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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추억’으로 되살아나는 배호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추억’으로 되살아나는 배호

    # 배호가 남긴 노래,‘굿바이’에서‘0시의 이별’까지 우리나라 최초로 가수 이름을 따 제정된 길은 다름 아닌 ‘배호길’이다. 서울 용산의 삼각지 로터리에 있는 400m 구간이다. 이 길이 ‘배호길’로 명명된 것은 지난 2000년 11월. 배호는 1963년 스물한 살에 데뷔해 71년 스물아홉에 타계했다. 가수로써 배호의 활동기간은 불과 8년. 서른 문턱을 채 넘기지 못하고 타계한 지 올해로 만 35주기가 된다. 드러머 출신의 ‘북재비 무명가수’로 출발해서 전성기를 맞을 때 신장염을 앓아 사투를 반복했던 그의 첫 취입곡 제목은 하필 ‘굿바이’였다. 또 마지막 취입곡 제목은 ‘마지막 잎새’와 ‘0시의 이별’이었다. 우리 대중가요의 주 테마가 ‘사랑과 이별’임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발표곡 중 ‘안녕’이나 ‘또 하나의 이별’ ‘파란 낙엽’ 등의 단어들이 암시하듯, 배호는 활동기간 내내 늘 일찍 닥쳐올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은 인상마저 받게 한다. 때문에 그의 노래들이 더욱 팬들의 가슴을 적시는지도 모른다. 그가 남긴 노래들 중 현재 ‘돌아가는 삼각지’를 시작으로 ‘두메산골’ ‘파도’ ‘마지막 잎새’ 등은 노래비로 남겨져 있다. 또 ‘배호 가요제’도 1년에 세 차례, 그 것도 각각 다른 단체에 의해 개최되고 있다. 저간의 사정을 제쳐두고라도 이러한 현상은 분명 한국 대중문화 풍토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배호의 막내 외삼촌이자 작곡가·연주인인 김광빈(80)씨에게 ‘배호 스토리’를 들어봤다. 본명 배만금.42년 중국 산둥성 지난(濟南)에서 부친 배국민과 모친 김금순 사이의 3대 독자로 태어난 배호의 직계 혈육은 이제 아무도 없다. 세살 때 해방이 되면서 귀국 행렬에 합류, 월남했다. 타고난 음악적 자질은 외탁인 듯하다. 어머니 형제는 4남2녀.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엄마야 누나야’의 작곡가인 김광수는 셋째 외삼촌이고 막내인 넷째 외삼촌이 바로 김광빈씨다. 배호에게 첫 취입곡 ‘굿바이’를 만들어준 김광빈씨는 배호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준 인물이다. 어린 시절, 만금은 독립운동을 하던 부친을 대신해 막내 외삼촌의 손에 의해 자랐고 김씨의 등에 업혀 한국 땅에 도착했다. 음악을 하고 싶어 중학교 2학년을 중퇴했다. 무작정 막내 외삼촌을 찾아 상경한 배호는 열여섯 살 때 ‘김광빈 악단’에서 드러머로 첫 음악생활을 시작했다.‘배호’라는 예명도 김씨가 지어준 이름이다. “배호의 ‘호’자가 늪 ‘호(湖)’로 운명이 그 이름을 따라간 것 같아 늘 마음이 아픕니다.” 이름을 호랑이 ‘호(虎)’자로 쓰지 못했던 것이 내내 아쉽고 마음에 걸린다는 김씨.“배호는 음폭이 매우 넓은 가수였습니다. 보통 18음을 넘어 19음까지 구사했는데 저음은 물론 고음도 일반 여성보다 세 음이나 더 올라갔지요.” 배호의 발성은 악보의 오선지 밖을 지나 ‘솔’ 음까지 구사할 정도였다고 김씨는 회고한다. 배호의 트레이드 마크인 중절모와 검은 뿔테안경도 나이가 들어보이게 하기 위해 그가 권유한 것이고 현재 경기도 장흥 신세계공원에 안치돼 있는 배호의 묘에 세워진 노래비 ‘두메산골(반야월 작사)’ 또한 그의 작품이다. 배호는 악단 시절 취입한 첫 노래 ‘굿바이’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가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김인배 작곡의 영화주제가 ‘황금의 눈’을 발표했던 66년도부터다. 데뷔곡 ‘굿바이´에서부터 마지막 취입곡 ‘0시의 이별´까지 무수한 명곡을 남긴 가수 배호씨의 노래는 대부분 悲歌이다. 예명을 지어준 김광빈씨는 호자를 虎로 않고 湖로 쓴 것이 못내 맘에 걸린다고 회고했다. 이 노래가 제법 방송을 타기 시작하면서 배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나타난 인물이 당시 월간 ‘아리랑’의 연예기자였던 유명 작사가 전우(본명 전승우)다. 이후 배호의 후견인 역할까지 맡는다. 전우는 당시 MBC PD로 있던 작곡가 나규호와 콤비를 이뤄 ‘안개 속에 가버린 사람’과 ‘누가 울어’를 비롯한 노래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무렵 배호는 신장염이 더욱 악화돼 두 달 간 무대를 떠나 있어야 했다. 이때 배호를 찾아온 또 한 사람이 바로 ‘돌아가는 삼각지’의 작곡가 배상태(71)씨.‘돌아가는 삼각지’는, 당시 아세아레코드사 전속가수 김호성에 의해 먼저 녹음됐다. 얼마 전 필자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당시 마스터 취입 기록카드에는 녹음날짜가 67년 3월12일, 그리고 그 옆에 ‘NG’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때문에 음반으로까지 제작되지는 않았다. # 병실에서 연습한 ‘안개낀 장충단 공원´ “‘돌아가는 삼각지’를 불러줄 가수로 배호를 수소문해 찾아갔을 때 그는 청량리에 있는 단칸방에서 어머니와 살고 있더군요. 한 눈에 보기에도 병세가 심해 거동은 물론, 호흡조차 가빠 보였습니다.” 결국 취입을 만류하는 배호의 어머니를 설득해 ‘돌아가는 삼각지’를 취입하기로 결정을 내린다. 이들은 인근 여관에서 기타 반주에 맞추어 노래연습을 했고 며칠 뒤 장충스튜디오에서 노래를 취입했다. 이때가 67년 3월16일. 이 노래의 배경이 되는 삼각지에는 67년 2월부터 착공된 원형 입체고가도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배호는 처음 녹음에 들어가기 전부터 매우 힘들어보였으며 노래가 끝날 즈음에는 아예 앉아서 취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장충녹음실에 근무하던 최길순(58·현 수창녹음실 대표)씨. 녹음날짜가 잡혔는데도 배호는 잘 나타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결국 그해 4월 2일 배호는 전우-나규호 콤비의 새 노래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과 ‘누가 울어’를 비롯한 13곡을 대도스튜디오에서 취입한 뒤 뉴스타레코드사를 통해 첫 독집음반을 발표한다. ‘돌아가는 삼각지’는 몇몇 가수들에게 취입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하지만 배호의 음성으로 나간 후 예상을 뒤엎고 각종 인기차트 상위에 랭크되기 시작한다. “배호가 급부상하자 아세아레코드사 측은 서둘러 전속금 30만원에 월 1500원을 주고 그를 전속가수로 영입했고 이 전속금으로 배호는 비로소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두 번째 히트곡 ‘안개 낀 장충단공원’(7월14일)은 이때 병실에서 연습했던 곡이지요.” 배상태씨는 당시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아세아 측은 내친김에 뉴스타에서 발매된 배호의 독집음반 판권마저 사들여 아세아 레벨로 바꿔 다시 음반을 찍어내기 시작했다.68년 1월, 수록곡들을 새로 편곡해 재취입한다. 이렇게 해서 재탄생한 ‘안개 속에 가버린 사람’과 ‘누가 울어’를 비롯해 그가 발표하는 대부분의 노래들은 대히트를 기록하며 배호는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한다. 그러나 병마에 시달리던 배호의 호흡은 늘 불안했다. 때문에 배호는 무대에서 그때그때 감정과 분위기에 따라 즉흥적으로 싱커페이션(syncopation)과 앤티시페이션 (anticipation)을 적절히 구사해 불안한 호흡을 스스로 조절했다. 드러머 출신가수답게 리듬 감각은 탁월했던 그는 당겼다, 놓았다 하는 애드리브로 자신의 약점을 보완,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창조해 멋진 창법을 한껏 구사했다.(계속) 가요평론가·저널리스트 sachilo@empal.com
  • [토리노 동계올림픽] 미·독 산뜻한 출발

    토리노동계올림픽 첫날 한국이 부진했다. 개막 첫날인 12일 스키점프에서 김현기(대한스키협회)가 남자 K90에서 30위를 차지해 결선에 올랐지만 최홍철(대한스키협회)과 최용직(전북스키협회), 강칠구(한국체대)는 모두 탈락했다. 바이애슬론 남자 20㎞ 개인에 출전한 박윤배(평창군청)는 1시간7분03.4초의 저조한 기록으로 82위에 그쳤고, 여상엽(22·한국체대)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루지 남자 1인승의 김민규(전주대)도 32위. 한편 첫날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채드 헤드릭(6분14초58)의 마수걸이 금메달을 수확했던 미국은 둘째날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화이트 숀과 캐스 다니엘이 금·은을 휩쓸어 본격적인 메달 경쟁에 불을 지폈다. 독일은 첫날 두 개의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바이애슬론 남자 20㎞ 개인에선 미카엘 그라이스(54분23초)가 대회 첫 금을 목에 걸었고, 노르딕 복합에선 무명의 게오르그 헤티치가 1위를 차지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9) 한국의 자생차와 다맥(茶脈)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9) 한국의 자생차와 다맥(茶脈)

