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력
    2026-07-20
    검색기록 지우기
  • 대법
    2026-07-20
    검색기록 지우기
  • 17일
    2026-07-20
    검색기록 지우기
  • 독일
    2026-07-20
    검색기록 지우기
  • 3월
    2026-07-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588
  • 文 “5·18 반미 감정은 한국인 시각 문제”

    文 “5·18 반미 감정은 한국인 시각 문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역사 인식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한·미 갈등은 미국으로부터 열매는 따먹되 대가는 지불하지 않았으면 하는 (한국의) 불균형된 인식 때문’이라는 내용을 담은 문 후보자의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이 눈길을 끈다. 1992년 9월 문 후보자가 서울대에 제출한 ‘한·미 간의 갈등유형 연구’란 제목의 정치학 박사학위 논문은 6·25전쟁 이후부터 1992년까지 한·미 양국이 겪었던 갈등의 유형을 정치·안보·경제·로비 측면에서 분석했다. 그는 논문에서 ‘양국의 인식 차이가 갈등의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 이후 싹튼 한국의 반미 감정에 대해 문 후보자는 ‘한국인의 시각 문제’라고 주장했다. 당시 군부의 무력진압을 묵인한 미국에 대해 국민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한·미 관계를 균형 있게 보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봤던 시각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군부의 무력진압을 용인한) 미국의 정책은 과거의 대한(對韓) 정책 노선과 다를 바 없었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한·미 무역 갈등과 관련해 “한국의 처지에서 보면 미국이 한국만 상대로 압력을 넣는 것 같이 비치지만 모든 경우가 관련 상품을 둘러싼 다자간 문제”라며 “한국 입장에서는 단지 미국과의 관계였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다자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론 부분에서는 “한국은 미국과 관계에서 총체적으로는 덕을 봤다”고 평가했다. 문 후보자는 이 논문으로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 재직 시절인 1993년 2월 서울대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러시아 전폭기 美영공 근접 시위… 美 전투기 출격 ‘일촉즉발’

    러시아 전폭기 美영공 근접 시위… 美 전투기 출격 ‘일촉즉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러시아의 전략폭격기 4대가 미국 영공인 캘리포니아 해안 80km까지 접근하여 미 공군 전투기들이 두 번이나 출격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미 언론들이 12일(현지 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이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은 지난 9일 오후 4시 30분경 러시아의l 전략폭격기인 투폴례프(Tu)-95 4대가 알래스카 상공을 지나 미국 영공으로 근접하면서 발생했다. 이에 북미항공방위사령부(NORAD)는 즉각 F-22 전투기 2대를 발진시켜 이들 전폭기를 에워싸면서 항로를 바꿀 것을 요구했다. 당시 러시아 전폭기 2대는 다시 서쪽으로 항로를 바꾸어 러시아 극동 사령부에 있는 해당 기지로 돌아갔다. 하지만 나머지 2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행을 계속하며 북부 캘리포니아 해안 80km 전방까지 진입했다. 이에 미 공군은 다시 F-15 전투기 2대를 급히 발진시키면서 대응을 취하자 그때야 서쪽으로 방향을 돌려 러시아 영공으로 돌아갔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관해 한 미 해군 장성은 “유사한 사례가 2년 전인 7월에도 한 번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은퇴한 한 공군 장성은 “러시아 전폭기가 미 해안가에 저렇게 가깝게 접근한 것은 냉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언론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에 관해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마이크 코나웨이(텍사스) 의원은 “러시아의 행위는 국제적인 도발”이라며 “푸틴이 미국을 조롱하고 무력시위를 감행하고 있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명 ‘곰(Bear)’으로도 불리는 이 러시아 전략폭격기는 정보 수집 전자장비도 탑재되어 있으며 최고 시속 920km로 최대 1만 5천km를 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다. 이번 출격에는 공중 급유를 위한 2대의 일류신(IL)-78 공중급유기도 이들 전폭기와 함께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일명 ‘곰’으로 불리는 러시아 핵무기 탑재 전략폭격기 (자료 사진) 김원식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NLL 수호” 전역 때까지 전투함 복무 자원

    “NLL 수호” 전역 때까지 전투함 복무 자원

    북한과 무력 충돌할 가능성이 큰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전역할 때까지 전투함정에서만 근무하겠다고 지원한 병사들이 있다. 해군 2함대 ‘서해 수호자’ 병사들이다. 해군은 12일 제1연평해전 15주년을 앞두고 “현재 2함대에는 800여명의 수병이 서해 수호자 배지를 가슴에 달고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 2함대가 지난해 1월 만든 서해 수호자 제도는 함정과 격오지(도서) 근무 병사 중 육상부대로 배치될 기회가 주어져도 본인이 희망하면 전역할 때까지 해당 근무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한다. 해군의 함정 근무 병사들은 통상 자대에 배치된 지 6개월이 지나면 육상부대로 옮길 기회가 주어진다. 서해 수호자가 되기로 서약한 병사들은 지휘관으로부터 서해 수호자 배지를 수여받지만 자부심 외에 다른 혜택은 없다. 특히 1999년 6월 15일 제1연평해전의 주역인 참수리 고속정 325호에 근무하는 병사 11명 가운데 전입한 지 얼마 안 되는 이병 3명을 제외한 8명이 서해 수호자 배지를 달고 있다. 325호의 최부영(20) 상병은 “6·25 참전 용사인 할아버지의 뜻을 잇고 싶고 북한의 도발을 목격하니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생각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외시 출신이 절반… 윤병세·류길재 유임 유력

    외시 출신이 절반… 윤병세·류길재 유임 유력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이병기(67) 주일대사를 국가정보원장 후보로 지명함으로써 2기 외교안보라인 구축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인적 구성의 중심축이 군 출신에서 외교관 출신으로 문민화되면서 강경 기조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향후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에서 추가 인사가 없으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구성원 가운데 외교관 출신이 가장 많아지게 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후보자 외에 윤 장관,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 등 4명이 외무고시 출신으로 전체(8명)의 절반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류 장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포함해 6명이 민간인 출신이고 군 출신은 신임 국가안보실장인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 2명이다. 특히 그동안 강경 기조의 대북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남재준 전 국정원장,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김관진 장관 등 이른바 ‘육사 3인방’ 가운데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김 장관을 제외한 2명이 교체된 것이다. 정부는 당국 간 공식 채널을 통한 대화 노력, 무력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북핵 불용 등 대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원칙’에 입각한 대북 기조의 전면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천명한 ‘드레스덴 선언’이 아직 발도 떼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육사 3인방 가운데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김 장관이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를 맡게 됐다는 점에서 대북 기조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은 지난 6일 김 장관의 안보실장 임명에 대해 “우리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남수단 소년은 총을 들었다

    남수단 소년은 총을 들었다

    “내 고향을 공격하고 동네 사람들을 죽인 군인들에게 복수하고 싶다.” 아콤(14)은 남수단 어퍼나일주의 말라칼에 살던 평범한 소년이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내전으로 그의 마을은 쑥대밭이 됐고, 먹을 것을 찾으러 폐허가 된 동네로 돌아간 게 화근이었다. 동네 사람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군대에 희생당한 것이다. 그는 어머니와 형을 유엔 주둔 지역에 남겨 두고 반군에 자원했다. 9일 뉴욕타임스와 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남수단 내전이 길어지면서 어린이가 군대에 동원되고 있다. 지난해 살파 키르 대통령이 쿠데타 음모 혐의로 리에크 마차르 부통령을 해임하자 부통령 지지자들이 대정부 투쟁에 돌입했다. 내전은 대통령 소속 ‘딩카족’과 부통령의 ‘누에르족’ 간 부족 전쟁으로 확산됐다. 유엔은 정부군과 반군 양측 소년병이 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주로 어퍼나일, 종레이, 유니티 등 분쟁이 극심한 3개주에서 소집된다.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은 전체 난민 100만명 중 어린이 비율이 66%에 이른다고 예측했다. 가족을 잃은 소년들이 복수심에 군대에 자원하거나 지역 공동체 지도자들이 부족의 자부심을 들먹이며 징집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올해 초 정부군과 반군 양측에서 어린이를 징집한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에티오피아에서 양측 대표를 만난 유엔 아동·무력분쟁 특사 레일라 제루기는 “정부군과 반군 모두 어린이에 대한 폭력을 인식하고 중단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군과 반군은 공식적으로 소년병 징집을 부인하고 있다. 반군의 한 관계자는 “소년병이 전투에 앞장서는 것은 아니다. 각자 총을 갖고 있지 않을뿐더러 부상병에게 물을 갖다 주거나 청소하는 등 허드렛일을 주로 한다”고 밝혔다. 18세 이하 어린이나 청소년을 군인으로 활용하는 것은 국제규약 위반이다. 남수단뿐 아니라 분쟁을 겪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쿠르드족의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이 소년병을 활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파투마 이브라힘은 “남수단이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하기 전부터 이 지역에서는 소년병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국제구호기구는 난민캠프에서 소년들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축구, 배구 등 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산수나 영어 등을 가르치고 있다. 월드비전의 마키바 야마노는 “청소년 특유의 에너지와 분노를 군대를 통해 발산하지 못하도록 교육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참혹한 시간 견뎌온 ‘용산’ 소통의 문화 꽃피는 ‘용산’…한 걸음 한 걸음 걸어본다

