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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웃사이더들, 학문현실에 비판의 칼

    아웃사이더들, 학문현실에 비판의 칼

    “지금의 우리는 선배 학자들과 다르고 앞으로도 달라야 한다. 우리 세대와 앞 세대의 학술운동엔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세대의식을 뚜렷이 드러내는 7명의 젊은 연구자들이 최근 ‘대안지식연구회’란 이름으로 모였다. 김원(성공회대 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 이명원(전 서울디지털대 교수), 하승우(한양대 제3섹터 연구소 연구교수), 김윤철(전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이승원(전 국회외교통상정책 보좌관), 이영제(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연구원), 김정한(‘대중과 폭력’ 저자)이 그들이다.1989년 혹은 90년 대학문을 들어선 ‘포스트 386’이자, 마흔이 채 되지 않은 학계의 막내들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학계 선배들과 적극적으로 차별화한다.1970∼80년대를 헤치며 선배들이 땀 흘려 일궈온 학술운동단체에 비판의 칼날을 서슴없이 들이대고, 학계의 관료화된 지식생산 시스템에 거침없는 분노를 표시한다. 대학에 안정적 터를 마련하지 못한 ‘아웃사이더들’이기에 가능한 비판이지만, 대학에서 생존기반을 닦아나가야 할 비정규직 연구자들이기에 무모한 비판이기도 하다. ●뚜렷한 세대의식 표출로 지식사회 비판 대안지식연구회는 구성원들간의 오랜 인연에 뿌리를 뒀다.2001년, 명지대 신입생 강경대 사망으로 촉발된 1991년 ‘5월 투쟁’의 10주년을 준비하며 서로를 알게 됐다. 당시 대학원생이던 그들은 7년이 흐르는 동안 반수 이상이 박사학위를 받았고, 각자의 전문영역도 확보했다. 김원은 노동사를 중심에 둔 아래로부터의 대중운동 연구로 거대서사에 가려진 ‘사회적 약자들’을 복원하는 데 주력했고,2000년 당시 서울대 김윤식 교수의 논문표절을 비판해 문단을 발칵 뒤집었던 이명원은 반년간지 ‘비평과 전망’을 통해 기성 평단에 전투적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윤철은 진보정당에 몸담아 새로운 정치를 꿈꿨고, 하승우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희망을 걸고 가능성을 탐색해왔다. 자기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그들은 지난해 가을 다시 한 자리에 앉았고, 한국 지식사회를 향한 공통의 문제의식을 확인했다. 선배 학자들과 스스로를 구별하는 신진 연구자들의 날 선 세대의식엔 학문후속세대로서 자신들이 겪고 있는 실존적 고민이 투영돼 있다. 독재 시기 관제학문에 반발하며 비판적 학술운동의 전성기를 열었던 선배들의 현재를 바라보는 실망감도 반영돼 있다. 연구회 김원 대표는 “우리 세대 연구자들이 학문적 시민권을 얻지 못한 채 사회적 발언의 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동안, 제도권에서 안정적 기반을 확보한 선배들은 학문공동체의 역동성을 강화하기보다 현실인식과 실천방식에서 후속세대들과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확대시켰다.”고 지적했다. 단적인 예가 학술진흥재단으로 대표되는 국가의 학문지원 및 개입정책에 대한 시각차다. 선배세대 학자들이 학진의 연구 프로젝트에 적극적·소극적 참여를 통해 제도권 지식사회에서 자기 위치를 정립해간 반면, 연구회는 학진 프로젝트를 ‘학문 부르주아’와 ‘학문 프롤레타리아트’로 양극화시키는 관료화된 지식생산 메커니즘이라고 비판한다. 영어로 쓰인 SCI(과학논문인용지수) 논문에 가중치를 주는 국내 대학들의 교수 승진·재임용 심사 정책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해괴망측한 행태”라고 혹평한다. 김 대표는 “앞 세대 학술운동을 주도했던 선배들이 지난 10년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시장주의적 학문정책에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다.”면서 “결국 선배들과의 소통이 단절된 후배들은 대안적 학문공동체를 구성하기보다 개별적으로 뿔뿔이 흩어져 자기 학문에만 몰입하는 현상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연구회가 향후 활동의 초점을 ‘제도권과 비제도권, 선배세대와 후배세대간 소통 모색’에 맞추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계 내·외부와 위·아래 소통 매개 연구회는 지난달 31일부터 매주 1회씩 연구자들이 돌아가며 사회 현안에 대해 논평하고, 이를 이메일로 구독자들에게 발송하는 ‘정치사회비평’을 시작했다. 같은 달 29일엔 ‘대안정치 실험의 성과와 한계’란 주제로 연구회의 첫 번째 월례토론회를 열었다. 특정 텍스트를 정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텍스트비평도 매달 진행된다. 모두 학문후속세대로서의 자의식을 분명히 표출하면서도 지식사회의 내·외부와 위·아래를 소통시킨다는 목적의식 하에 고민된 기획들이다. 김 대표는 “지금 당장 이거다 하고 제시할 만한 대안은 우리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오늘의 학문현실에 대해 유사한 문제의식을 가진 소장 연구자들이 공동의 논의 테이블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아름다움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아름다움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의 시 ‘낙화(落花)’의 첫 대목이다. 이어지는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라는 표현을 보건대 이 시의 주제는 사랑이지만, 세상에는 가야 할 때를 알고 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보편적 에피그램으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이번 총선을 보면서 과연 옳은 소리라고 생각을 했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기는 고사하고 갔던 사람이 다시 와서 이곳저곳 물을 흐려놓은 것이 이번 총선이었다는 자조적 관전평이 설득력을 갖는다. 흔히 역사를 되돌리려는 무모한 시도를 당랑거철(螳螂拒轍)에 비유한다. 사마귀가 앞발을 들어 달리는 수레를 멈추게 하려 했다는 ‘장자(莊子)’에 나오는 얘기로, 그 무모하고 허망함이 이 고사가 주는 교훈일 터이지만, 이번 총선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이 ‘당랑거철’은 주효했다. 듣기만 해도 이에서 신물이 나는 사람들이 나와서 지역감정과 온정주의에 호소하면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던 지역주의를 되살아나게 함으로써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끌어 내렸다. 총선 초기 국면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공천혁명도 이들로 해서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정치 자체가 희화화되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준 사람도 적지 않았으니,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다했다면서 스스로 입후보를 사양한 전·현직 국회의장이 그들이요, 전 총리가 그러하며, 정권교체로서 자기 임무가 끝났다고 정계에서 물러간 보수정객이 또한 그들 중 하나다. 임기를 마치고 고향에 내려가 유유자적 슬리퍼 바람으로 산책을 하는 전직 대통령도 보기 좋다. 이들은 우리 정치에 실망해서 정치 허무주의로 전락하려는 우리의 마음을 한가닥 빛으로 밝혀준다. 물론 그만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맹자(孟子)’에도 “그만두어서는 안 될 경우에 그만두는 사람은 그만두지 못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지만-‘盡心 上(진심 상)’-아마도 이번 입후보자 대부분이 이런 생각이었을 것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골고루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혹은 보다 자유로운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할 일이 있고 그만두어서는 안 되겠기에 나섰을 것이다. 어차피 경쟁이니까 누군가는 떨어져야 하고 그 당락의 결정은 전적으로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당연히 그 결정이 존중되어야겠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서 조금은 씁쓸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민주화의 가치를 지나치게 경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점이 그것이다. 우리는 지금 단군 이래 가장 자유롭고 민주화된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 민주주의는 그 완성도에 있어 채워야 할 구석이 아직 많다. 그리고 이만큼의 민주주의도 피와 땀의 대가로 쟁취한 것이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할 사람들이 여럿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한 것이다.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경력이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이 되는 왜곡된 풍속도도 가끔 목도되었다. 이제 거대담론의 시대는 갔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일상에 매몰되어 가치중심을 잃는다면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도 우리는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진정으로 아름답고 빛나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두어서는 안 될’ 경우에 그만두지 않아야 할 사람을 국민이 적극적으로 뽑어주고 지켜주는 미덕이 필요하고도 중요하다. 시인 신경림
  • 무모한 도전… 아름다운 낙선

