈다’고 대답했다. 성인물을 접하고서 실제 음란 채팅을 하거나(4.9%), 야한 문자·동영상을 전송하거나(4.7%), 몰래카메라를 촬영하는(1.9%)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대답도 적지 않았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가치관이 정립되기 전 음란물을 접하면 음란물 속 왜곡된 성의식을 마치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면서 “여성은 남성을 만족하게 해 주는 도구나 강간을 당해도 결국에는 좋아하는 존재로 여기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포르노를 보고 배설하듯 사정하는 건 윤택하고 행복한 성생활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부부관계보다 포르노가 좋아” 사춘기에 형성된 비뚤어진 성 관념이 성인까지 이어지는 게 더 큰 문제다. 성행위의 교감·소통·애정은 등한시하고 시각적인 자극과 쾌락에만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성에 무감각해지거나 일상적인 성관계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쉽다. 서울 중독심리연구소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익명의 섹스 중독자모임’(SAA·Sex Addicts Anonymous)을 여는데 섹스·성매매·자위행위 등에 빠져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음란물 중독을 호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김형근 서울 중독심리연구소장은 “후회하고 자괴감을 느끼기까지 하지만 결국 음란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유외숙 성건강연구소장은 “음란물 중독자들은 파트너와의 관계보다 포르노를 통해 손쉽게 욕구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성은 본능, 쾌락, 수치심과 연결된 부분이라 다른 중독보다 훨씬 파괴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포르노 중독은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나 성 상담가에게 치료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이슬람 폭력 용납 못해…이란核 반드시 막을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최근 미국의 이슬람 모독 영화로 촉발된 이슬람 국가들의 폭력 시위를 비롯, 시리아 사태, 이란의 핵 개발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유엔 등 국제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24일 자국의 핵 개발 의혹에 대해 제재를 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등 유엔총회 무대에서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CNN·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엔총회에서 30분에 걸친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의 반이슬람 영화로 인해 발생한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 습격 사건으로 숨진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 대사를 애도하며, 반이슬람 영화와 함께 중동 지역에서 격하게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해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문제가 된) 비디오는 무슬림만 모독한 것이 아니라 미국도 모욕했다.”며 “어떤 말도 무분별한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으며, 어떤 비디오도 영사관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미래는 스티븐스 대사를 죽인 사람들이 아니라, 스티븐스 대사와 같은 사람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폭력과 불관용은 유엔 등 국제사회 어디에서도 자리를 차지할 수 없음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의 심각성을 언급한 뒤 “시리아에 평화와 번영을 염원하는 일반 사람들을 계속 지지하고 도울 것”이라며 “독재자보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핵 개발 의혹으로 국제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는 이란으로 화살을 돌렸다. 그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쟁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고 싶지만 시간이 제한적이다.”라면서 “이란은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로운 것임을 증명하는 데 실패했고, 유엔에 대한 그들의 의무를 준수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란 정부는 시리아 독재 정권을 지지하고 해외 테러 집단들을 지원해 왔다.”고 비난한 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압박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리비아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중동 등에서의 미국 역할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금감원, 증권사 고객정보 무분별 열람 전방위 실태조사 착수