    침묵의 계절인 겨울을 뚫고 진체(眞體)를 찾으려는 운수납자들의 안거가 끝나가고 있다. 불교계의 큰 어른들께서 형형한 눈빛으로 불법의 대의를 찾으려는 납자들에게 깨달음의 당처(當處)는 안거와 해제밖에 있음을 말씀으로 전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어른인 법전 종정은 “설법은 했으나 할말은 없다.”며 풍혈연소선사의 선문답을 일깨웠다. “말을 하면 용(用)이 되고 말을 하지 않으면 체(體)가 됩니다. 어떻게 해야 체와 용으로부터 모두 벗어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풍혈선사는 이렇게 대답했다.“항상 강남의 3월풍경을 생각하니 새가 우는 곳에 온갖 꽃이 향기로우리라.” 법전 종정은 선문답 뒤에 이렇게 덧붙였다.“침묵한다면 평등의 세계만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며, 언어문자로 표현한다면 차별의 세계만을 나타내게 됩니다. 말해도 걸리고 침묵해도 걸립니다. 침묵만 알면 밖의 티끌이 의지할 곳이 없고 언설만 알면 안의 마음이 할 일이 없습니다. 안의 마음이 하는 바가 없으면 모든 경계를 요동시키지 못하고 밖의 티끌이 의지할 바가 없으면 만법을 읽어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유마거사는 ‘침묵너머 침묵’을 말한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강남이니 강북이니 꾀꼬리니 종달새니 복숭아꽃이니 하는 차별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저 만행중에 만난 봄 길을 무심히 다닐 뿐입니다.”라고 무명에 빠진 중생에게 ‘침묵너머의 침묵’이 있는 길을 말씀하고 있다. 차별심은 체와 용을 굳게 하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게 하는 근원이다. 그런 점에서 선과 차의 세계는 하나이면서 둘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고지식한 이분법은 많은 사람들을 갈등의 소용돌이로 빠지게 한다. 그 갈등은 도저히 해법이 없는 갈등으로, 양측은 영원히 건널 수 없는 다리를 만들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차인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자생차에 관한 것, 다맥(茶脈)에 관한 것, 그리고 구증구포에 관한 것들에 대해 많은 차인들이 마치 자신이 가진 ‘비법’이나 ‘제다’가 올바른 전통의 계승인양 말하고 있다. 최근 많은 차인들이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그리고 마치 자신들은 이른바 ‘우리차’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처럼 말하고 있다. 그같은 논점에 많은 차인들이 너도 나도 앞장서고 있다. 마치 모두 진정 우리차를 사랑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세상은 그 어느 것도 고정불변한 것이 없다. 문화도 역사도 꾸준히 현실의 삶과 연동하며 변하고 발전하고 있다. 그중 문화는 그 성장과 쇠퇴의 폭을 더욱 활발하고 넓게 갖고 있다. 현재 우리 문화주기는 1년에서 6개월 정도로 짧다. 경이로울 정도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문화는 100년,30년,10년을 이야기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문화의 성장과 쇠퇴는 디지털코드에 맞게 1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같은 변화에 있어서 차도 예외는 아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차를 먹는 인구는 매우 적었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호사가들의 취미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목욕탕에 속옷까지 다양하게 응용되어 일반대중에게 파고 들고 있다. 차 상품은 이제 웰빙코드에 맞는 문화로 급속하게 자리잡아버린 것이다. 차도, 차의 문화도 이렇게 우리 현실삶과 연동해 변화발전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같은 문화의 변화를 전제로 삼고 최근 일부 차인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몇가지 논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이른바 자생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현재 우리나라에 산재하는 대부분의 차나무가 일본 품종이고 우리 자생차는 서너군데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부가 마치 ‘한국전통차의 참모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자생차는 이른바 ‘야생차’다. 그들이 말하는 자생차나무는 ‘관목’이다. 관목은 그 수명이 길어야 100년에서 150년 사이다. 무성번식한 차나무는 1000∼2000년을 훌쩍 뛰어넘는 교목종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유성번식한 관목종은 교목종처럼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나라에도 다원(茶園) 자체만으로 1000년이 넘은 곳은 존재한다. 그러나 차나무는 그렇게 존재하지 못한다. 다원과 함께 1000년이 된 것이 아니고 씨앗이 떨어져서 다시 나고 또 다시 성장해 이른바 육종으로 개차나무가 스스로 된 것들이다. 또하나는 자생차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자생차와 우리 전통차는 정서상으로는 매우 아름다운 말들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무리 좋은 감나무와 사과나무라도 산속에 방치해 두면 이른바 우리가 먹을 수 없는 ‘돌감’과 ‘돌사과’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과일나무를 가꾸는 농민들은 끊임없이 새로 과일나무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것이다. 차나무 역시 마찬가지다. 감나무 배나무 사과나무를 가꾸듯이 현대에 맞게 새롭게 육종 보급되고 일반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본과 중국의 예는 이같은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일본이 육종개발한 우수한 차나무는 약 18종, 중국은 58종이나 된다. 지금도 중국과 일본의 차인들은 끝없이 새롭고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몇 차인들이 왜색차라고 주장하는 ‘야부기다’종은 일본에서 이미 폐목종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전통차나무에 대한 논쟁은 불식되어야 한다. 다음은 ‘다맥’에 관한 부분이다. 얼마전 송광사에서 열린 근현대의 걸출한 다승, 다송자스님에 관한 세미나에서 많은 학자들이 명쾌한 답을 선보였다. 여러 차인들이 주장하는 ‘다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맥’의 존재는 선사들뿐만 아니라 차인들의 공과 덕을 찬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필자 역시 다맥이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다맥의 사자전승은 많은 부분에서 동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맥이 존재한다면 이른바 법맥처럼 내려오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수행자에게 차는 하나의 방편인 것이다. 수행자의 수행속에서 다맥이란 따로 존재할 수 없다. 단지 그 법맥 속에서 다맥은 존재한다고 보여진다. 수행의 과정에서 방편으로 존재하는 차라면 법맥과 다맥이 하나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법맥의 정신사 속에서 다맥은 장강의 흐름처럼 유유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또하나는 우리 전통차의 색·향·미에 관한 것이다. 전통차를 주장하는 몇몇 차인들은 한국의 전통차는 구수한 숭늉냄새가 나며, 다갈색이라고 말하고 있다. 먼저 전통차에 대한 그 어떤 문헌을 찾아봐도 구수한 숭늉냄새와 다갈색은 보이지 않는다.16대나 이어온 다승들의 시나 글에도 신라, 고려, 조선 등에서 보여지는 수천 편의 차시에도 그같은 전통차의 모습은 결코 나와 있지 않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고증을 거쳐 그것이 한국 전통차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하는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우리에게 소개된 대부분의 차 문헌들은 우리의 색·향·기·미에 대해 이렇게 공통적으로 적고있다. 가장 좋은 차색은 비취 청취를 띠고 있으며, 최고의 차맛은 소락재호, 이른바 우유나 치즈의 맛을, 향은 진향 난향 순향 청향을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여 차에는 아름답고 힘찬 기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 우리 전통차 문헌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차 역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과학적 근거와 현실성을 바탕으로 많은 논점들이 제기되어야 한다. 차는 또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친 정성스러운 마음과 관점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같은 전통의 맥은 현실적합성과 그 역사적 사실성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우리 것을 찾자는 것에는 100% 동의한다. 그러나 그같은 사실을 대중에게 주장할 때는 책임 소재가 따름을 알아야 한다. 임시방편적인 지식과 연구를 갖고 마치 그것이 전부인양 주장하는 무책임한 태도는 차인으로서 해야 할 본분사가 아니다. 이제 차인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 제다는 제다학에 대한 나름대로의 공부, 다례는 다례로서 나름대로의 공부과 공유를 통해 검증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발생하는 오류는 많은 차인들을 호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 어떤 분야에서든 진지한 성찰과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을.‘침묵너머의 침묵’이 일깨우는 가르침은 매우 크다. 그 가르침과 분별심을 버리고 온 마음과 정신을 열어 사물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며 차문화를 가꾸고 있는 차인들이 새겨야 할 경구다. 일지암 암주 ■ 구증구포 방식의 차 최근들어 차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제다에서 다례 그리고 품평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각양각색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가장 우려되는 것이 있다. 바로 구증구포(九蒸九曝)에 대한 것이다. 한국의 전통차는 구증구포의 방식을 통해 만든 것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로니컬하고 어이가 없는 주장이고 대목이다. 먼저 구증구포로 만들 수 있는 차는 없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구증구포란 말 그대로 옮기자면 차를 여러 번 찌고 삶는다는 것이다. 이른바 찌고 삶지 않고 솥에서 익히는 덖음차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덖음차를 만들어놓고 구증구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같은 주장은 터무니 없다. 차 성질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모르고 하는 소리인 것이다. 찻잎에는 감이나 도토리속에 많이 들어 있는 타닌(폴루펠린)과 여러 효소가 들어 있다. 타닌은 기본적으로 텁텁하고 떫다. 그것을 이른바 달디단 차로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알기 쉬운 예를 들어본다면 떫은 감을 곶감으로 만드는 방식과 같다. 곶감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껍질을 벗겨야 한다. 그리고 그 벗긴 곶감을 햇볕에 말리면 타닌 성분이 당분으로 변해 맛있는 곶감이 되는 것이다. 차도 마찬가지다. 차에 수분이 남아 있으면 산화된다. 이른바 메주처럼 떠버리는 것이다. 찻잎이 떠버리면 그 발효 정도에 따라 오룡차가 되고 황차가 되고 홍차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에 익혀 수분을 확실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한번을 덖던 두 번을 덖던 차속에 들어 있는 수분을 증발시켜내면 되는 것이다. 찻잎에 존재하는 수분을 제거하는 것이 바로 살청이다. 살청을 통해 수분을 머금고 있는 피막, 이른바 코팅막을 터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덖음을 통해 수분을 완벽하게 증발시켜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구증구포는 어디에 쓰는가. 바로 한약방 같은데서 보약을 달일 때 쓴다. 한약재의 뿌리는 매우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약재의 성분을 제대로 우려내기 위해서는 구증구포의 방식으로 추출을 해야 한다. 차에서 구증구포란 말은 상징적일 수도 있을 거란 추정도 해본다. 동양의 고전인 주역에 있어서 ‘9’는 극양을 상징한다. 여기에서 극양이라는 것은 고귀한 가치의 극점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때 차에서 구증구포는 정성들여 만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할 것이라고 본다. 만약에 덖음차가 아닌 구증구포의 방식으로 차를 만든다면 찻잎은 덩어리지고 여러 파편으로 나뉘어 형편없는 차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구증구포는 증제차에서는 있을 수도 있지만 덖음차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몇몇 차인들은 덖음차를 만들어 놓고 구증구포차를 만들었다고 하고, 구증구포로 만든 것이야말로 우리 전통제다라고 말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구증구포로 만든 차라는 상품까지 내세워 판매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같이 만든 차가 마치 최고의 명차인양 말하고 있다. 그것은 차의 가장 기본적이고 과학적인 방식도 모르는 무지의 소치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같은 방식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할 필요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구증구포는 상징적이다. 신령스럽고 예민한 차를 다룰 때 매우 정성스럽게 다뤄 제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의 제다에 있어 정성은 매우 중요하다. 차의 색·향·미·기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많은 차인들이 구증구포의 환상에서 벗어나 과학적인 원리를 가진 건강한 차인으로서 차를 제다하는데 힘써야 한다. 그리고 일반 차인들도 그같은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건강한 차는 바로 그곳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儒林 속 한자이야기] (108)度牒(도첩)