    무모한 도전… 아름다운 낙선

    ■서울 강남갑 래퍼 김원종씨 “신세대 정치적 패기 보여줬다” 행복한 낙선이었다. 어차피 당선을 위해 출마한 것도 아니었다. 젊은 세대의 ‘정치적 패기’를 보여준 걸로 족하다. 서울 강남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힙합래퍼 김원종(26)씨. 비록 큰 차이로 낙선했지만 이번 선거출마는 김씨에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선거 기간 유권자들을 만나면서 우리의 정치현실을 몸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잘해야지 선거 때만 보이면 뭘 해?”선거 운동을 하다 만난 한 할아버지의 말이다.1초가 아까운 시간이었지만 할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무려 20분을 할애했다.“젊은 사람이 오죽 답답했으면 나왔겠냐.”는 김씨의 얘기를 곰곰이 듣더니 할아버지는 “이해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유권자들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아요. 평소에는 백화점 쇼핑을 즐기다 선거철에만 재래시장을 찾는 후보들, 먹지도 않는 떡볶이를 집어삼키는 후보들이 얼마나 눈꼴사나운가요.” 정치불신은 어린이들에게도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상담교사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김씨는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선생님, 그런 거(국회의원) 왜 되려고 해요? 그거 별로 안좋은 거잖아요.”라는 충고도 들었다. 그러나 김씨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젊은층의 정치불신이 심각하지만 그래도 관심은 많았어요. 젊은층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를 이렇게 만든 기성세대가 문제였죠.” 김씨는 이번 출마로 많이 성숙해졌다고 믿는다. 평소 ‘욕 잘하는(?) 래퍼’에서 ‘의식있는 젊은이’로 거듭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김씨는 “글쎄요.”라며 그저 웃기만 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서울 종로 레즈비언 최현숙씨 “소수자의 도전 희망을 봤어요” “끝이요?이제 시작인걸요. 모든 소수자들을 위한 정치적 도전은 계속될 겁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소수자들을 위한 기치를 내건 것만으로도 성공이었다. 소수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소중한 한 표를 얻는 기분이었다. 서울 종로에서 진보신당 후보로 출마한 성적(性的) 소수자 최현숙(51·여)씨. 최씨는 ‘최초의 레즈비언 후보’로 숱한 화재를 뿌렸지만 예상대로 낙선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무모했지만 아름다운 도전이었기 때문이다.“처음에는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테러를 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어요. 그러나 유권자의 반응은 너무 좋았습니다.” ‘최악의 상황’을 걱정했던 초심이 부끄러웠다. 유권자들은 명함에 적혀 있는 최씨의 휴대전화로 수백건의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성적 소수자를 비하하는 문자메시지는 거의 없었다. 노점상 아주머니들은 음료수와 김밥도 넉넉히 챙겨줬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네티즌 반응. 물론 반대 여론이 대세였지만 예전과 같은 감정적인 대응은 많이 사라졌다.“예전엔 ‘비정상인’이라며 공격하는 악플(악성댓글)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성적 소수자가 대표성이 있는가.’,‘정치적 역량은 검증이 된 것인가.’와 같은 댓글이 많아요. 이런 비판은 정말 달게 느껴집니다.” 최씨의 정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수많은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성적 소수자뿐 아니라 다른 소수자들, 더 나아가 서민들을 위해 일하는 제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다이애나 죽음은 운전 부주의 탓” 결론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의 죽음은 결국 단순한 부주의로 인한 사고사로 결론났다. 일반인 11명으로 이뤄진 영국 법원 배심원단은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와 연인 도디 알 파예드의 죽음이 운전기사와 파파라치의 부주의한 운전 때문이라는 평결을 내렸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도디의 아버지이자 영국 해롯 백화점 소유주인 모하메드 알 파예드가 줄기차게 주장했던 영국 왕실의 ‘사주론’은 결국 인정되지 않았다. 알 파예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을 비롯한 영국 왕실과 정보기관이 다이애나를 살해했다.”고 주장해 왔었다. 배심원단은 다이애나의 죽음이 ‘불법적인(unlawfully)’ 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운전기사의 음주운전과 파파라치의 무모한 추격전이 결정적 사인이라는 판단이다. 다이애나와 도디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사실도 지적됐다. 런던 법원은 지난 6개월 동안 전례없는 공개재판 과정을 통해 전 해외정보국장, 옛 애인, 왕실 집사 등 250여명을 법정에 세워 증언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다이애나의 임신 가능성, 다이애나가 무슬림인 도디의 아이를 낳지 못하도록 영국왕실에서 살해를 지시했다는 주장 등 예민한 의혹들이 터져나오면서 사자(死者)의 명예를 짓밟았다는 비판도 드셌다. 재판비용으로 혈세 1000만파운드(약 194억원)가 쏟아부어진 데 대한 불만여론도 높다.시청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BBC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8%가 비용이 적절하게 쓰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배심원단의 평결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남아 있다. 사고 당시 비번이었던 운전사 앙리 폴이 음주상태에서 운전했던 이유, 현장에 있던 흰색 피아트 자동차의 정체 등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알 파예드는 평결 후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살인이라는 점”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편 윌리엄과 해리 왕자는 판정에 동의한다면서 배심원단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프로농구] KT&G 적지서 ‘멍군’

    KT&G가 적지에서 천금같은 승리를 낚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KT&G는 7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07∼08프로농구 4강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황진원(3점슛 4개·24점)의 거침없는 내외곽 득점에 힘입어 홈팀 동부를 94-90으로 꺾었다.1승1패를 이룬 두 팀은 9일 오후 2시 안양체육관에서 3차전을 갖는다.1차전에서 동부가 손쉬운 승리를 거둔 것은 KT&G의 외곽을 책임지는 주희정(2점)과 황진원(8점)을 단 10점으로 봉쇄한 덕분. 특히 1·4쿼터에서 황진원을 틀어막은 루키 이광재의 공이 컸다. 하지만 이날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컨디션이 나빴던 이광재가 황진원을 번번이 놓친 것. 전창진 동부 감독은 여러 선수를 교대로 투입했지만, 고삐가 풀린 황진원을 막기란 수월하지 않았다. 그래도 3쿼터 초까지는 동부가 앞서갔다. 김주성(29점 9리바운드)이 골밑에서 매치업 상대인 TJ 커밍스(22점)를 압도한 덕분에 단 한 번의 리드도 용납하지 않은 것. 하지만 3쿼터 중반부터 KT&G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선봉은 역시 황진원. 정확한 3점포와 거침없는 페네트레이션으로 동부를 괴롭히더니 쿼터 종료 3분을 남기고 가로채기에 이은 골밑 돌파와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켜 60-58, 첫 역전을 이뤘다. 이후 막판까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한 것은 황진원의 한 방이었다. 황진원이 80-80으로 맞선 경기 종료 4분18초 전 3점포를 꽂아넣은 것. 이어 커밍스의 골밑슛으로 KT&G는 85-80까지 달아났다. 동부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종료 57초 전과 45초 전 카를로스 딕슨(20점)과 강대협(16점)이 거푸 3점포를 작렬시켜 90-90, 동점을 만들었다. 종료 25초 전 마퀸 챈들러(24점 10리바운드)에게 골밑슛을 내줬지만 경기 종료까지 공격권을 쥔 쪽은 동부였다.KT&G의 주전 3명이 4반칙이어서 연장에 가더라도 동부가 유리한 상황. 전창진 감독은 외곽에서 강대협 혹은 딕슨의 오픈 찬스를 노리다가 여의치 않을 땐 페네트레이션을 하도록 지시했지만, 딕슨은 공을 끌다가 무모한 3점슛을 던졌다.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었다.원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核협상·총선 겨냥했나

