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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 프라이드FC] 뭇매에 ‘천하장사’ 없었다

    |사이타마(일본) 홍지민특파원| ‘급하게 떠먹은 첫술, 큰 교훈을 남겼다.’ 630전 472승 158패. 천하장사 3회, 지역장사 12회, 백두장사 18회.93년 민속씨름에 뛰어든 뒤 13년여 동안 ‘모래판의 황태자’로 군림했던 이태현(30·198㎝ 138㎏·팀 이지스)이 모래판에 새긴 역사다. 이러한 관록에도 불구하고 이태현이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완벽하게 변신하기에 한 달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체력·경기운영능력 등서 열세이태현이 10일 일본 도쿄 인근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프라이드 무차별급그랑프리 파이널’ 번외 경기에서 히카르두 모라이스(39·205㎝121㎏·브라질)에게 1회 8분8초 만에 기권,TKO패를 당했다. 이태현의 파이팅은 좋았지만, 타격과 그래플링, 체력과 경기운영 능력 등 여러 면에서 부족했다.‘뜸도 들기 전에 솥뚜껑을 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 하지만 앞으로 이태현이 톱클라스 파이터로 성장하기엔 소중한 경험이었으며 가능성은 충분히 보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이태현 “연습과 실전은 달랐다”이태현은 경기 뒤 “연습과 실전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큰 선수가 되기 위한 가르침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마무리가 가장 부족했고, 체력도 부족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끝을 보기 위해 계속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출발은 괜찮았다. 이태현은 시작하자마자 클린치 상태에서 모라이스와 주먹을 교환한 뒤 씨름의 잡채기를 응용한 기술로 상대를 쓰러뜨렸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상대의 몸위에 올라탄 뒤 파운딩이나 관절기 등이 뒤따르지 못했다.1라운드 중반이 지나자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가드가 열렸고, 펀치와 니킥을 무방비로 허용했다. 체력이 고갈된 두 선수가 클린치 상태로 길게 끌자 4만 7000여명 관중 사이에서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태현은 안다리걸기나 배지기 비슷한 씨름 기술을 구사하며 테이크다운(넘어뜨리기)에 성공했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오른쪽 눈 위가 심하게 부은 이태현이 치료를 받는 동안 세컨드에선 타월을 던졌고 TKO패가 선언됐다.●크로캅, 무차별급 챔프 등극한편 무차별급 챔피언 벨트는 이날 생일을 맞은 ‘전율의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32·크로아티아)이 차지했다. 프라이드와 K-1을 통틀어 첫 타이틀을 거머쥔 크로캅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준결승에서 ‘도끼살인마’ 반달레이 실바(브라질)를 하이킥으로 눕힌 크로캅은 결승에서 조시 바넷(미국)마저 1회 KO승으로 꺾었다. 크로캅은 오는 12월31일 열리는 프라이드 남제에서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러시아)와 격돌, 지난해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갖게 됐다.icarus@seoul.co.kr
  • 근로 빈곤층 10억… 하루 2달러도 못벌어

    근로 빈곤층 10억… 하루 2달러도 못벌어

    ILO 아태지역 총회 참석자들은 ILO 사무총장의 보고서를 토대로 앞으로 5년간 아태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 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특히 아태지역 40개 ILO회원국의 정부, 사용자 및 근로자 대표들은 경쟁력 제고, 생산성 향상, 노동이주 관리, 아시아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도전과제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아시아 각국의 노동시장 동향과 우리 정부의 정책방향을 짚어본다. ●신규 근로자 2억 5000만명 ILO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아태지역은 앞으로 10년 동안 약 2억 5000만명의 신규 근로자가 일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역, 투자 및 생산의 활발한 성장은 노동력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실업률 증가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아시아의 10억 이상 근로빈곤층은 1인당 1일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으며,1일 1달러 미만의 극빈자 생활을 하는 인구도 3억 3000만명에 이른다고 보고했다.ILO 후안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성장과 일자리 창출간의 격차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을 초래하고 빈곤감소 노력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실업 4160만명 ILO는 아태지역의 가장 심각한 노동문제로 청년층의 실업증가를 꼽았다.2005년 아시아의 청년 실업률은 48%로 총 4160만명으로 집계하고 있다.2005년 청년 노동인구는 전체의 20.5%를 차지하는 데 반해, 실업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47.7%가 청년층이라는 것이다. 청년실업률은 동아시아가 7.8%, 남아시아 11.3%, 태평양 군도국가를 포함한 동남아시아는 무려 16.9%에 이른다. 대부분 국가에서 15~24세의 청년실업률은 25세 이상의 성인실업률의 최소 2배에 이른다. 인도, 한국, 필리핀, 베트남에서는 3배를 웃돌고 있고 방글라데시, 태국, 스리랑카의 경우 4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ILO는 청년실업률을 반으로 줄일 경우, 동아시아 국가 GDP가 1.5∼2.5%, 동남아시아는 4.6∼7.4%, 남아시아는 4.2∼6.7%씩 각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조 가입률 갈수록 떨어져 ILO 보고서는 노조의 쇠락을 우려하고 있다. 공통적인 현상으로 노조가 세계화, 구조조정, 민영화, 일자리의 비정형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아태지역 전체 경제활동인구 대비 노조가입률은 낮은 수준이며 그나마도 계속 줄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태국, 말레이시아 등지의 노조가입률은 평균 3∼8% 수준에 머물고 뉴질랜드, 호주, 싱가포르 등 높은 지역도 16∼19%에 불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의 단체교섭 역량도 갈수록 제한되고 있고 사용자 단체 또한 사용자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다국적 기업의 증가로 노사관계에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ILO는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아태지역에서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각국에 노동시장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결사의 자유와 관련된 상황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몇몇 국가는 노동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은 간과한 채 경제나 교역 목적에만 맞추어 노동법을 개정하기도 했다고 비난했다. ●근로자 290만명 외국으로 ILO는 아시아 노동자의 이동은 송출국내 노동력 증가에 비해 평균 2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 지역 근로자 260만∼290만명이 일자리를 찾아 본국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 노동자의 50% 이상이 남아시아 출신으로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지가 고향이다. 나머지는 주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과 같은 동남아시아 및 태평양 국가 출신이다. 이들 이주노동자의 40% 정도를 역내에서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년 100만명 이상의 신규 이주노동자가 일본, 타이완, 한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로 유입되고 있다.ILO 보고서는 “비정형·비공식 근로 합의하에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착취와 학대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면서 이들의 보호대책을 회원국에 요구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중계석] 한국판 엑슨-플로리오법 도입해야/여혁종 정보통신정책硏 연구원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미국이 우리나라 기간통신 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제한 철폐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엑슨-플로리오법’과 같은 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혁종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한국판 엑슨-플로리오법 도입문제’란 보고서를 통해 소버린에 의한 SK그룹의 경영권 공격, 칼 아이칸의 KT&G 경영권 인수 위협 등을 계기로 외국 투기자본을 규제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여 연구원에 따르면 ‘엑슨-플로리오 법’은 미국이 자국의 주요 기업 보호차원에서 안전보장을 이유로 외국인 지배를 막기 위해 미 종합무역법에 포함시킨 조항으로 미·일간 통상 마찰이 극에 달했던 1988년에 탄생했다. 미국은 법안 도입 후 1,500개 이상의 통고를 접수, 그 중 25건에 대해 검토를 착수했으며 검토착수 계획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국기업들이 인수를 자진 철회해 실제 제재조치가 내려진 사례는 1건이다.‘엑슨-플로리오법’에 의해 인수 시도가 무산된 대표적인 사례는 1990년 중국 국립항공기술수출입공사(CATIC)의 미 우주산업 부품제조업체 맘코사 인수계획으로,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이를 차단했다. 여 연구원은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의 표적이 되는 미 기업들은 국가안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문제 해결을 정치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면서 “미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외국기업의 인수합병 시도에 자국 기업을 무방비 상태로 방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WTO 플러스로 불리는 한-미 FTA를 포함한 여러 선진국들과의 FTA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투기성 자본으로부터 IT산업을 포함한 국내 기간산업의 보호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혁종 정보통신정책硏 연구원
  • 은행권 “만기5년이면 고정금리 담보대출 可”

    은행권 “만기5년이면 고정금리 담보대출 可”

