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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노인 왕따/정기홍 논설위원

    나이 일흔이 되면 어떤 일을 해도 법도와 사리에 어긋남이 없다고 한다. 공자는 이를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欲 不踰矩)로 표현했다. 칠십 나이를 종심(從心)이라 한 데는 이런 뜻이 담겼다. 예부터 나이를 먹으면 그에 걸맞은 행동과 생각을 가려서 해야 했다. ‘하늘 뜻을 안다’는 오십이 그렇고, ‘귀가 순해진다’는 육십도 마찬가지다. 유가(儒家)에서는 이때를 ‘성인(聖人)의 길’로 들어섬을 일컫는다. 2년 전의 일이다. 칠십 중반인 집안 어르신이 찾아와 깨알같은 글을 적은 종이 두 장을 건네고 가셨다. “노인정에서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다가 왕따를 당했다”며 억울해하셨다. 언쟁의 자초지종이 담겼겠지만 어르신들의 일이라 읽어 보지는 않았다. 당시 어르신의 왕따는 무척 생소한 말이었다. 그 후 가끔 뵙는데도 그날 종이에 적힌 내용에 대한 말씀은 없다. 의학계에서는 노인 심리변화의 하나로 어린이처럼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신체의 노화로 인한 박탈감과 불안감, 억울함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삶의 목표를 상실한 상태에서 주위의 무관심과 무시가 그 요인이 아닌가 싶다. 노인에게 무력감과 고독감은 부지불식간에 들이닥친다. 별스러운 일도 아닌데 뜬금없이 고함을 지르고, 지하철 노인석에 앉은 젊은이를 보고 큰 소리로 타박을 주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이때 상실감을 충족하고자 하는 심리가 발동한다는 말이다. 의학계는 이런 증상을 노인심신증(老人心身症)이라고 부른다. 증상이 심해지면 뇌혈관 장애나 파킨슨병 등 치명적인 신경질환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노인 간의 학대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3500건에 이르는 노인 학대 가운데 86.9%가 배우자·자식 등 친족에 의한 것이었다니 그야말로 가정 상실의 시대이다. 눈길을 잡는 것은 가해자의 34%가 60대를 넘긴 노인이란 점이다. 50~60대 저소득 노인 자녀가 70대 이상의 부모를 학대한다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노(老)-노(老) 학대’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의 그늘이 벌써부터 이렇게 짙어지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 600만명에 이른다. 노인 왕따에 이은 노인 학대 문제는 사실 그동안 잠재돼온 측면이 크다. 팽개쳐진 노인의 인권을 되찾을 방도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팔순 노인과 마흔살 소의 교감을 잔잔하게 그린 영화 ‘워낭소리’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 요즘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기로에 선 ‘신뢰 프로세스’… 책임공방 확산 땐 회의론 커질 듯

    기로에 선 ‘신뢰 프로세스’… 책임공방 확산 땐 회의론 커질 듯

    12일로 예정됐던 남북당국회담이 끝내 무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 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기로에 서게 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북한의 무력시위와 개성공단 차단 등에도 역대 어느 정권보다 뚝심을 발휘한 끝에 상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지만, 대화 국면을 앞당기려면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마저 제기된다. 청와대는 11일 회담 무산과 관련, “굴종과 굴욕을 강요하는 행태는 발전적인 남북 관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굴종’ ‘굴욕’ 등 좀처럼 쓰지 않던 표현들을 꺼내 들 만큼 격앙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회담 무산에 대한 국내 일부의 비판 여론에도 남북문제를 풀어 가는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이 원칙과 신뢰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장관급회담 등에서 남북 수석대표의 격이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음에도 관례적으로 묵인해 왔다는 점에서 정부의 강경 조치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남북 대화의 격을 맞추도록 하겠다는 하나의 원칙을 제시했는데 방향성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건 신뢰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동안 우리 장관이 북한 국장급을 상대하는 식의 잘못된 관행의 여파로 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남한 정부를 경시하는 태도 등 그만큼 우리가 가볍게 보였던 것이 고스란히 확인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책임에는 공감하지만, 우리 정부 또한 유연성 부족으로 대화 국면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도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책임이 크겠지만, 우리도 북한을 좋은 쪽으로 이끌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이어 “이례적으로 이산가족 상봉도 의제에 넣을 만큼 북측도 회담을 해보려는 의지가 어느 정도 있었는데 우리가 너무 ‘갑’의 위치에 서려 했다”면서 “갑이라면 상황을 잘 관리해야 하는데 한 번에 북한의 버릇을 고치려는 마음가짐이 있었던 것 같다. 조심스럽게 시작해야 하는데 한 번에 다 풀어내려는 과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론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선에서 그친 만큼 보다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 시일 내 당국회담이 재개되지 않고, 지루한 책임공방이 전개된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면서 이 같은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야권은 물론 강경 대북기조를 촉구하는 여권 일각에서도 수정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측은 한반도 상황을 관리할 능력을 통 크게 보여 줄 필요가 있고 북측 역시 남북 관계에서 유연성을 국제사회에 보여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태우 전 원장도 “개성공단과 금강산은 남북 관계의 허파에 해당하는 만큼 대화로 살려 놓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정부가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노시현 앓고 있다는 ‘스트레스성 우울증’ 혹시 나도?

