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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귀의 詩와 視線] 멀고 가까운 전쟁/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멀고 가까운 전쟁/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전쟁은 방향 잃은 자들의 막다른 길.남자는 강철이, 여자는 재가 되는 것.전쟁은 진실의 희생자.전쟁은 정치인들의 아편.전쟁은 노래 없는 시.전쟁은 궁극의 오락.전쟁은 뉴스로 남는 뉴스.성취 못하는 혁명의 주된 무기.원칙의 이름으로 이성을 포기하는 것.... 전쟁은 여기다.전쟁은 지금이다.전쟁은 우리다. ―찰스 번스틴 ‘전쟁 이야기’ 중 찰스 번스틴,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시인 중 하나. 비평가이자 시인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그는 하버드 학부만 졸업하고선 대학에서 시 비평으로 수많은 박사 제자들을 길러 냈다. 좋은 시인을 파격적으로 임용하는 미국의 독특한 시스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시와 가르침은 언제고 힘을 주기에 기운 떨어질 때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면 이상하게도 열심히 잘 살고 싶어진다. 그의 시가 총알이 아닐까 싶은 때가 종종 있다. 죽이는 총알이 아니고 나태해진 머리를 흔들어 다시 살게 하는 비상약 같은. ‘전쟁 이야기’는 총 95행에 달하는 매우 긴 시다. 각 행마다 ‘전쟁은’(War is)으로 시작하고 한 줄씩 공백을 두기에 앞의 시는 느슨한 행간을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전쟁은 뭘까. 시인은 전쟁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언어화해 하나씩 나열한다. 때로는 비틀고 때로는 비판하고 때로는 조롱하고 때로는 신음하면서. 국가 간의 무력 싸움, 전쟁이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시인은 95개의 다른 정의를 통해 전쟁의 원인, 전쟁 결정권자의 논리, 정치적 지형, 전쟁의 이윤과 전쟁의 상처, 비애까지 새롭게 보게 한다. 전쟁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 주는 시인은 ‘전쟁은 전쟁을 멈출 때에만 정당화된다./전쟁은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전쟁은 여기다./전쟁은 지금이다./전쟁은 우리다.’라고 선언하며 긴 시를 끝맺는다. 이 시는 부시 행정부가 9·11 이후 아프간을 침공하려 할 때 발표한 시다. ‘반전 시 읽기’ 모임에서 나도 함께 시를 읽었는데 먼 나라의 전쟁을 보며 다시 시를 읽는다. 인형 하나를 들고 혼자 먼 길 걷는 소년, 포격당한 집들, 죽어 가는 사람들. 그 비극이 우리의 비극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는 중에 시를 읽다 보면 전쟁에 어린 폭력과 절망을 넘어 어떤 희망이 희미하게 예감된다. 그 희망은 이 세계의 고통을 직시하며 함께 비극을 아파하고 앓는 연대의 시선에서 온다. 어쩌면 일상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일들도 전쟁이다. 방향 잃은 일과 싸워 방향을 바로잡는 일도 전쟁이다. 이동권을 얻기 위한 장애인들의 안간힘도 전쟁이다. 지하철역에 리프트가 93% 설치됐으니 됐다고 할 게 아니라 100%가 아니라 미안하다 해야 한다. 인간의 기본권을 찾는 싸움이 쉽게 조롱거리가 되는 사회에서 전쟁은 지금, 여기, 우리의 일이다.
  • 러, 평화협상 하루만에 “크림반도는 러시아 영토, 군사작전 계속”

    러, 평화협상 하루만에 “크림반도는 러시아 영토, 군사작전 계속”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5차 평화회담을 한지 하루만에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영토”라고 선을 그었다. 영토 문제에 대해 장기간 협의해나가자는 우크라이나의 제안을 거절한 셈이다. 군사 행동을 줄이겠다던 북부 지역에서도 공격을 이어가는가 하면 돈바스 지역 전체를 점령하려는 야심을 드러내며 러시아의 휴전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구체적인 내용을 제안하고 문서화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나, 아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협상이 이뤄지기까지는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일부”라면서 “러시아 헌법은 러시아 영토에 대해 어느 누구와도 논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29일 5차 평화회담에서 러시아에 크림반도의 지위에 대해 향후 15년간 협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크림반도 문제를 무력이 아닌 정치적·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도 내놓았다. 러시아가 크림반도와 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 등 영토 문제에 대해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평화회담 당일인 29일 “돈바스 해방이라는 (작전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특별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을 넘어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등 돈바스 지역 전체를 장악하려는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측 협상단 대표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돈바스 지역이 어디인지, 얼마나 넓은지 우크라이나는 따로 정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 정의한다”고 말했다.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등에서 군사 활동을 획기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러시아의 약속마저 하루만에 신뢰를 잃었다. 미 CNN에 따르면 바딤 데니센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은 “밤 사이 전국에 공습 경보가 내려졌다”면서 “사이렌이 울리지 않은 지역이 없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날 키이우에서는 여러 발의 로켓이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격추됐으며 키이우 서북부 외곽의 이르핀 부근에서는 국지적인 교전이 있었다. 북부 체르니히우와 서부 흐멜니츠키 등에서도 포격이 있었다. 데니센코 고문은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적대행위의 강도를 낮추고 있다고 말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비아체슬라우 차우스 체르니히우 주지사는 자신의 SNS에서 “러시아군이 공격을 완화하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러시아의 약속을 믿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우크라이나를 비웃듯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특별 군사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로 병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주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공화국 경계를 넘어 도네츠크주의 거의 모든 도시를 포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 [속보] 러시아 “크림반도, 러시아 일부…평화협상 환영하나 돌파구 없어”

    [속보] 러시아 “크림반도, 러시아 일부…평화협상 환영하나 돌파구 없어”

    러시아는 30일(현지시간) 전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두고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이날 러시아측이 평화협상은 환영하나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구체적인 내용을 제안하고 이를 문서화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다”라고 평했다. 다만 그는 “나머지 부분에서는 아직 돌파구처럼 여겨지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고 했다. 이틀간 진행되기로 했던 회담이 몇 시간 만에 끝난 것에 대해서는 “회담이 짧게 끝나지는 않았다”며 “회담은 열렸고 대표단은 합의점을 찾기 위해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세한 내용은 이날 중 러시아측 수석대표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에 대해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는 “크림 지역은 러시아의 일부다”라며 “러시아 헌법은 누구와도 러시아 영토의 운명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 대표단은 전날 터키 이스탄불서 5차 평화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이보다 앞서 지난 협상들에서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문제,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 인정 등 영토 문제에 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협상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해선 비공개로 유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가 가스 수출 시 대금을 루블화로 받기로 한 것을 두고는 “가스 대금을 루블화 결제로 전환하는 것을 즉각적으로 적용해달라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 “자살 충동 느껴요”..홍콩 덮친 ‘코로나 블루’, 노년층 위기 심각 수준