    은행들이 현행 담보인정비율(LTV) 규제의 기준이 되고 있는 만기 10년을 5년으로 낮추면 변동금리부 대출 이자와 비슷한 고정금리부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금융감독원에 밝힌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현재 금감원과 시중은행들은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현행 LTV 규제에 따르면 만기 10년 이내 대출의 경우 주택투기 지역에서는 집값의 40%, 비투기지역은 60%까지 받을 수 있다. 만기 10년 이상이면 지역에 관계없이 60%까지 가능하다. 투기지역은 전국 77개 지역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도시는 물론, 웬만한 대도시가 해당된다.LTV 규제 기준을 10년으로 정한 것은 은행 빚으로 집을 산 뒤 짧은 기간에 되팔아 시세차익을 올리는 투기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은행들은 “10년을 5년으로 낮추더라도 LTV 자체를 완화하는 것은 아니며, 투기지역의 6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서는 소득에 따라 대출액이 제한되는 총부채비율(DTI) 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등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6월 말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2조원을 돌파했고, 이 가운데 98.9%가 변동금리부 대출이다. 이들 대부분은 만기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연계돼 있어 3개월 단위로 이자가 변한다. 최근 CD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자들은 ‘이자 폭탄’에 무방비 상태인 셈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최근 시중은행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변동금리부 대출의 비중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LTV 규제 기준 10년에서 5년으로 낮춰 달라.” 금감원과의 협의에서 시중은행들은 투기지역 만기 5년 이상의 대출에도 LTV를 60%까지 허용해 주면 경쟁력있는 고정금리부 대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A은행 관계자는 “금감원과 소비자들은 만기가 길고 금리가 변동금리와 비슷하게 낮은 고정금리 상품이 나오길 바라지만 정기예금 등 은행의 수신 만기가 대부분 1년 미만이어서 현재로서는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이 만기 10년 이상 상품의 금리를 낮게 고정시키기에는 리스크(위험)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LTV 40% 한도 내에서는 원하는 아파트를 구입할 수 없어 대부분의 고객이 10년 이상의 장기 변동금리부 대출로 LTV를 60%까지 끌어 올린다.”면서 “대출금을 갚는 방식도 대부분 만기 후 일시 상환이어서 3년의 거치 기간(이자만 내는 기간)이 끝나면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거나 집을 팔아 차익을 챙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밝혔다. 그는 “LTV 60% 허용 범위가 5년 이상으로 늘어나면 은행들이 5년 만기 국고채를 기준으로 현재보다는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형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대안 중 하나” B은행 고위 관계자도 “은행들은 향후 5년 정도의 금리를 전망해 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있고, 그 정도 기간의 금리 변동은 헤지(위험 회피)할 능력이 있다.”면서 “LTV 규제 기준을 5년으로 낮추면 현재의 변동금리부 대출의 금리와 엇비슷한 만기 5∼8년짜리 고정금리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실현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LTV 규제 기준이 5년으로 줄면 자칫 가계대출이 단기화돼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LTV 규제 자체가 완화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소지가 있어 현 정부의 주요 정책과제인 ‘부동산 투기 억제’에 반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정금리부 대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기 후 일시상환을 원리금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거치 기간을 짧게 하고, 원리금 분할상환방식으로 유도하며, 장기 대출 위주로 주택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는 3대 원칙의 틀 속에서 LTV 기준 시한 변경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구글에 주민번호 9만개 노출

    모든 번호가 노출돼 명의도용 우려가 큰 주민등록번호 9만 5000여개가 인터넷상에 무방비로 떠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927번이나 노출된 주민번호도 있었다. 앞자리 6개 숫자만 노출된 주민번호도 80만 8000여개나 됐다. 최근 이동통신업체 등의 관계자가 자사 서비스 가입자 주민번호를 불법유통시켜 논란이 됐지만 주민번호가 이처럼 웹 사이트에 무방비로 떠돌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구글DB(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주민번호를 검색한 결과,6337개 웹 사이트,4만 9583개 웹 페이지에서 90만 3665명의 주민번호가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1일 밝혔다. 이 가운데 명의도용 등 범죄에 사용될 우려가 큰 주민번호 13자리 전부가 노출된 것은 993개 사이트,7230개 웹 페이지에서 모두 9만 521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20대의 주민번호 노출이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 29.7%,30대 18.9%,40대 17.6%,10대 14.9%다. 주민번호 노출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의 주민번호 검색은 구글DB에 저장된 1900년 1월1일에서 1999년 12월31일까지 100년 동안 출생한 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이후 출생자와 다른 검색사이트로 조사를 확대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이 개발한 주민번호 삭제 소프트웨어를 통해 검색한 것이며, 노출된 주민번호 웹 페이지에 대해 해당 기관과 구글측에 삭제를 요청하기로 했다.”면서 “그동안 웹 사이트의 주민번호를 삭제해도 구글 검색DB에 주민번호가 자동 저장돼 명의도용 등에 사용돼 왔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포털사이트 등 국내 웹 사이트에서 도입하고 있는 앞자리 숫자 노출 주민번호는 명의도용 등의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녹색공간] 학성공원과 미나마타/김판기 용인대 환경보건학 교수

    울산국민학교 3학년 때 봄나들이로 학성공원에 간 기억이 어렴풋하게 난다. 새싹이 돋아나고, 노랑색·분홍색 꽃과 어우러진 봄햇살은 따뜻하고 흥겨웠다. 그러나 그 자리가 400여년전 조상들이 많은 피를 흘린 전장의 복판이었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지난 겨울 일본 국립 미나마타연구소와 한국환경보건학회 공동 학술행사가 있어서 구마모토 지역을 방문하였다. 구마모토성에서 예기치 않게 학성공원을 연상하게 되었다. 임진왜란으로 이름이 익은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본거지로 삼은 곳이 이 성이었다. 가토는 조선에서 침략전쟁을 수행하며 울산읍성과 병영 성을 헐어낸 돌로 울산왜성을 40일 만에 축성하였고, 그곳에서 명나라 연합군과 전쟁을 벌이다 퇴각하면서 수많은 조선의 병사와 백성을 죽였다. 그 울산왜성 터가 바로 학성공원이다. 구마모토성, 가토, 학성공원이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학술행사는 구마모토성 인근 미나마타라는 작은 도시에서 열렸다. 구마모토현인 이곳은 유기수은 중독으로 인한 미나마타병으로 유명해진 곳이고, 지금도 사지가 마비된 선천성 미나마타병 환자가 살고 있다. 오염현장이던 시라누이 해안이 바라보이는 언덕에 수은중독 전문 연구기관인 미나마타연구소와 미나마타병 전시관이 서 있다. 전시관에서 바라보이는 곳에 수은 배출의 원흉인 신일본질소비료공장, 칫소가 그대로 있다. 1956년 5월1일은 일본에서 미나마타병을 공식 발견한 날이다. 그 열흘 전 5년11개월 된 여자아이가 보행장애, 언어장애, 미친 듯한 행동의 뇌증상을 주증으로 병원에 왔고 이틀 뒤 입원했다. 이어 여동생을 비롯해 결국 8명이 입원했다. 병원장이 ‘원인불명의 중추신경 질환이 다발하고 있다,’라고 보건소에 보고하는데, 바로 이날이 미나마타병의 발견일이 된 것이다. 현재까지 공식·비공식 환자가 1만명을 헤아린다.17년 후인 1973년 3월20일 법원에서 칫소공장 배수에 의한 유기수은 중독으로 판명되었다. 결정 후에도 관련소송이 진행되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다. 지난 2월7일자 서울신문에 충격적인 기사가 실렸는데, 우리나라 혈중 수은 농도에 대한 국립기관의 연구 결과였다. 우리나라(4.34㎍/ℓ)가 미국·독일보다 혈중 수은 농도가 최고 8배 높다는 결론이었다. 다행히도 일본(18.2㎍/ℓ)보다는 높지 않으나, 중국보다 높아서 걱정스러운 결과임에 틀림없다. 아울러 공기 중 농도는 미국에 비하여 2.3∼7배, 토양중 농도는 7배 정도 높았다고 한다. 휴대전화·건전지·형광등·온도계 등 수은 함유 제품을 함부로 폐기하고, 이것이 다시 먹이사슬을 통하여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순환을 가지는 유기수은은 본인뿐만 아니라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수은중독을 피하려면 임산부와 수유여성은 참치와 북방해양산 큰 넙치를 먹지 말라는 독일 연방 위험평가연구소의 경고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국내 형광등 회수율이 10%에 불과하고 작년에 무단폐기된 형광등에서 나온 수은 양이 3.5t이나 된다니 말이다. 환경 중 수은 함량이 높은 데다 수은 회수와 그 관리에 무방비 상태인 우리나라, 그리고 연안에서 나는 조개 등 해산물을 즐겨 먹는 우리 식습관을 생각하면 어떤 해산물을 먹지 말라든가 먹어도 좋다든가, 또는 수은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물품의 수거는 이렇게 하라든가 아무런 교육이 없는 수수방관이 더 걱정스럽다. 학성공원에는 아직도 가토가 만든 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가 주인으로 있던 지역의 후손들이 겪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환경부와 질병관리본부 그리고 한국환경보건학회 수은연구회가 더욱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연구활동을 하도록 격려하고 박수를 보내야 하겠다. 김판기 용인대 환경보건학 교수
  • [열린세상] 법률인력자원 활용과 기업경쟁력/전원 변호사

