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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헬조선’ 유감/이순녀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헬조선’ 유감/이순녀 문화부장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덕에 비문이나 비속어 사용에 민감한 편이다. 사회 현상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유행어, 신조어도 남들보다 한 박자 느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광속의 소통 채널을 타고 휙휙 날아다니는 요즘의 신조어는 안테나를 쫑긋 세우고 낚아채지 않으면 금방 구문이 돼 버리기 때문에 굳이 따라잡을 노력도 안 하긴 하지만 말이다. 최근 언론에도 자주 오르내리는 신조어 ‘헬조선’을 처음 접했을 때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얼얼했다. 지옥이란 뜻의 영어 ‘헬’(hell)과 120여년 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국호 ‘조선’을 결합한 이 국적 불명의 단어가 내뿜는 불행과 저주의 기운에 압도당했다. 물론 이해한다. ‘한국이 지옥에 가깝고,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위키백과의 뜻풀이대로 청년 세대의 좌절과 상실감이 얼마나 깊었으면 이런 지독한 악담까지 나왔을까 싶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2010년에 등장한 ‘헬조선’이 최신 유행어가 된 데는 사회 지도층과 기성 세대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건 너무 멀리 갔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비슷한 신조어로 ‘지옥 불반도’ ‘개한민국’ ‘망한민국’ 등이 쓰인다고 한다. 한반도가 불타고 있는 그림도 돌아다닌다. 부의 세습을 상징하는 금수저의 반대말로 사용되는 ‘흙수저’란 단어나, 기성 세대가 누렸던 고도성장 시대와 달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을 비꼬는 ‘노오력’ 같은 단어는 또 어떤가. 자조를 넘어 집단 자학이 첨단 유행이 된 것처럼 보일 정도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고 했다. 신조어는 불합리한 사회 실태를 날카롭게 짚어 내 경종을 울리는 순기능이 있지만, 반대로 집단의 사고를 틀 안에 가두는 부작용도 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영역까지 ‘헬조선’ ‘흙수저’의 탓으로 책임을 돌릴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신문, 방송 등 대중 미디어에서 좀 더 주의 깊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말이 나온 김에 방송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비속어, 신조어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 규제가 다소 느슨한 케이블 채널은 말할 것도 없고, 지상파 공영방송에서도 심심치 않게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나 비속어가 튀어나온다. 인터넷에서 이미 통용되는 말인데 방송에서 규제하는 게 무슨 실효가 있겠냐 하겠지만 엄연히 다르다. ‘열폭’ ‘극혐’ ‘핵노잼’ 같은 단어들을 인터넷에서 접하는 것과 방송에서 듣는 것은 그 무게가 다르다. 온갖 프로그램에 자막이 넘쳐나면서 오자나 잘못된 표현이 방송되는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다행히 KBS, MBC, SBS를 비롯한 8개 방송사가 지난 7일 업무 협약식을 갖고 욕설, 비속어 사용 금지와 올바른 표현 사용을 원칙으로 제시한 ‘방송언어 가이드라인’ 준수를 약속했다. 유야무야되지 않길 기대한다. 국립국어원도 신조어 등록에 좀 더 신중하길 바란다. 한 종합편성채널의 19금 프로그램을 통해 확산된 ‘낮져밤이’가 ‘성소수자’나 ‘이주노동자’ ‘대안학교’ 등도 오르지 못한 신조어 목록을 차지한 기준이 뭔지 의아스럽다. ‘존잘남’ ‘존예’ ‘존맛’ ‘개공감’ ‘개알바’ 등이 버젓이 신조어에 오른 것도 낯뜨겁다. 더욱이 여성과 관련한 신조어는 외모와 관련됐거나 부정적인 의미가 있는 단어들이 많은 반면 남성은 긍정적인 의미의 신조어가 많다는 점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오늘은 한글날이 공휴일로 재지정된 지 3년째 되는 날이다. 그 의미를 우리 모두가 가슴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coral@seoul.co.kr
  • 현대重 1000억대 법인세 소송서 사실상 승소

    유상증자했던 계열사의 부도를 손실 처리해 거액의 법인세가 부과됐던 현대중공업이 과세 당국과의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1·2심은 모두 현대중공업 패소 판정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부당한 세무조사에 의한 과세였다며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현대중공업이 동울산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대법원이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함에 따라 업계는 사실상 현대중공업이 승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송의 발단은 현대중공업이 현대우주항공에 16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한 1999~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우주항공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현대우주항공이 부도 처리되자 이 금액을 손실 처리했다. 국세청은 2006년 이를 조세 회피로 보고 법인세 1076억원을 부과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1·2심은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회피한 것으로 판단해 원고 패소로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법인세 부과 근거가 됐던 2006년 세무조사가 부당했다고 봤다. 대법원은 “옛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조세 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같은 세목과 과세 기간을 재조사할 수 없다고 돼 있다”며 2006년 당시 현대중공업 세무조사가 중복조사였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국세청의 조사 대상 통보 내용과 상관없이 실제 조사 결과로 재조사 여부를 판단한 것”이라며 “세무 당국의 무분별한 중복조사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중구에는 있어요…소중한 한글 지키는 청소년 ‘비속어 근절단’