    核협상·총선 겨냥했나

    북한이 28일 오전 10시30분쯤 서해상 북측 수역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세 차례 걸쳐 여러 발 발사했다. 북한은 또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 북핵 6자회담에서 미국이 제기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및 시리아 핵협력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인민군 해군사령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서해상의 충돌 가능성을 경고했다. 북측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문제삼아 27일 개성 남북경협사무소에서 남측 당국 인원 11명을 추방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미사일 발사 등 잇단 ‘물리적 시위’에 나섬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급속히 경색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중 서해상에서 북한의 단거리 유도탄(미사일)이 발사됐다.”면서 “이번 발사는 유도탄 성능확인 및 운용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서해 남포 인근 해상 함정에서 북측 육지방향인 북동쪽으로 3회 발사됐지만 1회에 몇 발의 미사일이 발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그동안 함정에서 주로 사거리 46㎞의 함대함(스틱스) 미사일을 발사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같은 종류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사거리 46㎞의 함대함 미사일 3발 정도를 발사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6월27일 KN-02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발사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통상적인 훈련으로 보이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도 남북관계의 경색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든 존드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자제해야 하며 이런 행위는 건설적이지 못하다.”며 “북한은 비핵화에 집중하고 완전하고 정확한 핵신고와 핵불능화를 완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오후 인민군 해군사령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방한계선(NLL)은 유령선이며 우리 영해에 기어들어 돌아치고 있는 남조선군 전투함선의 무모한 군사적 도발행위를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는 김태영 합참의장이 청문회에서 “NLL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켜내야 할 선”이라고 말한 것을 거론하며 “남조선군 호전광들은 우리의 인내와 자제력을 오판하지 말고 우리측 영해 침범행위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군의 무모한 군사적 도발책동으로 인해 서해 전연해상에서는 언제 무장충돌이 일어날지 모를 일촉즉발의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며 “남조선군이 NLL을 고수하려 든다면 이 수역에서 충돌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북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UEP 의혹 등과 관련,“미국이 계속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우기면서 핵문제 해결을 지연시킨다면 지금까지 겨우 추진돼 온 핵시설 무력화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담화는 이어 “우리는 우라늄농축이나 다른 나라에 대한 핵협조를 한 적이 없으며 그런 꿈도 꿔본 적이 없다. 그런 것들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UEP 의혹에 대해서는 “미국의 체면을 고려해 미측이 수입알루미늄 행처만 밝혀주면 ‘우라늄농축 의혹’은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해 예민한 군사대상들까지 미 전문가들에게 보여주고 시편(실험재료)도 제공하는 특례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김상연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심형래作 ‘라스트… ’, 미리부터 ‘품질’ 논란

    ‘제2의 디워’, 성공할 수 있을까? 심형래 감독의 차기작 ‘라스트 갓파더(The Last Godfather)’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논란의 핵심은 심 감독의 ‘연출력 부재’가 코믹물에서도 컴퓨터 그래픽(CG) 기교로 극복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심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한국수출보험공사 회의실에서 ‘디워’의 차기작으로 ‘라스트 갓파더’를 제작한다고 발표하고 한국수출보험공사와 ‘문화수출보험’ 투자 보증 협약식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라스트 갓파더’는 수익을 내지 못해도,총제작비의 최대 70%까지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라스트 갓파더’는 총 제작비 200억원 규모의 코믹 액션물로 미국 마피아 대부가 전국의 마피아들을 불러 모아 숨겨진 아들 영구를 공개하고 후계자로 삼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이날 심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영구와 마피아로 세계시장을 웃겨 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라스트 갓파더’의 흥행 여부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현재 다음의 ‘아고라’,네이트의 ‘판’ 게시판 등 포털사이트 토론방에서는 심 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네티즌들의 열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라스트 갓파더’가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은 한결같이 심 감독의 연출력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심 감독의 영화가 CG가 아닌 스토리 전개로는 할리우드는 물론 국내시장에서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벨리프쇼링’이란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디워’에서 이미 심 감독의 연출력 부족이 입증됐다.”며 “차기작은 ‘디워’와는 달리 스토리 전개와 연출력이 필요한 장르인데 심 감독의 능력으로는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외에 “줄거리부터 이미 창의력 부족”(arisry),“이번에는 애국심에 호소해도 안통한다.”(MDAzM2NkNGM5) 등의 의견이 있었다. 네티즌들은 수출보험공사의 지원에 대해서도 “시나리오도 없는 영화에 거액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세금낭비”(TM00936110),“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모한 모험을 하고 있다.”(세금아깝다) 등의 비판을 가했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씨는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심형래 감독의 드라마 연출력은 정말 불안하다.”며 “코미디는 심 감독의 강점인 CG와는 무관한 장르”라고 말했다. 그는 “‘라스트 갓파더’를 통해 내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심 감독의 집념은 위험천만하다.”며 “심 감독의 행보는 본인의 열정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왕 할 거면 성공해라”(phoenix8591),“세계인을 웃기겠다는 생각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iroquoiss),“국위 선양과 새로움에 도전하는 심 감독에게 성원을 보내자.”(sis9)와 같이 심 감독을 응원하는 글도 올라와 있었다. 또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는 심 감독에게 베풀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MDAyZDFmMjg9),“문화 산업에 국가가 투자한 것 자체가 큰 의미”(MDAyZTJkNGQ6) 등 수출보험공사의 결정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삼성重에 무한배상 요구 거세질 듯

    충남 태안의 기름 유출 피해보상 규모가 최고 4240억원으로 추정 집계됨으로써 피해 규모가 적정했는지, 보상한도액(3000억원)을 웃돈 피해액은 누가 부담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피해액을 추정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도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근거자료가 부족했다고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외국과 다른 한국의 특수성을 보상액 추정에 반영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어민 소득 기준… 자영업자 자료 부족 추정 피해액이 태안 주민의 기대에 턱없이 못미치는 것은 IOPC가 철저히 증빙자료를 토대로 피해액을 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7일 삼성중공업의 크레인선이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해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하자 피해보상을 맡은 IOPC와 선주보험사 등이 자체 전문가를 태안으로 급파해 피해규모를 파악했다. 피해조사 전문기관인 국제유조선선주오염협회(ITOPF)와 한국해사감정도 참여했다. 방제비용에는 인건비와 장비 임대 및 구매비용 등이 포함됐다. 해경과 국방부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IOPC는 3월 말까지 1100억원을 들여 방제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어업 관련 피해액은 주민들의 2006년 통계 및 소득 자료를 근거로 삼았다.IOPC는 보고서에서 “어업 거래량이 아니라 어민 소득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기준으로 피해액을 추정했다.”고 밝혔다. 또 “1월초 태안 앞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어선도 발견돼 정부의 조업금지 조치의 강제성도 불분명하다.”고 판단했다. 피해 규모를 그만큼 보수적으로 추정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관광업 피해에 대해서는 추정이 어려웠다고 밝히고 있다. 횟집이나 민박집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소득 자료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6년 태안 관광객이 2100만명이었다는 점 등을 활용해 피해액을 예측했다. 환경 피해 등은 보상 산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IOPC가 제시한 보상액이 적정하지 못하다고 판단한 태안 주민들은 이의를 제기, 법정 소송을 벌일 수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합의율이 90%를 웃돌 정도로 IOPC 보상액 산정은 신뢰를 인정받고 있어 쉽지 않은 싸움이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 특별법에서 IOPC가 인정한 피해규모를 보상 기준으로 삼는 까닭도 그래서다.●태안주민들 산정액 불만땐 소송도 피해 규모가 IOPC의 보상 한도액(3000억원)을 넘어섬에 따라 태안 주민의 삼성중공업의 ‘무한 배상’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기름유출 사고가 선박 소유자(삼성중공업)의 무모한 행위로 발생했다고 판단하면 과실 비율에 따라서 무한 책임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IOPC 보상한도액을 초과했던 1999년 프랑스 에리카호 기름유출 사고에서도 법원이 선박 소유자에게 배를 빌려 쓴 토탈사 등이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다며 최고 37만 5000유로(5억 5381만원)의 벌금형과 함께 1억 9200만유로(2835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정부 등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교수직 철밥통’ 깨졌다