    “자살 충동 느껴요”..홍콩 덮친 ‘코로나 블루’, 노년층 위기 심각 수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확진자 증가로 인한 직접적 피해 못지않게 우려됐던 것이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로 인한 심리적 피해인 ‘코로나 블루’였다.  그런데 최근 홍콩에서는 노년층의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피해가 확산하면서 자살률이 상승할 수 있다는 염려까지 나왔다.  홍콩대학교 산하 자살 예방 조기 경보 시스템은 최근 65세 이상 홍콩 주민들의 자살 위험률이 최고치에 도달했다면서 ‘최고’ 수준의 주의를 요구하는 경보문을 공고했다. 홍콩 영문 매체 더 스탠다드 보도에 따르면, 홍콩대학이 지난 7일 동안 18~65세 성인 약 620명을 대상으로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무력감, 우울감을 느꼈는 지 여부를 묻는 조사 결과 65세 이상 노년층이 ‘코로나 블루’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30일 공개했다.  이에 대해 홍콩의 경마업체이자 세계 10대 기부 단체 중 하나로 알려진 자키클럽(HongKong Jockey Club)의 폴 입 시우파이(Paul Yip Siu-fai) 센터장은 “홍콩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느끼는 우울감의 주요 원인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재정적 압박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빚어진 물리적인 고립감이 주요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팬데믹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실업률과 취업난, 사회적 고립 등 자살을 부추기는 사회적 요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풀이인 것.  폴 입 시우파이 센터장은 “홍콩은 현재 제로코로나 정책과 유사한 수준의 강력한 코로나 방역 정책을 고수 중이다”면서 “스마트폰 사용 및 온라인 접근성이 현저하게 낮은 노년층은 사회적 고립감에 유난히 취약하다. 더 낳은 희생자가 발생하기 전에 정부는 가능한 한 빨리 주민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각종 레저 시설 운영 중단 방침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홍콩 행정부는 섬 내 코로나19 방역 위반자에 대한 처벌 기준을 오히려 상향 조치하는 등 여론에 역행하는 정책을 고수 중이다.  실제로 이날 홍콩 행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위반하거나, 격리자의 무단 외출 시 최대 징역 6개월의 형벌을 부과하는 엄격한 새 양형 지침을 긴급 발부한 상태다.  또, 기존의 방역 지침 위반자에게 내려졌던 벌금 1만 홍콩 달러(약 155만 원)를 최고 2만 5천 홍콩 달러(약 386만 원)까지 상향 조정키로 강제했다. 이번 새 규정은 이달 31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홍콩 보건부는 반려동물에 대한 방역 지침을 강화해 반려동물에 대한 방역 지침 위반자에 대해서는 최고 1만 홍콩달러 수준의 벌금과 징역 6개월의 형벌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했다. 홍콩 보건부는 해당 지침을 공고한 성명서를 통해 ‘전염병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시로 다양한 대책을 검토해 추진할 것’이라면서 ‘모든 주민들은 예외 없이 지역 사회에서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pcr 테스트와 격리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비영리단체인 자살예방서비스센터 빈센트 응치콴 전무 이사는 “홍콩 노년층은 신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정보 획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 시기 홍콩을 포함한 말레이시아, 대만, 일본 거주 노년층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 블루인 우울감을 경험했으며, 그 중 홍콩 노년층의 우울증 발병률이 최고 수준으로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홍콩 노년층의 심각한 우울감 증세가 사회 문제로 지적된 것은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처음 목격된 이후 무려 3년 이상 이어진 장기화와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코로나 우울증’을 겪고 있는 주민들이 늘어나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지적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03년 홍콩을 덮친 사스(SARS) 사태 당시에도 홍콩 주민 상당수는 주변 사람과의 단절, 취약한 의료 접근성 등으로 인해 우울증을 앓았고, 이로 인해 높은 자살률을 보였던 바 있다.  2003년 중국에서 전파된 사스로 홍콩에서는 1755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299명이 숨졌다. 당시 홍콩 사스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약 1~2년 후까지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특이점이 목격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이전 재난 상황과 대조적으로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살 충동 방지를 위한 심리적 안정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재난 상황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방치할 경우 자살률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홍콩 주민들의 마음 건강을 위한 자살예방프로그램 교육 및 정신건강서비스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홍콩 신민당 레지나 입 주석은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주민들이 다수인 상황에서 가짜 뉴스가 유포되는 등 현재 홍콩 상황은 그야말로 엉망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캐림람 행정부가 매일 언론 브리핑을 열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는 있지만, 노년층 등 정보 접근성이 낮은 주민들은 새로운 정보를 얻는 방법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행정부 당사자도 대중에게 정보를 공유하는데 잦은 실수를 범하는 등 문제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면서 “홍콩 행정부가 코로나19 정보의 실시간 공유를 위한 대중과의 직접 소통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휴전 없는 평화협상’의 맹점... 우크라-러 합의 곳곳이 가시밭길

    ‘휴전 없는 평화협상’의 맹점... 우크라-러 합의 곳곳이 가시밭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이 지나 마침내 양국이 휴전을 향한 돌파구를 열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 국가들의 강력한 집단 안보를 전제로 한 ‘군사적 중립화’를 약속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등에서 병력을 축소하며 양국 간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강력한 안보 보장을 서방 국가들이 약속할지 여부가 쟁점으로 남아있다.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둘러싼 영토 문제도 미뤄뒀다. 무엇보다 평화협상의 와중에도 이어지는 러시아군의 공격은 평화를 향한 러시아의 의지를 의심케 한다. 우크라 “집단 안보 보장 약속하면 군사적 중립화” 29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5차 평화회담에서 우크라이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러·영·프·독)과 터키, 이스라엘, 폴란드, 캐나다 등이 참여하는 집단 안보 보장 시스템을 전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군사적 중립화’를 카드로 꺼냈다. 중립국 지위와 동시에 ▲비핵화 ▲외국 군사기지 유치 금지 ▲안보 보장국 동의 없는 군사훈련 실시 금지 등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안보 보장 시스템은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즉각 개입하는 ‘나토 조약 5조’에 준하는 구속력 있는 집단 안보다. 침공을 당했을 경우 안보 보장국들이 즉각적인 군사 지원과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에 나서야 한다.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의 지위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한발 물러선 채 논의의 여지를 남겼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침공해 합병한 크림반도 문제를 무력이 아닌 정치적·외교적으로 해결하고, 향후 15년간 이 지역의 지위에 대해 협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가 군사 행동으로 크림반도를 재탈환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의 지위 문제는 양국 정상들간 대화로 해결하는 영역으로 남겨뒀다. 또 이들 지역에서는 집단 안보 보장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방안을 논의했다. 러시아는 평화협정 과정에서 양국 간 신뢰를 높이기 위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지역에서의 군사 활동을 획기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회담의 진전 없이 양국 간 정상회담은 없다”고 선을 그었던 데서 물러나 양국 외무장관들이 협정에 가조인함과 동시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한 걸림돌도 제거했다. 회담에서는 안전 보장국들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부정하지 않고 돕는다는 제안도 테이블에 올랐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서방화’를 경계해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용인한다는 의미로, 협상이 타결되면 우크라이나는 EU 가입의 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방의 ‘안보 우산’ 가능할까 양국이 돌파구를 향한 실마리를 찾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대목은 곳곳이 가시밭길이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집단 안보 보장의 실효성이 가장 큰 쟁점이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나토 조약 5조’ 수준의 강력한 안보 보장을 요구하나 서방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불분명하다. “나토 회원국들에게 그러한 약속은 문제가 될 수 있다”(영국 더타임스), “안보 보장국 중 어느 나라가 이같은 보장에 서명했는지 분명하지 않다”(미국 뉴욕타임스)와 같은 지적이 나온다. 그간 ‘나토의 동진’을 경계해왔던 러시아가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집단 안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구체적인 속내도 오리무중이다. 러시아와의 정면 충돌과 국제전으로의 확산을 우려한 서방이 집단 안보에 소극적일 경우, 우크라이나는 ‘종이 쪼가리’라는 비판을 받은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의 오류를 반복하는 셈이 된다. 확실히 매듭짓지 못한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 문제는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언급한 ‘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의 경계에 대한 엇갈린 해석을 파고들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측 협상단 대표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돈바스 지역이 어디인지, 얼마나 넓은지 우크라이나는 따로 정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 정의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의 일부분인 자칭 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을 넘어 돈바스 지역 전체를 장악하려는 목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실시하겠다고 밝힌 주민투표도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2019년 헌법을 개정해 나토 가입 추진을 명시한 우크라이나는 또다시 개헌을 통해 이 조항을 삭제할지 여부를 놓고 국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전쟁으로 곳곳이 파괴되고 국민 400만명이 피란을 떠난 우크라이나가 빠른 시일 내에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크라이나 언론 키이우 인디펜던트의 올렉시 소로킨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크림에 대한 질문 15년간 동결, 돈바스에 대한 질문 무기한 동결, ‘부다페스트 비망록’의 새 버전에 서명, 헌법 개정해 나토 가입 열망 삭제, 이것이 국민투표에서 어떻게 통과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휴전 없는 평화협상‘즉각적인 휴전’이 이행되지 않는 한 어렵게 열린 양국간의 대화의 문은 언제든 닫힐 수 있다. 키이우 등 북부에서 한발 물러난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의 해방에 주력하겠다”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대한 총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민간인 5000명 이상이 사망한 ‘비극의 도시’ 마리우폴은 수일 내에 러시아군에 함락될 위기에 처했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주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공화국 경계를 넘어 도네츠크주의 거의 모든 도시를 포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병력을 줄이겠다는 러시아의 발표마저 ‘기만 전술’이라는 의구심이 쏟아진다. 미 CNN은 “러시아가 동부 연안을 확보한다면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국가로서의 지위를 무너뜨리려는 열망을 포기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 [특파원 칼럼] 베이징에도 스타벅스가 있나요/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베이징에도 스타벅스가 있나요/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2020년 9월 중국 특파원 생활을 시작하려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베이징으로 가는 직항편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서 중국 외교부 지정 격리 지역 가운데 하나인 쓰촨성 청두로 가는 항공권을 구했다. 늘 붐비던 공항 출국장이 텅 비어 있었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좀비 영화 속 장면으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당시만 해도 기자에게 베이징은 언제 코로나19가 다시 퍼질지 몰라 매우 위험한 도시로 느껴졌다. 가족을 한국에 두고 혼자 출발하기로 해 마음이 무거웠다. 수속을 마치고 탑승구로 이동하니 일부 외국인이 우주복 형태의 방역장비를 착용한 채 여객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대체 중국에 감염병 환자가 얼마나 많길래 저렇게 중무장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징으로 가는 것이 더 무서워졌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중국에 정착해 지금까지 특파원 임기(3년)의 절반을 소화했다. 같은 항공편을 타고 청두로 들어와 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 친구가 된 한국인 ‘격리 동기’들은 모두 자신의 업무를 마치고 귀국했다.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기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시간을 베이징에서 지냈지만 그사이에도 각국에선 예상하지 못한 많은 일이 벌어졌다. 중국을 사사건건 괴롭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감염병 통제 실패로 지지율이 급락해 2020년 11월 대선에서 낙선했다. 어부지리로 새 대통령이 된 ‘친중파 정치인’ 조 바이든은 전임자보다 더 치밀하고 정교하게 중국을 압박했다. 대만의 독립 움직임이 더 강해졌고,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위협도 더 거세졌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을 경고하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모범 방역국’ 찬사를 받던 한국은 ‘세계 1위 확진자 발생국’으로 바뀌었다. 기자가 서울을 떠날 때만 해도 문재인 정부에서 일하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야당 출신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코로나19가 온 세상을 뒤덮었어도 역사는 흐르고 있었다. 특파원 생활을 하며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들었던 질문 가운데 잊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 “베이징에도 스타벅스가 있나요”다. 여기서 스타벅스 매장은 편의점만큼이나 차고 넘친다. 라테 커피 톨사이즈(355㎖) 가격은 29위안(약 5500원)으로 한국보다도 비싸다. 그래도 자국 브랜드를 제쳐 두고 일부러 미국 커피를 찾아온 이들로 매장은 늘 북새통을 이룬다. “베이징에서도 테슬라 자동차를 파나요”라는 질문도 인상적이었다. 코로나19 격리로 한중 간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세계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미중 패권 갈등 상황에서도 중국이 세계화의 흐름을 되돌리거나 멈추려고 한 적은 없었다. 시 주석은 신중국의 국부로 불리는 마오쩌둥과 비슷한 면이 많다. 빅테크와 사교육, 부동산을 전방위로 규제하면서 ‘공산당은 능히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여기는 점과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 장기집권 시도 등이 판박이다. 이 때문에 시 주석도 미국에 맞서고자 러시아와 연대해 개혁개방 이전 ‘죽(竹)의 장막’ 시대로 돌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기자가 1년 6개월간 베이징에 머물며 깨달은 것이 있다. 중국이 40년 넘게 분투하며 어렵게 일궈 낸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는 성과를 스스로 무너뜨릴 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점이다. 남은 특파원 임기 동안 중국이 어떤 역사를 만들지 좀더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지켜보겠다.
  • 초강력 제재 비웃듯… 금으로 버티는 푸틴