    지난달 19일 중구 약수동 남산타운청소년수련관에 모인 중·고등학생들에게 물었다. “하루에 비속어를 얼마나 사용하나요?” 아이들 75명 중 30명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10명은 “많이 사용한다”고 했고 9명은 “셀 수 없을 정도”라고 답했다. 이튿날 서울 세종대로에서 만난 청소년 99명에게 “비속어의 뜻을 알고 사용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5명 중 3명은 조금 알거나 전혀 모른다고 대답했다. 언어 파괴, 무분별한 비속어 사용 등은 위대한 문자 ‘한글’을 가진 한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떨치기 위해 중구 청소년들이 뭉쳤다. 중구청소년수련관의 한·중 국제교류동아리인 ‘중심동감’에 소속된 청소년 15명이 언어문화 개선 활동 ‘청순역’을 펼치고 있다. ‘청순역’은 청소년 언어순화 지역의 줄임말이다. 아이들은 또래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사용하는 언어 실태를 조사하고, 순우리말 사전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면서 우리말 사용을 홍보한다. 순우리말 간판 중 최우수 간판을 선정하는 투표도 벌이면서 시민들과 언어문화 개선의 필요성을 나누기도 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엄희정(18·성동글로벌고 3년)양은 6일 “캠페인 활동을 통해 무심코 쓴 말투나 언어를 되짚고 바른말로 바꾸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면서 “친구들에게도 예쁜 우리말을 알려주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권재웅(15·홍대사대부고 1년)군은 “우리말을 하나둘 배우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고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언어순화의 필요성을 알리면서 나 자신도 많이 배운다”면서 캠페인의 효과를 소개했다. 중구청소년수련관은 ‘청순역’ 캠페인 활동을 수련관, 도서관, PC방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31일에는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이들 시설에 ‘청순역’ 스티커를 붙이고 이 장소를 거점으로 바른말과 고운 말 사용을 독려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급속한 사회변화와 세대차이, 외래어의 무분별한 사용, 언어 폭력 등으로 올바른 우리말 사용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우리 청소년들의 언어순화 활동이 지역사회에 바르고 고운 말 사용을 전파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무작정 수면제 NO! 잠 못 이루는 원인부터 찾으세요

    무작정 수면제 NO! 잠 못 이루는 원인부터 찾으세요

    아침에 잠자리를 빠져나오는 게 가장 괴로운 ‘저녁형 인간’도, 새벽 뒷산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형 인간’도 나이가 들면 수면 패턴이 비슷해져 새벽잠이 점점 없어진다. 초저녁부터 잠이 쏟아져 일찍 잠들고 잠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은 많지만 실제 수면 시간은 젊었을 때보다 줄고, 깨지 않고 숙면을 취하거나 하룻밤을 꼬박 새우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낮잠도 덩달아 는다. 나이가 들면서 수면 구조가 이렇게 바뀌는 것은 정상적인 노화 현상이다. 그러나 수면 중 깨는 시간이 현저히 증가해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라면 ‘나이 탓’으로 돌릴 일만은 아니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수면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층 불면증 환자는 18만 5574명으로 전체 환자(41만 4524명)의 44.8%를 차지했다. 특히 60대 여성(10.2%)과 70대 여성(10.1%) 가운데 불면증 환자가 많았다. 불면증 환자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연령대는 30대로, 특히 30대 여성에게서 연평균 증감률이 10.4%로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노인 환자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노인 불면증은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것인지, 병적인 것으로 보아야 할지 구분하기 어려워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증상이 심해도 나이가 들어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제때 치료받지 않아 우울증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거꾸로 우울증 때문에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노인 우울증의 50%에서 수면 장애가 나타난다고 한다. 불면증의 원인은 우울증, 요통, 두통, 신경통 등의 만성 통증과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 위 식도 역류 질환, 관절염, 치매, 파킨슨병, 야뇨증 등 다양하다. 이 때문에 잠이 부족해 무기력감이 계속된다면 다른 병이 원인일 수도 있으므로 우선 병원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좋다. 불면증을 내버려두는 것도 문제지만 정확한 진단 없이 습관적으로 수면제를 복용해 생기는 약물 오·남용 부작용도 위험하다. 수면제 오·남용은 수면제 의존 문제 외에도 인지기능의 저하나 낙상으로 인한 골절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환자가 수면제를 복용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잠에서 자주 깨는데 이런 증상 탓에 불면증으로 오인하기가 쉽다. 김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다원화 검사 결과 65세 이상 노인 중 남자의 70%, 여자의 56%가 수면무호흡 진단을 받았다는 연구도 있다”며 “술이나 진정제, 수면제 등은 무호흡 상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수면제 사용은 때론 더 큰 불면증을 부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1개월 동안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고 다음날 매우 피곤하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은 경우를 불면증이라고 진단한다. 김찬형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소 몇 시간은 자야 충분하다는 강박관념에 매달리면 오히려 불면증이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면증이 있더라도 원인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종우 교수는 “신체적으로 뚜렷한 원인이 없으면 취침 시간 제한, 자극 조절법, 수면 위생 교육, 인지 행동 치료, 운동, 긴장 이완 요법, 바이오 피드백, 광 치료,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비약물 치료를 선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면제를 복용할 수밖에 없더라도 노인은 신체 및 정신과적 질환, 의존성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수면제는 4주 이내의 일시적인 단기 불면증에만 사용하는 게 좋고, 만성 불면증이라면 수면제 복용을 중단하고 원인을 찾아 치료한다. 수면제는 크게 벤조디아제핀계와 비벤조디아제핀계로 나뉜다.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수면에 효과적이고 안전한 편이지만 내성과 의존성이 문제될 수 있다. 특히 노인에게서 부작용 위험이 크며 장기 복용하면 인지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치매 환자는 혼돈과 불안이 심해지고 행동이 잘 조절되지 않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비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에 이어 새로 개발된 수면제다. 일반적으로 잠들기가 어려운 사람은 단기간 작용하는 약을 복용하고 잠을 자다가 중간에 깨거나 일찍 깨는 사람은 비교적 오래 작용하는 약을 복용한다. 수면제를 복용할 때는 의사가 처방한 복용량을 절대로 초과하지 말고, 수면제의 약효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기계를 조작해선 안 된다. 약을 복용한 후에는 적어도 8시간 동안 술을 마시지 말고, 밤늦게 술을 마시더라도 수면제를 복용하기 2시간 전에는 술잔을 내려놔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불면증은 생활요법으로도 개선할 수 있다. 밤늦은 시간에는 음주와 흡연, 과식을 피한다. 잠자리에 누워 15분 이상 잠을 청해도 잠들지 않으면 과감히 일어나 가벼운 소설 등 책을 읽는 게 좋다. 요가나 명상 같은 이완 요법도 도움이 된다. 숙면에는 연잎차와 산조인차가 효과적이다. 녹차처럼 따뜻한 물에 말린 연꽃의 잎을 우려낸 연잎차를 마시면 마음이 초조하거나 불안해 잠이 오지 않을 때 도움이 된다. 산조인은 산대추나무의 성숙한 종자를 건조해 만든 것으로, 중추신경계통에 대한 조절 기능이 뛰어나 불면증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재다. 단백질과 비타민C도 많이 들었다. 산조인을 살짝 볶은 후 보리차처럼 물에 넣고 끓여 마시면 가슴이 답답해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쉽게 화를 내는 증상이 완화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국방부 권한·책임 강화… 대통령에 직보할 특검단 도입 필요”