    儒林 (516)에는 ‘度牒’(중될 도/문서 첩)이 나오는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관청에서 발행한 出家(출가)의 公認狀(공인장)으로 度牌(도패)라고도 한다.度牒이라는 名稱(명칭)은 중국 남북조시대 高僧傳(고승전)에 나타나지만 制度(제도)로 定着(정착)한 것은 唐(당)나라 때이다. 우리나라는 고려 충숙왕 때부터 시행하였다. ‘度’는 ‘(길이를)재다’의 뜻으로 ‘재다’라는 뜻일 때에는 ‘탁’으로 읽고,‘정도’를 나타낼 때에는 ‘도’로 읽는다.用例(용례)에는 度量(도량:사물을 너그럽게 용납하여 처리할 수 있는 넓은 마음과 깊은 생각. 재거나 되어 사물의 양을 헤아림),頻度(빈도:같은 현상, 일이 반복되는 도수),忖度(촌탁:남의 마음을 미루어서 헤아림)’등이 있다. ‘牒’자는 ‘반으로 잘라놓은 나무’의 상형과 ‘나뭇잎’의 상형이 어우러진 形聲字로 ‘移牒(이첩:받은 공문이나 통첩을 다른 부서로 보내 알림),請牒(청첩:결혼 따위의 좋은 일에 남을 초청하는 글발),通牒(통첩:문서로 알림. 또는 그 문서)’등에 쓰인다. 고려시대에 度牒을 發給(발급)받기 위해서는 布(포) 50疋(필)을 바쳐야 했다. 조선시대의 경우 誦經試驗(송경시험)에 합격한 자는 正布(정포) 20필,兩班(양반) 자제는 100필,庶人(서인)은 150필,賤人(천인)은 200필이 필요했다.15세기 중엽의 물가를 基準(기준)으로 무명 1필의 가격이 쌀 5말에 해당하고, 쌀 1섬의 가격이 5냥이었음을 勘案(감안)하면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었다. 度牒制는 조선 태조 때부터 강화하고, 세조 때에 이르러 다시 改定(개정)하였지만 엄격하게 시행한 것은 아니다. 그후에도 시대상황에 따라 廢止(폐지)와 施行(시행)을 거듭하였다. 법집행의 盲點(맹점)을 이용해 官吏(관리)들과 結託(결탁)한 승려들은 쉽게 도첩을 얻어낼 수 있었고, 국가적인 土木工事(토목공사)에 동원된 赴役僧(부역승)에게 도첩을 支給(지급)하기도 하였다. 唐律(당률)에서는 度牒을 받지 않고 出家(출가)한 자는 杖刑(장형) 100대에 처한다고 규정하였다.大明律(대명률)에서는 不法(불법)으로 출가한 자는 물론, 이를 묵인 내지 傍助(방조)한 사람도 같이 杖80대를 치도록 하고,當事者(당사자)는 還俗(환속)하도록 명문화하였다. 經國大典(경국대전)에는,‘중이 되는 자는 3개월 내에 禪宗(선종)이나 敎宗(교종)에 申告(신고)하여 誦經(송경)을 시험하고,禮曹(예조)에 보고하면, 예조에서 丁錢(정전:승려가 度牒을 받을 때에 나라에 바치던 돈)을 徵收(징수)하고 도첩을 주며,3개월이 지난 자는 親族(친족)이나 이웃이 관에 고하여 환속시켜 노역을 부과하고, 알면서도 관가에 고변하지 않은 자도 아울러 죄를 주며, 도첩을 빌린 자와 빌려 준 자는 嚴罰(엄벌)한다.’고 적고 있다. 이에 근거, 조선 成宗實錄(성종실록)에는 “度牒(도첩)없이 削髮(삭발)한 학심(學心)과 그를 삭발해준 僧侶(승려) 설준(雪俊)에게 杖(장)80대를 치고 還俗(환속)시켜 勞役(노역)을 부과하고,士族(사족)으로서 아들을 제대로 訓育(훈육)하지 못해 도망쳐 중이 되었으나 還俗(환속)시키지 않은 최돈림(崔敦臨)의 죄를 물어야 한다.”고 사헌부에서 奏請(주청)한 내용이 보인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주말에 뭘 보러갈까]

    ● 뮤지컬 ■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19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널리 알려진 고전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를 새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각색한 아카펠라뮤지컬. 평강공주를 보필하던 시녀 연이는 공주의 애장품 거울을 훔쳐 달아나는데…. 최은미 작·민준호 연출, 박민정 진선규 등 출연.(02)745-5570. ■ 천상시계 1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조선의 천재과학자 장영실을 주인공으로 한 국악뮤지컬. 방은미 작·연출, 나문희 최종원 이안 등 출연.(02)741-5332. ■ 미스터 마우스 4월2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뇌수술로 천재가 된 청년의 고통과 좌절. 대니얼 키스 작·이현규 연출, 서범석 김태한 임강희 출연.(02)747-2050. ● 미술 ■ ‘Gerald pryor 교수와 한국의 제자들’ (21일까지 선 갤러리) 뉴욕의 대표적 사진예술가로 평가받는 뉴욕대 교수 제럴드 프라이어와 그의 한국인 제자들의 사진 작품전. 프라이어 교수의 ‘Who is this guy and what is he doing’, 임영균 중앙대 교수의 ‘백남준 & 샤로트 무어먼의 퍼포먼스’ 등 21명의 작가가 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02)734-0458. ■ 올 그려가기 17일까지 서울 잠원동 갤러리 우덕. 천의 이미지를 탐구하는 작가 박재영의 세번째 개인전. 입고 있는 사람의 정체는 철저히 숨긴 채 니트 스웨터나 모피, 외투를 구성하는 올을 반복해서 그려 나가면서 화폭에 긴장감있게 배치한 작품들을 선보인다.(02)3449-6072. ■ 말하는 나무 21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 물질만능 풍조의 현실에서 실존의 무게를 이기기 위해 유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온 김무기 작가의 여섯번째 개인전. 스테인리스 와이어를 잇고 용접해 나무 형상으로 만든 작품 등 13점의 대규모 작품들을 선보인다.(02)725-1020. ● 어린이 ■ 마법의 날개 10∼26일 극장 용. 꿈의 날개를 찾아 떠나는 소녀 나래의 신비한 마법여행.(02)382-5477. ■ 노을의 소원 28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 잔소리꾼 엄마를 없애달라는 소원을 빈 노을이 진정한 엄마의 사랑을 깨닫는 성장스토리.(02)745-0308. ● 무용 ■ 창무회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 17,18일 서울 포스트극장(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5시) 임학선 댄스 We 공연. ● 클래식 ■ 투란도트 22∼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사랑의 위대함을 노래한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평일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 첼로 빅4 파이널 콘서트 12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안토니오 메네세스, 프란스 헬머슨, 아르토 노라스, 게리 호프먼 등 세계 정상급 첼리스트의 합동 무대. ■ 데이비드 란츠 연주회 1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의 무대.‘Return to the heart’ 등 히트곡과 최근 발표한 앨범 ‘스피리트 로맨스’의 수록곡을 들려준다. ● 연극 ■ 그녀의 봄 (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가상의 통일시대, 신경제특구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과거와 상처를 지닌 세 남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다. 배우와 연출을 겸하는 김학선이 쓰고, 연출했다. 최광일 채국희 최원석 등 출연.(02)762-9190. ■ 슬픈 연극 10일∼3월26일 정보소극장. 불치병에 걸린 남편과 애써 남편의 죽음을 외면하려는 아내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 민복기 작·연출, 문소리 박원상 출연.(02)747-1010. ■ 콘트라베이스 3월5일까지 우리극장. 명계남이 무명 콘트라베이스 주자가 되어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모처럼 만나는 남자배우 모노극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작·김동연 연출.(02)762-0010.
  • 주식형 펀드 수익률 ‘뚝’…투자 주의보

