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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사회과학연 포럼 이장희 교수 발표 요지

    ◎통일시대 걸맞는 국적법 정비를 사단법인 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원장 이장희)은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통일시대를 대비한 국적법의 개정방향’을 주제로 학술시민포럼을 개최했다.이 자리에서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간추린다. 법무부는 지난 9월13일 현행 국적법상의 부계 혈통주의 대신 부모양계 혈통주의의 채택을 골자로 하는 국적법 개정안을 마련,금년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하고 그 주요내용을 입법 예고했다.이는 국제인권조약의 남녀평등 정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행 국적법이나 입법 예고된 국적법 개정안은 평화통일시대를 대비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탈냉전과 한국과 중국,러시아와의 수교 이후 탈북한 북한 주민이나 중국·러시아 교포,그 후손들의 입국 및 국내 거주와 관련해 최근 국적 분쟁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 데도 이를 대처하는데 있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탈북자 분쟁에 무방비 현행 국적법의 기본원칙은 부계 혈통주의와 국적 단일주의이다.지난 48년 12월20일 제정된 우리 국적법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을 법률로 정한다’는 국적 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다.현행 국적법 제2조1항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요건으로 ‘출생한 당시 아버지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비롯된다.지난 48년 8월15일 이전에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없었다.따라서 ‘이 시점 이전에 출생한 아버지가 과연 대한민국 사람인가’라는 법적 공백이 생긴다. 다시 말해 최초의 한국인에 대한 범위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즉,우리 국적법은 정부수립 이전에 국외로 이주한 사람들의 국적을 인정하는 경과규정이 없다.북한 주민이나 외국의 한국인에 대해 국적 배려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과규정 부칙에 명기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은 대한민국 국민의 범위를 명확하게 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다.또 다른 방법으로는 대한국민 국민의 범위에 전혀 손을 대지 않으면서 해외동포에 대해 근거규정 없이 시행되고 있는 국적 판정제도의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대한민국 국민의 범위를 현행 국적법에 명시하는 방법이다.즉 국적법을 북한 주민에도 적용한다는 경과규정을 부칙에 규정할 수 있다.후자의 경우는 국적 판정을 받아 우리 국적을 얻게 하면 된다.다만 국적 판정절차를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할 경우 중국 교포와 탈북 주민 등이 이를 근거로 대거 국적판정 신청을 해 올 우려가 있으나 통일 전까지는 잠정적으로 중국 거주를 조건으로 중국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지금처럼 법원의 판결이나 법의 근거없이 시행되고 있는 국적 판정절차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어떤 경과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중국동포 영주귀국 허가지침으로 독립유공자와 이산가족 재결합의 경우에 부여하는 영주귀국 허가도 타국 거주 동포와의 형평성을 따져볼 때 그 법적 근거가 약하므로 정비가 시급하다. 북한 주민의 국적부여 문제도 남북한의 장기적인 통일정책과 국적 법정주의를 표방한 헌법정신에 맞게 입법론적 대책을 근본적으로 마련할 때가 됐다.
  • 지하철 범죄대책 시급하다(사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도시의 지하철망이 점차 확대되면서 지하철내에서 발생하는 범죄건수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으나 수사인력이나 장비는 턱없이 부족해 시민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앞으로 지하철의 수송분담률을 서울의 경우 현재의 35%에서 선진국 수준인 7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고 보면 지하철 범죄 또한 더욱 늘고 지능화,흉포화할 것은 자명한 이치다.이에 대한 치밀하고 철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에서 작년 한해 발생한 범죄건수는 1천454건으로 한달 평균 121건이었다.그러나 올들어서는 지난 8월 말까지만 해도 발생건수 1천99건,한달 평균 137건으로 크게 늘어났다.특히 젊은 여성들이 주된 피해자인 성폭력 범죄건수는 지난 95년에는 한달 평균 2.4건에 불과했으나 지난 해 6.8건,올들어 10.8건으로 급격히 늘어났다.지난 95년부터 지난 7월까지 서울지하철에서 발생한 범죄 4천366건 가운데 46.5%인 2천32건이 순환선인 2호선에서 발생했으며 1호선 18.2%,4호선15.3%,3호선 8%,국철 7.7% 순으로 범죄가 일어났다. 이에 비해 지하철수사대의 인력은 모두 403명으로 7개 노선 193개 지하철 역사와 열차내부를 지키기에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그나마 수사인력 가운데 정규 경찰관은 22.3%인 90명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50.3%인 203명이 청원경찰이고 27.3%인 110명이 의무경찰관이다.전체 역사 가운데 위급상황때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비상벨을 설치한 역사는 20곳 40개에 불과한 실정이다.부산시지하철 역시 올들어 지난 8월까지 4천24건의 각종범죄가 일어났으나 전체 34개 역 가운데 7곳에만 수사대가 있을 뿐이다.지하철 범죄에 거의 무방비 상태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서울의 경우 3기 지하철 공사까지 마무리되면 그야말로 지하철 시대가 된다.부산과 대구,인천,대전,광주 등 지방도시도 멀지 않았다.더 늦기전에 인원과 장비를 갖춰 대비해야 할 것이다.
  • 영상매체 폐해 불감증/민용태 고려대 교수·스페인문학(시론)