    KAIST 서남표 총장의 개혁이 한국 대학사회에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일개 대학총장의 무모한 도전으로 치부하던 연세대와 한양대 등 다른 대학들도 이제는 위기감을 느끼고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연세대는 최근 조교수급인 교수 5명을 재임용에서 탈락시켰다. 연구실적 미비와 강의시간 미달 등이 이유다. 한양대 역시 올해 재임용 심사에서 8명이 3년 유예기간을 받았다. 뚜렷한 연구실적이나 강의 수준의 발전이 없으면 퇴출시키겠다는 의도다. 성균관대 역시 최근 3명이 재임용에 탈락했다. 이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서울 소재 유명 사립대의 한 교수는 “국내 모든 대학들이 재임용과 테뉴어(tenure·심사를 통과한 교수에게 정년을 보장해주는 제도) 심사에 KAIST와 비슷한 수준의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형식뿐이던 심사가 앞으로 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지난 2006년 7월 부임 이후 테뉴어 심사 강화를 통한 교수 퇴출,1조원 발전기금 조성, 학사조직의 전면 개편 등 한 달이 멀다하고 조직을 뜯어고치고 있다. 수십년 동안 큰 변화가 없던 KAIST에서 서 총장이 시도하고 있는 개혁의 강도는 젊은 교수들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우선 ‘철밥통’으로 인식됐던 교수 자리를 ‘바늘방석’으로 만들었다. 지난달 말 이뤄진 재임용 신청 교수 25명에 대한 심사가 대표적인 예다.KAIST는 재임용 대상자 25명 중 6명을 탈락시켰다. 나머지 19명 가운데 2명에게는 탈락이나 다름없는 2년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다. 재임용 심사 과정은 강의를 평가하는 교육부문과 연구실적을 심사하는 학내외 서비스 부문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특히 연구실적 심사에 대해 임용택 홍보국제처장은 “국내 연구자들과 해외 연구자들에게 이들의 실적을 보내 연구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도록 했다.”면서 “연구윤리가 문제가 된 1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5명은 연구실적이 KAIST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3일 동료 교수 6명이 재임용에 탈락했다는 소식을 접한 KAIST 교수들은 서남표 총장의 개혁의 끝을 어느 수준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10년 전 유학 당시의 미국 대학 시스템을 닮아가고 있다.”며 “어디까지 변할지는 서 총장만 알고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서 총장이 채찍만 휘두르는 것은 아니다. 산학연구의 주도권을 기업에서 가져오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는 연구자들에게 나눠준다. 또 미래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에너지·환경·물·지속가능성 등 네 가지 학문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 지하철 9호선 ‘슬림 경영’

    서울 지하철 9호선 ‘슬림 경영’

    |취리히(스위스) 김경운특파원·서울 한준규기자|서울시가 내년 상반기에 일부 개통되는 지하철 9호선에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5무(無) 시스템’을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5무 시스템은 기존 지하철 운영에서 주축 역할을 하는 역장, 역무실, 매표소 등을 없애는 방안이며 혁신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이 방안은 특히 구조조정 등으로 만성적인 노사간 갈등을 불러왔던 서울 지하철공사들의 기존 경영 패턴과 인적·조직 구조조정에 큰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중앙 집중 관리로 승객 안전·서비스 향상 유럽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현지시간) “내년 상반기 개통 예정인 지하철 9호선에 역장, 역무실, 매표소, 현업 사무소, 직원들의 숙직제도가 없는 경영 혁신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귀국 마지막 날인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지하철 9호선의 경우 중앙집중적 관리 체계로 시민 고객의 안전과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고 조직과 인력을 최대한 슬림화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9호선은 지하철 정거장내 편의점에서 카드 충전과 판매를 함으로써 매표소 인력을 없애고 역무실도 설치하지 않는다. 역무원과 매표 인력이 정거장에 상주 근무하며 승객 안전 지도와 서비스를 한다.1∼8호선 지하철공사는 이 제도의 도입에 앞서 편의점 도입 등을 추진 중이다. 또 기존 지하철에서 시설물 유지관리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현업 사무소를 폐지해 기동근무 체계로 조직을 슬림화할 뿐 아니라 차량 정비와 승강 설비 및 시설물관리 분야 등 유지관리 업무도 아웃소싱으로 운영상 효율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당 운영인력 절반 이하로… 모든 노선 점진 확대 지하철 9호선은 김포공항에서 당산∼여의도∼동작∼고속터미널 등을 거쳐 논현(25.5㎞)까지 25개 역을 지나는 노선으로 내년 상반기 1차 개통(김포∼논현동 구간)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또 민간 자본과 외국계 자본이 투입됐지만 해마다 서울시의 보조금을 받음으로써 시 산하 공기업의 틀을 유지하는 독특한 소유구조를 갖고 있다. 시 관계자는 “ 5무 시스템으로 1㎞당 운영 인력이 기존 서울지하철을 운영 중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의 절반 이하인 20명 안팎이면 가능하다.”며 “앞으로 지하철 모든 노선으로 확대·시행해 만성 적자를 탈피하고 21세기에 걸맞은 지하철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노조 “무모한 발상” 반발… 논란 불가피 한편 최근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을 끝낸 서울메트로와 임단협을 진행 중인 서울도시철도공사의 노조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필요는 없지만 ‘5무 시스템’은 지하철 경영 혁신 프로그램에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라면서 “시민의 안전을 볼모로 하는 경영 혁신은 무모한 발상”이라고 밝혔다. kkwoon@seoul.co.kr
  • 검색시장 ‘지각변동’ 오나

    검색시장 ‘지각변동’ 오나

    세계최대 정보통신(IT)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후 인수에 나섬에 따라 인터넷 검색엔진시장 판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시장 점유율 56%로 독보적 1위를 달리는 구글에 맞설 강력한 대항마가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 점유율 14%로 3위를 달리는 MS가 18%로 2위인 야후를 인수·합병(M&A)하면 점유율은 32%로 높아져 구글의 아성은 크게 흔들릴 수가 있다. MS는 IT 신화의 두 주역인 빌 게이츠 회장과 야후의 공동창업자인 제리 양이 한식구가 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부에선 이번 합병이 무모한 도전이라며 시너지효과는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BBC방송은 2일(이하 현지시간) 이번 합병이 올여름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게이츠의 마지막 승부수라고 분석했다. ●MS, 세계 인터넷광고시장 겨냥 ‘승부수´ MS의 이번 전략은 구글이 독점하고 있는 세계 인터넷광고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400억달러(약 37조원)로 추정되는 인터넷 광고시장은 갈수록 팽창하고 있다. 내후년인 2010년에는 2007년의 곱절인 8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초고속 인터넷망에 TV를 연결해 방송을 보는 IPTV 등 신제품의 보급으로 인터넷시장의 중요성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재의 시장구도가 고착화되면 구글이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야후 인수는 이를 막기 위한 MS의 ‘빅 카드’인 셈이다. 이번 합병 소식은 미국 증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1일 열린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상승반전으로 거래를 끝냈다. 합병 재료가 고용 지표 악화라는 실물경제의 쇼크를 이겨낸 것이다. 야후는 장중 38%까지 올랐다. 반면 MS 주가는 6.6% 떨어졌다. 이는 MS의 야후 인수는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월가 시각이 반영된 셈이다. 퍼스트 아메리칸 펀드의 제인 스노렉 펀드 매니저는 “잘못된 거래”라고 지적했다. ●美 하원, 8일 합병 관련 청문회 한편 미 정부와 의회는 이번 합병 추진에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번 건이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반독점국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해 조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상원 법사위원회 반독점 패널 책임자인 민주당의 허브 코엘 의원도 “인터넷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오는 8일 이번 합병과 관련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고 2일 AFP 통신이 전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피해액, 자기자본금의 21%나

