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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重根의사 추도가

    안중근(安重根) 의사 거사 90주년을 앞두고 안의사 순국 후 연해주 지역에서 만들어진 ‘추도가’ 가사와 안의사가 거사 전에 동지들과 결성한 ‘단지동맹(斷指同盟)’ 결성장소가 처음 발굴,확인됐다. 조사단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입수한 문건자료 가운데 포함된 ‘대한의사안중근씨추도가(大韓義士安重根氏追悼歌·사진)’라는 긴 이름으로 된 이 추도가는 모두 4절로 이루어져 있으며 작자와 연대는 모두 미상이다. 1절 첫머리를 ‘우리 안공(安公) 높은 의(義)/일월(日月)같이 밝으며’로시작하여 4절 ‘조국광복 속히 해/선열 위로 해보세’로 끝나는 이 추도가는 국한문 혼용으로 당시 연해주지역 한인들의 안 의사에 대한 추모의 정을 흠뻑 느끼게 하고 있다. 한편 조사단은 안중근의사가 1909년 3월2일 동지 12명과 함께 연추(煙秋·노보키예프스크)인근 한인마을에 모여 왼손 무명지를 끊고 ‘단지동맹(斷指同盟)’을 결성했던 장소를 찾아냈다.조사단은 “관련 문건과 포시에트박물관 위스콜체트 관장의 증언을 참고로 현 크라스키노 주하노프카 마을 앞이당시 안의사가 ‘단지동맹’을 결성한 현장임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또 “현재 이곳은 1937년 러시아정부의 한인강제이주 이후 마을이 폐허로 변했으나 한국식 우물 등이 남아있고 당시 한인학교의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 국민회의 ‘독자新黨’ 밑그림 드러났다

    국민회의가 주도하는 독자 신당에 참여할 영입인사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김병태 국민연합 상임위원 등 시민사회단체 및 재야인사 250명이 29일 오후신당 참여를 전격 선언한 것은 그 첫단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명망가 위주의 외부인사 영입은 결과적으로 정치의 오염을초래했다”면서 “이번에는‘개미군단’중심의 대중적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신당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앞으로 개혁성향의 개미군단들을 결집하는 창구도 자임,신당창당의 윤활유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지역구 등 개인몫 찾기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들 대부분은 ‘무명인사’이다.또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 학번의 ‘젊은 피’들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그동안 언론에서 추정해왔던 것처럼 구여권 또는 시민사회단체 출신의 명망가들이 아니다.이번 신당 창당을 통해 단순히 안정적 국정운영에 필요한 ‘세’ 확장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정치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치개혁을 단행하겠다는 국민회의의 의지를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이 “‘인물 정치’에서 벗어나 ‘시스템 정치’로 전환을 시도하겠다”고 밝힌 것은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신당 창당목적과도 부합된다. 21세기에는 구태의 보스정치를 탈피하고 다양한 의견이 체계적인 시스템을통해 당론으로 모아지는 정당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신당 참여를 선언한 재야인사들은 스스로 자발적인 참여를 했다고 밝히고있다.그러나 이강래(李康來)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막후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전수석측은 “개인적 인연으로 연락책을 맡은 것일 뿐”이라고 극구 부인하며 “오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개혁성향의 젊은 피들이 대거 신당 참여 의사를 밝힘에 따라 국민회의의 외부세력 영입 및 창당절차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국민정치연구회 등도신당 참여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승호기자 chu@
  • [이어령의 새 천년읽기]정보가치의 변화

