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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이현 신작 2주만에 베스트셀러로

    소설가 정이현의 신작 ‘너는 모른다’가 출간 2주 만에 한국출판인회의 집계 종합베스트셀러 14위에 올랐다. 가족을 위시한 현대사회 인간관계의 피상성을 고발한 장편소설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 1권은 15주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그 뒤를 댄 브라운의 ‘로스트 심벌’ 1권,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 등이 잇고 있다.
  • [키워드로 본 2009 문화] (2) 문학 - 인터넷 연재

    수 년째 계속되어온 ‘문학의 위기’ 논란 속에 2009년은 희망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봤다. 문학은 문학 외적인 곳에서 존재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받았다. 또 한편으로는 인터넷과 접속을 본격화했고, 서사를 강조하는 장편소설이 대세를 이루는 등 새로운 시도가 꿈틀거렸다. 특히 지난해부터 붐이 일던 인터넷 연재는 올해 더욱 열풍이 드셌다. 공지영의 ‘도가니’와 이기호의 ‘사과는 잘해요’를 비롯해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백영옥의 ‘다이어트의 여왕’, 정이현의 ‘너는 모른다’ 등이 모두 인터넷을 통해 연재됐다. 컴퓨터를 전혀 만지지 않는 김훈까지 ‘공무도하’를 인터넷에 연재했으니 열풍의 강도가 짐작된다. 용산 참사와 관련해 시인, 소설가, 평론가, 극작가 등 문인들이 릴레이 기고를 한 공간도 인터넷이었다. 이 영향인지 전자책(e북) 판매도 크게 늘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14일까지 e북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5% 늘었다. 주된 독자층은 30대 남성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문인들이 20여년 만에 다시 거리로 나온 해이기도 하다. 지난 6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 속에서 한국작가회 소속 문인 541명은 시국선언문을 냈고, 릴레이 1인 시위도 이어갔다. 정여울, 김애란, 백가흠, 김경주 등 젊은 문인들부터 구효서, 이문재, 현기영 등 중견·원로 작가까지 188명이 각자 발표한 ‘한 줄 선언’은 ‘21세기적 시국선언 형식’이라는 안팎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밀리언셀러도 나왔다. 신경숙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100만부가 넘게 팔리며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에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도 ‘하루키 마니아’들을 열광시키며 70만부 가까이 팔렸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길섶에서] 어떤 상실/김성호 논설위원

    살다 보면 이런저런 상실을 겪게 마련. 부모형제 지인과 죽음으로 헤어지는 사별이 있고, 죽어도 못 잊을 연인과의 서러운 별리가 있다. 아끼던 물건을 빼앗겼을 때의 박탈감도 참기 힘든 상실이다. 그런가 하면 달콤한 꿈을 꾼 뒤 일어나 기억이 나지 않을 때의 기분좋은 상실도 가끔씩 맛보곤 한다. 어느 상실치고 아프고 아쉽지 않을까. 하늘이 무너지는 사별에 머리를 잡아뜯는 절규가 있고, 좋아하던 것이 사라진 뒤의 밤잠 못 자는 아쉬움도 만만치 않다. 상실의 아픔이 오죽했으면 1차 세계대전후 전쟁의 절망과 허무를 담아낸 작가들에게 ‘상실세대’란 별명을 붙였을까.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젊은세대의 상실을 담은 제 작품에 ‘상실의 시대’란 제목을 얹었다. 최근 연달아 맛본 상실의 아픔. 지인이 정성스레 보내온 난과 책장속 아끼던 책의 증발이다. 애지중지 챙기던 것들의 상실에 원망이 작지 않지만 도적질(?)에도 나름의 필요가 있을 터. 그냥 ‘기분좋은 상실’쯤으로 넘기겠으니 잘 키우고 잘 보시길 앙망합니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장혁 “이미지 메이킹…득보단 실”(인터뷰)

    장혁 “이미지 메이킹…득보단 실”(인터뷰)

    데뷔 12년차 배우 장혁은 겉으로 느껴지는 무게감과 달리 영화 ‘화산고’, ‘정글쥬스’, ‘영어완전정복’,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 등에서 가벼운 캐릭터로 관객들과 만났다. 그러더니 군대에 다녀오고 30대로 접어든 최근 2년 사이 영화 ‘댄스 오브 더 드래곤’, ‘토끼와 리저드’, 드라마 ‘고맙습니다’, ‘타짜’ 등 제법 묵직한 역할을 소화해냈다. 작품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진 건 장혁이 나이를 좀 더 먹어서도 아니고 군대를 다녀와서도 아니라 “배우로서 항상 영(0)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바람 때문일 것이다. “대중매체 안에서 움직이는 배우이기 때문에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미지가 너무 확고하면 다음 작품을 할 때 도움이 되진 않거든요. 그래서 전 배우로서 진한 하나의 점보다 어디로든 다다를 수 있는 원을 만들고 싶어요.” 장혁이 이번에 머무른 곳은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의 현우 캐릭터다. ‘펜트하우스 코끼리’는 집착, 중독, 상실, 사랑, 우정 등 복잡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30대 세 나쁜 남자의 은밀하고 자극적인 사생활을 그린 영화. 현우는 여자 친구와 헤어진 뒤 자신의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뭔가에 끊임없이 집착하는 프리랜서 사진작가다. 장혁이 아저씨들의 성장이야기에 끌린 건 자신이 즐겨 읽던 무라카미 류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처럼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고민들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느낌대로 진실하게 표현했다는 장혁은 특히 상실감을 채우기 위해 대마초를 핀 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현우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다른 영화를 보면서 대마초 피울 때의 느낌을 파악했다는 장혁에게 그것 또한 진실이 아닐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장혁은 “내 연기가 진짜든 아니든 그건 중요치 않다. 관객들이 공감대를 느낀다면 그게 진실한 연기”라고 딱 잘라 말했다. “20대 때는 인위적으로 만들어가려고 했지만 이젠 경험을 통해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 그걸 통해 뭔가를 전달하고 싶어요. 30~40대만의 짙은 냄새를 많이 풍겼으면 좋겠어요.” 영화 ‘짱’에서 사춘기에 직면한 고등학생을 연기했던 장혁은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결혼도 했고 곧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 아내와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고 묻자 장혁은 “육아를 공유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집에 있을 때는 집안일을 많이 도우려고 해요. 아이를 돌본다는 게 정말 만만치가 않거든요. 이틀정도 밤샘 촬영해도 힘든 줄을 몰랐는데 아이 2~3시간 돌보는데 죽겠더라고요. 아내는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는데 얼마나 힘들겠어요.” 아이가 생긴 뒤에 더 성실하고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장혁은 “지금 이 순간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승마를 예로 들며 말을 타는데 인위적으로 반동을 주면 무릎이 까지고 낙마를 하지만 하체에 힘을 풀고 몸을 맡기면 자연스레 반동이 맞춰진다는 것. 그래서일까 “자기중심도 지키고 균형을 잘 유지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장혁에게서 어깨에 잔뜩 들어갔던 힘 대신 섬세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벨 문학상 유럽 편중 문제” 한림원 내부서 비판 목소리