    |파리 이종수특파원|세계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터진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전례없는 금융사고는 8년 경력의 30대 후반 직원 1명이 저질렀다. 그러나 7조원 가까운 손실금 49억유로는 SG의 2006년 기준 자기자본금 230억유로 대비 21.3% 수준에 이르는 대규모여서 사고의 영향은 심각하다.●“투자자 안심대책 마련하겠다” 24일 SG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징후를 포착한 것은 지난 18일 밤. 주말 이틀 동안 자체조사한 결과 회사 전산망을 꿰뚫고 있는 이 직원은 자신의 정보를 통해 회사 내에 가공의 사업체를 세운 뒤 회사의 조직과 정보를 이용, 한도 이상의 거래를 했다. 이를 토대로 회사의 모든 통제를 피해 선물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다가 엄청난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SG측은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52억 2000만유로를 지원받기로 결정했다. 자기자본비율(8%)을 맞추려면 대규모 자금 수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2007년 이익의 45%를 주주들에게 배당하겠다고 밝혔다.이와 관련,SG측은 “이번 사건이 드러나기 전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이익은 50억여유로로 추정됐다.”면서 “현재 실적에 비춰 금융사고 피해액을 빼고난 이익은 6억∼8억유로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베어링銀 파산 주범 리슨 “별일 아니다” 233년 역사의 영국 베어링 은행을 파산시킨 장본인인 전직 딜러 닉 리슨은 24일 이번 사고에 대해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악덕 트레이더’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그는 “이런 일은 항상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리슨은 1995년 영국의 베어링 은행의 싱가포르 지점에서 수석 중개인으로 근무하던 중 부하직원 실수로 2만파운드의 손실이 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일본 닛케이 주가지수 선물에서 무모한 거래를 계속하다가 은행을 파산으로 몰고갔다. 당시 손실액은 12억달러에 이르렀다. 희대의 사건에 휘청거리던 베어링 은행은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에 단돈 1달러에 합병됐다. 리슨은 이 사건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도피하다 체포돼 싱가포르 교도소에서 4년여를 복역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은행과 투자회사를 상대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강연에 나서 큰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1회당 강연료가 98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리슨은 아일랜드 갈웨이 축구 클럽의 단장도 맡고 있으며 자신이 쓴 자서전이 99년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영화로 소개된 적도 있다.vielee@seoul.co.kr
  • 정부, 삼성重에 가시적 조치 요구

    정부, 삼성重에 가시적 조치 요구

    정부가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과실 당사자인 삼성중공업에 도의적 책임과 대안을 강력히 촉구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23일 서울 종로구 계동 집무실에서 김서윤 삼성중공업 전무(CFO) 등 관계자들을 만나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일간지의 사과문 게재로 그치지 말고 강한 책임감을 요구했다. 사실상 삼성중공업에 배상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강 장관은 “정부는 생계지원자금을 내놨고, 국민은 성금을 내놓는 마당에 삼성중공업이 일간지에 사과문을 낸 것 외에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삼성중공업에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고 국민이 지적하는 만큼 법적인 해결만을 바라지 말고,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이에 대해 “국민에 심려를 끼쳐 미안하다.”면서 “방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주민 생계와 서해안 생태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며,(보상과 관련해) 계획은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태안 사고의 경우 홍콩 선적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가입한 선주상호(P&I) 보험인 ‘중국P&I와 SKULD P&I’가 1300억원까지 1차 배상 책임을 진다. 이를 초과하면 IOPC펀드가 1700억원을 추가해 최대 3000억원까지 배상한다. 다만 삼성중공업이나 유조선측의 고의 또는 무모한 행위로 인한 ‘중과실’이 드러나면 상법상 피해 규모가 3000억원을 넘더라도 무한책임을 진다. 검찰은 최근 수사결과 발표에서 양측을 ‘업무상 과실’로 기소했을 뿐 중과실 여부는 판단을 보류, 민사법정에서 이 부분이 가려지게 됐다. 한편 이완구 충남지사는 이날 “해수부가 주민 반발이 뻔한 인감증명 등 까다로운 수령증명 서류를 요구해 시·군에 300억원대의 생계비를 내려보낼 수 없었다.”고 성토했다. 해수부 장근호 피해조사지원단 사무관은 “처음에 요구했던 수령인 명부나 21일 요구한 채권양수도계약서는 주민 입장에서 도장만 찍으면 되기 때문에 같다.”고 반박했다. 대전 이천열·서울 김경두기자 sky@seoul.co.kr
  • 과실 비율 싸고 법정공방 불가피

    과실 비율 싸고 법정공방 불가피

    검찰이 태안 원유 유출사고 과정을 발표하자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면서 거센 불만을 터뜨렸다. ●충돌사고 과정의 재구성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예인선단은 지난해 12월6일 오후 2시50분 인천대교 공사를 마치고 인천항을 출발했다.7일 오전 3시 풍랑주의로보가 내렸으나 항해를 강행했다. 오전 4시쯤 항로를 이탈, 떠밀리기 시작하자 뒤늦게 인천으로 회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관제소의 교신에 응하지 않았고 이런 상황에서도 닻을 내리지 않았다. 오전 7시6분 유조선과 충돌했다. 사고가 나자 예인선장 조씨는 유조선에 “앵커 체인을 늘여달라.”고 한 차례만 교신을 했는데도 수차례 한 것처럼 항해일지를 조작했다. 또 예인선단이 유조선을 비켜갈 것으로 잘못 판단하는실수도 저질렀다. ●주민들 “크레인이 더 큰 책임” 검찰 수사에서 쌍방과실로 나오자 태안 주민들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기름유출 피해가 큰 소원면 의항리 어민회장 강태창씨는 “유조선에도 잘못이 있지만 움직이는 물체(삼성 크레인)에 더 큰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검찰수사 의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태안 유류피해대책위원회 이주석 사무국장은 “삼성 측이 풍랑에도 여러번 회항할 수 있었는데 무리하게 운항하다 사고를 냈는데 이런 결론이 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삼성 예인선단과 유조선측에 ‘중과실’ 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놓고 법정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법원서 ‘중과실´ 드러나면 무한책임 해양유류오염 사고에서 고의나 무모한 행위에 따른 ‘중과실’이 드러나면 상법상 피해규모가 3000억원을 넘더라도 무한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양쪽에게 무리한 항해와 충돌위험 회피노력 결여 등 ‘업무상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고 모두를 기소했을 뿐 중과실 판단을 보류했다. 따라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의 보상한도인 3000억을 넘는 피해보상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박충근 서산지청장은 “검찰은 과실 여부를 판단할 뿐 ‘중과실’ 여부는 민사법정에서 판단할 부분이다. 다만 고도의 주의 의무가 있는 해상크레인, 예인선장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는 말은 ‘중과실’이라는 말과 등치한다.”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결국 피해조사 및 손해액 사정을 거치고도 배상 협상이 결렬되면 소송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민사재판에서 중과실 여부가 가려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995년 전남 여수 앞바다 씨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고는 소송이 3년동안 이뤄졌다. 당시 소송대리인 이상균 변호사는 “90일 동안 채권 신고를 받았고 이를 토대로 한 사정재판을 98년 6월 했다.”면서 “이후 국제기금과 어민들이 합의하고도 완전한 마무리는 2001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서산 이천열 여수 남기창기자 sky@seoul.co.kr
  • [씨줄날줄] 친노 신당/이목희 논설위원