    참혹한 시간 견뎌온 ‘용산’ 소통의 문화 꽃피는 ‘용산’…한 걸음 한 걸음 걸어본다

    문인들이 디딘 발걸음으로 세계지도를 그린다. 명소만 찍고 사라지는 관광객의 자취가 아니다. 골목 하나에도 애정과 연민을 품는 ‘동네 사람’의 시선으로 옮긴 걸음걸음이다. 산책은 사유로, 사유는 글쓰기로 연결됐다. 문학동네 임프린트 난다의 새 시리즈 ‘걸어본다’이다. 세계 곳곳에 사는 작가들에게 저마다의 고향과 동네 이야기를 접수했더니 세계지도가 그려졌다. 강석경 작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경북 경주를, 재독 시인 허수경은 독일인 남편과 결혼하며 터전이 된 뮌스터를, 소설가 강병융은 교수로 일하고 있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를,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고향인 전남 비금도를 산책한 기록을 차례로 내놓는다. 첫걸음으로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용산에서의 독백’을 펴낸 이광호(51·서울예대 교수) 문학평론가를 8일 서울 용산의 한 대안공간에서 만났다. 왜 용산이었을까. 용산은 그가 4년째 살고 있는 동네이기도 하지만 ‘산문 쓰기 좋은 동네’, 바꿔 말하면 ‘이야기가 많은 동네’이다. 그를 매료시킨 건 분주한 변화와 과잉으로 하나의 ‘거대한 가설무대’ 같은 용산이 품고 있는 참혹함과 혼종성이었다. “한양도성의 주변부였던 용산에는 몽고, 일본 등 식민과 이식의 역사가 흐르고 있어요. 우리가 습관적으로 부르는 이태원에 이태원(異胎圓·왜군이 당시 이 지역에 있었던 절 운종사에서 비구니들에게 성적 폭력을 가했다는 사실과 관련)이라는 뜻도 있었다는 게 얼마나 참혹해요. 미군 부대 때문에 개발이 억제된 것도, 그게 풀려서 황당한 개발이 이뤄지는 것도, 용산 참사가 벌어진 것도 참혹한 시간들의 연장인 셈이죠.” 처음엔 목적 없이 일주일에 2~3일씩 거닐던 길이었다. 1년 전 글쓰기를 염두에 두면서부터는 ‘시간의 지층을 파내려가는 고고학자’처럼 길과 골목의 이야기를 파고들었다. 그랬더니 용산은 일제 강점기의 근대, 박정희 시대의 개발 근대, 미군기지라는 억제된 근대, 과잉 개발의 현재 등 4개 이상의 시간이 겹쳐진 공간이었다. 공간의 사회적, 미학적 의미를 짚어내는 사유의 문장과 시적인 문장이 교차하는 글에는 이 시간의 기억들이 단절되고 망각된다는 데 대한 안타까움과 무력감이 배어 있다. “산책을 하다 보면 ‘주상복합 옆에 왜 저런 허름한 골목이 있지?’, ‘청파동에는 왜 적산가옥들이 눈에 띄지?’ 신기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식민의 체험은 보존하지 않습니다.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린다는 건 참혹하고 쓸쓸한 일이지만, 장소의 현재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죠. 글을 쓰다 보니 장소는 곧 시간이었어요. 지금 내 감각이 느끼는 현재적인 시간이기도 하지만, 그 장소가 겪어왔던 시간의 흔적들이기도 하죠. 후자도 중요하거든요.” 참혹한 시간을 견뎌온 용산이지만 그는 그 안에서 가능성을 본다. 혼종성 때문이다. 이태원 이슬람사원에서 시작되는 우사단길이 대표적이다. 신성한 사원 바로 밑에서는 밤이면 게이바와 트랜스바가 흥성거린다. 깊고 불안한 눈으로 전화 부스에 매달려 있는 아랍 청년과 이태원 토박이 노인, 재기발랄한 젊은 예술가들이 함께 어우러진다. “어떻게 보면 매우 이질적인 존재들이 섞여 있는 것 같지만 문화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장면입니다. 거대 자본이나 기업이 들어와서, 혹은 뉴타운 같은 폭력적인 개발로 동네가 변하는 게 아니라 다른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소통으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는 거죠.” 용산은 그래서 서울뿐 아니라 한국의 근현대사를 성찰하게 한다. 그 성찰은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지를 넌지시 가리킨다. “용산 참사를 보면 개발이 갖고 있는 그늘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자, 미군기지를 생각하면 개발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아이러니가 실현되는 곳이죠. 개발의 폐해, 개발이 강제로 억눌렸을 때의 문제들이 집약돼 있어 공간·개발의 문제가 늘 이슈인 한국 사회에 큰 상징성을 지닙니다.” 도시인에게는 ‘어차피 도시에서 살아야 한다’는 전제가 주어진다. 그렇다면 도시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안다는 것은 곧 자신의 삶을 어떻게 디자인할지와 연결된다. 저자의 사유가 그 징검다리가 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오늘의 눈] ‘나라’ 없는 나라/정서린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나라’ 없는 나라/정서린 문화부 기자

    ‘어디 남태평양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섬은 없을까. 국경도 없고 경계도 없고 그리하여 군대나 경찰은 더욱 없는. (중략) 아, 그런 ‘나라’ 없는 나라가 있다면!’ 최근 이시영 시인(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의 새 시집에 담긴 시 ‘‘나라’ 없는 나라’의 구절이다. 지난 4월 말 세월호 참사의 한복판을 통과하고 있을 때라 제목도 내용도 의미심장했다. 어떤 연유로 쓰게 된 시인지 묻자 시인은 일본 오키나와현 요나구니 섬 얘기를 꺼냈다. 요나구니 섬은 일본 최서단 국경이나 타이완과의 거리가 108㎞에 불과하다. 때문에 예부터 물자·유학생·관광 등의 교류가 타이완과 더 활발했다. 하지만 1945년 일본 패전으로 미 군정기를 거쳐 국경이 강화되면서 이는 차단됐다. 최근에는 중국·일본 간 센카쿠 분쟁으로 일본 정부가 자위대 주둔 계획까지 내놓으며 생활권인 타이완과의 괴리, 주민들의 고립과 불편은 더 심화되고 있다. 시인은 그때 생각했다고 한다. ‘국가가 국민들을 진정 위하기보다 되려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여기서 비롯된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단순한 의구심은 세월호 사건을 겪으며 분노의 물음으로 바뀌었다. ‘이게 국가인가.’ 요즘 새로 나온 문학작품들 중에는 ‘불신의 대상, 억압의 주체’로 그려진 정부가 유독 눈에 띈다.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와 이후 33년을 다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인간이 말을 빼앗긴 세상을 그린 정용준의 소설 ‘바벨’에서는 폭력이 된 권력 앞에서 서로 껴안는 약자들의 연대가 빛났다. ‘말이 되지 못한 분노와 슬픔을 표현하는 업’을 지닌 이들인 만큼 세월호 참사 이후 무력감과 절망을 호소하는 작가들도 많았다. 지난 2일 문인 754명은 결국 계파와 세대를 넘어 시국선언을 했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문학은 본래 세상의 모든 약한 것들을 위한 것이고 세상의 가장 위태로운 경계에 대한 증언”이라고 적시하고 “그래서 오래 기억하고 그치지 않고 분노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자들이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나서는 오만과 착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위임받은 권력으로 국가를 참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오늘은 이기고 진 쪽의 희비가 갈린 날이다. 선거에만 유능하고 국민들과의 공감 능력에는 무능한 정부, 자신에게 향한 화살을 타인에게 돌려세우는 정부. 그리하여 국민들에게 ‘나라 없는 나라’를 꿈꾸게 하는 정부. 이기고 지는 쪽, 모두가 되풀이해선 안 될 현재이자 걷어내야 할 과제인 것이다. rin@seoul.co.kr
  • [프로야구] 테임즈, 한 경기 대포 세 방

