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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방패’ 만들어 경찰 몽둥이질에서 남학생 구한 인도 여학생들

    ‘인간방패’ 만들어 경찰 몽둥이질에서 남학생 구한 인도 여학생들

    인도 정부의 시민권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5일(현지시간) 수도 뉴델리의 한 대학가에서 벌어진 시위 이후 여론이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남학생 한 명을 집단 구타하는 무장 경찰을 막아선 여학생들의 사연이 퍼지면서 경찰을 향한 시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인도 NDTV에 따르면 이날 뉴델리 소재의 자미아 밀리아 이슬라미아(JMI) 공립중앙대학교 인근에서는 시민권법 개정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돌과 최루탄 등을 주고받으면서 1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JMI 대학교에서 언론학을 전공하고 있는 샤힌 압둘라 역시 시위 도중 경찰에게 둘러싸여 크게 다칠 뻔했다. 압둘라는 “여학생들을 궁지로 몬 경찰을 보고 달려갔다가 붙잡혔다. 기자증과 학생증을 보여줬지만, 소용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압둘라를 바닥으로 넘어뜨린 뒤 마구잡이로 몽둥이질과 발길질을 퍼부었다. 집단 구타를 당하는 와중에도 압둘라는 여학생들에게 “안으로 들어가”라고 소리쳤다. 그때, 한 무리의 여학생이 경찰 앞을 가로막았다. 쏟아지는 곤봉 세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쓰러진 압둘라를 빙 둘러싼 여학생들은 ‘인간방패’를 만들어 친구를 보호했다. 차마 여학생들을 때릴 수 없었던 경찰은 ‘인간방패’ 틈 사이로 곤봉을 찔러넣거나 발길질을 해대며 끝까지 압둘라를 폭행했다.인간방패 중 한 명으로 JMI 대학교에서 역사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아이샤 렌나는 NDTV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은 학생들을 뒤쫓으며 잔인하게 공격했다. 숨어든 우리 앞으로 몰려와 나오라고 소리를 질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곤봉이 여학생들을 공격하지 않기만을 바라며 마음을 졸이고 있었는데 압둘라가 등장했다”라고 설명했다. 자신들을 구하려 뛰어든 압둘라가 오히려 경찰에게 맞는 상황이 벌어지자 망설임 없이 경찰을 막아섰다고도 덧붙였다.애초 평화 행진으로 시작됐던 시위는 경찰이 연대 행진에 나선 알리가르 무슬림대 학생들을 저지하면서 무력 충돌로 번졌다. 진압 과정에서 100여 명의 학생을 연행한 경찰은 발포는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시위대 중 1명이 다리에 총알을 맞아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모하마드 무스타파 역시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휘두른 곤봉에 양팔을 다쳤다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인도에서는 최근 시민권법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전국적으로 논란과 시위가 촉발됐다. 개정안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3개 나라 출신 불법 이민자로 힌두교, 시크교, 불교, 기독교 등을 믿는 이의 경우 과거보다 쉽게 시민권을 얻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 개정안에 무슬림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야당, 대학생, 이슬람교도 등은 곳곳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야당 인도국민회의(INC) 등은 개정안이 모든 종교를 공평하게 대한다는 세속주의 등 인도의 헌법 이념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美 ‘외교 여론전’… 北도발 대비해 제재 강화 명분 쌓아

    美 ‘외교 여론전’… 北도발 대비해 제재 강화 명분 쌓아

    北 무반응에도 방한해 첫 공식 기자회견 판문점 긴급 대화 불발로 무리수 지적도 트럼프 “예의주시… 진행중이라면 실망”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틀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지난 16일 떠나면서 미국의 ‘다음수’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서울에서 북한에 공개적으로 던진 긴급대화가 성사되지 않아 소위 무리수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북미 대화를 위해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시 대북 제재를 강화할 명분을 챙겼다는 점에서 ‘의도한 수’였다는 분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행사를 하다 취재진이 북한 상황을 묻자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무언가 진행 중이라면 나는 실망할 것”이라며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시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보다는 수위가 낮아졌다. 되도록이면 외교적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제지하겠다는 포석이 읽힌다. 실제 미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논의하려 지난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총회를 개최하고 일명 ‘유연한 접근법’을 강조했다. 또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에서 공개적으로 북한에 회담을 제안했다. 사실 미국 측은 방한 전에도 회담을 요청했지만 북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건 대표는 방한을 강행했고, 한국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연 것도 처음이다. 북미 대화를 위한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음을 세계 여론에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침묵했지만 여론전에서 일정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그들(북한)이 만족하지 않는다면 그것(시험)을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국은 외교적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 시 대북 제재를 강화할 명분을 쌓았다”며 “다만 미국 내 대선 등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국지적 무력 충돌까지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비건 대표는 이날 한국의 관계 부처를 방문하고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을 중재한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특사와 오찬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에는 연세대에서 비공개 특강을 했고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대북 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다. 비건 대표는 일본에서 북핵 수석대표인 다키자키 시게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협의를 한 후 19일쯤 귀국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아산硏 “내년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보다는 관리에 그칠 것”

    아산硏 “내년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보다는 관리에 그칠 것”