    주식형 펀드 수익률 ‘뚝’…투자 주의보

    올들어 주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도 뚝 떨어졌다. 증시는 지난달 16일부터 하락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 주식형펀드는 평균 56.16%의 수익을 올리며 최고의 금융투자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엄청난 수익률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비롯된 만큼 이제부터는 투자와 위험(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수익률 0%가 고수익 2위 최근 자산운용사별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순위가 크게 엇갈렸다. 지난해 높은 수익을 올려 ‘스타급’으로 불리던 펀드는 초라한 모습으로 추락한 반면 별 관심을 끌지 못하던 펀드가 수익률 방어를 잘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올들어 지난 2일까지 성장형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운용사별로 조사한 결과, 랜드마크자산운용이 1.6%로 1위를 차지했다. 주식투자 비중이 70%이상인 성장형 펀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주식 비율이 90%를 넘는 펀드도 등장했다. PCA투신운용은 올해 수익률이 ‘제로(0)’를 기록했으나 최근 급락장에선 수익률 순위 2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랜드마크는 지난해 연평균 수익률이 62.9%,PCA는 66.4%였다. 또 조흥투신운용은 올 수익률이 -0.3%로 투자손실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3위에 올랐다. 칸서스자산운용(-0.4%), 대신투신운용(-0.5%), 한국투신운용(-0.9%),CJ운용(-1.0) 등의 순으로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다. ●스타급 추락, 무명 펀드 각광 반면 지난해 유명세를 떨치던 운용사들은 순위가 크게 밀렸다. 지난해 134.6%로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하던 유리자산운용(-0.9%)은 최근 순위가 6위로 밀렸다. 지난해 8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84.2%로 2위에 올랐던 미래에셋자산운용(-4.0%)은 28개 조사대상 가운데 23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3위에 오른 미래에셋투신운용(-3.5%)도 21위로 급락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펀드평가가 지난 1월 한달 동안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투신과 랜드마크 2개 운용사의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 10위를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운용의 ‘KB오토체인지주식1’(3.97%) ‘그랜드슬램파이팅코리아자산배분혼합’(3.92%) ‘부자아빠정통고편입적립식주식1Class’(3.80%) ‘파워코리아올림피아80주식2’(3.36%)가 1∼3위와 7위를 차지했다. 랜드마크의 ‘코아주식1’(3.64%) ‘미래만들기주식일반2’(3.53%) ‘1억만들기주식2’(3.45%)가 4∼6위에 올랐다.‘밸류인컴주식1’(3.34%) ‘1억만들기주식1’(3.30%) ‘미래만들기주식4’(3.21%)가 뒤를 이었다. ●펀드 바꾸면 더 손해 올들어 주식형펀드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계속 늘기만 하던 총수탁고가 지난달 24일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했다.24일 주식형펀드의 수탁고는 32조 724억원으로 하루 전보다 4258억원 감소했다. 반면 채권형펀드나 채권과 주식을 절반씩 섞은 혼합형펀드의 수탁고는 늘고 있다. 혼합형의 경우 올해 초 수탁고가 8조 2500억원에서 이달초 8조 3700억원으로 불어났다. 자산운용사 스스로 투자자들의 동의도 없이 주식형을 혼합형으로 바꾸는 일마저 발생했다. 조흥투신은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BEST장기주택마련 주식투자신탁1호’의 주식자산을 거의 팔아치워 주식투자 비중을 거의 바닥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이름도 ‘∼혼합투자신탁1호’로 바꾸었다. 한국펀드평가 김휘곤 평가팀장은 “주가흐름에 따라 주식형에서 혼합형 등으로 펀드를 갈아타면 그만큼 수수료를 더 물어야 한다.”면서 “펀드는 장기투자의 이익이 더 큰 만큼 갈아타지 말고 주식형·채권형·혼합형 등에 분산투자하면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순교·박해의 교회사 생생 증언

    한국의 기독교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큰 교세를 자랑한다. 세계에서 최대 규모의 단일교회를 갖고 있는가 하면 그 성장세 또한 세계인들이 놀랄 정도이다. 그런데 한국의 기독교가 이처럼 번창하기까지 숱한 시련과 희생이 있었음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이 지난 1일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초지리) 특별전시실에서 개막해 연말까지 계속하는 ‘복음 선교 120년, 신앙 위인 120명-인물로 보는 한국 교회사’전시는 이 땅의 기독교를 위해 희생한 인물들을 통해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대규모 기획이다.120년에 걸친 한국교회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신앙 위인’ 120명을 엄선해 그들의 사진과 관련 사료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인물은 기독교문사에서 펴낸 ‘기독교백과사전’(1980∼1992년),‘기독교 대연감’(1986∼1993년),‘한국 기독교 인물 100년’(1987년),‘한국기독교의 역사’(1989∼1990년)와 한국 교회사 관련 저술들을 토대로 이덕주 감리교신학대 교수(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부관장)가 주축이 돼 선정했으며 이들을 모두 8개의 주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측은 “이번 전시는 교회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무명과 익명의 그리스도인들을 대신해 이름을 남긴 120명을 추린 것으로 고난과 역경 속에서 신앙의 열정으로 교회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신앙 선배들의 역사가 제대로 알려지고 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호리에 누구인가

    |도쿄 이춘규특파원|후쿠오카현 출신으로 도쿄대학 재학 중 컴퓨터 관련 기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인터넷 사업의 장래성을 발견, 학교를 그만두고 1996년 기업의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시스템을 관리해 주는 ‘온 더 에지’(라이브도어의 전신)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자본금은 600만엔. 무명의 IT기업 경영자이던 그는 2004년 프로야구팀인 긴테쓰 인수 의사를 밝혀 일약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긴데쓰 인수에 실패한 그는 2005년 일본 최대 민방인 후지TV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9월에는 사실상 자민당의 지원을 받는 무소속 후보로 중의원에 출마해 낙선하는 등 언제나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인물이다. “돈으로 사람의 마음도 살 수 있다.”,“세상을 시끄럽게 할 수도 있고 뭐든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이 있다.”,“축구에서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2번 받아 퇴장해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등 법을 경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taein@seoul.co.kr
  •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로딕 “이럴수가…”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2919만달러)에서 ‘광서버’ 앤디 로딕(세계랭킹 3위·미국)이 4회전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2번시드 로딕은 22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무명의 마르코스 바그다티스(54위·키프로스)에게 1-3으로 패했다. 바그다티스는 2004년부터 메이저대회에 참가하기 시작,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단식 4회전에 진출한 것이 최고 성적. 바그다티스는 이날 16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서브의 달인’이라는 로딕(15개)을 추월하면서 ‘대어’를 낚았다. 반면 로딕은 실책(31-26)과 더블폴트(4-1)에서 바그다티스보다 많은 수를 기록하며 자멸했다. 로딕은 2003년과 지난해 단식 준결승에 오르는 등 호주오픈 강자로 군림해왔다.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안드리 애거시(7위·미국)가 부상으로 불참한 가운데 레이튼 휴이트(6위·호주)가 64강전에서 탈락한 데 이어 로딕도 일찍 짐을 싸면서 ‘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의 우승 가능성은 더욱 짙어졌다. 여자부에서는 ‘주부여왕’ 린제이 대븐포트(세계 1위)가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11위·러시아)를 2-0으로 물리치고 8강에 안착했다. 대븐포트는 남녀단식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미국 선수가 됐다.‘테니스요정’ 마리아 샤라포바(4위·러시아)도 8강에 합류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커리어 우먼]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

