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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 조선의 뒷골목 풍경

    강명관 지음 푸른역사 펴냄 ●무시당한 서민들의 삶과 문화 되살려 전작 ‘조선 사람들,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를 통해 풍속사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준 부산대 강명관 교수(한문학과)가 이번엔 한층 다양한 스펙트럼의 조선 이면사를 이야기감으로 삼았다.최근 펴낸 ‘조선의 뒷골목 풍경’(도서출판 푸른역사)은 존재했으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역사,너무 일상적이고 사소해서 이내 묻혀버린 역사,그리고 지배중심의 역사에 의해 무시당한 서민들의 삶과 문화를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책에는 주변부 인생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다.탕자,왈자,깡패,기생,도적 등 소외된 민중에는 애정을 보이는 반면 근엄과 엄숙으로 치장된 양반과 주류사회에 대해서는 더없이 냉철한 시선을 던진다. 저자는 먼저 조선 후기 사회와 도박의 관계를 검토한다.도박으로는 투전·골패·쌍륙이 인기 있었다.그 중에서도 특히 투전은 조선 후기는 물론 19세기 말 화투가 들어오기 전까지 도박계의 패자로 군림했다.그것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는 것이었다.중인에 의해 수입되고 중간계급을 중심으로 유행한 투전이 시정의 오락에 머물렀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투전은 수입된 지 100년도 채 못 돼 양반층에까지 전면적으로 파고들었다.‘열하일기’에 연암 박지원이 밤에 역관·비장배(裨將輩)와 투전판을 벌여 돈을 딴 뒤 득의연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그 상징적인 사례다.삼한갑족의 양반 명문가 자손인 연암이 투전이라니! 그런가하면 우의정까지 오른 조선 영조 때 문신 원인손은 투전계 최고의 타자(打子,투전 고수)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오죽하면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에서 “재상·명사들과 승지 및 옥당 관원들도 이것으로 소일하니 다른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소나 돼지치는 자들의 놀이가 조정에까지 밀려 올라왔으니 역시 한심한 일이다.”라고 한탄했을까.당시 투전의 유행은 어전에서도 거론될 정도로 조선사회의 거대한 사회문제였다. ●오락을 넘어선 투전·골패등 도박 성행 저자는 “한국의 역사학은 성에 관한 담론을 배제하지만,성이야말로 한국사를 이해하는 데매우 중요한 코드”라고 말한다.예컨대 열녀담론은 도덕적 담론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남성이 여성의 성을 독점하기 위해 마련한 책략이라는 것.그런 맥락에서 저자는 축첩제와 기생제도를 근간으로 성에 탐닉한 양반 남성들이 여인들의 억울한 섹스 스캔들을 정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한다.조선시대 성추문의 주인공이라면 단연 사족(士族) 출신 감동과 어우동이다.40여명의 남자와 간통했다는 감동과 ‘희대의 음녀’ 어우동.성적 억압이 강고했던 중세사회에서 성적 자유를 구가한 이들은 근대를 선취한 선구자적 인물임에 틀림없다.그러나 여기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들을 단지 이질적이고 돌출적인 존재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점이다.저자는 어우동을 사형에 처한다는 판정을 내린 성종이 세 명의 왕비와 열 명의 후궁을 거느린 것은 아이러니가 아니냐고 반문한다.나아가 조선은 일부일처제를 넘어 남성의 성욕을 충족시켜주는 수단으로 축첩제와 기녀제,심지어는 간통까지 제도화된 나라라는 ‘도발적인’ 견해를 편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마이너리티의 조선사다.조선시대 이방인들의 출입이 엄격하게 금지된,특수집단 거주지 반촌(泮村)은 완전한 의미의 소수자 공간이다.성균관 유학생들의 하숙촌으로 소의 도살을 독점했던 반촌 사람들은 그들만의 언어와 풍습,삶의 방식을 고집했다.저자에 따르면 반촌민의 도살은 오래전부터 성균관 유생들의 식사에 쇠고기를 제공했던 관습과 무관하지 않다.반촌민들에게 소의 도살을 허락한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성균관 유생들의 쇠고기 식사 습관은 율곡 이이가 생명에 대한 배려 등의 이유로 평생 쇠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큰 대조를 이룬다. ●‘축첩·기녀제도' 남성 성욕 충족시킨 수단 20세기 들어 근대적인 교육제도가 시행되자 성균관은 옛 위상을 잃고,반촌도 해체의 길을 걸었다.반촌 사람들에게 가해진 사회적 차별 또한 점차 사라졌다.이제 반촌 사람들은 역사 속에 잊혀진 존재가 됐다.하지만 저자는 신분제는 사라졌지만 지금도 돈과 권력,학벌,출신지에 따라 인간을 차별하는 세태는 여전하다고 씁쓸해한다. 그런 만큼 저자는우리 역사를 묵묵히 일궈온 무명씨들의 삶을 세상에 드러내는 데 열심이다.민중의(民衆醫) 조광일·백광현·피재길,백범의 탈옥공작을 벌인 불한당 괴수 김 진사,최고의 대리시험 전문가 유광억,반촌 사람들 교화에 뛰어든 안광수,최고의 판소리꾼 모흥갑,유흥계를 누빈 거문고 명인 이원영,조직폭력배 검계(劍契)를 일망타진한 포도대장 장붕익,검계의 일원이었던 집주름 표철주….이 책에서는 형형색색의 조선 비주류들이 역사의 전면으로 걸어나온다. 1만 4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가요인생 35년 콘서트 조용필 / “남은 삶은 팬들에게 보답하는 시간”