    금융 당국이 증권사들의 개인 정보 열람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주식 거래 내역, 계좌 잔액 등 민감한 정보까지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서다. 서울신문이 증권사 10곳의 개인 정보 관리 실태를 직접 확인한 결과 6곳이 이렇다 할 제한 없이 고객 정보를 모든 직원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나머지 4곳도 보안 의식은 천차만별이었다. 고객 정보의 대량 유출 위험은 물론 자칫 고객의 투자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데도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증권사들이 고객 정보를 무분별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돼 지난 20일 모든 증권사에 고객 정보 열람 실태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고객에게 증권 투자 정보를 조언해 주는 관리자뿐 아니라 창구 직원 등 비(非)관리자의 정보 접근 실태와 내부 기준 등을 자세히 들여다볼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창구 직원의 정보 열람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개인 정보 보호 차원에서 정부가 주민번호 사용까지 제한하고 있지만, 고객도 모르는 사이에 고객 정보가 ‘공유’될 경우 정보가 빼돌려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허술한 정보 관리의 문제점을 시인하면서도 계좌 개설 때 정보 열람에 관한 고객 동의를 구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디까지 열람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뭉뚱그려 동의를 구하는 방식이라 논란의 소지가 크다. 고객 정보 열람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현행법(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상 고객 정보 수집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일부 증권사 직원들이 정보 열람을 통해 고객의 여유 자금 실태를 소상히 파악, 특정 상품 투자 등을 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민경·이성원기자 white@seoul.co.kr
  • 시끄러운 곳 아파트 못 짓는다

    인구 50만명 이상인 4개 도시의 소음지도가 만들어진다. 고속도로나 간선도로 주변 등 소음이 심한 곳에는 아파트를 짓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서 도시 소음지도가 만들어지는 것은 처음이다. 내년에 4개 도시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20개 도시로 확대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와 환경부는 21일 내년 예산안에 부산·대구·인천·전북 전주 등 4개 도시에 소음지도 제작 비용 9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자치단체 사업비의 50%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소음지도 제작 지원에 나선 것은 최근 수도권 고속도로 주변에 아무 제재 없이 지어진 아파트의 입주민들이 소음 문제로 잇따라 집단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데다 사후 방음 대책 수립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서다. 올초 발주된 영동고속도로 광교신도시 구간의 방음터널 공사만 해도 1000억원짜리다. 소음지도는 일정 지역을 대상으로 측정 또는 예측된 소음의 정도를 등음선(소음 정도가 같은 점을 연결한 선)이나 색으로 시각화한 지도다. 평면과 3차선 지도로 나뉘어 작성된다. 3차원 지도에는 아파트 층수별 소음도까지 표시된다. 교통량과 인구·주택의 변동에 따라 시간대별로도 소음 정도를 수시로 측정, 업그레이드시킬 작정이다. 올해 경기 수원, 서울 영등포·강남·서초구 등 일부 자치단체가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소음지도를 시범적으로 제작한 적은 있지만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다. 세계적으로는 유럽연합(EU), 일본, 홍콩에 이어 네 번째다. EU는 2006년부터 인구 25만명 이상 도시의 소음지도 작성을 의무화했다. 일본은 2004년부터 지자체의 소음지도 작성을 지원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소음지도는 친환경적인 도시계획 수립과 무분별한 개발 방지에 활용된다.”면서 “환경부와 지자체 홈페이지에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이번 주말 가을축제 나들이 가볼까] 高~Go 서대문 ‘신촌대학연합축제’

