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례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사라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청부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대대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16
  • 스노보더 레데카의 스키 슈퍼G 우승, 시프린 스키 빌려 이룬 위업

    스노보더 레데카의 스키 슈퍼G 우승, 시프린 스키 빌려 이룬 위업

    스노보더가 주 종목이지만 알파인 스키 슈퍼대회전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건 에스터 레데카(23·체코)가 스키 요정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의 스키를 빌려 타고 우승했다. 레데카는 17일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이어진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알파인 여자 슈퍼대회전(슈퍼G)에서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은 물론, 소치 챔피언 안나 베이트(오스트리아)와 티나 베이라더(리히텐슈타인)를 모두 제치고 1분21초11의 기록으로 생애 첫 올림픽 스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의 스키가 아니라 알파인 스키 여자 평행대회전 금메달을 차지한 시프린의 스키를 빌려 탄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안긴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다섯 차례나 시상대에 올랐으나 스키 월드컵 시상대에는 서본 적이 없었고 활강에서 7위를 거둔 것이 최고의 성적이었는데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 우승하는 감격을 맛봤다. 81회 월드컵 우승에 빛나는 본은 2010년 이후 부상 때문에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하다 8년 만에 등장한 올림픽 첫 경기에서 마지막 회전 구간에서 잘못 코스를 진입하는 바람에 6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제 21일 활강 경기에서 생애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그녀는 알파인 복합에도 출전한다. 베이라더가 동메달을 땄고, 역대 올림픽 이 종목에서 처음으로 대회 2연패를 떼논 당상처럼 여겨 우승 인터뷰에 응하던 중이었던 베이스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레데카에게 100분의 1초가 뒤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22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 출전하는 그는 “이 모든 일에 대해 난 너무 놀랐다. 난 우승하려고 애썼고 매순간 최선을 다했지만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실감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오늘까지 난 스노보드에 좀 더 나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제 스노보드 타러 가야겠다”고 말했다. 또 “무례해지고 싶지 않다. 여러분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고, 하지만 난 정말 여기 앉아 있을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 못했다. 지금 스노보드 세 차례를 모두 뛰고 난 뒤였어야 할 것처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스케줄 등이 복잡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진정 원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훈련 원칙은 확고하다. 두 종목에 바치는 시간을 똑같이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 주자나는 유망한 피겨스케이터였으며 외할아버지 얀 클라팍은 1964년 인스부르크동계올림픽 동메달과 1968년 그레노블동계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체코 아이스하키 대표였다. 아버지 야넥은 국내에도 소개된 뮤지컬 ‘햄릿’의 작곡자로 이름을 떨친 체코 국민가수다. 레데카는 지난해 8월 “월드컵 두 종목에 모두 나서자 언론이나 팬이나 얼마 전 내린 결정인 줄 알던데 어릴 적부터 두 종목에 출전해 온 것”이라며 “사람들이 ‘그게 어떻게 가능해’라고 말하는데 내겐 그 길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코치가 한 우물을 파라고 하자 “자꾸 그러면 다른 코치를 찾겠다”고 쏘아붙인 일로 유명하다. 레데카는 이름난 윈드서퍼이기도 한데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위해 도전해야 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론이죠. 왜 아니겠어요?”라고 되물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NBC 망언 해설자 뒤늦은 사과…서경덕 “日 역사왜곡, 영상으로 공부하세요”

    NBC 망언 해설자 뒤늦은 사과…서경덕 “日 역사왜곡, 영상으로 공부하세요”

    평창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 중 ‘일본 식민지배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의 NBC 해설자 조슈아 쿠퍼 라모가 뒤늦게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평창올림픽 개막식 도중 제 발언에 불쾌감을 느꼈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잊혀선 안 될 한국 역사의 한 부분을 무시하거나 무례한 언급을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뒤늦은 감은 있지만 어쨌든 사과를 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이번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라모의 트위터 계정으로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잔인한 역사 동영상을 보내줬다”고 밝혔다.이번 동영상은 한국·중국·필리핀 등 일본이 아시아 각 나라에서 저지른 전쟁 만행에 대한 역사적인 자료를 보여준 후 아직도 진심 어린 사죄와 보상을 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서 교수는 “우리가 감정적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이 아시아에 저지른 잔인한 역사를 전 세계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 교수는 영국의 대표 일간지 더 타임스의 ‘disputed island of Dokdo(분쟁중인 섬 독도)’라고 잘못 표기한 것을 바꾸기 위해 편집국장에게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평창올림픽 기간 중 외신에서의 오류 표기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NBC 망언 해설자, 뒤늦은 사과 “잊혀서는 안 될 한국 역사”

    NBC 망언 해설자, 뒤늦은 사과 “잊혀서는 안 될 한국 역사”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일본의 식민지배를 미화한 망언을 한 미국 NBC 방송 해설자가 뒤늦게 사과했다.조슈아 쿠퍼 라모는 15일(한국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평창올림픽 개막식 도중 제 발언에 불쾌감을 느꼈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잊혀서는 안 될 한국 역사의 한 부분을 무시하거나 무례한 언급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모는 “평창올림픽은 개최국 한국이 그동안 이룩한 성과와 미래에 대한 찬사다. 한국은 고유한 가치와 경험을 바탕으로 특별하고 강력하며 중요한 발전을 이뤘다”면서 “한국은 소중한 친구와 추억이 있는 곳이다. 저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모든 상황에 유감이다. 남은 기간 평화와 화합의 정신을 상징하는 성공적인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고 글을 마쳤다. 그는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 중계에서 “일본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을 강점했지만, 모든 한국인은 발전 과정에서 일본이 문화와 기술, 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되었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은 NBC에 항의했다. 결국 라모는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에 해고 조치를 당했다. 타임지 기자 출신인 라모는 중국 관련 책을 여러 권 내는 등 미국 내에서 아시아 전문가로 통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해설을 맡았으며 국제컨설팅 회사 ‘키신저 어소시에이츠’ 공동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타벅스와 페덱스 이사로도 등재돼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미국인들, ‘평창 외교 결례’ 펜스 부통령에 “돌아오지 마라”

    미국인들, ‘평창 외교 결례’ 펜스 부통령에 “돌아오지 마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보인 ‘무례한 행동’에 대해 미국 네티즌들이 “부끄럽다”며 비난했다.미국 백악관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13일(현지시간)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지난 9일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펜스 부통령과 부인 캐런 펜스 여사가 미국 선수단의 입장에 손을 들어보이는 장면이었다. 이 사진에는 5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펜스 부통령의 외교 결례를 지적하는 비판적 댓글이 다수였다. 올림픽 개회식에서 펜스 부통령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 1부부장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철저히 외면했다. 펜스 부통령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부부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이에 나란히 앉았다. 바로 뒷자리에 앉은 김 부부장과 김 위원장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이어 펜스 부통령은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였던 남북 공동선수당의 입장 때 일어서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북측 대표단을 비롯해 개회식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모두 기립해 박수를 보냈지만 펜스 부통령 부부는 내내 굳은 얼굴로 정면을 응시했다. 미국 언론과 민주당 의원 일부는 펜스 부통령의 이런 행동을 외교적 결례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백악관 인스타그램에도 같은 맥락의 비판 댓글이 많았다. A씨는 “스포츠 이벤트에서 일어나서 예의를 표시하지 않고 저항의 의미로 또는 정치적 행동으로 앉아 있거나 무릎을 꿇는 행동은 옳지 않다. 나는 우리나라가 자랑스럽지만 이 나라 지도자는 하나같이 모두 부끄럽다”고 적었다. B씨는 “펜스가 남북한 선수단 공동 입장 때 일어나지 않은 것이 사전에 조율된 행동이었는지 의문이다. 펜스는 마땅히 일어났어야 했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은 펜스 부통령이 지난해 국민의례를 거부한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에게 항의하는 뜻으로 관람석을 박차고 나간 일을 끄집어냈다.펜스 부통령은 지난해 10월 인디애나주에서 열린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경기를 관람하러 갔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선수 20여명이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은 채 국민의례(오른손을 가슴에 올리는 자세)를 거부하자 펜스 부통령 부부는 곧바로 경기장을 나갔다. NFL의 무릎꿇기는 소수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뜻의 퍼포먼스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며 선수 퇴출을 요구하기도 했다.네티즌 C씨는 “국민의례를 하지 않고 국가가 연주될 동안 무릎을 꿇는 게 문제라면서 다른나라의 국가가 연주될 때 앉아있는 것은 괜찮다는 건가”라며 반문했다. 펜스 부통령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도 적지 않았다. “부통령 부부의 무례함이 너무 부끄럽다. 그냥 집에 있는 편이 나았을 거다”, “마이크 펜스는 전세계의 수치다”, “펜스가 미국으로 올 때 탈 비행기가 추락했으면 좋겠다”, “제발 그냥 거기(한국에) 있어라”, “참을 성 없고 혐오스러운 얼간이”, “인간성의 형편 없는 예시” 등이다. 펜스 부통령 부부가 각각 한쪽 팔을 45도 각도로 뻗은 사진을 두고 “히틀러 같다”, “나치식 경례”라는 조롱도 나왔다. 펜스 부통령의 행동을 지지하는 댓글도 있었다. “부통령 부부가 자랑스럽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나온 게 협상을 하고 싶어서든 전세계와 북한 내부에 선전하기 위해서든 펜스의 행동은 옳았다”, “정신차려라. 북한 사람에겐 인권이 없다. 뚱뚱한 남자애가 그의 형과 삼촌을 죽이지 않았나. 당신들이 펜스를 맹비난하는 것처럼 북한에서 똑같이 행동한다면 즉시 처형당하거나 수용소에 보내질 것” 등이다.펜스 부통령은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사진과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지난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여 예선전을 관람한 펜스 대통령은 이 사진과 함께 “내 친구, 문 대통령과 나란히 얼굴 맞대고 앉아 재능있는 한미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면서 “문 대통령과 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남한은 우리 미국과 동맹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서 있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 등에 관한 메시지는 없었다. 펜스 부통령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은 댓글달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남남북녀’ 강지섭, 가상 부부 탈북자 “정말 맘에 안 들었다”...네티즌 “예의없다”

    ‘남남북녀’ 강지섭, 가상 부부 탈북자 “정말 맘에 안 들었다”...네티즌 “예의없다”

    배우 강지섭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 부부로 생활한 탈북자를 언급, 네티즌의 빈축을 사고 있다.12일 배우 강지섭이 bnt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과거 출연한 예능 프로에서 호흡을 맞춘 탈북자에 불편한 기색을 표했다. 강지섭은 TV조선 예능 ‘애정통일 남남북녀 시즌2’에 출연, 당시 강원도 원산 출신 정하교 씨와 가상부부 생활을 했다. 강지섭은 이번 인터뷰에서 커플이었던 탈북자에게 무뚝뚝하게 대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사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초반에 말도 별로 안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실제로 해당 방송에서 정하교 씨는 강지섭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현한 반면 강지섭은 무뚝뚝하게 정하교 씨를 대했다. 프로그램 말미에 강지섭은 마음을 연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뒤 강지섭이 정하교 씨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자, 일부 네티즌은 그의 태도가 무례하다며 지적했다. 네티즌은 SNS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없다”, “프로답지 못 하다. 정하교 씨 상처 받을 듯”, “오랜만에 보는 무개념 인터뷰네”, “그래도 같이 출연했던 사람한테 처음부터 싫었다는 건 너무하다. 진짜 예의 없는 듯”, “강지섭 다시 봤네. 아무리 그랬다해도 어떻게 저걸 인터뷰에서 말하지?”라는 반응을 보이며 불편한 기색을 표했다. 사진=bnt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청산하며 살어리랏다/최여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청산하며 살어리랏다/최여경 국제부 차장

