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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제 등 8건 ‘우수’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이후 가장 잘한 혁신정책은 무엇일까. 서울시는 10일 시청 서소문별관에서 박 시장 취임 이후 시에서 추진한 사회혁신 사례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사회혁신 스튜디오’를 개최했다. 발표회는 시정 운영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사회혁신을 그동안 얼마나 추진해 왔는지를 살펴보고, 우수사례를 전파,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박 시장을 비롯해 시장단과 간부 공무원, 명예부시장 5명, 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발표회는 기존의 업무보고 방식을 벗어나 스토리텔링형 테드(TE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우수 사례 8건이 발표됐다. 우수 사례에는 먼저 사회적 약자인 하도급자 및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하도급 대금지급 실시간 확인시스템 구축’과 사회적 약자 기업을 보호하는 ‘계약제도 혁신’이 선정됐다. 이어 놀이터를 아파트 정중앙에 설치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아동범죄를 감시할 수 있는 ‘범죄예방 환경 설계’와 비혼(싱글) 여성의 주거권과 안전권 등을 보장하는 ‘싱글벙글 프로젝트’, 주민이 원하는 현안 사업을 예산에 반영하는 ‘주민참여예산제’ 등도 우수사례로 꼽혔다. 이 밖에 ‘도시농업활성화’, ‘서울대공원 시민참여와 협업’, ‘서울 미래유산 프로젝트’ 등도 우수 사례로 발표됐다. 박 시장은 “앞으로 시민사회의 혁신 사례를 시정에 적극적으로 도입·확산하고, 공공혁신과 공유를 통한 일자리 혁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알짜 팔고 타업종과 제휴… 불황타개 안간힘

    알짜 팔고 타업종과 제휴… 불황타개 안간힘

    국내 기업들이 불황형 파고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유럽 재정 위기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 확산, 수출·내수 부진 등 국내외 악재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자 불황 타개를 위한 각종 전략을 세우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와 종합상사 등을 중심으로 알짜 지분을 내다 팔아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 타 업종과의 전략적 동맹도 활발하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산업계 전반으로 비상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동부건설은 최근 자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49.9%를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 800억원어치를 발행하고,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 데 이은 대규모 자금 조달이다. STX그룹 역시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비상장 계열사 지분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 현금만 1조 5000억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투자 전문가’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최근 사모투자펀드(PEF)를 구성해 STX에너지 지분 49%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TX그룹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보다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계열사인 STX OSV 매각이 확정됐고 현재 STX에너지, STX중공업 등 비상장 계열사 일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어 보유 중인 교보생명보험 지분 24% 492만주를 전량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 주당 매각가는 24만 5000원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매각 대금은 핵심 투자사업 재원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등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이동통신 업계는 긴축 경영과 함께 불황 타개를 위한 신성장 사업 발굴과 전략적 제휴에 나서고 있다. ‘통신 거인’ SK텔레콤과 ‘유통 대표기업’ CJ그룹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콘텐츠 분야 협력을 위해 손을 잡았다. SK텔레콤과 CJ그룹 계열사는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서비스유통 ▲모바일네트워크 ▲콘텐츠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CJ그룹이 가진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 공간을 첨단 IT 기술을 보여 주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CJ그룹과의 협력으로 양사가 함께 마케팅과 미래 사업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KT는 최근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관리업체인 티카드를 청산종결하고 사업지원 서비스 업체인 인천유시티를 KC스마트서비스가 71.43% 소유하는 형태로 신설했다. 한준규·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통신요금 인하 당분간 없을 것”

    “통신요금 인하 당분간 없을 것”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이 “당분간 통신요금 인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업자간 경쟁으로 결정해야” 이 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보통신장관회의가 열린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에서 요금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하면서 “요금인하 여부는 사업자 간 경쟁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이동통신 요금 인하 주장에 반대 논리를 편 것이다. ●국회업무보고 공감 얻어 이 위원장은 통신사업자들이 롱텀에볼루션(LTE)망 구축에 돈을 많이 쓴 만큼 당장 요금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요금을 1000원 내려봐야 소비자들은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은 대단한 손실을 본다.”면서 “망 구축 비용이 회수되는 2~3년 후에 인하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통신요금 일괄 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며 국회에서도 이 부분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실제 통신요금 청구서의 33% 특히 지난달부터 발송된 통신요금청구서에 통신요금과 정보이용료, 단말기 할부금이 구분·표기됐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새 청구서에서는 실제 통신요금이 전체 청구액의 3분의1 수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반쪽’ 행안위… 野, 용역폭력·공천헌금 질타