    [이번 주말 가을축제 나들이 가볼까] 高~Go 서대문 ‘신촌대학연합축제’

    서대문구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신촌 일대에서 ‘2012 신촌대학연합축제’를 개최한다. 행사는 1990년대 땐 구청 위주로, 2003년부터는 지역주민 참여를 목적으로 신촌 주변 상인이 맡아 진행해왔다. 하지만 신촌 지역의 무분별한 상업화로 대학가다운 젊고 신선한 문화가 사라지고 있어 이번엔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하도록 신촌 청년문화기획단인 ‘청출어람’이 주관한다. 특히 ‘신촌 차 없는 거리의 여유’를 주제로 해 행사 당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지하철 2호선 신촌역부터 연세대 앞 굴다리까지 400m 구간 차량통행을 전면 금지한다. 이곳을 통과하는 시내버스 14개, 경기버스 2개, 마을버스 3개 노선은 우회 운행한다. 메인 무대는 굴다리 인근 독수리빌딩 앞에 들어선다.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대학밴드가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이어 30여개 지역단체와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화합과 소통을 기원하는 ‘연세로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주민운동회와 대학 팀의 역동적인 댄스공연, 생음악 위주의 어쿠스틱 공연, 박 터트리기 특별 이벤트도 열린다. 포토존이 설치돼 차 없는 거리의 낭만도 느낄 수 있다. 문석진 구청장은 “내년부터 시작하는 신촌 대중교통지구와 더불어 신촌만의 아이콘으로 대학의 지성과 젊음이 넘치는 문화 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늘의 눈] 전경련의 ‘원맨쇼’/박상숙 산업부 차장

    [오늘의 눈] 전경련의 ‘원맨쇼’/박상숙 산업부 차장

    “잘못하다간 뒤통수 맞는다.” 최근 만난 한 중소기업 사장은 요즘 이런 얘기를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듣고 있다고 했다. 그의 회사는 녹색에너지 관련 첨단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국내 대기업과 파트너십 체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인들은 하나같이 그에게 나중에 기술만 뺏기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으니 법적 보호망을 단단히 쳐놓으라는 경고성 조언을 쏟아냈다. 경제민주화 법안의 하나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를 목적으로 한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일종의 심판역인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도 18일 대기업 사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제도의 필요성을 또 한번 강조했다. 같은 날 대기업의 대변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에 대한 모의재판을 열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 유용 및 부당 감액 등 가상의 사례를 토대로 징벌 배상제의 경제적 손익을 따져보겠다는 취지였다. 결론은 정치권을 향한 강한 반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무분별한 소송 남발과 과도한 배상으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모두에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 출연자 면면을 봤을 때부터 큰 기대는 없었다. 재판장석에 앉은 법무법인 바른 대표인 강훈 변호사부터(그는 ‘대기업 프렌들리’로 결론 난 MB정부의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원고, 피고 측 대리인은 물론 배석판사들까지 모두 대형 로펌과 회계법인,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맡았다. 이런 촌극을 벌이자고 각계의 쟁쟁한 전문가를 동원했다니 재계의 맏형답다고 해야 할까. 현재 우리 사회에서 ‘공정한 룰, 게임’에 대한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경사진 축구장의 기울기를 조금이나마 완화해 보자는 노력에 이처럼 찬물을 끼얹는 행태는 정말 ‘쪼잔’하다. 재벌 때리기에 불만이 많더라도 지나친 ‘부자 몸조심’은 오히려 화를 불러온다. 전경련이 재벌만 대표하는 ‘재경련’이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으려면 코미디는 이쯤에서 관둬야 한다. alex@seoul.co.kr