    전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발언과 정치권의 막말·무례를 비판하다가 가 닿은 것은 프랑스 영화였다. 한국에선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Les Uns et Les Autres·1981)라는 제목이 붙어 나온 이 영화를 떠올린 건 “우리는 과거사 청산 작업을 한 번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사범, 경제사범에 관대하다”는 말이 나온 뒤였다. 한 선배가 말했다. “그 영화 봐봐. 아무리 세계적인 명사라도 나치에 부역했다는 꼬리표를 떼기가 얼마나 어렵더냔 말이지.”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예술인들과 그 후손을 조명하면서 화합을 이야기한다. 그 속 한 인물, 지휘자 칼 크레머에게는 참으로 집요하게 과거의 굴레가 쫓아다닌다. 그는 독일 베를린필을 예술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예술감독을 투영한다. 카라얀은 업적과 별개로, 독재자 히틀러에게 ‘국가지휘자’ 칭호를 얻었다는 꼬리표를 평생 달고 다녔다. 독일의 과거사 청산 작업은 현실에서도 여전하다. 아흔여섯의 오스카어 그뢰닝는 2년 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들의 금품을 뺏어 나치에게 제공했다는 이유였다. 그는 여러 차례 고령을 내세워 선처를 호소했지만, 지난달 16일 헌법재판소는 형 집행을 확정했다. 지난해 말에는 극우단체 의장을 지내며 독일의 수용소와 가스실 사용을 부정한 88세 ‘나치 노인’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전후 나치에 조력한 혐의로 35만여명을 조사했고, 이 중 12만명 이상을 법정에 세워 4만명 가까운 부역자들을 수감하거나 처형했다. 이 역사를 전시회 ‘콜라보라시옹’으로 만들어 기억한다. 우리 역사에선 이런 과정을 거친 적이 없다. 일제강점기에 민족 반역을 일삼은 친일파를 단죄할 새도 없이 한국전쟁이 닥쳤다. 사회 기능 회복과 경제 재건에 집중한 사이 권력과 재력으로 무장한 친일파는 사회지도층 인사로 올라섰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이들의 목소리는 독재 공권력에 짓밟혔고, 분단 현실은 안보와 치안을 빌미로 한 권력의 방어막으로만 이용됐다. 친일부역, 민간학살, 간첩조작, 군부독재, 정경유착, 권력비리, 국정농단으로 점철된 과거사 청산 작업이 비로소 진행되고 있지만 걱정부터 늘어놓는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과거사 청산을 운운하는 것은 퇴보라는 지적이다. 보수 언론에선 프랑스식 역사 청산이 국민들의 피로감을 불러 집권당의 선거 참패를 불렀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집권당 참패 원인에는 청산 작업이 정치·경제적으로 부역한 공무원, 경제인을 피해 갔다는 불만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헌 부대에 새 술을 담을 수 없다. 제대로 청산하지 않은 역사와 체제 위에 올린 새로운 체제가 안정될 리도 없다. 털어버리지 못한 과거는 의혹을 낳고, 의혹은 가짜뉴스를 양산하면서 또 다른 분열을 일으킨다. 청산 과정에서 갈등은 불가피하다. 정확하게 원인을 따지고 제대로 책임과 죗값을 묻는다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런 뒤에 새로운 체제를 안착시켜야 한다. 70년 이상 묵은 과거사 청산 과정이 길고도 험해서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중도 하차하면 다시 과거로 돌아갈 뿐이다. 9일 ‘평화올림픽’이라 불릴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일군 찬란한 역사와 희망, 감동이 전 세계로 퍼질 것이다. 새 역사의 출발점을 만들 이날 우리가 무엇을 해야 어떤 미래로 나아갈지 생각해 본다. cyk@seoul.co.kr
  • 이승철 시인, 최영미 시인 ‘미투’에 “피해자 코스프레 남발”…‘2차 가해’ 논란

    이승철 시인, 최영미 시인 ‘미투’에 “피해자 코스프레 남발”…‘2차 가해’ 논란

    최영미 시인이 시 ‘괴물’로 원로시인 ‘En’의 상습적인 성폭력을 폭로해 문단이 떠들썩한 가운데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맡았던 이승철 시인이 최영미 시인 비판글을 올려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이승철 시인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최영미 시인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고 표현했다. 이승철 시인은 “인터뷰를 보면서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면서 “최영미는 참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잣대로 마치 성처녀처럼 쏟아냈고, 천하의 손석희는 한국문단이 ‘아, 이럴 수가 있나’하며 통탄하고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최영미 시인은) 메이저 출판사와 무소불위의 평론가들의 묵계를 강조하면서 그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최영미 인터뷰는 한국문단이 마치 성추행 집단으로 인식되도록 발언했기에 난 까무라치듯 불편했다”면서 최영미 시인의 과거 행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늘어놓았다. 이승철 시인은 최영미 시인에 대해 ‘튀는 성격’, ‘유아독존적’, ‘무례함’, ‘민족문학은 사실상 최영미 현상으로 인하여 절단나고 있었다’, ‘표절’, ‘난리 부르스’, ‘안하무인’, ‘싸가지 없던 악다구니’, ‘제기럴’ 등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최영미 시인의 ‘돼지들’이라는 시집에 대해 “그 시집을 보면 시적 소재로 등장한 수많은 문화계, 문학계 인사들이 나온다. 시의 요점은 모두들 그녀에게 했다는 성적 추행의 이력이다”라면서 “어찌보면 지독한 남성혐오에 가까운 트라우마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그는 ‘En’ 시인을 적극 옹호했다. 이승철 시인은 “‘En’ 시인의 기행에 대해서 숱한 얘기를 들은 적 있지만 먼먼 소싯적 얘기를 현재진행형하여(현재진행형인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조금도 납득할 수 없다”고 썼다. 그는 “난 ‘미투’가 두렵지 않다. 나도 한때는 여자사람을 좋아했는데 누가 나를 20년, 30년 전 일로 ‘미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잠시 옛날을 되돌아본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허나 ‘미투’ 투사들에 의해 다수의 선량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며 글을 맺었다. 이승철 시인의 글에는 80여개의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다. 이승철 시인의 글에 공감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이승철 시인이 최영미 시인에 대해 ‘2차 가해’를 한 것이라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한 댓글은 “지금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동참하고 있는 중이란 걸 알아야 한다”면서 “아무리 오래 됐어도 범죄는 범죄고, 피해 사실의 흔적은 평생을 간다. 비록 최순실이라도 지나가다가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해 쓰러지면 가해자는 처벌받아야 하고, 피해자는 치료부터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승철 시인이 올린 글 전문. 최영미 시인이 갑자기 떴다. 미투라고 했다. JTBC 손석희-최영미 인터뷰를 보면서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 문단에 만연한 성추행이라니, 최영미는 참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잣대로 마치 성처녀처럼 쏟아냈고, 천하의 손석희는 한국문단이 “아 이럴수가 있나” 하며, 통탄하고 있었다. 메이저 출판사와 무소불위의 평론가들의 묵계를 강조하면서 그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 최영미의 그런 발언에 대해 절실성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 내가 그녀의 가해자가 된듯 나도 모르게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최영미 인터뷰는 한국문단이 마치 성추행집단으로 인식되도록 발언했기에 난 까무라치듯 불편했다. 왜 그녀가 이 시점에서 자기 체험을 일반화해서 문단 전체에 만연한 이야기로 침소봉대해 쏟아내는지 조금 의아했다. 지난번 호텔 집필실 사건이 터졌을 때 썩 달갑지 않았지만 그래도 난 그녀를 옹호했었다. 시인도 인간이기에 욕망에 자유로울 수 없지 않은가. 하긴 그녀는 손석희와 인터뷰 때 추악한 문단을 떠난지 오래였다고 했다. 허나 그 오랜 기억이 문단의 현재적 풍토인양 뉴스화됐다. 내가 1993년에 김남주 시인을 상임이사로 모시고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사무국장으로 일할 때 황석영 선생 귀국 문제가 조직의 현안으로 대두된 적이 있었다. YS 정권 초창기였다. 그해 4월에 황석영 작가가 오랜 망명생활 끝에 귀국하여 안기부(국정원)에 체포되었기에 ‘국제 엠네스티’ 등이 긴급행동요구를 발동해 황석영 석방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최영미 시인이 작가회의 사무실에 놀러온 적이 있었는데 때마침 영국 엠네스티 본부에서 황석영 문제로 전화가 와서 (서)울대 출신인 그녀에게 바꿔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매우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했기에 난 그녀에게 작가회의 사무국 간사로 일할 수 있냐고 요청했고, 그녀가 흔쾌히 수락했기에 이후 한동안 사무실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었다. 최영미 시인, 그녀는 선병질적으로 튀는 성격이었다. 매우 완강한 자존의 소유자였고, 어찌 보면 유아독존적 처신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시에 대해 추호의 비판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건 어찌보면 창비와 언론이 만들어낸 ‘최영미 현상’이 불러온 결과였기에 그녀의 무례함에 대해 누구도 대놓고 반박하지는 못했다. 그즈음 이 땅의 민족문학은 사실상 최영미 현상으로 인하여 절단나고 있었다. 그녀의 시 구절 - “컴퓨터와 씹하고 싶다”는 말만이 오랫동안 술좌석에 회자되었을 뿐, 그때 우리는 그녀가 야기한 환멸의 미학에 얼마나 통탄스러워했던가. 1994년 어느날이었을 것이다. 서울 마포 아현동 작가회의 사무실에서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 합평회’가 열렸다. 그날 창비에서 출간된 그녀의 첫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잔치는 끝났다”는 표현은 서정주 시의 표절이었다)에 대해 수십명의 시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토론회를 가진 적이 있었다. 저자인 그녀는 물론 민영 시인 등 원로 문인들도 자리를 함께 했는데, 몇몇 시인들이 그녀 시에 대해 사소한 비판을 했는데, 그때 그녀는 좌중이 놀랄 정도로 난리 부르스를 쳤다. 숫제 안하무인이었다고 할까. 그 싸가지없던 악다구니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합평회란 시의 문제점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이 오가는 게 상례건만 합리적 대화가 불가능한 정도로 그녀는 피해의식으로 부르르 온몸을 떨었다. 그무렵 그녀를 둘러싼 이런저런 소문이 있었다. 그녀 시집에 등장한 첫남편(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에 근무했었다)에 대한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얘기를 들었다. 남녀간 사랑이란 순탄치 않게 파국을 맞으면 둘 사이의 과거는 시쓰는 시인에게 증오로 표출될 수도 있다. 철학자 니체가 루 살로메의 가혹한 채찍을 언급한 것처럼 최영미는 그 남자의 혁띠를 들먹거렸다.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의 파탄은 통상 상대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만을 뇌리 깊숙이 각인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그즈음 그녀와 사귀고 있던 어느 소설가(유명 출판사 사장이었다)가 내게 무심결에 한 말을 듣고 난 깜짝 놀란 바 있었다. “야, 이승철 네가 최영미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거야. 혹시 너, 달라고 추근거린 거 아니야. 최영미가 네 이야기가 나오면 그딴 인간과 왜 자주 만나냐고 난리치더라. 너와 다시는 만나지 말라는데 네가 무슨 잘못을 한 거야.” - 아, 잘못이라뇨? 형님! 내가 그 잘난 여자한테 무슨 잘못을ᆢ 다만 황석영 석방대책 건으로 사무국 간사로 선임했는데, 모 선배시인이 그 (미친) 여자를 왜 작가회의서 일하게 하냐고 해서, 할수없이 본의 아니게 한 달도 못되어, 그만두라고 한 적이 있었을 뿐입니다. 어쨌든 내가 미안하다는 사과편지를 건네주었고, 그 후로 사적으로 만난 적 이 없는데, 이런 제기럴 영미ᆢ. 그 선배작가는 최 시인이 날 우습게 여기더라는 말을 이후로도 안주삼아 몇번이나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난 이런 씨부럴 하며 울화를 달래야 했다. 최영미 시인이 십여년 전인가 실천문학사에서 ‘돼지들’이란 시집을 펴낸 적이 있었다. 그 시집을 보면 시적 소재로 등장한 수많은 문화계, 문학계 인사들이 나온다. 시의 요점은 모두들 그녀에게 했다는 성적 추행의 이력이다. 어찌보면 지독한 남성혐오에 가까운 트라우마일 수도 있다. 왜 그녀는 그 시집에 등장한 수많은 유명인사들과 일부러 만나 그런 사건을 만들어야 했는가. 어찌보면 난 그게 의문스러웠다. 그 시집을 읽고 이걸 팩트로 믿어야 하나, 물론 시적 장치이지만, 여러 의구심이 들었다. 최영미 발언이 용기 있다고 한다. 어허 그렇다면 한국문학의 상징, 우리 En시인은 어찌할꼬나. 물론 En 시인의 기행에 대해서 숱한 얘기를 들은적 있지만 먼먼 소싯적 얘기를 현재 진행형하여 매도하는 건 조금 납득할 수 없다. 남자의 성적 욕망이란게 얼마나 무서운가. 그리고 그 욕망의 피해자가 받는 고통은 또 얼마나 지속적이고 치유 불가능한가. 그걸 최영미 발언을 통해서 확인해본다. 1994년이던가? 소설가 이문열이 <시인>이란 소설로 En를 매도하다가 자신의 소설을 폐기처분한 바 있는데, 이제 최영미가 다시 등장했다. 난 미투가 두렵진 않다. 나도 한때는 여자사람을 좋아했는데 누가 나를 이십년, 삽십년 전 일로 미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잠시 옛날을 되돌아 본다. 타인의 불행이 더이상 나의 행복은 아니다. 허나 미투 투사들에 의해 다수의 선량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항서 귀국에 ‘비키니 쇼’로 축하한 베트남 저가항공

