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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퀘일 불신론의 저변/김호준 워싱턴특파원(오늘의 눈)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심장 박동의 이상으로 입원했던 지난주말 워싱턴에선 2편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하나는 부시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쾌유를 비는 인간 드라마였고,다른 하나는 부시 유고시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댄 퀘일 부통령의 자질을 의심하는 정치 드라마였다. 퀘일의 자질을 불신하는 여론과 관련,부시가 내년 선거에서 러닝 메이트를 바꿔야 한다는 문제는 그 동안 부시의 타고난 건강에 묻혀 쟁점화되지 않았을 뿐 공화당과 민주당 안에선 내연하고 있던 불씨였다. 이번에 부시의 건강에 처음으로 적신호가 나타나자 공화당 사람들은 『부시가 퀘일의 지위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우려를 넌지시 표명했고 민주당 사람들은 이를 다시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한 사람으로 지목되고 있는 빌 클린트 아칸소주 지사는 NBC 뉴스 대담프로에서 『미국은 부시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한 뒤 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부시는 자신의 유고시 대통령직을 승계할 가장 유능한 사람이 퀘일 부통령이라고 믿고 있는지에 관해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클린튼의 힐난은 내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여론을 업고 공화당을 향해 퍼부을 치열한 공격전의 개시를 알리는 신호이다. 지난주 타임지 여론 조사에 의하면 올해 44세인 퀘일에 대해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19%에 불과했다. 퀘일이 부시를 따라 백악관에 입성한 1989년 1월엔 이 수치가 30%였다. 1988년 선거에서 부시의 지명을 받아 무명의 상원의원에서 일약 부통령 후보로 도약한 퀘일은 월남전 징집을 기피하기 위해 주방위군으로 입대했다는 비난과 함께 정치적 미숙과 관련해 「부잣집 철부지」라는 조롱을 받아왔다. 퀘일 불신론과 더불어 제기된 문제는 다음달에 만67세가 될 부시 대통령이 마라톤 여행과 광적인 운동으로 직무 수행 및 건강에 영향을 미칠 만큼 「과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때 부시는 하루에 워싱턴∼런던을 왕복하는 강행군을 검토했었다. 그의 저돌적인 여행 계획은 수행에 지친 백악관 참모들과 보도진 사이에서 많은 화제가 되고 있지만 그는 「뜨거운 철판 위의 개미들」처럼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스타일이다. 부시는 이번 사건의 경종에도 불구하고 활동 스케줄을 늦추지 않을 것이며 또 내년 선거에선 퀘일과 함께 다시 뛸 것이라고 백악관 측근들은 예견했다. 6일 아침 병원에서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온 부시는 환호하는 직원들에게 측근들의 예견대로 『돌아가서 일을 하자』고 독려했고 퀘일 부통령문제에 대해선 『그는 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거듭 신임을 표시했다. 근엄하지만 변화무쌍한 한국의 대통령들을 보아온 기자의 눈엔 밝고 의욕에 넘치면서도 「의리있는 두목」의 모습이었다.
  • 알바니아 공산당 총선 승리/「여촌야도」 현상… 의석 62% 차지

    ◎알리아 대통령·외무는 낙선 【티라나 외신 종합 특약】 알바니아 집권 노동당(공산당)은 지난달 31일 실시된 46년 만의 첫 자유총선에서 라미즈 알리아 인민회의간부회 의장(대통령)이 낙선하고 대도시에서 참패를 했지만 압승을 거둔 것으로 1일 밝혀졌다. 서방의 선거감시단은 총선 결과 노동당은 2백50석의 의석 중 1백56석을 확보했으며 민주당은 74석의 의석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한 서방의 선거감시단은 10여 석은 노동당과 야당이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5석은 이번 선거결과 유효표의 50%를 차지한 후보가 없어 7일의 결선선거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표결과 노동당은 농촌지역과 남부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으며 민주당은 수도와 기타 도시지역에서 압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선거에서는 특히 라미즈 알리아 대통령(인민의회간부회 의장)이 수도 티라나의 한 지역구에서 엔지니어 출신의 무명 민주당 후보 프란코 크로키에게 패배,의원직을 상실하는 이변이 발생했으며 민주당은 티라나의 19개 선거구 가운데 18개소에서 당선자를냈다. 이밖에 공산당계의 무하메트 카플라니 외무장관은 한 체조 교수에게,스피로 데데 공산당중앙위원회 위원장은 티라나 라디오방송 국제담당국장에게 각각 고배를 마셨다. 이에 반해 민주당의 공동지도자인 살리 베리샤는 티라나 교외 카바여에서 90%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 “동유럽의 고도”… 온건개혁 선택/공산당 재집권의 의미와 파장

    ◎급진파 민주당,도시서 압승 “체면유지”/경제난에 국민불신 겹쳐 앞날 불투명 지난 31일 46년 만에 첫 자유총선을 실시한 동구의 고도 알바니아의 선거결과 예상을 뒤엎고 집권노동당(공산당)이 압승했다. 노동당은 대도시에서는 패배했으나 이를 농촌지역에서 만회했다. 노동당의 승리는 알바니아의 1백90만 유권자들이 제1야당인 민주당의 급진개혁보다는 라미즈 알리아인 민간부회의 의장(대통령)의 온건한 개혁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다른 동구국가들의 선거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다. 지난 89년 동구를 휩쓴 민주화혁명 이전 반체제운동이 비교적 활발했던 폴란드 체코 등 개혁선두그룹에서는 선거를 통해 정권이 교체됐지만 상대적으로 반체제움직임이 거의 없던 루마니아에서는 공산당과 뿌리를 같이하는 사회당이 선거를 통해 승리했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여촌야도의 경향이 특히 두드러졌다. 알바니아 유권자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농촌지역 주민들은 급격한 변화에 반대하며 노동당을 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또한 급격한 변화에 대체로 부정적인 경향이 있는 군 경찰이 유권자의 10∼15%를 차지했다는 사실도 노동당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학생노동자 등 젊은층과 지식인을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창당된 민주당이 노동당 정권을 뒤엎기에는 아직도 역부족이었다. 노동당은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과정에 과도기를 두어 실업과 물가인상에 대한 충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농업부문에서는 국영집단 농장과 사영농장의 공존을 주장하는 등 점진적인 개혁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정치무명인 엔지니어 출신의 프란코 크로키 후보가 수도인 티라나에서 출마한 알리아 대통령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당선,노동당에 치명타를 입혀 민주당도 「상징적」인 승리를 주장할 명분은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신헌법초안에 따르면 대통령이 의원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알리아가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알리아가 낙선된 것은 지난해부터 개혁을 도입한 노동당에는 커다란 타격이라는 지적이다. 이것은 알바니아 국민들이 식량부족·실업·빈곤이 만연되어 있는 현재의 알바니아사태에 대해 집권층에 깊은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알리아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안겨 준 민주당은 또한 노동당의 거물인 카플라니 외무장관과 데데 당중앙위 의장도 낙선시키는 등 티라나 슈코더르블로라시를 비롯한 대도시 지역을 석권,체면을 유지했다. 비록 유럽 최후의 스탈린주의국가로 통하는 알바니아가 자유총선을 실시,알바니아의 현대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알바니아의 앞날은 지극히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85년 2차대전의 영웅인 엔베르 호자의 뒤를 이어 집권한 알리아는 지난해부터 조심스런 개혁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나 앞으로 알바니아의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알바니아는 2년간 계속된 한발로 극심한 식료품난을 겪고 있으며 전력을 수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공장가동률도 현저히 떨어져 있다. 게다가 최근 알바니아의 주요수출품인 원유 크롬 등의 가격하락이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알바니아는 크롬구리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지만 외국인의 투자를 금지하는 조항이 헌법에 규정되어 있을 정도로 폐쇄적인 정책을 추구해 왔던 것도 경제난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89년까지 동구의 개혁을 비웃던 알리아가 지난해 소규모상업과 농토의 사유화 기업경영의 자율성 부여 외국인 합작투자 허용 잉여농산물판매 23년 만의 종교자유화 등 개혁조치를 발표한 뒤에도 서방으로 향한 알바니아인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알바니아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알리아는 지난달말 알바니아의 난국타개를 위해 연정을 제의했지만 민주당이 노동당과의 연정에 반대하고 있어 총선에도 불구하고 알바니아의 장래는 앞으로도 게속 험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유명 화가 가짜그림 15억대 팔아/2개파 4명 구속