    ‘슈퍼스타’ 조용필(53).그가 있기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땅에 가수는 있었다.그럼에도 그의 이름 석자에 한국 대중가요사를 대변하는 범상찮은 무게가 실리는 건 무슨 까닭일까.새삼 따져본다.그만큼 굵게 진하게 한결같이 스타덤을 누린 가수가 또 있었던가.그만큼 ‘현재성’을 확보한 채 긴 생명력을 이어온 대중스타가 몇이나 있었던가.그는 행사장마다 아직도 30대 ‘오빠부대’를 끌고다니는 사람이다. 그가 가요인생 35주년을 정리하는 기념콘서트를 오는 30일 서울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연다.그 스스로도 “지나간 세월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말꼬리를 흐린다. 5일 콘서트 제작발표회가 마련된 조선호텔 로비에도 아니나 다를까,그의 ‘오빠부대’가 진을 치고 있었다.초등생 딸아들 두엇쯤은 뒀음직한 아줌마팬들이 ‘조용필’을 연호하는 복도를 지나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저 음악이 좋아 취미삼아 시작했던 일이 인생의 전부가 됐습니다.세상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맨먼저 해야겠지요.” 처음엔 오는 12월예술의 전당 공연만 조용히 기념행사로 치를 요량이었다.그러다 좀더 큰 판을 벌이자는 주위의 권유가 하도 많아 경기장에서의 대형 공연을 계획하게 됐다는 것.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처음엔 엄두가 나지 않았지요.내가 떠오르는 별도 아니고.요즘같은 불황기에 그것도 여름철에 무슨 수로 4만∼5만명이나 되는 관객을 불러모을까 싶기도 하고.하지만 이젠 생각이 다릅니다.최고의 기념비적인 무대를 막올리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합니다.” 기념공연의 제목은 ‘The History’.지금까지 드러난 무대의 외형만으로도 얘깃거리가 넘친다.무대의 폭만도 110m에 높이가 30m.국내 무대로는 최대 규모다.‘조용필 개인무대가 아니라 범국민 축제로 만들겠다.’며 큰소리칠 만도 하다.무대에 오르는 출연진이 250여명에 스태프 수는 3000명이 넘는다.주요 제작진의 면면도 뉴스거리다.표재순 연세대 영상대학원 교수가 예술감독,‘명성황후’의 연출가 윤호진이 총연출,박동우 중앙대 연극과 교수가 무대디자인을 각각 맡았다. 초대 손님도 호화판이다.“여태까지의 공연무대에서 게스트란 걸 한번도 불러본 적이 없었다.”는 그는 “한국가요계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이번만큼은 후배가수들을 모시기로 했다.”고 말한다.신해철·신승훈·이은미·유열·윤도현·장나라·god 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어떤 노래를 어떤 무대에서 부를지는 끝까지 비밀이다.“아마 당사자들도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할지 모를 것”이라며 웃는다.그 털털한 웃음 끝에 장난기가 스쳤다. 서울 경동고를 졸업한 그는 1968년 그룹 ‘애드킨스’를 결성하면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그에게도 서러운 무명의 시간은 있었다.76년 ‘국민가요’가 되다시피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히트시키기까지 그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이는 없었다.기타 하나 둘러메고 이름없는 무대를 전전하며 벤처스나 비틀스의 인기곡들을 리드연주하는 게 고작이었다.그 시절을 한순간도 잊어본 적이 없다.“처절한 심정으로 기본기를 다진 소중한 시간들이었다.”고 기억을 돌이킨다. 77년 세상을 놀라게 한 대마초 사건의 오명을 씻고 정식 데뷔앨범을 낸 건 80년이다.‘창밖의 여자’‘단발머리’ 등의 히트곡들이 실린 첫 앨범이 한국기네스북에 최초의 밀리언셀러 음반으로 올라갈 줄은 그도 몰랐다.이후 지금까지 발표한 음반이 17장.정확히 173곡을 불렀다. 못다 부른 노래가 아직도 많다.17집을 낸 지 5년만에 그는 요즘 18집 앨범(이달말 발매예정)의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세월이 변하듯 음악성향도 변하는 것 같습니다.10여년 전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가더라고요.다른 곡들은 몰라도 제가 작곡한 노래에는 클래식과 팝이 섞인 듯한 냄새가 물씬 날 겁니다.대중성이 있는지 없는지야 물론 여러분들의 평가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원래 18집은 올봄 발매를 목표로 작업을 진행했다.하지만 지난 1월 갑작스레 아내가 세상을 떠나면서 공백이 생겼다.친구 같던 아내를 영원히 잃은 지금,그에게 남은 삶은 “또 다른 도전”이다. “등산으로 치면 7부 능선을 넘어선 셈”이라고 자신의 음악인생을 돌아본 뒤 “내년부터는 어린가수 양성에도 아낌없이 열정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그에 대한 구체적인프로그램은 아직 없다.“이것만은 분명합니다.변성기가 지나지 않은 어린 재목을 찾아낼 것이고,그에게 악기에 발성까지 두루 연마시킬 것이고,몇년 뒤엔 ‘가수 조용필’을 훌쩍 뛰어넘는 똑똑한 아티스트로 커있을 거란 사실 말입니다.” 자꾸만 욕심이 새끼를 친다.12월6일부터 14일까지는 예술의전당 콘서트,내년 말엔 세종문화회관 공연까지 잡아놨다.인터뷰 말미에 뜬금없이 “공부하고 싶다.”더니 “여유가 생기는 대로 런던,아일랜드,뉴욕으로 음악공부를 하러 떠날 것”이라며 활짝 웃는다. /황수정기자 sjh@
  • 말말말˙˙˙

    이렇게까지 유명세를 탈줄 몰랐다.백악관에까지 초청되는 등 일생에 한번 정도 있을 법한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에서 무명의 설움을 딛고 ‘깜짝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벤 커티스,‘칙사’ 대접을 받고 있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 [열린세상] 죽음 권하는 사회

    하나의 큰 충격이었다.충격을 넘어 우리의 냉가슴을 후벼내는 아픔이자 슬픔이었다.개인의 아픔과 슬픔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비참한 장면이었다.꽃잎처럼 떨어져 나가 돌 같이 단단한 시멘트 바닥 위에 납작하게 추락하는 생명체들을 상상해 보았는가.금쪽 같이 아끼며 사랑하는 어린 아들 딸들을 높은 고층 아파트에서 손수 집어 던지는 엄마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는가.그것도 죽기 싫다면서 목메어 애걸하는 고사리 같은 손을 억지로 떼어내고 뿌리치면서 말이다. 지난 17일 인천에서 30대 주부가 극심한 생활고를 비관해 14층 아파트에서 어린 딸 두명을 차례로 창문 밖으로 던진 뒤 자신도 다섯살 된 아들을 품에 안고 투신해 일가족 4명이 모두 숨졌다고 한다.그 주부는 가출한 남편 대신 애들 3명을 키우면서 생활고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결국 가난에 찌든 고통이 한 가정을 비극의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다. 며칠 전에도 광주에서 11살짜리 5학년 초등학생이 아버지의 폭력이 무섭고 두려워서 10층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하였다.그 초등학생은 아버지의 무자비한 학대로 위탁가정에서 생활하던 중 자신의 잘못으로 아버지에게 다시 돌려보내겠다는 말을 듣고 그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몸을 던져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특별한 복지시설이나 사회안전대책 없는 극단의 처지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가난과 폭력,공포,죽음의 위기 앞에서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비정한 원시적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죄 없는 무고한 시민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회는 그 자체만으로도 부도덕하다고 한다.거창하게 눈길을 끄는 정치적인 구호나 사건보다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하찮은 일상에서 우리 사회의 총체적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300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 사회,부당한 부자의 대물림과 억울한 빈곤의 악순환이 묵인되는 사회,상위계층 1.6%의 소비가 국내 소비 전체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빈부격차가 심한 사회,기초생활보장 대상자의 비율이 선진국의 5분의1도 안 되는 3% 수준인 우리의 현실. 외환위기 이후 최근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다.개인 파산자도 작년에 비해 4.4배 증가했다고 한다.경계를 뛰어넘는 약육강식의 신자유주의적 경제논리와 구조조정의 그늘이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이다.근래 우리 나라에서 하루 평균 36명의 자살자가 발생하는데 이 가운데 생활고 등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크다고 한다.소위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그늘진 계층은 계속 죽음의 행렬로 내몰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제 치하 어두웠던 시대 ‘술 권하는 사회’를 썼던 현진건은 그의 소설 ‘빈처’에서 가난하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부부를 해피 엔딩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주인공 ‘나(K)’의 아내는 친정 아버지 생일 날 막상 입고 갈 마땅한 옷이 없었다.쓸 만한 세간과 비단 옷 등은 모두 전당포에 잡혀 있었고 허름하게 걸치는 무명 옷만 남아 있었다.세속적 가치를 외면했던 남편의 무능함 때문에 가난의 질곡을 벗어날 수 없었다. 장인 집에서 보았던 은행원 남편을 둔 부유한 처형의 모습과 한없이 초라한 행색의 아내.그러나 처형은 겉모습만 화려하게 보일 뿐 안으로는 주색잡기에 빠진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가진 것 없더라도 의좋게 지내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고마움과 사랑으로 가득한 아내의 눈과 주인공 ‘나’의 눈에 눈물이 넘쳐 흐르면서 끝맺는다.가난과 그것을 이기지 못한 죽음까지도 개인의 무능으로만 돌리는 우리 사회에서 소설 ‘빈처’는 행복을 찾는 지혜를 암시하고 있다.죽음 권하는 사회에서 그 행렬을 벗어나는 지혜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신 일 섭 호남대 교수 역사문화학
  • 막오른 세계배드민턴선수권 / 두번의 실패는 없다

