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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건축아파트 투자 거품 조심/서울 저밀도 11개단지 주변보다 26%비싸

    ‘재건축아파트 투자 손떼라.’ 최근 서울지역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대부분의 저밀도지구 아파트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나왔다.그동안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탓에 상대적으로 괜찮은 투자처로 인식돼 온 서울 5개 저밀도지구는 최근 잠실지구 사업승인 일정이 확정되면서 가격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정보업체 텐 커뮤니티가 저밀도지구 주요 아파트 38개 단지의 가치를 주변 아파트와 비교한 결과,11개 단지는 최고 26%나 가격이 높게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건축단지에 대한 ‘묻지마 투자’는 이미 지났다.”며 “사업일정,지분율 등 아파트값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주요 요인을 꼼꼼하게 살펴본 뒤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밀도지구 아파트 더이상 돈 안된다 저밀도지구에 속한 강남권의 A아파트 10평형대는 32평형짜리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현재 매매가가 3억 4000만원대에 형성됐다.이는 인근 32평형 아파트 4억 8500만원보다 훨씬 싼 것처럼 보이지만 추가 부담금 등을 감안,현재 가치를 따져보면 1800만원(5.8%) 가량 비싼 셈이다. 반면 26개 단지는 현재 가치에 비해 매매가가 5∼39%가량 낮은 가격에 형성돼 있어 그 만큼의 추가 상승 기대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텐 커뮤니티는 그러나 추가 상승 기대를 가질 수 있는 단지들도 재건축 일정 지연,금융비용 상승 등 변수가 많은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설명했다. 인근 일반 아파트의 동일 평형보다 싼 가격에 사더라도 몇년 뒤에 재건축이 성사될지 등 불투명한 요소가 많다는 얘기다.더구나 금리 인상까지 고려하면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텐 커뮤니티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 프리미엄 등은 반영하지 못했지만 최대한 유사 아파트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재건축 아파트의 현재 가치를 추정했다.”면서 “무모한 투자는 삼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재건축단지도 가격 약세 올 서울 강남 집값을 부채질했던 은마아파트는 지난 10월 재건축 불가판정을 받은 뒤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은마아파트의 가격은 지난 8월 정점을 기준으로 5000만∼6000만원 빠졌다.31평형 4억 7000만원,34평형은 5억 7000만원 수준이지만 매수세는 그리 많지않다. 인근 부동산랜드 관계자는 “봄 이사철을 기대,매수문의가 조금 늘었지만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단지 규모가 전국 최대인 서울 둔촌 주공아파트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최근 시공사 선정을 연기하면서 더더욱 가격이 떨어졌다. 지난 10월과 비교하면 주공 1단지 16평형은 3억 1000만원에서 2억 9000만원으로 2000만원 떨어졌다.18평형,25평형도 각각 2000만원 가량 떨어진 3억 2000만원,4억 8000만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건강칼럼]운동도 지나치면 독