    박항서 귀국에 ‘비키니 쇼’로 축하한 베트남 저가항공

    베트남 저가항공사 비엣젯이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 귀국 특별기 안에서 ‘비키니 쇼’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현지 언론은 비엣젯이 동남아시아 축구 역사를 새롭게 쓴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축하하기 위해 전날 귀국 항공편을 운항, 비키니 차림의 모델들을 태웠다고 보도했다. 모델들은 기내에서 박항서 감독 옆에 앉아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선수들과 코치진 등이 앉은 좌석 사이를 걸어 다녔다. 이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SNS와 유튜브를 통해 퍼지며 화제가 됐다. 비엣젯은 이러한 마케팅은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운항을 시작한 민간 항공사 비엣젯은 2012∼2014년 기내에서 비키니 쇼를 벌이거나 속옷 차림의 여성 모델을 내세운 광고를 하며 마케팅을 했다. 지난해 말에는 비키니 차림의 모델들이 승무원처럼 포즈를 취한 사진을 찍어 2018년도 달력을 제작해 성을 상품화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엣젯항공 ‘비키니 승무원’ 달력 공개 “고급서비스 전략” 이를 접한 네티즌은 “대표팀과 팬들은 물론 승객들에게도 무례하고 모욕적”이라고 비판했고 비엣젯은 즉흥적이고 사려 깊지 못한 마케팅 전략이었다며 사과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영상= 유튜브
  • ‘염산 테러’ 연상케 하는 실험 진행한 유튜버 논란

    ‘염산 테러’ 연상케 하는 실험 진행한 유튜버 논란

    한 유튜버가 ‘염산 테러’를 떠올리게 하는 실험 영상을 진행해 누리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유튜브에서 66만여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유튜버 아리야 모살라(22)는 이달 초 ‘사람들 얼굴에 물 던지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국 런던의 한 도로에서 촬영된 이 영상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 물 한 컵을 뿌린 뒤 줄행랑을 치는 유튜버의 모습이 담겼다. 문제가 된 것은 이런 유튜버의 행동이 단순히 무례한 행동을 넘어 영국 시민들에게는 ‘염산 테러’를 연상케 한다는 점이다. 영국 런던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런던 내에서는 염산 테러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2015년 261건이었던 염산 테러 건수는 2016년 454건으로 증가했다. 사회 전반에 ‘염산 테러’에 대한 공포감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런던에 염산 테러가 증가하고 있다는 걸 생각해봤다면 이건 단순한 장난으로 볼 수 없다”, “어리석은 행동이다”, “도를 지나쳤다”라는 비난의 댓글을 달았다. 사진·영상=ItzArya/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셀카 찍다 플라밍고에 뺨 물린 비키니女

    셀카 찍다 플라밍고에 뺨 물린 비키니女

    새와 셀카를 찍던 여성이 부리에 뺨을 물리는 순간이 포착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해변에서 플라밍고와 셀카를 찍으려던 여성이 물리는 순간을 담은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해변 모래사장 인근서 분홍색 플라밍고를 발견한 비키니 차림의 여성. 그녀는 예쁜 플라밍고와 사진을 찍기 위해 더욱 가까이 접근했다. 그녀가 “내가 너랑 셀카를 찍어도 되겠니?”라 물으며 셀카를 찍으려는 순간, 플라밍고는 커다란 부리로 그녀의 뺨을 물었다. 다행스럽게도 플라밍고의 물기는 가볍게 꼬집는 정도였으며 예상치 못한 녀석의 반응에 놀란 여성은 그의 무례함을 웃어넘겼다. 한편 플라밍고는 ‘홍학’이라고도 불리며 키 1.2m, 날개길이 37~44cm, 꽁지는 15cm가량의 대형 조류다. 여러 마리가 떼를 지어 물가나 갯벌 등지서 살며 개구리, 새우 등을 잡아먹는다. 주로 서남아시아, 유럽 남부, 아프리카 등지에 분포한다.(참고: 학습 그림백과) 사진·영상= RM Video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北 하루 지각 왜… 南비판 경계했나

    G20외교회담 康장관 참석 비판 NBC사장 일행 평양 방문도 보도 북한이 예술단의 서울·강릉 공연을 위한 사전 점검단 방한을 일방적으로 하루 연기해 진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 국면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는 평가와 함께 비판적 국내 여론에 대한 경계심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21일 “북측 예술단 사전 점검단의 파견을 중지한 사유를 알려줄 것을 전날 요청했지만 특별한 설명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남북 관계 상황을 설명하면서 일부 언론의 과도한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며 대승적 차원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그는 “남북 관계가 오랫동안 단절되고 악화돼 온 만큼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한 의견, 비판적·부정적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현 시점에서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고 하는 올림픽 기본정신으로 돌아가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돌아가 대승적 차원에서 북한 대표단 참가 문제를 보고 언론에서도 ‘평화올림픽’ 성공적 개최에 협조해 줬으면 하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은 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를 거듭 요구하는 한편 평창올림픽 참가를 비판한 국내 일부 언론을 거론하며 ‘역사의 오물통에 쳐넣어야 할 쓰레기 언론’이라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개국 외교장관회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사실을 거론하며 “북과 남이 민족의 대사를 잘 치르기 위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때에 남조선 당국이 동족을 해치기 위한 국제적 음모에 가담한 것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신문은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하기로 한 마식령 스키장을 비판한 국내 일부 언론에 대해 “상대방의 존엄 높은 체제까지 걸고 들며 대결을 고취하는 괴뢰 보수 언론의 무례 무도한 여론 오도 행위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통신은 20일 평창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방송 오펜하임 노아 데이비드 총사장 일행이 평양을 방문했다고 짧게 보도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북 신문 “남한 당국 제정신 가져야” 비난

    북 신문 “남한 당국 제정신 가져야” 비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방남한 21일 북한 매체들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난을 이어갔다.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정세를 격화시키려는 고의적인 도발 행위’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미국 주도로 열렸다면서 “미국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나타난 정세 흐름을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그에 제동을 걸고 반공화국 압살 야망을 실현하려고 발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밴쿠버 회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사실을 거론하며 “북과 남이 민족의 대사를 잘 치르기 위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때에 남조선 당국이 동족을 해치기 위한 국제적 음모에 가담한 것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내용을 다시 거론하며 “저들이 대화를 하는 것은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비핵화’를 위한 것이라는 고약한 나발을 불어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은 저들의 처사가 어떤 불미스러운 결과를 가져오겠는가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민족 내부 문제인 북남관계 문제를 외부에 들고 다녀야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남조선 당국은 제정신을 가지고 북남관계 개선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역사의 오물통에 처넣어야 할 쓰레기 언론’이란 제목의 논평에서 “북남 사이에 대화의 문이 열리고 관계개선의 분위기가 마련되고 있는 지금 남조선에서 우리에 대한 보수언론들의 악선전이 도수를 넘어서고 있다”며 국내 일부 매체의 실명을 거론하며 거친 비난공세를 펼쳤다. 신문은 “남조선 각계도 정세 악화로 역대 최악의 인기 없는 경기대회로 기록될 수 있는 이번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에 우리가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고 있는데 대해 고마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라며 “그런데 (일부) 보수언론들은 동족의 선의를 모독하는 입에 담지 못할 악설로 지면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성의와 아량을 모독하다 못해 상대방의 체제까지 걸고 들며 대결을 고취하는 보수언론들의 무례·무도한 여론 오도 행위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보수언론들은 민족 내부에 불신과 대결을 고취하는 데 앞장선 대가가 얼마나 처참한가 하는 것을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덜 욕망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덜 욕망하는 한 해가 되기를