    北, 한국엔 해안포 발사·미국엔 ICBM 발사로 고강도 도발할 가능성북한 핵보유 인정하며 비핵화 협상이 핵 군축 협상으로 진행될 수도아산정책연구원이 17일 내년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미중 갈등 등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보다는 관리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차두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는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주요국 간 전략경쟁 자체가 이들의 공조나 연대에 의한 조치의 실현을 어렵게 한다”면서 “이러한 추세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특히 심각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차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 포섭에 대한 미련을 버리려 하지 않을 것이지만 동시에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유용한 압력 수단인 제재 카드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빅딜’과 같은 대타결보다는 서로가 ‘새로운 길’이나 군사조치 같은 극단적 길을 피하면서 갈등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비핵화 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차 교수는 “중국도 급속한 북미 관계 개선은 한반도에서 신뢰할 만한 오랜 완충지대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이 비핵화를 위한 과도한 대북 압력을 행사하지 않는 동시에 북미 간의 급격한 관계 개선에도 일정한 제동을 하는 행태를 유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화는 지속하지만 누구도 선뜻 중대한 기여를 하지 않으려 하는 주요국들의 행보로 2020년에도 한반도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현 단계에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북미 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 핵을 보유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센터장은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하면 북한은 무력시위를 통해 한국을 지치게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 내에서 ‘북한하고 잘 지내자’, ‘비핵화 문제를 천천히 풀자’며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케 하는 여론을 형성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북한은 강도 높은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결과 남북 교류협력이 제한되고 주변국 상황은 현상 유지되거나 제한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의 무력시위와 관련, 미국과 한국을 향해 동시에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선 해안포 발사 등 2010년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 미국에 대해선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같은 도발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까지 협상의 진전이 없으면 선포할 것으로 예상하는 ‘새로운 길’과 관련 “‘새로운 길’의 실제 모습은 지난 6개월간 북한이 갔던 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핵을 보유하고 경제는 자력갱생을 통해 유지하며 김정은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게 새로운 길이며, 이를 어떻게 포장할 지가 새로운 길의 요체”라고 했다. 그는 “오늘 노동신문에 기존 구호인 ‘자력갱생’보다 한 차원 높은 비전인 ‘자력번영’이 제시됐다”며 “이와 함께 군사적 측면에서 ‘자력평화’를 내세워 두 키워드로 ‘새로운 길’을 포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차두현 교수는 북한이 당장 ICBM을 쏘지 않더라도 굉장히 많은 대안이 있다면서 “한반도 전역을 커버하며 일본 근해까지 나아갈 수 있는 사거리 300∼400km 방사포를 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2020년 비핵화 협상 어둡게 전망했다. 그는 “2019년에 비핵화 협상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북한은 국제사회에 자신이 30년 넘게 핵전략을 진행하고 있다고 각인시킨 반면,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전된 핵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각하면서 북핵에 대한 평가를 상향 수정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인정되면서 국제사회가 핵 문제에 몰입하고 있을 때 북한은 다양한 종류의 전략 무기를 개발한다든가 군사적 옵션 외에 정치·경제·사회 불안을 조장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옵션을 전력화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도발을 할 것이라는 예측 하에 군사 도발보다는 정보전, 사이버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국제사회에서는 북핵 문제를 봉합하는 수준 정도로 노력하자는 기류가 형성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 핵을 확장하는 것을 막아보자고 하면서 비핵화 협상이 핵 군축 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과 관련,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미국의 대북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미국의 대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2018년에 추가 대북 제재 법안이 미 의회에 준비됐는데 금융기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의무화와 북한 관련 모든 사업과 거래를 중지하는 내용”이라며 “이 두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반도 정세와 북중 관계에 대해서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북중 정상 간 상호 방문을 통해 관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면서도 “내년에는 비핵화 문제와 대외 관계의 변화가 북중 관계에 지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위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심각한 도발을 한다면 중국은 선택의 딜레마에 직면한다”며 “책임 있는 국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에 발을 담가야 하는가, 아니면 어렵게 회복한 북중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중 대립 구도가 심화되고 있으나 내년 전환점을 맞이해 미중 관계가 회복된다면 중국에게 북중 관계는 대미 관계의 하위 변수가 된다”며 “아울러 내년에 북미 관계에 새로운 전환의 계기가 마련된다면 북한에게는 북미 관계가 최고의 목표가 되고 중국은 관리 대상에 불과해질 것이기에 북중 관계를 발전시킬 필요성이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방위비 전쟁 불 댕긴 트럼프… ‘세계경찰’ 미군기지 시대 저무나

    방위비 전쟁 불 댕긴 트럼프… ‘세계경찰’ 미군기지 시대 저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돈(방위비 분담금)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세계 곳곳에 산재한 ‘미군기지의 운명’도 달라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서 “미국이 계속해서 세계의 경찰일 수는 없다”고 선언했다. 전통적인 동맹 체제에 균열을 일으키는 발언이었다. 그는 1990년 플레이보이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미군 주둔에 대해 “대가 없이 부자나라들을 지켜주는 일”이라고 비난했고, 이후 일관되게 동맹국과 방위비의 ‘공정한 부담’을 강조해왔다. 최근에는 미국의 재정적인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 철군도 고려할 수 있다는 언급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3일 주한미군의 철수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난 주둔이든 철수든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전 세계 해외 미군기지는 총 800여곳으로 추정된다. 지난 9월 기준으로 국제법상 국가의 약 70%인 162개국(미국 제외)에 미군 17만 4253명이 주둔하고 있다. 중동, 유럽, 동아시아 등 익히 알려진 곳뿐 아니라 아프리카 지부티·차드, 남미의 벨리즈 등에도 미군기지가 있다. 미군기지는 각국에 미국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동시에 미군기지의 존재만으로 전쟁을 억제해 평화를 유지하는 기능을 해왔다. 그런데 안보를 상품처럼 취급하는 ‘트럼프 리스크’로 해가 지지 않는 미군기지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오찬에서 “미국의 보호를 받으면서 돈을 내놓지 않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며 동맹을 ‘보호비를 내고 보호받는 관계’로 표현했다. 세계경찰을 자임해 온 미국의 입장을 뒤집는 셈이다. 만일 미국이 실제 세계경찰 지위를 포기하고 해외 미군기지의 수를 줄여나간다면 전후 세계 질서의 틀이었던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에 대변혁이 일어난다. 미국은 자유무역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전 세계에 안보를 공공재로 제공했다. 75년간 강한 군사력으로 해상 무역의 길목을 지켜왔던 미국이 그 역할을 거부하면 세계 외교·안보·통상의 질서가 뒤바뀌는 ‘혼돈의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질서파괴자’(disruptor-in-chief)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언급을 단순 돌출 발언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1990년대부터 미국 내에서 세계경찰의 역할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온 탓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식민지 지배를 확대하는 대신 ‘시장 개방’을 약속했다. 더 나아가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동원해 모든 국가의 해상무역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기존의 식민지 경제보다 자유무역체제가 신흥 강대국인 미국에 유리했을 터다. 그 결과 해외에 미군기지가 차례로 건설되기 시작했고 1950년 한국전쟁부터 베트남 전쟁, 이라크 걸프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거치면서 세계 곳곳으로 확장됐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미국의 전략은 변하기 시작했다. 2개 지역의 전쟁에서 동시에 승리한다는 ‘윈윈 전략’은 한쪽에 군사력을 집중해 전쟁을 끝낸 뒤 다른 쪽으로 병력을 집중하는 ‘윈홀드윈(win hold win) 전략’으로 바뀌었다. 2000년대에 들어 해외 주둔군은 신속 기동군으로 전환됐다. 주일미군을 제외한 전 세계 미군을 붙박이로 두지 않고 필요에 따라 한국, 유럽, 중동 등지로 이동시키는 ‘전략적 유연성’을 택한 것이다. 그 결과 해외 주둔 미군은 2008년 9월 37만 449명에서 올해 9월 17만 4253명으로 11년 만에 53%가 줄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소련이 해체되자 미국 정부는 자국 국민에게 국방비 증가를 설득하기가 현저히 어려워졌다”며 “한국과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만든 것도 쌍둥이(경상수지·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했던 시기인 1991년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2019 회계연도 역시 9844억 달러(약 1176조원)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주둔 상위 3개국인 일본(5만 5245명), 독일(3만 7275명), 한국(2만 6525명)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것 역시 ‘국방비 인상 압박’이라는 배경이 깔려 있다. 한국에는 올해 방위비 분담금(1조 389억원)의 5배가 넘는 약 6조원을, 일본에는 기존의 약 4배에 달하는 9조원을 요구한 상태다.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는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토록 압박 중이다. 전임 미국 대통령들이 동맹국의 기여를 점잖게 요구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온갖 수단을 동원 중이다. 지난해 6월 12일 1차 북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철수는 지금 논의 대상은 아니지만 언젠가 그렇게 되길 원한다. 나는 우리 병사들을 (한국에서) 빼고 싶다”고 말했고, 나토에는 방위비 인상이 없다면 무역 보복을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에 동맹국들은 미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세계경찰로서의 책무를 버리려 한다는 우려를 하게 됐다. 국제지정학 전략가 피터 자이한은 저서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에서 미군 기지의 종말을 전망했다. 그는 “미국은 모든 회원국을 위해 해로를 순찰하고 영토를 방어해주기로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역할을 하지 않게 된다”며 “외국에 기지를 두지는 않되 항구적으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고 했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은 보유하되 책무는 지지 않으며 무력을 바탕으로 어디든지 간섭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미국이 고립주의로 회귀하더라도 당장 해외 미군기지의 종말이 현실화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손익 계산법에 따르더라도 그렇다. 데이비드 바인 아메리칸대 교수는 저서 ‘기지국가’에서 미군기지가 상업적 이익에 꾸준히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팬아메리카(팬암)항공은 2차 대전 당시 남미에서 기지 설치권을 확보했고, 결과적으로 전후 항공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누렸다는 것이다. 또 2001년부터 13년간 군사기지를 건설·공급·유지하는 미국 업체의 170만개 계약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독일에서 278억 달러(약 33조원)를 벌어들였다고 했다. 한국 수입액은 182억 달러(약 21조 5000억원), 일본 152억 달러(약 18조원), 영국은 147억 달러(약 17조 5000억원) 등이었다. 게다가 해외 주둔 기지를 미국 본토로 이동시키고 각종 유지비를 오롯이 부담하기보다 방위비를 분담하는 해외 주둔이 경제적인 편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군기지가 근본적으로 미국의 안전에 기여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평택 주한미군 기지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최전방 기지 역할을 한다. 해외 주둔 미군은 꾸준히 감소했지만, 미군기지가 주둔한 국가 수는 2008년 163개국에서 올해 162개국으로 변동이 거의 없다. 한국은 방위비 인상 압박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첫 상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일본과 협상을 하기 전에 한국과의 협상 결과를 선례로 삼으려 주한미군 철수카드까지 흔드는 상황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과거에 닉슨이나 카터 전 대통령이 전략을 세우고 해외 기지를 움직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마디로 마음대로여서 대응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호언에도 미국은 자신의 편익을 위해서라도 당장 미군기지들을 빼기 쉽지 않다. 방위비를 분담 이상으로 안보 및 경제적 측면에서 유무형의 이익을 충분히 거두고 있다. 미군 주둔 3대국 중 하나로 방위비 분담은 물론 미국의 안보 이익에도 충분한 기여를 하고 있는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에 맞설 수 있는 이유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인턴씨, 인사 좀 하지” 과장님이 지적한다면