    예부터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해 매사에서 지나침을 경계하여 왔다.중용지덕을 숭상하던 낡은 봉건적 사상이라고 힐책할수도 있겠으나 필자 의견으로는 오늘날에도 좌우명으로 삼을 만큼 좋은 권고라고 생각된다. 건강관리나 병 치료에서 과유불급이란 좌우명보다 더 적합한 경우도 드물것이다.얼마전 모든 매스컴이 마라톤대회에서 완주를 시도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한 4∼5명의 선수들에 대해 부산하게 보도하는 것을 들었다. ‘체력은 국력' 또는 ‘튼튼한 체력에 튼튼한 정신'하며 떠들썩하던 주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기분이었다.운동으로 심신을 단련함은 좋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추천되어 마땅하다. 그러나 운동은 하는 사람의 조건에 따라 그 정도를 맞추어야 한다.나이,운동경험,몸과 마음의 이상 여부,갖고 있는 병의 내용 들에 따라 알맞은 종류를 정하고 양을 결정해야 운동이 주는 혜택을 즐길 수 있다. 중년이 지나서,하지 않던 운동을 시작하려면 전문의에게 한번쯤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신체 내부에 벌써 이상이 생겨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병을 가진 사람은 전문가의 적절한 처방에 맞추어 운동을 해야겠다.기분에휘말려 무모하게 운동을 시도한다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 운동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아니다.아직도 많은 이들이 운동은 많이 할수록,힘든 것을 할수록 더 좋은 것으로 오해한다. 이와 같은 무모한 시도가 돌이킬 수 없는 신체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준비안된 마라톤 선수처럼 불행한 결과를 당하는 것이다. 과유불급의 예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우리는 종종 몸에 좋다는 것은 무엇이나 닥치는 대로 구해먹는 이들을 본다.비타민도 대여섯가지,녹즙,양파,버섯,건강식품,내용도 모르는 중국산 ‘보약’등이 그것들이다. 몇주전 고혈압 치료를 받던 D씨가 오랜만에 필자의 클리닉으로 돌아왔다.전보다 수척해 보였고 얼굴색이 많이 검어져 있었다.고혈압약을 복용치 않고도 고혈압을 근치시켜 준다는 말을 믿고 중국에서 가져온 수십가지 약을 복용해 왔다고 했다. 그런데 점점 기운이 빠지고 몸이 무거워지더니 입맛이 떨어지고 헛구역질이 나서 하는 수없이 병원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진찰하여 보니 황달기가 있었고 혈액검사 결과 심한 간염 증세가 드러났다.알지도 못하는 독술 때문에간세포가 파괴되고 간이 쪼그라드는 병이 생긴 것이다. D씨는 곧 입원해 간 전문의 치료를 받고 있으나 병세가 쉽게 잡히지 않고있다.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건강관리나 병의 치료에서 지나침은 모자람과같거나,때로는 모자람보다도 못하다.세상일이나 질병이나 모두 욕심이 아니라 지혜로 헤쳐가야 할 일이다.
  • [데스크 시각]‘대선 그라운드’와 페어플레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측의 ‘단일화 협상’이 막판 열기를 뿜어내던 지난 20일 미국의 매사추세츠주 페어플레이 선정위원회는 ‘올해의 진정한 스포츠맨십’ 수상자를 발표했다.영예의 주인공은 웨스트보로고교 남자 골프팀과 리딩고교 여자 축구팀. 매사추세츠주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웨스트보로고교 골프팀은 결승 마지막홀에서 스코어 카드를 잘못 적은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는 우승컵을 스스로 반납했다.우승컵은 2위팀인 워번고교의 몫이 됐지만 웨스트보로고교는 트로피보다 몇 배 값진 명예를 지켰다.리딩고교 여자축구팀 역시 규정과는 다르게 유리한 시드를 배정받자 주최측에 ‘불리한 대진’을 자청해 ‘당당한 패배’를 선택했다. 최선을 다하는 꼴찌의 페어플레이는 이보다 더욱 감동적이다.96애틀랜타올림픽 마라톤 완주자는 모두 111명.오전 7시5분에 시작돼 110번째 선수가 골인한 뒤 무려 1시간30분이 지나서야 아프가니스탄의 아자시르 와시키가 111번째로 메인스타디움에 들어 섰다.시상식까지 모두 끝난 스타디움에는 폐회식 준비요원과 자원봉사자들만이 남아 있었지만 그에게 쏟아진 갈채는 뜨거웠다.그를 위해 임시 결승 테이프를 마련한 자원봉사자들은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지난 27일 후보등록과 함께 제16대 대통령선거가 공식 레이스에 들어갔다.분석가들은 31년 만의 ‘양강구도’라며 선거전의 격렬함을 점친다.그래서국민은 불안하다.모든 것을 건 ‘건곤일척’에서는 아무도 승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격전이 할퀴고 간 폐허위에 홀로 선 승자는 그 역시 패자일 뿐이다.1815년 워털루전투의 승장 웰링턴은 18일간의 혈전 끝에 나폴레옹군을누른 뒤 ‘전쟁에서 패배 다음으로 가슴 아픈 것은 승리’라고 토로했다.상대방을 쓰러뜨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과정의 부도덕성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웅변해준 셈이다. 이번엔 진짜 멋진 대선을 치러 보자.그동안 직선 8차례,간선 7차례 등 모두 15차례의 대선이 있었지만 게임의 룰이 제대로 지켜진 적은 없다.국회에서편법으로 선출한 초대 대선을 시작으로 탈법과 부정,위법과 관권개입,흑색선전,지역감정 등이 늘 망령처럼 따라 다녔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희망을 갖고 민주주의를 해 보자.누가 당선되면 어떠랴.후보들의 구호를 들어봐도,그들이 내놓은 정책을 봐도 그저 그렇다.과거에 다 들어본 말들이고,성과를 신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크고 작은 규칙을 지키며 정정당당히 겨루자.승자의 환호와 패자의 축하,그리고는 다시 승자가 패자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누고,꼴찌에게도따뜻한 눈길을 나눠주는 아름다운 스포츠맨십을 실천해 보자.어떠한 반칙을하더라도 승리만 하면 된다는 생각,승자는 기고만장해 패자 위에 군림하고,꼴찌의 인격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는 원시성은 이젠 멈추자.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승패는 병가지 상사’로 받아 들이는 허심탄회한 자세가 바로 민주주의 요체임을 깨달아야 한다.스포츠가 아름다운 것은 페어플레이가 있기 때문이다.몸과 몸이 부딪치는 격렬함 속에서도 규칙이 지켜지고,스포츠맨십이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에서의 페어플레이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 오병남 체육팀장