    민주통합당은 8일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SJM 용역경비 폭력사태와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을 거세게 질타했다. 이날 오후 소집된 상임위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 9명만 참석한 채 ‘반쪽’으로 진행됐다. 여야 간사 합의가 불발된 탓에 경찰청과 선관위의 업무보고도 이뤄지지 못했다. 민주당 간사인 이찬열 의원은 용역업체 컨택터스가 자동차 부품 회사 SJM에 난입해 폭력을 휘두른 사건을 두고 “경찰이 할 일을 용역업체가 하는데 경찰은 보고만 있었다. 민주주의의 자랑스러운 경찰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경찰 스스로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희생양을 자초하는 느낌이다. 경찰청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남춘 의원은 “의원들 전부 용역 깡패 현장에 가서 조사하고 (피해자들의) 울분을 풀어드리는 게 도리”라면서 “공천헌금 의혹도 선관위 보고를 들어야 국민 의혹을 풀어줄 수 있는데 관련 서류 열람 등을 위해 양당 합의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김태환 행안위원장과 김현 의원은 행안위 전체회의 재개최를 위한 시한 설정을 놓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새누리당 측 간사인 고희선 의원은 상임위가 끝난 뒤 “어제 여야 간사 협의 때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공천헌금 의혹을 중간에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야당에 전달했다.”면서 “용역업체 폭력 건도 민주당이 갑작스레 안건으로 들이밀었다.”고 말했다. 이재연·이범수기자 oscal@seoul.co.kr
  • 동부, 알짜지분 매각

    동부건설은 8일 알짜 계열사인 동부익스프레스 지분매각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발전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부건설은 최근 자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49.9%를 1140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 800억원어치를 발행하고,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 데 이어 세번째다. 이번 지분 매각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산업은행과 체결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또 신성장동력인 발전사업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동부건설은 동부발전당진과 함께 충남 당진에 총 투자비 2조 2000억원의 국내 최초 민간석탄화력발전소인 ‘당진 동부그린발전소’를 추진 중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대기업 계열사 7곳 감소… 대부분 흡수합병이 원인

    대기업집단의 계열사가 7개 줄었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호출자·채무보증제한기업집단(63개) 소속회사 수는 1844개로 지난달보다 7개가 줄었다. 13개사를 새로 편입하고 20개사를 제외했는데 이 중 9건이 흡수합병이다. 계열사가 실제 줄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삼성은 지분매각을 통해 보나비를 계열사에서 제외시켰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S-LC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EXECNT는 삼성SDS와 통합돼 계열사가 숫자상으로만 줄었다. 생보제일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는 임원 변동으로 지배력 요건이 상실돼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삼성은 마케팅을 하는 오픈타이드차이나를 세워 계열에 편입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인사]

    ■지식경제부 △적합성평가과장 이은호◇자유무역지역관리원장△김제 최영학△울산 오재순 ■교육과학기술부 △안동대 사무국장 노일숙△교육과학기술부 한은석 ■국가보훈처 ◇기획조정관실 △행정관리담당관 장재욱△정보화팀장 박재주◇보상정책국△보상정책과장 나치만△단체협력〃 박창표◇보훈선양국△기념사업과장 김종오◇복지증진국△복지운영과장 장정교◇보훈심사위원회△사무국 심사3과장 김기호◇보훈지청장△서울북부 강성만△춘천 이인숙△창원 전외숙△청주 김영준△순천 조춘태 ■특허청 △국가지식재산위원회 파견 손영식△상표디자인심사국 상표심사정책과장 강경호△〃 디자인심사정책과장 조국현 ■사회통합위원회 △부위원장 박승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실장 △문화산업연구 채지영△관광정책연구 심원섭△융합연구 류정아◇관광산업연구실△관광서비스R&D센터장 김상태◇융합연구실△정책정보통계센터장 최승묵△국제교류교육센터장 유지윤◇행정실△홍보출판팀장 이정재 ■연합뉴스 △기획조정실 부실장(기획부장 겸임) 권진택△정보사업국 부국장(겸임) 송정호△정보통신국 〃 임채영△기사심의실 기사심의위원 추왕훈△논설위원실 논설위원 이기창△국제국 기획위원 권영석 송병승<부장>△북한 최재석△스포츠레저 박상현△사진 김병만△전국 이성한△국제뉴스3 권정상△재외동포 이희용△개발 한상익△운영 이상우△IT기획 정태성△국제뉴스1 이성섭△국제뉴스2 김현재△다문화 김계환 ■연합뉴스TV △보도국 부국장 문병훈(편집 담당·뉴스총괄부장 겸임) 지일우(취재 담당)△뉴스제작부장 박세진△경제〃 김재홍 ■일간스포츠 △기획실장(무비위크 담당 겸임) 전태석△편집국장직대 서기찬 ■한국경제신문 △기획조정실 전략기획국 디지털전략부장 김광현 ■전북도 ◇4급 승진 △감사관실 회계감사담당 이조승△행정지원관실 인사담당 박찬규△정책기획관실 기획담당 노점홍△투자유치과 투자유치1담당 엄법용△스포츠생활과 체육진흥담당 박종섭△친환경유통과 쌀가공산업담당 김윤정△지역개발과 건설업활성화담당 유희두△〃 도시계획담당 강용△해양수산과 해양자원담당 노희동△농업기술원 박영규.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사회과학대학장 서경교<연구소장>△일본 권경애△중동 연규석△경제경영 정인석◇글로벌(용인)캠퍼스△인문대학 부학장 김상범△경상대학 〃 김승년△경력개발센터장 현재훈△정보산업공학연구소장 김상철 ■전남대 ◇대학장 △공과 임영철△자연과학 임기건△농업생명과학 김은일 ■강원대 △석재복합건설신소재연구소장 김광우△창강제지기술연구〃 이명구△공동실험실습관장 이희권 ■이화의료원 △홍보실장 김관창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조달현 ■교보문고 △대표이사(교보핫트랙스 대표이사 겸임) 허정도 ■KB국민은행 △금융소비자보호부장 안상균 ■미래에셋증권 ◇상무 △스마트Biz센터장 구원회 ■신한금융투자 ◇신임 △S&T그룹 부사장 김병철<지점장>△신한PWM태평로센터 개설준비위원장 정종옥△죽전지점장 한영관 ■아주캐피탈 △감사실장 배희웅△고객행복센터장 조지훈△심사팀장 이준호△개인금융지점장(수원) 박노웅 ■삼성자산운용 ◇상무 신규선임 △글로벌사업본부장 최인호 ■㈜동양 △상무보 조일구 ■서남재단 △이사대우 최범림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9) 화순 야사리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9) 화순 야사리 느티나무