    아테네올림픽 금라켓 ‘시동’. 제13회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28일 영국 버밍엄 국립체육관에서 막이 올라 50개국 350여명의 ‘셔틀콕 전사’들이 다음달 3일까지 치열한 메달 사냥을 벌인다. 2년마다 남녀 단식과 복식,혼합복식 등 5개 종목에 걸쳐 치러지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각국의 내로라하는 간판 스타들이 모두 참가해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특히 이번 대회는 내년 8월 열리는 아테네올림픽의 전초전 성격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끈다.이번 대회 챔피언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한국 배드민턴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으로 군림했다.하지만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따라서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시드니올림픽에서의 불명예를 회복하고 정상의 위치를 재확인한 뒤 내년 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쓸어담겠다는 각오다.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무려 금메달 3개에 도전한다. ●‘환상의 복식조' 만리장성을 넘어라 한국이 노리는 금 3개 가운데 정상에 가장 근접한 종목은 ‘환상의 복식조’ 김동문(28·삼성전기)-나경민(27·대교눈높이)이 나서는 혼합 복식.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김동문과 ‘셔틀퀸’ 나경민은 98년부터 짝을 이뤄 각종 국제 대회를 휩쓸며 세계 코트를 평정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앙숙이자 천적인 중국의 장쥔-가오링이 고비마다 걸림돌이 되고 있다.김-나조의 우승을 그 누구도 의심치 않은 시드니올림픽에서 무명의 장쥔-가오링조에 일격을 당하며 8강에서 탈락,국내 배드민턴계를 초상집으로 만들었다.이어 이듬해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막판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해 충격을 더했다. 장쥔-가오링은 투어대회에서 김-나조에 완패하면서도 큰 경기에서는 유독 김-나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국내 관계자들도 김동문-나경민조에 징크스가 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장쥔-가오링조는 김-나조(세계 7위)와 이번 대회 정상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여기고 있는 김동문과 나경민이 이 대회에서 징크스를 깨고 아테네 정상 등극의 발판을 구축할 지 주목된다. ●불모지 단식에서 금메달 야심 지난 1977년 세계선수권대회가 창설된 이후 남자 단식은 중국 인도네시아 덴마크 등 3개국만이 돌아가며 정상을 밟았다.한국에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종목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단식 스타가 탄생했다.김천시청의 이현일(23)이다.서울체고 2년때 작은 체구에도 불구,명석한 판단력과 타고난 순발력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현일은 지난해 미국 일본 오픈을 제패한 데 이어 올 스위스오픈까지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더니 단체전인 세계혼합선수권대회에서 세계 1위 첸훙(중국)을 2-0으로 완파,세계 배드민턴계에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이현일의 등장으로 복식 강국 한국은 올림픽에서 금 3개까지 노리게 된 것.높이와 체력의 열세를 순발력으로 극복하고 있는 이현일(세계 14위)은 이번 대회에서 첸훙은 물론 맞수인 히다얏 타우픽(인도네시아·8위)과 맞서 첫 우승을 일궈낸다는 다짐이다. 김민수기자 kimms@ 월드랭킹 시드배정에 결정적 역할 올림픽 메달을 염원하는 각국의 배드민턴 선수들은 월드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월드 랭킹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부여하는 척도인데다 초반 강호들을 피해 메달권으로 순항할 수 있는 시드 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 국제배드민턴연맹(IBF)은 내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부터 내년 4월 코리아오픈까지 16개 국제대회 성적을 토대로 월드랭킹을 산정,출전 티켓과 시드를 배정하게 된다.이 때문에 선수들은 각종 국제대회를 순회하며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한국은 10개 국제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첫 대회가 이번 세계선수권.랭킹 포인트가 가장 높아 대부분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과 함께 ‘7스타급’ 대회로 1위는 600점,2위는 510점이 주어진다.또 코리아오픈과 인도네시아오픈 등 6스타급 대회는 우승 포인트가 540점으로 높지만 1스타급 대회는 240점에 불과하다. 따라서 각국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은 단시간에 높은 포인트를 챙길 수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모두 나선다. 높은 시드를 배정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기량을 점검하고 강호들을 분석하기 위한 더없이 좋은 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김민수기자
  • 허석호 돌풍이 남긴 것 / 브리티시오픈 정복 가능성 확인

    브리티시오픈 마지막 4라운드.1번홀에 오른 허석호는 3번 우드로 티샷을 한 앞선 3일 동안과는 달리 드라이버를 잡았다.3일 연속 티샷한 공이 휘는 바람에 가장 애를 먹은 1번홀부터 각오를 다지자는 의미였다. 하지만 공은 의도한대로 가지 않았다.이번에도 왼쪽으로 휘어지며 러프로 직행한 것.결과는 보기 2개,파 1개를 잡은 지난 3일 동안 보다 더 나빴다.더블보기.추락을 예고하는 전주곡이었다.곧바로 3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회생하는 듯 했지만 이후 5개의 보기를 더해 결국 공동 28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러나 지난 3일 동안 허석호의 플레이는 우리 국민들뿐 아니라 전세계 골프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유럽과 미국에선 무명에 가까운 그는 첫날 언더파를 친 5명에 포함되며 공동 4위에 나서는 기염을 토했다.이 때까지만 해도 모두들 가끔 있는 ‘무명 돌풍’ 정도로 치부했다.그러나 2라운드에선 공동 2위로 오히려 한발 더 나갔고,3라운드까지 선두와 3타차 공동 8위를 유지하며 우승 가시권에 진입하는 저력을 발휘했다.미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www.pgatour.com)에선 첫날 깜짝선두 헤니 오토(남아공)와 함께 그의 프로필을 상세히 띄우기까지 했다.국내 골프계에선 지난 1956년 첫 도전 이후 47년만의 첫 ‘톱10’ 진입도 기대했다. 영국 해안가의 악명높은 악천후에 3일 내내 시달린 그가 마지막으로 극복해야 할 것은 체력이었다.마지막날 추락도 체력 저하와 관리능력 부족이 크게 작용했다.그러나 유럽과 미국의 강호들 틈새에서 사흘 내내 선두권을 달렸다는 사실에서 한국인 첫 브리티시오픈 정상 정복도 멀지 않았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가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일본 랭킹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이며,내년에는 PGA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무명 커티스 브리티시오픈 제패

    ‘무명이 문을 열고,무명이 문을 닫았다.’ 예선을 거쳐 출전한 헤니 오토(남아공)가 ‘깜짝 선두’로 1라운드의 막을 연 뒤 한국의 허석호(이동수패션)까지 가세해 연일 무명 돌풍이 이어진 올시즌 남자골프 세번째 메이저 브리티시오픈(총상금 600만달러)은 벤 커티스(미국)라는 새내기의 정상 등극으로 막을 내렸다. 커티스는 21일 영국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골프링크스(파71·7106야드)에서 끝난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4개로 2타를 줄여 합계 1언더파 283타로 프랑스 보르도산 적포도주를 담는 주전자 ‘클라레 저그’를 본떠 만든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난 2000년 프로로 데뷔한 커티스는 지난해 미프로골프(PGA)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26위에 올라 올해 투어에 합류한 뒤 웨스턴오픈 13위가 최고 성적인 무명.이번 대회에도 2주일전 웨스턴오픈 상위 입상자에게 주는 마지막 본선 티켓을 잡아 가까스로 출전했다.신인이 첫 메이저대회 출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1913년 US오픈의 프란시스 위밋 이후 두번째다. 토마스 비요른(덴마크)과 비제이 싱(피지)은 커티스에 1타 뒤진 이븐파 284타로 공동 2위에 올랐고,타이거 우즈는 이븐파 71타를 쳐 공동 4위를 차지했다. 네번째 출전한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1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7오버파 291타로 공동 22위(상금 5만2300달러)를 차지해 한국의 브리티시오픈 도전 47년 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다. 첫날 공동 4위에 오른뒤 사흘 내내 선두권을 지킨 허석호는 체력 저하로 6타를 잃어 합계 8오버파 292타가 돼 공동 28위(상금 4만1330달러)로 밀려났다. 곽영완기자
  • 허석호등 코리아군단 골프쇼 / TV앞 잠 못이룬 주말

