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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진설계 갖춘 아파트 ‘광주초월 쌍용 예가’ 관심↑

    내진설계 갖춘 아파트 ‘광주초월 쌍용 예가’ 관심↑

    경북 포항에서 지난해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최근에는 4.6규모의 지진이 잇달아 발생해 그 어느 때보다 내진설계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건물이 법정기준을 충족한 내진설계에도 균열이 발생하는 등 취약점을 드러내자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주택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국내 내진설계 기준은 규모 6.0~7.0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국내 공공시설물 내진율은 43.7%, 민간건축물은 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건축물 상당수가 지진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안전’ 키워드가 주택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1등급의 내진설계를 갖출 예정인 ‘광주초월 쌍용 예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단지는 콘크리트를 두껍게 하고 철근을 늘려 지진을 견디는 건축물을 만드는 공법인 내진설계를 적용해 지진에서 안전한 주거지로 건설될 예정이다. 광주초월 쌍용 예가는 지하 3층~지상 19층, 전용면적 59~84㎡, 총 873가구 규모의 단지로 경기 광주시 초월읍 대쌍령리 일대에 조성 예정이다. 이 단지가 들어서는 초월읍 일대는 광역교통망 개선 개발 사업과 함께 사업지 인근 3번 국도와 경충대로를 주축으로 7000여 가구의 주거 벨트가 형성될 예정이다. 특히 광주시는 2016년 9월 개통된 경강선 복선전철개통으로 판교까지 4정거장, 강남역까지 8정거장으로 분당, 판교 생활권에 편입된 데 이어 11월에는 초월과 원주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성남-광주간 자동차 전용도로 개통, 안양-성남간 제2경인고속도로 연장 개통되는 등 교통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단지 인근에 위치한 대쌍초교(예정)와 초월고교 등을 도보로 통학 가능하며 또 시립어린이집도 위치해 있어 어린 자녀를 둔 수요층들에게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외에도 초월도서관, 곤지암천 수변공원, 이마트, 롯데시네마, 버스터미널, 경안체육공원, 경안시장등 차량으로 10분대 거리에 위치한 풍부한 생활편의시설 갖추고 있다. 친환경 단지 설계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 세대 남향 위주 배치로 채광과 통풍량을 극대화 한 단지 설계로 주거생활의 쾌적함을 극대화했으며 수변공원, 곤지암천 등 인근의 풍부한 자연 속 힐링생활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한편 광주초월 쌍용 예가 주택전시관은 경기도 광주 역동에 마련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무의 오솔길] 한강 산책

    [이재무의 오솔길] 한강 산책

    나는 운전을 할 줄 모른다. 운전을 할 줄 모르니 당연히 차도 없다. 운전을 할 줄 모르고 차도 없지만 전혀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앞으로도 나는 차 없이 살다 죽을 것이다.나는 산책을 즐긴다. 내가 산책을 즐기는 이유는 건강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어서다. 강변을 느리게 해찰하며 걸으면서 나는 언어의 물고기를 낚는다. 강태공이 강에서 낚시로 물고기를 낚듯이, 청둥오리가 부리로 물고기를 사냥하듯이 나는 산책하면서 무의식의 낚시코에 걸려드는 언어의 물고기를 낚아채는 것이다.강태공과 청동오리가 순간의 집중을 다하여 물고기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것과 달리 나는 방심한 상태에서 언어의 물고기를 낚는다. 언어의 물고기는 의식을 경계하고 멀리한다. 순간의 방심 속으로 그것은 갑작스럽게 뛰어든다. 산책에서 생각에 골몰하는 일을 나는 되도록 삼간다. 무방비 상태로 나를 방치한다. 숙맥과 천치가 되어, 하나의 사물이 되어 서 있거나, 하나의 풍경이 되어 천천히 걷다 보면 의외의 대어가 걸려들 때가 있다. 늦은 밤 마포 한강변에 나와 강 건너 건물들과 아파트 단지에서 새어나오는 불빛들을 바라다본다. 얼마 전까지 내가 살았던 곳이다. 저곳에서 여섯 해를 사는 동안 나는 시집 두 권과 산문집 한 권을 냈고, 아내가 암수술을 받았고, 재수 끝에 아들이 대학에 들어갔다. 처음 여의도는 의붓어미처럼 낯설고 어지럽기만 하더니 어느새 마음 안쪽에 서늘히 인정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슬픔의 줄기는 베어 낼수록 여름풀처럼 더욱 굵게 웃자랐지만 더러는 겨울 냉면처럼 소소한 맛의 위로와 기쁨을 안겨다 주기도 했다. 마포는 처음 상경해서 살림을 부렸던 곳이다. 이곳을 떠나 이곳으로 돌아오는 데 꼬박 서른 해가 걸렸다. 서른 해 전 마포는 지금처럼 아파트 숲이 아니라 키 작은 지붕들이 연이어 잇대어 있는 좁고 가파른 골목의 산동네였다. “늦잠 자던 가로등/투덜대며 눈을 뜨고/건넌 집 옥상 위/개운하게 팔다리를 흔들며/옥수수 잎새/낮 동안 이고 있던 햇살을 턴다/놀이에 지친 아이들 잠들고/한강을 건너온 달빛/젖은 얼굴로/불 꺼진 창들만 골라/기웃거린다 안간힘으로 구름을 밀며/바람이 불고/일터에서 돌아오는 남도의 사투리들/거리를 가득 메운다/하나 둘 창마다 불이 켜지고/소스라쳐 빨개진 얼굴로/달빛 뒷걸음친다/비로소 가는 비 맞은 풀잎처럼/생기가 돈다, 마포 산동네”(졸시,‘마포 산동네’ 전문) 그사이 몇몇 지인들이 지상을 떠나 돌아오지 않았고, 붉은 열정이 새어나간 몸은 알곡이 빠져나간 광목 자루처럼 헐렁해졌다. 꽃잎처럼 점점이 흩어진 불빛을 떠안고 흐르는 강물은 명일 아침 서해에 입을 맞출 것이다. 세상 모든 길은 내 집 문을 열고 나가 내 집 문으로 돌아온다. 이곳에 살며 또 새로운 인연들을 맺고 풀 것이다. 한강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둥지 안에 새알처럼 담겨 자는 식구들을 들여다본다. 첫 경험처럼 괜스레 들뜬 마음을 지그시 누르며 오지 않는 잠을 청한다. 오늘도 어제처럼 한강변을 거닌다. 나는 겨울 강물처럼 단순하게 살고 싶었다. 예순을 살아오는 동안 여러 번의 공화국과 민간 정부가 들어섰지만 구호만 요란했던 시대의 희망은 집 없는 사람들을 거듭 울렸다. 두뇌가 우수한 인재들은 유학을 다녀와 독재자의 하수인이 되거나 재벌가의 마름이 되어 가난을 더욱 능멸했다. 도시는 우울과 분노를 키우는 학교였다. 성실, 정직하게 사는 자들은 대개가 열등한 유전인자를 타고난 이들이었다. 한울타리에서 나고 자란 형제자매간에도 어른이 되어 계층이 달라졌고 누가 알려 준 것도 아닌데 영악한 아이들은 착하다는 칭찬을 무능하다는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더이상 범람할 줄 모르는 한강은 흐르는 시간보다 고여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강태공들이 건져 올린 물고기들은 비늘이 상해 있거나 지느러미가 잘려 있었다. 해마다 강의 괄약근은 느슨해지고 약해져 갔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강 안쪽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썩은 내가 떼 지어 스멀스멀 강둑을 향해 기어오르고 있다. 나는 내일도 한강변을 걸을 것이다.
  • 화려&장엄 .. 다 좋은데 -22도 혹한에 얼어버린 평창 모의 개회식