    [프로야구] 테임즈, 한 경기 대포 세 방

    테임즈(NC)가 박병호(넥센) 앞에서 홈런 세 방을 폭발시켰다. NC는 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에서 홈런 7개를 몰아치며 넥센을 20-3으로 완파했다. 2위 NC는 2연승했고 4위 넥센은 2연패를 당했다. 테임즈는 1-1로 맞선 1회 1사 1·3루에서 상대 선발 소사의 6구째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는 3점포를 터뜨렸다. 7-1로 달아난 2회 2사 3루에서 다시 소사의 직구를 2점짜리 연타석 아치로 연결한 테임즈는 5회 바뀐 투수 박성훈마저 중월 2점포로 두들겼다. 한 경기 3홈런은 지난해 9월 29일 두산전에서 박병호가 작성한 이후 처음이며 통산 49번째다. 시즌 15·16·17호 홈런을 쌓은 테임즈는 선두 박병호를 4개 차로 위협했다. 나성범(NC)도 3회와 8회 각 2점포로 14·15호를 기록, 박병호 추격전에 가세했다. 반면 박병호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테임즈는 홈런으로만 7타점을 쓸어 담았고 5타수 5안타 6타점으로 펄펄 난 나성범은 한 경기 최다 득점(6)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다는 11명이 작성한 5득점. NC 선발 찰리는 6이닝 2실점으로 4연승을 달렸다. 2010년 7월 10일 잠실 두산전 이후 1425일 만에 9회 등판한 박명환은 볼넷 3개를 내줬지만 삼진 2개 등 무실점으로 버텼다. 선두 삼성은 대구에서 KIA를 14-5로 일축하고 4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삼성은 2-0으로 앞선 3회 2사 1·3루에서 박석민의 3점포와 이승엽의 1점포 등 연속타자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시즌 10호를 기록한 이승엽은 일본에서 활약했던 2004~11년을 제외하고 1997년부터 10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역대 일곱 번째로 일궜다. 삼성 선발 밴덴헐크는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5연승으로 6승째를 챙겼다. SK는 문학에서 5-7로 뒤진 9회 무사 만루에서 터진 김강민의 극적인 3타점 끝내기 2루타로 두산에 8-7로 역전승했다. 롯데-한화의 사직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사설] 표심 받들어 국가 적폐 청산에 모두 나설 때다

    제6회 지방선거가 끝이 났다. 오늘 새벽까지 개표가 진행된 이번 선거는 막판까지 적지 않은 선거구에서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했을 만큼 치열한 접전 끝에 막을 내렸다. 선거 결과를 놓고 여야의 희비가 갈렸으나 세월호 참사의 깊고 슬픈 그림자가 짙게 깔린 이번 선거에서 그 결과가 어떠하든 누구도 감히 승리를 말할 수는 없다고 본다.4년 전 5회 지방선거에서 광역 6곳, 기초 82곳의 단체장을 얻는 데 그친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에서 광역·기초단체장 수를 늘렸다지만, 이를 두고 승리를 운운한다면 이는 언어도단이다. 집권세력으로서 세월호 참사의 난국을 책임지고 헤쳐가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 든 새정치민주연합도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재난 대응에 무력했던 집권세력보다도 신뢰를 얻지 못한 현실 앞에서 국민들에게 깊이 머리 숙여야 한다. 무엇보다 투표율을 높이려 사전투표제까지 도입했는데도 끝내 40%가 넘는 유권자가 선거를 외면한 점은 현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얼마나 차가운지를 말해 준다. 세월호 참극과 희생자 영령 앞에서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가 패자이며, 승자가 없는 선거인 셈이다.국민들의 뜻은 드러났다. 이제 세월호 참사 앞에서 다짐했던 약속들을 하나하나 꺼내 펼쳐보일 때다. 세월호 참사를 이 나라의 마지막 인재(人災)로 후대에 남길 국가 개조의 먼 여정을 향해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국민 모두가 신발끈을 고쳐 매야 한다.무엇보다 국정의 중심인 박근혜 대통령의 첫걸음이 중요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다짐한 적폐 척결의 의지를 이제 하나씩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인사가 첫 단추일 것이다. 박 대통령 스스로 그제 밝혔듯 ‘국민들이 원하는 총리’를 찾아야 하며, 부실한 인사검증으로 김용준, 안대희 후보에 이어 제3의 낙마자가 나오는 일이 없어야 한다. 국정원장과 정부 각 부처 인사에 있어서도 최대한 국민 뜻을 수렴해 이를 국정 개혁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인사와 더불어 중요한 것은 국정 운영 방식 전환이다. 국회와의 소통을 늘려야 한다. 여당을 그저 국정을 뒷받침하는 존재로 여기고 야당을 국정의 발목을 잡는 집단으로 치부한다면 국정은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할 것이다. 국회와 여야를 정부의 대등한 국정 파트너로 인식하고 존중해야 한다.국회의 역할도 막중하다. 여야는 정부를 탓하기 전에 과연 자신들은 국정의 난맥에 책임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도 정부 감시와 법안 정비를 게을리한 여야가 나눠 져야 한다. 공직 부패 추방의 첫발이라 할 ‘김영란법’, 즉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처리에 즉각 나서야 하며 ‘관피아’ 척결을 위한 관련 입법도 서둘러야 한다. 세월호 국정조사를 통해 참사의 원인을 낱낱이 파헤쳐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다시는 이 같은 재난에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기는 일이 없도록 재난 입법 정비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정부 개각과 맞물려 펼쳐질 국회 인사청문회와 다음 달 30일 열릴 재·보궐선거를 고리로 여야가 소모적 정쟁을 일삼는다면 이는 거센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사회 구성원 각자도 새삼 기본의 중요성을 되새길 때다. 거악(巨惡)은 정·관·재계의 비리가 아니라 일상 속 부조리에 담겨 있다. 국민 저마다 국가 개조의 주체라는 생각으로 눈을 부릅떠야 한다.
  • [서울광장] 2014년 6월 지방선거와 노란 리본/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2014년 6월 지방선거와 노란 리본/문소영 논설위원