    속도와 풍경은 언제나 서로를 배반한다. 속도를 잡으면 풍경을 놓치고, 풍경에 몰입하면 속도를 잃을 수밖에 없다. 십 년 쯤 전의 어느 날, 천천히 시골 길을 가던 중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처럼 견디기 힘들 만큼 무덥던 여름 날이었다. 어쩌면 무더위에 지쳐 걸음이 느려진 것인지 모른다. 지친 발걸음 앞에 화들짝 다가선 느티나무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속도를 버리자 다가온 풍경이었다. 전남 화순군 동면중학교 이서분교의 느티나무다. 분교라고 하기에는 교사(校舍)도 크고, 운동장도 널따란 제법 큼지막한 시골 학교였다. 학교 안으로 들어서자, 예닐곱 명의 아이들이 교문 반대편에 쪼르르 줄지어 앉아 있었다. ●풍경을 더 살갑게 그려주는 마을의 중심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여름 방학을 며칠 앞둔 아이들의 미술 시간이었다. 처음 만난 나무였지만, 운동장 가장자리에 모여 앉은 아이들의 풍경이 귀여워서 나무보다 먼저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저마다 서로 다른 스케치북을 들고 있었지만,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의 대상은 모두 똑같았다. 느티나무였다. 그때 아이들은 선생님이 나무를 그리라고 한 게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한 아이는 ‘우리는 그림을 그리면 무조건 느티나무만 그린다.’고까지 했다. 돌아보니 느티나무를 빼놓고는 이 학교 풍경을 이야기할 수도, 그릴 수도 없을 듯하다. 느티나무가 있는 풍경이 그만큼 압도적인 까닭이다. “그 아이들이 이제 스무 살이 조금 넘었어요. 도시에 나가서 대학에 다니지만, 부모님들이 여전히 우리 마을에 살고 있어서 방학하면 옵니다. 느티나무는 언제나 그 아이들이 모이는 장소예요. 어릴 때부터 소중하게 여기던 나무이니까요.” 화순군 이서면 야사1구 이순준(57) 이장은 50가구 남짓 되는 작은 마을이지만, 이 마을 출신으로 서울의 일류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아마 호남 지역 최고일 거라는 자랑도 덧붙인다. 학교 담장을 빠르게 지나면서 설핏 바라보면 야사리 느티나무는 그저 크고 잘생긴 한 그루의 느티나무로 보인다. 그러나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학교 안으로 들어서서 바라보면 두 그루의 나무가 바짝 붙어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그루로서는 이루기 힘들 만큼 너른 수관 폭을 가진 장엄한 위용의 느티나무로 보이는 건 자연스럽다. ●세 그루의 당산나무 가운데 하나 줄기가 북쪽으로 약간 비스듬하게 오른 두 그루의 느티나무는 제가끔 키 25m, 줄기 둘레 7m 쯤 되는 400살 된 늙은 나무다. 두 그루 중 남쪽의 나무는 사람 키보다 조금 높은 자리에서 굵은 가지를 제 키 보다 더 길게 뻗어냈고, 북쪽의 나무는 꼿꼿하게 서서 나무의 중심을 잡았다. 두 그루 모두 마주 바라본 방향으로는 가지를 뻗지 않고 위로만 솟아올랐다. 서로의 자람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게다. 한 쌍의 느티나무가 펼친 그늘의 폭은 사방으로 30m를 훌쩍 넘는다. 전교생이라 해봐야 고작 여남은 명이던 아이들을 모두 품고도 남을 만큼 너른 그늘이다. 운동장 한 가운데에 서 있는 나무는 아무래도 이 학교 아이들에게 성가신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축구를 하더라도 아이들은 직선으로 내달리지 못하고, 나무 주위를 마치 숨바꼭질하듯 에돌아야 한다. 