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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후죽순 찜질방 ‘안전 사각지대’

    웰빙 바람을 타고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찜질방이 안전사고 사각지대로 전락, 대책 마련과 함께 관련 법규 정비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2일 강원도에 따르면 찜질방은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관할 소방서에 ‘소방방화시설 등 완비증명서’만 제출하면 영업이 가능하다. 더구나 별도의 규제장치가 없는 데다 소방당국에서도 소방방화 시설에 대한 점검만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4일 홍천군의 모 숯가마 찜질방에서 문모(49·서울 서초구)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문씨의 혈중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농도가 80%로 밝혀졌다. 국과수는 밀폐된 공간에서 혈중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농도가 50%인 상태로 10∼30분 있을 경우 의식을 잃게 돼 문씨의 사망원인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찜질방들이 안전사고에 노출된 채 곳곳에서 성업 중이지만 이에 대한 관리규정이나 대책은 전무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7월 찜질방을 목욕장업으로 분류, 시설기준이나 영업시간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공중위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10월부터 시행 예정이지만 효과적인 관리가 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강원도에는 지난해 말 현재 춘천 10곳과 원주 18곳 등 모두 90곳의 찜질방이 성업 중에 있으며 지난해 11∼12월에 걸친 소방검사 결과 이중 39곳이 소방불량 판정을 받아 시정명령 조치가 내려졌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대구서 목욕탕 지하 보일러 폭발 48명 사상

    대구서 목욕탕 지하 보일러 폭발 48명 사상

    2일 오후 4시쯤 대구시내 한 목욕탕 건물에서 보일러 폭발로 화재가 발생,6명이 사망(5명)하거나 실종되고,43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은 지하층 보일러가 폭발하면서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건물 관리소홀이나 불량 기름 사용여부 등을 집중 조사중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2만 5000여개에 달하는 목욕탕이나 찜질방 등 다중이용시설들의 상당수가 대형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관련 법령 정비와 함께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폭발에 이은 붕괴로 인명피해 늘어 사고는 대구시 수성구 수성3가 시티월드 옥돌사우나 5층 건물에서 비롯됐다. 목격자들은 두 차례의 폭발음 이후 건물이 화재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현장에 119구조대와 경찰 등이 출동했지만 건물의 붕괴위험으로 현장 접근이 쉽지 않아 인명구조와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로 옥돌사우나 건물 1층 콘크리트 바닥이 완전히 내려 앉았고, 건물외벽과 천장 곳곳이 무너졌다.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5대와 주변 건물의 유리창이 박살났다. 이날 사고로 목욕탕 주인 정명식(57)씨 등 남자 1명과 여성 4명(신원미상 1인) 등 5명이 사망하고, 최경환(39·수성3가)씨가 실종됐다.43명의 중경상자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사고가 나자 2∼3층 목욕탕에서 목욕 중이던 고객들이 건물에서 뛰어내려 부상을 입었는가 하면 일부는 알몸으로 탈출하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불량 보일러기름 사용여부 조사 보일러 폭발로 불이 났지만 화재보다는 폭발에 따른 붕괴로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층 보일러 실에서 폭발이 발생하면서 1층 콘크리트 바닥과 건물 외벽 일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사고 건물 지하는 보일러실,1층 미용실,2층 여자 목욕탕,3층 남자 목욕탕,4층 찜질방,5층은 헬스장이다. 피해는 붕괴된 지상1층에서 많이 났다. 사고대책본부를 차린 경찰은 보일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달 25일 퇴직한 사고건물 보일러 기사 신모(60)씨로부터 “(목욕탕 주인이) 오전에 전화를 걸어 (보일러실) 기계를 봐달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신씨가 그만둔 이후 옥돌사우나에서는 별도로 보일러 관리인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관리소홀 의혹을 사고 있다. 경유 대신 혼합유 등 ‘불량 기름’을 사용했는지도 조사중이다. 경찰은 세입자와 목욕탕 직원, 목격자 등을 불러 지역 재개발에 따른 일부 상가가 철시했는데도 목욕탕이 계속 영업을 한 배경, 건물관리 소홀 여부, 불량기름 사용 가능성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부상자 구조 등에서는 시민정신이 큰 빛을 발휘했다. 화재 당시 건물 2층 여탕 안에 있던 서모(32·여·대구시 수성구 수성동)씨는 “4살난 딸아이를 구해달라고 소리를 치니 한 시민이 직접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올라왔고 다른 네사람이 지상에서 이불 귀퉁이를 잡고 쿠션을 만들어 구조했다.”고 말했다. ▲사망자(5명) 정명식(57·목욕탕 남자 주인) 박순이(43·여·수성구 지산동) 구순옥(42·여·수성구 수성3가) 김지현(25·여·수성구 수성3가. 대구가톨릭대 영문과 4년) 신원미상 여성1명 ▲실종자(1명) 최경환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8·31 부동산대책-토지] ‘땅 투기 신고포상제’ 도입

    우리나라는 ‘포상금 공화국’인가. 이번 ‘8·31 부동산 종합대책’에도 토지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신고포상제’가 포함됐다. 이른바 ‘땅파라치’다. 정부는 땅 투기를 막을 목적으로 토지거래 허가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내년부터 농지와 임야는 취득 이전에 가구원 모두가 해당 지역에 1년 이상을 살아야만 한다. 농지나 임야 등을 취득 이전에 미리 허가받은 용도로만 이용해야 하는 의무기간도 늘어났다. 농지는 6개월에서 2년, 임야는 1년에서 3년, 개발사업용은 6개월에서 4년으로 각각 늘어났다. 그러나 현실은 농지 이외의 목적으로 쓰거나, 그대로 방치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가건물만 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투기목적으로 농지나 임야를 구입한 뒤 땅값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자는 심사다. 지방의 경우 단속할 공무원이 적은데다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산간지역에서는 거의 무방비상태다. 위반시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던 것을 토지 취득가액의 10% 이내로 올렸지만 마음만 먹으면 지방에서의 땅 투기는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특히 최근들어 땅값이 전국적으로 들썩이고 공장용지값의 상승이라는 생산활동의 측면에서 보면 땅값 상승의 피해가 집값 상승보다 훨씬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가 마침내 ‘고육지책’으로 포상금 카드를 꺼냈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포상금액을 정하지 않았다. 다만 토지거래허가때의 지목과 용도별 이용내역을 인터넷에 공고한다는 방침만은 정했다. 그러나 사후관리를 ‘땅파라치’에게 의존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가뜩이나 사회 곳곳에서 파파라치 활동에 따른 부작용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농촌에서도 돈을 노린 감시체제가 가동되는 게 바람직하냐는 것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무방비도시’ 뉴올리언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백악관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원유 생산 감축분을 상쇄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유회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을 승인했다고 샘 보드먼 미 에너지장관이 31일 밝혔다.보드먼 장관은 미 방송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비축유를 얼마나 방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미 도시의 80%가 침수 피해를 입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물이 계속 차오르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미시시피주에서만 최소 100명이 숨지는 등 전체 사망자는 수백명에 달할 전망이며 ‘미국판 쓰나미’로 불리는 이번 재앙으로 루이지애나·미시시피·앨라배마 등 3개주 주민들의 재산 피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미 언론들은 보고 있다.●주 방위군 보는 앞에서 버젓이 약탈행위 카트리나의 직접적인 타격을 피했다고 한숨 돌렸던 뉴올리언스시는 30일(현지시간) 인근 폰트차트레인 호수의 제방 두 곳이 붕괴돼 물이 도시로 계속 밀려 들어와 정부 관리들은 남아 있는 주민 모두에게 도시를 떠나도록 명령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도시의 80%가량이 물에 잠겼으며 일부 지역의 수심은 6m에 달한다.”며 “물 위에 시신들이 떠다니고 있다.”고 참상을 전했다. 내긴 시장은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오려면 서너 달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자갈포대를 투하하며 둑 복구에 나섰지만 계속 밀려드는 호수 물을 막아내지 못했다. 시 당국은 현재 슈퍼돔에 머물고 있는 1만 5000여명도 다른 곳으로 피신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올리언스에선 약탈까지 횡행하고 있다.CNN은 빈 가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생필품과 보석류를 닥치는 대로 털어 달아나는 장면을 생중계하다시피 하고 있다. 일부는 경찰과 주 방위군이 지켜보는 앞에서도 태연하게 가게 털기를 계속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식료품을 머리에 이고 나오던 한 주부는 “당장 식구들이 먹고는 살아야 할 게 아니냐.”고 항변했고 이를 본 목격자는 “지금 뉴올리언스는 바그다드”라고 개탄했다. 미시시피주의 연안 도시 빌럭시도 수백명이 침수 가옥에 고립돼 이 가운데 8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A J 핼러웨이 시장은 “이건 우리들의 쓰나미”라고 한탄했다. 루이지애나 등 4개주의 정전 피해 인구는 230만∼5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복구에는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전력회사들은 밝혔다. 카트리나는 여전히 북상하며 조지아와 테네시·켄터키 주에도 많은 비를 뿌려 피해를 키웠다.●“수만명 몇달 안에 집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카트리나로 인한 인적ㆍ물적 피해가 급증하자 크로퍼드 목장에서의 휴가 일정을 접고 31일 워싱턴으로 복귀, 정부 구호활동을 독려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피해 지역 주지사들도 총 7500명의 주 방위군을 소집하는 한편 행정력을 총동원해 구조와 복구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연료와 발전기를 실은 군용 험비와 트럭들이 복구작업에 나섰으며 미 국방부는 전함 5척과 8개 해군 구조팀을 침수지역에 급파했다. 미 적십자사는 29일에만 3만 7000여명의 이재민에게 텐트 등의 임시 거처를 마련해 줬으나 수만명이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예상했다.dawn@seoul.co.kr
  • 생활속 우주항공기술의 발견