  • ‘信義정치’ 재기 발판삼나-대권 꿈 접은 MJ앞날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70일간의 대권 행보를 접었다. 6월 월드컵 4강 신화 창조와 함께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아온 그는 9월17일 “국민의 뜻을 저버릴 수 없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가,11월25일 새벽 여론조사 결과 중도하차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그리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만나 대선공조를 약속한 뒤 설악산으로 2박3일간 가족여행을 떠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대권 등정(登頂)에서 정 대표는 정치인으로서의 장단점을극명하게 보여줬다는 평이다.우선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시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재벌 2세임에도 ‘재벌후보 거지정당’이란 우스갯말이 나돌 정도로 저비용 정치를 고집했다.여론조사 결과에 흔쾌히 승복,단일후보를 양보한 것 역시 정치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결단’으로 평가된다.한 선배 정치인은 “약속을 지키는 깨끗한 스포츠맨십”으로 평했다.민주당은 물론 자민련에서조차 논평을 내고 그의 자세를 높게 샀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지나친 아마추어리즘’‘무모한 정치실험’ 등의비판도제기된다.분명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음에도 불구하고 세 확대에 실패하는 등 ‘정몽준식 정치’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정 대표는 단일후보 탈락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당장 당을 추스르고 민주당과의 대선공조에 나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양당간 합의에 따라 노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대선을 지휘해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무엇보다 현역의원은 자신 1명에 불과한 통합21을 대선과정은 물론 대선 이후에도 꾸려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실제로 단일후보 탈락 하루도 되지 않아 몇몇 지구당위원장들이 이탈 움직임을 보이는 등 균열양상도 감지되고 있다.언제까지 자원봉사자들로 당을 꾸려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반면 대선과정에서 형성된 정국지형은 그에게 재도약의 여지 또한 남겨 놓고 있다.단일화 성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안팎과 자민련 등 정치권 저변에는 여전히 반(反)이회창,반 노무현 정서가 적지 않다. 노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한다면 반창세력의 구심점으로 자리할 수도 있다.또 대선과정에서 쌓은 신선한 이미지와 정치환경을 잘 조합할 경우 생각보다빨리 재기할 수 있을 것 같다.대권 꿈을 쉽게 접은 것이 정치적으로는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아이러니가 아닐까. 진경호기자 jade@
  • [오늘의 눈] 북한에게는 기회다

    지난달 북한의 핵 개발 사실이 알려졌을 때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평양이 ‘오판’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1994년에 써먹은 ‘벼랑끝 전술’이 부시 행정부에는 다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예상대로 백악관은 강경대응으로 일관했고 결국 대북 중유공급을 12월부터 중단키로 결정,94년 이후 한반도의 안전핀 역할을 해온 북·미 핵 합의의 근간마저 흔들리게 됐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동조하지 않던 국제사회도 이번에는 그 일차적 책임을 북한에 돌리고 있다. 햇볕정책뿐 아니라 북·일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던 평양의 계산에도 차질이 생겼다.북한이 ‘제 2의 이라크’가 될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정치·경제·외교적으로 북한이 궁지에 몰린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북한에는 절호의 찬스다.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미국의 엄포가 잇따르지만 포기할 경우 반대급부는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북한이 의도했든,의도하지 않았든 북한의 핵문제는 다시 한반도 주변정세의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다.미국이 북한과 쉽게 협상하진 않겠지만 북한이 주판알을 튕길 위치에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북한이 왜 핵 개발에 나섰고,왜 이를 시인했는지 지금으로서는 큰 의미가 없다.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하는 것보다 포기시 이득이 훨씬 크다는 점이다.북한이 핵으로 주변국을 위협할 생각이 아니라 흥정하려 했다면 가장 비쌀 때 팔아치우는 게 상책이다. 북한이 핵 개발을 시인,국제사회로부터 커다란 신망을 잃었지만 포기하는 순간 더 큰 신뢰를 쌓을 수 있다.핵 개발을 포기한다고 선언하면 모든 게 달라진다. 중유공급도 아직 중단된 게 아니므로 평양이 백기를 들어도 실질적으로 손해보는 것은 하나도 없다.우리 정부도 햇볕정책에만 얽매여서는 안 된다.북한에 구걸하는 자세로 핵 포기를 요구할 필요도 없다.미국 못지않게 북한에 강력한 경고음을 내고 필요하다면 중유공급 중단도 우리가 먼저 말해야 한다.햇볕정책을 집도한 대통령도 ‘위기’를 ‘기회’로 돌리자고 북한을 직접 설득해야 한다.북한도 무모한 대결일변도보다 실리를 택하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백문일 워싱턴 특파원 mip@
  • 정부 반응/ 北 도발가능성 차단 사전경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성명에 담긴 뜻과 관련,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큰 줄기에선 달라진 게 없다는 게 외교부 해석이다.지난 14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 결정 이전이든,이후든 미국의 대북 진전조치의 대전제는 ‘북한의 우라늄 고농축 핵개발 프로그램 포기’란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이번 성명은 KEDO 결정 이후,북측이 플루토늄 핵개발 동결 해제 등 무모한 행동을 취하지 않도록 하는 사전 경고 의미의 성격이 짙다.”고 밝혔다.재차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점도,북측의 상황 오판으로 인한 도발 가능성을 차단하는 명분쌓기란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성명의 행간 메시지와 향후 효과의 긍정적 측면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불가침 의사를 재강조하고 북한과 달라진 관계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점,대담한 접근법의 살아 있음을 시사한 점은 북측의 체면을 살려줘 대화에 나올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으로 보고 있다. 불침공 의사를 재강조한 것도 북측이 제기해온 불가침조약 체결 요구와 관련,의미있는 조치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특히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이 현단계에서 북한에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외적으로 불가침 조약을 맺은 전례가 없는 미국의 이번 성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 공연리뷰/ ‘단테 신곡 ‘지옥’편 첫날, ‘찜찜한 운영’과 ‘성공한 실험’