하지만 선생님이나 아이들 누구도 나무에 불평을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마을의 안녕을 지켜온 당산나무인 까닭이다. “우리 마을에는 당산나무가 세 그루 있어요. 이 느티나무 외에 마을 어귀에 서 있는 은행나무와 마을 앞논 너머에 있는 또 하나의 나무가 모두 당산나무예요. 지금도 정월대보름 전날 밤에는 세 곳에서 차례대로 당산제를 올리지요.” 이장 이씨가 말한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3호로 지정된 500살 된 나무로, 키가 27m나 되는 장한 나무다. 최근 전라남도기념물 제235호로 지정된 야사리 느티나무에 비해 나이나 규모에서 앞선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에게 규모나 나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똑같이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고마운 나무일 뿐이다. 당산나무가 있었고 도담도담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기에 언제나 마을의 중심이었던 학교는 지난 2008년 2월에 ‘마지막 졸업식’을 치렀다. 일곱 명의 졸업생을 끝으로 아름다운 시골 학교는 교문을 닫았다. 아이들 떠난 교정은 썰렁했다. 교문을 닫자 아이들이 뛰놀던 운동장에는 온갖 풀들이 무릎까지 키를 키우며, 사람의 발길이 뜸해진 묵정밭 꼴을 했고, 아이들과 학교를 잃은 사람들의 마음은 허전했다. 나무 홀로 옛 추억만 되새기는 쓸쓸한 풍경이 됐다. ●풍경과 속도의 이율배반을 가르칠 채비 “다른 곳에서처럼 미술관이나 자연 박물관으로 활용할 방도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학교 건물을 ‘농촌 체험관’을 비롯해 농촌에 꼭 필요한 시설로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이 통과되었고, 그에 맞는 지원금도 나왔어요.” 교정에 남은 나무에게서 화색이 도는 듯한 느낌을 받은 건 나무가 새로 맞이할 아이들에 대한 기대로 달뜬 탓이리라. 굵은 빗줄기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자, 이장은 논에 물을 대야 한다며, 스쿠터를 타고 서둘러 나무 곁을 떠났다. 농촌 아이들을 키우던 운동장의 나무는 이제 도시 아이들에게 농촌의 자연을 가르치는 초록 그늘로 바뀔 것이다. 더 빠른 속도의 컴퓨터로 첨단 게임을 즐기던 도시 아이들은 이제 수백년 동안 똑같은 모습으로 한자리를 지켜온 나무 그늘에 들어서서 속도와 풍경의 이율배반을 깨달을 것이다. 폐교 운동장에 남아 옛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주는 한 쌍의 느티나무가 고마운 이유다. 글 사진 화순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전남 화순군 이서면 야사리 197번지. 호남고속국도의 창평나들목으로 나가서 우회전하여 지방도로 60호선을 타고 담양군 고서면까지 간다. 고서면사무소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지방도로 887호선으로 무등산 방면으로 16㎞ 쯤 간다. 담양 남면 구산리 향원당 앞의 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4.5㎞쯤 가면 이서면 야사리에 이른다. 나무는 폐교한 동면중학교 이서분교장 운동장 한가운데 있는데, 도로에서도 잘 보인다. 자동차는 학교 근처의 도로변 빈자리에 세우면 된다.
  • 새누리 “현병철 불가” 靑 “달라진 것 없다”… 당·청 충돌 가능성