  • 뉴질랜드 퀸스타운(Newzealand Queenstown) 거친 자연을 원초적으로 즐기는 법

    뉴질랜드 퀸스타운(Newzealand Queenstown) 거친 자연을 원초적으로 즐기는 법

    Newzealand Queenstown 거친 자연을 원초적으로 즐기는 법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Queenstown. 트레킹, 번지점프, 스키, 스카이다이빙 등 사계절 즐길거리가 무궁한 이 작은 마을에서 걷고, 뛰고, 날았다. 퀸스타운을 겪고 나니, 스포츠, 레포츠, 어드벤처로 이름지어진 세상 모든 것들이 시시해졌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뉴질랜드관광청 www.newzealand.com 퀸스타운에서는 뉴질랜드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루트번트랙을 하루 코스로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우거진 숲 속을 걷다가 만난 협곡의 풍경이 황홀하다 Trekking Routeburn Track 산소의 농도가 다른 숲을 걷다 뉴질랜드 남섬은 두 발로 구석구석 걸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세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가 퀸스타운에서 시작되니 이를 놓칠 수는 없는 일. 유럽의 알프스, 캐나다의 로키와는 다른 어떤 매력이 있길래 전세계 등산광들이 버킷리스트로 뉴질랜드 남섬을 꼽는지 직접 체험해 보고 싶어 가벼운 등산 장비를 챙겼다. 뉴질랜드 3대 트레킹 코스로 꼽히는 밀포드 트랙Milford Track, 루트번 트랙Routeburn Track, 케플러 트랙Kepler Track의 관문 도시가 바로 퀸스타운이다. 가장 짧은 코스라 해도 40km가 넘고, 완주를 위해서는 최소 3일이 필요하다. 3대 인기코스 중 퀸스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루트번 트랙을 선택했다. 초행길인 데다 모든 등산 코스를 개방하는 여름철이 아니었던 만큼 산악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1일 트레킹 코스를 선택했다. 퀸스타운에서 와카티푸 호수를 끼고 1시간쯤 달려 루트번 트랙 진입로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시작하는 40km의 등산로는 서쪽의 피오르국립공원 테아나우Te Anau에서 끝이 난다. 16세기 마오리족이 그린스톤을 찾기 위해 개척했던 길이 이제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대중적인 등산로가 된 것이다. 기자가 도전한 코스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루트번 플랫 코스로, 가이드 숀Shaun과 천천히 이야기하며 왕복 14km를 약 3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이끼에 뒤덮여 가지까지 초록으로 물든 너도밤나무, 허리춤까지 자란 고사리, 잎사귀에서 매운 맛이 나, 마오리족 여성들이 아기 젖을 뗄 때 가슴에 붙였다는 페퍼트리, 연중 노란 잎사귀를 떨어뜨리는 취목 등, 우거진 숲길을 걷노라면 휘황찬란한 풍경이 없어도 좋았다. 등산길 중간중간 나타나는 계곡의 물빛은 몰디브의 에메랄드빛 바다보다 더 영롱했다. 등산 중에는 방울새가 나타나 앙증맞은 소리로 지저귀고, 유유히 상공을 가르는 매가 시시로 나타나 루트번 트랙의 때묻지 않은 매력을 증명했다. 드넓은 평원 루트번 플랫에서 숀과 함께 샌드위치로 가볍게 요기를 마쳤다. 숀은 루트번 폭포를 가리키며 바로 폭포 옆에 산장이 있다고 말했지만 더 이상 허락된 시간이 없어 아쉬움을 머금은 채 발길을 돌렸다. 지금까지 밟아 보지 못한 루트번트랙의 나머지 26km가 아련하기만 하다. Crusing Milford Sound 주름진 바닷길에 압도당하다 여행지 중에는 이름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혹하게 하는 곳들이 있다. 바이칼, 마추픽추, 샹그릴라, 마다가스카르 같은 곳들 말이다. 이곳들이 여행지의 이미지와 결부되어 사람들에게 동경을 일으킨다면, 마치 록음악의 한 장르 같은 ‘밀포드 사운드’는 이름만으로 끌리는 그런 곳이다. 좁은 해협, 그러니까 바닷물이 숲과 언덕, 산 사이로 비집고 흘러든 풍경은 우리에게는 꿈에서나 봄직한 그런 풍경이 아니던가. 호주 방향의 태즈먼해로 나가는 배를 타고 가다가 고래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장면을 볼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다. 