    화려&장엄 .. 다 좋은데 -22도 혹한에 얼어버린 평창 모의 개회식

    영하 22도 대관령 칼바람에 세 시간 덜덜 ..“추워서 모의 개회식 내용 기억도 나지 않더라” 평창동계올림픽 모의 개회식이 3일 밤 강원도 평창군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렸다.대회 개막을 엿새 남겨두고 열린 이날 모의 개회식은 ‘드레스(최종) 리허설’ 형태로 진행됐다. 행사 시작도 실제 개회식과 같은 밤 8시로 맞췄고 진부역에서 올림픽 스타디움까지 셔틀버스 운행 등 수송 대책도 실제와 똑같이 시뮬레이션됐다. 모의 개회식 관중으로는 자원봉사자와 출연진 가족, 유관기관 관계자, 개최도시 주민 등 2만여 명이 초청됐다. 그러나 모의 개회식이 시작된 밤 8시를 넘어서면서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내려갔고, 제법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2도까지 곤두박질했다. 행사는 밤 10시 10분에 끝났지만 추위를 이기지 못한 일부 관객은 먼저 자리를 뜨며 올림픽 스타디움 밖으로 나오는 경우가 잦았다. 관람객들은 담요를 몸에 두르거나 방한 의상을 몇 겹씩 껴입는 등 추위에 단단히 대비했지만 강원도의 혹한을 견디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였다.관람객들은 스타디움에 입장할 때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에 ‘촬영 금지’라고 적힌 스티커를 부착해야 했다. 또 관련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거나, 관람 후기 등 공연 내용을 유출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까지 질 수 있다는 주의사항을 들었다. 화려한 개회식 만큼이나 화두는 역시 추위였다. 대관령 칼바람을 3시간 넘게 견딘 이들은 9일 개회식 당일 조금이라도 추위를 줄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모의 개회식 관람객 김 모(54·경기도 고양시) 씨는 “보안을 철저히 하는 것도 좋지만 강추위에 입장할 때 검색을 한다며 1시간 이상 밖에 서 있게 하는 건 고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KTX로 초등학교 2학년 손자와 함께 온 유 모(60) 씨도 “너무 추워 손자 아이는 지금 발에 감각이 없다고 한다”며 “추위 때문에 개회식 내용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붕이 없는 올림픽플라자는 처음 공개됐을 때 바람에 무방비상태였다. 조직위는 바람이 드나드는 길목마다 방풍막을 설치했고, 난방 쉼터(18개소)와 관람객용 대형 히터(40개)를 설치했다.이 덕에 생각보다 견딜 만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경기도 안산에서 온 30대 부부와 미취학 아동 관람객은 “개회식 자체는 화려하고 장엄한 느낌이 들었다”며 “아직 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아이도 재미있게 봤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회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밤 10시 30분 현재 모의 개회식 관련 사건 사고는 접수된 내용이 없다”고 밝히고 “실제 개회식 당일까지 미비점을 최대한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병원, 안전평가 제외… 참사 부른 시스템

    세종병원, 안전평가 제외… 참사 부른 시스템

    규정상 의료기관인증서도 예외 “중소병원 안전 점검 강화 필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는 부실한 의료기관 안전평가 시스템이 낳은 참극인 것으로 29일 드러났다. 세종병원은 수시로 불법 증개축을 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들을 수용하고도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든 점검 규정을 피해 갔다. 최근 3년 동안 ‘셀프 점검’만 해도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 같은 재단 소속인 세종요양병원은 안전평가를 받고 세종병원은 피해 가는 황당한 평가체계가 드러나면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연면적 5000㎡ 이상인 종합병원은 6개월에 1회 이상 정기점검, 3년에 1회 이상 정밀점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병원급인 세종병원은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병원은 2015년부터 3년 동안 ‘셀프 점검’을 하고 밀양소방서에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제출했을 뿐이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시행하는 의료기관인증도 예외였다. 의료기관인증은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에만 의무화돼 있다. 상급종합병원, 전문병원 등은 인증이 필수여서 의무화된 것과 마찬가지다. 세종병원 옆 건물인 세종요양병원은 2015년 11월 이틀간 평가를 받아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공교롭게도 화재는 세종병원에서 일어났고 38명이 숨졌다. 세종요양병원에서는 전날 1명이 숨졌다. 의료기관인증을 받으려면 화재 발생 시 환자 후송 방법과 훈련 계획, 소방·전기설비를 모두 평가받아야 한다. 세종병원이 갖추지 않은 스프링클러, 소화전 등 화재 대응설비는 물론 화재탐지기, 가스누설경보기 등 경보장치까지 빠짐없이 점검해 ‘상·중·하’ 평가를 내린다. 재난 상황에서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을 유지할 수 있는 비상전원설비도 점검한다. 인증을 받지 않은 세종병원은 결과적으로 병원 전체에 필요한 용량의 5분의1에 불과한 비상발전기조차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다. 이것은 세종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의료기관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는 의료기관 중 평가를 신청한 비율은 17.7%에 불과하다. 서울의 222개 병원급 의료기관 가운데 의료기관인증을 받은 곳은 30곳에 그쳤다. 서울의 한 병원 관계자는 “수천만원의 비용과 투자하는 시간에 비해 홍보 효과나 실익은 그리 높지 않아 신청하는 곳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소병원이 최소한의 안전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정을 만들고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사상자가 없었던 나주요양병원 사례<서울신문 1월 29일자 3면> 등을 참고해 이날 중소병원의 스프링클러 설치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회장은 “원래 중소병원도 인증이 의무였는데 2010년 의료기관평가를 인증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율인증으로 바뀌었다”며 “완전히 무방비 상태인 중소병원에 안전평가 강화와 설비 비용 지원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이번엔 밀양… 참담할 뿐이다

    어제 경남 밀양시의 세종병원에서 불이 나 37명이 숨졌다. 부상한 사람이 140여명이라니 사상자 규모는 차마 입에 올리기도 참담하다. 최악의 참사라고 했던 제천 화재보다 더 큰 인명 피해가 고작 한 달 만에 또 나고야 말았다. 악몽 속에서 온종일 국민은 망연자실했다. 이번 화재는 세 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유독가스가 심해 사망자가 속출했다. 불길과 함께 연기가 6층 건물의 위쪽으로 급속히 번지는 바람에 환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변을 당했다. 중풍이나 뇌질환 전문 병원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들이 대부분이어서 피해 규모는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장기 요양 중인 환자들이 많아 대피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더 컸다. 참사를 겨우 모면한 노인 환자들을 혹한 속에 업고 뛰는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면밀히 조사해야 할 일이다. 병원 내 경보 시설과 스프링클러 등 소방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챙겨 봐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 역시 안전의식 부재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라는 사실은 확실해 보인다. 응급실 옆 탈의실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소방 당국은 추정한다. 불길이 비교적 일찍 잡혔는데도 내장재 연기로 피해는 걷잡을 수 없었다. 건물 자체가 화재에 무방비 상태였을 가능성 또한 높다. 건물 내부의 안전장치들이 아예 없었다는 현장의 지적이 벌써 들린다. 어쩌다 한 번 있어도 끔찍한 재난이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 화재만이 아니라 어이없는 미개형 사고들이 도처에서 꼬리를 물고 터진다. 멀쩡한 뱃길에서 낚싯배와 유조선이 부딪쳐 십수 명이 사망했고, 타워크레인 붕괴로 인한 날벼락 참변이 올 들어서만도 수차례다. 안전하다고 철석같이 믿었던 유명 대학병원에서는 신생아들이 집단 사망했다. 사고도 사고 나름이다. 이런 후진적 재난으로 몸살 하는 나라에서 세계인을 불러모아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사실이 새삼 부끄러워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도 사고 직후 “안타깝다. 인명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제천 화재 때와 토씨 하나 달라지지 않았다. 사고 장소만 바뀔 뿐 판박이 수준의 대처와 경고, 매너리즘에 빠진 마무리 과정이 되풀이된다. 사고가 나면 내일 당장 전부 뜯어고칠 기세였다가도 며칠 지나면 그뿐이다. 소방관들한테 책임을 돌린 것 말고 제천 참사로 달라진 건 없다.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운운하는 것조차 민망하다. 당국의 관리 부실 탓만 할 수도 물론 없다. 대형 참변의 불씨는 시민 안전불감증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돌아봐야 한다. 다중시설의 안전이 ‘밤새 안녕’이어서야 될 말인가.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형 재난에 상시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했다. 당장 다중시설 소방안전 전수조사라도 하라. 특단의 범정부적 대책 없이 이번만큼은 한 발짝도 물러서서는 안 된다.
  • 인텔칩 보안 치명적 결함… 해킹 무방비

