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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일요 큰잔치」를 보고(TV주평)

    ◎유치한 놀이로 일관… 저급 오락물 일요일 낮 12시10분에 방영되는 문화방송의 「일요 큰 잔치」는 「게임」이라는 이름하에 값없는 놀이와 소동,그리고 무질서와 무례함으로 일관하는 저급오락물의 전형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기가 어렵다. 「일요 큰 잔치」는 탤런트·가수·모델·개그맨등 이른바 연예계의 스타들을 출연시켜 게임과 노래자랑으로 꾸미는 프로그램이다. 게임이란 순발력이나 재치,운동신경등을 테스트하는 것일진데 여기에 등장하는 게임은 도무지 왜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출연자를 기둥에 매달리게 한뒤 마구 돌려 떨어뜨리고 떨어진 사람은 일어나서 달려가 스티로폴 벽을 깨부순다거나 또는 두 사람이 엉덩이와 엉덩이,가슴과 등어리를 맞부딪쳐 풍선을 터뜨리는 것등이 지난 일요일의 게임들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측은하게 여겨질 정도로 심한 게임들도 서슴지 않는다. 예컨대 출연자의 얼굴에 빨래집게를 물리는 다소 혐오감을 주는 게임이 그중의 하나이다.각 팀의 출연자들이 달려들어 그날의 희생양으로 선택된 탤런트의 얼굴에 빨래집게를 끼우는 게임이다.눈두덩이·입술·귓불·뺨 할것없이 주렁주렁 빨래집게를 달고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탤런트에게 노래까지 시킨다. 이런 고문이 또 있을까.아무리 상품성을 생명으로 하는 연예인이긴 하지만 너무 지나치다. 그뿐만이 아니다.중심을 잃은듯 정신없이 돌아가는 카메라 앵글이며 여성출연자들의 엉덩이 부분을 눈요기감인양 마구 클로즈업하는 무례함을 예사롭지않게 일삼는다. 방송사측은 이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이 남의 괴로움을 보고 웃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는 오락물로 여기고 있는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공익이 아닌 공해유발성 오락의 한 표본이라고 한다면 지나치다고 할것인가. 다음달 11일부터 실시되는 봄철프로그램 개편에서도 이 프로그램은 여전히 건재를 과시할 모양이다.건강하고 편안한 웃음을,그리고 웃음속에 메시지를 선사할수 있는 좋은 오락프로그램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 「묻기」와 「여쭙기」(송정숙칼럼)

    최근에 있은 한 기자회견에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내외신기자들이 함께 참석한 이자리에서 대부분의 한국기자들은 「묻겠습니다」며 질문을 하는데 비해 일본기자 한사람은 「여쭈어보겠다」는 깍듯한 경어로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하기는 그 일본기자는 우리기자들보다 더 정확한 우리말을 쓴다고 생각될 만큼 우리말을 잘했다.그런 그가 「여쭙다」정도의 경어를 사용하는 것이 신기할 것은 없을지 모른다.그렇더라도 우리기자가 「물을」뿐인데 외국인이 공손한 어투로 「여쭙는다」는 것은 듣기에 나쁘지 않았다. 누구나 알다시피 「여쭙는다」는 말은 「묻는다」의 높임말이다.그렇다면 한국기자들에게 보다 일본기자에게 회견상대가 더 높았다는 뜻일까.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아마도 우리 언론이 경어에좀 인색한 것은,특히 공직자에 대해서 더 그런 것은 「아첨」에 대한 결벽때문일 것이다.유난히 그부분에 대한 결벽이 강한 것이 우리니까. 그렇다면 일본기자는 왜그렇게 공손한 경어를 썼을까.우리기자가 일본의 「높은 사람」에게 그들의 말로 그런공경어를 사용했다면 아마도 상당한 빈축을 샀을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기자가 그런 말씨를 쓴 까닭을 두가지쯤 생각해 볼 수있겠다.첫째는 그가 한 질문에서 찾아낼수 있겠다.일본의 대중문화예술에 대한 한국시장을 언제쯤 완전히 열겠느냐는 것이 질문의 내용이었다.국익에 관한한 언론도 정부와 똘똘 뭉치는 것이 일본의 특징이다.되도록 빨리 한국의 대중문화시장을 전면개방시키려는 것이 일본의 조야가 노리는 일이므로 공손하고 깍듯한 예의로 우리 마음을 사려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볼수도 있다.두번째 이유로는 혹시 우리말의 경어가 지닌 오묘한 맛에 그가 반한 탓은 아니었을까?외국어로서의 한국말을 익힌 사람이라면 한국말이 지닌 경어는 확실히 경이롭고 매력있는 어법일 것이다. 한 30년쯤 전의 일이다.미국에 이민간 한 한국인이 교포자녀를 위해 한인학교를 열고 한국말 교육을 위한 자료수집을 하러 왔을때 만난 적이 있었다.그때까지만 해도 우리에게는 아직 강건너 불처럼 여겨지던 『청소년의 문제』가 미국서는 한창 심각해지고 있을 때였다.그점에 관해 그 교포는,우리말에 있는 경어때문에 우리에게서는 청소년문제가 그다지 심각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아버지나 할아버지에게 맞대놓고 『했니?안했니?』하고 묻는 청소년과 『하셨습니까?안하셨습니까?』하고 「여쭙는」한국 청소년이 같겠는가 라는 것이 그의 이론이었다.우리의 변화를 보며 두고두고 그 말을 음미해보게 했다. 우리의 경어는 상대방을 높이는 기능만을 가진 말이 아니다.말을 품위있게 해주고 적절하게 믿아주고 조심스럽게 삼가는 태도를 갖게하는 절도와 예의의 표현이다.겸손도 나타내지만 때로는 상대방에게 무례를 허락하지 않는 금도의 방편도 된다. 일본 말에도 경어가 있지만 우리의 것과는 다르다.섬세하고 격식이 예술처럼 짜임새가 있는 우리 경어에서 색다른 맛을 느꼈을 것이다.또한 그런 경어의 기능에 그는 각별한 매력을 느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그 양쪽효과를 다 생각하여 공손하게「여쭙기」로 했는지도 모르겠다.어쨌든 이렇게 기능이 많은 것이 우리의 경어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우리의 경어가 형편없이 황폐해지고 있다.전근대적이고 봉건적인 사회에나 유용했던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그런 부분은 저절로 도태되게 마련이므로 아름답게 살려쓰는 것이 마땅하다.경어는 특히 우리의 가정을 지켜주는 질서의 원천같은 것이다.가족 상호간의 인격을 존중하고 참을성과 절제를 실천하는 훈육의 역할을 중요하게 해낼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능을 가진 어법이다.지금은 온 세계의 나라들이 가정의 붕괴위기와 직면해 있다.그래도 우리는 아직 마지막 위기에는 와있지 않은 몇안되는 나라라고 할수 있다.그 예방역할을 가장 많이 수행하는 것이 우리 언어문화의 강점이다.그런 것이 국제경쟁력도 충분히 분담할 수 있는 강점이다.그런 강점을 그냥 무너지게 하지 않는 노력이 지금 절실하지 않을까 싶다.
  • 괘씸한 콧대(외언내언)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하면 탑승객들은 다투어 내리게 돼있다.무사히 도착했다는 가벼운 안도감을 지니고.그런데 비행기가 착륙했음에도 1백여명의 승객들은 아예 내릴 생각을 하지 않고 기내에서 8시간이나 거센 항의시위를 벌였다.17일 하오 김포공항의 미유나이티드 항공(UA)소속 여객기에서 벌어진 「기내시위」는 진풍경에 속한다.얼마나 약이 오르고 분했으면 그랬을까. 승객들이 털어놓은 사연을 들어보면 그들의 행동에 이해가 간다.『마닐라­서울간을 운행하는 UA사 여객기가 초과 예약과 기체고장으로 예정보다 2∼4일간이나 늦게 도착했다』『마닐라에서 출발이 지연되는 동안 형편없는 숙박시설과 식사로 푸대접을 받았다』『외국인 승객들은 우선 탑승시키고 한국인 승객들은 차별대우를 받았다』는 것이 울분의 내용. 국내에 취항하는 미국항공사들의 지연·결항이 빈번하다해서 지탄을 받아온지 오래다.그중에서도 UA사는 결항률이 높고 또 초과예약과 불친절한 서비스로 정평이 나있다.지난해 결항률은 0.7%, 지연율은 5.8%를 기록하고 있다.EC(유럽공동체)회원국들의 항공사들은 이미 91년부터 초과예약으로 탑승못한 승객에게 일정금액을 보상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괘씸한 것은 『자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은 우선적으로 탑승시키고 한국인의 탑승은 지연시켰다』는 대목.민간항공업은 두말할 것없이 서비스산업인데 국적에 따라 불평등한 대우를 받거나 불리익을 준다는 건 상식밖의 일이다.이러한 처사는 오만불손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횡포이다. 한국인은 2∼4일씩 마닐라에 내팽개쳐둬도 괜찮다는 것인지.또 뒤늦게 도착한뒤 회사측의 공식사과조차 없었다니 한국인을 뭘로 알고 하는 수작인지 괘씸하기 짝이없다.콧대높고 염치도 없는 미국 항공사의 콧대를 꺾는 방법은 간단하다.그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것이다.「소비자는 왕」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줄 일이다.
  • 러 지리노프스키 망언 행각/총선서 득세후 좌충우돌 화제