    한여름밤 영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펼쳐진 ‘코리아군단’의 골프쇼가 팬들은 물론 국민들을 연일 잠 못들게 하고 있다. 주말인 지난 19일 골프 마니아를 포함한 국민들은 오후 6시가 되자 텔레비전 앞에 모여들었다.영국 동남부 해안가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골프장(파71·7106야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올시즌 남자골프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생중계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미프로골프(PGA)에서 활약하는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와 일본 투어에서 활약중인 허석호(30·이동수패션)가 출전한 이 대회 3라운드는 20일 새벽까지 이어졌지만 많은 국민들은 밤을 지새우며 텔레비전 앞을 지켰다.세계 무대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허석호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황색돌풍’을 이어가는 바람에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것. 한때 단독선두까지 치고 올라간 허석호의 플레이는 전세계 골프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브리티시오픈 생중계가 끝날 즈음,이번에는 미국 뉴욕주 뉴로셸의 와이카길골프장(파71·6161야드)에서 펼쳐진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이베이스 빅애플클래식(총상금 95만달러)에서 정상을 다투는 한국 여자골퍼들의 활약상이 즐거움을 안겨준다. 한희원(25·휠라코리아)이 2라운드에 이어 3라운드에서도 공동선두를 달리는 등 한국선수 4명이 ‘톱10’에 진입해 국민들의 졸린 눈을 붙들어 맸다.두 대회를 첫날부터 모두 시청했다는 박흥석(44·자영업)씨는 “밤을 지새웠지만 한국 선수들의 선전에 피곤한 줄도 몰랐다.”며 “복더위를 잊게 해준 밤”이라고 말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빅애플1R / ‘땅콩’ 김미현 버디쇼

    ‘슈퍼땅콩’ 김미현(사진·26·KTF)이 올시즌 첫 승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지난해 아깝게 우승을 놓친 한희원(25·휠라코리아)도 선두권에 포진,‘코리안 돌풍’을 이어갔다. 김미현은 18일 미국 뉴욕주 뉴로셸의 와이카길골프장(파71·6161야드)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이베이스 빅애플클래식(총상금 95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솎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5언더파 66타를 쳤다. 4언더파 67타로 공동 2위에 오른 무명의 리즈 얼리(미국),실비아 카바렐리(이탈리아)에 1타 차로 앞서 단독 선두를 달린 김미현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박세리(CJ) 등 강자들이 에비앙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을 앞두고 대거 결장함에 따라 시즌 첫 우승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10번홀 파로 경기를 시작한 김미현은 11번홀(파4)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컵에 바짝 붙여 첫 버디를 낚은 뒤 14번홀(파4)에서도 4.5m짜리 버디 퍼트를 떨구며 상승세를 탔다.16번홀(파3)에서 3퍼트로 첫 보기를 범해 주춤한 김미현은 그러나 곧바로 다음홀에서 6m가 넘는 긴 퍼트를 컵에 떨궈 만회했다.후반에서도 2번홀(파3)과 4번·6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엮어내며 일찌감치 리더보드 최상단에 자리를 잡았다.한희원 박지은(나이키) 김영(신세계) 이선희 등의 ‘코리안 돌풍’도 여전했다.전반 1개,후반 2개의 버디를 잡아 3언더파 68타를 친 한희원은 지난주 캐나다오픈 우승자 베스 대니얼(미국) 등 8명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평균 비거리 281야드의 장타를 뽐낸 박지은은 2언더파 69타를 쳐 이글 1개,버디와 보기 3개씩을 기록한 김영과 함께 공동 12위에 올랐다.LPGA 입성 이후 극도의 부진을 보인 이선희(30)는 이븐파 70타로 공동 31위로 기대를 모았지만 박희정(23·CJ)은 2오버파로 부진,양영아(25)와 함께 공동 59위로 처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Q&A로 미리 보는 터미네이터3 / 돌아온 ‘그’ … 혈투상대는 ‘女’

    터미네이터가 돌아왔다. 1991년 2편이 나온 지 12년 만에 만들어진 ‘터미네이터 3’(Terminator3:Rise of the machines)가 오는 25일 국내 개봉된다.강산이 변했을 세월이니 터미네이터도 달라졌을 법하다.그러나 외모나 성능은 예전 그대로다.극장에서 1,2편을 보고 열광했던 30대 ‘터미네이터 세대’가 10여년 전 추억을 복기할 정도다. 대신,터미네이터를 둘러싼 환경은 화려해졌다.할리우드가 12년 만에 벼르고 별러 내놓은 후속작이니 물량 공세가 오죽했을까. 극의 주요 설정은 어떻게 달라졌나. -2편에서 어머니의 도움으로 천신만고끝에 살아 남은 미래의 지구영웅 존 코너(닉 스탈)는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됐다.하지만 정상적인 삶의 소유자는 아니다.미지의 위협에 대한 불안감으로 진정제에 의지한 채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끊고 막노동판을 전전한다. 영화의 정확한 시간배경은 코너가 암살기계 ‘T-1000’의 위협에서 벗어난 10년 뒤.2편에서 살벌하게 경고했던 ‘심판의 날’은 다행히 아직 오지 않았으며,코너는 학창시절 친구이자 미래의 동반자인케이트 브루스터(클레어 데인즈)를 만난다. ●액션·특수효과등 한층 업그레이드 터미네이터는 2편에서처럼 여전히 ‘인간편’인가.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변함없이 연기한 터미네이터는 이번에도 인간,정확히는 존 코너의 목숨을 지켜주려 미래에서 온 기계인간이다.3편에서 눈이 확 뜨이는 캐릭터 설정은 ‘악당 터미네이터’가 여성이란 점.미래인류의 지도자인 코너를 암살하라는 기계집단의 특명을 받고 미래에서 파견온 살인병기 ‘T-X’(크리스타나 로켄)다. 1,2편과 감독이 다른 만큼 전반적인 분위기도 달라졌을텐데. -3편의 감독은 재난액션 ‘U-571’을 통해 블록버스터 제조에 재능을 인정받은 조나단 모스토.제임스 카메론 감독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그는 장기를 십분 살려 영화를 ‘스펙터클 액션 버라이어티쇼’로 특화시켰다.코너를 보호하는 터미네이터와 T-X의 도입부 추격신은 통쾌한 스피드액션 그 자체다.슈워제네거가 가장 힘들게 촬영했다고 고백한,터미네이터가 크레인에 매달려 달리는 장면도 볼 만하다. 액션의 규모나 화면 묘사력은어느 정도인가. -컴퓨터그래픽이나 특수효과 등의 볼거리는 확연히 업그레이드돼 누가봐도 블록버스터급이다.T-X가 동력에 녹아내리는 장면 등은 탄성이 터질 만큼 정교하고 사실적이다.액션팬들에게 더욱 반가울 대목.특수효과가 가미된 기계인간의 맞대결이 한순간도 멈추지 않을 만큼 액션의 강도가 높다. ●메시지는 어두운 운명론적 분위기로 여자 터미네이터의 등장이 아무래도 눈길을 끈다. -터미네이터가 10여년전 단종된 구식모델이어서 능력이 제한된 것과는 달리 여자 터미네이터 T-X는 주변기계들을 파괴하고 조종하는 가공할 능력까지 지녔다.모델 출신의 무명배우 크리스타나 로켄이 1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는데,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빼어난 미모에 감정표현이 전혀 없는 기계인간의 얼굴,로봇처럼 미세하게 규격화된 몸놀림 등이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2편에서는 지구 ‘심판의 날’까지도 인간의지로 바꿀 수 있다는 낙관론을 폈는데. -3편의 메시지는 한결 어두운 운명론적 분위기로 돌아섰다.“미래는 인류가 스스로 기록하는 역사”라며 능동적으로 인류운명을 개척하던 2편때와는 사뭇 다르다.끝내 핵전쟁이 일어나고 ‘스카이넷’(인간을 멸망시키려는 기계 네트워크)과의 한판 결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체념적 결론에는 가슴이 서늘해진다. ●55세 슈워제네거 투혼 박수받을만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활약상은 여전한 지. -슈워제네거의 올해 나이는 55세.열심히 몸을 날리지만 얼핏얼핏 주름살이 도드라져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어뵌다.상대역인 크리스타나 로켄(23)과 무려 32세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박수를 보내야 할 투혼이다.상영시간 1시간 48분. 황수정기자 sjh@
  • 100년전의 한국 / “호랑이 가죽 팝니다” 신문 광고도