    하루라도 TV를 안보고 사는 사람은 없다.하루라도 차를 안타고 사는 현대인도 없다.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대인은 차도 타고 TV를 보면서 하루하루를 산다.소위 현대문명의 이기를 이용하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그러나 차를 타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경우는 봤어도 TV를 보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감성없는 차가움에 익숙 문제는 ‘사고를 당했다는 소리’도 못들어 보았다는 사실이 영상매체중독증의 위험성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술을 상습적으로 마시는 사람을 우리는 알콜중독자라고 하며 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니코틴중독자라고 한다.그러나 날마다 TV를 보는 사람을 TV중독자라고 부르지는 않는다.물론 그 폐해가 잘 알려져 있지도 인식되어 있지도 않다. TV나 비디오·컴퓨터 등 영상매체가 일반화되면서 우리들은 어린이들의 시력이 나빠진다고 걱정을 하거나 전자파가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대해 경고를 하기도 한다.그러나 이들 매체가 막상 우리의 현실 인식과 의식을 최면하고 있는 무서운 독성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마셜 맥루헌은 이미 이런 대중매체의 역기능을 통틀어 ‘차가운 매체’라고 규정한 바 있다.즉 사람의 피가 통하지 않는,몸과 몸으로 교감하지 않는 따스한 인간적 전달방법이 아닌 차가운 전달방법이라는 뜻이다.연극이나 음악회는 직접 배우나 가수가 육성으로 예술성을 전달하는 인간성이 풍부한 예술방법이다.그러나 이런 예술은 이제 ‘차가운 매체’에 밀려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디스크나 TV 등 영상매체들이 더욱 ‘뜨거운 방법’으로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 오늘이다. ○현실보다 더 현실로 느껴 루소는 전통적 연극에 대해서도 ‘당랑벨에게 보낸 편지’에서 반연극론을 펼친바 있다.“연극은 거짓말 이야기인데 그것을 너무 실감나게 각색하고 연기하는 통에 그런 가짜 상황에 홀랑 빠지게 만든다.그래서 울고웃다 보면 우리는 연극중독증에 빠지게 되고 마침내는 연극스러운 현실이 아니면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비인간적 사람을 만든다”고 경고하였다.말을 바꾸면 연극까지도 현실에 대한 감흥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연극적인,허구스러운 것만 현실로 착각토록 병들게 만든다는 것이다.루소는 이런 허구성 감정 교육의 예술보다 차라리 시골축제가 더욱 자연스런 예술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시골축제에서는 누구에게 즐거운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없으며 흥이 나면 춤추고 웃고 떠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인간감정의 표출이나 교감이 이루어 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루소의 기우를 넘어서서 오늘날 연극보다 그 허구성이 보다 강하고 실감나는 ‘차가운 매체’인 TV가 현대인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현대인들은 이런 허구를 날마다 보는 빈도수나 그 실감 정도가 루소가 경고한 위험성의 수백배나 높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즉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자칫하면 ‘차가운 매체’의 노예가 되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칫하면 인성이 마비되어 ‘차가운’ 살인자도 될 수 있다는 현실앞에 서있다. ○비인륜적 범죄에 무방비 영상매체에 나타나는 인간과 상황은 그러나 땀냄새나는 우리 주변의 사람이나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브라운관을 통해 보이는 그 사람의 그림자가 그 사람과 같을 수는 없다.‘차가운 매체’가 만들어 내는 스타들은 모두 만들어 낸 사람들이다.TV시대의 사람들은 모두 이런 만들어 낸 현실이나 실감나는 허구에 중독되어 막상 더럽고 땀냄새나는 현실이 눈앞에 닥치면 이건 사람 살만한 현실이 아니라고 믿어 버린다.소파에 편히 누워 겪는 브라운관 속의 가상현실을 진짜 현실이라고 믿고 그 안의 사실이 진짜 사람이 사는 현실이라고 계속 착각하고 산다.그래서 실제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세상살이는 하찮고 귀찮고,불필요한 것으로 여긴다. 이런 현상은 특히 과보호로 자라난 우리 젊은 세대에 심할수 있다.실제로 땀 흘려 가꾸어본 경험이 없는 신세대는 쉽게 환상에 빠질수 있다.박나리양의 유괴살인사건은 우리 모두를 슬픔에 젖게 했다.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8세의 임신녀가 용의자라는 데는 더욱 경악을 금치 못한다.우리 사회가 영상매체에 중독되어 있는 한 ‘차가운 범죄’는 막을 수가 업다.‘따뜻한 인간성’이 넘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대책이 절실한 시점에 우리는 서있다.
  • 투창과 비수/루쉰 지음(화제의 책)

    ◎‘중 현대문학의 아버지’ 루쉰 산문모음집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중국 문화혁명의 주장’ 등으로 불리는 루쉰(1881∼1936)의 삶과 사상적 변모과정을 엿보게 하는 산문모음집.루쉰은 서세동점의 홍수속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던 19세기 말 중국 남방의 절강성 소흥현에서 태어났다.그는 시인이자 작가,실천적 사회주의자로서 오랜 봉건주의의 질곡에서 허덕이던 민중들의 삶과 중국 근세의 민중운동,학생운동,그리고 문예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집필시기에 따라 3부로 나뉜다.1부 ‘희망과 낭만’에는 신해혁명 이전의 청년 루쉰의 글이,2부 ‘외침과 방황’에는 군벌정부 시대의 비판적 지식인 루쉰의 글이,3부 ‘혁명과 항전’에는 1927년 이후의 혁명적 지식인 루쉰의 글이 실렸다.이 글들은 하나같이 쉼 없는 자기반성과 성찰을 통해 이루어낸 그의 참된 변모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1907년부터 1936년까지 이루어진 루쉰의 글쓰기는 그 시대의 일반적 정황에 걸맞게 반봉건적이고 근대지향적인 성향을 띠었다.그러나 단선적인 근대화에 자신을 고착시키지 않았다.그에게는 탈근대적인 측면도 있었다.예컨대 중국 최초의 산문시집 ‘들풀’(1927)에 실린 산문시 ‘이런 전사’에서 루쉰이 제시하는 ‘무물의 진’이라는 이미지는 1920년대 보다는 1990년대에 더 잘 어울린다.루쉰의 산문은 진정한 반성의 힘을 바탕으로 ‘허위로 전락한 현재’를 부정하는 투쟁을 치열하게 펼친다.그 부정과 투쟁의 정신은 루쉰 자신의 말마따나 ‘투창과 비수’에 견줄만하다.유세종·전형준 엮어옮김,솔,8천원.
  • ‘마음의 눈’으로 세상보기/박경미 국제화랑 디렉터(굄돌)

    시끄럽고 어지러운 공간 속에서 차분히 생각에 잠기거나 책을 읽기는 어렵다.귀를 자극하는 소음과 눈에 거슬리는 산만함이 어느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머리속에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교차하고 온갖 걱정거리들로 차있어 무거울땐 그 어떤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화나 그림도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세상이 점점 복잡해져 가면서 우리는 정말 너무나 많은 귀한 것들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느끼지도 못한 채 흘려 보낸다.날이 갈수록 쌓여가는 정보의 더미와 얽히는 인간관계,그리고 소비지향의 끊임없는 새로운 문화상품들의 자극속에서 우리 사회의 정신은 도리어 점점 더 구속당해 가는 느낌이다. 그러한 사회 구조속에서 새털처럼 가벼운 우리 마음의 자유는 어떻게 얻어질 수 있을까.온갖 선택을 거의 강요당하는 무방비적 환경속에서 그런 정신의 자유 역시 스스로의 마음속에서 다듬어져 나오는 작은 선택에 의해 가끔씩은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그리고 그 작은 선택중 하나는 바로 주위의 복잡함을 무시하고 어떤대상에 몰입할 수 있는 ‘마음의 집중력’을 키워나가는 일인 것 같다.사실 우리가 전시장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에도 피상적으로 작품의 표면만을 훑을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작품을 철저히 파고들어가며 느끼는 일,한사람을 사귀어도 진심을 서로 깊이 주고받는 일등도 모두 마음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우리가 일반적인 미술 작품 한점을 그냥 ‘쳐다보는’데는 10초도 안 걸린다. 작가가 그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투자한 정신적 에너지와 시간을 생각하면 참으로 맥빠지는 계산이다.한 작품을 통해 작가와 대화하고 그의 예술세계를 이해하고 비판해 보는 진지한 감상자의 소중한 정신적 체험은 모두 마음의 집중력을 전제로 한다.선선해진 가을길을 걷다가 빛바랜 잎새를 보고 뭉클해질수 있는 감성의 흔들림 역시 마음이 그 상황에 순간적으로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복잡한 현대 사회의 혼탁한 네트워크 구조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빛내고 정신의 자유를 체험할 수 있는 한가지 작은 방법은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사물이나 타인과 투명하게 교감하는 순간을 스스로 만들어보는 일이라 생각한다.
  • 황금만능과 생명경시/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기고)