    단테 신곡 3부작 ‘지옥’편의 첫날 공연은 제목처럼 지옥과 천국 사이를 오갔다.극장 측의 황당한 운영방식과 무모한 진행에도 불구하고,작품은 극적으로 다시 살아난 것. 극장에 들어서니 악사 3명이 무대 좌우에 앉아 아주 느리고 슬픈 선율을 반복적으로 연주하고 있었다.동시에 잡음 섞인 라디오 방송이 들린다.그리고알 수 없는 흑백사진으로 모자이크된 막.왠지 한없는 슬픔이 느껴지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하지만 곧 분위기를 깨고 극장 관계자들이 등장했다.단테 역의 토머스 슈마우저가 리허설 도중 다리 부상을 입었으므로 그는 대사만 하고 대역이 연기를 하니,죄송하지만 환불을 원하는 사람은 10분 내로 나가라는 요지의 말을 전했다.10분은커녕 곧바로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열도 받은 데다,말하는 단테와 행동하는 단테,그리고 자막을 왔다갔다하며 보느라 관극에 집중이 안됐다.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두명의 단테는 분열된 인간을 더 극명하게 잡아내며 서서히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슈마우저는 단순히 대사만하는 것이 아니라 철로 된 공중의 무대 위에서 누웠다 섰다 하며 폭발할 듯한 연기를 펼쳤다.반면 대역은 무뚝뚝한 표정의 움직임을 보여줬다.괴로워도 괴롭다고 소리칠 수 없는 지옥의 심연에 빠진 육체로서의 인간과,이 심정을 대신 중계하는 영혼으로서의 인간이 하나가 된 무대는,정말 새로운 실험이었고 그 실험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무대 바닥을 흐르는 물과 3단으로 높게 설치된 철벽.철벽의 문이 열리면서 등장하는 사자(死者)들.하늘로부터 쏟아져내리는 빛과 물.그 매혹적이고 강렬한 이미지에 대부분의 관객은 공연이 끝난 뒤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공연시작 전까지 정상적인 티켓판매를 하면서도,사고에 대해 한마디 공지도 하지 않은 LG아트센터 측의 운영방식에는 문제가 있다.자칫 엄청난 항의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는 사태를 막은 건 순전히 연출가 토머스 판두르의 힘이지,관객이 바보여서 그런 것은 아니다. ‘연옥과 천국’편에는 상태가 호전된 슈마우저가 단테 역 그대로 출연한다.7일까지 오후 7시30분.(02)2005-0114. 김소연기자 purple@
  • 책꽂이/ 사비나의 에로틱 갤러리 外

    ◆사비나의 에로틱 갤러리(이명옥 지음,해냄 펴냄) 사비나 미술관 관장인 저자가 금기,사랑,유혹,열정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서양미술의 에로티시즘에 접근했다.첫 장 ‘두려움,금지된 욕망’에서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금기의 대상과 내용을,‘쉽게 지는 꽃,마르지 않는 샘’에서는 서양미술에 나타나는 다양한 사랑의 표현들을 소개한다.‘눈으로 만지는 몸’에서는 유혹에 관한 그림들을 다루며,마지막 장 ‘무모한 열정의 화가들’은 화가들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이야기한다.1만 2000원. ◆로켓이야기(채연석 지음,승산 펴냄) 로켓이라는 말은 ‘작은 실감개’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로케타(rochetta)에서 유래됐으며,그 시조는 중국의 화전,즉 불화살이다.중국에서 처음 개발된 로켓은 칭기즈칸의 군대를 통해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에 전파됐다.로켓의 어원과 역사에서부터 시작해 구조,숨겨진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로켓에 관한 사항을 총망라해 실었다.1만 5000원. ◆일본 NHK-TV 이렇게 즐겨라(윤희일 지음,시사일본어사 펴냄)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 시청 가이드 북.NHK는 지상파 방송에 비해 융통성이 많은 위성방송을 활용,대형 프로그램의 집중 편성을 시도한다.저자는 일본 고유의 짧은시 하이쿠의 세계를 소개하는 ‘하이쿠 왕국’,일본의 전통의상을 다룬 ‘일본 기모노 기행’,야생조류의 생태를 담은 ‘야조백경’ 등을 볼 만한 교양프로그램으로 꼽는다.9000원. ◆바이탈 사인 2002(월드워치연구소 지음,환경정책연구회 옮김,도요새 펴냄) 1974년 창립된 월드워치연구소는 환경문제에 관한 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싱크탱크다.매년 초 지구 곳곳의 환경오염과 생태파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지구환경보고서(State of the World)’를 발표한다.이 보고서의 기초데이터를 모아놓은 책이 바로 ‘바이탈 사인(Vital Signs)’시리즈다.이 책에 따르면 12억의 사람들이 하루 1달러에 못미치는 소득으로 연명하고 있으며 매년 300만명 이상이 에이즈로 사망한다.1만 5000원. ◆휴머니즘의 옹호(머레이 북친 지음,구승회 옮김,민음사 펴냄) 가이아 이론,신맬서스주의,생태신비주의,기술공포론,포스트모더니즘 등 생태운동에 널리 퍼진 반인간주의와 반이성주의를 비판.북친은 계몽과 이성에 대한 반동인 포스트모더니즘은 대중적 저항에 방향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반생태적인 다국적 자본주의에 맞설 지적 수단을 마련해 주지 못한다고 비판한다.북친은 모든 지배에 반대하며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아나키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한 최초의 ‘에코 아나키스트’다.1만 5000원. ◆마법사의 길(디팩 초프라 지음,김성연 옮김,호미 펴냄) 심신의학의 개척자인 저자가 제시하는 행복의 연금술.인도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느꼈던 연금술사에 대한 기억과 영국의 아서왕 전설에 나오는 마법사 멀린의 흔적을 더듬었다.저자가 말하는 연금술은 통상적인 연금술 개념과 다르다.우리는 흔히 연금술을 비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물질적 개념으로만 인식한다.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두려움,무지,증오,수치 등을 가장 귀한 자질인 사랑과 충만으로 바꾼다는 상징적 의미로 사용한다.8000원. ◆눈뜬 장님 밥상(김영원 지음,소나무 펴냄) 근대 농법은 산업사회가 그 지역의 특성을 무시하고 농산물 생산을 늘리고자 전체를 획일화한 지속불가능한 농법이다.전국귀농운동본부 고문인 저자는 전통적인 유기농법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다.‘잡초찬가-고마운 잡초’‘상사화가 피면 가을이 일찍 온다’ 등 생명농업과 관련된 글들이 실렸다.9000원.
  • [이경형 칼럼] 軍과 ‘뻐꾸기 둥지’