    새누리 “현병철 불가” 靑 “달라진 것 없다”… 당·청 충돌 가능성

    새누리당이 현병철 인권위원장 후보자의 재임불가 방침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했다. 현 후보자 연임에 대한 국민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고, 얼마 남지 않은 12월 대선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3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30일 최고위원회 비공개회의 도중 나왔던 얘기 중 하나”라면서 “김광림 여의도연구소장이 자체 조사해 본 결과 현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 것으로 파악돼 청와대에 당 차원의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실시된 당 여의도연구소(여연)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량이 현 위원장 연임을 둘러싼 논란을 알고 있고, 이 가운데 80%가 연임에 부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고위에서는 “현 위원장의 인사권은 대통령 권한이므로 제도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당에서는 청와대를 비판하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였고, 현 후보자에 대한 재임 불가 방침에는 참석자 전원이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날 최고위 회의 도중 자리를 떴던 이한구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에서 그런 걸 논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건 월권”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반대 기류가 있다는 것만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고, 당론이라 볼 수는 없다.”고 정리된 입장을 전했다. 새누리당은 현 후보자에 대한 연임 찬성 입장이 12월 대선에도 부담이 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결격 사유가 있는 김병화·현병철 두 후보자를 보호하려 했던 당 내 움직임이 당 쇄신 흐름과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는 국가인권위원회 업무보고에 나선 현 위원장에 대한 야당의 반발로 파행 운영되기도 했다. 우원식·서영교·송호창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1명은 “현 위원장 직무대행의 국가인권위원회 업무보고를 받을 수 없다.”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들은 운영위 도중 국회 기자실을 찾아 “지난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현 위원장 직무대행이 논문 표절과 아들 병역비리, 부동산 투기 의혹 등 개인비리와 인권위의 독립성 훼손, 살인적 인권탄압 등으로 인권위원장으로 부적격하다고 했음에도 그에게 업무보고를 하도록 하는 현 정권에 모욕감을 느낀다.”며 청와대를 정면 비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광장] 또 하나의 시한폭탄 베이비부머/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또 하나의 시한폭탄 베이비부머/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지난 7월 5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문제가 주제였다. 이 대통령은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을 돌볼 시간도 없이 달려온 세대”라면서 “정부는 구직과 창업을 준비하는 은퇴자를 위해 용기를 주면서도 실패를 줄이는 방향으로 세밀하고 섬세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관계부처는 ‘노후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은퇴자들이 체계적인 노후설계 교육을 받도록 하는 한편 내년 하반기부터 50세 이상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통해 근로시간을 줄여 직장에 더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은퇴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자영업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실버 푸어’를 양산할 조짐을 보이자 긴급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201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9%)의 두 배에 가까운 28.8%다. 연평균 216만 9000명이 신규 진입하고 187만 8000명이 사업을 접는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베이비부머의 자영업 진출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의 자영업 대출을 규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하우스 푸어’ 논란이 일자 자산이 있는 베이비부머들을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모순된 정책을 내놓았다. 전형적인 땜질 처방이다. 베이비부머란 한국전쟁 이후 출산율이 급증한 시점(1955년)부터 산아제한정책의 도입으로 출산율이 급속도로 둔화되는 시점(1963년)까지 9년 동안 태어난 세대를 지칭한다. 201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4.6%인 713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베이비부머는 고도의 경제성장기에 근로생애를 시작하여 30~40대에 외환위기로 인한 노동시장과 기업경영의 급격한 변화를 겪었고, 40~50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시 한번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리게 되는 등 퇴직 시점까지 체계적인 노후준비를 할 기회를 갖지 못한 세대다. 게다가 자녀들의 사교육비에 금융자산 축적 기회를 희생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더불어 노후 빈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한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총자산은 1억 2000만원, 평균 부채는 5200만원이다. 그런가 하면 베이비붐 세대가 학교교육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취업을 하게 된 시점은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초반으로 수출산업의 호조, 1988년 서울올림픽 특수, 1990년 초반의 건설경기 호조에 이르기까지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이 지속되던 시기다. 모든 학력계층에 걸쳐 확대·팽창하는 경제 사회적 자원과 일자리 확대의 혜택을 경험했고, 초기의 직업경력도 강한 상승 조류를 탔다. 28%에 이르는 대졸 이상 고학력층은 화이트직종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고졸 이하 학력층은 기능직이나 조립·사무보조직 혹은 판매서비스직 분야에서 직업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베이비붐을 잇는 다음 세대의 고학력 공급 과잉은 평생직장 신화 붕괴와 함께 주된 직장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조기 은퇴를 재촉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평균 53세에 주된 직장에서 물러나게 되는 이유다. 베이비붐 세대가 근로생애를 시작하던 1980년대 중반에는 인구 전체의 기대 수명은 60세에 불과했다. 50대 이후의 기대여명도 15년 정도였다. 퇴직을 앞둔 지금 기대수명은 80세, 50세 시점의 기대여명은 32세로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노후를 떠받쳐줄 사회안전망은 극히 부실하다. 부족분을 메우려니 일흔살이 넘도록 노동시장을 전전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준비되지 않은 은퇴’가 국가적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국가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주된 직장에서의 정년 연장을 세대 간 일자리 충돌이 아닌, 재정과 미래세대의 부담을 덜어주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일자리 창출이 최선의 해법이다. djwootk@seoul.co.kr
  • 용산, 주민 명예국장 112명 위촉

    낙선자를 명예구청장으로 위촉하기로 하는 등 ‘통 큰’ 주민참여·소통 행정을 펼치고 있는 용산구가 이번에는 주민 112명을 명예국장으로 위촉해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고 31일 밝혔다. 명예구청장이 성장현 구청장과 함께 구정 전체를 감독하고 주민 의견을 반영해 구정의 큰 그림을 그려 간다면, 명예국장은 구정 분야별로 전문성을 살린 활동에 집중한다. 구는 감사, 행정, 재정, 주민, 도시, 건설, 보건 분야에서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을 16개 동주민센터의 추천을 받아 명예국장으로 선정했다. 명예국장들은 구정 전반을 이해하고 효율적인 활동을 위해 구정 현황 및 활동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1년간 무보수 명예직으로 활동하며 구청 주요 행사 및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또 각 국별 업무보고 때 의견을 개진하고 주민 목소리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도 한다. 임기 말에는 활동성과 보고회를 열어 국별 구정 종합평가를 발표한다. 특히 이들에게는 부여된 권한만큼 그에 따른 감시도 받는다. 구는 명예국장들의 활동을 활성화하고 건전한 주민소통 행정을 돕기 위해 이들의 활동사항을 홈페이지에 일일이 공개하기로 했다. 성 구청장은 “행정기관과 주민의 가교 역할을 담당할 명예국장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며 “내부에서 볼 수 없는 여러 개선점을 찾아내 구정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명예구청장 제도를 도입해 현재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구청장 선거에서 낙마한 후보자들을 명예구청장으로 모셔 구정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대기업 계열사간 빚보증 올 1조 7000억원 달해