    초강력 제재 비웃듯… 금으로 버티는 푸틴

    서방의 강도 높은 경제 제재에 처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량으로 비축한 금을 통해 숨통을 트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달 26일부터 주요 은행들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에서 차단되고 해외 자산이 동결되는 등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러시아중앙은행(CBR)의 금 보유액은 지난달 개전 직전 기준 1400억 달러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미국 정부는 추산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무력 합병으로 서방 제재가 심화되자 금 보유고를 꾸준히 늘려 왔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중 금의 비중은 2015년 4분기 12.2%에서 지난해 2분기 21.7%로 5년 새 2배가량 확대됐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러시아의 금 보유량은 2299t으로, 미국(8133t), 독일(3359t), 이탈리아(2452t), 프랑스(2436t)에 이어 세계 5위다. 올 들어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달러 대비 20% 이상 하락했지만, 금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오히려 10% 가까이 급등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CBR과 연관된 금을 포함한 어떤 거래도 미 당국의 제재 대상에 해당한다”며 러시아의 금 거래 차단에 나섰다. 그러나 남미 등 일부 반미 국가들이 러시아 금의 현금화 작업을 돕는 등 푸틴 정권을 물밑 지원한 정황이 포착됐다. 베네수엘라 야당 대표 훌리오 보르헤스는 지난해 아프리카 말리에서 제련한 자국 금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달러·유로화로 세탁된 뒤 러시아로 흘러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와 밀착 중이다.
  • 다시 하루 40만명대 확진… 전문가 “실제 60만명, 긴장 풀기 일러”

    다시 하루 40만명대 확진… 전문가 “실제 60만명, 긴장 풀기 일러”

    20만명 아래를 기록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9일 다시 30만명대로 올라섰다. 이대로라면 유행의 꼬리가 더 길어질 수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4만 7554명이었다. 전날(18만 7213명)보다 16만 341명 급증했다. 주말 동안 감소했던 검사 건수가 평일 들어 다시 많아지면서 확진자가 증가한 것이다. 거기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전국 신규 확진자도 41만 4168명이어서 30일 0시 기준으론 50만명 가까운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감소세가 얼마나 크고 빠르게 나타날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3일 이후 적용할 거리두기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현행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거나 밤 11시까지인 영업시간 제한을 밤 12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두 조치를 동시에 풀 수도 있지만 이는 거리두기 해제나 마찬가지여서 위험 부담이 적지 않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일시에 모든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하면 유행이 증폭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면서도 “오미크론 변이의 낮은 치명률을 고려할 때 방역 강화 필요성 자체는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 조치가 유행의 억제나 확산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달 2~3주 차만 해도 1.29였던 감염재생산지수가 1.01까지 떨어져 ‘유행 감소’에 근접한 것도 긍정적 신호다. 이 지수는 확진자 1명이 바이러스를 몇 명에게 전파시키는지 나타낸 것으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감소’를 의미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스텔스 오미크론(BA.2) 때문에 환자가 줄지 않고 계속 생기는 것인데, BA.2 검출률이 100%까지 오르면 걸릴 사람은 거의 걸려 더는 추가 확산이 없을 것”이라며 “현 수준의 거리두기를 유지하든 풀고 가든 환자 발생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방역 긴장을 풀기에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계에 안 잡히는 확진자까지 포함하면 하루 50만~60만명씩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 아직 유행이 진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진정 단계에 확실히 진입하고 나서 변경했으면 좋겠다. 자꾸 변경해 예측이 어려워질수록 의료 현장은 더 힘들어진다”고 호소했다. 이날 0시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8.2%로 70%대에 육박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도는 이미 ‘포화’ 상태다. 5~6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해 유행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20년 12월 영국에서 알파 변이가 유행하고 2021년 5월에는 인도에서 델타 변이가, 11월에는 오미크론 변이가 각각 5~6개월 시차를 두고 등장했다”며 “이번에도 또 다른 변이가 나올 텐데 전파력, 중증도, 기존 백신과 치료제 무력화 정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러시아 “군사활동 대폭 줄일 것…즉각 실시”(종합)

    러시아 “군사활동 대폭 줄일 것…즉각 실시”(종합)

    러·우크라 5차 평화협상“양국 정상회담 할 정도로 진전”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와 북부 체르니히우에서 군사활동을 크게 낮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은 29일(현지시간)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5차 평화협상 뒤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대폭 줄일 것”이라며 “이는 즉각 실시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는 우크라이나와 회담 이후 “상호 신뢰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5차 평화협상을 하고 약 4시간 만에 종료했다.러 단장 “협상 건설적으로 진행” 러시아 측 대표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회담 뒤 별도 기자회견에서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잘 정리된 입장을 전달받았다”면서 “이를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은 양국 간 조약이 준비되는 대로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 “‘중립국 지위’ 대신 ‘새 안보 보장 체제 요구’” 우크라이나는 이날 5차 평화협상에서 러시아 측에 ‘중립국 지위’를 채택하는 대신 ‘새로운 안보 보장 체제 구성’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측 대표단으로 참여한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에 새로운 안보 보장 시스템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보장된다면 중립국 지위를 채택하는 데 동의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터키를 잠재적 안보 보장국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스라엘, 폴란드, 캐나다 등도 새로운 안보 보장국이 될 수 있다”며 “중립국 지위를 채택할 경우 우크라이나 내 외국 군사기지를 유치하지 않을 것”이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와 최종 협정이 발효되려면 우크라이나 영토 전체에 완전한 평화가 이뤄져야 하며,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포돌랴크 보좌관은 “이 모든 것은 러시아 측에 넘어갔고, 공식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양국 대통령 간 회담을 할 정도로 충분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향후 15년간 크림반도의 지위에 대해 러시아와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터키서 5차 평화협상 시작 (종합)

    러시아·우크라이나, 터키서 5차 평화협상 시작 (종합)