    전문가들은 무기체계 도입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방위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방위사업청을 해체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방부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조화된 비리를 막기 위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직보할 수 있는 특검단 제도 도입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종하 한남대 정치언론국방학과 교수는 4일 “국방부가 획득 업무를 담당할 당시보다 방사청이 출범하고 나서 구성원의 책임의식이 떨어졌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무기 획득 사업 결정을 방위사업추진위원회와 전력소요검증위원회 등 위원회 차원에서 결정하다 보니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구조가 됐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국제적 차원의 무기 도입은 방위사업청장(차관급)보다 국방부 장관이 직접 나서야 한다”면서 “국방부도 획득 전담 차관직을 신설해 1차관은 행정업무를 맡고 2차관은 획득 업무를 맡는 식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채우석 방위산업학회장은 “방사청이 2006년 독립하면서 생긴 단점은 국방부에서 일사불란하게 획득 업무를 담당하던 시절보다 통제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를 다시 국방부가 담당하던 이전 시스템으로 돌리면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운영의 묘를 잘 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 회장은 “방위산업 발전의 초창기인 1970년대에는 방산 분야 전문가로 이뤄진 군의 특검단이 비리를 적발하는 역할을 수행했지만 1990년대 해체됐다”면서 “방산 전 분야를 상시 검열하고 대통령에게 직보해 군 수뇌부가 부정을 저지를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할 특검단 제도를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방위산업이 당면한 최대의 도전이 대기업이 독과점하는 구조와 관료 조직의 카르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는 무기의 해외 직도입과 기술제휴 등 다양한 무기 구매 옵션을 갖고 이를 국산 장비와 경쟁시키는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가 전략과 미래의 중요 기술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무기 개발을 고려해야지 무조건 국산 무기를 개발해야겠다는 사고는 지양해야 한다”면서 “각종 방산비리의 원인이 군 출신 인사들의 무분별한 방산분야 진출과 특권의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문성 있는 민간인의 참여를 확대해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한밤 과테말라 덮친 산사태에 300여명 묻혀

    한밤 과테말라 덮친 산사태에 300여명 묻혀

    중미의 가난한 나라 과테말라에서 10년 만에 초대형 산사태가 발생해 70여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실종됐다.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15㎞ 떨어진 산타 카타리나 피눌라 시의 한 마을에서 지난 1일 밤(현지시간) 발생한 산사태로 120여 가구가 20여m의 토사에 매몰됐다. 사고 발생 3일이 지나 생존 한계시간을 넘기면서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집중호우로 주민 대부분이 집안에 있는 한밤중에 마을 뒷산이 순식간에 무너져 피해가 더욱 컸다. 한 생존 주민은 “굉음과 함께 토사가 쏟아지면서 전기가 끊어지고 암흑천지로 돌변했다”고 말했다 특히 토사에 파묻힌 집 속에서 ‘살아 있다’는 가족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주민도 있었으나, 3일 하루 동안 구조작업에서 생존자를 한 명도 찾지 못했다. 수색 과정에서 양손이 피와 흙으로 범벅된 한 소녀의 시신이 발굴되자 구조대와 주민들은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과테말라에서는 2005년 10월 5일 과테말라시티 서쪽 140㎞ 떨어진 파나바흐 마을의 1000가구가 거주하는 곳에 산사태가 발생해 2000 명 안팎의 원주민이 사망한 적이 있다. 당시 정부는 사고 발생 5일이 지나도록 70여구의 시신만 발굴했을 뿐 위생 문제 등을 이유로 들어 일대를 공동묘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산사태 원인으로 인근 화산의 분화구에 고인 물이 범람해 토사를 밀어 내렸다는 이론과 원주민의 무분별한 벌목, 계곡 파괴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으나 정확히 규명되지 못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립공원서 다시 피어난 멸종 위기 ‘풍란’

    국립공원서 다시 피어난 멸종 위기 ‘풍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 6월 한려해상 도서에서 멸종 위기 야생 생물 1급인 풍란 500개체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어 8월 월출산국립공원에서 석곡 2100개체, 이달 들어서는 오대산국립공원에서 날개하늘나리 400개체를 순차적으로 무사히 복원해 냈다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설명했다. 풍란은 남해안 일대 20여곳에 분포됐으나 무분별한 채취로 대부분 사라졌다. 한려해상에서는 2012년 처음 발견됐다. 자연 및 복원 개체를 합해도 250개체 미만인 멸종 위기종 식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생육 개체 수가 5000여 개체로 추산되는 석곡은 약용 및 관상용으로 각광받으면서 줄어들고 있다. 날개하늘나리는 강원도에서 제한적으로 분포해 자체 생존(번식)에 어려움을 겪는 멸종 위기종이다. 공단은 지금까지 멸종 위기 식물 복원을 위해 종자를 확보, 증식하거나 유관 기관의 협력을 받아 종자를 확보했다. 또 공원 내 자생하는 개체의 생존력을 높이고자 자생지 일원을 복원지로 활용하고 있다. 복원된 풍란을 60일과 100일 시점에서 생태 조사한 결과 가뭄과 태풍에도 87%인 435개체가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고 42개에서 새로운 ‘촉’이 나오는 등 양호한 생육 상태를 보였다. 국내 멸종 위기종 식물 77종 가운데 43종이 국립공원에서 자생한다. 김종완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처장은 “한려해상에 자생하는 칠보치마 등 멸종 위기종 식물의 복원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란 언론 “사우디 메카 성지순례 압사사고 사망자 2000명”