    얼마 전, 변호사 1만명 시대가 열렸다는 기사가 났다. 혹자는 국제비교를 통한 변호사 1인당 국민 수를 거론하며 변호사 수가 여전히 절대적으로 모자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변호사의 수가 아니라 변호사를 얼마나 많이 이용하느냐는 점이라고 본다. 변호사가 아무리 많아도 그 중 많은 수가 준실업 상태라면, 지금 대학가의 고시열풍은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망국병이 될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변호사 1인당 평균 수임건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변호사 수의 증가에만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1인당 평균 수임건수가 낮은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신뢰가 부족한 법 감정, 분쟁해결 방법에 대한 문화차이, 법률조력을 방해·제약하는 잘못된 시스템 등이 주원인일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노력은 방문받는 자의 입장에서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을 낮추는 일에 주력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집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제공한 소극적 의미의 노력이라 할 것이다. 이젠 찾아오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인 것이다. 변호사가 적극적으로 기업을 찾고, 또 그들의 법무 수요에 맞추어 준비해야 한다. 그 시작은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기업을 향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에 나서는 일이다. 이러한 노력은 일부이긴 하나 중소기업진흥공단,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등 정부유관기관을 통한 노력이 이미 있었다. 이젠 이러한 노력을 좀더 세분화·체계화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다. 예를 들어 지원대상기업을 산업별·업종별로 세분화하고, 지원대상을 확대하는 일이다. 또한 기업군별 협회를 통한 간접지원을 실시함으로써 기업들이 정기적으로 컨설팅받고, 이를 통해 기업리스크를 줄여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물론 소요비용은 수익자에게 일부를 부담시켜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돈 많은 대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법무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시급히 서둘러야 할 사안이다.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또 다른 정책대안으로 기업의 신용평가에 법무시스템 평가항목을 도입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환자가 건강진단을 받듯이, 법무진단을 통해 기업의 잠복 리스크를 줄이고 기업내 소수의 전횡이나 부정을 예방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경제체제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표·특허권 침해로 인해 기업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 최근 세계적인 국내 IT기업들이 해외에서 특허권 침해로 피소되어 홍역을 치른 일도 이러한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기업지원을 위해 변호사들을 희망 컨설팅분야에 따라 군(群)으로 나눠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금융전문·IT전문·특허전문 등 전문변호사 양성을 자연스럽게 유도해서 법률시장 개방에 대응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준법관리인에 초점이 맞춰진 ‘기업내 법률가 제도’도 ‘감시인 역할’보다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협력자 역할’로 제도의 본질을 삼으면 어떨까 한다. 최근 한 중소기업의 법무진단 컨설팅을 의뢰받은 적이 있다. 일을 마치고 그 기업의 경영주를 만났더니 “더 많은 중소기업이 이런 컨설팅을 자주 받을 수 있다면 문닫는 기업도 줄어들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우리 기업 중 상시 법률조력을 통해 기업을 경영하는 곳은 대기업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젠 정부가 나서서 기업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이다. 이러한 노력은 법률시장뿐만 아니라 노무·세무 등 기업경쟁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분야로 점차 확대함으로써 기업의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기업의 미래는 곧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전원 변호사
  • 4층건물에 쪽방 78개… 비상계단도 없어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I고시텔. 지하 1층, 지상 4층인 건물에는 작게는 0.8평, 크게는 1.7평 정도의 쪽방 78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지어진 지 4년밖에 되지 않은 건물이지만 복도는 성인 한 명이 어깨를 움츠려야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비좁았다. 소화기가 놓여진 곳은 사람들 눈이 가장 잘 띄는 2층 복도 양쪽 끝뿐,3층과 4층엔 없었다.●한평도 안되는 비좁은 쪽방…화재에 무방비출입구 계단을 빼면 비상 계단은 찾아볼 수 없었고 유도등도 없었다.2층의 한 방문을 열자 책상 위에 텔레비전과 책장이 겹쳐 놓여 있다. 책상 밑까지 다리를 뻗어도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좁다.“하나 남은 이 방에는 창문이 있어서 30만원을 내고도 서로 들어오려 해요.” 주인 이모(52·여)씨의 말이다. 19일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송파구 잠실동 나우고시텔 화재 사건을 계기로 서울신문 취재진이 서울 시내 고시원을 긴급 점검했다. 고시생뿐 아니라 일용노동자와 직장인들까지 숙소처럼 사용하는 고시원은 열악한 시설뿐만 아니라 좁은 통로와 소방 시설 미비 등으로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 4층 건물 전체가 고시원인 동작구 노량진동의 H고시원에도 소화기는 건물 입구와 4층에 하나뿐이었다. 성인 두 사람이 어깨를 접어야 교차할 수 있는 복도에 1.6평 크기의 방이 각층에 20개씩 양쪽으로 나열해 있다. 습기가 가득찬 실내 벽은 불붙기 쉬운 벽지가 더덕더덕 붙어 있다. 한 고시생은 취재진에게 대뜸 “여긴 화재에는 무방비다. 불이 나면 탈출하다가 압사할 지경인데 소화기가 뭐 필요 있겠느냐.”고 말했다.●일용노동자, 직장인, 유흥업소 종업원들의 삶터 서울 신림동이나 노량진 같은 곳의 고시원에는 실제 고시 공부하는 사람들이 기거하지만 대부분의 도심 고시원은 사실상 고시원이 아니라 ‘쪽방’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광진구 군자동 W고시텔에도 고시생이나 학생이 거의 살지 않았다.3층 건물 맨 위층에 방 스무개로 운영되는 이곳에서 지난 3월부터 살아온 대학생 정모(19)군은 “밤늦은 시간 집에 들어오다 보면 30∼40대 여성 여러 명이 그때서야 옷을 차려입고 나가는 걸 자주 본다. 고시텔에는 고시생보다 일반인들이 숙소로 더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고시원 주인은 “고시원은 20∼30대 미혼 직장인, 중국동포 식당 파출부와 일용노동자들이 싸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시설이 됐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이문동 E고시텔은 대학생들과 직장인들로 매번 만원이다. 역시 5층 건물 맨 위층에 1.5∼2평가량의 쪽방 25개가 붙어 있는 이 고시텔은 25명이 변기 2개와 샤워기 2개가 있는 화장실 겸 목욕탕을 나눠 쓰느라 아침 시간은 늘 전쟁이다. 방 하나를 헐어 만든 식당에는 밥통에 밥만 제공돼 반찬을 가져와 식사를 해결한다. 지난 3월부터 이곳에 살아 왔다는 대학생 김모(24)씨는 “보증금 없이 한달에 27만원으로 싸게 살 수 있고 방을 빼기도 수월해 고시텔을 선호했는데 창문이 없어 답답하기도 하고 어제 화재 사건을 보니 겁도 나서 곧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인들도 할 말은 많았다. 용산구 남영동에서 C고시텔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은 “보증금도 없고 한달 월세를 다 합쳐 봤자 월수입이 몇 백만원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다닥다닥 많은 방을 만들어 많은 손님을 받으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구 신설동의 I고시텔 주인은 “건물 주인과 고시텔 주인이 다르면 임대인이 월세 내기에 빠듯해 노숙자, 공사장 인부, 일용직 아줌마 등 돈만 되면 아무나 받아 주기 때문에 술 먹고 난동부리는 사람도 많고 소동도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관리 감독에서 벗어난 사각지대의 고시원 하지만 고시원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건축법상 고시원이라는 이름 자체가 등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화재가 난 잠실동 나우고시텔은 99년 건립 당시 주택으로 등록됐다 신고도 없이 고시원으로 용도변경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용도 변경에 대해 제재할 근거가 없다. 지난 5월9일 건축법 개정이전에는 주택에서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을 하는데 신고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됐다. 현행법에서는 허가제로 개정됐다. 게다가 건축법상 근린생활시설에 고시원이란 시설은 등록되어 있지 않다. 건설교통부 건축기획팀 손동월 주사는 “나우고시텔은 독서실로 용도변경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로선 이런 편법을 제재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 관계부처의 기준 제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소방방재본부 예방담당 고승 주임은 “현행 소방법상 다중이용시설은 소화기와 열감지센서, 유도등 등을 갖추고 완비 증명을 받아야 하지만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 대한 법 적용 소급시기가 내년 5월 말로 미뤄진데다 건축법상 고시원 자체가 등록되어 있지 않아 법적인 미비점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재훈 김준석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판권 헐값에 판 ‘시월애’ ‘편지’등 리메이크작 국내 상륙 한국영화 부메랑 맞나