    노시현 앓고 있다는 ‘스트레스성 우울증’ 혹시 나도?

    지난 10일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그룹 가비엔제이의 멤버 노시현이 생리전 증후군과 함께 스트레스성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노시현은 10일 오후 3시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의류매장에서 계산을 하지 않은 채 30만원 상당의 옷을 들고 나오려다 붙잡혔다. 경찰은 “노시현이 왜 그런 일을 했는지에 대해 진술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노시현의 소속사는 “최근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데다 생리전 증후군이 겹쳐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서울 북부병원 스트레스클리닉에 따르면 노시현이 겪고 있다는 스트레스성 우울증은 평소와 다른 극심한 외부 자극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이혼이나 사별, 학업·취업 부담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지나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두통, 소화장애, 가슴 답답함 같은 다양한 신체 증상과 함께 무기력증을 호소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스트레스가 심해질 경우 정서장애, 행동장애, 무력감, 허무감, 죄책감 등이 밀려와 우울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 우울증이 생기면 인지적 왜곡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주변의 모든 상황을 비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스스로를 비난하는 등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평소와 다르게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된다 ▲일상생활이 재미없고 따분하다 ▲평소보다 체중이 급격히 늘거나 줄었다 ▲수면장애를 느낀다 ▲존재감이 없으며 죄책감을 느끼고 불안하다 ▲사고력, 집중력이 떨어진다 ▲반복적으로 자살을 시도하거나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다 등 7가지 질문 가운데 5가지 이상 해당될 경우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조은정 스트레스클리닉 과장은 “연예계 활동은 사람과 접촉하는 일이 많은 만큼 감정 노동자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을 수 있으며, 노시현의 경우 우울증과 생리전 증후군으로 인해 도벽같은 충동적인 행동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스트레스성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명상이나 요가 등 심신을 이완하는 방법을 배워두거나 등산, 음악 감상 등 평소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음주나 흡연 등은 일시적 완화 효과를 느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정부, 고강도 원전 비리 재발 방지대책 발표

    7일 정부가 발표한 ‘원전 비리 재발 방지 대책’은 1978년 고리 1호기가 가동된 이후 국내에서 시행된 가장 강력한 원전 관리 대책으로 평가된다. 이번 기회에 원전과 관련된 비리를 뿌리째 뽑겠다는 사실상의 ‘선전포고’로 볼 수 있다. 원전 업계도 이번 대책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한전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원전 부품 검증을 맡고 있는 한국전력기술 안승규 사장의 해임을 결의했고, 한국수력원자력은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비리 규모를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시험성적서 전수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이다.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은 “그동안 드러난 비리 사건의 원인, 책임 소재 규명과 함께 납품업체·시험기관에 대해 민·형사상 조치를 하고 검수기관(한국전력기술, 한국수력원자력)을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재발 방지 대책에는 이른바 ‘원자력 마피아’로 불리는 폐쇄적인 구조를 와해시키고, 투명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중점을 뒀다. 원안위 측은 “최근 10년간 한수원 퇴직자 중 30%가 원전 관련 업체에 재취업했고, 이로 인해 안전 규제가 무력화되거나 둔감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 부장급(2직급) 이상은 퇴직하면 3년간 협력업체 재취업이 금지되고 한전기술, 한전기공, 한전연료 등 원전분야 공기업 전반에도 협력사 재취업이 금지된다. 위반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계약이나 등록 자체를 취소하는 등 강도 높은 제재를 내릴 방침이다. 구매 제도도 대폭 손질된다. 정부는 한수원 구매사업단에 외국인을 포함한 엔지니어링 전문가를 보강하도록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부품시장에 민간업체 참여를 촉진하는 등 경쟁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납품업체와 시험·검증기관 간 연결고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납품업체가 시험검증기관을 선정하는 대신 한수원이 시험검증기관을 선택해 수수료를 지급하고 의뢰하도록 개선했다. 이에 대해 원자력계에서는 비리 근절 대책에는 긍정적인 반면 ‘원자력 마피아 해체’ 등 인적 쇄신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다. 박군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소규모 업체의 경우 부품 인증에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 어려움을 겪어 왔던 만큼 대책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의 한 교수는 “각 대학에서 1년에 배출되는 원자력 전문가가 모두 합쳐 겨우 250명 수준”이라며 “특히 원전 규제, 운영, 정책 결정까지 사실상 원전 관련 전 분야에 이들이 포진해 있어 인적 쇄신은 물론 대책 시행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北관련 추정 페이퍼컴퍼니 첫 공개