    이란 언론 “사우디 메카 성지순례 압사사고 사망자 2000명”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이슬람 성지순례(하지) 도중 발생한 대형 압사사고 사망자가 사우디 당국의 공식 발표와 달리 2000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우디 보건부는 압사사고 이틀 뒤인 26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사고 사망자가 769명, 부상자는 934명이라고 밝혔다. 전날까지 집계에서는 사망 719명, 부상 863명이었다. 그러나 각국 정부는 이번 성지순례에 참가했다가 실종된 자국민 수가 사우디 당국의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다고 밝히고 있어 실제 사상자 규모는 훨씬 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이란 언론을 중심으로 사망자 수가 크게 늘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란 프레스TV는 25일 이란 하지 위원회의 사이드 오하디 위원장을 인용해 사망자 수가 2000명이라고 전했다. 오하디 위원장은 “사우디 정부 발표에 근거해서 보면 숨진 사람은 2000명”이라며 “사우디 정부의 무분별함과 무책임함, 잘못된 일 처리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됐다”고 성토했다. 이란 파르스통신도 앞서 전날 실제 사망자가 1300명, 부상자는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당국이 확인한 이란인 피해는 종전 집계에서 사망자가 131명, 부상자는 최소 150명가량이었으나 이란 정부는 또 다른 366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도 전날 이번 성지순례에 참가한 자국민 가운데 236명의 소재가 불분명하다고 밝혔으나 사우디 집계에서 파악된 파키스탄인 사망자는 7명이었다.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최소 225명의 자국민이 압사사고 이후 숙소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나 사우디 당국이 확인한 사망자는 3명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수니파를 대표하는 사우디 측의 허술한 관리가 참사를 불러왔다고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란 외교부는 사고 당일인 24일과 25일 자국 주재 사우디 대사 대행을 잇따라 불러 항의했다. 또 이브라힘 라이시 이란 검찰총장은 이번 압사사고와 관련해 사우디 당국을 국제 법률기구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열린세상] 경광등 불감증/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경광등 불감증/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 8월 3일 감전 사고를 당해 위급한 환자를 싣고 달리던 구급차 앞을 한 운전자가 가로막아서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구급차 운전자에게 허가받은 것이냐, 진짜 위급 환자냐고 따졌다고 한다. 언론에 보도된 사건이지만, 실제로 이런 경우를 경험한 사람들이 인터넷에 자신의 사례를 댓글로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왜 이런 황당한 일이 발생한 것일까.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을 백주대낮에 과감히 앰뷸런스를 막고 행패를 부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가 행패를 부렸다고 비난하는 장본인은 가짜 환자를 태우고 도로를 질주하는 부도덕한 긴급환자 이송 차량에 피해를 본 사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다양한 종류의 차들이 경광등을 평상시에도 켜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광등을 켰다고 모든 차량이 긴급하거나 위급하다고 믿는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경찰 순찰차들이 예방 차원에서 경광등을 켜는 것은 일견 이해되는 면도 있지만, 소방차·앰뷸런스·견인차 등은 왜 평소에 경광등을 켜고 다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비상 상황이나 긴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경광등을 켜고 다니는 행태나 공공의 안녕과 관련 없는 정체불명의 차량들이 평상시에 경광등을 켜고 달리는 상황이 시민들로 하여금 경광등 불감증을 유발시켰을 것이다. 소방차, 앰뷸런스, 혈액원차 등이 경광등을 켜고 뒤에서 오는데 비켜 줘야 하는 건지, 그냥 주행해도 되는 건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이유도 평소에 긴급한 상황이 아님에도 경광등을 켜고 다닌 결과 때문일 것이다. 도로교통법 제2조에서는 소방차, 구급차, 혈액 공급 차량, 그리고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동차라고 긴급자동차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2조에 긴급자동차의 종류를 상세히 기술하고 있는데 대부분 공익적 목적을 띤 경우에 한해 긴급자동차로 정의하고 있다. 법적 정의에 따르면 우리가 평상시에 볼 수 있는 경광등을 켜고 다니는 다수의 차량들은 이 법의 테두리에 해당하지 않는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3조 2항에 긴급자동차가 지켜야 할 사항으로 “사이렌을 울리거나 경광등을 켤 것”을 명하고 이는 도로교통법 제29조와 30조에서 규정한 우선통행과 법에 규정된 특례를 받고자 할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공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경우, 그리고 긴급하지 않은 경우에는 경광등이나 사이렌을 울리는 것이 법에 의해 금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긴급하지도 않고 공무도 아니며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2조에 규정된 종류의 자동차도 아니면서 경광등도 켜고 사이렌도 울리는 차들은 정체가 무엇이며, 경찰은 왜 이들을 단속하지 않는 것인가. 경찰차, 소방차, 119 응급차 등도 평상시에 경광등을 켜고 다녀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으며, 실제로 법과 시행령에도 위배될 수 있다. 경광등을 켜고 뒤따라오는 앰뷸런스에 길을 양보하고 나면 정작 앰뷸런스는 여유롭게 속도와 신호를 잘 지키면서 지나가는 황당한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면 다시는 양보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것이다. 사이렌 소리를 듣고 나서야 비켜줄까 하고 생각하는 이런 실태에서 시민들의 양식 있는 행동만을 요구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며칠 전 혈액원 차량이 경광등과 비상등을 동시에 켜고 추월선을 달리는데, 앞서 가는 차들은 양보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혈액을 운반하는 긴급한 차라면 당연히 비켜 주어야겠지만 이를 아는 운전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역시 우리 사회가 약속 지킴에 대한 신뢰가 낮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기도 하다. 생명구조 황금시간 5분을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무분별한 경광등 사용의 폐해로 나타나는 운전자들의 사이렌과 경광등 무감각증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경찰부터 경광등의 범죄예방 효과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위법적 경광등 및 사이렌 사용에 대한 경찰의 엄중한 단속과 국민안전처의 지속적인 계몽이 필요하다. 평소에 비상등이나 경광등을 켜고 달리는 차가 흔하지 않고 ‘경광등=긴급상황’이란 등식이 형성되면 누구나 급히 양보할 것이라고 믿는다.
  • 김무성 대표 딸 ‘마약 의혹’ 조사 자청

