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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 단절한 북한, 남한에 적개심 폭발 “얼빠진 자들”

    통신 단절한 북한, 남한에 적개심 폭발 “얼빠진 자들”

    대북전단 문제를 내세워 남북한 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끊은 북한이 10일에도 남측을 규탄하는 여론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북한 관영·선전매체들은 10일 각지에서 각계각층 인사들의 비난 목소리를 앞다퉈 소개하면서 남한 당국을 향한 강한 적개심과 불만을 드러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황해남도 신천박물관 앞에서 진행된 조선사회주의민주여성동맹의 항의 군중집회와 규탄모임 소식을 실었다. 6·25전쟁 때의 미군 만행을 전시했다는 신천박물관은 ‘반미 교양’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은 “어머니들은 쓰레기들의 망동을 묵인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행태가 더 역겹다. 북남관계를 총파산시켜야 한다고 하며 격분을 누를 길을 없어 하고 있다”면서 남측 정부를 겨냥했다. 야외에서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낀 여성들이 “자멸을 재촉하는 역적무리들을 송두리째 불태워 버리자!” “민족반역자이며 인간쓰레기인 탈북자들을 찢어 죽여라” 등의 구호와 함께 선 집회 모습이 사진으로도 공개됐다. 노동신문은 군에 입대하면서 최전방 초소 배치를 희망하는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 저속한 표현으로 남측을 비난하는 시를 지은 김형직사범대 어문학부의 최남순 강좌장 등의 인터뷰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온 나라가 분노의 불길로 활활 타 번지는 때”, “어디를 가나 폭발 직전의 긴박한 공기” 등의 표현을 통해 남측을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북한 사회 전반을 뒤덮고 있음을 드러냈다. 항의 집회를 촉발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지난 4일자 담화를 최고지도자 교시처럼 떠받드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또 대외 선전매체들은 남한 당국이 미국에 굴종하면서 매국 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조선의오늘’은 남한 당국의 남북협력사업 추진을 “얼빠진 자들의 부질없는 몸부림”이라고 폄하하면서 “친미사대와 동족대결 책동으로 북남관계는 날이 갈수록 개선이 아니라 파국의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별도 기사에서도 “오늘 긴장 격화의 주된 원인은 친미사대행위에 매달리는 남조선 당국과 그에 맞장구를 치며 돌아가는 집권여당에 있다”면서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남측에 돌렸다.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당국이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하고 뒤돌아 앉아서는 외세와 작당질하여 무력으로 동족을 압살하려는 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동족대결의 흉심이 더 교활·악랄해졌다”고 일갈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9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 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며 통신선 차단을 ‘첫 단계’로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연락사무소 통신선, 동·서해 군 통신선, 통신시험연락선(기계실 간 시험 통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핫라인이 모두 끊겼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글로벌 In&Out] 북중 관계와 북한의 대내 선전/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북중 관계와 북한의 대내 선전/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북중 관계는 북한의 대내외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다. 중국은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고 유엔안보리 회원국이자 공식적으로 사회주의를 표방한 국가로서 국제무대에서 북한을 무력 내정 간섭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외교 파트너다. 지난 4일 조선로동당의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대변인 담화’라는 제목으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승인을 지지하고 미국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기사를 발표하면서 “폼페이오가 오늘의 공산당이 10년 전과 다르다고 한 것을 보면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가 날로 장성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자인”했다며 “순차가 다르지만” 중국식 사회주의에 대한 공격은 곧 북한 체제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조한 대목에선 중국의 비중을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는 북한이 ‘역사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내부 선전에도 관건적인 역할을 한다. 중국 혁명기에 대한 오늘날 북한의 인식과 사료를 간략히 소개해 보겠다. 북한의 세계사 교과서에서는 중국 내전에서의 중공 승리를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의 명령을 높이 받들고 조선의 우수한 아들딸들은 동북해방작전과 해남도전투에 이르는 가렬처절한 전화의 나날에 청춘도 생명도 다 바쳐 가며 전투마다에서 영웅적 위훈을 세웠다. 조선 인민의 국제주의적 지원에 무한히 고무된 중국인민해방군은 중국 공산당의 영도 밑에 1947년 여름부터 반공격에로 넘어갔다.” 중국 혁명에 참여한 조선인들은 김일성의 명령으로 파견됐으며 북한의 국제적 지원이 중공 승리의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의 근거로 북한 측은 여러 가지 자료를 제시한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김일성이 1945년 9월 15일 ‘중국 동북 지방에 파견되는 군사정치 간부들과 한 담화’라는 문서다. ‘김일성전집’ 제2권에 수록된 이 자료에 따르면 김일성이 일찍이 해방 직후부터 중국 혁명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조선이 갓 해방됐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민의 혁명 투쟁이라는 ‘성스러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국제주의 전사’를 중국으로 파견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일단 많은 조선인이 중국 혁명에 참가해 큰 공을 세웠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제2차 국공내전 시기에 북한은 중공군에 물자·의료적 지원, 그리고 휴양도 제한적으로나마 제공했다. 그런데 당시 조선인의 중국 혁명 참가는 김일성, 북한 지도자들과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담화 자료를 보면 해방 직후 조선인의 중국 파견은 마치 김일성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처럼 묘사되지만 사료를 보면 그런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일제 패망과 소련군의 북한·만주 점령이 결정되면서 조중러 3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소련군은 갑작스러운 일제의 항복으로 만주 공격 작전과 조선 해방 작전에 참가하지 못한 88특수보병여단을 해산하고 중국인과 조선인 전사들을 점령 지원에 파견하기로 했다. 파견 계획은 소련 극동군 정찰부장인 추비린(Чувырин) 소장이 담당했다. 그가 소련 극동군 최고사령관 바실레프스키 원수에게 보낸 보고서를 보면 강건을 비롯한 조선인들이 소련군 명령으로 만주에 파견됐고, 그 목적은 ‘국제주의적 지원’이 아니라 소련군 위수사령관 지원이었다는 것이 확인된다. 따라서 파견 직전 김일성이 그들 앞에서 연설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날짜와 내용은 김일성전집에 수록된 자료와 많이 다르다고 판단된다. 또한 한국전쟁 중 미군이 노획한 북한 내부 자료에서도 1919년의 3·1운동이 중국 혁명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는 견해가 있으나 국공내전에 참전한 조선인들을 김일성 또는 북한 정치 엘리트들이 파견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라도 인정하는 흔적도 거의 안 보인다.
  • ‘라다크의 봄’ 원하는 印… 힘만 과시하는 中