    인텔칩 보안 치명적 결함… 해킹 무방비

    구글 지적에도 최소 6개월 방치 패치 업데이트 이외 해결책 없어 CEO 작년 말 자사주 대거 매각 ‘반도체 공룡’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칩에서 해킹에 취약한 결함이 수년간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텔이 몇 개월 전 결함을 통보받고도 쉬쉬한 데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자사주를 대거 팔아치운 사실마저 드러나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배터리 게이트’를 겪고 있는 애플에 이어 ‘CPU 게이트’로 비화하는 조짐이다. 인텔 경쟁사인 AMD, ARM홀딩스 칩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전 세계 PC와 모바일 기기가 개인정보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우려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4일 로이터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 연구진은 인텔, AMD, ARM홀딩스 등 반도체 칩에서 해킹에 취약한 결함인 ‘멜트다운’과 ‘스펙터’ 결함을 발견했다. 이들 결함은 해커들이 하드웨어 장벽을 뚫고 메모리에 침투해 로그인 비밀번호와 데이터 등 개인정보를 훔쳐볼 수 있는 버그다. 구글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발견하고 지난해 6월 인텔에 알린 것으로 알려져 인텔이 최소 6개월가량 문제를 숨긴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이날 공식입장을 내고 “인텔 칩만 해킹 공격에 취약하고 버그나 결함 탓인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관련 업체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 왔다. 이미 운영체제(OS)와 펌웨어(칩 구동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시작됐다”고 해명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문제가 된 CPU가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 설계 결함이라 패치(수정 프로그램) 업데이트 외에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인텔코리아 박민진 이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OS·클라우드 업체들이 이미 보안패치 업데이트를 시작해 늦어도 다음 주말쯤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텔도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사용자는 운영체제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는 게 좋다. 애플도 자사 노트북과 컴퓨터에 대한 업데이트를 실시 중이다. 구글은 “최신 보안 업데이트를 받은 안드로이드폰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일반 이용자를 위해 ‘보호나라’ 홈페이지(www.boho.or.kr)에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일각에서는 업데이트 시 속도가 느려지고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데이트된 패치를 적용한 뒤 CPU 성능이 최대 30% 떨어졌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김승주 교수는 “당장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CPU를 대량으로 쓰는 클라우드업체와 금융권은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CEO가 자사주 2400억 달러(255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시점이 2개월 전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내부정보를 이용해 발을 뺀 것 아니냐는 논란도 벌어졌다. 인텔 대변인은 “주식 매각은 이번 사안과 무관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폐지줍는 노인 보듬는 도봉

    서울 도봉구는 폐지, 고철 등 수집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도봉구 재활용가능자원 수집인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고 2일 밝혔다. 생활고로 인해 폐지, 고철 등을 수집하는 주민은 늘어나는 반면, 교통사고 등 안전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주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조례에는 재활용가능자원 수집인의 지원계획을 매년 수립·시행하고, 교통사고 예방·안전·환경정비 등 교육을 연 1회 이상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미리 사고를 방지하자는 취지다. 지원 대상은 도봉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재활용가능자원을 수집하는 저소득 65세 이상 어르신 및 장애인이다.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야간 식별 가능 개인보호 장비나 재활용가능자원 수집 물품?, 동절기 난방비가 지원된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본 조례를 근거로 재활용가능자원을 수집해 생활하는 어르신 및 장애인에 대한 공적·민간 자원을 지원 및 연계해 촘촘한 그물망 복지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초점] ‘젓가락 변 검사’ 강요까지…요양보호사의 호소

    [초점] ‘젓가락 변 검사’ 강요까지…요양보호사의 호소

    2008년부터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신체활동 보조나 가사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회보험제도다. 현재 전국의 요양보호사 수는 27만명으로, 지난 10년 동안 제도의 양적 팽창을 이끌었다. 하지만 높아진 노인의 복지 수준과는 달리 정작 서비스를 책임지는 요양보호사의 처우는 열악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노인의 과도한 요구과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은 “기대만큼 열심히 일하지 않는 요양보호사가 적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1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이 한국노인복지학회에 보고한 ‘노인과 요양보호사의 갈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요양보호사와 노인의 갈등 유형을 살펴봤다. 연구팀은 노인 8명, 요양보호사 9명 등 17명을 만나 심층인터뷰를 했다. 요양보호사들은 업무와 무관한 과도한 요구, ‘파출부’ 등 부적절한 호칭, 성희롱 등 주로 ‘갑질’ 문제를, 노인들은 업무 태만, 역량 부족, 성격 차이 등 관계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요양보호사는 경력 1~7년의 40~70대 여성이었고 노인은 70~80대로 4개월~7년간 서비스를 경험했다. ●요양보호사 “우리를 파출부, 식모 취급” 요양보호사들은 국가에서 자격증을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노인들이 ‘파출부’, ‘도우미’, ‘청소부’, ‘식모’ 취급을 하는데서 큰 갈등이 생긴다고 봤다. 요양보호사 8명 중 6명이 이런 직업 비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요양보호사 A씨는 “누가 와서 ‘(이 사람) 누구야?’라고 물으면 (노인이) ‘청소아줌마다’라고 답한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서비스에 포함돼 있지 않은 ‘변 검사’나 주말 이사를 위해 가구를 모두 닦아 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요양보호사 B씨는 “자기가 변 봐놓고는 변 검사하라고 한다”며 “나무젓가락을 갖고 와서 변 색깔이 어떤가 봐달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요양보호사 2명은 직접적인 성희롱 경험을 거론했다. 2014년 한양대 산학협력단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요양보호사의 15%가 성희롱 및 성폭력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양보호사 C씨는 “정신이 멀쩡한데 여기 만져달라고 하고 긁어달라고도 한다”며 “긁어주면 혼자 씩 음침하게 웃고, ‘한번 줄래?’라는 식으로 나오는 대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방문목욕서비스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지만 가정 방문 요양보호사가 모두 해주길 바라는 경우도 많았다. 요양보호사 D씨는 “목욕서비스는 따로 있는데 대부분 우리가 다 해주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돈을 훔쳐갔다거나 남편을 유혹한다는 의심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노인의 과도한 요구를 딱 잘라 거절하기 어려운데다 시간을 초과해 서비스를 제공해도 추가적인 보상이 없어 갈등이 빈번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전체 가족 구성원이 6명인 가정에서 다른 가족의 일까지 떠맡는 사례도 있었다. D씨는 “자기네들이 먹은 설거지라던가 빨래, 청소를 다 요구하지만 막상 일을 해보면 단정적으로 선을 그을 수 있는 입장이 못 될 때가 많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요양보호사 E씨는 “운동하다 ‘냉면이나 먹고 들어가자’고 하시면 나는 안 가고 싶다”며 “어르신을 모시고 가서 손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자리에 앉히려면 퇴근시간도 늦어지니까 싫은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하루 4시간 중 2시간은 휴대전화 사용”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은 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많이 표시했다. 노인 A씨는 “걸레 하나를 빨아서 전부 닦는데 화장실도 다시 때를 묻혀놓고 너무 더러웠다”고 표현했다. 요양보호사들이 과도한 업무를 호소한 반면 노인들은 요양보호사의 눈치를 볼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노인 B씨는 “귀 어둡다고 못 듣는지 알고 그러는지 ‘신경질 내버릴까’라고 하고 던져버리고 탁탁 놔버리고 이런다”고 말했다. 노인 C씨는 “하루 4시간 중에 1시간은 통화하고 1시간은 휴대전화 보고 있고 집에서 일하는 것은 2시간 정도 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지방자치단체 등 장기요양서비스 공급을 책임지는 공적 기관에서 책임있는 개입과 중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또 장기요양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통해 요양보호사에게 불합리한 역할을 강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양보호사에게 성폭력을 가했을 때 법적인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기관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고, 노인의 서비스 수급자격 제한과 같은 제도적 대응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요양보호사와 갈등을 겪는 노인도 갈등해소를 위한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월드피플+] 돈 가방 지켜준 노숙자…모금 사이트로 보답한 남성