    역대 대통령들이 저평가되는 이유는 재임 중에 퇴임 후를 너무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은 아예 권좌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내각제개헌을 통해 상왕(上王)처럼 영향력을 이어가려 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계보를 완전히 깨지 않았고, 지금도 정치를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임기 중반 노 대통령을 만났던 일부 인사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직 대통령이 “퇴임한 뒤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있다.”고 하니, 의심 반 걱정 반의 기분이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이 임기 후 정치행보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대연정 등의 무모한 제안도 없었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또 많은 장관, 청와대 참모진들을 출마와 연관시켜 기용했다. 현 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한 인사는 “다음 총선 출마 권유를 뿌리쳤더니 대통령과 사이가 냉랭해지고, 장관직을 더 수행하기 힘들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퇴임 후 총선에 대비해 키운 이들은 영남쪽에 집중되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정당을 만드는 기록을 남기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영남신당을 만들 의도가 없었고, 출마 얘기도 농담성 언급”이라고 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 주류속에서 친노파가 결집하길 바랐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 스스로도 최근 “친노 신당 창당은 의미없는 분열”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노 대통령의 분위기와 달리 친노파 수장 이해찬 전 총리가 통합신당을 탈당했다. 노 대통령과 이 전 총리간 왜 엇박자가 났을까. 이를 이 전 총리의 ‘독립선언’으로 보는 해석이 나온다. 이제 그가 현역 의원 5∼6명으로 당을 만들어도 친노 신당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유시민 의원의 동조가 있어야 독자세력 구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유 의원도 ‘독립’을 향한 희망이 있다고 하니 동상이몽이다. 유 의원마저 등을 돌리면 이 전 총리는 신당 창당은커녕,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까지 있다. 퇴임 후 정치야망을 어쩔 수 없이 줄여야 하는 노 대통령, 그리고 친노파의 분열·해체에서 권력무상이 느껴진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학문과 예술에 대하여 외/한길사 펴냄

    평등 개념이 희박하던 시대,‘사회계약론’은 ‘정부 파괴 목적의 파렴치하고 무모한 책’으로 판매금지 당했다. 아이들을 기독교 원죄설로 규정하던 시대,‘에밀’은 ‘신앙 전통을 전면 부정하는 이단적 요설’로 불태워졌다. 사상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던 시대, 장 자크 루소는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다 죽을 때까지 시대와 불화했다. 루소는 이단아였다. 보수적 특권층과 교회로부터 배척당했고, 진보적 ‘백과사전파’와도 결별했다. 그는 오직 그의 생각으로 살았다. 자유와 생명을 억압하는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사회계약론’도,‘에밀’도, 그 생각으로 썼다. 루소의 ‘산에서 쓴 편지’가 국내 처음 번역·출간됐다.‘학문과 예술에 대하여 외’(김중현 옮김, 한길사 펴냄) 속에 함께 묶였다. 편지 형태를 띠고 있지만 연애편지도 안부편지도 아니다.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위한 치열한 싸움의 소산이다.‘사회계약론’과 ‘에밀’에 사형선고를 내린 국가 및 사회를 향한 격정의 반박문이다. ●절박한 마음으로 쓴 편지 ‘산에서 쓴 편지’는 1763년 10월말부터 이듬해 5월초 사이에 완성된 글이다.1762년부터 시작된 악몽 같은 경험이 계기가 됐다. 한 해 전 출간한 ‘사회계약론’과 ‘에밀’을 통해 당대 정치·종교·사회질서를 강렬하게 통박하면서 루소의 악몽은 시작됐다. 소르본 대학의 비난성명이 나왔고, 프랑스 의회는 책 압수·소각 명령과 함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루소가 고향 제네바로 몸을 피하자 제네바 국정회의는 책 판매금지와 체포명령을 내렸고, 베른으로 도망가자 베른 정부마저 추방령을 내렸다. 루소는 결국 프로이센으로 건너간다. 프로이센 한 작은 농가에 숨어, 더할 수 없이 절박한 마음으로,‘도망자’ 루소는 반박문을 써내려 갔다. 편지는 총 9편으로 쓰였고, 주제에 따라 1부와 2부로 나뉜다.1부에선 자신과 자신의 책에 대한 제네바 국정회의 조치를 비판했고,2부엔 공화국 정치상황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편지 9편 중 국정회의를 상대로 쓴 것만 4편이고, 제목을 ‘국정회의의 부당한 조치´ ‘국정회의의 전횡´ ‘국정회의의 음모와 술책´ ‘국정회의의 거부권´이라고 달 만큼 국정회의를 향한 루소의 반발은 엄청났다. ●루소의 처절한 ‘대 도그마 투쟁기´ 논쟁은 사실에 근거한 주장간의 공방이다. 최소한의 사실이 주장을 떠받치지 못할 때, 논쟁은 논쟁의 틀을 벗어나 힘 있는 자 일방의 날카로운 칼로 돌변한다.‘황우석 논쟁’과 ‘디 워 논쟁’은 논쟁이 도그마로 변질되는 사회적 시스템의 일단을 보여 줬다. 루소는 도그마의 피해자였다. 교회와 정치가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던 시대,‘사회계약론’과 ‘에밀’의 필화는 종교가 법의 이름을 훔쳐 인간의 영역을 재단한 비극적 사례다.“민간 법정이 금지해야 하는 것은 신에 관한 저술이 아니라 인간에 관한 저술”이란 말로 루소는 끊임없이 이 사실을 상기시키지만, 도그마는 더 이상 논리적 옳고 그름에 구애받지 않는다.‘산에서 쓴 편지’는 도망자 루소의 처절한 ‘대 도그마 투쟁기’다.2만 8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깔깔깔]

    ●오늘이 그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자 사람들이 주막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산적이 무서워 날이 밝으면 산을 넘겠다고 하는 장사꾼들이었다. 그때 한 쪽 구석에서 홀로 술을 마시던 남자가 일어나더니 산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람들이 모두 말렸다. “앞길이 구만리 같은 사람이 무슨 무모한 짓이오.” 그러자 그는 담담히 이렇게 말한 뒤 어둠속 고갯길로 사라졌다. “오늘이 그 산적들 칼 갈아 주는 날이오.”●딱 두번 첫날밤을 치른 신랑이 심각한 표정으로 신부에게 물었다. “자기 혹시 나 말고 다른 남자랑 사귀었던 것 아냐?” 신부는 펄쩍 뛰었다. 신랑은 웃으며 달콤한 말로 신부를 설득했다. 그러자 신부가 털어놓기 시작했다. “사실, 딱 두 번 있었어요.” “그럴 수도 있지. 어떤 남자였는데?” 신부가 대답하자 신랑은 뒤로 까무러쳤다. “한번은 축구팀, 또 한번은 오케스트라.”
  • [20&30] 2007년 당신을 뒤흔든 신드롬