    ‘라다크의 봄’ 원하는 印… 힘만 과시하는 中

    반세기 넘게 이어진 국경 분쟁으로 갈등의 골이 깊은 중국과 인도가 최근 불거진 라다크 지역의 국지전을 평화적으로 풀겠다고 선언했다. 인도가 자국 영토를 침범한 중국과 ‘대화를 통한 해결’ 의사를 피력한 것은 ‘전면전은 힘에 부친다’는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인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두 나라는 합의에 따라 접경지역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 라다크의 평화를 지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지난달 5일 라다크에서 양국 군인 250명이 난투극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이틀간 이어진 총격전과 투석전으로 양측 군인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흘 뒤에는 라다크에서 1200㎞ 떨어진 시킴에서 재차 충돌했다. 그러자 중국군은 인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지역으로 병력 5000여명을 들여 보냈다. 이에 맞서 인도군도 국경 지대에 1만명을 배치해 긴장감이 커졌다. 어느 나라나 자기 영토에 다른 나라 병력이 들어오면 무력으로 격퇴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인도가 대화를 강조한 것은 중국과의 정면 대결이 역부족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서다. 아키 베리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인도가 미국과 협력하고 있지만 아직 중국에 맞설 경제력이나 군사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껏 기세를 올렸다. 국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양국의 군사회담이 열린 지난 6일 중국중앙(CC)TV는 중국군 기동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후베이성에서 출발한 중국공군이 수천㎞ 떨어진 서북 지역 고원지대로 이동했다고 소개됐다.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았지만 인도를 겨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3500㎞ 가까이 맞대 분쟁이 일상화돼 있다. 두 나라는 1950년대까지 긴밀히 협력했지만 1959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1962년에는 전쟁도 벌였다. 1993년 평화협정 체결 뒤로 심각한 충돌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국경선이 확정되지 않아 불씨가 남아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무원 정년연장 불 지핀 입법조사처

    공무원 정년연장 불 지핀 입법조사처

    국회입법조사처가 일반직 기준 만 60세인 공무원 정년을 공무원연금 수령 나이인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심층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공무원 정년 연장을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경제 전시상황에서 사회적 갈등만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많다. 9일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정치행정조사실은 최근 발간한 ‘21대 국회 주요 입법 정책 현안’ 보고서를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인해 연금수급이 60세에서 65세로 연장됨에 따라 퇴직 후 소득 공백기가 1년에서 5년까지 발생하게 됐다”며 “이에 공무원의 정년을 연금수급 시점과 동일하게 연장할 것인지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공무원 정년은 직종에 따라 다르다. 일반직은 60세로 규정돼 있고, 경찰과 소방 등 특정직도 같지만 계급정년이 있다. 교육공무원은 62세, 국립대학 교원은 65세다. 2015년 공무원연금법 개정에 따라 연금지급 시기가 60세에서 65세로 미뤄지면서 일반직과 특정직은 퇴직 후 최소 5년간 연금 없이 생활해야 한다. 입법조사처는 “선진국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해 연금수급 시기를 연장하고 이에 따라 정년도 연장하는 게 추세”라고 설명했다. 입법조사처가 수집한 해외 사례를 보면 프랑스와 스웨덴은 67세, 영국과 독일은 65세, 아시아권인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각각 65세와 62세로 공무원 정년을 규정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공무원 정년과 연금수급 시기의 불일치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임금피크제와 재고용제 도입에 따른 재정절감 규모, 공무원의 사기, 중기인력계획에 따른 공무원 인사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미증유의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공무원 ‘철밥통’만 강화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공무원 정년을 연장하면 공공기관과 민간으로 순차적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데, 비용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여 청년실업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면 연간 15조 9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공무원 정년 연장은 40대 명퇴가 일상화된 민간 직장인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울 것”이라며 “해외사례를 참조해 정년을 연장하겠다면 외국처럼 비위 공무원에 대한 연금 수급 자격을 박탈하는 등 강력한 규제도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논의가 먼저라는 의견도 많다.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원론적으로 보면 공무원 정년 연장은 향후 가야할 추세인 건 틀림 없다. 고용주인 정부가 앞장서지 않으면 민간에서도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공무원 보수체계는 상후하박이다. 퇴직에 가까울수록 보수가 많아진다. 지금 체계에서 정년 연장을 하면 국가적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공직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가 먼저다. 그 다음 정년 연장을 논의하는게 순서가 맞다”고 지적했다.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고령화 추세 등을 고려하면 정년 연장이 원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면서도 “자칫 가뜩이나 젊은층 취업도 힘든데 공무원 연장 논의만 나오면 사회적 갈등만 유발한다. 논의를 한다면 임금피크제와 연동해야 한다”고 밀했다. 김도균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년제 자체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지만 공무원 정년 연장만 논의해서는 의미가 없다”면서 “노동시장 양극화와 정리해고 등으로 정년 자체가 무력해지는 노동시장 구조를 어떻게 개혁할지 고민하는 속에서 다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공무원 정년 연장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로서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홍콩 인구 대비 경찰 수 사상 최다…“해외 은행계좌 문의 쇄도”

    홍콩 인구 대비 경찰 수 사상 최다…“해외 은행계좌 문의 쇄도”

    내년 경찰 정원 7% 늘리기로 강경파 경찰총수 취임 후 공격적 대응인권단체 “남용하면 ‘경찰사회’로 전락”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강행하면서 홍콩 내 범민주 진영에 대한 전면적 무력화에 나선 가운데 홍콩의 경찰력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의회가 전날 승인한 2020~2021년도 예산안에는 경찰 정원을 기존보다 7% 늘려 3만 8000여명까지 증가시키는 경찰력 강화 방안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홍콩의 인구 10만명 대비 경찰 수는 내년 442명에 달해 최근 20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홍콩의 인구 대비 경찰 수는 지난 2002년 428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줄어들어 2007년 이후 400명 밑으로 떨어졌지만, 2014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 이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 운영 예산도 전년도보다 무려 24.7%나 늘어 219억 홍콩달러(약 3조 4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61억 홍콩달러(약 9400억원)는 소총, 최루탄, 방패 등 시위 대응 장비를 구매하는 데 쓰이게 된다. 이는 전년도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이처럼 강화된 지원을 바탕으로 홍콩 경찰은 시위에 대해 공격적인 선제 진압 전술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홍콩 경찰은 평화 행진이 다 끝난 후 화염병, 돌 등을 던지는 시위대의 과격 행위가 도심 곳곳으로 확산하고 나서야 본격적인 진압에 나서는 방어적인 시위 진압 방식을 채택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9일 강경파인 크리스 탕이 홍콩 경찰 총수인 경무처장에 임명된 후 홍콩 경찰은 폭력 행위나 불법 시위가 발생하자마자 시위 진압에 나서는 강경하고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런 선제 진압 방식을 채택한 결과 지난달 27일 도심 시위 때는 시위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이 전면적인 시위대 체포에 나서 무려 360여명을 순식간에 체포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찰의 공격적 전략이 최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홍콩보안법 강행에도 불구하고 홍콩 내에서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 등이 적극적으로 벌어지지 않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홍콩 인권단체 민권관찰은 “홍콩의 경찰력은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를 감시할 제도는 갖춰져 있지 않다. 정부가 경찰을 동원해 반대 목소리를 억누른다면 홍콩은 ‘경찰 사회’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홍콩주민의 해외 계좌 개설 문의 증가 한편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면서 불안감에 휩싸인 홍콩 주민들의 해외 은행 계좌 개설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계 금융기관인 HSBC와 스탠더드차터드(SC)에는 최근 홍콩주민의 해외 계좌 개설 문의가 25~30% 증가했다. 이들이 계좌를 개설하고 싶어 하는 주요 나라로는 싱가포르, 영국, 호주, 대만 등이 꼽힌다.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움직임에 맞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외 계좌 개설 문의 증가는 홍콩에서 자본이 이탈할 우려를 더욱 키운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다만 해외 계좌 개설에 최소한 한 달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홍콩에 영업점을 둔 글로벌 은행 중 최근 2주간 자금이 대량 이탈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속보] 정 총리 “방역수칙 위반해 감염 확산, 구상권 청구 적극 검토”