    ◎이중섭 작품등 모작,가짜 낙관 찍어/5백여점 유통… 1점에 수억대 홋가 서울지검 특수2부(김영철부장검사 김성준검사)는 2일 단원 김홍도,겸재 정선 등 옛 화가와 김환기·이중섭·남관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그대로 모방해 그린 가짜 그림 15억원대를 팔아온 그림 위작조직 2개파를 적발,이태희씨(45·용산구 후암동 장우오피스텔 201호) 등 화가 2명과 김윤조씨(45·예일화랑 대표·종로구 낙원동 59의10) 등 판매책 2명 등 모두 4명을 저작권법 위반 및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화가 권춘식씨(44·종로구 옥인동 66)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이들이 모작한 남관의 1백호짜리 추상화와 정선의 10호짜리 신선도 등 가짜 그림 15점과 가짜 그림을 만드는데 사용한 추사 김정희,이당 김은호,오원 장승업 등의 가짜 낙관 1백12개 및 「겸재도록」 등 화첩,유명그림 슬라이드,유명 화가 사인첩 등 5백여점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현대화가와 옛 화가의 화풍을 모방하고 가짜 낙관과 사인을 사용해 가짜그림을 만들어 팔아온 사람을 저작권법 위반혐의로 처벌한 것은 처음이다. 구속된 이씨는 지난해 8월 자신의 집 화실에서 고 김환기화백의 6호짜리 여인상을 위작해 구속된 김씨를 통해 2천만원에 팔아넘기는 등 지난 87년 1월부터 3년간 김환기,남관,박수근화백 등 유명 현대화가의 작품 2백여점(진품가격 2백억원)을 위작해 종로구 낙원동 화랑가에 모두 10여억원을 받고 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함께 구속된 화가 이석근씨(60)는 지난해 6월 서울 종로구 낙원동 K여관에서 겸재 정선의 10호짜리 산수화를 위작해 모회사 회장에게 2백40만원을 받고 팔아 넘기는 등 지난 81년부터 모방한 그림에 가짜 낙관을 찍어 만든 가짜 고화 3백여점(진품가격 1백억원)을 5억원에 종로구 인사동 화랑 등에다 판 혐의를 받고있다. 검찰 수사결과 구속된 이씨 등 화가들은 유명 화가의 화풍을 연구해 이를 아예 본뜨거나 모방한 새로운 작품을 그린뒤 유명화가의 작품이 새로 발견된 것처럼 속여 팔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또 겸재·추사 등 옛 화가나 이중섭·김환기·오지호 등 고인이 된 현대 화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천경자씨 등 활동중인 유명 화가의 대표작까지 위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만든 가짜 그림이 한국고미술협회와 한국화랑협회 등 미술품 전문감정기관도 진품으로 속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구속된 화가 이씨는 경북 모예술고를 졸업한 무명 화가이나 원작을 찍은 슬라이드 등을 이용,모작을 하고 유명 화가의 사인을 연구,똑같이 써 넣은뒤 진품으로 속여 파는 등 수법이 치밀해 이씨가 만들어 2천만원에 판 한 작품은 현재 1억2천만원이 거래될 정도라고 검찰은 말했다. 검찰은 더 많은 가짜 그림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앞으로 한국고미술협회 등에서 위작으로 감정된 작품들의 감정의뢰서 및 감정결과서를 넘겨받아 제작자·판매자를 색출키로 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고미술협회와 한국화랑협회에서 위작으로 감정한 작품은 청전 이상범작품 23점,심향 박승무작품 15점,추사 김정희작품 25점,단원 김홍도작품 28점,천경자씨 작품 28점,이중섭씨 작품 5점 등4백여점이다.
  • 외언내언

    『…그러나/너는 죽은 자리도 없고/죽은 날짜도 없구나』. 6·25때 학도병으로 출전한 바 있는 안병찬 시인의 시 「무명용사의 대화」는 이렇게 끝난다. ◆무명용사는 어느 싸움에고 있어 온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는 죽음. 더구나 일제의 강점기에 중국·소련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한 선열들의 경우는 군적이 바르게 정리되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래서 무명용사는 다른 정규전의 경우보다 더 많을 수 있는 것. 그래도 증언해 줄 전우나 후손이 있다면 잊히고 묻히는 무명으로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도 저도 없는 무명용사는 세월이 흐르면서 영영 잊히고 묻히고 만다. ◆영원히 무명용사 일밖에 없는 경우들도 적진않을 것이다. 그러나 노력만 하면 찾아낼 수 있는 경우 또한 적지 않은 것. 국가보훈처가 이 잊히고 묻혀 가는 무명들을 찾아내어 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의 각종 자료를 뒤적인 끝에 조사해낸 수가 5백여명. 후손이 없어서 그 동안 거명도 안된 이름들이다. 뒤늦은 보훈이기는 하지만 오는 3·1절부터 서훈도 해나갈 계획.참으로 잘 하는 일이다. ◆나라 잃은 시절,조국광복운동을 한 선열들이 후일의 보답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라고 치자. 그렇다 해도 추모하고 영광을 안기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도리. 그렇다 할때 후손 없는 선열들의 넋은 2중의 설움 속에 반세기 동안 하늘을 맴돌았던 것이 아닌가. 자손 없는 설움과 알아줄 이 없는 죽음의 설움. 이제야 그 넋들도 훈장을 차고 하늘나라로 떳떳이 가게되었다. 비록 「죽은 자리 죽은 날짜」는 없다 해도 이젠 「무명용사」 아닌 「유명용사」. 그들의 「후손」은 7천만이다. ◆후손 없는 선열 찾기는 물론 계속사업이 되어야 한다. 이제 소련·중국과 깊도 트고 있는 시대. 영영 못찾을 무명들을 위해서는 유서 깊은 곳을 골라 나라와 겨레의 이름으로 위령탑도 세워야 할 것이다.
  • 아파트 「편법취득」 253명 적발/국세청

    ◎양도·증여세 등 90억원 추징/가등기자등 26명 고발/서울등 6대 도시서 7∼8월중 매입자 조사 대도시지역 아파트취득자 2백53명이 가수요자로 적발돼 모두 90억6천1백만원의 각종 세금을 추징당했다. 국세청은 지난 7∼8월중 수도권 및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6대 도시에서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에 대해 자금출처 등 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2백53명이 가수요자로 드러났다고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들로부터 90억6천1백만원의 각종 세금을 추징하는 한편 이 가운데 26명을 부동산중개업법·국토이용관리법·주민등록법·여신관리운용세칙 등 위반혐의로 관계당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추징내역은 양도소득세 33억1천8백만원,상속·증여세 49억7천3백만원,기타 2억7천만원 등이다. 이번에 조사를 받은 사람들은 30세미만 연소자 및 부녀자 등 무자력자,분리단독세대주,다주택소유자,가등기자,40평이상의 아파트구입자 가운데 소득이 불분명한 사람 등으로 ▲연소자·부녀자·분리단독세대주 등은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25.7평)이상 구입자 ▲다주택소유자는 구입아파트 규모에 상관없이 전원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9월이후 아파트 취득자에 대해서도 1∼2개월 단위로 끊어 가수요 여부를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조사결과 이들은 「1세대1주택」 비과세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가등기를 하거나 제3자명의로 아파트를 구입한 뒤 일정기간이 지난 다음 자녀에게 넘겨주는 방법 등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체 대표인 김모씨는 같은 회사 전무의 통장을 이용,87년 아시아선수촌아파트 57평형을 분양받았다. 이후 전무명의로 보유하던 이 아파트를 지난 8월 아들(30)명의로 이전,증여세 등 2억9천2백만원을 추징당했다. 승모씨(48·회사원·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의 경우 지난 87년 7월 취득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43.6평형)를 지난 6월 팔고도 「3년 거주시한」을 채우기 위해 가등기만 해주었다가 양도소득세 등 5천1백만원을 물게됐다.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67.7평을 6억4천만원에 구입한 회사원 장모씨(26)의 경우 아버지로부터 5억5천만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밝혀져 국세청은 3억5천3백만원의 증여세를 추징했다. 또 구입자금중 2억원은 제3자명의로 기업운전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나 은행감독원에 통보됐다. 이밖에 이모씨(29·여·서울 노원구 상계동)는 주공아파트 17평형을 산뒤 2년2개월만에 가등기 상태에서 전매해 2천1백만원의 차익을 남겼으나 이 가운데 1천8백만원을 양도소득세로 추징당했다.
  • 노대통령·고르비,크렘린대좌 2시간15분(모스크바 여로)