    생활속 우주항공기술의 발견

    “아빠, 비행기는 어떻게 날아요?” “엄마, 우주여행은 어떻게 갈 수 있어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번쯤 듣게 되는 질문들이다. 이럴 경우 당황할 수도 있지만, 경기도 고양시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박물관을 찾아 자녀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것도 해결책일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 생활 주변 곳곳에 비행기와 우주선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파일럿이나 우주비행사가 가까운 이웃처럼 느껴진다. ●돼지저금통과 비행기의 구조가 같다? 하늘을 나는 원리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책상 끝부분에 종이를 올려놓고 종이의 윗면에 입으로 바람을 불어주면 종이가 위로 떠오르게 된다. 이는 종이 윗면의 공기 흐름이 아랫면보다 빨라져 윗면에 작용하는 압력이 아랫면보다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때 작용하는 힘을 양력(揚力)이라고 한다. 비행기에는 양력 외에도 지구가 비행기를 아래로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重力), 앞으로 나아가는 힘인 추력(推力), 공기의 저항인 항력(抗力) 등 4가지 힘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비행기의 몸체가 유선형인 이유는 윗면에 흐르는 공기의 속도를 증가시켜 양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또 비행기의 프로펠러 끝부분이 뒤틀려 있는 것은 추력을 고르게 발생시키기 위한 것이다. 특히 비행기의 구조는 복잡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기 쉽지만, 우리 생활 주변에서 같은 원리가 적용된 물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비행기 구조는 크게 트러스(Truss), 모노코크(Monocoque), 세미모노코크(Semi-Monocoque), 샌드위치 등으로 나뉜다. 먼저 트러스 구조는 지난 1903년 첫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형제가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막대기를 삼각형 모양으로 연결한 것으로 송전탑의 골격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초창기 비행기와 초경량 비행기에 주로 사용됐는데 설계 및 제작이 쉽다는 이점 때문이다. 하지만 충분한 내부 공간 확보가 어려워 대형 여객기나 화물기로는 부적절한 구조다. 모노코크는 하나를 뜻하는 희랍어인 모노(Mono)와 빈 껍데기를 지칭하는 프랑스어 코크(Coque)의 합성어다. 딱딱한 껍데기가 내부 공간을 보호하고 있어 돼지저금통과 같다. 이 구조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행기 크기를 키우는 데 제약이 많다. 세미모노코크 구조는 트러스 및 모노코크의 장점을 살린 것으로 합판과 각목으로 짜여진 가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미모노코크 구조는 내부 공간이 넓고 큰 힘에도 견딜 수 있어 거의 모든 항공기에서 채택되고 있다. 다만 많은 제작 비용과 고도의 기술 등은 부담이 되고 있다. 세미모노코크의 제작상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샌드위치 구조다. 얇은 두장의 판재 사이에 벌집 모양의 구조물을 접착해 하나의 판을 만드는 기술로 골판지나 라면상자를 떠올리면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같은 원리를 이해한 뒤 박물관 ‘비행 시뮬레이터’에 올라 비행기를 조종해 보면 좋다. 또 가상 비행체험실에서는 3차원 영상화면과 터치스크린을 통해 비행기를 여러 각도로 회전시키며 관찰할 수 있다. ●우주에서는 내 몸이 ‘날개’ 인간은 무방비 상태로 지상 9㎞에 올라가면 질소가 혈액 속으로 녹아들어 피의 흐름을 막기 시작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인간의 체내 압력에 비해 대기압이 낮아져 압력차가 커지기 때문이다.0기압인 우주공간에서는 자칫 몸이 터져버릴 수도 있다. 지상 20㎞가 되면 세포에 기포가 생기고 혈액은 끓어오르게 된다. 기압이 낮아지면 액체의 끓는점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높은 산에서 밥을 하면 물이 섭씨 100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어 밥이 설익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주에서는 상온에서도 인간의 혈액이 끓어오를 수 있다. 우주비행사는 이같은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고된 훈련이 필요하다. 우선 우주선이 지구의 인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초속 11.2㎞ 이상의 속도를 내야 한다. 이는 서울∼부산을 30∼40초면 달릴 수 있는 속도다. 따라서 우주비행사는 로켓이 발사될 때 생기는 엄청난 가속도와 급격한 중력 변화를 견뎌내야 한다. 원심력 발생장치를 이용해 실제 상황처럼 훈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물관에는 이같은 중력 저항 훈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사이버 인 스페이스’ 기구가 있어 ‘1일 우주비행사’로 나서 볼 수 있다. 또 우주공간에서는 중력이 작용하지 않아 위·아래 개념이 없고, 무게도 느낄 수 없다. 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 안의 중력도 지구의 100만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무중력 상태에서는 마찰이 없기 때문에 조금의 힘만 가해도 멀리까지 떠가게 된다. 오히려 한 곳에 가만히 있는 것이 힘들다. 지상에서 무중력 상태를 만드는 데에는 제트 비행기가 사용되기도 한다. 비행기가 높이 솟구쳤다 급히 떨어지며 순간적으로 무중력을 경험할 수 있다. 일반 사람들도 놀이공원에서 천천히 상승했다 빠르게 떨어지는 놀이기구를 통해 비슷한 체험을 맛볼 수 있다. 인간이 맨몸으로 우주공간에 나가게 된다면 끔찍한 결과가 예상된다. 진공상태라 공기가 없으며 인체에 해로운 우주선(Cosmic Ray)을 걸러줄 수단도 없다. 우주복을 착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우주복의 무게는 100㎏에 가깝다. 하지만 우주공간은 무중력 상태여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지구 중력의 6분의1 정도인 달에서는 100㎏의 우주복이 17㎏ 정도로 느껴진다. 박물관에는 우주복은 물론, 우주왕복선, 우주인용 식량 및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우주여행에 필요한 갖가지 신기한 물건들이 갖춰져 있다. 김경은 서울 영동중 과학교사 ●항공우주박물관 가려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한국항공대 내에 위치한 항공우주박물관은 지난해 7월 개관했다. 하지만 개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관람객 수가 5만명을 돌파할 만큼 인기가 좋다.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열고 있으며 입장료는 어른 2000원, 고등학생 이하 1500원이다. 박물관 방문 전 홈페이지(www.aerospacemuseum.or.kr)를 들러보는 것도 알찬 체험에 도움이 된다.
  • “정보통신시설 95% 서울 집중 테러땐 전국 인터넷망 마비”

    국내 주요 정보통신시설의 방호대책이 허술해 테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보통신시설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 천재지변이나 테러 발생시 전국의 정보통신망이 마비될 우려가 높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무총리실 정책평가위원회(위원장 허성관)는 29일 오전 중앙청사에서 이해찬 총리를 비롯한 46개 중앙행정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2005년 상반기 정부업무평가결과 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839개 주요 정책과제의 이행실태와 함께 국가기간통신망 현황 등 4개 특정과제의 관리실태를 종합 점검했다. 위원회는 우선 국가기간통신망 관리실태와 관련,“인터넷 사업자 간의 최종 연결점인 ‘데이터연동점’과 해외연결창구인 ‘국제관문국’ 등 주요 정보통신시설에 대한 방호대책이 미흡하다.”며 이들 시설에 대한 보안 및 방호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집적정보통신시설’의 95%가 서울에 집중돼 있어 천재지변이나 테러 발생시 전국의 인터넷망이 마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데이터 유통량 분산책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과제 중 금융회사 내부통제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금융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만큼 사고 빈발기관에 대한 제재강화, 사고위험성이 높은 거래에 대한 상시감시제도 도입 등의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녹색공간] 北 주석궁 정책실무자 귀하/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북한당국의 담당관 이름과 주소도 자세히 모르면서, 결례에도 불구하고 제가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최근 일련의 사태와 귀국(貴國)의 환경보호법,1995년의 시행령을 간단하게 검토해본 결과 귀국의 법률에 중요한 결함이 있어서입니다. 당신들은 우리가 노출된 현재의 위기에 동일하게 노출돼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당신들은 지금 누가 진짜 무서운 사람들인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군인들은 지난 10년간 귀국 군사지출비의 몇 배를 지출하면서 보다 강력한 공군과 해군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선량한 사람들입니다. 정치인들도 말은 무섭게 하지만, 그렇게 유능한 사람들은 아니라서 짧은 시간에 귀국 담당관들의 눈을 속이면서 전격적인 뭔가를 수행할, 그렇게 효율적인 사람들은 아닙니다. 진짜 무서운 사람들은 따로 있고, 당신들은 세계에서 가장 무섭고 효율적인 집단과의 전면전 앞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겁니다. 노무현 정부도 이들을 별 거 아니라고 여겼다가 정권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평당 2000만원’이라는 말을 아십니까? 서울의 작은 아파트들은 물론이고 현대중공업이라는 회사가 있는 울산에서도 얼마 전에 평당 2000만원이 넘는 땅이 나왔습니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시지요? 남한 땅을 팔면 캐나다를 여덟 개 사고, 심지어 귀국이 그렇게 무서워하는 미국 땅도 전부 사버릴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더 무서운 건 이 조직이 부녀회와 반상회 같은 세부조직, 즉 게릴라전의 편제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신들이 실제로 싸워야 하는 건 탱크와 비행기를 운용하는 남한의 군대가 아닙니다. 실제로 돈을 가지고 절대로 노출되지 않으면서 전격 작전을 수행하는 투기세력입니다. 평양의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될까요? 평당 가격으로 따지면 도라지아파트와 소나무타워, 두 개만 손잡아도 평양 땅을 전부 사버린다니까요. 아파트 1000만달러어치를 갖고 있는 사람 100명이 마음을 합치면 그렇게 된다는 얘기입니다.10억달러? 이 사람들에겐 돈도 아닙니다. 벌써 금강산에 골프장 4개나 들어갔고, 개성공단에도 골프장 허가가 났다지요? 조금 있으면 격자형 도로가 들어갈 거고, 그 옆으로 늘어선 땅에 대한 매입이 시작될 겁니다. 물론 당장은 아니지만, 당신들이 힘이 빠지면 가장 먼저 움직일 사람들은 이 사람들이 될 겁니다. 정말 무서운 사람들이지요. 문제는 이 사람들이 정부와 담당공무원, 그리고 지역정치인을 설득하고 매수하는 데 전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입니다. 현재 귀국의 환경보호법은 이걸 ‘정부기관’이 관리하게 되어 있는데, 지금은 몰라도 당신들이 힘이 약해지는 그 시점에서는 정부기관의 오래된 관료들은 이미 매수되고 당관료들은 “개발해야 산다.”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에 손을 들어줄 겁니다. 아직 입법의 능력이 있을 때 환경영향평가라는 제도를 법률에 도입하십시오. 물론 남한은 실패했지만, 이 때 주민동의와 함께 ‘광역생태평가’라는 말을 넣어놓으십시오. 물론 불충분합니다. 남한의 20년 역사가 그걸 증명했고요. 그리고 헌법에 환경소유권이라는 상징적 조항을 하나 넣어두십시오. 불충분하지만, 약간의 제어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사법계가 그때까지 부패하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지금 이걸 하지 않으면 남한의 농촌지역이 지난 3년간 무너진 것보다 더 무섭게 북한 전지역은 10년 안에 무너지게 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지방의 관료들은 조선시대부터 중앙에 의해 제대로 제어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특히 위기가 닥칠 때는 말입니다. 저도 귀국이 나름대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길 바라지만, 그 위기가 극복되었을 때 진짜 위기가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군요.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움직이길 바랍니다.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 30년전보다 30% 많아진 서울비