    노벨문학상이 유럽에 편중되고 있는 최근 경향에 대한 우려가 한림원 내부에서 터져 나왔다. 올해 노벨문학상 발표를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단 신임 종신 서기인 페테르 엥룬드는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유럽의 전통에서 쓰인 문학에 더 쉽게 관련을 맺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문제”라면서 “심사위원단이 이를 인식하고 너무 유럽에 편중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언어권에는 진정으로 노벨상을 수상할 만한 작가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노벨문학상은 1994년 오에 겐자부로(일본), 2003년 존 쿠시(남아공)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럽 작가들이 차지했다. 물론 엥룬드의 ‘유럽 편중 비판 발언’이 아니라도 올해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되는 이들의 면면은 대부분 비유럽권이다. 비교적 당선자를 맞히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온라인 베팅사이트 래드브록스(www.ladbrokes.com)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소설가 아모스 오즈, 알제리 여성 소설가 아시아 제바르와 함께 미국에서도 조이스 캐럴 오츠·필립 로스 등이 있고, 아랍의 대표적 시인인 아도니스(시리아)도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무라카미 하루키(일본)와 국내 작가로는 고은 시인 등이 거론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1일 한가위 TV 하이라이트]

    ●책읽는 밤(KBS1 밤 12시35분) ‘상실의 시대’로 일본에서만 800만 부가 넘게 팔리고, 36개 국어로 번역· 출간되며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난 봄, 5년 만에 낸 신작 장편소설 ‘1Q84’는 국내에서 2주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화제의 책 ‘1Q84’를 통해 하루키의 30년 문학세계를 조명한다. ●장화홍련(KBS2 오전 9시) 임혁은 약속과 다르게 장화가 사실을 밝히지 않자 태윤을 찾아가 장화가 임신한 아이가 임혁의 아이란 사실을 밝히고, 태윤은 걷잡을 수 없는 충격과 분노에 사로잡혀 장화를 찾는다. 하지만 사실을 알게 된 장화는 놀라 고향으로 도망치고, 그 사이 변여사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의사의 진단이 내려진다. ●사주후愛(MBC 오후 6시50분) 술만 마시면 반복되는 남편의 폭력적인 말과 행동. 카드 연체료만 2000여만원. 부부갈등의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푸는 아내. 경찰까지 출동해서 중재해야 했던 부부싸움의 실체. 부부란 이름으로 가정을 이루었지만 너무나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는 남편과 아내를 위한 맞춤 솔루션이 시작된다. ●두 아내(SBS 오후 7시15분) 추석날 결국 철수 혼자 오자 장여사는 화를 내며 지숙을 괘씸하게 생각한다. 영민은 소리·지숙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지숙 역시 마음이 평화롭기만 하다. 한편 혜란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참담하고 아픈 몸으로 지호를 찾아간다. 미미는 추석 음식을 싸서 영희 등을 떠밀듯 지호에게 보내는데…. ●한국어 쇼(EBS 오후 1시40분) 좀처럼 음식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정숙씨의 큰딸 경원이. 늘 식사시간이면 경원이 밥 먹이기로 밥상은 전쟁터가 된다. 어려서부터 위염에 천식을 앓아서 그런가? 아니면 엄마 정숙씨의 요리 솜씨 때문일까? 아직 음식 맛내기에 서툰 정숙씨가 경원이를 위해 다시 앞치마를 두른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2016년 올림픽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시카고 시가 추석을 앞두고 한인들을 위해 특별히 잔치를 열어 주었다. 2016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시카고 시가 이례적으로 한인 동포들을 위해 큰 잔치를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올해 추석은 동포들에게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2030] 귀향 포기한 그들의 사연은