    ◎“모스크바여 영원하라” 노어인사에 박수/푸시킨 시구 인용… “지금은 기적의 순간이다”/“한국젊은이 고속전철 타고 시베리아 올 날 멀잖았다” ▷정상회담◁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모스크바정상회담은 14일 상오 11시1분(한국시간 하오 5시1분)부터 2시간15분 동안 크렘린궁내의 소련연방최고회의 건물 4층 대통령회의실인 올드 레드룸에서 진행. ○화기 넘친 분위기 노 대통령이 먼저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네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밤새 편히 지내셨느냐』고 물었고 이에 노 대통령은 『아주 편안하게 잘 지냈습니다』라고 대답. 양국 대통령은 사진기자들의 요청을 받고 잔뜩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손을 맞잡고 잠시 포즈. 노 대통령은 본격회담에 앞서 고르바초프의 얼굴사진이 큼지막하게 표지에 실린 「페레스트로이카」 한국어판 책 1권을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선물. 노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우리의 만남이 한반도의 얼음을 깨는 일』이라고 언급했던 점을 상기시킨 뒤『나의 이번 모스크바방문이야말로 양국 관계에 봄을 열고 씨앗을 뿌려 양국민 모두가 풍성한 열매를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시대를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회담과정에서 17일부터 열리는 소련최고인민회의 준비와 관련한 자신의 연설문 마무리 문제와 소련 국내문제를 둘러싼 여러 첨예한 대립과 논쟁상황 등을 숨김없이 털어 놓았는데 노 대통령은 자신의 6·29민주화선언과정에서의 어려웠던 과정을 설명하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위로.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냉전체제 와해 등 최근의 변화와 페만사태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 노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통일 방안에 대해 설명하자 전적인 지지와 동감을 표시했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과거에는 강대국이 자신의 의지를 약소국에 강요하던 시대가 있었으나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단언.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구라파에 평화가 왔듯이 아시아에도 평화가 와야 하며 모든 문제를 군사력을 사용,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물론 아시아는 유럽과 여러 조건이 다르다. 그러나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도 평화의 질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노벨평화상 수상자답게 「평화」를 강조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완화,평화정착이 아태지역 평화의 관건임을 거듭 확인. 한편 김종인 경제수석은 정상회담에 앞서 카운터 파트인 마슬류코프 제1부수상과 30분 동안 별도 협의를 가졌다. ○올 노벨상 수상 축하 ▷공식만찬◁ ○…노 대통령은 이날 하오 7시부터(한국시간 15일 새벽 1시)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고르바초프 대통령 주최의 공식만찬에 참석. 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올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고 『이는 각하께서 용기와 신념,탁월한 지도력으로 온 인류의 한결같은 소망을 실현하고 있는 데 대한 세계의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피력.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 각하 내외분의 건강과 행운을 위하여,소련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그리고 한소간의 영원한 우의를 위하여 축배를 들자』고 제의하고 「발쇼예 쓰빠시바」(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 ○…소련에서의 첫 밤을 보낸 노 대통령은 14일 상오 10시(한국시간 14일 하오 4시) 크렘린궁 외곽의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내 무명용사묘에 헌화하는 것으로 이틀째 일정을 시작. ○무명용사묘에 헌화 메드베데프 대통령위원회 위원과 소콜로프 주한 소련 대사의 안내로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스미르노프 모스크바 주둔군 사령관의 영접을 받은 뒤 3군 의장대를 사열. 노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는 동안 군악대는 차이코프스키의 진혼곡을 연주했는데 선두의 헌화병은 소련군의 독특한 걸음걸이로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 이어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 노태우」라고 쓰인 붉은 색 리본이 달린 화환을 무명용사묘에 헌화하고 양국 국가가 울려퍼지는 동안 중절모를 벗어 묵념. 이날 헌화에는 최호중 외무,박필수 상공,김진현 과기처 장관과 이홍구 대통령정치특보,김종인 경제수석비서관 등 수행원들이 참여. ○…노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14일 하오 고르바초프 대통령 부인 라이사 여사의 안내로 크렘린궁내 박물관을 둘러본 뒤 30여 분 간 환담. 김 여사는 박물관에 도착해 미리 대기하고 있던 라이사 여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 13일 공식환영행사에서 이미 한차례 만난 탓인지 친근감있게 가벼운 포옹을 교환. 두 대통령 부인은 박물관장과 함께 러시아 황실의상과 칼 등 무기들이 진열된 전시장을 둘러보고는 궁전내 파인애플룸에서 자녀·의상·부군에 대한 내조 등을 화제로 환담 후 기념촬영. ○…노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13일 저녁 9시(현지시간)의 TV뉴스를 통해 소련국민들에게 처음 소개돼 관심이 집중. 이날 TV에 소개된 노 대통령 방소 관련화면은 공항도착 장면과 크렘린궁내의 공식환영행사 등으로 약 4분간에 걸쳐 방송. ○「크라시바야」 연발 소련 체신부에 근무하는 실라 니콜라에바씨(여·40)는 TV를 보면서 「크라시바야」 「오친 크라시바야」(대단히 아름답다)를 연발. 그녀는 한복의 맵시와 김 여사가 가진 조용하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잘 조화돼 환상적이라고 감탄. 소련국민들의 미에 대한 정서는 유럽보다 동양인들의 그것에 더 가까운 것으로 설명되곤 한다. 소련인들의 이런 정서 때문에 김 여사가 보여주는 특유한 분위기는 그 동안 소련을 방문했던 어느 나라의 퍼스트레이디보다 더 강렬하게 소련인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것 같다. ◎「임양 구속」,대북정책 역행 아닌가/법질서 무시한 행동은 처벌 마땅 ▷모스크바대 연설◁ ○…노 대통령은 이어 하오 3시30분부터 모스크바대학을 방문,교수·학생들을 상대로 「냉전의 벽을 넘어,평화와 번영을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2시간 동안 연설. 노 대통령은 『모스크바대학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많은 개혁의 지도자들을 배출했다』고 경의를 표하고 투르게네프·곤자로프·체호프·칸딘스키 등의 문호와 벨린스키·게르첸·웨르나드스키·켈디쉬 등 이 대학 출신 사상가와 학자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 노 대통령은 『이 대학이 낳은 문호 곤자로프는 러시아인으로는 첫 한국견문록을 남겼다』고 「인연」을 강조하고 『그는 길에 깊이 패인 수레바퀴 자국들을 보고 한국인이 근면하고 생활력이 강한 것을 알았으며 신기하게도 가난한 사람까지 시를 쓸 만큼 학식이 있었다고 썼다』고 설명.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우리 두 나라의 새로운 만남을 시인 푸시킨이 노래한 「기적의 순간」처럼 경이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야 뽀옴뉴 추우드노예 므그노베니예/뻬레 더 므노이 야비일라시 뜨이」(나는 기적의 순간을 기억합니다. 그것은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났기 때문입니다)라고 러시아말로 푸시킨의 시구절을 인용. 노 대통령은 『나는 서울을 출발한 한국의 젊은이들이 고속전철을 타고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모스크바의 젊은이들과 어울려 스톨홀름으로,파리로,이스탄블로 여행을 떠나는 내일이 올 것을 확신한다』는 말로 연설을 끝내고 「마스끄바,베치나야 찌베 슬라바」(모스크바여,영광이 영원하여라) 「발쇼에 쓰빠시바」(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러시아어로 인사. 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3명의 학생으로부터 임수경양 처벌과 국가보안법 폐지,한소 경협과 개발도상국에서의 경제발전 문제,청소년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즉석 답변. 노 대통령은 첫번째 질문 학생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는데 평양축전에 참석한 여학생을 엄벌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물은 데 대해 『우리 정부는 학생이 북한을 방문할 수 있게끔 절차를 만들어 놓고 있다』면서 『그러나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몰래 다녀온 데 대해서는 우리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담담하게 답변. 노 대통령은 이어 『만약 북한에서 남한을 몰래 다녀갔다면 10배 20배의 벌을 받았을 것』이라고 부연설명했고 학생들은 이에 박수로써 호응.
  • 노대통령,오늘 역사적 방소 등정/내일 정상회담