    조세피난처에 세워진 내국인들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공개해 온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6일에는 북한에 주소를 둔 페이퍼컴퍼니와 관련 인물들을 공개했다. 북한 사람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나 북한과 관련된 페이퍼컴퍼니 자료가 국내에서 공개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뉴스타파는 해당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주체가 북한 인민무력부나 이동통신사업자 등 권부와 가까운 인물들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체제 유지를 위한 통치금·비자금의 돈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문광남’이란 인물이 2004년 11월 19일 ‘래리바더 솔루션’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광남은 주소를 ‘평양시 모란동 긴말2동’으로 적었다. ‘긴말2동’은 실제 존재하는 ‘긴마을2동’을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긴마을2동은 평양의 중심지다. 바로 옆에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이 있다.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긴마을2동의 아파트라면 인민무력부 소속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래리바더 솔루션이 북한 인민무력부와 관련 됐을 가능성은 또 있다. 회사의 설립 자료를 보면 보통의 페이퍼컴퍼니에는 없는 ‘상품 선적 주소’가 기재돼 있다. 여기에는 ‘러시아에 영수증을 발급하거나 무역서류 송장을 보내는 주소’란 설명이 붙어 있다. 홍 위원장은 “인민무력부가 북한산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산 무기를 받아서 되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실제 무역 거래에 사용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이 외에도 2000년 11월 세워진 ‘천리마’와 2001년 2월 설립된 ‘조선’, ‘고려텔레콤’ 등 북한 이동통신 사업자와 관련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3개사도 공개했다. 이 회사들에는 공통적으로 ‘임정주’란 한국식 이름과 ‘웡육콴’이라는 중국계 이름이 등기이사·주주로 등장한다. 뉴스타파는 “이 페이퍼컴퍼니들이 설립된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은 2차 북핵 사태로 전 세계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이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굿모닝 닥터] 스트레스, 디스크 키운다

    [굿모닝 닥터] 스트레스, 디스크 키운다

    디스크질환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가 혈액순환을 방해해 요통이 생기고 이 요통이 불면증이나 무력감을 유발해 디스크 퇴행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사실, 디스크질환은 외상보다 내인성인 경우가 많다. 건강한 디스크는 외상이 있어도 크게 다치지 않지만 퇴행 등으로 이미 약해진 디스크가 충격을 받으면 생각보다 쉽게 망가진다. 야간 작업도 문제다. 사람이 자야 할 때 자지 못하면 성장호르몬 등 몸을 재건하는 호르몬이 생성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디스크를 망치게 된다. 따라서 자정부터 새벽 4시 사이에는 가능한 잠든 상태로 있어야 하며 야근이 불가피하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것도 피해야 할 상황이다. 앉아 있을 때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이 가장 큰데 자세까지 바르지 못하면 그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실제로 디스크 재발은 운동보다 오래 앉아 있어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병원에서 디스크질환자들과 대화해 보면 대부분 “조심했다”고 말하지만 살펴보면 장시간 같은 자세를 취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디스크에 문제가 없는데도 목이나 허리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저강도 운동을 꾸준히 해 신전근을 강화해주면 척추조직에 상당한 변화가 있더라도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술과 담배, 약물도 경계해야 한다. 특히 흡연과 음주가 디스크에 공급돼야 할 산소와 영양분을 차단해 디스크가 마르고 약해지게 한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마지막 팁 하나. 믿을 수 있는 주치의를 정해 두는 것도 척추 건강을 지키는 지혜다. 단, 의료진을 선택할 때는 의료기관의 간판이 아니라 임상 경험과 연구 실적, 주변의 평을 종합해 판단할 것을 권한다. 안용 서울우리들병원 병원장
  • 한·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 담는다

    다음 달 말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간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공동성명에 북한의 핵포기를 의미하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비중 있게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30일 “북핵 문제는 공동성명의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북한 핵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비핵화가 들어갈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한·중 양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공동성명 문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채택될 공동성명은 북한이 실제 핵을 보유하게 된 달라진 상황을 반영해 보다 강화된 메시지가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5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 방중 때 채택된 한·중 공동성명은 비핵화를 직접 인용하지 않고,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이 전면적이고 균형적으로 조기에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담았다. 2005년 6자회담에서 채택된 9·19공동성명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 핵 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기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 조치에 복귀’할 것을 명기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침공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남북 간에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준수할 것과 이를 토대로 관계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금까지 발표된 것 중 가장 진일보한 합의지만 북한이 3차례의 핵실험 등으로 사실상 합의를 파기하면서 무력화됐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9·19공동성명을 재천명하는 수준을 넘어 북한의 핵포기가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한·중 양국이 모두 북한의 핵포기를 바라는 만큼 이전보다는 진전된 언급이 있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시 주석은 최근 방중한 북한 최룡해 특사와의 면담에서 3차례에 걸쳐 비핵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MLB] 거물 된 괴물