    한 해가 밝았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좀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과로사회, 피로사회, 분노사회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까 생각하면서 내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덜 욕망하기”다.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덜 욕망하는 한 해.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교수 생활을 하는 동안 많은 것을 누리고 대접받으면서 살아왔음에도 나는 여전히 더 많은 명예와 부를 누리고 싶어 한다. 논문을 발표하고 책을 쓰면 많은 사람들이 갈채를 보내 주기를 기대했고, 그러지 않으면 실망을 넘어 원망을 한 적도 많이 있었다. 대학 안에서도 조그만 보직을 차지해서 힘을 행사하는 걸 즐겼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에게도 가르친다는 미명 아래 그들의 창의력과 열정을 나의 것으로 취한 적도 많이 있었다. 정년퇴임을 한 학기 남겨 놓은 지금의 시점에서도 여전히 그동안 누리던 명예와 영향력을 지속하고자 여러 모로 궁리하는 나 자신을 본다. 이런 염치없음을 부끄러워하기보다 솟구치는 욕망을 합리화하려는 유혹이 크다. 부와 명예, 권력은 소유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 하지만 가질 수 없고, 나만이 그것을 가지고 있을 때 부와 명예, 권력은 선망의 대상이 된다. 수많은 사람이 간절하게 바라는 것일수록 그것을 차지한 자의 만족은 커진다. 그래서 욕망은 소유를 통해 성립하는 게 아니라 남들보다 내가 더 가지고 있음을 통해, 경쟁을 통해 내가 가진 것이 우위에 있음을 통해 실현된다. 욕망하는 삶은 내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전시하는 삶이라 할 수 있다. 남의 시선을 따라 사는 삶이 속물적인 걸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감추고 위장한다. 자주 ‘돈과 권력은 모두 부질없다’는 말을 달고 산다. 순자의 말처럼 “부자나 권력자가 되길 욕망하는가, 그렇다면 부끄러움이란 잊어야 한다.” 부끄러움을 잊으면 뻔뻔함으로 나아간다. 뻔뻔함과 후안무치. 뻔뻔함은 자신의 욕망이 다른 이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에 대해 되돌아봄이 없는 감정과 태도다. 가진 자들의 무자비한 갑질과 무례함, 권력의 테이블에 다가가려면 양심과 원칙을 기꺼이 팔았던 정치 엘리트들의 후안무치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주었다 욕망이 솟구치는 사회 안에서 가진 자들(나를 포함해)의 후안무치에 당면해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가진 자들의 배제와 무시에 화가 나서 혐오와 증오를 발산하는 길,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 자족하는 길.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자주 목격되는 증오범죄와 혐오표현은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감정의 양극화가 일어나면서 가진 자들의 뻔뻔함에 대항해, 그들에 대한 불신을 넘어서서 분노와 혐오를 감추고자 하지 않는다. 자신을 삶의 현실로부터 후퇴시키는 극단적 포기를 선택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끝없는 경쟁의 사닥다리를 내려와서 자신만의 삶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천정부지 오르는 집값에 대응해 셰어하우스를 차리고, 나아가 대안 마을 만들기에 나선 청년. 10년 넘게 저임금과 비정규직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열정을 좇아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미래 영화감독, 좋은 직장을 사직하고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났다가 여행작가가 된 사람, 빈곤한 이웃들의 질병 치료에 헌신하는 의사들 등등. 이들이 원하는 것은 돈과 권력을 욕망하는 세태의 열차에서 내려 ‘나를 찾고’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타인의 시선이 만들어 내는 욕망에 갇히지 않고 자기 주도적 삶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젠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나답게 사는 삶의 자유로움이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뻔뻔함과 혐오로 양극화된 감정 영역 사이에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사랑과 관심, 공감이 설 자리는 없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나 자신을 포함해 덜 욕망하는 삶의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기원해 본다.
  • 트럼프 대통령 모방해 만든 ‘불량 악수’ 로봇 화제

    트럼프 대통령 모방해 만든 ‘불량 악수’ 로봇 화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세계 각국의 여러 정상과 만났다. 하지만 그의 악수 방식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상대방의 손을 꽉 잡는 것은 물론 손등을 쓰다듬거나 홱 끌어당기고 또는 악수할 때 어깨에 손을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 방식은 무례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제 한 로봇 제작자는 약간의 훈련을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악명 높은 악수로부터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튜브 채널 유슬리스 덕 컴퍼니가 지난해 2월 처음 게시한 한 영상이 이번 주 들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악수 로봇’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이 영상은 제목 그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를 모방한 로봇을 보여준다. 실제로 로봇은 로봇 팔로 이뤄져 있지만, 거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 사진을 붙이고 슈트를 입혀 실제 상황처럼 연습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제작자는 “이 로봇과 악수하는 연습을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악명 높은 악수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회사 이름처럼 (로봇이) 정말 쓸모없어 보인다”, “각국 정상에게 선물해야겠다”, “연습해도 새로운 악수 방식을 선보일 것”이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文대통령의 두 가지 새해 소망 ‘한반도 평화와 국민 안전’

    文대통령의 두 가지 새해 소망 ‘한반도 평화와 국민 안전’

    이희아씨 “노래 함께 불러달라” 文대통령·김정숙 여사 함께 불러 소득 3만달러·30년만에 올림픽 李총리 “삼삼한 행정 펼치겠다”이진성 소장 “술 없는 무술년으로”무술년 새해의 첫 근무일인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신년인사회. 240여명에 달하는 참석자 대부분은 입법·사법·행정부 고위직이거나 각종 단체장, 재벌 회장 등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였지만, 여느 정권의 신년회와 사뭇 달랐던 건 평범한 이웃과 소외계층, 사회적 편견과 재해를 극복한 이들,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의 피해자 등 시민 18명이 초대를 받은 점이다. 신년회 축하공연은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이희아(33)씨가 맡았다. 이씨는 선천성 사지기형 1급 장애인으로 양손에 손가락이 두 개밖에 없고, 무릎 아래 다리도 없다. 애초 피아노 연주와 함께 ‘어메이징 그레이스’만 부르려 했지만, 가수 강산에씨가 고열로 불참하면서 ‘넌 할 수 있어’까지 불렀다. 이씨가 “성악가인 영부인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돼 쑥스럽고 부끄럽다”면서 “무례한 멘트지만 꼭 함께 불러 달라”고 요청하자, 김정숙 여사와 문 대통령은 함께 따라 불렀다. 이씨가 ‘넌 할 수 있어’의 가사를 개사해 ‘넌 할 수 있어. 그게 바로 대한민국 평창’이라고 노래하자 큰 박수가 터졌다. 공연이 끝나자 문 대통령은 무대로 다가가 이씨를 꼭 안았다. 나이지리아 다문화가정 출신 고교생 모델 한현민군, 경북 포항 지진 피해를 겪고도 수시전형에서 합격한 여고생 김지현양, 독립운동 유공자 김자동씨, 함경남도 갑산 출신 이산가족이자 국가유공자인 김창옥씨, 지난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추모 편지를 낭독한 뒤 문 대통령의 따뜻한 포옹을 받아 화제를 모은 김소형씨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붉은 새해를 보며 두 가지 소망을 빌었다”며 한반도 평화와 국민 안전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북한 참가로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남북평화 구축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연결할 수 있게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재해와 사고를 겪을 때마다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인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와 우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5부 요인의 신년인사 중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좌중에 큰 웃음을 선물했다. 이 총리는 “지난해 3%대 성장을 3년 만에 성취했다. 이 시간 현재 1인당 소득은 3만 달러에서 300달러가 모자란다”고 농담을 했다. 이어 “올봄 3만 달러를 이룩할 것이고, 30년 만에 올림픽을 주최하게 됐다. 남북 대화가 3년 만에 재개된다”며 “올해 ‘삼삼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 헌재소장은 “어제 다들 떡국을 먹었을 텐데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음식인 것을 알고 있는가”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을 유발하는 위험한 음식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먹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무술년인데 술 없이 지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주요 인사들의 인사말에 이어 정세균 의장의 건배 제의에 따라 참석자들은 ‘국민에게 힘이 되는’, ‘대한민국’을 외쳤다. 초청된 인사 가운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불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진성 헌재소장 “떡국, 세상서 가장 위험한 음식”…이낙연 총리 “삼삼한 행정”

    이진성 헌재소장 “떡국, 세상서 가장 위험한 음식”…이낙연 총리 “삼삼한 행정”

    2일 청와대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 신년회 개최총리·헌재소장 재밌는 신년인사로 참석자들 폭소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떡국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음식’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이 폭소를 터뜨렸다.이 헌재소장은 이날 신년회 자리에서 “어제 다들 떡국을 먹었을 텐데 떡국이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음식인 것을 알고 있는가”라고 신년인사를 시작해 참석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 소장은 “최근 떡국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을 유발하는 위험한 음식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요 원인은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먹기 때문”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어차피 나이를 한 살씩 드셨는데 나이를 먹게 되면 좋은 것도 있다.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되고, 마음이 풍성해질 수 있다”며 “올해가 무술년인데 건강에 신경 쓰기 위해 술 없이 지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신년인사를 마무리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재미난 신년인사를 전했다. 이 총리는 “연말연시에 여러 가지 뉴스가 많이 터졌는데 뉴스에 3자가 많이 들어가는 공통점이 있다”며 “지난해 우리 경제는 3%대 성장을 3년 만에 성취했다. 이 시간 현재 국민 1인당 소득은 3만 달러에서 300달러가 모자란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 총리는 “올해 봄에는 3만 달러를 이룩할 것이고, 또 30년 만에 올림픽을 주최하게 됐다. 남북 대화가 3년 만에 재개된다”며 “이 뜻을 받들어 올 한해 ‘삼삼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해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 이날 열린 신년회에는 이 헌재소장과 이 총리를 비롯해 국회와 정당·사법부·행정부·지자체·경제계·노동계·여성계·문화예술계 등을 대표하는 주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초청받았다. 문 대통령 내외가 앉은 헤드테이블에는 이 헌재소장과 이 총리 외에도 정세균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최재형 감사원장,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한승헌 전 감사원장,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오희옥 애국지사, 이희아 피아니스트, 송기인 신부 등이 자리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 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 외에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정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를 비롯해 한국당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불참했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 대표와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4대 그룹을 대표하는 임원들이 초청받았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 사령관과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도 참석했다. 240여명에 달하는 참석자 중 대부분은 사회 지도층 인사였지만,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거나 소외계층,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초대받았다. 이날 신년회의 축가는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이희아(33)씨가 맡았다. 이 씨는 선천성 사지기형 1급 장애인으로 양손에 손가락이 두 개 밖에 없고, 무릎 아래 다리도 없다. 이 씨는 피아노 연주는 물론 직접 노래까지 했다. 애초 가수 강산에씨가 노래를 부르기로 했으나 강 씨가 갑작스러운 고열로 불참하게 돼 이 씨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넌 할 수 있어’를 불렀다. 이 씨가 “성악가인 영부인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돼 쑥스럽고 부끄럽다”며 김정숙 여사에게 “무례한 멘트지만 꼭 함께 불러달라”고 요청하자, 김 여사는 크게 웃은 뒤 이 씨의 노래를 따라 불렀고, 문 대통령도 ‘넌 할 수 있어’를 함께 불렀다. 이 씨가 ‘넌 할 수 있어’의 가사를 개사해 ‘넌 할 수 있어 그게 바로 대한민국 평창’이라고 노래하자 큰 박수가 터졌다. 어머니 우갑선씨와 함께 초청된 이 씨가 감동적 공연을 마무리하자 문 대통령은 무대로 다가가 이 씨를 꼭 안았고, 이 씨는 문 대통령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신년회는 ‘희망’과 ‘공감’을 콘셉트로 삼아 기획됐다. 이에 따라 이 씨처럼 장애를 지녔거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국민 18명이 초청자 명단에 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양승민 씨를 비롯해 다문화가족 출신 고등학생 모델인 한현민 군, 개띠 초등학생, 지진을 이겨내고 수능을 치러 대학에 합격한 포항 지역 고등학생 등이 특별초청 일반 국민으로 선정됐다. 또 중증장애인 일자리창출카페에 취업해 첫 월급을 받은 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자격을 포기한 홍성표 씨, 지난해 5·18 기념식 때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추모편지를 낭독한 김소형 씨, 화재 현장 3층에서 뛰어내린 5세·3세 아이를 맨손으로 받아낸 정인근 소방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민수, 연말 콘서트서 성형 관객 조롱 “와 너 눈 잘 됐다”...무슨 일?