    30년전보다 30% 많아진 서울비

    어떤 것이든 정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비도 예외일 수 없다. 비가 적게 내리면 가뭄이 들어 물이 부족하고, 너무 많이 내리면 홍수가 나서 침수피해를 일으켜 시민들의 재산과 심지어는 생명까지 앗아간다. 서울시를 관통하는 한강에서는 과거 수차례 대홍수가 발생해서 엄청난 재산피해를 입혔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옛날부터 홍수는 바로 한강의 홍수를 의미했지만 도시화가 거의 완료되고 수방대책이 수립되어 있는 지금은 홍수피해의 현상도 많이 달라졌다. 서울시에는 30년전보다 강우량이 30%가량 더 내리고 있다. 또한 불투수층의 확대 등으로 배수시설 확대를 통한 치수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홍수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가정에서부터 지붕에 내리는 빗물을 받은 뒤 재사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 집중호우란?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피해로 애를 태우는 주민들과 피해를 복구하느라 분주한 사람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게 된다. 홍수피해에 관한 분석자료들은 최근 발생하는 홍수피해의 주된 원인을 돌발성 집중 호우로 파악하고 있다. 아무리 배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도 비가 돌발적으로 공간적, 시간적으로 집중해서 내릴 때는 홍수피해 방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비가 내리는 일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집중호우의 발생 횟수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장마시기에 홍수피해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는 내리는 형태, 계절 및 지역에 따라 여러 이름을 갖는다. 홍수란 비가 많이 와서 하천이 넘치거나 땅이 물에 잠기게 될 정도의 많은 물을 말한다. 오랫동안 걸쳐서 내리거나 그쳤다가 다시 내리기를 반복해서 계속되는 비를 장마라 하고, 짧은 시간 동안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호우라 하며, 이 호우가 지형적인 영향 등으로 어느 지역에 집중될 때의 비를 집중호우라 한다. 집중호우는 보통 1일 강우량이 연강우량의 10% 이상일 때이거나 1시간당 30㎜ 이상의 비가 올 때를 나타낸다. 1시간당 30㎜라고 하는 것은 비가 올 때 물컵을 놓아두면 1시간 동안 물컵에 3㎝정도 담겨지는 비의 양이다. 우리들은 청각이나 시각으로도 시간당 강우량의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간당 5∼10㎜ 강우에서는 보통의 빗소리로 들리지만 30∼50㎜에서는 양동이로 붓는 것처럼 세차게 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홍수피해 규모 최근의 홍수피해는 한강 등과 같은 하천의 범람에 의해 발생하기보다는 돌발성 집중호우가 발생할 때 지형적 여건으로 빗물을 해결할 수 없는 지역과 저지대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에서 홍수는 1950∼1960년대까지 10년에 1번 발생하고,1970년대 들어서는 5년에 1번, 그리고 1980년대 이후에는 3년이나 4년에 1번으로 발생하고 있다. 주요 특징으로는 홍수 발생주기가 빨라지고 있으며 규칙적으로 발생하기보다는 불규칙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홍수에 의한 피해는 과거에도 있었고 근래에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고려 인종 때에는 한강에 큰 홍수가 발생해 인가가 묻히고 떠내려가기가 헤아릴 수 없었으며, 조선조 태종 7년(1407년 5월)에 대홍수가 발생하여 산사태와 하천 범람으로 성안까지 물이 넘쳐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1925년에는 대홍수로 한강인도교 수위가 12.26m까지 상승해 물이 한강제방 위로 넘쳐 사망자가 404명에 이르고 가옥 유실 및 침수가 수만호에 달하는 큰 피해가 있었다.1930∼1940년대에도 하천제방과 하수도가 정비되어 있지 않아 홍수 발생시 무방비로 침수피해를 당했다. 최근 20년 동안 1984년,1987년,1990년,1998년,2001년에 홍수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2001년 7월 14∼15일 이틀 동안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발생해 막대한 홍수피해를 겪었다. 장마기간에 연강수량의 70%에 해당하는 852.1㎜(평년은 233㎜ 정도 발생)의 비가 내려 최근 30년 동안 세번째로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였다. 특히 7월 15일 새벽 2시 20분∼3시 20분 동안 관악구에 내린 1시간 최대강우량 156㎜는 지난 1998년 7월 31일 순천에서의 시간당 최대 강우량 145㎜를 상회하는 1000년 이상 빈도의 강우에 해당되는 많은 양이었다. 서울시의 빗물배제가 1시간당 74㎜로 정비되어 있는 것을 고려하면 2001년의 홍수피해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홍수 피해액에서는 1998년이 약 514억원으로 가장 많고,2001년도 약 219억원,1984년 203억원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수는 1984년 41명,2001년도 40명,1987년도 39명이었다. 그리고 건물피해 동(棟) 수는 2001년 약 1만 94375동,1998년 약 1만 40386동,1984년 약 1만 34964동으로서 2001년 7월 홍수피해의 규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특히 2001년 7월 홍수로 인한 복구액은 1361억원으로서 우리나라 전체 복구액의 7.3%를 차지했으며, 복구액과 재산피해액을 합하면 총피해액은 1580억원이 된다. 그러나 사망자 및 부상자들과 그 가족들의 피해정도를 고려하면 피해액은 추산액보다 훨씬 상회하게 되며, 이것으로 한해의 집중호우에 의해 발생하는 피해액이 얼마나 큰지를 어림잡을 수 있다. ■ 강우양상의 변화 어느 도시의 강우변화를 살펴볼 때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것이 연강우량, 연강우일수, 시간강우량, 집중호우 발생률 등이다. 우리나라는 강우량이 연도별로 750∼1680㎜로서 차이가 많으며, 계절별로 여름인 5∼9월까지의 4개월간 강우 집중도가 62%로 프랑스 40%, 일본 47% 등 선진 외국에 비해 편중돼 있다. 서울시의 강우 특성은 과거에 비해 전체적인 강우량이 증가한 가운데 집중호우도 증가하는 경향이다.1970년대에 연간 1231.5㎜에서 2000년대에는 1595.3㎜로 30% 증가한 현상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서서는 수차례의 집중호우에 의하여 연평균강우량이 증가하였다. 또한 집중호우에 해당하는 1시간당 30㎜ 이상인 강우도 1970년부터 현재까지 총 97회가 발생했으며 연대별로 점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1960년대 1.7회,1980년대 2.2회,1990년대에는 3.8회,2000년대에 4.0회의 집중호우 횟수가 이런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 홍수피해의 발생 원인 그럼 서울시에 홍수를 일으키는 주요원인은 무엇인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홍수는 기후변화와 토지이용변화가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기후 변화가 집중호우를 발생시키고 토지이용변화는 지표면을 불투수면으로 바뀌게 하였다. 우리나라는 하절기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 다습하고, 대륙과 태평양을 지나는 몬순의 영향으로 기후변화가 불규칙, 여름철에는 폭우를 동반하는 태풍이 내습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구온난화현상이 가중되어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8년 이래 불규칙적이지만 꾸준히 상승하였으며, 서울시는 개발되기 이전의 1960년대에 비하여 1.24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상변화와 집중호우의 발생건수는 통계적으로 연관성이 있다. 그러나 어느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더라도 비가 내린 장소에서 땅속으로 대부분 스며들게 되면 지표면으로 흐르는 비의 양이 줄어들게 되어 아무리 저지대라고 해도 침수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서울시는 토지이용변화에서 총면적 605.5㎢ 중 불투수면적률이 1962년에 7.8%에 불과했으나,1960년대 후반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1970년에는 18.6%로 증가했다. 그 후 꾸준히 증가하여 1982년에 37.2%가 되었고 2001년 현재에는 47.1%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외곽지역의 산림지역을 제외하면 시가화지역은 불투수면적률이 80%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면 서울시에 100에 해당하는 비가 왔다면 도시화되기 전인 1960년대에는 90% 이상의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었지만, 현재는 지표면이 아스팔트와 같은 불투수면으로 포장되면서 80% 이상의 비가 지표면으로 흘러 저지대로 일시에 유입되어 홍수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 홍수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 서울시는 지금까지 하천정비, 빗물펌프장 정비 및 증설, 하수관거 정비, 홍수 예·경보시스템 구축 등을 통하여 자연재해 특히 홍수로부터의 피해를 경감시키고자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결과 홍수재해가 상대적으로 감소되었다. 또한 하수관거는 강우시에 시간당 74㎜에 해당되는 비를 배제하도록 정비되어 있다. 빗물배제의 정비수준은 나라별 도시에 따라 비가 내리는 양상과 지표면에서 비가 흐르는 특성이 다르지만 외국의 경우와 비교하면, 일본의 도쿄 시간당 50㎜, 미국 시카고 73㎜의 정비기준과 비교하면 서울시가 결코 시간 강우량의 우수배제능력이 적게 정비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피해는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에 돌발성 집중호우에 의해 발생한 홍수피해를 기후변화에 의해 일어나는 이상 강우이고 피해를 자연재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이상강우가 이렇게 자주 발생한다면 이제는 정상적인 기후현상이고 정상적인 강우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더욱이 장마기간의 집중호우는 점점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우리들은 집중호우가 발생할 때마다 홍수피해와 막대한 복구비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과거에는 홍수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대부분이 지표면으로 흘러내리는 비의 양이 증가함으로써 저지대 등이 침수되고 있다. 개발에 의해 토지가 불투수면으로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서울시 전체가 강우시 지표면으로 흐르는 비의 양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빗물관리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피해 문제는 이제 서울시만의 과제가 아니다. 행정, 기업, 시민들이 협력하여 내리는 비를 가능한 지표면으로 흐르지 않고 땅속으로 스며들도록 침투시설(침투통, 침투측구, 침투트렌치, 투수성포장)과 빗물저류시설과 빗물이용시설을 주거지, 상업지 등의 도심지 적소에 설치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각 가정에서는 비가 스며들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 강우시 지붕에 내리는 빗물을 홈통에 연결된 1∼2㎥ 정도의 통에 저장하여 마당 청소용수나 조경용수로 사용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요구되고 있다.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시민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 [시네 드라이브] 관객을 외면한 ‘영화판싸움’