    [속보] 정 총리 “방역수칙 위반해 감염 확산, 구상권 청구 적극 검토”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방역수칙을 위반한 곳에서 확진자가 나오거나 감염 확산을 초래한 경우 치료비나 방역 비용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적극 검토하라”고 내각에 주문했다. 정 총리는 긴급장관회의에서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과 관련해 “정부의 방역 노력을 무력화시키고 국민들을 허탈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의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정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이 같은 일탈행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주문한 데 따라 구체적 방안 논의를 위해 소집됐다. 정 총리는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개인과 사업주에 엄정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관계부처는 고위험 시설과 사각지대 점검을 전면적으로 실시해달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감염이 우려되는 시설과 사업장엔 적극적으로 행정명령을 내리고, 명령을 위반한 경우 법에 따라 예외없이 고발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역학조사나 격리조치 방해 또는 위반, 고의나 중과실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행위는 신속히 수사해 엄정 처리하라”고 당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결국 경찰청 해체… “年120조원 예산도 깎아라” 시위 거세진다

    결국 경찰청 해체… “年120조원 예산도 깎아라” 시위 거세진다

    민주당 ‘가혹 행위 금지’ 개혁안 마련 시위대 “경찰 예산 줄여 교육 예산 확대” 트럼프 “좌파가 경찰 예산 끊으려 해”지난달 25일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데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13일째 이어진 가운데 미 사회에서 ‘이참에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용의자가 조금만 저항하거나 반항해도 경찰이 목을 조르거나 총을 쏘는 지금의 대응방식도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플로이드가 숨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아예 시 경찰청을 해체하기로 했고 민주당도 ‘목 조르기’ 금지 등을 골자로 한 경찰 개혁안 논의에 착수했다. 시위에서는 ‘경찰 예산 삭감하라’(Defund the police)는 구호가 새로 등장했다.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니애폴리스 시의회의 리사 벤더 의장은 “기존 경찰을 전격 해체하고 지역사회와 논의해 새로운 치안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현 경찰을 모두 보직해임한 뒤 새로 만든 조직에 다시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방송은 “시의회에서 가결에 필요한 의결정족수(13명 가운데 9명)가 이미 채워졌다”면서 “시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법안이 통과되면 시장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벤더 의장 등 시의원 9명은 성명을 내고 “지난 10년간 부단히 노력했지만 경찰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경찰 해체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민주당은 직권을 남용한 경찰에 대한 기소 기준을 낮추고 가혹행위를 금지하는 등 개혁안을 내놨다.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이 추진하는 ‘2020 정의로운 경찰활동법’ 초안에 따르면 현재 미국 경찰은 업무 중 인권을 고의로 침해할 때만 기소되지만 앞으로는 의도치 않게 인권을 무시하거나 묵살해도 처벌이 가능해진다. 무력사용 기준도 높여 ‘죽음이나 심각한 신체적 부상을 피하기 위한 경우’에만 행사할 수 있고 용의자 체포 시 목의 경동맥을 압박하는 행동도 일절 금지된다. 방만한 경찰 예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시위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에 이어 ‘경찰 예산 삭감하라’는 구호가 울려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나치게 많은 경찰 유지 비용 일부를 주택과 교육 분야로 돌려 달라는 요구다. 미국 경찰의 한 해 예산은 1000억 달러(약 120조원) 정도로 웬만한 나라의 전체 예산에 맞먹는다. 뉴욕 경찰만 해도 1년에 60억 달러를 쓴다. 실제로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에서는 경찰 규모를 축소하는 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졸린’ 조 바이든과 극단적 좌파 민주당 인사들이 경찰 예산 지원을 끊어버리려고 한다”면서 “나는 충분한 재원을 지원받는 법 집행을 원한다. 법과 질서도 원한다”고 반박했다. 경찰 개혁 요구를 극좌파의 ‘경찰 폐지’ 운동으로 규정해 이념 대결로 몰아가는 모양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檢 “영장기각 아쉬워… 법·원칙따라 수사에 만전”

    檢 “영장기각 아쉬워… 법·원칙따라 수사에 만전”

    11일 부의심의위원회 열어 안건 논의 불기소 의견에도 기소 땐 양형에 영향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과 기소에 자신감을 보여온 검찰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으로 기소까지 다소 시간이 지연될 전망이다. 2018년 12월 13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1년 7개월가량 수사를 이어온 검찰은 조만간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을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길 예정이었지만, 우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민간 법률전문가들의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과 삼성 측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적법성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왔다. 검찰은 삼성 측의 두 행위가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불법행위로 봤고, 삼성 측은 정당한 경영 활동이라고 맞서왔다. 50차례 가까운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장기화한 수사 끝에 수사팀이 최근 이 부회장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자 이 부회장 측은 지난 2일 “기소로 답을 정해놓고 상황을 짜맞춰 가는 검찰이 아닌 민간 법률전문가의 판단을 받고 싶다”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심의위 소집 절차는 관련 규정대로 진행한다면서도 지난 4일 이 부회장을 비롯한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심의위 무력화를 위한 영장 청구’라는 반발도 샀다. 수사심의위가 열리면 민간 위원 250명 중 무작위 선별된 15명이 이 부회장과 삼성에 대한 검찰 수사의 정당성과 기소 필요성 등을 판단하게 된다. 수세에 몰린 이 부회장으로서는 회생을 위한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만약 이번에 법원이 이 부회장 등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구속을 결정했다면, 이번 사안에 대한 법원의 1차적 판단이 나온 것이어서 수사심의위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수사심의위는 소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오는 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부회장 사건을 수사심의위에 회부하는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회의에서 과반 찬성 의견이 나오면 수사심의위로 이어지고, 심의위는 수사와 기소의 적절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내게 된다. 심의위 의견이 수사에 강제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총장과 주임검사는 이 의견을 존중해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심의위가 ‘불기소’ 의견을 냈음에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경우, 이는 이후 재판에서 유·무죄 판단과 양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재용 기각] 무승부로 끝난 영장심사…수사심의위가 변수로

    [이재용 기각] 무승부로 끝난 영장심사…수사심의위가 변수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과 기소에 자신감을 보여온 검찰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으로 기소까지 다소 시간이 지연될 전망이다.2018년 12월 13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1년 7개월가량 수사를 이어온 검찰은 조만간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을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길 예정이었지만, 우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민간 법률전문가들의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과 삼성 측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적법성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왔다. 검찰은 삼성 측의 두 행위가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불법행위로 봤고, 삼성 측은 정당한 경영 활동이라고 맞서왔다. 50차례 가까운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장기화한 수사 끝에 수사팀이 최근 이 부회장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자 이 부회장 측은 지난 2일 “기소로 답을 정해놓고 상황을 짜맞춰 가는 검찰이 아닌 민간 법률전문가의 판단을 받고 싶다”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심의위 소집 절차는 관련 규정대로 진행한다면서도 지난 4일 이 부회장을 비롯한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심의위 무력화를 위한 영장 청구’라는 반발도 샀다. 수사심의위가 열리면 민간 위원 250명 중 무작위 선별된 15명이 이 부회장과 삼성에 대한 검찰 수사의 정당성과 기소 필요성 등을 판단하게 된다. 수세에 몰린 이 부회장으로서는 회생을 위한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만약 이번에 법원이 이 부회장 등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구속을 결정했다면, 이번 사안에 대한 법원의 1차적 판단이 나온 것이어서 수사심의위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수사심의위는 소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오는 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부회장 사건을 수사심의위에 회부하는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회의에서 과반 찬성 의견이 나오면 수사심의위로 이어지고, 심의위는 수사와 기소의 적절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내게 된다. 심의위 의견이 수사에 강제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총장과 주임검사는 이 의견을 존중해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심의위가 ‘불기소’ 의견을 냈음에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경우, 이는 이후 재판에서 유·무죄 판단과 양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BBC “아미 이끌고 BTS 당겨 100만 달러씩 BLM에 매칭 펀드”