    [2030] 귀향 포기한 그들의 사연은

    사흘 뒤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처럼 누구에게나 넉넉하고 풍성한 명절이 된다면 더할 나위없겠다. 하지만 올 추석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유난히 짧은 연휴와 취업 걱정 등으로 귀성을 포기한 2030들의 사연을 들어봤다. 오달란 유대근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미뤄왔던 시력교정수술·영화관람 ‘기분전환’ 직장인 김모(27)씨는 얼마 전 안과에서 추석 연휴 전날인 10월1일에 시력교정 수술을 하기로 예약했다. 며칠 눈을 쓰지 않고 푹 쉬어야 하는데 평일에 휴가를 내기가 눈치 보여 그동안 수술을 미뤄왔다. “어렸을 때부터 안경을 썼는데 이상하게 점점 안경이 거추장스럽더라고요. 올 추석 연휴가 짧긴 하지만, 연차를 하루 덧붙여 수술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사실 저같은 직장인들은 연휴가 되면 그동안 못했던 일을 몰아서 하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친구와 선배 중에서도 연휴 때 보톡스를 맞거나 피부 관리를 받는 사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쉬면서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명절 연휴라도 마음 편하게 쉬며 재충전을 해야 한다는 게 김씨의 지론이다. 결혼 3년차인 중학교 교사 정모(30·여)씨는 연휴 동안 남편과 오붓하게 집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시부모님은 미국의 큰집에서 명절을 보내기 위해 한국을 떠나고 전남 광주인 친정에는 연휴가 짧아 내려가지 못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정씨는 추석 휴가를 간절히 기다려왔다.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신장이 나빠져 몸이 자주 붓고 피곤함을 호소해왔기 때문이다. 정씨는 “명절 때면 시댁에 미리 가서 음식을 준비해야 하고, 차가 밀려서 도로 위에 꼼짝없이 갇혀 있곤 했는데 이번에는 집에서 쉬면서 건강을 챙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남편이 챙겨주는 밥을 먹고 하루 10시간 이상 잠을 푹 자기로 했다. 사람이 덜 붐비는 극장을 찾아가 영화나 뮤지컬 한 편을 보면서 기분전환도 할 예정이다. 정씨는 “명절 스트레스에서 해방돼 연휴 3일을 고스란히 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며 좋아했다. 직장인 김모(34)씨는 예년보다 짧은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고향(대구)행을 포기하는 대신 문화 생활을 즐길 계획이다. 그는 중동지역 건설공사 프로젝트건 때문에 여름 내내 야근에 시달리며 휴가도 다녀오지 못한지라 휴식이 절실한 상황이다. 휴일이 3일밖에 되지 않는데 귀향, 귀경길에만 이틀을 잡아먹느니 차라리 텅빈 서울에서 푹 쉬며 홀로 책도 보고 오랜만에 영화관에도 가 볼 생각이다. “각종 입찰서류, 영문 이메일에 파묻혀 지냈는데 연휴 첫날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와 김별아의 ‘미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로 나온 소설책 속에 파묻혀 보낼 겁니다. 음식은 대형마트에서 산 전과 떡으로 해결하면 되고요.” 그는 추석 당일 오후엔 혼자 경복궁과 창경궁을 돌아다니며 공짜 민속행사를 구경하고 마지막 날에는 서울이 고향인 동료와 영화를 보기로 했다. “부모님을 못 뵙는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효도보단 휴식을 택했다.”는 김씨는 “대신 내년 설날에는 가장 먼저 대구 집에 내려가 부모님들과 지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결혼해라” 명절 단골멘트 지겹다 지겨워 직장인 장모(33)씨는 추석 연휴에도 집에 머무를 틈이 없다. 혼기가 꽉 찬 노총각인 장씨는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이번 추석 연휴 3일 연속으로 맞선 약속을 잡아놓았다. 평일에는 ‘야근한다, 회식한다.’는 핑계로 부모님이 권하는 선 자리를 잘 피해왔다. 그러나 이번 추석에는 “시골에 끌려가서 어르신들에게 혼날래, 서울에서 선볼래.”라는 부모님의 최후통첩에 두 손을 들었다. “요즘 제 나이면 그다지 노총각도 아니죠. 그런데 지난해 두 살 아래 남동생이 먼저 장가를 가면서 부모님의 조급증이 부쩍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전 나이가 찼다는 이유만으로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도 의심스러운데, 그런 말을 꺼낼라치면 부모님은 저더러 아직 철이 덜 들었다고 화만 내시고….”라며 장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주 말에는 어머니, 제수씨와 함께 백화점에서 선보러 갈 때 입을 옷도 샀다. 지난달만 해도 추석 연휴 때 혼자 조용히 남해안으로 여행 갈 계획을 세웠던 장씨였지만, 이제 여행은 꿈도 꿀 수 없게 됐다. “하루도 편하게 못 쉬고 선 보러 나가서 억지웃음을 지어야 할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남해안이고 뭐고 어디 템플 스테이라도 가서 분노를 다스렸으면 좋겠어요.”라며 장씨는 얼굴을 찌푸렸다. 대학원생 최모(27)씨는 이번 추석연휴에 소개팅을 하루에 한건씩 잡아놓았다. 심지어 추석 당일인 3일 저녁에도 강남역에서 소개팅을 하기로 했다. 각종 페이퍼 작성과 프로젝트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이긴 하지만 실연의 상처를 잊으려면 사람 만나는 게 최고라고 마음먹었기 때문. 그는 7월까지만 해도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알뜰살뜰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름방학이 끝날 즈음 취업에 성공하자마자 절교 선언을 날렸다. “미래가 불투명한 대학원생과는 더 만나기 힘들다.”는 게 이유였다. 최씨는 “문과대라 석사과정이 끝나도 취업이 힘들 것 같아 고민이었는데 여자친구마저 내 상황을 이해해주지 못하니 야속하기만 했다.”며 속상해 했다. 한달 가까이 식음도 전폐하며 폐인처럼 살았던 그는 10월 달력을 넘겨보며 다짐했다. 추석연휴를 계기로 다시 정신 차리고 여자친구 만들기에 나서자고 마음먹었다. “소개팅하는 건 실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연휴에 어른들이 모이면 옛 여자친구의 안부를 물을 게 뻔한데 ‘소개팅 나간다.’는 걸 핑계 삼아 귀찮은 질문공세에서도 피해 나오려는 계산”이라고 말하며 최씨는 씁쓸히 웃었다. 올해 초 광고회사에 입사한 서모(27·여)씨는 있지도 않은 업무를 핑계로 이번 추석을 서울에서 혼자 지내기로 했다. 지난 3월 취업 성공과 더불어 시작된 부모님의 ‘시집’ 타령에 이골이 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서씨가 솔로인 것도 아니다. 3년간 만나온 남자 친구가 있지만 아직 신입사원의 티를 못 벗은 서씨로서는 결혼보다 자신의 일이 더 중요하다. 서씨는 “그토록 원하던 광고회사에 입사했지만 내가 꿈꾸던 카피라이터의 모습과는 한참 멀다.”면서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내 능력을 인정받는 게 우선”이라며 신입사원의 고초를 토로했다. 서씨의 회사는 인원 충원을 위해 최근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냈다. 이 때문에 서씨의 마음은 더 조급한 상황이다. 서씨는 “입사 기간이 크게 차이 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선배인데 후배보다 하나라도 뛰어난 점을 보여야 하잖아요. 이 바닥은 워낙 경쟁이 치열한 데다 시장도 좁아서 개인에 대한 평가가 금방 퍼져요.”라며 “일에서 어느 정도 여유를 찾을 수 있을 때 남자친구와 함께 고향집을 방문하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 금의환향할 그 날을 위해 공부 삼매경 사법고시 준비생 김모(30)씨는 이번 추석에도 고향인 경남 진주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벌써 5년째 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부모님과 친척들 얼굴을 볼 면목이 없어서다. 김씨는 “명절이면 친척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얘기가 나의 합격 여부”라면서 “그 소리가 듣기 괴롭고 부모님께도 죄송해서 3년 전부터 추석과 설날에 고향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해 추석 연휴 동안 서울 신림동 자취방에 틀어박혀 밀린 동영상 강의를 듣고 토익책도 펼쳐 볼 생각이다. 지난 6월에 치른 2차 시험의 성적이 좋지 못해 내년을 기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1차 시험부터 다시 응시해야 해서 토익점수도 700점 이상 확보해야 한다. 연휴도 없이 공부할 생각을 하니 한숨부터 나오지만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고 김씨는 전했다. 위로 누나만 두명 있는 막내아들인 터라 김씨에 대한 어머니의 생각은 애틋하다. 지난주 말 도착한 택배 상자에는 냉동 동그랑땡과 산적, 깨송편, 김치 등이 들어있었다. 객지생활에 명절음식도 못 먹을까봐 어머니가 손수 싸서 보낸 것이다. 김씨는 “명절 분위기라도 내라고 지난 설부터 음식을 보내주시는데, 만들어먹을 시간이 없으니 보내지 말라고 해도 고집을 부리신다.”고 말했다. 김씨는 기필코 내년 추석에는 부모님께 합격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매달 10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축 내면서 부모님 속을 썩였던 만큼 좋은 성적으로 합격해 ‘판사 아들’ 덕 좀 보게 해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모(29)씨는 어느 해보다 씁쓸한 명절을 맞이하고 있다. 고향인 부산 집에서는 밀린 업무와 짧은 연휴 때문에 못 내려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양씨는 새 직장을 구하는 중이다. 회사의 자금난으로 지난 봄에 해고됐기 때문이다. 양씨는 “아직도 가족들은 제가 직장에 잘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부모님께서 제 소식을 알면 저보다 더 마음 아파하실 것 같아 차마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이번 추석 연휴를 재기의 의지를 다지는 기회로 삼겠다며 최근 입사 지원서를 제출한 회사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부산에서 같이 서울로 상경한 대학 친구들을 보면 가슴이 쓰리지만 내년 설날을 기약하며 마음의 칼을 갈기 시작했다. 지금 자신의 처지를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움츠리고 있는 개구리”와 같다며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 양씨는 “추석 연휴 때면 대학 도서관도 한산해 마음이 더 허전하겠지만 지금 이 처절한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추석 연휴만큼은 최선을 다해 취업 준비에 몰입할 겁니다.”라며 이를 악물었다.
  • [서울광장] ‘어른 일본’ 그리고 일왕의 방한/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어른 일본’ 그리고 일왕의 방한/김성호 논설위원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정권이 엊그제 닻을 올렸다. 새 각료 17명의 진용을 갖춘 ‘하토야마호’는 복지, 탈(脫)관료, 동아시아공동체 실현의 3대 과제를 밀어붙일 태세다. 취임회견에서 하토야마 총리는 “역사의 전환점으로 정치와 행정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첫날”이라는 강한 일성을 남겼다. 54년 만의 정권교체, 보수에서 중도좌파로의 전향에 각국이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일본의 지각변동을 한국만큼 민감하게 보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하토야마가 선거 전부터 양국관계의 개선발언을 잇달아 낸 만큼 정권출범에 거는 기대가 크다. 각료 17명 중 10명이 지한파인 데다 친한 성격의 한·일의원연맹 소속 민주당 의원이 51명이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양국관계를 겨눈 하토야마 발언들에 무게를 싣는 게 괜한 건 아닐 듯싶다. 가뜩이나 하토야마는 한국 중심의 외교를 강조해온 터다. 하토야마 발언들이 관심을 끄는 건 무엇보다 과거사 인식을 통한 청산의 구체적 실천제시에 있을 것이다. 야스쿠니를 대체할 추도시설 건립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재일교포 지방참정권 부여에도 적극적이다. “총리 취임 후에도 야스쿠니에 참배할 생각이 없다.”며 각료들에게 자숙을 촉구하겠다던 하토야마다. 한·일 과거사와 관련, 극우보수 입장으로 일관했던 자민당 정권에 화살을 쏜 하토야마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까닭이 분명한 것이다. 우호적 분위기와는 달리 한·일 양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얽히고설킨 앙금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 지난달 일본에선 극우색채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제작한 두 종의 중학 교과서 출판을 법원이 모두 인정했다. 국내에선 사할린 징용 피해자들이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족 22명도 국가 상대의 첫 단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그런 점에서 ‘하토야마호’ 출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 방한 제의는 모험적인 돌파구 찾기로 보인다. 한·일 강제합병 100년을 맞는 해에 일왕의 한국 방문은 양국 모두에 큰 의미를 갖는다. ‘일왕’의 상징적 의미를 볼 때 혹여 방한 중 일왕의 신변에 가해질 수 있는 불상사에 대한 일본의 우려가 클 것이다. 국내에서도 ‘과거사 청산 없는 일왕 방한’에 대한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일왕 방한이 자칫 양국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을 갖는다. 이 대통령의 제의에 당분간 일본 정부는 고심할 것이다. 한·일 관계의 전향적 개선을 외치는 민주당 정권은 내년 7월 참의원선거라는 심판대를 거쳐야 한다. 일본인 정서를 감안할 때 하토야마 정권이 과거사 청산과 그를 통한 관계개선에 일방적으로 박차를 가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 대통령의 제의는 하토야마 정권에 대한 강수의 정치 공세로까지 볼 수 있다. 공을 넘겨받은 일본으로선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일왕 방한을 과거사 청산의 정점에 놓을지, 악화시킬지는 양국 정부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류의 “일본이 드디어 어른이 됐다.”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인들은 정권교체로 그들의 삶이 향상될 것으로 믿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했다. 우리가 ‘어른 일본’에 대한 장밋빛 기대에만 머물게 아니라 무엇을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 청산과 망각은 분명히 다르다. 일왕의 한국 방문은 그래서 결코 간단히 넘길 수 없는 무거운 화두인 것이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日하토야마 정권 이과계 내각