    최근 6·29 서해 교전과 관련한 정보보고 ‘묵살’파문을 보면서 문득 한 영화가 생각났다. 강제노동수용소에서 모난 짓만 하던 맥 머피라는 사내는 어느 날 정신병원으로 이송된다.환자 아닌 환자로 정신병동에 있으면서 갖가지 소동을 벌이지만 결국은 안전요원들에 의해 전기 충격요법을 받고 식물인간이 된 끝에 사망하고 만다. 1970년대 중반 밀로스 포먼이 감독한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한 개인이 조직화된 거대한 시스템에 맞선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지를 잘 보여준다. ‘묵살’사건은 현재 국방부 특별조사단이 조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잘·잘못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대북 통신감청부대인 5679부대의 한철용 전 부대장 (육군 소장)은 지금도 북한군의 도발 징후 보고를 국방부가 삭제·묵살했다고 완강하게 주장하고 있다.현 시점에서 그를 이 영화 속의 맥 머피에 대입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군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내부자가 그 조직을 뒤흔드는 폭로를 하고,위계질서에 반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토리의구도는 비슷한 데가 적지 않다.본래 적을 멸해야 하는 군대란 기밀 유지를 생명으로 하고,상명하복을 최대의 덕목으로 삼는 조직이다. 이런 군 조직에서 적의 통신 감청 내용을 기록한 기밀 서류인 블랙 북을 국정감사장에서 흔들어대는 한 소장의 행태는 군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 맥 머피 같은 말썽꾼이다.그러나 ‘뻐꾸기 둥지’ 영화는 거대한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체가 그 조직에서 일탈하거나 통제 바깥으로 나가려는 개인이나 소수 집단이나 간에 치료라는 이름으로 그것들을 어떻게 굴복시키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번 ‘묵살’사건처럼 거대한 조직과 그 내부자의 관계를 조사하는 데 있어 먼저 유의할 점은 군이라는 조직이 한철용 개인을 조직 논리로 굴복시키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진실 규명은 뒷전으로 처지고,개인보다는 조직 우선이라는 군대 논리가 조사를 지배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군사 기밀의 보호와 마찬가지로 내부 고발자도 보호해야 한다.이번 폭로 과정에서 ‘8자,15자로 이뤄진 첩보’운운 등 군의 첩보 수집 수단과 적 암호해석 방법이 간접적으로 노출되고,군 정보체계가 치명적으로 손상을 입은 것은 큰 문제다.이 점에 관한 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여부를 엄정하게 조사해야 한다.이 문제와는 별개로 한 소장이 국가 안보를 우려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한다는 차원에서 ‘양심의 호루라기’를 분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어느 면에서 특별조사는 그를 ‘조직에서 일탈한 자’로 보지 말고 ‘공익을 위한 내부 고발자’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것이 조사의 올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번 사건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관점의 하나는 군사 정보에 대한 판단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는 것이다.군사 정보를 군사적인 요소로 분석하지 않고 군사 외적인,말하자면 정치적인 요소를 감안하여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한 전 부대장이 서해 교전 직전인 지난 6월27일 통신 감청을 통해 도발의 징후를 포착하고도 상부에 ‘단순 침범’으로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그러나 그는 6월13일의 첫보고서가 상부의‘삭제’로 ‘단순 침범’으로 수정되었기 때문에 그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이런 경우도 정보 판단에 상부 눈치보기라는 불필요한 요소가 개입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어떤 군사 정보에 따라 취해야 할 대응 조치가 군이 결정할 수 있는 범주를 뛰어넘는 것이라면,그것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군 차원에서 적당히 알아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햇볕정책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 기본 노선이긴 하지만 군의 각급부대가 저마다 ‘햇볕 잣대’로 작전과 전투를 수행해서는 안되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이경형/논설위원실장 khlee@
  • [작지만 강한 기업] 홍성호.박영민 인디펜던스 공동대표

    “국내 컴퓨터그래픽(CG) 애니메이션도 이제 세계를 공략해야 합니다.”광고제작 프로덕션 인디펜던스 홍성호(洪性昊·36)·박영민(朴永敏·35) 공동대표는 3차원 애니메이션 ‘에그콜라’로 세계시장을 넘보는 젊은이다. 에그콜라는 콜라맛 제품의 제작 비밀을 둘러싼 소동을 그린 작품.2004년 12월 전세계에서 동시 개봉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지난 7월 미국 LA에서 열린 산안토니오 CG 박람회에서 상영된 작품이다. 이 박람회에서는 전세계 5000여 출품작 가운데 50개 작품만이 최종 선정됐다.심사위원들은 에그콜라의 부드러운 그림을 보며 “정말 한국에서 만든 것이냐.”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90년부터 제작한 3차원 TV광고만 500편이 넘을 정도로 국내 TV광고계를 이끌어온 베테랑 CG 기술감독.이들이 광고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은 96년 인디펜던스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삼성 ‘애니콜’,신한은행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LG세탁기 ‘대포물살’ 등의 히트광고가 이들의 손을 거쳐갔다.사원 62명이 지난해 올린 매출액만 해도 30억원에 이른다. 두 사람은 지난해 광고계 명성을 ‘훌훌’ 털고 척박한 3차원 애니메이션세계로 뛰어들었다. 현재까지 에그콜라 제작비로 5억원을 쏟아부었다.일각에서는 이들의 ‘무모한 도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국내 CG 애니메이션이 한번도 흥행에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작하는 에그콜라는 최근 문화콘텐츠진흥원이 선정한 ‘스타 프로젝트’ 지원대상 작품으로 뽑혀 2억∼5억정도를 지원받는다.홍대표는 “순수제작비 1000만달러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지만 정부가 CG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종대 영상만화과 교수이기도 한 박대표는 “겉으로 드러나는 광고는 화려하지만,광고기술이나 내용이 축적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국내에서 CG전공자들이 매년 2000∼3000명씩 쏟아지고 있으나 ‘끼’를 발휘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고 정부의 애니메이션 활성화 정책을 아쉬워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아시안게임/ 박항서호 “오만도 잡는다”