    ◎“내 보좌관이 불가리아 대통령 돼야”/2년전엔 “내정간섭땐 독에 핵폭탄” 유럽을 방문중인 러시아 극우파 지도자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가 무례하고 극단적인 언동으로 가는 곳마다 좌충우돌,「유럽의 무법자」로 낙인찍히고 있다. 지난 주말에 그는 사전통고도 없이 불가리아에 입국,최초의 민선 대통령인 젤레프가 사임하고 자신의 불가리아인 보좌관이 새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강제출국조치를 당했다. 젤레프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리노프스키는 행동에서나 사고에서나 틀림없는 파시스트』라고 단정하며 파시스트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무슨 약속이라도 내놓는 선동가라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지리노프스키는 자신이 쫓겨난 것은 불가리아시민들이 『미래의 러시아대통령 지리노프스키만세』를 외치며 자신을 열렬하게 환영한것에 대해 젤레프 대통령이 질투심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맞받았다. 불가리아에 이어 독일을 방문하려던 지리노프스키는 독일입국도 금지당했다.독일이 29일 그가 독일에 머무르는 것은 국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그의 일행이 신청한 18일간 체류비자 발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디터 포겔 독일 총리실장관은『불과 2년전 독일이 러시아 내정에 간섭하면 핵폭탄을 투하하겠다고 위협했던 그의 방문을 금하는 것은 타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리노프스키가 베를린에서 열리는 한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주장하나 그런회의가 열릴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지리노프스키는 자신이 이미 독일을 세차례나 방문한 일이 있다고 지적,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정치적인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루마니아를 「이탈리아 집시」의 나라라고 칭하고 러시아와 헝가리,불가리아로부터 빼앗은 영토로 만들어진 「인공 국가」라고 말해 루마니아인들을 격분케 만들었다. 루마니아에서는 상원의원들이 러시아에 강력한 항의를 제기하라고 정부에 촉구한 가운데 외무장관이 러시아 대사를 소환,지리노프스키의 발언이 루마니아 국민에 대한 사상 최악의 모욕이라고 분개했고 한 정치인은 지리노프스키를 아예 정신병자로 규정했다. 이런 가운데도지리노프스키는 28일 유력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지가 선정한 인기정치인 1백인 리스트에 보리스 옐친대통령에 이어 2위로 올라,러시아 정계의 스타로 급부상했음을 입증해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 경제팀웍 정비… 경기활성화 우선/새 경제팀 성격과 정책방향

    ◎실세사령탑 등장,국제화 강력추진 기대/신경제기조 유지… 시행착오 극소화 과제 문민정부의 제2기 경제 부총리로 발탁된 정재석 전 교통부장관은 역대 부총리 중에서는 「중량급」이다.김영삼대통령의 지난 봄 첫 조각 당시부터 이경식 전부총리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데다,63세의 나이로 풍부한 경험과 학식을 두루 갖췄다. 그러나 경제기획원을 비롯한 과천의 경제부처가 정부총리를 맞아 긴장하는 것은 단순히 이런 이유만은 아니다.그는 손꼽히는 엘리트집단인 기획원의 기획사이드에서 잔뼈가 굵었다.또 기획원 차관까지 지내 경제부처 업무를 손금 들여다 보듯 훤히 아는 정통 관료 출신이다.전임 이부총리가 오랫동안 외부에서 지내다 들어와 현직 관료들을 장악하지 못한 반면 정부총리는 가만히 앉아서도 밖을 꿰뚫는 천리안과 배짱을 가졌다. 서해훼리호 사고에 따른 문책개각 때 입각한 정장관은 지난 79년 이미 상공부장관을 지낸 관록이 있다.그러나 5·17사태 이후 신군부의 부하직원 숙청 요구를 과단성 있게 뿌리치고 80년 7월 물러났다.그뒤 13년 동안 외국어대 교수를 지내 5·6공에서는 사실상 「야인」생활을 할 정도로 성품이 곧다. 물러난 이부총리도 국무회의 같은 데서 그를 만나면 『아이고,선배님』이라며 넙죽 엎드리는 관계였다.정부총리가 교통장관 입각 2개월 만에 경제총수가 되자 재무부나 상공자원부등 경제부처들은 내심 비상이다.그가 기획원·교통·건설·상공부와 금융통화위원 등을 두루 거쳐 이른바 경제 만물박사로 텃세 심한 경제부처의 입김을 조정·통제할 수 있는 「노익장 관료」라는 점 때문이다.업무장악력이 뛰어난 만큼 그동안 「팀웍부재」로 고전해 온 경제팀의 「실세 부총리」가 될 전망이다. 이전부총리는 문민정부 첫 경제팀장으로 신경제 5개년계획과 금융실명제 등 경제개혁을 착실히 추진했다.그러나 그의 리더십 부족은 경제팀의 팀웍 부조화와 혼선,잦은 경제운용으로 나타났다.특히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결과 쌀시장 개방과 대국민 설득의 실패는 문민정부 전체의 정책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UR협상 진행과정에서 나타난 전체적인 대응력 부족은 결국 이경식경제팀의 조기 퇴진을 자초했다. 그러나 누가 첫 경제팀장을 맡았다고 하더라도 UR협상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는 견해 또한 적지 않다.경제의 개방화·국제화로 가는 길목에서 한국이 겪어야 할 숙명이라는 시각이다.기획원의 고위 당국자는 『이부총리로서는 나름대로 최상의 선택을 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아 멍에를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어쨌든 UR협상이 끝나고 경제적 난제들이 일단 풀린 듯이 보이지만 정재석팀이 헤쳐나가야 할 안팎의 과제는 간단치 않다.종전까지 개혁과 함께 하는 경제활성화라는 국내적 목표만을 향해 뛰었다면 앞으로는 한손엔 개혁,다른 손엔 국제화를 통한 경제활성화라는 안팎의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UR가 타결됐으나 미국이나 유럽공동체(EC)의 쌍무적인 대한 개방압력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오히려 UR의 파고가 이제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다는 새로운 상황인식과 각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총리는 지난 10개월 동안 전임 경제팀이 거친 시행착오를 극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전임 경제팀은 「선경제활성화,후제도개혁」이라는 단계적 목표 아래 신경제 1백일계획과 5개년계획을 차례로 시행했다.그러나 군사작전 같은 1백일계획은 잘못이었다는 것이 공통적인 사후평가다.결과적으로 개혁과 경제활성화라는 다소 상충되는 목표를 국제화·개방화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가 앞으로 정부총리가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다행히 새 경제팀은 홍재형재무·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을 유임시킨 채 팀웍을 짰다.금융실명제(재무부)나 업종전문화(상공자원부)같은 신경제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한 것이다.따라서 신경제5개년 계획의 골자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정부총리는 다소 「괴짜」기질이 있다.무슨 일을 붙들면 만사를 제쳐두고 밀어붙이면서 인쇄물의 글자 크기까지 자로 잰다.그런 그가 친정인 기획원의 수장으로 와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이미 지난 10월 교통부장관에 임명된지 이틀 밖에 안된 상태에서 국회 교체위 국감에 출석,의원들의 추궁에 통상 죄인처럼 주눅든 다른장관들과는 달리 자유분방한 태도로 의원들의 발언을 반박하거나 심지어 꾸짖는 인상까지 주었다.그래서 『소신 있다』『무례하다』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꼬장꼬장한 스타일상 국제 감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그러나 그는 70년대 중반에 중동문제연구소(산업연구원 전신)를 창설했으며 외대교수로 연구경험도 갖춘데다,외국어 실력도 대단하다.보기와는 달리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위한 견인차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 김 대통령 연설 국회 스케치