    윤민수, 연말 콘서트서 성형 관객 조롱 “와 너 눈 잘 됐다”...무슨 일?

    가수 윤민수가 최근 연말 콘서트에서 한 발언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2일 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수 바이브 멤버 윤민수가 지난 연말 콘서트에서 성형한 관객을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해당 글은 지난 연말 ‘2017 바이브X포맨 콘서트-발라드림’에 다녀온 관객이라고 주장하는 A 씨 등 다수가 쓴 것으로, 이들은 윤민수의 발언을 지적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이 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바이브 콘서트에서는 관객들이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상품을 받아가는 관객 이벤트가 진행됐다. 이벤트에는 여자 관객 1명과 남자 관객 1명이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윤민수는 여자 관객이 무대에 오르자 “와 너 눈(성형 수술) 잘 됐다”, “이따 ‘압구정 4번 출구’ 전광판에 얘 비춰줘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구정 4번 출구’는 지난 2013년 바이브가 발표한 곡으로, 국내 성형 문화를 비판하는 가사를 담고 있다. 한편 이외에도 이날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은 “여성 관객 얼굴을 전광판에 비추고, 어디어디 (수술) 했냐?”, “(관객이) 손가락으로 본인 얼굴을 가리자, ‘손가락도 못 생겼다’고 말했다”라며 윤민수의 부적절한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표했다. 이들은 ‘발라드림’ 콘서트 예매 사이트 관람 후기란을 통해 이날 윤민수의 무례한 태도를 지적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사진=KBS2 연예팀 seoulen@seoul.co.kr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플랫폼 (김민수)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플랫폼 (김민수)