    ‘중재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공정한 평화는 패배자 낳지 않아”러·우크라, 세 차례 대면 협상 후 화상 회담으로 협상 지속러시아·우크라이나가 터키 이스탄불서 5차 평화협상을 시작했다. 양측 대표단은 29일(현지시간) 오전 9시 40분쯤 회담 장소인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 도착해 협상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협상에 앞서 양측 대표단에 “공정한 평화는 패배자를 낳지 않을 것이다”라며 약 10분간 연설했다. 회담에서 러시아 대표단장은 전과 같이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이 맡았으나 우크라이나측 단장은 집권당 대표인 다비드 하라하미야가 맡았다. 이전 협상까지 우크라이나측 대표단장을 맡은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협상단원으로 참여했다. 포돌랴크는 협상 시작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라하미야 대표와 메딘스키 보좌관이 담소를 나누는 사진을 올렸다. 이어 “양측 대표단장인 다비드 하라하미야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다”라고 소개하고 “대표단은 협상 과정 기본 조항과 논쟁의 여지가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양측 대표단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3·7일 세 차례 대면 협상을 했으다. 이어 14일부터 화상회담 형식으로 4차 회담을 해왔다. 양국 대표단은 협상을 통해 민간인 대피를 통한 인도주의적 통로 설치 등에 합의했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도 철회 등엔 이견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문제,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 인정 등 영토 문제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7일 러시아 언론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비핵보유국 지위·안보보장·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점령한 돈바스 지역 문제 관련 러시아와 타협을 원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러시아의 비무장화 요구에 대해서는 “비무장화를 고집할 경우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 [속보] 러·우크라 터키서 5차 평화협상 시작

    [속보] 러·우크라 터키서 5차 평화협상 시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8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5차 평화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3·7일 세 차례 대면 회담을 했으며, 14일부터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4차 회담을 이어왔다. 양국 대표단은 협상을 통해 민간인 대피를 통한 인도주의적 통로 설치 등에 합의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도 철회 등에서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렸다. 그러나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문제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 인정 등 영토 문제에서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 널뛰는 확진자수, 새 변이 우려...거리두기 해제 가능할까

    널뛰는 확진자수, 새 변이 우려...거리두기 해제 가능할까

    20만명 아래를 기록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9일 다시 30만명대로 올라섰다. 이대로라면 유행의 꼬리가 더 길어질 수 있어 거리두기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는 34만 7554명이다. 전날(18만 7213명)보다 16만 341명 급증했다. 주말에 감소했던 검사건수가 평일 들어 다시 많아지면서 확진자가 증가한 것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감소세가 얼마나 크고 빠르게 나타날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 달 3일 이후 적용할 거리두기를 완화할 방침이다. 사적모임 허용인원을 현행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거나 오후 11시까지인 영업시간 제한을 자정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두 조치를 동시에 풀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거리두기 해제나 마찬가지여서 위험 부담이 적지 않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일시에 모든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하면 유행이 증폭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방역 조치를 유지한다고 해도 유행을 억제하기 어렵고, 역으로 방역 조치를 완화해도 종전보다 유행 확산에 미치는 영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오미크론의 낮은 치명률을 고려할 때 방역 강화 필요성 자체는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달 2·3주차만 해도 1.29였던 감염재생산지수가 1.01까지 떨어져 ‘유행 감소’에 근접한 것도 긍정적 신호다. 이 지수는 확진자 1명이 다른 확진자 몇 명에게 감염을 전파시키는지 나타낸 것으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감소’를 의미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스텔스 오미크론(BA.2) 때문에 환자가 줄지 않고 계속 생기는 것인데, 스텔스 오미크론 검출률이 100%까지 오르면 걸릴 사람은 거의 걸려 더는 추가 확산이 없을 것”이라며 “현 수준의 거리두기를 유지하든 풀고 가든 환자 발생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방역 긴장을 풀기에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계에 안 잡히는 확진자까지 포함하면 하루 50만~60만명씩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 아직 유행이 진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진정 단계에 확실히 진입하고 나서 변경했으면 좋겠다. 자꾸 변경해 예측이 어려워질수록 의료 현장은 더 힘들어진다”고 호소했다. 이날 0시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8.2%로 70%대에 육박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도는 이미 ‘포화’ 상태다. 5~6월 새로운 변이가 출현해 유행이 반복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20년 12월 영국에서 알파 변이가 유행하고 2021년 5월에는 인도에서 델타 변이가, 11월에는 오미크론 변이가 각각 5~6개월 시차를 두고 등장했다”며 “이번에도 또 다른 변이가 올 텐데 전파력, 중증도, 기존 백신과 치료제 무력화 정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 끝났다며 거리두기를 해제하고 팡파르 울릴 생각만 하지 말고 새로운 변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재조합된 ‘델타크론’ 변이처럼 더 강력한 변이가 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 ICBM 발사 자축한 김정은… “공격무기 추가 개발”

    ICBM 발사 자축한 김정은… “공격무기 추가 개발”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김정은(얼굴) 북한 국무위원장이 “진정한 방위력은 곧 강력한 공격 능력”이라며 추가적인 공격무기 개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2018년 4월 선언했던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을 4년 만에 파기하면서 한반도 안보 불안이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대미 협상 레버리지를 얻기 위한 무력시위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이 ‘화성17형’ 발사에 기여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자리에서 “누구도 멈춰 세울 수 없는 가공할 공격력,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춰야 전쟁을 방지하고 국가의 안전을 담보하며 온갖 제국주의자들의 위협 공갈을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계속해 국방 건설 목표를 점령해 나갈 것이며 강력한 공격수단을 더 많이 개발해 우리 군대에 장비시키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 반드시 강해져 그 어떤 위협도 받지 말고 평화를 수호하고 사회주의 건설을 다그쳐 나가자”고 말했다. 또 “인민의 믿음과 열렬한 조국애가 없었다면 오늘의 이 경이적인 주체적 국방 발전상을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24일 김 위원장이 명령하고 발사 현장을 참관한 가운데 4년 4개월 만에 신형 ICBM을 발사했다. 북한은 신형 ‘화성17형’이라고 주장했으나, 한미는 발사된 ICBM의 엔진 노즐 2개와 1단 엔진 연소 시간 등을 근거로 기존의 ‘화성15형’을 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과 관련,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2018년 5월 폭파했던 갱도 중 일부의 복구로 추정되는 활동이 식별돼 한미 당국이 주시해 오고 있다”며 “북한의 다음 행동을 예단할 순 없지만 정부는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모든 가능성에 빈틈없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중립국’ 아일랜드도 ‘화들짝’ … 국민 48% “나토 가입해야”

    ‘중립국’ 아일랜드도 ‘화들짝’ … 국민 48% “나토 가입해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채 군사적 중립을 유지해왔던 아일랜드에서 국민 절반 가까이가 나토 가입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스웨덴과 핀란드 등 중립국들이 나토 가입 논의에 불을 지피는 가운데 아일랜드에서도 군사적 중립이라는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에 따르면 아일랜드 여론조사기관 ‘레드 씨(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일랜드의 나토 가입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찬성했다. 지난 1월에는 34%가 찬성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9%였다. 또 연간 11억 유로 규모인 아일랜드의 국방비에 대해 59%가 “국방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반대 응답은 28%에 그쳤다. 또 유럽연합(EU)이 2025년 5000명 규모의 유럽 신속방위군을 출범하기로 한 가운데 응답자의 46%는 “아일랜드 군대가 미래의 유럽 군대에서 복무할지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면 찬성 표를 던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군사 중립국인 아일랜드는 지난 1월 러시아가 자국 인근 해역에서 해군 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것을 계기로 안보 우려가 고조됐다. 해당 해역이 아일랜드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해당함에도 유엔 협약 상 이를 제지할 근거가 없어 아일랜드는 자국 EEZ에서 러시아가 무력시위를 벌이는 데 속수무책이 될 처지였다. 러시아는 EEZ 경계 바깥으로 물러나 훈련을 실시했지만 아일랜드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아일랜드의 연간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0.2%로 EU 내에서 가장 적다. 리오 버라드커 부총리는 이달 초 “군사적 중립 전통을 재고하겠다”며 EU 공동방위에 적극 참여할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아일랜드가 군사적 중립을 포기해야 할지를 놓고 여론이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은 전했다. 설문조사에서 “아일랜드가 중립 정책을 철회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57%가 ‘반대’를 응답했으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야 한다는 응답은 39%에 머물렀다.
  • 도시 전체가 공동묘지…러시아군 포위에 굶어죽는 마리우폴 시민들

    도시 전체가 공동묘지…러시아군 포위에 굶어죽는 마리우폴 시민들

    러시아군의 집중적인 포격과 시민 아사 작전에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 전체가 거대한 묘지가 되고 있다.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유로뉴스 등 외신은 러시아군 공격으로 사망한 시신들이 마리우폴 시내 곳곳에 방치돼 도시 전체가 묘지가 되고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로이터 통신과 마리우폴 나우 등 현지 보도 사진을 보면 폭격과 포격으로 부서진 건물과 함께 시내 곳곳에 임시 묘지와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인다. 인구 40만 명의 평화롭던 항구도시가 죽음의 공간이 된 것은 이곳이 우크라이나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반군의 점령지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이에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부터 마리우폴을 점령하기 위해 집중적인 공격을 펼쳐왔다. 그러나 좀처럼 승기를 잡지못한 러시아군은 현재 마리우폴을 전략적으로 포위해 시민 아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30만 명의 마리우폴 시민들이 피란을 떠났지만 여전히 10만 명은 약도 물도 먹을 것도 없는 도시에 갇혀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세르히이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시민 일부가 탈수와 식량 부족으로, 일부는 약품과 인슐린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다”면서 "엄마는 우유가 없고, 아이들을 위한 음식도 없다"며 고통을 호소했다.유엔(UN) 인권사무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지난 26일까지 민간인 1119명이 사망하고 179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피해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 전체가 파괴된 마리우폴에서만 12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UN 인권팀장인 마틸다 보그너는 "마리우폴에 임시 묘지가 늘어가고 있다는 정보를 받고있으나 러시아군의 전방위적인 공격으로 희생자수를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민간인들의 피해 규모는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킬 정도로 이는 국제인도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 [속보] ‘5차 평화협상’ 개최… “중립국화 논의” 한발 물러난 젤렌스키