    “인턴씨, 인사 좀 하지” 과장님이 지적한다면

    “우리 인턴씨는 말수가 원래 적은가 봐요? 인사 정도는 해줘도 될 텐데….” 당신은 취업 전쟁 속에 ‘스펙’을 쌓아 가며 가까스로 일자리를 찾았다. 신분은 인턴. 정직원이 되려면 수습 기간 한 달을 거쳐야 한다. 부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김 과장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건넬 수 있는 답은 세 가지. ①답장 좀 못할 수도 있지. ②안녕하세요. ③죄송합니다. 모바일 게임 ‘메신저 신드롬’은 이렇게 시작한다. 무엇을 고르겠는가. 비정규직이나 인턴, 자취생 등의 애환을 담은 모바일 게임이 1030세대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돼 10만명 이상이 내려받은 ‘메신저 신드롬’이 그중 하나다. 인턴사원이 모바일 메신저로 대리에서 부장에 이르는 상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규직에 도전하는 설정이다. 일상에서 도피할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나 환상적인 세계관은 없다. 역으로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이 인기 요인이다.1.열망 게임에서라도 취직해 정규직 되고파 사회 초년생인 김지혜(28·가명)씨는 “게임을 하면서 선배에게 무심코 했던 말들이 건방지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사내 정치는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평소에 더 조심해서 말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민준(26·가명)씨는 “게임 속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에서 퇴사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게임을 하는 내내 심란하고 화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세대는 거대한 왕국을 만들고 왕이 되는 등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게임을 즐겼지만 지금 세대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회를 풍자하는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모습”이라면서 “답답한 현실의 탈출구이자 실패담까지 드러낼 수 있는 소신이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2. 현실 ‘업무미숙’ ‘겸업금지’ 게임에서도 해고 직장 생활을 다루는 게임들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3~4년 전에는 계급 상승의 열망을 담은 게임이 쏟아졌다. 2015년 출시된 모바일 게임 ‘내 꿈은 정규직’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10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취업 준비생이라는 출발점은 ‘메신저 신드롬’과 비슷하지만, 사장까지 승진이 가능한 점이 다르다. 물론 쉽지 않다. 작은 잘못에도 권고사직당하기 일쑤다. 서류에 ‘0’ 한 자만 잘못 써도 ‘업무미숙’이라는 이유로 잘리고, 월급이 적어 알바를 하다 걸리면 ‘겸업금지’로 잘린다. 모바일 게임 ‘자취생 게임’에는 시골에서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상경한 대학생이 플레이어다. 게임에서도 현실의 벽은 높다. 이른바 ‘인서울’(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만 하면 탄탄대로일 줄 알았건만 등록금과 집세를 내기도 빠듯하다. 알바를 해서 돈을 벌거나 수업을 열심히 들어 장학금을 타야 하는데, 너무 그 일에만 매달리면 체력이나 재미가 줄어든다. 또 고통 지수가 올라가면 모든 욕구가 바닥나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무기력해하는 ‘번아웃 증후군’과 비슷하다.3. 씁쓸 아등바등 뛰어도 ‘서민몬’ ‘산재몬’ 계급을 노골적으로 풍자하려고 과장된 설정을 쓰는 모바일 게임도 있다. ‘서민몬스터’는 ‘서민몬’을 잡으면서 물려받은 회사를 키워 나가는 ‘금수저 경영 시뮬레이션’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 캐릭터는 ‘산재몬’이다. 게임은 “일을 하다 다치게 됐지만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고 심지어 전처럼 빠르게 일하지 못한다며 해고를 당해 억울함이 많다”고 소개했다. ‘거지키우기’는 주인공 ‘거지’가 한푼 두푼 모으고 다른 사람을 고용하며 재산을 불리는 게임이다. 값비싼 미술품을 구입하거나 행성까지 정복하는 ‘사장 거지’가 될 수도 있다. ‘거지키우기’는 여러 시리즈로 출시됐는데 시리즈마다 다운로드 건수가 평균 50만회를 넘는다. 게임의 변화는 사회적 관심의 변화를 보여 준다. 4~5년 전에는 압축 성장이 끝나면서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컸다. 2016년 말 출시된 모바일 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은 비가 내리는 허름한 방 안에 혼자 있는 상대방에게 말을 걸거나 집을 꾸며 주는 게 전부였다. 최근 들어서는 직장 문화 개선과 개인의 심리적 안정 및 만족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담은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흙수저, 금수저 같은 용어가 등장할 때의 게임은 계급 상승에 대한 욕구를 많이 반영했다”면서 “지금은 직장 내 갑질 문화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인권에 대한 고민을 반영한 게임이 늘었다”고 짚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런 게임은 자신의 현실을 투영하고 소극적으로 저항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기능이 있다”고 평가했다.4. 공감 빗속 나홀로 캐릭터를 보며 왠지 위로 실제 게임 이용층은 30대보다는 대체로 10~20대가 많은 편이다. 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 개발자는 “전체적으로 여성 이용자 비율이 높고 10~20대 이용자가 가장 많다”고 했다. 2년 전 고등학교 3학년 때 이 게임을 즐겼다는 대학생 이유정(21·가명)씨는 “빗속에서 혼자 앉아 있는 게임 속 주인공의 말을 들어 주면서 위로를 얻었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자들이 대부분 본인의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내 꿈은 정규직’ 개발자는 수차례 실직을 겪은 뒤 이 게임을 개발했다. ‘메신저 신드롬’을 개발한 김명진(24) 피모뎁 공동대표는 처음 취업한 게임회사에서 주 90시간 넘게 일하면서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다. 그는 퇴사를 결정하면서 회사에 대한 트라우마를 녹인 게임을 구상하게 됐다.5. 저항 게임에서라도 직장 갑질과 싸워 주길 문제의식이 게임 속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직장인 오종민(26·가명)씨는 “게임 속에서 정규직이 되기가 매우 어려웠고 수십 가지 이유로 사직을 당하기 일쑤였다”면서 “현실에서는 정규직이라는 것에 안도하면서 게임을 지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공공 분야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내고 7월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힌 금지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법 시행 후 직장인 10명 중 6명은 괴롭힘이 줄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반 사원급에서는 10명 중 3명만 변화를 느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사회생활 게임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은 정규직 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사회의 슬픈 단면”이라면서 “20대 사원과 50대 부장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와 회사가 더 적극적으로 조직 문화를 개선해 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개임 개발자들도 현실이 바뀌기를 바란다. ‘메신저 신드롬’에서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③죄송합니다’를 골라야 한다. 그 후에도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 직장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만 하거나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행동하기만 하면 정직원이 되지 못하고 ‘게임 오버’가 된다. 주인공을 괴롭히는 아첨꾼 ‘이 과장’뿐만 아니라 사회 부조리에 관심 없는 ‘이 차장’과 묵묵히 자기 일만 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모른 척하는 ‘김 과장’까지 모든 등장인물이 ‘반면교사’다. 게임에는 조직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직장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가 녹아 있다. 김 대표는 “유저들은 불합리하다고 느끼면서도 정직원이 되려고 사회가 강요하는 답을 고르곤 한다”면서 “더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졌을 때 사회의 부조리함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군사활동 확대 노리는 아베의 야심… 해상자위대 중동 파견 사실상 확정