    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스크린쿼터 현안이 불거져도 다 모이기 어려웠던 간판급 제작자들이 지난달 28일 머리 맞대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스타와 매니지먼트의 파워가 너무 커서 영화를 못 만들겠다며, 급한 사정을 토로했다. 다음날 몇 년이 가도 나란히 앉기 힘들 한국 최고의 두 스타, 최민식 송강호가 똑같은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졸지에 “돈 밝히는 배우”가 됐으니 그들도 급했다. 두 스타의 집중 성토를 받은 강우석 감독,‘충무로 파워맨’인 그도 이번엔 된통 당했다. 그날 밤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에 그는 언론사로 두 배우에게 사과의 이메일을 보내왔다. 요 며칠 영화판 돌아가는 ‘그림’은 정말이지 한 편의 드라마다. 충무로는 지금 설왕설래로 분분하다. 제작사와 배우, 매니지먼트사가 여태 이렇게까지 낯을 붉힌 적이 없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충무로 파워맨의 ‘설화’를 놓고도 쑥덕공론이 많다. 강 감독이 스타 개런티 논란의 ‘판’을 키우려 작정하고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느니, 그렇지 않고서는 국내 대표배우의 실명이 그렇게 무방비로 언론에 노출되게 하진 않았을 거라는 등. 진실이 어느 쪽이든, 밥그릇 싸움이든 아니든 그게 중요하진 않은 것같다. 영화판의 묵은 상처들이 대중 앞에서 터져 시시비비를 가려보는 일도 나쁘지 않을 것이므로. 무엇보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표준제작규약을 만들겠다고 이례적 선언을 했다. 영화수익의 고른 분배, 수익금의 원활한 재투자 등을 위해 지금의 고비용 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다. 이참에 이창동 감독을 초대교장으로 60여개 제작사들이 공동출자해 연기자 학교도 세우겠다고 했다. 이 대안들이 과연 천정부지의 스타 몸값, 일부 매니지먼트사의 스타파워 남용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는 한참을 더 두고볼 일이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를 숨죽인 채 지켜보며 누구보다 큰 기대를 품고 있는 쪽은 제작현장의 스태프들이 아닐까 싶다.“제작자들보다 사정이 훨씬 급한 게 현장의 ‘손발’인 스태프들의 처우개선이었다.”는 따가운 지적도 어느 때보다 많다. 기왕에 ‘판’이 벌어졌으니 어느 쪽이건 주먹만큼의 소득이라도 건져야 하겠다. 영화를 보며 꿈을 꾸고 싶었던 이들에게,‘돈 밝히는 배우’ 해프닝으로 영화 볼 맛이 똑 떨어져버린 애꿎은 영화팬들에게, 최소한의 보상을 해주려면 말이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남학생과 가장 많이 상담한 여교수

    남학생과 가장 많이 상담한 여교수

    남몰래 털어놓는 비밀은「성의 고민」이 으뜸 <말하는 이> 정희경(鄭喜卿)씨 : 성균관대학교 여학생처장 「기대」의 중압감 때문에 30%가「노이로제」증세 - 그 동안 맡으셨던 상담 실례는 대략 몇 건쯤 되나요? 『2백건은 훨씬 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여학생처장이란 행정직에 있어 심한「케이스」만을 다루고 있지만 일선 상담역을 맡았을 때도 하루에 3명 이상을 만난 때도 있었고 주(週)평균 10명은 만났으니까요』 - 상담해 오는 남녀학생의 차이는? 『남학생이 훨씬 적극적으로 상담을 청해 옵니다. 여학생은 거의 상담을 원하지 않고 있는 듯해요』 -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문젯거리는 대개 어떤 것일까요? 『학교에 따라서 또는 환경에 따라서 문제가 사뭇 달라집니다. 세칭 1류교 학생들은 주위에서 거는 기대의 중압감 때문에 거의 30%의 학생이「노이로제」증상이고 심한 경우는 발작마저도 일으키더군요. 또 중압감 때문에 능력 있는 학생들이 열등감에 빠져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반대로 2류대학에서는 하고 싶은 것을 못했다, 가고 싶은데 못갔다는 등으로 우울감, 열등감에 빠져「콤플렉스」를 느끼는 경우 등 문젯거리가 다양합니다』 춘화(春畵)필름 훔쳐보고 사창(私娼) 출입한 고관아들 - 그들이 남몰래 털어놓는 비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상담 실례를 들어주셨으면. 『상담 실례는 들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경우 하나만 들어 보겠습니다. 1류대학 1류학과에 다니는 고관의 아들이었어요. 자살소동을 몇 번 일으켰던 학생인데 찾아왔더군요. 아버지가 첩을 두었어요. 따라서 가정불화가 잦은 집에서 자랐고 부모들과의 거리감을 느끼며 자라난 학생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어른들이 보는 춘화「필름」을 훔쳐보게 된 후부터 심한 자위행위를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고등학교 3학년 때 학교 갔다 오는 길에 창녀에게 붙들려가서 첫 성 경험을 가졌답니다. 그 뒤부터 창녀집 만성출입자가 되고…. 갈 때는 정신없이 가지만 돌아올 때는 심한 죄의식으로 머리가 썩어가는 것 같고 자책감 때문에 자살소동을 부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에 의욕을 잃고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한 학생을 1년 반쯤 상담, 정신과 의사와 협력하여 치료한 일이 있습니다』 대학가의 두통거리는 의외로 이런 성의 고민으로부터 시작된다. 80% 이상(밝히지 말기를 부탁)으로 추산되는 남학생이 성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 불행히도 대상이 애인이나 부인이 아니고 창녀에 의한「강제」로 시작되기에 이들은 더욱 괴로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이나 이론에서는 기성세대보다 무척 보수적인 요즘 젊은이들은 실제로는 무척 개방적이며 무방비상태라는 이야기. 「성적(性的)긴장」풀어주는 「프로그램」만들어야 - 젊은이의 남녀관계에서 오는 문젯거리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들은 가장 혈기가 왕성한 층이기 때문에 성적 긴장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긴장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줘야 합니다. 요즘 YWCA나 YMCA에서 하는 민속춤, 사교춤 등의 모임이 그런 의미에서 좋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밖에도 명작에 나오는 연애 얘기를 읽음으로써 또 적당한 운동으로써 해소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성은 무척 상징적인 것이므로 승화시킬 수 있는 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교수엔 불신·부정적 졸업 때까지 이름 몰라 - 그들의 교수와의 관계는 어떤지요. 『교수들이 이해하지 않으려 하고 있고 또 어떤 면에서는 그들을 무서워 하기 때문에 교수에 대해선 무척 부정적이고 또 불신합니다. 대학 4년 동안 교수와 학구적인 면이나 인격적으로 면담한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는 졸업할 때까지 교수의 이름도 모르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학점이나 결석일수를 교수와 흥정하는 외에는 거의 만나기도 싫어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 교우관계는? 『고교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한 교육을 전혀 못 받았기 때문에 친구간에 또는 사회생활 하는 방법이 외국에 비해 무척 졸렬합니다』 반항원인 95%가 가정 기숙사제도 꼭 필요해 - 학생들의 문제 중 근본적인 원인이 가정이나 부모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내가 만난 학생의 95% 이상이 반항의 원인이 가정이나 부모의 문제였습니다. 가정은 외적인 조건보다는 분위기가 중요한 것입니다. 가족관계가 조밀해서 지나치게 어린애 취급을 받기 때문에 성인으로서의 역할을 못합니다. 또는 하숙을 하는 데서 오는 문제, 자취, 친척집에서의 기거 등 가족관계나 주택문제가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기숙사 제도가 꼭 필요합니다. 자기집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하니까요』 - 결혼관은? 『남자들은 말로는 사랑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합니다』 여학생은 의존심 강한 게 병 꿈은 좋은 차·예쁜 아내·집 그러나 상담 실례를 보면 그렇지도 않아 외부적인 조건들을 많이 따진다는 것. 조건 자체는 결혼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정교수의「어드바이스」. 여학생에게는『의존심이 강하다』는 게 가장 큰 병이다. 『상대방 남자가 싫어져 그만두는 경우도 찔찔거리고 우는 바보 같은 짓을 예사로 한다』는 것. 여대생쯤이면 자기 나름의 삶이 있을 텐데 좋은 남편감을 고르는 게 더 큰 관심거리고 고르는 것도 부에 치중하는 경향이라는 것. 처음부터 가정을 지키겠다는 태도가 아니라 다른 것(취직·유학) 등을 해 보다 안되면 결혼한다는-. 4, 5년 전만 해도 심각한 문제였던 전망이 없다는 데서 오는 불안감이나 고민은 차차 적어지는 것 같은 경향이란다. 자기만 똑똑하면 취직을 할 수 있으리라는 신념을 갖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적어도 애인이나 부부간에는 서로 나쁜 점을 고친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있는 그대로 장점만을 취해서 살아야-』 현실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의 태도는 선도의 힘만 있다면 긍정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염려할 것은 못 되는 것. - 젊은이들의 꿈은 어떻게 변해 왔나요? 『전에는 허황하기는 했어도 국가적이고 세계적이었던 꿈이 개체화하는 현실에 알맞도록 변해가고 있습니다. 서구식으로「좋은 차·예쁜 아내·좋은 집」이 최상의 꿈이 되어 버렸습니다』 열등감 위장한 겉 꾸밈 양면적인 성격을 띤 젊음 - 여대생의 허영은? 『여자들은 어려서부터 심한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옵니다. 그것이 마음 속 깊이 숨어있어 그 열등감을 위장하기 위해 겉 꾸밈이 필요한 것입니다. 나무랄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느껴집니다』 기성세대보다 오히려 보수적이고 비판적인 가치관을 가진 요즘의 젊은이들은 실제 행동에서는 반대로 전위적으로 나타나 양면적인 성격을 띠우고 있는 게 현대 한국의 대학생들이라는 결론이다. [ 선데이서울 68년 10/27 제1권 제6호 ]
  • [사설] 초보기술에 뚫린 인터넷뱅킹