    BBC “아미 이끌고 BTS 당겨 100만 달러씩 BLM에 매칭 펀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세계 각국 팬들이 ‘흑인목숨도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매칭 펀드’ 형식으로 기부한다고 영국 BBC가 8일 보도했다. 밴드와 팬들이 나란히 같은 금액을 기부해 뜻 깊다. 이른바 ‘아미’로 불리는 팬들이 먼저 움직였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관의 무자비한 폭력에 스러진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고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BLM 운동에 기부하자는 뜻에서 ‘원 인 언 아미’가 지난 1일 소액 모금 사이트를 개설했다. 나흘 반 동안 모금된 금액은 5만 달러 정도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 BTS의 소속사 빅 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일 밴드와 소속사가 1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원 인 언 아미’는 해시태그 #매치어밀리언(MatchAMillion)을 트위터에 만들어 같은 금액을 모금하자고 전 세계 아미들에게 호소했다. 그러자 요원의 불길처럼 모금 액수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원 인 언 아미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첫날 24시간 모금을 통해 81만 7000달러가 모금됐다. 보도자료는 또 “흑인 아미들과 연대를 지지한다. 그들은 우리 가족의 중요한 일부다. 그리고 모든 곳의 흑인들을 지지한다. 여러분의 목소리는 귀기울여 들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8일 오전에 벌써 100만 달러 모금 목표를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BTS 팬들의 소셜미디어 팔로잉은 헌신적이고 적극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미 이들은 BLM 운동을 지지하는 온라인 시위를 조직해 성과를 냈다. 지난주 BTS, 씨엘 등 K팝 팬들은 해시태그 #‘백인목숨도소중하다(whitelivesmatter)를 이용해 백인우월주의나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클릭하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K팝 밴드의 게시물이 떠오르게 하는 캠페인을 벌여 무력화시켰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정은 주재 北 당 정치국 회의, 대남문제 언급 안해

    김정은 주재 北 당 정치국 회의, 대남문제 언급 안해

    북한이 지난 7일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자립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된 대북전단 등 대남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신문은 “정치국 위임에 따라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사회하시었다”면서 “회의에서는 나라의 자립경제를 더욱 발전시키며 인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서 나서는 일련의 중대한 문제들이 심도있게 토의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화학공업 발전, 평양시민 생활보장, 현행 당규약 개정, 조직(인사)문제가 토의됐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보도는 지난달 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4차 확대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을 노출한 지 15일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의 결과를 보도하면서 화학공업에 가장 큰 비중을 할애했다. 신문은 먼저 화학공업 발전과 관련,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화학공업의 구조를 주체화, 현대화의 요구에 맞게 개조하고 지속적인 발전궤도에 올려세우기 위한 방향과 방도를 밝혀주셨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화학공업은 공업의 기초이고 인민경제의 주타격전선”이라면서 화학공업 전반을 향상하기 위한 당면 과업들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또 평양시민들의 생활보장을 위해 시급한 문제들도 구체적으로 지적했으며 살림집(주택) 건설 등 인민생활보장과 관련한 국가적인 대책을 세우는 문제를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화학공업 발전과 평양시민 생활향상에 대한 결정서가 전원일치로 채택됐다. 신문은 또 현행 당사업의 규약상 문제 수정과 개정을 심의비준했으며 조직 문제를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평양시당 위원장인 김영환을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했으며, 고길선·김정남·송영건을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리재남·권태영·권영진을 당 중앙위원으로 보선했다. 또 림영철·강일섭·신인영·리경천·김주삼·김정철·최광준·양명철·김영철·박만호를 당 중앙위 후보위원으로 보선했다. ‘혁명성지’가 자리한 삼지연군 당위원장인 양명철은 군 당위원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회의에는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하고 후속 조치를 경고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참석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월 11일 당 정치국 회의를 통해 후보위원으로 복귀했다. 김 제1부부장의 좌우에 김정관 인민무력상과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앉았으며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천 군 총참모장, 최부일 당 군사부장, 김영철 당 부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지난 2월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당 조직지도부장에서 해임된 리만건도 회의 석상에 등장했다. 리만건이 4월 당 정치국 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이번 당 정치국 회의 등의 보도 사진에 계속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일부 직책에서만 해임되고 정치국 위원 자격은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두테르테식 코로나 해법 “사기 당하면 강물에 던져라”

    두테르테식 코로나 해법 “사기 당하면 강물에 던져라”

    ‘막말 리더십’ ‘공포 리더십’으로 유명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온라인 마스크 판매 사기범들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6일 일간 필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데 대통령은 틀 전 부처 회의에서 국민들에게 사람들을 등쳐먹는 사기꾼들로부터 마스크를 사는 것을 주의하라고 촉구하면서 “국민들은 이들을 묶어 강물에 던져버리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법도 언급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스크가 배달되면 살펴보고 주문한 것과 다르면 배달한 사람을 집 안으로 불러들인 뒤 묶어라. 그리고 밤이 되면 차량을 찾아 (거기에 실어 데려간 뒤) 파시그 강의 탁한 물속으로 던지라”며 “아무도 신경 안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은 이러한 방식은 갱들이나 폭력적인 경찰관이 주로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두테르테의 과격한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대통령이 되면 군경을 풀어 마약왕과 깡패들을 모두 죽여버리겠습니다”라고 말했던 두테르테는 취임 후 마약사범과의 전면전을 벌여 수천 명을 즉결처분했다. 지난 4월에는 군경에게 코로나19 조치를 위반해 문제를 일으키는 국민을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사법절차를 무시하고 막말을 하는 두테르테에 국제 사회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필리핀 지부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폭력 선동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무력을 동원한 경찰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여러 조사에서 필리핀 국민들의 두테르테에 높은 국정 지지율은 보여 두테르테식 국정 운영은 별다른 타격없이 순항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美 민주당, 경찰 무력사용 기준·직권남용 처벌 강화한 경찰개혁안 마련