그,리,고, 밀포드 사운드를 한바퀴 둘러보는 크루즈 안에서 이 모든 꿈꿨던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고야 말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퀸스타운에서 밀포드사운드로 가는 길, 천장까지 유리로 된 버스를 타고 파노라마로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2 태즈먼해에서 육지 방향으로 비집고 들어온 15km의 해협, 밀포드사운드는 흡사 칼데라 호수를 연상시킨다 3 밀포드사운드 크루즈를 타면서 돌고래, 물개 등 야생 동물을 마주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 4 크루즈는 절벽 가까이 붙어 운항한다. 해협 속에 배 한 척 떠가는 풍경은 물개잡이 어선이 이곳을 처음 발견한 19세기를 연상케 한다 돌고래가 사는 육지 속 푸른 바다 퀸스타운에서 4시간. 버스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까지 가는 길은 다소 지루했다. 풀 뜯는 양떼들의 풍경은 ‘복사하기+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무한반복됐고, 비를 뿌릴 채비라도 하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밀포드 사운드의 장관을 허락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바위산을 관통하는 호머터널을 지나자 전혀 다른 색의 하늘이 펼쳐졌다. 기어이 도착한 밀포드 사운드의 선착장. 거대한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해협은 흡사 백두산 천지 같은 칼데라 호수처럼 보였다. 배에 올라타지 않아도 그 풍경만으로 황홀했다. 여행 가이드북과 뉴질랜드 여행깨나 했다는 이들이 했던 말들, ‘남섬에서 날씨는 기대하지 말라’거나 ‘갈 때마다 비가 와서 실망했다’는 말들은 모두 나를 비껴갔다.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과 함께 배에 올라탔다. 허기부터 달래려 뷔페 식사(중국식 요리에 김치까지 나오는 걸 보면 관광객의 상당수는 아시아인인가 보다)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창밖을 보니 돌고래 두 마리가 지나가는 것 아닌가. 브이자 모양의 꼬리를 치켜 올린 범고래는 아니었지만 동물원이 아닌 야생에서 돌고래를 본 것 자체만으로 흥분할 만했다. 유람선은 절벽 가까이 붙어 태즈먼해로 천천히 나아갔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겹겹의 봉우리들이 모두 걷히는 순간 눈앞에 보이는 것은 태즈먼해의 수평선뿐이었다. 배는 갔던 길을 돌려 다시 해협으로 접어들었다. 절벽을 타고 돌아오는 길, 바위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물개들과 인사를 나눈 뒤, 배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스털링 폭포 쪽으로 바싹 다가갔다. 150m 높이에서 쏟아붓는 폭포는 갑판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관광객들의 전신을 적셨다.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 밀포드 사운드를 굽어보고 있는 산봉우리에는 토성의 고리 같은 모양의 얇은 구름이 걸려 있었다. 지구 밖 풍경처럼 밀포드 사운드의 모습은 끝까지 경이로웠다. 리얼 저니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는 다양한 일정의 상품을 운영하는 관광업체인 리얼저니Realjourneys를 이용하는 게 가장 좋다. 퀸스타운과 밀포드 사운드까지 왕복 버스를 포함한 크루즈 상품은 198뉴질랜드달러, 크루즈만 이용할 경우는 95뉴질랜드달러다. 버스 대신 왕복 경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약 425뉴질랜드달러. www.realjourneys.co.nz Skydiving Queenstown 4,500m 상공에서의 아찔한 추락 퀸스타운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단 하나의 액티비티를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스카이다이빙이라 말하겠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안전에 대한 걱정 때문에 4,000m 상공에서 추락하는 쾌감을 유보한다면 평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1 상공 1만5,000피트(약 4,500m)에서 수직 하강하는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와카티푸 호수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었다 2 스카이다이빙 포인트까지는 경비행기를 타고 올라간다. 다이빙을 하기 바로 전, 최고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3 낙하 조교와 한몸이 되어 뛰어내려 약 50초간 직하강을 하며, 함께 다이빙을 한 포토그래퍼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았다. 물 속에서 헤엄치는 듯한 기분이었다 4 지상에 착지하는 순간, 아쉬움과 함께 가벼운 현기증이 느껴졌다. 땅 위에 중력을 받고 서 있는 기분이 오히려 어색했다 하늘에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세어 볼까 먼저 밝혀 두자면 본 기자는 테마파크에 가도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를 타지 않는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데다가 돈을 써가면서 기계한테 고문당하는 느낌이 퍽 유쾌하지 않은 까닭이다. 