    인터넷뱅킹 이용자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예금을 훔쳐낸 사건이 터져 정보화사회에 또 하나의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이번 해킹 프로그램은 컴퓨터 사용자가 범인들이 올린 특정 게시판 글에 접속하는 순간 자동으로 설치되며, 문자·숫자·기호 등 자판을 칠 때마다 그 내용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키 스트로크(key-stroke) 방식이 동원됐다고 한다. 이는 초보수준의 해킹실력만 있으면 가능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적이다. 보안이 생명인 정보화사회가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보통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예금주의 개인정보가 통째로 노출된다면 어떻게 마음놓고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해킹당한 해당 은행들은 불법인출 책임을 예금주에게 돌리는데, 그건 설득력이 약하다. 보안벽이 3중 4중으로 돼 있어 절대 안전하다고 큰 소리치지 않았는가. 현재 인터넷뱅킹 등록고객은 2257만명에 이른다. 바쁜 사회에다 편리함 때문에 이용자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도 초보기술에 속수무책인 보안장치를 설치해 놓고는 할 일을 다했다고 변명한다면 곤란하다. 은행들은 인터넷뱅킹 피해를 해당 고객이 전적으로 떠맡도록 한 전자금융거래 기본약관(23조 손실부담 및 면책)만 들이댈 게 아니다. 보안벽을 보다 완벽하게 설치함은 물론이고 인터넷 금융거래에 따른 고객 피해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은행 외에 일부 증권사와 카드사, 인터넷쇼핑몰 등도 이와 유사한 해킹에 무방비라고 한다. 당국은 이 기회에 전자거래 전반에 대해 철저한 점검을 벌여 허점을 보완하기 바란다.
  • 伊 네오 리얼리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 3일부터

    伊 네오 리얼리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 3일부터

    “나는 삶에 대해서 고정된 생각을 갖고 싶지 않다.”는 본인의 말처럼,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을 한 마디 표현으로 규정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술영화 감독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그는 영화를 통해 여러 가지 스펙트럼, 패러다임의 흔적을 남겼다. 처음엔 네오 리얼리즘에서 시작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영상 언어의 길을 탐색했다. 이 때문에 ‘가장 논쟁적인 요소가 많은’‘예술영화 감독으로서는 대중에 보다 가까운’‘신기의 영상 언어의 마술사’란 수식어가 붙는 감독이다.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1920∼1993) 회고전이 서울 낙원동 필름포럼(구 허리우드 극장)에서 3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영화 ‘길’ ‘달콤한 인생’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그는 1942년 영화와 인연을 맺은 뒤 로셀리니 밑에서 조감독을 하며 ‘무방비도시’(1945) ‘파이잔’(1946)의 각본을 썼다. 2차 대전이 끝난 1950년에는 ‘백인 추장’으로 감독 데뷔를 했다.1954년에는 출세작인 ‘길’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그의 24편의 장편 가운데 11편, 다큐멘터리 1편 등 12편이 선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대표작이자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길(La Strada·1954)’과 ‘8과 1/2(Eight and a Half·1963)’, 그리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1959)’. 이밖에 데뷔작인 ‘백인 추장(The White Sheik·1950)’,‘비텔로니(I Vitelloni·1953)’,‘영혼의 줄리에타(Juliet of the Spirit·1965)’,‘사티리콘(Satyricon·1969)’,‘광대들(Clowns·1970)’,‘로마(Roma·1972)’ 등과 자신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펠리니:나는 허풍쟁이’(Federico Fellini:I’m a Big Liar·2002)도 볼 수 있다. 낮 12시30분부터 하루 네 차례 상영. 관람료 7000원(회원 5000원).(02)764-6236.http://filmforum.co.kr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대우건설, 외국투기자본 먹잇감

    대우건설, 외국투기자본 먹잇감

    대우건설을 잡아라. 대우건설 매각 시기가 점점 다가오면서 누가 인수할 것인지를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말로 예정된 대우건설 매각에는 외국 자본과 토종 자본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외국투기자본이 무차별적으로 달려들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M&A)에 걸려들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알토란 건설사, 매수 경쟁 치열할 듯 자산관리공사는 당초 예정대로 연내 대우건설 보유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주식은 자산관리공사가 45.33% 보유한 것을 비롯, 채권은행 등 채권단이 100% 갖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M&A시장에서 나올 대형 매물 중 하나이며 알토란 건설사라는 점에서 국내외 자본들이 모두 군침을 흘리고 있다. 한 M&A전문가는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수익률이 최소한 50∼6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위기 이후 침체를 거듭하던 대우건설은 그동안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를 앞당겨 건전한 건설사로 다시 태어나는데 성공했다. 2000년 12월 기업 분할 당시 578%에 이르던 부채비율을 지난해에는 152%로 낮췄다.4년동안 무려 1조 9000억원의 빚을 갚았다. 수주 실적은 3조 4201억원에서 6조 624억원으로 늘었다. 자산관리공사는 매각 대금을 가장 많이 제시하는 기업에 팔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외국 자본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자금 가운데는 군인공제회 등이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자금력이 풍부한 건설사가 실적을 키우기 위해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어느 기업보다 M&A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사냥꾼’먹잇감에 무방비 노출 문제는 외국 투기 자본이 인수할 경우 돈 되는 자산을 빼돌리고 껍데기 회사만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제한 경쟁입찰방식 매각으로는 외국 투기자본의 무차별 M&A를 막을 수 있는 길이 없어 남광토건이나 한신공영처럼 투자를 가장한 기업 사냥꾼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서는 건전한 자본가를 찾는 한편 우리사주조합 등에 의한 인수·합병이 바람직하지만, 현행 법테두리 안에서 적대적 M&A를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매각작업이 본격화되면 투기적 자본이 대거 달려들 공산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영진M&A연구소 김영진 소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외국 자본의 진출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 없고, 단독 경쟁으로는 선진화된 그들의 전략·전술을 따라잡기 어렵다.”면서 “국내 자본이 뭉쳐 외국 자본에 대응할 수 있는 M&A기법을 개발해 경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또래메일’ 확산으로 어린이 보호하자

    이메일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스팸메일의 무차별 공격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메일 서비스를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 하루에 들어오는 이메일의 69%인 4억 9000만통이 스팸메일이라고 한다. 다른 서비스업체까지 합친다면 이메일 사용자 한 사람이 하루에 받는 스팸메일은 수백통을 훌쩍 넘는다. 스팸메일 차단장치를 운영하지만 85%밖에 차단할 수 없다고 한다. 스팸메일의 경제적, 정신적, 시간적 피해를 따진다면 인터넷 세계 최강국이라고 자랑하기에 부끄러울 지경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청소년들과 어린이들도 어른과 똑같이 음란·도박 등의 스팸메일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생의 27.4%와 중학생의 52.2%가 스팸메일을 통해 음란사이트에 접속했다는 통계도 있다. 물론 단속과 엄벌이 최상의 방책일 것이다. 하지만 단속과 처벌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단은 인터넷사업자와 학부모들이 나서서 자식들을 보호할 수밖에 없다. 때맞춰 서울신문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스팸메일이 없는 ‘또래메일’ 보급에 나서 19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사이트의 회원 정보에 14세 미만이라고 선택하면 등록된 상대로부터만 이메일을 받아볼 수 있어 원천적으로 스팸을 차단할 수 있다. 인터넷은 문명의 이기임은 분명하지만 청소년들에게 음란문화를 확산시키는 등 양면성도 갖고 있다. 그래서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는 안심하고 인터넷을 사용하고 익숙해질 수 있도록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스팸없는 어린이 세상’ 캠페인에 부모들이 적극 호응하고, 다른 이메일 서비스업체와 정보통신부도 동참하면 좋을 것이다.
  • [사설] ‘폭력 공화국’ 오명 벗을 때 됐다

    최근 한 인기 개그맨이 방송국 후배들에게 건방지다고 ‘원산폭격’을 시키면서 각목 등으로 때려 경찰에 입건됐다. 후배 한 사람은 전치 6주의 상처까지 입었다고 한다. 방송국 옥상과 분장실에서 여러 차례 폭행이 이루어졌다고 하니 우발적인 다툼으로 보기도 어렵다. 폭력을 행사한 사람도 문제지만 폭력을 조직 사회의 필요악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크게 우려된다. 우리 사회는 폭력에 대해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주변의 폭력에 대해 무감각한 일면도 있다. 조직폭력은 말할 것도 없고 가정폭력이나 학교폭력 등도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운동선수들이 감독이나 코치로부터 폭행당했다는 고발도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온다. 주위에 폭력이 없는 곳이 없다. 국회에서도 폭력사태가 빚어지고 시위현장에서도 폭력은 여지없이 등장한다. 어느 집단이나 이름 뒤에 ‘폭력’이라는 수식어만 붙이면 이미 익숙한 용어가 돼 버리고 만다. 최근 정부가 학교, 조직, 사이버, 정보지 폭력을 4대 폭력으로 규정하고 총력전에 돌입한 것도 폭력이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내고 있다. 경찰의 통계에서도 살인, 강도, 절도 등 주요 범죄는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보다 적은데, 폭력은 일본의 10.4배, 독일의 3배, 미국의 1.7배나 된다고 한다. 급한 민족성이나, 그릇된 음주문화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 분위기가 여전하다는 데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제 폭력을 미화하는 어떤 시도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 사법 당국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국민 모두가 폭력의 감시자가 돼 ‘폭력 공화국’의 오명을 씻어야 한다.
  • [어린이 유해물질 노출 실태] 중금속·환경호르몬에 무방비…대책은 ‘느림보’