    사비는 순서를 기다린다. 복도의 고요함은 일부러 꾸며진 듯하다. 문이 닫히는 소리. 누군가 사비를 지나쳐 간다. 전에 본 적 없는 얼굴이지만, 그를 향한 적의가 있다. 사비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깜빡 졸았던 걸까. 그의 이름이 들린다. 관료, 학자들. 권위로 데워진 공기가 거북하다. 사비가 의자에 앉고도 그들은, 한참 동안 파일을 뒤적거린다. 넘어갔다가 돌아오고, 다시 구겨지는 문서들. 무작위적인 리듬으로, 자기 역할에 몰입한 자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사비는 그게 잘 안 된다. 침묵을 깨야 한다면, 그만한 무게를 지녀야 한다. 위원이 말한다. “우리는 첫째로 근무자들의 파견지 이탈 건을 조사하기 위해 당신을 불렀어요. 이 문제에 관해 우리는 당신에게 형식상의 협조를 바랄 뿐입니다.”반응할 틈을 주지 않고 다른 위원이 말한다. “둘째로 최근 보고된 인간 반출 사건을 조사할 겁니다. 이 경우 당신의 위치는 썩 좋지 못해요.” 기관의 배려를 기대했던가. 그래도 사비는 동요하지 않는다. 마음 작용의 세부사항들을 잃어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그는 위원들의 질문에 답한다. 일정한 어조로 이어지는 질문들. 때로는 위원들의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이탈과 반출. 그것은 사비의 언어가 아니다. 사비와 위원회는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한다. 위원회는 사비를 의심하고 있다. 그가 아는 만큼 말하지 않고, 교묘하게 말을 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비는 그들만큼이나 아는 게 없다. 오히려 그에겐 새로운 질문거리만 가득하다. 심문은 계속될 것인가? 사비는 구금되지 않는다. 위원회에 그럴 권한은 없다. 즉석에서 다음 출석을 예고받는다. 서명하고, 가도 좋다는 허락을 얻는다. 그의 뒤로 문이 닫힌다. 이미 어두워진 복도. 그는 천천히 걸어 나간다. 무수히 많은 창문이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곳을 지나기가 두려워진다. 그는 골목길을 택한다. 그 길은 비밀스럽다. 불규칙한 계단을 내려가고, 곳곳에서 오래된 그림자들을 본다. 골목이 끝나는 지점은 다른 골목과 맞닿아 있다. 사비는 다른 골목에 들어설 때마다 주변을 살핀다. 담벼락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다. 왼편 불 밝힌 상점에, 진열대 사이로 점원이 보인다. 그녀는 웃고 있다. 웃음은 준비된 기호다. 그녀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소는 신비한 제안 같아서, 사비는 다른 생각에 물들지 못한다. 달콤하다. 그냥 지나쳐 갈 수는 없다. 진열대에 술병이 빼곡하다. 사비는 화려한 단어들을 본다. 덧붙은 상징들도. 갖가지 색과 형태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모두 똑같이 중요한 동물들과 도형들. 그는 방향감각을 잃고, 발을 헛디뎌 술병을 모두 깨뜨리게 될 것만 같다. 땀이 맺힌다. 손등으로 땀을 닦는데 불쑥 인사말이 들린다. 사비는 점원의 입을, 눈을 본다. 그리고 미처 감추지 못한 수동성을 엿본다. 그녀의 조화롭지 못한 목소리가 거슬린다. 사비는 짧은 사이 실망을 내비쳤는지도 모른다. 그는 일부러 들릴 듯 말 듯 대꾸한다. 점원은 한발 물러나 웃음으로 돌아간다. 어떻든 그녀는 변함없다. 그녀가 사람이었다면, 사비는 다른 반응을 기대해도 좋았을 것이다. 선택이 한정되어 있고, 외부에서 주입되었더라도 온전히 그녀만의 것으로 머무는 감정들을. 손가락으로 아무 병 하나를 가리킨다. 그녀는 상품을 스캔하고, 가져가 버린다. 사비는 그런 행동이 그녀만큼 시늉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포장이 사비의 손에 들린다. 그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상점을 나선다. 사비는 단조로운 풍경을 내다본다. 버스가 이미 지나온 길도 다시 훑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느리고, 목적지에 갈 마음이 없는 것 같다. 모로를 만나려면 한참 더 외진 곳으로 가야 한다. 그곳은 도시 외곽도 아니고, 마을이라 부르기에도 어중간하다. 기억이 맞는다면 이쯤에서 내려야 한다. 버스가 떠나자 어두워진다. 멀지 않은 곳에 파도가 친다. 사비는 도로를 벗어나 흙길로 들어선다. 길가를 내려다보니 경사가 가파르다. 풀이 자라지 않은 길을 골라 내려간다. 해안이 있고, 움푹 들어간 형태로 숲을 등진 주거지가 보인다. 집은 몇 채 되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비는 알 것 같다. 그 집은 모로의 성향과 닮아 있다. 작고, 뽐내지 않는다. 문을 두드려 본다. 모로. 기척이 없다. 사비는 집 주위를 돈다. 창문에 얼굴을 대지만, 안을 볼 수 없다. 사비는 모래사장을 거닐기로 한다. 불을 밝힌 집이 몇 채 보인다. 이편은 어둠이다. 사비는 구두를 벗어 손에 든다. 파도 소리가 불쾌하다.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차갑고 부드러운 감촉. 그는 갑작스럽게 고향의 선율을 느낀다. 단조로운 흐름이다. 어떤 이유로 연상되는 것일까. 선율은 감각에 새겨졌고, 때때로 통증처럼 거기에 있다. 흐릿하게. 불빛 속에 남자가 보인다. 그는 작은 고깃배 옆에 앉아 그물을 손보고 있다. 사비는 그와 눈이 마주친다. 남자는 그물을 놓고 일어선다. “오늘은 너무 늦었는데.” 사비는 그를 살핀다. 심술궂은 눈. 주름들. 그리고 들쭉날쭉한 억양. 하지만 흐릿하게나마 장난기가 비친다. 관리자의 인상이다. 확신할 수는 없다. “그쪽으로 가봤자 아무것도 없을 거야.” 사비는 고개를 돌려 어둠을 본다. 그의 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들린다. “초입에 있는 작은 집을 찾아왔는데 아무도 없어서.” 사비는 손가락을 들었지만, 어떤 것도 가리키지 못한다. 남자는 고개를 젓는다. 실수인 것처럼, 그의 뒤로 현관문이 조금 벌어져 있다. 그가 오랜 시간 홀로 지내왔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남자는 그물을 추스른다. “나도 이곳 사람들에 관해 별로 아는 게 없지만.” 그는 사비를 훑는다. 사비의 손에는 술병이 있다. “들어오겠나?” 그를 따라 들어간다. 다른 차원에 들어서는 것 같다. 사비는 아직도 그런 경험을 잘 설명해낼 수 없다. 테이블과 낡은 의자들과 벽에 붙은 계획표. 책장 위에 술병을 놓는다. 사비는 그가 의자를 권할 때까지 기다린다. 남자는 부엌의 작은 문을 열고 그물을 던져 넣는다. 책장의 지저분한 책들이 눈길을 끈다. 사비는 대부분의 책 제목을 알아보지 못한다. “거기 앉아.” 남자는 술을 따른다. 그는 두꺼운 책을 고른다. 그의 손은 책을 옭아매는 성긴 보금자리 같다. 사비는 술잔을 들어 입을 적신다. 책을 들고 있는 남자의 손마디를 살펴본다. 가늘고 긴 손가락에서 노동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짐작과는 다르다. 어쩌면 그는 오랜 세월 학자로서 지내왔을지도 모른다. 무엇에 관한 학자인가. 언어들? 비밀스럽고, 신비 가득한 형태로 눈을 어지럽히며 우리를 넘어서는 의도를 품고 있을 것 같은 바깥 세계의 소란. 막연히 우상화되는 시인들. 남자는 책장을 넘긴다. 미간을 찌푸린 그가 눈을 치켜뜬다. 사비는 어서 그가 무슨 말이든 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남자는 다시 책을 읽는다. 한동안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심각한 그의 얼굴이 곧 부서져 버릴 것 같다. “요즘 이곳은 어때?” 사비는 말을 꺼내는 게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남자는 책을 내려놓는다. “예전에는 좋았지. 지금은 뭐라 말하기 어려워.” 흔해 빠진 의견. “여길 떠나는 자들이 늘었지. 그게 뭘 말해주겠나? 전보다 좋아졌다고는 말할 수 없을걸.” 사비는 마지못해 수긍한다. “자네도 누군가를 찾아왔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런 건 핑계에 불과해. 난 많이 봐와서 잘 알지. 결국엔 떠나는 거야.” “아마 그렇게 되겠지.” “그렇다면 잘 선택한 거야. 여긴 매력을 잃었어. 다신 돌아오지 말게.” 남자는 다시 책을 펼쳐 든다. 사비는 침묵 안에서 흔들린다. 마음을 다잡기 어려워진다. 바깥 그리 멀지 않은 물밑 어딘가에서 불분명한 형체가 지상으로 올라온다. 모래사장에 다다랐을 때 그것은 모습을 드러낸다. 상상조차 해본 적 없던 심해의 생명체가 몸을 비틀며 기어온다. 호흡하는 비늘과 가시들을 과시하면서. 성미 급한 놈이다. 거대한 입속으로 겹겹이 덧난 이빨에는 독이 흐른다. 놈은 모래를 파헤쳐서 구덩이를 만들고 그 속으로 숨는다. 구덩이 위를 지나는 자들을 모두 집어삼키려고. 놈의 입과 뱃속에서 희생자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모로의 흔적도 그곳에 걸려 있다. 대기는 신음으로 가득해 질식해 버릴 것 같다. 사비는 술잔을 내려놓고, 남자의 구겨진 얼굴을 다시 한번 본다. 그는 가끔 입술을 달싹이는 것 말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사비는 자신의 손과 발을 내려다본다. 시간을 체감하는 신체기관이 있다면, 그건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흉물스럽게 늘어졌을 것이다. 확장된 외연으로서 발에 차이고 목을 휘감았을 것이다. 사비는 말한다. “그래도 난 언젠가는 돌아와야 해.” “쉽지 않을 거야.” 사비는 그에게 나약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서 준비해야겠어. 언제 다시 방문하면 될까?” 남자는 손을 내젓는다. 조금 더 기다려 보지만 그뿐이다. 현관을 나선 사비는 바깥 공기에 압도당한다. 사비는 이보다 더 적은 자극을 원한다. 사비의 생각은 몇 차례나 분절된다. 구덩이라니. 잠을 자고 싶다. 잠을 자야만 벌어진 틈을 이어 붙일 수 있다. 그러지 못하면 정신은 점점 파편화되어, 말라죽은 나무의 껍질처럼 떨어져 나간다. 다른 가능성이 물꼬를 튼다. 모로의 작은 집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환하다. 아니, 그 집은 모로의 집보다도 좀더 넓고 안락해 보인다. 그럼에도 사비는 그 집이 여전히 모로의 집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비는 정원을 가로질러 간다. 잘 손질된 정원수. 초인종을 누르자 미소 짓는 점원이 나타난다. 사비는 놀라지 않는다. 그는 초대받은 사람처럼 집 안에 들어선다. 집은 거대한 하나의 침실이다. 사비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녀의 유년 시절과 일상, 갈등과 고민에 관한 이야기 속 세부사항을 통해서 그녀가 가짜가 아니라는 점을 확신하고 싶다. 그러나 그녀는 깊은 상처를 간직한 사람처럼 모든 이야기로부터 달아나 버린다. 그녀는 이미 이 세계의 어떤 이야기에도 관심이 없다. 그녀는 오직 행위의 화신으로, 사비에게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녀가 드리운 그림자 아래에서 근심 따위는 느낄 수 없다. 시간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다. 오래도록 평화롭다. 그러나 그녀의 품에서 사비는 결코 잠들지 못한다. 사비는 얌전히 눈을 감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의식이 또렷하다. 그는 속으로 진짜를 흉내 낸 것들을 모조리 비웃고 있다. 사비는 구두를 손에 들고 주거지의 불빛들을 지난다. 움푹한 해안선은 인위적이거나, 자연을 뛰어넘는 힘이 가해진 것처럼 보인다. 사비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힘의 작용. 가령 겨울이 길어지고, 낮 동안의 빛은 더욱 희미해지는 것. 예측할 수 없던 변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땅한 이유를 찾아 나서게 한다. 그러나 사비는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고 싶다. 고향에서는 더 자주 메시지를 보내왔다. 의구심을 품은 자들은 모두 돌아오라고. 사비는 그래도 아직은 끝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작고 허름한 집이 보인다. 짐승은커녕 곤충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사비는 문틈에 얼굴을 대고 문을 밀어본다. 열릴 듯이 삐걱거린다. 그뿐이다. 절망이 버티고 있는 것처럼. 다른 감정들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인기척이 있다. 보드라운 목구멍을 갓 넘어온 따뜻한 숨결이 거기에 있다. 사비는 창문을 들여다본다. 소용없는 짓이다. 물러서서 구두를 던진다. 창문이 깨지고, 깨진 틈으로 모로를 찾는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사비는 창문을 넘는다. 유리 조각에 옷자락이 긁힌다. 사비는 벽을 더듬으며 나아간다. 울음소리가 벽을 타고 온다. 한쪽 구석이다. 구석에서 소리가 난다. 사비는 다가가 몸을 기울인다. 그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계 아기가 불가능할 것 같은 방식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을 본다. 그것은 기다렸다는 듯 울음을 멈추고, 감춰두었던 예리한 날로 그의 목을 긋는다. 사비는 목을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고 움직이지 않는다. 이 순간 생동하는 가능성을 모두 외면하기로 하자. 이미 어둠 안에 놓인 눈앞이 캄캄해진다. 사비는 자세를 낮춘다. 바닥에 무릎을 대고 거의 엎드린다. 아기를 섬기려는 것처럼, 천천히 손을 가져다 댄다. 아기는 울음을 멈춘다. 시큼한 냄새가 난다. 따스하고 보들보들한 감촉이, 놀랍도록 위안을 준다. 손을 떼고 싶지 않다. 파도 소리가 바람에 묻히기도 한다. 사비는 그를 흔드는 손길에 의해 깨어나 돌아본다. 모로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짓누르려는 듯이. 사비도 모로를 본다. “사비. 왜 이렇게 늦었어?” 예상했던 반응은 아니다. “창문을 깨고 들어오면 어떡해.”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어.” 그러나 아기는 없다. 감정들이 고스란히 흘러 나간다. 그는 거울을 보는 것 같다. “일행은?” “혼자야. 모두 흩어졌어.” 모로는 실망을 감추지 않는다. “모로, 아기가 실제로 있어?” “있어.” “어디에?” “내 몸에.” 사비는 모로와 아기를 동시에 생각해 본다. 틀림없다. 그리고 이번에는 모로가 실수한 거라고 소리 지르고 싶다. “어쩌려고?” “데려갈 거야.” “그걸 왜?” “왜라니. 기념해야지.” “기념하기 위한 거라면 다른 걸 가져가. 더 적합한 것으로.” 하지만 사비는 더 적합한 것을 떠올리지 못한다. “그냥, 인간들을 내버려 두자.” “이제 와서 그럴 순 없지.” 어떤 말을 해도 소모적일 것 같다. 사비는 문을 열고 내다본다. 반드럽게 깔린 살굿빛 사장과 바다 위로 드넓은 하늘의 풍광이 우연처럼 놓인 것 같다. 관리자의 집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 고깃배는 보이지 않는다. “모로. 관리자를 만났어? “아니. 그는 통 잠들질 않아.” 그래서 모로는 여태껏 사비를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관리자는 찌푸린 눈으로, 어째서 그것이 기념이 되느냐고 묻겠지만. 물러서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사비는 그에게 이해를 구하지 않고, 그와 멀어져야 한다. 그가 현실의 무미건조함에 사로잡혀 있을 때, 사비는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수평선까지 배 한 척 보이지 않는다. 관리자는 그 작은 배를 타고 어떻게 플랫폼까지 가는 것일까. 사비는 문을 열어 둔다. “그가 거절할 수도 있어.” “넌 그저 꿈에서 깨어나 배를 기다리면 돼.” “이게 얼마나 대책 없는 짓인지 알고는 있는 거야?” “플랫폼에서 만나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 모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비는 동작을 되감는 것처럼 자리로 돌아가 눕는다. 눈을 감고 하늘을 본다. 이해할 수 없는 거짓이다. 인간의 생에 남겨진 일이라고는 끊임없는 불만족뿐이다. 그런 그를 일부러 고통과 마주하게 할 필요는 없는데. 기념이라고? 사비는 잠에서 깨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게다가, 인간은 우리의 고향에선 살아남을 수 없다. 감각이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렇지만 사비는, 모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모로는 사비의 첫 작품이다. 모로는 사비와 같으면서도, 그의 바깥에 있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모로는 흉내에 불과한가? 모로를 볼 때면 사비의 심정은 늘 복잡하다. 그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지만 막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모로는 자유롭다. 그건 사비가 줄 수 없는 매혹적인 개념이다. 고깃배가 가까워진다. 사비는 몸을 일으킨다. 관리자가 배에서 내린다. 그의 허리까지 물에 잠긴다. 배 안에는 손님이 있다. 그는 몸 대부분을 가리고 있다. 생김새는 물론 그의 형태마저 제대로 알아볼 수 없다. 먼 곳에서 왔으리라. 손님은 땅에 발을 딛는다. 체구가 크다. 사비는 사구에 올라선다. 그러나 손님은 사비를 의식하지 않고 사구를 돌아나간다. 그는 사비가 그랬던 것처럼, 휴식도 없이 곧바로 어떤 목적을 좇는다. 관리자가 사비에게 손짓한다. 사비는 그를 도와 배를 끌고 올라온다. “인사를 나눴나?” 사비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답하는 대신에 눈으로 먼 곳을 좇는다. “뭐, 상관없겠지.” 관리자가 앞서 배를 끌고 간다. 사비는 고물을 민다. 경사진 모래언덕이 난감하다. 사비는 배를 홀로 떠받들고 있는 것 같다. 닳고 부서지고 덧댄 흔적을 본다. 사비로서는 짐작조차 못 할 물밑의 진실을 견디는, 볼품없는 배다. 사비는 때때로 뒤를 돌아본다. 모래사장에는 깊은 족적이 남는다. 관리자는 모래도 털지 않고 그대로 현관을 넘는다. 그는 부엌의 작은 문을 열고 그물을 던져 넣는다. 먼지 앉은 잔에 술을 따르고, 계획표에 문자들을 휘갈겨 쓴다. 사비는 문틀을 붙잡고 관리자의 집 안을 들여다본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는 계단에 버티고 서서 말한다. “우릴 플랫폼에 데려다줘.” 관리자는 반응하지 않는다. “가능한 한 빨리 떠나는 게 좋겠어.” 그 말은 관리자에게 닿기도 전에 허물어진다. 사비는 문턱을 넘는다. 그와 동시에 부엌의 작은 문이 닫힌다. 하지만 관리자는 부엌을 돌아보지 않는다. 관리자의 널찍한 등은 굳어서 움직이지 않는다. 옆에서 본 그는 매끈한 석상이다. 사비는 그를 찔러보고 싶다. 사비는 부엌으로 다가간다. 작은 문 너머로 속삭이는 소리, 고약한 획책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굴욕감이 드는 순간, 사비는 성급하게 문고리를 돌린다. 방 안에는 그물과 비린내와 모래가 뒤엉겨 있다. 굴욕을 만회할 수는 없다. 관리자는 펜을 놓고 돌아선다. “곧 출발할 수 있겠어.” 관리자는 계획표를 보란 듯이 손바닥으로 친다. 사비로서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관리자가 묻는다. “규모는?” “나와 내 동료 모로, 그리고 아기 하나.” 관리자는 술을 한 모금 삼키고 말한다. “인간?” “작은 인간.” “인간은 안 돼.” 가라앉은 관리자의 말투에는 파고들 틈이 없다.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얼마 전이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아까 배 타고 들어오는 손님 봤지. 방침이 바뀌었어.” 방침. 애초에 그런 건 없었다. “어디서 온 손님인데?” “무례한 질문이야. 더 나은 질문을 해봐.” 사비는 그가 계속 말을 이어 가도록 내버려 둔다. “이제 단 하나의 인간도 바깥으로 나갈 수 없어. 모두 모아놓고서, 조용히 끝낼 거야. 원래 그랬던 것처럼. 그게 그가 하려는 일이야.” 생각보다 일찍 다가온 절멸 소식이 놀랍다. 그리고 그것이 벅찬 화려함 가운데 섬광처럼 오는 게 아니라 배를 타고 천천히, 거적때기를 뒤집어쓰고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당혹스럽다. 사비는 미소 짓는 점원을 떠올려 본다. 인간이 아닌 것들은? 그들은 함께 사라지거나, 새로운 주인이 되겠지. 아마도 이 계획에서 기계들은 고려되지 않았을 것이다. 감정들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머물게 하는 능력은 인간 고유의 것일까. 그렇더라도 이제는 그것의 모방만이 넘쳐나겠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도 모를 거야.” “인간은 안 돼.” 그 말은 하나의 구호처럼 들린다. 관리자는 거의 즐기고 있다. 짧고 단단한 문장에 부딪혀 박살 나 버리는 다른 빈약한 문장들. 탈취와 도주의 이미지들이 의식에 흘러가도록 내버려둔다. 사비는 이보다 더 큰 말썽에 휘말릴 자신이 없다. 관리자는 벌써 이 일을 문제 삼지 않는 것 같다. 그는 책을 고른다. 그가 신경 쓰지 않기로 한 것은 실제로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관리자는 무한히 여유롭다. 그러나 사비는 그렇지 않다. 사비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감각할 수 있다. 사비로서는 관리자와의 불균형 상태를 극복할 수 없다. 작은 인간의 무게가 그만큼 그를 누른다. 몇 가지 짧은 생각이 든다. 작은 인간이 기계로 변환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은 얼마 없다는 사실. 그리고 손님의 행방. 관리자가 손짓하며 사비의 주의를 끈다. 그는 사비가 마주 앉기를 바란다. 팔걸이가 있고, 등받이가 짧은 의자를 권한다. 그리고 사비에게 술잔을 건넨다. 사비는 한동안 의자에 꺼질 듯이 파묻혀 있다. 그는 턱을 괴고, 손가락으로 얼굴을 문지른다. 알코올 냄새가 올라온다. 어떤 생각을 재촉하려는 듯이. 그는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관리자가 말한다. “그런데 네 동료는 지금 어디 있지?” “자기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난 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왜냐하면. 사비는 말을 아낀다. 관리자는 사비에게서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다. 사비는 부엌의 작은 문을 본다. 아무래도 누군가 더 있는 것 같다. 거기서 감각을 희롱하는 미세한 자극들이 흘러나온다. 관리자는 무릎 위로 책을 펼친다. “이 책을 알아볼 수 있나?” “전혀.” “이건 아주 형편없어. 두서없는 소리로 가득해.” 관리자는 손끝으로 문장을 긋는다. “그런데 여기. 이 대목을 봐.” 처벌에 관한 기록이다. 오래전 일이다. 여기에 선대 관리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지워졌다. 그는 기계에 관한 독특한 관점을 지니고 있다. 무차별. 그것은 경력을 망가뜨리는 불온한 생각이 될 수 있다. 어느 날 해변을 거닐던 선대 관리자는 도망쳐 나온 도시 기계를 맞닥뜨린다. 기계는 인간과 똑 닮아 있으나, 두려움의 표현이 어설프다. 도시 기계는 이보다 더 멀리 도망갈 수 없다. 헤엄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선대 관리 자는 도시 기계를 데려와 별장에 숨겨준다. 그는 거기서 인간처럼 지낸다. 먹고 읽으며, 잠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를 추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피 행각은 발각된다. 선대 관리자는 인간으로부터 원성을 듣는다. 도시 기계의 죄목은? 언급되지 않는다. 고향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대 관리자와 인간을 중재한다. 간단하게 합의된 결과로 선대 관리자와 도시 기계가 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선대 관리자는 도시 기계로 이식되고, 성공적으로 결합한 그것은 도시로 보내진다. 그것을 뭐라고 부를 것인가?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이후 관리자의 관할이 분명해진다. “뭐라고 쓰여 있는데?” “이 글은 읽을 수 없는 언어로 쓰였다는군.” 관리자는 책을 덮는다. “그럼 지금 읽은 건 뭐야?” “그건 말일 뿐이지.” 너의 꿈속에 있는 것처럼 실체 없는 경험들이지. 눈이 감긴다. 사비는 희미하게, 부엌의 작은 문이 열리는 것을 본다. 배를 타고 들어온 손님이다. 그가 그물을 끌고 사비에게로 다가온다. 사비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이것은 가능성인가? 손님은 도심에 다다른다. 한낮의 공터에서, 그가 주목받을 이유는 없다. 그는 쪼그려 앉아 동그란 통을 내려놓는다. 단순하게 생긴 물건이지만, 잠금장치가 달려 있다. 그는 잠금을 풀고 뚜껑을 비스듬히 걸쳐 놓는다. 그것은 흐릿한 기운을 방출한다. 화산재가 분화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심각해진다. 바다 한가운데에 어색하게 솟은 지면이 있다. 사비는 생각하지 않고도 그것을 알아본다. 플랫폼이다. 간소하고, 누구도 이용한 적 없는 것처럼 깨끗하다. 사비는 배를 타고 있다. 배는 젓지 않아도 나아간다. 플랫폼 위로 모로와 유모차가 보인다. 모로는 배에 탄 사비가 플랫폼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다. 사비는 아래를 본다. 수면에 비친 얼굴은 분명 자신의 것이 맞다. 그러나 그 모습은 불안정해서, 곧 다른 얼굴로 바뀌어 버릴 것 같다. 그는 수면을 내려다보지 않기로 하고 발을 디딘다. 플랫폼에 어렵게 올라선다. 그가 타고 온 배는 점점 멀어져 간다. 모로가 말한다. “저걸 타고 여기까지 온 거야?” “그래.” “재주도 많네.” 사비는 뒤돌아본다. 그것은 배가 아니라 가시 돋은 심해의 생명체다. 어떻게 날카로운 등 위로 올라탈 수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모로의 얼굴은 테두리가 불분명하다. 잘못 손대는 바람에 윤곽이 번진 것 같은 모양이다. 그러나 모로를 다른 무엇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모로란, 언제나 모로와 가장 근접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비가 말한다. “이상한 일을 겪었어.” “말해봐.” “배를 타고 들어온 손님을 봤어.” 그런데 사비는 이야기할 의욕을 잃어버린다. 이야기는 선형적으로 정돈될 수 없다. 어느 부분을 이야기하더라도 머리와 꼬리와 몸통이 뒤섞일 거란 확신이 든다. 사비가 무언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면, 오직 그런 확신에 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다. 모로는 이야기를 기다린다. 사비는 모로의 기다림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게 끝이야?” “그건 아니지만. 이야기할수록 이상해질 거야.” “말해봐. 천천히, 한 마디씩.”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유모차의 바퀴가 앞을 향해 움직인다. 그렇게 가다간 바닷속으로 고꾸라질 것 같다. “그는 함정을 팠어.” 플랫폼이 기울면서 경사가 진다. 유모차는 빠르게 굴러간다. “어쩌면 내가 그에게 붙잡혀 있는지도 모르지.” 모로는 지면이 기울어도 휘청거리지 않고 서 있다. 모로는 사비보다 더 큰 목소리로 묻는다. “그가 원하는 게 뭔데?” 유모차가 바다에 빠진다. 사비는 모로를 밀치고 뛰어간다. 물 위로 빈 유모차만이 떠다닌다. 사비는 조금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엎드린다. 아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사비의 얼굴은 더는 수면에 비치지 않는다. 사비는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는 수영하는 법을 익히지 못했다. 숨을 참는 것도 서툴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사비는 물속에서 자신의 몸이 거추장스럽다고 느낀다. 부품을 해체하듯, 그의 기관들을 하나씩 벗어던져 버리고 싶다. 유영에 매혹된 그는 모든 의지를 멈추게 하고 싶다. 사비는 바람 없는 골목을 걷는다. 길가에는 부랑자들이 누워 있거나 벽에 기대어 앉아 있다. 추위와 굶주림에 떠는 그들은, 사비의 구두를 본다. 그의 손에 들린 술병을 본다. 그들은 달그락거리며 바닥을 기어온다. 천천히 손을 뻗어서, 닿지도 않는 사비의 외투 자락을 당긴다. 아버지. 그들 가운데에서 들리는 말. 지금 뭐라고 했소? 사비는 그 말을 잡으려고 성큼 다가간다. 부랑자들의 넝마를 걷어차고 깡통을 뒤집는다. 형제여. 누구요? 사비는 그중 한 명의 머리채를 잡아 올린다. 그늘진 얼굴이 드러난다. 그는 사비다. 사비는 그 점을 단번에 알아챈다. 사비와 그를 구분 짓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재능, 어떤 노력을 발휘해도 알아낼 수 없다. 그는 구두를 벗어던지고, 넝마를 주워 든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 눕는다. 몸을 웅크리고 얼굴을 가린다. 모로가 이곳을 지난다면, 등을 돌리고 눈을 감으리라. 물속으로 거대한 손이 들어와 사비를 건진다. 사비는 플랫폼에 한쪽 어깨를 걸친다. 관리자가 그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제 가야 해.” 물속에서 몸을 완전히 빼내기가 힘들다. 도둑맞은 기분. 사비는 주위를 둘러본다. 플랫폼이 갈라지고, 돌덩어리가 솟아올랐다. 은은한 광택을 내는 검고 길쭉한 돌이, 누런 연기에 가려 희미해진다. 안개인가? 아니, 매캐한 냄새가 난다. 벌써 시작된 걸까. 관리자는 분주하다. 사비는 말한다. “내 동료가 여기 있었어.” 관리자는 사비를 플랫폼 위로 끌어올린다. “아니. 우리 둘뿐이야.” 관리자는 사비를 잡아끌어 그의 몸을 돌덩어리에 밀착시킨다. 돌덩어리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관리자는 긴 벨트로 사비의 몸통을 돌덩어리에 묶는다. 그가 벨트를 잡아당길 때마다 사비의 몸이 들썩인다. 플랫폼의 조각난 지면이 맥없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관리자는 돌덩어리의 반대편으로 돌아가 같은 벨트로 자신을 묶는다. 그가 돌을 두들기며 소리친다. 사비는 알아듣지 못한다. 돌덩어리가 한 뼘 정도 떠오른다. 돌의 회전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사비는 처음 이곳을 둘러본 이래로 자신이 추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점점 수가 느는 모조들의 대열을 우려스럽게 바라본다.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 느낌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돌의 깊은 곳으로부터 빛이 새어 나온다. 납빛이다. 그는 순식간에 삼켜지고, 튕겨 나간다. 지면에 부딪힐 때 그는 몸이 조각나는 것 같은 충격을 받는다. 사비는 홀로 엎드려 있다. 얼어붙은 해변이다. 돌덩어리는 보이지 않는다. 몸을 일으키자 이명을 느낀다. 그의 감각들이 적응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는 놀라지 않는다. 사비는 곧장 걸어간다. 해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걸음걸이에 여유를 가져야 할까. 길가에 자라난 풀들을 본다. 저택을 가리는 담벼락, 교차로에는 행상들이 있다. 사비는 그들의 생기 잃은 표정을 보고 고향에 왔음을 실감한다. 그는 단지 직관만으로 걸어갈 방향을 정한다. 이곳은 그다지 넓지 않아서 금방 목적지를 찾을 수 있다. 훼손된 집들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몇몇 구조물을 알아볼 수 있다. 그의 보금자리에는 폐기물이 쌓여 있다.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그곳이 한때는 집터였음을 어렵게 알 수 있다. 그는 쓰레기 더미에 기대어 앉는다. 그는 시간의 위력을 실감한다. 잠들길 바라지만. 축축하고, 악취가 올라온다. 빗방울의 점성이 높다. 모로는 없다. 사비는 경련을 일으키며 깨어난다. 그 아기다. 그의 발치로 아기가 기어온다. 어렴풋이 전해지는 작은 인간의 의도. 사비는 자세를 낮춘다. 아기는 귓속말로 그에게 꿈에 출석할 것을 통보한다. 흠잡을 데 없는 억양이다. 그러잖아도 사비는 위원회의 통보를 각오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는 돌아왔지 않은가. 사비는 아기를 앞장세워 꿈으로 향한다. 아기의 목덜미에는 번호가 적혀 있다.
  • [열린세상] 중국보다 한국 외교에 분통 터지는 이유/서상문 고려대 연구교수