    日하토야마 정권 이과계 내각

    │도쿄 박홍기특파원│16일 출범하는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62) 내각에 ‘이과계 내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총리로 취임할 하토야마 대표를 포함, 관방장관·국가전략담당상 등 내각 중추에 이과계 출신이 포진한 까닭이다. 제2차대전 이후 최초의 ‘이과계 내각’이다. 때문에 논리적·합리적인 이미지가 강한 ‘이과계 두뇌’들의 국정운영과 정치적 판단에 한층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우애’, ‘미’ 등의 추상적인 용어를 자주 쓰지만 도쿄대 공학부 계수공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는 경영공학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박사과정 때 연구한 ‘오퍼레이션즈 리서치’는 최소의 비용과 최단 시간을 투입, 수학적 논리를 써 최적의 해답을 구하는 ‘문제 해결학’이다. 1986년 정치 입문 때 밝힌 포부 역시 “과학자로서 정치를 과학화한다.”였다. 관방장관에 내정된 히라노 히로후미(60) 의원도 주오(中央)대 이공학부 출신이다. 정치 입문 전에는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에서 12년간 근무했다. 하토야마 정권의 ‘사령탑’인 국가전략담당상으로 확정된 간 나오토(63) 대표대행은 도쿄공업대에서 응용물리학을 전공한 데다 변리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일본의 전후 29명의 총리 가운데 이과계 출신은 다나카 가쿠에이, 스즈키 젠코 등 2명뿐이다. 대부분이 법학, 경제 등 문과계다. 더욱이 하토야마 정권처럼 총리와 관방장관이 모두 이과계 출신이기는 처음이다. 이과계 출신의 국가 운영과 관련, “과학적인 사고가 기대된다.”, “대국민 설득에 필요한 표현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의 스탠퍼드대 동창인 무라카미 마사카쓰 도시샤(同志社)대 교수는 “이과적인 사고가 있으면 부족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등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정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반면 ‘이과 바보와 문과 바보’의 저자인 다케우치 가오루는 “하토야마 대표에게 부족한 것은 논리적인 전략을 제대로 국민에게 전달하는 표현력”이라면서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을 제대로 전달할 인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칭화(淸華)대 수리공학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베이징(北京)지질학원을 졸업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라이프치히대 물리학 박사다. hkpark@seoul.co.kr
  • “日 마침내 어른되고 있다”

    “日 마침내 어른되고 있다”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이 마침내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 겸 영화감독인 무라카미 류(57)는 8일자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일본이 어른되고 있다’라는 글에서 ‘8·30’ 중의원선거 결과를 이같이 규정했다. 무라카미는 1976년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래 ‘와인 한 잔의 진실’ 등을 통해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영화 ‘도쿄 데카당스’를 감독했다. 무라카미는 정권교체와 관련, “왜 일본인들은 더 기뻐하지 않는가.”라고 자문한 뒤 “일본인들은 정부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힘을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일본은 이제야 성장하고 있다.”며 변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또 “현재 정부는 모든 것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돈이 없다.”고 말했다. 무라카미는 “일본인들은 정권교체가 생활의 개선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을 만큼 어리석지도, 행정의 변화에 기뻐할 만큼 순진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인들이 정권교체에도 어두운 표정을 짓는다고 해서 일본이 쇠퇴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단지 어린이가 어른이 되려 할 때의 우울한 기분을 맛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hkpark@seoul.co.kr
  • [문화단신]

    한국 비디오아트 12인의 40년 역사 한눈에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이 앞으로 30~40대의 젊은 작가들을 적극 육성하기로 활동 목표를 정하고, 첫 번째 전시로 ‘VIDEO:Vide & O’전을 4일부터 10월18일까지 연다. 백남준류의 순식간에 지나가는 화려한 이미지의 스펙터클이 아니라 단편소설 같은 친밀한 이야기를 보여 준다. 전시에는 ‘한국 최초의 전위영상작품’으로 평가받는 김구림의 1969년작 ‘1/24초의 의미’, 허구와 실제를 뒤섞은 함혜경의 외국인 친구 에릭이 홈비디오로 찍은 비디오 편지 등 12작가의 한국비디오아트 40년의 역사를 보여 준다. 입장료 2000원. (02)760-4850~2. 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 12일부터 제15회 2009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SIPA 2009)가 12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10개국 43개 갤러리 350여 작가가 참여한다. 주요 참여작가는 데미안 허스트, 빌 비올라, 파블로 피카소, 로이 리히텐슈타인, 무라카미 다카시, 구사마 야요이, 로버트 인디애나, 프랭크 스텔라, 왕광위, 백남준, 김준만, 이우환, 김아타, 구본창, 박서보 등이다. 특히 하멜 표류 350년을 맞아 네덜란드 사진작가 7인과 한국 디자이너 4인의 특별전이 한가람디자인미술관 2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입장료 3000~7000원. (02)521-9613~4. 신라유물 추정 옥피리 7억원에 경매 고미술품 경매업체인 아이옥션은 10일 서울 경운동 경매장에서 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옥피리를 추정가 7억원에 경매한다고 밝혔다. 아이옥션 관계자는 “조선총독부 박물관 경주분관 초대 관장을 지낸 일본인 모로가 히데오가 소장하고 있다가 해방과 함께 일본으로 떠나면서 당시 포항경찰서에 근무하던 지인에게 팔았고 다시 현 소장자에게 판매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옥션은 또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관 1점(추정가 1억 5000만원) 등 214점의 미술품을 경매한다. 프리뷰는 경매장에서 9일까지. (02)733-6430.
  • 태고의 자연 간직한 노르웨이