    미국 민주당이 직권 남용 경찰에 대한 기소 기준을 낮추고, 가혹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경찰 개혁에 착수했다. 뉴욕타임스(NYT), 폴리티코 등 현지 언론들은 6일(현지시간)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이 함께 추진하는 ‘2020 정의로운 경찰활동 법’(Justice in Policing Act of 2020) 초안 내용을 보도했다. 핵심은 인권 침해 등 경찰의 권한 남용 기소 기준을 대폭 낮추는 동시에 경찰의 무력사용과 면책권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현재 미국 경찰은 업무 중 인권을 고의로 침해한 경우에만 권한 남용으로 기소될 수 있는데, 개혁안에 따르면 인권을 무시하거나 묵살한 경우에도 기소할 수 있도록 기준을 낮췄다. 인권 침해 경찰관은 민사상 책임을 면제해주는 공무원 면책권도 누릴 수 없게 된다. 아울러 경찰의 무력사용 기준도 강화된다. 현재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면 무력을 사용할 수 있으나, 개혁안은 ‘죽음이나 심각한 신체적 부상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무력 사용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치명적인 물리력’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될 수 있다. 대규모 시위를 촉발시킨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이 된 ‘목 조르기’ 등 용의자 체포과정에서 경동맥을 압박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또 제복을 입은 모든 연방기관 요원들은 보디 카메라를 착용하고,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법무부에 경찰의 인권 침해 관행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된다. 법안에는 흑인에 대한 집단 폭력행위를 의미하는 ‘린치‘를 연방법상 혐오 범죄로 규정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NYT는 “이 초안이 경찰노조와 다른 사법기관 관련 단체의 강력한 반대를 불러올 것”이라며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을 수용할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대부분의 경찰 조직이 각 주 및 지역 관할 아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법안이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미국 주마다 경찰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들도 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시 경찰 당국도 경동맥을 압박하는 형태의 체포 방식을 재검토 중이며,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장은 경찰이 시위대 해산에 최루가스를 사용하지 말도록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CNN 등은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재용 2년 4개월만 재구속?…내일 영장심사

    이재용 2년 4개월만 재구속?…내일 영장심사

    이재용 부회장 2년 4개월만 재구속 위기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돼 1년간 수감생활을 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던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2년 4개월 만에 다시 구속 위기에 처했다. 이 부회장은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인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옛 미래전략실 전략팀장도 함께 구속심사를 받는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고 그룹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게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계열사 합병과 분식회계를 계획하고 진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우는 ‘시세조종’에 관여하고 지시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에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당초 이 수사는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분식회계가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김태한(63) 삼성바이오 사장의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다가 모두 기각당했다. 이후 보강 수사를 하며 시세조종에 대한 수사 범위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번 영장청구를 계기로 시세조종 부분을 부각한 것은 법원을 설득하기에는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분식회계보다 시세조종 혐의가 더 확실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2015년 이 부회장이 지분 23.2%를 보유한 제일모직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유리한 합병 비율(제일모직 주식 1주당 삼성물산 약 3주)을 산정했다고 본다. 또 삼성 측이 이사회 합병 결의 이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막기 위해 호재성 공시를 이용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를 부양했다고 의심한다. 검찰도 합병 결의 전후 호재성 공시가 집중된 것과 제일모직이 자사주를 대량 매입한 것 자체로 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목적이 있었다면 시세조종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식회계와 관련해서는 합병에 따른 회계처리 과정에서 자본잠식 문제가 불거지자, 제일모직의 손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바꿔 4조 5000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합병 당시 삼성 측의 주가 방어가 이 부회장을 위한 것이었고, 시세조종과 분식회계 등에 이 부회장이 직접 관여했다는 것을 검찰이 얼마나 입증하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재구속 여부 삼성 미전실 내부 문건이 좌우할 듯이번 구속심사에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의 이복현(48·사법연수원 32기) 부장검사와 최재훈(45·35기) 부부장 검사, 의정부지검의 김영철(47·33기) 부장검사 등 검찰 수사팀 대부분이 투입된다. 이 부회장 측은 ‘특수통’ 검사 출신과 판사 출신 변호사 등 1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법률고문인 최재경(58·17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은 뒤에서 지원한다. 검찰은 1년 7개월에 걸친 수사를 통해 확보한 객관적인 물증과 관련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 전 실장 등이 경영권 승계 문제를 이 부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미전실 내부 문건 등이 ‘스모킹건’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앞선 두 차례 소환 조사에서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을 강조하며, 그룹 총수의 지위를 이용해 증거인멸을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구속의 사유로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이 부회장 측은 검찰이 1년 7개월간 수사로 이미 수집할 수 있는 증거는 모두 수집했고, 글로벌 기업 총수인 이 부회장이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점을 들어 구속 사유가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은 금융당국과 법원에서도 판단이 엇갈린 만큼 범죄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세조종 혐의도 절차상 위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이 부회장 측은 검찰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기소 여부가 타당한지 객관적 판단을 받기 위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심사와 별도로 진행검찰은 이 부회장 측이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을 하기 전에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정했다는 입장이다. 수사팀이 지난 1일 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2일 보고를 받고 내부적으로 재가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 측은 수사심의위 소집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수사의 정당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기 위해 검찰이 마련한 제도를 스스로 무력화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재구속 여부 심사는 원정숙 부장판사가 맡아 현재 수사심의위 소집 절차는 구속심사와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지난 5일 수사심의위 회부 여부를 결정할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에 부의심의위원회 위원(15명)을 공정하게 선정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위는 15명의 위원 및 예비위원을 선정해 회의 일정을 잡는 중이다. 한편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법관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원정숙(46·사법연수원 30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다. 원 부장판사는 오는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321호 법정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이 부회장 사건은 무작위 전산 배당 방식에 따라 원 부장판사에게 배당됐다.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판사는 원 부장판사를 포함해 총 4명이다. 원 부장판사는 지난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 영장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 3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의 구속영장을 신속하게 심사해 발부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는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가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문화를 조장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엄중하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법서라] 바짝 벼린 검찰의 창과 이재용의 비브라늄 방패