    중국의 돈황(敦惶)유적지에서 1만개가 넘는 고대의 목간(木簡)이 발견됐을때 사람들은 참으로 놀라운 기록을 발견하게 된다.그것은 이 지방을 관장하던 관리가 매일같이 “이상 없음”이라고 적어놓은 근무일지였다.한(漢)나라 때는 흉노들의 침입이 없어 변방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그래서 수자리를 지키고 있던 그 관리는 200년동안 5,6대에 걸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상 없음”이라는 말을 계속 기록해 갔던 것이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그 광대한 중국을 떠받쳐온 힘이 무엇이었는가를 깨닫게 된다.기록할 것이 없는 것까지도 기록으로 남겨두려 한 관료주의의 고지식함이다.오늘날의 관직에도 서기(書記)라는 말이 있고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최고의 권력자를 서기장(書記長)이라고 부른다.한 국가는 문자를 적는 관료에 의해서,그리고 문자를 통해 축적된 그 정보에 의해서 통치된다. 이른바 중화(中華)의 빛이 변방에까지 이를 수 있었던 것은 ‘한자’라는문자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전설에 의하면 한자를 처음 만든 사람은 창힐(蒼힐)이었다.그가처음 새 발자국을 보고 문자를 창안했을 때 밖에서는 귀신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문자는 빛이기 때문이다.그리고 깁슨의 주장대로 모든 정보는 빛속에 존재한다.그러므로 어둠 속에서 사는 귀신은 발붙일 곳을 잃게 된다.그래서 옛날사람들은 창힐의 눈이 네 개나 되었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 변방의 관리들이 “이상 없음”이라는 말 대신에 그날 그날의 기상변화에 대해서 적었더라면,혹은 계절의 변화와 자신의 심정을 적었더라면 그 산더미처럼 쌓인 200년동안의 목간은 얼마나 소중한 것이 되었겠는가.그 문자들이야말로 과거를,그리고 미래를 밝히는 창힐의 네 눈이 되었을것이다. 그러나 근무일지에 사사로운 기록을 쓴다는 것은 직무유기와 같은 행위이다. 변방의 관료가 맡은 일은 오직 흉노들의 침범 유무만을 기록하는 일이다. 그이외의 정보는 모두가 노이즈로 처리된다. 그것이 바로 관료의 언어이며 관료주의에 의해 처리된 정보시스템이다.그러고보면 ‘이상 없음’이라는 똑같은 문자를 적으면서 200년 동안이나 먹고 살아간 관료주의의 그 ‘이상 있음’에 우리는 또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산더미처럼 쌓인 돈황의 목간은 오늘날 중국의 관료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지산회해(紙山會海:서류종이가 산처럼 쌓이고 회의가 바다를 이룬다)란 말속에 그대로 살아 숨쉰다. 돈황의 유적지에서 현대의 사이버 스페이스로 눈을 돌리면 어떠한 일들이벌어지고 있는가.거기에서도 우리는 한나라때 변방 관리가 근무일지를 쓰듯이 매일 매일 무엇인가를 기록해가고 있는 이상한 홈페이지 하나를 발견하고놀랄 것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고 관리가 아니라 대학생이며 “이상 없음”이 아니라 매일 매일 자신이 먹는 음식 메뉴를소상히 기록해 놓은 것이다.대학생 역시 수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똑같은 일을 되풀이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놀라운 정보적 자료를 창출해 낸 것이다. 왜냐하면 식료품회사,영양학관계자,의학자와 경제학자,그리고 미국의 식(食)문화와 청년문화를 연구하는 문화인류학자에게 있어서 그 홈페이지는 일찍이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정보자료를 제공해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관료들이 기록하는 공공의 문자는 오로지 큰 이야기에만 매달려왔다.어느 통계국도 한 사람이 먹는 음식을 끼니마다 그렇게 집요하게 추적해 간 적은 없었다.또 그렇게 추적할 수도 없는 일이다.오히려 국가 통계국의 관료적인 시스템에서 보면 그 대학생의 홈페이지는 무의미한 노이즈의 쓰레기더미에 불과할 것이다.실제로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가 아니라 쓰레기 바다라고 비웃는 사람들일수록 관료적인 문자정보에 익숙한 사람이다. 하지만 종래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점으로 검색해 보면 그 쓰레기더미들이 예상치 않던 금맥과 장미꽃이 되는 수가 많다.옛날에는 정부의국세조사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수 천만원의 자료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들을통해서 돈 한푼 안들이고 간단히 얻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도 헛된 말은 아니다. 심지어 자기 집 빗물을 받아 산성도를 분석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숙제라해도 인터넷으로 연결하면 연방정부도 못해내는 미국전역의 정확하고 정밀한산성비의 최신 분포지도를 얻을 수가 있다.인쇄물이든 전파든 종래의 매스미디어는 공공적인 한 발신처에서 그 정보를 널리 퍼뜨리는 것이었다.그래서‘출판’을 뜻하는 영어의‘퍼블릭캐이션’은 공표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방송’을 뜻하는 ‘브로드캐스트’는 널리 살포하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의 네트워크나 웹 속의 개인은 이미 정보의 살포대상이나 수신자가 아니라 스스로 정보를 구하고 발신하는 정보의 생산자인 것이다.개인개인이 만들어 내는 홈페이지를 합치면 그것이 바로 사회나 나라 전체의 방대한 정보자료를 축적해놓은 매머드 도서관이 되는 셈이다. 인터넷 정보시대가 아니라도 우리는 가끔 묻는다.만약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가 없었더라면,백범이나 안네 프랭크가 일기를 쓰지 않았더라면,그리고 우리의 아녀자들이 규방에서 혜경궁 홍씨처럼 ‘한중록’을 쓰지 않았더라면어떤 세상이 되었을까하는 상상이다.이러한 개인의 기록들이 관가나 공식문서들보다 훨씬 더 많은 역사적 정보와 다양한 삶의 자료가 되어준다는 것을누구나 한번쯤은 체험했을 것이다.거기에서 임진왜란과 같은 전쟁이야기나일제와 나치의 폭정이 어떤 것이었나 하는 정치적 정보를 얻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큰 이야기와 상관없는 사소한 작은 이야기들, 이를테면 정보의 노이즈라고 할만한 군더더기 말 속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정보를 발견할수 있다. 백범일지에는 인천 형무소에서 사형직전 전화 통보에 의해 간발의차이로 풀려나게 되는 삽화가 기록되어 있다.전화가 없었더라면 백범도 백범일지도 태어날 수가 없었을 것이다.백범일지의 이 대목은 독립운동의 사료만이 아니라 한국 통신사에 있어서도 빼놓은 수 없는 귀중한 자료로 남아 있다. 결국 지난 천년을 관료들의 문자기록에 의한 정보축적 시대라고 한다면 앞으로 오는 새 천년은 개인의 디지털 기록에 의한 정보발신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관료가 개인으로,아날로그가 디지털로,그리고 정보축적이 이제는 정보검색의 데이터 베이스로 변해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30만이나 넘는 동 활자를 만들었으면서도 그것으로 찍은 조선왕조의 실록은 고작4부에서 5부를 넘지 않았다. 역사의 기록은 관에 의해 기록되었고 그 기록은 세상사람의 눈에서 멀리 떨어진 네 개의 사고(史庫)속에 숨겨진다.왕조차 볼 수가 없는 이 기록들은 읽히기 보다는 단지 역사의 기록으로 영구히 보존해 간다는데 가치를 둔 것이다.불교의 경전 역시 사경공양(寫經供養)이라 하여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어두운 탑신 안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오늘날 도서관 서고 안에 소장되어 있는 그 많은 서적들 역시 근본적으로는 불탑이나 사고 안에 들어있던 다라니경이나 왕조실록과 다를 바 없다. 새 천년의 디지틀 사회란 지난 천년동안의 기록 방법과 그 보존의 의미가근본적으로 달라진 세상을 뜻한다.2000년이 되면 지금 우리가 컴퓨터에서 쓰고 있는 개인기록 저장장치인 플로피 디스켓은 그 크기와 두께가 거의 10분의 1로 줄어든 스마트 미디어로 바뀌게 될 것이다.그러면서도 그 저장량은 2메가를 넘는 것으로 300페이지 짜리 책 열권을 웬만한 우표 한 장 정도의 크기에 담는다.그러면 개인이 워드 프로세서로쓴 글이 출판사나 인쇄소의 과정을 거칠 것 없이 그대로 전자 책을 배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무한정으로 저장된 기록물들은 공적인 것이던 사적인 것이던아무 구별없이, 네트워크에 의해 연결되고 하이퍼 텍스트와 검색 프로그램에의해서 자유자재로 검색된다.모든 기록물들은 문서나 책이 아니라 하나의 데이터 베이스로서 수시로 검색 조합되어 가면서 새로운 정보자료로 변신해 간다.저장이 곧 생성인 것이다.그러고 보면 새 천년을 ‘기록의 원년’이라고하는 말은 단순한 연대기 상의 문제만을 뜻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수있다. 아무리 기록장치와 저장 기기의 변화가 일어나도 기록 자체에 대한 마인드가바뀌지 않으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구텐베르크의 활자가 중세의 낡은 성을 허물어뜨린 ‘26명의 납 병정’이되게 한 것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만이 아니라 평신도들도 성서를 읽을 수있게 개혁한 마틴 루터요,그 큰 책들을 오늘날과 같은 사이즈로 만들어 들고 다닐 수 있게 고안한 마누티우스였다.그것처럼 디지틀 기술이 세상을 바꿀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2000년을 기록의 새 창세기로 만들어 가는 정책과 마인드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 2000년이 새로운 기록문화의 창세기가 될 수 있는가 없는가하는 간단한 지표가 있다.만약 새천년을 맞는 여성지 신년호 부록이 옛날과마찬가지로 책자로 된 가계부라면 그것은 2000년 1월호가 아니라 1999년 13월호라고 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부록이 CD로 바뀌어지고 컴퓨터에 인스톨할수 있는 가계부 소프트웨어라면 문자 그대로 2000년은 기록의 원년이 되는셈이다. 가계부의 문자가 디지털로 바뀌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인가는 장황한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미국 대학생의 음식메뉴를 적은 일지가 그러했듯이만약 10만명의 한국 주부들이 적은 가계부는 나라나 사회 각 분야에서 다시없는 데이터 베이스로 정보의 보고가 되어 줄 것이다.항목별로 분류된 자료와 통계숫자는 개인에게는 가족사요,민족에게 있어서는 민족사,그리고 세계에 있어서는 세계사로 변하게 될 것이다. 포도주처럼 묵을수록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자료들은 더욱 값진 것이 되어갈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전제조건이 따른다.지속성과 호환성이다. 개인자료가 공공의 자료 구실을 하려면 산재해 있는 개인자료들이 호환성을 갖고 취합되어야 하며 꾸준히 그 자료들을 관리하고 정리하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공공기관에서 할 일이다. 가계부의 소프트웨어를 검색할 수 있는 항목으로 데이터 베이스화하고 주부들이 일년동안 쓴 가계부들을 한데 모으는 제도적 장치들이 강구돼야 한다. 그리고 그 자료들이 개개인의 참여에 의해 국가의 보존기록과 대등한 무게로보존되기 위한 안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경제지표 문화지표 생활지표 등으로 활용될수 있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의 어떤 나라보다도 정보강국, 정보부국으로떠오르게 될 것이다. 가계부에 적힌 사소한 기록들과 그 통계는 국가의 어떤공공기록이나 국세조사의 통계자료보다도 값진 것이 되어 미래의 비전과 그방향을 알려주는 역사의 레이더암이 될 것이다. 어찌 가계부만의 일이겠는가.아날로그로 된 문자자료를 디지털자료로 바꾸면 그것이 바로 국가의 자산, 이른바 디지털 자원이 된다. 이제는 한 나라의부를 땅의 크기나 지하에 묻힌 자원으로 평가하던 시절이 아니다.싱가포르와같은 작은 나라, 홍콩과 같은 섬의 도시가 디지털 사이버 세계에서는 광활한중국 대륙과 맞먹는다. 쓰레기라고 내버렸던 그 많은 개인기록들을 어떻게 공공의 사회적 역사적자료로 활용하느냐로 21세기의 새로운 부(富)인 ‘디지털 어세트’의 새 자원이 마련된다.왕이나 위인전에 나오는 개인 전기가 이끌어갔던 큰 이야기의역사가 아니라 새 천년은 무명의 개인들이 엮어내는 작은 이야기들이 역사를지배하게 되는 시대이다. 가계부처럼 한국인들이 기록하는 민족이 되어 모든사람들이 컴퓨터 상에서 일기를 쓴다면, 그리고 아날로그로 된 먹물의 문자들을 빛(비트)으로 바꿔간다면 우리는 정말 창힐처럼 네 개의 눈을 가진 신화의 인간들이 될 것이다. “이상 없음”이라고 빈 칸으로 남겨졌던 변방의 그 200년이,그리고 산더미처럼 쌓인 수백 수천 개의 목간들이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다.사막의 모래알하나 하나가 푸른 잎이 되어 초원으로 바뀌는 기적이 일어난다. 새 천년은 사상 최고의 폭죽을 쏘는 축제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천문학적 돈을 들여 거창한 돔을 만드는 데서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아주 평범한하나의 기획-10만의 주부가 종이로 된 가계부를 컴퓨터의 디지털로 바꾸는기록의 개혁-그 작은 이야기에서 새 천년의 꿈은 현실이 된다.(새천년 준비위원회에서는 현재 10만 주부의 디지털 가계부 쓰기와 그 자료를 ‘평화의대문’에 보존,활용하는 안을 준비하고 있다)
  • 양궁 전관왕 과녁 ‘흐릿’