    [열린세상] 중국보다 한국 외교에 분통 터지는 이유/서상문 고려대 연구교수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우리 국민이 매번 중국과의 협상에서 분통을 터트리는 것은 대국엔 저자세요, 국민에겐 고압적인 한국 외교 탓이다. 방문이 끝나면 정부가 외교 성과를 자랑하는 것은 역대 한국 정부의 오랜 구태다. 국가원수가 홀대를 당했다느니, 사대적인 굴욕외교였다느니 하는 문제로 국민들 사이에 소모적인 ‘싸움질’이 벌어지는 것도 낯익은 풍경이다. 이제 이런 악순환은 벗어날 때다. 정부는 외교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만 할 게 아니라 왜 국민들이 중국의 의도대로 국론분열을 일으키는 통일전선의 틀에 갇히게 되는지 외교 대응 과정을 복기해 봐야 한다. 한국 외교가 우선 의제 설정에서 중국에 한 수 접혀서 협상을 벌인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사드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가? 한국은 물밑 조율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로 촉발된 사드 문제를 주권국가로서 자주국방 의지와 주권 행사의 독자성이라는 원칙을 견지해 북핵 문제의 진일보한 해결 방안이나 의지를 의제에 올리지 못한 반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반대라는 원론만 강조해 한국의 역공을 차단하고 우리에게 자승자박 꼴인 소위 ‘3불’을 자발적으로 약속하게 했다. 이는 중국에 북핵과 사드의 불가분성을 이해시키지 못했음에도 조급하게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연내로 잡고자 무리수를 둔 데에서 비롯됐다. 더욱이 12월 13일은 난징대학살 기념행사로 중국 수뇌부 전원이 베이징을 비우는 날임을 알고도 이날을 방중 개시일로 잡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문 대통령을 텅 빈 수도로 찾아오게 하여 중국이 사드 문제 해결을 한·미 양국에 요청한 상황이었는데도 도리어 한국이 아쉬워 부탁하는 ‘을’의 입장에 서는 모습을 국내외에 각인시킬 외교 수단으로 삼은 이상 이날을 피하자고 제의하는 성의를 보일 리가 없다. 자국이 협상 타결을 더 필요로 함에도 국내외에 종속적으로 비치는 걸 피하려는 경향이 있는 중국 외교의 전통수법 중 하나다. 중국은 통상 국내 정책 결정 절차와 정치 일정에 맞출 뿐만 아니라 상대국의 정치 일정을 면밀히 검토해 상대국이 원하는 합의의 데드라인까지를 시야에 넣고 외교 협상에 임한다. 사드 해결보다 경제보복 해제를 더 시급한 과제로 삼고 시 주석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을 바라는 우리의 기대 심리는 다 노출됐다. 한국도 시진핑 정권이 안고 있는 국내 정치 취약점, 평창엔 시 주석 자신도 참석할 필요성이 있는 사정을 협상에 활용했어야 했다. 경제 손실도 어차피 장기화된 이상 우리만 입는 게 아니라 중국에도 결코 좋을 게 없는 이상 중국·베트남 같은 대등 관계로 만들 기회로 삼았어야 했다. 중국은 우리가 중국과의 외교협상에서 매번 결기 있게 대응하지 못하고 중도에서 손든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차관보급의 대통령 기내 영접, 만찬 한 번에 그친 음식 대접, 대통령에 대한 중국 외교부장의 무례, 한국 측 수행기자 집단폭행은 모두 자연스레 일어난 우연이라고 말하지만, 짜 놓은 각본에 따른 노회한 외교 공세였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엔 외교 의례나 형식을 협상 내용과 별개로 생각하지 않고, 접대와 의례를 상대국에 대한 압력의 한 수단임과 동시에 자국민 선전용으로 활용하는 전통이 있다. 중국 정부가 정한 외교 예우의 3개 지침 중 초청자를 대등하게 대한다는 대등 원칙에도 반한다. 중국에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평소 우리 내면의 사대의식을 떨쳐내고 당당해야 한다. 중국은 외교부 국장급을 주한 중국대사로 임명하는데, 우리는 역대 정권에서 정치 실세를 중국대사로 보내온 것부터가 사대적인 자세다. 양국 대사의 급을 대등하게 맞추고, 중국 총리에 대해서도 총리급으로 응대해야 한다. 상대는 우리의 치적이나 정치철학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데 우리는 그의 영도력을 칭송하고, 그도 모자라 중국 최고 명문대학에서 두 나라를 대국과 소국의 관계인 듯 연설한다거나 중국 외교부장의 결례를 두고 청와대가 나서 친밀함의 표시일 것이라고 변호해 주는 등 상대 비위를 맞추려는 사대의식이 뽑히지 않는 한 한국 외교는 늘 국민을 분통 나게 할 수밖에 없다.
  • 문대통령 방중은 조공외교 아닌 감성외교