    군사활동 확대 노리는 아베의 야심… 해상자위대 중동 파견 사실상 확정

    교전 회피 포함됐지만 무력 사용할 수도 日내부서 위헌 불사한 조치 비판 쏟아져 일본이 자국 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해상자위대의 중동 파견을 강행키로 사실상 확정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아베 신조 정권의 해외 군사활동 영역 확장의 야심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헌법에서 금지하는 교전을 회피하기 위한 방안이 포함되긴 했지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위헌을 불사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5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은 지난 13일 중동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상교통로에 대한 정부의 해상자위대 파견 계획안을 승인했다. 이르면 오는 23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 각의를 통해 의결, 내년 12월까지 1년간 해당 지역에 호위함 1척과 초계기 1대를 보낼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다만 지난 5~6월 유조선에 대한 공격이 발생했던 오만만 서북쪽 등 분쟁 위험도가 높은 지역은 이번 활동 범위에서 제외해 교전에 노출될 가능성을 차단하기로 했다. 자국 관련 선박이 위험 상황에 노출되더라도 직접 대응하지 않고 미국, 프랑스 등 다른 나라 해군이나 인근 국가 연안경비대에 보호를 요청할 방침이다. 자위대가 외부 공격에 맞대응할 경우 헌법에서 금지하는 ‘국제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무력행사’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당초 선박 운항 보호를 명분으로 요청했던 호르무즈해협 호위 연합체 참가를 거부하고, 그 대신 독자적인 형태로 자위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야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해지자 파견의 목적을 ‘조사·연구’로 규정하는 꼼수를 짜냈다. 조사·연구 목적의 경우 국회 인준을 받을 필요 없이 방위성의 자체 판단만으로 파견 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에 여권에서조차 반대의견이 잇따랐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기타가와 가즈오 부대표는 “조사·연구 목적을 내세워 섣불리 자위대가 파견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민당에서도 “(돌발적인 교전의 발생 등) 사태가 급변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지난달 1일에는 125명의 헌법학자 등이 “자위대를 파견하면 실질적으로 미군 등 타국군과의 공동활동을 피할 수 없다”며 반대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대치 정국 중심에 선 문희상 선택은

    대치 정국 중심에 선 문희상 선택은

    한국당 ‘아들 공천 세습’ 文의장 때리기임시국회 회기(개회부터 폐회까지의 기간)를 정하는 문제부터 발목이 잡힌 국회가 꽉 막힌 정국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 문희상 국회의장의 역할론이 주목된다. 사사건건 여야의 대치가 격렬해지면서 의외로 국회의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 의장은 이미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16일 본회의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이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합의 불발 시에는 불가피하게 선거제 개혁안, 검찰개혁법 등 패스스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상정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셈이다. 내년도 예산안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가까스로 통과할 수 있었던 것도 내년도 예산안을 1번 안건으로 올린 문 의장의 ‘한 수’가 유효하게 작용했다. 문 의장은 당시 본회의 안건 목록상 231번째였던 예산안을 1번 안건으로 상정함으로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통해 예산안 상정 시점을 늦추려고 했던 한국당의 전략을 무력화시켰다. 국회법상 국회의장은 본회의 개최 권한뿐만 아니라 안건 상정과 안건 순서 등을 정하는 권한도 갖고 있다. 지난 13일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회기 안건에 대해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제출한 2개의 수정안을 표결에 붙이고 1명씩 토론을 제안한 것도 여야 합의를 모색하기 위한 문 의장의 중재안이었다. 여기에 필리버스터로 맞서는 한국당에 대해 문 의장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문 의장의 결단으로 예산안이 처리되는 것을 목격한 한국당은 ‘공천 세습’을 고리로 문 의장을 공격하고 있다. 문 의장의 지역구(의정부 갑)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아들 문석균씨를 겨냥한 것으로, 문 의장에게는 도덕적 부담이 큰 사안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인영 “16일 본회의 요청…공수처·선거법 단일안 상정할 것”

    이인영 “16일 본회의 요청…공수처·선거법 단일안 상정할 것”