    판권 헐값에 판 ‘시월애’ ‘편지’등 리메이크작 국내 상륙 한국영화 부메랑 맞나

    할리우드 스타 샌드라 블록과 키아누 리브스의 애잔한 시선이 잔상으로 남을 ‘그림’. 극장가에서 조만간 만날 할리우드 멜로 ‘레이크 하우스’의 포스터이다. 남녀주인공 아래 물 위의 집 풍경에서 눈밝은 관객은 금세 알아챌 것이다. 이 영화가 전지현·이정재가 주연했던 ‘시월애’(2000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이란 사실을. 한국영화 최초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레이크 하우스’가 새달 31일 국내 개봉한다.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게 2002년이었으니 4년 만에 ‘메이드 인 할리우드’로 되돌아온 것이다. 다음달 엇비슷한 시기에 태국산 리메이크 영화도 개봉한다. 박신양·최진실 주연의 화제작 ‘편지’(1997년)가 태국 여류감독 버전으로 국내에 간판을 건다. 소재가 바닥난 할리우드가 아시아 시장으로 이야깃감 사냥에 나섰던 게 4,5년 전. 일본원작 ‘링’‘쉘 위 댄스’ 등에 이어 할리우드식으로 리모델링된 우리 영화를 감상하는 맛은 어떨까. ‘레이크 하우스’의 국내 직배사인 워너브라더스코리아측은 “‘시월애 리메이크작’이란 문구를 포스터 부제로 쓸 것”이라며 “‘시월애’가 20대 초반 관객을 타깃 삼았다면, 주인공이 바뀐 이 영화는 30대 초반까지 관객폭을 넓히는 쪽으로 마케팅 전략을 짰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스타를 내세운 리메이크판이 정작 국내 관객의 지갑을 얼마나 열게 할지 첫 시험대가 되는 셈. 지난 6월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는 이미 현지에서만 4700만달러를 챙겼다. 유럽과 아시아 전역으로 무차별 배급 중이니, 고작 50만달러에 원전 판권을 사들인 워너브라더스로서는 어마어마하게 수지맞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을 판 첫 국산영화는 2001년 ‘조폭 마누라’. 이후 할리우드는 끊임없이 한국영화의 소재에 군침을 흘려왔다.‘엽기적인 그녀’‘달마야 놀자’‘가문의 영광’‘광복절 특사’‘선생 김봉두’ 등이 그들.‘엽기적인 그녀’는 ‘My Sassy Girl’이란 제목으로 올 가을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 충무로에선 리메이크작의 귀환을 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한 제작자는 “한때는 할리우드에 우리 이야기가 팔렸다는 사실이 대단한 뉴스였다.”면서도 “스크린쿼터 축소로 할리우드의 공습에 한국영화가 무방비 노출된 판에 알토란 같은 우리 콘텐츠가 헐값에 넘어가는 사실이 유쾌할 수는 없다.”라고 꼬집었다. 물론 다른 시각도 많다. 작품 자체를 많이 파는 것이 최선이지만, 세계 배급망이 없는 우리 현실에선 리메이크 판권 판매가 콘텐츠 진출의 우회통로일 수 있다는 주장들이다.CJ엔터테인먼트 해외영업팀의 김성은 과장은 “리메이크작이 흥행하면 원전에 대한 관심이 뒤따를 뿐만 아니라 원전의 감독과 배우가 세계무대에 진출하는 지름길로 활용되곤 한다.”고 말했다.‘올드보이’를 사간 유니버설이 박찬욱 감독을 할리우드판 연출자로 고려했던 사례가 그렇다는 것. 하지만 할리우드 촉수에 걸린 국산 먹잇감이 소리소문없이 꾸준히 팔려나갈 거란 전망에는 시각들이 일치한다. 싫건좋건 그것이 현실이라면 국내 영화시장의 저작권 개념부터 제대로 정착시키는 게 선결과제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법정으로 옮겨간 ‘엽기적인 그녀’의 저작권 시비와 관련, 한 해외판매 관계자는 “원작자와 제작사간의 때늦은 권리싸움은 리메이크 판권을 계약한 드림웍스쪽에서 보면 웃지못할 풍경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근린시설로 신고후 숙박업소 불법운영

    19일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잠실동 나우고시텔 화재는 고시원 인·허가 과정의 허점을 여실하게 드러냈다. 고시원을 개설하려면 관할 구청에는 건축법상 ‘근린생활시설2종(독서실)’으로 단지 신고만 하면 된다. 취사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건축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점에서 이렇게 규정이 간단하다.그러나 사실상 대부분의 고시원이 싱크대 등 취사시설을 갖춘 불법 주택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시텔이라는 이름도 관련법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은 ‘유령’ 업태다. 때문에 고시원을 근린생활시설이 아니라 ‘다중주택’‘다가구형 주택’ 등으로 신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개정 소방법의 시행이 늦어져 이번 사고처럼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2004년 5월 개정 소방법에 따라 고시원은 소화기, 스프링클러, 유도등, 방화문 등의 설치가 의무화됐다. 올 5월 시행에 들어갔어야 했지만 업자들의 반발로 내년 5월까지 시행을 늦추면서 이번 나우고시텔처럼 재난에 무방비인 시설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산사태가 마을 통째 삼켜 폐허로

    마을이 사라졌다.15일 새벽부터 뚫린 하늘 아래서 단 너댓시간만에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덕산리 1,2반은 벌건 흙언덕으로 변했다. 마을 주민 1명이 숨졌고 1명은 실종됐다. 다행히 화를 면한 60여명은 가족과 이웃 그리고 평생 뿌리박아온 삶의 터전을 잃은 슬픔에 장맛비보다 더 많은 눈물을 쏟아냈다.●“고립 주민 구조 안하고 총리만 오면 뭐하냐” 비는 잦아들었지만 산사태가 휩쓸고 간 흔적은 처참했다. 마을 앞 20m 폭의 개천은 두 배 이상 커져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이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거의 끊어진 허리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물 먹은 논밭과 산이 토해놓은 흙더미로 가득한 도로는 늪처럼 한발 딛기조차 힘들 정도다. 하지만 목숨을 건진 주민들은 날이 밝자 집에 흔적이라도 남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종종걸음을 했다. 뿌리째 뽑힌 나무와 전신주를 넘고 넘어 계곡으로 변해버린 도랑을 건너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 있다. “저 산 아래 양봉 치는데 가봐야 해. 아이고 몇 억이 한 순간에 날아갔어.” 우산도 받치지 않은 한 주민은 성큼성큼 산으로 향해 간다. 말릴 틈도 없이 시야에서 사라진다. 이미 흙이 삼켜버린 집보다 인근 마을에 고립된 친척과 친구들 걱정에 발을 동동 구른다. 구조대원도 죽어 나가는 판이라 마음만 산을 오를 뿐 몸은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주민 손봉월(47·여)씨는 “산 바로 아래 사는 시동생이랑 어제부터 통화가 전혀 안된다.”면서 “거긴 여기보다 가구 수도 많은데 큰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병수(54)씨는 “국무총리가 여기만 슬쩍 둘러보고 갔다. 고립지역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단 몇분만에 휩쓸려” 인제군청으로 대피한 덕전리 주민들은 악몽 같은 기억에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15일 오전 인제군에는 시간당 20㎜ 안팎으로 비가 내렸다. 하지만 마을이 풍비박산 나는 데 걸린 시간은 아주 짧았다. 산사태가 나면서 거대한 물길이 만들어졌고 이곳을 따라 거대한 물폭포가 쏟아져 10여가구를 산산조각냈다. 박병삼(61)씨는 “사고 30분 전만 해도 물이 발목까지밖에 안 차 넘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면서 “산이 무너져내려 마을을 덮친 것은 채 3분도 안된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립 지역은 접근이 불가능해 정확한 피해상황 조차 파악되지 못했다. 날씨 탓에 헬리콥터를 단거리 외에는 띄울 수 없었다. 마을별로 탈출한 한 두 사람의 입을 통해 대략적인 상황만 전해들을 뿐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참다 못한 일부 주민들은 실종된 가족들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공진학(48)씨는 “친구가 금요일 이후에 전화가 끊겨 가족들이 직접 산으로 찾으러 갔다.”면서 “이러다 또 사고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전기가 끊긴 터라 식료품을 전달한다고 해도 냉장고 가동이 안돼 고립 기간이 길어질 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원래 사고 없는 곳” 재해 대비 없이 방치 이번 비로 인제군에는 258가구 55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7명으로 실종자 20명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곳은 비 피해와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몇년 전 400㎜ 이상의 비가 왔을 때도 수해는 인제군을 비켜갔다. 이곳에서 태어난 덕산리 토박이 최옥순(78)씨는 “평생 덕산리에서 살았지만 물난리 한번 난 적이 없어 복받은 동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전에 사고난 적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방비 상태에 있었던 게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덕산리에서 사망한 김모(88)씨의 경우 밭고랑을 정리하다 미처 피하지 못해 화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폭우를 겪어 본 적이 없는 주민들이 대피할 생각을 못해 피해를 키웠다.”면서 “주민 대부분이 고령자라 빨리 대처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인제 나길회 윤설영기자 kkirina@seoul.co.kr
  • 아찔한 UCC 동영상이 주르르…