    온국민이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던 박나리양은 결국 싸늘한 주검이 된 채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다.아직 사건의 전모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범인이 막 출산을 앞둔 20대 주부였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을 지켜본 우리를 더욱 경악케 했다. 유괴는 인간에 의해 저질러지는 가장 나쁜 범죄다.순진무구한 어린 아이를 볼모로 하는 유괴는 어린 아이는 물론 기다리는 부모와 친지를 절망속에 빠뜨리고 가족을 파괴시키기도 한다.자식이 무사히 돌아올수 있다면 그 어떤 요구라도 들어줄수 밖에 없는 부모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라 하지 않을수 없다.예나 지금이나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이 자식의 죽음인데 그 죽음이 유괴에 의한 것이라면 애타게 자식을 기다리던 부모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무엇과도 못바꿀 생명 중간 수사결과에 따르면 범인은 빚에 몰려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 한다.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는 황금만능주의야말로 이번 범죄의 또다른 얼굴이다.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황금만능주의의 천민적 성격이 이번 사건의 주범인 것이다.이러한 천민적 성격은 우리의 생활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오히려 두드러져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잘못된 의식과 관행을 부추기고 있다. 더욱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어린 아이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유괴는 생명을 가벼이 생각하는 생명경시풍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인간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일진대 생명을 중시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의식이 우리사회에서는 여전히 성숙되어 있지않는 듯하다.학교에서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협동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의 아이만을 극대화하려는 천박한 이기주의가 자연스럽게 내면화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삶의 질’ 문제에 무방비 우리사회에 만연된 황금만능주의와 생명경시풍조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와 사회단체는 단기적인 방안은 물론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어쩌면 우리는 돈으로 상징되는 ‘삶의 양’에만 집착한 나머지 인간답게 살수 있는 ‘삶의 질’의 문제는 소홀히 생각해 왔을지도 모른다.‘삶의 양’만을 중시하는 사회는 돈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는 황금만능주의를 낳게 되며 또한 도덕이 마비된 생명경시풍조를 확산시킨다.이러한 황금만능주의와 생명경시풍조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지 않는다면 인간의 생명을 수단으로 하는 범죄행위 또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과보호 없는 세상 언제 이 땅의 부모들은 걱정과 불안 그리고 한가닥 희망속에서 이번 사건을 지켜보았고 그리고 그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을때 모두 분노했다.부모들은 이제 자립심을 위해 집밖에서 놀게 하던 아이들을 다시 집안으로 불러 들이는 과보호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과보호가 없는 세상,걱정없이 아이들이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는 날은 과연 언제쯤일까.자식을 갖고있는 모든 부모들의 간절한 소망이다.
  • 행정제도 정비 시급(팔당호를 살리자:2)

    ◎제도허점 악용… 오염단속 ‘사각’/200㎡이하 건물 정화시설 설치 규정없어/소규모 음식점 90% 오폐수 배출 무방비 팔당댐을 지나 양평까지 이어진 경강 국도를 달리면 강변에 늘어선 철책과 만난다.곳곳에 매달린 ‘상수원보호구역’이란 푯말과 쓰레기 무단투기 엄중 경고문이 이곳이 2천만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임을 일깨워 준다. 22일 하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남한강과 북한강이 갈리는 진중 삼거리 왼쪽 북한강 길을 따라 두대의 레미콘 트럭이 쏜살같이 질주한다.얼만가 그렇게 달리던 트럭이 강변 쪽으로 들어섰다.한대의 트럭이 멈춘 곳에는 뼈대를 세운 서양식 건물 한채가 있고,또 다른 트럭이 도착한 곳에는 진흙으로 바깥을 바른 옛 오두막 집이 한창 세워지고 있다. 이곳은 팔당상수원 특별대책 1지역. 연면적 200㎡ 이상 건축물은 건축이 불가능할 뿐아니라 이를 넘을 경우 하수처리 구역에서만 신축이 가능하다.이들 트럭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서류상으로만 건축주가 다른 2채의 건물에 각각 재료를 대준뒤 유유히 빠져 나갔다.불과 1시간뒤.팔당댐 수문 상류 1㎞ 남짓 떨어진 강변의 카페 주차장은 낮시간이지만 30여대의 승용차가 들어서 있었다.본채와 부속 건물을 합쳐 2개 동의 농가가 고작이지만 본채 밖에 1백여명의 손님들은 나무 밑 원목 탁자나 가건물에서 1잔에 5천원씩 하는 차와 식사를 즐기고 있다. 이 집 역시 등록되기는 200㎡ 이하의 대중음식점.주말이면 100대 수용 규모의 주차장이 꽉 차고 하루 매상만 1천만원을 호가하는 이 카페도 규정상으로는 오·폐수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다. 팔당상수원이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지난 90년.그동안 당국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러브호텔 음식점 등 각종 오염유발시설이 늘었다.규정상 대책지역에서도 오·폐수시설만 갖추면 얼마든지 대형건물 신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팔당상수원 주변의 이같은 업소들은 지난 91년 2천480곳에서 95년에 5천5백여곳,지난해에는 6천6백여곳으로 늘었고,올 들어서만 4백여개가 새로 생겨났다.팔당호 주변 곳곳에서는 지금도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가평군 외서면 음식점 주인 김모씨(51 여)는 “지난달 개업했지만 오수정화시설을 갖춰 문제가 없다”고 했고 군 관계자는 “특별대책지역도 하수처리구역에서는 일반 건축물은 연면적 800㎡,숙박시설 및 음식점은 400㎡ 이상 건축이 가능해 이유없이 건축을 제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현행 오·분뇨 처리에 관한 법률은 연면적 200㎡의 이상 건축물만 정화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업주들은 수천만원씩 드는 정화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려 규모 이하로 건물을 짓거나 기존 주택을 개조하는 편법을 쓴다.일부는 서류상 필지를 분할하거나 2명 이상의 소유주를 두기도 한다. 미비된 제도와 이를 악용하는 업자,단속에 소극적인 단체장들 이런 것들이 오염으로 얼룩지고 있는 팔당상수원의 현재 모습이어서 그저 안타깝기만 했다.
  • 몹쓸 도굴꾼들 저퀴도 안씌우나(박갑천 칼럼)