    세계양궁선수권 2회 연속 전관왕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26일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대회 본선에서 7명 가운데 남자부의 홍성칠(상무)과 여자부의 김조순(홍성군청) 이은경(한국토지공사) 등 남녀 3명만이 8강에 올랐다. 1년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홍성칠(세계랭킹 9위)은 16강전에서 88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제이 바스(미국)를 162-157로 제압,한국 남자양궁의 마지막보루가 됐다. 98방콕아시안게임 2관왕 김조순(3위)과 백전노장 이은경(11위)은 독일 양궁의 자존심 비브케 눌레와 브리타 부에렌을 각각 꺾어 8강에 합류했다. 그러나 세계랭킹 3위 장용호와 10위 김보람은 본선 첫 경기인 64강전에서 무명의 히데토 가토(일본),이스멜리 아리아스(쿠바)에게 패해 탈락하고 말았다.남녀 각각 1개씩의 금메달이 걸린 개인전 마지막 라운드는 28일 밤에 열린다. 김경운기자 kkwoon@
  • 폴 로리는 누구

    홈 스코틀랜드에서 벌어진 99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폴 로리는 세계랭킹159위에 불과했던 무명.86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로 전향한 그는 92년 유러피언투어에 뛰어 든 이후 96년 캐털란오픈과 올해 카타르마스터스대회 등 두차례의 우승이 전부다. 스코틀랜드인으로는 지난 31년 토미 아머 이후 68년만에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차지한 로리는 지금까지 5번 브리티시오픈에 참가했고 93년 공동 6위에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올해는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그는 61년 초청선수 제도가 생긴 이래 38년만에 처음으로 예선을 거쳐 우승까지 차지한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그는 올 11월로 유러피언투어 풀시드 기한마저 만료될 뻔했으나 이번 대회우승으로 앞으로 10년간 풀시드를 확보하게 됐으며 내년 마스터스 출전자격도 얻었다.180㎝,90㎏의 건장한 체격으로 당구와 사격이 취미이고 91년 결혼한 부인 매리언과의 사이에 아들 크레이그(4)가 있다. 곽영완기자
  • 우루과이냐 브라질이냐…코파아메리카 19일 정상 다툼

    ‘우루과이의 15번째 우승이냐,브라질의 2연패냐’-.99코파아메리카축구대회 패권이 우루과이와 브라질의 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19일 열릴 결승전 최후의 승자는 어디일 것인가에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조금만 관심을 지녔던 팬이라면 누구든 쉽게 우승팀을 전망할수 있다.물론 브라질이다.지난 대회 챔피언 브라질은 15일 열린 준결승에서멕시코를 2-0으로 완파하는 등 예선 3경기를 포함,파죽의 5연승으로 결승까지 질주했다.예선 1승2패,8강 및 4강전 승부차기승 등 천신만고 끝에 결승에 선착한 우루과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전적이다.호나우도,히바우도,호나우딩요(작은 호나우도) 에메우손 등 선수들의 명성에서도 브라질은 무명의 청소년팀을 내세운 우루과이를 압도한다.전력은 득실차에서도 나타난다.브라질은 14득점 4실점,우루과이는 4득점,4실점.특히 브라질은 호나우도가 프랑스월드컵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화려한 개인기와 득점력을 무기로 4골로득점선두에 나서는 등 무차별 폭격의 선봉에 서 있다. 그렇다면 브라질의 승리는 보장된 것일까.누구도 쉽사리 예상할수 없다는게 축구전문가의 분석이다.비록 예선에서는 헤멨지만 우루과이는 홈팀 파라과이와의 8강전,신흥강호 칠레와의 준결승전에서 열세라는 전망을 깨고 모두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어린 선수들이지만 집요한 승부욕과정신력,파이팅이 녹록치 않다는 증거다.또 이 대회에서만큼은 세계 최강 브라질(5회)보다 세곱절 많은 14차례나 정상에 오른 자신감도 있다.3골을 터뜨리며 득점랭킹 2위에 올라있는 신예 스트라이커 마르셀로 살라예타도 호나우도의 맞수로 손색이 없다.두차례 승부차기를 승리로 이끈 골키퍼 파비안 카리니와 풀백 알레잔드로 렘보를 주축으로 한 수비도 안정돼 있다.결국 양팀의 결승전은 ‘공은 둥글다’는 축구계의 속설처럼 종료 휘슬이 울려야 승부를 알수 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名家’우루과이 결승 골인…코파 아메리카 축구