    [속보] ‘5차 평화협상’ 개최… “중립국화 논의” 한발 물러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가 제삼자에 의해 보장돼야 하며,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터키에서 5차 평화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와 타협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 등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인과 러시아어로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러시아와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비핵보유국 지위,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을 허용 등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것이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단,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에 대해서는 협상하지 않겠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언론인에게 “러시아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갈등을 길게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터키 “이스탄불서 5차 회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화상으로 많은 것을 논의했다며 대면 회담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후 터키 대통령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단이 이스탄불에서 회담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화요일(29일) 회담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최근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자국 내 배치하는 등 친러 행보를 보여왔다. 또 우크라이나에도 터키제 무인공격기를 판매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3·7일 세 차례 대면 회담을 했으며, 14일부터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4차 회담을 이어왔다. 양측이 28일이나 29일 터키에서 대면 회담을 할 경우 5차 회담이 된다. 양국 대표단은 협상을 통해 민간인 대피를 통한 인도주의적 통로 설치 등에 합의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도 철회 등에서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렸다. 그러나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문제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 인정 등 영토 문제에서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지만 젤렌스키가 인터뷰를 통해 이 부분을 합의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회담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코로나 블루’에 분노·무력감… 대화·음악 등 심리상담 도움받을 수 있어요[학교 대신 알려드립니다]

    ‘코로나 블루’에 분노·무력감… 대화·음악 등 심리상담 도움받을 수 있어요[학교 대신 알려드립니다]

    Q.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심리상담을 받는다는 말을 들었어요. 코로나의 어떤 이유 때문에 심리상담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는지 궁금합니다. 심리 상담은 어떻게 신청하고,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도 궁금해요.(이세아·13세·제주 이도초 6학년) A.심리상담연구소 ‘마음을 거닐다’ 소장 김혜영입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코로나와 우울감을 뜻하는 ‘블루’가 합쳐진 신조어로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데요. 그만큼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우울이나 불안, 그리고 무기력을 많이 겪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에 대한 불안이 컸다면 전염병이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분노나 무력감을 많이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이동이나 활동의 자유가 제한되고 전염병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느끼게 되면서 나타나는 감정이겠죠. 더불어 대면활동의 제한 및 관계 단절 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외로움과 고립감을 많이 경험하고 있기도 해요. 그리고 어떤 분들은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돼 우울이나 불안을 느끼기도 하고요.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에도 심리적 어려움을 예전보다 더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일이 많아 친구들과 만날 수도 없고, 예전만큼 밖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도 없기 때문이겠지요. 이런 이유로 요즘 심리상담에 대한 필요와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심리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 봅니다. 심리상담 신청 방법과 절차에 대해 질문하셨는데요. 학생의 경우 학교에 심리상담 선생님이 계시는 경우가 많아요. 마음속에 고민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심리상담실 문을 두드리고 문의해 보세요. 만약 학교에서 상담받는 것이 어렵다면 주변의 심리상담소를 찾아서 먼저 연락을 해 보세요. 대개 심리상담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심리상담은 문제 해결과 치료라는 목표를 가진 전문적인 대화이므로 전문 훈련을 받은 상담자인지 확인하시길 제안드립니다. 개인이 호소하는 문제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1회로 끝나기보다는 주기적으로 여러 차례 만남을 통해 문제 해결과 변화 및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대화를 통한 치료도 있고 미술이나 음악 등을 통한 치료도 있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상담자와 상담 과정을 거치다 보면 어느새 변화하고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김혜영 ‘마음을 거닐다’ 심리상담연구소장서울신문·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기획
  • 北 새달 ‘7차 핵실험’ 임박했나… 풍계리 3번 갱도 한 달 내 복구

    北 새달 ‘7차 핵실험’ 임박했나… 풍계리 3번 갱도 한 달 내 복구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추가 핵실험을 위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지하갱도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이르면 다음달 중순 이후 7차 핵실험 준비가 끝날 것으로 군·정보 당국이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017년 9월 6차 핵실험 이후 4년 7개월여 만에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한반도 안보 위기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점증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중·단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소형 전술핵폭탄 개발이 목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7일 복수의 정부 및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2018년 5월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를 단기간에 복구하고자 새로운 통로를 뚫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4개의 핵실험용 지하갱도가 있다. 1번 갱도는 2006년 제1차 핵실험 뒤 폐쇄됐고, 2번 갱도에서 2~6차 실험이 이뤄졌다. 북한은 2018년 5월 풍계리 핵실험장 내 2~4번 갱도를 외신 기자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파’ 방식으로 폐쇄했다. 앞서 4월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데 따른 후속조치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모라토리엄 해제’를 시사했고, 지난 24일 ICBM을 발사해 이를 실행에 옮겼다. 풍계리 핵실험장 3~4번 갱도는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았던 만큼 2018년 폭파 때 갱도 입구만 무너뜨렸다면 재건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북한이 새로 입구를 뚫는 것으로 알려진 3번 갱도는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가면 두 갈래로 나뉜다. 핵실험장 폭파 당시 갱도 입구에서부터 두 갈래 길 직전까지의 구간만 폭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재건하는 데 “최대 3~6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입구를 새로 뚫는 방식으로 3번 갱도를 복구한다면 1개월 안팎이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음달에는 김일성 주석 110주년 생일(태양절·15일)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25일) 등 안팎에 김정은 체제의 견고함을 과시해야 할 이른바 ‘정주년’ 기념일이 대기 중이다. 게다가 북측이 체제 위협으로 간주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는 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5월 10일)도 코앞에 둔 시점이다. 북한이 핵실험 재개와 ICBM 추가 발사 패키지를 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7차 핵실험을 진행한다면 폭발력이 10~20㏏(1㏏은 TNT 1000t의 폭발력) 정도의 소형 핵탄두를 개발하기 위한 시험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전술핵은 도시 전체를 파괴할 정도로 위력이 큰 전략핵과 달리 주로 국지전에서 활용되는 저위력 소형 핵무기를 말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전술핵무기 개발 목적일 것”이라며 “수십㏏ 규모의 위력 테스트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성묵(예비역 육군 준장)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김 위원장이 지난해 1월 국방 5개년 계획에서 ‘핵무기의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촉진’을 공언한 만큼 소형화를 위한 추가 핵실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 가난했던 대구 소년, 헌법학에 불멸의 발자취 남기고 떠나다