    ◎한반도평화 보장 「모스크바 선언」 발표/무역·2중과세방지등 4개협정 체결 노태우 대통령은 13일 상오 부인 김옥숙여사와 함께 대한항공 특별기편으로 서울공항을 출발,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역사적인 소련 공식 방문길에 오른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초청으로 3박4일간 이뤄지는 이번 소련방문에서 노 대통령은 14일 상오 11시(한국시간 하오 5시) 크렘린궁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냉전종식과 평화구축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모스크바선언」으로 불릴 이 선언에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려는 한국민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한소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하며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무력대결을 배제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북아시아와 태평양지역의 평화를 증진시킨다』고 천명하고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 및 세계평화에 긴요하다』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대통령이 공동서명할 「모스크바선언」은 또 『한소 양국은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호혜평등의 원칙 아래 선린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고 다짐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지난 9월30일 양국 수교 이후 진전되고 있는 경제·과학기술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협력관계를 증진시키는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는 한편 무역협정·투자보장협정·2중과세방지협정·과학기술협력협정 등 4개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노 대통령은 13일 모스크바에 도착,크렘린궁에서 개최되는 공식환영행사에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하며 저녁에는 숙소에서 재소 한국 교민에게 다과회를 베푼다. 노 대통령은 14일 양국 정상회담 후 소련 대통령위원회 위원 등 주요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고 하오에는 모스크바대에서 연설을 하며 저녁에는 고르바초프 대통령 초청 공식만찬에 참석한다. 노 대통령은 15일 상오 소련 정계의 주요인사를 접견하고 낮에는 소련 경제·학계 인사들을 초청,오찬을 베풀며 하오에 레닌그라드로 향발,이곳에서 1박하고 16일 하오 헤르미타지 박물관을 시찰한 뒤 곧바로 레닌그라드를 출발,17일 상오 서울에 도착한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방소에는 최호중 외무,박필수 상공,김진현 과기처 장관과,공로명,주소 대사 내외,이홍구 대통령정치특보,이현우 대통령경호실장,김종호 해군 참모총장,김진재 민자당 총재 비서실장,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김종휘 〃 외교안보보좌관,노창희 〃 의전수석,이수정 〃 공보수석비서관,최규완 〃 주치의,박건우 외무부 의전장,나원찬 〃 구주국장 등 16명이 공식 수행한다. 노 대통령의 주요 방소 일정은 다음과 같다.(현지시간) ◇13일 ▲하오=세레메체보공항 도착,크렘린궁 방문 및 공식환영행사,교민다과회 ◇14일 ▲상오=무명용사 묘 헌화,크렘린궁 시찰,한소 정상 단독 및 확대회담,공동선언 서명식 ▲하오=소측 주요인사와 오찬,모스크바대 연설,크렘린궁 공식만찬 ◇15일 ▲상오=내외신 기자회견,그렘린궁 공식환송식 ▲하오=소 경제·학계인사와 오찬,레닌그라드 도착,키로프 발레단공연(백조의 호수) 감상 ◇16일 ▲상오=수행기자와 조찬간담,수호비 헌화,연구소시찰 ▲하오=레닌그라드시장 주최 오찬,헤르미타지박물관 시찰,레닌그라드 출발 ◇17일 상오=서울공항착 귀국
  • 바웬사 58∼73% 득표 예상/폴란드 대통령 결선 개표에 돌입

    【바르샤바 AP 로이터 UPI 연합】 폴란드 자유노조 지도자 레흐 바웬사가 무명의 캐나다 이민출신인 스타니슬라프 티민스키 후보에 압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폴란드 사상 최초의 민선대통령을 선출하는 결선투표가 9일 상오 폴란드 전역에 마련된 2만2천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폴란드 남부지역에 눈이 내린 가운데 영하의 날씨 속에서 실시된 결선투표는 상오 6시(한국시간 하오 2시)에 시작,하오 8시(한국시간 10일 상오 4시)에 종료된다. 투표종료 직후 폴란드 국영TV와 독일의 여론 조사기구인 인파스측의 첫 컴퓨터추계 결과가 발표되며 이날 자정(한국시간 10일 상오 8시)께 비공식 부분 개표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종 공식개표 결과는 10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노조지도자 레흐 바웬사는 58∼73%의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 반면,티민스키는 16∼23%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60%일 것으로 예상됐다.
  • “보수당 새 기수” 40대의 존 메이저

    ◎「보수 영국」에 첫 「근로자재상」 탄생/곡예사 아들로 한때 공사장 막일/고교 중퇴한 금세기 “최연소 총리”/79년 정계 데뷔… 은행생활 14년에 금융통으로 다우닝가 10번지의 새 주인이 될 존 메이저 현 재무상관은 고등학교 중퇴의 보잘 것 없는 학력과 서커스단원의 아들이란 하찮은 신분배경에서 자수성가한,그야말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47살의 나이로 총리에 오르게 된 메이저장관은 지난 1894년 로즈베리총리 이후 1백여년만에 나온 영국의 최연소 총리이기도 하다. 그는 보수적인 영국 보수당 지도자들이 한결같이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옥스포드나 케임브리지대학을 나오고 화려한 사회경험을 배경으로 성장한 소위 「왕당파」 코스를 밟은 것과는 달리 실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다. 메이저는 1943년 3월29일 런던 남부 너턴에서 가난한 서커스단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시절 불우한 환경속에서 자라던 그는 16살때인 고교 2년에서 가정형편상 학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후 소년 메이저는 공사장인부와 떠돌이생활의 비참함을 맛보며 사춘기를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자마자 장님이 됐기 때문에 그는 일찍 직업전선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 메이저는 18살때 은행에 취직,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변변찮은 학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타고난 머리로 인해 직장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은행근무 4년만에 스탠더드 차타드 은행의 중역이 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메이저는 그후 14년동안 그곳에서 금융·재정분야의 경험을 쌓았으며 지난 79년 당시 나이 36세로 하원의원에 당선,정계에 진출했다. 그러나 메이저는 정계진출 이후 외무부차관,의회비서관,보수당 부총무,재무위원회 수석총무,보건사회보장성 사회담당차관보 등 수많은 보직을 역임했으나 특별히 주목받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던중 87년 영국의 인플레가 기승을 부리고 경제상황이 악화되자 그는 재무차관에 임명되는 기회를 잡았다. 명쾌한 결단력과 금융계에서 갈고 닦은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급등하던 물가를 잡는데 성공한 그는 이 때문에 대처총리의 눈에 들게 됐으며 무명정치인에서 일약 보수당의 거물로 급성장하게 됐다. 지난해 7월 외무장관을 거쳐 10월 재무장관에 기용된 그는 대처총리의 후광으로 일찍 「장래의 총리」라는 낙점을 받아왔으며 이 때문에 항간에서는 「대처의 정치적 아들」이란 평까지 들었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정치적 판단,그리고 논쟁에 있어 화해능력이 뛰어나 대처의 호감을 산 메이저는 대중에게도 소탈하고 소시민적인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홍안에 훤칠한 키,그리고 반백의 머리칼을 지닌 그는 동료들로부터 수줍음을 너무 많이 탄다는 평도 받고 있다. 온화한 말씨와 탁월한 협상능력을 갖고 있다는 평을 받는 메이저는 통화긴축정책을 실시하면서도 적을 만들지 않아 「적이 없는 정치인」이란 명성을 덧붙였다. 격랑속을 헤쳐온 메이저는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단연 아버지를 꼽고 있다. 실명한 아버지의 길잡이로 아버지의 손을 잡고 돌아다니면서 아버지와 나눈 대화와 인생경험이 자신의 정치생활이나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재산」이라고 그는 단호히 말한다. 실용주의자로 알려진 그는 유럽통화단일화에 대해서도 자기 나름대로의 점진적 접근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0년 결혼한 부인 노마 여사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는 메이저는 오페라를 즐기며 열성적인 크리켓광이기도 하다. 메이저총리의 「인간승리」는 20세기말에 이르러서야 가능했던 영국의 새로운 신화인 셈이다.
  • 파 대통령 바웬사­티민스키 9일 결선/양인 모두 과반득표에 실패

    ◎중간개표/바웬사 40%·티민스키 23%/마조비에츠키 현 총리,3위에 그쳐 탈락 【바르샤바 외신 종합】 25일 실시된 폴란드대통령선거에서 폴란드 출신의 캐나다 무명기업인 스타니슬라브 티민스키가 자유노조 지도자 레흐 바웬사와 함께 내달 9일 실시될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타데우스 마조비에츠키 현 총리는 3위로 밀려 결선진출이 좌절되는 참패를 당했다. 폴란드 관영 PAP통신은 46개주의 개표결과 바웬사가 40.36%로 1위를 차지했으며 티민스키는 22.94%,마조비에츠키는 16.59%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최종 공식집계결과는 26일밤(현지 시간)이나 27일중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율은 60.8%를 기록했다. 첫 공식집계가 나온 직후 마조비에츠키총리는 폴란드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에서 자신이 이끄는 정부는 이번 선거 후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부항구도시 그다니스크에 머물고 있는 바웬사는 그가 이번 총선에서 단번에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필요한 50% 지지를 확보치 못한데 대해 실망해 있으며 낙담한 그의 보좌관들이 25일 저녁에 사용하려던 샴페인과 불꽃놀이 기구를 성급히 치우는 헤프닝을 벌였다. 그다니스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바웬사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민주주의를 하는데 유용한 교훈이 됐다』고 평하고 결선투표에 나가겠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 “돌풍” 티민스키는 누구