    오만 꺾고 조 선두 굳힌다. ‘박항서호’가 오만을 상대로 일찌감치 조 선두 굳히기에 나선다.한국 축구대표팀이 30일 오후 7시 양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부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A조리그 오만과의 2차전에서 2연승을 거둬 사실상 조 1위로 8강을 확정하기 위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1차전에서 몰디브를 4골차로 따돌린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1-0으로 이긴 오만마저 꺾을 경우 남은 말레이시아전도 낙승이 예상돼 사실상 조 1위를 확정짓게 된다.그러나 오만도 말레이시아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맹공으로 맞설 것이 확실시돼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한국은 약체 몰디브와의 경기에서 다소 불만족스러운 경기를 했지만 공격라인을 한결 가다듬어 팬들에게 대승을 선사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최성국이다.아시아드 개막 이전부터 점차 팀 기여도를 높여온 최성국은 몰디브전에서 공격수로 출전,스피드를 활용한 과감한 돌파와 한 템포 빠른 센터링을 자랑하며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특히 전반 5분엔 벌칙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가벼운 몸동작으로 제친 뒤 아크 부근의 최태욱에게 헤딩 선제골을 선사해 한국이 기선을 잡는데 크게 기여했다. 박 감독은 몰디브전에서 드러났듯 최성국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오른 것을 주시하면서 오만과의 경기에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이번에도 3-4-3포메이션을 꺼내들어 최성국을 사이드 어태커로 기용할 계획이다.좌우로 이동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어 공격의 물꼬를 터달라는 게 박 감독의 주문이다. 김두현 이영표 등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2선 공격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몰디브전에서 중앙공격수에게 해결사 임무를 전담시키는 바람에 무모한 슈팅이 많았던 점을 거울로 삼기 위함이다. 그러나 당장은 마땅한 대안이 없어 이번에도 박요셉을 축으로 조성환을 오른쪽에 그대로 기용할 계획이다. 왼쪽 자리에는 김영철 박동혁 또는 롱패스와 슈팅 능력이 있는 김동진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부산 최병규기자 cbk91065@
  • “이라크, 시가전에 승부걸것”

    미국이 이라크 공격 수순에 본격 돌입함에 따라,이라크도 내부적으로 치밀한 전쟁 준비에 착수했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공식적으로는 유엔의 무기사찰 허용 의사를 밝혔으면서도,한편으로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특히 91년 걸프전 패배를 교훈삼아 전략·전술면에서 과거와 전혀 다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모은다.그것은 광활한 사막에서의 무모한 승부를 피하고,수도 바그다드 안팎에 방어 화력을 집중시켜 회심의 ‘카운터 블로’를 날린다는 전략으로 집약된다. 이번 미국 공격의 궁극적 목표가 91년과는 달리 ‘후세인 축출’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후세인 대통령으로서는 바그다드 시가전을 최종 승부처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시가전으로 승부-이번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라크는 미군을 바그다드와 같은 대도시로 유인한 뒤 시가전으로 승부할 전망이라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가 이라크 정부 고위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28일자로 보도했다.이라크가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를 전쟁터로 삼는 것은 무엇보다 미군이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공습을 마음껏 하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또 도시에서 싸울 경우 이라크 시민들까지 저항에 가세할 것이란 기대도 감안됐다. 이라크는 91년 걸프전 때 남부 사막에 참호 등 방어선을 구축해 다국적군에 맞섰으나,단 며칠만에 수천명의 병력손실을 당하고 패퇴한 전례가 있다.이번 전략수정은 그같은 경험에서 나온 대책이다. 즉,어차피 정면승부로는 불가항력이라는 점을 인정하고,변칙적 게릴라전에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이는 과거 월남전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월남전이 정글을 방패막이로 삼았다면,이라크는 빌딩숲과 무고한 시민을 보호막으로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현재 인구 480만의 바그다드에만 이라크 최정예군인 공화국수비대가 최소 3개 사단(3만여명) 이상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라크 정부 고위관료인 모하마드 메디 살레는 “사막은 미국이 가져라.우리는 바그다드에서 미군을 기다릴 것이다.”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이라크는 또 최근 바그다드로부터 불과 30㎞ 떨어진 외곽지역에 집중적으로 참호를 파고,6만여명의 공화국수비대를 배치시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 보도했다.후세인은 자신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강한 군인들을 이 지역에 집중 배치하고 있으며,이들에게는 중간단계의 명령체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통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효성 있을까-이라크 주재 한 서방외교관은 “이라크 군은 적어도 도시에서는 미군을 압도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며 “이라크군이 아파트에서 미군을 공격하더라도,미군이 건물을 날려버리지는 못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이라크의 전략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허풍’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미국의 상당수 군사전문가들은 “미군은 이번 전쟁이 주로 시가전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이미 예상해 왔다.”며 “시가전이 벌어질 경우 오히려 후세인에 반감을 가진 이라크 시민들이 이라크군의 위치를 미군에 제보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사설]중국 탈북 강경책 재고하라

    중국 정부는 사복 공안들의 사전 체포로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기로 작정한것인가.탈북자 12명이 한국행을 위해 베이징 에콰도르 대사관에 진입하려다 실패,공안에 체포돼 끌려갔다.또 난민 지위를 신청하려던 탈북자들과 한국인 안내자가 창춘역에서 체포됐다고 한다.중국 공안과 무장경찰이 외교공관진입을 시도하는 탈북자를 어떻게 다루는가는 국제적인 관심사인데,이번 일련의 사태는 세계를 실망시켰다.진입 시도자들을 잔혹하게 폭행하고 도주자 체포를 위해 밤 늦게까지 거리를 뒤지는 공안들의 모습은 분명 법치·민주·문명국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특히 지난달 26일 탈북자 7명이 중국 외교부에 난민 지위요구를 위해 진입하려다 검거된 후 탈북자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예민한 주시의 대상이었다.에콰도르 대사관에서의 공안들의 거친 행동은 이에 대한 중국의 답변일 수도 있어,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탈북자들이 중국외교부 진입을 감행했을 때 그나마 어렵게 유지되고 있는 현 상황마저 깨뜨리는 무모한 행동이라는 견해도 있었지만,중국정부가 탈북자 ‘난제’를 전향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 또한 없지 않았다.중국 정부는 이러한 기대를 깨버렸다.비상경계령 속에 10배의 공안·경찰 인력을 외교가 곳곳에 배치했으며,외교부 앞에 나타나기도 전에 창춘역에서 체포하는 등의 강경책을 확실히 한 것이다. 또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의 사무실 겸 집을 심야에 강제로 난입해 두 시간이나 뒤지고 조사하는 불법행동을 서슴지 않았다.유엔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 탈북자의 난민 지위 부여를 고려하고,임시 수용소 마련과 희망국 이송 등을 탈북자 난제의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해온 우리는 이 같은 중국의 강경책은 마땅히 재고되어야 한다고 본다.
  • 탤런트 드라마 1회 출연료 1년새 5배 껑충