테마파크의 성지라 할 수 있는 미국 올랜도의 디즈니랜드에서도 놀이기구를 거들떠 보지 않았다. 허나 스카이다이빙, 이건 좀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번지점프를 포기하고 스카이다이빙을 선택한 것도 왠지 이 이상의 극한 체험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버스를 타고 다이빙 출발지로 갈 때까지도, 신상명세를 기입하는 등록절차를 하고 안전복장을 착용할 때까지만 해도 별 느낌이 없었다. 그리고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았다. ‘다이빙 하는 순간 팔다리를 개구리처럼 만들어라’, ‘안전띠를 꽉 잡아라’, ‘착륙할 때 다리를 높이 들어라’ 이것이 전부였다. 4,000m에서 떨어지는 것에 대한 안전교육치고는 너무 단순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함께 착륙할 조교 닉Nick과 악수를 하고 일행과 함께 경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금까지 7,000번 이상 다이빙을 했다는 닉은 집 앞 산책을 나가듯 휘파람을 불며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경비행기는 마음을 가다듬을 여유도 주지 않고 짧은 활주로를 달려 순식간에 와카티푸 호수 위로 날아올랐다. 경비행기의 안전장치는 상당히 허술해 보였다. 1번 주자로 뛰어내릴 내 옆의 문은 구멍가게 셔터처럼 닫혀 있는 게 전부였다. 지금까지 12만명 이상이 안전하게 뛰어내렸다니 믿는 수밖에 없었다. 1만5,000피트(4,572m) 상공. 사진 촬영을 위해 함께 탄 리키Ricky는 주저없이 비행기의 셔터를 올리더니 먼저 뛰어내렸다. 심장이 터질 듯한 긴장이 절정에 달한 순간이었다. 거침없이 나를 출구 쪽으로 내몬 닉은 원, 투, 쓰리를 외쳤고, 닉과 나는 하나의 점이 되어 약 50초 동안 시속 200km의 속도로 수직 하강했다. 와카티푸 호수와 산맥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연신 탄성을 내질렀다. 반면 닉은 덤덤히 미소를 지으며 리키가 찍는 사진에 7,000번 다이빙을 하면서 익숙해진 포즈를 취해 주었다. 해발 1,000m 정도 높이가 됐을 때 닉은 낙하산을 펴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내 속도가 급감했고, 귀가 떠나갈 듯한 소음도 사라져 그야말로 평화로이 발 아래 풍경을 유유히 감상하는 시간이 펼쳐졌다. 약 5분간의 낙하 시간, 목장에서 풀 뜯는 양도 또렷이 보였고 호숫길 따라 산책 중인 사람도 보였다. 안전하게 착지를 마치고 나니 미세한 현기증이 느껴졌다. 하늘을 자유로이 날다가 두 발로 중력을 받으며 걷는 게 오히려 어색했나 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스카이다이빙 NZONE은 남섬 퀸스타운과 북섬 로토루아에서 스카이다이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격은 낙하 높이에 따라 269~429뉴질랜드달러. 사진과 비디오 촬영은 각각 179뉴질랜드달러가 추가되고, 사진과 비디오를 함께 신청하면 219뉴질랜드달러. www.nzone.biz Driving Queenstown 빙하가 훑고 간 길을 달리다 퀸스타운은 빅토리아 시대의 여왕이 살면 어울릴 법한 풍경을 지녔다 하여 이름지어진 마을이다. 그러나 마을이 형성된 과정은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영국 여왕의 우아한 이미지와 상반된, 거칠기 짝이 없었는 것이다. 수만년 전, 산보다 더 큰 빙하가 훑고 지나간 길에 물이 고여 와카티푸 호수가 생겼고, 19세기 금광 채취를 위해 모여 든 유럽인들은 뗄감을 얻기 위한 무분별한 벌목으로 호수 주변을 모두 민둥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 마을이 전세계인들이 열광하는 액티비티의 천국이 됐으니 어떤 여행지의 숙명이란 이다지도 아이러니한 것이다. 퀸스타운의 거친 자연풍광을 만끽하려면 4륜구동 RV차를 타고 곳곳을 누비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영화 <반지의 제왕>이 촬영된 장소들은 영화보다 더 SF적인 풍광으로 여행자를 압도했다. 퀸스타운 드라이브 여행은 낭떠러지길을 달리며, 번지점프 장소로 유명한 카와라우Kawarau 다리를 지나 금광개발 시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애로우타운Arrowtown으로 향했다. 강가에서 금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상권이 형성됐던 마을은 생각보다 일찌감치 쇠락해 지금은 박물관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다. 애로우강에서 내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직접 사금 채취도 해보았다. 엄마뻘 되어 보이는 가이드는 겨자씨만한 금을 채취하는 시범을 보였고, 이곳이 <반지의 제왕>에서 악당들이 말을 타고 등장한 ‘그 장면’의 배경이라 설명했지만 금도, 영화도 상상으로 즐길 수밖에 없었다. 