    [월드피플+] 돈 가방 지켜준 노숙자…모금 사이트로 보답한 남성

    ‘정직이 최선’이라는 말이 있다. 한 노숙자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하지 않고 양심 있게 행동해 사회로부터 더 큰 보상을 받았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노숙자에게 도움받은 한 남성이 온라인 후원 모금사이트 ‘고 펀드미’ 페이지를 만들어 지금까지 1만 4000파운드(약 2031만 원)가 넘는 돈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숙 생활을 하는 제임스 존 맥거원은 잉글랜드 글래스고시 주 법원 바깥에 주차된 승용차 앞 좌석에서 가방 하나를 발견했다. 당시 차 창문이 아래로 내려가 있어 가방은 쉽게 도난당할 수 있는 무방비 상태였다. 맥거원은 낯선 이의 가방이 도난 당할까 봐 걱정됐다. 그래서 2시간 반 동안 차 주인이 오기를 기다렸다. 억수같이 비가 퍼붓는데도 그는 자리를 뜨지 않았다. 기다려도 주인이 오지 않자 결국 창문 안으로 손을 뻗어 가방을 꺼냈다. 당시 가방에는 400파운드(약 58만원) 상당의 지폐와 잔돈 50파운드(약 7만원)가 들어있었다. 그는 가방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변호사의 사무실로 가져갔다. 그리고 차에 ‘가방을 맡겨놨다’는 쪽지를 남겼다. 얼마 후 자동차 주인 존 맥모나글은 동료와 함께 자신의 차로 돌아와 그가 남긴 쪽지를 찾았다. 그리고 맥거원의 선행을 칭찬했다. 맥모나글은 “길거리에서 오늘도 노숙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는 가방을 훔쳐서 거처를 마련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위해 가방을 가져가지 않았다. 대신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세상에 아직 괜찮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에게 감사의 표시를 했지만 그를 더 돕고 싶었다. 그래서 온라인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현재 원래 목표액이었던 5000파운드(약 725만원)를 돌파했고, 그 돈은 맥거원 외에 지역 노숙자들에게 전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한미, 역대 최대 공중훈련 시작…美 스텔스기 24대 투입

    한미, 역대 최대 공중훈련 시작…美 스텔스기 24대 투입

    한미 양국 공군이 4일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6대를 포함한 230여대의 항공기로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을 시작했다.북한이 지난달 29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형을 발사한 지 닷새 만에 하는 이번 훈련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동맹의 고강도 군사적 압박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군은 이날 “공군작전사령부와 주한 미 7공군사령부는 오늘부터 8일까지 한미 공군의 전시 연합작전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공군은 “이번 훈련에는 제11, 19, 20 전투비행단, 제29, 38, 39 전투비행전대 등 공작사 예하 10여개 공군 부대와 제8, 51 전투비행단, 해병항공단, 제35방공포병여단 등 미 7공군 및 태평양사령부 예하 부대가 참가한다”고 전했다. 한미 공군은 대비태세 강화를 목적으로 해마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해왔지만, 이번 훈련은 규모와 강도 면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이번 훈련에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 기지의 스텔스 전투기 F-22 6대를 투입했다. 미국이 F-22 6대를 한꺼번에 한반도에 전개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일 광주에 있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 기지에 도착한 F-22 편대는 이날 아침 이륙해 한반도 상공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F-22는 스텔스 성능이 뛰어나고 최고속력도 마하 2.5를 넘어 적 방공망을 뚫고 은밀하게 침투해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방공망이 취약한 북한에는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꼽힌다. 과거 북한은 F-22 편대가 한반도에 전개됐을 때 김정은의 동선을 은폐하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6대도 훈련에 투입됐다. F-35A도 스텔스 성능이 뛰어나 적 상공에 침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F-35A에 수직 이·착륙 기능을 더한 F-35B 12대는 일본에 있는 미 공군 기지에서 출격해 한국 상공에 전개됐다가 모 기지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훈련에 참가한다. 이번 훈련에 투입되는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만 24대에 달하는 셈이다. 북한이 전례 없는 군사적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훈련 기간 미국의 전략무기인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도 한국 상공에 전개돼 폭격 연습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미 공군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 6대, 전투기 F-15C 10여대, F-16 10여대 등이 국내 기지에 전개돼 훈련에 참가한다. 전자전기는 전쟁 초기 적의 방공망과 지휘통신망을 무력화해 공습에 무방비로 노출되게 한다. 우리 공군 전투기 F-15K, KF-16, FA-50 등과 주한 미 7공군 항공기까지 합하면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한미 공군 항공기는 230여대에 달한다. 한미 공군은 이번 훈련에서 유사시 북한군 항공기의 공중침투를 차단하고 북한 상공에 침투해 이동식발사차량(TEL) 등 핵·미사일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할 예정이다. 유사시 북한 핵심 표적 700여개 타격 임무를 한미 항공기에 부여하는 연합 작전계획인 ‘공중임무명령서’(Pre-ATO)를 적용해 주·야간 훈련을 한다. 한미 연합훈련의 Pre-ATO 적용 방침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한미 공군은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군 장사정포를 정밀 타격하고 북한군 특수부대의 해상 침투를 차단하는 연습도 하게 된다. 공군은 이번 훈련에 대해 “한미 연합전력의 실시간 운영과 통제를 통해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의 작전수행 능력을 점검하고 24시간 지속 작전을 운영함으로써 일선 비행부대의 연합항공작전 절차 숙달과 군수 지속지원 능력 등 전시 임무수행 능력 강화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3일 이번 훈련에 대해 “가뜩이나 첨예한 조선반도 정세를 일촉즉발의 핵전쟁 국면에로 몰아가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고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틀어쥔 우리의 인내성과 자제력이 한계를 넘어서게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학교시설 77% 지진 무방비… 대피소도 내진설계 안 돼