    [MLB] 거물 된 괴물

    29일 미프로야구 다저스-에인절스의 ‘LA 더비’가 벌어진 다저스타디움. 3-0으로 앞선 9회 다저스 선발 류현진(26)은 여전히 마운드에 섰다. 상대 선두타자 브랜던 해리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에릭 아이바르를 3루 땅볼로 요리하자 홈 팬들은 일제히 일어서 흰 수건을 흔들었다. 마지막 타자로 나선 지난해 신인왕 마이크 트라우트를 2루 땅볼로 잡아내는 순간, 팬들은 류현진을 연호하며 한동안 구장을 뜨지 못했다. 류현진은 포수 AJ 엘리스와 힘껏 포옹했고 동료들도 마운드로 몰려가 기쁨을 함께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11경기 만에 데뷔 첫 완봉승의 감격을 누렸다. 류현진은 ‘핵타선’ 에인절스를 맞아 9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단 2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히 틀어막았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완봉승은 박찬호, 김선우에 이어 세 번째다. 시즌 6승째를 꿈의 완봉승으로 장식한 류현진은 팀내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섰다. 평균자책점도 3.30에서 2점대(2.89)로 크게 낮췄다. 이날 류현진은 모두 113개의 공을 뿌렸고 최고 구속은 153㎞를 기록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즌 최고인 147㎞에 이를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상대 오른손 강타선을 의식해 바깥쪽을 집중 공략했고 고비마다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뿌리며 무력화시켰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시즌 2번째 2루타로 3타수 1안타를 기록해 타율을 .238에서 .250으로 끌어올렸다. 3-0 완승을 견인한 류현진은 새달 3일 콜로라도전에 등판할 전망이다. 1회 뜬공 3개로 산뜻하게 출발한 류현진은 2회 4번 타자 트럼보를 3루 땅볼로 처리한 뒤 하위 켄드릭에게 첫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알베르토 카야스포를 땅볼로 잡고 2사 2루에서 크리스 이아네타를 삼진으로 낚아 실점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은 켄드릭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8회 2사 후 이아네타에게 2루타를 맞을 때까지 무려 19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는 쾌투를 펼쳤다. 4회 트럼보의 땅볼 타구를 왼 발등에 맞았지만 경기에 지장은 없었다. 다저스는 0-0이던 5회 후안 우리베의 안타로 잡은 무사 1루에서 타율 1할대(.104)로 부진한 루이스 크루스가 깜짝 2점포를 쏘아올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6회에는 맷 캠프의 2루타에 이은 AJ 엘리스의 적시타로 3점째를 뽑아 승기를 잡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中 “카이로 선언에 중국땅 명시”…日 “역사 완벽하게 무시” 반박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의 공방전이 뜨겁다. 중국이 리커창(왼쪽·李克强) 총리의 해외 순방을 계기로 센카쿠 영유권에 대한 정당성을 홍보하자 일본이 반격에 나서면서 양국 간 설전이 격화되고 있다. 리 총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독일 포츠담 회담 개최지인 체칠리엔호프 궁에서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은 일본이 강점했던 중국 동북 지역과 타이완 등의 도서를 돌려주도록 규정했다”며 일본을 향해 센카쿠 반환을 촉구했다. 센카쿠는 타이완의 부속 도서이며, 2차 대전 직후 일본이 이들 지역을 반환해야 한다고 규정한 카이로 선언과 이를 재천명한 포츠담 선언에 따라 ‘센카쿠는 중국 땅’이란 자국의 주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리 총리를 수행 중인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가세했다. 그는 27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오른쪽) 관방장관이 리 총리의 발언 직후 “역사를 완벽하게 무시한 것”이라고 반박하자 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왕 부장은 27일 베를린에서 “일본은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을 제대로 공부하고 상식이 결여된 말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일본에 발언 정정을 촉구한 것이다. 그러자 스가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29일 브리핑에서 “센카쿠는 포츠담 회담 이전부터 일본 땅이다. 역사를 확실히 공부하고 말하는 것”이라면서 “청일강화조약(1895년) 체결 이전부터 센카쿠는 일본 고유의 영토였다”고 되받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일본을 향해 무력시위도 강화하고 있다. 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중국 해군 북해함대 함정들이 27일 일본 오키나와 인근 미야코 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함정들이 서태평양에 진입한 것은 올 들어 다섯 번째다. 중국 함정들은 서태평양에서 훈련을 마친 뒤 귀환길에 미야코 해협에서 가까운 센카쿠열도 근해를 ‘순찰’함으로써 유사시 센카쿠 분쟁에참가할 수 있다는 신호를 일본에 보내고 있다. 또 중국 군 싱크탱크인 군사과학원 국방정책연구중심은 이날 ‘전략평가 2012’ 보고서를 내고 아베 정권 출범 후 일본 전투기가 중국 해상감시기를 근거리에서 감시하면서 센카쿠의 중·일 대치가 해상에서 공중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발적 충동을 빚을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국회, 곪아터질 때까지 ‘해결사役’ 소홀… 정부 질타 관행 도마에