    ◎“쌀시장 고수 천명” 야 요구에/“방미보고 성격에 안맞는다” 김영삼대통령의 29일 국회본회의에서 연설에 민주당의원들이 13분 늦게 참석하거나 아예 불참,민자당이 「국가원수에 대한 무례」라며 격렬하게 비난하고 민주당도 강도높게 대응하는 등 정국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예산안처리등 현안타결을 위해 이날 하오에 있은 여야3역간의 막바지 절충도 무위로 끝났다. ▷3역회동◁ 가시돋친 설전으로 시작된 여야3역회담은 끝내 아무런 합의사항없이 최대쟁점인 안기부법과 추곡수매에 관해 입장차이만 거듭 확인한채 결렬. 2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참석자들은 와이셔츠차림으로 열의를 보였으나 『아무런 합의도 없다』는 발표로 종료. 우선 추곡수매와 관련,민자당이 9백50만섬 수매에 5%인상의 최종협상안을 제시해 9백50만∼1천1백만섬 수매,9∼11%인상을 주장한 민주당측과 수매량에는 어느 정도 의견접근을 봤으나 수매가에 대한 큰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안기부법은 수사권의 엄격한 제한등을 비롯한 민자당측의양보안제시에도 불구,민주당측이 완전 폐지입장을 고수해 어떠한 진척도 없었다는 것. 양당은 이에따라 곧 3역회담을 다시 갖기로 했으나 합의도출은 난망이며 끝내 예산안 표결처리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 ▷김대통령 연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10시 예정대로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해 3부요인,국무위원,주한외교사절,각계 대표등 7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곧바로 연설을 시작.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이 쌀개방문제에 관한 간담회 지연으로 13분 늦게 참석한데다가 절반이 넘는 50여명은 쌀에 관한 언급이 없는 연설내용에 대한 불만표시로 끝내 불참. 민주당측은 당초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키로 결정했으나 간담회에서 난상토론이 벌어지자 참석여부를 의원들의 자율에 일임. 이때문에 민자당 지도부는 상기된채 상당수 비어있는 민주당 의석을 쳐다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김대통령은 이를 의식한듯 『언제까지 국력을 소진시키는 대결과 발목을 잡는 식의 내부갈등만을 거듭할 수 없다』며 생산적인 정치를 강조하는 대목에서 비교적 강한 어조.김대통령은 이어 쌀개방문제와 관련,명확한 입장표시없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합의가 없었다는 사실만을 표명. 이날 민자당 의원들은 한차례의 박수가 터져나오지 않았던 지난 9월 국정연설때와 달리 연설 중간중간에 19차례에 걸쳐 박수로 성원.반면 민주당의원들은 거의 박수를 보내지 않았으며 김병오,홍영기의원 등은 「쌀개방 절대불가」라고 씌인 종이를 펼쳐 놓는 등 시종 냉랭한 분위기. 김대통령은 앞서 이날 상오 9시 50분쯤 국회 의사당에 도착,이만섭국회의장의 영접을 받고 의장단과 잠시 환담.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기택민주당대표로부터 『쌀수입을 않는다는 의지를 천명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미국 방문결과를 보고하는 연설이므로 그런 문제는 이야기할 성격이 아니다』고 거절. 한편 민자당의 강재섭대변인은 연설종료뒤 『민주당은 우왕좌왕하며 엉뚱한 시비만 걸고 있다』며 강도높은 비난조의 논평을 발표. 민주당은 『김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는 선례를 남긴 점은 높게 평가한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온 국민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쌀개방 문제는 분명한 입장천명이 있었어야 할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
  • “일 안보리진출 노력은 과대망상”/평양방송/과거사청산 강력 요구

    【내외】 북한은 15일 일본의 유엔 안보이 상임이사국 진입노력에 대해 『과대망상증에 걸린 오만무례한 망동』일면서 일제과거사부터 청산할 것을 요구했다. 북한은 이날 평양방송을 통해 일본의 그같은 노력을 『상임이사국의 자리로 갈아타고 국제사회 앞에서 큰소리를 치는 정치대국이 되어 보려는 야망을 그대로 드러내 놓은 것』이라면서 『더욱이 온갖 죄악으로 가득찬 제놈들의 과거도 청산하지 못한 일본이 어리석은 망동을 부리는 것은 실로 격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어 일본이 세계적인 정치대국이 되자면 『제놈들의 수치스러운 과거부터 똑똑히 청산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면서 과거도 청산하지 않고 핵대국화의 길로 줄달음치는 일본이 『몇푼 안되는 돈주머니를 흔들면서 안보이 상임이사국이 되려는 것은 과대망상』이라고 말했다.
  • 정피고 “충격”… 부축받고 퇴정/정주영씨 선고공판 이모저모

    ◎예상깬 실형선고에 변호인들도 당혹/재판부,“답변 불성실” 법정무례로 또 질타 ○…정주영피고인의 대통령선거법위반등 사건에대한 재판에서 재판부가 징역3년의 유죄를 선고하자 집행유예판결을 예상,짐짓 여유있는 표정으로 법정에 나와있던 정피고인을 비롯,변호인등은 얼어붙은 듯한 모습으로 당혹감을 표출. 1시간가량 계속된 판결문 요지낭독을 눈을 감은채 듣고있던 정피고인은 실형이 선고되는 순간 눈을 번쩍 뜨고 침통한 표정으로 일어섰으며 아들 정몽준의원등 가족과 현대그룹 임직원 50여명은 방청석에서 달려와 정피고인을 부축,법정을 빠져나가 이날 재판의 충격을 반영. ○정씨,“할말없다” 정피고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카메라 플래시를 피했고 함께 기소돼 선고유예가 선고된 이현태 현대석유화학사장도 황급히 뒤를 쫓아 퇴정. ○…이날 법정에는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지검 공안1부 최상관·함귀용검사가 선고공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접나와 지켜보며 사건에 쏠린 높은 관심을 표명. 검찰은 재판장이 「세력있는 자라고 두둔하지 말라」는 성경구절과 함께 버트란트 러셀이 80세때 반핵시위주동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선처를 예상한 일반의 여론과 달리 구류30일을 선고한 영국법관을 예로 들며 재판부의 단호한 입장을 피력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고무된 모습. ○…정주영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기에 앞서 재판부는 지금까지 공판과정에서 정피고인이 보인 법정태도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질책을 가해 눈길. ○“반성기미 없었다” 재판장인 양삼승부장판사는 정피고인의 기소사실 대부분에 대한 유죄인정이유를 설명한뒤 양형부분에서 『피고인은 지난 10차례의 공판에서 기소사실에 대한 일체의 진술을 거부한채 「예」·「아니오」라는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했고 점심식사 약속,어지러움증 등을 이유로 2차례나 재판에 불출석,재판을 지연시키는등 뉘우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고 비난. 양부장판사는 또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는 정피고인의 자서전을 언급하면서 『피고인은 온갖 어려움속에서도 실패를 모르고 대기업을 일구었다고 술회했으나 대통령을뜻에 두었던 사람이라면 법률의 존엄성에대해서도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했어야 마땅하다』고 질책.
  • 복제인간(외언내언)