    우루과이가 축구명가 재건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우루과이는 14일 99코파아메리카 축구대회 4강전에서 칠레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결승에 올랐다.우루과이는 19일 오전 6시5분 브라질-멕시코전(15일 오전9시35분) 승자와 패권을 다투게 됐다. 우루과이는 이미 이 대회에서 가장 많은 14차례나 정상에 올랐고 월드컵에서도 2차례 우승한 전통의 축구 강국.최강 브라질마저 이 대회에서는 5차례우승에 그쳤다. 우루과이의 결승진출은 의미가 크다.우루과이는 80년대 이후 내리막 길을 걸어 축구강국에서 멀어졌다.그러나 이번대회 결승진출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고 특히 이번 대표팀이 2000년대를 이끌 청소년팀으로 밝은 장래를 약속한다. 선수들 대부분은 대회 개막 이전까지 모두 무명에 불과했다.초반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예선에서는 1승2패,조 3위에 그쳐 와일드 카드로 8강에 턱걸이했다. 그러나 스트라이커 마르셀로 살라예타(20)를 주축으로 한 조직력을 무기로 8강 토너먼트부터 연승의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특히 살라예타는 예선 C조 에콰도르전(2-1승)에서 2골을 작렬시키는 등 모두 3골을 기록,브라질의 호나우도(4골)에 이어 에르난데스(멕시코) 등과 함께 득점랭킹 공동 2위를 달리며차세대 골게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우리는 경험보다 패기로 결승에 올랐고 이제 15번째 우승컵을 조국에 바칠 자신이 생겼다”는 빅터 푸아 우루과이 대표팀 감독의 감격적인 표현에서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하은철-안정환-샤샤 득점왕 불꽃경쟁 불타는 그라운드

    프로축구 정규리그의 득점왕 경쟁이 새로운 흥미거리로 떠올랐다. 전체 일정 가운데 3분의 1을 소화한 12일 현재 프로축구 정규리그 득점왕은신세대 스타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선두 경합이 치열하다. 현재 득점랭킹 1위는 전북의 하은철.98드래프트에서 5순위로 입단한 그는 5골을 터뜨리며 득점 단독선두로 나서 무명의 설움을 털고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 급부상했다.신세대 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입단 동기 박성배의 그늘에가려 있던 그는 마치 정규리그를 기다렸다는 듯이 활발한 득점행진을 벌이고있다. 하은철의 뒤로는 안정환(부산 대우) 세자르(전남 드래곤즈) 장철우(대전 시티즌·이상 4골) 샤샤(수원 삼성) 이동국(포항·이상 3골) 등 신세대 스타와용병들이 맹렬한 추격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3일 대전전에서 올시즌 첫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4골로 단독선두로나섰던 안정환은 이후 부상과 결장이 겹쳐 선두를 내줬지만 언제든 선두를다시 되찾을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올시즌 한국에 진출한 브라질출신의 세자르는 팀이 4연승을 거둔 지난 7일부천 SK전까지 2게임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높은 집중력을 무기로 한국무대를 휘젓고 있고 대전의 플레이메이커 장철우는 페널티킥으로만 3골을 잡는등 정확하고 침착한 킥을 앞세워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올림픽대표팀에서 풀려난 6월 이후에만 3골을 터뜨린 이동국과11일 전남전 연장 1분 골든골을 터뜨려 팀 5연승을 이끈 샤샤도 연속득점이가능한 골게터들로 득점왕 경쟁을 혼전속에 몰아넣을 전망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고미술協 감정위원 ‘짜고치기’

    7일 검찰에 적발된 고서화 위조단이 권하는 미술품을 ‘가짜’라고 의심할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파는 측이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한국고미술협회의 임원이거나 감정위원인데다 작품 또한 정교하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속된 공창호(孔昌鎬·51) 전 고미술협회장은 종로구 인사동에서는 ‘왕’으로 불릴 정도로 고미술계에서는 영향력이 막강했다.또 ‘친목계’를 통해 유대를 맺으면서 서로 가짜를 ‘진품’으로 감정해주는 ‘챙겨주기’까지 서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고서화 위조에는 ‘유산지(기름종이) 모사’‘앞·뒷장 떼기’‘낙관·서명 바꿔치기’ 등 다양한 수법을 동원했다. ?유산지 모사 구속된 권춘식(權春植·52)씨는 이 방면의 대가로 통한다.진품을 구한 뒤,기름먹은 습자지인 유산지를 놓고 목탄으로 밑그림을 그린다. 다시 한지나 화선지를 놓고 화필로 밑그림을 그린 뒤,그 위에 먹 또는 물감으로 색칠을 한다.동양화 위조에 흔히 쓰이며 겸재 정선 및 청전 이상범의작품을 이 수법으로 위조했다. ?앞·뒷장 떼기 두꺼운 중국산 종이에 그려진 동양화를 위조하는 데 사용된다.오원 장승업,의재 허백련 등의 작품이 주대상이 됐다.진본을 물에 넣고불린 뒤 원그림이 있는 앞장을 떼어내 표구하고 뒷장의 희미한 그림 위에 채색을 더해 원본과 같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게 ‘앞장 떼기’다.‘뒷장 떼기’는 반대로 윗그림이 희미하고 아랫그림이 선명할 때 이용한다. ?낙관·서명 넣기 혜원 신윤복의 ‘기생도’와 같이 비슷한 화풍의 그림 사이에 주로 쓰이는 방법이다.아류작이 많기 때문에 무명화가의 작품에 유명화가의 낙관이나 서명만 넣거나 바꿔치면 ‘진품’이 되는 셈이다.구속된 감정위원 전병광(全炳光·51)씨는 기생들이 많이 나와 혜원의 그림으로 착각하기쉬운 작가 미상의 6폭 화첩에 혜원의 낙관과 서명을 넣어 1억2,000만원에 팔았다. 박홍기기자 hkpark@
  • 오랜만의 짭짤한 단막극 ‘세리가 돌아왔다’

    캐스팅의 어려움은 드라마를 만드는 TV PD들의 공통된 고민사항이다.그중에서도 단막극의 캐스팅은 ‘최악’이다.스타들이 연속극에 묶여,시간을 많이빼앗기는 단막극을 기피하는 탓이다. 지난 4일 KBS에서 방송한 ‘일요베스트-세리가 돌아왔다’(왕보경극본,엄기백연출)는 캐스팅에 성공한,최근 보기드문 ‘짭짤한’ 단막극이었다. 스타인 탤런트 이병헌과 가수 임창정,이지은과 조연급인 배도환,김성환,김동수 등이 고루 포진한 것.적재적소에 위치한 이들 연기자는 저마다 또렷한목소리를 냈다.이 가운데 이병헌과 임창정은 데뷔 초인 지난 92년 KBS일일극 ‘해뜰 날’에서 중국집 주방보조 ‘칼판’과 배달부 ‘철가방’으로 출연한 ‘오랜 친구’.가수로서 최고의 위치에 선 임창정과 ‘연기에 물올랐다’는 평을 듣는 이병헌은 이 드라마에서 절묘한 화음을 이뤘다. 현재 SBS‘해피투게더’에 출연중인 이병헌은 이 단막극에 나오기 위해 SBS의 양해를 얻는 열의를 보였다.“단막극은 연속극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묘미가 있어요.연속극은 호흡이 길지만 단막극은 깔끔한 맛이 있습니다” 드라마는 실연을 겪은 이후 남자의 마음을 믿지 않고,또 남자에게 빠져드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동시에 여러 명의 남자와 데이트를 하는 무명화가 세리(이지은)의 방황을 코믹하게 다뤘다.세리는 1년을 기한으로 유학을 떠났으나 진실한 남자를 찾기 위해 6개월만에 갑자기 돌아온다.세리의 예상대로 남자들은 모두 새 애인을 사귀고 있었다.남자들은 그 사실을 세리에게들키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마침내 들통이 난다.세리는 이런 우여곡절 끝에우스꽝스런 ‘실험적 연애’를 그만두고 진실된 남자를 만난다는 줄거리. 비록 이 드라마는 여성을 남성에게 의존하려는 성향이 높은 모습으로 그렸다는 흠을 갖고 있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오랜만에 재미있는 단막극을 보았다는 생각이다.재방송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허남주기자 yukyung@
  • [대한시론] 새로운 천년과 국가의 기초