    세상에 그리도 해먹을 짓이 없어서 남의 무덤 팔까 싶지만 그걸 업으로 삼는 만무방도 있는 것이 사람사는 사회.그자들이야말로 안찝에도 못들 땅보탬감들이라 하겠는데 저퀴도 안씌우는지 도굴소식은 가끔씩 전해진다.얼마전에도 진덕여왕릉이 파헤쳐졌다 하여 국민들 마음을 씁쓸하게 한바 있지않은가.몹쓸사람들.버력입어 마땅할 사람들. 정재윤의 〈공사견문록〉에 도굴해서 부자가 되었다가 비명횡사하는 사람 얘기가 있다.과천에 한 종실(임금친족)이 살았는데 가난하여 먹고살기도 어려웠다.초상이 나서 장사 지내려고 땅을 팠더니 지석이 나왔다.고려왕자 묘였다.겉이 민틋해진 그무덤 안에는 금으로 만든 노비와 소·말·개·양 등이 함께 묻혀 있었다. 그걸 가져간 그는 금방 부자가 된다.하루는 부리던 종이 달아났다.그는 전주까지 쫓아간다.그런데 밤중에 밭에서 오줌을 누다가 날아온 화살에 맞아 죽는다.어떤사람은 달아난 종의 짓이라 하고 어떤사람은 무덤속 금덩어리에 동티가 나서 그렇다고 했다.어쨌거나 좋은 죽음은 아니었던 것.〈공사견문록〉에는 박씨 성가진 무인얘기도 써놓았다.그 또한 남의 무덤 팠다가 나중에 옥사에 연루되어 사형당한다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자신의 유택을 소중히 여긴다고 생각했다.이덕형의 〈죽창한화〉에도 그런 내용의 얘기가 쓰여있다.어느날 그(이덕형)의 고조(의정공 이유청)꿈에 양경공(이종선)이 나타나 자기집(묘)이 초라해져 비바람을 못가린다고 호소한다.양경공은 목은 이색의 아들이다.그래서 양경공의 종손과 상의하여 봉분을 새롭게 싸올렸다.이사실을 적은 이덕형은 덧붙인다.“…이로보아 정백은 오래되어도 없어지지 않고 무덤은 죽은사람의 집이 분명하니 자손된 자는 소홀히 해서는 안될것이다.”그런 정백이라 할때 제집헐고 묻힌 물건 몽태치는 자들에게 어찌 버력을 입히지 않겠는가.몰라그렇지 도굴꾼들 말로는 굴왕신신세인 것이리라. 하지만 그거야 나중얘기고 급한 것이 무방비상태나 다름없는 매장문화재 관리상황이다.아무리 지킨다해도 한순라꾼이 열도둑 당해내진 못한다지 않았던가.매장문화재뿐 아니라 사찰문화재 등 감시의 눈길에서 멀어져 있는 것들의 안부가 걱정이다.도둑들은 이 순간에도 눈알을 굴리고 있을터인데.〈칼럼니스트〉
  • 의상은 또 하나의 자아/박경미 국제화랑 디렉터(굄돌)

    할리우드의 스타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한 영화중에 ‘데몰리션 맨’이라는 작품이 있다.그런데 이 영화의 구성요소중 특히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영화 전체를 이끈 통일된 색채톤과 의상이다.미래의 시점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 줄거리를 이루는 이 공상 액션영화는 독특한 의상과 연출을 통해 ‘있음직할’시대상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회색론의 무미건조한 건축공간속에 역시 일체의 장식성이 배재된 잿빛 ‘미니멀리즘’풍의 의상을 걸친 일반 행객들이 오가는 장면들이 기본 배경처럼 깔려있는 이 영화는 줄거리나 주연배우의 연기보다도 시대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 세밀히 도안된 보조장치가 더욱 인상적이다.이 영화속의 패션은 바로 미래문명의 획일성과 몰개성 그리고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중의 답답함과 우울함을 그려낸다. 의상은 또하나의 자아라고 했던가.또는 자아의 껍질이라고 했던가.아무튼 의상은 우리 인간이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로 ‘유행’이라는 이름을 타고 시대상을 반영하며 무수한 변천을 겪어왔다.특히 오늘날에는 개인주의 시대에 걸맞게 ‘개성의 강조’가 유행을 이끄는 화두처럼 되어 버렸지만 시장 논리속에 몇달이 멀다하고 뒤바뀌는 유행과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는 실제로 우리 자신을 차분히 자기 의지의 중심속에 머물러 있게끔 놓아두려고 하지 않는다.도리어 나 자신이 아닌 주변의 ‘껍질’을 지향하게 만드는 온갖 유혹에 대해 무방비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즉 우리대중은 점점 더 개성을 빙자한 몰개성의 음모로 빠져들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이러다가 정말 영화 ‘데몰리션 맨’속에 나오는 것처럼 획일화된 의상을 유니폼처럼 입고 살아가야 하는 시대를 맞이할 때가 오는 것은 아닌지.그것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중심 권력에 개인의 정체성과 의지를 저당잡힌 삶이라는 것도 모른채 또하나의 첨단 유행을 쫓아가고 있다는 착각속에 말이다.
  • 중 출입국 절차없이 입북한듯/북 여권이용 심양·단동서 북행 추정