    1987년 6월, 서울 광화문 일대의 20, 30대 직장인은 퇴근하면 “최루탄이 싫어요”라고 쓴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서울 명동성당을 향했단다. 얼마 전 점심을 먹다가 50대 선배의 그 말에 순간 울컥했다. 연대생 이한열이 직격탄에 맞아 죽은 뒤 시민과 정부가 치열하게 공방해 6·29선언에 도달했던 그 시기가 떠올랐다. 미개한 탓인지 사회적 우울에 쉽게 오염된다. 요즘 공감능력이라 좋게 불러준다. 대학 입학 이듬해인 1987년은 참으로 지랄 같은 해였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으로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 소장은 1980년 ‘서울의 봄’을 억눌렀고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도 무력으로 짓밟았는데, 이후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이 된 그가 국론분열 운운하며 1987년 ‘4·13 호헌’을 선언한 탓이다.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던 시민들은 부글부글 끓었다. 대학생이 먼저 수업과 중간·기말시험 거부로 호헌철폐를 요구했다. 사립대 수험료가 아까웠지만 함께할 수밖에 없었다. 1987년 1월 ‘박종철 물고문 사건’과 6월 이한열의 죽음은 ‘호헌철폐, 직선 쟁취’로 폭발해 정치지형을 바꿨다. 젊은 ‘넥타이·하이힐 부대’가 합류한 덕분이다. 그 시절의 수많은 대학생처럼 한여름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최루탄과 지랄탄에 시달리면서 이한열처럼 직격탄에 죽지는 않아도 폐병으로 일찍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자조했었다. 6공화국 헌법으로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뽑게 됐고, 낮은 수준이지만 민주주의 국가가 됐다는 생각에 세상은 더디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전진한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직장인이 된 뒤 부정한 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양심적으로 보도하면 그 나름대로 사회에 이바지한다고 믿었다. 그 후로 사회적 운동과 담을 쌓고 살았다. 돌아보면 ‘죽 쑤어 개 준’ 것 같았던 1988년 노태우 정부에서도 ‘5공 청문회’가 진행됐고 중국·소련 등 수교한 북방외교가 이뤄졌다. 1993년 문민정부, 1998년 국민의 정부, 2003년 참여정부로 진행되는 20년 동안 사회는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전두환 재산환수의 밑거름이 된 전두환·노태우 구속 수사,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시행, 정부수립 50년 만의 수평적 정권교체, 남북화해시대 개막, 권위주의 해체 등이다. 그런데 그 믿음에 균열이 시작됐다. ‘부패했지만 유능한 정권’이라던 이명박 정권 때다. 규제완화라며 ‘전봇대’를 뽑기 시작하더니 KBS·MBC 등 공영방송에 재갈을 물렸다. ‘용산 재개발 참사’와 ‘청와대 민간인 사찰 사건’이 일어났다. 그래도 정부를 믿고 ‘어떻게 쌓아 온 민주주의인데 무너지겠나’ 하며 낙관했다. 특히 독재 시절처럼 정보기관이 개입된 정치조작은 불가능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국정원의 18대 대선 개입이 드러나 충격이었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의혹 증거조작 사건도 국정원 작품이었다. 법과 정의가 제때 구현되지 않는 중에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20여년 만에 공감능력이 되살아났다. 함께 울고 분노했다. 세월호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 시위에도 참여했다. 이런 ‘앵그리 맘(분노한 엄마)’을 정부는 불순세력이라고 불렀고, 일부에서는 미개하다, 백정이라고 했다.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는 청와대 측의 발표를 묵인하던 여당 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대형 사진을 들고 “도와주세요”라며 동정표를 구하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한국의 대통령은 거대 여당에 국정원, 검찰, 군인, 경찰까지 공권력을 다 틀어쥐었다. 어떻게 더 도와준단 말인가. 또한 여당은 지방선거 압승으로 안정적 국정운영을 도모하겠다는 의도겠지만, 지역선거에 대통령을 개입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공정 선거 논란을 낳을 수도 있다. ‘최루탄이 싫어요’라던 1987년의 노란 리본은 6·29선언으로 완성됐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노란 리본이 완성되려면 그 첫 걸음은 국회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안에서 시작해야 한다. 세월호 같은 참사를 재발방지하기 위해서 이번 6·4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symun@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기업 불공정 거래 고리를 끊자