    자신을 둘러싼 마약 투약 의혹을 밝히기 위해 검찰 조사를 자청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차녀 현경(32·대학교수)씨가 24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오후 현경씨가 검찰에 나와 4시간 정도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 DNA와 모발을 채취하는 등 필요한 사항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에 언론 보도된 의혹과 본인이 검찰에 제출한 진정서 내용을 종합 검토한 결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확보한 자료를 대검찰청에 보내 감정한 뒤 수사를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경씨는 지난 17일 검찰에 “나를 조사해서 마약 혐의가 있다면 처벌해 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며 조사를 자청했다. 그는 진정서에서 조사 결과 자신에게 마약 투약 혐의가 없을 경우 이 같은 의혹을 무분별하게 확산시킨 이들에 대한 법적 조처를 해 줄 것을 함께 요청했다.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김 대표 측은 현경씨가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음을 밝히기 위해 개별 기관을 통해 모발 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이모(38)씨가 결혼 전 마약류를 15차례 투약, 복용한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사실이 알려진 뒤 현경씨도 함께 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증권가 소식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됐다. 이런 가운데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의 태도가 관련 의혹을 한층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김씨와 관련된 소문이나 보도에 대해 최소한의 확인도 거부하다가 반나절이 지나서야 현경씨가 출석 조사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검찰은 남편 이씨와 201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인물 중에 유명 병원장 아들과 여배우, 전 정부 최고위 인사의 아들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이씨 자택에서 압수한 주사기 10여개에서 발견된 DNA가 누구의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외압에 의해 사실상 수사를 종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사건을 종결하지 않았다”고 뒤늦게 해명하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대기업 유치’ 열 올리더니… 대구시, 지원금 56억 떼일판

    대구시가 대기업 유치라는 명분에만 신경 쓰다 거액의 지원금을 떼일 위기에 놓였다. 대구시는 2013년 9월 대구 달성군 현풍면 테크노폴리스 안에 들어선 현대커민스엔진이 기업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커민스엔진은 현대중공업과 미국 커민스사가 50대50의 지분 비율로 세운 산업용 고속 디젤엔진 생산 업체다. 대구시는 이 기업을 유치할 때 6조 4000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3700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또 대구시는 투자보조금 12억원, 고용보조금 3억 6900만원, 교육훈련보조금 1억 100만원 등 모두 16억 7000만원을 지원했다. 20억원에 이르는 임대료도 무상으로 제공해 직간접 지원금만 36억 7000만원이다. 여기에 현대커민스엔진의 청산 위약금과 원상 회복 비용 19억 3000만원이 추가로 발생한다. 즉 대구시가 현대커민스엔진으로부터 모두 56억원을 받아내야 한다. 대구시는 현대커민스엔진을 유치하면서 5년 안에 해산, 파산 등의 방법으로 기업 운영을 중단하게 되면 지원금을 모두 변상받을 수 있다는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을 맺고도 대구시는 지원금에 대한 담보를 책정하지 않아 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현대커민스엔진도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이행보증금에 가입하지 않아 최악의 경우에는 56억원 모두를 반환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김원구 대구시의원은 “2년 만에 청산할 기업을 유치한 시 안목도 문제지만 청산에 대비한 채권을 확보하지 않은 행정력이 더 큰 문제”라며 “보조금을 지원하는 다른 투자 유치 기업에 대해서도 채권 확보 대책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무분별한 기업 유치와 미숙한 행정으로 시민 혈세가 낭비될 처지에 놓였다”면서 “투자 유치를 담당한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2개월 뒤면 청산 절차에 들어갈 텐데 현대커민스엔진이 그 전에 대구시에 지원금을 반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주민 스스로 ‘젠트리피케이션’ 막는다

    주민 스스로 ‘젠트리피케이션’ 막는다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 등이 떠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선다. 서울 성동구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해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례를 제정해 24일부터 공포,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선포식은 이날 성수1가2동 주민센터에서 구 관계자와 임대인, 임차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조례의 정식 명칭은 ‘성동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 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다. 지역에 지속가능 발전구역을 지정해 상권 발전을 유도하고 대형 프랜차이즈 등의 입점으로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핵심은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입점업체를 선별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민협의체는 조례 시행을 주도하는 일종의 주민자치 조직으로 주민, 임대인, 임차인, 지역에서 활동 중인 문화·예술인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들은 ▲임차권 보호와 지원 ▲신규업소 입점 조정사항 ▲지속가능발전구역 추진 등을 협의한다. 협의체 입점 동의를 얻지 못한 업소는 구가 입점 위치나 시기, 규모 등의 조정을 권고한다. 구 관계자는 “서울을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화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는 것은 전국 처음”이라며 “미국 뉴욕시에서 운영 중인 ‘커뮤니티 보드’ 개념을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뉴욕에서는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커뮤니티 보드가 심의해 토지이용 방안 등을 결정하면 시가 이를 정책에 반영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나 술집 등의 무분별한 유입을 막기 위한 방침이다. 구는 조례 시행에 따라 임대료 권리금 안정화를 위한 상생협약, 영세 소상공인 임대점포 확보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조례를 시행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눈앞의 이익보다 지역 가치를 공유하는 상생의 길을 걷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정부, 지자체 방만한 국제행사 ‘제동’

    정부, 지자체 방만한 국제행사 ‘제동’