    태고의 자연 간직한 노르웨이

    │오스달·베르겐(노르웨이) 박록삼특파원│노르웨이다. 누구는 비틀스의 노래 ‘노르웨이의 숲’을 떠올리고, 또 누구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더듬는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노르웨이는 마치 진초록색의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숲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그 숲 사이로 구불구불하게 길이 이어진다. 마치 물빠진 갯벌에 갯 생명이 꿈틀거린 흔적인 듯. 땅 위에 내려 곁에서 보니 온통 10m는 훌쩍 넘어서는 자작나무들이다. 중간중간 연둣빛 감도는 벌판은 소와 양을 키우는 목초지가 있다. 사람의 흔적이다. 길 따라 흔들리는 차안에서도, 물 따라가는 배 갑판 위에서도, 오슬로, 베르겐 같은 도시 거리를 설렁설렁 걷다가도 아무데나 카메라를 들이대면 그대로 그림 속 풍경이 된다. 그 풍경 속에 도난, 분실, 폭행 등 걱정이 없는, 자연을 닮은 착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있다. 2009년 9월 3일 목요일 게이랑에르·노르·송네·하당에르·뤼세 등 5대 피오르 외에도 노르웨이는 곳곳이 피오르다. 대서양과 접하고 있는 서쪽 해안선 곳곳은 물론 스칸디나비아 반도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수도 오슬로까지 온통 피오르 천지다. 피오르는 빙하로 깎여 깊숙이 파인 만(灣)의 해안을 일컫는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노르웨이를 찾는 순간, 이미 피오르 지형 한복판에 들어선 셈이다. 그리고 태고의 자연이 빚어낸 웅장하면서도 오밀조밀한 역설의 미학 앞에 연방 감탄을 뱉어내게끔 된다. ●자연의 웅장함 앞에 넋을 잃다 특히 게이랑에르 피오르는 200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인구 4만명이 모여사는 작고 조용한 섬 올레순은 공항을 끼고 있어 게이랑에르 피오르를 찾는 이들에게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올레순에서 1시간 30분 남짓 떨어진 거리에 있는 헬레슐트로 이동한 뒤 페리를 타고 게이랑에르까지 뱃길을 따라간다. 1시간 10분의 뱃길 이동은 순식간이다. 빙하와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폭포가 비단 실타래를 풀어 헤쳐 놓은 듯 곳곳에서 펼쳐진다. 또한 큰 갈고리로 긁어내린 듯 촘촘히 고랑 파인 협곡, 눈덮인 산 정상의 고요함은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부른다. 그리고 깎아지른 척박한 바위 틈에서도 끈질긴 생명을 부지하는 울창한 숲과, 그 숲의 생명력을 배운 듯 띄엄띄엄 외롭게 놓인 집들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데는 그만 한 이유가 있다. 게이랑에르 피오르는 배 두 척이 비껴가면 건너편 배에 탄 사람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반면 204㎞ 길이로 세계 최장을 자랑하는 송네 피오르는 거대한 규모를 앞세운다. 폭과 길이뿐 아니라 묵직하게 자리잡은 채 굵직하게 꿈틀거리는 산세는 게이랑에르 피오르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너무 웅장하기에 난간에 몸 내밀고 세밀하게 들여다보려 하기보다는 간이 의자일망정 뱃전에 가져다 놓고 느긋하게 햇살을 쬐며 하늘과 바다, 양쪽 산등성이를 지긋이 즐기는 것이 낫다. 변덕 심한 노르웨이 날씨에서 햇살까지 비춰준다면 금상첨화다. 또한 송네 피오르를 이용하면 플람에서 보스까지 잇는 ‘플람스바나’ 열차를 탈 수 있다. 세 개의 협곡과 한 개의 강을 건너며 8개의 역을 잇는 이 열차는 노르웨이에 피오르와 빙하만이 아닌 아름다운 협곡도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키스포센역에는 전망대를 만들어 5분간 머물면서 93m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의 물방울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계곡 사이를 울려퍼지는 노래에 정신이 아득해질 즈음 폭포 허리 근처에서 님프(요정) 두 명이 춤을 추며 관광객을 유혹한다. 폭포의 웅장함과 노랫소리에 넋을 놓고 있다가는 자칫 이 장면을 놓치기 십상이다. ●빙하는 만년빙(萬年氷)이 아니다 감탄의 정점에는 빙하가 있다.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인 고도(古都) 베르겐에서 다섯 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나오는 브릭스달 빙하는 북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로 꼽힌다. 기념품 가게와 식당이 있는 산장에서 트롤카를 타고 빙하를 향해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선다. 정상까지 2.5㎞ 거리이며 트롤카에서 내려서도 1㎞ 가까이 걸어야 거대한 빙하를 먼발치가 아닌, 코앞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일진광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흙모래 바람이 얼굴을 마구 후려쳐 연방 따끔함을 느낀다. 빙하는 1950m 정상에서 시작돼 두 산봉우리 사이를 400m 정도 흐르다 얼어붙은 모습이다. 텁텁한 느낌의 흙먼지를 뒤집어쓴 곳도 있지만 연한 파스텔톤의 푸른빛으로 신비한 색깔을 띠고 있다. 아래에는 빙하가 녹은 물이 거대한 호수를 이룬 뒤 퀄퀄 흘러넘쳐 몇 백m를 흐르는 강물을 이뤘다. 빙하 앞에 서면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서로 잘난 체 건방떠는 게 얼마나 우스운 모양새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지금 모습을 드러낸 빙하는 불과 10년 전의 모습과도 다르다. 현지 관광청 직원은 “지금은 빙하 아래가 래프팅을 할 정도로 널찍하게 만들어진 호수지만 몇 년 전까지는 이곳이 모두 빙하 덩어리였다.”고 말했다. 지구 환경의 온갖 재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지구온난화가 북유럽의 거대한 태고시절 빙하까지 서서히 녹이고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까지 직항은 없다. 핀에어로 핀란드 헬싱키에 가는 것이 가장 짧은 거리다. 8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여기에서 다시 2시간 30분 정도 비행기를 더 탄 뒤 오슬로까지 이동한다. 노르웨이에서는 굳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이유가 없다. 그저 베르겐 또는 오슬로에 들른 뒤 피오르 또는 빙하, 역사·문화 등 목적을 분명히 한 뒤 두세 곳 정도만 보면 충분하다. 노르웨이 음식은 매우 짜다. 덕분에 밥 먹으면서, 또 밥 먹은 뒤 연방 물을 들이켜야 한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엄청난 물가 수준이다. 가게에서 생수 한 병을 사먹으려면 25크로네(약 5000원)를 줘야 한다. 함부로 물 사먹기도 어려운 나라다. 미용실에서 파마하는 데 50만원 정도 한다니, 머리 질끈 동여매고 다니는 금발의 노르웨이 여인네들의 자연미는 비싼 물가의 불가피한 산물인가 싶다. 아울러 시내 교통비 역시 10분 남짓 택시를 타면 4만~5만원 훌쩍 넘어서는 것은 기본이다. 자유여행을 왔다면 도시에서는 일종의 자유이용권인 오슬로패스, 베르겐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24시간, 48시간, 72시간 등으로 나뉘며 이 패스 하나로 버스나 지하철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고 박물관, 미술관 등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식당 할인도 포함되니 잘만 쓰면, 아무리 물가 비싼 노르웨이지만 짠돌이 여행이 가능하다. 또 오슬로에서는 만 하루 동안 자전거를 빌리는 데 1만 5000원 정도니 자전거로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게이랑에르 피오르 입구에 있는 유니온호텔은 노르웨이에서도 손꼽히는 스파를 자랑한다. 송네 피오르를 따라 도착한 뒤 플람 열차를 탈 수 있는 곳인 라르달은 연어의 생태를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주 작고 깨끗한 마을로 숙소는 린드스트룀호텔이 유일하다. 글 사진 youngtan@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5년이나 기다렸잖아요, 하루키!