    [기본을 지키자] 기업 불공정 거래 고리를 끊자

    ‘담합→공정거래위원회 적발 후 제재→제재 불복 소송→다시 담합.’ 기업의 담합 행위는 매년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금호산업은 최악의 위기상황을 겪을 뻔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인천 도시철도 2호선 담합으로 금호산업을 포함해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15개 건설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15개 건설사에 대해 지난달 2일부터 6개월~2년간 국내 공공공사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건설사들은 이에 앞서 지난해 4대강 사업 참여 시 대규모 담합 사실이 적발됐고 대구 지하철 3호선, 경인아라뱃길, 부산 지하철 1호선 등에 대해서도 무더기 담합 판정이 내려진 상태라 공공공사 입찰 제한 및 과징금 축소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처분으로 인한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금호산업은 지난 4월 24일 조달청을 상대로 인천 도시철도 2호선 담합 제재와 관련한 공공공사 입찰 자격 제한 행정처분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금호산업은 행정처분 취소 소송 판결 시까지 공공공사 입찰에 문제가 없게 되는 등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기업들이 어떤 형태로든 업체 간 판매 지역의 안배, 시장 점유율 판매량 제한 등과 같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공동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이처럼 법으로 금지한 행위를 명백하게 저질러 이익을 나눠놓고도 반성 없이 같은 행위를 되풀이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3일 “정부에서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입찰 가격을 올리면 낙찰받기 어려워지고 낙찰을 바라고 입찰 가격을 너무 내리면 손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로서는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사전에 논의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부터 건설사들이 가격 경쟁을 통한 저가 수주의 피해보다는 서로 이익을 나눠 피해를 줄이는 것이 관행으로 이어져 왔고 또 여기에 최저가 낙찰이라는 가격 중심의 수주제도가 복합적으로 얽히다 보니 담합이 쉽게 없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빈번한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 부과로 회사의 손실이 커지자 최근 담합과 관련해 처음으로 주주대표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경제개혁연대 등 소액주주들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 등 대우건설 전직 이사들 10명을 상대로 466억 6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들은 대우건설이 4대강 사업 등에서 입찰 담합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46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과 관련해 회사가 입은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담합으로 인한 회사 손실과 나아가 대규모 관급공사 입찰에서 불법행위를 해 시장경쟁 질서를 훼손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혈세 낭비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담합 외에도 기업들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공정위에 사건이 접수된 사례로 불공정행위 위반이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 접수 734건 가운데 가장 많이 위반한 유형으로는 ‘불공정거래행위’(389건)였다. 또 불공정거래행위 가운데 가장 많이 문제를 일으킨 유형으로는 ‘거래상 지위남용’(191건)이었다. 그다음으로는 ‘부당한 고객 유인’(81건), ‘거래 거절’(31건) 등 순으로 많았다. 거래상 지위남용의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로 ‘갑을(甲乙) 관계’라는 논란을 일으킨 남양유업이 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에 제품 구입을 강제하고 대형 유통업체 판매사원 임금도 대리점에 전가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123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은 한편 검찰 고발까지 당했다. 거래거절 사례로는 지난해 녹십자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 있다. 녹십자는 2010년 2월 서울대병원 정주용 헤파빅 구매입찰에서 낙찰받은 A 도매상에 대해 물량 한정을 이유로 헤파빅 공급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헤파빅을 구할 수 없었던 A 도매상은 어쩔 수 없이 B 도매상에게 입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해 서울대병원에 물량을 공급했고 납품 지연으로 지연 배상금까지 물게 됐다. 공정위는 독점적 지위에 있는 제약업체가 병원의 의약품 경쟁입찰 제도를 무력화시켰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소비자보호 관련 법률 위반 사건 접수는 지난해 992건으로 이 가운데 유형별로는 ‘표시광고법’ 위반이 439건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사례로는 소셜커머스 사업자인 위메프가 시정명령을 받은 것이 있다. 소셜커머스업체의 비방광고를 제재한 첫 사례였다. 위메프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유튜브 동영상 광고에서 ‘구빵 비싸’ 등의 표현을 사용해 경쟁사 쿠팡을 비방하고 자신이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가장 저렴한 것처럼 광고했다. 그러나 실제 동일 상품을 비교한 결과 티셔츠와 운동화 등 24개 품목에서 쿠팡의 상품이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업들의 다양한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과징금 등의 징계를 내릴 때 부과 기준, 감경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공개해야 공정위의 징계에 대한 신뢰와 함께 기업들 스스로가 잘못된 행위를 깨닫고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세계의 창] 억압과 통제 그 톈안먼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세계의 창] 억압과 통제 그 톈안먼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1989년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한 ‘6·4 톈안먼’사태가 일어난 지 4일로 25주년이 된다. 그 사이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시위대가 요구했던 정치·사회 개혁은 제자리걸음이다. 톈안먼사태의 배경이 된 부정부패 등의 사회문제는 오히려 그때보다 심해졌고 민주 개혁 요구에 대한 당국의 억압과 통제 역시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지난 1일 세계 최대 광장이자 베이징의 심장부로 불리는 톈안먼광장을 찾았다. 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마다 공항 검색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수도 베이징에만 10만여명의 보안 요원이 배치돼 최고 수준의 경비·경계령이 발동됐다는 외신 보도가 실감났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은 중국 당국이 최근 군대와 무장경찰, 소방당국에 통지문을 보내 임전 태세 돌입을 지시했으며 이런 상황은 앞으로 2개월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톈안먼사태 묻자 “그 폭동 말하는 거요?” 광장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톈안먼사건을 아느냐”고 묻자 대부분 고개를 저었다. 쓰촨(四川)성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자오(趙·40)모씨는 “‘톈안먼 폭란(暴亂·폭동)’을 말하는 거냐”고 답했으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 당국은 시위 당시 인민일보 사설을 통해 사건을 ‘반혁명적 폭동’이라고 규정했다가 2004년부터 ‘1989년의 운동 풍파(정치 풍파)’라고 바꿔 부르고 있다. 중·고교 교과서에도 언급되지만 사회주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사건을 제대로 알기가 힘들고 진상을 입에 올리는 것도 여전히 금기다. 중국 대학생들 중 상당수는 인터넷 등을 통해 톈안먼사태를 접했다면서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정치 기류와 사회 형태가 1980년대와 달리 안정적이고, 젊은이들이 정치 개혁보다 돈 버는 일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 중국 전문가는 “톈안먼사태가 일어난 세 가지 원인은 부정부패와 물가 상승 그리고 민주화 요구인데 당국이 ‘부패와의 전쟁’에 총력을 쏟고 있고, 경착륙 우려 속에서도 물가를 억제하면서 민심을 달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국이 민주 인사들을 잡아들이는 등 통제의 고삐를 조이는 것도 사태에 대한 관심과 재평가 요구를 억누르는 주요 요인이다. ●민주화 요구에 반부패·물가 통제로 입막음 당국은 지난 5월 초 베이징의 한 가정집에서 ‘6·4 톈안먼사태 기념 토론회’를 위해 모인 인권변호사 푸즈창(浦志强) 등 민주 인사 5명을 공공질서 문란 혐의로 체포했다. 타이완 중앙연합신문망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인권운동가 228명이 당국에 체포됐다. 2일에도 왕젠민(王健民) 등 홍콩에서 활동 중인 반체제 성향의 언론인 2명이 체포됐다고 타이완 자유시보가 전했다. 당국은 톈안먼사태에 대한 추모 활동이 이뤄지지 못하도록 지난달 27일부터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 당시 시위에 참가한 베이징대 출신의 류쑤리(劉蘇里)는 “비록 사람들이 톈안먼사태를 잊은 듯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 사회의 허리 세대는 사건을 잊지 않고 있다. 어떤 임계점을 계기로 침묵하는 이들 다수가 함께 입을 열 날이 올 것임을 공산당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침묵… 언젠가 함께 입 여는 날 올 것” 톈안먼사태로 이어진 당시 학생운동은 개혁파 후야오방(胡耀邦)의 급작스러운 사망이 도화선이 됐다. 1980년부터 총서기를 맡은 후야오방은 정치 개혁을 주장하고 당시 성행하던 학생 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1987년 실각했으며 2년 뒤인 1989년 4월 15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당시 그의 죽음을 기리는 대학생들이 톈안먼광장에서 벌이던 추모 모임이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로 바뀌면서 유혈 사태로 이어졌다. 톈안먼사태는 1989년 4월 15일 후야오방 서거일부터 같은 해 6월 4일 당국의 유혈 진압으로 시위가 끝나기까지의 전 과정을 말한다. 시위는 톈안먼광장은 물론이고 중국 전역 400여개 도시에서 함께 이뤄졌다. 중화권에선 톈안먼사태라는 이름은 시위가 톈안먼에서만 이뤄졌다는 인상을 준다며 ‘89 민주화 운동’으로 불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톈안먼사태와 후야오방의 깊은 인연 때문에 공산당 지도부나 관영 매체가 후야오방을 언급할 때마다 그의 복권과 톈안먼사태 재평가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로 술렁인다. 지난 4월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후야오방 생가를 방문했을 때도 이러한 관측이 고조된 바 있다. 사회과학원 출신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후야오방은 중국 공산당 계보에서 개혁과 청렴을 상징하는 최대 자산으로 현 정권은 인민 지지를 높이는 데 그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톈안먼사태 재평가는 공산당의 자기 부정이고 재평가를 기점으로 각종 불만 시위와 폭동이 도미노처럼 확산될 수 있어 재평가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사설] 유병언 체포 검찰총장 진퇴 걸어라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제 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검찰의 숨바꼭질이 오늘로 19일째를 맞았다. 검찰이 청해진해운을 압수수색한 지난 4월 18일부터 따지면 46일째 유씨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사상 최대인 5억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전국 6대 지검에 설치한 검거반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사인력을 투입하고도 검경의 유씨 추적은 지금껏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앞에서 허둥대며 실종자 가운데 단 한 명도 살려내지 못한 것만큼이나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유꺽정’이니 ‘유길동’이니 하는 철부지 유행어에다 못 잡는 게 아니라 지방선거일 직전 체포하려 안 잡고 있다는 등의 갖가지 음모론과 의혹까지 인터넷에 나도는 형편이니 검경뿐 아니라 국민 전체가 지금 유씨와 그의 일당들에게 철저히 농락당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동안 경기 안성의 금수원과 전남 순천 등에서 유씨를 체포할 기회를 잡았다가 번번이 놓친 검찰은 그제 “유씨가 검찰의 추적 상황을 알고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무능’에 대한 책임회피성 발언이라는 비판도 있으나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 유씨를 교주로 떠받드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즉 구원파의 핵심 신도들이 유씨 도피를 조직적으로 돕고 있다지만 검경 내부의 조력자가 없다면 이것만으로 수사망을 빠져 나가기는 힘들 것으로 여겨진다. 검경 내부의 조력자 존재가 사실이라면 이는 유씨 체포 여부와 별개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종교적 신념에서든, 아니면 유씨와의 이해타산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든 국가 공권력을 무력화하는 존재가 공권력 내부에 존재한다는 얘기가 된다. 하기야 어디 검경뿐이겠는가. 구원파 신도가 10만명으로 추정되고, 이들 가운데서도 유씨로부터 이런저런 직간접의 도움을 받은 ‘유병언 키즈’가 수천명에 이른다니 사회 각계각층에 지금 이들 ‘유병언의 배후세력’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직접 원인은 화물 과적과 안전의무 위반이다. 한 푼의 수익이라도 더 내려 한 탐욕의 결과이며 그 뿌리에 유씨가 있다. 유씨 체포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한가한 소리를 할 때가 아니다. 유씨 일가를 체포해 사법처리하지 못하는 한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령을 달랠 수도 없고, 세월호 참사를 딛고 일어설 수도 없는 일이다. 1991년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 때에도 구원파 관련 의혹이 제기된 바 있으나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더는 무력한 공권력을 보는 것조차 민망하다. 검찰은 유씨 체포와 비호세력 색출에 조직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김진태 검찰총장이 자리를 걸고 임해야 할 것이다. [정정 및 반론 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해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며 유 전 회장이 구원파를 설립했고 사실상의 교주라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알려왔습니다.
  • [세계의 창] 투옥·가택연금·망명생활…시위 주역들 처참한 나날