    국회, 곪아터질 때까지 ‘해결사役’ 소홀… 정부 질타 관행 도마에

    원자력발전소 위조부품 비리 문제와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 중재안 등 각종 ‘현안’들이 국회로 몰려들고 있다. 대부분 민생·안전과 직결된 문제인데도 국회가 사건이 곪아 터질 때까지 ‘해결사’로서의 역할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안이 발생하면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질타에만 집중하는 관행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국회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40일 동안 일시 중단하기로 한 중재안 도출에 성공한 것은 나름의 성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완의 봉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밀양 송전탑 공사 문제는 7년여 동안 끌어온 해묵은 사안이지만, 전국적인 현안으로 부상한 최근에야 국회 논의가 본격화됐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통상·에너지소위가 6차례 열린 뒤, 여론에 밀려 극적으로 중재한 모양새다. 강창일 산업통상자원위원장도 중재안 합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갈등이 이렇게 고조된 데 대해 국회 차원에서 매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시작된 지가 벌써 7~8년이나 됐는데 그 세월 동안 뭘하고 있었느냐는 얘기를 매번 듣게 된다”고 질책한 직후 일부 타결됐다는 점도 국회로서는 뼈아프게 반성할 대목이다. 국회가 원전 비리 사태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새누리당은 29일 당정 협의를 통해 정부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참담한 심정이다. 부품 불량이 문제가 아니라 검수하는 기관이 관여한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국민들과 의원들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날 박 대통령의 지적에 이어 정홍원 국무총리도 이날 오후 책임자들을 호출해 늑장 대처를 질타했다. 하지만 비리가 터지기까지 국회가 본연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 피감 기관 국정감사에서 밝혀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다. 당정협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그런 사실을 왜 지금까지 국정감사에서 말하지 않았는지, 내부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한 거냐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물론 1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지만, 비리가 곪아 터질 때까지 적발해 내지 못한 책임에서 국회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폐업 조치를 강행한 진주의료원 사태는 결국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폐업 권한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국회는 무력감만 보여준 셈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지난 3개월간 ‘불개입 원칙’을 고수했던 입장에서 벗어나 개입을 시사했다. 민주당도 보건복지부가 진주의료원 폐업 신고를 수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vs 양의 탈 쓴 미학자… 야나기 작품전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vs 양의 탈 쓴 미학자… 야나기 작품전

    “반항하는 그들보다 어리석은 것은 압박하는 우리다.” 1919년 3월 2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는 낯선 글이 실렸다. 전날 조선의 3·1운동에 대한 일제의 무력 진압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조선인을 생각한다’라는 제목의 이 기고문은 모두 5차례나 이어졌다. ‘조선의 친구에게 보내는 글’도 실렸다. “조선과 조선민족에게 느끼는, 누를 수 없는 애정은 예술에서 받은 충동에 의한 것”이란 고백이었다. 글쓴이는 30대의 젊은 미학자였던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 일본 공예운동의 아버지로 불린 그는 조선의 공예를 조선인보다 더 사랑했다고 한다. 일제가 조선총독부를 세운 뒤 시야를 가린다며 광화문을 없애려 하자 반대하는 글을 발표해 철거를 막았고, “조선 물품은 조선에 있어야 한다”며 경복궁 집경당에 조선민족미술관을 개관했다. 세상을 떠난 그에게 한국정부는 1984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보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하지만 야나기에 대한 평가는 1970년대 이후 급격하게 갈렸다.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이냐, ‘양의 탈을 쓴 일제의 조력자’이냐의 논란이다. 1940년을 전후해 일제에 협력하는 그의 글과 행동이 잇따랐던 탓이다. 그의 아버지는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해군 중장 출신. 작고한 최하림 시인은 야나기를 가리켜 “(조선에 대한) 애정은 있었지만 그 애정을 올바르게 활용할 사상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조선인을 수동적인 민족으로 도식화하고, 조선의 미를 ‘비애의 미’라고 부른 것을 놓고도 비판했다. 지난 25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막 올린 ‘야나기 무네요시’전은 이런 점에서 다분히 ‘논쟁적’인 전시다. 아베 총리 등 일본 지도층의 식민침략을 정당화하는 언행이 잇따르는 가운데 논란의 여지가 큰 기획전이다. 류지연 덕수궁관 학예연구사는 “야나기는 한국 근대미술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며 “수년째 기획만 하다가 숙제처럼 미뤄놓은 일을 펼쳐 놨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작가에 대한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그가 수집한 공예품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7월 21일까지 계속된다. ‘논쟁적’ 예술가의 수집품을 얼마나 깊이, 어떤 시각으로 감상하느냐는 관람객의 몫이 됐다. ‘민예(民藝)’를 미술 장르로 끌어올린 작가이자 일제 강점기의 조선 공예와 미술, 문학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 미학자. 그를 깊이 바라볼 수 있는 자리인 건 분명하다. 1부 ‘서유럽 근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연구’에선 도예가 버나드 리치와 교류하며 시야를 넓힌 그의 젊은 시절을 조명한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작품에 심취하고 종합예술지 ‘시라카바’를 창간해 조선예술계에 영향을 주던 당시 야나기의 수집품이 공개된다. 2부 ‘조선과의 만남’은 소박한 조선 공예품들로 채워졌다. 개다리소반과 담배상자, 화각화문빗, 철사운죽문항아리 등이 나왔다. 조선의 막사발을 두고 ‘무기교의 기교’라 부르던 야나기가 소장했던 조선백자들이 볼 만하다. 야나기는 27세 때 처음 떠난 조선여행에서 백자를 접한 뒤 21차례나 현해탄을 건너왔다. 3부 ‘주변에 대한 관심과 민예’에선 일본 오키나와, 중국, 만주로 확장된 작가의 관심 영역을 엿볼 수 있다. 민예론 정립의 단초가 된 일본의 목조불상 허공장보살상과 오키나와 지방의 직물 문양 등이 전시된다. 야나기는 ‘일상 공예품에서 실용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는 원칙에 따라 공예품을 수집해 왔다. 이번 전시회에는 그가 일본 도쿄에 설립한 일본민예관에서 옮겨온 139점이 선보인다. 한국 관련 전시물은 30점 안팎. 야나기는 평생 2만여점의 작품을 모았는데 이 가운데 2000여점이 한국 관련 작품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소쩍새 한번 운다고 국화꽃 피는 것 아냐”