    5년이나 기다렸잖아요, 하루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0)의 열풍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10억원대 선인세라는 파격적인 대우로 논란을 일으켰던 그의 신작 장편소설 ‘1Q84’(문학동네 펴냄)가 국내에서 출간됐다. 일본에서는 지난 5월 출간 당일에 68만부, 7월 말까지 총 223만부가 팔려 나가는 기염을 토했고, 지금까지 12주째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거기에다 저자를 다룬 비평서나 소설에 등장하는 작곡가의 음반까지 불티나게 팔리며 하루키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국내에서도 만만치 않다. 책이 출간 이틀 만에 베스트셀러 8위(인터파크 도서)에 오르며 역시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전 예약 주문만 해도 7000여권. 출판사 측은 밀려들 주문에 대비해 초판만 10만부를 찍었다고 한다. 전작 ‘어둠의 저편’ 이후 5년 만이니 독자들의 기대도 그만큼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작품은 오래 공들인 만큼 그동안 하루키가 보여 줬던 소설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능숙한 필치도 그렇고, 남녀 주인공의 애달픈 사랑 얘기를 은근히 섞어 내는 솜씨도 그렇다. 옴 진리교를 위시한 종교집단 문제 도 놓치지 않았다. 주인공은 29살의 여자 암살범 ‘아오마메’와 소설가를 지망하는 학원강사 ‘덴고’. 상·하 총 48장으로 이뤄진 소설은 둘의 이야기를 각 24장씩으로 나눠 교대로 제시한다. 아오마메는 스포츠 클럽 강사지만 사실은 솜씨 좋은 킬러. 여자들을 괴롭힌 남자들을 잔인하면서도 ‘깔끔하게’ 살해하는 일을 한다. 한편 덴고는 다른 이들의 작품을 고쳐 문학상을 타게 할 정도로 글솜씨가 뛰어난 작가 지망생. 소설은 각 인물의 서사를 따라 가다가 어느 순간 서로를 교차시킨다. 아오마메는 어떤 노인을 처리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덴고는 한 학생을 만나 그의 작품을 손봐주게 되는데, 거기서 노인과 학생은 물론 자신들도 어느 신흥종교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제목은 조지 오웰의 ‘1984’에서 따왔다. 소설의 배경인 1984년에 ‘Question’의 의미를 덧붙인 것. 꽉 막힌 길을 피해 어느 지하통로를 빠져 나온 아오마메는 자신이 도착한 세계가 전에 살던 곳과는 조금 다른, 또 다른 세계의 1984년이란 걸 깨닫고 그런 이름을 붙인다. 전작들도 그랬듯 ‘1Q84’도 소설 속에 끊임없이 음악이 흐른다. 작품 서두에 바로 깔려 나오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나 1984년 도쿄를 함축해 보여 주는 마이클잭슨의 ‘빌리진’ 등 소설 속 음악들은 또 다른 매력으로 독자들을 빨아 당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서적 베스트셀러에 올라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서적 베스트셀러에 올라

    서거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듯이 이달 21~27일 많이 팔린 책 순위 20위권에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책이 2권이나 올랐다. 인터파크 도서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삶의 일대기가 담겨 있는 자전적 에세이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는 서거 일주일 만에 720여권이 팔렸고, ‘김대중 잠언집 배움’도 650권 이상 판매됐다.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는 베스트셀러 순위 15위에, ‘김대중 잠언집 배움’은 16위에 나란히 집계됐다.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는 2주 연속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가 올랐는데, 특히 MBC 오락 프로그램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편에 저자가 출연한 이후 관련 서적 판매량이 2배 이상 급증했다. 한비야가 이전에 쓴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도 판매량이 동반 상승해 각각 베스트셀러 순위 5위와 6위를 기록했다.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 1’은 출간 이틀 만에 베스트셀러 8위에 올랐다. 일본에서 250만부 이상이 팔린 작품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CEO 여름휴가 추천도서로 선정한 조지 애커로프의 ‘야성적 충동’도 14위로 김 전 대통령 관련 서적과 함께 처음으로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진입했다. 또 인기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작가 그레그 버렌트가 쓴 연애 지침서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도 갑자기 베스트셀러 순위 19위에 올랐다. 이는 가수 출신 연기자 황정음이 남자친구인 김용준의 심리를 알고자 읽고 있다고 최근 밝혔기 때문으로 연예인 마케팅 효과를 다시금 보여줬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1Q84/김성호 논설위원