    대한매일신보가 창간된 1904년은 서양 문물이 물밀듯 밀려오던 개화기의 끝자락이었다.이듬해 을사조약 체결이 보여주듯 일본의 야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던 시절,우리네 삶은 근대 문물과 전통이 혼재한 가운데 소용돌이처럼 급변하고 있었다.종로 거리를 전차가 차지하고,전화가 등장했다.양복이 한복을 대신했고,여인네들은 장옷을 벗어던졌다.대한매일신보가 첫 선을 보였던 시절,당시 우리의 삶이 어떠했는지 100년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외국인들에게 ‘코리아’의 상징물로 잘 알려진 남대문.성벽도 없는 흉물(?)로 변해버린 것은 일본에 의해서였다. 1908년 당시 조선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가 일 황태자를 초청하면서 남대문을 헐자고 했던 것.“황태자가 한국을 방문하는데 냄새나는 조선 대문을 걸어들어가게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맹렬한 반대에 부딪혀 전체를 허무는 것은 무산됐지만 결국 서쪽 성벽을 헐고 큰 길을 내 황태자가 탄 마차를 통과시켰다.다음해에는 동쪽 성벽마저 허물어 남대문은 ‘두 팔’을 잃었다. ●전차 아무데서나 세워 1904년 당시 서울에서 가장 인기있는 볼거리는 전차였다.전차가 처음 개통된 것은 1899년 5월 17일.서대문-종로-동대문-청량리를 연결하는 8㎞ 구간으로 1896년 일본 교토에 이어 동양 두번째였다.전차요금은 상등 3전5푼,하등은 1전5푼이었다.당시 대한매일신보 한 부의 가격이 2전5푼임을 감안하면 그리 비싸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거장은 따로 없었다.승객의 요구에 따라 아무곳에서나 섰다.당시 전철이 개통되자 이를 신기해하며 하루 종일 전차를 타고 동대문에서 서대문까지 왔다갔다 하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전차가 항상 인기만 누리던 것은 아니었다.당시 큰 가뭄이 들었는데 전차가 원흉으로 지목됐다.전차가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서 가물다는 황당한 유언비어였다.결국 사고가 터졌다.개통 10일만인 5월 26일 종로 2가에서 전철길을 건너던 5세 어린이가 전차에 치여 즉사했다.아버지는 도끼를 들고 전차에 덤벼들었고 성난 군중이 전차 2대를 불질렀다.이후 4달동안 운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후 인기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아 1930년대에는 하루 평균 232대의 전차가 2000여명의 승객을 실어날랐다. 인력거는 택시역할을 했다.1911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육상교통수단은 자동차와 인력거,말수레,승용마차가 담당했다.하루종일 달리다보니 인력거꾼의 체력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운동회가 열리면 달리기대회 1등은 항상 인력거꾼이었다고 한다. 대한매일신보가 창간되기 2년 전인 1902년,처음으로 공중용 시외전화가 개통됐다.당시 전화가입자는 24명.이중 조선인은 2명에 불과했다.시외전화가 먼저 개통된 것은 시내의 경우 하인을 보내 연락한 탓에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1920년대 이후에야 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정착,1924년 서울의 전화가입자는 5969명까지 늘었다. 점점 서구의 영향을 받으면서 패션도 서구화됐다.1900년 문관들의 복장이 양복으로 바뀌었고 앞서 1896년에는 육군복장규칙이 제정되면서 구미식 군복이 등장했다.그러나 당시 양복은 개화에 영향을 받았거나 돈이 있는 사람들의 몫이었을 뿐 서민들의 옷차림은 무명옷이었다.갑오경장 이후 여성들의 외출이 훨씬 자유로워지면서 외출시 덮어썼던 장옷이나 쓰개치마가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대신 등장한 것이 검정 우산.얼굴을 내놓고 다니기 쑥스러운 여성들이 얼굴을 가리기 위한 방편으로 선호되면서 검정우산은 외출 여성들의 필수품목 1호가 됐다.당시 서울 자하문 밖으로 소풍을 갔던 한 여학생은 소풍감상문에 “양산에 가려 경치라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하루 종일 내 발등만 보고 다녔다.소풍이란 발등만 보는 운동회다.”라고 할 정도였다. ●성냥·비누 가장 잘 팔려 여성 옷차림의 변화는 1907년 김활란씨가 도쿄에서 귀국하면서 챙머리 헤어스타일에 발목 위까지 올라가는 검정 통치마를 입은 것이 발단이 됐다.이 패션은 여성들 사이에 ‘양장미인,단발미인,모단걸(毛斷傑·modern girl)로 불리며 신여성의 대명사가 됐다. 미(美)를 추구하는 여성들의 욕구는 100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화장품이라고 해봐야 머리빗는데 쓰는 동백기름,분꽃의 씨를 빻아만든 분가루 등 천연재료가 전부였다.팥이나 녹두가루는 비누를 대신했다. 비누는 1882년조선과 청나라가 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입됐는데 잡화상이 밀집한 진고개(지금의 충무로) 일대에서는 성냥과 함께 최대 히트상품이었다.1904년 당시 비누 1장의 가격은 1원.당시 근로자의 하루 품삯이 80전이었던데 비하면 엄청나게 비쌌다.비누향은 ‘멋쟁이 냄새’로 통했는데 일부러 세수할 때 비누기를 남겨 향이 오래가게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대중에 연분 화장품 인기 당시 가장 대중적인 화장품은 연분(鉛粉)이었다.고급 화장품에 비해 값이 싼데다 화장이 잘 퍼졌기 때문.특히 화류계 여성들에게 인기만점이었는데 연분 때문에 신세를 망친 여성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한다.연분은 납조각에 식초를 바르고 숯불에 달궈서 생기는 하얀 가루를 원료로 하는 일종의 가짜 화장품.바를수록 납에 중독돼 얼굴이 시퍼렇게 망가지는 납중독 증상에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일자리가 없던 시절,가장 보편적인 직업은 식모나 급사 등 집안 일을 돌보는 ‘가사사용인’이었다.지게꾼과 인력거꾼 등 일용노동자가 그 다음으로 많았는데 이들의 일당은 최고 40전으로 설렁탕 한 그릇(15전)도 마음놓고 먹기 어려웠다.현진건의 소설 ‘운수좋은 날’에서 주인공 박첨지가 운수가 억세게 좋아야만 설렁탕을 먹을 수 있다고 한 것이 당시의 노동 현실이었다. 서민들의 삶터는 역시 초가집이었다.1899년 7월 서울의 주택은 4만2870호에 인구 20만992명이었다.이 가운데 초가집은 2만9831호로 전체의 69.6%를 차지했다. 양옥도 등장했는데 ‘쉬익-’소리를 내는 스팀 난방시설 때문에 웃지못할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1918년 호텔을 개조해 만든 이화학원 기숙사의 스팀 난방을 본 학부모들은 뜨거운 김이 음기(陰氣)를 죽여 불임증을 유발한다며 기숙사 사용을 거부했다. TV가 없었던 시절,광고는 신문광고가 거의 전부였다.최초의 광고는 1886년 2월 22일 한성주보 제4호에 등장한 독일상사 세창양행의 광고였다.판매물품은 호랑이와 수달 가죽에서 사람 머리카락,담배,돼지발톱,성냥 등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취급했다.처음에는 잡화광고와 책광고가 대부분이었지만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생필품 광고는물론 다이어트 광고까지 등장했다. ●기사는 이경재씨의 ‘한양이야기’와 한국역사연구회에서 펴낸 ‘우리는 지난 100년 동안 어떻게 살았을까.’에서 일부 발췌해 재구성했다. 김재천 기자 patrick@
  • 브리티시오픈 / 첫출전 허석호 ‘무명 돌풍’