    가난했던 대구 소년, 헌법학에 불멸의 발자취 남기고 떠나다

    ‘한국 헌법학의 태두’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89세를 일기로 26일 별세했다. 서울신문은 2013년 5월 ‘명사가 걸어온 길’이라는 인물탐구 기획 코너를 통해 고인이 밟아온 삶의 궤적을 2회에서 걸쳐 집중적으로 조명한 바 있다. 고인은 당시에도 만 80세 고령이었지만, 스트레이트로 5시간에 걸친 짧지 않은 인터뷰를 정력적으로 소화해 냈다. 자신의 인생을 채워온 수많은 사건들과 사람들을 대부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인터뷰 전문을 그대로 소개한다. ========================== [명사가걸어온 길] (11) 한국 헌법학의 태두 김철수 해방·전쟁·좌우 분열… 격동의 시대, ‘책벌레 소년’ 헌법에 눈을 뜨다유신헌법 참여 협박에도 정치권 러브콜에도… 학자의 양심 지켰다열두 살 되던 해 일제가 패망했다. 환희에 천지가 요동쳤다. 해방. 어렸지만 그게 뭔지 너무도 잘 알았다. 그러나 조국의 운명은 사람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혼돈과 분열이었다. 국토는 남북으로 찢기고 민중은 좌우로 갈렸다. 얼마 전까지 ‘조국 해방’을 외치며 함께 어깨를 걸었던 동지들이 생각이 다르다고, 처지가 다르다고 원수가 돼 등을 돌렸다. 어제까지 한 교실에서 공부했던 친구가 좌익 프락치로 몰려 책상을 비웠다. 해방 공간의 극심한 무정부 상태를 보며 소년은 결심했다. 국가 시스템의 뼈대가 되는 헌법을 공부하겠노라고. 그 다짐대로 헌법 연구는 평생의 업이 됐고, 소년은 우리나라 헌법학의 ‘태두’(泰斗)가 됐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한국헌법연구소에서 만난 김철수(80) 서울대 명예교수는 5시간에 걸친 긴 인터뷰에도 피로한 기색 없이 꼿꼿하게 여든 성상의 인생과 철학을 얘기했다. 유복한 친구 둔 덕에 책 실컷 읽고...극렬한 좌우 대립 지켜보며 성장1933년 7월 대구에서 빈농(貧農) 집안의 6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책 읽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다. 유복한 친구를 둔 덕에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었다. 책 읽느라 학교 공부는 뒷전이었다. 통학 기차 안에서도 그의 손에는 항상 책이 들려 있었다. “친구 아버지가 당시 대구지역 마사회 회장이었어요. 경마장에는 일본 사람들이 자기들 나라에서 가져온 세계 문학대전집, 세계 사상대전집 같은 책들이 그득그득 꽂혀 있었지요. 그때 읽은 책 중 가장 감명 깊었던 게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이었어요. 강의 중에 ‘레 미제라블’을 말하면 학생들은 ‘아 장발장이 빵 하나 훔쳤다가 탈옥하는 거요?’ 정도의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사실 이 책은 대단한 책입니다. 무려 26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 형벌, 정치, 법철학 등 다양한 사회 문제와 고민이 담겨 있으니까요.” 책에 빠져 살던 김 교수의 관심이 사회로 옮겨가기 시작한 것은 나라가 광복을 맞으면서였다. ‘민주국가 건설’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어떤 민주주의를 택하느냐를 두고 극심한 분열 양상이 온나라를 휩쓸었다.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나라가 완전히 엉망이었지요. 특히 제가 살던 대구는 당시 공산주의의 총본산인 모스크바(소련의 수도)에 빗대어 ‘한국의 모스크바’로 불렸을 정도예요. 좌익의 활동이 국내 어떤 도시보다도 활발하고 강했어요. 그러다 보니 저는 극렬한 좌우 대립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며 큰 충격을 받았어요. 경찰이 사람을 잡아가고 때리고, 또 반대되는 공공기관 테러가 일어나고. 우리 사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바로 헌법이었던 것이지요.” 1947년 제헌(制憲) 헌법을 만든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법대생이나 학자들이 보던 고시 잡지 등을 읽으며 헌법학자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때가 우리 나이로 열다섯이었다.시력 나빠 전쟁터 끌려가지 않아...대학 입학 천막 강의실 공부 1950년 전쟁이 터졌다. 고도근시로 고생하던 그는 전쟁터로 끌려가지 않았다. 1952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전쟁 탓에 서울의 대학들이 부산으로 피란 온 터였다. 부산의 허름한 판자촌에서 법학 강의를 들었다. 법학도들이 ‘천막 강의실’에서 힘겹게 공부하던 이 시기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불법적인 개헌을 추진한다. 이른바 ‘발췌개헌’의 시작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부산으로 피란 가 있는데 거기에서 임기 4년이 만료됐어요. 이 대통령은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헌법을 고치려 들었는데, 이걸 야당이 반대했고 그 결과로 야당 의원들에 대한 탄압이 시작됐어요” 이 대통령은 “전시에 부산에 침투한 간첩이 많으니 소탕을 해야 한다”는 이유를 대며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리고 이내 속셈을 드러냈다. 간첩을 잡겠다던 당초 주장과 달리 야당 의원과 무고한 시민에 대한 검거와 폭력이 이뤄졌다. “야당 지도자였던 장면 선생도 잡아넣었어요. 3명 이상 모이면 잡아갔어요. 국회로 출근하는 버스가 있었는데 버스에 탄 채로 계엄사령부에 끌려 가기도 했어요. 옛 경남도청에 무덕관이라고 해서 유도 연습장 같은 곳을 국회의사당으로 썼는데 그 일대에 ‘백골단 깡패’들이 쫙 깔려 있었어요. 이 대통령에 반대하는 의원은 전부 계엄사령부로 소환했다고 보면 될 겁니다.” 김 교수는 해방 이후 우리 사회의 질곡의 상당 부분은 친일파 등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지만 일부 불가피한 대목도 있었다고 말했다. “광복 이후 친일파 척결은 예견된 수순이었습니다. 그래서 친일파를 처벌하는 법률도 만들었는데 법률로 처벌하려다 보니까 당시 정부관료, 경찰, 군인 등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걸렸던 거죠. 일제강점기 때는 외국 유학자를 비롯해 능력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이 대통령이 보기에 친일파를 다 쫓아내면 행정이나 정치를 못하겠다 싶었던 거죠. 반민특위에 걸렸던 경찰들을 풀어주고, 결국 그 경찰들이 치안 등 최소한의 사회 시스템을 유지해 전쟁통에 질서를 유지했다고 볼 수 있죠. 일부 사람들은 이 대통령이 반민특위를 없앴다는 이유로 친일파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 당시의 사정도 일부 헤아릴 필요는 있을 겁니다.”이 대통령은 연임에 성공했고 1953년 전쟁이 끝났다. 김철수는 스무 살의 청년이 됐다. 김철수는 한 살 아래 학과 동기를 만나 사랑을 키워갔다. 궁핍과 혼돈의 시대에 서울대 법대 커플의 사랑은 주위의 부러움과 시샘을 샀다. 하지만 당사자들을 포함해 그 누구도 이들의 사랑이 비극으로 끝날 줄은 짐작하지 못했다. 대화 주제가 ‘첫번째 아내’로 옮겨가자 김 교수의 목소리톤이 낮아졌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첫 아내’ 전혜린과 캠퍼스 커플...뮌헨대 유학중 결혼 김 교수의 첫 번째 아내는 한국 문학계와 여성 예술인들 사이에서 ‘불꽃처럼 살다간 여인’으로 회자되는 전혜린이다. 두 사람은 부산에서 맺은 인연을 서독(독일 통일 전) 뮌헨에서 키워나갔다. 전혜린이 1955년 먼저 뮌헨대 유학길에 올랐고 김 교수는 이듬해 그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이역만리에서 기쁨과 고통을 나눴다. 문학가가 꿈이었지만 아버지의 성화로 법대에 진학했던 전혜린은 독문학과에 입학해 그토록 바랐던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체계적인 법 공부에 목 말랐던 김 교수는 법학 공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쟁국가 출신 동양인에게 서독은 마음 놓고 공부만 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은 아니었다. 당시 누구나 그랬듯 너무도 가난했다. 나라를 벗어나 공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택받은 삶이 됐던 시절이었다. 대통령의 허가가 있어야만 외국 송금이, 그것도 최고 50달러까지만 가능했던 시절이었다. 두 사람은 장학금과 통·번역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꾸렸다. 전혜린은 훗날 유학생활의 궁핍에 대해 “물을 마시니까 죽지는 않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인에 대한 시선은 싸늘했다. 지구상에 한국, 코리아라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코리아’라고 그러면 아프리카 콩고에서 왔냐고 그랬어요. 그 나라에 기차는 있느냐, 뭘 먹고 사느냐 등 질문을 해대는데, 미개인 취급을 하더군요. 교수들도 저를 보며 전쟁 중인 나라에서 공부는 무슨 공부를 했겠느냐며 일본 학생들과도 크게 차별을 뒀습니다. 약소국 국민의 설움이란 게 뭔지 당해 보지 않고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소외감은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했다. 1957년 그들은 뮌헨에서 결혼을 했다. 생활은 결혼 전과 다름 없이 곤궁했지만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의지와 위안이 됐다. 그러던 중 전혜린은 1959년 딸을 낳고 한국으로 돌아가 이듬해 성균관대에서 강사로 둥지를 틀었다. 김 교수는 2년 뒤 모교 교수 자리를 제안받고 서울로 돌아왔다.이혼 1년 뒤 전혜린 작가 스스로 목숨 끊어 배 고프고 힘들었던 서독 생활을 정리하고 고국에 왔지만 서울에서는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귀국하자마자 5·16 쿠데타가 터졌다. 박정희 당시 제2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무력으로 청와대를 장악했다. 당시 박정희 군부가 취한 여러 조치 가운데 ‘군 미필자는 공무원이 되지 못한다’는 게 있었다. 시력이 나빠 군대에 못 간 김 교수는 공무원인 서울대 교수에 임용되지 못했다. 서울대는 물론 어디에서도 군 미필자인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아내와의 관계도 벌어지기 시작했다. 먼저 입국한 전혜린은 대학에서 강의하며 서울의 문인들과 어울렸다. 밤 늦게까지 명동에서 삶과 죽음, 예술을 논했다.“아내가 언제부턴가 문인의 죽음을 동경했어요. 처음에는 나는 사회규범과 질서를 중시하는 법학자이고 아내는 사회의 틀보다는 자유와 이상을 갈망하는 문학가라서 서로 다르겠거니 했는데 이 사람이 자꾸 ‘니체도 카프카도 일찍 죽었다’ 이러면서 빨리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거예요. 수면제도 많이 갖고 다니고. 그러다 보니 저도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결국 두 사람은 1964년 합의이혼을 했다. 그리고 1년 뒤 전혜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그는 교수 임용 제한이 풀리면서 서울대 법대 학생과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고교 교사와 재혼...꼬박꼬박 ‘그 사람’ 제사 챙기는 아내 그로부터 2년 뒤 김 교수는 고교 교사와 재혼을 했다. “아내는 지금도 꼬박꼬박 그 사람(전혜린)의 제사를 지내고 있어요. 자기가 낳은 아이들에게도 제사에 꼭 참석하라고 그러고. 참 고마운 사람이죠.” 그는 사별한 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반평생 이상을 함께하고 있는 지금의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함께 표했다. 개인적으로, 가정적으로 큰 시련을 겪고 난 그는 다시 연구에 매진했다. 체계적인 헌법학 이론과 정력적인 강의, 활발한 저술활동으로 헌법학계에서 빠르게 자신의 입지를 굳혀갔다. 이는 박정희 군사정권이 새롭게 부상하는 법학자에 대해 점차 날카로운 감시의 눈초리를 들이대도록 만드는 빌미가 됐다. 드디어 등장한 유신헌법의 시대. ‘학자 김철수’는 어떻게든 이 난국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3년 12월 17일부터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스러진 1979년 10월 26일까지 15년 10개월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잘살아보세~”라는 한목소리 외의 다른 의견과 생각은 용납되지 않는 시대였다. ‘지성인의 전당’인 대학에는 사복 경찰과 정보원들이 교수와 학생들을 감시하며 일거수 일투족을 ‘상부’에 보고했다. 이런 박정희 정권에도 대학과 언론의 비판이 제한적이나마 가능했다. 적어도 잡아가지는 않았다고 한다. 1962년부터 3년간 서울대 학생과장...‘중정’과 맞서“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수로 임용되지 못하고 학교에서 무급 조교로 일하다가 1962년 9월 취업 제한이 풀리면서 학생과장을 맡았어요. 