    탤런트들의 드라마 한 회 출연료가 ‘1000만원+α’시대를 열었다.요즘 방송가에서는 누가 몸값 기록을 얼마나 경신했다는 이야기가 최고의 화제가 되고 있다. ◇1년사이 몸값 최고 5배 껑충= 탤런트 고수는 내년 초 KBS2와 중국 CCTV에서 함께 방송할 예정인 20부작 한·중 합작 드라마 ‘북경 내사랑’에 회당 ‘1000만원+α’를 받기로 하고 남자 주인공을 맡았다. 메이저엔터테인먼트측은 “정확한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고수가 ‘1000+α’의 돈을 받고 ‘북경 내사랑’에 출연한다.”면서 “제작진이 인격을 모독하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에는 언제든지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이례적인 조항도 넣었다.”고 밝혔다. 송승헌도 내년 SBS에서 방영 예정인 GM기획의 20부작 드라마(제목 미정)에 회당 1000만원을 받고 주연으로 나온다. 이처럼 고액의 개런티는, 그러나 방송사 규정에는 없다.MBC의 경우 출연료를 18등급으로 분류해 지급한다.최고 등급인 18등급에는 준주연급이 속해 있는데 이들의 출연료는 주말극 기준으로 회당 106만원 수준.실제 주연은 회당 200만∼300만원인 등급외 대우를 받는 게 관례다.이제 출연료 1000만원대시대가 열리면서 몸값은 최고 5배까지 오른 셈이다. ◇실질소득은?= 배우들의 몸값 경쟁은 지난해 SBS ‘여인천하’의 강수연과 KBS ‘명성황후’의 이미연이 각각 회당 500만원을 받기로 하면서 시작됐다.그 결과 강수연은 ‘여인천하’(150부작)를 찍으면서 모두 7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세금을 공제받는 필요경비를 1억원으로 가정할 때,강씨가 받은 돈은 종합소득세를 제외한 4억930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자유직업 소득자인 배우는 종합소득세를 낼 때 소득이 8000만원 이상이면 주민세를 포함해 39.6%의 세율을 적용받는다.때문에 고액 몸값을 받는 배우가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출연료의 60% 정도다. 방송사 관계자는 “출연료가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회당 1000만원을 받는 배우는 없다.”면서 “연기자측에서 몸값을 부풀려 그런 얘기가 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타가 소속된 기획사가 직접 드라마를 만들어 방송국에 갖다주는 외주제작이관행화된 만큼,스타급이지만 아직 연륜이 부족한 기획사 소속 배우의 출연료는 대부분 부풀려진다는 설명이다. ◇방송사 자중지란= 방송사들은 대형기획사들이 스타급 연기자들을 대거 포섭하면서 ‘몸값 띄우기’에 앞장선다고 성토한다. 그러나 출연료가 급상승한 것은 대형기획사 말고도 방송사간 출혈경쟁이 빚은 자중지란이란 지적이 많다.시청률 경쟁에 혈안이 돼 인기가 보장된 몇몇 스타에만 매달리다 보니 그들의 몸값은 자연히 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수가 주연으로 나온 SBS ‘순수의 시대’는 극 중반이후 스토리가 유치하다는 시청자들의 평가와 함께 평균 시청률 13.8%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원미경 유인촌 강석우 등 A급 중견 스타가 총출동한 MBC 월화드라마 ‘고백’도 방송 내내 저질 시비와,진부하다는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고전(평균 시청률 16.3%)했다. 한 드라마 연출자는 “스타에만 의존하는 것은 무모한 데다 드라마 한두 편으로 스타가 된 배우에게 거액의 몸값을 주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관행”이라면서 “작품성으로 승부를내겠다는 감독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 책을 써라, 출세길이 열린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실직자가 넘쳐나는 무한 경쟁시대다.경기침체로 실적이 악화되고 잇따라 터진 기업회계 스캔들과 경영진의 내부자거래 등으로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바비인형으로 유명한 세계1위 장난감회사 마텔의 회장이던 질 배러드는 3년 만에 쫓겨났고 코카콜라의 M 더글러스 아이베스터도 2년 만에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올들어 회사를 떠난 미국의 CEO는 315명이나 된다.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없는 요즘,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미국의 경영책임자들이 이색적인 생존전략을 제시해 관심을 끈다. ‘책을 써라,출세길이 열린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에티엔 아이그너의 마이클 P 캔제미(53) 회장은 9년전 ‘회계감사관리:회계부서 업무 가이드’라는 책을 썼다.캔제미 회장은 “회계업무에서 촉망받는 사원이 될 수 있도록 조언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하지만 이 책 한 권이 아이그너 그룹의 번성을 가져왔다.아이그너의 경영진이 전문서적을 출간했다는 사실은 회사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고 사업협상에서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당신이 경영관련 서적을 썼다는 걸알면 사람들은 당신을 달리 보게 됩니다.”책은 비록 3000부 정도밖에 팔리진 않았지만 캔제미 회장은 그 책 덕분에 기업경영의 전문가로 인식됐다.캔제미 회장은 이같은 점이 투자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세기의 경영인으로 존경받는 잭 웰치는 저서 ‘잭,배짱으로 밀고나가기(한국판 제목:끝없는 도전과 용기)’로 많은 돈을 벌었다.하지만 이름이 덜 알려진 대부분의 경영인 작가들은 돈도 돈이지만 책이 가져다 줄 명성에 더 관심이 많다.책을 출간하면 종종 강연자로 초빙되고 회사 내에서도 주목받기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전자출판권으로 부수적인 수입도 챙길 수 있다. 미국 뉴저지의 출판산업 연구그룹에 따르면 이러한 이점들 때문에 1995년부터 2000년 사이에 출판된 경영 관련 서적은 2만 7000권에 이른다.한해 판매액도 6억 1700만달러에서 10억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저술활동을 무모한 시도로 여기기도 한다.많은 사람들이 메이저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싶어 하지만 대부분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유명 출판사인 존 윌리 앤드 선즈는 매년 1000여건의 제안을 받지만 막상 출판되는 경영전문서적은 100∼200권에 불과하다.맥그로 힐 출판사 역시 2000여건의 문의를 받지만 제목을 달고 빛을 보는 서적은 200권 미만이다. 또 빡빡한 일정에 쫓기는 경영 책임자가 책을 쓴다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다.회사일을 소홀히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 업무시간에 원고를 쓸 수도 없다.책을 내더라도 혹평이라도 받으면 오히려 경력에 치명적인 흠집을 낼수도 있다. 하지만 저서를 낸 경영인들은 이같은 위험부담에도 불구,저술작업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며 적극 권한다.미국 가전제품회사 월풀의 낸시 테넌트 스나이더(45) 부사장은 ‘가상팀 정복하기:전략,도구,기술’이라는 책을 데보라 L두알테와 공동으로 저술하면서 지적으로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말한다. 저술활동은 회사에서 승진하는 데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컨설팅 회사인 캡 제미니 언스트 앤드 영에서 근무하는 폴 M 콜리(43)는 ‘고객관리: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라는 책을 쓰고 최근 국제세일즈부 책임자로 승진했다.저작권을 회사에 넘겨주는 대신 콜리는 업무시간에 책을 썼다.콜리는 책이 출판되기도 전에 상사들에게 능력을 인정받았고 회의에 강연자로 초청되기 시작했다. 물론 책 한 권의 효과가 언제까지나 지속되는 건 아니다.이들은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타이완은 독립국”천수이볜 “”中과 분리 국민투표 추진””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과 타이완(臺灣)간의 양안(兩岸)관계에 긴장의 파고가 높아질 조짐이다.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3일 도쿄에서 열린 재일 타이완단체와의 화상회의에서 타이완은 독립국가이며 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실시 문제를 공식 천명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결코 용인할수 없다.”며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국민당과 친민당 등 타이완의 야당과 언론들도 천 총통의 발언에 대해 “본토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타이완 독립주장 배경- 천 총통은 3일 도쿄에서 개막된 ‘세계타이완동향회’ 연례총회에 보낸 화상 메시지에서 “중국과 타이완 양안에서 각기 독립국가가 존재한다.”며 이른바 ‘1변(邊) 1국(國)’론을 펴며 타이완의 독립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천 총통은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과 ‘일국양제(一國兩制)’는 수용할 수 없다.”면서 “타이완의 미래는 2300만 국민만이 결정할 수 있으며 국민투표는 타이완 국민들의 기본적 인권”이라고 강조했다.이번 발언은 2년 전 총통 취임직전 임기 중 타이완의 독립 선언 여부와 중국과의 통일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추진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뒤집는 것이다. 타이완의 제1야당인 국민당 롄잔(連戰) 총재는 “타이완 독립을 고무해 타이완에 재난을 가져다주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 총통이 새로운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강경 발언’을 한 배경에는 중국이 권력승계 문제를 둘러싸고 분열된 틈을 이용,정치적 실리를 얻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중국 최고지도부는 올 가을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이뤄질 권력승계를 앞두고 현재 휴양지인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권력이양 문제를 집중 논의 중이다.따라서 타이완 문제로 미국 등 국제사회와 신경전을 벌일 여력이 없다는 게 베이징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연임을 위한 지지율 확보와 부시 행정부 내 보수파 득세로 타이완에 대한 강력한 지지 표명 등 국제정세가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점도 천 총통의 강경 발언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반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중국은 세계에서 단 하나만 존재할 뿐이며 본토와 타이완은 모두 중국의 일부분”이라며 타이완의 독립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중국은 천 총통의 독립 운운 발언이 타이완 인민들을 재난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츠하오톈(遲浩田) 국방부장은 지난달 31일 인민해방군 건군 75주년을 하루 앞두고 기념사에서 타이완을 무력 통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천 총통의 독립 발언으로 양안관계가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1999년 7월 중국과 타이완은 특별한 국가 대 국가의 관계라는 ‘양국론(兩國論)’을 언급했을 당시 중국은 무모한 움직임이라면서 분노하며 타이완해협에 전투기들을 발진시키는 등 양안 긴장이 고조됐으나 더 이상 확전되지는 않았었다. khkim@
  • “에어쇼 참사 안전불감증 탓”