    허석호(이동수패션)가 첫 출전한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총상금 6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상위권에 포진했다. 허석호는 1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영국 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골프장(파71·6106야드)에서 개막된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로 선두권과 2타차인 1언더파 70타를 쳐 이날 밤 11시30분 현재 에두아르도 로메로(아르헨티나) 리 웨스트우드(영국) 등 강호들과 함께 공동9위를 달렸다. 첫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부진하게 출발한 허석호는 3번홀(파3)에서 다시 보기를 추가해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듯 했으나 4번·7번홀(이상 파5)에서 거푸 버디를 낚아 상승세로 돌아선 뒤 8번과 9번(이상 파4)에서 보기와 버디를 맞바꾸며 전반을 이븐으로 마쳤다.후반들어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타수를 낮춘 허석호는 14번홀(파5)에서 다시 보기를 범하는 난조를 보였지만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그러나 4번째 출전하는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차분히 파세이브 행진을 펼치다 6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등 난조에 빠져 9번홀까지 3오버파를 기록하며 공동 78위로 처져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헤니 오토(남아공)는 버디 5개 보기 2개 등 3언더파 68타로 경기를 마쳐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고,노장 그레그 노먼(호주)과 데이비스 러브3세가 나란히 2언더파 69타로 공동 3위로 나서는 기염을 토했다.또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려는 필 미켈슨도 7번홀까지 역시 2언더를 유지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2000년 이 대회 챔피언 타이거 우즈는 첫홀부터 러프를 오가는 난조 끝에 트리플보기로 출발한 뒤 이후 버디 4개 보기 3개를 추가하며 2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53위로 추락,지난해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우즈는 지난해 이 대회 3라운드에서 10오버파를 치는 최악의 난조를 보였다. 우즈와 같은 조에서 플레이에 나선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도 2오버파 72타로 1라운드를 마쳤고,마스터스 챔피언 마이크 위어(캐나다)는 3오버파로 공동 78위에 머물렀다.대회 2연패를 노리는 어니 엘스(남아공)는 4번홀까지 1오버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리조트룩 연출 이렇게/시원하고 섹시하게 자~ 떠나자

    지루한 장맛비가 그치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돌입한다.1년을 기다린 휴가이기에 떠나는 것만으로도 설레지만 평상시 도전해보지 못한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즐겁다.올 여름에는 더욱 세련된 연출을 시도해볼까. ●30∼40대…화려한 변신 ‘바캉스웨어’,‘리조트룩’ 모두 피서지에서 입는 옷을 뜻한다.그러나 귀족주의를 지향하는 요즘 추세에 따라 더욱 우아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리조트룩이라는 말이 자주 거론된다. 어떻게 부르든 피서지 패션의 포인트는 활동적이고 편안한 느낌을 살리는 것.굳이 새 옷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꽃무늬,줄무늬 패턴이 들어간 일상복으로도 리조트룩을 연출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하늘거리는 개더스커트(주름치마),허리에 두르는 랩스커트로 여성스러운 리조트룩을 표현한다.보다 과감한 패션을 원한다면 줄무늬나 꽃무늬 톱(짧은 민소매 셔츠)에 밝은 색 팬츠를 매치해보자.섹시한 분위기도 함께 연출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자연환경과 잘 어울리는 밝고 화려한 색상과 대담한 무늬를 사용한 패션이 리조트룩의 경향이다.파랑,빨강,자주빛의 꽃,과일 등 문양을 넣은 ‘하와이안 셔츠’가 단연 인기다.여기에 밝은 색상의 바지를 입어주면 세련된 리조트룩이 된다. 마에스트로 캐주얼팀의 김민경 디자이너는 “셔츠와 반바지 등의 캐주얼 아이템과 재킷과 같은 포멀 아이템,빈티지,럭셔리가 조화된 리조트룩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며 “너무 화려한 컬러를 선택하거나 상·하의를 같은 무늬로 하는 것은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10∼20대…발랄하게 노출정도가 과감할수록 피서지에서는 더욱 섹시하고 멋스럽다.활동적이면서도 스포티한 짧은 반바지 ‘핫팬츠’와 소매 없는 ‘민소매 티셔츠’는 대표적인 리조트룩.아주 짧은 탱크톱,한쪽 어깨를 드러낸 원숄더 티셔츠,목 주위로 좁아지는 홀터넥 티셔츠 등의 상의에 반바지,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섹시해보인다.어깨끈이 달린 슬립형 원피스는 해변을 산책할 때나 호텔,콘도에서 간편하게 입을 수 있다. 남성의 경우도 피서지에서만큼은 평소 스타일에서 벗어난,조금은 과감하고 섹시한 느낌을 주는 차림이 멋져 보인다.흰색 면 티셔츠 차림에 트렁크형 반바지는 시원하고 활동적으로 보인다.몸에 딱 붙는 티셔츠에 무릎을 살짝 덮는 스타일의 반바지를 입으면 그동안 다듬은 몸매와 패션 센스를 동시에 자랑할 수 있다. 쌈지 이윤아 팀장은 “화려하고 큰 무늬,컬러풀한 원색은 리조트룩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라며 “리조트룩의 기본 컨셉트를 지키면서 데님 소재나 밀리터리풍의 선캡을 약간 비뚤어지게 쓰면 완벽한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은 활동성이 최고 아이들은 내리쬐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고 뛰어논다.땀에 흠뻑 젖어 하루에도 몇번이고 옷을 갈아입는다.입고 벗기 편한 옷이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패션. 원단은 통기성과 흡수성이 뛰어난 스판 면,시원한 느낌의 자가드 무명 등이 좋다.심플한 디자인의 티셔츠와 반바지,원피스는 기본 아이템.민소매 티셔츠와 5∼7부 반바지를 입은 남자아이는 리조트웨어를 멋지게 소화한 ‘깔끔남’,배꼽이 드러나게 짧은 민소매 상의에 세로줄이 서너개 잡힌 치어리더 스커트를 입은 여자아이는 ‘발랄녀’로 변신한다. 색상은 파랑,빨강 등의 원색과 하얀색을 매치하면 경쾌한 느낌을 준다.산이나 계곡을 찾을 경우 갑자기 떨어지는 기온에 대비한 얇은 점퍼,미끄러짐을 방지한 스포츠 샌들은 기본이다. 최여경기자 kid@
  • 무명 런키 생애 첫승 / 연장승부끝 US오픈 포옹