    [법서라] 바짝 벼린 검찰의 창과 이재용의 비브라늄 방패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 이야기를 풀어 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할 수만 있다면 서초동 쇠톱으로 인사 발령장을 5등분 해 파쇄하고 싶습니다.” 서초동 예술의전당을 출입처 삼아 오가면서도 이웃한 검찰청·법원 쪽은 쳐다도 보지 않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슬픈 예감은 수학 공식처럼 틀리는 법이 없었고, 불의(?)의 인사는 공연을 담당하던 문화부 기자를 다시 잿빛 가득한 검찰청 기자실로 소환했습니다. 약 5년 만에 돌아온 이 ‘개미지옥’ 같은 출입처는 역시 현안을 찬찬히 뜯어볼 사치는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삼바 사건’으로 부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이야기입니다. ●검찰, 4일 오전 이재용 부회장 영장 청구 사회부 법조팀으로 인사발령 이틀째인 지난 4일 오전 11시 50분. 점심 자리로 향하던 길에 한 통의 문자 메시지 알림이 울렸습니다. 삼바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핵심 임원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전날 언론이 “이 부회장 측이 검찰의 수사 타당성을 민간 법률전문가들의 판단을 받고 싶다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낸 직후 나온 소식이라 곧 ‘삼성과 검찰의 심리전’, ‘삼성의 승부수에 검찰의 결정구’ 등의 구도로 묘사되기 시작했습니다. 분식회계와 시세조정, 콜옵션 등의 복잡한 개념이 얽힌 범죄 혐의 설명에 앞서 이번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우선 이 부회장이 검찰에 신청한 ‘수사심의위원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필요성 및 결과의 적법성 등을 검찰이 아닌 민간 법률전문가들이 심의하는 제도로, 문무일 검찰총장 때인 2018년 검찰개혁의 한 방안으로 도입됐습니다. 수사와 기소의 독점적 권한을 가진 검찰이 아닌 민간의 시각을 반영해 주요 사건을 더욱 투명하게 처리하고 검찰을 향한 국민 신뢰를 높인다는 게 이 제도의 도입 취지입니다.애초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은 완강히 부인하며 ‘적법한 범위 내의 경영적 판단’을 주장해온 이 부회장으로서는 검찰의 기소 기류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제도인 셈입니다. 자신과 삼성 측의 경영적 판단을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기소로 기울고 있는 검찰의 시각에서 벗어나 250명의 민간 위원 중 무작위로 뽑히는 15명의 심의위원에게 이번 수사와 기소 등의 적법성 판단을 받겠다는 게 이 부회장 측의 요구입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검찰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고, 이런 사실은 하루가 지난 3일 검찰 출입 기자들과 삼성 그룹사 출입 기자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또 하루가 지난 4일 검찰은 법원에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변경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최 전 부회장, 김 전 사장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검찰은 세 사람에게 자본시장법 위반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고, 김 전 사장에게는 위증 혐의도 추가했습니다. 앞서 김 전 사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제일모직의 제안으로 추진됐고, 이 부회장의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이재용 측 “수사심의위 무력화” 반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당장 입장문을 내고 반발했습니다. “수사가 사실상 종결된 시점에서 이 부회장 등은 검찰이 구성하고 있는 범죄 혐의를 도저히 수긍할 수 없었다. 수사심의위 절차를 통해 사건 관계인의 억울한 이야기를 한번 들어주고, 위원들의 충분한 검토와 그 결정에 따라 사건을 처분했다면 국민들도 검찰의 결정을 더 신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삼성 측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검찰이 스스로 개혁을 위해 도입한 수사심의위 제도를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져버렸다는 비난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지적을 ‘억측’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검찰 측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팀은 지난달 29일까지 두 차례의 이 부회장 소환조사에서 주요 내부 진술과 물증에도 이 부회장이 혐의를 부인하자 이후 회유 등을 통한 진술 오염(번복)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을 통한 신병확보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에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 재가가 났고, 수사팀은 3일 오전 대검 반부패부를 통해 정식 통보를 받고 법원에 청구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즉 수사심의위 소집 무산을 위한 ‘반격’이 아니라 수사팀의 호흡에 따른 영장청구라는 것입니다.결국 이 부회장과 삼성의 운명은 다시 법정으로 넘어갔습니다. 사건 기소에 앞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이 부회장의 ‘방패’도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이 부회장의 ‘비브라늄 방패’ 이 부회장의 호화 변호인단 중에서도 특히 김기동(사법연수원 21기)·이동열(22기)·최윤수(22기) 세 변호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세 사람 모두 정계와 재계 수사에 특화된 검찰 특수부 조직을 이끌었던 ‘특수통’ 검사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김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1·3부장과 원전비리 수사단장,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장,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등을 거쳤습니다. 이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 첨단범죄수사과장과 중앙지검 특수1부장, 중앙지검 특수부 등을 총괄하는 3차장을 지냈습니다. 최 변호사 역시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과 중앙지검 3차장, 국가정보원 2차장 등을 역임했습니다.여기에 대검 중수부장 출신 최재경(17기) 변호사도 지난 4월 삼성전자 법률 고문으로 합류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조직에서도 굵직한 사건만 전담해온 ‘수사의 달인’들이 이제는 현직 정예 수사팀에 맞서 의뢰인을 보호하는 상황입니다. 변호인들의 화려한 경력 덕분에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을 두고 ‘비브라늄 방패’라는 비유까지 나옵니다. 비브라늄은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나오는 가상의 물질로 외부 충격을 흡수하면서 더욱 강해지는 물질을 의미합니다. 재계 서열 1위 삼성의 이 부회장답게 최강의 변호인단을 꾸렸고, 검찰 역시 변호인단의 방어 논리를 깨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입니다. 그럼에도 검찰의 기세는 흔들림이 없어 보입니다. 1년 7개월가량 이재용과 삼성이라는 거물을 상대로 수사하면서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와 진술을 탄탄히 쌓았고, 기소를 두고도 수사팀은 물론 최상층부인 윤 검찰총장까지 반대의견 없이 똘똘 뭉쳐 있기 때문입니다. 현직 최고 수사력을 자랑하는 검사들이 대거 투입된 점 역시 자신감의 원천입니다. 2006년 대검 중수부 현대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을 수사했던 이복현(32기) 부장검사가 수사팀을 이끌고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삼성 합병 관련 의혹을 팠던 김영철(33기) 부장검사가 수사팀에 합류했습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 초기부터 수사를 맡아온 최재훈(35기) 부부장 검사도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수사팀과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1차전을 벌입니다.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수사팀은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 수사 필요성과 함께 그간 수집한 증거 일부를 공개하게 됩니다. 변호인단 역시 풍부한 기업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검찰 측의 공격과 이를 무력화할 법적 논리를 하나하나 직조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과 삼성 측의 운명을 가를 법원 판단은 이르면 이날 밤늦게 나올 예정입니다. 구속과 기각 중 어떤 결정이 나오든 검찰과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중 한쪽이 입을 후폭풍은 클 전망입니다. 마치 마블 영화 속에서 토르의 망치로 캡틴 로저스의 방패를 때렸을 때처럼 말입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트럼프 글 방치 논란’ 페이스북 CEO “게시물 정책 재검토”