    “소쩍새 한번 운다고 국화꽃 피는 것 아냐”

    “소쩍새가 한번 운다고 국화꽃이 피는 것은 아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7일 내외신 기자브리핑에서 최근 중국을 방문한 북한 최룡해 특사의 ‘대화 노력’ 발언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최 특사 방중 이후에 또다시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강조하는 등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 특사 방중에 대한 공식 평가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윤 장관은 “한·미 양국은 최근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한·미 외교장관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핵무력 건설과 경제발전 병진 노선은 양립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며 북한의 이중 행보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면서 “진정성 있는 태도가 무엇인지는 북한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핵 폐기”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먼저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회담 재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만 북한에 진정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 모두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촉구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지 않는 이상 6자회담 등이 열려도 대화를 위한 대화가 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북한이 3차 핵실험과 여러 도발 행위를 강행했기 때문에 6자회담 당사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접근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6자회담 개최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대신 관련국 간 협의를 통해 북한의 의도와 예상되는 행태를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비핵화 추진 전략에 대해 6자회담 당사국 간에 이미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며 “북한이 진정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상황이 온다면 협의한 내용과 앞으로 추가 논의될 것까지 포함해 각론적 측면에서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중국과도 과거 어느 때보다 공조가 잘되고 있다”면서 북한 특사 방중을 계기로 한·미·일과 북·중 간 대립 구도가 재현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朴대통령 실명 언급 비난 ‘이중행보’

    北, 朴대통령 실명 언급 비난 ‘이중행보’

    북한이 중국에 파견한 특사를 통해 국제사회와 대화하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남한에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거칠게 비난하는 등 이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 미국 등과는 대화하면서도 남한은 철저히 배제해 온 행태를 재현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지난 25일 발표한 담화에서 박 대통령을 ‘괴뢰 대통령’ 또는 ‘박근혜’라고만 호칭하고 ‘악랄한 흉심’ ‘요사스러운 언행’ ‘아양을 떨어댔다’는 등의 원색적 표현을 동원했다. 심지어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4일 대변인 문답에서 박 대통령을 정신병자라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3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햄리 소장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은 성공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박 대통령을 비난할 때 청와대 안주인, 남조선 집권자 또는 당국자라는 간접 호칭을 사용해 왔다.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4월에도 지켜 온 ‘마지노선’을 하필 대화 기류가 조성되기 시작한 이 시점에 넘어버린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도 2008년 4월 노동신문이 이 전 대통령을 실명 비난한 이후 남북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6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흐름이 6자회담 재개 쪽으로 간다면 남북 관계도 개선되겠지만 당장 급격한 변화가 찾아온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북한이 미·중·일과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좀 더 적극적 태도를 유도하기 위해 거꾸로 대남 압박 강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담화는 “대결 광기를 부려댈수록, 우리를 자극하는 악담을 늘어놓을수록 차려질 것은 오직 하나, 수치와 파멸뿐”이라며 남북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5일 중국에 특사로 파견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방중 활동을 전하며 “6자회담을 포함한 각종 형식의 대화를 원한다”는 최 총정치국장의 발언을 일절 꺼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와 북한의 비핵화 대화 즉각 재개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그러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일단 대화의 물꼬는 텄다”며 “과거 중국이 남북 대화를 중재한 사례가 있고 미국이 선(先) 남북 대화 후(後) 북미 대화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개성공단 회담 등 남북 대화, 북미 대화, 6자회담 순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헤즈볼라 “알아사드 돕고 있다” 시인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시리아 내전 개입을 공식 인정한 다음 날인 26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남부에 로켓포탄이 2차례 터져 5명이 다쳤다.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헤즈볼라의 내전 개입 발언에 대한 시리아 반군의 경고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 지도자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는 25일 TV 연설을 통해 헤즈볼라 전사들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함께 반군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조직이자 레바논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정당으로, 이달 초부터 시아파 계열인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내전 개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나스랄라는 시리아 내 모든 무력 행동에 대해 “헤즈볼라가 책임질 것”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스랄라가 시리아 내전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한 다음 날 레바논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2㎞ 떨어진 수도 베이루트 남부에 포탄 공격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시리아 반군 세력 가운데 일부는 레바논 방송에 나와 “베이루트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헤즈볼라를 저지하기 위해 일부러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는 다음 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 평화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달 초 시리아 내전 사태 해결을 위해 회의를 주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정은 특사 방중] 中, 北 6자회담 복귀 압박 성공… 韓·美에 대화 재개 요구할 듯