    두차례나 퀄리파잉스쿨을 거친 무명의 힐러리 런키가 생애 첫 우승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번째 메이저인 US여자오픈(총상금 310만달러)에서 달성했다. 런키는 8일 오리건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프킨리지골프장 위치할로코스(파71·6509야드)에서 열린 18홀 스트로크 방식의 연장전에서 1언더파 70타를 쳐 이븐파 71타에 그친 안젤라 스탠퍼드,2오버파 73타의 켈리 로빈스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런키는 지난 2001년 8월 퀄리파잉스쿨을 공동 31위로 통과했지만 신통치 않은 성적으로 지난해 재차 퀄리파잉스쿨을 거친 무명.지난해 상금총액이 3만 509달러에 불과한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56만달러를 획득했다. 지난해 11월 타일라 런키와 결혼한 신혼주부이기도 한 그는 아마추어 시절에는 비교적 탄탄한 실력을 보여 줬다.99년 웨스턴아마추어대회 준우승을 발판으로 2000년 미국 아마추어대표로 선발됐고,2001년엔 각종 아마대회에서 6차례나 우승했다. 런키의 우승은 이미 전반에 예고됐다.4번(파5)과 6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고 7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해 전반에만 1타를 줄인 런키에 비해 로빈스는 1오버파,스탠퍼드는 3오버파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로빈스가 먼저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11번홀(파5)에서 보기,13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무너진 것.반면 스탠퍼드는 11번·12번홀(파3) 14번홀(파4)에서 거푸 버디를 낚는 등 런키에 1타 뒤진 채 마지막홀(파5)에 올랐다. 마지막홀에서도 접전이 이어졌다.런키가 서드샷을 핀 3.5m 거리에 붙이자 스탠퍼드도 세번째 샷을 그린 턱에 보낸 뒤 6m 거리의 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것.그러나 런키는 마지막 버디퍼팅을 신중하게 성공시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곽영완기자
  • 프로야구 / “해냈다”현대 이동학 데뷔 첫 선발승 삼성 5연승… 단독선두 나서

    이동학(사진·22·현대)이 감격의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내며 무명의 설움을 달랬다.삼성은 파죽의 5연승으로 34일 만에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동학은 26일 광주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기아와의 경기에 시즌 첫 선발 등판,6과3분의1이닝 동안 4안타 5볼넷 2실점으로 막았다.이로써 이동학은 데뷔 첫 선발승의 기쁨을 맛보며 시즌 4승(3구원승)째를 챙겼다.이동학은 이날 145㎞ 안팎의 빠른 직구를 주무기로 커브·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했다. 지난 99년 마산고를 졸업하고 현대에 2차 1순위로 입단(계약금 1억 3500만원)한 이동학은 1군에서 1경기도 뛰지 못한 채 2001년 상무에 입대했다. 지난해 2군에서 김광삼(LG)에 이어 다승 2위(8승)로 기대를 모은 이동학은 제대 후 지난 4월25일 1군에 등록한 뒤 중간계투요원으로 12경기에 출전,구원 3승을 챙겼었다. 이로써 이동학은 송은범(SK)·이택근(현대)으로 좁혀졌던 신인왕 판도에 변수로 등장했다. 현대는 이동학의 호투와 정성훈·이숭용·황윤성의 홈런 3방을 앞세워 기아를 5-2로 꺾고 3연승했다.기아는 3연패. 삼성은 대구에서 임창용의 호투와 강동우(4호)·양준혁(18호)의 각 3점포에 힘입어 롯데를 11-2로 대파했다. 삼성은 최근 5연승으로 지난달 23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승차없이 SK를 2위로 밀어내고 단독 1위가 됐다.롯데는 최근 3연패와 원정 8연패. 임창용은 6과3분의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9안타 2실점(1자책)으로 막아 9승째를 거뒀다.임창용은 다승 선두 쉐인 바워스(현대)에 1승차로 따라붙으며 이상목(한화)과 공동 2위.또 이승엽은 홈런없이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문학에서 이리키 사토시의 호투를 앞세워 선두 SK의 추격을 4-3으로 제치고 단독 7위에 나섰다.두산은 올시즌 9연패를 포함해 SK전 15연패의 악몽에서 깨어났다. 일본인 투수 이리키는 6과3분의1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3실점으로 버텨 선발로 3연승,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마무리로 활약하다 선발로 돌아선 이리키는 지난 15일 롯데전에서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따낸 뒤 20일에는 9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10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2승째를 완봉승으로 장식했었다. LG는 잠실에서 5-5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1·3루 때 김상현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6-5로 승리,4시간46분간의 대접전을 마감했다. 김민수기자 kimms@
  • [씨줄날줄] 삭발시위

    강현욱 전북지사가 새만금 사업의 강행을 요구하며 삭발을 했다.우리사회는 도백(道伯)의 삭발시위라는 예전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현장을 새로 목도하게 된 것이다.수경스님과 문규현 신부의 3보(步)1배(拜)의 고행으로 새만금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해지자 도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이에 대한 맞불의 성격도 있어 보인다.그렇더라도 참여정부의 아침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각계의 주장으로 얼룩지고 있는 가히 질풍노도의 시대임을 알리는 상징으로 읽혀진다. 사람들이 자신의 결연한 의지와 각오를 표현하기 위한 삭발의 역사는 유구하다.대표적인 의식은 석가세존의 출가때이다.출가를 결심하고 카비라성을 빠져나온 석가는 마부(馬夫)인 찬다카와 작별하면서 ‘고(苦)에서 해탈할 것을 서원하는 뜻’으로 머리를 깎고 수행 길에 올랐다고 전해진다.그래서 불가에서는 머리카락을 인간의 번뇌에 빗대어 ‘번뇌초’ ‘무명초’라고 부른다.스님들이 삭발하는 것도 바로 자신을 버리고 번뇌를 없애며 중생을 구제한다는 약속의 표시인 셈이다. 여기에서 연유한 것일까.스님들이 처음 불가에 귀의하거나 삭발 때의 법문은 이렇게 시작한다.‘空手來空手去是人生 生從何處來 死向何處去’(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여.날 때는 어느 곳에서 왔으며,갈 때는 어느 곳으로 가는가.) 삭발은 이처럼 불가의 오랜 의식이지만 혈서,단식과 더불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주로 쓰는 투쟁과 저항의 수단이다.서양에는 이런 관습이 거의 없다.서양인들은 자신의 정치적 주장이 확고함을 내보이기 위해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이라고 여기는 알몸을 이용한다.나체시위로 공권력의 권위와 엄숙을 조롱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삭발시위가 마치 불길처럼 번진 때는 1987년 5월이다.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헌(護憲)조치와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을 때다.정치인들도 삭발시위에 가세했을 만큼 군사독재에 도덕적 우위를 과시하기 위한 투쟁의 퍼포먼스였다. 역사의 반복은 사실인가.요즈음도 현장에서 투쟁수단으로 심심치 않게 맞닥뜨리게 되는 삭발시위다.그런데 이젠 네편과 내편을 가르는 이해관계로 변질되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양승현 논설위원
  • 페더러 2년연속 1회전 탈락 / 프랑스오픈테니스 남자단식

    |파리 연합|올해 두번째 그랜드슬램대회인 프랑스오픈테니스(총상금 1421만달러) 첫 날 강호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클레이 코트의 강자 로저 페더러(스위스·세계 5위)는 27일 파리 롤랑가로코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무명의 루이스 호르나(페루·88위)에 0-3으로 완패,탈락했다. 올해 ATP 투어에서 타이틀 3개를 따낸 페더러는 호르나의 강력한 스트로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작년에 이어 거푸 1회전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태국의 희망 파라돈 스리차판(10위)도 도미니크 흐르바티(슬로바키아·62위)에 1-3으로 패했다. 반면 지난 99년 챔피언 앤드리 애거시(미국·2위)는 카롤 베크(슬로바키아·73위)를 3-0으로 일축하고 순항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2000년도 우승자인 마리 피에르스(프랑스·47위)가 클라리사 페르난데스(아르헨티나·28위)에 0-2로 완패했고,2000·2001년 복식 2연패의 주인공 루아노 파스쿠알(스페인·43위)은 일본의 자존심 스기야마 아이(15위)에 1-2로 역전패당했다. 그러나 톱시드의 세레나 윌리엄스(미국·1위)는 경기 시작 53분만에 바바리아 리트너(독일·87위)를 2-0으로 제압,지난 89년 슈테피 그라프 이후 첫 5연속 그랜드슬램 우승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 창작 문화용품 판매 ‘마포시장’ 31일 첫선