요즘 같으면 학생담당 부학장쯤 되는데 그걸 만 3년 했어요. 3년 동안 중정(중앙정보부) 사람들이랑 참 많이도 싸웠었죠. 학교에 출입하던 중정 사람 중 훗날 안기부(중정의 후신 국가안전기획부)의 장까지 하고 그랬는데 이 사람들은 어느 교수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뭘 가르치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 낱낱이 기록해 상부에 보고했어요. 그때 중정의 한 간부가 ‘당신에 대한 기록이 엄청 쌓여 있다. 중정에서는 당신이 학생들 선동하는 걸로 보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하기도 했었죠. 하긴 그땐 법대 학생들이 제일 열심히 데모했고, 그 학생들에게 우리 법이 잘못됐다고 가르친 것도 나였으니….” 교수들로부터 정의와 바른 법치에 대한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은 거리로 나갔다. 김 교수의 말대로 당시 서울대에서는 법대생들을 중심으로 학생운동이 조직됐다. 이때 서울대 총학생회장도 법대 소속이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실장을 지낸 정정길(71)씨다. 서울의 대학생들은 연합해 정권의 부당함에 맞섰다. 대표적인 사건이 1964년 한일기본 협정 반대 시위다. 박 대통령이 일본과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정을 추진하자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굴욕 외교’라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시위 세력은 들불처럼 번지면서 그해 ‘6·3 사태’가 터졌다. 1964년 한일협정 반대시위 선봉 고려대 이명박-서울대 정정길 박 대통령은 6월 3일 시위대 해산을 위해 서울시 전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서울 시내에 4개 사단병력을 투입해 시위 학생들을 잡아들였다. 이때 시위대 선봉에서 정정길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함께 나선 인물이 이명박 고려대 상대 회장이다. 김 교수는 “당시 단과대 회장은 훗날 대통령이 되고 다른 학교 총학생회장은 그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됐는데 어찌 보면 거꾸로 된 거 같기도 하고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재미있는 인연이죠. 노태우 정권에서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13~15대 국회의원)도 시위단 사이에서 격문 쓰고 그랬던 시절이 있었죠”라며 웃어 보였다. 학생들을 거리로 이끈 것은 바른 정치와 민주화를 향한 학생들의 뜨거운 열망과 굳은 의지였지만, 중정에 끌려간 그들을 빼오는 것은 교수들의 몫이었다. 6·3사태로 정정길을 비롯한 수많은 서울대생들이 중정과 경찰 등에 잡혀갔다. 법대 학장이 학생들에 대한 보증서를 써 주고 김 교수 등이 중정 등을 찾아가 사정해 수감된 학생들을 빼왔다. “그땐 시위가 끊이지 않았는데 시위만 했다 하면 학생들이 청와대로 가야 한다고 해서 중앙청(현 경복궁 자리)으로 가곤 했죠. 저는 학생 관리도 제 일이었으니까 관리 차원에서 같이 중앙청으로 따라가고 하면서 치안국 보안과장과 서울 정보분실장과도 자주 마주쳤죠. 한 놈은 중학교 동기고 또 한 놈은 대학 동기였는데 그놈들이 저한테 ‘너는 학생 과장이라면서 왜 학생 선도도 못하냐’고 난리를 피우고 그러면 저는 ‘니들이나 똑바로 해라’며 목소리를 높이곤 했어요.” 정보요원이 수업을 감시하고 학생들이 중정과 경찰서 유치장 등을 드나들었어도 김 교수는 ‘그나마 괜찮았던 시절’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1960년대에 몇 없었던 ‘낭만적인 에피소드’도 소개했다.창경궁 통째로 빌려 이대생들과 미팅 주선 “그때라고 해서 학생들이 시위만 하고 돌 던지고 그렇지만은 않았어요. 하루는 총학생회장 정정길이 우리가 종합대학이니까 종합대 축제를 하자면서 서울대생 전원과 이화여대생 전원 미팅을 제안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했지만 청춘 남녀들에게 좋은 일이겠다 싶어서 제가 창경원(현 창경궁)을 빌려볼 생각으로 창경원장을 찾아갔어요. 창경원장도 학교 선배였거든요. 창경원장도 암울한 시대에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이라며 흔쾌히 승낙하면서 날을 잡아 ‘창경원 오후 휴원’이라고 걸어놓고 두 학교 학생들만 무료 입장시켰죠. 지금 보면 대규모 미팅 같은 것인데 순 남학생 판에 여학생은 몇 없고 그런 모습도 어찌나 재밌던지… 그래도 훗날 그 만남을 계기로 결혼한 사람이 10쌍도 넘더라고요. 우리한텐 재미고 낭만이었지만 다음 날 청소하시는 분들 애 많이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캠퍼스의 소소한 낭만도, 학자 김철수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도 그리 길게 가지 못했다. 1972년 10월 박 대통령은 유신헌법을 선포한다. 박정희 정권은 김철수에게 유신헌법에 근거한 탄압에 앞서 유신헌법 제정 공신이 되기를 강요했다. “정권이 유신헌법 만들려고 여러 가지 작업을 했어요. 몇몇 교수는 해외에 보내서 자료 수집을 담당하게 하고 나를 포함한 야당 성향 교수들도 법무부 자문위원회라는 걸 만들어 그걸 하라고 강요했죠. 나는 절대로 못한다고 했더니 정부 쪽에서는 쉽게 말해 까불지 말라는 식이었고 일부는 참여를 거부하면 항명죄라며 협박까지 했죠. 그게 다 나중에 유신헌법이 각계의 자문위원들이 참여해 만든 것이라는, 정당성 부여를 위한 계략이었던 거죠.” 김 교수는 갖은 협박성 설득에도 학자의 양심을 지켰다. 하지만 이어 유신헌법 홍보에 나서 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말이 제안이지 명령과 강압이었다. 정권은 중정을 통해 김 교수가 방송과 라디오에서 유신헌법 홍보를 맡도록 압박했다. 유신헌법 찬양 글·홍보방송 안하고 버텨 “하루는 학교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분이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해서 나갔는데 식사 마치고 저를 TBC(동양방송) 앞에 내려주더군요. 방송에 출연하라는 뜻이었죠. 결국 정문으로 들어가 바로 후문으로 빠져나갔죠. 방송은 저 대신 다른 분이 출연했는데 중정에서는 방송 펑크 냈다고 난리가 났고, 그때 제대로 찍혀 저에 대한 탄압도 시작됐습니다.” 당시 김 교수는 한 언론사의 논설위원을 겸하고 있었다. 역시 유신헌법을 찬양하는 글을 쓰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김 교수는 학자의 양심에 반하는 글은 쓸 수 없었다. 결국 해당 언론사의 정치부장이 찬양 글을 대신 썼다. 이후 김 교수를 대신해 유신을 찬양했던 한 인사는 국회 배지를 달았고, 또 한 인사는 장관까지 올랐다. 반면 김 교수에게는 정권의 보복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저술 활동이 금지됐다. “청와대 쪽 사람들과 법학자들과 저녁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저한테 ‘절대로 책 쓰지 말라. 책 쓰면 큰일 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때 이미 제3공화국에 관한 헌법책을 다 써놨고 유신헌법이 나오면서 유신헌법의 문제점까지 다 정리한 상태였거든요. 출간을 강행했죠. 그게 1973년 1월 10일이었습니다.” 저술활동 금지당한 후 미·독 떠돌아 하지만 책은 출간 즉시 전량 몰수됐고 김 교수는 중정에 끌려갔다. 일주일간 회유와 압박이 이어졌다. 박 대통령을 ‘독재적인 대통령’, 유신헌법을 ‘현대판 군주제’라고 비판한 대목에 대해서는 북한과 내통한 것 아니냐는 억지도 부렸다. 결국 김 교수는 정권이 문제 삼은 부분의 수정을 약속하고 풀려났다. 1년간 집필이 금지됐고, 연구비도 끊겼다. 김 교수는 더 이상 한국에 머무를 수 없었다. 그래서 미국과 독일 등지의 방문 교수를 지원해 국외를 떠돌며 박정희의 시대가, 유신의 시대가 저물기만을 바랐다. 철권(鐵拳) 같았던 박정희의 시대가 저물고 1980년 ‘서울의 봄’이 찾아왔다. 유신헌법으로 유린된 헌법을 바로잡을 논의가 시작됐다. 이때 김 교수도 헌법 개정에 참여했다. 김 교수 등이 제안한 개정안은 최규하 당시 대통령도 만족했다. 그러나 곧 전두환이라는 걸림돌을 만나 헌법도 정치적 의도로 변질됐다. 그래도 김 교수는 1987년 헌법재판소 설치를 ‘유신 이후 헌법적 발전’으로 꼽았다. 대화는 자연스레 헌법재판소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 김 교수는 애정 어린 쓴소리를 늘어놨다. “요즘 헌재의 결정을 보면 재판관들이 얼마나 헌법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어요. 야간 옥외집회 금지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인터넷 실명제는 위헌 결정을 내렸는데 이런 것들은 또 질서 유지의 관점으로 보면 필요하거든요. 판검사들이 재판관이 되는데 판검사 때는 헌법을 읽을 일이 없어요. 오히려 연구관들이 재판관보다 헌법을 더 잘 알아요. 재판관 임명 시 헌법에 대한 이해도를 반영할 필요가 있어요.” 최근 긴급조치 위헌에 대한 해석 권한을 놓고 헌재와 대법원이 갈등을 빚은 데 대해서는 헌재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독일은 최고 사법부가 헌법재판소입니다. 학자들은 우리나라도 헌법 만들 때 헌재를 대법원보다 우위로 둬야 한다고 주장해 법원에서 결사반대했던 건데 헌법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헌법 해석권한을 가진 헌재를 대법원보다 우위에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유신시절 정권에 저항했던 모습에 비하면 상당히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대중의 평가에 대해서는 ‘공동체 주의’를 강조했다. “30대에 진보적이지 않고 40대에 보수적이지 않으면 이상하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아무래도 젊을 때는 개인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을 갖기 쉽죠. 그런데 나이가 들다 보면 아무리 똑똑하고 잘해도 개인은 모래알 같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찰을 2만명 증원하겠다고 했는데 생각해 보면 국민이 질서를 지킨다면 이런 사회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결국 개인주의에서 공동체 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재판관 임명시 헌법 이해도 반영 필요”여든의 노학자는 헌법 연구에만 매진한 인생을 조용히 돌아봤다. 그는 학자가 대통령이 될 게 아니라면 정치권에 진출하는 것에 회의적이다. 학자가 정계에 발을 들이는 순간 학자의 소신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교수는 1980년대 여야를 막론하고 정부에서도 관료로 ‘러브콜’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저는 대학교수가 관료나 정계로 가는 걸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어요. 학자나 언론인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말을 할 수 있지만 관료나 정치인이 되면 조직 논리가 우선하거든요. 소신을 지키려면 쓴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공직에서 그런 사람은 살아 남기 힘들죠. 정치권은 특히 더 심하고요. 어떤 정치인이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수와 싸울 수 있겠어요” 장시간의 인터뷰는 젊은 기자도 피로감을 느낄 정도였지만 김 교수는 여전히 생기가 넘쳤다. 헌법과 사회 질서에 대한 고민에서는 좌익 프락치로 몰려 잡혀가는 친구들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소년 김철수의 고민도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인터뷰를 마치며 책장 가득한 그의 저서를 보며 “인세도 많이 받으셨겠다”는 농담 섞인 질문을 던졌다. “옛날엔 꽤 들어오더니만 요즘은 학생들이 책을 안 사긴 참 안 사네요”라며 웃어 보였다. ■김철수가 걸어온 길 1933년 경북 대구 출생(6남 1녀 중 장남) 1956년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1957년 서독 뮌헨에서 전혜린과 결혼 1961년 서독 뮌헨대 졸업 1962년 서울대 법과대학 조교수 1967년 미국 하버드대 법과대학원 수료 1971년 서울대 법학박사 1972년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1998년) 1988년 한국공법학회 회장(~1989년) 1990년 한국헌법연구소 소장(~2001년) 1995년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국제헌법학회 이사 1998년 제주 탐라대 총장(~2000년)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1998년~) ■주요저서 헌법학(1972) 현대헌법론(1979) 비교헌법론(1980) 법과 사회정의(1982) 한국헌법사(1988) 법과 정치(1995) 정치개혁과 사법개혁(1998) 헌법정치의 이상과 현실(2012)
  • ‘공천=당선’ 민주당 지방선거 개혁공천 실현될까