    ◎3개의 국적 가진 백만장자/자유노조 분열로 “어부지리” 폴란드 역사상 첫 직선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25일 실시된 1차선거에서 바웬사에 이어 2위를 차지,결선 선거에 진출하게 된 스타니슬라브 티민스키는 과연 누구일까. 동구권에서는 물론 폴란드내에서조차 잘 알려진 일이 없는 무명정치인의 뜻밖의 부상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42세의 한창나이인 티민스키는 지난 69년 폴란드에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이유로 바르샤바공대를 중퇴하고 무일푼으로 이민,스웨덴을 거쳐 캐나다와 페루에서 컴퓨터와 케이블TV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된 매우 특별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캐나다와 페루시민권을 갖고 있는 티민스키는 지난달 대통령출마를 위해 귀국했으며 폴란드내에서는 물론 현지의 이민사회에서도 정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는 수수께끼의 인물. 그는 선거유세기간동안 폴란드의 피폐된 경제를 외국에서 돈을 번 경험으로 빨리 회생시킬 것이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익이 신속하게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공약만으로 갑작스레 지지층을 확보했다. 폴란드인들이 정체불명의 사나이 티민스키의 이러한 말에 현혹(?)된 것은 폴란드의 민주주의가 일천하고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올 1월부터 도입된 마조비에츠키총리의 긴축경제정책 등 오늘의 폴란드 살림살이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얼마큼 큰가를 반영하는 단적인 증거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자유노조 투쟁과정에서 꾸준히 동지적 관계를 유지했던 바웬사와 마조비에츠키가 대권경쟁을 통해 상호 비방하는 등 자유노조가 분열된 모습을 보인 것도 티민스키에게 어부지리를 안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티민스키는 올해 의석수가 1석도 없는 캐나다의 군소정당인 자유주의자당의 총재란 직함을 가지고 있는데 지난 21일 발표된 여론조사결과 마조비에츠키를 제치고 2위로 급격히 부상,이번 선거에서의 이변을 예고했다.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다』『남미의 마약조직과 관련이 있다』는 등 각종 악성루머에 시달리고 있는 티민스키가 결선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그가 일으킨 이번 「이변」이 바로 오늘의 동구가 안고 있는 현실이란 점에서 여운을 남긴다. 폴란드어를 모르는 페루출신부인과의 사이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 집없는 서민에 아파트 1천여 가구

    ◎성원토건 조철주사장,경남도에 「증서」 전달/2백여억 들여 건설… 92년말 기증키로/“사회에서 번돈 사회에… 환원사업 계속” 지방의 중소주택 건설업자가 무주택 서민과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총 2백억 상당의 영구임대아파트 1천17가구를 무상으로 기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국내의 대기업들이 부동산투기와 과소비조장 등으로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 중소업체가 소외계층을 위해 거액을 희사한 것은 드문 일로써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기업윤리를 실천했다는 점에서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남 창원시 중앙동 93의4 성원토건 합자회사 대표 조철주씨(38). 조사장은 26일 상오 최일홍 경남지사를 방문,2백여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기부증서를 전달했다. 이날 조사장은 기증이유를 묻는 질문에 『사회에서 번 돈을 지역사회에 되돌릴 뿐』이라고 겸손해 하며 『앞으로도 기업이윤을 얻는대로 사회 환원사업을 계속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창원시 대방동 아파트지구 A블록 4천5백90평에 건립될 이 아파트는 20층 높이의 18평형 영구임대주택. 이외에도 아파트단지 안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후생복지회관(2백19평)과 승용차 2백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5백26평)도 함께 건립된다. 이를 위해 조사장은 40여억원을 들여 지난 9월 아파트 건립부지를 확보했으며 주택건설 사업승인이 나는대로 이달중에 착공,오는 92년말 준공할 예정이다. 조사장은 지난85년 3월 거제에서 현재 이 회사 부회장인 김성필씨(39)와 함께 자본금 1억5천여만원으로 은아주택을 설립,소규모 아파트를 지어 분양해 오다 이듬해인 86년 창원으로 진출했으나 기존 업체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해 어렵게 기업을 꾸려갔다. 또한 이들이 신축한 아파트는 무명업체라는 이유로 분양이 제대로 되지않아 자재대를 제때 지급하지 못했으며 이 때문에 납품업자들로부터 외면당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들은 지체 부자유자들의 재활시설인 홍익재활원(창원시 양곡동)을 비롯한 육아시설과 양로원 등 도내 11개 불우시설에 운영비와 월동비 등을 지원해 왔다.그러나 최근 부동산경기가 되살아 나면서 이들이 지은 아파트도 불티나게 분양됐으며 「은아주택」도 급성장해 자본금도 55억원으로 불어났다. 88년에는 대전까지 진출,3천여 가구를 분양했으며 89년에는 종합건설업 면허를 받은데 이어 상호도 「성원토건」으로 바꾸고 건설부로부터 주택건설 사업자로 지정받았다. 경남도는 기증받은 이 아파트를 무주택 소년소녀 가장과 독립유공자 가족,전몰군경 미망인 가족,그밖의 어려운 계층에게 임대하기로 하고 엄격한 심사기준을 마련하여 입주시킬 계획이다.
  • 도전받는 대처… 「11년 권좌」 흔들/영 보수당 당권경쟁 안팎

    ◎인플레에 실업 늘어 인기 급락/대처,승패 관계없이 입지 손상/헤슬타인,“주민세 재검토” 공약… 만만찮은 경합 마거릿 대처 총리가 이끌고 있는 영국의 집권 보수당이 때아닌 당권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3기 연임에 11년째 총리직을 맡고 있는 보수당 대처 총재의 철옹성에 도전장을 낸 사람은 그의 휘하에서 국방장관을 역임한 마이클 헤슬타인(57). 영국 보수당의 당권경쟁이 국내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그것이 단순한 정당행사의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통치자의 교체문제에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집권당의 총재가 총리로 임명되는 것이 관례화 되어 있어 현 집권 보수당의 총재가 바뀐다는 얘기는 바로 총리가 교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의 총재경선투표에서 헤슬타인이 이기면 그가 바로 총리가 되며 대처총리는 4기 연임의 꿈을 중도에 포기하고 11년 권좌에서 물러나야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리더십 콘테스트」라고 불리는 보수당의 총재경선대회는 소속 하원 의원총회에서 당대표를선출하는 독특한 제도이다. 소속의원들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지며 매년 실시된다는 점에서 3∼4년만에 열리는 전당대회를 통해 대의원들이 당대표를 선출하는 다른 정당들의 당권 창출 방법과는 다르다. 해마다 정기국회기간 중에 총재경선대회 일정이 잡히고는 하지만 대처집권 이후 그에게 도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생략되어 왔었고 다만 지난해에 반대파에서 세력점검을 위해 내세운 무명의 후보를 놓고 형식적인 대회를 치렀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회의 양상이 달라졌다. 도전자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려니와 당내에 반대처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밖으로는 보수당의 인기가 바닥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악조건 아래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억만장자의 정치인 헤슬타인은 오래전부터 보수당총재의 꿈을 키워왔고 대처와의 의견충돌로 국방장관직을 물러난 뒤 부터는 당내 반대처 세력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전문가들은 대처가 당권경쟁의 소용돌이를 스스로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영화ㆍ대중자본주의ㆍ통화주의를 골간으로 하는 「대처리즘」은 75년 집권이후 상당기간 물가를 잡고 실업률을 낮추는 등 이른바 영국병의 치유에 성공하여 국민적 지지를 받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인플레와 실업률이 높아지는 등 영국경제가 다시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 따르고 있다. 게다가 국민들의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강행한 주민세 실시로 보수당에 대한 인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또한 지난번 제프리 하우 부총리의 해임파동이 보여주듯 당내에서도 불협화음이 그칠 사이가 없다. 특히 유럽통합문제에 대한 그의 완강한 반대입장은 당내 유럽통합론자들로부터 『영국의 장래를 장사지내려는 단견』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헤슬타인은 이같은 여러가지 상황을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 그는 대처가 쓸데없는 고집으로 당을 양분시켰다고 비난하면서 총리가 되면 새로운 인두세인 지방세를 전면 재검토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그는 또 대처 아래에서는 당의 결속력이 갈수록 느슨해 지고 있으며 새로운 지도자에 의해 당이 다시 단결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으며이같은 주장들은 반대처파들로부터 적극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헤슬타인 진영에서는 이미 1백여명 이상의 지지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오는 20일의 1차투표에서 대처를 흔든 뒤 2차투표(27일 예정)에서 결정타를 날리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보수당의 총재경선 표결은 독특한 방법을 채택,1차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하고 차점자 보다 15% 이상 많으면 그것으로 승리가 확정된다. 보수당소속 하원의원이 3백72명이고 이들이 모두 투표에 참여한다면 과반수 1백87표에 15% 초과표수를 보태 2백14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만일 도전자들이 1백59표만 얻어도 현 총재의 재집권노력은 1차투표에서 수포로 돌아간다. 1차투표로 판가름이 안나면 후보 재추천절차를 거쳐 2차투표를 실시,단순과반수로 승리자를 가려내며 여기서도 안되면 고득점 순위에 따른 3명을 대상으로 3차투표(29일 예정)에 들어가 최다 득점자가 총재가 된다. 대처진영에서는 1차투표로 끝내버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당내 원로들은 이번 투표에는 기권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표계산을 미리 해보기가 무척 어렵다고 털어 놓고 있다. 『대처가 물러날 때는 됐으나 그렇다고 헤슬타인이 후계자는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그들은 대부분 기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처참모들은 영국의 위상을 높인 국제정치인으로서의 대처의 외교능력을 높이 홍보하면서 한창 진행중인 유럽통합 문제나 페르시아만 사태의 와중에서 총리의 교체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점을 들어 계속집권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보수당 당권경쟁의 결과는 섣불리 속단하기 어렵다. 항상 의외성과 예측불허의 결과가 나타나곤 하기 때문이다. 대처가 처음 집권할 때도 어느 누구하나 에드워드 히스 총리가 고배를 마실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투표전날 조사발표된 해리스 여론조사도 대처는 3위에 머물고 있었다. 10명중 7명이 히스에게 투표하겠다고 했으나 그는 절반도 못얻었었다. 객관적으로 보아 대처의 계속집권이 가능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는 사람들도 이번 당권경쟁은 결과에 관계없이 대처에게는 커다란 정치적 손상을 초래하는 계기가 될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 “동서화해의 조율사” 고르비/올 노벨평화상 수상 공적