    ◎밀입국 확인땐 한·중·북 외교문제로 지난 15일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간 오익제씨(전 천도교 교령)는 중국 출입국 관리당국의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북한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지난95년 안승운씨(전 순복음교회 목사) 납치사건 이후 중국 공안당국이 한국인의 ‘북한 이동’에 대해선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어서 오씨가 ‘성가신 문제의 발생’을 우려한 나머지 한국여권을 사용하지 않은채 그밖의 편법을 이용,입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문서위조인데 한국여권을 사용하지 않고 제3국 여권이나 북한여권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또 기차로 국경지역으로 이동한뒤 북한관계자들과 불법으로 두만강을 건너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이 경우 자발적인 입북이더라도 한국과 중국,중국과 북한사이의 외교적인 시비가 예상된다.한국측은 중국측에 한국인의 안전과 관련,출국 절차의 적법성 등을 문제삼을 수 있고 중국도 북한에 대해 같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중국땅에 들어간 이상 오씨의 출국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하므로 이에 대한 확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주중대사관 등 관계당국은 중국공안당국 등을 대상으로 오씨의 정확한 입북경로와 절차를 확인중이나 휴일이어서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주중대사관측은 오씨가 북경 아닌 심양이나 단동에서 입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92년 수교이후 연70만명의 관광객이 몰릴 정도로 중국은 일반적인 해외 여행지가 되고 있다.그러나 대북문제와 관련,한국인의 안전은 무방비 상태나 다름 없다.연길 등 길림성의 조·중국경 일대는 수백명의 북한 요원과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고 길림성,흑룡강성,요령성 등 동북3성의 중심지인 심양 일대도 북한영사관만이 있는 북한 거점지역으로서 한국인의 안전 취약지대다.현재 북경­평양간에는 일주일에 4회의 국제열차가 운행중이다.항공편도 북한의 고려민항과 중국민항등 2개사가 일주일에 각각 3편씩을 운행해 북한행은 손쉬운 편이다.
  • 싱가포르·말련 외환시장 개입/동남아통화 동반폭락이후 처음

    ◎홍콩기업들 미 달러 사재기 【싱가포르 AFP 연합】 싱가포르 금융청(MAS)과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15일 외환시장에 개입,자국통화 폭락사태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섰음에도 불구,말레이시아의 링기트화가 24년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2.8250링기트로 떨어지는 등 동남아 각국의 주요 통화가 또다시 일제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14일의 달러당 2천755루피아에 이어 이날 다시 2천937.50루피아로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달러화에 비해 통상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싱가포르 달러화도 38개월만에 최저수준인 1.5245싱가포르달러로 곤두박질쳤다. 링기트는 지난 11일 3년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2.7000링기트가 무너진후 다소 회복 기미를 보이는듯 하다가 이날 다시 2.8000링기트가 붕괴되는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루피아의 사상최저치 경신은 중앙은행이 전날 환율변동폭 제한을 포기하겠다는 선언한데서 비롯됐으며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무방비상태에서 자국통화 폭락사태에 직면해 이들의 달러수요가 자국 통화의가치하락을 부채질 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전망이다. 태국의 바트화는 달러당 31.30바트에서 31.73바트로 떨어졌으며 필리핀 페소화는 달러당 29.85페소로 전날보다 1.2% 하락했다. 한편 홍콩에서는 다음 투기대상은 홍콩달러가 될 것이라는 우려속에 기업들이 미국달러 매입에 나서는 바람에 미 달러화가 전날 7.7455홍콩달러에서 이날 7.7495홍콩달러로 소폭 오르는 등 홍콩달러도 심상치 않다고 외환딜러들이 말했다.
  • 문화재 도굴 대책세워야(사설)

    경주에 있는 신라왕릉 36기중 11기가 도굴당한바 있다 한다.지난 4일 도굴된 진덕여왕릉도 사실은 65년 이미 도굴꾼들에게 훼손됐고 원성왕릉 효소왕릉 신덕왕릉 성덕왕릉 선덕여왕릉 법흥왕릉 흥덕왕릉 경덕왕릉 헌강왕릉 민애왕릉등이 모두 22차례에 걸쳐 도굴당했다는 것이다.어처구니없는 일이다.이대로 가다가는 모든 신라왕릉이 도굴당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르겠다. 경주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석굴암과 불국사가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화유적지다.게다가 도굴된 왕릉들은 대부분 사적으로 지정돼 있어 특별보호를 받아야 하는 유적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처럼 도굴꾼들에게 농락당했다면 우리 문화재는 모두 무방비상태로 방치돼 있다는 이야기다.이는 당국의 문화재 보호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영남지방의 고분중 2∼3%만이 도굴되지 않았으며 호남지방에서도 도굴꾼의 손이 닿지 않은 이른바 「처녀분」은 거의 없다는 것이 문화재 전문가들의 얘기다.이 지경에 이르도록 당국은 무얼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지금이라도 문화재 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도굴방지와 문화재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혹시 관계자들 사이에서 쉬쉬하며 도굴사실을 덮어온 것은 아닌지 책임추궁도 있어야 할 것이다. 차제에 문화재보호법의 처벌규정 강화,문화재관리국의 문화재관리청 승격과 문화재 행정요원의 전문가 대체등 문화계의 요구사항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서 타당성이 있다면 당장 실행해야 할것이다.문화재 사범들이 일반 절도범처럼 집행유예나 몇백만원의 벌금형으로 가볍게 처벌받는 한 그들의 재범을 막기 어렵다.돈에 눈이 어두워 문화재를 파괴하는 행위는 반민족적 범죄자로 엄중 처벌해야 한다.또 문화재 보호가 지역개발에 밀리고 그나마 비전문가들에 의한 행정의 시행착오가 일어나는 파행도 계속돼서는 안될 것이다.
  • 인수·합병을 조심하라(위기의 기업/쓰러지는 왕국에서 배운다:7)