    [스포트라이트] 학교시설 77% 지진 무방비… 대피소도 내진설계 안 돼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학교 등 공공 건축물 중심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내 건축물의 내진설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진설계는 구조물, 지반 특성 등을 고려해 지진에 안전하도록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을 뜻한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포항 지진으로 피해를 본 공공 및 민간 건축물은 3만 500곳으로 잠정 집계됐다. 공공(학교, 항만, 문화재 등) 644곳, 사유(주택, 상가. 공장 등) 2만 9856곳이다. 공공 건축물 가운데는 유독 학교 건물의 피해가 가장 컸다. 235곳으로 36.5%를 차지했다. 면사무소와 공원시설 등 155곳도 벽체 등에 금이 갔다. 이 같은 피해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낮은 내진설계가 지적됐다. 포항지역의 전체 건축물 가운데 내진설계된 시설물은 20%에 불과하다. 다중이용시설인 학교 건물도 지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학교 건물 가운데 내진 성능을 확보한 건축물이 4분의1이 되지 않아서다.포항지역을 포함한 경북의 내진설계 대상 학교 건물 수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2460곳이지만, 내진설계가 반영된 곳은 24.1%인 595곳뿐이다. 전체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유치원 38.5%, 초등학교 24.7%, 중학교 22.1%, 고등학교 25.3% 등이다. 이번 지진으로 포항지역 각급 학교 126곳 중 91곳(72%)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건물 균열과 파손이 심한 학교와 유치원 29곳은 휴업했고, 이 가운데 2곳(흥해초등학교, 장성초등학교)은 폐쇄 또는 출입이 통제됐다. 포항지역 수능 고사장으로 지정된 학교 12곳(울진고·영덕고 제외) 중 포항고 등 10곳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이재민 1700명 모인 강당 더 큰 지진 오면… 이처럼 포항지역의 내진율이 전반적으로 낮다 보니 내진설계가 안 된 공공 건축물을 이재민 대피소로 지정 운영하는 부실함을 드러냈다. 내진율은 내진설계가 적용됐거나 내진 성능평가 결과가 양호, 내진 보강이 시행된 시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포항시는 지진이 발생하자 흥해실내체육관, 항구초등학교 급식소, 항도초등학교 체육관, 대도중학교 체육관, 환호여자중학교 체육관 등 주요 공공 건축물을 이재민 대피소로 지정, 운영했거나 운영 중에 있다. 그런데 이들 건물의 건축물관리대장을 확인한 결과 항구초 급식소(연면적 139.2㎡·1996년 건립·이재민 100여명 수용 중), 흥해실내체육관(2500㎡·2003년·1000여명), 항도초 체육관(788㎡·2006년·160여명)은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았다.<서울신문 11월 18일자 3면 참조> 이들 3개 건물은 건립 당시 관련법이 정한 내진설계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내진설계 의무화는 2005년부터 3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00㎡ 이상 건물로 강화됐다. 이들 3개 건물은 한때 전체 이재민 1700여명의 약 70% 이상이 이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이 본진(本震)이 아니고 만약 더 큰 지진이 올 경우 대형 참사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피소로 추가 운영됐던 흥해공업고등학교·남산초등학교의 강당 역시 내진설계가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지자체 안팎에서는 “대피소가 가장 위험하니 가면 안 된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포항 지진 피해 현장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여야 지도부 등은 한목소리로 내진설계의 중요성과 장단기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 전국 학교시설 내진율 철도·항만 4분의1 공공 건축물의 낮은 내진설계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행정안전부 공공 건축물 내진성능 확보 현황(2016년 기준)에 따르면 전국 공공 건축물 10만 5448곳의 내진율(규모 6.0~6.5의 지진에 견디게 설계된 건축물 비율)은 43.7%(4611곳)로 집계됐다. 철도와 항만, 고속철도 등 기반시설의 내진율은 40~80%에 달하지만, 학교시설은 4분의1이 채 되지 않았다. 전체 학교시설 2만 9558곳 중 23.1%(6829곳)만이 내진 성능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학교가 40~50년 전 벽돌로 지어진 건물로 내진보강이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경북의 경우 초등학교 건물은 평균 69년, 중학교 51년, 고등학교는 47년 전에 지어졌다. 이처럼 전국의 대다수 학교가 낡은 건물인데다 내진율도 낮아 지진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지역별로는 경북의 공공건축물 내진 확보율이 20.1%로 전국에서 가장 저조했다. 전남 20.4%, 충남 20.7%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 엇박자가 나오고 있다. 행안부는 공공시설물 내진 보강을 위해 당초 내년 예산에 335억원을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전체의 6%인 20억 3000만원만 반영했다. 기재부는 삭감 이유로 “내진 보강 사업은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후 공공시설 조기 내진 보강 등을 위해 관련 기관 합동으로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주요 골자는 2020년까지 당초 계획(1조 7380억원) 대비 63%가 증가한 2조 8787억원을 투자해 내진율을 49.4%에서 54%까지 올리겠다는 것이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정부가 지진 종합대책을 마련해 놓고는 실질적인 추진에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재정 사정이 어려운 지자체에 국가적 재난인 지진 관련 예산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서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내년 모든 신축주택 내진성능 건축대장 공개 국토교통부는 경주 지진 이후 건축물 내진설계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당장 다음달부터 ‘내진설계 의무 대상’은 2층 또는 연면적 200㎡ 이상 건물과 새로 짓는 주택으로 대폭 확대한다. ‘내진 성능 공개 대상’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은 16층 이상 또는 연면적 5000㎡ 이상 건물만 공개되지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모든 신축 주택의 내진 성능을 건축물 대장에 공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집트 테러 사망자, 305명으로 늘어…“테러범, IS 깃발 소지”

    이집트 테러 사망자, 305명으로 늘어…“테러범, IS 깃발 소지”

    이집트 시나이반도 이슬람사원에서 폭탄·총격 테러로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이집트 검찰은 24일(현지시간) 시나이반도 북부 알라우다 모스크에서 벌어진 테러의 사망자가 305명으로 늘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27명은 어린이다. 부상자는 128명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현재까지 수사 결과 공격 현장에서 무장대원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검은 깃발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현장에 나타난 무장조직원의 수는 25∼30명이다. 공격이 벌어진 사원은 수니파뿐만 아니라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 수피 신자들도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차량 여러 대에 나눠 타고 모스크에 도착해 무방비 상태의 기도자들을 향해 폭탄을 터뜨리고, 총격을 가해 인명을 무차별 살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키는 대로 일만 했는데…난, 눈이 멀었습니다