    [커리어 우먼]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

    ‘한국 최초의 외환딜러’,‘인간관계의 귀재’,‘인생을 베팅할 줄 아는 여자’, 금융계의 대모’…. 이름 앞에 온갖 찬란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이 여성의 첫인상은 어떨까?김상경(57)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을 찾아 가면서 그동안 만났던 성공한 ‘커리어 우먼’들을 떠올렸다. 열정이 넘치고, 자신감에 차 있고, 남자보다 대범하고, 다소 ‘오버’한다는 느낌까지 이어졌다. 찻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김 원장의 이미지는 예상과 달랐다. 차근차근 이어지는 말투에서는 ‘여장부’의 느낌보다는 푸근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눈빛도 온화해 “이런 여성이 어떻게 매일 수백억달러를 베팅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말미에 “리더의 이미지가 아니네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나선다고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라고 답했다. ●국내 최초 외환딜러 출신 김 원장이 외환딜러의 세계에 눈을 뜬 건 1979년 어느날이었다. 외환시장이 닫혀 있었던 당시 한국에는 외환딜러라는 직업 자체가 없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은행 한국지점에서 비서로 일하던 그녀에게 상사가 “한국도 곧 외환시장을 개방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딜러가 필요할 테니 미리 준비하라.”며 외환시장에 관한 영문서적을 건냈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학에 들어갔고, 경부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학비를 벌었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교사직을 포기하고 외국계 기업에 취직했던 김 원장에게 이 책은 또 다른 ‘베팅’을 유혹했다.1년간 아멕스 은행의 홍콩, 싱가포르, 뉴욕 딜링룸을 돌며 딜링을 배웠고,1980년 1월에 국내 최초로 외환딜러가 됐다. 김 원장은 해외에서도 보기 드문 여성 수석딜러(Chief Dealer) 자리를 3년만에 꿰찼다. 딜러로서는 환갑을 훨씬 넘긴 마흔에 430만달러의 순익을 은행에 안겨주며 연봉 2억원을 받기도 했다. ●“거미줄같은 네크워크를 꾸미세요” 1995년 중국은행의 수석딜러를 마지막으로 15년간의 딜러 생활을 접은 김 원장은 “딜링과 인생은 비슷하다.”고 말한다.“보통 외환이나 주식을 거래할 때 오르면 팔고 싶어하고, 내리면 그냥 깔고 앉으려 합니다. 그러나 오를 때 더 기다릴 줄 알고, 내릴 때 과감하게 끊는 딜러가 돈을 법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여서 지금 상황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악순환을 빨리 끊어야 해요.” 김 원장이 1995년 뒤늦게 한국국제금융연수원을 차릴 때 주위 사람들은 성공 가능성이 없다며 극구 말렸다. 지금은 은행연합회 산하의 금융연수원과 김 원장의 연수원 두 개만 남아 있지만 당시에는 여러개의 연수원이 난립해 있었다. 김 원장은 외환위기라는 거친 파도와 싸워 홀로 살아 남았고, 연수원을 우리나라 최고의 국제금융 전문 교육기관으로 키워냈다. 김 원장은 성공의 가장 큰 이유로 인적 네크워크를 꼽았다. 그녀는 정부기관 산하 각종 위원회와 은행 사외이사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모임을 이끌고 있다. 딜러 시절 만들었던 모임은 벌써 20년이나 됐고, 일부 회원들은 행장(신한은행 신상훈)이 됐다. 업무상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문인들의 모임인 ‘무명 산악회’에서 활동하기도 하는 김 원장은 오는 3월에 히말라야 등정에 나선다. 산악회 회장인 신경림 시인은 김 원장이 지난 94년 펴낸 책 ‘나는 나를 베팅한다’ 출판 기념회에서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모인 것은 처음 봤다.”며 놀라기도 했다. ●“시장을 거스르지 마세요” 김 원장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모임은 금융기관 지점장급 이상 여성들이 모이는 ’여성금융인네트워크’이다.4년째 이 조직을 이끌고 있는 김 원장은 “많은 여성들이 일만 잘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오직 일로만 승부를 보려고 한다.”면서 “그러나 인적 네트워크가 없으면 한계에 부딪힌다.”고 충고했다. 지연·학연에 얽매인 저질 네트워크가 아니라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확보하라는 것이다. 환율 전문가에게 최근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시장은 언제나 옳다.”고 잘라 말했다. 김 원장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에 비해 원화가 과도하게 절상되지 않는 한 정부 개입은 불필요하다.”면서 “달러화 약세라는 세계 시장의 흐름을 한국이 멈추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만의 일이 아닙니다. 제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다수의 바보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도도한 흐름 속에 ‘부드럽게’ 베팅하는 자가 승리하지요.”지난 71년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책을 쓰기 위해 일을 접었던 6개월이 유일한 휴식기간이었다는 김 원장이 보여줄 다음 베팅이 궁금해 진다. 글 이창구 사진 김명국기자 window2@seoul.co.kr ●김상경 연수원장 경력 1949년생 1971 성균관대 사학과 졸업 1975∼77 스탠다드차타드은행 1977∼94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은행 1981 한국 첫 외환딜러 1995∼현재 한국국제금융연수원 대표이사 1998∼2000 경기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2003∼현재 여성금융인 네트워크 회장 2004∼06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위원 2004∼현재 기획예산처 연기금 투자풀 운영위원
  • ‘최강’ 콤비 브로드웨이 간다

    ‘최강’ 콤비 브로드웨이 간다

    다들 무모하고, 허황된 꿈이라고 했다. 이름없는 신생 뮤지컬극단이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겠다니, 꿈치고는 보통 야무진 꿈이 아니었다. 하지만 기죽지 않았다. 이를 악물었다. 목표를 향해 죽어라 앞만 보고 달리길 3년.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남들에겐 불가능해 보였던 그 꿈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9월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창작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얘기다. 성경 속 창녀 마리아가 주인공인 ‘마리아 마리아’는 올해 3회째인 ‘뉴욕 뮤지컬시어터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9월22일부터 10월14일까지 브로드웨이 59번가 린치극장 무대에 선다. 브로드웨이의 젊은 프로듀서들이 주최하는 이 페스티벌은 신작의 상업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일종의 뮤지컬 마켓으로, 올해 참가작 120여편 가운데 비영어권 작품은 ‘마리아 마리아’가 유일하다. ‘마리아 마리아’의 눈부신 성장 뒤에는 자칭타칭 ‘최강’콤비가 있다. 조아뮤지컬컴퍼니의 최무열(39) 예술감독과 강현철(32) 제작감독. 둘의 성(姓)을 따서 지은 별명이지만 말 그대로 손발이 척척 맞는 최강의 파트너십을 자랑한다. 뮤지컬 음악감독 겸 배우로 유명한 최 감독과 공연기획사 대표로 일하던 강 감독이 만난 건 2003년 봄.‘명성황후’‘지하철1호선’‘갬블러’ 등으로 해외 공연을 자주 다녔던 최 감독은 손수 제작한 창작뮤지컬로 해외무대에 서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오래 전 점찍어뒀던 대본도 떠올랐다. 더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작품을 만드는 건 자신 있었지만 회사 운영이나 재정은 엄두가 나지 않아 평소 안면이 있던 강 감독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출발은 소박하다 못해 초라했다. 배우 강효성을 비롯해 10여명이 모여 극단을 차렸으나 사무실 빌릴 돈이 없어 강 감독의 회사 사무실에 얹혀 지냈다. 월급은 고사하고 연습 틈틈이 먹는 간식비도 배우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할 정도로 궁색했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저마다 심장 깊숙한 곳에 분홍빛 꿈을 저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해 8월 대학로의 허름한 소극장에서 첫 공연을 올렸다.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3개월간의 장기공연은 성공한 편이었다.2004년 또다시 7개월의 장기공연에 돌입했지만 무명 극단의 작품에 언론과 평단의 반응은 냉담했다. 행운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그해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아무도 예상못한 결과였다. 강 감독은 “나중에 물어보니 멋모르는 나만 기대했더라.”며 웃었다. 예술성을 인정받은 ‘마리아 마리아’는 이후 상업적으로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지난해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공연은 유료관객 점유율 80%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에 안주할 수 없었다. 브로드웨이의 꿈을 이루기 위해 둘은 지난 여름 무작정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반년 간의 노력끝에 결실을 맺었다. 지금 여기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임을 두 사람은 잘 안다. 성경이라는 인류 공통의 텍스트와 한국의 독특한 시·청각적 아름다움을 결합한 ‘마리아 마리아’가 브로드웨이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화려한 성공대신 처참한 실패가 기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거칠 것이 없다. 최 감독은 “악평도 두렵지 않다. 오기가 나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같은 무모함과 순수한 열정을 간직한 두 사람. 누구도 못말릴 ‘최강 콤비’임에 틀림없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주말화제] 손예진 출연료 회당 첫 2500만원… 시청률도 50배차?

    [주말화제] 손예진 출연료 회당 첫 2500만원… 시청률도 50배차?