다음 코스는 스키퍼스 캐니언Skippers Canyon.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절벽길은 그 자체로 음산했다. 날씨 때문이었을까? 낮게 구름이 깔려 있는 주름진 바위산 어느 틈에 골룸이 숨어있을 것처럼 스산하기 짝이 없었다. 전망대에 서자 퀸스타운과 와카티푸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양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풍경이 빙하와 사람의 손으로 쓸어내린 지형과 묘하게 교차됐다. 퀸스타운의 거친 자연 풍광을 만끽하려면 와카티푸호수와 숏오버Shotover강과 카와라우Kawarau강을 제트 보트를 타고 온몸으로 체험하는 방법도 있다. 배가 뒤집힐 듯 거친 물살을 가르며 호수와 강, 계곡으로 이어지는 물길을 질주하는 쾌감이 짜릿하다. 노매드 사파리 <반지의 제왕> 촬영지 투어, 19세기 마을 풍경을 간직한 애로우타운Arrowtown, 글레노키Glenorchy 등 퀸스타운 주변의 명소를 4륜구동 자동차로 여행할 수 있다. 가격은 성인 165뉴질랜드달러. www.nomadsafaris.co.nz 카와우라 제트 퀸스타운 선착장에서 출발해 카와우라강, 숏오버강을 가로지르는 제트보트. 가격은 코스에 따라 245뉴질랜드달러부터. www.kjet.co.nz 1 제트보트를 타고 카와라우강과 숏오버강을 질주하면서 퀸스타운의 광활한 풍경을 감상했다 2 번지점프는 뉴질랜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액티비티.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기분이다 3 스키퍼스 캐년에서 내려다본 퀸즈타운의 풍경. 수만년 전, 빙하가 거칠게 훑고 간 자리에 물이 고이고, 사람이 살고, 양이 풀을 뜯으며 살고 있다 Walking Around Queenstown 호수가 보이는 언덕에서의 달빛 정찬 연간 200만명 가량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퀸스타운은 인구 2만명에 불과한 소도시다. 도심의 규모도 도보로 10분 이내에 모든 곳을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이 작은 도시에도 쇼핑과 다이닝을 즐길 만한 매력적인 곳들이 많아 평화로운 호반의 풍경과 잔디밭에 누워 한가로이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여유를 누리다가 아담한 다운타운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퀸스타운 가든에서는 주말마다 장터가 펼쳐진다. 미술 작품, 수제 공예품이 전시되며, 히피 같은 음악인들의 라이브 공연도 펼쳐진다. 이곳 타운에서는 뉴질랜드산 아웃도어 제품, 옥으로 만든 액세서리 등을 구매하면 좋다. 특히 양모 중에서도 메리노울Merino wool로 만든 옷들은 땀 배출이 잘 되면서도 보온력이 뛰어나다. 퀸스타운에서 가장 근사하게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는 케이블카를 타고 봅스힐Bob’s Hill로 올라가 와카티푸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라인Skyline을 꼽을 수 있다. 저녁을 기다리면서 마오리족의 전통공연을 보거나 창가에 앉아 너른 호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누가 익스트림 스포츠의 메카가 아니랄까 봐, 이곳에서도 패러글라이딩, 언덕썰매,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다. 스카이라인 퀸스타운 다운타운에서 곤돌라를 탑승하고 산에 올라 다양한 액티비티와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곤돌라 탑승은 성인 25뉴질랜드달러, 뷔페 식사와 곤돌라 탑승 패키지는 성인 72뉴질랜드달러. www.skyline.co.nz 4, 5 봅스힐에 자리한 스카이라인에서는 원주민의 전통공연을 관람한 뒤, 석양을 마주보며 근사한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 6 호반에 위치한 주민들의 쉼터, 퀸스타운 가든에서는 라이브 공연과 다양한 수제품을 파는 노천시장이 주말마다 열린다 ▶travie info 항공 뉴질랜드 퀸스타운까지 가려면 최소한 한 차례 이상 환승을 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북섬의 오클랜드에 취항하고 있지만, 국내선 항공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도쿄에서 출발하는 에어뉴질랜드를 이용하면 북섬의 오클랜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를 경유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문의 에어뉴질랜드 02-737-4025 기후 퀸스타운은 남반구에서도 남쪽에 위치해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다. 우리의 여름철인 6~8월 퀸스타운은 스키의 메카로 변신하고, 11월부터 4월까지는 온화한 날씨로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환율 1뉴질랜드달러 = 914원(8월 기준). 물가는 우리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