    [20&30] 2007년 당신을 뒤흔든 신드롬

    젊은이들은 올해도 숱한 분야에서 신드롬을 생산하고 또 즐겼다. 체감 경기는 어려웠지만 주식·펀드 열풍이 불어 재테크 신드롬이 일었고, 사회적으로는 신정아씨에게서 촉발된 거짓학력 신드롬이 불었다. 또한 대선 정국에서는 주요 후보보다 오히려 황당한 공약을 내세운 허경영 후보에게 관심을 더 가졌다. 여성들은 레깅스와 미니스커트로 대표되는 패션트렌드를 2007년의 신드롬으로 꼽았다. 주몽, 대조영, 태왕사신기 등 사극과 좌충우돌 ‘무한도전’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젊은이들이 열광했던 2007년 7개의 신드롬을 짚어 본다. 류지영 이경주 신혜원 장형우기자 superryu@seoul.co.kr 1 미니스커트·윤은혜 머리… 패션 신드롬 그동안 다리가 통통해 치마를 입지 못했던 대학생 박모(22·여)씨는 올해 불어닥친 미니스커트 열풍과 함께 과감하게 치마를 입기 시작했다. 여름에는 일주일에 2∼3번씩이나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박씨는 레깅스의 ‘맛’을 알면서 미니스커트와 레깅스가 한국 패션 사상 최고의 ‘궁합’이라고 격찬한다. “스타킹은 조금만 날카로운 것에 긁혀도 바로 줄이 나가거든요. 그런데 레깅스는 두꺼우니까 못에 긁혀도 끄떡없어요. 또 미니스커트만 입으면 ‘너무 야해서 다른 남자들이 쳐다본다.’며 남친의 구박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레깅스와 함께 입기 시작한 뒤로는 아무 말이 없어요. 따뜻하기까기 하니까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어요. 미니스커트와 레깅스 조합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아요.” 중학교 때부터 긴 머리만 고집하던 쇼핑몰 운영자 이모(26·여)씨도 올 패션 아이콘인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에게 ‘꽂혔다.’여태껏 긴 머리로만 지내 짧은 머리는 상상도 못했던 이씨지만 드라마에 등장한 윤은혜의 모습에 강한 매력을 느껴 결단을 내렸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칭찬은 물론 머리 감기도 훨씬 편하고 강한 인상도 줄 수 있어 앞으로도 이 스타일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란다. “이제 대세는 전지현식 긴 머리가 아니라 윤은혜식 숏커트 머리예요. 긴 머리를 할 때는 나도 모르게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옷을 입게 되는데 머리를 짧게 자르니까 옷도 자연스레 중성적으로 바뀌더군요.” 2 “내 친구도 ‘신정아’류?”… 학력위조 신드롬 대학생 김모(22·여)씨는 자신도 학력위조의 피해자(?)가 된 사실에 아직도 슬픔에 잠겨 있다.1년여 전 소개팅으로 만난 남친은 김씨에게 자신이 서울의 한 명문대 경영학과에 다닌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잘 생기고 매너 있는 데다 공부까지 잘하는 남친이 김씨는 자랑스러웠지만 남친은 늘 석연찮은 이유를 대며 김씨가 학교에 놀러 오는 것을 극구 막았다. 최근 우연히 한 모임에 나갔던 김씨는 남친과 같은 과에 다닌다는 친구를 만나 남친이 그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남친에게 캐물어 확인한 결과 그가 1년 넘게 학력을 속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돼 최근 헤어지게 됐다. “TV에서 학력을 속인 연예인들이 나올 때만 해도 그저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세상에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이 저를 속였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대학원생 최모(32·무직)씨는 최근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려던 계획을 접고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이다. 올 한 해 한국 사회를 강타한 학력위조 파문을 보며 누가 뭐래도 한국에서는 미국 박사가 ‘킹왕짱’(젊은이들 사이에서 다소 비꼬는 의미를 담아 ‘최고’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라는 씁쓸한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훌륭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도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 교수임용이 잘 안되더라고요. 저야 그나마 형편이 나아 외국 유학을 준비하지만 그렇지 못해서 국내에서 공부해야 하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3 “웃기지만 씁쓸하기도”… 허경영 신드롬 투표권을 갖게 된 스무살 때부터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선거에 참여했다며 ‘대한민국 유권자의 표본’이라 자부하는 대학원생 이모(29)씨. 그는 이번 대선에서 허경영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이씨의 선택을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이씨는 “다들 네거티브 선거에 빠져 대선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을 때 허 후보만이 유일하게 정책선거로 승부했기 때문”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물론 IQ가 430이라든가, 당선되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결혼하겠다든가 하는 주장은 어처구니 없지요. 하지만 사상 최악의 대선으로 기록될 이번 선거에서 허 후보는 유일하게 자신만의 독특한 목소리를 내 즐거움을 주었어요. 물론 다음에 또 나온다면 식상해서 안 찍겠지만요.” 대학생 최모(26)씨는 ‘허경영 신드롬’이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너무 씁쓸하다고 말한다. 단적으로 신혼부부에게 1억원을 주겠다는 현실성 없는 공약이 서민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서 결혼해 집 장만하기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지금까지 한국 정치가 제대로 된 서민정책을 구현한 적이 있기나 했나요? 재벌과 권력층의 이익을 대변하느라 서민들은 늘 등골만 휘었죠. 그나마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들을 섬기겠다.”고 호소하는 대선주자들의 최소한의 예의도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허 후보의 비정상적 인기는 우리 국민들이 정치를 얼마나 불신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요.” 4 “집 사려면 대학 때부터 시작해야”… 재테크 신드롬 대형 마트에서 일하는 김모(24)씨는 올해 전 세계에 불어닥친 ‘중국펀드’ 열풍에 편승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대학 졸업 뒤 마트에서 일하면서 모은 종자돈 400만원을 지난달 한 증권사의 ‘차이나 펀드’에 쏟아 부었다가 증시가 폭락하면서 한때 120만원 정도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이 중국 펀드로 자산을 몇 배로 늘렸다는 말에 앞뒤 재보지도 않고 뛰어든 것이 결정적인 화근이었다는 게 김씨의 후회다. “당시에는 정말 죽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어떻게 단 며칠 사이에 그렇게 폭락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내 돈인데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뭉칫돈을 ‘묻지마 투자’한 것이 잘못이었죠.” 경영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최모(27)씨는 올해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250만원을 ‘잘 굴려’ 만족스런 성과를 거뒀다. 증권사와 종금사의 자료를 주도면밀하게 살펴 수익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한 금융사에 주식계좌를 개설했다. 결과는 예상 밖 ‘대박’이었다. “투자금이 크지 않아 번 돈의 절대금액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본격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좀 더 활발한 재테크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직장 다니는 친구들도 학생인 제게 ‘어떻게 투자했냐.’고 물어요. 이제는 근로소득만으로 집 장만하는 게 힘들잖아요. 최근 대학생들에게까지 재테크가 번진 것은 이런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 아니겠어요.” 5 대조영에게 사로잡혔어요… 사극 신드롬 사극 마니아 김모(32)씨는 사극이 2007년 자신의 삶을 거의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요즘 월·화요일은 ‘이산’을 보고, 수·목요일에는 ‘태왕사신기’를 본 뒤, 토요일에는 ‘왕과 나’ 재방송을 보고, 토·일요일 밤에는 ‘대조영’을 봤다.”고 소개했다. 사극에 꽂혀(?) 살다 보니 말투도 변했다. 한 번은 “부인∼ 물 좀 떠오시오.”라고 했더니 아내가 “내시 주제에….”라고 맞불을 놓더라는 것. 그뿐이 아니다.“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발해를 세운 사람이 누구냐는 시험문제에 답을 ‘최수종’ 이라고 썼대요. 그런데 조카 친구는 더 웃겨요. 그 녀석은 ‘동명천제단’이라고 썼대요. 사극의 위력이 참 대단해요.” 사법연수원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김모(30)씨는 “고시생시절 사극이 공부에 최고의 적이었지만, 지나고 나니 사극이 가장 큰 위로가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남들은 미드(미국드라마)·일드(일본드라마)가 재미있다고 하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역시 ‘사드(사극 드라마)’가 최고라는 게 김씨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김씨가 요즘 가장 재미있게 보는 사극은 ‘이산’이다. 정조가 영조의 대를 이어 권력을 장악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산’은 대선정국과 맞물리면서 정치에 관심이 많은 김씨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했다. 6 복고 음악과 복고 댄스의 귀환… 텔미 신드롬 지난 8월에 입사한 새내기 직장인 양모(25·여)씨는 소녀 그룹 원더걸스가 부른 텔미가 신드롬을 넘어 광풍 수준이었다고 믿는다. 최근 송년회에서 양씨를 포함한 5명의 여성 신입사원은 텔미 춤으로 회사 전체의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전문적인 춤선생님까지 대동하고 매일 자정까지 안무실을 드나든 결과 송년회에서 남녀노소를 대동단결(?)시켰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장기자랑 경연대회였지만 흥이 난 직원들이 무대로 난입해 ‘테테테테텔∼미!’에 열광했고, 나이가 지긋한 사장도 어색한 입을 연신 벙긋거렸다. “모두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뮤지컬’을 준비한 팀에 이어 아쉽게 2등을 했지만 사내에서 원더걸스만큼의 인기를 누렸어요. 뭇 남성들에게 데이트 신청도 많이 받았죠. 하지만 한 친구의 회사는 10개팀 중 7개팀이 텔미 공연을 해서 지겨웠다고 하네요. 신년회에는 새롭운 아이템을 구상해야겠어요.” 입사 2년차 민윤철(30·회사원)씨는 회사에서 ‘텔미 춤 강사’로 통한다. 대학시절 몸담았던 동아리에서 텔미춤을 배운 민씨는 UCC(사용자제작콘텐츠) 동영상을 따라하는 등 끝없는 연습 끝에 송년회 때 노래방에서 성과를 얻었다. 민씨는 “광란의 노래방 공연 다음날 평소 지엄한 과장이 조용히 불러 강습을 요청했다.”면서 “최근에는 점심시간에 회사 옥상에서 남자 직원들을 대상으로 텔미 강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7 무모한 도전에 주말이 즐거워… 무한도전 신드롬 대학생인 배모(25·여)씨는 모 방송국의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만든 신드롬의 결정체는 단순한 웃음보다 ‘노력과 결실의 감동’에 있다고 믿는다. 배씨가 꼽은 무한도전의 명도전은 ‘셸위댄스’였다.“무한도전 출연 멤버들이 공식 경연대회에서 춤을 춘 뒤 어린아이처럼 우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유명 연예인들이 어렵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저들도 보통사람과 똑같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씨는 몸치인 유재석도 자이브를 거의 완벽하게 추는 것을 보고 그 다음날 스포츠 댄스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 선생님에 따르면 무한도전 셸위댄스편이 방송된 이후 수강생이 10% 정도 늘었단다. 배씨는 “2008년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또 끈기있게 해내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27)씨의 무한도전 사랑도 끝이 없다. 그가 올해 초 3개월 동안 캄보디아에 있을 때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애인이 아니라 무한도전이었다. 그는 귀국한 날부터 3개월 동안 밀린 무한도전 프로그램을 하루 종일 시청했다. “내년에도 6개월을 캄보디아에서 보내야 하는데 무한도전을 못볼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네요. 여자친구에게 CD로 만들어서 보내 달라고 해야겠어요.” 김씨는 토요일 밤에는 약속을 잡지 않고 일주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무한도전을 보면서 푼다.“지난달 말 맥주에 안주까지 장만해 놓고 무한도전 시작을 기다리는데 재미가 전혀 없는 축구 중계를 하더라고요. 제발 토요일 저녁에는 스포츠 중계를 삼가 주세요. 무한도전은 재방송으로 보면 맛이 떨어져요.”
  • 클론의 역사