    ◎신사고 앞세워 동구대변혁 촉발/핵감축등 실현,평화분위기 조성/독립요구ㆍ경제난 등 내홍겪기도 노벨상이 수상자 개인에게 가져다 주는 영광과 명예는 몇십만 달러의 상금으로 측정되어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노벨상이 갖는 권위와 함께 수상자 선정과정의 비밀성,의외성이 곁들여져 무명의 수상자까지도 하루아침에 최상의 명예를 누리게 된다. 그러나 금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경우는 이러한 명예와 감동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느낌이다. 그의 수상으로 오히려 노벨평화상의 권위가 더 빛나게 됐다고나 할까. 몇몇 후보자가 거론됐지만 금년도 평화상이 그에게 돌아간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금년초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10년을 마감하며 그를 「80년대의 인물」로 선정했다. 당시 타임은 『세계역사의 무대에 기적이 펼쳐지고 있다. 견고했던 냉전의 껍질이 깨지고 새로운 세계가 전개되고 있다. 이 기적의 물꼬를 튼 기적의 마술사. 그가 바로 미하일 고르바초프다』라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이 설명은 노벨평화상의 경우에도 그대로 합당하다. 동유럽 전역을 휩쓴 사회주의권의 대변혁과 그에 이은 역사적인 독일통일,미소관계는 물론 유럽ㆍ아시아에까지 밀어닥친 화해의 대기운속에서 그는 처음부터 이 모든 과정의 훌륭한 지휘자였다. 지난 85년 당서기장으로 집권한 이래 그는 개혁을 통한 사회주의의 재생을 기치로 사회주의 혁명 70년의 낡은 유물들을 몰아내기 위한 일대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소련은 전임 서기장들 시대의 암울하던 모습을 벗고 점차 새로운 힘을 되찾아가게 됐다. 이 새로운 기운은 동유럽 전역으로 번져가 증폭된 힘으로 동유럽의 거의 모든 사회주의 정권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무서운 힘으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놀라운 균형감각을 발휘,급진 보수의 양극단을 적절히 조절하며 「무혈」 변혁을 유도해냈다. 물론 국내적으로는 개혁에 따른 많은 부작용들을 겪게 되었다. 발트해 연안 공화국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분리독립요구는 점차 그 기세를 더하고 있고 개혁의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데 불만을 품은 시민들의 항의시위등으로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발트해 3국의 독립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그의 태도는 소련내의 전반적인 인권문제와 함께 수상자 선정과정에서 결격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질서의 탄생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결단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을 것이다. 미소 중거리핵무기(INF) 감축협정,아프간 주둔 소련군 철수 그리고 소련군의 대규모 일방감축선언 등은 냉전시대를 마감하고 동서화해의 새시대를 여는 중요한 견인구실을 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86년 블라디보스토크선언,88년 크라스노야르스크선언 등을 통해 아시아지역으로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난 6월 노태우 대통령과 가진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과 그에 이은 두 나라의 수교는 고르바초프의 극동중시 아시아정책과 우리정부의 북방정책이 맞아 떨어진 극적인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59세로 31년 남부러시아 프라볼르노 태생. 모스크바대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78년 농업담당서기로 당중앙위에 진출,80년 정치국원이 됐다. 지난3월 헌법을 개정,임기 5년의 대통령직에 선출돼 현재 당서기장직과 겸직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위가 밝힌 수상 이유 노르웨이 노벨평화상위원회는 90년 노벨평화상을 오늘날 국제사회의 중요한 부분들을 특징지우는 평화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미하일 세르게예비치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수년동안 동서관계에서는 수많은 극적 변화들이 일어났다. 대입이 협상으로 전환됐으며 오랜 역사를 지닌 유럽의 많은 민족국가들이 자유를 되찾았다. 군비경쟁의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군축과 무장해제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확실하고도 능동적인 진전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일부 지역분쟁들이 해결됐거나 마침내 타결을 향해 접근해가고 있으며 유엔은 법에 의해 지배되는 국제사회에서 수행해야 할 창설 당시의 본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같은 역사적 변화들은 몇가지 요소들로부터 파생된 것이나 90년 노벨평화상위원회는 이같은 역사적 변혁과정에서 수많은 결정적 역할을 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을 치하하고자 한다. 그가 소련사회에서 일으킨 엄청난 개방물결은 국제적 신뢰를 증진시키는 데도 크게 도움을 주었다. 노벨평화상위원회의 견해로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지대한 공헌을 한 이같은 일련의 평화과정이 이데올로기ㆍ역사ㆍ문화적 갈등으로 점철된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하려는 세계사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한다.
  • 외언내언

    잠롱 스리무앙 방콕시장이 지난해 태국 내무장관을 고소한 일이 있다. 명예훼손죄로. 시장쯤 된 사람이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 귀빈들을 맞으면서 농민복으로 무명적삼 같은 셔츠를 입은 결례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한 때문. ◆그런 만큼 지나친 결벽이 아니냐는 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오늘날 청백리의 대명사로서 세계인의 입입에 오르내리는 건 사실이다. 시장의 신분으로 창고 등 월세방을 전전하면서 우리 돈으로 70여만원 되는 봉급은 각종 자선단체로 보낸다. 부인은 국수 가게를 차리고 있는 처지. 오죽했으면 방콕시민들이 사글세집 면하게 해주자면서 모금운동까지 벌였을까. 하루 한끼 채소만 먹고 사는 그는 적게 먹고 적게 쓰는 삶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태국의 정치 풍토도 우리와 크게 다를 게 없다. 지난 1월에 치러진 방콕 시장 선거에서 역시 돈이 뿌려지면서 갖은 술수가 난무했던 것. 적잖이 16명의 후보가 난립하여 혼전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 선거에서 그가 쓴 돈은 후보등록비와 벽보 제작비 등에 우리 돈으로 쳐 28만원 정도.그랬건만 62%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더욱이 함께 실시된 시의원 선거에서까지 그가 이끄는 「진리의 힘」 당이 57석중 51석을 차지해 버린다. 신선한 충격을 준 「청백의 승리」였다. ◆이같은 승리에는 물론 「청백」 외적인 요인도 없는 것은 아니다. 「초라한 옷차림」 비난으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던 프라만 아디렉산 내무장관이 음으로 양으로 잠롱씨를 겁박한 데 대한 방콕 시민의 반발­동정표도 적지 않았기 때문. 그렇다고는 해도 어쨌든 방콕 시민의 선택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개도국이 안고 있는 최대의 난제를 부패라고 보는 그는 부패분자들에 의한 암살음모를 모면하는 위기도 겪은 바 있다. ◆잠롱 스리무앙 부부가 엊그제 우리나라에 왔다. 부정부패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하고 대화도 나눈다. 우리의 정치풍토도 그에게서 「청백의 승리」술을 배우게 됐으면 한다.
  • 외언내언