    히노마루와 기미가요. 일장기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는 ‘일제(日帝)’의 국기가 히노마루이고 그패전 직전까지 우리의 소학교 조회 때마다 불린 노래가 기미가요이다.일본을떠올리게 하는 이 두 상징물은 전쟁을 체험한 일본인들에게조차 침략전쟁의상징물로 각인되어 있다. 이 히노마루와 기미가요가 ‘법률’의 수준에서 ‘일본(日本)’의 국기와국가로 인정될 것 같다. 지난 6월29일 정부·여당이 제출한 ‘국기·국가법(안)’에 대한 첫번째 심의가 중의원에서 있었고 7월8일까지 그 통과를 공언하고 있다.법안이 의결돼시행되면 권장 사항에 불과하던 국기게양과 국가제창이 학교 등에서 구속력을 갖게 된다. 기미가요를 국가로서 제창케 하는 일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일본에서도중론이다. 기미가요의‘기미(君)’는 주권을 총람하는 천황을 상징하는데,이는 상징적인 천황제하의 국민주권국가인 일본국 헌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이 지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위헌의 법리 이상으로 이를 강제하는 정부와 받아들여야만 하는 국민간의 틈새 또한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모를까. 지난 2월28일,히로시마현(縣)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졸업식에서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부르도록 강제한 현의 직무명령에 항의하면서 자살하였다. 정부는 당황하였다. 하지만 대응은, 오히려 이러한 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하여법 제정을 서두르겠다고 한 것이었다. 그 속뜻(本音)은 무엇일까. 1947년 제정된 현재의 일본국 헌법은 맥아더 헌법을 별칭으로 하고 평화 헌법을 그 미칭(美稱)으로 한다.이는 일본의 헌법이 완전한 주권성에 기반하여얻어진 것이 아님을 말해 준다. 그렇지만 일본은 이미 10여년 전,자위대를 평화유지군이라는 명목으로 캄보디아에 파병하여 군대의 보유의 금지를 규정한 헌법 제9조를 위반했다는 논란을 불렀다. 핵 물질인 플루토늄을 프랑스로부터 굳이 해상으로 가져오면서 대서양,인도양을 건너 현해탄에 이르기까지의 주변 국가들에게 현시하기도 했다.일본은사실상 이때 맥아더 헌법 체제로부터 벗어났다고 할 것이다. ‘국기·국가법안’이 통과된다면 일본국 헌법 체제는 실질적으로 변천되었다고 해야 한다. 거창한 구호 없이 일본은 패전국가에서 거대국가의 터를 완벽하게 닦고 새로운 천년을 항해할 채비를 끝낸 것이다. 일본이 패전으로부터 경제국가로서의 자립을 마련한 것은 한국전쟁의 덕분이라고 한다. 일본이 미국 흑선(黑船)의 함포에 놀라 개항을 하여 칼을 버린대신 대포가 있는 배를 구하고,그렇게 하여 명치유신을 이루어 기른 ‘근대’국가의 힘을 시험해 본 곳 역시 조선이었다. 더 멀리 일본이라는 이름도 갖지 아니한 ‘야마토’(倭)시기 ‘고대’국가의 터전을 마련하여 준 것도 백제인들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3국인들이었다. ‘일본서기’를 통하여 일본이라는 국호를 갖게 하여 준 것 역시 백제계의도래인이었다고 말해진다. 옆 나라는 이미 새로운 국가의 터를 닦았다.항진하려고 한다.우리는 또 보조자의 역할에 머물 것인가.그 한 바로미터가 우리의 국기인 태극기와 우리의 국가인 애국가에 대한 자세이다. 헌법에서 이를 정하는 프랑스나 독일은 그렇다 치자.그렇지만 법률에서 이를 정하겠다는 일본의 그 속뜻을 우리는 유의하지 못하고 있다.대통령령으로‘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을 두고 행정자치부의‘정부의전편람’이라고하는 내규로써 국가를 정하는 현실에 우리는 둔감하다. 새로운 천년의 직전에 우리는 행사성·일회성 이벤트에 정신을 맡기고 있다. 국가 성격의 전환기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기능은 거대한 빙산의 유유한 흐름을 놓치고 있다. 새로운 국가를 위한 ‘국가 인프라 스트럭처’를 기초부터 짤 때이다. 姜 京 根 숭실대 교수·헌법학
  • 레이몬드-스티븐슨 4회전 진출 ‘무명 돌풍’

    리사 레이몬드(25)와 알렉산드라 스티븐슨(18 이상 미국).시드배정조차 못받은 이들의 맞대결이 99윔블던테니스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이들은 28일 밤9시 여자부 4회전에서 맞붙는데 1회전에서 힝기스를 꺾은 예레나 도키치(16호주)와 함께 ‘무명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레이몬드는 2회전에서 7번시드의 아란차 산체스-비카리오(스페인)를 꺾은데 이어 27일 3회전에선 94년 이 대회 챔피언 콘치타 마르티네스(스페인)을 눌러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또 스티븐슨은 3회전에서 11번 시드의 줄리 하라르 드코이(프랑스)를 2-0으로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편 도키치는 안네 크레머(룩셈부르크)를 2-1로 제치고 순항을 계속,4회전에서 9번시드의 마리 피에르스(프랑스)와 맞붙는다. 남자부에서는 세계랭킹 196위의 무명인 로렌조 만타(스위스)가 96년 남자단식 챔프인 리하르트 크라이첵(네덜란드)에 3-2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올라‘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송한수기자
  • 도키치·레이몬드등 돌풍…윔블던 테니스 ‘무명 만세’

    런던 외신 종합 ‘윔블던 코트’에 대파란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99윔블던테니스 여자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37위의 리사 레이몬드(미국)가 이번 대회 7번 시드를 받은 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스페인,9위)를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또 1회전에서 톱시드이자 1위인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눌러 최대파란의 주인공이 된 최연소선수 예레나 도키치(16·호주)는 카타리나 스투데니코바(슬로바키아)를 2-1로 꺾었고 무명의 타티아나 파노바(러시아)는 16번 시드의 나타샤 즈베레바(벨로루시)를 2-0으로 물리치는 돌풍을 일으켰다.
  • 상반기 스포츠서울 골프투어 결산