    장차 군인이 될 아기를 시험관에서 만들어 낸다.유전자 조작을 통해 잘 싸우는 심성과 강인한 체력을 지닌 군인형 인간을 대량생산 하는것이다.전쟁으로 많은 병사가 죽은 경우엔 국방부가 새로 생산해 내야할 군인 아기의 숫자를 주문하기도 한다.똑같은 방법으로 사무직원도 만들어지고 공장노동자도 생산된다. 공상과학 미래소설속의 이런 이야기가 이제 오늘의 현실이 되고 말았다.미국 조지 워싱턴대학의 제리 홀­로버트 스틸먼 교수 팀이 인간의 배자(수정후 태아로 발육되기 전의 생체)복제에 성공,여러명의 일란성 쌍둥이를 출산시킬수 있을뿐만 아니라 첫 아기 출산후 몇년 지나 쌍둥이 동생을 낳을수도 있게 한것이다.시차를 둔 쌍둥이 출산은 인간 장기의 상품화도 가능케 한다.끔찍한 일이다. 인간복제를 예견한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가 발표된것이 1932년이고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 루이스 브라운양이 탄생한것은 지난 78년.그로부터 15년만에 복제인간의 탄생이 가능해졌다.몇년후엔 또 어떤 가공할 첨단과학의 발전이 이루어질는지 두렵다. 교황청은 두 교수의 연구결과에 대해 『괴기소설이자 모든 인류에 대한 모독이며 무례』라고 분노했다.당연한 비난이다. 세포유전공학의 발달로 인해 동물실험을 통한 배아복제는 여러차례 보고된바 있지만 윤리적 측면에서 인간에 대한 실험은 자제되어 왔다. 이번 실험 자체는 시험관수정에서 행해지는것과 크게 다를바 없다고 한다.그러나 미국의 한 과학자가 지적했듯이 문제는 이것이 남용될수 있다는 점이며 이런 연구가 계속된다면 어디쯤에서 중단해야할지를 결정하기 어렵게된다는것이다.그런 경우의 파국적 결과는 공상과학소설 뿐만아니라 최근 국내에서 개봉된 영화 「쥬라기공원」도 보여준다. 윤리성이 결여된 과학기술은 악마의 소유물이 될 수 있다.확고한 생명윤리가 도덕적 차원에서는 물론 법적·제도적 차원에서도 세워져야 할 때다.
  • “전화 불손” 살인극/4명 영장/수화당구장 손님 9군데 난자

    서울노량진경찰서는 13일 조창만씨(20·폭력전과4범·서울 영등포구 신길1동 91의29)등 4명을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등은 지난5일 0시쯤 서울 영등포구 신길3동에 있는 상아당구장에서 걸려온 무선호출기(삐삐)의 호출신호를 받고 전화를 걸었으나 손님 김은용씨(27)가 무례하게 전화를 받은데에 격분,같은 날 상오3시30분쯤 당구장으로 찾아와 김씨의 배와 가슴등 9군데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한 혐의를 받고있다.
  • 이인영선생(이달의 독립운동가/다시 새기는 그 충절)

    ◎서울신문사·국가보훈처 공동선정/13도 의병 규합… 1907년 “서울진공” 시도/12월말 8천여명 연합부대 편성·지휘/양주서 집결… 동대문밖 30리까지 진격/무기·병력 열세로 일제에 패배… 한말 15년의병사 마감 『동포들이여,우리는 함께 뭉쳐 조국의 독립을 되찾아야 한다.우리는 일본제국의 잘못과 광란을 전세계에 호소해야 한다』 ○27세 여주서 거병 이인영선생은 1868년 9월23일 경기도 여주군 군북면 교곡동에서 부친 이현상씨와 모친 한씨의 4남매중 맏이로 태어났다. 선생은 27세인 1895년 일본이 명성황후를 시해하는등 압제를 강화해나가자 보다못해 유린석등과 함께 복수하기로 결심하고 여주에서 의병 5백여명을 규합,왜군과 싸웠다.1896년 여름 고종이 일제의 압력에 못이겨 의병해산령을 공포하자 선생은 할 수 없이 의병을 해산하고 경북 문경 산중에서 은둔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이후 일제는 을사조약을 체결하고 대한제국군을 해산시킨 뒤 고종을 폐위하는등 더욱 오만무례한 행동을 자행,나라의 형세는 말이 아니었다. 전국 곳곳에서 의병이 다시 일어나고 있을 때 강원도에서 의병 2천여명을 일으킨 이은찬 이구채등이 선생을 통솔자로 모시기 위해 찾아왔으나 부친의 병이 깊을 때여서 선뜻 허락을 하지 못했다.이은찬등은 나흘동안을 유숙하며 선생의 결단을 촉구하자 선생은 마침내 허락을 하기에 이른다.1907년 7월25일이었다.선생은 즉시 원주로 가 의병원수부를 설치한 뒤 관동창의대장으로 추대됐다. 선생은 곧 국내외에 격문을 발송했다.일제는 인류의 적이므로 분쇄,조국의 독립을 찾자는 내용이었다.해외동포들에게도 격문을 보내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많은 우국지사들이 이 격문에 감동,의병으로 참가,그 수가 무려 1만여명에 달했다. 선생은 이때부터 1907년 11월까지 원주·철원등 강원 지역에서 38차례나 일군과 항전했다. ○일군 접전 38차례 선생은 시골에서 아무리 일군과 싸운다해도 서울을 일군이 장악하는 한 국권회복은 멀다고 판단,전국의 의병을 하나로 뭉쳐 서울로 진격시키는 전략을 굳혔다.산발적인 의병활동을 대규모 연합의병부대로 통합,일거에 일군을 패퇴시키려는방책이었다. 각 의병대장에게 1907년 11월 경기도 양주로 집결하라는 전갈이 전달된다.선생은 13도 창의대진소 원수부가 설치된 뒤 의병장들의 협의끝에 만장일치로 총대장으로 옹립됐다.선생도 이를 쾌히 승락하고 조직을 정비,관동군(강원도지역)6천여명과 진동군(경기·황해지역)2천여명을 축으로 연합대부대를 편성했다. 서울 진격일을 12월말로 정한 선생은 예하 각 의병대장들에게 경기 양주군 구리면 수택리 일대에 진주토록 했다. 선생은 각 의병진에서 결사대원 3백여명도 엄선했다. 선생은 공격개시에 앞서 심복부하인 김세영에게 격문원고를 작성,서울에 가 이를 인쇄토록 지시했다.인쇄된 격문은 김세영이 직접 서울주재 각국영사관에 전달하게 했다. 선생은 이 격문에서 을사조약의 폐지와 13도 창의대진소를 교전단체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한 뒤 2천여명의 의병을 이끌고 동대문밖 30리 지점까지 진격한다.그러나 이때 이미 일군은 수천명의 보병과 기마병으로 망우리 일대 군사요충지를 선점,기다리고 있는 형국이었다. 결사대원이 앞장서 싸웠음에도 연발총무기로 무장하고 정규군대 훈련을 받은 일군 앞에는 불가항력이었다.선발대 의병은 항일 일념으로 전투에 임했지만 열악한 화살총으로는 패전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선발대는 설상가상으로 각도 의병진들이 기일내에 도착하지 않아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됐다. 선생은 눈물을 머금고 망우리고개를 넘지 못한 의병대에 후퇴명령을 내리고 패전의 진용을 재정비할 무렵 부친의 사망소식을 접하게 된다.1907년 12월25일(양력 1908년 1월28일)이었다.선생은 허위군사장을 불러 군무를 위탁하고 총대장직을 사퇴한다.3년상이 끝나면 다시 합세하겠다는 뜻을 알리고 그날로 문경 고향집으로 달려간다. ○42세때 체포·순국 선생이 부친상을 치르고 있을 때 후임 의병총대장 허위는 소요산까지 퇴군하게 되었는데 일군이 산을 태워 공격하는 화공작전으로 나와 의병들은 1908년 5월14일 포천 영평에서 체포되는 신세가 됐다.의병 15년사의 대미를 장식하려던 서울공략계획은 이로써 무산돼 버렸다. 선생은 이후 시영으로 이름을 바꾸고 경북 상주,충북금계동으로 피신생활을 하면서 3년상이 끝나는대로 다시 의병을 일으키려고 마음을 먹었다.그러나 부친의 묘를 성묘하는 것이 단서가 돼 1909년 6월7일 금계동에서 9명의 일군헌병에게 붙잡혔다. 일본 헌병의 가혹한 심문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견뎌낸 선생은 『당시 전황이 그러한데 어찌 부친이 사망했다고 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부모의 상을 치르는 것은 조선의 규칙인데 이를 행하지 않으면 불효요 부모에 효도하지 않는 자는 금수와 같으며 금수는 신하가 될 수 없다.그러면 그것이 바로 불충인 것이다』고 답했다. 선생의 마지막 소원은 일왕과 만나 담판을 짓는 것이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1909년 9월20일 사형이 집행됐다.42세때였다. 정부는 선생의 업적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 문학·문예 평론가 이어령씨(이세기의 인물탐구:32)