    ‘공천=당선’ 민주당 지방선거 개혁공천 실현될까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전남·북도당이 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공천 작업에 돌입했다. 20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몰표를 줘 공천=당선이 예상되는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이 개혁공천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광주시당은 23일 13명, 전남도당은 24일 19명, 전북도당은 25일 18명으로 구성된 공관위를 각각 출범했다. 시·도당 공관위는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의 공천 심사를 맡게 된다. 광역단체장은 중앙당에서 진행한다. 광주시당 위원장에는 김종구 조선대 교수, 전남도당은 정병석 전 전남대 총장이 선임됐다.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외부 인사 비중 시당 42%, 도당 36.8%에 이른다. 여성·청년 참여도 늘려 시당은 여성이 50%, 청년이 25%, 도당은 여성이 50%, 청년이 10.5%를 차지한다. 전북도당은 위원장에 윤준병 국회의원(정읍·고창), 부위원장에 이재운 전 전주대학교 교수를 선임했다. 공관위원회는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위원 16명 등 총 18명으로 구성했다. 외부인사 8명(44.4%), 여성 9명(50%), 청년 3명(16.7%)이 참여한다. 김성주 전북도당위원장은 “6·1 지방선거에서 경쟁력이 있는 참신하고 유능한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될 수 있도록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경선 관리를 하겠다”면서 “과감한 혁신을 통해 청년과 여성의 기회 확대는 물론, 구성의 다양성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이번 주에 첫 회의를 열고 경선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다음 달 초 중앙당에서 공천룰을 확정하면 이에 근거해 시·도당별로 지방선거 공천룰을 확정한다. 공천룰은 경선 방식, 컷오프 범위, 선출직 공직자 하위 20%에 대한 20% 감점 여부, 대선 기여도 평가, 복당자 페널티 미적용 등이 주된 논의 사항이다. 특히, 후보의 도덕성 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며 부적격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혀 현미경 검증이 예상된다. 지선 후보 부적격 기준은 ▲살인, 강도, 방화, 마약 등 강력법 ▲음주운전 등 파렴치범 ▲성폭력 ▲성매매 ▲가정폭력 ▲아동학대 ▲투기성 다주택자 등이다. 이 외에도 부적격 심사 기준은 경선 불복으로 당의 공천을 무력화 한 전력이 있거나 뇌물, 알선수재, 공금횡령 등으로 금고 및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를 포함하고 있다. 공관위는 이밖에도 정량적 평가인 검증위를 통과한 인물에 대해서도 은밀한 해당 행위, 물의를 일으켜 사회적 지탄을 받은 행위 등 정성 평가도 실시할 방침이어서 심사 과정에 탈락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 방식은 민주당 당헌 당규에 따라 국민참여경선(여론조사 50%·당원 여론조사 50%), 국민경선(여론조사 100%), 당원경선(권리당원 투표 100%), 시민공천배심원경선(배심원단 투표 100%) 등 4가지다. 이에 대해 호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민주당이 몰표를 준 호남인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제대로 된 인물을 공천해 지역발전을 이끄는 것”이라며 “당에 대한 공헌도만 앞세워 공천을 할 경우 실망스러운 결과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공천을 기대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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