    톈안먼사태의 두 축은 학생 시위 주도자들과 이들을 무력 진압한 당국 보수파 지도자들이다. 시위 주도자 대부분은 여전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류샤오보(劉曉波)는 시위 당시 단식 투쟁을 한 ‘톈안먼 4군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톈안먼사태로 투옥됐다 석방된 뒤에도 끊임없이 톈안먼사태 진상조사를 요구해 감옥을 들락거리다 2008년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발표된 ‘08헌장’을 계기로 체포돼 지금껏 수감돼 있다. 그의 부인 류샤(劉霞)도 당국의 감시 아래 수년째 가택연금 상태로 지낸다. 톈안먼사태로 자식을 잃은 유족 대표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의 딩쯔린(丁子霖)도 당국의 감시 아래 지내며 기념일이 가까워질 때마다 베이징 진입 금지령을 받고 있다. 학생 시위대 지도자로 사건 당시 수배 리스트 1호와 2호에 올랐던 왕단(王丹)과 우얼카이시(吾爾開希)는 타이완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타이완 칭화(淸華)대 등에서 중국사를 강의하며 톈안먼사태를 환기시키고 공산당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왕단은 4일 톈안먼 25주년 기념일에 맞춰 회고록 ‘육사비망록’(六四備忘錄)을 출간한다. 우얼카이시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4차례 귀국 신청을 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여학생 지도자로 주목받은 차이링(柴玲)은 당시 미국으로 탈출해 하버드대 경영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한때 금융회사에서 일하다 지금은 낙태 반대 운동가로 변신했다. 시위 강경 진압을 결정한 당시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톈안먼사태 이후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군사위원회 주석직을 내놨으나 1997년 사망 때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톈안먼사태 이후 중국 지도부와 사회에 만연된 보수적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1992년 남부 경제특구를 돌며 흔들림 없는 개혁·개방을 선언한 남순강화(南巡講話)를 발표했다. 계엄령을 내린 양상쿤(楊尙昆) 당시 국가주석은 1998년 사망했다. 보수파의 중심으로 강경 진압을 주장한 리펑(李鵬)은 현재 85세로, 일가를 통해 중국 전력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당시 시위대를 찾아가 한발 물러설 것을 호소한 자오쯔양(趙紫陽) 전 공산당 총서기는 시위 무력 진압을 반대했다 실각한 뒤 2005년 죽을 때까지 17년간 가택연금 상태로 지냈다. 그의 비서 바오퉁(鮑?)은 7년간 옥살이를 한 뒤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가 최근 국가안보부 직원들에 의해 베이징 밖으로 쫓겨나는 등 불운하게 지내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알아사드 대통령, 세번째 집권 공식화…선거 이후 대대적 반군 소탕작전 예고

    3년에 걸친 내전으로 16만명이 숨지고 9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시리아에서 3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서방의 제거 노력에도 불구하고 건재하기만 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세 번째 집권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가 될 이번 대선의 의미와 전망을 짚었다. ●대선의 의미는? 알아사드가 당선될 수밖에 없도록 짜여 결과가 뻔하지만 이번 대선은 그의 정치적 수명이 한참 남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다. 반군은 그가 버틸 수 있었던 건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 때문이지, 결코 국민의 지지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따라서 오는 7월 임기가 끝나기 전에 그가 제거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대선으로 권력이 연장되면 반군 측의 예상과는 상황이 다르게 돌아갈 것이다. ●상대 후보는 있나? 시리아 정부는 민주주의를 지향한다는 걸 광고하며 입후보를 허용했다. 하지만 무슬림이 아닌 사람, 지난 10년 내에 해외에 거주한 적이 있는 사람이나 외국 여권을 가진 사람은 입후보를 금지시켰다. 따라서 해외에서 반정부 운동을 해 온 반군 측 인사들은 대권에 도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상대 후보가 있긴 하다. 전직 장관인 하산 알누리와 온라인에서 자신의 사진을 알아사드 사진의 아래에 올린 마헤르 알하자르가 출마했지만 둘 다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투표할 수 있는 장소는? 정부군이 장악한 전국 주요 지역에서 진행된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일부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은 투표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투표를 하려면 전선을 뚫고 정부 장악 지역으로 넘어가야 한다. 투표를 무사히 마친다고 해도 붙잡혀서 심문을 당할 것이다. ●투표를 거부할 수 있나? 정부는 투표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를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 알아사드는 단독 출마한 지난 대선에서 97% 이상의 표를 얻었다. 반군은 투표를 거부하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달 28일 레바논에서 수십만명이 부재자 투표를 마쳤다. 그들은 투표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입국이 거부될까 봐 두려워했다. ●대선 이후 시리아 상황은? 선거는 당국의 엄격한 통제하에 불투명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알아사드는 대선 승리를 국민이 자신에게 반군을 무력으로 제압할 권한을 줬다고 해석해 더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을 것이다. 일각에선 알아사드가 정치적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군사작전에 집중할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고령화, 꼭 재앙만은 아니지만 성장률 0.87%P 끌어내린다”

    “고령화, 꼭 재앙만은 아니지만 성장률 0.87%P 끌어내린다”

    고령화는 노동력 감소와 저축 감소, 복지비 증가 등을 초래해 흔히 성장잠재력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고령화가 꼭 재앙만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주체들의 자발적 행태 변화와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결합하면 그 부정적 영향을 크게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부문의 글로벌 통화지표를 따로 만들자는 주장과 ‘안전자산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경제 석학들이 참가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잠재력 확충방안’을 논의했다. 데이비드 블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고령화는 경제 성장에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경제주체들이 행동양식을 바꾸거나 정부가 적절한 변화 유인책을 쓰게 되면 (부정적 영향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도 1965년부터 2005년까지는 인구가 연평균 성장률을 2.01% 포인트 끌어올렸으나 2005년부터 2050년까지는 성장률을 되레 0.87% 포인트 끌어내릴 것이라고 블룸 교수는 분석했다. 하지만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등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세대들이 늘어난 기대수명을 염두에 두고 ‘노년 대비 저축’을 늘리게 되면 저축률 하락 정도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기업들도 노동력 부족에 대비해 ‘사람’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를 늘리게 되면 노동생산성이 나아질 수 있다. 여기에 정년 연장,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외국인력 도입, 의료보건 및 연금 제도 개편 등의 정부 노력이 가미되면 고령화의 덫을 피할 수 있다는 게 블룸 교수의 주장이다. 한은 총재 후보로도 강력히 거론됐던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전파 경로로 은행보다 기업의 역할이 더 부각됐다”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외화채권 등을 발행해 조달한 외화자금을 자국통화 예금으로 보유(캐리 트레이디)하는 과정에서 통화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 때는 미국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는 만큼 개별 국가의 통화량 변동과 글로벌 유동성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달러화로 환산한 글로벌 기업 부문 통화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리카르도 카바예로 미국 MIT 교수는 “안전자산 금리가 제로(0)에 이르더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 안전자산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함정에 빠지면 위험자산 금리가 계속 높게 형성돼 전통적인 통화정책을 무력화시킨다. 카바예로 교수는 “금융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안전자산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은 경기 동조성 심화에 대비한 안전망(Safety net) 구축을, 이종화 고려대 교수는 장기 성장 효과가 미미한 내수 부양보다는 생산성 제고를 각각 제안했다. 로버트 고든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1대 99’로 상징되는 소득 불평등 완화 노력을 강조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빨리 온 무더위… 물 섭취 충분히, 낮엔 시원하게