    아찔한 UCC 동영상이 주르르…

    이용자 생산 콘텐츠인 UCC의 열풍을 타고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가 음란물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 파일 공유사이트를 통해 음성적으로 유통되던 불법 동영상이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주요 포털사이트가 올 들어 새로 개설한 ‘동영상 검색’ 코너에 ‘여자’를 입력했다.‘골프 강사 여자 수강생을 만지작’,‘옷가게 여자 탈의실 몰래카메라’,‘여자친구 가슴에 동전 넣기’ 등의 자극적인 게시물이 나열된다.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된 창으로 성추행 등을 담은 동영상이 재생된다. ●포털 신메뉴 ‘동영상 검색’에 알몸이… 상당수의 동영상은 아무런 성인 인증 절차도 거치지 않고 볼 수 있었다. 삭제 조치가 된 동영상이더라도 여성의 알몸이 드러난 정지 화면은 검색 리스트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동영상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인터넷에서 음란물 등은 폭증했다.13일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따르면 불법·청소년 유해정보 심의 건수는 6월 한 달간 3만 4515건으로 지난 1월에 비해 8배나 늘었다. 지난해 심의 건수(8만 6191건)의 40%에 해당하는 양이 지난 한 달간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러한 유해 정보는 대부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유통되며, 네티즌들은 의도치 않게 웹 서핑 중 검색 엔진을 통해 접하게 되는 것으로 정통부 조사결과 나타났다. 업체들도 수시로 떴다 사라지는 음란 동영상을 일일이 발견하기 어렵다고 털어 놓는다.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하루 올라오는 UCC 동영상은 8000∼9000여개에 이른다.”면서 “그 중 발견 즉시 삭제되는 ‘위험 동영상’만 160개에 이르는데 모든 정보를 검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하루 2000개 정도의 UCC 동영상이 올라오는 동영상 전문 포털 관계자는 “‘하드 코어’는 일주일에 10건 남짓이지만 일반 성인물은 그보다 많다.”고 말했다. 모니터 요원의 활동이 뜸한 새벽 시간에는 더 많은 음란 동영상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검색된다. ●하루 수백개 노출돼도 단속은 ‘먼 길’ 하루 수백개 이상의 불법 동영상이 주요 사이트에 올라왔다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불법 동영상은 적발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적발된다 해도 처벌이 어렵다. 영상을 올린 사람에 대해 고발 조치가 되기도 하지만, 유통된 사이트의 책임은 현행법상 모호하다. 정보통신윤리 심의팀 관계자는 “인터넷은 통제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다.”면서 “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인터넷의 모든 정보를 심의하도록 법으로 강제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국회에서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법적 규제안이 마련되기까지는 최소한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변재일 의원이 음란 콘텐츠 제공과 관련해 유통업체의 책임을 강화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 지난달 29일 입법 공청회를 열었지만 반대 의견이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UCC(User Created Contents·이용자 생산 콘텐츠) 인터넷 사업자나 공급자가 아닌 일반 이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유통되는 콘텐츠. 텍스트에 이어 최근 이미지·동영상·음악 등 멀티미디어로 분야를 늘려가는 추세다. 이용자들이 더욱 다양한 정보를 창조하고, 공유할 수 있어 앞으로 유통되는 콘텐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서재희 김준석기자 s123@seoul.co.kr
  • [사설] 미사일 발사된 뒤 대피령 내리나

    정부가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동해상을 운항하는 여객기에 뒤늦게 대피령을 내린 과정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북한 당국은 미사일이 낙하할 동해 해역에 항해금지를 지시했고, 우리 정부는 지난 3일 감청을 통해 이를 알았다고 한다. 정부는 그러나 미사일이 발사될 때까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하루가 지난 6일 오후에야 정부는 캄차카항로를 이용하는 여객기를 태평양항로로 우회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북한이 첫 미사일을 발사하기 수십분 전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동해 상공을 날고 있었다. 만일 우리 여객기가 북한 미사일에 맞았으면 어떡할 뻔했는가.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면서 동북아에서 무력분쟁까지 우려되는 위기상황이 빚어질 수 있었다. 수집된 정보가 위기관리와 국민보호에 쓰여지지 않는다면 큰 문제다. 정부 내 정보교류시스템이 이래서야 어떻게 국가안보를 믿고 맡기겠는가. 참여정부가 자랑하는 위기 매뉴얼이 제대로 만들어져 작동하고 있는지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일본은 북측 미사일 발사 후 5시간이 지나 자국 어선에 긴급 대피령을 발동했다. 대응이 너무 늦었다고 질타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발사 다음날에야 여객기 항로를 변경토록 조치했다. 북한이 첫 미사일을 발사한 5일 새벽 3시22분부터 7번째 미사일을 쏜 이날 오후 5시22분까지 동해상을 운항하는 항공기와 선박은 미사일을 맞을 개연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 늑장대응을 넘어 직무유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공개하고 엄중히 문책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남북장성급회담 실무접촉을 갖자고 지난 3일 제안해온 사실을 어제서야 공개한 점도 비판받아야 한다. 미사일 대응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장관급회담은 예정대로 가지려 하면서 장성급회담 실무접촉을 거부한 것 역시 앞뒤가 맞질 않는다. 북한측과 만나 미사일 발사를 따지고 재발방지를 약속받는 등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 [세이프 코리아] ‘터널안전’ 이대로 좋은가

    [세이프 코리아] ‘터널안전’ 이대로 좋은가

    산악지형의 도로에서는 터널을 자주 만나게 된다. 터널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험한 산길을 곡예운전하며 오르내리는 수고를 덜어준다는 점에서 ‘필요악’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터널은 운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화재 등 사고발생시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운전자의 경각심은 높지 않은 실정이다. 더욱이 1997년 이전에 만들어진 터널의 상당수는 스프링클러 등 각종 소방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노후 터널에 대한 꾸준한 시설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화마(火魔)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시령 터널 소화전 186개·소화기 372개 최근 완공된 대표적인 터널은 미시령 터널이다.2001년 7월 착공,4년 9개월 만인 지난 4월30일 완공됐다.5월3일 임시개통에 이어 7월1일부터 공식개통됐다. 미시령 터널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부터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까지 이어지는 3.69㎞ 길이다. 죽령터널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긴 도로 터널이다. 이 터널이 뚫리면서 강원도 동북쪽 해안까지의 거리가 20여분이나 단축돼 차량통행량이 부쩍 늘었다. 터널을 관리하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 측은 성수기인 7월부터 11월까지 하루 평균 2만대의 차량이 오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지어진 터널답게 이곳의 방재시설은 수준급이어서 안전모델로 꼽힌다. 화재가 발생하면 센서가 미리 감지, 천장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스프링클러는 기본사양으로 갖춰져 있다. 또 소화전과 소화기도 각각 186개,372개로 40m,20m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운전자들이 소화전 등을 이용해 초기진화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화재 때 운전자가 대피할 수 있도록 피난공간을 275m 간격으로 13곳이나 설치했다. 고속도로 상의 대부분의 터널에서는 피난연락갱이 750m마다 설치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안전공간’을 대폭 확보한 것이다. 이밖에 비상주차대, 비상전화기 등도 완비돼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지난달 9일 강원소방본부와 군·민 합동 긴급구조훈련을 갖는 등 터널 화재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어 최신 시설을 갖춘 미시령 터널은 국내에서 가장 안전한 터널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시령 터널 운전자 피난공간 13곳 일반적으로 도로 터널은 일반 도로보다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낮다. 운전자들이 주변이 막힌 터널 안에서는 안전 운행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위험성이 매우 높다. 터널 교통사고가 화재로 번졌을 때 터널 안 온도는 보통 1000도를 넘는다. 알루미늄 등은 물론 구리도 녹일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때 전동차가 녹아내린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기존 터널의 방재 시스템은 낙제점에 가깝다. 지난해 11월 일어난 대구 달성2터널 미사일 추진체 탑재차량 화재 사건은 터널 내 방재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 상행선의 환풍시설은 30㎾짜리 6대. 그러나 추진체 폭발과 동시에 전력시설이 녹아내려 무용지물이 됐다. 비상조명등과 소화전 표시등 역시 전선이 녹으면서 작동을 멈췄다. 비상 안내방송도 없었다. 터널 입구에서 불어온 바람이 차량 진행방향으로 연기를 밀어내지 않았으면 자칫 대형 참사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았다. 이에 앞서 2003년 6월에 발생한 홍지문터널 화재 때도 환기시설이 20여분 동안 작동을 멈췄다. 이에 따라 연기가 빠지지 않고 유도등마저 꺼지면서 터널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40여명은 연기 등에 질식돼 중경상을 입기도 했다. ●방재시설 설치지침 소급안돼 옛터널 무방비 기존 터널의 가장 큰 문제는 옥내소화전, 비상경보등, 무선통신설비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들 터널 대부분은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기 전인 97년 9월 이전에 만들어졌다. 따라서 당시에는 방재시설을 갖추는 것은 필수사항이 아니었다. 또한 2004년 12월 각종 방재시설 설치 기준이 1000m에서 500m로 강화된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지침이 내려졌음에도 상당수의 지방터널은 시설 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률의 소급적용이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등 관리 주체들이 예산 부족으로 터널 방재시설 확충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표시나는 사업에만 예산을 집중하기보다 안전문제 개선에 투자를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터널사고 대처방법은 유럽 알프스 산맥을 관통하는 터널의 길이는 상당수가 10㎞를 넘는다. 때문에 터널에서의 화재는 엄청난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터널 대형참사는 스위스 중부 고타르 터널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이다. 알프스 산맥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고타르 터널은 전장이 16.3㎞로 세계에서 두 번째 긴 터널이다. 2001년 10월 터널 남쪽 출입구로부터 약 1㎞ 떨어진 곳에서 연쇄 차량 추돌사고가 난 뒤 화재가 났다. 이로 인해 11명 사망,28명 실종이라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알프스 일대 터널 화재는 이전에도 자주 발생했다.99년 3월 프랑스 동부와 이탈리아 북부를 연결하는 전장 11.6㎞의 몽블랑 터널에서 화재로 39명이 희생됐다. 화물 트럭에서 불이 난 게 원인이었다. 또한 그해 5월 페인트 등을 싣고 오스트리아 타우언 터널을 지나던 트럭이 사고를 내면서 불이 나 12명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터널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덕분에 아직까지 대형 참사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터널에 대한 안전불감증은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 터널들은 대부분 소방서에서 10분 이상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다. 화재의 초기 대응이 가능한 시간은 5분임을 감안할 때, 무엇보다 소방서에 의존하기보다 운전자와 인근 주민들의 대응이 중요하다. 터널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차량과 함께 일단 밖으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터널 화재는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엄청나게 뿜어내기 때문이다. 또한 차량을 터널 내에 두면 소방차 진입에 방해가 된다. 차를 몰고 나오는 게 불가능하다면 차량을 최대한 터널 내 벽쪽으로 붙여 정차시키고 키를 꽂아둬야 소방·구급구난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터널 내 화재 발생신고는 소화기함이나 소화전함에 비상벨을 누르거나 휴대전화로 119에 알린다. 초기 진화가 가능하다면 20∼50m 간격으로 설치돼 있는 소화기나 소화전을 이용해 불길을 잡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터널 운행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앞 차량과의 간격을 충분히 유지하는 운전습관이 중요하다. 그래야 터널에서 화재가 났을 때 차량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생기게 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세계최강’ 브라질, 가나에 3-0 완승…8강 진출