    시키는 대로 일만 했는데…난, 눈이 멀었습니다

    경기 부천의 휴대전화 부품업체 D사에서 2015년 1월부터 일했던 김모(29)씨는 한 달 뒤 호흡곤란과 눈앞이 흐려지는 증상을 경험하고 시내의 한 종합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그의 직업을 묻지 않았고 시력저하의 원인을 밝혀낼 수 없었다. 다시 서울의 대학병원인 여의도성모병원을 찾았지만 의료진은 ‘시신경염’으로 진단할 뿐이었다. 2015년 9월부터 인천의 휴대전화 부품업체 B사에서 일하던 전모(34)씨도 2016년 1월 오한과 눈의 통증 때문에 침실에서 쓰러졌다. 그는 가까운 길병원으로 이송됐고 시신경 이상이라는 진단만 받았다.●이대목동병원서 ‘메탄올 중독’ 첫 진단 전씨와 같은 시기에 부천의 휴대전화 부품업체 Y사에서 업무를 시작했던 이모(29·여)씨는 지난해 1월 이유 없이 심하게 구토한 뒤 회사에서 가까운 종합병원을 찾았다. 혈액검사를 받았지만 앞서 두 사람처럼 원인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메탄올 중독을 의심하지 못했고 사건은 그대로 묻히는 듯했다. 그런데 하나의 우연한 사건이 메탄올 중독으로 인한 노동자 실명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이씨는 다시 근무한 지 21일 만에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시력저하로 서울의 이대목동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다행히 이 병원에는 직업병을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직업환경의학과’가 있었다. 이 과는 설립 2년밖에 되지 않아 다른 진료과에 홍보를 열심히 한 덕분에 자연스럽게 환자 협진을 의뢰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었다. 김현주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이씨를 메탄올 중독으로 진단했고 이 사례를 국내 최초로 고용노동부에 보고했다. 김 교수는 이런 공로로 올해 8월 한국보건산업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올해의 산업보건인상’을 수상했다.이씨가 직업병으로 판정받자 유사 사례가 속출했다. 고용부 부천지청은 Y사에서 근로감독을 하고 부품 생산을 중단시켰다. 이씨와 같이 Y사에서 일했던 방모(28)씨도 시력 이상으로 병원 2곳을 찾았다가 근로감독관과 대화하면서 메탄올 중독을 확신했다. 방씨는 이후 김 교수에게 다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고용부는 8개 회사로 근로감독을 확대했다.2015년 12월 D사에서 9일간 일했던 양모(27)씨는 과로로 산재 신청을 했다가 고용부 조사에서 뒤늦게 메탄올 중독 환자로 분류됐다. 지난해 2월 B사에 입사한 이모(28·여)씨는 일주일 뒤 공장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력이 나빠졌고 심한 구역질을 했다. 가족들은 메탄올 중독이 의심된다고 주장했고 주치의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사례를 보고했다. ●사고당한 피해자들은 모두 파견업체 소속 시민단체인 노동건강연대와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등의 도움으로 최초 메탄올 중독 환자였던 김씨와 전씨도 뒤늦게 직업병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최초 환자였던 김씨는 한동안 자신의 눈이 왜 멀었는지도 모른 채 지냈고 정부 조사로 메탄올 중독으로 공식적으로 판정받은 시기는 지난해 10월이다. 모든 이들이 메탄올 중독 판정을 받는 데만 무려 1년 8개월이 걸렸다. 사고를 당한 6명은 모두 파견업체 소속이었다. 파견업체는 사업장에 필요한 인원만큼 인력을 공급해 주고 수수료를 뗀 뒤 임금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모두 구두 계약이었다. 파견업체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례도 있었지만 내용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노동자는 임금 외의 계약조건을 알 길이 없었다. 자신이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없었다. 또 에탄올 대신 눈을 멀게 하는 메탄올을 쓰고 보호장구조차 없다는 사실을 구두 계약한 이들은 알 수가 없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근로계약 내용을 서면으로 체결해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규정은 규정일 뿐이었다.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주당 최대 68시간 노동시간 제한도 없었다. 피해자를 포함한 파견노동자들은 더 좋은 조건이 있으면 바로 사업장을 떠나기 때문에 동료와 애써 친해지려 하지 않는다. 전화번호는커녕 이름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오로지 관리자가 시키는 일만 기계처럼 하고 퇴근하는 하루가 이어질 뿐이었다. 그래서 다음날 동료가 아무 이유 없이 나오지 않아도 왜 결근했는지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 메탄올에 중독돼 병원에 가도 왜 병원을 갔는지 알 수 없었다. Y사에서 일했던 이씨와 방씨는 그나마 서로 알고 지냈던 사이여서 판단이 빨랐다. ●피해자들 4대 보험 없이 하루 12시간씩 일해 메탄올 중독 진단을 받은 노동자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꼬박 12시간을 일했다. 방씨는 “시급은 5580원이고 4대 보험 없이 2주 주간, 2주 야간 근무 형태로 일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6030원이다. 일할 때 보호장구를 착용하라는 말이 없었느냐는 물음에 김씨는 “그냥 장갑만 끼라고 했다”고 답했다. 부품을 자르는 절삭기에는 반드시 있어야 할 배기장치도 없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 절단에 에탄올 대신 메탄올을 썼다. 피해자들은 주로 휴대전화 부품을 절삭기에 넣어 잘라낸 다음 묻어나온 금속칩과 메탄올을 에어건으로 날려보냈는데 이때 메탄올 증기 농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메탄올은 소리없이 눈, 피부, 호흡기로 스며들었다. 창문을 닫아 놓는 겨울에는 더욱 치명적이었다. 강태선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팀은 분석자료에서 “고용부의 공기 중 메탄올 단시간 노출기준인 250ppm을 4배 넘은 1000ppm 이상에 노출됐다”고 평가했다. 작업환경측정, 특수건강진단 등 대부분의 산업안전보건법 규정을 깡그리 무시한 일부 사업주는 근로감독관에게 “에탄올을 사용했다”고 항변했다. 강 교수는 “산재보험 가입 사업장, 작업환경측정 대상 사업장만을 대상으로 한 행정은 필연적으로 사각지대를 낳을 수밖에 없다”며 “중·소사업장에 맞는 전략적인 감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피해자들은 피곤함과 답답함, 구토, 호흡곤란이 심해지자 병원을 찾았지만 처음에는 대부분 피로나 몸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실명에 가까울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을 때 대형병원을 찾았지만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외에는 아무도 병의 원인을 몰랐다. 강 교수는 “환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지내는지 정보를 알아야만 병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데 그런 정보를 처음부터 배제해 직업병 원인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여기까지는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연구팀과 노동건강연대가 한국산업보건학회에 제출한 보고서 ‘왜 21세기 한국 사업장에서 메탄올 중독 실명 사고가 발생했을까?’에서 나온 여러 증언과 조사자료를 재구성한 것이다. 다만 메탄올 중독 사건은 보고서처럼 마무리되지 않았고 아직 현재진행형이다.●파견노동자 무방비 상태… 불시점검 강화해야 메탄올 중독 사건으로 현재까지 피해자들이 받은 것은 병원에서 요양하는 동안 산재보험에서 임금의 70%를 지급하는 휴업급여와 시력 상실로 인한 장해급여뿐이다. 피해자들은 시민단체와 국회의 도움으로 직업병 판정과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시력 회복은 기대할 수 없어 5명의 진료는 이미 끝난 상태다. 앞으로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려면 점자 교육 등 재활서비스가 필요한데 산재보험의 역할은 여기서 끝났다.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활동가는 “산재 노동자의 재활 체계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우리가 직접 돕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동안 원청인 휴대전화 제조사와 하청인 부품 제조사, 인력을 보내는 파견업체 어느 곳도 먼저 나서서 ‘책임’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았다. D사와 B사, Y사 업주들은 지난달 마무리된 2심까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각각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노동건강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형사소송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업주에 대한 손해배상에 집중하기로 했지만 소송이 언제 마무리될지 기약이 없다.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전씨는 “잠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을 뿐 공장에서 얼마나 많은 파견노동자가 무방비 상태로 지내는지 여전히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소규모 업체에 대한 불시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건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었고 사람들은 늘 최신 스마트폰에 열광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시선을 완전히 거두는 순간 내 주변의 누군가가 또 다른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환기 부족·보호구 미착용 때 ‘메탄올 중독’공업용 기초원료나 자동차 연료로 많이 사용되는 메탄올은 치명적인 독성 물질이다. 알루미늄 소재를 컴퓨터수치제어(CNC) 절삭기로 가공할 때 절삭유로 에탄올을 사용해야 하지만 문제가 된 사업장에서는 에탄올 대신 값이 싼 메탄올을 사용했다. 또 작업 시 국소배기장치가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피가공물을 넣고 가공 시에는 절삭유가 튀거나 흩어지지 않게 덮개도 장착돼 있어야 하는데 온전치 않은 경우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메탄올 취급 시 피부 노출에 의한 중독이 발생할 정도의 농도가 조성되지 않지만, 보호구 미착용 등의 작업 관행과 메탄올이 조합돼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환기 시설이 부족한 작업장에서 호흡이나 피부 접촉을 통해 반복적으로 많은 양의 메탄올이 몸속으로 흡수돼 문제가 생긴다. 사진은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제작한 메탄올의 유해성 정보 스티커.
  • [뉴스 분석] AI 실태조사 빠진 빈 축사… 방역 구멍 만든 人災