    [김정은 특사 방중] 中, 北 6자회담 복귀 압박 성공… 韓·美에 대화 재개 요구할 듯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특사 외교를 통해 꺼내든 6자대화 복귀 카드가 경색된 한반도 정세를 안정 국면으로 이끌 수 있을까. 우선 특사로 방중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24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 등 각종 형식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중국이 요구한 6자회담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다음 달 중·미,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영향력을 발휘하라는 한·미 정상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북한의 팔을 비틀어’ 이 같은 답변을 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며 대북 제재 대열에 동참, 북한을 철저히 고립시켰다. 북한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중국도 돌아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 낸 것이다. 시 주석이 방중 마지막 날까지 특사를 만나 주지 않으며 면담 시간을 계속 미룬 것도 6자회담과 비핵화라는 요구 사항을 언급하도록 압박하는 수단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중국은 향후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을 무기로 한국과 미국에 성의를 보이라고 촉구하며 기존의 방어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위샤오화(虞少華) 소장은 중국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들인 만큼 한·미는 당장 북에 대화의 조건으로 비핵화를 강요하기보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모든 대화의 기회를 포착해 한반도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북측이 이날 6자회담의 선제 조건인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제로 6자회담이 재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북한이 헌법에 핵 보유를 명시하고 핵 무력-경제건설 병진을 주요 정책으로 채택한 상황에서 얼마나 진정성 있는 비핵화 노력을 보여 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또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은 6자회담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던 만큼 이날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는 대신 6자회담만 거론한 것은 평화로운 환경을 위한 대화를 하되 비핵화는 거론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편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친서를 전달한 만큼 정상회담도 거론했을 공산도 크지만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시 주석이 이날 친서를 받으면서 김정은에게 인사를 전해 달라고 언급하거나 북·중 고위급 교류에 대한 북의 요청에 화답했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지금&여기] 역사는 반복된다/최재헌 국제부 기자

    [지금&여기] 역사는 반복된다/최재헌 국제부 기자

    서양 속담에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지만, 실은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과거를 교훈으로 삼으라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법원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군사 독재정권 시절(1976~1983년) 반대파 지식인과 시민 3만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더러운 전쟁’의 장본인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에게 징역 50년을 선고한 것이다. 쿠데타에 반대하다 비밀수용소에 갇힌 여성의 아기를 납치해 친정부 인사에게 강제 입양시킨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대가였다. 사실 이번 판결은 2003년 집권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정권의 끈질긴 과거사 청산 작업 덕분에 가능했다. 민간에 정권을 이양한 비델라는 1985년 살인·납치·고문 혐의로 일찍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집권 당시 스스로 방패막이로 만들어 놓은 사면법 덕분에 5년 만에 풀려났다. 다음 정권에서도 그는 더러운 전쟁 당시의 추악한 범죄 혐의가 새로 드러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고령을 이유로 가택 연금에 처해졌다. 결국 2010년 12월 아르헨티나 코르도바 법원은 길고 더딘 범죄 추적 끝에 비델라에게 고문과 살해 혐의에 대한 책임을 물어 종신형을 선고했다. 여든을 훌쩍 넘긴 노구로 재판정에 나타난 그는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는 뻔뻔함을 드러냈다. 잃어버린 자식을 되돌려 달라며 35년 동안 목요 집회를 열어온 ‘마요 광장의 할머니’에게 끝내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던 비델라는 지난 17일 마르코스 파스 교도소에서 쓸쓸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기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독재자의 과거를 끄집어 내는 것은 단지 우리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아서다. 전 재산이 29만원뿐인 이 나라의 전 국가지도자는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탄압에 대한 반란·내란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2년 만에 특별사면됐고, 지금도 국민의 세금으로 경찰의 경호까지 받으며 호의호식하고 있다. 21일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의 법적 시효를 5개월 앞두고 특별조사팀을 만들었다고 한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반성이 없으면 불행한 역사는 반복되는 법이다. goseoul@seoul.co.kr
  • 오바마 “무인기 폭격 제한· 관타나모 폐쇄”

    오바마 “무인기 폭격 제한· 관타나모 폐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9·11 테러’가 일어난 지 12년 만에 대(對)테러 정책에 근본적 변화를 꾀할 것임을 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의 미 국방대학교에서 연설을 통해 무인기(드론) 폭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두 가지는 미국 안팎에서 인권침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는 “나를 포함한 어떤 대통령도 테러의 완벽한 퇴치를 약속할 수 없다”고 토로한 뒤 “우리의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자기방어라는 주장만으로 모든 게 인정될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이유에서 지난 4년간 행정부는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한 무력사용을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어제 나는 이에 관한 ‘대통령 정책지침’에 서명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생포가 불가능하고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 ▲미국 시민에 대한 지속적이고 임박한 위협이 있는 경우 ▲목표물이 확인되고 민간인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경우 등에만 무인기 폭격을 허용할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가 설명했다. 그는 관타나모 수용소와 관련해 “나는 대통령으로서 수용소 폐쇄를 시도했으나 의회가 이를 막았다”면서 “오늘 의회에 관타나모 수용소의 수감자 이송에 관한 제한을 철회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수감자들의 예멘 이송 금지 조치를 철회하는 동시에 국방부에 해당 업무를 담당할 특사를 지명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성명에서 “국방부에 대통령의 지침 이행을 위해 다른 정부기관들과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 같은 정책 변화가 미군 전력 약화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색스비 챔블리스 공화당 의원은 “대통령의 오늘 연설은 테러리스트에게 승리를 안겨준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반전단체 여성 회원의 항의시위로 3차례나 중단됐다. 반전단체 ‘코드핑크’의 회원인 미디어 벤저민이 오바마의 연설 도중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즉각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자, 오바마 대통령은 당황하지 않고 “연설을 계속 하게 해 달라”고 진정시켰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여성의 주장은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정은 특사 방중] 한반도 긴장 완화엔 공감… 대화 재개 조건엔 여전히 입장차