    대한매일의 자매지인 스포츠서울이 국내 여자골프의 발전을 위해 올들어 마련한 스포츠서울 투어 상반기 3개 대회에서 거둔 가장 큰 효과는 선수들의경기력 향상이다. 11일 막을 내린 상반기 마지막 대회이자 3차대회인 LG019여자오픈의 경우 30위권까지 이븐파를 기록했고 2라운드 컷오프도 합계 9오버파에서 끊기는 등대체로 타수가 줄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중상위권까지 언더파를 치는미국이나 일본 투어와 엇비슷한 기록으로 선수의 상대적 기량과 코스의 난이도를 감안해도 고무적인 현상이다.특히 2차대회인 매일우유오픈 첫 라운드에서는 오명순이 7언더파를 기록했고 LG019오픈 2라운드에서는 이정연이 8언더파의 한라운드 국내 최소타 타이기록을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동안 빛을 못보던 신예들의 발굴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첫대회였던 제주삼다수오픈에서 아마추어 임선욱이 우승한 것을 비롯,2차 대회(매일우유오픈) 김보금,3차 대회(LG019오픈) 김희정이 정상에 오르는 등 아마추어와 무명선수들이 모두 휩쓸었다.이같은 흐름을 심의영(한솔레이디스오픈),박금숙(서산카네이션컵)이 우승한 다른 2개 대회에서도 이어졌다.지난해까지 김미현(3승) 박현순 서아람 정일미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우승과 상위권을 독차지하던 것과 비교하면 ‘춘추전국시대’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대회가 자주 열리다 보니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도 드러났다.일부 선수들 가운데에는 1∼2라운드 도중 결선 통과가 자신없으면 경기를 중도에 포기하는 불성실함을 보이는가 하면 한 타마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프로 정신이 상실된 안일함도 엿보여 하반기부터는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보인다. 김경운기자 kkwoon@
  • 김희정 대역전 ‘그린여왕’…2위 이정연-3위 정일미

    감격의 역전승-.프로 8년차 김희정(28)이 대한매일의 자매지 스포츠서울이공동 주최하는 제1회 LG019여자오픈골프대회 초대 우승컵을 안았다. 김희정은 11일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골프장(서코스·파72)에서 열린마지막 3라운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전날 선두였던 이정연과 함께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김희정은 연장 2번째 홀에서 행운의 버디를 낚아 감격우승을 이끌어냈다.김희정의 이번 우승은 지난 94년 SBS프로골프 최강전에 이어 생애 두번째.김희정은 2,700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았다.1라운드에서 1오버파,2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쳐 3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한 이정연은 이날 이븐파에 그쳐 김희정과 동타가 돼 연장전에 들어 갔으나뒷심 부족으로 다잡았던 우승을 놓쳤다. 김희정은 이날 16번홀까지 보기없이 버디 4개를 잡았아 우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김희정은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선두 이정연(20)에 1타 뒤진채 홀아웃,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그러나 김희정을 뒤 따오던 이정연이막판 18번홀(파4)에서뜻밖의 보기를 해 연장에 들어것. 김희정은 연장 2번째홀에서 먼저 2m짜리 버디를 잡았고 이어 이정연이 버디 퍼팅에 실패 승부를 갈랐다. 이정연(20)은 전날 세운 국내 한 라운드 최소타 타이기록(2라운드·8언더파)에 만족한 채 2위로 주저 앉았다. 또 3라운드 중반까지 선두권을 유지하던 ‘미녀골퍼’ 정일미(27)도 이날끝내 1언더파 71타에서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해 시즌 첫 우승에 실패했다.정일미는 지난 한솔레이디스오픈 등에서도 준우승에 그치는 등 올들어 번번이 대회 종반에 우승컵을 무명 선수에게 내주는 불운을 겪었다. 지난 92년 7월 프로에 입문한 김희정은 94년 첫우승을 안으며 그해 상금랭킹 3위에 올라 기대를 모았으나 이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중위권을맴돌았다.그러나 올들어 지난 4개 대회에서 꾸준히 20위권에 들면서 상승세를 탔다. 용인 김경운기자 kkwoon@
  • 김영·한명현·김명희 공동선두…LG019여자오픈골프

    신예의 반짝 기량과 노장의 불꽃 투혼이 함께 빛났다.프로 2년차 김영(19)과 노장 한명현(45),무명 김명희(33)가 대한매일의 자매지인 스포츠서울 투어 LG019여자오픈골프대회 첫날 나란히 4언더파로 공동선두를 형성했다. 김영은 9일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골프장(서코스·파72)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버디를 무려 8개나 잡아내고 보기 4개를 범해 4언더파 68타를 쳤다.프로 21년차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부회장인 한명현은 버디 5개,보기 1개의 안정된 플레이를 펼쳐 20년 후배인 김영과 동타를 이뤘고 프로 8년차 김명희도 보기없이 버디 4개를 잡아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정일미는 버디 4개,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박성자와 함께 공동 4위에 나서 선두권을 바짝 ^^았고 이어 강수연이 2언더파 70타로 권오연 연용남 성기덕 이선희 등 4명과 함께 공동 6위,서아람은 1언더파 71타로 김명이 등과 공동 11위를 달렸다. 매일우유오픈의 우승자 김보금은 이븐파를 쳐 6명의 아마추어선수 가운데가장 좋은 성적을 낸 김주연과 함께 공동 17위에 랭크됐다. 인코스 10번홀에서 출발한 김영은 11번홀(파5)에서 서드 샷을 홀컵 1m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아낸 뒤 12번홀(파3)에서 보기를 했으나 이어 13∼1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다. 17번홀에서 또 1타를 줄인 김영은 전반을 4언더파로 후반에 나섰으나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다. 김영은 이날 아이언샷이 비교적 돋보여 8개의 버디가 모두 홀컵 2m안팎의 거리에 붙여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지난해 4월 박희정 한희원 등 쟁쟁한 또래들과 함께 프로에 입문한 김영은172㎝ 63㎏로 힘이 좋고 지난 겨울 훈련량이 많아 라운드를 거듭 할수록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한명현은 현재 국내 여자프로골프협회 부회장으로서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구옥희 등과 여자골프 1세대로 이날 모든 샷이 안정된데다 노련한 경기운영도 성적을 좋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김명희는 9번홀(파4)에서 볼이 그린의 둔턱을 맞고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들가는 행운의 버디를 낚았고 15번홀(파5)에서는 벙커샷을 한 뒤 6m짜리 오르막 퍼팅을 버디로 잡았다. 한편 한정미(32)는 17번홀(파3 160야드)에서 대회 첫 홀인원을 기록,부상으로 승용차를 받았다. 용인 김경운기자 kkwoon@
  • [특별기고] 삼베치마와 밍크 코트