    ◎모기업 부실화의 도화선 우려/‘부도유예’ 기아·진로 등 간접적 영향받아/적대적 M&A 방어소홀로 휘청대기도 기업들이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새로 회사를 설립하기 보다는 기존의 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비용과 효과면에서 훨씬 생산적이기 때문이다.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른바 제 3자에게 인수 또는 합병을 통해 상장회사의 대주주가 실질적으로 바뀐 사례가 지난해 이후 1년반 사이에 43개사에 이른다. 올초 한보와 삼미의 연쇄부도를 전후해 증권시장에 ‘다음 타자’로 오르내렸던 그룹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M&A를 통한 사세확장이었다.이중 진로와 대농,기아는 부도유예그룹으로 지정됐다.나머지 S,N,K그룹과 또다른 S그룹 등은 최근 수년 사이에 3∼7개의 상장사를 각각 인수·합병했다.이들은 부실기업의 인수로 모기업이 부실화된 사례는 아니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자금흐름이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위험성이 상존하는 실정이다. 증권거래소 증권연구실의 이준섭 박사는 “부실기업을 인수한 것이 피인수기업의 부실경영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경우는 찾기 어렵지만 간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사례는 많다”며 “기아 진로 우성 국제그룹 등이 모두 이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부실기업을 인수·합병할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해 자금줄이 막히기 시작하면 다른 기업들도 넘어가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91년 동양정밀을 인수한 고려시스템이 좋은 예다.고려시스템은 통신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동양정밀을 인수했으나 자금압박으로 인수 5개월만에 동양정밀은 파산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고려시스템도 망하고 말았다.우성건설이 인수했던 청우종합건설은 우성의 부도로 덩달아 경영이 악화됐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사들인 외국기업들이 인수후 큰폭의 손실을 내는 경우도 많다.현대그룹이 지난 94년 사들인 미국 맥스터사나 삼성그룹이 95년 지분 40%를 인수한 AST리서치사,대우그룹이 인수한 리딩에지프로덕트사도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이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적대적 M&A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위기에 빠진 경우도 있다.바로 대농그룹의 미도파이다.이 그룹의 실무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가에서 실체를 알 수 없는 세력이 미도파 주식을 매집하고 있다고 최고 경영층에 보고했으나 매번 묵살당했다.적대적 M&A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결국 지난 1월 외국자본이 신동방그룹 계열인 동방페레그린 증권사를 통해 미도파 주식을 매집한 사실이 확인됐다.이미 외국인 보유지분이 당시 한도인 20%를 거의 채웠고 우호세력까지 가세,미도파의 대주주 지분을 위협하고 있던 때였다. 뒤늦게 방어에 나선 대농그룹은 사모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수주주권 행사 침해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법정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이 과정에 전경련이 대농을 지원하고 나서 결국 신동방이 미도파와 우호적 협력에 합의하는 희대의 촌극을 연출했다.대농으로서는 미도파에 대한 인수합병설이 나돌때 빨리 대책을 세웠다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모기업인 대농이나 그룹의 운명도 달라졌을 것이라는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최근에는 수권자본금이 60억원인 신성무역이 사보이호텔측의 적대적 M&A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다 결국 지난달 31일 사보이호텔측에 경영권을 넘겨줘야 했다.
  • 민음사,탄생 120주년맞아 헤르만 헤세선집 12권 발간

    ◎‘추억의 책장’에서 다시 만난 헤세/독 주어캄프사와 한국어판 독점출판 계약/‘데미안’ 등 윤문 피하고 원문에 최대한 충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알은 세계이다.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왠지 모를 공허와 고립감,쓸쓸함속에 홀로 침잠하던 젊은 시절,우리는 한번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을 읽으며 청춘의 통과의례를 치룬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동양의 신비주의와도 맞닿아 있는 그의 정신세계에서 어떤 마음의 위안이라도 찾기 위해서 였을까.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젊은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헤르만 헤세(1877∼1962).올해는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헤세가 태어난지 120년이 되는 해다. 도서출판 민음사는 이에 맞춰 모두 12권의 헤르만 헤세 선집을 발간한다.독일 주어캄프사와 저작권 계약을 체결,헤세 작품의 한국어판을 독점 출판하는 것.현재 유통되고 있는 헤세 작품의 번역본들은 대부분 십수년전에 번역된 것이거나 심지어 역자가 누구인지도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판본을 그대로 옮겨 출간했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이에 비해 민음사의 헤세 선집은 지나친 윤문을 피했으며 좀 건조하더라도 최대한 원문에 가깝게 번역,헤세 문학의 새로운 번역 정본으로 평가할 만하다.이번에 1차분으로 선보인 작품은 ‘데미안’‘페터 카멘친트’‘수레바퀴 아래서’‘크눌프’ 등 4권이다. 헤세는 젊음의 언어로 말한다.헤세가 창조해낸 인물들은 과거의 유산이나 권위 따위는 무덤으로 보낸다.대신 스스로의 한계를 부수고 성숙해간다.“젊은 세대가 있는 곳이면 그 어디서나 헤세의 작품이 읽힌다”는 명제는 그런 점에서 설득력을 지닌다. ‘데미안’은 순진무구한 한 젊은이의 성장기다.어느날 무방비 상태로 세상에 던져진 주인공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상징적인 수법과 신화적인 모티프로 그린다.작품의 화자인 싱클레어의 친구 데미안은 당대의 문화와 문명비판적인 사고가 구현된 인물.헤세는 이 데미안을 통해 삶의 근원과 고유한 자아로 돌아갈 것을 역설한다.다시 말해 고정된 세계의 통념과 낡은 권위를 깨뜨려야 한다는 것이다.헤세 자신의 마울브론 신학교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세의 자서전 같은 작품.한스 기벤라트라는 투명한 영혼의 주인공이 학교와 사회가 빚어내는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서서히 질식되어 가는 이야기다.이 작품 역시 인간집단의 불합리한 권위와 그것이 초래하는 비극을 다룬다.이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이 어두운 유년의 기억을 고스란히 되살리게 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페터 카멘친트’는 헤세에게 작가적 명성을 안겨준 첫 장편소설.처녀작답게 ‘페터 카멘친트’에는 신선함이 배어 있다.알프스 고지대에 사는 주인공 카멘친트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한 나머지 고향을 등지고 ‘세상’으로 나간다.작가가 되어 얼마간의 세속적 명예를 얻고 예술가들과 교류도 갖지만 그는 체질화된 고독을 버리지 못한다.그러던 중 곱추 보피와 친구가 되고,그는 마침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고향으로 돌아온다.이 소설은 그의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듯이 자연·신·인간의 관계,나아가 그 조화와 합일을주제로 삼는다.‘크눌프’는 타인에 대한 신뢰를 배반당한 한 방랑자의 자유로운 영혼을 다룬다.헤세가 ‘크눌프’를 통해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다. 불확실성과 자아상실이 극점에 이른 이 시대,인간에 대한 진실한 믿음으로 한층 감동적인 울림을 주는 헤세.그의 문학에 화두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유로우면서도 세계와 조화를 이루는 개체의 창조’가 아닐까.이번에 소개되는 헤세 선집을 통해 독자들은 헤세의 이같은 도저한 문학정신이 얼마나 굵은 물줄기로 흐르고 있는가를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다.한편 민음사는 2차분으로 ‘황야의 이리’‘나르치스와 골드문트’‘싯다르타’를 10월 중순경 내놓는데 이어 ‘유리알 유희’‘시집’‘동방순례’‘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동화’를 내년초까지 펴내 헤세 선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 뮤지컬에 신선한 바람/성악가 캐스팅 ‘완성도’ 높인다