    ◎평론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천부적 관찰력에 해박한 지식으로 언어조율/약관 22세 데뷔… 예봉·직설로 기성문단에 파문/문학의 전장르 석권… 「흙속에…」이후 한국 재발견에 몰두 전후 한국문학의 기린아·총아 타이틀과 함께 독설적 직설,명쾌의 명문으로 이어령씨가 평단에 데뷔했을 때는 온 문단은 마치 「화약고」인듯 경계의 시선으로 그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마침 불어온 미국의 비트제너레이션이나 서구의 누보로망 앵그리영맨처럼 한국의 뉴제너레이션이던 당시 22세의 그는 「집도 가족도,그리고 그 시원찮은 문명이란 것도 학식도 없이 가진 것이라곤 분노와도 같은,자엽과도 같은 광기와 젊음뿐」이었으며 「생존하기 위하여 문관노릇을 하던 교수님들 밑에서 반세기전의 증권같은 실력없는 낡은 노트의 학설을 베끼며 인생을 배웠고」 「모든 울분과 공허를 자취방에 드나드는 늙은쥐를 두들겨 잡는 것으로나 달래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문학을 하고 있는 몇몇 문단선배들을 만나보고 「기절할 정도로 실망」하여 그의 데뷔작품인 「우상의 파괴」에서 문단사에 남을 만한 중견문인들을 향해 「미몽의 우상」 「사기사의 우상」 「우매의 우상」 「영예의 우상」,이미 문단의 큰 봉우리로 우뚝선 노대가들마저도 「현대의 신라인」으로 신랄하게 통박하여 문단을 온통 긴장시키기에 이르렀다.그때 그의 눈에 비친 작가·비평가들은 그 어려운 시절에 「직무유기를 하는 한가한 문사」에 불과했으며 「불난 집에서 바둑을 두고 포탄이 터지는 전선에서 자장가를 노래하는 사람같아」 「파괴돼 마땅한 우상」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그때 「황무지」나 다름없는 문학풍토에서 「한국작가는 세계의 고아」 「현대 문명의 외곽지대에서 서식하는 뿌리없는 버섯」,이런 「불모의 상황을 영구화하려는 듯한 기괴한 권위」를 젊은 그로선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 ○「우상의 파괴」로 비판 그러나 예절과 겸허가 없는 그의 패기는 당연히 무례로 간주되었고 이 「맹랑한 문제아의 출현」을 놓고 문단은 한때 「일진광풍」이니 「일진청풍」으로 의견을 대립하는 사태가 일기도 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6·25전 한자어세대인 제1세대는 「식민지역사에 반항하여 망명이나 감옥으로 가든지,친일적인 식민지인으로 순응하든지」의 선택의 여지에 놓였던 것에 비해 전쟁직후의 20대,이른바 제2세대들은 일본어도 제나라 말도 서툴고 한자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는 「어중간한 허공에 매달린 역사의 기예 같은 존재」라고 또한번 꼬집었다 이제 문단은 더이상 그를 좌시하거나 간과하려 들지 않았다.일부 문인들은 그로 인해 어쩌면 이제까지 쌓았던 공든탑이 무너지고 문인으로서의 생명인 명예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느끼는 듯했다.그의 문재와 번득이는 지성이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기성문단은 한결같이 그를 냉혹하게 외면했다. 심하게는 「전생에 그리스의 소피스트케이션」이나 견석백마의 곡론가로 매도하고 그의 날카로운 필봉을 완강하게 견제하려 들었다.그때 빛나는 재능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안타깝게 몸부림치는 그의 적들을 향해 「알렉산드리아」의 작가 이병주씨는 『나는 동족으로서,동시대인으로서 우리에게 이만한 사재가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면서 『이런 재능을 우리가 가지고 있음을 거침없이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나섰다. 그의 절친한 후배인 작가 최인호도 「문학이라는 삼장법사를 모시고 예술이라는 구도의 길을 가는 손오공」,문학평론가 김현도 「단군이래 순발력과 기지가 가장 뛰어난 사람」임을 여러글에서 밝히고 있다.「그는 과연 동서예술을 천의무봉으로 전개해나갔고 문학평론을 예술로 승화시킨 최초의 한국인」이라고. 이에 대해 이어령씨 자신은 「희극과도 같은 만용을 부려야 했던 성급한 과실들은 정말 나만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였던가」란 글에서 「나는 문단생활을 해오면서 많은 평론을 했다.그리고 논쟁할 때마다 옷이 찢어지고 얼굴에 흙이 묻고 코피가 흐르던 어린날의 그 주먹다짐을 생각하곤 했다.그러나 그 아픈 상처자국을 통해서 나는 그 논쟁이 실은 하나의 대화이며 문학에 대한 애정이라는 의미를 확인했다」고 부연하고 있다. ○“언어 연금술사” 찬사 그후 그는 어린시절의 추억을오늘의 문화에 비쳐본 에세이와 한국문화·문명에 눈을 돌려 「흙속에 저바람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같은 주옥의 시리즈를 연달아 발표했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준 문명비평가」로서 재빠르게 부상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독일에서 돌아온 전혜린은 센세이셔널한 언어의 풍운을 몰고온 그를 보고 「놀라운 기지,번득이는 혀,해박하고 비상한 두뇌와 창의력」은 마치 아르튀르 랭보의 「언어의 연금술사」에 못지 않다고 찬탄해마지 않아 그는 다시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반짝거리면서 쏟아져 들어오는 원고청탁을 피해 신문사 캐비닛속에 숨어야 하는 행복을 누렸다. 단행본으로 출간된 「흙속에…」는 1년만에 10만부,지금까지 60만부이상.한림출판사가 펴낸 영어판은 미컬럼비아대 동양학교재로 채택되는가 하면 대만 원성문화도서 공응사가 번역한 「사토사풍」표지에 쓴 영문이름자인 Lee o young으로 인해 한국에 온 중국문인들이 「이오양」을 찾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제로부터 거칠 것도 걸릴 것도없이 이어령문학시대가 막을 올리게 되자 그는 소설 「장군의 수염」 「환각의 다리」 「무익조」,희곡 「기적을 파는 백화점」 「세번은 짧게 세번은 길게」등 소설·희곡·시·수필에까지 문학의 모든 장르를 석권해 나갔다. 그를 새삼스럽게 말하는 것 자체가 민망한 노릇이다.신문에 연재되는 글 또는 강의·강연에서 보면 그는 우리가 무심하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일초일목도 놓치지 않고 그속에 깃든 심오한 뜻과 사색의 깊이를 20 00년대를 향한 민족성 구성에 치밀하게 연결시켜 나간다.그의 천부적 관찰력은 하잘것없는 단서 하나에도 외과의사의 날카로운 메스처럼 가해져 어느부분에서든지 문화의식의 실체와 만나게 되는 기쁨을 활짝 열어준다. 그의 강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사불란하게 정리되어 그 말속에는 그때마다 현목과 일총의 영롱함이 실려 있다. 그는 어떤 강연도 미리 준비하는 법이 없다.준비자체가 불편한 걸림돌이다.다만 청중의 눈빛 하나만으로 모두에서부터 결론을 예고해버린다. 이른바 「이어령문체」로 지칭되는 그의 글은 「말이 혹은 문체가 물이라면 또는 불이라면 또는 바람이라면 또는 화살」이라면 글속에서 「물은 위안과 씻김의 언어,불은 개혁과 새로운 건설의 언어,바람은 몽상과 생성의 언어」이고 「화살은 허무의 허공을 날아가서 마침내 사물의 핵심을 쏘아 떨구는 관통력 높은 사냥꾼의 언어」이며 「시정과 미사에 감싸인 지성의 광휘」로 그 명중률이 정확하다고 평받고 있다. ○「레인맨」 보고도 눈물 그의 창의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으로 손꼽힌다.88서울올림픽때의 「벽을 넘어서」와 텅빈 그라운드에 은빛 굴렁쇠장면은 여백과 침묵속에서 팽팽하게 긴장감 감도는 매화 한송이를 그리는 동양화 이미지를 살려 신아시아 미학추구의 극치로 찬사된 바 있다. 「작은 것은 모두 아름답다」는 일본인과 일본문화를 비평한 「축소지향의 일본인」충격이후 그는 아사히,요미우리신문과 NHK방송이 주최하는 강연에 자주 초청되어 회장은 언제나 지성의 관객들로 넘치고 있다. 「독자를 시험하는 경구」 「서구에 치우친 일본으로 하여금 문화에 대한 반성」을 하게하는 그의 강연은 재치와 기발한 장단점 지적,상상치도 못한 한국 습속과의 비교론으로 언제나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는 아산의 유교적인 지주집안에서 5남2녀중 막내로 태어나 보타이에 양복,구두와 바스켓같은 가방을 들고 자주 서울나들이를 하는 도련님으로 성장하면서 막내답게 장난이 심했고 얼굴엔 노상 상처투성이,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에다 두자리이상의 보태기 빼기등 숫자놀음은 딱 질색,그러면서도 컴퓨터광이라는 것은 아이로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은 끝없는 원고청탁으로 하루 3∼4시간 컴퓨터앞에 앉아 실은 물흐르듯 글을 쓰는 것 같지만 그처럼 어렵게,고통스럽게 글을 쓰는 사람도 드물 정도다. 집필의 산실인 보고와도 같은 서재는 수천수만권의 서적,그가 좋아하는 CD·LD,필요한 것은 다 갖춰져 있으면서도 뜸을 들이고 갑자기 쓰고 까다롭게 다듬는다. 냉기와 온기,감성과 지성을 동시에 갖춰 남보기엔 지나치게 도시적이고 세련되어 숨막힐 듯한 완벽주의로 보이지만 그는 영화 「레인맨」을 보고 눈물짓고 수많은 넥타이중에서도 강의가 잘되던 넥타이를 다시 골라낼만큼 천진한 면이 천성이다. 흘겨보는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없이 그는 그의 책 제목인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처럼 바람불지 않아도 언제나 앞을 향해서만 똑바로 달려왔다.그리고 그는 더이상 아르튀르 랭보의 언어의 연금술사이기를 원치 않는다.자신의 푸른 생명을 증명하는 언어의 슬기,그 끝이 보이지 않는 새로운 언어탐색을 위해 그는 단지 쉬지 않고 여전히 똑바로 달려나갈 뿐이다. □연보 ▲1934년1월(음력19 33년11월15일) 충남온양 출생 ▲1956년 서울대문리대 국문과 졸업 ▲1960년 서울대 대학원 졸업 ▲1958∼60년 경기고교사 ▲1960∼66년 서울대강사 ▲1966∼67년 성균관대강사 ▲1960∼72년 서울신문·한국일보·경향신문·중앙일보·조선일보 논설위원 ▲1964년 경향신문 구미지역특파원 ▲1970∼71년 미국무성초청 도미 ▲1972∼73년 경향신문 파리특파원 ▲1967∼89년 이화여대교수 ▲1972∼86년 월간「문학사상」주간 ▲1986∼89년 이대 기호학연구소장 ▲1987년 단국대 대학원(문학박사학위) 일외무성초청 동경대 비교문학과교수(81∼82년) ▲1989년 일본대 국제문화연구원교수,환기재단초청 뉴욕체류 1982∼현재 일본생산성본부,일본문화디자인협회,NHK,일본대판JC,신일본제철,독매신문,아사히신문 초청 강연 수차 ▲19 90∼91년 초대 문화부장관 ▲1956년 「비유법논고」「카타르시스 문학론」으로 월간 「문학예술」지등단.「현대문학의 위기와 출구」「문학적 혁명기를 위하여­우상의 파괴」(한국일보)발표이래 「흙속에 저바람속에」(62년 경향신문연재) 「나르시스의 학살­이상의 시와 난해성」 「모래성을 밟지 마시오­문단 선배들에게 말한다」「조롱을 여시오­시인 서정주선생에게」 「영원한 모순­김동리씨에게 묻는다」 「자유문학상을 향하여」 「잠자는 거인­뉴 제너레이션의 위치」등 화제의 비평 1백50여편. 「저항의 문학」(59년) 「지성의 오솔길」(60년) 「고독한 군중」(61년) 「오늘을 사는 세대」(63년) 「흙속에 저 바람속에」(63년) 「이어령에세이 옴니버스」(66년)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75년) 「이어령 신작집(12권)」(78년) 「이어령전집(20권)」(85년) 「축소 지향의 일본인」(82년 일본 학생사) 「축소 지향의 일본인」(한국어판·영어판·불어판)(82년) 「배구□ 일본□ 독□」(PHP 일본)(83년) 「하이구(배구)문학의 연구」(한국어판 홍성사)(84년)문장대백과사전 강연집「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92년)소설집「둥지를 나는 새」 상하권(93년) 79년 대한민국예술상 수상
  • 종이없는 사무실/문서 컴퓨터결재 확산