    성서 기록에 의하면 인간이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은 에덴동산 시절로 거슬러올라간다. 자신들의 벌거벗은 수치를 가리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아담과 이브를 위해 하나님이 가죽옷을 만들어 입혔다는 것이 옷에 관한 최초의 기사이다.그러니까 옷이란 우리네처럼 사치품도 아니었고 자기과시의 도구도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짚신,나막신,고무신 시대를 거쳐 최신 유행과 멋을 자랑하는 구두의 패션시대에 이르는 기간이 기껏 20년 미만인 것처럼 의상의 발달사 역시 그렇게 긴기간이 아니다. 광목이나 삼베로 만든 치마 저고리 한 벌 입고 아들딸 사남매를 키우는가하면 작업복과 외출복으로 겸용했던 어머니들 세대가 아직도살아 숨쉬고 있다. 의상업의 발달을 터부시하거나 부정하는 것은 잘못이다.그러나 그것이 도를지나쳐 사치와 허영 조장의 촉매구실을 한다면 한번쯤 짚고 넘어갈 필요가있다. 프랑스 월드컵이 열리고 있을 때 패션과 유행의 도시로 알려진 파리에 며칠간 머물 기회가 있었다.친구의 안내를 받으며 중심가를 걷다가 유명상표를내건 의상점 곁을 지나게 되었다.진열장에 진열된 옷가지에 매달린 가격표를들여다보며 “저 옷들은 누가 제일 많이 사느냐”고 물었더니 여행업에 종사하는 그 친구는“누구겠나.한국사람들이 주된 고객이라네”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그런데 그 옷이 바다건너 수입품목에 오르면 값은 날개를 달고 뛰어오른다니 가히 그 값을 짐작할 수 있다. 나는 정장에 넥타이를 메고 집을 나설 때마다 일찍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생각이 떠오르곤 한다.무명바지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논과 밭으로 나가시던아버님,그리고 때묻은 치마폭으로 내 얼굴을 닦아 주시고 코를 훔쳐 주시던어머님 얼굴이 떠오르곤 한다.동백기름을 바른 머리에 비녀를 꽂고 고무신이 제일이라며 세상을 떠나시는 날까지 가죽신발을 거부하시던 어머님,내가 지금 걸치고 신고 다니는 꼴을 비교하면 송구하기 짝이 없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위해 자신을 가꾸고 다듬는 것은 죄될 것이 없다.그러나‘나도 8천만원만 있으면 황신혜,김희선이 될수 있다’는 발상이나 미의 접근법은 장승에 분칠하기나 마찬가지다.우리는흔히 개성미라는 말을 쓰곤 한다.그러나 미를 조형하고 상품화하는 시대라면 개성미는 찾기 어렵다. 어떤 젊은이가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아가씨와 교제 끝에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었다.그리고 2년 뒤 딸을 낳았다.남편의 바람은 엄마를 닮은 예쁜 딸이 태어나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어난 딸은 엄마를 닮지도,예쁘지도 않았다. 남편은 누구의 딸이냐,누구를 닮았느냐,어떻게 이런 딸이 태어날 수 있느냐는 의심이 일기 시작했고 다툼이 시작됐다.그리고 그 사건은 얼마후 엄마가100% 뜯어 고친 조형미인이었다는 사실로 막을 내렸다는 것이다. 누가 이 이야기를 꾸며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문제는 우리 시대가 조형미에 길들여지고 성과 미의 상품화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필요 이상의 짙은 화장이나 몸치장,그리고 사치와 허영심리는 일종의 콤플렉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견해이다. 의식주 문제는 그 사람이나 그 가정의 생활정도와 비례할 수밖에 없다.가난한 노동자가 값비싼 수입의상이나 호랑이무늬 털코트를 구입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그러나 가진 것이 있고 누릴만한 조건을 갖췄다고 해서 사치와 허영의 극을 치닫는다면 그것은 반사회적인 처신일 수밖에 없다. 사람은 자기를 위해 음식을 먹는다.그러나 축척된 칼로리는 자기만을 위해쓰여지는 것이 아니다.사회공익과 발전을 위해 쓰여질 때 의미도,가치도 있는 것이다.사람은 자기를 위해 옷을 입는다.그러나 옷이란 입는 자와 보는자의 공감대 속에서 가치를 발하는 것이다.다시 말하면,그 사람들이 옷입고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보는 것이 올바른 복식문화라는 얘기인 것이다. 할리우드의 크리스마스는 눈도 추위도 없다.그러나 가끔 유명하다는 여우들이 밍크 코트를 걸치고 공식모임에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그것은 입기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부(富)의 과시 때문이다.그때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솔직하게 말하면 수천만원짜리 밍크 코트를 걸친 사모님들보다삼베치마 입고 사시던 우리네 어머니들이 휠씬 자랑스럽다. [朴鍾淳 충신교회 담임목사]
  • [특별기고] 善因善果요 惡因惡果라

    한때 부처님께서는 불(火)을 숭배하던 배화교도 1,200명을 교화한 후 이들을 데리고 산에 올라 세상을 바라보며‘세간은 마치 불타는 집과 같다’고하셨습니다.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세가지 독의 불로 세상은 쉼 없이 타고있단 것입니다.그래서 부처님은 탄생 제일성으로 ‘삼계가 고통 속에 있으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三界皆苦 我當安之)’고 선언하셨습니다.부처님 오신 날,우리 모두는 부처님의 큰 가르침을 받들어 우리 자신과 세상을관조하고 성찰하는 계기를 삼아야 하겠습니다. 불교에서는 무엇보다 인과(因果)를 강조합니다.선인선과(善因善果)요 악인악과(惡因惡果)라,살피자면 우리 국민이 경제대란으로 받은 고통은 그릇된경제운용이 그 원인이었습니다.또 범국민적인 절약과 인내가 있었기에 IMF조기 졸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의 이치는 인과의 도리에서 한치의 벗어남도 없습니다.내가 조금 더 가지면 그만큼 다른 사람이 빈곤해지고,자신을 낮추면 화합이 이루어지는 법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른을 존경하고 상하가 화목하며 자주 모여 의견을 나누고 진리를 따른다면 그 나라는 융성할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무릇 지금 정치를 하는 분들은 이 말씀을 가슴에 담아야 합니다.오로지 정파의 이익만을고려한 정치권의 끝없는 대립은 국가 지도자의 소양을 의심케 하며,국민들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냉소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물과 우유처럼 화합할 것이요,물과 기름처럼 겉돌지 말라’는 고구정녕한 가르침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화합하고 헌신하며 자신을 조탁(彫琢)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만 생명이 활기를 찾는 5월입니다.모든 생명은 평안하고 행복하고 안락할권리가 있으며 누구도 이를 짓밟아서는 안된다는 말씀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국가의 패권을 위해 약소국가를 공격하고,종교나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전쟁이 벌어지는 현실에서 일반 서민의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인간의 평온만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는 전세계에서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숱하게 자행되고 있습니다.근시안적인 풍요의 뒤에는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결과가 온다는 것을 깨달아 자연과 인류,집단과 집단이 공존하는 새로운 길을 시급히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마음도 각박해지는 법이라,물질적인 생활은 나아져도마음은 오히려 빈곤해진 것이 오늘날 우리의 살림살이입니다.불교의 대의는깨달음을 이루어 속박에서 해탈한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우리 사회는 과학과 기술문명이 결코 인간을 근원적 속박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끝없는 물질적 탐욕을 추종하기보다 마음자리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합니다.가난한 삶에서도 만족을 알면 안빈낙도라 할 것이며,풍족한 삶을 살면서도 만족함을 모르면 인간의 몸으로 아귀축생의 보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무릇 나와 남이 무관한 별개의 존재가 아닙니다.다른 이들을 인연하여 내가 존재하는 것이니 중중무진 인과의 도리 속에 나와 남은 둘이 아닙니다.하찮게 보았던 미물조차도 내가 존재하기 위한 조건이요,나로 인해 영향을 받는연기의 이치를 깨달을 때 이웃의 고통을 나의 것으로 여겨 구제하려는 대자대비심이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무명으로 비롯된 이것은 나다,이것은 나의 것이다, 하는 그릇된 인식이 없어질 때 탐욕과 성냄도 자연히 사라지며, 세상사의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이 이치를 가르치기 위하여 길에서 나서 길에서 돌아가신 부처님의 자비심은 그야말로 무변불가측(無邊不可測)입니다. 이번 부처님 오신 날에는 불교인 여부를 떠나서, 부처님의 자비심을 상기하면서 우리 주변의 이웃을 살피는 뜻깊은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산 조계종 총무원장]
  • 한나라 중선거구제로 무게중심 쏠리나