    ◎‘명성황후’이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도 주연 성악가로/안무·조명 도 핵심제작진도 전문가 기용 국내 뮤지컬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전문 연기자가 아닌 성악가를 과감하게 주연으로 캐스팅해 출연진의 폭을 크게 넓히는가 하면,연출 안무 음향 음악 조명 등 핵심 제작분야에 국내외 전문가들을 기용하는 ‘전문가 시스템’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 이는 그동안 해외 유명 뮤지컬에 의해 거의 무방비상태로 국내시장을 잠식당하고,또 작품성 보다는 일부 연기자의 명성에만 기대온 국내 뮤지컬계 풍토에 비추어 신선한 시도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은 삼성영상사업단이 총 제작비 20억원을 들여 9월27일부터 10월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58년 토니상 안무상과 장치상을 수상했으며 1961년 영화화,아카데미 11개 부문에 걸쳐 상을 받은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 감각으로 각색한 브로드웨이 정통뮤지컬.뮤지컬의 3대 요소인 음악·댄스·드라마가 가장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대작을 걸고 주최측은 우선 남녀 주인공에 과감히 성악 전공자를 캐스팅,화제를 모으고 있다.브로드웨이에서 ‘왕과 나’의 조역을 맡아 찬사를 받은바 있는 최주희와 서울대 성악과 출신의 유정한이 그 주인공들.특히 최주희는 서울대 음대와 줄리어드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올해 푸치니 콩쿠르에서 우승한 재원으로,미국 뮤지컬 전문지 ‘시어터 위크’에서 지난 해 가장 눈길을 끄는 신인 중 한 사람으로 그녀를 선정하기도 했다. 국내팬들에게도 친숙한 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제작진 또한 탄탄하게 구성했다.키스 베르나도(연출)와 레지나 알그린(안무)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제작 전과정에 참여하고 있으며,한국예술종합학교 정치용 교수가 지휘를 맡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오케스트라가 원전에 충실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는 8월15∼24일 뉴욕 브로드웨이 링컨센터에서 공연을 가질 ‘명성황후’ 역시 국내공연 당시 주연을 맡았던 윤석화 대신 국제 성악계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소프라노 김원정과 메조 소프라노 이태원을 더블 캐스팅,벌써부터 국내 매스컴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국내 공연에서 그 이름만으로도 많은 관객을 끌어모은 ‘윤석화’라는 스타성에 얽매이지 않고 뮤지컬의 생명인 음악성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의도로 윤씨를 물러나게 하는 어려움을 겪으며 새 길을 뚫은 것이다.
  • 정치권 반응/여­초당적 자세로 대북경각심 새로할 때

    ◎야­북 전쟁위협 대비하되 정치악용 금물 10일 황장엽씨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신한국당은 초당적인 자세로 대북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한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황씨의 ‘북한내외에서 접촉한 인물들’이란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황씨의 국회 출석·증언을 거듭 촉구했다. 신한국당 이윤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 지도부가 전쟁망상에 집착,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그의 의견은 ‘기아와 사회체제 붕괴속에 있는 북한이 설마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까’하는 우리 국민의 정신적 무방비 상태에 일대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변인은 이어 “북한 내부의 어려움과 김정일의 호전성,끊임없는 대남공작활동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대북문제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대비가 있어야 한다”면서 “정치권도 대북문제에 관한한 초당적으로 신중히 접근하는 한편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다듬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문 국회통일외무위원장은 “기자회견으로 항간에 나돌던 ‘위장망명설’은 사실이 아니라는게 입증됐다”고 평가했다.김영일 제1정책조정위원장은 “이른바 ‘황장엽리스트’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반해 야권은 황씨 기자회견에 대해 대체로 두갈래 기류의 반응을 보였다. 우선 황씨가 주장한 북한의 시대 착오적인 전쟁준비에 대해선 “국가안보 태세를 확립해 북의 전쟁위협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국민회의 정동영대변인은 “북한 김정일이 불장난을 할수 없도록 만반의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했고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은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전쟁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황씨 회견의 정치적 악용이나 이른바 ‘신황장엽리스트’에 대해선 경계의 빛이 역력했다.특히 황씨가 밝힌 ‘북한내외에서 접촉한 인물들’을 놓고 민감한 반응이었다. 국민회의 김민석 부대변인은 “리스트건 아니건 북한의 대남공작차원에서 남한 내부에 혐의 있는 인사가 있다고 한다면반드시 조속히 색출해내야 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해선 안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 스승을 치다니…(외언내언)

    중학생을 지도하던 교사가 학생에게 맞아서 머리를 ‘열바늘 이상 꿰맬만큼’다쳤다고 한다.끔찍한 일이다.‘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것’이 제자의 도리로 아는 우리에게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30년전쯤에 중고교교사를 했던 ㅇ씨는 당시에 맡았던 문제학생 이야기를 가끔 들려준다.빈 창고에서 대검이니 재크나이프를 가지고 패싸움을 벌이는 아이들 틈에 뛰어들어 목덜미를 나꿔채 데려오던 일,교외의 사창가에 가있는 아이들을 경찰 연락을 받고 데려오던 일 등을 들려준다.‘10대 문제’가 본격화하기 전부터도 청소년을 지도하는 일은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래도 그때는 ‘스승을 치는 짓’은 안했잖은가 물어 보았더니 “물불 모르고 날뛰는 아이들이 하는 짓이라”그런 일이 아주 없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다만 차마 그것을 소문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 하기는 갖가지 폭력의 종주국격인 미국같은 나라에서는 학생에 의한 교사폭력은 벌써 오래전부터 있는 일이어서 교사가 부임하면 교정의 후미진 곳에 무방비로 가지말 것을 수칙삼아 일깨워준다.특히 여교사의 경우 성폭력에 대비도 해야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제자에게 맞는 스승쯤 예사로 여기자”는 이야기가 아니다.특별히 고약하고 극단적인 폭력에 물든 지극히 일부의 불량학생이 저지른 일을 너무 호들갑스럽게 반응하는 일이 또다른 모방을 확산시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하다.범죄나 폭력에도 기록경신의 속성이 있고 알려진 일은 ‘다반사’가 된다. 또 폭력에 물든 아이들은 돌림병에 걸린 것과 흡사하다.할 수 있는데까지 고쳐주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ㅇ씨의 경험담에 의하면 아주 ‘버린 아이들’처럼 심각하던 제자들중에는 지금 좋은 사회인이 되어 가정과 직장에서 늠름하게 공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전체 학교폭력을 어떻게 줄이고 근절해가느냐의 문제다.효율적인 대책을 세우고 단호하며 지구적인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 사회복지시설 “안전 불감”/내무부 809곳 조사