    요즘 문화예술계에서 주인공이나 작가의 선택은 작품 흥행이며 책 판매를 결정짓는 으뜸 요인이다. 연극·영화판에서 흥행의 보증수표랄 수 있는 인기배우를 주연 캐스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출판가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인기 작가=베스트셀러의 등식이 철칙처럼 작용하는 마당에 출판사들의 인기작가 모시기 경쟁은 말 그대로 전쟁터나 다름없다고 봐야한다. 불황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 출판가의 어려운 사정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인문학 서적의 경우 500권 정도만 팔려도 ‘아주 잘 팔린 책’이라는 부러움의 찬사가 붙는다. 소설도 1만권 정도를 팔기가 쉽지 않다. 웬만큼 이름이 알려진 인기작가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군소출판사들이 문 닫는 모습을 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불황과는 관계없는 무풍지대의 작가로 통한다. 1987년 낸 ‘노르웨이의 숲’(한국판 ‘상실의 시대’)이 100만부 팔린 것을 시작으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해변의 카프카’를 비롯, 국내출판 작품들이 줄줄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으니…. 우리 출판사들 입장에서야 놓치기 싫은 ‘블루 칩’이 아닐까. 지난 5월 일본서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가 국내에서 또 한차례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에서 출간 직후 100만부가 팔려 나간 베스트셀러. 문학세계가 국내 번역출판을 맡으면서 선(先) 인세 십수억원을 제시했다는 말이 떠돈다. 선인세 십수억원이라면 책 100만권 이상을 팔아 작가에게 줄 인세를 미리 주는 액수이다.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답다. 굴지의 출판사들이 10억∼13억원의 선인세를 제시하고도 판권경쟁서 고배를 들었단다. 몇몇 중소 출판사들도 경쟁에서 안간힘을 썼다고 한다. 덕분에 지난번 하루키 작품 ‘해변의 카프카’ 국내 출판 때 지불한 5억원보다 선인세는 무려 두배 이상 뛰었다. ‘블루칩’ ‘보증수표’ 모시기가 장난이 아니다. ‘책 안 팔린다.’며 엄살을 일삼던 우리 출판사들. 제살 깎아먹기보다 우리 출판시장 살리기에 십시일반으로 마음들을 한번 써봄이 어떨까.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12일만에 밀리언셀러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서점가에서 무라카미 하루키(60)의 신작소설 ‘1Q84’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9일 선보인 이래 12일만인 9일 현재 106만부나 팔려 밀리언셀러에 오르는 진기록을 낳았다. 전국 곳곳의 서점에서는 매진 사례가 속출, 주문 예약까지 받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또 소설 속에 나오는 음악 CD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2권으로 된 ‘1Q84’는 무라카미가 ‘애프터 다크’ 이후 5년만에 낸 장편소설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제목을 본떴다. 1984년의 일본을 무대로 삼은 소설은 헬스클럽 강사이면서 청부살인을 하는 여성과 입시학원강사이자 소설가 지망생인 남성을 중심으로 한 연애와 폭력, 신흥 종교집단 등 다채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다. 여자 주인공은 의문을 뜻하는 ‘Q’에서 보듯 또다른 ‘기묘한’ 세계를 ‘1Q84’로 지칭한다. 특히 신흥 종교집단은 1995년 3월 일본을 충격에 몰아넣은 옴진리교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hkpark@seoul.co.kr
  • 중국의 세계적 청소년문학작가 차오원쉬안 성장소설 ‘17세 밍쯔’ 한국어판 출간

    한국 소설 시장의 상당 부분은 일본 문학이 점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에쿠니 가오리 등 숱한 소설가들로 대표되는 ‘일류(日流)’는 출판업계를 기쁘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내 문단을 긴장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현대문학까지 가세하는 형국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뚜렷한 흔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소설의 초판 1쇄를 무려 5만~50만부나 찍는 곳이 중국이다. 그 힘의 한 쪽 끄트머리가 중국 대륙을 휩쓴 뒤 서해 바다를 건너 반도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베이징대학 교수이자 세계적인 청소년문학 작가인 차오원쉬안(曹文軒·55)이 쓴 ‘17세 밍쯔’(은행나무 펴냄)는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세상의 밑바닥에 내던져진 열 일곱 살 소년 ‘밍쯔(明子)’가 겪어야 했던 힘겹지만 아름다운 성장의 기록이다. 밍쯔는 돈벌이와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온 뒤 목공 사부 ‘싼 스님’의 일거리를 가져오는 일로 생게를 잇는 농공민(農工民)으로, 하루하루를 비참하게 살아간다. 싼 스님 역시 젊은 남자에게 아내를 빼앗긴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사는 상처받은 인물이다. 싼 스님은 밍쯔에게 도둑질을 강요하고, 그의 노동을 착취한다. 또한 도시와의 불화, 세상과의 불화로 상징되는 야뇨증은 끊임없이 밍쯔를 따라다닌다. 믿고 의지할 이가 부재한 세상은 밍쯔가 알고 있는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이다. 밍쯔 역시 여자친구에게 받은 배신을 또다른 낯선 소녀에게 되갚음하는 방식으로 일찍 배워버린 세상의 법칙을 풀어낸다. 현대 중국의 격변을 이끌고 있는 물질주의의 폐해는 17세 소년의 세밀한 심리 묘사와 유려한 문장을 앞세워 핍진성있게 담겨진다. 이는 단순히 우울한 사회를 반영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희망과 꿈을 찾아 나가는 ‘신 중국식 리얼리즘’의 전형을 보여 주는 듯하다. 중국 문학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는 작품으로, 문학의 특수성을 아우르는 문학의 보편성이 엄연히 존재함을 확인시켜 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길섶에서] 날씨가 미쳤다/함혜리 논설위원

    무라카미 하루키의 유럽 여행에세이 ‘먼 북소리’에는 날씨 얘기가 많이 나온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3월 로마의 날씨 대목이다. 로마사람들은 3월을 미치광이의 달이라고 한단다. 날씨와 기온의 변화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따뜻해서 봄날 같다가 하룻밤 자고 나면 다시 한겨울로 돌아가는 그런 식이다. 미치광이라는 표현을 요즘 우리나라 날씨에 적용하면 딱 어울릴 것 같다. 추워서 옷을 챙겨 입었던 게 엊그제인데 어느 새 한여름이다. 한반도의 변덕스러운 날씨와 이상 고온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다.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하게 영향받고 있다니 더욱 걱정이다. 이 속도로 간다면 2050년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2000년보다 섭씨 3도 상승하고, 식물 북방한계선도 450㎞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생태계에 심각한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견한다. 더 이상 허튼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윤달까지 끼어 더욱 길어질 올여름, 정신줄이라도 온전하게 잡고 있어야겠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영화화 ‘상실의 시대’ 주연에 마츠야마 켄이치

    영화화 ‘상실의 시대’ 주연에 마츠야마 켄이치

    영화화 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베스트셀러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의 주연배우들이 공개됐다. 영화 ‘노르웨이의 숲’ 제작사 아스믹에이스는 영화 ‘데스노트’로 잘 알려진 배우 마츠야마 켄이치(24·松山ケンイチ)가 남자주인공 와타나베 역을, 기쿠치 린코(28·菊地凛子)가 여주인공 나오코 역을 맡는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13일 발표했다. 또 다른 여주인공 미도리 역에는 신인 미즈하라 키코(18·水原希子)가 발탁됐다.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트란 안 홍 감독은 면접과 비디오 오디션을 통해 후보자 100여 명 중 마츠야마, 기쿠치, 미즈하라 세 명을 주연으로 선택했다. 홍 감독은 “마츠야마를 만난 순간 좋아하는 배우 타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순수함을 표현하는 능력이 있다고 느꼈다.”고 캐스팅 사유를 전했다. 주연으로 발탁된 마츠야마는 “나와 소설속 주인공 와타나베는 적잖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며 “와타나베의 상실이나 슬픔, 성장을 진지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오코 역을 맡은 기쿠치는 “10대 시절 원작을 읽고 나오코에게 계속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 계획이 발표된 뒤 스스로 오디션을 신청할 정도로 역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캐스팅에 난항을 겪었던 미도리 역은 현재 잡지 전속 모델로 활동 중인 미즈하라에게 돌아갔다. 재일한국인과 미국인 사이에 태어난 미즈하라는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다. 영화는 지난 2월에 이미 겨울 신 촬영을 마쳤고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된다. 내년 가을 무렵에 공개될 예정. 영화의 원작이 되는 소설 ‘상실의 시대’는 지난 1987년 출간돼 일본 내에서 92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국내에서는 1989년 처음 나온 이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며 ‘한국인이 좋아하는 일본소설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사진=(왼쪽부터)기쿠치 린코, 마츠야마 켄이치, 미즈하라 키코 문설주기자 spirit0104@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Let´s Go] 대전 계족산 황토숲길…맨발의 향연