    [어린이 유해물질 노출 실태] 중금속·환경호르몬에 무방비…대책은 ‘느림보’

    아이들의 건강이 위태롭다. 대표적 ‘환경 약자’인 어린이들이 일상 생활환경의 유해물질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이 실제로 아이들에게 어떤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조사는 지금까지 사실상 ‘전무’한 상태였다.1일 국립환경연구원이 내놓은 이번 보고서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당국은 어린이 건강보호를 위한 대책을 나름대로 고심 중이지만 부처간 엇갈린 이해관계 등으로 발걸음이 한참 더디다는 평가다. 이번 조사(2003년 6월∼2004년 6월)는 환경연구원과 서울대·영남대·인하대 등이 공동 수행했다. 도시(대구 S초교)와 농촌(울산 E초교), 어촌지역(경북 K초교)에서 1개교씩 골라 설문조사와 건강검진, 중금속의 생체노출 정도와 신경계 영향 등 다방면에 걸쳐 심층조사를 벌였다. 평균 혈중 납 농도는 혈액 ㎗당 2.68㎍(마이크로그램·1㎍=100만분의 1g)으로 안전기준을 넘어서지는 않았다. 성인의 경우 50㎍ 이상이면 신체적 이상이 나타나는데, 선진국에선 유해물질에 취약한 아이들의 ‘의학적 우려수준’은 10㎍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저농도의 납에 노출되더라도 신경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결과 드러났다. 환경연구원은 “생활환경 주변으로부터 저농도의 납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아동의 신경계 발달과정이 영향을 받아 지능지수가 낮을 수 있다는 외국 연구결과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지역 초등생 검사결과 주목 이번 조사는 자칫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잠재적 폭발력을 갖고 있다.1997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된 울산공단 지역 초등학생의 평균 납 농도(5.1∼5.4㎍)가 이번 조사보다 두배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그래프 참조).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중 울산공단 초교생에 대한 추가적 검사결과를 내놓고, 내년엔 경기 시화·반월공단 초교생에 대해서도 같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혈중 납 농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공단지역 학생들의 지능이 낮거나 인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사회적 파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납 노출은 ▲중금속 오염원(광업이나 제련소가 있는 도시) 인근 거주지역과 ▲납 성분이 든 페인트가 벗겨지고 있는 오래된 집에 사는 아동들 ▲주요 교통요지에 사는 아동들에게서 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원은 “뇌가 빠르게 발달하는 유아기의 납 노출은 특히 위험한데, 이 시기의 인지기능 감소는 나중에 혈중 납농도가 감소하더라도 부분적으로 회복될 뿐이라고 보고돼 있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환경호르몬도 대거 검출 중금속뿐 아니라 환경호르몬(내분비계장애물질) 노출도 심각한 상태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최근 놀이방매트와 어린이옷, 장난감 등 23개 제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와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등이 대거 검출됐다. 환경호르몬은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켜 정상발육을 저해하고 생식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시모는 “1998년 컵라면 용기의 환경호르몬 논란 이후 정부는 일이 터질 때마다 땜질식 처방을 하고 있다. 어린이 건강을 위한 안전관리특별법 제정 등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 등의 인체영향에 대한 장기추적 사업(2003∼2022년)에 이어 올해는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공동으로 10세 이상 아동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민 혈중 중금속 오염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환경부가 환경보건정책과를 별도 조직으로 신설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인데, 요컨대 정부의 환경정책 무게중심이 물·대기·토양 등 오염매체에서 사람의 건강을 염두에 둔 수용체로 옮아가는 단계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의식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환경연구원 김대선 환경역학과장)라는 자체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어린이의 유해물질 심각성이 오래 전부터 문제제기돼 왔고, 선진국에선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경우 성과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일례로 올해 초 어린이용 풍선에 든 유해물질이 사회문제화되자 환경부는 ‘어린이용품 유해성 사전검증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몇달 지나지 않아 벌써 유야무야 상태다. 관계자는 “사전검증제 도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산업자원부 등의 입장과 상충돼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건강보다는 산업계 등에 미치는 파장이 더 중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열린세상] 폭력을 키우는 사회/김민숙 소설가

    어제 저녁 초등학교 교사로 있는 질부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해왔다. 학생의 일기를 읽었는데, 지난 6년동안 네 살 위인 오빠로부터 상습적으로 매를 맞았다는 것이다. 아이를 불러 저간의 사정을 알아보니, 아이의 오빠는 동생이 뭔가 잘못을 해서가 아니라 제 기분이 나쁘다고, 아이를 때리는 것으로 분풀이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머니께 일렀지만 어머니는 오빠를 야단치며 때렸고, 그 뒤로 그 때문에 더 많이 맞게 되어 이제는 어머니에게도 말할 수가 없단다. 더구나 어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아 늘 병원 출입이고, 직장 일로 바쁜 아버지에게 말했다가 지겹다는 짜증만 들었다는 것이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면 과외선생이 집에 오는데, 과외를 마치고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나가는 6시까지 두시간(이때는 부모도 대개 집을 비우는 시간인데)이 오빠의 폭력시간이 되는 셈이다. 아이는 오빠의 발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뛰고 몸이 떨린단다. 그렇잖아도 아이의 얼굴이 늘 그늘져 보여 걱정했다는 질부는 우선 아이가 오빠로부터 맞는 것이라도 피하자고 과외가 끝나면 곧바로 다시 학교로 나오라고 했더니, 아이가 약속대로 학교로 왔더란다. 어지간하면 한번 집으로 간 아이는 귀찮아서라도 다시 학교로 오는 법이 없다. 퇴근길에 질부는 학교와 가까운 자신의 집으로 아이를 데려가서 피아노 레슨 시간이 될 때까지 같이 있었는데 아이의 몸에서 멍자국을 보았다. 아이가 선생이 볼 일기에 그런 이야기를 쓴 것은 이제 그 공포를 혼자 견딜 수가 없어서, 구해달라는 신호를 보낸 것인데,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지 도무지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의 다른 아이에게 맞았다면, 우선 때린 아이나 그 부모와 면담을 하는 것이 순서겠지만, 이 가해자는 형제여서 문제가 너무 미묘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경제적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어서 가정교사까지 두는 집에서 아이들의 폭력상황에 눈 감고 있다면 다짜고짜 학교선생이 아는 척하는 것이 더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을 터였다. 딸아이의 호소에 아버지가 지겹다고 대답했다는 것도 걸리는 대목이었다. 이가정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고,6년이나 지속된 그 오빠의 폭력성도 틀림없이 병적인 것이라 보여, 치료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되지만, 질부가 직접 그 일에 접근해서 부모를 설득하는 것이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아무래도 이 일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싶어서 우선 아동폭력방지센터나 청소년상담소 같은데 전화를 걸어 도움을 얻어보라고 말했지만, 전화를 끊고 나서도 답답한 마음이 가시지를 않는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이렇게 가까이, 이토록 끔찍한 폭력의 현장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던 것일까? 지금 40∼50대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도 몇 학교에 제한된 일이었지만 폭력서클은 있었다. 마치 무슨 신화처럼 그런 서클에 대한 이야기가 떠돌긴 했어도 그들은 다른 폭력서클과 싸울 뿐 일반 학생을 괴롭힌다고 들은 적은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학교에서 몸으로 싸우는 친구를 본 적이 없다. 더구나 여학교에서는 말다툼이나 편지를 이용해 싸웠고,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와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강도 높은 싸움이었다. 이건 정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일인가. 꼭 이십년전 시골에서 사귄 중3 여학생으로부터 그 시골의 여학생들이 학교 교실에서 몸싸움을 하고, 더구나 친구들이 아무도 말리지 않고 신나서 구경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놀란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 이런 이야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잔인한 폭력들이 어린 아이들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심지어 왕따보험이 생겼고 그것이 날개 돋친 듯 팔린다고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누구 하나의 힘이나 무슨 상담센터의 힘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다. 지난 20년 사이에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변했는지, 얼마나 많은 폭력들에 노출되어 있었는지 사회 전체가 반성하고 다같이 나서서 우리의 미래를 바꾸어야 한다. 김민숙 소설가
  •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 박사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 박사