    빨리 온 무더위… 물 섭취 충분히, 낮엔 시원하게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에 미세먼지까지 겹치면서 여름철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신진대사기능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일종의 피로 증상인 춘곤증이 나타나듯 계절 변화에 적응하기까지는 적어도 1~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초여름을 느끼기도 전에 준비도 없이 한여름을 맞은 우리 몸은 이미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서울의 여름철 고온현상 사망자 발생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요즘같이 때 이른 무더위가 닥쳤을 때 한여름보다 고령자들의 사망률이 급증했다. 하루 평균기온이 똑같이 30도까지 치솟아도 한여름에는 사망자가 23% 늘어난 데 비해 초여름에는 36%까지 늘어났다. 대개 6월의 이른 더위보다 다가올 한여름의 뙤약볕을 걱정하지만 요즘 같은 이른 더위가 몸에 훨씬 해롭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여름철 평균기온과 폭염일수 빈도, 강도는 해마다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 여름철 기온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여름철 건강을 관리하는 최선의 방법은 물을 자주 마시고, 시원하게 지내고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쉬는 것이다. 야외 활동과 작업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적어도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며 활동 강도를 조절해야 일사병을 피할 수 있다. 흔히 ‘더위 먹은 병’이라고 불리는 일사병은 더운 공기와 강한 태양의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우리 몸이 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떨어져 무력감, 현기증, 심한 두통이 나타난다. 시원한 곳에서 쉬며 열을 식히고 수분을 보충하면 보통 증세가 금방 가라앉는다. 그러나 생명까지 위협하는 열사병은 그렇지 않다. 일사병은 체온의 변화가 크지 않지만 열사병은 체온조절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40도 이상의 고열이 난다.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이 나면서 탈진 상태를 보이기도 하고 의식이 흐려져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쉽다. 지난해도 살인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14명이 열사병 등으로 사망했다. 땀을 많이 흘리고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가 나타나는 열탈진, 팔과 다리 등 근육 부위에 경련이 일어나는 열경련,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거나 어지러움증이 나타나는 열신실, 손이나 발목 등에 부종이 생기는 열부종 등도 모두 주의해야 할 온열질환이다. 만약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단 온열질환부터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더위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여름에는 피부에 물집이 생기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대상포진도 조심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 주사를 맞은 사람의 몸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다시 활동하면서 신경을 따라 피부에 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노령 환자의 경우 약 절반 정도에서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상포진은 이상기온 등의 영향을 받아 최근 5년간 연평균 8.3% 증가했고, 주로 7~9월에 환자가 집중됐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체력을 단련해 면역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한여름에는 밤이 짧은데다 열대야까지 기승을 부려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은데, 이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지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함께 약해진다. 따라서 이런 악순환을 피하려면 미리미리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 잠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고혈압보다 위험하다는 저혈압도 주로 여름에 나타난다. 인체의 수분량은 콩팥에서 만드는 소변과 땀 등을 통해 조절되는데,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돼 몸 안의 수분량 변화가 심해지면서 조절 기능이 한계에 도달해 혈압이 낮아질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저혈압 증상은 현기증이나 두통, 무기력증이지만 심한 경우 시력장애나 실신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열사병, 대상포진, 저혈압 등은 병에 걸리기 쉬운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여름에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들이다. 어린아이들은 여름철 수족구병을 조심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가벼운 미열과 함께 혀, 잇몸, 뺨의 안쪽 점막과 손, 발 등에 빨갛게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질환으로 대부분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끝나지만 면역체계가 아직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가 걸리면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덥고 습한 여름의 불청객 땀띠도 아이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여름철 질환이다. 건보공단이 땀띠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전체 방문 횟수의 절반가량이 7~8월에 집중됐다. 땀띠는 땀관이나 땀구멍의 일부가 막혀서 땀이 배출되지 못해 생기는 발진으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생긴다. 땀띠가 생겼을 때 비타민 C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춥지 않다고 방심했다가는 겨울 감기보다 지독한 여름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니 개인위생은 항상 철저히 해야 한다. 2012년에는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PIV) 감염에 의한 감기환자가 급증해 때아닌 감기환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일사병도 문제지만 거꾸로 냉방병도 문제다. 냉방이 잘되는 실내에서 생활하면 인체가 기온 변화에 적응할 기회를 갖지 못해 자율신경계 탈진 증상이 계속된다. 우리 몸이 적응할 수 있는 온도변화는 5도 내외이므로, 실내와 외부 온도 차이는 5도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강한 에어컨 바람을 계속 쐬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도 있다. 여름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무좀도 개인위생관리로 충분히 피해갈 수 있다. 무좀을 일으키는 피부사상균은 고온다습한 상태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에 외출 후에는 따뜻한 물과 비누로 발가락 사이까지 깨끗이 씻고 수건과 드라이기를 사용해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또 통풍이 잘되지 않는 하이힐, 부츠, 스타킹 착용은 되도록 피하고 가급적 면 양말을 신거나 실내에서 슬리퍼를 착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日 “中이 남중국해 안정 위협” 中 “美는 끼어들지 마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놓고 갈등 중인 중국과 일본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다시 한번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기조연설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도 동·남중국해 상에서 중국의 행동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일본 입장에 힘을 실어주자 중국은 “미·일이 힘을 합쳐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연설에서 “최근 수개월간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자기 주장을 내세워 안정을 위협하고 일방적인 행동을 해 왔다”면서 “미국은 영토분쟁에서 한쪽 편을 들지 않겠지만 위협과 강압, 자기 주장을 밀어붙이기 위한 무력 시위에 나서는 국가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고 중국신문사가 1일 보도했다. 그는 또 센카쿠열도가 미·일 안보조약 적용 대상이고 미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을 지지하며,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은 일방적인 조치여서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기본원칙이 도전당한다면 미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에 거듭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중국 측 대표로 참석한 왕관중(王冠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은 헤이글 장관의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헤이글 장관의 발언이야말로 패권주의, 위협 그리고 협박으로 가득 차 있다”고 반박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기조연설에서 간접적으로 중국을 비난한 데 이어 헤이글 장관은 중국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했다”고 지적한 뒤 “우리는 미국과 일본이 한편이 되어 합창하는 것을 보고 누가 주동적으로 분쟁과 충돌을 일으키는지 분명히 알게 됐다”며 자국을 겨냥한 미·일의 공동 행보를 꼬집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30일 기조연설을 통해 “현상 변화를 고정하려고 하는 움직임은 강한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주변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이날 헤이글 장관, 데이비드 존스턴 호주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 대표인 푸잉(傅瑩)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 주임(장관급)은 “중국과 베트남 간 해상 분쟁에 미국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며 영토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생명의 窓] 인간마인드의 회복/서광 스님·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생명의 窓] 인간마인드의 회복/서광 스님·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지 않는 한 누구나 육도(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의 세계를 돌면서 전생과 현생, 그리고 내생을 윤회하면서 괴로움을 겪는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정신분석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순간순간 육도를 오가며 윤회한다. 분노와 공격성에 의해 지배를 받는 지옥마인드, 신경증적 욕구와 갈망으로 들끓는 아귀마인드, 성욕과 무지로 뒤덮인 축생마인드, 질투심과 편집증에 몰입된 아수라마인드, 욕망의 충족이나 에고기능의 일시적 멈춤으로 인해서 황홀감에 빠진 천상마인드, 실존적 물음 또는 생명의 존귀함, 평화, 삶의 의미, 윤리 등을 고민하는 인간마인드를 끊임없이 윤회하게 된다. 실제로 우리들 가운데 몸은 인간이지만 정신세계는 성욕과 탐욕이 주를 이루는 축생의 마음이 지배적이라서 좀처럼 인간마인드에 머무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동성추행, 심지어 딸을 추행하는 친부의 경우가 축생의 세계의 대표적 예다. 세월호 사건 바로 직전 우리들을 공분케 했던 울산이나 칠곡의 계모 사건은 공격성과 분노가 핵심감정인 지옥의 정신세계에 몰입된 전형적 예다. 그렇다면 온 국민을 슬픔, 분노를 넘어서 좌절, 절망하다 못해 무기력과 무감각함으로 몰아넣은 세월호 사건을 유발한 사람들의 주된 핵심감정은 무엇일까. 그건 아귀마인드다. 신경증적 욕구로 인해 만족을 모르고 끝없이 갈망만 할 줄 아는 정신세계다. 물론 세월호의 비극은 육도의 어느 한 정신세계만의 결과는 아니다. 문제는 이 사건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람들의 정신세계에는 인간적 가치나 존재의미,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유발하는 인간마인드가 치명적으로 결핍돼 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인간마인드에 주로 머무르는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으로는 너무나 인간 같지 않은 이들의 정신세계와 행위들을 이해는커녕, 상상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놀라움과 분노를 넘어 좌절하고 절망하게 된다. 나아가 그들의 문제해결 방식과 반응행동들은 인간마인드의 사람들을 더 큰 절망과 아픔, 무기력증으로 유도한다. 그들의 마인드는 온 세상이 그저 쟁취하느냐, 못하느냐의 이분법적 욕망으로 채워져 있을 뿐, 남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에 관심도 없을 뿐더러 알지도 못한다. 상대 입장에서 사고하는 능력이 부재돼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지하지 못한다. 그들은 오직 힘과 소유의 논리에 의한 승복이 있을 뿐이다. 2차 대전 당시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난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인간성의 바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강제수용소에서조차 고매한 인격을 가진 부류와 미천한 인격을 가진, 두 부류의 사람들을 경험했다고 증언했다. 요즘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럴 수가…”라는 반응으로 경악하게 만드는 끊임없는 사건·사고들을 접하면서 무력감을 넘어 그 출구를 찾는 일조차 힘겹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럴 때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인간의 정신세계를 살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에서도 보듯이 아직도 주변에는 이웃의 고통을 공감하고 그 고통을 덜어주려고 노력하는 자비로운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은 여전히 희망적이다. 이제 어떻게 하면 세월호 사건의 교훈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면서 정치, 교육, 경제 등 다양한 사회조직과 기능에 사용할 것인지를 화두로 삼고 고민해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어떤 방식으로 인간마인드의 교육과 회복을 위해 구체적으로 노력하고 실천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 [이슈&논쟁] 행정고시 축소