    [Let´s Go] 대전 계족산 황토숲길…맨발의 향연

    “적나라한 태양은 고통스럽게 뜨거웠다. 나는 오븐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소금이 두 눈을 아프게 찔렀다. 잠시 동안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손으로 땀을 닦아냈지만, 내 손과 얼굴 모두 소금투성이였다.”(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59)는 그리스에서 옛 마라톤 코스를 직접 뛰며 겪었던 고통스러움을 이렇게 적었다. 그는 자신이 내놓은 30여권의 책에 육박하는 26차례의 마라톤 완주를 했고, 3시간30분대의 풀코스 기록을 갖고 있는 심각한(?) 마라톤 마니아다. 문장쓰기는 두뇌 노동에 해당되지만, 책을 한 권 만드는 것은, 마라톤과 같은 육체 노동이라는 신념으로 그는 뛰고 또 뛰었다. 어디 하루키뿐이랴. 최근 10년 남짓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국내 마라톤 인구는 300만명을 헤아리고 있다. 이들은 굵은 허벅지와 날렵한 엉덩이, 탄탄한 복부를 자랑하는 건강마라톤 동호인이면서, 상당수는 하루키처럼 달리기 중독증에 빠진 이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눅들 일 없다. 늘어나는 뱃살과 처진 엉덩이를 가진 사람은 달리지 말란 법도 없다. 또한 길은 꼭 달리라고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명품 황톳길로 유명한 대전 계족산 숲길 13㎞ 코스라면야! 대전광역시 대덕구 장동 계족산 황토 숲길은 빠르게 달릴수록 그만큼 손해다. 가능한 한 느릿느릿 천천히 걸어보자. 그러다 흥이 돋으면 힘이 닿는 만큼 뛰어도 좋다. 계족산 황톳길은 장동 산림욕장에 있다. 대전터미널에서 차로 10~20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아쉽게도 대중교통은 약간 불편하다. 차를 갖고 대전나들목 또는 신탄진 나들목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자마자 성급한 사람은 여기에서부터 운동화며 양말이며 모두 벗어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600m 남짓 걸어올라가야 드디어 진짜 황톳길이다. 5월의 햇볕 내려앉은 신록은 산들바람에 몸을 뒤척거릴 때마다 연두색에서 짙은 초록색으로 색깔을 바꿔낸다. 길 양쪽으로 우거져 쭉쭉 뻗은 나무들은 황톳길에 적당한 그늘을 드리워준다. 황톳길은 아예 신발도, 양말도 모두 벗어던지라고 귓전에 속삭인다. 조심스럽게 맨발을 내디디면 체로 곱게 쳐놓은 밀가루처럼 부드러운 황토가 발바닥을 푸근히 감싸준다. 멀지 않게 보이는 대청호는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한참을 걷노라면 흘리는 땀방울에서도 풀내음, 흙내음이 가득해진다. 풀썩거리는 황토 먼지조차 싱그러운 계족산 황톳길은 봄날 가족나들이, 사랑하는 연인의 호흡 느껴보기, 꼬마 아이들 자연체험 등 모든 것에 딱 들어맞는다. 그뿐인가. 3년 전부터는 매년 5월이면 아예 여기에서 마라톤 대회까지 열린다. 지난 10일 오전 5000여명의 맨발들이 계족산 황톳길에 모였다. 국내에서 유일한 맨발 마라톤이다. 이름하여 ‘에코힐링 마사이마라톤대회’다. 맨발로 걷고 뛰는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족은 육식을 즐기면서도 성인병 및 근골격계 질환이 없기로 유명하다. 여기에서 따온 이름이다. 에코힐링은 자연을 통한 치유를 의미한다. 이름은 마라톤이지만 ‘계족산 황톳길 정신’을 고스란히 구현한 대회다. 당연히 맨발이라야 한다. 물론 양말 또는 운동화를 신어도 되지만 황톳길 체험 기회를 차버리면 자기만 손해 아니겠는가. 또한 기록의 의미도 크지 않다. 5㎞와 13㎞로 종목이 나뉘는데, 13㎞를 뛴 뒤에는 완주증에 자신이 직접 기록을 적는다. 이러다 보니 기록을 위해 정신없이 뛰는 마라톤 마니아부터 길 위에서 딴전 피우기 일쑤인 서너 살 꼬맹이 손잡고 천천히 걷는 부모, 군데군데 펼쳐지는 숲속 음악회 듣고, 황토 머드팩 바르며 데이트하듯 술렁술렁 걷는 젊은 연인들, 황톳길을 신기해하는 외국인들까지 참가자들도 다양하기만 하다. 참가비는 1㎞당 1000원이다. 즉, 5㎞는 5000원, 13㎞는 1만 3000원이다. 여기에 30세 미만 참가자들은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돈에 구애받지 말고 운동을 즐겼으면 하는 주최측의 바람이다. 게다가 이 참가비조차 전액 문화체육 예술분야 꿈나무 육성 장학금으로 기탁된다. 사실 이러한 황톳길은 대전 지역의 대표기업인 ‘선양’ 조웅래 회장의 뚝심으로 만들 수 있었다. 선양은 3년 전 1000t의 황토를 13㎞ 산책로에 깔았다. 1년에 서너 차례 황토를 부어야 한다. 36번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 조 회장은 지금도 매일 아침 이 코스를 돈 뒤 출근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쏟아붓는다. 대회조직위원장인 조 회장은 “티격태격 부부싸움한 다음날 아이는 살짝 떼어놓고 계족산성 황톳길을 걸어보라.”면서 “몸과 마음으로 부부 금실이 달라진다.”고 살짝 귀띔했다. 황토 발마사지에 산림욕 효과 등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인가. 이번 마라톤대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할 것은 없다. 11월까지 매월 두 번째 일요일마다 계족산에서 황토길 맨발 걷기와 숲속 음악회 행사를 갖는다. 맨발로 황톳길을 밟다가 산속에서 만나는 오카리나 연주는 천상의 소리인 듯 편안함을 안겨준다. 이날 30여개국의 외국인 500여명도 신발과 양말을 벗어던졌다. 네팔에서 왔다는 엠 마굴(35)은 13㎞를 완주한 뒤 “맨발에 닿는 흙의 느낌이 너무도 좋다. 운동화 신고 아스팔트 밟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새소리, 나무냄새 맡으며 뛰다 보니 1시간17분이 흘렀다.”고 말하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 참, 하루키는 마라톤을 예찬하며 또한 이렇게 말했다. “정말로 가치있는 것은 효율이 떨어지는 영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법이다.” 하루키가 황톳길 맨발 마라톤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하는 소리다. 계족산 황톳길만큼은 예외다. 이는 효율도 넘치고, 가치도 충만하다. 이번 주말, 한 번 발 걷어붙이고 걸어봄직하지 않나. 마라톤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호젓한 산길 걷기의 유쾌한 중독증에 걸려보자. 글 사진 대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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