    [뉴스 분석] AI 실태조사 빠진 빈 축사… 방역 구멍 만든 人災

    올림픽 앞두고 특별 방역 추진 현장문제 개선 안 된 탁상행정 AI발생 농가 참프레 오리 납품 시설 노후·지붕엔 조류 분변도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발생한 전북 고창 오리 농장은 축사가 낡고 그물망이 찢겨 있는 등 방역에 무방비였다. 지난 9월 이후 야생조류 분변에서는 한 번도 발견되지 않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농가에서 검출된 점으로 볼 때 철새 예찰 과정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특별방역 대책을 추진했음에도 방역 현장의 문제는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19일 고병원성 H5N6형 AI가 확진된 고창 육용 오리 농장은 축사시설이 노후화돼 비닐과 그물망 등이 찢겨 있고 야생조류 분변이 축사 지붕에서 다수 확인되는 등 방역이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발생 농장은 닭·오리 가공업체로 지난해 4071억원의 매출을 올린 ‘참프레’에 오리를 납품하던 곳이다. 정부는 지난 9월 27일 ‘구제역·AI 특별방역 대책’을 발표하면서 하림, 참프레 등 계열화 사업체 78곳과 농장 319곳의 방역 실태를 점검·평가했으나 해당 업체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특히 발생 농장은 지난 9~10월 두 달여간 오리를 키우지 않고 빈 축사로 놔둬 정부의 실태조사를 받지 않았다. 계열화 농장의 일부만 표본으로 뽑아서 조사했기 때문에 해당 기간 사육을 쉰 농장들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농식품부는 해명했다. 김 장관은 “방역 조치를 소홀히 한 농장과 참프레에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법적으로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면서 “전국 모든 계열화 농가의 방역 실태를 정밀 검사해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고창의 AI 발생 농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하는 겨울철 휴업 대상에서도 빠져 있었다. 앞서 정부는 AI 전파 속도가 빠른 오리 농장을 대상으로 겨울철(11월~내년 2월) 사육 제한을 실시해 발생 위험과 확산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최근 3년 이내 두 번 이상 AI가 발생한 곳과 그로부터 500m 이내 농장 98곳(131만 2000마리)이 대상이다. 그러나 고창 농가는 과거 AI가 발생한 적이 없어 포함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철새 도래 시기에는 휴업 대상 농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산 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휴업에 따른 손실액의 80%를 반반씩 보상한다. 올해 9억 4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고 내년 예산안에는 9억원이 잡혔다. 고병원성 AI가 야생조류가 아닌 농가에서 먼저 확인된 점은 미스터리다. 농식품부와 환경부는 지난 9월부터 주요 철새 서식지에서 분변을 채취하는 AI 예찰활동을 해 왔다. 지금까지 28건에서 H5형 AI 항원이 확인됐으나 고병원성은 이날 확진된 순천만 분변 1건뿐이었고 대부분 저병원성(19건) 또는 음성(7건)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10월 28일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6형 AI가 처음 확인된 데 이어 11월 16일 전남 해남의 산란계 농가를 시작으로 같은 형태의 AI가 빠르게 번졌다. 방역 당국은 고창 발생 농가에서 250m 떨어진 철새 도래지 동림저수지에서 지난 9월 이후 19건의 분변 시료를 검사했으나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료 채취 장소나 시점에 따라 바이러스 검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최근 순천만 일대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6가 확인된 만큼 겨울 철새가 본격적으로 남하하면서 AI 바이러스 검출 시료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학교 건물 5곳 중 4곳 지진 위험에 노출

    학교 건물 5곳 중 4곳 지진 위험에 노출

    2005년 이전 민간건물 ‘무방비’ 지진 관련 법안 10건 국회 낮잠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내진설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국내 건축물 중 내진 성능을 확보한 곳은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진 보강에는 천문학적 돈과 시간이 필요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국회에 발의된 지진 관련 법안도 상당수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1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국내 공공시설물 10만 5448동 가운데 내진설계(규모 6.0~6.5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가 도입된 건물은 전체의 43.7%(4만 6111곳)다. 정부는 일차적으로 2020년까지 이 비율(내진율)을 54.0%까지 올린다는 목표지만 예산 문제로 달성 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전국 2만 9558개 초·중·고등학교 건물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내진설계를 마친 곳은 23.1%(6829개)에 불과하다. 학교 건물 5개 중 4개는 지진 피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정부는 지난해 경주 지진을 계기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의 내진설계 완료 시기를 기존 2083년에서 49년을 앞당겨 2034년에 맞췄지만 여전히 10년 이상이 필요하다. 민간 건축물은 더 열악해 지난해 말 기준 내진율이 35.5%다.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6층 이상 건물에 내진설계를 의무화했고 2005년부터는 이를 3층 이상으로 확대 적용했다. 박태원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기준이 너무 느슨하다 보니 2005년 이전에 지어진 민간 건물에는 사실상 내진설계가 전무하다고 봐도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정부는 민간 건축물 내진 보강 설계 시 지방세와 국세를 줄여 주고 건폐율과 용적률도 10% 완화해 주는 등 인센티브를 준다. 올 1월부터는 지진 보험료도 20~30% 깎아 준다. 그럼에도 이런 혜택을 적용받아 내진설계에 나서는 민간 건축주는 거의 없다. 제도 홍보가 미흡한 데다 건물 주인의 경제적 이득도 크지 않아서다. 이날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경주 지진 이후 국회에 접수된 ‘지진·화산재해 대책법 개정안’ 12건 중 10건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활성단층 지도를 5년마다 의무 갱신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진 대책법 개정안(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대표발의)은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전국 어린이집 10곳 중 8곳 ‘석면 무방비’

    전국 어린이집 가운데 10곳 중 8곳은 석면 자재 사용 여부를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환경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어린이집은 4만 385곳이지만 석면 조사가 이뤄진 곳은 6606곳으로 전체의 16.3%에 그쳤다. 정부는 2012년 4월 석면안전관리법 시행으로 총넓이 430㎡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석면 안전 진단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건을 만족하는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의 10%(4156곳)에 그쳤다. 조사 결과 ‘석면건축물’(석면 50㎡ 이상 사용)로 판단된 어린이집은 1199곳(28.8%)이었다. 물론 정부는 소규모 어린이집에 대해서도 매년 500~900곳을 추려 추가 검사를 해 왔다. 지난해 말까지 2450곳을 검사해 302곳(12.3%)을 ‘석면건축물’로 판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3만 3779곳은 석면 함유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에 입주해 비교적 석면을 쓰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정어린이집(1만 9873곳)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도 1만 3906곳이 남는다. 매년 1000곳씩 조사해도 14년이 걸리는 규모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발암물질이자 질병이 나타나기까지 긴 잠복기를 거치기에 사전 예방 조치가 중요하다. 남 의원은 “설립된 지 20년 이상 된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석면이 함유된 패널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당장 전수조사가 어렵다면 20년 이상 된 국공립 어린이집부터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2017 교통안전, 행복사회] 지그재그 차선이탈 아찔… “보행자 있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

    [2017 교통안전, 행복사회] 지그재그 차선이탈 아찔… “보행자 있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