    배우 손예진이 3월부터 방송되는 SBS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1회 출연료로 사상 최고인 250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SBS 주말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의 주인공 전도연이 받은 회당 출연료 2000만원을 크게 웃도는 새 기록이다. 제작사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오는 9월 MBC가 방송할 ‘태왕사신기’에 출연하는 배용준은 1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등 스타들의 출연료가 치솟고 있다. 지상파 3사가 자체 제작하거나 외주사에 제작을 맡기는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는 5000만∼1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연애시대’는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배우의 출연료에 쏟는 셈이다. ●톱스타 성공신화에 지나친 의존 톱스타를 썼지만 부진했던 드라마로는 지난해 김희선·권상우가 나온 MBC의 ‘슬픈연가’, 김정은·정준호가 나온 SBS의 ‘루루공주’를 꼽을 수 있다.‘톱스타=성공’이라는 등식이 꼭 성립하는 것은 아닌데도 제작사들이 고가의 톱스타 출연에 매달리는 것은 방송계가 지나치게 스타시스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주사 관계자는 “지상파 편성권을 따내려면 시청률을 높일 수 있는 안정적인 스타를 캐스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연예기획사들의 문제점도 있다.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매니지먼트사들이 톱스타 한명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출연료는 계속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출연료 천차만별 몇년 전부터 송혜교·김현주 등 톱스타들이 1000만원 이상씩 받기 시작했고, 지난해 고현정·권상우·김희선 등의 출연료는 200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드라마 ‘늑대’ 주인공인 문정혁은 ‘불꽃’‘신입사원’때부터 1000만원 안팎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한류’를 이끄는 톱스타들의 경제효과가 커 제작사들이 향후 작품 수출 등을 위한 ‘보험용’으로 출연료를 더 내는 측면도 있다. 이와는 달리 신인·중급배우들의 출연료는 6∼18등급의 ‘출연료 등급표’에 따라 20여만원에서 130여만원까지로 나뉜다. 연예인의 90%가 등급을 적용받고 나머지 10%에 해당하는 톱스타는 부르는 게 값이다. 무명 신인급을 기용해 드물게 성공한 사례로는 SBS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가 꼽힌다. 시청률 25%대로 지상파를 통틀어 KBS의 30%대 ‘별난 남자 별난 여자’에 이어 2위로 약진 중이다. 윤정희, 이태곤 등 신인 주인공 5명의 회당 출연료는 50만∼100만원 안팎이다. 이 드라마의 이영희 PD와 임성한 작가는 캐스팅 과정에서부터 역할에 맞는 신인 발굴에 힘을 쏟았다. 방송가에선 “잘 짜인 각본이 받쳐주니 신인들의 연기도 따라온다.”고 평가해준다. 그래서 드라마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스타시스템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하프타임] 미셸 위, 이틀동안 무명선수와 동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성대결’에 나서는 미셸 위(17)가 1·2 라운드에서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와 크리스 코치(미국) 등 무명 선수와 동반하게 됐다고 대회조직위원회가 11일 밝혔다. 미셸 위는 13일 오전 3시40분 10번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다.
  • [11일 TV 하이라이트]

    ●살림의 여왕(EBS 낮 12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발명한 이희자 사장님, 프라이팬 뚜껑을 개발하게 된 박희경 사장님,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유아학습용품들을 만들어낸 이현옥 주부님. 생활 속의 불편함을 좀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 발명을 하게 됐다는 세 명의 주부들을 초대해, 그 결과물을 스튜디오에서 직접 확인해본다.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5분) KBS연기대상을 수상한 김명민. 그에게 10년의 무명시절이 있었고, 한때는 좌절과 절망 속에서 이민까지 결심했다고 한다. 화려한 조명 뒤에 숨겨진 김명민의 새로운 모습을 ‘조영구가 만난 사람’에서 만나 본다. 또 연예인 중에서 유달리 어려보이는 `동안´ 연예인들의 공통적 특징을 분석해본다.   ●클로즈업(YTN 오후 1시20분) 장동건과 이정재가 출연하고 제작비가 200억원 가까이 든 초대형 블록버스터 태풍. 적도, 친구도 될 수 없었던 두 남자, 말이 통하고 가슴이 뜨거워져도 그들은 싸워야 한다. 곽경태 감독이 영화에서 나타내고자 했던 의미와 영화 속 명장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곽 감독의 작품세계와 계획 등을 들어본다.   ●청춘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보라와 상미가 집수리 때문에 잠시 동안 갈 곳이 없는 희진 교수를 자기네 집에 모신다고 한다. 오랜만에 여자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하는 희진과 보라, 상미. 그런데 보라와 상미 집에 있는 며칠 동안 희진에게는 온갖 힘든 일들이 닥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낭독의 발견(KBS1 오후 11시40분) 100회 특집으로 지난해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수상후보였던 고은 시인과 세계적인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씨가 낭독무대에 오른다. 또 99회까지 무대에 섰던 세 명의 진행자와 낭독손님의 얼굴을 다시 만나보고, 시청자와 제작진이 꼽은 최고의 낭독, 감동 깊은 낭독을 다시 감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추적 60분(KBS2 오후 11시5분) 장기이식수술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하지만 브로커들의 사기행각, 수술 후 관리소홀로 인한 2차 감염,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수술 부작용들은 힘들게 중국행을 선택한 환자들을 또 다시 울게 하고 있다. 이런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왜 그들은 중국행을 멈추지 않는 것인지 추적해본다.
  • 피의자 면담거부 경찰관 기소

    대전지검은 5일 검사의 구속전 면담을 위한 수사 지휘를 거부한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김모 경감을 인권옹호직무명령 불준수와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검사의 정당한 수사지휘를 사법경찰관이 자의적으로 거부한 사례”라면서 “정당한 수사지휘권을 확립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이 구속전 피의자 면담제도의 법적 근거가 없고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 제도는 헌법이 규정한 검사의 영장청구권, 형사소송법의 검사의 수사권 및 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 등 법적근거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또 구속 전 면담을 통해 체포의 적법성, 구속영장 신청 요건의 충족 여부를 검사가 직접 조사하는 등 인권침해의 우려가 없고, 대전지검에서만 재작년 18명,2005년에도 이 사건 발생 이전까지 19명 등 모두 37명에 대해 구속전 면담을 실시한 선례가 있다고 밝혔다.대전지검은 지난달 13일 충남 경찰이 수사한 상습사기 혐의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전 피의자 면담을 요청했으나 경찰이 거부하자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혐의로 그 경찰관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해 왔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 욕망과 세상보기의 혁명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 욕망과 세상보기의 혁명