    “난청을 그냥 소리를 잘 듣지 못해 불편한 질환쯤으로 여기는 것은 정말 위험한 생각입니다. 난청은 세상과의 소통을 막는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안팎에서 ‘난청 박사’로 불리는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 소장 겸 이비인후과 교수 이광선(55) 박사는 진지하게 난청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예컨대 태어날 때부터 듣지 못한 사람은 말을 배우지 못하고, 말을 모르니 글을 익히지 못해 자신 외에 누구하고도 교감을 나누지 못한 채 고립된 삶을 살게 되지요.” 그를 만나 난청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난청은 세상과의 소통 막는 벽” 난청이란 어떤 상태이며, 이를 질환으로 봐야 하는가. -귀의 기능적 장애로 의사소통이나 소리 감별이 어려운 상태로 통상 청력검사에서 25㏈(데시벨) 이상의 손실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물론 중요한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난청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간단하게는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눈다. 선천성의 경우 신생아 질환중 발병률이 가장 높아 해마다 1000명 이상이 새로 발생한다. 물론 절대수로 보면 후천성이 단연 많다. 난청의 원인은 어디에 있나. -선천성은 유전, 임신기의 풍진이나 바이러스 감염, 산모의 약물 복용, 분만 손상 등이 원인이며, 후천성은 4∼15세 소아기의 경우 중이염, 이관염, 아데노이드 증식증, 비인두염 등이, 성인이 되어서는 감기나 급성전염병, 소음 외상, 약물중독, 메니에르병, 내이염, 청신경 종양 등이 주요 원인이 된다. 또 노화에 따른 노인성 난청도 많다. 주요 원인질환의 특성은 무엇인가. -급성 및 삼출성 중이염은 학령기 아동에게 흔한 청력장애 원인으로, 감기를 자주 앓는 어린이가 텔레비전 앞에 바짝 다가앉거나 부르는데 반응하지 않는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만성 화농성 중이염도 난청의 중요 원인으로 급성 및 삼출성중이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생긴 경우가 많다.40세 이후에 나타나는 노인성 난청은 처음에는 고음 영역에서 시작해 점차 대화가 어렵게 된다. 이 경우는 감각신경성 난청이어서 치료가 쉽지 않다. 소음성 난청도 빼놓을 수 없다.90㏈ 정도의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오기 쉽다. 이 박사는 특히 생활환경이 초래하는 난청을 우려했다. 도시의 경우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소음이 많아져 우리가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새 귀가 엄청난 혹사를 당한다는 것.“지하철 내의 소음이 보통은 80㏈ 안팎인데,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음악소리를 들으려면 적어도 90㏈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걸 매일 되풀이하면 청력 손상을 피할 수 없지요. 청력 신경은 무리하게 사용할수록 많이, 그리고 빨리 망가진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지하철서 음악청취, 청력손상 소지 난청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급증하고 있다. 고도난청 유병률은 전국민의 1% 정도지만 60세를 기준으로 40㏈의 기준을 적용하면 유병률이 10%로 크게 늘어난다. 특히 MP3 등을 선호해 소음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 상당수가 잠재적 난청 환자여서 유병률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난청의 진단은 어떻게 하며 진단기준은 무엇인가. -진단은 다양한 청력검사로 이뤄지며, 진단을 통해 병소와 원인을 파악한 뒤에야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유아와 노약자는 청력 저하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말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진단 기준은 일반적으로 25㏈, 즉 새소리나 시냇물 소리 정도를 못들으면 난청 소지가 높다고 본다. 물론 노인성은 이 기준을 넘는 경우가 많다. 난청도 자가검진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그 유효성은 어느 정도인가. -난청의 최초 증상은 이명증으로 이 정도는 자가검진이 가능하지만, 사람마다 장애 음역이 달라 일률적으로 기준을 적용하기가 쉽지는 않다. 즉, 자가검진이 난청을 거르는 방법이지만 증상이 있다고 모두 난청은 아니다. 이 박사는 흔히 가는 귀가 먹은 경우도 난청이라고 정리했다.“고음 청력이 떨어지면 1대1 대화는 가능하지만 주변이 조금만 시끄러워도 상대방의 얘기를 못듣게 됩니다. 즉, 고음 청력에 문제가 있어 흔히 고음으로 발성되는 단어의 받침을 알아듣지 못해 상대방이 ‘밥’이라고 말하는데 ‘밤’이라고 알아듣는 등 사오정식 대답을 하기 일쑤인 경우지요.” 난청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에 생긴 문제는 치료가 어렵지 않지만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기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일단 손상된 신경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보청기나 달팽이관 기능을 대신하는 인공와우를 사용해야 하는데, 다행인 것은 올해부터 보험이 적용돼 종전보다 훨씬 저렴하게 인공와우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난청의 조기발견이 갖는 의미를 설명해 달라. -선천성인 경우 3세 이전에 발견되면 80∼90%가 정상화되지만 7살을 넘기면 정상화 가능성이 20∼30%대로 낮아진다. 뇌가 3세까지 급속하게 자라 그 후에는 말을 배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후천성인 경우에도 거의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렵고, 그럴수록 치료 또한 어렵다. ●‘난청 조기발견’ 국가적 관심 절실 그는 우리도 미국처럼 갓 출생한 유아들의 청력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때 발견하면 대부분 정상인으로 살 수 있는데도 간단한 검사를 안해 수많은 사람들이 평생 농아가 되는 것은 국가적인 불행이라는 것. 그는 이어 현재 보청기에 적용되는 정부보조 외에도 난청 환자들이 대부분 노동력을 상실한 소외계층인 점을 감안, 인공와우 수술 후의 언어치료 비용을 보험대상에 포함시키는 것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난청 예방법을 묻자 그는 정색하고 이렇게 답했다.“소음으로부터 귀를 지켜야 합니다. 청력이 소모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 이광선 박사는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고려대의대 교수▲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메사추세츠안이비인후과 연구원▲대한이비인후과학회 간행이사·학술이사·섭외이사▲대한두개저학회 특별이사▲인공와우 수술 300례 및 만성중이염 수술 3500례 수행▲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 소장 겸 이비인후과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전자파 ‘건강 위협’ 본격대응 신호탄

    전자파 ‘건강 위협’ 본격대응 신호탄

    전기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조차 어려울 법하다. 공기를 숨 쉬듯 전기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게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전기가 주는 풍요로운 혜택만큼이나 그늘도 짙어가고 있다. 전기가 흐르는 곳엔 언제나 존재하는 전자파 때문. 길가의 전선이나 집안의 가전제품, 전철 같은 교통수단, 사무실의 각종 기기, 휴대폰 등 전자파는 사실상 현대인의 일상을 언제, 어디서나 포위하고 있다. 마이크로파 등 인체에 열(熱)작용을 일으키는 일부 전자파의 유해성은 과학적으로 이미 입증됐다. 하지만 전자제품, 전철, 송전선로 같은 극저주파(0∼1㎑)에 의한 자극(非熱작용)에 대해선 학자마다 엇갈린 연구결과를 내놓는 등 지난 1980년대부터 20여년동안 유해성 논란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적어도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데 대해선 별다른 이견이 없다. 움직일 수 없는 물증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심증만큼은 굳힌 셈이다. 이에 따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에서는 갈수록 전자파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가면서 권고·규제기준 설정 등 정책 반영의 폭과 깊이를 넓혀가는 중이다. ●“국민건강 영향 감안한 지침” 환경연구원이 이번에 제시한 ‘안전거리 지침’도 이런 국제적 추세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최소한 이 정도는 떨어져 있어야 안심할 수 있다.”는 기준인데, 우리나라도 전자파의 ‘건강 위험성’에 대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장성기 실내환경사업단장은 “가전제품 등의 극저주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는 불확실하지만 사전예방적 차원에서 지침을 제시했다. 전자파에 대한 높은 대중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나 자료는 부족한 편이었다. 그래서 이번 연구는 정부차원에서 실태조사를 벌여 국민건강을 고려한 최소한의 이격거리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통·산자부 ‘인체보호기준’은 느슨 환경연구원이 조사한 14개 품목,138개 가전제품의 전자파 방출실태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제품별 평균 방출량이 많게는 76.9mG(전자레인지), 적게는 0.9mG(김치냉장고)였다. 그동안 학계나 업계 등에서 간간이 조사해 발표해 온 수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 2000년과 2004년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가 각각 제정한 ‘전자파 인체보호기준’(833mG)을 훨씬 밑돌고 있다. 그럼에도 환경연구원의 권고는 강력하기 이를 데 없다.▲헤어드라이기(64.7mG 아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 ▲전기장판(13.8mG 아이와 임신부는 절대 사용 말아야) ▲전자레인지(76.9mG 아예 아이가 접근하지 못하게 해야) ▲세탁기(6.9mG 탈수시엔 접근 금지) 등이다. 정통부 등의 인체보호기준은 신경과 근육조직의 쇼크와 같은 직접적 인체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순간 최대 노출치’를 정한 것이어서, 일상에서 되풀이되는 노출로 인한 인체건강 위해성 방지기준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환경연구원의 판단이다. 국내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현재의 인체보호기준이 주거 환경에서 측정되는 통상적 수치보다 매우 높게 설정돼 있다.”(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전인수 박사)는 비판도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우리는 이제 막 ‘권고 지침’을 정했을 뿐이지만, 외국은 훨씬 잰 걸음이다. 스위스나 스웨덴 이탈리아 미국의 일부 주 등에선 수년전부터 2∼10mG를 각종 ‘규제기준’으로 설정하는 등 엄격한 관리대책을 시행 중이다. 최근 많은 역학연구 조사에서 밝혀진 “2mG 이상의 60㎐ 극저주파에 장기간 노출시 소아백혈병 등의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경고를 정책으로 반영한 것이다. 연세대 의대 김덕원 교수는 이에 대해 “흡연과 폐암간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 40년이 걸렸지만 전자파 유해성의 과학적 확증은 이보다 훨씬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끼치는 공해가 될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라도 안전거리 설정 등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철 승객도 무방비 노출 환경연구원은 지난 한해 동안 전국 지하철 구간에서의 전자파 방출량도 동시에 측정했다.2000년에 이어 두번째 조사인데 이번엔 조사대상을 늘렸다.1∼8호선의 직류·교류 노선과 분당선, 국철 등 서울의 14개 구간과 부산 2개, 대구·인천·광주 각 1개 등 총 19개 노선이다. 수도권 전철 안산선(선바위∼오이도)의 객실 내 평균 방출량이 28.5mG로 가장 높았고, 경인선(남영∼인천), 의정부선(회기∼의정부북부), 분당선(선릉∼오리) 등 순으로 높았다. 광주지하철(상무∼소태)은 0.2mG로 가장 낮았다. 연구원은 “수만 볼트의 교류전원 사용구간이 직류구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전자파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강위험성과 관련한 가장 엄격한 척도인 ‘2mG’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19개 구간 가운데 11개 구간(객실내)이 이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성기 단장은 “하루 6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국내 전철의 전자파 방출 수준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도 “그러나 장시간 노출될 경우 전자파 영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하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법제화까진 시일 걸릴 듯 환경부는 10여년 전부터 전자파의 유해성 및 규제기준 강화 등을 주장하며 법제화를 시도해 왔다.2001년과 2002년 전자파를 생활환경오염원에 포함시킨 환경정책기본법 개정을 시도했으나 정통부, 산자부를 비롯한 정부와 기업 등 안팎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환경부를 중심으로 “외국에선 발암성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데도 기업의 경쟁력 저하와 막대한 사회적 비용발생, 시기상조 등을 이유로 무조건 반대해서는 곤란하다.”는 주장은 소수에 그쳤다. 법제화 움직임은 지난해 7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의원입법으로 환경분쟁조정법 개정안이 발의돼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데,“전자파로 인한 피해도 소음·진동·악취 등과 마찬가지로 환경분쟁조정 대상에 넣어 피해구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여태까지 상임위 심의조차 진행되지 않아 시행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서울공항 부근 땅 투기광풍