    정부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국제행사 개최에 제동을 걸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2일 ‘국제행사 지원 사업군’에 대한 심층평가 착수 보고회를 갖고 지자체의 방만한 국제행사 추진을 원천적으로 억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는 심층평가를 통해 국제대회 개최와 관련된 실태를 점검한다. 정부는 행사 추진 과정에서 투자 계획과 총사업비 변경을 엄격히 통제하고 재정 손실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가와 지자체 간 ‘표준실시협약안’(가칭)을 만들어 총사업비 결정과 변경, 재원 조달과 투입, 사후관리 방안 등을 사전에 계약하고 지자체가 이를 위반하면 재정 손실을 전액 책임지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그동안 재정 지원이 이뤄지는 국제 행사의 무분별한 유치를 막기 위해 2012년 이후 세 차례나 관련 규정을 개선했다. 하지만 법적인 통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자체는 중앙 정부와 충분한 협의 없이 국제행사 유치에 뛰어들었고 과도한 공약으로 대회 개최 비용을 증가시켰다. 특히 개최지 선정 이후에는 불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추진하고 잦은 사업계획 변경 등으로 재정 부담을 더 늘렸다. 사후 활용 방안도 미흡해 유지 비용마저 유발시켰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자체의 국제행사 유치와 관련해 중앙 정부와의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타당성 검증 등을 거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마지막일지 모릅니다”…밀렵에 고통받는 아프리카 동물들

    “마지막일지 모릅니다”…밀렵에 고통받는 아프리카 동물들

    무분별한 사냥과 밀렵으로 죽어가는 아프리카의 동물들을 담은 사진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영국 출신 사진작가인 게리 로버트는 지난 2년간 탄자니아와 케냐 등지를 돌며 야생동물의 현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환경보호운동가와 과학자 등과 함께 한 이 시간동안 그가 담은 동물들의 모습은 처참할 따름이었다. 25년 전 로버트가 처음 아프리카를 방문했을 당시만 해도 야생사자 개체수는 20만 마리에 달했지만 현재는 10분의 1에 불과한 2만 마리 정도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로버트는 “얼룩말과 사자, 코끼리와 치타 등을 돈에 굶주린 밀렵꾼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이들 동물들은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동물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희망, 그리고 바람 등과, 이 동물들을 보호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면서 “25년 전에 비해 야생사자의 개체수가 15만 마리나 줄었다. 이대로 가다간 다시 사자의 개체수를 증가시키는 것이 영영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야생동물보호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매년 밀렵에 희생되는 코끼리는 3만 3000마리로, 20분에 한 마리 꼴로 죽어간다. 이를 증명하듯, 로버트의 사진에는 이미 죽어 상아만 남은 코끼리의 처참한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뿐만 아니라 밀렵꾼들이 친 덫에 걸려 목에 철사가 감긴 채 살아가는 사자와 밀렵꾼에 의해 독살당한 물소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반면 어미사자에게 안긴 새끼 사자의 따뜻한 모습과 무리지어 이동하는 코끼리떼의 모습, 자연에 순응하며 사냥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도 고스란히 공개됐다. 탄자니아 세렝게티국립공원의 최고 관리자는 “지금과 같은 밀렵꾼들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몇 년 지나지 않아 지구상에서 코뿔소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라면서 “법적 처벌을 통한 장기 수감이나 많은 벌금, 총으로 위협 등 다양한 방법을 써도 밀렵꾼들을 제재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는 자신의 사진을 엮어 책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야생동물보호를 위해 행동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10월 한반도 위기설 잠재워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10월 한반도 위기설 잠재워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제4차 핵실험 가능성을 연이어 시사했다. 북한의 국가우주개발국장은 지난 14일 북한의 위성들이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계속 날아오르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15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원자력연구원장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적대 세력들이 무분별한 적대시 정책에 계속 매달리면서 못되게 나온다면 언제든지 핵뢰성으로 대답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 같은 시사는 아직은 공식 발표라기보다는 남한과 미국을 떠보는 일종의 ‘간보기’ 차원이며, 패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 그러나 8·25 남북 합의서의 잉크가 마르지도 않은 지금 한반도는 또다시 군사적 긴장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한의 행보는 9월 25일 백악관에서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 10월 1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의제를 북핵 문제로 묶어 두겠다는 것이다. 지난 8월 한·중 정상회담에 이은 양 정상회담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핵무기 능력 고도화를 시위하면서 존재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다. 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효과가 없음을 과시하고, 양 정상회담에서 이를 인정하라는 의도다. 미국과 중국 등에 ‘우리와 대화에 적극 나서라’, ‘핵협상에 다시 나서라’는 강한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다. 10월 10일 노동당 창당 70돌을 앞두고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여 내부 결속을 꾀하겠다는 것은 그다음 이유다. 10월 10일 전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시사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김일성 생일 등 기념일을 전후해 고강도 무력시위를 펼친 바 있다. 북한은 2009년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2호를 발사하고 한 달 뒤인 5월에 제2차 핵실험을 했다. 2012년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를 앞둔 12월 은하 3호를 쏘고 나서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노동당 창당 70돌을 맞아 ‘축포’를 쏠 가능성이 절반을 넘어가고 있는 듯하다. 다만 장거리 로켓과 달리 핵실험은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반발 등 후폭풍이 크기 때문에 카드만 만지작거리고 실제 이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문제는 10월 20일부터 진행될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이다. 남북 당국은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하는 등 상봉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남한 당국은 이산가족 상봉 준비는 계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북한이 10월 20일 이전에 행동에 나서면 상봉 행사가 예정대로 이뤄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하고 유엔의 제재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이산상봉을 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차가울 수 있다. 상봉을 진행하느냐 마느냐로 남한 사회 내부에서 벌어질 남남 갈등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극적으로 끌어낸 ‘8·25 합의’의 첫 결과물인 이산가족 상봉이 북한의 고강도 무력시위로 무산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다행히 아직은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장거리 로켓 발사나 4차 핵실험을 발표하지는 않은 상태다. 국제사회를 떠보고 간접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는 단계다. 아직은 핵실험을 시사하면서 핵 카드를 사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미·중에 환기시키는 것에 가까우나 앞으로 수위는 계속 높일 것이다. 핵실험까지 가면 8·25 남북 합의가 유지되기 어렵다. 미·중과의 충분한 협력 속에서 당국 간 대화를 하루라도 빨리 진행시키는, 그 과정에서 북한의 군사적인 무력시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노력이 현재로서는 가장 필요하다. 당장 당국 간 회담 조기 개최를 북측에 제안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미·중과의 충분한 협력 속에 북한에 신호를 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의 행동은 자제돼야 하고, 자제시켜야 한다. 북한이 행동한다면 더 나쁜 결과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10월 한반도 위기설을 잠재우지 못하면 남북 관계는 상당 기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반도가 지난 8월의 군사적 긴장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 北 이번엔 4차 핵실험 시사