    대기업 계열사간 빚보증 올 1조 7000억원 달해

    국내 주요 대기업의 계열사 간 빚 보증이 1조 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63개 대기업집단을 조사한 결과, 20개 대기업의 계열사가 총 1조 6940억원의 채무보증(올해 4월 12일 기준)을 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6개 대기업 계열사가 기록한 2조 9105억원보다는 41.8% 감소한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대기업 계열사 간 채무보증을 금지하고 있지만, 국제경쟁력 강화 등과 관련한 채무보증은 ‘제한 제외대상’으로 지정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제한 제외대상 채무보증은 한진(6737억원)과 한진중공업(980억원) 등 7개 그룹에서 총 8228억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또 새로 지정된 대기업집단의 계열사나 기존 집단에 신규로 편입된 회사는 2년간 채무보증 해소를 유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랜드(2479억원)와 한라(1611억원), 태영(855억원), 농협(65억원) 등 14개 그룹이 8712억원의 계열사 간 채무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예보 공적자금 62조원 회수 못해

    예금보험공사(예보)가 회수하지 못한 공적자금이 6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 매각이 세 차례 무산되는 등 공적자금 회수가 늦어진 탓이 컸다. 예보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1997년부터 외환 위기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517개 부실 금융기관에 110조 9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지원했고 49조원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61조 9000억원은 회수하지 못해 공적자금 회수율이 44.2%에 불과했다. 이 중 우리금융과 신협 등이 출자한 지원액은 50조 8000억원이었던 데 반해 회수한 금액은 21조원으로 회수율이 41.3%에 그쳤다. 우리금융 매각이 성사됐다면 5조 7000억여원의 공적 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발생한 부실 저축은행 사태로 예보의 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2003년 설립된 예금보험기금은 지난해 16개 부실 저축은행의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 5조 2203억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저축은행 4곳의 영업정지가 추가로 발생, 6월 말 누적 적자는 10조 2000억원에 달했다. 예보는 건전성 강화 등 예금보험료 적립을 위해 2014년부터 차등보험료율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차등보험료율제는 개별 금융기관의 위험 정도에 따라 보험료율을 달리 적용하는 제도다. 저축은행의 건전화를 통해 예금자 피해를 예방하고자 예금보험료율을 7월에 0.4%로 인상했다. 한편 예보와 금감원은 올해 3분기 중 저축은행 6곳과 생명보험사 1곳을 대상으로 공동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업계가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보와 금감원의 공동검사로 일부 저축은행이 추가로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예보는 지난해 영업조치가 내려진 6개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부실책임을 묻기 위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무산 위기 ‘김영란法’

    공무원의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하는 ‘부정청탁 및 이해충돌방지법’(일명 ‘김영란법’) 입법화가 무산 위기를 맞았다. 29일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란 전 대법관) 등에 따르면 권익위가 추진해 온 이 입법안에 대해 지난달 행정안전부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형법·공직자윤리법·국가공무원법·부패방지법 등 관련법과 충돌 가능성이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보냈다. 사실상 제동을 건 것이다. 이 때문에 이달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이전에 입법예고하려던 계획이 또 미뤄졌다. 올 4월 입법예고 계획도 연기됐다. 이에 대해 “적어도 이번 정권에서 입법화하는 것은 힘들 수 있다.”는 내부 전망도 나온다. 권익위의 관계자는 향후 입법계획으로 “대선후보 공약에 법안 내용을 넣고서 새 정부에서 추진하는 방법, 의원발의를 통해 국회에서 논의하는 방법 등 대안들을 마련하겠다.”면서 “법안 취지대로 법제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기관장이 나서서 강하게 추진한 법안이 입법예고 단계도 넘지 못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중점사업 하나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6월 김 위원장이 국무회의에서 이 법안을 제안했다가 일부 국무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었다. ▲형법 등 다른 법률과의 충돌 가능성 ▲국민 공론화 미흡 ▲타 부처들의 비협조·견제 등이 주요 반대이유다. 이 법안은 국회의원·고위공직자들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인사청탁 등 일명 ‘민원’을 금지하는 등 공직 비리 근절 대책도 담고 있다. 지난 13일·26일 이뤄진 검찰 인사도 입법 지연의 이유로 알려졌다. 권익위 관계자는 “관계부처와의 협의가 제대로 안 되면 시행령·시행규칙 제정 때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후임 법무부 실무자들의 업무 파악이 끝나는 8월 중순쯤에야 후속 협의가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부 측은 “공직자 뇌물수수 등에 대한 소관부처는 법무부인데 왜 권익위에서 입법화하려고 하는냐.”는 불만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공동주택 의무 보육시설 국공립화”