    “4+1 협의체 선거법 의견 접근”“검경수사권 조정안까지 상정하겠다”“식물국회 만든 황교안 독재 끝내야”“한국당 필리버스터 억지극 뚫겠다”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요청한 사흘간 여야 협상과 관련,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지만, 새로운 결단과 준비를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면서 “내일(16일) 다시 본회의 개최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이 대화와 타협의 정치에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렸다”며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강행을 시사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강권한 사흘간의 협상 시간이 끝나간다”면서 “내일(16일) 본회의에 선거법은 물론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까지 최종 단일안을 작성하고 상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회는 멈췄어도 민생은 결코 멈춰선 안 된다. 이제 좌고우면하지 않고 전력질주할 시간”이라면서 “4+1 협의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는 어제 오늘을 거치면서 다시 합의점을 만들기 위해 근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을 개혁하라, 정치를 개혁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더 이상 지체할 수도 없다”면서 “예산 부수법과 민생법, 선거법과 검찰개혁법, 유치원법 등 처리를 위한 시동을 다시 걸겠다”고 말했다.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전날 장외집회에서 ‘죽기를 각오해 싸우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데 대해서는 “제1야당 대표가 내뱉는 극우의 언어와 막무가내식 난사에 그저 한숨만 나온다”면서 “황교안 체제가 시작되면서 우리 국회는 정확하게 식물국회가 됐다. 대화와 타협은 없고 협상과 합의는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안정치를 연상케 하는, 황교안의 독재라는 구시대 정치가 우리 국회를 파탄내고 있다. 황교안 야당독재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대화의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고목에서 새싹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이어 “목숨을 걸려면 국민의 삶에 정치 생명을 거는 게 도리다. 선거 특권, 검찰 특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운운하며 국민의 삶을 난폭하게 볼모로 삼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하기 어렵다”면서 “온 국민이 황교안 체제라는 폭주 기관차가 국회를 마비시키고 민생의 길에서 탈선하는 모습을 똑똑히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한국당의 회기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기습 신청에 대해서도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이라는 희대의 억지극을 뚫어내겠다”고 못박았다. 그는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은 원리적으로 모순이고, 원천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한다”면서 “애초에 합의한 적이 없다는 한국당의 주장은 변명일 뿐이다. 민주당과 한국당 안을 놓고 2명씩 5분간 찬반토론을 벌이자던 합의는 도대체 무엇이냐”고 반박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핵심으로 한 선거법 협상과 관련해 난항을 겪고 있는 여야 ‘4+1’ 협의체의 선거법 협상에 대해선 “4+1 합의를 다시 추진하고 본회의 성립의 기본을 다시 마련하겠다”면서 “지난 금요일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과의 협상과 관련해 “필리버스터 진행 중간이라도 협상은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면서 “그러나 합의만 하면 파기하거나 새로운 조건을 추가하면서 사실상 합의를 무력화하는 행위를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당, 회기 안건부터 기습 필리버스터…“30일” vs “쪼개기” 충돌

    한국당, 회기 안건부터 기습 필리버스터…“30일” vs “쪼개기” 충돌

    文의장, 회기 결정 안건 필리버스터 불허황교안 “12척 배로 133척 왜선 격파”심재철 “헌정사 유례없는 쪼개기 국회”한국당 의총장에 ‘아빠 찬스 OUT, 부자세습 NO’자유한국당이 13일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상정을 예고한 국회 본회의 첫 번째 안건인 ‘12월 임시국회 회기 결정을 위한 안건’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했으나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심재철·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문 의장과의 회동에서 오후 3시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으나 처리 안건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본회의가 지연되고 있다.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저지 필리버스터와 민주당의 맞불 전략을 결정할 12월 임시국회 회기 결정부터가 난항이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소집된 임시국회 회기를 16일까지로 정해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한다는 전략이다. 필리버스터는 해당 회기가 종료되면 함께 종료해야 하고 다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지체없이 표결해야 한다. 한국당이 이날 필리버스터를 하더라도 16일 회기를 끝내고 다시 17일부터 쪼개기 임시국회를 소집해 표결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통상 여야가 임시국회를 30일간 진행해온 대로 회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심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문 의장은 헌정사 유례없는 쪼개기 국회를 하려 하고 있다”며 “회기 일정은 여야 합의로 이뤄져 왔는데 그런 합의를 무시한 여당과 어용 정당의 일방적 회기 결정은 의회민주주의 유린하는 만행”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법에 30일로 돼 있는 임시회기를 쪼개는 건 여당의 음험한 속내를 현실화하려는 불법적 술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당 의총장에는 문 의장을 겨냥해 ‘아빠 찬스 OUT, 부자세습 NO’라는 문구가 나왔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 같은 항의 문구를 담은 피켓을 들고 문 의장의 정치적 중립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나흘째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농성 중인 황 대표도 의총에 참석해 “12척 배로 133척 왜선을 격파한 명량해전의 충무공도 생각했다”며 “지금 저의 마음은 ‘나를 밟고 가라’, 제가 로텐더홀에 깔아놓은 현수막 그 마음 그대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패스트트랙 날치기 시도를 막아야 한다”며 “여기 로텐더 홀에 다 드러눕더라도 최후의 순간까지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38노스 “北서해발사장에서 10m 트럭·크레인 추정 물체 포착”

    38노스 “北서해발사장에서 10m 트럭·크레인 추정 물체 포착”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0m 길이 ‘트럭’과 ‘크레인’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포착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성 발사 등 대미압박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다. 38노스는 11일 촬영된 새 상업위성사진을 토대로 수직엔진시험대 인근의 연료·산화제 저장고 옆에 길이 10m의 트럭이 보인다고 밝혔다. 38노스는 크레인으로 추정되는 물체도 인근에서 포착됐지만, 해상도가 낮아 분명한 평가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엔진시험대 서쪽의 관측시설에서도 차량 1대가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38노스는 트럭과 차량 등의 구체적 활동과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은 내놓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8일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으로 불리는 서해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공개적으로 ICBM이나 위성 발사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해발사장은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폐기를 약속한 곳이기도 하다. 북한은 같은 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발사장의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관련국 전문가 참관하에 영구 폐기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38노스는 전날 북한이 폐쇄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차량과 사람이 다닌 자국이 관찰됐다고 밝혀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지난해 5월 폐기한 곳이다.북한은 당시 한국과 미국 등 5개국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핵실험장 2·3·4번 갱도와 막사, 단야장(금속을 불에 달구어 버리는 작업을 하는 자리), 관측소, 생활건물 본부 등을 연쇄 폭파하는 방식으로 핵실험장 폐기를 진행했다. 그러나 38노스는 당시 폭파가 ‘쇼’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주장을 계속 제기해왔다. 38노스는 지난해 12월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지원 구역 내 현장에서 20여명의 인력이 발견됐을 뿐 아니라 도로가 잘 유지되고 있고 실험 구역으로 이어지는 도로에 차량이 지나간 흔적도 선명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서해발사장에서는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얼마되지 않아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대가 빠른 속도로 재건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북한이 회담 결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지만 실제 무력시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예산안 강행·국회법 개정 시도, 국민은 안중에 없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전격적인 강행 처리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그제 밤 국회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합의한 512조 3000억원 규모의 수정 예산안을 상정, 통과시켰다. 내년도 예산안은 사상 최초로 500조원을 넘는 초슈퍼 규모였다. 꼼꼼한 심의를 통해 혈세 낭비를 막아야 했지만 예산 심의 과정은 ‘역대급 졸속’으로 기록될 것이다. 수정안 접수 2시간 만에 심사도 없이 강행 처리했다. ‘깜깜이 통과’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반발을 무시하고 강행 처리한 것은 다수를 앞세운 범여권의 횡포로 볼 수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00일에 이르는 정기국회 회기는 결코 짧지 않다. 선거법 개정안과 패스트트랙 법안을 둘러싼 대치로 삭발과 단식으로 이어지는 극한투쟁과 장외집회 등 대화 실종을 자초하면서 국회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 지도부의 선거공약이다. 소속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폭력 사태’로 처벌받지 않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한다. 현재 60여명의 한국당 의원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됐다. 현행 국회선진화법 위반의 경우 5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자신들이 처벌받을 가능성이 커지니 아예 그 법 자체를 바꾸겠다는 황당한 발상이다. 입법권을 갖고 자신들의 보신책을 삼겠다는 것은 일반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특권의식’의 발로다. 문제는 앞으로다. 어제부터 임시국회가 다시 시작됐다. 범여권은 4+1협의체를 가동해 선거법과 공수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강행할 태세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필리버스터와 함께 수정안을 대거 제출하며 시간 끌기 전략을 준비 중이다. 쪼개기 임시국회라는 편법도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국회는 극렬하게 대치할 게 뻔하다. 식물국회, 동물국회라는 국민적 비판에 다시 직면하게 된다. 여야 모두 ‘국민의 뜻’을 운운하지만 정작 민생 정치는 실종된 상태다. 국회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실종되고 당리당략만이 판을 치는 것이 우리의 정치다. 이런 구태정치는 내년 4월 총선을 통해 국민들의 엄정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악의 오명을 달고 정치 무대에서 사라지는 20대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참으로 착잡하기만 할 것이다.
  • 내신 1등급 비법 담은 ‘황금 족보’ 꿀팁…SKY캐슬 뺨치는 대치동 입시설명회

