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놈’ 위에 ‘나는 놈’...난폭운전 잡고 보니 수배자
사고 유발 원인 ‘대형차 지정차로 위반’ 53%로 최다난폭운전, 갓길 주행 위반 등 ‘지명 수배자’ 3명 검거아주대 이국종 교수팀과 소방헬기로 부상자 응급구조지난 1일 오전 8시 49분쯤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서 에쿠스 차량이 시속 195㎞의 속도로 진로 변경과 앞지르기를 거듭하는 등 난폭 운전을 하면서 다른 차량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암행순찰차가 난폭운전 차량을 발견하고 추격에 나섰다. 경찰이 약 10㎞의 구간에서 도로 위 레이스를 방불케 하는 추격전 끝에 에쿠스 차량을 멈춰 세워 운전자 신원을 파악한 결과, 운전자 문모(49)씨는 사기 혐의만 3건으로 수배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체포영장도 발부된 상태라 경찰관은 곧바로 문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문씨가 납부하지 않은 과태료 또한 136만원어치(21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가을철 교통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특정 요일에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고속도로에서 각종 불법이 난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동안 집중 단속을 했는데도 수배자가 3명이나 검거되는 등 범죄자가 대낮에도 버젓이 고속도로를 제 집 드나드는 것처럼 다닌 사실도 밝혀졌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고속도로순찰대는 지난달 23일, 24일, 31일, 11월 1일 등 4일 간 경부·중부내륙 등 주요 고속도로에서 암행순찰차 10대와 드론 4대 등 ‘드론 번개팀’을 투입해 513건의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 이 기간은 지난해 사망자가 9명이나 발생한 ‘마(魔)의 4일’이었다.실제 단속 결과, 버스, 화물차 등 대형차는 정해진 차로에서만 통행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지정차로 위반 건수’가 275건(53.6%)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40분쯤 경부고속도로에서 적발된 지정차로 위반 운전자는 사기, 공무상표시무효 혐의로 지명수배 대상에 올라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음주운전만큼이나 위험한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26건 적발됐다. 운전 중에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면 범칙금 6만원에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과속·난폭운전 20건, 안전거리 유지 위반에 해당되는 관광버스 대열 운행도 2건 적발됐다. 또 지난달 23일 단속 첫날 오후 6시 30분쯤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는 차량 내에서 탑승객들이 술 마시고 춤을 추다 경찰 단속에 걸리기도 했다.이밖에 지난 1일 오후 5시 45분쯤 호남고속도로에서 갓길 주행을 하다 적발된 지명 수배자(사기 혐의)는 무면허 운전 중인 사실도 드러났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가을 행락철 강력 단속을 예고하면서 교통법규 위반 심리가 억제된 효과로 이 기간 사망자 수가 지난해 9명에서 올해 3명으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오후 2시 55분쯤에는 제2중부고속도로에서 1t 화물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운전자 정모(50)씨가 차량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근 구역을 순찰 중이던 경찰은 즉시 상황실에 헬기를 요청하고, 부상자 정씨를 헬기 착륙장(곤지암 도자공원)으로 옮겼다. 이후 소방헬기를 타고 온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팀은 곧바로 정씨에 대한 응급 조치를 한 뒤 오후 4시 43분쯤 병원으로 이송했다. 다행히 정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