    ◎근거리통신망 활용,포항제철·한국통신 등서 실시/책임자,보고자료 화면으로 검토/비밀법호 입력·전자펜서명 승인/“업무처리 신속… 정보 저장·검색 등 관리 효율적” 사무실에서 컴퓨터의 이용이 보편화된 가운데 최근 컴퓨터로 각종 문서를 결재하는 전자(컴퓨터)결재가 확산되고 있다. 포항·광양·서울 등이 근거리통신망(LAN)으로 연결돼 있는 포항제철의 경우 자체적으로 문서를 송수신해 전자결재할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포스트 디 이(POST/D/E)를 지난 90년초 개발,92년 상반기에 포철 내부는 물론 협력업체에 실시한데 이어 올해부터는 해외 지사및 자회사에까지 확대 실시하고 있다.또 한국통신은 지난해 11월 제주사업본부 반송실에서 시범 운용돼 좋은 반응을 얻음에따라 지난 1월부터 전송실·기계실·시험실등 제주사업본부 전부서에서 실시하고 있다. 한국통신 업무개발실 OA추진국 손세백부장은 『사무직 업무사원들의 업무시간중 전체의 50%정도는 각종 문서작성및 관리에 소모할 뿐만 아니라 특히 결재를 받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지체돼왔다』며 『각종 문서를 결재하기까지의 불필요한 시간을 단축하고 정보관리의 효율화및 효과적 활용을 위해 빠른 시간내 각종 문서의 생성·저장·유통·검색 등이 가능한 컴퓨터결재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종이없는 사무실」을 만든다는 전자결재는 문서의 작성자나 결재하는 사람이 서로 만날 필요없이,작성자가 작성한 문서를 컴퓨터에 입력해 놓으면 결재권자가 필요한 시간에 컴퓨터를 작동시켜 검토,결재했다는 표시로 자신의 패스워드(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전자펜으로 서명함으로써 이뤄진다. 따라서 전자결재는 일반결재에 비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및 활용할수 있다.또 문서의 작성·저장·유통·검색 등이 빠르고 간편하다.결재과정의 복잡한 경로를 단순화시키므로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수 있다.문서작성자와 결재권자가 서로 바빠 만나지 못하더라도 문서작성자가 작성해 놓으면 결재권자가 편한 시간에 결재를 할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용을 확인한 후 결재권자의 의견첨부가 가능하다.문서의 기안자·관리자·최종 결재권자 모두에게 활용시간을 넓혀주고 종이자원도 절약할수 있다.또 사무직 사원들에게 보다 창조적이고 활동적인 업무에 종사하도록 유도할수 있는 것 등이 장점이다. 단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서작성자가 하급자이고 결재권자가 상급자로 볼때 동양적 사고방식으로는 문서작성자가 찾아오지 않고 컴퓨터로 전송해온다는 사실에 무례하다는 등의 부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을 수도 있다.일반 문서의 결재에 비해 문서가 작성돼 결재권자로 한번 송신된 것은 보안상의 문제 등으로 되돌려받기가 힘들어 수정하기 어렵다.또 원거리에 있을 경우 통신장애가 올수 있다는 것등. 손부장은 『전자결재의 확산 여부는 결재권자가 작성된 문서를 보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옆에 서있던 문서작성자로부터 직접 설명듣는 관행을 타파할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현재 한국통신·포철 등에서 실시되고 있으므로 전자결재의 시대는 단지 시간의 문제 일뿐 멀지않아 현실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에서는 연구소 관내 문서및 메시지 전달기능을 갖춘 정보유통서비스 이데아(IDEA)를 지난 1월15일 개통,서비스하고 있으며 삼성데이터시스템은 지난해 10월부터 전자결재용 특별 소프트웨어인 스타스(STAS)를 개발,문서를 작성해 프린터로 뽑아 결재를 받고 있다.
  • 정주영씨는 검찰소환에 응해야한다(사설)