    8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27일 우크라이나 에어쇼 참사를 계기로 안전을 도외시한 무모한 곡예 에어쇼에 비판의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빅토르 스트렐니코프 공군참모총장,에어쇼에 참여한 공군 제14사단의 빅토르 오니스젠코 사령관 등 4명의 군간부들이해임,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사고조사위를 이끌고 있는 예브게니 마르추크 국가보안국장은 “기술적 결함 외에 안전불감증을 포함한 여러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불감증으로 거론되는 요인은 두가지다.관객들이 에어쇼 현장의 중심부까지 접근했고,사고기 조종사들이 과도한 저공비행을 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사고 수호이(Su)-27 전투기는 관중들의 머리 위 불과 몇 미터 떨어진 상공에서 저공비행 중이었다.이와 관련,공군 대령 출신인 알렉세이 멜니크는 “공군이 400m 이하의 고도에서는 시범비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면서 “관중들의 머리위로 비행해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멜니크는 “어떤 조종사도 상관들이 보고 있지 않는 한 규정 이하의고도로 날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고 비행기 조종사들이 사령관들에게 아슬아슬한 곡예비행을 보여주도록 심적인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경하기자·외신종합 lark3@
  • [데스크 시각] 대공황이 오더라도

    미국 주가가 엊그제 올랐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달러 약세까지 겹쳐 1930년대와 같은 세계 대공황 가능성도 솔솔 제기된다.툭하면 나오는 “지금이 그때와 비슷하다.”는 대공황 시나리오에 신물이 나면서도 또다시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공황설이 돌면 주식도 많고 장롱속에 달러를 두둑히 갖고 있는 사람만 겁을 내는 것은 아니다. ‘돈 없는 사람’은 더 무섭다.경기침체로 장사가 안되면 실업자가 는다.자신의 집값이 내려가면 자산도 줄어든다. 주식과 달러값이 싸지면 부자들도 타격을 입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나은 사람은 가난한 계층보다는 여유계층에 더 많다.주식과 달러를 쌀 때 사들였다가 한참 후에 팔 수 있는 배짱과 재력을 갖춘 사람이 그들이다. 달러 약세는 여유가 있는 계층이나 큰 기업들의 경우 새로운 기회의 확대를 뜻한다.달러가 올들어 12%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물가가 싸졌다는 이야기이다. 미국 주가와 달러 약세가 얼마나 갈지,정말 우리나라는 경제여건이 좋은 ‘통뼈’로 미국과 다른 길을 갈 것인지 전문가들간에 의견이 분분하다.사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2년전인 2000년 수준이며 국내 주가는 외환위기때인 1997년보다는 2배나 높아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래도 우리는 미국과 다르다는 ’통뼈론’으로 느긋해하다가 미국발 경기침체의 불똥에 뒤통수를 맞는 것보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게 낫다.상당기간의 달러약세와 더딘 주가 회복을 전제하고 우리의 경제에 무엇이 필요한지 자세를 다듬어야 한다. 우선 달러가 싸질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화폐환각’이 아닐까 싶다.해외 여행,외국 상품·공장·부동산이 싸 보이는 때 조심해야 한다.‘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애국심을 높였지만 사실 기회만 있으면 이 땅을 탈출하고픈 한국인들의 열망은 강하다.국내의 한심한 교육여건,높은 임금과 부동산값,불합리한 규제 등에 대한 회의는 여전하다. 달러약세는 수입품과 해외 물가를 만만하게 보이도록 만들어 너도 나도 해외로 나가고 외제를 선호하게 만들 수 있다.해외여행이 줄을 잇고 달러를 쉽게 쓰다 보면 경상수지 적자로 90년대 중반처럼 또다른 외환위기를 자초할지 모른다. 원화강세로 국제 위상이 높아졌다는 식의 허위의식을 삼가할 일이다.탈출한국인들을 조금이라도 국내에 붙잡아 두기 위해 교육시장을 외국자본에 개방하고 국내 관광 투자도 늘려야 한다.한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미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권장해야 한다.이 정도의 환율 하락을 못견디는 기업들은 생산 체제를 개편해야 할 것이다.80년대 후반 일본은 엔고(高)를 맞아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고 기업들은 해외로 갔다.다만 무모한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드러난 일본의 실패 전철만은 밟으면 안된다. 10여년전 금융인들 사이에 돌려보던 책 가운데 한 대목인 ‘위기시대의 합리적 생활방식’은 개인생활에서는 들어둘 만하다.▲미리부터 각오를 단단히할 것 ▲불경기가 이미 시작된 것처럼 행동할 것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높일 것 ▲가족 및 이웃과 더 가까이 지낼 것.어려울 때 그래도 도움 받을수 있는 곳은 친인척이다.또 개방된 사회를 옹호하고 나설 일이다.경제가 어려울수록 나라 문을 걸어 잠그고안에서 속죄양을 찾거나 보호주의적으로 기우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기업이나 개인이나 이런 대비자세를 갖추면 설령 대공황이나 극심한 경기침체가 와도 크게 무서울 것은 없다. 이상일 (경제팀 부장) bruce@
  • 공연 앞둔 창작뮤지컬 ‘달과 푸른 장미’ - 달동네 소녀의 눈에 비친 세상

    화려한 대형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공연가를 강타한 가운데 달동네 이야기를 담은 푸근한 국내 창작 뮤지컬 ‘달과 푸른 장미’가 조용히 무대에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실직한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과일장사를 하는 엄마와 살고 있는 척추장애소녀 장미.어느날 술에 취해 집안 살림을 마구 부수는 아버지를 피해 집을 뛰쳐나온 장미는 처음으로 거친 세상과 맞닥뜨린다.싸우는 사람들,무섭게 달리는 자동차,거지친구들,소매치기들…. 판자집만 오밀조밀 들어차 있는 비좁고 가파른 골목길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아이들.동화 ‘달과 꼽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달과 푸른 장미’는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지만,다시 그 시절과 소외된 이웃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무모한 듯하지만 희망의 ‘푸른’장미를 꽃피우는 과정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순수 창작곡 ‘가고 싶어요’‘더러운 이 골목으로 와 보세요’등 15곡이 통기타세대의 감성을 울린다.‘내가 아는 한가지’의 록가수 이덕진이 해설자로 출연하는 등 10여명의 연기자가 춤과노래를 선사한다. 연출가 김일준은 “1970년대 자본주의로 물든 서울의 모습과 그 안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의 애환을 담고 싶었다.”면서 “컴퓨터와 개인주의로 단절된 부모와 자식 간의 담을 허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28∼8월 7일,8월 20∼26일 평일 오후 3시·7시,토·일 오후 3시·6시(첫날 낮공연 쉼).서울 대학로 알과핵소극장(02)3452-1170. 김소연기자 purple@
  • 한나라 ‘서해교전 문제점’ 제기/ “”합참의장 ‘北도발징후 보고’ 묵살””

    한나라당은 7일 국방부의 서해교전사태 진상조사 발표에 맞춰 “정부가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며 관련 의혹들을 집중 제기했다.우선 ‘의도된 도발’여부에 대해 한나라당은 정부와 시각을 달리했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정부의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햇볕정책 실패를 호도하려는 의도”라고 일축했다.한나라당 ‘서해무력도발 진상조사특위’(위원장 姜昌熙)가 제기한 의혹과 주장을 정리한다. ◆김정일 지시여부=한나라당은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 내지 묵인에 의한 도발이라고 주장했다.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선군정치를 앞세운 북한체제에서 김 위원장의 지시 없이 도발을 자행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김 위원장 지시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정부의 발표에는 “다 조사해 봤느냐.이런 식으로 사건을 축소하는 데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위 위원장인 강창희 의원은 “정부가 김정일 불개입을 강변하는 것은 (그렇지 않을 경우) 햇볕정책이 서해에 수장되는 참담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태의 원인=한나라당은 “김 대통령의 안이한 안보관이 참사를 불렀다.”고 주장했다.강 의원은 “햇볕정책 때문에 우리가 어떤 응징도 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자행할 수 있었고,우리 군은 ‘정치적 문책’을 걱정해 총이 있어도 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비난했다.6·15남북정상회담 직후 김 대통령이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한 선언도 대북 경계태세를 이완시킨 요인으로 꼽았다. ◆군 작전의 문제점=한나라당은 합참정보본부가 “북의 도발징후가 있다.”고 보고했음에도 합참의장이 이를 묵살했다고 지적했다.강 의원은 “북한 경비정의 피해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사격중지명령을 내리는 등 현장사령관의 상황판단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또 “사태종료 직전과 직후에 북한 스틱스미사일과 실크웜미사일의 레이더가 움직인 점에 비춰 ‘우리 함대 피해를 줄이려고 사격중지명령을 내렸다.’는 주장은 작전 실패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사건축소 의혹=한나라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사건 발생 4시간30분 뒤에야 개최된 점 ▲‘의도된 도발’이라는 합참의 발표에도 불구,5일 NSC상임위가 ‘북한 최고지도부의 의도가 불투명하다.’는 성급한 결론을 내린 점 ▲전사자들의 장례규모를 축소하고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이 불참한 점 등을 정부가 이번 사태를 축소하려 한 방증으로 꼽았다. 진경호기자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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