    ‘세계최강’ 브라질, 가나에 3-0 완승…8강 진출

    ’11연승-200호골-개인 최다골!’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삼바군단’ 브라질이 가나를 제물삼아 8강에 안착했다. 기분좋은 신기록들도 부상으로 얻었다. 비록 경기내내 가나의 예기치않은 파상공세에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었지만 브라질을 ‘세계최강’이라 부르는 이유를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브라질은 28일 오전0시(한국시간) 도르트문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2006독일월드컵에서 전반에 터진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의 연속골에 후반 제후베르투의 추가골이 더해지면서 3-0의 완승을 거두었다. 브라질로서는 월드컵 본선전 연승행진을 ‘11’로 늘리는 순간이다. 한편 가나는 최강 브라질을 만나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마지막 골 결정력과 브라질의 역습에 말리면서 단 한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완패했다.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에시앙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지는 가나였다. 골 결정력과 경기 운영 능력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경기 내내 가나는 예상외의 공세로 브라질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세계 최강의 공격진을 자랑하는 브라질에게 가나의 무딘 칼날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전반 초반 터진 호나우두의 선제 결승골이 결국 승패를 결정지었다. 호나우두는 전반 5분 카카가 가나의 오프사이드를 완벽하게 무너뜨리며 스루패스한 것을 상대 킹슨 골키퍼마저 완벽하게 제치고 팀에 선취골을 선물했다. 호나우두로서는 이번대회 3호골이자 월드컵 통산 최다골기록(15골)을 작성하는 특별한 골이었다. 비록 선제골을 빼았기기는 했지만 가나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가나는 선제골을 내준 뒤 오히려 더 경기를 이끌어 갔고 기안, 문타리, 아모아 등이 브라질의 문전을 끊임없이 위협했다. 전반 30분을 넘어가면서는 볼점유율에서도 53 : 47로 앞서갈 정도로 우세한 경기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볼 결정력의 부재가 아쉬웠다. 최전방 기안의 슛은 번번히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전반 42분 멘사의 결정적인 헤딩슛은 지다 골키퍼의 다리에 맞으며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전반 인저리타임때 브라질에 역습을 허용, 아드리아누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추격의지를 꺾이고 말았다. 아드리아누는 전반 46분 카푸가 가나의 왼쪽 측면을 완벽하게 돌파하며 중앙으로 올려준 낮고 빠른 크로스를 발을 쭉뻗어 밀어 넣었다. 팀 통산 200호골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심기일전, 가나는 후반전 들어서도 공세의 끈을 놓치 않았다. 하지만 15분의 쉬는 시간동안 골결정력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후반 39분 제호베르투에게 3번째 골을 허용하며 영패를 면치 못하고 짐을 쌓아야만 했다. 가나를 물리치고 16강에 오른 브라질은 스페인과 프랑스전 승자와 4강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된다. 김호연기자 grandslammer@sportsseoul.com [전반 1분] 브라질 0 - 0 가나 : 브라질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됩니다. [전반 3분] 브라질 0 - 0 가나 : 브라질, 자기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공격기회를 엿보지만 가나의 압박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전반 5분] 브라질 1 - 0 가나 : 호나우두 골~~~, 후방에서 가나의 오프사이드를 완벽하게 무너트리며 호나우두에게 스루패스한 것을 호나우두가 가나의 킹슨 골키퍼까지 화려한 헛다리 짚기로 제치며 텅빈 골문안으로 볼을 밀어 넣습니다. 호나우두가 팀의 선취골이자 월드컵 통산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는 순간입니다. [전반 10분] 브라질 1 - 0 가나 : 가나의 문타리, 브라질 루시우에게 심한 태클을 가해 옐로카드를 받습니다. 선취골을 내주고 다소 흥분한 듯한 모습입니다. [전반 13분] 브라질 1 - 0 가나 : 아드리아누, 다시한번 가나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벽하게 뚫으며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마지막 볼처리가 아쉽습니다. 더구나 바로 옆에 호나우두가 무방비 상태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아드리아누 선수 골욕심을 부립니다. 여기에 할리우두 액션으로 옐로카드까지 받습니다. [전반 19분] 브라질 1 - 0 가나 : 가나의 기안, 후방에서 들어오는 스루패스를 받아 브라질 페널티지역에서 절호의 찬스를 잡습니다. 하지만 이미 선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한 다음이네요. [전반 24분] 브라질 1 - 0 가나 : 가나의 아모아, 브라질 페널티지역에서 패스를 받아 그대로 왼발 낮게 터닝슛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골포스트를 빗나갑니다. 가나 선수들 계속해서 브라질을 몰아붙입니다. [전반 30분] 브라질 1 - 0 가나 : 드라만, 자기진영에서 브라질 페널티지역 바로 앞까지 치고들어가 오른발로 강하게 중거리슛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높게 뜨면서 득점으로는 연결되지 못합니다. [전반 36분] 브라질 1 - 0 가나 : 기안,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수비수와 끝까지 몸싸움을 벌이며 오른발 슈팅으로까지 연결하지만 높게 뜨고 맙니다. [전반 42분] 브라질 1 - 0 가나 : 가나의 문타리,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시도하지만 카푸에 몸에 맞고 코너킥으로 연결됩니다. 가나의 멘사, 오른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강력한 스파이크 헤딩슛으로 연결합니다. 하지만 브라질의 지다 골키퍼에 볼이 가서 맞고 나옵니다. 가나로서는 절호의 득점 찬스를 놓칩니다. [전반 44분] 브라질 1 - 0 가나 : 아피아, 브라질의 정면진영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강하게 감아차보지만 높게 뜨면서 골문을 벗어납니다. [전반 45분+1] 브라질 2 - 0 가나 : 아드리아누 골~~ 카푸가 가나의 왼쪽 측면을 완벽하게 돌파하며 중앙으로 낮고 빠르게 크로스해준 것을 아드리아누가 발을 쭉뻗으며 밀어 넣습니다.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는 브라질입니다. [전반 45분+3] 브라질 2 - 0 가나 : 주심이 휘슬을 울려 전반전 종료를 알립니다. [후반 1분] 브라질 2 - 0 가나 : 브라질, 선수교체 있습니다. 에밀손이 나오고 실바가 들어갑니다. [후반 5분] 브라질 2 - 0 가나 : 가나의 기안, 브라질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쪽에서 반대 크로스바를 보고 오른발 강슛을 날려보지만 높게 뜨고 맙니다. [후반 9분] 브라질 2 - 0 가나 : 가나, 브라질의 오른쪽 측면에서 스루패스를 시도하지만 패스의 정확성이 아쉽습니다. [후반 14분] 브라질 2 - 0 가나 : 가나 선수교체합니다. 아도가 나가고 보아텡이 들어옵니다. [후반 15분] 브라질 2 - 0 가나 : 브라질 선수교체있습니다. 주닝요가 들어가고 두번째 골의 주인공 아드리아누가 나옵니다. [후반 20분] 브라질 2 - 0 가나 : 가나, 끊임없이 공격은 해보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입니다. [후반 24분] 브라질 2 - 0 가나 : 가나의 기안, 브라질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두명을 달고 들어가며 후방에서 들어온 패스를 그대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하지만 브라질의 지다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잡아냅니다. [후반 32분] 브라질 2 - 0 가나 : 문타리, 문전쇄도하는 순간 브라질의 지다골키퍼와 충돌하면서 약간의 부상을 입은 듯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 일어납니다. [후반 39분] 브라질 3 - 0 가나 : 제호베르투 골~~, 가나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후방으로부터의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치며 완벽한 골을 만들어냅니다. 브라질의 3번째 골! [후반 42분] 브라질 3 - 0 가나 : 가나의 타키에멘사, 브라질 진영 정면에서 오른발 강슛을 시도하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합니다.
  • [27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베이징에서 1000여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국제 아트페스티벌이 열렸다. 한 달간 20만명이 다녀간 이 축제에선 설치 미술 외에도 비주얼아트 등 대중들에게 생소한 다양한 예술이 선보였다. 유명세와 함께 지나친 상업화를 우려하지만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이언스 매거진 N(EBS 오후 11시) 출퇴근 시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DMB폰 시청을 하는 회사원이나 하루에도 몇 시간씩 MP3를 듣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시력과 청력은 심각한 피로로 지쳐가고 있다. 현대인들의 신종 질환 ‘디지털 혹사 증후군’의 심각성을 짚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TV 종합병원(SBS 오후 7시5분) 질병 정보 코너 ‘오늘의 특진’에서는 ‘난청’을 주제로 윤문식, 윤유선, 김종민, 홍록기, 김효진 등 5명의 소음난청 순위를 공개한다. 눈이나 코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은 많지만 귀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현실. 생활소음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된 귀 건강에 대해 알아본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방학을 맞아 희철은 현경과 매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것이라는 꿈에 부푼다. 그러나 현경이 멀리 지방에서 에어로빅 강사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바람에 함께 시간을 보내기는커녕 얼굴 보는 것조차 힘들게 된다. 어떻게든 희철은 현경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는데….   ●그여자의 선택(KBS2 오전 9시) 미나는 진모와 다투다 보람에게 아빠역할 잘하라고 말해버리고 진모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따진다. 한편, 선영은 김치가 떨어지자 순자에게 갖다 달라고 부탁하고 순자는 진진에게 갖다 주라고 한다. 영규를 만나 술을 마신 창안은 영규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거실에서 영규를 만난 진진은 당황해한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한국인의 10대 사망 원인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한 심장질환.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주로 중년 이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젊은 심근경색 환자가 늘고 있다. 고혈압보다도 스트레스가 심장질환에 더 큰 위험요인이라고 한다. 스트레스로부터 심장 지키는 방법을 알아본다.
  • [길섶에서] 개망신/임태순 논설위원