    “공동주택 의무 보육시설 국공립화”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특별구’를 완성하는 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26일 “공동주택 단지 내 의무보육시설을 국공립화해 2015년까지 국공립 보육시설 24곳을 추가로 설치, 공보육 부담률을 현재 35%에서 6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남은 임기에 스마트 시대를 좇아 주민들과의 전자적 소통을 강화하고 영유아부터 청소년, 성인, 어르신까지 생애주기에 따른 예방 중심의 의료보건 사업을 통해 선진 건강도시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공교육 강화가 가장 눈에 띄는데. -지난 2년간 ‘사람중심의 행복한 성동’을 만들기 위해 힘차게 달려 왔다. 주요 사업들의 성과가 하나둘씩 가시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구 재정이 악화되고 있는 여건 속에서도 공교육 강화를 위해 교육 예산으로 261억원을 편성했다는 데 뿌듯함을 느낀다.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운영, 우수 고교 인센티브 지원, 우수 학생 장학금 지원, 해외 어학연수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펼쳤다. →주민 복지에 관심이 높은데.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면서 방치된 빈집을 수리해 대학생과 어려운 이웃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하는 ‘해피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9호까지 개설됐다. 내년 8월 준공 목표로 노인들을 위한 소규모 노인복지센터도 건립하고 있다.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의 성수문화복지회관도 올 9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복지 수요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동 주민센터의 복지 기능을 강화해 주민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동 주민센터 복지담당 공무원을 4~5명 확보해 현장 방문 복지행정도 펴겠다. →지역 경제활성화에 힘을 쏟는데. -지금까지 8051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힘찬 경제도시 만들기에 힘썼다.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성수 정보기술(IT) 종합센터가 지난해 7월 문을 열었고, 19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육성기금을 지원했다. 또 성수동 수제화공동매장(SSST)을 중심으로 성수동을 수제화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는 데 역량을 모았다. 아울러 서울숲 110층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가 조속히 착공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계속해 협의 중이다. 용답동 중고차 매매시장에 대한 현대화사업, 마장동 한전부지 공동개발, 행당도시개발지구 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친환경 녹색성장도시 구현은.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택 지역 담장을 허물어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그린파킹 사업을 추진해 모두 1385면의 주차장을 확보했다. 서울숲~남산을 잇는 걷고 싶은 길에는 보행데크, 쉼터, 전망데크 등을 조성해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 속 명품 산책로를 만들고 있다. 전국 자치구에서는 최초로 지하철 2호선 용답역 남쪽과 동쪽 주택지 주변을 태양에너지마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민주 ‘박지원 결자해지’ 압박?

    민주 ‘박지원 결자해지’ 압박?

    #장면1:최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 중 쪽지가 이해찬 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돌려졌다. 그 쪽지에는 저축은행 비리 수사와 관련해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를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A최고위원이 드러나게 한숨을 쉬며 이 대표에게 적절치 못하다는 의중을 전하는 순간 박 원내대표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졌다. #장면2:지난 24일 이후 박 원내대표는 말문을 닫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수사 주체인 권재진 법무장관에게 직접 결백을 강변했다가 논란이 일자 당 지도부가 함구령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박 원내대표에게 27일 출두를 통첩한 가운데 민주당 내의 ‘박지원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각 대선 캠프는 가뜩이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인해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빠지는 상황에서 민심마저 멀어질까 노심초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26일 새누리당이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를 자진사퇴하도록 압박, 국회의 큰 걸림돌 하나를 들어냄에 따라 박 원내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궁지에 몰린 민주당 내에서는 마침내 ‘박지원 결자해지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한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는 A의원은 26일 “방탄국회 공세로 민주당 지지율이 3~5% 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 국민 눈에는 민주당 전체의 도덕성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 지금 털지 않으면 더 어렵다.”고 우려했다. 중진인 B의원은 “원내대표가 계속 시달리면 대선 후보들도 어려워진다. 검찰에 소환된다고 바로 구속되는 것도 아니고 묵비권도 있고 법정 싸움도 있다.”며 박 원내대표의 결단을 강조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다음 달 5일부터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려던 이 대표는 이날 해외 일정을 취소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제출한 체포동의안이 8월 임시국회 소집 이전 가결되면 방탄국회 논란도 소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본회의 일정을 감안하면 다음 달 1일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되고, 2일 본회의 표결 가능성이 높다. 여야 합의 시에는 국회법상 마감 시한(보고 후 72시간 내 표결처리)인 3일에도 가능하다. 4일부터 임시국회가 열려도 ‘박지원 방탄국회’와는 무관하게 된다. 그러나 동의안이 부결되면 4일 이후 검찰의 강제구인은 불가능하다. 이 경우 정국은 방탄 공방으로 경색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다음 달 2일 본회의까지 체포동의안을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 2일 열리는 대선 경선후보 천안 합동연설회 시간도 오후 3시에서 오전 11시로 앞당겼다. 소속 의원 전원에 해외출장 금지령도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후보는 연설회 후 곧장 상경해 본회의에 참석할 태세다. 박 후보는 지난 11일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때 국회 표결에 불참해 비판을 받았다. 안동환·강주리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석동 “CD금리 유효성 전면 점검”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5일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가산금리 관리 소홀 등의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으로서 책임 있는 사후조치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를 하루 앞둔 이날 긴급 간부회의에서 “최근의 CD 금리 담합 의혹 제기, 감사원의 금융권역별 감독실태 감사결과 등과 관련해 각별히 유념해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D금리 담합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해당 분야 전담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착수한 단계인 만큼 조사의 진행상황 및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 조사와는 별개로 단기지표금리의 유효성에 대해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관련된 모든 전문가를 참여시켜 그동안 추진해 온 제도개선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단기코픽스 도입 검토 등 단기지표금리 제도 전반에 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TF에서 논의를 거친 개선방안에 대해서는 시장참가자와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진행된 논의를 바탕으로 기존의 단기지표금리를 보완하고 대체금리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지표금리를 시장에 제시해 시장 참가자들이 각 시장의 특성에 가장 잘 맞는 지표금리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금융권역별 감독실태 결과 은행 가산금리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 소홀을 지적한 것과 관련, “금융감독원으로 하여금 최정예 인력을 투입해서 관련사항에 대한 조사를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행해 불법과 비리를 엄단하는 응분의 조치를 취하도록 조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공정위 “집단소송·징벌적 손배제 확대”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피해자 구제와 기업의 위법행위 억제를 위해 이 같은 민사적 구제시스템을 확충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정위는 피해규모나 사회적 영향이 큰 법 위반 사건을 대상으로 소비자단체를 통한 손해배상소송을 추가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증권 분야에만 도입된 집단소송제는 일부 피해자가 불공정거래 등과 관련한 법정 싸움에서 이기면 같은 피해를 본 나머지 피해자들이 별도 소송 없이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발주업체(대기업)가 하도급업체(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유용할 경우 피해액의 3배를 보상하는 부분만 돼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SOS안심서비스’ 내년부터 모든 여성에도 적용