    북한이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한 데 이어 4차 핵실험 가능성을 높이며 핵 위협을 가해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15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에서 “우리는 미국과 적대세력이 무분별한 적대시 정책으로 못되게 나온다면 언제든지 ‘핵뢰성’으로 대답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핵뢰성’은 2013년 핵실험 후에도 사용한 단어로 4차 핵실험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그는 또 “핵무기의 질량적 수준을 끊임없이 높여 핵 억제력의 신뢰성을 백방으로 담보하기 위한 연구와 생산에서 연일 혁신을 창조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핵보유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3년 4월 원자력총국 대변인이 핵무기 생산의지를 공개 천명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경제건설과 핵 무력건설 병진노선에 따라 우라늄 농축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5MW 흑연감속로의 용도가 조절 변경되었으며 재정비되어 정상가동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도발 움직임이 노골화됐지만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결과를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로켓 발사는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정치권은 모처럼 조성된 남북화해 분위기에 저해하는 행위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북한의 위기 고조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핵실험도 할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방위원회나 외무성 등 책임 있는 당국이 아닌 원자력연구원의 언급임을 감안할 때 경고의 의미를 담은 위협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단 40년 만에 전세계 해양생물 절반 사라졌다” (WWF)

    “단 40년 만에 전세계 해양생물 절반 사라졌다” (WWF)

    지난 40여년 간 해양생물의 절반이 사라졌다는 충격적인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최근 세계 최대규모의 국제 비정부기구인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1970년대 이후 포유류, 해양생물, 조류, 파충류 등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보고서(Living Blue Planet Report)를 발표했다. 예상보다 더 충격적인 이번 보고서는 지난 1970년 부터 2012년까지 총 3,038종의 동물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이중 1,234종을 조사한 해양생물의 경우 지난 40여년 간 개체수가 무려 49%나 줄어들었으며 일부 종의 경우 멸종 위협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목별로 보면 참치를 포함한 고등어과는 개체수가 무려 74%나 줄어들었으며 상어와 가오리, 홍어류의 경우 4종 중 1종은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수질을 정화시키는 역할도 하는 해삼의 경우 무려 98%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해양생물의 급격한 감소 원인을 기후변화, 서식지 감소, 오염, 남획 등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원인을 이끈 주범은 다름아닌 인간이다. WWF 사무총장 마르코 램베르티니는 "전세계 생태계가 위기를 맞는 이유는 인간 때문" 이라면서 "인간들의 무분별한 남획과 해안 개발, 오염, 온실가스 방출 등이 해양생물들을 멸종위기로 몰고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양 생태계의 붕괴는 결과적으로 인간에게 심각한 경제적, 신체적인 위기를 불러온다"고 덧붙였다. WWF의 해양 정책 책임자인 루이스 힙스 박사도 "더 늦기전에 세계 각 정부가 해양 보호를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 면서 "생태계를 보존하고 키우는 노력은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 이라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마을공동체사업 예산 1억당 매출 3700만원 그쳐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추진하는 곳 중에서도 어떤 마을은 성공하고 어떤 마을은 실패한다.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은 마을 종합 발전 계획을 얼마나 세밀하게 수립했는지, 마을 역량에 맞는 지원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지, 중간 지원 조직이 얼마나 활발한지, 그리고 사후 관리는 적절히 하는지 등으로 나타났다. 마을공동체 사업의 현황과 문제점을 점검하고 사업 활성화를 도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행정자치부와 한국정책학회가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동 주최한 ‘공동체 발전 국민포럼’은 ‘정부 지원 마을공동체 사업’을 첫 행사의 주제로 선정하고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정부 지원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진단은 행자부의 의뢰로 한국정책학회가 4개월간 299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분석을 위해 공무원 494명, 주민 실무 책임자 155명 등 69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46개 마을을 대상으로 한 현장 방문 조사를 병행했다. 한국정책학회 조사에 따르면 정부는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6개 정부 부처에서 14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 규모는 2014년 1조 1700억원, 2015년 1조 1800억원이다. 사업 예산 비중을 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79.8%를 차지하고 행자부는 8.3%, 국토교통부는 5.8% 등이다. 이날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하현상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6년간 투입한 예산 1억원당 매출액은 약 3700만원, 일자리는 7.7명가량”이라면서 “전체 매출액과 일자리, 방문자 규모 등이 모두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 교수에 따르면 모두 3517개 사업을 대상으로 세부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완료된 사업은 2833개이며 이 가운데 137개는 가동 기간이 연간 3개월 미만이고 152개 사업장은 아예 운영 중단 상태였다. 하 교수는 “세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처 간 유사 사업, 동일 지역에 대한 무분별한 중복 지원 등의 부작용도 개선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각 정부 부처는 다양한 목적을 내세워 마을 공도(公道)에 사업을 추진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체험·숙박시설 조성, 제조·가공·판매시설 조성, 환경 개선·생활편익시설 조성이라는 세 가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게다가 희망마을,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산촌생태마을, 평화생태 우수 마을 등은 예산 규모와 지원 지역 차이를 빼고는 사업 내용에 별 차이가 없다. 사례 조사를 분석한 최진식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없어 유사·중복 문제를 조정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업 간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보조금 지원, 장기적인 마을 종합 계획 부재, 민관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간 지원 조직 미비” 등을 마을공동체 사업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꼽았다.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진단을 진행한 하 교수와 최 교수는 “지자체 각 부서 차원에서 어디, 어떤 사업에 얼마나 투입했는지 파악돼 있지 않는 등 사업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료 입수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마을공동체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제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안산시 상록구 “외식사업 아카데미” 입교식 대성황