    모든 것들은 자연세계에서 서로 관계를 지으려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물리학적으로 모든 것들은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서로 잡아당기고 있다. 생물학적으로 모든 존재자(있는 것)들은 상생하거나 상극한다. 일방통행은 없고 다 쌍방적인 관계로 만물의 존재방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상생과 상극이 서로 별개의 것으로 다른 것이 아니라, 한 개의 사실이 이중적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내륙으로 이동하는 활어 탱크에 넣어둔 물고기들은 이동 도중에 지쳐 거의 다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 거기에 그 물고기들을 잡아먹는 천적을 넣어두면 한두 마리가 잡아먹히지만, 나머지 물고기들은 싱싱하게 활어로서 살아 있다고 한다. 상생적 삶과 상극적 죽음이 서로 별개의 다른 사실들이 아니고, 동전의 양면처럼 한 사실의 이중성인 셈이다. 자연계에서 생물만 그렇지 않고 무생물도 역시 이중성의 법칙으로 상호관계를 맺는 것 같다. 예컨대 물과 불은 서로 상극적인데, 그 물과 불이 상호 보완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에너지원이 된다. 죽음이 빈자리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빈 여지가 없어진다. 죽음은 새 생명의 탄생을 도와 준다. 산정에 솟은 거대한 암벽도 주위의 지질을 안정시켜 주는 역할을 한단다. 이처럼 자연의 일체는 다 상생과 상극의 작용을 동시적으로 수행한다. 자연의 존재 방식은 상생과 상극의 상관관계의 얽힘이다. 이런 얽힘을 우리는 자연의 존재론적 욕망이라 부른다. 왜냐하면 그 욕망은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처럼 무엇을 소유하기 위한 탐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욕망은 상생의 아름다움과 상극의 처절함을 동시에 함유하고 있다. 우리는 자연을 소박한 낭만주의적 심정으로 너무 아름답게만 표상하는데, 자연은 아름다움의 이면에 처절한 죽음의 장송곡을 연주하고 있다. 자연이 죽음을 연출하지만, 그 죽음은 자연의 새 삶을 가능케 하는 자기 정화작용을 포함한다. 인간이 가한 외적 사고사(事故死)가 아닌 경우에, 자연은 죽은 시체의 모습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자연은 스스로 정화한다. 이것이 곧 자연의 완전 교환방식을 암시한다 하겠다. 상생과 상극의 얽힘 관계도 자연의 완전교환의 존재방식의 다른 이름이겠다. 생명은 다 죽기 싫어하지만, 죽어서도 그 시체를 타자에게 준다. 노자(老子)는 이런 자연의 교환적 존재방식을 일컬어 여러 가지의 비유로 표현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만 열거하면, 요(·오고 감), 혼이위일(混而爲一·뒤섞여 하나로 존재함), 승승(繩繩·새끼 꼬이듯이 이어짐), 만물병작(萬物竝作·만물은 자타가 함께 지음) 등등이라 하겠다. 그런데 인간은 이런 자연생활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다. 사회생활이 인간의 생존방식인데, 존재론적인 욕망방식에서 소유론적 욕망방식으로 미끄러져 온 과정이 인류 생존방식의 과정이다. 사회생활도 인간들의 상관관계의 얽힘이므로 욕망이 그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그러나 인간들의 사회적 욕망은 소유론적 욕망으로 점철돼 있기에, 여기서 모든 인간사의 드라마가 생긴다. 시장이 인간사회 욕망의 교환을 상징하는데, 시장의 교환은 자기의 이익을 더 많이 남기기 위한 교환이므로 불완전한 교환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시장은 자연의 존재론적 교환과 다른 소유론적 교환의 탁월한 양식이다. 사회주의적 도덕론자들은 이 시장의 소유론적 교환법칙들을 이기심의 타락 현상으로 규탄하나, 그것은 단순한 도덕적 판단의 소관이 아니고 더 근원적으로 인간 욕망의 운명과 직결된다. 잠깐 인류학적으로 이 운명을 생각해 보자. 바로 20세기 프랑스의 구조주의 사상가인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이론이다. 교환은 인간집단의 생존방식이다. 이 교환의 생존방식을 인류는 아득한 옛날 토템 제도로 시행했다는 것이다. 토템은 원시인들의 유치한 종교신앙 형태가 아니라, 종족집단간의 차이를 표시해 서로 물물교환의 거래를 이루기 위한 방편이다. 자연의 만물이 서로 다르기에 상생과 상극의 교환을 이루듯이, 인간집단도 서로 차이를 띠어야 교환의 거래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곰 토템은 곰을 잡지 않고 호랑이를 잡고, 호랑이 토템은 호랑이를 보호하고 그 대신 곰을 잡는다. 이것이 상호교환의 제도다. 이 토템 제도는 노자가 갈파한 완전한 상호교환 제도로서의 요()나 만물병작(萬物竝作)의 의미와 상통한다 하겠다. 그런데 이런 완전교환 방식의 토템 제도가 어느 날 불현듯 불완전한 교환방식인 카스트로 미끄러졌다는 것이다. 카스트 제도는 우열의 비교가 집단 사이에 등장하게 됐음을 말한다. 그래서 우수 집단이 열등 집단을 지배하고 불평등한 거래관계가 형성되면서, 집단이기심이 생기게 됐다는 것이다. 토템의 존재론적 교환양식이 카스트의 소유론적 교환양식으로 방향을 틀게 되었다. 이것이 인류의 역사적 운명이라는 것이다. 이 운명을 알려주는 신화가 구약의 창세기에 나오는 금단의 열매를 먹은 원죄에 비유된다 하겠다. 금단의 열매를 먹었기에 인류는 원죄를 지었고, 그 대가로 선악과 호오(好惡)를 분별하는 지능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원죄의 신화가 불교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인간이 아득한 옛날에 모든 것이 하나로 서로 회통되던 이 세상을 문득 지능으로 분별하는 무명(無明)이 생기면서 이 세상을 하나로 보는 마음이 조각조각나게 됐다는 것이다. 기독교와 불교는 서로 같은 내용을 약간 다르게 표현했을 뿐이다. 소유론적 욕망의 등장은 인간의 마음에 선악과 호오의 구별을 느끼는 마음의 등장과 궤적을 같이한다. 선악과 호오의 개념들은 여기서 서로 같은 차원이다. 싫고 좋은 것을 구별하는 마음과 개인적 또는 집단적 이기심이 함께 등장한다. 이 이기심이 사회생활에서 남들에 대해 비교우위를 쟁취하려 한다. 역사에서 주인과 노예의 계급이 생겼고, 그 계급 싸움이 인류사에서 희비극의 드라마를 잉태시켰다. 이것이 마르크스가 본 통찰력이다. 동시에 그 이기심의 드라마가 인류문명의 과학기술적 진보와 경제성장을 촉진하게 된 원동력이라는 것이다.18세기 독일의 대철학자 칸트는 이 이기심의 드라마인 소유론적 욕망을 인류사에 있어서 불의 발견과 유사하다고 간주했다. 위에서 언급된, 금단의 열매를 먹은 사건이나 또는 인간의 마음에 홀연히 호오의 분별력을 갖게 된 사건이나 다 인간이 지능을 소유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이 지능이 문제다. 이것이 인간의 문명을 있게 한 원동력이고, 또 이것이 인간 세상을 추악하게 한 원흉인 셈이다. 칸트는 전자를 보아 지능을 찬양했고, 마르크스는 후자를 보아 지능의 이기심을 저주했다. 지능이 생물적 본능을 대신해 등장하게 된 이유는 이렇다. 동식물은 본능적으로 생존의 방식을 펼쳐 나간다. 그러나 인간은 이런 본능이 극히 미약해 본능만으로 생존을 유지할 수 없다. 이것이 인간의 역사적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모자라는 본능을 대신하는 지능의 개발이 필수적이었다. 이 지능이 과학기술을 불러온다. 과학기술은 소유론적 욕망의 표현이다. 그런데 동식물의 본능은 존재론적 상생과 상극 이외의 것을 모르지만, 인간의 지능은 이기심에 근거한 소유욕을 아울러 진행시켰다. 이 지능이 인류사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 인류사는 개인적, 종족적 이기심의 소유욕을 만족시키기 위한 투쟁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자의 토템적 자연의 존재론적 욕망이 마치 역사 현실의 실제와는 맞지 않는 것처럼 간주해 도피적이고 둔세적인 사상이라고 오해했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되는 전개에서 우리는 노자의 도(道)가 그런 현실도피의 철학이 아님을 보게 될 것이다. 아무튼 마르크스나 도덕적 이상주의자들은 이 이기심의 해악을 알고 있기에 이 이기심을 뿌리 뽑기 위한 도덕-정치적 투쟁을 벌였다. 정신문화적으로 인류사를 개관해 보면, 인류사는 경제기술적인 소유적 편리와 사회도덕적인 반(反)이기적 정의의 투쟁처럼 보인다. 인류사의 진리는 편리와 정의의 두 가지 상반된 요소로 시소게임을 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사회도덕적 반이기적 정의의 진리는 반소유론적이기에 자연적 토템의 교환거래와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 토템적 교환은 마르크스가 본 원시공산사회의 유형과 유사하다. 그러나 지능의 등장으로 그 사회는 이미 상실한 낙원과 같다. 마르크시즘과 도덕이상주의자들의 착각은 크게 봐서 두 가지다. 하나는 이기심을 능위적(능동적·인위적)으로 노력하면 뿌리째 뽑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저들은 이기심의 상징인 사유재산제도를 억압하거나 철폐해 이기심이 인간사회에 등록되지 않게끔 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거짓이다. 성욕으로 종교적 수행에 방해를 받은 이가 그의 성욕을 나타내는 성기를 절단한다고 성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성욕의 소유욕은 더 깊은 무의식의 차원이기에 도덕의식적 각오와 그 수준에서 해결이 안 된다. 둘째로 그들은 반이기적 정의론을 주장하여, 이것이 반소유론적 존재론의 토템적 교환을 역사상에 부활시킨다고 주장했다. 역시 이것도 거짓이다. 그들의 반이기적 정의론도 역시 다른 형태의 소유론적 욕망의 주장이다. 왜냐하면 소유론적 욕망은 경제기술적 물질적 소유욕 이외에 정신적 형이상학적 지배욕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어떤 반이기적 도덕의 캐너피(canopy)로 사회를 포장하겠다는 의지도 역시 사회를 도덕적으로 장악하겠다는 소유론의 결의와 다르지 않다. 거기에는 토템에서와 같은 자연적 교환의 자유도 이미 사라진다. 그래서 사회도덕주의는 시장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적 기제(機制)마저도 파괴한다. 말하자면 인류가 경험한 두 가지의 큰 혁명인 산업혁명과 사회주의 혁명은 다 소유론적 혁명의 세상보기나 다름없다. 그래도 저 혁명들은 인류에게 두 가지의 학습을 가져다 주었다. 하나는 경제기술적으로 편리한 세상을 만들었다는 것과 또 하나는 이기심의 독성을 알려 주었다는 점이다. 이제 인류는 제3의 혁명을 모색해야 할 그런 시절 인연에 이르렀다. 그것은 편리와 정의가 상충하지 않는 존재론적 혁명의 길이다. 존재론적 혁명의 길은 소유론적 이전의 혁명과 아주 다르다. 그것은 세상이 아니고, 세상을 보는 마음을 혁명하는 일이다. 계속 우리는 이런 길을 걸어갈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쉬어가기˙˙˙] 러 대학생, 효도르에 무모한 도전

    러시아의 겁없는 대학생이 종합격투기 최강자인 ‘얼음주먹’ 에밀리아넨코 효도르(29·러시아)에게 도전했다 완패를 당했다고.2일 표도르 홈페이지에 따르면 니키타 쿠샤코프는 지난 12월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프로삼보대회 특별 이벤트의 하나인 ‘효도르 챌린지매치’에 출전했지만,1라운드 암바(팔꺾기)로 허무하게 항복했다. 대회 주최 측은 무명의 쿠샤코프가 도전장을 내밀자 당황했지만, 생명보험증서와 건강진단서를 받아낸 뒤 무모한 대결을 성사시켰다.
  • 록키 시리즈 5편 다시 본다