    ‘트럼프 글 방치 논란’ 페이스북 CEO “게시물 정책 재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위 진압 군 동원’ 발언이나 우편투표에 대한 틀린 주장을 여과 없이 그대로 뒀다가 비판이 쏟아진 페이스북이 게시물 관련 규정을 개선할 방침이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5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사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서도 인종적 정의와 유권자 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의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도 시작된다”는 글에 대해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트위터 등 다른 소셜미디어가 트럼프 대통령의 글에 대해 ‘폭력 미화’를 이유로 경고 표시를 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였다. 트위터는 우편투표에 대해 틀린 사실을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서도 경고 문구를 붙이고서 사실과 부합한 정보를 요약·정리한 페이지를 만들어 연결했다. 전문직 종사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링크드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 선동에 링크드인을 이용할 경우 이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동영상 공유 소셜미디어인 스냅챗 역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콘텐츠 홍보를 중단했다. 반면 저커버그 CEO는 지난 2일 페이스북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가진 화상회의에서 논란이 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그대로 둔 것이 회사 정책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표현의 자유를 위해 게시물에 제재를 가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그러나 저커버그의 이런 결정에 내부 직원들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온라인 프로필에 ‘부재중’이라는 메시지를 띄우는 식으로 가상 파업에 나선 직원들도 나타났다. 4일로 예정됐던 직원 화상회의를 2일로 앞당기면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던 저커버그는 이후에도 비판과 반발이 거세지자 끝내 무력행사 위협이 담긴 게시물에 대한 규정을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도 트위터처럼 문제가 되는 게시물에는 경고 표시를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커버그는 “우리의 흑인 공동체 일원들에게”라고 덧붙인 추신에서 “당신들과 함께합니다. 당신들의 목숨은 중요합니다. 흑인의 목숨도 중요합니다(Black lives matter)”라며 흑인 사회에 손을 내밀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백인우월주의 단체와 연관된 계정 약 200개를 삭제했다. 삭제된 계정들은 페이스북과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에서 이미 혐오단체로 규정돼 활동이 금지된 2개 백인우월주의 단체와 연관된 계정들로 최근 회원과 지지자들에게 인종차별 반대 시위 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하려고 부추긴 혐의를 받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②]전직 특감반원 “유재수 추가 감찰 가능…천경득 무서워 함구” 조국 “감찰 불능”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②]전직 특감반원 “유재수 추가 감찰 가능…천경득 무서워 함구” 조국 “감찰 불능”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이른바 ‘조국대전’이 벌어졌습니다. ‘정치 검찰의 횡포’라는 입장과 ‘강남 좌파의 민낯’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여러 의혹의 진위를 밝히는 일은 이제 법원의 몫이 됐습니다. 법정으로 옮겨 온 조국대전의 공방을 전합니다.“유재수 감찰 불능 상태”vs“추가 조사 가능”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을 찾은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은 취재진에게 2분 정도 짧지만 굵은 입장문을 남겼다. 지난 공판에서와 마찬가지로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해 ‘중단’이 아닌 “강제 수사권이 없는 감찰반이 감찰 불능 상태에 빠짐에 따라 민정수석의 권한에 따른 종결”는 취지의 말을 이어간 것이다. 조 전 장관 측은 2017년 말 감찰을 받던 유 전 부시장이 돌연 병가를 내고 감찰에 응하지 않아 감찰을 지속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청와대 감찰반은 검찰이나 경찰처럼 강제 수사권을 갖고 있지 않은 데다 감찰 대상이 고위공직자가 감찰을 거부할 경우 이를 진행할 수 없어서다. 조 전 장관은 “감찰반원의 의사나 의혹, 희망이 무엇이든 간에 감찰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 감찰은 불허된다”면서 “유 전 부시장 사건은 감찰반원들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감찰 대상자가 감찰에 불응해 의미있는 감찰이 사실상 불능상태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 심리로 진행된 조 전 장관의 공판에 두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이모 전 특감반원은 이러한 조 전 장관의 주장과는 달리 ‘윗선의 무마가 없었다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좀 더 진행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이 전 특감반원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첩보를 가장 먼저 수집해 청와대 감찰반에 보고한 인물이다. 이 전 특감반원은 법정에서 유 전 부시장이 제출을 차일피일 미루던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가족들의 해외 체류비나 항공권 등을 어떻게 마련했냐는 특감반원의 질문에 유 전 부시장은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근무 당시 받았던 급여 3억원 상당과 부동산을 팔아 마련했고, 이 때 만들었던 해외 계좌 등에 송금해 사용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특감반원은 이를 근거로 “검찰 조사에서는 말씀드리지 않았었는데 항공권의 경우 유 전 부시장이 항공권을 예매할 때 연락을 나누던 대한항공 직원이 있었기 때문에 그 쪽을 통해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정 안되면 FIU(금융정보분석원)에 공문을 보내서 자료를 받아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고 밝혔다. 실제 FIU에 요구하면 보내줄 수 있는지 확인을 해 본 사실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유 전 부시장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했으니 감찰을 마무리한다’는 윗선의 말에 추가 조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이 전 특감반원은 “유 전 부시장이 정권 실세라는 점을 이용해 특감반의 감찰을 무력화한 것 때문에 특감반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이날 증인석에서는 “감찰이 중단되지 않았다면 유 전 부시장 건을 감사원에 보내든지 수사의뢰를 보내든지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한편 이 전 특감반원이 이날 법정에서 검찰 조사에서 하지 않은 새로운 진술을 한 것에 대해 재판부와 검찰 사이에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대신문에서 변호인이 이 전 특감반원에게 “(대한항공 직원이나 FIU의 경우) 개인적으로 생각한 거라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오늘 왜 진술했냐”고 거듭 묻자 이 전 특감반원은 “아까 계속 물어봐서 그랬다”고 답했는데 이에 변호인은 “여기 나오기 전에 검찰에 갔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 전 특감반원이 “한 번 진술조서를 확인하러 갔다”고 대답하자 재판장은 검찰 측을 향해 “증인들 법정에 나오기 전에 검찰 가서 조서를 확인해도 되는 거냐”면서 “일반 재판에서 검찰이 증인 채택된 증인에게 피고인과 전화했냐, 연락했냐 따지고 (그렇다고 하면) 신빙성이 없다고 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증인신문을 앞둔) 증인들이 (조서에 대한) 열람·등사 신청하면 사건기록이 있는 검사실에서 이를 보기도 한다”면서 “이렇게 예민한 사건에에서 감히 증인을 불러 진술회유하겠냐”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규정에 따른 것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재판장은 “앞서 이인걸 때도 그랬는데 오해할 여지가 있는 것 같아 물었다”며 상황이 일단락됐다.“검찰 조사 때 천경득 무서워 말 못했다” 이 특감반원은 1~2회 검찰 조사에서 감찰 관련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던 이유가 “천경득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두려웠기 때문”이라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이 특감반원은 검찰조사에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포렌식을 진행했고, 여기엔 금품 수수 등 비위 혐의 외에도 현정권 실세들과 대화를 나눈 내역도 파악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 전 부시장이 대화를 나눈 인물로는 윤건영 당시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과 천 행정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현정권 실세 3인방과 이른바 ‘3철’ 중 한 명인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이 언급됐다. 이 특감반원은 검찰조사에서 “천경득은 (유 전 부시장에게)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누굴 추천해달라고 했고, 유 전 부시장이 한 변호사를 추천했는데 이 인사청탁을 실제 이뤄졌다”면서 “감찰 범위 밖의 내용이었지만 윗분들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고 보고서에는 기재하지 않았지만 문서와 구두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이런 내용을 1~2회 검찰 조사에서 전혀 말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뭐냐”고 묻자 이 특감반원은 “청와대를 나오면서 청와대에 있었던 일, 특히 감찰과 관련된 부분은 밖에서 말하면 공무상비밀누설이나 이런 게 될까봐 말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특감반원은 검찰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대해 “당시 포렌식 자료를 본 사람들은 모두 아는 내용입니다. 제가 말 안해도 누군가는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도 말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으며 “그렇다면 다른 이들도 저처럼 두려워서 말을 못했을 것입니다. 실상 천경득이 두려워서 말을 못했을 겁니다”라고 진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 천 전 행정관을 두려워 한 이유에 대해서는 “천경득은 문재인 캠프의 인사담당이었고,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이었지만 ‘예산은 천경득이 갖고 있다’는 말도 있었다”면서 “천과 마찰 빚고 청와대에 들어오면 오래 버티지 못하고 금방 나간 경우도 있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이 특감반원은 “제가 말하지 못한 건 예측할 수 없는 불이익을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검찰조사에서 털어놨다. 변호사 출신인 천 전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에서 인사팀장을 맡으며 ‘보이지 않는 실세’로 불렸다.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재판이 시작될 무렵인 지난달 초 사직서를 내고 청와대를 떠났다. 지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인걸 전 특감반장은 천 전 행정관으로부터 “유재수는 우리 편이다. 유재수가 살아야 우리 정권이 산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 “직무유기도 혐의도 구할 것”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검찰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도 재판부의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히는 대목도 눈에 띄었다. 검찰은 “피고인 측에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방어하면서 오히려 직무유기는 성립 가능성이 있지만 직권남용죄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법정에서 한 것으로 안다”면서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기 때문에 공소장의 예비적 변경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우리는 직무유기가 된다고 한 적이 없다”고 일축하면서 “직무유기는 판례상 아무것도 안 해야 하고 뭔가를 했으면 직무유기가 아니다”라면서 “권리행사 방해냐, 의무없는 일을 시킨 것이냐는 서로 양립이 불가한데 검찰에서 기소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피고인이 방어를 하는 것이지, 저희 방어를 보고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겠다는 것은 형사절차상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스포츠도 아니고 상대방 방어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기본적으로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모든 판단을 구할 수 있다는 게 저희의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장은 “그 부분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공판에서 조 전 장관의 혐의가 직권남용인지, 직무유기인지에 대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재판은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도 전직 특감반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우주여행시대에 인간은 행복할까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우주여행시대에 인간은 행복할까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지난달 30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민간 주도 유인 우주선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국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우주 개발이 민간 영역으로 확장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현장에서 우주선 발사 광경을 지켜봤다. 뉴욕타임스는 “민간 기업이 미국의 탁월한 존재감을 상기시켜 줬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우주 관광도 머잖아 실현될 분위기다. 뉴스를 지켜보며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떠올랐다. 캐릭터가 한껏 살아 있는 단편 7편을 만날 수 있는 작품집이다. 표제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주인공은 할머니 과학자 안나다. 우주 개척 시대에 다른 행성계로 남편과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냉동수면 기술을 연구하던 여성 과학자였다.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날, 그날따라 길어진 기자들의 질문 때문에 가족 곁으로 가는 우주선을 놓쳤다. 곧이어 우주의 구멍 웜홀이 발견되고, 안나가 연구하던 냉동수면 기술로는 더는 장기여행을 하지 않게 됐다. 낡은 기술은 신기술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을 터.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주인공 역시 우주인이다. 우주인 하면 다들 성공의 대명사처럼 생각하지만, 주인공 최재경은 실패한 우주인이다. 마흔여덟 살에 인류 최초 터널 우주비행사에 선발됐는데, 터널을 통과하기 위해 기괴한 신체 개조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일명 ‘사이보그 그라인딩’은 목적 달성을 위해 인간 본래의 신체를 포기하는 행위다. 작가는 이를 두고 ‘이게 과연 인간의 성취인가’라고 의문을 던진다. ‘스펙트럼’은 외계 존재와 조우하는 우주비행사 희진이 주인공이다. 그는 지구와 유사한 행성에 난파됐는데, 무리에 섞여 무려 1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다. 외계 존재들은 3~5년밖에 생존하지 못하지만 자아는 다른 무리 중 하나에게 전달되고, 색채 언어로 소통한다. 지구로 돌아온 희진은 외계 존재의 실존을 주장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생각할까. 소설집은 단지 공상과학소설 범주에 묶어 둘 수 없는 작품이다. 주인공들이 보여 주는 캐릭터와 주변 상황이 공상과학적이지만 실제로는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과 상황을 씨줄과 날줄처럼 직조한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집은 새로운 이야기꾼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머스크가 앞당긴 우주여행 시대, 그곳에 가기 전 이 책을 가방에 챙기시라고 당부드린다.
  • 20만쪽에 달하는 수사 기록… 檢, 절박한 이재용에 속전속결 응수