    ◎건물 70%가 노후·균열… 화재 무방비 전국 장애인 수용시설과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의 70%가량이 기둥과 보·슬라브 등 구조물의 균열과 노후 등으로 건물붕괴나 대형 화재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무부는 지난 4월21일부터 5월10일까지 시·도 및 가스·전기안전공사와 합동으로 전국 809개 사회복지시설의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점검대상의 70%인 567곳에서 1천921건의 안전 및 관리상 문제점이 발견돼 긴급 안전조치와 특별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9일 밝혔다. 내무부에 따르면 서울 남부 여성발전센터와 부산 구세군 신애관 등 32곳은 기둥과 슬라브 등 주요 구조부에 균열이나 처짐현상 등이 발생,붕괴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경기 이천 성애원과 용인 서울시립 영보자애원·전북 완주 원암수양관 등 3곳은 건물의 노후화와 균열이 심해 철거 또는 재건축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구 강남보육원 등 31곳은 축대붕괴나 토사유출 가능성이 높으며 서울 강동구 암사재활원과 부산 북구 평화의 집 등 228곳은 가스누출경보기 및 밸브 작동불량 등이 지적됐다.
  • 아파트 지하주차장 범죄무방비/경찰청 조사

    ◎전국 3천곳중 43%가 CCTV 없어/138곳은 녹화장치 작동않고 테이프 보관안해 전국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절반 가량이 범죄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최근 CCTV(폐쇄회로TV)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주차규모 31대 이상인 전국 3천832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대해 일제 점검을 실시한 결과,43.1%인 1천651곳에 CCTV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또 CCTV가 설치된 2천181곳 가운데도 6.4%인 138곳은 녹화장치를 작동하지 않거나 녹화테이프를 보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설비를 갖추지 않은 아파트의 명단을 관할 자치단체에 통보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미설치 상태로 놔두면 주택건설촉진법 등을 적용,사업자 및 관리자를 형사처벌키로 했다. 지역별 미설치 비율은 제주도가 85.8%로 가장 높았고 전남 73.7%,충북 67.8%,강원 61.5%순이었다.경기도는 설치 비율 82.7%로 가장 양호했다. 서울에서 CCTV를 설치하지 않은 곳은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동작구 상도5동 현대아파트,노원구 중계동 대림벽산아파트 등 모두 249곳이었으며 송파구 송파1동 임광아파트,노원구 중계동 화인아파트 등 19곳은 설치만 하고 운영을 하지 않았다.
  • 방송개발원 토론회… 김우룡 교수 주제발표문

    ◎방송의 선정·폭력성 규제장치 마련을/시간·프로그램 등급제 등 도입 바람직 방송의 문제를 방송인의 손에만 맡겨둘 수 없으며,방송사는 물론 정치권과 국민이 나서 좋은 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는 한국방송개발원(원장 엄효현)이 「우리 방송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8일 하오2시부터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하는 방송 대토론회의 주제발표에 나설 김우용 외국어대 교수에 의해 제기됐다.「우리 방송의 윤리적 과제­선정성과 폭력화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김교수 발표문을 요약한다. TV의 한 장르를 일컫는 「타블로이드TV」란 표현이 있다.90년대초 미국 폭스네트워크의 가십성 토크쇼 「A Current Affair」가 성공하면서 선정적 스토리,끔직한 범죄,섹스와 흥미위주의 가십성 프로가 범람하기 시작했다.바로 이런 타블로이드 현상이 우리 방송에도 크게 번지고 있다.뉴스의 연성화,다큐멘터리의 선정성,드라마의 비윤리적 묘사,토크쇼의 저질성 등이 이를 대변한다. 「트래시TV」란 말도 있다.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좀먹고 청소년들의 가치관을 전도시키면서 말초신경적 흥미에만 초점을 두는 방송은 쓰레기와 조금도 다를바 없다.상업주의적 저널리즘 혹은 시장지향적 미디어는 수용자들의 정치적 무지를 촉구하고 정치적 정보나 상품광고에 대해 집단적인 동의를 조작해냄으로써 미디어 소비자를 수동화·습관화시킨다.의식보다는 쾌락을 추구하게 하고,역사의식 보다는 역사적 무의식을 지향하게 함으로써 가치관의 혼미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이 두가지 문제는 「TV망국론」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요즘 우리 TV프로는 통제불능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특히 드라마는 불륜·폭력·선정·사치가 난무하는 퇴폐경연장이 되고 있다.TV드라마의 불륜행각은 오래전부터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해 왔다.「아름다운 불륜」 시비를 낳았던 MBC 미니시리즈 「애인」의 힛트이후 각 방송사들은 앞다퉈 「기형적 사랑」을 다룬 멜로물을 선보이고 있다.TV의 성표현도 절제와 생략을 잊은지 오래다.성표현의 일상화 외에도 잔혹한 폭력장면 묘사가 빈번하다든가,조직폭력배나 범죄집단이 멋진 의리의 사나이로 잘못 투영되는 예가 많아 청소년들의 가치를 전도시키고 있다. 드라마뿐 아니다.라디오·TV 토크쇼들은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저속한 대화를 함부로 내보내고 있어 「미디어 포르노」현상을 부추기고 있다.이 프로들은 밤무대 쇼를 연상시키는 성적 농담,연예가십과 신변잡담에 침실·사우나·술집 등을 배경으로 삼아 방송의 품격을 해치고 있다. 매체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불과 10년 사이에 새 매체가 많이 등장했고,경쟁매체는 날로 늘어나는 데다 미디어의 새로운 부가서비스들이 생겨났으며,외국의 TV전파가 무방비상태로 우리 안방이 쏟아지고 있다.따라서 앞으로는 라디오·TV프로뿐 아니라 광고에서도 윤리문제가 많이 제기될 것이다. 방송은 영화·연극·소설·PC통신 등 다른 매체와는 달리 공공성 및 공익성을 앞세워야 할 당위성을 갖고 있다.때문에 좋은 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PD나 기자의 윤리의식 제고에 기여할 세미나·워크숍·매뉴얼 발간 ▲미디어 소비자에 대한 교육 ▲방송사의 경영리더십확립 ▲저질방송 추방을 위한 적극적인 국민운동의 활성화 ▲방송위원회 심의제도 개혁 ▲매스컴 관련학과에 미디어윤리 교과 개설 ▲방송의 선정성·폭력성·저질성에 대한 정치권 차원의 관심 제고 ▲시간등급제 또는 프로그램 등급제 도입 ▲정부의 확고한 방송정책 입안 ▲비평의 활성화 등이 요구된다.〈정리=김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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