    안산시 상록구 “외식사업 아카데미” 입교식 대성황

    경기 안산시 상록구(구청장 박미라)는 지난 15일 오후 3시 고잔동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에서 ”제15기 외식사업아카데미 교육과정” 입교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미라 상록구청장, 육광심 한국호텔관광교육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정동관 한국외식업단원구지부장 등 많은 내외빈들이 참석했다. 이번 교육은 경기불황과 충분한 준비 없는 무분별한 창업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생업소 지원대책으로 마련됐으며 외식사업 경영실무와 현장학습 교육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한국호텔관광교육재단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안산시 외식영업 기존영업주 및 창업예정자 37명이 참석해 “잘되는 점포, 안되는 점포는 왜 그럴까?” “후식이 음식의 완성도를 결정한다”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방법” “성공점포 따라잡기 현장탐방 토론” 등 모두 12개 교육강좌가 준비돼 있다. 이번 교육으로 경영마인드 개선 및 요리실습 등 전문교육을 실시해 음식산업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성장 동력 재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외식아카데미사업은 전국 최초로 안산시가 2006년부터 주최한 것으로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해 운영하면서 수료생이 828명에 이르고 있다. 이번 실시된 외식사업아카데미 교육과정은 오는 12월8일까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총 12주간 교육으로 매주 화요일에 2시간 실시될 예정이다. 강상봉 안산시 상록구 환경위생과장은 “이 과정 수료자가 증가할수록 안산시 외식사업이 여느 도시보다 장족의 발전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본영 기자의 미디어 파노라마 2] 미디어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포털의 책임

    우리나라 미디어 생태계의 과도기적 혼돈인가. 미디어 산업이 인터넷과 모바일 언론, 그리고 포털 등 뉴미디어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생기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이들 뉴 미디어들의 저널리즘으로서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디어 시장을 교란하는 등의 폐해도 쌓이고 있다. 요즘 인터넷 신문과 포털 뉴스 기사로 인한 피해구제 요청이 하루 평균 11건에 이른다고 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적시된 통계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 7월 말) 인터넷 매체에 대한 조정 신청은 1만9136건(인터넷 신문 1만2925건, 포털 등 인터넷 뉴스 서비스 6211건)으로 전체(2만9827건)의 64.2%를 차지했다. 하루 평균 피해구제 요청은 인터넷 신문 7.73건, 포털 등 인터넷 뉴스 서비스 3.71건인데 비해 신문 등 일간지는 1.84건에 그쳤다. 물론 이런 통계 자체는 반드시 뉴 미디어가 비리의 온상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용자들이나 취재원과 마찰의 빈도가 잦은 만큼 영향력의 크기에 비례해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광고총연합회, 한국광고주협회, 한국광고산업협회 등 광고계 3 단체의 제보는 구체적이다. 이들과 한국광고학회는 지난 3일 “무분별하게 난립한 인터넷 언론의 폐해가 범사회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면서 ‘포털의 뉴스 유통 서비스 개선을 위한 법률 제정 청원서’까지 공개했다. 사실 이들이 청원서에서 제기한 것처럼 포털을 숙주로 삼은 인터넷 기반의 ‘유사 언론’의 기사는 보도라고 하기 민망한 경우가 많다. 기업 오너 일가와 관련된 기사를 사이트에 올려놓고 광고료와 맞바꾸는 거래를 하는 식의 패악질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공개된 올해 ‘유사 언론 행위 피해 실태조사 결과’를 보라. 대기업 10개 중 거의 9개꼴로 유사 언론의 행위로 피해를 봤다는 응답이 나왔다. 왜곡된 부정적 기사를 반복 게재하거나 경영진의 사진을 인신공격 의도로 노출하는 등 ‘사이비 보도’의 양태도 가지가지였다. 결국 우리나라 미디어 생태계에서 포털이 최상위 포식자로 자리잡아 가는 양상이다. 미디어 시장이 뉴미디어 중심으로 재편되면서다. 종이신문을 비롯한 올드미디어들의 경영 수지와 영향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세계적 추세이다. 동시에 어찌 보면 지극히 ‘한국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지구촌 전체에서 인터넷과 모바일이 뉴스와 정보가 전달되는 플랫폼의 대세로 굳어져 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IT 강국인 한국에서는 이런 트렌드가 급물살을 타면서 미디어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는 측면이 문제다. 무엇보다 포털이 수익은 쓸어담으면서, 그리고 막강한 ‘언론 권력’을 누리면서 사회적 공기로서 저널리즘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다면 문제는 자못 심각하다. 최근 광고계가 뉴스 유통사로서 신문법 적용을 통해 언론사로서 책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근거다. 더욱이 자체 뉴스를 생산하지 않는 포털이 뉴스 콘텐츠 유통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 않은가. 고려대학교 김성철 교수와 카이스트 남찬기 교수의 지난해 공동 연구에 따르면 언론사가 제공하는 기사가 포털의 광고 영업 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은 무려 14.2%였다. 포털의 영업이익 중 뉴스가 기여한 이익분을 언론발전기금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분출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유사 언론의 숙주 구실을 하는 포털의 부작용을 개선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별개로 또다른 논란도 있다. 포털을 언론사로 보느냐,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신문법 적용이 인터넷 시대에 적합한 방식인지를 놓고 커뮤니케이션이나 저널리즘 학계의 의견이 엇갈린다는 뜻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디어로서 실질적 권력을 누리는 포털의 사회적·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은 대세가 될 참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의 한 의원은 이와 관련, “현행 언론중재법상 복제 기사나 댓글까지 차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네이버·다음 등 포털의 공공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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