    정주영국민당대표는 마땅히 검찰 소환에 응해야 한다.검찰의 선거법위반혐의 조사에 협조하고 자신의 언행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그것이 공인의 정도요,야당대표 다운 처신이다. 정대표가 검찰 출두일을 앞두고 경주로 내려 갔다가 출국을 시도한 건 떳떳치 못한 자세다.대통령을 하겠다고 국민앞에 나섰던 사람이 법 질서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누가 이 나라의 법을 지키겠는가.검찰에서 소환하면 이에 응하는게 법치국가 구성원의 의무이다. 최근 정대표는 새한국당 이종찬대표에 대한 50억원 제공 파문과 당정치발전기금 2천억원조성약속의 파기로 정치인으로서의 도덕성과 신뢰성에 회복하기 어려운 오점을 남겼다.거기에 법을 우습게 아는 오만까지 더한다면 그의 정치적 파산만 재촉할 것이다. 검찰의 정대표 소환장 발부를 편파수사와 야당탄압으로 몰아붙이는 국민당의 주장엔 설득력이 없다.고발당한 사람을 사직당국이 소환 조사하는 것은 당연한 법절차이다.검찰은 이미 민자당소속의 여러 의원을 소환 조사한바 있다.따라서 형평을 잃은 편파수사란 주장은 성립될 수가 없다. 더구나 기업자금을 불법적으로 빼어내 금권선거자금으로 쓰고 유언비어와 허위사실을 유포한뒤 그것을 조사하겠다는 당국의 방침을 야당탄압으로 규정하고 소환불응을 결의한 처사는 공당으로서의 양식을 의심케 한다.앞서 국민당은 현대중공업 비자금 국민당유입사건과 관련하여 당국이 수배중인 이병규특보를 당사에 장기간 은닉시킨바 있다. 노태우대통령은 지난번 대선이 끝난후 발표한 담화에서 『선거사범은 선거가 끝나면 그만이라는 통념을 깨지 않는한 우리 정치의 잘못된 타성은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계속과 엄정처리를 강조한바 있다. 우리는 또 대선기간중 현승종국무총리가 선거사범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다짐하면서 후보자 입건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선거사범에 대한 엄정처리는 국민적 컨센서스다.정대표소환은 그러한 의지에 바탕한 것이다.이를 두고 정치보복이니,야당탄압운운 하는건 정부와 국민에 대한 무례한 도전이라는 걸 국민당은 알아야 한다. 지난번 선거과정에서 있었던 정대표의 언행은 아직도 많은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그 내용으로 보아 사법처리를 면할길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정대표는 한국은행이 3천억원의 신권을 발행해 민자당 선거자금으로 지원했다는 유세 발언에 대해 「실수」였다며 허위사실 유포혐의를 이미 시인했다. 정대표의 선거법위반혐의는 그 사안이 중대한 것들이다.특히 현대중공업 비자금의 국민당 유입에 정대표가 관련됐는지는 금권선거 재발 방지와 깨끗한 정치의 구현을 위해 그 진상이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 청소년 사랑/정복근 극작가(굄돌)

    신문에 가끔 청소년들의 탈선에 관한 기사가 보도되고 나면 청소년들을 꾸짖기 보다는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뒤따라 나온다. 거기에 빠짐없이 청소년들이 그런짓을 할수밖에 없도록 나쁜 환경을 만들어준 어른들의 자책이 곁들여지고 사회와 어른들의 몰이해를 규탄하는 청소년들의 항변이 이어진다. 이런 것들이 말하자면 청소년문제 보도의 정해진 양식인 모양인데 이런 기사나 방송을 들을 때마다 나는 혼자 화를 내고 투덜거린다. 비행 청소년들의 탈선과 무례와 방종을 이해하고 용서할뿐 아니라 어른들부터 반성해야 한다니 정말 당치도 않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대구 경북이 어떻느니 지역 패권주의가 어떻느니 하는 천박한 말들이 횡행하는 때에 조금 야비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들 기성세대도 이제는 작심하고 똘똘 뭉쳐서 저 무례하고 사랑스러우며 괘씸하기 짝이없는 청소년들과 당당하게 맞서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리광과 항변과 호소와 사랑스러움에 절대로 굴복하지 말고 끝까지 책임을 추궁하고 예절을 요구하며 잘못을 깨달아 무릎 꿇을 때까지 용서하지 말아서 어른들뿐 아니라 그들 각자가 가정이며 학교,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른들과 동등한 책임이 있음을 깨닫게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청소년들 자신에게도 부모와 스승과 사회를 이해하고 보살피며 기여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서 철없는 반항이 파렴치한 책임회피 일수도 있으며 탈선은 비열한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기 쉽고 감상과 우울증에의 집착은 현실도피의 치사함밖에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서 스스로 자존심을 지키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식과 싸워서 이기는 부모는 없다지만 이런 싸움에서야말로 우리들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의 이기심을 무찔러 기필코 승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북 또 적반하장/장수근 북한부장(오늘의 눈)

    14일 북한의 연형묵총리가 신임 현승종총리 앞으로 보낸 편지에 담긴 볼멘 소리는 영낙없는 「적반하장의 생떼」였다. 연총리는 다짜고짜 「남한조선로동당간첩사건」이 『남한이 꾸며낸 상투적인 모략극』이라면서 이를 시인·사과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연총리는 그러면서 「남한조선로동당간첩사건」이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자당이 각계 각층 인민들로부터 배격당하고 있고 그 내부가 사분오열돼가는 딱한 처지에서 충격요법을 써서라도 민심을 돌려 세우고 민자당정권을 또 만들어내기 위해 안전기획부가 고안해 낸 것』이라는 그럴싸한 「해석」까지 갖다 붙였다. 그는 또 팀스피리트훈련재개와 주한미군감축 백지화결정을 무조건 철회하라는 요구도 했다. 북한의 딴청 피우기와 책임 떼넘기는 수작이야 항용 있어온 터이다.그러나「남한조선로동당간첩사건」과 관련한 그들의 막무가내식 부인은 참으로 사람 미치고 팔짝 뛰게하는 노릇이 아닐 수 없다.명명백백한 물증과 관련자의 자백이 있는데도 안했노라 딱 잡아떼니 말이다. 그들의 「공작일꾼」황인오가 안내한 서울근교와 제주 드보크(비밀은닉장소)에서 발굴된 무성권총과 실탄,수류탄 등 총 1백84점의 간첩장비는 이선실을 정점으로 하는 그들일당의 행적이 남한요인암살과 조선로동당 지하조직구축을 목적으로 한 간첩행위였음을 분명히 적시하고 있는 터다.그런데도 연총리는 이 간첩사건을 남한당국의 모략극이라고 몰아붙이면서 자작극임을 인정하라고 적반을 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월 남과 북은 「기본합의서」에 함께 도장을 찍었다.그리고 화해와 공존공영을 내외에 천명했다.그뒤 우리가 『그래,그래.이젠 한핏줄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지』라며 경제인들을 내왕시키는 사이 북한은 적화통일이란 비수의 날을 시퍼렇게 세우고 있었음을 보여준게 바로 「남한조선로동당간첩사건」이 아니던가. 연총리는 현총리 앞으로 무례한 편지를 보내기에 앞서 정작 「기본합의서」에 대한 파괴행위가 우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북에 의해서 저질러지고 있음을 깨달았어야 했다.연총리 스스로가 말했듯이 북한이 정말 남북관계의 개선을 원한다면 더 이상 우리의 체제전복을 노린 침투와 교란·적화기도를 포기해야 한다.그리고 그같은 냉전시대의 유산은 주저말고 남포갑문 밖으로 흘려보내야 한다.말로만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 공직자의 자기확립의지