    록키 시리즈 5편 다시 본다

    1990년대까지 할리우드 근육질 액션 배우의 대명사는 이탈리아 혈통의 실베스터 스탤론과 오스트리아 출신 아널드 슈워제네거였다. 이들의 연기 행로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스탤론은 직접 쓴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화 ‘록키’(1976)의 주연을 맡아 무명 배우의 설움을 털고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스탤론은 ‘람보’(원제 퍼스트 블러드·1982)에 출연하며 미국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스탤론 본인보다는 ‘록키’나 ‘람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록키’시리즈만 무려 5편,‘람보’시리즈에는 3편에 등장하며 잔상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반면 슈워제네거는 ‘터미네이터’(1984)로 스타가 됐다. 물론 이 시리즈에 3편이나 출연했으나, 보다 다양한 액션 영화와 코미디 영화에 등장하며 캐릭터가 아닌 자신만의 이미지를 쌓았다. 지금은 정계에 뛰어 들어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내고 있는 슈워제네거와 달리 환갑을 바라보고 있는 스탤론은 25년 만에 ‘록키’의 여섯 번째 시리즈 ‘록키 발보아’를 촬영하고 있다고 한다.18년 만에 ‘람보’의 네 번째 시리즈도 기획되고 있다. 케이블·위성 영화채널 MGM이 연말연시를 맞아 ‘록키’ 시리즈를 섭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31일에는 1,2편이 연속 방영되고(케이블은 오후 12시10분부터, 스카이라이프는 오후 6시부터), 새해 1일에는 3∼5편(케이블은 오후 12시10분부터, 스카이라이프 오후 6시10분부터)이 줄지어 방영된다. ‘록키1’에서는 뒷골목 건달이자 가난한 권투선수 록키 발보아가 우연한 기회에 세계 헤비급 챔피언 아폴로 크리드(칼 웨더스)에게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다. 모두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던 경기에서 비록 판정패는 했으나 록키는 15회까지 버티는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준다. 엉망인 얼굴로 애인 애드리안(탈리아 샤이어)의 이름을 외치는 마지막 순간은 언제봐도 가슴 뭉클한 장면이다.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편집상을 받았다. ‘록키Ⅱ’(1979)에서는 크리드와 리턴 매치 끝에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게 된다. ‘록키Ⅲ’(1982)는 자만에 빠진 록키가 방어전에서 패배한 뒤 다시 심기일전, 복수전을 펼치는 내용을 담았다. 옛 소련 복싱 챔피언과 대결을 벌이는 ‘록키Ⅳ’(1985)는 미국 패권주의 색채가 짙다는 지적을 받았다.‘록키Ⅴ’(1990)는 은퇴한 록키가 후계자를 키우는 후일담을 그린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테마음악 ‘고나 플라이 나우’와 그룹 ‘서바이버’가 부른 ‘아이 오브 더 타이거’(3편),‘버닝 하트’(4편) 등은 여전히 영화 팬들이 사랑하는 영화음악 레퍼토리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We에 나오면 스타로 뜬다?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의 100호가 나왔다. 만 2년 가까이 수많은 대중문화 스타들이 독자와 함께했다.‘We’의 나이테가 늘어나는 동안 스타로 떠오른 연예인은 누가 있을까.#1호 표지모델 한가인드라마 3편, 영화 1편이 필모그래피의 전부이다. 하지만 한가인을 스타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독자들은 없을 것이다. 한가인은 2004년 1월9일 처음 발행된 ‘We’의 표지를 장식했다. 생애 첫 출연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개봉을 앞둔 시점이었다. 그녀는 고교시절 수능 관련 인터뷰가 뉴스에 나온 뒤 기획사에 발탁된 행운아였다.‘아시아나 항공’,‘박카스’ CF로 무공해 미인의 매력을 뽐냈고,2003년 KBS 일일극 ‘노란손수건’을 통해 풋풋함을 선보이고 있었다. 권상우와 함께 한 ‘말죽거리 잔혹사’가 성공한 이후 KBS ‘애정의 조건’(2004년),MBC ‘신입사원’(2005년)을 통해 단숨에 톱스타 대열에 섰다. 특히 ‘노란손수건’에서 알콩달콩 사랑 연기를 펼친 연정훈과 지난 4월 실제 결혼하기도. 이후 활동을 쉬고 있으나 새해 연기를 재개할 예정이다.#2005년 최고 블루칩 엄태웅그가 ‘We’에 비중 있게 등장한 것은 2005년 2월17일(56호)의 ‘안방극장 악역들이 뜬다’는 기사에서였다. 오랜 세월 무명을 딛고 KBS 드라마 ‘쾌걸 춘향’에서 매력 넘치는 변학도를 연기, 드디어 이름을 알렸다. 당시 KBS ‘해신’ 송일국,SBS ‘봄날’ 조인성과 비교 대상이었다. 이후 생애 첫 주연을 맡은 KBS ‘부활’의 시작을 앞두고 ‘We’ 5월19일자(69호) 대중문화 섹션 표지를 장식했다. 또 마니아 바람을 탔던 이 드라마로 엄정화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버리고 스타에 등극했다. ‘기막힌 사내들’(1998년),‘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2003년),‘실미도’(2003년)‘가족’(2004년),‘공공의 적2’(2005년) 등에 이은 여섯 번째 영화인 ‘가족의 탄생’에서 주연을 맡아 최근 촬영을 마무리하고 내년 봄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새해에는 문정혁(에릭)과 연기 대결을 벌이게 된 MBC ‘늑대’로 다시 시청자 곁으로 돌아올 예정.#첫 단독 인터뷰 노홍철노홍철은 ‘We’와 인연이 깊다. 중앙일간지, 스포츠전문지, 인터넷 등을 통틀어 첫 단독 인터뷰를 ‘We’와 했다.2004년 8월26일자(33호)를 통해서다. 음악채널 m.net VJ 닥터 노로 외쳤던 “좋아! 가는 거야∼!”는 1년 반이 지난 요즘도 여전히 국내 연예계를 정신없이 만들고 있다. 올해 연말은 스스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 각종 방송 오락프로그램 패널, 시트콤 연기, 지방 행사 초대 손님 등으로 숨 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일부터는 신동엽, 김용만 등이 만든 전문 MC 매니지먼트회사인 DY엔터테인먼트 소속이 됐다. 앞서 손수 스케줄을 관리했던 노홍철의 행보가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한 대목이다.#앞으로 만날 스타, 테이비록 ‘We’는 아니지만, 서울신문 대중문화 면을 통해 함께 성장한 가수가 있다. 테이다. 신승훈의 계보를 잇는 발라드 가수로 각광을 받고 있는 테이의 첫 앨범 ‘더 퍼스트 저니’는 ‘We’가 세상에 등장하기 3일 전인 2004년 1월6일 발매됐다. 타이틀곡 ‘사랑은…향기를 남기고’가 인기를 모았고, 같은해 4월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뜨니 무섭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듬해 2월15일 2집 ‘우츄프라카치야테이’가 나오던 날 인터뷰에서는 “셀렌다.”며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테이는 지난달 21일 3집 ‘세 번째 설레임’을 내놓으며 연말연시 휴식을 잊고 뜨거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4집이 발표되면 그를 ‘We’의 표지 모델로 초대하는 것은 어떨까.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한국 과학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야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으로 한국 과학계의 신뢰는 크게 손상됐다. 앞으로 우리 과학자들의 논문에 대해서는 엄격한 검증이 따를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윤리와 양심을 저버린 한 과학자의 탈선이 이토록 큰 파장을 불러온 것은 실로 유감이다. 그러나 이번 파문을 자정의 계기로 삼고 심기일전하면 독이 아닌 약이 될 것으로 믿는다. 잘못을 겸허하게 되돌아보고 한국 과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이야말로 과학자들이 해야 할 몫이요, 이번 사태에서 꼭 배워야 할 교훈이다. 황 교수 파문을 지켜보면서 지나치게 경도된 여론과 과학 권력에 맞서 의혹을 용기있게 제기한 젊은 과학도에게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 황 교수 논문의 사진 조작과 DNA 지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사람은 과학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았거나, 이름난 과학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과학계에 잠시 몸담았던 사람이거나 지방의 대학에서 연구 중인 무명의 과학도였다. 과학적 연구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전무한 국내 여건에서 뒤늦게나마 잘못을 바로잡은 것은 우리 과학계에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연구 윤리의 확립과 정직성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이제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것은 또한 모든 학문의 밑바탕이기도 하다. 나아가 연구의 깊이를 더하고 논문의 질적 향상도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연구 조작 방지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과학계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그에 앞서 대학·연구소마다 과학적 과오를 바로잡고 연구의 품질을 높이는 자체 검증 시스템의 확립은 이를수록 좋다고 본다. 과학 선진국으로 가는 과도기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고, 잘못에 대한 대가도 톡톡히 치르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연구 풍토의 개선과 제도나 법의 미비점은 차근차근 보완해 나가면 된다. 황 교수 사태에도 불구하고 세계 과학계는 한국 과학계의 자정능력과 높은 연구 수준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 과학이 시련을 딛고 일어설 때 세계는 다시 우리를 주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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