    20만쪽에 달하는 수사 기록… 檢, 절박한 이재용에 속전속결 응수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1년 7개월 넘는 수사를 통해 관련 증거를 충분히 수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수사팀이 법원에 제출한 구속영장 청구서는 각각 150쪽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제출한 수사기록도 400권, 20만쪽 분량에 달한다. 이 정도면 어떤 판사 앞에서라도 충분히 혐의를 소명할 수 있다는 게 검찰 내부의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는 “분식의 규모와 죄질, 그로 인한 경제적 이익 등을 감안했다”면서 “피의자 측의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 이전에 이미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정했고, 검찰총장에게 승인을 건의했다”고 영장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변경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전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이 불법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우선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다. 앞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삼성물산 주식 1주를 제일모직 0.35주와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최대주주(23.2%)였던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는데도 지주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를 동시에 부양하려고 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수사팀은 삼성바이오의 회계부정 의혹 또한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판단하고 이 부회장에 대해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 처리 기준을 바꿔 장부상 회사가치를 4조 5000억원가량 늘렸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을 반영하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데다 앞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 적절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어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했다는 게 골자다.  김 전 전략팀장에 대해서는 위증 혐의가 추가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제일모직 제안으로 추진됐고 이 부회장의 승계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거짓 증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검찰의 기소가 임박해 오자 지난 2일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며 마지막 카드를 꺼냈지만, 결과적으로 구속영장 청구라는 역공을 맞게 됐다. 이미 이 부회장 영장 청구에 관해 총장 보고까지 마친 수사팀은 이 부회장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자, 구속영장 청구로 수사 기밀 유출과 이 부회장 측의 여론전 형성 원천 차단에 나섰다. 15명의 민간 법률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심의위가 열리면 검찰은 이 부회장 기소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주요 증거 등을 공개해야 하는데 이 경우 막강 변호인단을 꾸린 이 부회장 측에 검찰 논리가 전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부회장은 검찰에서도 특수부 요직을 거친 김기동·이동열·최윤수 변호사를 선임해 방어전략을 짜왔다.  하지만 영장 청구라는 검찰의 역공이 자칫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이 부회장 측의 수사심의위 카드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기각된다면 ‘무리한 수사’라는 삼성 측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법원을 설득할 결정적인 증거를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결국 다음주 영장 심사는 1심만큼 중요한 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이재용 영장’ 檢의 반격… 삼성 “수사심의 무력화”

    ‘이재용 영장’ 檢의 반격… 삼성 “수사심의 무력화”

    尹총장, 3일 최종 재가… 8일 영장심사 당혹스런 삼성 “檢무리수로 경영 마비”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 측이 “기소의 타당성을 시민들에게 묻고 싶다”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이라는 카드를 꺼낸 지 이틀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4일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을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 조종), 주식회사 등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 청구서를 제출했다. 김 전 사장에게는 위증 혐의가 추가됐다. 이 부회장에 대한 신병 확보 시도는 수사에 본격 착수한 지 1년 7개월 만이다. 검찰은 지난달 26일과 29일 이 부회장을 두 차례에 걸쳐 조사했지만 이 부회장 측이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자 결국 ‘영장 청구’라는 강수를 뒀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지난 2일 기소 여부 판단을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위원장 양창수 전 대법관)를 소집해 달라고 요청하며 국면 전환을 꾀했다. 하지만 수사팀은 이미 영장 청구로 가닥을 잡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사전 보고까지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총장의 최종 재가는 전날 이뤄졌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검찰의 예상치 못한 ‘역습’에 허를 찔린 삼성은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삼성은 이날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로 무력화되자 내부에서는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게 한 제도를 검찰 스스로 뭉개는 것은 개혁 실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 “검찰의 무리수로 회사 경영이 또 마비되게 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구속영장 청구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전문가의 검토와 국민의 시각에서 객관적 판단을 받아 보고자 소망하는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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