    1968년 봄 어느날 오후 미 뉴욕 브론츠구역 한 아파트앞에서 4명의 소년이 자못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며 달리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아파트 2층 창문에서 총소리가 났다. 그리고 한 흑인소년이 보도에 쓰러졌다. 이 소년은 무명시민의 소년도 아니었다. 당시 저명했던 흑인 인권지도자의 아들 로이 인니스 2세였다. 따라서 사건은 어떤 정치흑막이 있느냐로 추적이 시작됐다. ◆그러나 밝혀진 것은 단지 한 야간노동자가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는 소년들의 시끄러움 때문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이 사건은 이후 소음을 이야기 할 때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인용된다. 그리고 일상의 소음만으로도 인간을 폭력진전의 상태로 몰고 갈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정서의 파괴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견해를 뒷받침하는 데도 인용된다. 근자에는 소음이 심장질환마저 일으킨다는 논증까지 가능해졌다. ◆우리의 소음에 관한 관심도 이제는 제법 커져 있다. 서울역ㆍ광화문ㆍ동대문에 소음측정 전광판을 설치하는 단계까지는 와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과학적 설명없이도누구나 느낄 수 있는 항공기 소음에는 얼마쯤 모르는 척 하고 있다. 공항이 있는 곳마다 주민의 오랜 항의와 시위가 계속됐어도 90데시벨이 넘지않는다는 공항당국의 견해만이 우세했다. ◆다행히 이제 환경처가 이 문제를 해결할 모양이다. 세계항공기구가 정한 기준치로 소음의 기준을 확정 고시했다. 새 기준표기는 75WECPNL. 이렇게 말해선 알 수 없고 이 기준으로 현재 95WECPNL인 지역도 많다. 소음의 양이 어떻든 김포공항의 지난 8월 운항회수는 하루 3백20회이다. 교실 유리창이 흔들려 수업이 불가능한 정도의 학교는 김포에만이 아니라 제주에도 있다. ◆그러나 아직 군공항은 적용대상에서 빠져 있다. 새 기준으로 적정보상이나마 이루어질 때 군공항의 문제는 다시 큰 민원으로 등장할 것이다. 기준을 정한 바엔 군공항 경우도 더 현실 적응을 해야만 할 것이다.
  • 외언내언

    갓난아기가 밤새껏 후질러놓은 기저귀는 아침이면 수북하게 쌓인다. 비누질 해서 애벌 빨아 폭폭 삶아서 말갛게 헹궈 따끈한 볕에 바싹 말리면 새하얗고 깨끗해서 무명수건처럼 정갈해진다. 소독도 잘되고 통풍도 잘 되어 청결한 감촉을 준다. 이런 기저귀를 아기에게 채워줄 때,아기 엄마가 맛보는 기쁨은 심오하고 독특하다. ◆위생적이고 경제적이고 정성스런 손길이 전달되는 이런 기저귀 생활이 이제는 점점 줄어드는 모양이다. 1회용 기저귀라는 것이 점점 보급되는 모양이다. 하기는 기저귀뿐만 아니라 온갖 것이 「1회용」인 세상이 되었다. 비누 치솔 치약 종이컵 샴푸 수저 행주 라면 설탕 크림 양념류 대용식기… 오만가지 것이 다 1회용으로 나오고 있다. ◆게으른 주부,홀아비 살림,야외용,잔칫집용들이 무엇이든지 있어서 멀지않아 「재수용」도 개발될 것 같다. 그런데 이들 1회용은 거의가 다 1회만 쓰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들이다. 그로 인한 낭비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1회용 설탕 한가지만으로 연간 7억4천여만원어치가 낭비되는 것으로 추산되고있다. 10번을 더 쓸 수 있는 치약 치솔 샴푸들을 따져보면 1회용으로 낭비되는 자원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게다가 이들 1회용은 모두 석유산업제품과 유관하다. 에너지 낭비라는 측면에서 보면 「벌받을까 두려울」 지경이다. 그뿐인가. 이런 물건들은 썩지 않는 쓰레기로 산하를 오염시키는 주범들이기도 하다. 1회만 쓰고 버린 물건들이 도시와 농촌을 구별없이 뒤덮고 있다. ◆이 「1회용 문화」가 끼친,보이지는 않지만 가공할 영향은 정신적인 데도 있다. 그것이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일지도 모른다. 사랑ㆍ평화ㆍ우정같은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를 「1회용」으로 타락시키는데,「1회용 생활용품」의 번창이 기여한 바는 대단히 큰 것 같다. 무서운 화근이다.
  • 「남남북녀」를 보며…/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KBS 2TV 코미디 프로그램에 「남남북녀」라는 코너가 있다. 젊은 애인으로 나오는 탤런트가 하는 짓이 아주 재미있어서 형편이 닿으면 즐겨 시청한다. 자신이 관광안내원이 되었을때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백두산이나 묘향산을 설명하는 말투나 목소리,이쪽에서는 예사로워진 일상의 문명에도 많이 어두워서 실수를 연발하고는 웃음거리가 되는 짓의 흉내가 탁월하여 그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는 것이다. 머리에 커다랗고 뻘건 리본을 달고,인형같은 몸짓과 꾸며진 말투로 김일성 찬양하기에 동원된 어린이들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전신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어린아이가 하는 그 부자연스럽고 이상한 몸짓은,그렇게 반응하도록 어떤 물질같은 것을 주입한 것 같아 쟁그랍고 오금이 저리게 했다. 생사여탈권을 가진 절대신에게 할 수 있는 생명의 진을 뽑아바치듯 짜내는 그 가성의 찬양을 어린아이들에게까지 몸배게 하고 있다는 것에 분노가 끓어오르기도 한다. 그런데도 그것을 흉내내는 것으로 코미디를 꾸미는 TV극이 재미있다는 것은 스스로도 놀라운 일이다. 그것은 이상한 것을 흉내내는데서 느끼는 단순한 웃음거리의 재미가 아니다. 닳아빠진 도회적 여성에게서는 풍기지 않는 소박함과 순진함같은 것을 동반하고 있어서 친밀감이 드는 「재미」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의 북쪽에 사는 동포들은 현대문명의 부정적 요인과 격리되어 오염되지 않은 수줍음과 순진함을 지니고 있을지 모른다. 마전이 잘된 올이 고운 무명처럼 기분좋고 건강한 느낌같은 것이다. 「8ㆍ15 대교류」에 참여하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의 방북신청이 연일 장사진을 이루었다. 시작하던 날부터,사무개시 시간인 9시보다 4시간 앞서 새벽 5시부터 몰려온 대부분이 실향민인 그들이 신청서만 받아들고도 희망에 부푼듯이 보이는 모습도 소박하고 순진해 보인다. 그들은 그들의 「방북 꿈」이 이번에도 「말짱 헛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신청을 하고 허가증을 받아서 손에 들어보고,설마 하면서 기다려보는 마음으로라도 「유사방북」을 맛보면서 위로를 느끼는 것이리라. 월남해온 사람들이 그동안 보여온 생활력은 「이남」사람들이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집요함과 강인함을 지니고 있었다. 담대하고 강하고 무뚝뚝한 것으로 알려져온 그들의 기질 깊은 속에 오래오래 간직되어온 그 소박한 소망이 우리 가슴을 저리게 한다. 그들이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남남북녀」에 등장하는 오염되지 않고 순진해 보이는,미소를 머금고 받아들이고 싶은,약간 숙맥같지만 씩씩하고 건강한 사람들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런 「희망사항」이 무망한 일임도 우리는 알지 않으면 안된다. 최근에 중국 광동에 사는 한 동포 아주머니를 만난 일이 있다. 그는 북한에 살고 있는 친척 한 사람이 자신을 방문했던 때를 이야기해 주었다. 어렵게 지낸 것 같아 기름진 것을 해주었더니 처음에는 탈이 나서 못먹고,다음에는 가족이 걸려 못먹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돌아갈 때에는 하도 여러가지를 가져가고 싶어해서 난처했던 이야기를 두루 해주었다. 그러고나서 한말이 특히 우리 마음을 안쓰럽게 했다. 『젤루 먹을 것이 없어서 죽겠다누만요. 새끼덜 먹을 것 좀 실컷 먹여봤으문 한이 없겠대요. …사탕을 사달래길래 좀 고급으로 만든걸 사줄랬더니 그거이 싫대요. …딴딴하니 입에 넣으문 오래 안녹는 걸루 사달래서 그걸 자루째 사줘서 가져 갔어요』 중국서 듣고운 이런 이야기를 북쪽의 동기간 때문에 늘 마음을 앓고 있는 ㅈ씨에게 들려줬더니 그는 한숨을 후루룩 쉬며 자신이 접한 또다른 북한 소식을 털어놓았다. 연변사는 친지가 최근에 다녀갔는데,그가 한국방문에 앞서 북한을 들러서 왔다기에 만나 보았다고 한다. 연변인사는 북한의 어렵고 힘듦을 대충 얘기해 주고는 어느 정도에 이르러서는 입을 다물고 말더라는 것이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사는 집은,먹는 것은,고달픈 정도는,가족들끼리는 우애있게 잘 지내는 것 같던가 따위를 축조하듯 물어보았지만 건성으로 대답하곤 하여 ㅈ씨의 애타는 궁금증을 거의 풀어주지 않았다. ㅈ씨의 동기간이 북쪽에 있고,그 동기간에 대한 소식을 애타게 목말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친지이므로 당연히 목격하고,들어온 이야기를 들려줘야 할 친지인데 그렇게 어느 대목에서 입을봉해버리는 일은 매우 노엽고 섭섭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런 심경까지 얹어서 뭔가 좀 아는 것을 들려달라고 부탁했더니 연변인사는 급기야 『…나 말하기 싫으니 나한테서 그 얘기 들으려 하지 마시지요…』하고는 눈물이 글썽해지더라는 것이다. ㅈ씨는 그후로 더는 연변인사에게 그곳 소식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가슴이 아파 예사롭게 전할 수가 없는 현실이라는 뜻인 것도 같고,ㅈ씨에게 그런 형편을 들려주는 일이 가혹하기만할터인즉 안 전하겠다는 뜻도 된다. 또는 그런말 잘못 옮겨서 화같은 것이 북쪽 가족에게 미칠까봐 그러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ㅈ씨는 그중의 어느 경우라도 동기간의 불행을 뜻하는 것이므로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고 말했다. 『루마니아 사태 같은 것이 우리 북쪽에서는 생기지 말고 지혜롭게 변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는데,지금 심경으로는,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변화가 빨리 이뤄지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북」에 설레고 있는 실향민을 보며 ㅈ씨의 성난 얼굴이 떠올랐다. 아직도 첩첩이 가로놓인 산과강이 아득하다. 그래도 신청이라도 해놓고 기다리는 일에 들떠 있는 순진한 육친들이 남쪽에 이렇게 많다는 것을 북쪽의 동기간들이 알게 되면 많이 위안이 될 것 같다.
  • 「이질의 남북」접근 가능성 확인/막내린 오사카「조선학토론회」 결산