    [김정은 특사 방중] 한반도 긴장 완화엔 공감… 대화 재개 조건엔 여전히 입장차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중 특사로 보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통해 전한 메시지는 ▲북·중 관계 복원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 ▲관련국들과 대화 가동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중국이 요구한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는 빠져 있다. 긴장 완화를 위한 의지가 같다는 점만 확인했을 뿐 양측 간 대화 재개 조건을 두고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23일 중국중앙(CC) TV에 따르면 최 국장은 이날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은 천명했으나 쟁점 사항인 비핵화와 6자회담 요구에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북이 핵보유 계획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무력적 도발은 중단하겠다는 나름의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초 중·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중국이 중간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류 상무위원은 북의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가 핵심이란 점을 거듭 천명했다. 이날 대화에서 북측은 ‘비핵화 전제 없는 안전보장 대화’를 요구한 반면 중국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한 것이다. 양자 간 의견 접근이 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특사가 파견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핵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를 명시하는 등 핵보유국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메시지가 중국 측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당분간 북·중 관계 개선,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식량 및 에너지 원조 확대, 북·미 대화 추진 등 북한이 목표로 했던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친서를 가져온 특사임도 불구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아직 직접 만나지 않는 것도 중국 측의 불만이 표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 주변 국가들이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고 북·중이 최소한 이번 특사방문을 계기로 한반도 대화 정국 조성에 합의한 것이어서 ‘불편한 관계’를 일부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류 상무위원은 “북과 소통을 강화해 중·북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해 향후 북을 설득하기 위한 대화와 노력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분당의 지독한 ‘님비’ 갈 곳 없는 보호관찰소

    분당의 지독한 ‘님비’ 갈 곳 없는 보호관찰소

    ‘우리 지역에 혐오 시설을 두면 안 된다’는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현상 탓에 경기 성남보호관찰소가 올해도 이웃 주민들의 반발로 13년째 ‘홈리스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국의 보호관찰소 가운데 성남시만 유독 주민들의 반대로 청사 건립이 무산되고 있다. 보호관찰소는 법원에서 보호 관찰, 사회 봉사 처분을 받은 범죄 전과자를 관리하는 법무부 소속 기관이지만 주민 대부분은 범죄자를 수용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거나 범죄자들이 드나드는 혐오 시설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18일 성남시 중원구 성남시청 옆 공공 공지에 보호관찰소 이전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중원·분당구민들이 발칵 뒤집어졌다. 주민들은 아파트단지 곳곳에서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인터넷 국가신문고에 단체 민원을 넣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보호관찰소) 예정지 50m 거리 안에 초등학교와 유치원들이 있다”면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근처에 범죄자들이 드나드는 보호관찰소가 건립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탑동에 살고 있는 주부 이모(42)씨는 21일 “학교시설보호지구에 보호관찰소가 들어올 수 없는데도 강제 이행금을 부과받고 이전 추진을 강행한다고 들었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주민은 “행정구역은 중원구, 생활권은 분당인 점을 이용해 분당구민들의 의견을 무력화하려는 수작”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이전 예정지의 주소지는 중원구지만 길 하나를 두고 야탑동이 위치해 사실상 분당구민들의 생활권에 속한다. 날 선 주민들의 반발에 법무부는 이번에도 사업이 무산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박종국 법무부 범죄예방기획과 사무관은 “보호관찰소는 범죄 예방을 위한 주민 보호시설임에도 주민들이 이를 마치 범죄 집단, 범죄자 수용 시설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 설득은 쉽지 않아 보인다. 법무부는 수년 전 청사용 건물 매입비로 65억원을 마련했지만 주민 반대로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2009년에는 분당구 구미동 미금역 근처에 청사 건립을 추진했으나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포기했고 2010년에는 야탑동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땅에 세우려다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오는 9월 세 번째 전세 계약이 끝나지만 이전 추진이 무산되면 마땅한 대안이 없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美 “ICBM 미니트맨Ⅲ 시험 발사 예정”

    미국 국방부가 지난달 전격 연기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 시험 발사를 한 달여 만에 다시 실시키로 했다. 미 공군은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핵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미니트맨Ⅲ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이 미사일은 6740㎞를 비행한 뒤 태평양 마셜제도의 콰절런 환초 인근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은 5개 주의 지하시설에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인 미니트맨Ⅲ를 무려 450기나 보유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명령이 있으면 즉각 전투용으로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이번 시험 발사가 미사일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한 정기적 시험이라고 설명했다.북한이 최근 며칠간 잇따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미군이 ICBM 시험 발사를 강행키로 한 것은 한반도 위기 상황이 비교적 나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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