    내신 1등급 비법 담은 ‘황금 족보’ 꿀팁…SKY캐슬 뺨치는 대치동 입시설명회

    정시 트렌드 ‘선행재수’ 등 정보 가득 아무나 못 가는 그들만의 설명회 후끈 자소서 폐지 대안 위한 ‘세특’ 비법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일으킨 나비효과로 지난달 28일 발표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 사교육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누구보다 발 빨르게 교육제도 변화에 몸을 바꿔 온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새 입시제도 개편안에 대한 설명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최근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열린 ‘대입 공정성 개선안 분석 긴급 설명회’ 자리는 소수 정예 인원만 신청받았지만 빈 좌석 없이 꽉 들어찼다. 평일 오전에 열렸지만 ‘열성 아빠’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이날 설명회의 요점은 정부가 아무리 공정성 강화를 강조해도 학원가에서는 ‘복안’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었다.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공정성 강화 방안에 대해 ‘이제 대입은 학종 반, 정시 반’이라고 요점을 콕 집어 냈다. 정부가 아무리 정시를 확대하더라도 학원가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시 확대에 따라 새롭게 나온 트렌드로 가장 먼저 ‘선행재수’가 소개됐다. 학원 강사는 선행재수에 대해 일단 특목고에 입학해 자신의 실력을 입증받은 뒤 나머지 2년은 자퇴하고 수능시험 공부에만 몰입해 내신 성적 신경쓰지 않고 정시로 대학에 입학하는 전략이라고 요약했다. 대학 진학을 위해 공교육을 포기하라는 말이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여전히 대입에서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황금족보’를 제공한다고 했다. 황금족보는 이 지역 고교 졸업생 설문조사를 통해 만든 내신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비법이라고 한다. 황금족보에는 내신 경쟁이 치열한 강남 8학군 고등학교 국·영·수 주요 과목 교사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담고 있다. ‘시험 난이도 중상. 1등급 컷 90점 정도. 서술형 부분 점수 없고 배점 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련 일함. 학생부 꼼꼼하게 잘 적어 주심’ 등과 같이 수행평가 꿀팁, 내신 시험 정보 등을 학생 설문조사를 통해 데이터화했다.‘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대응 비법도 나왔다. 앞으로 학종에서 자기소개서를 폐지하고, 자율동아리와 수상 경력 기재를 제한하면서 ‘세특’만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학종이 무력화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학원 강사는 학부모들에게 교사와의 유대관계를 만들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교육평론가 이범씨는 “학생 개개인의 ‘세특’을 쓰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라 현장 교사들도 곤혹스러워한다”며 “교육부가 내년 초 ‘세특’ 표준안을 발표하면 학생들이 대치동 학원에서 받아 온 내용을 교사들이 학생부에 입력만 하는 상황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교육부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학원가에서는 ‘선행재수’, ‘황금족보’, ‘세특 대응비법’ 등의 대응 방안으로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학원가에서 쏟아지는 편법 속에서 교육부의 공정성 강화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두고 볼 일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대치동 언저리 기자의 교육 이야기’는 진정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기획 시리즈입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느끼는 각종 교육 정책에 대해 진솔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 정세현 “北 새로운 길 갈 것...한중일 정상회의 시기 불안해”

    정세현 “北 새로운 길 갈 것...한중일 정상회의 시기 불안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이 북한이 이달 말 개최가 예정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번복하고 23~24일 한중일 정상회의에 맞춰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부의장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소집해놓은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지난해 4월 열린)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번복할 것”이라며 “사정 변경의 원칙을 들면서 사정, 환경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약속 더이상 지킬 수 없게 됐다는 명분 걸어서 취소 혹은 (미사일을) 쏘리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23~24일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기대 거는 경우도 있긴 있던데, (북한은) 그런날 사고를 친다. 좀 불안하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고 핵개발과 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선언한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같은 내용을 약속했다. 그러나 정 부의장은 이같은 약속은 ‘미국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이라는 조건절이 붙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에 나오는 동안 만큼은 우리가 핵실험, 미사일 발사 더 할 생각 없다라는 식으로 얘기했을 것”이라며 “북한 원래 화법이 그렇다”고 했다. 이어 정 부의장은 “오는 15일에 한국에 오는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어떤 복안 가지고 오는지 알 수 없지만, 그러나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굴복했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는 조치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결국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군사적 도발의 종류에 대해선 핵실험 재개보다는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 부의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불러올 가능성 있는 ICBM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을 쏘질 않고,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을 쏠 것)”이라며 “우주개발이란 명목으로, ICBM 고도화를 얼마든지 과시하면서 그걸로 다음번 협상카드로 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만약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감행된다면 미국의 대응카드는 없다고 정 부의장은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계산으로는 (미국이) 말로는 군사적 보복이지만, 현실적으로 행동에 옮기지 못할 정도로 동북아 정세는 미국에 유리하지 않다”며 “미국은 안보리 제재도 못하고 경고하는 것 이상 뭘 할 수 있겠나”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우방인 중국의 반응도 중요한 변수는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 사람들은 중국과 자신의 행동을 러시아가 지지하고 안하고 여부에 관심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정 부의장은 “(북한이) ICBM 개발은 계속하고 공격 위협도를 높이는 실험을 심심찮게 하면서 미국이 다급해서 협상에 나오도록 하겠다고 하는 아주 고강도 벼랑끝 전술을 내년에 계속 쓰는 경우에 문재인 정부 입장이 참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씨줄날줄] 북한의 일본어학과/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북한의 일본어학과/황성기 논설위원