    세상이 혼미한 때일수록 우리는 공직사회의 향방에 기대를 하고 바라보게 된다.골무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역할을 다하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안도하며 생업에 종사할 수 있고 정국의 흐름을 관망하며 냉철한 판단도 할 수 있다.우리가 겪은 크고 작은 비상한 국면에서마다 사람들이 반상회에 모여들어 당국의 시책에 관심을 기울이던 기억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공무원은 단순한 공무 수행의 일꾼만은 아닌 것이다.국민에게 시금석도 되고 이정표도 된다.그러므로 공무원이 나태하고 무능한 것을 보는 일이 국민은 괴롭다.버릇없고 무례한 것은 용서하기 어렵고 부정한 공무원을 보는 일은 우리를 절망시킨다.그것은 많은 사기꾼을 보는 일보다 훨씬 우리를 실망시키고 선진국의 가능성에 대한 신념을 잃게 한다. 국무총리실에서 민원행정쇄신운동의 일환으로 민원공무원의 대민대응요령을 담은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는 책이 나왔다.대민창구에 있는 공무원이 지켜야 할 자세와 몸가짐을 섬세하게 모은 조그마한 책이다.이 책에 지적된 몇가지가 매우 공감을느끼게 한다. 그중에는 「음식물을 먹는 행동」이니 「하품을 하는 행동」 또는 동료와 농담하는 행동이나 「사적인 전화로 민원인을 거들떠도 안보는 행동」같은 것이 구체적으로 지적되고 있다.민원창구에 찾아갔다가 누구라도 한번쯤 당해 보았음직한 「행동」들이 절묘할 만큼 꼭꼭 짚어져 있다.민원인이 다가와도 「거들떠도 안보는 행동」은 너무도 예사로 당해본 경험임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동료와 농담하느라고 그런 경우도 있고 사적인 전화때문에 그러기도 하고 아무리 보아도 고의적으로 그러는 경우조차 적지 않게 있다.이런 일이 시민들로서는 분노를 느끼게 한다.성의없이 응대하고 턱으로 저쪽을 가리키며 대꾸도 않는 경우도 얼마든지 겪는다.이런 일이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런 일을 공무원이 몰라서 못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여러가지 상황들이 우리 공무원을 오랫동안 그렇게 만들어온 것이라고도 짐작하고 있다.이 지침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잘못된 줄 알면서도 못고쳐오던 이런 일을 일소하려는 의지로 보기 때문이다. 장래성이 보이는 나라일수록 대민공무원이 반듯하고 예의바르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우리가 장래성있고 좋은 나라가 되려면 바로 예의 바르고 긍지와 자존심이 외모에까지 배어나오는 반듯한 공무원을 갖는 일이다.그것을 알고서야 어떻게 그런 공무원을 요구하고 기대하지 않겠는가.단지 민원인이 찾아가 편의를 볼때 좀 수월하기 위해 공무원에게 기대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지금 가장 심각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전반적으로 품질이 저하되어 있는 일이다.공무원의 공무 수행능력도 고품질이 아니라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겉으로 표출되는 대민 업무태도조차도 품질높게 수행못하는 정도라면 업무의 깊은 내용인들 제대로 되겠는가 하는 의심이 들어서 더욱 걱정이 되는 것이다.모든 공무원이 맡은 일을 고품질의 것으로 완성시키는 일만이 가장 잘 『무엇을 도와드리는 일』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로 이 조그만 책자가 기여하리라고 믿고 기대한다.
  • 민원창구 공무원 대민봉사 지침서/「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발간

    ◎총리실,전국 행정기관에 배포/“근무시간에 기지개·하품·잡담 말라” 지적/지나친 몸치장·무례한 전화응대 않기 권유 국무총리실은 민원행정쇄신운동의 일환으로 민원공무원의 대민대응요령을 담은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는 제목의 책자를 발간,최근 전국의 각급행정기관에 배포했다. 이 책자는 지난1일 발간된 민원행정쇄신 수범사례집 「민원행정 새바람 1백일」의 속편에 해당하는 것으로 일선창구공무원들이 주민을 대할때 쉽게 골라 쓸 수 있는 친절한 말씨와 호감을 주는 자세등을 싣고있다. 이 책은 ▲민원창구에서 믿음과 친근감을 줄 수 있는 창구대응요령▲전화민원안내때 친절하고 세련된 전화대응요령 ▲직장에서의 복무자세,호칭문제등 직장예절등을 쉽고 간결한 문장과 그림을 사용해 누구라도 편하고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 책자는 민원공무원이 창구에서 해서는 안될 행동으로 ▲음식물을 먹는 행동 ▲하품을 하거나 뒤로 기지개를 켜는 행동 ▲동료직원과 농담하거나 웃고 떠드는 행동 ▲호들갑을 떨거나사적인 전화로 민원인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 행동 ▲외모가 너무 화려하거나 지저분한 느낌을 주는 경우 ▲민원인이 창구로 다가와도 자기일만 하는 행동 ▲자기 볼일로 인해 민원인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행동 ▲민원인을 앞에 두고 뒷사람과 잡담및 민원인의 흉을 보는 행동등을 지적하고 있다. 또 전화예절의 영점사례로 ▲전화를 건 사람의 용건을 무시하거나 용건이 끝나자마자 전화를 딱 끊는 경우 ▲성의없이 응대하거나 전화를 턱과 어깨에 걸치고 통화하는 경우 ▲권위주의적인 태도로 통화하거나 자기소관이 아니라고 거절하는 경우 ▲민원인 앞에서 개인적인 일로 전화를 거는 경우 등을 꼽고 있다. 한편 부록에는 공무원의 부조리예방을 위해 ▲발생원인과 결과및 관리감독자의 역할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의 종류 ▲부조리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등이 수록돼 있다. 정원식총리는 책자발간과 관련,『민원행정 새바람운동이 5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차츰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므로 공무원의 국민에 대한 친절봉사가 체질화되도록 더욱 노력,국민으로부터 진정으로 사랑과 신뢰를 받는 공무원상이 정착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 외언내언

    『범인색출과 공식사과』를 요구했으나 아무런 대답이 없어 출입금지를 결정했다고 한다.일본대사관측의 말이다.외국기관이 주재국에 「범인삭출」이니 「공식사과」따위의 용어를 쓰니까 흡사 국가간에 체결한 공조수사의 범인 인도협정에 관한 일처럼 들린다.그런데 이것은 자기네 대사관에 비자를 발급받으러 드나드는 현지 여행사에 관한 이야기다.◆방자하고 교만한 본성이 기회만 있으면 튀어나오는 품성의 사람들.그것이 일본사람들이다.그들이 이렇게 기세등등하여 「삭출」하겠다고 호언하는「범인」들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여행을 가기 위한 사람들의 비자업무를 대행해주는 사람들이다.말하자면 양국간의 사업을 대행해주는 사람들이다.대행대상에는 국가간에 경제적 거래를 목적으로 한 사람도 다수 있을 것이고 공식업무를 위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또 많은 경우 관광객도 있다.일본으로 보면 고객이기도 하고 소비자이기도 한 사람들이다.◆소비자에 관한한 일본처럼 비굴할만큼 친절한 나라도 없다.백화점 점원들이 절을 얼마나 깊숙이 해야하는지를 교육하기 위해 특수하게 만든 자(척도)가 있는 나라다.그런 기준으로 보면 한국여행사를「범인」으로 몰아붙이는 처사는 무례하고 못됐다.그들은 대체 무엇때문에 이렇게 방자한가.◆그들이 말하는 죄명이라는 것이 「사증 대리신청 인가증」을 재발급하는데 필요한 자격과 제출서류양식을 게시해놓은 유인물을 「복사하기 위해」떼어갔다가 찢어버린 「죄」다.그런 것을 수요자가 복사해야 할만큼 인색하게 하는 것이 일본이라는 사실이 좀 이해가 안간다.선전이나 홍보에만도 얼마나 종이를 뿌리는 나라인데 유독 그 유인물은 그렇게 아껴서 게시만 해놓아야 했는가.필요한 사람에게는 서식을 나눠주는 것이 공기관이 할 일이 아닌가.이해가 안가니까 자꾸만 괘씸한 쪽으로만 생각이 간다.◆여행사측에는 소리없이 쥐어박고 싶은 충동을 어쩔수가 없다.대체 그까짓 일본에 무엇을 어떻게 책잡혀서 일이 이렇게 된것인가.그들이 방자한 본성을 부리지 못하게 하려면 우리가 훨씬 성숙해져야한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 대북 우리대사관 하기/AFP,자료사진 전송(조약돌)

    ◎단교당일 게양 안해 ○…한국과 대만간 국교가 단절되던 24일,대북주재 한국대사관에서 반팔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은 사람이 태극기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도된 「문제의 하기식 사진」(본지 25일자 게재)은 프랑스의 AFP통신이 하기장면을 미리 찍어두었던 자료사진을 전송한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외무부관계자는 신문에 보도된 AFP사진은 『지난 20일 대만인들이 대북주재 우리 대사관 앞에서 시위할 때 태극기가 훼손되지 않도록 부랴부랴 내리는 장면』이라고 해명했다. 또 대북주재 우리 대사관측은 『국교가 단절되던 24일엔 태극기를 게양하자마자 내려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아예 게양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자 서울 명동에 있는 대만대사관에서는 청천백일기가 엄숙한 가운데 내려졌는데,우리 태극기는 이처럼 무례하게 내려질 수 있느냐고 항의전화가 잇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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