    내년부터 초등학생, 미성년자 위주로 일부 지역에서 운영되던 ‘SOS국민안심서비스’가 전국 모든 아동, 여성으로 이용 대상이 확대된다. SOS서비스는 위급한 범죄 상황에서 휴대전화 단축번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켜 위치 정보가 112센터로 자동 전송되도록 하는 서비스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24일 국회 행정안전위 업무보고에서 “올 연말 112신고센터 통합·표준화 사업이 완료되면 SOS서비스를 내년 1월부터 전국에서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SOS서비스 가입자는 현재 60만명이며 지난해 4월부터 올 6월까지 24건의 범인 검거 실적을 거뒀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52년만에 ‘10만 시위’… 日국민 입열다

    정치·사회 문제에 대해 집단행동을 자제하던 일본인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길거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환경문제에 민감해졌고, 민주당 정권 들어 미군 주둔 반대 운동이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2030년 국가에너지 기본정책’을 세우면서 원전 재가동 방침을 밝혔다. 이에 반발해 원전에 반대하는 단체인 ‘수도권 반(反)원전 연맹’이 지난 3월 말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총리 관저 앞에서 대정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3월 29일 첫 시위에는 약 300명이 참여했지만 6월 들어서는 시위대가 만명대로 늘어났다. 급기야 지난 16일 도쿄 요요기공원에는 17만명의 시민이 몰려 들었다. 시민단체 회원뿐 아니라 샐러리맨, 주부, 대학생, 가족 등 그동안 시위와는 무관했던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본에서 10만명이 넘는 군중이 시위에 나선 것은 1960년 미·일 안보조약체결 반대시위 때 이후 52년 만이다. 반원전 시위는 지난 6월부터 본격화된 것을 가리켜 ‘아지사이(자양화·일본에선 ‘6월의 꽃’) 혁명’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시위 참가자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보급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처럼 특정 정당이나 시민단체가 참가자를 동원하는 게 아니라 퇴근길 회사원, 아이를 업은 주부들이 인터넷상의 호소 글을 보고 자발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반원전 시위는 미군 반대 운동으로도 번져 가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해외에서 빈발하는 추락사고로 안전성 논란을 빚은 신형 수직이착륙기의 일본 배치를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주일 미군은 지난 23일 신형 수직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 12대를 민간 수송선에 실어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의 주일 미군 기지로 반입했다. 이르면 8월 말에 이와쿠니 기지에서 시험 비행을 거친 뒤 10월부터 오키나와의 주일 미군 후텐마 기지에서 본격 운용할 예정이다. 2014년까지 오키나와에 24대를 배치할 방침이다. 이와쿠니시 주민들은 이날 고무보트 10척을 동원해 수직이착륙기 배치에 항의하는 해상 시위를 벌였다. 오키나와 주민도 미군의 수직이착륙기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오키나와 주민들은 후텐마 미군 기지를 현 외로 이주할 것을 강력 요구하며 일본 정부와 미군에 맞서고 있어 미·일관계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본 국민들도 이제 작은 꽃망울이 모여 큰 봉오리를 이루는 수국처럼 시민 개개인의 힘이 일본정부의 오만함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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