    한나라당내 중·대선거구론자들이 약간 들뜬 분위기다.국민회의와 자민련이 19일 ‘중선거구제’를 채택키로 사실상 합의했기 때문이다.이들은 선거구제 당론결정의 방향타(方向舵)를 쥔 그룹이다.당론 최종조율을 앞두고 나름대로 분위기를 띄우려는 조짐도 보인다. 당내 계파 보스 및 중진 의원 가운데 이회창(李會昌)총재와 김덕룡(金德龍)부총재를 빼고 나머지는 중·대선거구론자로 봐도 무방하다.이총재는 당론을 결정해야 하는 만큼 개인 입장을 밝힐 수 없는 처지다.김부총재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소선거구론자다.김윤환(金潤煥)·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는일찌감치 중·대선거구제를 선언했고,조순(趙淳)명예총재,이기택(李基澤)전총재권한대행,서청원(徐淸源)전사무총장도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20일 열린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부인 전체회의에서 “현재까지 당론은 소선거구제에 변함이 없다”고 전제한뒤 “우리는 소선거구제를 앞세우며 중선거구제도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당내에 중·대선거구제가 오히려 좋다고 얘기하는의원이 많다”고 소개했다. 한나라당이 최근 원내외 위원장을 상대로 ‘선거구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소선거구론자와 중·대선거구론자의 비율이 56대 44로 나타나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했다.지역별로는 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이 87대 13으로 소선거구제의 선호도가 높았다.반면 호남권은 17대 83으로 중·대선거구제의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한편 당내 3선 이상 의원들의 모임으로 내각제와 중·대선거구제를 지지하고 있는 무명회(간사 金重緯의원)도 ‘6·3재선거’가 끝나는 대로 다시 모임을 갖고 이를 공론화할 태세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특별기고] 輪廻는 멈추게 되는가

    ‘산과 들에 꽃이 피고 나무마다 새가 울며 벌 나비 춤추니,어허 좋을시고. 사월이라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모든 중생 생일잔치 얼씨구 좋고 좋다.(……).바다 밑에 등불 켜니 온 세상 밝아지고 허공으로 북을 치니 중생들이 잠을 깨네.아악!’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으로 추대된 혜암 대종사(慧庵 大宗師)의 법어(法語)이다.그러나 불자(拂子)를 들고 할(喝)을 하는 노선사(老禪師)의 모습이 실려 있는 신문을 보는 중생들의 마음은 두렵기만 하다.화두(話頭) 하나 바람에 담아 지고 하많은 낮과 밤을 이조단비(二祖斷臂)의 골짜기를 헤쳐나온 망백(望百) 노랍(老衲)의 얼굴위로 ‘유전자 조작 흑염소 레디’ 기사가 보이기 때문이다. ‘조혈제나 알파테페론 같은 단백질 제제들은 물론 앞으로 시약 개발과정에서 만들어내는 신물질들을 살아 있는 동물의 젖을 통해 싼 값에 얻어낼 수있다는 기사는 ‘인간복제’ 또한 멀지 않았다는 사실을 웅변하여 주고 있다. 인공장기가 실험실에서 배양되고 머리카락 한 올만 가지고도 사람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연구가 세계 도처에서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멸종된 공룡이나 맘모스를 되살려 내는 일도 영화 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게 유전공학자들의 말이다. ‘원조 나’와 ‘복제된 나’가 마주앉아 생명을 주제로 토론하는 일도 멀지 않게 되었다.인체의 신비를 푸는 데 결정적 정보를 제공하는 유전자 지도가 내년 2월이면 완성되고,이것을 바탕으로 한 무오류의 유전자 정보 또한 4년 뒤면 손에 넣게 될 것이라 한다.이렇게 되면 인간복제는 시간문제로 된다. ‘업(業)’에 의해서 윤회(輪廻)하게 된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인간이 짓게 되는 행위의 총체인 ‘업’은 죽음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제8식이라고 하는 의식의 근본창고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십이연기(十二緣起)의 법칙에 따라 다음 생을 받게 되므로 무명(無明)이라고 하는 근본 무지(無知)를 깨뜨리지 못하는 한 끝없이 태어나고 죽는 생사(生死)의 바다를 표류하게 된다는 것.그러므로 ‘악을 짓지 말고 선을 받들어 행하라’는 불교도덕률이 나오게 되는 근거가 된다. 그런데 이러한 불교의 가르침이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앞으로 10년 이내면 복제인간이 탄생하게 된다고 한다.사람의 손으로 사람을,그것도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된 이 가공할 사태 앞에 가장 위협받게 된 것이 불교라는 생각이다.불완전한 존재로 알고 있는 인간의 자의적인 의지와 판단에 따라 또 다른 인간이 만들어져 나오는 판이라면 업이라고 하는 존재의 근원은어떻게 되는가. 업이 사라지므로 업을 뿌리로 한 윤회 또한 발붙일 근거를 잃게 될 것이니. 윤회를 벗어나기 위한 수행(修行)은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철학은 무슨 의미가 있고 사상은 무슨 의미가 있으며 예술은 또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무엇보다도 우선 이런 글이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말인가.경천동지를 넘어서 인간의 개념 자체가 바뀌게 된 상황을 놓고 중생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가 비롯된 이래로 옳다고 믿어 왔고 가치있는 행위라고 믿어왔던 일체의 것들이 근본에서부터 뒤집어지는 사태 앞에서 중생들은 전율하고있다.‘생명과 물질이 본래 둘이 아니므로 물질에서 생명이나오는 것이 문제될 것 없다.문제를 삼아야 할 것은 오히려 실재하는 아(我)나 영혼이 있다고 믿는 인간중심적 생명관이다’고 보는 유식학(唯識學)의 견해가 있지만,공포의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일체중생의 일체번뇌에 대하여 막힘 없는 답변을 들려줄 수 있는 것만을 가리켜 진리라고 부른다.인류가 도달한 정신의 가장 높은 봉우리가 불교라면이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화두 하나에 온 몸을 던지고 계신 스님네의 방(榜)을 고대한다. 金 聖 東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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