    북한이 최고 교육기관으로 자랑하는 평양의 김일성종합대학이 2년 전부터 일본어학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지난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학생은 약 20명으로 대부분은 평양외국어대학 부속고교를 졸업해 일본어 학습 경험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김일성종합대학의 홈페이지를 보면 21개 학부 중 하나인 외국어문학부에 12개의 강좌가 있는데 일본어 강좌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외국어문학부 산하에는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외에도 일본어문학과 등 총 6개의 학과를 두고 있다. 평양 사정에 밝은 일본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은 특정 대학을 소속으로 뒀다가 분리하곤 하는데 평양의학대학은 2010년 김일성종합대학에 포함됐다가 올해 10월 다시 분리됐다. 김일성종합대학이 일본어학과를 신설했을 수도 있지만 평양의학대학의 사례를 볼 때 김일성종합대학과 거리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평양외국어대학에 있던 일본어 분야를 통째로 흡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재학생이 2000명인 평양외국어대학의 일본어학과는 영어 전공자인 1000명에는 못 미치지만 한때 중국어 전공자에 육박하는 400명까지 학생을 둘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와 일본인 관광객의 방북 감소, 북일 외교관계의 불투명성 등으로 2015년에는 40명까지 줄었다고 한다. 경위야 어찌됐든 김일성종합대학이 일본어학과를 둔 것은 향후 대일 관계의 수요를 고려한 북한 지도부의 판단일 공산이 크다. 2017년이라면 북한이 9월의 6차 핵실험과 11월의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전한 시기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은 물론 미국, 중국과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세상에 나오고 비핵화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이 구상했던 북미 수교가 진전되면 한반도 평화체제의 화룡점정 격이 북일 국교정상화이다. 김 위원장 판단에도 북일 수교가 그리 멀지 않은 지점에 있었을 것이나 북미 3차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 불발로 내년 미국 대선 이후로 협상이 늦춰지면서 북미, 북일의 관계 개선은 언제 이뤄질지 점칠 수 없게 됐다. 김일성종합대학의 외국어문학부나 평양외국어대학은 출신 성분이 남다른 수재들이 가는 곳이다. 리용호 외상과 북미 협상을 진두지휘하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모두 평양외국어대학 영어과 출신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의 일본어 전공자가 외무성에 들어간 뒤 북일 정상회담의 통역이나 정책입안자로 활약할 날이 과연 올지 궁금하다. marry04@seoul.co.kr
  • [글로벌 In&Out] 벼랑 끝으로 가는 김정은의 고민/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벼랑 끝으로 가는 김정은의 고민/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평화의 해’였던 2018년을 지나고 사람들은 올해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가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북미 관계는 2월 하노이 회담에서 교착상태에 빠졌고 이제 답보상태에서 새로운 적대 국면으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발은 원래 순수하게 무기를 개발해 전쟁 억지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협상 유도와 협상 원칙의 조정 등 여러 목적이 담겨 있다. 경제적 보상과 국제무역 제재 완화, 체제 인정의 목적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 상황에서의 도발은 2017년에 확인됐듯이 북한에 오히려 더 불리한 상황으로 이끌 수 있고 성과를 거두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북미 실무회담의 사실상 결렬 전후 북한은 단거리로켓(소위 ‘발사체’)을 빈번히 실험하고 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를 통해 연말까지의 협상 시한을 여러 번 경고한 바 있다. 지난 11월에 북한 외무성 고문인 김계관은 더이상 북한은 비핵화 협상조차 관심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에 북한에 대한 무력 행위의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비핵화 합의를 신속히 촉구한다는 발언도 했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미 협상을 연말까지 하고 만약에 안 되면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 경고를 계속 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어떤 길로 갈 수 있을까. 북미 대화 답보상태에서 빠져나오려면 성공적 협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북미 간에 비핵화에 대한 이견이 조정되지 않고 있고, 북한은 일방적 비핵화 의지는 없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단거리로켓으로는 불만을 표시하기에 ‘새로운 길 개척’의 의지가 미흡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렇기에 동창리에서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 미중이 무역분쟁으로 매우 안 좋은 국면에 놓여 있기 때문에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추가 제재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해도 채택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중국의 원조와 관광객을 많이 받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이 가장 큰 변수다. 그렇기 때문에 안보리 추가 제재도 중요하지만 중국의 원조와 관광객수도 중요하다. 중국은 쉽게 되돌릴 수 없는 유엔안보리의 추가 제재를 막을 공산이 적지 않지만, 원조와 관광객수를 단기적으로 대폭 줄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북한의 안정이 중국에도 큰 변수인 만큼 장기적 제재를 하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당국은 중장거리 미사일이 ‘적당한’ 도발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핵실험은 남한과 미국에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핵실험이 문제라면 중국도 동아시아의 안전을 핵심적 외교 목표로 삼는 만큼 추가 제재도 승인할 수 있을뿐더러 독자 제재도 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물론 북한 당국은 그런 계산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 당국이 계산법을 바꾸었는지는 의심스럽다. 2017년 제재 강화를 제대로 예상하지 못한 선례도 있으니 충분히 오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유세에서 북한 도발 행태가 불리한 영향을 미치게 되면 협상을 장기적으로 중단할 수도 있고 도발이 너무 크면 남한 총선과 중국 태도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한 당국도 이런 타산을 했는지 내년이 돼야 알 것이다. 도발이 2017년 이후 큰 역효과를 불러왔기에 ‘새로운 길’, ‘잃을 것이 없다’ 등의 협박을 계속 해선 안 된다. ‘적정 수준’의 도발, 즉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수준의 도발을 해도 협상 전환이나 원조 증가 등의 경제적 혜택은 얻지 못할 것이다. 도발은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도발 시 북미 대화의 답보 상태와 유엔 제재 장기화밖에 예상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 러·우크라 “연내 전면휴전 합의”… 5년 반 만에 내전 끝내나

    러·우크라 “연내 전면휴전 합의”… 5년 반 만에 내전 끝내나

    포로 교환·철군 합의… 4개월뒤 회담 재개 러 병력 완전철수 등 일부 쟁점 이견 여전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정상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무력 분쟁을 끝내기 위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했다. BBC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재한 가운데 처음 대면했다. 양국은 서면 공동성명을 통해 연말까지 모든 분쟁 관련 억류자 석방 및 교환에 합의했다. 또 우크라이나 내 6개 대치지역 중 양측이 기존에 철수한 3개 지역을 제외하고 남은 세 군데에서도 내년 3월 말까지 군을 철수시키고, 이행 점검을 위한 추가 회담을 4개월 뒤 열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 지원과 지휘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분리주의 반군은 5년 반 동안 무력으로 충돌해 1만 3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내전은 2014년 3월 키예프에서 친러 성향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탄핵되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면서 시작됐다. 친러 반군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장악한 뒤 각각 분리·독립을 선언, 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했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에 군사작전으로 대응했다. 같은 해 9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러시아 군대와 중화기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진입하고 있는 걸 확인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크림반도 인근 해역에서 우크라이나 군함 세 척이 러시아에 나포되는 등 양국 긴장은 최근까지 계속됐다. 배우 출신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4월 동부지역에 평화를 다시 가져오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그는 당선 뒤 러시아와 대화를 서둘러 재개하려 애썼고, 지난 6월 스타니차 루한스카, 졸로테, 페트리브스키 등 3개 지역에서 먼저 철군하는 등 다소 무리하다고 판단될 수 있는 러시아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여 강경론자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결과 지난 9월 양측의 대규모 포로 교환이 성사됐으며, 지난달에는 러시아가 나포했던 우크라이나 군함 3척을 풀어 주는 등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날 협상도 돈바스 지역에 특별 자치권을 허용하기로 한 젤렌스키의 통 큰 양보 덕에 마련됐다. 이날 휴전 협정에도 양국은 아직 해당 지역에 남아 있는 러시아 병력의 완전 철수, 분리주의자들의 별도 선거 허용 등에 관해서는 아직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푸틴은 돈바스 지역 특별 자치권을 우크라이나 헌법 개정을 통해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젤렌스키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대가로 영토를 양보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도발 선 넘지 말라, 벼랑끝 경고… 시한 넘기지 말라, 계산된 침묵