    문대통령 방중은 조공외교 아닌 감성외교

    문재인 대통령의 16일 끝난 3박 4일간의 중국 국빈방문은 감성외교로 접근해 실리를 얻어낸 성공작이란 평가다. 13일 문 대통령이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난징대학살 제80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느라 수도를 비우고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사건까지 이어지면서 홀대 논란이 빚어졌지만 한국 정부는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일단락지었다.  홀대 논란의 대표적인 예 가운데 하나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장이 문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난 뒤 팔을 손으로 만진 것이었다. 장관인 왕이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의 팔을 톡톡 건드린 것이 무례함을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친근함의 표시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왕이 부장은 문 대통령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과도 악수한 뒤에 반가움의 뜻으로 팔을 톡톡 치거나 만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시 주석과 악수를 하면서 시 주석의 팔을 만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방중 이틀째 아침식사를 서민식당인 베이징 용허셴장(永和鮮漿)에서 노영민 중국 대사 부부와 함께한 것도 논란을 빚었다. 중국 유력인사와 함께 식사를 하지 않고, 서민 행보를 펼친 것은 국내에서나 어울리지 국빈 방문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문 대통령의 소박한 아침식사가 감성외교로 인식되면서 좋은 반응을 낳았다. 식당은 문 대통령의 방문 이후 손님이 늘었다. 식당 측은 유타오(油條·꽈배기와 같은 튀긴 빵)·셴러장(鮮熱漿·따뜻한 두유)·샤오룽바오(小籠包·고기만두)·훈툰(새우 및 고기 만둣국) 한 그릇으로 구성된 문 대통령의 아침 식사를 ‘문재인 대통령 메뉴’로 출시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일본 방문 이후에도 그가 먹었던 수제 햄버거가 ‘트럼프 세트’로 일본에서 나와 인기를 끌었다. 중국 매체인 북경청년보는 문 대통령의 소박한 아침식사를 자세하게 전하면서 “문 대통령이 유타오를 두유 대신 케첩에 찍어 먹은 것은 창의적인 한국식”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16일 마지막 중국 방문지인 충칭의 호텔에서 공항으로 향하기 직전에는 많은 중국인들이 호텔 앞으로 몰려와 사진을 찍으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몰려든 중국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사건에 대해 “중국은 사과를 해서는 안된다”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환구시보도 문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서는 한중 관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 측은 “‘조공외교’란 비난과 함께 기자 폭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전문가들은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의 보수적 친미세력이 문 대통령의 방중을 불편해한다며, 기자 폭행사건을 확대해 중국 정부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빈방문의 격식이나 기준보다는 사드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022년 중국은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을 연다. 베이징은 하계와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최초의 도시가 된다. 중국은 이번 평창올림픽에 처음으로 전 종목에 선수를 파견해 동계 스포츠 열기를 조성한다.  한국의 중국 전문가인 우수근 중국 동화대 교수는 “이번 한중 정상 회담으로 사드는 활화산에서 휴화산이 되었다”며 “앞으로 두 나라는 사드가 다시 활화산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가운데 전면적으로 교류해 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