    휴일 아침 부지런을 떨어 정발산 공원에 올랐다. 웰빙추세 때문인지 공원은 많은 사람들로 붐벼 활력이 넘쳤다. 헬스기구에 매달리고, 정자에 올라가 땀을 훔치는 사람도 있었다. 마침 머리가 희끗희끗한 60대 할아버지가 개를 데리고 지나갔다. 그 옆을 지나던 아주머니가 “개와 함께 왔는데 배변봉투도 없이 무방비로 왔네.”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 말이 할아버지의 신경을 건드렸나 보다.“개를 끌고 오든 말든 왜 남의 일에 끼어들어.”하는 말이 돌아왔다. 아주머니가 머쓱해한 것도 잠시 인근에 있던 20여명이 한마디씩 퍼부었다.“산에 개를 끌고 오려면 준비를 하고 오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 “우리는 매일 아침 산에 올라와 개 배설물 등 오물을 치우고 가는데 당신은 산에 와서 청소해본 적이 있느냐.” 산악회 회원들이 달려들어 따지자 할아버지는 한마디 대꾸도 하지 못하고 개를 끌어안고 산 아래로 내려갔다. 순간 저런 게 개망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견가들도 준비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공공장소에서 개망신 당하기 쉬운 세상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기흥호수공원 개발 계획 재고해야”

    대규모개발계획이 발표된 용인 기흥저수지변 호수공원이 환경오염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0일 용인시와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올해 초 용인시가 오는 2013년까지 80만평 규모의 호수공원을 4개지구로 나누어 개발하려는 계획이 수질오염 등 각종 환경오염문제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시는 모두 1680억원을 투입해 관광호텔과 콘도미니엄, 수상골프연습장, 음식점 등이 숙박운동지구를 포함해 모두 4개지구를 모노레일과 자전거도로 등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숙박운동지구의 경우 호텔과 위락시설 등이 대규모로 밀집돼 수질오염을 유발할 소지가 큰데다 오염된 물은 결국 탄천과 연결돼 서울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캠핑카 등을 이용해 야영을 할 수 있는 카라반과 캐빈하우스, 피크닉장 등 계획에 발표된 각종 시설이 환경오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시설 가운데는 사전에 개발계획이 알려져 특혜 의혹까지 일고 있으며 주변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투기까지 부추기고 있다. 용인 서부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번 계획이 사전에 특혜의혹이 제기된 몇몇 시설들을 감싸기 위해 급조된 흔적이 역력하다.”면서 “개발계획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그나마 다행? 성추행하다 붙잡힌 ‘예비교수’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해야 하나.그 짐승같은 ×이 만약 교수 자리에 오르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얼마나 많은 여대생을 농락했을까?” 중국 대륙에 한 중년의 박사과정생이 상습적으로 혼자 조용히 있는 여대생들만을 골라 성추행하다가 덜미를 잡혀,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시 순이(順義)현 공항파출소는 여대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순이 모대학의 중년의 한 박사과정생을 붙잡아 조사중에 있다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 경화시보(京華時報)가 29일 보도했다. 경화시보에 따르면 성추행 혐의로 붙잡힌 장본인은 순의 모대학 박사과정생 무화(木華·가명)씨로 ‘변태’답지 않게 남성미가 넘치는 범강장달이처럼 생겼다.더욱이 이미 결혼해 아내를 두고 있는 핫아비였다.성추행을 당해도 여대생들이 자신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신고하지 않는데 힘을 얻어 성추행을 지속하다가 결국 꼬리가 잡히게 된 것이다. 지난 22일 오후 1시쯤,공항파출소측은 여대생 궈궈(果果·여·가명)씨가 뭣에 쫓기는 듯한 급박한 목소리로 걸어온 신고전화를 받았다.자신의 학교 내에서 성추행범을 붙잡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공항파출소 민경(民警)은 즉각 현장으로 출동,여대생들에게 둘러싸여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던 금테안경을 쓴 한 중년의 남성을 성추행을 한 혐의로 인계받았다. 앞서 낮 12시 30분쯤,궈궈씨는 마침 점심을 먹은지 오래되지 않아 식곤증 탓인지 잠이 밀려들어 빈 강의실에 혼자 엎드려 여윈잠을 자고 있었다.한 10여분이 지났을까.갑자기 자신의 머리와 머리칼을 누가 만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귀찮은 듯 조용히 눈을 떠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한 남자가 갑작스레 손을 확 움츠리는 것이 아닌가.깜짝 놀란 그녀는 “써랑(色狼·치한)이다.”고 큰소리로 외쳤다.강의실 밖에서 이 소리를 들은 대학생들이 수십명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빙 둘러싸는 바람에 도망가려던 그는 꼼짝하지 못하고 붙잡혔다. 파출소 조사결과 무화씨는 이미 여러차례 여대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도 드러났다.지난 1월 이후 강의실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금테 안경을 낀 남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대생들의 제보가 잇따라 확인해보니 모두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파출소측은 여대생들에게 성추행을 해도 신고를 하지 않자,재미를 들인 무화씨가 상습적으로 이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주로 빈 강의실을 돌아다니다 무방비 상태에 있는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 [환경·생명] 아시아는 지금 ‘환경의 역습’ 몸살