    서울공항 부근 땅 투기광풍

    서울공항에 바람이 거세다. 횅한 활주로에 간간이 보이는 군용 비행기들이 예상치못한 기상여건(?)때문에 이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적정고도를 유지하지 못한 채 무리한 착륙을 시도하고 있는 조종사들의 고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인근 주민들의 소음공해 주장에 높은 고도에서 급히 활주로로 내려앉는 곡예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비행매뉴얼대로 낮은 고도를 유지했다간 곧바로 민원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마저 사치다. 아예 비행장 존폐문제가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군은 악조건속에서도 줄곧 비행장의 존치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고, 관할자치단체를 포함한 주변세력은 공항을 애물단지로 취급하며 호시탐탐 밀어낼 궁리만 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이 당정협의를 거친 뒤 “수도권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서울공항이전을 검토해야 한다.”고 한 발언은 인근 부동산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 ●전투기없는 최전방 군용비행장 서울시계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서울공항은 면적이 135만평에 이르는 국내 최전방 공항.1972년 조성돼 2년뒤인 1974년 여의도비행장이 옮겨왔다. 당시는 전투비행대대가 상주했지만 지난 90년대 수서비리 이후 인근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민원이 제기돼 전투기들이 모습을 감추었다. 서울공항의 수난은 이때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유사시 휴전선 최전방 비행장으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각종 군사물자 수송업무도 맡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를 포함해 외국 귀빈들이 심심치않게 서울공항을 이용하고 있고 이라크 파병 가족들의 애절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수난 시대 서울공항의 수난은 인근 지역에 수십년간 지속된 고도제한과 소음공해에 시달린 주민들의 저항으로 시작됐다. 주로 성남시 구시가지(수정·중원구) 주민들로 구성된 반대시위대는 서울공항을 위한 철저한 고도제한으로 30여년간 재산권행사에 제약을 받았다며 군의 입지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 당시 군용항공기지법에 따르면 해발 73.04m 높이의 지역에서는 ‘지표면으로부터 12m’까지만 건축이 허용됐다. 이 때문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포함한 성남구도심 건축물 대부분이 4∼5층을 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99년 ‘성남지역 고도제한 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결성되면서 기존의 개별적 항의에서 벗어나 비로소 조직적인 모습을 갖추게 됐다. 범대위는 국방부에 질의서 발송, 거리 서명운동 및 범시민결의대회 개최 등을 통해 성남시 등 유관기관을 상대로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 왔다. 이러한 지속적인 시민운동의 결과로 개정안이 지난 2002년 2월 국회 국방위에 상정된 뒤 같은해 8월26일 국회를 통과했다. 덕분에 고도제한을 받던 도시계획구역의 경우 높이 12m에서 45m까지 건축이 가능해졌다. 당시 군은 고도제한 완화조치로 비행기 이착륙시 건축물들이 만일의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며 부당성을 주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소음공해에 따른 피해를 주장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30여건에 달하는 소송이 제기돼 계류중에 있는 등 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공항 떠나라.” 서울공항 이전논의는 고도제한 완화조치 이후부터 있었다. 지난 2000년 인천공항 개항을 1년 앞두고 서울공항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한다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국방부가 펄쩍 뛰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어 2003년 10월 29일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자 당시 열린우리당 정세균 정책위의장이 서울공항을 택지로 개발하자고 고건 총리에게 제안했다. 골자는 서울공항을 강남 대체주거지로 개발해 주택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었다. 이전이란 말이 나오자 관할자치단체인 성남시도 발빠르게 움직였다.2002년말 시(이대엽 현 시장)는 2억 1080여만원을 들여 공항이전을 염두에 둔 용역을 발주했다. 이듬해인 2003년 2월 ‘성남시 지역발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용역최종보고서(460쪽 분량)가 제출됐고, 이를 토대로 시는 공항이전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용역보고서는 실제로는 공항 이전보다는 타목적으로의 활용에 무게를 뒀다. 어쨌든 시는 지난해 8월 ‘2020년 성남 도시기본계획안’을 마련하면서 공항이전을 전제로 성급히 서울공항 터를 업무·금융·유통 및 광역생활 중심단지로 바꾸어 버렸다. 땅값상승을 부채질한 셈이다. 이에 질세라 경기도도 지난해말 산하 경기개발연구원을 통해 서울공항을 신도시로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도시권 성장관리방안’을 완성했다. 이들 말대로라면 서울공항은 이미 이전이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여기다 지난 3월 11일 김한길의원의 ‘이전검토’ 발언은 충격으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신촌동, 고등동 등 공항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하루종일 문의전화로 북새통을 이뤘고 이후 김의원의 해명 뒤에도 투기세력의 요동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리도 할 말 있다.” 군은 수년 동안 이전에 반대하며 나름대로의 존치필요성을 조목조목 정리해 나가고 있다. 첫째 유사시 최전방 비행장으로의 임무수행이다. 휴전선에서 가장 가깝다는 얘기다. 유사시 중부권과 중부이남에 배치된 전투기를 전진배치하고 지상화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항공지원은 물론, 공중통제임무도 맡게 된다. 서울이 불과 휴전선에서 40㎞밖에 떨어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서울공항의 존치가 절대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둘째는 서울공항 이전에 따른 ‘도미노효과’에 대한 우려다. 서울공항이 이전하게 되면 똑같이 이전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수원기지도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다. 또 서울공항을 잃으면 수도권내에서는 비싼 땅값과 주민반대로 대체부지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 여기다 군의 순수한 의도도 덧붙인다. 공군은 서울공항의 존치가 국토를 지켜낸다는 목적 외 아무것도 없다며, 막무가내식 이전요구가 군장병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투기꾼들 세상… 그린벨트 한평 1000만원 이전논란속에 전국의 투기꾼들이 다 몰려들었다. 그린벨트 한평이 1000만원을 넘으니 쉽게 짐작이 간다. 이마저도 공항만 이전하면 ‘따따블’이라니 로또가 따로없다. 서울공항 인근 고등동과 심곡동 일대 그린벨트내 대지는 1년여전만 해도 부동산시장 침체속에서도 평당 400만∼500만원선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이전바람을 타고 평당가격이 최고 15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소위 비싸다는 분당 중심지역 상가용지와 맞먹을 정도다. 그나마 매물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 사도 이전만 하면 대박이라는 소문이 퍼져 내로라하는 투기꾼들이 종일 기웃거린다. 잡초가 무성한 전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50만∼70만원을 유지했으나 이제는 100만원 이하로는 구경조차 힘들다. 특히 공항과 연결되는 23번 국도변 전답은 평당 400만원 이상 호가한다. 게다가 그린벨트 내 임야도 이제는 평당 40만∼50만원은 주어야 살 수 있다. 고등동 K중개업소 김모(44)씨는 “지난해 혹시하다 살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예전가격으로 사겠다고 하지만 매물이 없다.”며 “당분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공항 수난일지 ●1999년 8월:‘성남지역 고도제한 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결성 ●2000년 3월:인천공항 개항앞두고 서울공항 기능 김포공항 이전방안 대두 ●2002년 8월:고도제한 완화를 담은 ‘군용항공기지법의 개정안’ 국회통과 ●2003년 2월:성남시 서울공항 이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용역결과 토대로 이전요구 ●2003년 10월:열린우리당 정세균의원 서울공항 택지개발 제안 ●2004년 8월:공항이전을 전제로 한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안’ 마련 ●2004년 12월:성남시 도시기본계획안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제출 ●2004년 12월:경기도 서울공항 신도시 개발‘대도시권 성장관리안’ 확정 ●2005년 3월: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 서울공항 이전검토 발언 ■ 서울공항 활용 용역 결과는 “김포보다 여건 좋아 민항기 취항 바람직” 성남시가 의뢰한 ‘성남시 지역발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는 민항기 취항이라는 서울공항의 새로운 활용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김두만 교수가 책임을 맡은 이 최종연구보고서는 서울공항이 주변도시에 경제적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천혜의 자원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공항을 김포공항과 비교했을 때 지리적으로 수도권 동남부에 인접해 공항주변의 우세한 교통망을 이용, 공항접근이 용이하며 기상조건도 타 공항에 비해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공항에 민항기가 취항할 경우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구수는 남한 총인구의 18%가량으로, 무역중심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을 포함한 수도권 위성 신도시의 경제수준이 타지역에 비해 매우 높아 항공교통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역사적 도읍지로서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경기지역의 경우 관광을 통한 항공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잠재요인이 충분하다. 게다가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인근 전철 등 주변 교통망의 개통으로 공항접근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항공수요는 고속전철수요를 제외하더라도 오는 2010년에는 142만여명,2020년에는 25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입출항 절차와 항행안전시설, 활주로 등에 대해서도 민간항공기 운영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으며, 특히 민간항공기 취항시 소음영향분석 결과도 피해지역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피해지역 확대를 우려해 시설물의 설치제한과 용도제한 등을 고려, 주변지역 토지이용의 효율적인 제한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공항에 활주로 길이 및 경제성 등 제반사항을 고려해 취항항공기는 50석급 터보프롭으로 제한했고 여객터미널의 규모도 상설화하고 있다. 민항기 취항으로 성남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2010년 5611억원,2020년에는 1조원 가량으로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하튼 연구보고서 어디에도 이전하라는 말이 없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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