    도발 선 넘지 말라, 벼랑끝 경고… 시한 넘기지 말라, 계산된 침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며 강력한 대북 경고에 나선지 하루 만인 9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발사 및 추가 도발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소집한 것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협상의 레드라인을 건너지 않도록 경고한 것으로 읽힌다. 그간의 말싸움에서 그치지 않고 대북제재 결의 등 소위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지만, 재선을 앞두고 북한 문제가 악재로 불거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미국은 11일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 요청과 함께 대북 정밀 감시도 강화했다. 미군 정찰기는 10일 한반도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등 지난 7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로켓 엔진 시험 이후 연일 상공을 날고 있다. 북한이 ICBM 도발까지 가지 않도록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다. 미국은 그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애써 대응하지 않았다. 북한은 올해 13차례에 걸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는데 미국은 단 4건의 독자제재로 맞섰다. 지난해 11건과 비교해 적다. 하지만 ICBM은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기 때문에 내년 재선에 큰 걸림돌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실험 및 ICBM 발사 등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다른 자신만의 외교적 치적이라고 강조해 왔다. 북한이 ICBM이라는 선을 넘으면 반(反)트럼프 진영의 언론 및 민주당의 공세가 거세진다. 따라서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수세 몰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 ‘때리고 어를 수’밖에 없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거래의 달인이라는 트럼프 대통령도 내년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 ‘더 잃을 게 없다’는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을 맞설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서 “이에 유엔 안보리를 동원, 북한에 경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안보리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발을 이어 갈 경우 뒷배로 여기는 중러 역시 도울 수 없다는 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대북 제재의 공고화도 꾀하는 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보리 회의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논의를 무산시켰다는 점에서 일종의 대북 유화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이날 “미국이 11일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하면서 10일 예정됐던 안보리 차원의 북한 인권 문제 토론회가 무산됐다”며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과 비핵화 합의 타결을 시도한 2년간의 외교적 노력을 지키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을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정찰기 ‘3주 연속’ 한반도 떴다…北 ‘공개 압박’ 나선 듯

    美정찰기 ‘3주 연속’ 한반도 떴다…北 ‘공개 압박’ 나선 듯

    미군 정찰기가 최근 3주동안 1주일에 최대 3회씩, 매주 정찰활동을 벌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군이 ‘위치 식별 장치’를 켜놓아 민간사이트로도 손쉽게 비행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공개적인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최근 동창리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히면서 미군이 대북 감시활동을 강화한 것으로 보여진다. 10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이날 미국 공군의 지상감시정찰기 E-8C 조인트 스타즈가 한반도 상공 3만 3000피트(1만 58.4m)를 비행했다. E-8C는 폭 44.2m, 길이 46.6m, 높이 12.9m로 순항속도는 마하 0.8이다. 한 번 비행하면 9~11시간가량 체공할 수 있고 항속거리는 9270㎞에 이른다. 통합 감시 및 목표공격 레이더 시스템 등을 탑재한 E-8C는 고도 9~12㎞ 상공에서 북한군의 미사일기지, 야전군의 기동, 해안포 및 장사정포 기지 등 지상 병력과 장비 움직임을 정밀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최근 북한의 도발 빈도가 늘어나면서 대북 감시활동을 대폭 강화하는 모습이다. E-8C는 지난달 27일에도 한반도 상공에서 작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과 30일에는 EP-3E, 드래건 레이디(U-2S)가 한반도 상공으로 출동했다. 1주일에 한반도에 정찰기를 3회나 띄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이달 들어서는 3일 E-8C가 한반도 상공에 등장했다. 6일에는 RC-135V가 경기도 상공을, RC-135S가 동해 상공을 비행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초대형 방사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북한판 이스칸데르 신형전술유도무기를 잇따라 쏘아올려 ‘연말 시한’을 앞두고 도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정찰활동 강화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공개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군은 은밀한 활동이 필요한 정찰기의 위치 식별 장치를 켜놓고 비행하고 있어 공개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도발 가능성 등을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회의에서는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최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포착되고 있는 도발 동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회의는 뉴욕시간으로 11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도 이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참여연대 “2년간 종부세 부담 증가 1%도 안돼…‘폭탄론’은 허구”

    참여연대 “2년간 종부세 부담 증가 1%도 안돼…‘폭탄론’은 허구”

    참여연대, 서울 아파트 2년간 시세차익과 종부세 증가 비교서울 지역 아파트 종합부동산세 인상분이 집값 상승액 대비 1%도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종부세 폭탄론’이 허구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9일 이슈리포트를 내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지난 9월까지 2년 연속 거래가 있었던 아파트 단지의 시세증가액을 분석한 결과다. 참여연대가 공공데이터포털, 국가공간정보포털 등에 공개된 2018~2019년 부동산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실거래가가 오른 서울 아파트 매물은 모두 1만462호였고, 이중 종부세 대상인 공시가 9억원 이상 아파트는 4906호였다. 참여연대는 “4906호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 평균 시세증가액은 1억 4305만원이었지만, 종부세 예상 인상분은 67만원에 불과했다”면서 “올해 종부세가 올랐다고 하지만 이는 시세 증가분의 0.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강남구의 우성캐릭터199 아파트 164.97㎡(50평)는 실거래가가 3억 3000만원 상승했지만 종부세 인상액은 20만원으로 시세증가액의 0.1%였고,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84.97㎡(25평)는 1년 동안 오른 실거래가 2억 5591만원이지만 올해 예상 종부세 인상액은 180만원으로 0.7% 수준이다. 이에 참여연대는 “과거 정권에서 ‘부자 감세’ 기조 하에 추진된 종부세 무력화와 부동산공시법이 정의한 기준조차 위배하는 부동산 공시가격 결정 때문에 고액 자산가 계층에게 마땅히 과세됐어야 할 세금이 누락됐다”면서 “현재 한국의 부동산 실효세율은 약 0.16%로 OECD 평균인 0.3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집값 상승분이 종부세 부담을 상쇄하지 않도록 보유세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북한 성공한 중대시험은 과연 무엇?…로켓엔진 가능성

    북한 성공한 중대시험은 과연 무엇?…로켓엔진 가능성

    북한이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실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가운데 미국의 핵 전문가는 로켓엔진시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책임자는 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위성사진을 통해 시험 전과 후로 추정되는 사진을 보면 서해에서 로켓엔진시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루이스 소장은 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랩스에서 제공한 사진을 통해 북한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위성발사장을 분석했다. 그는 지난 7일과 8일 북한 서해위성발사장을 찍은 위성사진 두 장을 트위터에 올려 비교하면서 “차량과 물체들이 시험을 위해 7일 나타났다”면서 “이들은 8일 대부분 사라졌지만 현장은 시험에 따른 가스분출로 어지러워진 상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루이스 소장은 지난 5일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엔진 시험대에 전에 없던 대형 화물용 컨테이너가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이를 가리켜 위성 발사대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동력을 공급하는 데 쓰이는 엔진의 시험을 재개하려는 준비작업일 수 있다며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또한번 변화시키는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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