    [환경·생명] 아시아는 지금 ‘환경의 역습’ 몸살

    아시아 국가들이 환경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싼샤 댐을 완공하며 개발의 기염을 토한 중국은 이른바 ‘환경 후폭풍’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다. 양쯔강 유역의 풍토병인 ‘주혈흡충병’이 확산될 우려와 함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과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은 신종 전염병이 창궐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필리핀의 농촌 지역은 농작물을 대량으로 수확하기 위해 뿌린 고독성 농약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고, 금광·구리광산 등 각종 광산 채굴로 인한 환경훼손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오래 전 선진국 반열에 오른 일본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1950년대 들이닥친 ‘미나마타 병’의 어두운 그림자로부터 여태 짓눌림을 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대기와 물, 토양 그리고 자연생태계를 희생해 가며 경제적 부를 축적하긴 했지만 환경성 질환에 대처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린 상태다. 아이들 네 명 중 한 명이 아토피를 앓은 적이 있다는 통계는 급박한 현실을 단적으로 설명해 준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환경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한국환경보건학회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공동주최하는 ‘아태 지역에서의 환경보건 이슈 전망’이란 국제학술대회가 6월2∼3일 부산에서 열린다. 환경보건학회 최경호(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총무이사는 “이번 학술대회는 캐나다와 호주, 타이완, 일본, 미국, 필리핀, 중국 등지의 저명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환경보건에 대한 각국의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면서 “환경독성과 건강상의 장해, 환경보건정책 등에 대한 집중적인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중국·일본·필리핀 전문가들이 발표할 주제발표문을 사전에 입수, 이들이 생생하게 털어놓은 각 나라의 환경보건 실상과 고민 등을 옮긴다. ■ 중국 ●원보 NGO활동가(국제시민단체 ‘태평양환경’의 중국담당)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의 대가로 환경·보건상의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의료·건강 관련 비용지출이 2003년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0.3%로,GDP 성장률을 웃돌 정도다. 환경질 악화에 따른 환경·보건 위험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우선 대기오염과 모래폭풍(san dstorm)이다. 대기질이 나빠져 호흡기 관련 질환으로 연간 30만명의 중국인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오염이 극심한 지역은 폐암발생률이 여타 지역보다 8.8배나 높은 실정이다. 수천년 전부터 시작된 모래폭풍은 갈수록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1990년까지는 15년마다 한번꼴로 일어났지만 2000년엔 15차례,2001년 18차례나 발생했다. 올해엔 시기가 앞당겨져 이미 2월말부터 시작됐다. 해양오염도 심각하다. 지난해 100차례가 넘는 적조(red tide)가 랴오닝성 등 연안 지역에서 발생했다. 어느 때보다 빈도가 높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수은(Hg) 배출국이다. 연간 600t이 넘는 수은이 호수와 강물, 바다를 오염시켰다. 상어처럼 먹이사슬을 올라갈수록 물고기의 수은농축이 아주 심해지지만, 그래도 소비량은 많다. 광둥성의 한 호텔에선 상어지느러미로 만든 샥스핀 요리 한 그릇에 600위안(7만여원)을 받지만 하루평균 50그릇,10㎏ 정도가 팔린다. 광저우 시의 한해 소비량만 수백t에 이른다. 전염병 위험도 크다.1980년 이후 모두 35종의 신종 전염병이 발생했다.8개월마다 한 종꼴이다. 조류독감의 위험은 아직도 분명한 ‘현재진행형’이다. 습지 파괴로 먹이처를 잃은 철새들이 농경지를 찾아 병든 가금류와 접촉한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대규모 야생동물 매매시장도 인체에 대한 질병 전염의 위험을 부추기고 있다. 거래되는 야생동물은 거의 없는 것이 없다.‘짖는 사슴’과 흰코사향고양이, 사막다람쥐, 고슴도치,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이 개·토끼 같은 집짐승과 함께 팔리고 있다.2003년 사스 발생 직후 광저우 매매시장에서만 84만마리의 야생동물이 몰수되기도 했다. 싼샤 댐 완공으로 공공보건 측면의 재앙도 위험성이 점증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위험은 주혈흡충병(住血吸蟲病·Schistosomiasis)이다. 싼샤 댐이 물을 담게 되면 3100만명이 영향권에 들게 되는데, 양쯔강 유역의 풍토병인 주혈흡충병의 확산이 우려된다. 이 병은 중국 당국의 40년 제압계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남아 있다. 또한 싼샤 댐은 양쯔강의 흐름을 정체시켜 오염된 강물의 자연정화 능력 또한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 필리핀 ●아나 령 교수(필리핀 세인트루이스 대학) 필리핀은 이제 생물다양성의 위기지대(hot-spot)로 전락했다. 과거엔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불리는 갈라파고스 섬을 10개 넘게 모아놓은 곳으로 비견됐다. 서식하는 동·식물의 절반가량이 필리핀에서만 서식하는 종이기도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과거 500년 동안 원시림의 93%가 사라지는 등 생물다양성은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계속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 이내에 필리핀은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빠져 들 것이란 경고를 내놓고 있다. 환경보건과 관련한 최근의 현안은 ▲광산개발 ▲농약살포 ▲미군기지 오염 ▲수출가공구 산업단지 문제 등으로 모아진다. 필리핀의 금·구리 생산량은 각각 세계 2위와 3위인데, 채굴지 인근 주민들의 건강영향이 심각하다. 특히 어린 학생들의 혈중 중금속 농도가 대조집단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급박한 위험이 가시화했다. 대량수확을 위한 농작지에서의 농약 살포도 큰 문제다. 지난해 필리핀 농촌지역 가구를 상대로 농약살포 및 노출 실태를 조사했는데, 사실상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 농부들이 농약노출의 위험으로부터 자기를 지키는 수단은 고무장화가 유일했다. 마스크나 장갑 등 다른 장비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농약을 살포하는 도중에 엎질러 피해를 본 경우도 조사대상 농부의 98%를 넘어섰다.1주일에 두세 번씩, 그것도 밀폐된 공간에서 농약을 뿌리는 바람에 농부는 물론 아이들도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수빅만과 클라크공군기지로부터 미군은 떠났지만 오염 후유증은 여전히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수십명의 아이들에게서 소아백혈병과 중추신경마비, 선천성심장병 같은 증상들이 나타났다. 외국 기업체가 들어와 있는 수출가공구의 환경위험은 또 다른 현안이다. 반도체·컴퓨터 산업시설엔 여성 근로자가 대부분인데, 수많은 독성 화학물질에 그대로 노출돼 있을 만큼 환경이 열악하다. 필리핀의 환경보건을 위협하는 요인은 세 가지다. 정부의 세계화 정책, 환경오염에 대한 규제 미흡, 그리고 대중들의 경각심 부족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일본 ●미네시 사카모토 박사(일본 국립미나마타병연구소) 미나마타병은 1956년 구마모토 현 미나마타 시의 한 비료공장에서 수은이 함유된 폐수를 흘려보내 연안이 오염되고, 주민들이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하면서 발생한 괴질이다. 이 수은중독 사건은 환경오염이 인체건강에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구마모토 현과 니가타 현에서 대량 사망자가 발생했다. 구마모토 현은 2265명이 병에 걸려 1552명이 숨지고 2004년말 현재 713명이 생존해 있다. 니가타 현에선 690명 가운데 430명이 사망하고 260명이 아직 살아 있다. 생존자들은 대부분 모태에서 수은에 노출된 선천성 미나마타 병자들이다. 최근 유해화학물질이 후손들에게 유전돼 생식적인 변화를 일으키는지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연구소는 수은의 생식독성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그동안의 연구결과 미나마타병이 뚜렷한 성비(性比) 불균형 현상을 초래한 것을 확인했다. 우선 미나마타 시의 남자아이 출생률이 현저하게 떨어진 사실이 관찰됐다.1953∼1970년 18년 동안 미나마타 시에서 여아 초과 현상이 네 차례 관찰됐다.(그래프 참조)1955년과 1957∼1959년이다. 미나마타 병은 1955∼1959년이 가장 극심한 시기였다. 이런 현상은 시 전체 인구통계에서도 드러났지만 구체적으로는 산모가 미나마타 병에 걸렸을 경우 가장 큰 성비 차이를 나타냈다. 여아 1인당 남아 출생자가 0.7명에도 못미쳤다. 남아의 사산율이 높아진 사실도 동시에 관찰됐다. 미나마타 병이 발생하기 전후엔 미나마타 시의 여아 1인에 대한 남아 사산율이 1.2명 정도로 여타 지방과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하지만 1955∼59년 사이엔 여아 1인당 1.75명으로, 사산율이 급증했다. 그러나 아직 어떻게 이런 성비 불균형이 초래됐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수은 중독은 임신 후반기, 태아의 두뇌가 성장하는 시기가 가장 취약하다. 수은은 산모보다 태아에게 훨씬 더 많이 축적되므로 태아에게 수은이 노출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이 경주돼야 한다. 어패류를 자주, 많이 섭취하는 인구집단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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