    ◎서로 다른 견해속 대결보다 설득에 노력/“양측주장 예상밖 공통점”… 외국학자 놀라 오사카(대판) 조선학 국제학술토론회는 기대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한국측 학자들의 대거참가로 북한 대표단은 정치선전공세를 움츠려야 했으며,세계학회는 결성됐다. 북한 학자들은 학문적 중립성을 그 나름대로 외칠 수 있었고,무명의 대학은 돈을 써 이름을 높였다. 그러나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점도 많았다. 남북이 대치하면 싸울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조선학」에의 열기가 뜨거웠다는 것,한반도에 그처럼 관심이 쏠리리라는 것도 짐작치 못한 일이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했던 대목은 역시 「대화」였다. 이번 학술토론회에서 가장 관심이 모아졌던 부문은 정치법률부회의 공통논제 심포지엄 「냉전구조의 해체와 아시아ㆍ태평양­조선반도 통일론의 수렴을 중심으로」였다. 동서독이 통일되고 남북예멘이 합쳐진 현 시점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한반도에 관심이 쏠리고,그 귀추가 주목을 받은 것은 당연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국제교류센터의 2층작은홀은 언제나 2백여명의 청중으로 넘쳤다. 냉방시설이 작동되지 않아 모두 땀을 흘리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경청했다. 사회는 한국측 이호재(고려대),북한측 박창곤(주체과학원 부원장),일본 불교대학 다카야 데이구니(고옥정국) 등 세 교수가 맡았다. 이 심포지엄에서 한국측 이세기 전통일원장관(한국 북방정책연구소장)은 「남북통일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을 발표했고,북한측에서는 대표단 단장 김철명(조선사회과학자협회 제1부위원장)과 이형철(군축ㆍ평화연구소 실장)이 「90년대 조선통일의 전망과 우리 민족의 과제」를 발표했다. 양측이 주장하는 바는 물론 달랐다.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을 들고 나온 북측과 국가연합­체제연합­통일국가의 3단계 통일론을 내놓은 남측의 입장이 같을 수는 없었다. 강평을 맡은 시즈오카(정강)대학 이즈미 겐(이두견원)교수는 『양측의 견해에 의외로 공통점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토로했다. 사회자 이호재교수도 『감명 깊었다. 특히 북한의 김단장이 오랜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여유있게 설득하려는 태도가 인상에 남았다. 학자들을 모아 놓고 토론을 시키니까 판문점회담 같지 않게 상당한 의견접근이 이뤄졌다. 통일전망이 매우 밝다는 확신을 가졌으며,이것은 한반도가 분단된 채 남아 있기를 원하는 주변세력들에게 교훈이 됐을 것이다. 서울이나 평양에서 만났더라면 더욱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측 사회자 박창곤도 에피소드를 들어가며 소감을 밝혔다. 『내 경우 8번째 방일인데 이번처럼 긴장한 때는 없었다. 몇년전 하와이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한국여성이 내게 「북한의 선생님들도 사람이군요」라고 말을 건네 눈물을 흘리게 한 일이 있었다. 우리 민족의 의식구조가 이처럼 대결상태에 있다. 그러나 오는 이 자리에서는 「많이 변했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더 자주 만나고 교류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려고 하면 통일은 이룩될 것이다. 따라서 남북한 서로가 상호 차이점을 극복하고 공통점을 살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측 김철명단장도 한국측 이세기 전장관의 통일론을 어떻게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 『평가하고 싸우러 나온 것이 아니다. 대결은 이제 피해야 한다고 개막연설때도 강조했다』고 대답했다. 이보다 앞서 있은 북한측 대표 박문회(조선사회과학자협회 중앙위원)와의 질의응답도 흥미를 끌었다. 『남한에서는 북한의 빨갱이들이 쳐들어올까봐 두려움을 안고 있다. 북한이 쳐들어 오지 않을 것이란 이유를 밝히라』고 월간 「해외동포」 이구홍 발행인으로부터 직접적인 질문을 받았다. 그는 싱긋이 웃어가며 대답했다. 『지금 남북 양쪽은 모두 침범당하지 않을까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 싸움을 하면 모두 다 파괴된다. 더구나 핵전쟁이 일어나면 누가 먼저 침공하든 망가지는 것은 조선사람의 생명과 재산이다. 북한이 쳐들어 가지 못한다는 이유는 두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전쟁을 일으켜서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 이처럼 다른 나라가 아닌 조선사람이 파괴되는데 얻을 게 없지 않은가. 목적이 없는 행동은 할 수 없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이다. 두번째는 북한에 힘이 없다. 공격은 방어보다 3배 이상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병력 10만명정도 많다는 역량으로는 공격을 할 수가 없다. 인구로 보나,전략적 물자ㆍ잠재적 자원으로 보아도 남침은 불가능하다. 남침위협은 없다고 보아도 좋다』 이같은 그의 발언은 청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공산당원이다. 하지만 그의 말은 훈련된 공산당원의 거짓말이라기 보다 차라리 인간적인 체취가 느껴졌다. 그의 말에 청중들은 속고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속아도 좋으니 자주 만나 깊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질 남북이 의외로 빨리 접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그 자리의 모든 참석자들은 확신하는 듯 했다.〈오사카=강수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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