    베른의 ‘달나라 여행’,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같은 미래소설이 어떻게 한 시대를 뒤흔든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을까. 꿈에서 덜 깬 소리에 지나지 않았을 그 이야기들에서 사람들은 무얼 찾고 싶었던 걸까.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인간은 쉼없이 자기복제를 욕망해왔다. 미래소설들이 독자들의 가슴에 두고두고 불을 지펴온 이유를 찾는다면, 그게 바로 답이다. 멀리 돌아볼 것도 없다. 당장 우리에겐 황우석 사건이 있었다. 독일 다름슈타트 공대 생화학 교수였던 한스 귄터 가센과 그의 제자 자비네 미놀이 인류의 ‘인간만들기 프로젝트’의 장구한 역사를 정리했다. 과학문명의 숙명적 딜레마로 떠오른 생명복제 문제에 관한 한 그들의 책 ‘인간, 아담을 창조하다’(정수정 옮김, 프로네시스 펴냄)에는 없는 이야기가 없다. 유전공학과 현대인 사이의 떼려야 뗄 수 없는 뿌리깊은 역사를 조명하느라 고대 신화에서부터 종교, 미술, 문학 등 시대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활강한다. #인간복제, 예술작품의 상상에서 태어나다 이 논의 자체는 이미 진부하다. 오리무중인 해답을 독자가 제각기 판단해볼 수 있게끔 방대한 근거를 제시해주는 배려가 이 책의 최대 매력이다. 무엇보다 신화, 문학작품, 영화 등 익숙한 소재에서부터 논의를 이끌어내는 순발력이 전문식견이 없는 독자들에겐 무척 반가울 듯하다. 자기복제의 열망은 인간에겐 본능 같은 것이었다. 진흙으로 신을 닮은 인간을 빚어 생명을 불어넣은 대가로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먹힌 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 히브리 전설에 나오는 진흙 인간 골렘, 사람의 시체를 짜깁기해 괴물을 만든 프랑켄슈타인 박사…. 자기복제의 인간 욕망이 적나라하게 투시된 주인공들은 헤아릴 수조차 없다. 역사학자는 물론이고 종교인, 문학가, 철학자들이 인간복제의 역사에 기여한 몫이 얼마나 큰지 책은 독자들에게 에둘러 넘겨짚게 만든다. 관련 문학작품들의 내용과 탄생배경도 상세히 소개한다. 읽는 재미를 두배로 부풀리는 ‘이스트’다. 예술가들의 분방하다 못해 “고삐풀린” 상상력은 복제과학의 가장 적극적인 촉매제였다. 예술작품에 담긴 상상화(想像)가 과학자들의 연구 열망을 부추겼다. 반대로, 윤리의식이 결여된 분별없는 과학자들에게 디스토피아적 메시지로 매섭게 경고한 역할자 역시 예술작품이기도 했다. 책이 의미심장한 밑줄을 긋는 부분이 이 대목이다. 메리 셸리의 처녀작 ‘프랑켄슈타인’은 결과를 책임지지 않은 무모한 과학자, 그러니까 “근대의 프로메테우스”였다. 자신의 역할을 대체할 존재에 대한 인간의 갈망은 사이보그의 역사에서도 입증된다. 그리스ㆍ로마신화의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판도라, 영화 ‘스타워즈’의 깡통로봇, 터미네이터, 로보캅, 주나라 무왕 때 등장했다는 인간조각상 등 인간복제를 꿈꾼 사례는 차고넘친다. #유전공학은 은총일까, 저주일까 고대인들이 인형을 만들어 복제의 꿈을 꿨다는 사실은 새삼 놀랍다. 그리스 여신의 성전이나 무덤에서 관절인형(기원전 5세기)들이 자주 발견되곤 한다. 고대인들은 인간의 초상으로서 인형을 대했던 것이다.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이브, 뱀에서 인간창조의 역사가 이미 시작된 건지 모른다. 복제를 향한 욕망이 이처럼 ‘본능’에 가까운 것이라면 좀더 우호적인 시각으로 생명공학 문제를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제안한다. 여론은 왜 늘 현대기술에 비판적인지, 두루 성찰하게 하는 이 책은 지난해 7월 현지에서 출간됐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드는 뇌의 메커니즘을 완전해부해 ‘인간 만들기’의 고지를 밟는 날이 올까. 그렇다면 우리 욕망은 지금 몇부 능선쯤 넘어서고 있는 걸까.1만 6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하늘을 나는 자동차’ 상품화 눈앞

    ‘하늘을 나는 자동차’ 상품화 눈앞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머지않아 도로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테라푸기어(Terrafugia)사는 최근 자체 개발중인 하늘을 나는 차 ‘트랜지션’(Transition)의 성능과 예상 가격 등을 공개했다. ‘꿈의 자동차’가 연구 단계를 지나 상품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 지난 2006년 초 이 회사의 무모한 도전이 알려진 후 약 2년 반만의 성과다. 이번에 발표된 자동차 ‘트랜지션’의 가장 큰 특징은 ‘비행이 가능한 차’라는 것. SUV 스타일의 이 차는 양 측면에 접히는 날개 2개와 뒷부분에 방향을 조종하는 꼬리 날개 2개를 이용해 하늘을 난다. 비행 원리는 일반 경비행기와 비슷하며 비행을 위해 GPS와 기상 레이더를 장착했다. 프로토타입(양산에 앞서 제작하는 시범 모델)의 최고 속도는 지상 운행시 104km, 비행시 193km이었으며 시범 운행 시 연비는 비행 기준으로 ℓ당 12km를 기록했다. 개발진은 “내년 12월 양산차 발표를 목표로 잡았다.”며 “가격은 15만달러(약 1억 3700만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랜지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테라푸기어는 MIT 항공우주공학과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신생기업으로 설립자 칼 디트리히(Carl Dietrich)는 이 자동차를 설계해 ‘레멀슨-MIT학생발명상’(the Lemelson-MIT Student Prize)을 수상했다. 사진= 테라푸기어 홈페이지 terrafugia.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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