    32시간 넘도록 잠을 자지 않아 졸음이 쏟아지는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눈이 스르르 감길 때면 허벅지를 꼬집고, 뺨을 때려 가며 졸음을 쫓았다.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만 바짝 차리면 정상적인 운전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는 것이 곧바로 드러났다. 시속 60㎞의 속도로 달리다 건널목 신호등을 발견하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나 차가 멈춰 선 위치는 건널목을 한참 지난 뒤였다. 사람이 길을 건너고 있었더라면 사망사고가 났을 수도 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지난 2일 오후 2시 경북 상주 교통안전공단 상주교통안전교육센터에서 졸음운전 모의실험에 나섰다. 전날 오전 6시에 일어난 뒤로 한숨도 자지 않고 ‘수면 장애’ 상태를 만들었다. 수면을 충분히 취했을 때의 운전 결과는 음주운전 실험<서울신문 2017년 11월 6일자 1면>을 했던 박기석 기자의 음주 전 주행 기록을 토대로 했다. 코스는 음주운전 실험과 똑같이 S자(슬랄롬) 주행, 위험 회피, 차체 제어 등 3가지로 진행됐다. 안전을 위해 교통안전공단 관계자가 조수석에 동승했다. 먼저 S자 코스를 운행하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눈을 힘주어 떴지만 정신은 상당히 멍한 상태였다. 신경을 곤두세워 운전에 집중하려 해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시야가 좁아졌음을 확실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감각은 점점 둔해졌다. 1차 시도에서 차선을 두 차례 이탈했다. 반면 10분가량 눈을 붙인 뒤 실시한 2차 실험에서는 안전콘을 1개도 넘어뜨리지 않았다. 곧바로 이어서 한 3차 실험에서도 차선 이탈 없이 정상적인 운행이 가능했다. 통과 기록은 18초대에서 14초대로 크게 앞당겨졌다. 아주 짧은 ‘눈붙임’이었지만 운전 집중도는 확실히 좋아졌다.하성수 상주교통안전교육센터 교수는 “운전 중 졸음이 올 때 졸음쉼터에서 짧게 눈을 붙이는 것이 허벅지를 꼬집고 뺨을 때리거나 창문을 여는 것보다 잠을 깨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면서 “졸음이 오면 서두르지 말고 차를 세워 눈을 붙였다 가는 것이 안전운행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반응 속도를 측정하는 ‘위험회피 구간’에서 졸음운전의 위험성은 선명하게 드러났다. 신호등이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브레이크를 밟는 실험을 주행 속도를 달리해 진행한 뒤 제동거리를 측정했다. 시속 30㎞와 40㎞로 달렸을 때 제동거리는 수면을 충분히 했을 때의 실험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속력을 시속 60㎞로 올렸더니 결과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위험 물체에 부딪친 상황을 가정한 물기둥을 통과한 뒤 10여m를 더 나아간 곳에서 멈춰 섰다. 제동거리는 정상 운전자가 기록한 35.4m보다 8.9m 더 미끄러진 44.3m를 기록했다. 1초도 안 되는 찰나의 졸음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산술적으로 시속 60㎞로 달리는 운전자가 1초를 졸면 차량은 무방비 상태로 16.67m를 더 나아가게 된다. 시속 100㎞라면 27.78m의 ‘운전 공백’이 생긴다. 졸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구간은 수백미터까지 길어진다. 그 구간을 달리는 동안 차량은 ‘도로 위의 흉기’가 된다. 갑작스러운 차량 정체로 앞 차량이 급제동이라도 하게 되면 ‘졸음 차량’은 달려오는 속도 그대로 앞 차량을 연쇄 추돌할 수밖에 없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충돌이 발생하기 때문에 졸음 차량이 40㎞ 이하의 저속으로 운행해도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7월 9일 서울 서초구 양재나들목에서 졸음운전을 하던 광역버스가 7중 추돌 사고를 일으키면서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이처럼 졸음운전 사고는 났다 하면 십중팔구 사망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하 교수는 “졸음운전을 하는 차량은 운전자가 아예 타지 않은 상태나 다름없기 때문에 음주운전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면서 “그래서 졸음운전 사고 대부분 대형·사망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빗길,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주행 능력을 측정하는 ‘차체 제어’ 코스에서도 졸음운전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 젖은 노면에서 차량은 갑자기 방향 감각을 잃고 미끄러졌다. 정신을 차리고 운전대를 꺾었지만 차체가 2~3바퀴 정도 돌고 나서야 겨우 멈출 수 있었다. 반면 정상 운전자는 몇 번의 운전대 조작만으로도 금방 차량을 돌려 세울 수 있었다. 하 교수는 “졸음운전은 음주운전과는 달리 지속성이 없기 때문에 그 상황을 인위적으로 설정하긴 어렵다”면서도 “30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은 상태가 운전 시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는 결론을 내리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주 특별기획팀 maeno@seoul.co.kr 특별기획팀 이영준·박재홍·문경근·박기석·이하영 기자
  • [2017 교통안전, 행복사회] 100㎞로 주행 3초 졸았다…내 차는 83m ‘살인의 질주’

    “졸음이 쏟아졌지만 정신만 차리면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졸음운전 체험 기자) “운전자가 시속 60㎞ 이상으로 달리다가 1초라도 눈을 감으면 전방 20m가량은 ‘살인 공간’으로 변하게 됩니다.”(교통안전 전문가) ‘도로 위의 흉기’로 불리는 졸음운전의 위험성을 체험하기 위해 지난 2일 경북 상주시 교통안전공단 상주교통안전교육센터를 찾았다. 교통안전공단 전문가가 차량에 동승한 상태에서 S자(슬랄롬) 주행, 위험 회피, 차체 제어 등 3가지 코스를 돌았다. 정확한 체험을 위해 졸음운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오후 2시에 실험을 진행했다. 또 졸음운전자의 상당수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만큼 체험 전날 오전 6시부터 32시간가량 잠을 자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눈에 힘을 주고 정신을 바짝 차리려 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순식간에 눈이 감겼고, 차량은 무방비 상태에서 수십m를 질주했다. S자 코스에서는 차선을 2회나 이탈했다. 위험회피 코스에서 시속 60㎞로 달리며 빨간색 신호등을 보고 멈춰 섰을 때 제동거리는 44.3m로 측정됐다. 수면을 충분히 취한 정상 운전자가 기록한 35.4m보다 10m 가까이 길었다. 시속 60㎞로 달릴 때 1초를 졸면 산술적으로 16.67m, 2초 졸면 33.34m, 3초 졸면 50.01m, 4초 졸면 66.68m, 5초 졸면 83.35m를 눈을 감고 운전을 하게 된다. 하성수 상주교통안전교육센터 교수는 “시속 100㎞로 달릴 경우 3초를 졸면 차량은 83.34m를 이동하게 되는데, 이 거리는 사실상 살인 공간이 된다”면서 “졸음운전은 짧은 순간 아예 의식이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상주 특별기획팀 maeno@seoul.co.kr
  • 이창섭 서울시의원 “공동주택 54% 지진 무방비... 보완 시급”

    이창섭 서울시의원 “공동주택 54% 지진 무방비... 보완 시급”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이창섭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1)은 9일에 열린 277회 정례회 주택건축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 건축물의 신속한 내진성능 확보방안마련을 촉구했다. 여기서 내진성능이란, 지진발생시 이에 견딜 수 있는 성능을 의미하며 건축물이 내진성능을 확보했다는 것은 보통 5.7~6.3 정도의 지진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총 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율이 30.4% 이며, 이 중 강서구가 37.5%로 내진확보율이 가장 높고, 중구가 15.3%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 간 차이는 1988년 내진설계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에 지은 건축물의 비중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핵심적인 문제제기는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의 46%에 불과한 내진설계율과 그로 인한 대형참사의 발생 가능성에 관한 것이었다. 이창섭의원은 “한국이 이미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다. 더욱이 서울의 아파트는 높은 밀집도로 인해 지진이 발생할 경우 도미노효과에 따른 대형참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공동주택의 내진설계율은 46%에 불과하고 기존 건물에 내진성능을 확보하는 정책 역시 매우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창섭의원은 “지진이 나면 소읽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아니라 집이 다 무너지는 것과 같다”고 말하면서 건축물 소유자가 내진성능을 확보하도록 인센티브와 규제를 적절히 혼합한 효과적인 정책마련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英 도심서 유아 질질 끌고 가는 여성 ‘경악’

    英 도심서 유아 질질 끌고 가는 여성 ‘경악’

    유아를 길 바닥에 질질 끌고 가는 여성의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영국 리퍼풀 바스넷의 한 인도에서 한 여성이 유아를 개 줄에 매단 채 끌고 가는 영상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트위터 이용자 조 카인(Joe Cain)이 공유한 영상에는 어두운 레깅스와 점퍼 차림의 여성이 배낭을 멘 채 개 줄에 유아를 끌고 가는 놀아운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이 게재된 후, 많은 사람들은 영상 속 끌려가는 유아는 아이가 아닌 인형이라는 주장을 펼쳤으며 카인은 해당 영상은 리버풀 도심에서 직접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카인에 따르면 “도심을 걷고 있었는데 유아가 넘어지는 것을 보았다”며 “여성은 유아가 쓰러진 것을 목격하고도 계속 걸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는 아무렇지 않아 했으며 더욱 궁색한 건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었다. 여성은 잠시 동안 그렇게 걸어 갔다”며 “모든 사람들이 무방비 상태였으며 아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영상은 소셜 미디어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으며 이를 접한 사람들은 여성의 행동을 비난하고 나섰다. 사진·영상= Joe Cain Twitter / The AIO Entertainment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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