    [이슈&논쟁] 행정고시 축소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공직사회가 안고 있던 아킬레스건인 전문성 부족과 민관 유착 관행이 또다시 민낯을 드러내고 말았다. 잦은 순환보직의 영향으로 안전 분야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해양 부처에서 퇴직한 관료들이 선박 안전을 책임지는 산하기관에 들어가 공직 인맥을 악용해 정부의 관리감독 기능을 무력화시켰다.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간관리자급 채용 제도인 5급 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5급 공채) 선발 규모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채용 제도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5급 공채 선발 인원을 줄이고 민간 전문가를 공직에 많이 데려오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5급 공채 존폐 여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한쪽에서는 다양한 공무원 인재를 선발하고 이익 집단화된 5급 공채 출신 공무원들의 카르텔 문화 극복을 위해 시험 전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5급 공채 폐지가 ‘관피아’ 척결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제2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퇴직 공무원들의 엄격한 취업 관리가 우선이라 맞서고 있다. [贊] 김재일 단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관피아 등장·‘사다리’ 역할 무색…민간 경력자 채용해 폐해 척결을 국민 대부분이 행정고시로 알고 있는 5급 공무원 공채시험은 1973년 전형에 학력 제한 조건이 폐지됨에 따라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인재 선발 방식’으로 인식돼 왔다. 가장 공정한 과정을 거쳐 선발된 엘리트 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은 부정부패와 같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요인으로 작동해 왔으며, 길고 어려운 고시 공부 기간 동안 국가행정에 대한 열정은 높은 충성심으로 연결됐다. 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나 국립외교원처럼 공적 또는 사적 교육비의 투입 없이 검증된 엘리트 계층의 인재를 확보해 공직사회에서 일정한 질적 수준의 확보도 가능하게 했다. 엘리트 집단 내 경쟁을 유도해 고시 합격 동기 및 선후배 간 건전한 경쟁체계를 형성, 국가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처럼 대한민국 인재의 산실 역할을 해온 고시 제도가 최근 공직윤리를 저버린 일부 관료를 일컫는 신종어인 ‘관피아’의 등장과 함께 ‘왜 폐지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관피아는 ‘관료+마피아’의 합성어로 관료라는 동질성을 바탕으로 형성돼 범죄집단 마피아와 유사한 행위를 저지르는 조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피아란 일반적으로 자신들이 관리하는 특정 지역에서 상인들에게 ‘보호’라는 명목으로 갈취행위를 하는 집단이며, 구성원은 마치 가족처럼 유기적이다. 따라서 관피아는 자신들이 속한 관료 집단이 관리하는 유관 단체들을 보호해 주고 거기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 실체가 확인되면서 고시 폐지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시 제도가 가지고 있었던 경제적 및 사회적 소외계층의 사다리 역할론은 최근 합격생들의 50% 정도가 특목고·자사고 및 강남 지역 고교 출신이라는 것만 봐도 그 취지가 퇴색했음을 알 수 있다. 또 근래에는 주거비, 생활비, 학원비 등 매월 수백만원이 투입돼야 합격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여러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울러 공직 내 고시와 비(非)고시의 이분법적 분류를 통해 고시 출신 간 경쟁보다는 기수별 승진과 전보를 통한 공직 문화의 나눠먹기식 폐쇄성이 만연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시험만을 통해 합격해 외부와의 교류 부족으로 발생하는 환경과의 부적합성은 사회 변화에 대한 낮은 대응성을 야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고시 제도 폐지 때 발생할 수 있는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를 지적하지만 민간 경력자 채용은 민관을 넘어 세계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효과성이 입증된 가장 보편적인 채용 방식이다. 또 국가 발전을 위해 엘리트 인재의 획일적 선발의 필요성은 정부와 관료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경제개발 시대에는 적합한 제도였지만 지금처럼 다양성이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민관 간의 이동을 자유롭게 해 새로운 인재가 항상 영입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공직사회를 활성화시키고 관피아의 폐해를 막을 수 있을 길이다. 물론 모든 고시 출신 공무원이 관피아는 아니다. 하지만 한 방송 매체의 조사에서 보도됐듯이 전 공공기관 임원의 약 50%가 관료 출신이라는 것은 관피아 문제가 광범위하고 심각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학연, 지연, 심지어는 ‘흡연’까지도 중요한 인맥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관계중심적 사회(원칙보다는 상황적 요인이 핵심가치)에서 고시 출신이라는 동질성으로 종적(부처 내), 횡적(부처 간)으로 끈끈하게 연결된 ‘엘리트 카르텔’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지난 60여년간 유지돼 온 고시제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反] 진재구 한국인사행정학회장·청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세월호 참사 책임 돌리기에 불과…엄격한 퇴직 관리서 해법 찾아야 많은 언론이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이른바 ‘관피아’ 문제를 지적하면서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담화와 함께 관료사회 개혁을 위해 ‘고시’로 통용되는 5급 공무원 공채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이 방안이 담고 있는 논리는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관료들의 전문성 결여와 민관 간 유착 문제가 5급 공채 방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즉 매년 일정 시기에 학력과 경력의 제한이 없이 누구나 응시할 수 있게 하는 5급 공채가 분야별 전문가의 공직 진입을 어렵게 하고, 공채 기수별 집단주의로 변질돼 이들이 고위직으로 갈수록 하나의 거대한 ‘관료 이익 집단’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진단과 해법은 결론부터 말하면 틀렸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틀렸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잉태하는 긁어부스럼식 해법이다. 우선 이 대안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고, 비난의 화살을 정치권으로부터 관료 사회로 향하게 하는 정치권의 ‘관료 때리기’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세월호 참사의 중심에는 행정규제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대기업이나 이익 집단의 이익에 충실한 법률과 정책 양산을 주도한 정치권이 있다.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엉뚱한 해법을 내놓은 것이라는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에는 너무나 논리가 박약한 해법을 들고 나온 셈이다. 설사 범위를 좁혀서 세월호 참사 발생 원인을 관료 집단의 책임으로 규정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드러난 민관 간 유착과 관료 부패 문제는 공무원 채용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엄격한 퇴직 관리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관피아 문제는 고위 관료들이 퇴직 후 과거 자신들이 감독하고 규제하던 민간 기업이나 협회에 재취업함으로써 정부 규제의 칼날을 무디게 하거나, 민간 기업과 협회에 유리한 법령과 정책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제도화되고 집단화된 관료 부패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일로 불거진 5급 공채 폐지론의 논리는 이런 관피아의 문제가 5급 공채에서 비롯된다는 것인데, 5급 공채 제도가 폐지되면 7급 공채 출신이나 민간 경력자 출신 관피아가 새로 형성될 것은 자명하다. 관피아나 민관 간 유착 관계가 생겨나는 것은 민간 기업이나 협회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부 규제를 없앰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관료 영입 전략과 퇴직 고위 관료들의 탐욕이 맞물려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5급 공채를 폐지하거나 대폭 줄이고 민간 경력자를 채용하면 이번 세월호 사태에서 나타난 관료의 비전문성과 무능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또한 근거가 박약한 낙관론일 뿐이다. 정부의 업무 중에는 오히려 민간 부문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전문가를 찾을 수 없는 분야가 더 많다는 점, 민간 경력자 채용 과정에 참여해 본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오랫동안 민간 기업에 근무한 경력자들은 학교를 갓 졸업한 5급 공채 신입 공무원에 비해 오히려 공익과 봉사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박약한 경우가 많다는 점, 과거에 민간 경력자 특채 제도가 정실 임용의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가 있어서 지금도 일반 국민의 불신이 매우 높다는 점 등은 민간 경력자 채용 제도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이다. 정부가 내놓은 5급 공채의 축소와 민간 경력자 채용 확대 방안은 공직의 충원 경로를 다양화하고 개방성과 경쟁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유의미한 것이지만, 이른바 관피아 문제의 척결을 위한 대안으로써는 틀린 해법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