    문학작품,공예품 등 각종 창작물만을 사고 파는 7일장 형태의 문화용품 전문 시장이 마포에 개설된다. ‘마포 희망시장’이란 이름으로 마포구 대흥동에 위치한 마포체육센터 앞마당에서 오는 31일 첫 선을 보인 후 앞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열린다. 운영은 마포구(구청장 박홍섭)와 이 지역 무명 작가들의 모임(대표 조윤석)이 공동으로 맡는다. 시장 참가자들에게는 매회 5000원의 기금을 받는 데 마포문화지도 및 달력제작,문화혜택에서 소외된 아동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 제작 등에 사용된다. 수익금의 일부는 불우아동들을 위한 후원금으로 내놓는다. 참가 신청은 구청 홈페이지(mapo.seoul.kr) 또는 마포문화체육센터(mpcc.or.kr)에 등록한 후 토요일 오전 11시까지 현장에서 접수해야 한다.330-2360. 이동구기자 yidonggu@
  • “작가 운명은 시시포스와 같아”두번째 소설집 ‘폭소’ 낸 이상문학상 작가 권 지 예

    지난해 문단의 특별한 관심을 모았던 작가 권지예(43).등단 6년째,무명에 가까운 신인이 첫 소설집을 내기도 전에 한편의 소설 ‘뱀장어 스튜’로 전통을 자랑하는 ‘이상문학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뿐.연이은 축하 행사 등 들뜬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전에 엄청난 부담이 다가왔다.‘이상 문학상’수상자에 쏟아지는 기대에 눌려 질식할 것만 같았던 것.하지만 소설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교수(동해대)도 그만두었던 열정으로 다시 자신을 추스려 두번째 소설집 ‘폭소’(문학동네)를 내놓았다. “‘뱀장어 스튜’와 첫번째 소설집 ‘꿈꾸는 마리오네트’(창작과비평사)는 상을 받기 전에 써둔 것이라 부담이 없었어요.그런데 두번째 작품집은 달라요.특히 표제작 ‘폭소’는 수상 뒤의 첫 작품이라 심리적 부담이 엄청났어요.글을 쓰면서 ‘돈이나 벌면서 잘 살면 되는데 내 팔자가 왜 이리 험한가.’ 한탄까지 했어요.” 그가 토로해온 내면 풍경은 작품 ‘폭소’에서도 잠깐 비친다.도입부와 말미에 그의 자화상인듯 한 작가가 ‘바위보다 강한 시시포스’로 자신의 운명을 암시한다. ●다양한 인간관계로 시선 넓혀 “첫 소설집에 내려진 ‘페미니즘 소설’‘불륜 문학’이란 평가가 마음에 걸렸습니다.물론 30대 여성의 사랑 얘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지만 그런 범주에 갇히는 게 싫었어요.그래서 세계 속의 인간관계 등으로 시야를 넓혔습니다.” 표제작 등 7편의 중단편에는 변화를 위한 몸짓이 배어있다.대부분의 작품이 여주인공의 사랑 타령(?)이나 내면 풍경에 집착하지 않는다.다양한 인물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낸다.심신을 바쳐 자폐아 아들을 고치려다 좌절한 뒤 남편과 관계 도중에 폭소를 터뜨리는 여성(‘폭소’)을 통해 광기에 가까운 슬픔을 그리거나,외할머니·엄마와 이모·주인공 등 여성 3대의 대화를 통해 옛 시골 풍경을 회화적으로 묘사한다(‘누군가 베어먹은 사과 한 알’).또 교통사고를 당해 5인실에 입원한 주인공의 눈을 통해 보여주는 다양한 인간상(‘행복한 재앙’)은 현대 사회의 축소판이다. 이렇듯 작가는 시선을 확장해 첫 소설집과 다른 세계를 구축했다.그러면서도 그만의 빼어난 장점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전편에 흐르는 촘촘한 구성과 탁월한 심리 묘사,작품 ‘스토커’에서와 같은 혀를 내두르게 하는 반전 등의 솜씨는 읽는 이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사람을 묘사하는 관찰력은 더 섬세해졌다. ●“펜 놓는 순간 살아있음 느껴” 그렇게 ‘힘들고 괴롭고 외로운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넌지시 물었더니 곧바로 “평생”이라며 “펜(그는 물론 컴퓨터로 쓴다)을 놓는 순간 전 살아 있음을 느끼거든요.”라고 답했다.‘폭소’에 등장하는 작가가“ 굴러 떨어진 바위를 향해 다시 내려가는 순간이야말로 시시포스가 자신의 운명을 이기는 순간”이라고 말한 것도 권씨의 ‘평생 작가’의 다짐처럼 들렸다. 권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7년동안 교직에 몸담다가 1991년 남편과 프랑스로 유학가 파리7대학 동양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7년 문예지 ‘라쁠륨’으로 등단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무명선수 동반 ‘약일까 독일까’ / 소렌스탐, 윌슨·바버와 같은 조

    ‘약일까,독일까.’ 여자골퍼로는 58년만에 미프로골프(PGA) 투어에 도전하는 애니카 소렌스탐(33·스웨덴)의 1·2라운드 상대가 정해졌다. PGA 투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콜로니얼대회 본부는 21일 컴퓨터를 이용한 무작위 조편성 결과 신인 딘 윌슨과 애런 바버가 소렌스탐의 1·2라운드 동반자로 정해졌다고 발표했다. 일본 투어에서 3승을 올린 뒤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올시즌 PGA에 뛰어든 윌슨은 두차례 ‘톱10’에 들었지만 12개 대회에서 7차례만 컷을 통과했다. 또 퀄리파잉스쿨 8위로 PGA에 올라온 바버는 ‘톱10’은 단 한차례고,13개 대회에서 10차례 컷오프됐다.게다가 두 선수 모두 PGA 투어 선수 가운데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유난히 짧다.윌슨은 평균 비거리가 소렌스탐(275.4야드)과 거의 같은 275.9야드,바버는 280.6야드. 그렇다면 소렌스탐에게 유리해졌을까.상대가 정상급 선수가 아닌 신인이라는 점은 다행이다.노련한 선수와 맞붙을 경우 자칫 페이스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동반자의 플레이에 영향을 받게 돼 윌슨과 바버가 무너질 경우 소렌스탐도 같이 난조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더구나 난생 처음 수많은 갤러리와 취재진에 둘러 싸인 월슨과 바버가 평상심마저 잃는다면 최악의 성적이 날 수도 있다.소렌스탐은 “상대가 누구든 내 경기에 몰두하겠다.”고 말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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